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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대통령 단상/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열린세상] 대통령 단상/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지금이야 대통령 씹는 게 ‘국민 스포츠’지만, 한때 그는 희망이었다. 그의 지지자들이 비주류이던 그를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나아가 대통령으로 만드는 드라마에는 감동적인 구석도 있었다. 케네디가 TV 덕분에 대통령이 됐다면, 인터넷의 힘으로 대통령이 된 최초의 인물이 노무현. 그의 당선엔 역사적 의미까지 있다. 노회찬 의원의 말대로 “노 대통령의 유일한 업적은 당선된 데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에게 큰 희망을 걸었던 이들은 크게 환멸을 느끼는 모양이다. 하지만 애초에 그에게 희망을 걸지 않았던 나 같은 사람들은 실망할 것도 없었다. 그 역시 미국의 명령에 따라 이라크에 파병할 것이고, 재계와 관료들의 권고대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여 이른바 신자유주의의 물결에 동참하리라는 것을 이미 알았기 때문이다. 민생을 파탄시키는 중요한 정책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늘 공범이었다. 사실 순수한 지표를 놓고 보자면,‘경제를 살리겠다.´는 한나라당의 구호는 무색해 보인다.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 달러에 달하고, 주가지수가 2000을 넘나든다. 그렇다고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한 것도 아니다. 한나라당이야 자기들이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나,10년 전에 나라경제를 말아먹은 분들이 버젓이 그런 얘기 하는 것을 들으면, 그 얼굴 가죽으로 구두를 만들고 싶은 엽기적 충동을 느끼게 된다. 우울한 얘기지만, 앞으로 경제가 성장해도 삶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1인당 GDP가 늘어날수록 삶은 불안정해지고, 양극화는 심해질 것이다. 때문에 올해 대선에서 누가 권력을 잡든, 삶이 크게 바뀔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는 게 좋다. 희망이 크면 실망도 크고, 환상이 크면 환멸도 큰 법. 서민의 삶이 힘든 것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나아가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정책의 필연적 결과다. 별로 인기는 없지만, 노무현 정권이 한 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 곳곳에서 ‘권위주의’를 무너뜨린 것은 그의 가장 큰 업적이다.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사회는 커뮤니케이션의 양상을 바꿔야 한다. 지도자의 명령에 따라 삽질하던 시대의 권위주의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곧 생산력이 되는 미래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계급장 떼고 토론하려 드는 대통령의 체통 없는 태도에는 평가해줄 만한 구석이 있다. 사실 대통령 씹기가 국민스포츠가 된 것도 그것과 관련이 있다. 그러니 대통령은 너무 서운해할 것 없다. 사실 노 대통령처럼 노골적으로 무시당한 대통령은 없을 것이다. 그를 향해 쏟아 부은 정치권의 험담은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 그들은 자신을 뭐라 평가할지 모르나, 내가 보기에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여야를 통틀어 노무현만 한 교양 수준을 갖춘 사람은 유감스럽지만 단 한명도 없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수준을 보라. 여당은 대통령 보고 탈당하라 해 놓고, 정작 탈당을 하니 자기들까지 덩달아 탈당하는 코미디를 연출한다. 한나라당은 삽질하던 시대의 흘러간 유행가를 경제회생의 비책이라고 내놓고 싸움질에 여념이 없다.2007년 대선은 2002년에 비해 수준이 대폭 떨어질 모양이다. 행사장에서 피켓 들고 폭행을 하는 행각. 적어도 2002년 대선에 그런 추태는 없었다. 초기 노사모에는 건강함이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을 ‘감시’하겠다는 약속을 깸으로써 노사모는 친위대 수준으로 타락해 갔다. 과거에 인터넷은 그의 가장 든든한 기반이었다. 하지만 거기서도 괜찮은 지지자들은 다 떨어져 나가고, 황우석을 우상으로 떠받드는 정신 나간 이들만 남아 그들 특유의 고약한 매너로 주위 사람들에게 대통령에 대한 악감정만 부추기고 있다. 대통령의 신세가 참으로 한심해졌지만, 그는 언젠가 다시 평가를 받을 것이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 비정규직 ‘보호법’이 ‘해고법’으로

    비정규직 ‘보호법’이 ‘해고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량 해고에 항의해 매장 점거 농성을 벌이던 이랜드 노조 파업이 공권력 투입으로 막을 내렸다. 경찰이 강제 해산시켰지만 노동계가 이랜드 제품 불매 운동에 나서고 이랜드 노조가 앞으로 수도권 매장과 계열사 기습 점거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비정규직 보호법안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우려된다. ●경찰, 연행 노조원 167명 유치장 입감 서울경찰청은 20일 오전 9시40분쯤 서울 서초구 뉴코아 강남점과 마포구 홈에버 월드컵몰점에 71개 중대 7000여명을 투입해 농성중이던 박양수 뉴코아 노조위원장과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조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와 노조원 167명을 연행했다. 이 가운데 국회의원 보좌관 1명은 농성과 무관한 것으로 드러나 귀가조치했고 나머지 167명은 서울과 안양 등지의 경찰서 유치장에 수용했다. 경찰이 진입하자 뉴코아 강남점 1층 매장에서 농성 중이던 조합원 108명(여성 80명, 남성 28명)과 홈에버 월드컵몰점 1층 계산대 앞에서 농성을 벌이던 조합원 60명(여성 44명, 남성 16명)은 팔짱을 끼고 바닥에 드러누워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과 경찰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여성 노조원은 바닥에 누워 완강하게 버텼지만 1명당 여경 5명이 달라붙어 들려나갔다. 경찰은 2곳 모두 1시간여 만에 진압했다. ●이랜드 노조,“매장 기습 점거 나설 것”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조위원장은 “생존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거된 것이니 남은 노조원들이 또다시 기습 점거를 할 것”이라며 호송버스에 올랐다. 이남신 이랜드 일반노조부위원장도 “21일 2차 대규모 투쟁은 5000명 이상이 참가해 이랜드 60개 유통지점뿐 아니라 계열 호텔, 본사까지도 기습할 예정이다. 추후 중국매장까지도 급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3개월 이상 고용안정제를 철회, 양보하고 회사에 18개월 미만 고용보장안을 내라고 했지만 회사가 협상을 종결했다.”면서 “공권력 투입의 명분이 없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계 강력 반발 홈에버 월드컵몰점에서 전날 밤부터 밤샘 문화제를 열며 농성장 주변을 지키던 200여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농성자 가족들이 경찰 투입에 격렬하게 항의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노회찬·심상정·천영세 의원이 농성장에 들어가 경찰 진압에 맞섰다. 뉴코아 강남점에는 민노당 단병호·이영순 의원이 200여명의 조합원들과 함께했다. 단병호 의원은 “정부가 비정규직법의 최초 갈등 사례인 이랜드 사태를 물리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지금의 비정규직법이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악법인 만큼 비정규직법 재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 노사 양측은 지난 10일 첫 대표급 협상을 진행한 이후 19일 새벽까지 협상을 벌여 왔지만 조합원 고소고발 취하와 해고직원 복귀, 단계적 외주화 철회 등의 문제에서 의견이 엇갈리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노조를 지지하는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21일부터 ‘이랜드 제품 불매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랜드 사태가 남긴 것 비정규직보호법의 문제점으로 비화된 이랜드 사태는 노사 모두에 큰 상처만 남겼다. 사측은 기업 이미지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지난 5월부터 불거진 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대량 계약해지와 관련 분야의 외주화 작업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약한 근로자를 해고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사태를 통해 이랜드는 노사 관계의 허술함을 드러냈다. 노동부 관계자는 “오랫동안 분규가 있었던 사업장의 노사대표가 상대방이 누군지를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노조 역시 많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경찰에 연행된 168명 가운데 체포영장이 발부된 9명이 포함돼 있는 등 불법 점거를 주도했던 노조원들의 사법처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보호법의 문제점이 노출된 만큼 법 개정을 비롯한 보완책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보호법이 지난 1일 시행되기 전부터 전문가들은 대량 해고와 외주화 등 문제점을 우려해 왔다. 반면 경영계는 노동시장에 대한 지나친 규제로 일자리가 감소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이해 관계에 따라 시각이 엇갈리고 있어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신은종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비정규직보호법이 규정한 차별의 근거를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외주화 등 간접고용을 현재보다 더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 임일영 류지영 이경주기자 argus@seoul.co.kr
  • [경제현장 읽기] 카드수수료 해법 ‘정치 논리냐’ ‘경제 논리냐’

    [경제현장 읽기] 카드수수료 해법 ‘정치 논리냐’ ‘경제 논리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하면서 상반기 중 원가분석 표준안을 마련, 카드업계가 스스로 수수료율을 인하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금융전문가 방식이 아니라 정치하는 사고방식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한 뒤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당초 13일로 예정됐던 수수료 원가분석과 관련한 공청회가 8월로 연기되면서 정부가 직접 인하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윤증현 금감위원장이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고 말하자 말을 아끼던 카드업계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기를 들었다. 정치권에서는 수수료 인하 법제화가 거론된다. ●카드업계,“가맹점 수수료 높지 않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1월 올해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신용카드 가맹점이 카드회사에 내는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영세업체의 부담과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탈법 행위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카드 가맹점의 수수료는 매출액의 1.5∼4.5%(평균 2.37%)로 ▲미국 2.1% ▲유럽연합(EU) 1.19% ▲호주 0.92% ▲일본 2.55%보다 높다고 제시했다. 카드업계는 신용카드의 거래구조를 모르는 ‘오해’라고 반박했다.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카드사가 회원을 대신해 신용카드 결제대금을 내고 수수료를 챙기는 ‘3당사자’ 구조이다. 하지만 미국 등은 카드회사와 가맹점 사에에 전표 매입사가 있는 ‘4당사자’ 구조이다. 매입사가 물품 대급을 지급하고 수수료 가운데 일부를 카드회사에 정산하는 방식이어서 실제 수수료는 더 높다는 주장이다. 미국의 경우 카드사가 거래 승인과 정산 프로세스의 대가로 받는 별도의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2.5%가 넘고 호주도 3당사자 중심으로 볼 때 다이너스클럽이 2.26%,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2.22%로 우리와 비슷하다는 것. 유럽은 체크카드의 활성화로 단순 비교하기 어렵고 일본은 가맹점 대금지급 기일이 15일(한국은 3일)인데도 3.39%나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업종별 수수료 격차 너무 크다” 정부는 업종별 가맹점 수수료가 천차만별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종합병원과 주유소는 1.5%, 대형할인점은 2%이지만 숙박업·완구점은 3.6%, 미용실은 4%, 유흥주점은 4.5%로 격차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는 “가맹점마다 실적이 다르기 때문에 수수료 산정에 차별이 있을 수 있지만 격차가 적법한 수준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카드업계는 2000년 산동회계법인의 원가분석에서 자금조달 비용의 인하요인과 물가상승률에 의한 연체·일반 관리비 등을 감안할 때 수수료 원가는 2.6%로 추정됐다고 강조했다.A카드회사의 한 임원은 “영세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은 금융기관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수수료의 차등 적용은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카드업계가 영세업체에 고율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협상에서 우월적 지위의 남용이라는 주장이 적지 않다. ●공청회 연기, 정치논리 개입됐나 수수료 원가분석 표준안을 만든 금융연구원은 “공청회 연기와 정치논리는 관계없다.”면서 “자체 표준안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중립적’으로 나와 삼일회계법인의 전문적 도움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충북도청에서 중소상인들을 만나 재경부에 “다른 나라 방식은 때려 치우고 한국식으로 하자.”고 주문한 게 공청회 연기의 배경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카드업계에 유리하게 나와 원가를 다시 분석토록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당국이 수수료 체계를 점검하는 것 자체가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신용카드사들의 폭리를 막고 영세업체들의 피눈물을 멈추게 하기 위해 9월 정기국회에 가맹점 수수료 인하 법제화를 위한 활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씨줄날줄] 양말산과 이카루스/구본영 논설위원

    국회의사당이 자리잡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번지는 예전에 ‘양말산’(養馬山·羊馬山)으로 불렸다. 양과 말을 키우던 곳이란 뜻이다. 한문으로 ‘너의 섬’이란 말인 여의도(汝矣島)란 이름도 양말산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장마철 큰물이 질 때면 물위로 양말산만 보이자,‘나의 섬’‘너의 섬’이라고 불리다가 정착된 지명이란 것이다. 물론 ‘넓은 섬’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이설(異說)도 있지만…. 요즈음 여의도가 다시 흥청거린다고 한다. 양과 말들만 놀던 곳에 사람이 몰리고 돈이 돌고 있다는 얘기다. 점심·저녁 때면 고급 식당가가 대선캠프 인사들로 북적인다는 소식이다. 밤에도 증권맨들이 돈을 풀어서인지 주점마다 불야성이란다.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치면서부터다. 특히 국회 인근 빌딩가는 ‘실리콘 밸리’에서 따온 ‘캠프 밸리’라는 별칭이 붙은 지 오래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등 대선 주자들이 속속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민노당 노회찬 의원,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한지붕 세가족’처럼 한 빌딩에 캠프를 차렸다. 한국의 월스트리트 격인 여의도 증권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었다니,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여의도가 선거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 건 왠지 달갑지만은 않다. 얼마전 불법 다단계 영업 혐의로 기소된 제이유그룹 주수도 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주 회장을 “하늘을 나는 이카루스”라고 지칭한 재판장의 비유가 떠오른 탓이다. 그는 “날개에 균열이 생기는데도 너무 많은 사람을 태워 동반추락했다.”라고 주 회장의 과도한 욕심을 지적했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범여권에선 여론조사 지지율 0.5%도 안 되는 이들까지 너도나도 유행병처럼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아직 뚜렷한 주자가 없어서인지, 다음 총선을 위한 ‘이름 팔기’용인지 모르나, 출마는 당사자의 권리일 수 있다. 하지만 당선가능성도, 비전도 없이 욕심만 앞세우다간 본인 스스로는 물론 국민을 피해자로 만들 수 있음을 알았으면 싶다. 신화 속의 이카루스도 밀랍 날개만 믿고 지나친 욕심으로 태양 가까이로 날다가 추락하지 않았나.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민노당 첫 정책토론회

    민주노동당은 14일 경의선 도라산역에서 대선 예비후보인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통일·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첫 정책 토론을 가졌다. 권영길 후보는 “한나라당마저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며 “이 공약은 권영길의 것이고, 민주노동당의 것이었다. 점심 한 끼를 먹어도 원조집을 찾아가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권 후보는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노회찬, 심상정 후보에게 북한 ‘혁명열사릉’ 방문을 제안했다. 권 후보는 “민노당 대선 후보가 되면, 혁명열사릉을 방문하겠다.”며 “그것(혁명열사릉 방문)이 화해, 상생의 길인 동시에 분단을 이기고, 평화를 만들고, 통일을 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노회찬 후보는 “10년 이상 일한 환경미화원의 월급이 75만원이고, 사교육비 부담은 세계에서 가장 높고, 대학 등록금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며 참여정부의 복지정책을 비판한 뒤 “민노당 대선후보로 선출되면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후보는 “대부분의 나라가 군비 감축을 하는 중에도 우리나라는 국방비를 대폭 증액했고, 향후 2020년까지 620조원을 투입하려 한다.”며 “올해 국방비 예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두배가 넘었다.”며 과도한 국방비 지출을 막아 통일지향적인 평화체제를 실현할 뜻을 밝혔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국회의원 발목 잡는 ‘오세훈 법’ ?

    각종 이익단체 소속 개인 명의의 소액 후원금을 무더기로 받은 국회의원들이 검찰 수사 선상에 줄줄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04년 3월 개정된 정치자금법이 국내외 법인이나 단체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을 수 없도록 제한하자 이를 피해가기 위해 법인이나 단체 구성원의 개인 명의로 후원금을 받는 ‘쪼개기’ 후원 수법이 검찰에 뒷덜미를 잡혔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회 안팎에선 ‘법과 현실이 괴리돼 범죄인을 양산한다.’는 불만도 있다. 하지만 곱지 않은 국민 시선을 의식해 선뜻 재개정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장동익 전 대한의사협회장의 발언으로 불거진 의협 로비 의혹 수사에서 ‘쪼개기’ 후원금을 받은 한나라당 고경화·김병호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같은 당 정형근 의원도 역시 개인을 빙자한 단체의 후원금을 받은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치과의사협회 후원금 1000만원을 받은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을 불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했다. 언론노조측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도 소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검찰은 쪼개기 후원 역시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면서 처벌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박철준 1차장 검사는 “돈을 받았으면 명목이 있을 것”이라면서 법인·단체의 쪼개기 후원을 비판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법과 현실이 괴리돼 있다.’고 푸념하고 있다. 특히 ▲후원회 행사 금지 ▲법인·단체 후원 금지 ▲모금 한도 제한 등을 골자로 한 개정 정치자금법, 이른바 ‘오세훈 법’의 재개정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의협 소속 의사 8명의 이름으로 후원금 800만원을 받은 사실과 관련, 검찰 조사를 받은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개인 명의로 후원금이 들어오면 그게 어떤 단체가 준 건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하소연했다. 민생정치모임 최재천 의원은 12일 “이익단체 등 정책적인 로비 수요가 많은데도 소통할 창구는 모두 막혀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렇다 보니 이익단체들이 연고를 짚어가며 국회의원을 음성적으로 접촉하게 되고 불법임을 알면서도 쪼개기 후원을 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로비스트법을 만들고 정치자금법도 개정할 필요가 있는데 국민이 국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보니 의원들도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식으로 서로 미루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우리나라 정치 역사나 현실을 감안하면 현행 정치자금법의 각종 제한을 더 강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많다. 민노당 노회찬 의원실 이준혁 보좌관은 “후원 한도를 더 낮춰 법인·단체의 영향력 행사를 원천적으로 봉쇄했을 때 법인·단체의 후원을 풀어주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경제현장 읽기] 체크카드 수수료대전 ‘2라운드’

    [경제현장 읽기] 체크카드 수수료대전 ‘2라운드’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둘러싼 공방이 ‘제2라운드’에 돌입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최근 국민, 우리 등 7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과도한 체크카드 수수료율 적용으로 1890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카드업계는 이에 대해 노 의원이 평균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높게 상정했고, 감가상각비 등 시설 투자비용이나 업무 관리비용 등을 감안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비씨카드 등 업계 일부에서 수수료율을 이미 낮췄고, 금융감독당국도 요율 재조정을 추진하고 있어 일정 정도의 수수료율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회찬의원 “시중은행 과도한 적용” 노 의원이 체크카드 수수료율 문제를 꺼낸 것은 올해 2월에 이어 두번째. 당시 노 의원은 5개 전업카드사가 200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체크카드 수수료로 483억원의 부당 이득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신용카드는 카드사가 고객의 결제 대금을 대신 먼저 지불한다. 그러나 체크카드는 결제 대금이 통장에서 바로 빠져나간다. 따라서 체크카드는 자금조달 비용이 없고, 대손충당금을 쌓거나 연체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 신용카드와 달리 대손비용이나 채권회수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지금까지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똑같이 책정, 논란을 일으켰다. 노 의원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들의 ‘체크카드 이용현황’과 ‘카드업무관련 비용구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600억여원의 체크카드 가맹점수수료 수익 중 대손비용, 채권회수비용을 제외한 관련 비용 709억원을 차감하면 1890억원은 부당이익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비율로는 전체 비용의 69.6%나 된다. 노 의원에 따르면 농협이 732억원으로 체크카드 부당이득이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은행 581억원 ▲우리 277억원 ▲하나 145억원 순이었다. 노 의원은 “체크카드 가맹점수수료 부당이익 비중이 전체 체크카드 가맹점수수료 추정수익의 약 70% 수준”이라면서 “5∼10%의 이윤을 감안하더라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신규설비 비용 등 누락” 신용카드의 ‘묻지마 소비’ 폐해를 절감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체크카드의 ‘파이’는 커지고 있다.1일 평균사용액은 2004년 72억원에서 지난 1·4분기 460억원으로 6배 넘게 늘었다. 발급장수 역시 같은 기간 1178만장에서 3176만장으로 급증했다. 체크카드 사용 확대의 원인은 24시간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신용카드와 달리 신용상태에 관계없이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 능력에 맞는 소비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체크카드 열풍에 한몫하고 있다. 노 의원 주장에 대한 카드업계의 반발 역시 만만찮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노 의원이 내놓은 자료의 시중은행 가맹점수수료율은 모든 수수료율을 단순 평균한 2.89∼3.22%이고, 이는 금융감독원 추산 수치인 2.37%보다 훨씬 높다.”면서 “기준 자체를 잘못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민노당이 작성한 체크카드 비용추정표에서는 매년 발생하는 감가상각비와 신규설비 투자비용, 일반 업무관리 비용 등이 누락돼 통계로서 가치가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 필요성 그 자체를 부인하는 목소리는 업계에서도 찾기 힘들다. 체크카드가 자금조달 비용 등이 없는 만큼, 신용카드와 같은 수수료를 받는 데 대한 논리가 궁색하다. 비씨카드,KB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은 이미 최근에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자율적으로 낮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감독당국도 가맹점 수수료의 합리적 개선을 위한 용역을 거의 마무리한 만큼, 체크카드를 포함한 카드수수료율 인하는 조만간 가시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지구촌 책 향기에 빠져볼까

    지구촌 책 향기에 빠져볼까

    ‘6월엔 책 향기에 한번 빠져 볼까’ 국내 최대 규모의 책 잔치인 ‘2007 서울국제도서전’이 1일부터 6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태평양홀과 인도양홀에서 열린다.‘세계, 책으로 통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되는 이번 도서전에는 미국, 중국, 일본 등 전통적인 참가국 외에 러시아, 멕시코, 터키 등이 처음으로 참가했다. 지난해보다 4개국 늘어난 28개국 524개 출판사와 출판관련 단체가 각종 도서 전시와 저작권 및 도서 수출입 상담 계약을 한다. 관람객들을 사로잡을 이벤트도 풍성하다. ●활자 매력 느끼게 하는 도서전 눈길을 끄는 특별전시는 ‘한국 현대사와 함께 한 우리책 1945∼2007’. 주관 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전으로 해방 이후 우리 책의 역사를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전시회다. 좌우 진영을 잊고 범문단적으로 해방의 감격을 노래한 해방기념 시집(1945년 12월)과 1947년 한글날 첫번째 책이 나와 1957년 완간된 ‘조선말큰사전’을 비롯해 국내 수필문학의 효시로 꼽히는 김진섭의 ‘인생예찬’, 박두진·박목월·조지훈 등 청록파 시인 3인의 동인시집인 ‘청록집’ 등이 원본으로 소개된다. 1950년대 전쟁 직후의 허무감과 상실감 속에 생긴 퇴폐주의 풍조를 적나라하게 묘사하며 서울신문에 연재된 정비석의 ‘자유부인’ 등 주요 작가들의 작품집 초판본도 볼거리다. 이밖에 60년대 이후 최근까지 우리 사회를 흔들었던 베스트셀러들이 전시장에 등장한다. 또 국내 최초의 수진본(袖珍本·좁쌀책, 소매속에 넣고 다닐 만한 작은 책이라는 뜻)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751년) 두루마리책 등 세계 각국의 수진본 80여점이 ‘특별전 속의 특별전’으로 전시된다. ●책과 함께 하는 생활 고은 시인, 이해인 수녀, 이경숙 숙명여대총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종민 문화관광부장관, 유홍준 문화재청장, 노회찬 국회의원 등 사회 각계 명사가 한 권씩의 책을 추천한 ‘나의 삶, 나의 책’ 전시회와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시인과 소설가의 작품들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그림, 조각, 판화 등으로 표현한 ‘그림, 문학을 그리다’ 등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현재의 담론, 미래의 비전을 보여 주는 ‘인문학 카페’에서는 6월의 뜨거웠던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 민주화운동에 이론적 바탕을 제공했던 각종 인문사회과학 도서가 ‘아름다운 서재’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북한 출판물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됐다.‘황진이’(홍석중 지음)와 ‘군바바’(김혜성 지음) 등 북한에서 출판돼 한국에서 재편집해 발행된 장편역사소설, 스탕달의 작품을 ‘적과 흑’(한국)과 ‘붉은 것과 검은 것’(북한)으로 제목을 달리해 출판한 양쪽의 도서 등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저자와 사진 한 장´ 등 이벤트 풍성 개막식 당일 최근 ‘청소년 부의 미래’를 출간한 앨빈 토플러가 독자들과 사진을 함께 찍는 등 소설가 박완서, 시인 신현림, 과학자 조경철씨등 작가들과 만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저자와 사진 한 장’ 행사는 선착순이기 때문에 수많은 독자들이 몰려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종환 시인의 시 배달’에 수록된 시를 시인 4∼5명이 낭송하는 시낭송 파티(3일),‘칼의 노래’ ‘남한산성’ 저자인 소설가 김훈 사인회(3일)도 마련돼 있다. ‘직지’ 금속활자판의 인쇄를 체험할 수 있는 코너와 가훈을 써주는 행사도 흥미를 끌 것으로 보인다. 행사는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 한편 대한출판문화협회는 내년부터 세계 주요 도서전과 마찬가지로 ‘주빈국’ 제도를 도입키로 하고, 중국을 첫 주빈국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위안부 첫 고발’ 故 정서운 할머니 추모비

    일제 ‘위안부’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고발한 고(故) 정서운 할머니를 기리는 추모비가 정 할머니의 고향인 경남 하동군에 세워졌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정서운 할머니 추모위원회는 지난 26일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의 작은 공원 취간림에 정 할머니의 넋을 기리는 ‘추모와 평화의 탑’ 제막식을 가졌다. 이 추모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리고 숨진 정 할머니의 뜻을 기리고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촉구하기 위해 건립됐다. 추모위는 탑 건립을 위해 5개월에 걸쳐 모금 활동을 벌였다. 이날 추모비 건립 행사에는 서울, 대구, 통영 등에서 모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 10여명과 민주노동당 권영길·노회찬 의원,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79) 할머니는 추도사에서 “역사가 살아있어야 한다는 마음에 일제의 사과를 요구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전쟁이 없어져 우리 같은 아픔을 당하는 사람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태평양전쟁 희생자를 추모하는 평화순례행사 ‘스톤워크(Stone Walk) 코리아 2007’의 일원으로 전국을 돌고 있는 일본인 5명이 참가, 피해 할머니들을 끌어안고 용서와 화해를 구해 눈길을 끌었다. 정 할머니는 14살때인 1937년 당시 일본군 주재소에 갇힌 아버지를 풀어주겠다는 동네 이장의 말에 속아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8년 간 위안부생활을 했다. 이후 귀국한 뒤 1991년 위안부 존재를 부정하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맞서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해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중국 베이징(北京) 세계여성대회 등에서 활발한 증언활동을 하다 2004년 삶을 마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떡값검사 공개 노회찬의원 기소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신동현)는 21일 안기부 X파일에 거론됐던 ‘떡값 수수 의혹 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혐의(명예훼손)로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노 의원은 2005년8월 안기부·국정원 X파일에 삼성그룹이 떡값을 전달한 것으로 거론된 전·현직 검사 7명의 이름을 공개했고, 이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안강민 전 검사장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경제 불평등 이제 그만] (2) ‘카드사의 봉’ 영세사업자

    [경제 불평등 이제 그만] (2) ‘카드사의 봉’ 영세사업자

    “요즘 같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문 닫고 싶죠. 직원 월급이다 월세다 내면 남는 게 없어요. 카드 수수료까지 숭덩숭덩 나가니 이익이 나는 게 이상한 거죠.” 25년째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서 조그만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나영(56·여)씨. 요즘은 계산대 위 신용카드 단말기를 보면 부아가 치민다. 결제 때마다 빠져나가는 수수료 때문이다. 5만원짜리 파마 손님을 받은 뒤 카드사에 내는 수수료는 보통 4005원. 수수료율이 무려 4.05%로 전체 가맹점 평균인 2.37%의 1.7배다. 한달에 40만원가량을 수수료로 낸다. 손님 10명 중 일고여덟은 카드로 계산한다. 김씨 역시 카드를 자주 사용한다. 그러나 얼마 전 범칙금을 내러 들른 관공서에서는 어이없게도 카드를 받지 않았다.‘수수료 부담이 크다’는 이유였다.“누구나 한 달에 한 번은 머리를 깎아요. 그런데 미용업이 사치업종입니까. 골프는 겨우 1.5%만 내요. 형평에 맞지 않잖아요. 결국 힘 없는 사람만 죽으라는 거죠….” ●이·미용업 수수료율 골프의 두배 가까워 1인당 두장 넘게 갖고 있고, 올해 들어서는 전체 결제금액이 한달에 20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신용카드는 가장 중요한 결제수단이 됐다. 시골에서도 카드를 받지 않는 업소를 찾기 힘들다. 그러나 영세업종에 수수료율이 높게 책정돼 상인들의 불만이 크다. 경기 불황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1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은 이·미용원과 의류, 자동차정비 등 영세업종이다. 이·미용원, 의류는 3.6∼4.05%, 자동차정비는 3.6%에 이른다. 부동산중개업도 3.5∼4.0%다. 반면 골프장은 1.5∼2.2%, 종합병원은 1.5∼2.0%만 부담한다. 주유소와 대형할인점도 각각 1.5%,2.0∼2.7%로 낮은 편이다. 같은 여신협회의 학원 업종에 분류돼 있지만 대학은 1.5∼3.51%인 반면 유치원은 3.45∼3.6%이다. 수수료율 책정에 있어서도 업종의 규모와 입김 등 ‘힘의 논리’가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 시흥동에서 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중도(36)씨는 “매출의 80%까지 카드로 결제된다.”면서 “수익의 7분의1이 고스란히 수수료로 나가 자동차보험 출동업무까지 맡으면서 겨우 수지타산을 맞추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시장자율 책정에 동종끼리도 매장따라 수수료 차등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카드사의 현금서비스·카드론 수익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지난 2003년 25.6%에서 지난해에는 18.4%까지 떨어졌다. 반면 가맹점 수수료의 비율은 같은 기간 14.6%에서 38.9%로 뛰어올랐다. 당기순이익도 덩달아 7조 7000억여원 손실에서 2조 100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현금서비스 등을 대체한 새로운 ‘황금 어장’으로 떠오른 셈이다. 그러나 수수료율이 비교적 낮은 업종이 전체 가맹점 수수료 수익 중 차지하는 비율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한 카드사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전체 신용판매 가운데 대형할인점의 매출 비율은 8.7%. 종합병원은 2.5%, 백화점은 2.6%다. 골프장은 불과 0.8%에 불과하다. 수수료율이 높은 나머지 영세업종이 카드사를 먹여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지역에 있는 같은 업종의 브랜드라도 매장이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수수료율도 달라진다. 인천 부평지역에서 한 의류 브랜드를 취급하는 두 매장은 지난해 각각 3.6%,2.0%의 각기 다른 카드 수수료율을 부담했다. 둘 다 월 매출 5000만원을 올렸지만 카드수수료는 각각 126만원,70만원을 따로 냈다. 연간으로는 672만원의 차이다. 전자는 재래상가, 후자는 대형할인점 매장이다. 대형할인점 입주에 따른 수수료를 감안하더라도 큰 차이다. ●세금보다 수수료 더 많아 카드사만 배불리기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카드수수료는 세금보다 더 무섭다. 지난해 12월 부평에서 한 업주가 올린 매출은 4110만원. 판매 수익은 1027만원 정도 거두고 임차료와 인건비 등 경비로 583만원을 썼다. 종합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의 세금은 30만원. 그러나 카드수수료는 111만원을 냈다. 휴일 없이 하루 12시간 동안 가게에 매달려 손에 쥔 돈은 300만원에 불과했다. 수입의 3분의1이 카드수수료로 날아갔다. 바꿔 말하면 1%만 떨어져도 인건비나 세금은 빠진다는 뜻이다. 인천 부평구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인태연(45)씨는 “요즘은 현금영수증 제도까지 정착되면서 거의 모든 소득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카드 수수료율 조정 없이는 돈을 벌 수 없는 구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절대 다수가 사용하는 카드는 일종의 화폐이자 공공재”라면서 “수수료율 책정을 ‘시장 자율에 맡긴다’는 말은 카드사의 횡포를 장려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수수료 책정 무엇이 문제인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카드사마다 일정 기간을 기준으로 각 업종 협회 등과 협의해 결정한다. 이런 이유로 한 업종의 수수료율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여신협회의 설명에 따르면 가맹점 수수료는 시장 경제 원리에 따라 합리적으로 정해진다. 이는 은행 대출이자나 보험료가 각각 담보·신용상태나 건강상태·사고위험등급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대형할인점 등 수수료율이 낮은 업종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각종 비용절감이 가능하다.”면서 “반면 영세업종은 카드 배손비용 등이 클 뿐만 아니라 평균 결제금액이 적기 때문에 수수료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세업계의 설명은 다르다. 카드사와 업계의 합리적인 ‘합의’가 아닌 카드사의 일방적인 ‘통보’에 따라 대개 수수료율이 정해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한미용사중앙회 이한웅 사무총장은 “수수료율의 차이는 업계 협회와 카드사 간의 협상력의 차이”라면서 “우리처럼 단체행동을 하지 않고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업종은 열이면 열 높은 수수료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생활에 밀접한 업종의 수수료율이 높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자동차부분정비사업조합연합회 임태기 업무부장은 “골프장 수수료율에 비해 서민들이 생활필수품으로 이용하는 정비업이나 이·미용원, 세탁소 등의 비율이 과도하게 높다.”면서 “카드사에서 원가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배손비용 등을 들먹이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외국사례-대안은 해외와 비교해서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높은 편일까. 여신금융협회는 일본의 경우 자금조달금리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낮은데도 국내보다 높은 3.39% 수수료를 받고 있는 등 국내 가맹점이 일본 가맹점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또 미국도 우리나라보다 수수료율이 0.2%포인트 높으며, 유럽은 신용카드가 아닌 직불카드가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와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수수료율 인하를 적극 추진해 온 민주노동당은 일본의 경우 업종별 수수료 수익의 편차가 심하며 유럽연합의 경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만을 볼 때 2004년 기준으로 레스토랑과 렌터카 등 5개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2% 미만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어 호주는 1999년 1.8%에서 2004년 말에는 0.99%로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민노당의 주장이다. 그렇다고 가맹점 수수료율 문제가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것 같지는 않다.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 등은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을 적정화하자는 내용의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연구원에 의뢰한 원가산정 표준안 연구용역 결과도 이르면 이번 달 말 나온다. 이를 기초로 수수료율 산정의 합리적인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민생특위 신장식 위원장은 “수수료율 산정과 심의위원회 설치 및 위원 구성 요건의 법제화 등이 함께 이뤄진다면 영세업계와 카드업계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제주 공군부대 배치 공방

    국방부가 제주도 배치를 추진하고 있는 공군 탐색구조부대의 실체를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는 9일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전날 의혹을 제기한 ‘제주 전투기 대대 배치’ 계획과 관련,“그럴 계획도 없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면서 “탐색구조부대의 규모와 소요부지도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 강용희 국방부 홍보관리관 직무대행은 “제주 해군기지를 방어하기 위해 공군 전투기 대대를 배치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제기가 있지만, 해군 함정은 자체 무기시스템만으로 충분한 방어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추가적인 방어부대 배치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노 의원실 관계자는 “8일 제주지역 TV토론에서도 최광섭 국방부 자원관리본부장이 추후 해군기지 방어를 위해 공군력이 따라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시인했다.”면서 “국방부는 스스로 만든 거짓말의 덫에 빠져 있다.”고 반박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설] 민노당, 정책경선의 모범 보여달라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됐다. 그제 당 선관위에 후보등록을 마친 권영길·노회찬·심상정 세 후보는 권역별 투표가 시작될 8월20일까지 석 달여간 치열한 득표전을 펼치게 된다. 다른 제4의 후보가 가세할 수도 있다. 세 후보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미미한 터라 민노당 경선이 다른 정당들의 집안싸움만큼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노당의 경선은 가벼이 해선 안 될 소중한 가치와 소명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공정하고 깨끗한 정책 대결의 모범을 보이는 일이다. 구체적인 정책을 바탕으로 치열한 논쟁을 벌여줄 것을 세 후보에게 당부한다. 진보이념의 명확한 정책노선을 지닌 정당인 까닭에 정책 차별화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런 한계를 넘어서려면 그만큼 정책공약이 세밀하고 정교해야 한다. 민중민주(PD)계열과 민족해방(NL)계열로 이뤄진 정당이므로 이념노선의 차이에 따른 정책 차별화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좀더 지켜봐야겠으나 경선 초반 세 후보의 정책에 그다지 차이점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분발해야 한다. 그저 당 정책을 베껴놓고 정책대결의 시늉이나 내면서 뒤로 세 불리기에 몰두한다면 이는 자신들이 비난하는 다른 정당의 낡은 행태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정치판이 어지럽다. 범여권은 사분오열된 채 짝짓기 궁리에 몰두해 있다. 한나라당은 두 유력주자의 이전투구 속에 날이 새는 줄 모른다. 민노당과 세 후보들만이라도 이런 구태정치에서 벗어나 국민들에게 아름다운 경선을 선물하길 바란다. 그제 공동선언문을 통해 약속한 네거티브 선거 배격과 정책경쟁, 경선비용 공개 다짐을 꼭 실천해야 한다. 깨끗한 경선으로 국민에게 정당정치의 모범을 보이고, 한국 정치를 조금이나마 정화해주길 기대한다.
  • 제주 공군기지논란

    해군기지 건설 찬반논란으로 제주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8일 “국방부가 제주도에 전투기 대대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노 의원은 이날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가 제주에 추진중인 남부 탐색구조부대는 전투기 1개 대대(전투기 18∼20대)와 지원기(수송기, 헬기) 1개 대대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규모의 부대”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제주도에 전투기 대대를 배치할 계획이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최광섭 국방부 자원관리본부장은 “수분이면 제주도까지 전투기가 날아가는 상황에서 제주에 전투기대대를 배치할 필요성이 전혀 없다.”며 노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 김태환 제주지사는 “지난해 8월 공군전략기지의 제주 배치여부에 대해 국방부와 공군에 공식적인 입장을 요청, 국방부는 ‘남부탐색구조부대 이외 공군전략기지를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확인했고 최근 김장수 국방부 장관도 이를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중도우파 이미 공중분해 올 대선 신자유주의 심판”

    “중도우파 이미 공중분해 올 대선 신자유주의 심판”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학 박노자 교수가 연말 대선에 민주노동당의 지원군으로 나선다. 박 교수는 6년 전 귀화한 ‘한국인’으로, 그동안 한국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으로 ‘(한국태생의)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잘 아는’ 학자로 불린다. 그는 안식년을 맞아 두달 전 입국해 성균관대에 머무르고 있다. 외부 강의와 자료수집에 몰두하고 있지만, 민노당 노회찬 후보의 정책조언을 하면서 직·간접적 정책지원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박 교수는 다음달 다시 노르웨이로 돌아갈 계획이다. 박 교수는 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연말 대선을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극우강경 세력과 민노당을 정점으로 한 사회민주주의 세력의 전면전”으로 규정했다. 박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등 중도우파는 이미 공중분해됐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개혁적 요소를 강경우파적으로 사기판매했다.’는 시각이다. 그는 “이라크 파병 때 그들의 실체를 들켰는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완전히 드러났다.”고 못박았다. ●노대통령·한나라는 신자유주의 노 대통령의 탈당으로 여당이 없어져서 집권세력에 대한 심판이 애매모호해졌지만, 그는 “특정 개인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아우르는 ‘신자유주의’ 세력을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정책 생산능력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노 대통령의 신자유주의적 요소에 실망하면서도 개발과 자유주의에 대한 환상이 남아 있어 극우세력들이 다소 유리한 부분이 남아 있다.”면서 “극우세력들의 선정주의에 대항하려면 사회민주주의 세력들이 정책적 무기를 들고 총공세를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측면에서 민노당이 한나라당의 주적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특히 시대여건상 한국이 복지형(재분배형) 국가로 나아가야 하는데 경험이 없다 보니, 각종 조세·재분배 정책과 무상 의료·교육 등 노르웨이의 선례를 분석해 한국적 상황에 맞게 도출하는 중이라고 한다. ●“학자 직접 정치하면 학자역할 포기” 노회찬 후보를 지지하게 된 것은 “확고한 철학과 실천능력, 쉬운 언어구사로 (민노당 후보중) 가장 득표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노당 창당 이후 줄곧 지지세력이었던 만큼 일차적으로는 민노당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가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정운찬 전 총장의 불출마에 대한 견해를 묻자 “학자가 정치적 신념을 갖고 조언자 역할을 하는 건 좋지만 정치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학자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배계급이 주도하는 한국 정치현실에서 (학자의 정치 입문은) 지배계급을 견제해야 할 학자들이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한편 박 교수를 비롯, 민노당 대선주자 캠프가 상당수 명망가들로 꾸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심상정 의원 캠프에는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과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이 가세하고 있다. 특히 김상조 개혁경제연대 소장이 ‘세 박자 경제론’이란 아이디어를 냈다. 권영길 의원 캠프엔 박용진 전 대변인과 민주노총 관계자, 창당 주역들이 힘을 보태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민노당 올 대선 전망

    민노당 올 대선 전망

    역대 대선에서 민주노동당 후보의 득표율은 5%가 채 안됐다.1997년 대선에는 민노당의 전신인 국민승리21의 권영길 후보가 1.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2002년 대선에서도 당시 권영길 당 대표가 후보로 추대돼,3.9%의 표를 얻었다 현재 민노당은 7∼8% 정도의 정당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한 조사에서는 10%를 넘었을 뿐만 아니라 열린우리당을 앞섰다. 민노당의 당 지지율은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지지율과 비례하는 경향을 보인다. 진보·개혁 성향의 유권자들이 열린우리당이 잘 되면 민노당에 한 표를 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전략적으로 투표를 하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후보단일화협의회(후단협)가 깨진 뒤 “민노당을 찍으면 한나라당이 된다.”는 유시민 의원의 이른바 ‘사표론’이 먹혔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대선은 정당 지지율과 후보 지지도가 다르게 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민노당 후보의 득표율은 당 지지도보다 낮게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권영길 예비후보는 1.1%, 노회찬 예비후보는 1.0%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맥락에서 후보 지지도가 당 지지율을 상회하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즉 민노당 후보가 당 지지율을 넘어선,10% 이상의 지지도를 확보하면 민노당이 정계개편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폴컴 윤경주 대표는 “이번 선거는 다른 대선보다 인물이 중요해졌는데 현재 범여권 후보들의 지지율은 미비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민노당 후보의 지지율이 당 지지율을 상회하면 연말 선거연합에 이어 연립정부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민주노동당 대선 삼국지

    민주노동당이 ‘대선 삼국지’ 시대를 선언했다.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진보정당 초유의 3자간 대결구도가 펼쳐진다. 삼두마차는 권영길·노회찬·심상정 의원이다. 오는 9월이면 연말 대선에 나갈 대표선수가 선출된다. 민노당은 이번 대선에서 진보정당 집권의 첫 꿈을 실현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진보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 중도와 선을 긋고 한나라당의 보수성에 정면으로 맞설 채비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반 신자유주의, 서민경제라는 화두를 통해 진보적 대안세력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민노당은 권영길 의원이 당의 전신격인 ‘국민승리 21’ 후보로 출마했던 1997년 15대 대선 당시 1.2%(30만여표)를,16대 때는 3.9%(95만여표)를 기록했다. 정체와 도약의 기로에 선 민노당의 선택, 이번 대선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다. 막오른 민노당 대선 경쟁은 ‘가능성’과의 전면전 양상을 띠고 있다. 집권 가능성, 진보정당의 독자생존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민노당으로서는 범여권의 실체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여서 진보개혁 세력의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여야가 뒤바뀌면서 ‘심판’과 ‘대안’의 대선전에서 심판 기능이 실종될 우려도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열린우리당과 중도에 대한 허울을 벗겨내야 하는데 고민”이라며 민노당의 이중적 위치를 걱정했다. ●보수 vs 개혁 vs 진보 대결구도 대선정국에 대한 예비주자 3인의 시각에서도 이같은 고민이 보인다. 권영길·심상정 의원은 ‘진보VS보수’의 양자 구도로 설정했다. 반 신자유주의 세력의 대연합을 통해 보수세력과 대결하자는 목표다. 당과 진보진영의 외연확장을 도모하는 리더십이 우선 요구된다. 반면 노회찬 의원은 ‘보수 vs 개혁 vs 진보’라는 3자 대결구도를 점쳤다. 민노당의 독자성과 정체성 강화가 최우선 과제로 부각된다. 세 후보의 정책 차별성은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지만 각론에서는 미세한 차이가 느껴진다. 특히 한반도 평화정책이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한반도 정세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 이외에 당내 자주파의 표심을 겨냥한 의중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연합연방통일공화국’수립을 위한 ‘3단계 남북관계 공동조치’를 제시했다. 통일국가의 상을 보여주고 대북문제에서 경제적 접근을 우선시하는 범여권의 전략을 비판하고 있다. 노 의원이 구상하는 평화체제 구축 방안은 전략적 유연성 문제를 포함한 한·미동맹, 북핵문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노 의원은 “(한반도 평화는) 북의 남침 가능성에 대한 대비보다 미국의 새로운 전략에 대한 대응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1국가 2체제 2정부’의 한반도 평화경제공동체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심 의원측은 “북·미관계보다 이제는 남북이 한반도 평화체제 형성의 주체가 돼야 한다.”며 남한의 군비축소와 북한 지원 등을 선결조치로 들었다. 한편 권 의원은 진보진영내 금기사항인 ‘성장론’을 화두로 진보적 경제성장론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노 의원은 기존 정책을 정치화하는 행보에 주력하고, 집권하면 100시간 내에 국회에 회부할 입법계획을 발표하겠다고 선언했다. 심 의원은 ‘경제전문가’라는 장점을 살려 ‘세박자 경제론’을 주창하는 한편, 반 한·미 FTA대표주자, 비정규직 이슈 주도력 등으로 돌풍을 자신했다. ●당지지율보다 낮은 후보지지율이 문제 다자구도로 치러지는 첫 대선 경선은 한국 진보정당사의 진전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당 지지율보다 낮은 후보 지지율 문제가 고민거리다. 지난달 재보선 직후 국민일보가 ‘여의도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민노당 지지율은 11.2%를 기록해 열린우리당을 앞질렀다. 하지만 당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은 합해야 1.5∼3.5% 수준이다. 후보의 구심력이 작동될 수 있는 당 체제 전환이 절실해 보인다. 당내 경선이 진성당원에 의해 치러지는 것을 감안할 때 권·노·심 삼각구도의 판세는 각각 ‘5:3:2’라는 것이 당내 관계들의 전언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대선 예비후보 등록 첫날 노회찬등 15명 접수마쳐

    제17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등록 첫날인 23일 모두 15명이 등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무소속 최상면 후보를 시작으로 열린우리당 허경영, 무소속 임천규, 민주노동당 심상정·노회찬 후보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시민당 최용기 후보, 한나라당 서상록 후보와 무소속 안광양 정한성 이나경 조화훈 박노일 김성부 하종극 심만구 후보도 등록했다. 민노당 심 의원과 노 의원은 예비후보 등록 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보 정당 민노당의 대선 승리를 이뤄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예비후보 등록은 선관위 업무시간인 오후 6시까지로 등록기간은 11월24일까지다. 정식후보 등록은 11월25·26일 이틀간이며 27일부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다.대선 예비후보 등록제도는 올해 처음 도입됐다. 정치 신인과 무소속, 군소정당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자신들을 알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예비후보자는 등록과 동시에 선거사무소를 설치해 10인 이내의 선거사무원을 두고 간판, 현판, 현수막을 1개씩 게시할 수 있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정치플러스] 권영길 “18일 대선출마 공식선언”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5일 “오는 18일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노당 대선후보 경선은 이미 출마를 선언한 노회찬·심상정 의원을 비롯해 3파전 이상으로 치러지게 됐다. 권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대선후보로 결정된다면 싸워서 이길 자신이 있다.”고 했다.
  •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박근혜 9억여원 ↑·김근태 341만원 ↓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박근혜 9억여원 ↑·김근태 341만원 ↓

    대선주자들의 지난 한해 재테크 결과도 희비가 엇갈렸다. 30일 국회 공직자윤리위 재산등록 및 변동사항 공개목록에 따르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전년보다 9억 9889만원 증가한 21억 7537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의 공시지가가 9억 5819만원 상승한 결과다. 범여권의 경우 민생정치모임 천정배 의원의 재산이 가장 많았다. 변호사 출신인 천 의원은 부동산 가격이 1억 4328만원 상승한 데 힘입어 7억 4973만원의 재산총액을 기록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은 전년보다 341만원 감소한 5억 2927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같은 당 김혁규 의원은 지난해에 비해 2900만원이 줄어든 103억 872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가액변동분 없이 봉급저축과 부동산 가격상승 등으로 순자산이 1억 152만 4000원이 늘어나 재산총액이 5억 2098만 5000원에 달했다. 한나라당 대선 경선주자인 원희룡 의원은 전년보다 1억 8033만원 증가한 7억 3378만원을 신고했고, 고진화 의원도 4594만원 증가한 1억 1774만원의 재산을 각각 신고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지난해보다 4737만원가량 줄어든 2059만원을 신고했다. 심상정 의원 역시 4375만원이 줄어들어 1억 2600만원의 재산총액을 기록했다. 반면 권영길 의원은 7849만원 늘어난 9억 2980만원을 신고해 대조를 이뤘다. 원외인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번 재산신고 대상에서는 빠졌지만 지난해 178억 9900만원을 신고, 다른 주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부동산과 증권 등 주요재산의 가액 변동사항을 신고하도록 바뀐 올해 재산신고기준을 적용한다면 재산이 훨씬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 전 지사는 경기지사 시절 2억 9394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도 2005년 2월 통일부장관 재직시 2004년 말 현재 4억 6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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