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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PS 국민연금 개혁] “보험료, 경제성장·고령화와 연동 결정…노후소득 보장 다층화를”

    [NPS 국민연금 개혁] “보험료, 경제성장·고령화와 연동 결정…노후소득 보장 다층화를”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과 관련한 소모적 논쟁을 막기 위해 보험 재정 결정구조를 선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국민연금, 기초연금, 퇴직연금 등 3대 공적연금을 동시에 강화해 ‘다층 노후소득 보장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상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험료율 변화를 법으로 규정한 스웨덴의 사례를 들었다. 김 교수는 “스웨덴 같은 선진국들은 국가의 상황에 맞게 자동적으로 보험료와 같은 수치가 변하도록 법을 만드는 추세로 가고 있다”며 “예를 들어 경제성장률, 고령화 속도, 국민소득 변화를 공식으로 집어넣으면 바로 내년도 소득대체율, 보험료율이 나오도록 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에서 싸울 필요가 없고 대통령이 공약을 지키나, 안 지키나 확인할 필요가 없는 선진사회”라면서 “쓸데없는 낭비가 사라지니 가장 현명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단기간에 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힘든 만큼 우선 제도 개선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스웨덴은 10년에 걸쳐 이런 제도를 만들었다”며 “당장 완벽하게 제도를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국회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조언했다.●선진국 보험료 자동결정제도 마련 10년 걸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도 “우리는 연금을 얼마 줄 것인지 약속하는 데 방점을 찍지만 독일, 일본, 스웨덴은 전체적인 재정 지출에 중점을 둔다”며 “평균수명이 늘고 출산율이 줄어들면 자동으로 연금액을 깎아버린다. 정치적 판단을 완전히 배제하는 안전 장치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단기적으로 적정 수준의 보험료 인상은 불기피한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앞으로는 장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향후 30~40년간의 보험료율 로드맵을 국민들에게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금 고갈’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공적연금연구센터장은 “매번 주변 사람들이 ‘연금을 정말 받을 수 있나’라고 물어본다”며 “보험료를 언제 올려야 하는지 설명하고 논의해야 하는데 늘 기금 고갈에 묻혀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은 보험료를 좀 적게 내지만 그것을 적립하고 수익을 내서 그것으로 인구 고령화의 파고를 넘도록 설계한 제도”라면서 “언젠가 어떤 이유로 올려야 한다고 말해 줘야 하는데 절대로 기금 고갈부터 먼저 꺼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층 노후소득 보장 체계의 한 축인 퇴직연금은 직장인들이 외면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은 평균 1.88%에 그쳤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최고 2.25%)에도 못 미치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자금 운용 수수료가 평균 0.45%에 이른다. ‘정부가 사실상 직장인의 노후 보장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그래서 대다수 직장인이 퇴직연금 제도를 신뢰하지 않는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올해 3월 기준 169조원에 이르지만, 연금 형태로 받는 직장인은 거의 없고 해마다 ‘일시불’ 수령 비중이 98%에 이른다. 많은 전문가들이 퇴직연금의 기능 강화를 노후 소득보장의 중요한 과제라고 꼽았다.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퇴직연금이 노후보장 기능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며 “시장과 기금만 있고 자산운용사들 배만 불려 주고 국민에게는 좋은 점이 하나도 없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보험료를 더 안 내고 예산을 투입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문가나 지도자나 왜 알 만한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국민연금만 얘기하지 말고 퇴직연금을 연금답게 만드는 걸 얘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장가입자가 2000만명쯤 되니까 직장가입자의 노후부터 탄탄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그럼 다른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3대 연금·개인연금 강화로 노후 보장 가능 국민연금, 기초연금, 퇴직연금 등 3대 공적연금과 개인연금을 동시에 강화하면 적어도 노후 소득보장이 가능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김상균 교수는 “연금제도로 은퇴 전 소득의 50%를 보장해 주면 된다고 본다”며 “국민연금, 기초연금, 퇴직연금, 주택연금, 개인연금으로 노후소득 보장을 다층화하는 것이 대세다. 국민연금 하나로 해결하는 시기는 이미 1960년대쯤에 끝났다”고 말했다. 정용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집행위원장도 “국민연금이 큰 줄기를 잡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 보완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세간에 노후소득 보장 다층화에 대한 의견만 분분할 뿐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가 과거 퇴직연금 기금화에 반대하면서 제도를 활성화할 타이밍을 놓친 부분도 있다. 김상균 교수는 “현재는 다층 노후소득 보장 체계에 대한 중·단기 계획이 만들어져 있지 않다”며 “이걸 제대로 준비하려면 정부가 다층화를 위한 연구를 해야 하고 그 토대에서 법을 만들어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세대 간 형평성 국민에게 묻고 의견 구해야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다. 현재는 가장 중요한 보험료 인상과 관련한 논의가 벽에 부딪히면서 개혁을 위한 첫걸음도 떼지 못한 상태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보험료에 대해 국민 눈높이가 맞지 않는다고 하는데 사실 연금개혁을 좋아하는 국민은 없다. 개혁하자는데 국민들이 환호하고 환영하는 나라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각계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을 마련했다면 추진해야 하는데, 보험료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제동을 거는 것은 지금까지 준비해 온 방향성과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현 세대가 미래 세대를 책임질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국민들을 설득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국민연금 제도를 비판하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회피하지 않고 현재 상황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로지 받는 금액만 높이고 보험료를 올리지 않으면 그 부담이 미래 세대에 고스란히 넘어가게 된다. 김용하 교수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예로 들며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이기적인 분들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자녀에게 빚을 떠넘기고 죽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면서 “‘빚을 안 남기고 조금이라도 재산을 남기고 싶다’고 한다면 개혁을 무조건 거부할 분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 위원은 “미래 보험료 부담은 젊은층의 시각에서 봐야 한다”며 “퇴직을 앞둔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으니까 소득을 강화해 달라는 요구가 분명히 있다. 그렇지만 그건 한쪽의 목소리일 뿐 모든 사람의 의견을 들어 최대공약수를 찾아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도 어떨 때는 국민들이 듣기 싫은 얘기도 해야 한다”며 “아직 우리 사회가 건강하기 때문에 100년 대계를 생각해 세대 간 형평성이나 한계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직하게 묻고 의견을 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국민연금 개혁안 노사정 협의 반영

    국민연금 개혁안이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에서 다뤄진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개혁 당사자인 노동계와 경영계의 협의 내용을 충분히 담기 위해 개혁안 수립 시점을 한 달가량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 설득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경사노위에 떠넘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14일 복지부에 따르면 경사노위는 지난 12일 ‘국민연금 개혁과 노후소득보장 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국민연금 개혁안 절차를 보면 정부가 재정 계산을 토대로 보험료 조정을 비롯해 국민연금 운영 전반에 관한 계획을 수립해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가 이를 마무리해 국민연금법을 개정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경사노위에서 도출된 내용을 국회 제출에 앞서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다. 국회도 사회적 대화 기구의 합의안인 만큼 무시하기가 어렵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지난 12일 경사노위에 특별위원 자격으로 참석해 “국회 양해를 구해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 제출을 좀 연기해서라도 연금개혁 특위 논의를 바탕으로 삼아 국회에 보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금개혁 특위는 아직 위원이 구성되지 않았다. 또 노후보장을 중시하는 노동계와 보험료 인상을 부담스러워 하는 사용자의 입장이 달라 합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국회에 제출하는 개혁안을 한 달 정도 연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지난 8월 올해 45%인 소득대체율을 더 낮추지 않고 보험료율을 현행 소득의 9%에서 내년 11%, 2034년 12.3%로 인상하는 방안을 1안으로 제시했다. 2안은 소득대체율을 해마다 0.5% 포인트씩 낮춰 2028년 40%로 떨어뜨리도록 한 현행 국민연금법 규정을 그대로 두고, 내년부터 10년간 보험료율을 단계적으로 13.5%까지 올리는 방안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뉴스 in] 文 “국민연금, 국가가 지급 보장”

    [뉴스 in] 文 “국민연금, 국가가 지급 보장”

    국민의 노후 쌈짓돈인 국민연금 지급을 법으로 보장하는 방안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문재인(얼굴)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연금 지급보장을 분명히 해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지시했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회에서 국가 지급보장의 명문화 필요성을 언급한 적이 있지만 문 대통령이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연금은 국가가 보장하는 공적 노후보장제도로 보험료를 납부한 국민이 연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은 국가가 존재하는 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이를 토대로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개혁 논의 때마다 등장하는 ‘기금 고갈’ 논쟁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지 관심이 모인다.
  • 불안하고 늦춰지고 쥐꼬리… 이런 연금을 30년 내라고?

    불안하고 늦춰지고 쥐꼬리… 이런 연금을 30년 내라고?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가 지난 17일 제안한 국민연금 개혁안에 국민들의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연금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지난 일주일 새 800건이나 올라왔다. 제도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공감하면서도 미래 세대의 부담이 커지고 보험료도 계속 인상해야 한다는 점에서 분노가 들끓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분노는 단순히 보험료 인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국민들의 분노는 “내가 보험료로 낸 돈을 앞으로 못 받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서 시작됐다. 국민연금법 제3조는 ‘국가의 책무’에 대해 ‘연금급여가 안정적·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했을 뿐 지급 보장을 약속하지 않았다. 그런데 제도발전위원회는 이번 개혁안에서 “현재처럼 (지급 보장을) 명문화 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고 바람직하다”고 못박았다. “국가가 지급 보장을 하기 때문에 굳이 명문화할 필요가 없다”는 것과 “현세대가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 주요 이유였다. 위원회는 “국민 반발이 너무 거세면 ‘추상적 보장 책임’을 명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지만 사실상 지급 보장 논의는 동력을 잃게 됐다. 위원회를 전면에 내세운 정부의 속내는 더 복잡하다. 미래 세대를 거론했지만 내부적으로는 국민연금법에 지급 보장을 규정하는 순간 국가 잠재부채(충당부채)가 급증해 대외신인도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더 앞선다. 그렇지만 국민연금을 다른 특수직역연금과 비교하면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2200만명이 가입한 국민연금과 달리 공무원연금(109만명)과 군인연금(18만명), 사학연금(28만명)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급 보장을 명문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급 보장 조항을 근거로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는 지난해 각각 2조 3000억원, 1조 4000억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공무원연금은 2015년 개혁으로 그나마 지급률을 1.9%에서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1.7%로 낮추고 보험료율은 7.0%에서 5년간 9.0%로 높이기로 하는 등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을 했다. 그러나 군인연금은 지급률 1.9%, 보험료율 7.0%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개혁 무풍지대’다. 이 연금들에는 앞으로도 천문학적인 예산이 더 투입돼야 한다. 반면 특수직연금을 떠받치기 위해 세금을 내는 국민들은 법적인 보장이 없다. 이런 차이 때문에 이번 개혁안이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정부는 “국민연금은 반드시 국가가 지급한다”고 강조하지만 ‘차별’이라고 여기는 민심을 돌려세우기가 쉽지 않다. 정용건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집행위원장은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국가 지급 보장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독일 등은 적립금을 쌓아두지 않고 그해 보험료를 걷어 가입자에게 주는 ‘부과방식’을 채택했다. 그래서 지급 보장 명문화가 필요없다. 그렇지만 우리가 부과방식으로 갑자기 전환하면 보험료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 현재 9.0%(직장가입자 4.5%)인 보험료율이 3배 이상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래서 위원회는 당분간 현재의 ‘부분 적립방식’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냈다. 2088년까지 국민연금 기금 ‘적립배율’(국민연금 지출 대비 적립금 규모)을 1배로 유지하는 방안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별 제도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단순히 “다른 나라도 지급 보장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대는 것은 논리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수의 국민들은 공무원연금과 달리 ‘쥐꼬리 연금’, ‘용돈 연금’이라는 비아냥을 받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연금 수령액이 월평균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 문제를 거론한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올해 45.0%이지만 실질 소득대체율은 지난해 기준 24.0%에 그쳤다. 월평균 연금액으로 환산하면 52만원에 불과하다. 이것도 이론적인 분석일 뿐 지난해 국민들의 연금 실수령액은 월평균 37만원에 그쳤다. 공무원연금 수령액은 242만원이다. 물론 ‘퇴직금’ 명목으로 국민연금보다 훨씬 많은 보험료를 내는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직접 비교해 비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합당하지 않다. 소득 상승으로 국민연금 수령액도 앞으로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다른 노후보장 체계의 한 축인 ‘퇴직연금제도’가 부실하다는 점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2005년 정부가 도입한 퇴직연금은 올해 3월 기준 재정 169조원, 가입자는 540만명에 이를 정도로 몸집을 크게 불렸다. 그러나 지난해 퇴직자의 97.8%가 일시금으로 수령해 실상은 ‘천덕꾸러기’다.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은 1.9%에 그쳐 621조원 규모인 국민연금 수익률(7.3%)의 4분의1에 불과했다. ‘연금’이라는 용어를 붙이는 게 무색할 정도다. 상황이 이런데도 운용 활성화 책임이 있는 정부는 근본적인 수익률 개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제도발전위원회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퇴직연금을 서로 연계해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할 수 있게 범부처 논의기구인 ‘노후소득보장위원회’(가칭)를 꾸릴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을 뿐 구체적 퇴직연금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가입자는 퇴직금 명목으로 받는 연금에 예산 지원 혜택까지 받고 있어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일부 전문가들은 모든 공적연금을 통합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일본은 2015년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했다. 윤홍식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하겠지만 특수직역연금까지 모두 흡수해 단일연금 체계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혁안에 결국 연금수급 개시 연령의 연장 방안이 포함된 것도 국민 불만을 키운다. 문재인 대통령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거듭 “연금 지급 시기 연장을 고려한 적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위원회는 ‘67세’로 지급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공식 거론했다. 현재 45%인 소득대체율을 2028년까지 40%로 낮추는 현행 규정을 유지(2안)하되 2028년까지 10년간 보험료율을 현행 9.0%에서 13.5%로 올린 다음 더이상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마련된 대책이다. 이렇게 하면 재정 안정을 위해 2033년 65세인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2043년까지 5년마다 1세씩 67세로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 위원회의 설명이다. 그래도 재정이 안정되지 않으면 추가 보험료율 인상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한편으로 규정대로 소득대체율을 더 낮추지 않고 45%를 유지(1안)하면 내년에 당장 보험료율을 11.0%로 올려야 하고 기금 적립배율 1배가 흔들리는 2034년에는 12.3%로 인상해야 한다. 이후에도 5년마다 한 번씩 보험료율 인상 논의가 불가피해진다. 1안은 보험료를 점차 더 내지만 ‘더 받는’ 방안이다. 하지만 많은 가입자들은 ‘보험료를 낸 것보다 적게 받는다’고 오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설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조금만 마찰이 생기면 늘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다 보니 문제가 오히려 커졌다”며 “국민들이 연금제도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조금이라도 더 적극적으로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후 보장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새로운 정책 지향점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개혁안에도 기초연금 연계 감액제도 폐지(노인), 출산 크레디트(여성)·군복무 크레디트(청년) 확대 등 보완책이 담겼지만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노후의 소득 보장이라는 목표 아래 부담은 낮추고 소득은 늘리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원점 상태에서 총점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국민연금 개혁할 수 있다

    국민연금 개편안을 둘러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국민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국민연금 개편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번 논란을 불러일으킨 책임은 절반 이상이 정부에 있다. 보험료 인상과 보험료 의무 납부연령 연장 등 휘발성이 높은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의 방안이 여과 없이 언론에 공개됐기 때문이다. 그렇잖아도 곱지 않은 국민연금에 대한 여론이 추가로 악화된 것이다. 게다가 국민연금의 올해 투자 성과가 나쁜 것으로 드러나 ‘국민연금 고갈’이라는 국민의 불신감을 키우고 있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5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 1.18%라고 밝혔다. 5개월간 원금을 1조 5570억원 까먹은 것이다. 이는 올해 국내 주식시장의 불황에 따라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외압 논란을 빚으면서 1년 넘게 공석인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나마 다행은 올해를 제외한 국민연금의 누적 수익률은 5%대로 여타 연금보다 높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6~2007년 1차 개혁이 이뤄졌다. 당시에는 현 세대의 부담을 미래 세대에게 과도하게 떠넘기지 말자는 사회적 합의가 쉽게 된 덕분에 더 내고 늦게 받는 개혁이 받아들여졌다. 다시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나오는 것은 현행 ‘덜 내고 더 받는’ 구조를 더 개혁하자는 것이다.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2057년으로 3년 앞당겨진 탓이다. 게다가 현 국민연금의 실질 소득 대체율은 지난해 기준 24.2%에 불과해 ‘연금 용돈’ 수준이다. 그렇다고 해도 보험료 인상과 소득 대체율 조정, 가입 상한연령 연장, 수령 개시연령 연장 등의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사회적으로 합의하는 과정을 밟아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제안한 “국회가 주도하는 연금 개편을 위해 사회적 논의기구”는 적극 고려해야 한다. ‘중부담 중급여’ 체제로의 전환도 검토할 시점이다. 퇴직 후 연금을 많이 받으려면 지난 20년간 9%(직장인 4.5%)로 유지된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하다. 국가가 연간 조 단위의 손실을 보전하고 있는 공무원과 군인, 사학 등 특수직역 연금도 함께 개혁해야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맞출 수 있다. 공무원연금은 그나마 2010년과 2015년 두 차례나 개혁이 시도됐지만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 박능후 “국민연금 수급 연령 68세 연장 고려 안해”

    박능후 “국민연금 수급 연령 68세 연장 고려 안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5세에서 68세로 연장하는 것에 대해 “사실과 무관할 뿐만 아니라 정부가 그런 안을 고려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박 장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3년 (국민연금 3차) 개편을 통해 2033년까지 5년마다 1년씩 늦춰 65세로 했는데 그걸 또 68세로 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번 개편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국민 노후소득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지급이 시작되는 연령은 당초 60세였지만 1998년 1차 연금개혁 때 재정안정 차원에서 2013년부터 2033년까지 60세에서 5년마다 1세씩 늦추는 방식으로 65세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연금수령 개시 나이는 62세다. 박 장관은 연금개혁 방향과 관련해 “국민은 국민연금만 생각하고 계시지만 우리나라에는 기초연금이란 아주 중요한 노후보장제도가 있고, 민간기업에서 부담하는 퇴직연금도 있다. 다른 나라에서 부러워하는 다층체계를 사실 갖추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장치들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연계할지, 어떻게 하면 많은 국민이 노후에 소득을 안정되게 보장받을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 소득보장체계 전반을 재구축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대통령께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중점 사항으로 봤는데 (저의 생각과) 맥락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국민연금 4차 재정계산결과와 장기발전방안은 오는 17일 공청회에서 발표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박능후 복지부 장관 “국민연금 수급 68세? 말도 안 된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 “국민연금 수급 68세? 말도 안 된다”

    “국민연금 수급 게시 연령 68세는 말도 안 돼”문 대통령 “노후소득 보장 확대”에 복지부도 동조“국민연금·기초연금·퇴직연금 연계해 재구축해야”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 수급 게시 연령이 65세에서 68세로 늦춰진다는 것에 대해 “전혀 사실과 무관할뿐만 아니라 정부가 그런 안을 고려하고 있지도 않다”고 재차 강조하며 비판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1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복지부에서 기자들과 만남을 가진 박 장관은 지난 주말사이 논란이 됐던 연금 수급 게시 연령 상향에 관해 “지난 2013년 (국민연금 3차) 개편을 통해 2033년까지 5년마다 1년씩 늦춰 65세로 되도록 했는데 그걸 또 68세로 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번 개편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국민 노후소득이 어떻게 하면 안정될 수 있는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국민연금 개편안에 대한 잇따른 언론 보도에 반대 여론이 들끓자 “정부안과는 다른 민간위원회의 자문안”이라고 소극적으로 선긋던 것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선 것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연금 개편은 노후소득 보장 확대라는 기본 원칙 속에서 논의될 것이며, 국민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개편은 결코 없다”고 말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박 장관은 이어 “대통령께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중점사항으로 봤는데 (저의 생각과) 맥락이 비슷하다”면서 “기금 고갈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국민들의 노후 소득 안정화를 위해 (국민연금과 함께) 기초연금이라는 노후보장제도와 민간기업에서 부담하는 퇴직연금 등 소득 보장 제도 간에 균형을 맞추고 체계 전반을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 4차 재정계산결과와 장기발전방안은 오는 17일 공청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노후보장 못하는 퇴직연금…수령자 98%가 일시금 받아

    노후보장 못하는 퇴직연금…수령자 98%가 일시금 받아

    5인 미만 사업장 가입률 11%뿐유명무실한 퇴직연금 제도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연금’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퇴직연금 수급자의 98%는 일시금으로 퇴직금을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런데도 퇴직연금 운용사들은 연간 1조원이 넘는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또 가입자 대부분이 대기업 노동자여서 ‘노후소득의 첨병’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다. 정창률 단국대 교수가 22일 국민연금연구원에 제출한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 내 퇴직연금의 역할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퇴직연금 수령 대상인 27만 2255명 중 연금 수급자는 5866명(2.2%)에 불과했다. 나머지 26만 6389명(97.8%)은 일시금으로 돈을 받았다. 2005년 처음 제도를 도입해 13년이 됐지만 사실상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전혀 못 하고 있다. 퇴직연금을 연금 형태로 받을 경우 소득대체율은 20%다. 1984년생의 경우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의 소득대체율은 18.94%, 확정기여(DC)형은 20.99%로 추산됐다. DB형은 회사가 운영을 책임지고 받는 금액(급여)이 정해진 형태이며 DC형은 회사가 내는 금액(기여)은 정해져 있고 노동자가 운영하는 형태이다. 여기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30%를 더하면 노후에 일하지 않아도 50%가량의 소득을 보전할 수 있다.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2016년 기준 퇴직연금 가입자는 581만명으로 상용직의 절반이다. 300인 이상 대기업 가입률은 88.1%다. 반면 5인 미만 사업장 가입률은 10.9%에 그친다. 전체 사업장으로 보면 26.9%만 가입한 상태다. 이런 형태가 유지된다면 고소득자가 많은 대기업 노동자와 저소득층이 많은 중소기업 노동자의 노후 소득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도 연금 관리 수수료는 매우 높다. 정 교수는 “금융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수수료는 운용금액의 0.6~0.7% 수준으로 1년에 1조원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적립금 대비 관리운영비가 0.1%인 것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정 교수는 “이 문제에 대해 정부가 무개입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부처별로 연금 관리영역이 구분돼 있다 보니 체계적인 다층 노후소득보장 전략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현재 국민연금은 보건복지부, 퇴직연금은 고용노동부, 개인연금은 금융위원회 소관이다. 정 교수는 “고용부는 퇴직연금을 기존 퇴직금 제도의 연장선상에서 임금의 일부로 간주할 뿐 국민연금을 보완하는 노후소득보장 수단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연금에 버금가는 핵심적인 노후소득보장 수단임을 인식하고 그에 걸맞은 적용 대상과 수급권 보장 수단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머니테크] 공무원연금만 믿고 있다간… 2033년 이후 퇴직자 ‘낭패’ 볼 수도

    [머니테크] 공무원연금만 믿고 있다간… 2033년 이후 퇴직자 ‘낭패’ 볼 수도

    공무원 연금지급률이 하향조정돼 공무원 개인 스스로 어느 정도 노후에 대비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의 핵심은 공무원 기여금과 정부 부담금을 각각 7%에서 2020년 9%로 올리고 연간 지급률은 점진적으로 낮춰 2035년 1.7%로 내리는 것이다. 개혁 결과 공무원이 받는 퇴직수당과 공무원 연금을 민간근로자가 받는 퇴직금 및 국민연금과 종합적 관점에서 비교해 보면 거의 차이가 없어졌다.#2033년부터 65세 돼야 수급… 5년간 ‘소득절벽’ 공무원연금 연간 지급률이 1.7%로 국민연금의 1%보다 높은 것은 공무원연금보험료가 18%로 국민연금 9%보다 높기 때문이다. 만약 일반 근로자도 근로자 몫의 국민연금을 4.5% 더 내고 퇴직금을 연금화하면 약 0.9%의 연간 연금지급률이 더해져 공무원연금과 비슷한 1.9%가 된다. 현재 공무원이 30년 근무하면 소득대체율은 51%다. 일반적으로 적절한 노후소득 보장은 소득대체율 70~80%로 보는데, 은퇴 이전 소득에서 사회보험료 및 소득세 등 각종 부대 비용을 내고 남는 순소득이 70~80%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을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이 이뤄져 공무원도 부가연금 가입을 고민해야 할 상황이 됐다. 특히 2033년 이후 퇴직자는 연금을 65세가 돼야 받을 수 있어 만약 그때까지 공무원 정년 연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최소 5년 이상 ‘소득절벽’을 겪어야 한다. 국가의 재정부담 증가 억제를 위해서는 공무원 연금급여 수준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공적연금의 개인 노후소득 보장 비중으로 소득대체율 40% 정도를 제안했지만, 여기에 정답은 없다. 신규 공무원 증가는 매우 더디지만 공무원 연금수급자는 2030년대 초반까지는 매년 3만명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2015년 공무원연금개혁을 통해 재직 공무원의 부담은 늘고 퇴직 때 받는 연금지급률은 줄었지만, 전체 연금급여액은 연간 1조원 가까이 늘게 된다. #추가 노후 대비로 다음세대 부담 줄여줘야 인구구조가 노령화돼도 1인당 생산성이 충분히 늘어나면 연금재정이 반드시 악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후세대의 소득이 늘어난다고 무조건 공적연금제도에 따른 세대 간 소득 재분배에만 의존하는 것은 세대 간 갈등을 가져올 수도 있어 개인 스스로 어느 정도 자신의 노후에 대비하는 책임을 다하는 것이 사회 연대성 유지의 전제 조건이다. #공공 성격의 노후보장 제도 도입 검토할 때 보수가 그리 높지 않으며 겸직도 할 수 없는 하위직 공무원이 추가로 노후대비를 하려면 상당한 고통이 따른다. 하지만 노후대비는 미리 할수록 더 유리하다. 더군다나 기초연금제도를 적용받지 못하는 공무원이 노후 빈곤과 맞닥뜨리지 않으려면 공무원연금제도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공무원연금제도에서 공무원 개인의 적절한 노후 생계 보장은 법률에 규정돼 있는 사항이기 때문에 연금수급자 증가에 따른 총급여지출 급증을 억제하려면 정년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 상대적으로 보수가 낮아 개인적으로 연금저축이나 연금보험상품을 구매할 수 없는 공무원에게 민간상품을 구매해 노후대비를 강화하라고 하는 요구는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안으로 사회보장성이 강한 공공적 성격의 노후보장 제도를 모색해야 할 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여가생활 즐길 여유 없는 노인들

    여가생활 즐길 여유 없는 노인들

    65세 이상 노인 지출·빈곤특성 분석… “56% 소득빈곤… 체계적 개입 필요” 65세 이상 노인의 지출 규모를 분석한 결과 ‘식비’와 ‘교통·통신비’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문화생활비’는 월평균 3만원에 그칠 만큼 빈약했다.국민연금연구원 주최로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6회 국민노후보장패널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중고령 노인의 빈곤특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연간 가계 총지출은 평균 1295만 876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한 국민노후보장패널 조사에서 노인 1475명을 표본으로 뽑아 분석한 것이다. 1개월 평균 지출액은 108만원 수준이다. 월 지출 내역을 보면 식비가 28만 2830원으로 가장 많았다. 교통·통신비는 14만 9120원으로 식비의 절반 수준이다. 월세는 13만 3780원, 병원비와 약값이 포함된 보건의료비는 10만 8220원 수준이었다. 의류 구입비가 대부분인 피복비는 4만 5000원에 그쳤다. 공연관람과 취미생활에 사용하는 문화생활비는 3만 1910원에 불과했다. 빈곤노인이 많아 여가생활을 즐길 만한 여유가 없다는 의미다. 노인들의 평균 저축총액은 228만 9810원, 금융자산은 1709만 3520원이었다. 조사대상 노인 중위소득(소득 순서대로 줄을 세웠을 때 정중앙)의 60% 이하를 ‘소득빈곤’으로 규정할 경우 소득빈곤 비율은 2015년 기준 56.1%에 이르렀다. 김경휘 예수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노인 빈곤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60% 기준을 골랐다”고 설명했다. 이 비율이 2005년에는 39.6%였다. 의료비 지출이 전체 지출의 10%를 넘는 ‘의료비 과부담’ 비율은 2005년 57.1%에서 2015년 71.7%로 치솟았다. 의료비 지출이 전체 지출의 40%를 넘는 노인도 10%를 넘었다. 김 교수는 “노인들의 기대수명이 연장되는 사회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노인빈곤에 대한 좀더 체계적이고 생애주기적인 개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명예기자 마당] 공무원연금公 ‘일자리 기지’로

    일자리만큼 확실한 노후보장 연금이 또 있을까. 공무원연금공단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추진하고자 지난 7일 ‘일자리창출 추진단’을 발족했다. 추진단장은 최재식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이 직접 맡았다. 전사적 차원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단축 근무를 통해 좋은 일자리를 늘리며 정부 일자리 창출 재원 마련 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이다. 추진단은 ‘일자리창출반’과 ‘추진지원반’으로 구성된다. 효과 있는 과제 추진을 위해 공단의 인사와 조직 부분을 총괄하는 신진선 창조변화본부장과 관련 부서 실장들도 모두 참여하게 된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앞으로 대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한 내부 일자리 확대는 물론이고, 사업예산 조기집행과 기금투자 등을 통해 민간일자리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장태성 명예기자(공무원연금공단 전략홍보실 차장)
  • 재테크 욕구 강한데 금융 지식 없는 2030, 맞춤 상품 ‘콕’ AI형 추천 선호…은행 입사 1순위·선호도 ‘국민’

    재테크 욕구 강한데 금융 지식 없는 2030, 맞춤 상품 ‘콕’ AI형 추천 선호…은행 입사 1순위·선호도 ‘국민’

    1000만원 생기면 예·적금 71% 리딩뱅크 신한, 항목마다 2위 희망연봉 3000만~3500만원2030세대에게 물었다. ‘가장 원하는 금융 서비스’가 무엇이냐고. 가장 많이 나온 답은 “은행이나 상품은 중요하지 않다. 내 상황에 맞춰 알아서 설계해주는 인공지능(AI)형 상품이면 된다”였다. 가장 입사하고 싶어하는 은행은 국내 1위인 신한은행을 제치고 KB국민이 차지했다. 서울신문이 구인구직사이트 알바천국과 취업을 했거나 준비 중인 20~30대 869명을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다. 조사는 3월 8~14일 이뤄졌다. 두드러진 특징은 “재테크에 관심은 많으나 실제 지식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2.8%)가 ‘나만을 위한 맞춤형 상품’을 추천받기를 가장 원했다. 복잡한 금융상품 속에서 콕 찍어주는 추천 서비스가 절실하다는 뜻이다. 그다음은 은행에서 쌓은 포인트를 다양한 곳에서 쓸 수 있게 해달라는 ‘제휴처 확대’(22.4%) 요구가 많았다. 은행에 가지 않고도 통장·카드 개설 등이 가능한 비대면 처리 확대(19.8%), 학자금 대출 등 이자 절약 노하우 제공(8.7%), 노후보장 상품 정보 제공 및 다양화(6.2%) 주문도 뒤따랐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저금리 시대를 처음 맞닥뜨린 청년층은 소득도 높지 않고 재산도 많지 않아 부 축적이 어려운 데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어떻게 대응할지 혼란스러운 만큼 알아서 상품을 골라주는 맞춤형 수요가 강하다”면서 “이는 그만큼 금융교육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1000만원이 생기면 어디에 투자하고 싶은가’란 질문에는 예·적금 가입이 압도적으로(71.1%)으로 많았다. 금융지식이 많지 않다 보니 가장 무난한 상품을 고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펀드(12.9%), 주식(9.7%), 보험(3.3%), 파생상품 (3.0%)이 차지했다. 입사 선호도는 KB국민이 강했다. 응답자 3명 중 1명(33.6%)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은행’으로 KB국민을 꼽았다. 그 뒤는 신한(29.6%), NH농협(18.1%), 우리(11.5%)였다. 마지막은 KEB하나은행(7.2%)이 차지해 체면을 구겼다. 농협은행의 강세는 최근 농협의 이미지가 많이 개선된 덕도 있지만 ‘워라밸’(일과 삶의 조화)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들의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리딩뱅크’ 신한이 조사 항목마다 KB국민에 1위를 내준 사실이다. ‘가장 선호하는 주거래은행’ 질문에도 신한(27.1%)은 KB국민(33.8%)을 따라잡지 못했다. 신한 측은 “KB의 지점 수가 많기 때문 아니겠느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3위는 농협(17.2%), 4위 우리(13.9%), 5위 KEB하나은행(7.8%)으로 입사 선호도와 같았다. 설문에 응한 20대 직장인 김상훈씨는 “KB는 주변에 지점이 많아 접근성이 좋은 데다 특유의 친근함이 있다”고 말했다. “(KB) 홍보모델인 김연아가 주는 젊은 이미지가 맘에 든다”는 응답도 많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0대 전용 ‘락스타’ 이벤트 등으로 올드(Old)한 이미지를 많이 벗었다”면서 “고객들이 어릴 때부터 주변에서 봐온 각인효과도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2030이 희망하는 첫 연봉은 3000만~3500만원(31%)이 가장 많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50대 이상 부부 생활비 “月237만원 있으면 적정”

    50대 이상 부부 생활비 “月237만원 있으면 적정”

    50대 이상 중고령자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월평균 노후 생활비는 부부 237만원, 개인 145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은 2015년 4~9월 50대 이상 중고령자 4816가구를 대상으로 경제상황, 고용, 은퇴, 노후준비, 건강 등의 항목에 대해 국민노후보장패널 6차연도 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50대 이상 개인 적정생활비 145만원 조사에서 50대 이상 중고령자들은 월평균 적정생활비로 부부 236만 9000원, 개인 145만 3000원을 제시했다. 월평균 최소생활비는 부부 174만 1000원, 개인 104만원이었다. 적정생활비는 표준적인 생활을 하는 데 흡족한 비용을, 최소생활비는 특별한 질병 등이 없는 건강한 노년을 가정할 때 최저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말한다. 연령별 월평균 적정생활비는 50대는 부부 260만 7000원, 개인 158만 9000원, 60대는 부부 228만 2000원, 개인 140만 4000원이었다. 70대는 부부 201만 3000원, 개인 124만 9000원으로 조사됐다. ●은퇴자 56% “은퇴 원치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은퇴자의 56%는 비자발적으로 은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이유는 고령, 질병 등으로 인한 건강 악화(36.1%)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은퇴 후 좋아진 점으로는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로부터의 자유로움’(32.2%)이, 나빠진 점으로는 ‘경제적 어려움’(46.3%)이 각각 가장 많이 꼽혔다. 또 중고령자가 인식하는 노후 시작 연령은 67세 이후로, 현재의 노인 기준(65세)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노후 대책을 마련할 담당 주체로는 남성 대부분이 본인(81.3%)을 지목한 반면 여성은 배우자(39.1%)와 본인(40.0%)이라는 응답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노력이 제값 받는 사회] “가장 공정한 채용방식… 떨어져도 억울하진 않아요”

    [노력이 제값 받는 사회] “가장 공정한 채용방식… 떨어져도 억울하진 않아요”

    안정성·노후보장 취업통로… 오직 실력으로만 승부수… 작년 7급 경쟁률 76.1대 1 “공무원이 안정적인 직업이죠. 하지만 인맥이 아니라 시험으로 들어가니 가장 공정한 채용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떨어져도 억울하지는 않습니다.” 22일 서울 노량진의 한 공무원시험(공시) 학원에서 만난 박모(33·여)씨는 공시에 응시하는 이유로 ‘공정성’을 꼽았다. “계약직 사원을 전전하다 2년 전부터 7급 공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계약직으로 일해도 정규직이 못 되고, 나이가 많으면 취업조차 안 됩니다. 나이가 장애가 되지 않는 유일한 취업 통로가 공무원 시험인 것 같습니다.” 일요일인 22일에도 학원에서 자습하던 수험생들은 공시에 매달리는 이유로 안정성, 여유로운 삶, 노후 보장 등을 언급했다. 하지만 학벌, 인맥과 상관없이 오직 실력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점도 공시 경쟁률이 높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가직 7급 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경쟁률은 76.1대1, 국가직 9급 경쟁률은 53.8대1이었다. 9급 공시를 준비하는 박모(26·여)씨는 “언니가 최근 일반 기업에 취업했는데, 인맥을 통해 지원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면접을 거쳐 합격했다”며 “능력보다 더 좋은 회사에 취직한 것을 보면 아무리 친언니지만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맥으로 취업한 언니지만 잦은 회식과 야근, 주말근무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고나니 공무원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더 굳어졌다”고 설명했다. 7급 공시를 준비하는 김모(32)씨는 “시험 점수로 공무원을 선발해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던데, 50만명 넘게 몰리는 공시에서 다른 주관적 평가 요소를 부여한다면 비리청탁이 만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등임용고시를 공부하는 문모(26·여)씨는 “사기업의 경우 여자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누락되거나 출산하면 직장을 떠나라고 종용받는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며 “공무원은 적어도 출산과 양육을 위해 ‘빽’을 쓸 필요는 없지 않냐”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박건찬 전 경찰청 경비국장이 청와대 경호실 경찰관리관 재직 시절 청탁을 받고 순경 공채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시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중고등교사를 준비하는 양모(25·여)씨는 “뉴스를 보며 순경 공채뿐 아니라 임용고시에서도 인사청탁이 있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공시도 가정 형편에 따라 공부 환경에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DGB대구은행 등 ‘노후보장 위한 내집연금 활성화’ 업무협약 체결

    DGB금융그룹 DGB대구은행은 7일 경북도청에서 경북도, 주택금융공사 및 농협은행과 함께 ‘노후보장을 위한 내집연금 활성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경북 어르신들의 안정된 노후 생활을 지원하고, 지역 내 사회적 배려대상자 및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대출 지원에 힘쓰기 위한 것이다. 박인규 DGB대구은행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재천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경북도는 어르신에 대한 주택연금 및 전세자금 지원을 안내하고 주택연금제도의 교육기회를 제공한다. 또 주택금융공사는 전세자금 특례보증 지원을, DGB대구은행과 농협은 주택연금과 전세자금 등의 대출 지원을 한다. DGB대구은행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일정 소득이 없는 지역 경북권 고령층의 안정된 노후생활을 지원하는 주택연금 상품 취급을 활성화해 지역 내 고령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신용회복지원자 중 채무 성실 상환자를 위한 전세자금대출,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배려대상자를 위한 전세자금대출 및 기존 제2금융권의 고금리 전세대출을 전환해주는 ‘징검다리 전세자금대출’ 등을 새로 출시해 지역 내 금융소외계층의 주거비 부담완화에 힘쓰기로 합의했다. DGB대구은행 관계자는 “주택연금의 경우 고령층의 고객이 자산을 유동화해 노후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는 실버금융상품이다”면서 “이번 협약 체결을 계기로 실버세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국민연금 최소 10년 못채우면 일시금만 받아…4월 7만명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최소 가입기간 10년(120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그간 낸 보험료에다 약간의 이자를 붙여 반환일시금으로만 돌려받는 사람이 해마다 끊이지 않는다. 이들은 국민연금에 가입하고도 결과적으로 노후 소득보장의 최후 보루인 연금을 타지 못해 은퇴 후 빈곤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1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반환일시금 수령자는 2011년 13만6천628명에서 2012년 17만5천716명, 2013년 17만9천440명 등으로 올랐다가 2014년 14만6천353명으로 약간 꺾였지만 2015년 17만9천937명으로 다시 불어나 18만명에 달했다. 올해들서는 4월 현재 6만9천110명으로 7만명에 육박했다. 이들이 이처럼 반환일시금만 받고 마는 것은 10년 미만 가입했는데 이미 국민연금 의무 가입연령인 60세에 도달하거나 해외이민, 국적상실 등으로 국민연금 가입 자격을 잃었기 때문이다. 복지부 연금정책과 관계자는 “반환일시금은 10년 미만 가입한 분들이 60세에 이른 게 주원인이고, 그다음은 해외이주로 인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연금 당국은 이들이 반환일시금 대신 노후에 매달 연금으로 받아 노후소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먼저 ‘반납제도’를 통해 과거에 일시금을 받아갔던 돈을 국민연금공단에 반납, 가입 기간을 복원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실제로 급격한 고령화의 여파로 국민연금이 주요한 노후보장 수단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최근 들어 반납신청자가 증가하고 있다. 반납신청자는 2011년 10만2천759명에서 2012년 11만3천238명으로 늘었다가 2013년 6만8천792명으로 급락했지만 2014년 8만415명으로 반전하고서 2015년에는 10만2천883명으로 올랐다. 연금 당국은 ‘임의계속가입’장치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임의계속가입제도는 최소 가입기간 10년을 맞추지 못하고 60세에 도달한 가입자가 가입 기간을 연장해 연금을 받을 수 있게 65세에 이를 때까지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60세가 되도록 10년을 채우지 못하면 당장 빚을 지고 있어 반환일시금을 받아서 갚아야 하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65세까지 임의계속 가입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국민연금 부부 수급자 年24% 증가

    부부가 국민연금에 가입해 각자 노령연금을 받는 부부 수급자가 연평균 24.3%씩 늘고 있다. 11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14년 21만 4456쌍의 부부가 남편과 부인 모두 국민연금을 수급했으며, 이 중 노령연금이 가장 많은 부부 수급자는 합산해 월 251만원을 받았다. 최장 기간 부부 수급자는 서울에 사는 손모·정모 부부로, 1993년 함께 노령연금을 받기 시작해 올해 5월 현재까지 만 23년간 노령연금을 수급했다. 가장 나이가 많은 부부 수급자는 서울에 거주하는 서모(88)·임모(81)씨로 19년간 노령연금을 받았다. 국민연금 제도가 무르익으면서 이렇게 국민연금을 함께 받는 부부는 2010년 10만 8674쌍에서 2011년 14만 6333쌍, 2012년 17만 7857쌍, 2013년 19만 4747쌍, 2014년 21만 4456쌍으로 늘었다. 부부가 국민연금에 함께 가입해 노령연금을 받으면 노후에 필요한 최소 생활비 절반 정도는 충당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국민연금 수급자 402만 8671명의 평균 급여액은 33만 7560원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이 만 50세 이상 중·고령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 노후보장패널 5차 조사(2013년)에 따르면 월평균 최소 노후 생활비는 개인 기준 약 99만원이고, 부부 기준 160만원이다. 부부가 각자 노령연금을 받다가 한쪽이 사망하면 남은 배우자가 숨진 배우자의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노령연금과 유족연금을 100% 다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유족연금 대신 자신의 노령연금을 받으면 노령연금에 유족연금의 20%(11월부터는 30%)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유족연금을 받으려면 자신의 노령연금을 포기해야 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경제적 독립’ 노인 10명 중 3명에 불과… “7명은 만성질환”

    ‘경제적 독립’ 노인 10명 중 3명에 불과… “7명은 만성질환”

    ‘경제적 독립’ 노인 10명 중 3명에 불과… “7명은 만성질환” 경제적 독립 65세 이상 노인의 10명 중 3명만 경제적으로 독립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노인 10명 중 7명꼴로 만성질환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 노인의 빈곤율은 47.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12일 국민연금연구원 계간지 ‘연금포럼 60호(2015년 겨울호)’에 실린 ‘노년기 경제적 능력과 신체적 건강이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의 경제적 상황과 건강상태는 우울감과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줬다. 국민연금연구원의 2013년 5차년도 국민노후보장패널 설문조사결과를 활용해 65세 이상 노인 4054명(남성 1626명, 여성 2428명)을 선별해 경제·건강상태와 우울감·삶의 만족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노인 중에서 경제적으로 독립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32%에 그쳤다. 65.7%는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무응답자는 2.3%였다.또 장애 여부에 대해서는 10.5%가 있다고 답했고, 89.5%는 없다고 했다. 만성 질환은 66.2%가 있다고 응답했고 없다는 답변은 33.8%였다. 경제상태와 건강상태에 따른 우울감과 삶의 만족 정도는 개인 소득과 자산, 공적연금 수급액이 많아질수록 우울감이 낮아지고 삶의 만족도는 높아지는 등 유의미한 관계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75세 이상 빈곤율 나 홀로 역주행… 하루하루가 고단하다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75세 이상 빈곤율 나 홀로 역주행… 하루하루가 고단하다

    만 75세 이상인 사람 10명 중 6명이 ‘빈곤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통계는 국내 노인복지의 현주소를 가감 없이 보여 준다.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데도 기초생활 수급을 받지 못한 노인들, 인생 황혼기에 노구를 이끌고 생활 전선에 뛰어드는 여성들, 다가오는 죽음을 혼자서 기다리는 독거노인들의 현실이 그 속에 반영돼 있다. 그러나 정부는 ‘불편한 진실’을 애써 외면하려는 듯 이에 대한 공식 통계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일자리 막혀, 질병에 갇혀… 서러운 후기노인 몸이 쇠약한 만 75세 이상 ‘후기노인’이 더 쉽게 빈곤의 늪에 빠지는 현실은 국내 노인들의 소득체계와 관련이 깊다. 김재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후기노인은 이곳저곳 아픈 곳이 늘어나는 반면 안정된 소득원은 없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가난해지는 악순환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연금 수급자가 많고 아직 일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건강한 ‘전기노인’(65세 이상~75세 미만)과도 크게 대비되는 이유다. 나이가 들수록 노동의 생산성 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자리와 근로소득의 감소는 피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노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65~69세 노인은 39.1%가 일자리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70~74세 중 일하는 비율은 31.5%였고 ▲75~79세 25.3% ▲80~84세 16.4% ▲85세 이상 6.3% 등으로 경제활동 비율이 줄어들었다. 국민노후보장 패널조사 5차(2013년) 자료로 전·후기노인 가구주의 한 달 근로소득을 분석한 결과 후기노인은 44만 9200원을 벌어 전기노인(50만 8700원)보다 적었다. 서울 종로의 한 노인복지센터에서 만난 김희운(75)씨는 “65세가 넘으면 사기업 중에는 뽑는 데가 거의 없다. 월 20만원 주는 공공근로라도 얻으면 다행”이라며 “나이 들수록 몸이 아파 들어갈 돈은 많은데 일해서 버는 돈은 줄어 살기 힘들다”고 밝혔다. 빈곤 노인에겐 마지막으로 기댈 공적연금 수급률도 연령이 높아질수록 떨어진다. 후기노인의 국민연금 수급률은 14.3%로 전기노인(42.7%)의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가난한 노인들이 국가로부터 받는 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은 전기노인의 경우 월평균 28만 2000원이었지만 후기노인은 26만 1000원으로 오히려 적었다.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제는 11년이 지난 1999년에야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됐기 때문에 현재의 후기 고령 노인은 가입할 틈이 없었다. 후기노인은 다른 연령대와 달리 갈수록 빈곤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대책은커녕 빈곤 실태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노인복지 정책은 65세 이상의 모든 인구를 대상으로 놓고 수립하기 때문에 후기노인만을 별도로 고려하는 정책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 벼랑 끝에 내몰리다 보니 막다른 선택을 하는 비율도 높았다. 우리나라 노인(65세 이상)의 자살률은 10만명당 55.5명 수준이지만 75~79세는 66.5명, 80세 이상은 78.6명이었다. 장미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안전건강연구센터장은 “빈곤 노인이 어려움을 겪는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하나로 묶어 동일한 정책을 펴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사별한 여성 노인, 연금 수급도 男의 절반 복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빈곤의 문제도 심각하다.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 이봉주 교수팀이 한국복지패널 9차(2013년) 자료를 통해 국내 빈곤 가구에서 돈을 버는 가구원의 성비를 따져 보니 여성이 68.8%로 남성(31.2%)보다 2.2배 많았다. 유정미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여성 빈곤층 중에는 남편과 함께 살다가 사별하면서 홀로 생계를 꾸리게 된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여성 노인의 가난을 이해하려면 생애 근로 경험을 따져 봐야 한다. 박성정 여성연 여성고용인재연구실장은 “노인들의 큰 소득원인 국민연금은 평생 일하며 낸 만큼 받는 구조인데 주로 가사노동을 한 여성 노인은 연금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가입 기간이 짧아 연금을 별로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 여성 노인의 연금 수급률은 24.3%로 남성 노인(50.8%)의 절반 수준이었다. 수급 금액 자체도 적어 월평균 21만 2000원 정도로 남성(33만 5000원)의 3분의2에 그쳤다. 남편 사망이나 이혼으로 혼자 사는 여성 노인은 빈곤의 나락으로 더 쉽게 떨어졌다. 삼성생명 유 연구원의 분석 결과 독거 여성 노인 가구의 소득 빈곤율은 74.7%(2011년 기준)로 4명 중 3명꼴이었다. 여성연 박 실장은 “정부가 고령 여성 맞춤형 복지 정책을 특별히 세우지는 않았다”면서 “20~30대 청년층이 겪는 실업과 경력 단절 등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새로 정책을 만들 때 무게중심이 청년층 위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난해도 자녀 있다고 수급자 대상서 빠져 ‘비수급 노인 빈곤층’의 사정도 위태롭다. 소득이 최저생계비(2015년 4인 가족 기준 166만 8000원)를 밑돌지만 돈 버는 자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기초생활 수급권자에서 제외된 사람들이다. 문제는 비수급 빈곤층 자녀 중에 부모를 전혀 돌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다. 국내 비수급 빈곤층의 정확한 규모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비수급 빈곤 노인이 겪는 큰 어려움은 의료비다. 문진영 서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수급권자가 되지 못하면 1종 의료급여 대상이 될 수 없고 건강보험 혜택만 받을 수 있다”며 “병치레가 많은 노인층에 기초 수급을 받느냐, 못 받느냐는 엄청난 차이”라고 말했다. 1종 의료급여 대상자는 외래 진료 때 1000원, 약국은 처방전당 500원, 입원은 2만원까지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문 교수는 “빈곤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대폭 완화하거나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예산 문제를 들며 난색을 보인다”고 밝혔다. 특별기획팀 tamsa@seoul.co.kr ■후기 노인 75세 이상의 노인을 뜻한다. 65세 이상을 모두 ‘노인’으로 묶어 계산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선진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는 노인 빈곤율 등 통계를 전·후기로 구분해 산출한다. 평균수명 증가로 과거보다 노인계층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고 이를 통해 보다 밀도 있는 분석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전기노인(65~74세)은 여전히 건강을 바탕으로 직접 돈을 버는 경우가 비교적 많지만 후기노인은 건강 악화 등으로 연금에만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진다. 후기노인 인구는 지난해 286만 1673명으로 전기노인(438만 2900명)의 3분의2 수준이었지만 한 해 쓴 진료비는 9조 8814억원으로 전기노인(9조 9419억원)과 거의 비슷했다.
  • [단독]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 가족 장기요양, 재산 4분의1 날려… 가난은 도둑같이 찾아왔다

    [단독]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 가족 장기요양, 재산 4분의1 날려… 가난은 도둑같이 찾아왔다

    번듯하게 살던 사람들도 노년에 ‘불의의 악재’를 만나면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쉬운 게 2015년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남편이나 아내 가운데 한 명이 몇년씩 긴 병치레를 하거나 준비 없이 사별을 하게 되면 빠르게 재산이 축나며 당장의 생계가 위태로운 지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황혼기 때 가난에 발 들인 노인 10명 중에서 빈곤에서 탈출하는 사람은 1명이 채 되지 않는다.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김재호 부연구위원)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유정미 책임연구원),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이봉주 교수팀) 등에 의뢰해 분석한 통계와 복지시설, 병원, 노인단체, 거리 등에서 만난 노인 43명의 사연을 바탕으로 ▲병환 ▲이혼·사별 ▲이른 재산 증여 ▲조기 은퇴 및 연금 공백 ▲자기 집에 대한 집착 등 ‘노인을 가난하게 만드는 5가지 경로’를 확인했다. 가난 탓에 생의 끝자락에서 힘겹게 버티는 노인들의 사연을 살펴봤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① 빈곤노인 71% 만성질환… 남편 건강 악화 땐 소득 11% 줄어 “병원비로 날린 재산이 집 한 채 값이야. 늙어서 아픈 게 죄지.”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의 한 대학병원 재활치료실 앞에서 만난 김인수(70·가명)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아내 오가분(69·가명)씨의 치료가 끝나기를 기다리던 참이었다. 60세가 되던 해 건강하던 아내를 쓰러트린 뇌졸중은 9년 새 3번이나 재발했다. 중산층이었던 김씨 부부가 빈곤층으로 전락한 건 그야말로 한순간이었다. 김씨는 “중환자실에 1주일만 입원해도 병원비가 1000만원씩 나왔다”면서 “아내를 돌봐야 했기 때문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10년째 재산을 까먹고 살아왔다”고 했다. 평생 건설 기능공으로 일하며 마련한 서울 강북 지역의 112.4㎡(34평)형 아파트를 비롯해 모든 재산을 병원비로 날렸다. 지금은 아내와 월세 10만원짜리 장기임대주택에 산다. 노환은 평범한 노인을 빈곤의 늪으로 잡아당기는 가장 일반적인 ‘사건’이다. 유 연구원은 한국노동패널 4~15차(2001~2012년) 자료를 기반으로 국내 노인들의 삶 속에서 어떤 변수가 생겼을 때 자산이나 연소득이 감소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노인 가구주 가구(65~84세)는 가구원이 2년 이상 장기 요양을 하게 되면 발병 후 2년 내에 자산과 연소득이 각각 27%(조사 대상 평균 2억 1448만원→1억 5726만원)와 2%(2004만원→1421만원) 줄었다. 또 2년 이상 요양은 하지 않았지만 만성질환을 앓게 되는 등 남편의 건강이 나빠지면 발병 후 2년 안에 연소득이 11% 감소(평균 2698만원→2390만원)했다. 같은 경우 아내의 건강이 악화하면 연소득이 9% 감소(1884만원→1708만원)했다. 김재호 보사연 부연구위원이 국민노후보장패널 5차(2013년) 자료를 통해 노인의 경제상태별 만성질환 여부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빈곤 노인 중 71.3%가 만성질환을 앓아 비(非)빈곤 노인(63.0%)의 비율을 웃돌았다. ② 관계 무너지면 여성 불리… 남편과 사별 2년 뒤 소득 29% 뚝 헤어짐이나 사망 등으로 가족 관계가 갑자기 무너져도 가난에 빠지기 쉽다. 특히 경제 활동 경험이 적은 여성은 이혼과 사별 등 악재에 더욱 취약하다. 유 연구원의 분석 결과,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 여성 노인은 사별 후 2년 내에 자산은 17%(1억 3083만원→1억878만원), 연소득은 29%(2004만원→1421만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숙희(80·여·가명)씨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 통계가 실감이 난다. 공기업 과장이었던 안씨의 남편은 1980년대 초 월급으로 30만원을 받았다. 4~5년을 꼬박 모으면 서울 잠실 지역에 아파트를 살 수 있는 돈이었다. 하지만 심장질환을 앓던 남편이 쓰러져 숨진 뒤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46세 전업주부였던 안씨는 당장 아들 1명과 딸 2명을 먹이기 위해 무작정 거리로 나섰다. 노점상부터 청소, 신문·우유 배달 등 돈 되는 일을 닥치는 대로 했다. 자녀 3명을 어렵게 키워 모두 결혼시켰지만 안씨의 노년에 남은 것은 가난뿐이다. 팔순에 접어들었는데도 막일조차 하지 않으면 당장의 월세와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안씨는 “한 달에 공공근로 임금 20만원, 기초 연금 20만 2600원 등 40만원 버는 게 전부인데 집세와 공과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65세 이상 여성 중 근로 활동기에 일을 했던 사람들의 비율이 높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모아놓은 재산은 물론이고 국민연금 수급권 등도 없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의 이봉주 사회복지학과 교수 연구팀이 한국복지패널 9차(2013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노인 빈곤 가구 중 가구주가 여성인 비율은 68.8%로 남성인 비율(31.2%)보다 2.2배 높았다. ③ IMF 이후 재산 줬는데 부양 소홀 속출… ‘불효자식 방지법’도 노인 빈곤을 읽는 또 다른 키워드는 자녀에 대한 재산 증여다. 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997년 말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 많은 부모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파산한 자녀들에게 재산을 일찍 증여했다”면서 “그 부모가 지금 60~80대인데, 자신들도 돈이 없고 자녀들도 여전히 어려운데다 20~30대인 손자들은 취업 못한 캥거루족으로 살아 기댈 곳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송인혁(78·가명)씨도 이른 재산 증여로 빈곤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그는 31세 때 상경해 공사현장 잡부부터 건물 관리·경비원 등으로 쉴 새 없이 일했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정미소를 샀다. 남에게 정미소 운영을 맡기고 거기에서 세를 받아 노년을 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들이 “먹고 살 게 없다”며 읍소하는 통에 정미소를 넘겨줬다. 그러나 아들의 미숙한 장사 솜씨 탓에 불과 1년 만에 가게 문을 닫아야 했다. 손씨는 이후 폐지 줍는 공공근로로 월 20만원을 벌어 근근이 연명을 했지만, 최근 위암에 걸려 이마저도 할 수 없게 됐다. 부모가 재산을 물려줬는데 자식이 부모 부양을 소홀히 하는 사례가 속출하자 정치권은 재산 증여 이후 부양 의무를 소홀히 한 자녀에 대한 증여를 환수하는 내용 등의 이른바 ‘불효자식 방지법’(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 대표 발의)을 발의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형편이 좋은 자녀가 가난한 부모를 돌보지 않는 사례도 있지만, 빈곤의 대물림 탓에 자녀도 돌볼 형편이 되지 않는 사례가 더 많다”고 말했다. ④ 연금 받아도 소득대체율 46%… 75세 이상 수급률은 14.3%뿐 법정 근로자 정년퇴직 연령은 만 60세로 늘어났지만 현실적으로 50대 초·중반이면 회사를 나가야만 하다 보니 준비 없이 소득이 끊겨 가난해지는 사례도 많다. 김 위원은 “국민연금은 만 60세부터 수급이 가능(1952년 이전 출생자 기준)해 50대 때 퇴직하면 소득이 끊기는 ‘소득 절벽’ 상태를 4~7년 견뎌야 한다”면서 “연금을 받기 전까지 임시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먹고살 만한 좋은 자리는 많지 않다”고 했다. 퇴직금도 소득 절벽을 거치는 동안 동이 나고 만다. 국민노후보장패널 분석을 바탕으로 노인 가구주가 퇴직금을 어디에 썼는지 추적해 보니 ▲본인 생활비 58.0% ▲교육비·결혼·사업 자금 등 가족 지원 25.8% ▲부채상환 3.2% ▲자산 9.9% ▲기타 3.1% 등으로 나타났다. 돈 쓸 일이 집중되는 퇴직 뒤 50~60대 동안 가족의 장기 입원이나 사기 피해 등 예상 못한 지출이 생기면 빈곤층으로 추락한다. 또 연금을 받기 시작해도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 대비 연금소득의 비율)이 46.5%(2015년 기준)에 불과해 넉넉한 삶을 유지할 수 없다. 국민연금 수급률이 매우 낮은 75세 이상 고령 노인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후기 노인’(만 75세 이상)의 국민연금 수급률은 14.3%로 ‘전기 노인’(만 65~74세) 수급률(42.7%)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유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초기에는 10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만 의무가입 대상이었기에 현재 70대 중에는 혜택을 받는 사람이 적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의 한 복지관에서 만난 김기선(76)씨는 “나 젊었을 때는 예순까지 일해 번 돈으로 10년쯤 살면 죽겠지’라고 생각해 노후 준비를 하지 못했다”면서 “평균수명이 길어진 것도 가난한 노인이 많아진 이유 같다”고 했다. ⑤ 빈곤 노인 65% 집 있지만… 非빈곤 노인 주택 가격의 절반 집의 소유가 역설적으로 노년을 가난하게 만들기도 한다. 국민노후보장패널 자료로 국내 노인의 거주 주택 형태를 분석해 보니 빈곤 노인 가구의 주택 보유율은 65.4%였다. 빈곤 노인 가구의 순자산액(평균 9049만 6200원) 중 97.7%가 부동산(8841만 3700원)인 것만 봐도 우리 국민의 주택 자산 선호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빈곤 노인에게 집은 허울뿐인 자산이기 쉽다. 김 위원은 “빈곤 노인이 보유한 집에 실제 가보면 시골의 허름한 수천만원짜리 집과 같이 자산으로서 실속은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빈곤 노인이 보유한 주택 가격을 분석해 보니 평균 1억 132만원으로 비빈곤 노인이 보유한 주택 가격 1억 9132만원의 절반 수준(53.0%)이었다. ‘최소한 집은 자녀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도 생활고를 겪는 노인들이 주택 자산을 팔지 못하는 이유다. 집이 있으면 자산 기준상 기초생활수급권을 얻기 어려워 오히려 집이 빈곤 노인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노인이 빈곤의 늪에 빠지기는 점점 쉬워지고 있다. 한국복지패널 1차(2005년)~9차(2013년) 자료 분석 결과 중산층 이상이었던 노인 가구가 1년 만에 빈곤층으로 추락한 비율(빈곤 진입률)은 2013년 14.5%로 2011년(9.5%)보다 5.0% 포인트 늘었다. 빈곤 탈출률은 2013년 9.8%였는데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 비율이 66.1%인 반면 여성은 절반인 33.9%였다. 여성 노인의 빈곤 고착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 특별기획팀 유영규 팀장 whoami@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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