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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익범 특검 “청와대의 ‘아리랑TV 감사’ 역제안, 불법성 없어”

    허익범 특검 “청와대의 ‘아리랑TV 감사’ 역제안, 불법성 없어”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은 27일 경공모 변호사에 대한 청와대의 ‘아리랑TV 감사’ 역제안 역시 불법성이 없다고 봤다. 허익범 특검은 이날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지난해 11월쯤 김경수 당시 국회의원이 경공모 경공모의 법률자문인 윤모 변호사를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하고, 이에 청와대가 올해 3월 윤 변호사에게 전화해 아리랑TV 비상임감사를 제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불법 요소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경공모 내부에서 윤 변호사를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하자는 논의가 있었던 흔적은 있으나 실제 외부로 표출된 증거는 전혀 없다”며 “청와대 관계자가 윤 변호사에게 아리랑TV 비상임감사를 제안한 것은 사실이나 바로 윤 변호사가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리랑TV 비상임감사의 경우 1년에 4~5회 있는 회의에 참석시 회의비로 20만원을 지급받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대우나 혜택이 없어 선거운동에 대한 대가로 제안할만한 직위로 보기 어렵다”며 “위 제안과 김경수 지사와의 관련성도 확인되지 않고 그 외 불법요소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특검은 김정숙 여사의 “‘경인선’에 가자”는 발언에 대해 불법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드루킹 김모씨(49) 일당이 만든 경인선(경제도사람이먼저다)은 지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오프라인 조직이다. 김 여사는 지난해 4월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투표일에 참석해 지지자들을 찾아 인사하면서 지지그룹 중 하나인 경인선과 관련해 “경인선도 가야지. 경인선에 가자”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동영상이 확산되면서 김 여사가 경인선과 드루킹, 경공모의 불법활동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확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경인선은 경공모가 주축으로 조직한 외부 선거운동 조직으로 경선장에서 (문재인)대선후보를 지지하는 경선운동을 활발히 진행했다”면서도 “(문재인)후보의 배우자(김 여사)가 지지그룹인 경인선 회원들과 인사를 하고 같이 사진을 찍은 사실만 확인되나 이 사실만으로는 불법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특검팀은 경공모가 운영자금으로 29억8000만원 상당을 지출했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이 비용은 경공모의 자체 수입으로 충당했고 이 과정에서 외부 자금 유입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허 특검은 수사와 관련, 그간 정치권으로 부터 지속된 비난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적법하고 정당한 수사일정 하나하나마다 정치권에서 지나친 편향적 비난이 계속돼온 것을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허 특검은 이날 “개인적 소회를 말씀드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사팀 개인에게 억측과 근거 없는 음해가 있었던 점을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거듭 정치권의 ‘특검 흔들기’에 거듭 불만을 표하면서 “품위 있는 언어로 저희 수사팀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 독립을 촉구하며 건설적 비판을 해주신 많은 분들께는 감사드린다”고 했다. 허 특검은 불법 정치자금 관련 수사망이 좁혀오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노회찬 전 의원 별세와 관련해선 “수사기간 중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에 대해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다시 드리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특검, 60일간 이끈 수사 마무리…오늘 대국민 보고

    특검, 60일간 이끈 수사 마무리…오늘 대국민 보고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7일 ‘드루킹’ 수사를 공식 종료한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허 특검이 직접 지난 60일간 이끈 특검 수사의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대국민 보고의 구체적인 시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허 특검은 지난 6월 7일 지명돼 같은 달 27일부터 드루킹 일당이 벌인 댓글조작의 전모를 수사해왔다. 특히 드루킹 일당이 정치권에 불법자금을 건넨 의혹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댓글조작을 지시한 의혹 등을 중심으로 파헤쳤다. 드루킹 일당에 대한 압수수색과 결과물 분석에 주력한 특검은 드루킹이 쓴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이를 토대로 2016년 12월∼올해 2월 기사 7만 5000여개에 달린 댓글 118만개에 8800여만건의 호감·비호감 수를 조작한 혐의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특검은 김 지사가 킹크랩을 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댓글조작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판단해 지난 24일 그를 댓글조작 공모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특검은 김 지사와 드루킹이 2017년 5월 대선을 앞두고 댓글조작의 양을 늘리는 등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위한 여론조작을 벌인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드루킹이 킹크랩 구동에 사용한 휴대전화 수를 대선 직전 100대 안팎까지 확충한 기록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결과 발표 이후엔 최소한의 인원만 남는다. 이제 김 지사 등 재판에 넘긴 총 12명에 대한 공소유지에 주력할 예정이다. 특검은 댓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김 지사와 드루킹 일당 9명을, 김 지사의 옛 보좌관 한모씨에게 500만원을 건넨 혐의로 한씨와 드루킹 일당 4명을 기소했다. 드루킹과 도모·윤모 변호사 등 4명은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도 재판을 받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노회찬 정신’ 이어갈 재단·도서관 생긴다

    ‘노회찬 정신’ 이어갈 재단·도서관 생긴다

    지난달 23일 세상을 떠난 고 노회찬 전 의원의 뜻을 기리는 추모사업이 추진된다. 26일 정의당에 따르면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와 김윤철 경희대 교수, 임영탁 전 인천지역 민주노동자연맹 대표 등은 노 전 의원의 49재인 다음 달 9일 추모사업 설립계획을 담은 제안문을 발표할 계획이다. 사업체 형식으로는 재단이나 추모사업회, 기념사업회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재단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으로 확정될 경우 ‘노회찬 재단’(가명)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뒤 설립된 노무현 재단을 모델로 구상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청년 정치인을 양성할 ‘노회찬 정치학교’와 고인의 책을 전시하고 관리할 ‘노회찬 기념 도서관’을 함께 세우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한편, 정의당은 노 전 의원의 49재를 이틀 앞둔 9월 7일 오후 7시 국회 잔디밭에서 추모문화제를 연다. 이금희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은 추모제에는 전인권 밴드와 세월호 유가족들이 만든 416 합창단, 노 전 의원의 자작곡 ‘소연가’를 록버전으로 편곡한 인디밴드 노랑 등이 참가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허익범 특검팀 ‘드루킹’ 일당 10명 기소…김경수 지사도 곧 재판에

    허익범 특검팀 ‘드루킹’ 일당 10명 기소…김경수 지사도 곧 재판에

    수사 종료를 하루 앞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댓글조작에 가담한 ‘드루킹’ 김동원씨(이하 드루킹) 일당 10명을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수사기록 정리가 끝나는 대로 김경수 경남지사를 댓글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조만간 기소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드루킹과 그가 이끈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들을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댓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경공모 회원은 드루킹을 비롯해 ‘둘리’ 우모씨, ‘솔본아르타’ 양모씨, ‘서유기’ 박모씨, ‘초뽀’ 김모씨, ‘트렐로’ 강모씨 등 구속된 6명과 ‘아보카’ 도모 변호사, ‘파로스’ 김모씨, ‘성원’ 김모씨 등 총 9명이다. 특검팀은 또 댓글조작 혐의를 받는 드루킹, 도 변호사, ‘파로스’ 등 3명과 경공모 핵심 회원인 ‘삶의축제’ 윤모 변호사 등 4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도 함께 기소했다. 댓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9명에 윤 변호사까지 합쳐 이날 기소된 드루킹 일당은 모두 10명이다. 특검팀은 이들이 2016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7만 5000여개 기사에 달린 댓글 118만개에 ‘매크로’ 프로그램(일일이 추천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추천 수를 늘리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동원해 불법으로 8800여만번의 호감·비호감 클릭을 했다고 보고 있다. 드루킹 등 일부 피고인은 댓글조작 혐의로 이미 기소됐으나, 이는 올해 1월 17일∼18일, 2월 21일∼3월 20일로 범행 시점이 한정돼 있다. 또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 측에 수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네고, 이에 대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허위 증거를 제출한 혐의 등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특검팀은 드루킹에게 댓글 조작 프로그램 개발과 운용을 지시했다고 판단한 김경수 지사에 대한 공소장 역시 이르면 오늘, 늦어도 내일 오전 중 법원에 접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김 지사 관련 수사기록을 정리 중인 특검팀은 김 지사가 댓글 작업의 대가로 드루킹 측에 일본 총영사직을 제공하려 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특검팀은 김 지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다툼의 여지가 있고 증거인멸의 우려나 도주의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해 지난 18일 영장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한편 드루킹 측으로부터 인사청탁 관련 편의를 봐달라는 명목으로 500만원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한모씨도 김 지사와 같은 시점에 기소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검, ‘드루킹’ 수사 마무리…이르면 오늘 김경수 기소

    특검, ‘드루킹’ 수사 마무리…이르면 오늘 김경수 기소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드루킹’ 수사를 마무리하고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긴다. 특검은 이르면 24일 오후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드루킹의 댓글조작 혐의에 공모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로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드루킹 일당이 사용한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의 개발과 운용을 허락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드루킹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많이 읽힌 기사에 달린 댓글을 조작했다는 것이 특검의 수사 결과다. 특검은 이들이 2016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7만 5000여개 기사에 달린 댓글 118만개에 대해 ‘호감·비호감’ 버튼을 약 8800만번 클릭했다고 본다. 또 특검은 김 지사가 댓글 작업의 대가로 드루킹 측에 일본 총영사직을 제공하려 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구속 상태의 드루킹 일당과 드루킹의 최측근인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도모·윤모 변호사 등도 댓글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예정이다. 드루킹과 도 변호사 등의 경우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건넨 혐의도 기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 변호사는 2016년 당시 드루킹의 불법자금 공여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에 허위 자료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증거를 위조한 혐의도 있다. 특검은 25일 수사 기간이 끝난 뒤 최소한의 인원을 남겨 이들에 대한 공소유지에 전력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댓글 본류 수사는 빈손, 곁가지 과잉 수사로 막내린 특검

    ‘드루킹’ 김동원씨의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해 온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수사 기간 연장 없이 오는 25일 활동을 마무리한다. 특검측은 어제 브리핑에서 “진상규명 정도와 증거 수집을 비롯한 수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사 기간 연장 승인 신청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불구속 기소 여부 등 수사 결과는 오는 27일 발표된다. 역대 13번의 특검 중 수사 연장을 스스로 포기한 특검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해 두 차례나 소환 조사를 벌이며 공을 들였던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 동력이 급격히 떨어진 게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인다. 지난 6월 27일 출범한 특검팀은 그간 김씨 일당이 벌인 8000만건이 넘는 댓글 조작 행위의 공모 여부를 밝히고자 김 지사와 송인배·백원우 청와대 비서관 등 여권 인사들을 소환 조사했다. 인사청탁 등의 불법 연루 의혹도 조사했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앞선 경찰과 검찰의 부실 수사로 물증 확보 등에 어려움이 있었던 사정을 이해 못할 바 아니나 ‘빈손’의 변명이 될 순 없다. 특히 특검은 댓글 조작 본류 수사가 난항을 겪자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부각시키고, 송 비서관이 모 업체로부터 수년간 급여 명목의 자금을 받은 혐의를 조사했다. 곁가지 과잉 수사로 본말을 흐리는 먼지털이식 특검 관행을 되풀이했다는 점은 부끄러워해야 할 대목이다. 특검을 정쟁 도구로 삼은 정치권도 반성해야 한다. 특검의 일거수일투족마다 여야가 거친 말로 공방을 벌이는 현실에선 어느 특검이라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자유한국당 등에서 공세를 벌인 것은 그렇다고 하다라도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치 특검’으로 몰아붙인 행태는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것이다. 이제 실체적인 진상 규명의 공은 법정으로 넘어가게 됐다. 특검은 남은 기간 보완조사를 거쳐 김 지사를 불구속 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드루킹과 김 지사의 증언이 엇갈리는 만큼 누가 거짓을 말하는지 철저히 밝혀내 단죄해야 할 것이다.
  • 역대 첫 스스로 막 내리는 ‘빈손 특검’

    역대 첫 스스로 막 내리는 ‘빈손 특검’

    김경수 영장 기각·노회찬 죽음 등 부담金, 불구속 기소… 수사결과 27일 발표‘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검팀이 수사 기간 연장 신청 없이 60일 특검 수사를 끝낸다. 역대 13번의 특검 가운데 스스로 수사 기간 연장을 포기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상융 특검보는 22일 오후 서울 강남역 J빌딩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서 취재진에게 “특별검사는 굳이 더이상의 조사나 수사가 적절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아 수사 기간 연장 승인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특검법 2조에 규정된 수사 대상에 대해 그간 진상 규명 정도와 증거 수집을 비롯한 수사진행 필요성 등 수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특검 수사는 1차 수사 기한인 오는 25일 완전히 끝나고, 이후 특검팀은 최소 인력만 운용하며 공소유지를 이어 간다.이번 연장 신청 포기는 이례적인 결정이다. 앞서 12번의 특검 중 수사 기간 연장에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했던 6번의 특검은 모두 연장 신청을 했다. 이 중 2003년 대북송금 특검, 2012년 내곡동 사저 특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은 연장 신청이 거부돼 수사를 종료했다. 대통령 승인 없이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었던 특검은 예외 없이 수사 기간을 연장했다. 그간 특검팀 내부적으로 추가 수사를 진행하는 게 의미 없다는 ‘무용론’과 김경수 경남지사를 비롯한 여권 핵심부를 더 파헤쳐야 한다는 ‘강경론’이 부딪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으로 연장 신청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기울어진 배경에는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상황에서 추가 기간이 주어져도 성과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에 더해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죽음과 ‘정치 특검’이라는 비판 등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의 주요 과제는 김 지사와 드루킹 일당 간의 공모 관계를 밝혀내는 일이었지만, 김 지사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했다. 나아가 백원우·송인배 청와대 비서관과 관련해서도 참고인 조사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 앞선 경찰 수사에 견줘 큰 진전이 없기 때문에 ‘빈손 특검’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검팀은 김 지사에 대한 수사는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마무리 짓고 향후 공판에서 혐의를 다툴 방침이다. 특검팀은 관련 수사기록을 모두 서울중앙지검으로 이관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남은 수사 기간 동안 수사결과 보고서 작성과 함께 공소유지 대비에 매진할 예정이다. 최종 수사결과는 오는 27일 오후 발표된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썰전’ 박형준 “특검 소환 김경수, 태도 문제…오만하게 비칠 수 있어”

    ‘썰전’ 박형준 “특검 소환 김경수, 태도 문제…오만하게 비칠 수 있어”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갑작스러운 사고에 결방했던 JTBC 시사 토크프로그램 ‘썰전’이 4주 만에 방송을 재개했다. 16일 밤 방송된 ‘썰전’의 노회찬 의원의 빈 자리를 원년 멤버인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채웠다. 이날 방송에서는 ‘드루킹’ 김동원씨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일당들과 함께 불법 댓글 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보수논객인 박형준 교수는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던 김경수 지사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박형준 교수는 “(김경수 지사) 본인이 관련된 문제로 국민 세금 31억원을 써서 특검을 하는 것 아니냐”면서 “국민들에게 송구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건데, 대선주자 출정식이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김경수 지사가 특검에 소환될 당시 장미꽃을 던지고 자신을 응원하던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화답한 모습을 언급한 것이다.박형준 교수는 “당당한 것도 좋지만 자칫 국민들에게는 오만함으로 비칠 수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철희 의원은 “김경수 지사는 (특검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 군말 없이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그런데 특정 언론사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다. 그 언론사 이름을 붙여 ‘○○특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조사 과정에서 드루킹이 진술을 번복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대질신문을 했는데 현장에 있던 검사가 당황했다는 것 아니냐”면서 “킹크랩(댓글 조작 매크로 프로그램) 시연회에서 김경수 지사가 회식비 100만원 줬다는 진술을 뒤집어버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이 이미 밝혀진 사실을 새로운 것인양 언론 플레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형준 교수는 “출두했다는 게 수사에 협조했다는 게 아니다. 그건 의무다”라면서 “거짓말하지 않고 진실을 밝혀야 협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김경수 지사의 진술도 사건 초기와 비교할 때 계속 달라져왔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선 때 댓글 조작이 있었는가’, ‘김경수 지사가 이에 관여했는가’가 특검 수사의 핵심이라면서 “김경수 지사의 ‘킹크랩 시연회’ 참석 여부가 중요 쟁점이라고 언급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5당 5색’ 비빔밥 메뉴로 정치권 협치 강조

    ‘5당 5색’ 비빔밥 메뉴로 정치권 협치 강조

    김성태 “드루킹 특검 연장요구 답 없어” 정의당, 故노회찬 의원 책 선물로 전달 文도 中企서 만든 느티나무 만년필 선물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16일 청와대에서 가진 오찬 회동은 2시간 12분 동안 ‘여·야·정 상설협의체’ 개최에 전격 합의하는 등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문 대통령과 원내대표들은 상석이 따로 없는 원탁에서 식사하며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항상 1(여당) 대 4(야당)로 하는데 오늘은 2(대통령+여당) 대 4가 돼 든든하다”고 말해 폭소가 터지는 등 시작은 화기애애했다. 잠시 긴장감이 흘렀던 순간도 있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드루킹 특검과 관련해 “성의 있는 답변을 내 달라”며 수사 기간 연장을 요구할 때였다. 김 원내대표는 회동 후 “문 대통령이 일언반구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회동에 앞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질을 요구하겠다고 예고했던 김 원내대표는 “오늘 언급을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국민연금과 사법 농단 등 현안 관련 대화도 오갔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국민연금 개편과 관련해 정부가 마치 최종안을 추진하는 것처럼 오해하지 말아 달라는 대통령의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전교조는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 농단 대상이었으니 문 대통령이 당장에라도 직권취소해 법외노조가 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건의했고 문 대통령이 검토해 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와 관련,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국회뿐 아니라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특활비도 예산 때 이런(폐지) 부분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문 대통령의 동참을 요구했다. 윤 직무대행은 노회찬 전 원내대표의 장례와 관련해 “대통령께서 심심한 조의를 표해 주신 점을 감사드린다. 유족이신 김지선 여사께서 감사의 뜻으로 책을 보내 주셨다”며 노 전 원내대표가 생전에 집필한 ‘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를 선물했다. 노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회동에서 문 대통령에게 ‘82년생 김지영’을 직접 선물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느티나무로 만든 만년필을 5당 원내대표에게 선물했다. 청년 중소기업이 만든 만년필로 5당 원내대표의 이름을 각각 새겼다. 청와대는 민주당의 파란색을 상징하는 블루버터플라워, 한국당의 빨간 무생채, 바른미래당의 민트색 호박나물, 민주평화당의 녹색 엄나물, 정의당의 노란색 계란으로 만든 오색 비빔밥을 ‘협치’ 메뉴로 준비했다. 청와대가 바른미래당의 민트색 식재료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고 윤 대행이 전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서울포토] 고 노회찬 의원 저서와 사진 선물 받는 문 대통령

    [서울포토] 고 노회찬 의원 저서와 사진 선물 받는 문 대통령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권한대행이 16일 오후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5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서 고 노회찬 의원의 부인 김지선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하는 노 의원의 책과 사진을 전달하고 있다. 2018. 8. 16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썰전’ 이철희 의원 출연 확정, 결방 4주 만에 19일 방송 재개

    ‘썰전’ 이철희 의원 출연 확정, 결방 4주 만에 19일 방송 재개

    ‘썰전’ 방송 재개 소식이 전해졌다. 13일 JTBC ‘썰전’이 4주 만에 방송을 재개한다. 앞서 ‘썰전’은 출연진인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3주째 방송을 중단했다. JTBC 측은 이날 故노 의원을 대신 일단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썰전’ 진보 패널로 출연한다고 밝혔다. 이철희 의원은 ‘썰전’이 첫 문을 연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출연한 바 있다. 이 의원 측은 ‘썰전’ 출연에 부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진과 오랜 시간 이어온 인연으로 고민 끝에 출연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분간 ‘썰전’은 MC 김구라, 박형준, 이철희 체제로 방송을 이어간다. 한편 이 의원이 새 진보 패널로 출연하는 ‘썰전’은 오는 16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썰전, 노회찬 빈자리에 이철희 의원

    썰전, 노회찬 빈자리에 이철희 의원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JTBC 시사프로그램 ‘썰전’에 투입된다. 이 의원은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을 대신해 진보 패널 자리에 앉는다. 이 의원은 썰전의 2013년 첫 방송 때부터 2016년까지 출연한 창립 멤버다. 썰전은 유시민 작가 후임인 노 의원이 지난달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3주 연속 결방했다. 제작진은 김구라, 박형준 동아대 교수, 이 의원이 함께하는 썰전이 오는 16일 밤 방송된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문 대통령-더불어민주당 지지율 대선 이후 최저

    문 대통령-더불어민주당 지지율 대선 이후 최저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6~10일 전국 성인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 포인트),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2.2% 포인트 하락한 40.6%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대선 직전인 지난해 4월 4주차(39.6%)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집권여당이 된 이후로는 최저치다. 자유한국당은 19.2%로 지난주에 비해 1.6% 포인트 상승해 20%대에 근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선거 이후 보수층이 상당 수 이탈했던 자유한국당은 최근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소위원회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다시 지지율을 회복하고 있다.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별세 이후 2주째 상승한 정의당 지지율은 0.1% 포인트 내린 14.2%로 나타났다. 정의당은 진보층과 중도층이 결집하면서 지방선거 당시(6.9%) 이후 배 이상 지지율이 오른 상태다. 바른미래당은 0.3% 포인트 하락한 5.5%를 기록하며 5%대를 유지했다. 민주평화당은 0.4% 포인트 떨어져 2.4%로 집계됐다. 지난주 주중 집계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58.0%)로 나타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주간 집계로도 최저치(58.1%)를 기록했다.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6.0% 포인트 오른 36.4%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보수층과 중도층,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서울, 호남, 충청권, 20대와 40대, 50대, 60대 이상 등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까지 3개월간 19.3% 포인트 하락했다”며 “이런 내림세는 경제·민생에 대한 부정적 심리의 장기화와 아울러 지난주 있었던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특검’ 출석 관련 보도의 확산, 정부의 전기요금 인하 방식과 수준에 대한 비판 여론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홍준표 또 페이스북 글 “저들은 가식, 우리는 진실”

    홍준표 또 페이스북 글 “저들은 가식, 우리는 진실”

    ‘페이스북 정치’를 끊겠다던 선언이 이미 오래 전 무색해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또 다시 글을 올려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홍준표 전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 “저들은 정치를 퍼포먼스로 하는데 우리는 리얼리티로 정치를 했다”면서 “진실은 가식을 이기지 못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러나 가식은 본질이 곧 드러나게 된다. 영원히 숨겨지는 가식은 없다”면서 문재인 정부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홍준표 전 대표는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나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페이스북 정치는 끝낸다”고 선언한 바 있다. 같은 달 27일에도 페이스북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 이날까지 모두 5차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 정부와 여권을 비판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특히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별세한 직후인 지난달 29일 “어떤 경우라도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라면서 노 의원의 죽음과 그에 대한 애도를 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홍준표 전 대표는 9월 중순쯤 부친 제사를 포함한 신변 문제 등으로 잠시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 주도해야… 野와 협치는 필수”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 주도해야… 野와 협치는 필수”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을 주도해야 합니다. 국제 정세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도 국익을 위해 현명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불가능합니다.”남재희(84) 전 노동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논객이자 정치평론가로 손꼽힌다. 서울신문 주필 등 언론인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과 장관 등을 지내며 언론과 정치 등 각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장관 재임 당시에도 노동계의 무노동 부분임금을 지지하면서 ‘비판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웅숭 깊은 진보적 색채의 칼럼으로 우리 사회에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관훈클럽에서 만난 그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형형(炯炯)한 눈빛으로 북핵 등 국제 정세와 한국 정치에 대해 막힘 없이 의견을 풀어냈다.→요즘 북·미 회담을 보면 마치 외줄타기 하는 광대를 눈앞에서 보는 듯하다. -미국이나 북한이나 최고도의 전략 전술을 발휘하는 거다. 미국은 회담 과정에서 두 개의 목표가 있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핵의 제거다.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ICBM 해결은 끝난 것 같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활용할 카드가 생긴 셈이다. ‘내 업적은 ICBM을 제거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북핵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계속 북핵 협상에 낙관적인 이유다. 하지만 북한에게 핵은 유일한 밑천이다. 핵 하나만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불가침협정, 수교, 원조 등 여러 가지를 다 해결해야 한다. 협상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한국전쟁도 3년 중에 1년은 전쟁을 하고 나머지 2년은 전쟁과 협상이 동시에 진행됐다. 그러나 둘 다 판이 깨지는 걸 원치 않으니 결국 긴장 완화로 향할 것이다. →주한미군 주둔 인정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때 ‘북한도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직접 이야기한 건 아니다. 북한은 주한미군 주둔을 미리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최종적으로는 주둔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일 것이다. 국제정치의 큰 흐름으로는 미국의 동북아 정책을 수용하지 않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중간자로서 우리의 역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들 부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부시가) ‘디스 맨’이라고 지칭했다. 우리 식으로는 ‘이 자’에 해당한다.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당시 재임했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도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해 ‘크레이지’(Crazy)라는 표현을 썼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강경화 외무장관 등을 계속 특사로 보냈다. 그 덕분에 아직 미국과의 관계는 부드러운 것 같다.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국익이라는 미국 정부의 기본 라인은 건드릴 수 없다. 2000년대 말 집권한 일본 민주당 정권은 미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자주외교를 시도했다. 그 일본 민주당 정권은 단명했다. 미국 외교 라인과의 마찰이 한 요인이 됐다는 게 국제정치학계의 정설이다. 미국을 벗어난 자주외교는 쉽지 않다. 그게 우리 앞에 놓인 운명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출범 초에 ‘혁명적 상황에서 만들어졌으니 혁명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1960년 4·19 이후 장면 정부는 혁명적 상황을 비혁명적인 해법으로 일관했다. 군의 부정부패를 그대로 방치했다. 혁명적 상황에서는 최소한 반 정도는 혁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 조류에 씻겨 내려간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는 긍정적으로 본다. 기무사 해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여당의 폭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정치 지형은 보수가 강하다. 이는 남북이 분단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영향력도 엄청났다. 그에 반해 진보는 아예 없다시피 하다. 정치 지형만 놓고 보면 어쩌다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다가 문재인 정부로 이어 온 것이다. 진보 정부라도 제대로 된 진보가 아닌 약한 진보다.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낙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다만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은 ‘연옥’을 거쳐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청와대의 협치내각 구상은 어떻게 보나.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 관련 기사를 가리키며) 이 의원이 자꾸 말을 잘못한다. 협치하자고 하면서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고 이야기하면 되겠나. 여당이 원내 과반수에 미달하면 야당을 슬슬 구슬러야 한다. 끌어들이지 못할망정 도발하는 건 맞지 않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과 갈등을 빚거나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 ‘나(이 의원)는 (예전에) 총리였고, 넌(문 대통령) 민정수석이었고, 난 (운동권) 선배고 넌 후배’ 이런 식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인터뷰가 끝난 직후 이 의원이 문 대통령을 ‘문 실장’이라 지칭한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등 개헌을 통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활발하다. -인구 대비 적정 국회의원 수는 우리나라가 500명 정도이지만, 단원제를 감안하면 350명 정도가 적정 숫자다. 의원수를 현재보다 늘리는 데 대해 국민의 반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숙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유럽식 선진 정치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에 2015년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제안했을 것이다. 지금의 구도는 상대방보다 약간의 표만 더 받으면 권력의 전부를 갖는 거다.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비례는 대표의 원리요, 다수는 결정의 원리’라는 게 정치학의 기본 아닌가. →빈부 격차 심화가 사회 정의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의견도 많다. -일본 파나소닉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은 “땅은 공기나 물과 같다”고 말했다. 하늘이 주고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땅을 독과점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땅의 독점을 통해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빈부 격차가 심화한다면 당연히 정부가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 다만 종부세 인상 등은 ‘오리털 뽑듯이’ 올려야 한다. →얼마 전 한 언론(프레시안)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글을 썼다. -노 의원과도 술자리를 갖는 등 잘 어울렸다. 내가 인정하는 ‘구라’는 3명이다. 소설가 황석영과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그리고 노 의원이었다. 구라는 과장과 재치가 합쳐져야 가능하다. 황석영은 소설가로 1급, 유홍준은 미술평론으로 1급, 그리고 노 의원은 언어를 사용하는 정치인으로 1급이었다. 한국 정치 언어의 품격을 높인 그가 그런 선택을 해 애석하기 짝이 없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남재희는 누구 언론인 출신 4선 국회의원·장관… 운동권 딸들로 인해 우여곡절도 193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그는 1952년 서울대 의예과에 수석으로 입학해 2년 수료 후 1954년 같은 대학 법학과에 재입학했다. 1958년 한국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민국일보를 거쳐 조선일보 정치부장·논설위원을 지낸 뒤 서울신문에서 편집국장과 주필 등을 역임했다. 이후 1979년 서울 강서구에서 1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13대까지 내리 4선을 지냈다. 보수당 의원 시절 운동권 딸들 덕분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1981년 당시 서울대 국사학과에 재학 중이던 장녀 남화숙(현 미 워싱턴대 교수)씨가 시위 도중 연행되자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사퇴서를 썼지만,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반려했다. 차녀인 남영숙 주노르웨이 대사도 시위 전력으로 옥고를 치렀다. 1986년 하나회 멤버 중심의 군 고위 장성과 현직 국회의원들의 취중 난투극으로 알려진 ‘국방위 회식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정계 은퇴 뒤에는 집필과 강연 등을 이어 오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남재희가 만난 통 큰 사람들’, ‘진보열전’ 등이 있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표창원 “특활비, 의원들 간 침묵의 카르텔 있다”

    표창원 “특활비, 의원들 간 침묵의 카르텔 있다”

    양당 반대에 ‘노회찬법’ 자동폐기 가능성 내역 공개 판결에 항소? 치졸한 시간끌기 국민 분노 거세… 결국 특활비 폐지될 것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거대 양당 지도부가 특수활동비를 폐지하라는 국민 여론을 외면해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표창원(경기 용인정) 의원이 공개적으로 특활비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표 의원은 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제 양당 원내대표의 국회 특활비 양성화 합의는 국민의 요구가 아닌 만큼 특활비를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반기를 들었다. →지난 8일 양당 원내대표가 올해 국회 특활비를 폐지하지 않는 대신 영수증 또는 증빙 서류를 첨부해 양성화하겠다고 합의했는데. -국민의 요구와 궤를 같이하는 합의가 아니다. 올해 남은 특활비를 사용하되 영수증을 첨부하겠다는 건데 이걸 어떻게 공개하겠다는 내용도 없다. 국회에 제출된 특활비 폐지 법안을 처리해 국민의 분노와 의문을 해소하고 지금까지 특활비로 사용한 예산을 정규 예산화해야 한다. →양당 원내대표는 왜 국회 특활비 폐지를 머뭇거릴까. -특활비가 권력이기 때문이다. 한 손에는 채찍, 즉 공천권, 상임위 배정권, 당직 인사권 등을 쥐고 한 손에는 당근, 즉 돈을 쥐고 권력을 휘두른다. 특활비를 마음대로 사용하는 자리에 가기 위해 계파를 만들고 줄을 서면서 정치 기득권이 유지되는 것이다. 특활비가 없다면 왜 원내대표가 되기 위해 난리를 치고 상임위원장이 되려고 머리 터지게 싸우겠는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원내대표가 한 달에 5000만~6000만원을 특활비로 쓸 수 있고 상임위원장 역시 1000만원 안팎을 쓰는데, 금일봉 등으로 여기저기 사용하는 것이다. →국회사무처가 특활비 지출 내역을 공개하라는 법원 결정에 항소했는데. -이번 판결이 처음이면 항소에 실익이 있을 수 있지만, 이미 참여연대가 비슷한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한 번 났다. 똑같은 사안과 내용에 시기만 다른 것인데 항소한다는 것은 시간을 벌자는 것밖에 안 된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날 동안 공개하지 않고 버티면 그사이 특활비에 관련된 현역 의원들 중 일부가 은퇴하거나 낙선해 파장이 좀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인 거다. 너무 치졸한 행태다. 당장 항소를 포기해야 한다. →여야가 평소 노선 차이로 싸우면서도 특활비라는 ‘밥그릇’ 앞에서는 담합하는 것인가. -정치를 오래한 사람들끼리의 공고한 ‘침묵의 카르텔’이라 할 수 있다. 여야로 나뉘어 있지만 서로 통하는 것들이 있다. 국회의 잘못된 관행을 묵인하고 이익을 서로 공유하는 것 중 대표적인 게 특활비다.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발의해 계류 중인 국회 특활비 폐지 법안(국회법 개정안)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건가. -지금 이대로라면 아마 계속 심사 등의 형태로 보류되다가 20대 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되는 수순을 밟을 것 같다. 물론 그렇게 되면 국민들께서 그냥 두지 않으실 거다.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아 국외 출장을 간 의원 38명에 대해 국회가 피감기관의 조사를 기다리겠다고 했는데. -38명 명단을 즉각 공개해야 한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를 발견해 의원 38명 명단을 통보했는데 국회가 피감기관에서 알아서 판단하라니. 이는 피감기관들이 ‘의원은 잘못 없고 우리만 문제가 있습니다’라고 결론 내길 기다리는 거다. 이래서 정치 혐오가 계속되는 거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썰전’ 오늘(9일) 결방 “방송 재개 시점 추후 안내”...‘라이프’ 대체 방송

    ‘썰전’ 오늘(9일) 결방 “방송 재개 시점 추후 안내”...‘라이프’ 대체 방송

    JT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썰전’이 3주째 결방을 이어간다.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방송되는 JTBC ‘썰전’이 9일 결방한다. 앞서 지난 6일 ‘썰전’ 제작진은 “9일 휴방한다. 방송 재개 시점 및 구체적 사항은 추후 정리되는 대로 재안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썰전’은 3주 결방을 이어간다. ‘썰전’은 지난달 23일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사망 이후 방송을 쉬고 있다. 故 노 의원은 6월 28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썰전’을 떠난 유시민 작가 후임으로 방송에 합류했다. 하지만 7월 5일 첫 출연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면서 제작진은 녹화를 취소하고 당분간 방송을 쉬기로 했다. 현재까지 故 노 의원 자리를 대신할 후임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한편 이날 ‘썰전’ 결방에 따라 해당 시간에는 JTBC 드라마 ‘라이프’ 5회가 대체 방송된다. 사진=JT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남재희 전 노동장관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국면 주도해야”

    남재희 전 노동장관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국면 주도해야”

    “자존심 대신 현실감각으로 북핵 국면을 주도해야 합니다. 국제 정세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도 국익을 위해 현명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는 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남재희(84) 전 노동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논객이자 정치평론가로 손꼽힌다. 서울신문 주필 등 언론인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과 장관 등을 지내며 언론과 정치 등 각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장관 재임 당시에도 노동계의 무노동 부분임금을 지지하면서 ‘비판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웅숭 깊은 진보적 색채의 칼럼으로 우리 사회에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관훈클럽에서 만난 그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형형(炯炯)한 눈빛으로 북핵 등 국제 정세와 한국 정치에 대해 막힘 없이 고견을 풀어냈다. -요즘 북·미 회담을 보면 마치 외줄타기 하는 광대를 눈 앞에 둔 듯 하다. 연일 냉·온탕을 오가고 있는데 어떻게 될까. =미국이나 북한이나 최고도의 전략 전술을 발휘하는 거다. 미국은 회담 과정에서 두 개의 목표가 있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핵의 제거다.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직후 일본 국제정치학자가 ‘북한 문제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할 시도는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 장착 미사일의 제거이고, 그 다음이 북핵일 것’이라고 분석하던데 맞는 이야기다.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ICBM 해결은 끝난 것 같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활용할 카드가 생긴 셈이다. ‘내 업적은 ICBM을 제거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북핵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계속 북핵 협상에 낙관적인 이유다. 하지만 북한에게 핵은 유일한 밑천이다. 마지막 카드를 내놓는 건데 최고가로 흥정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북한은 핵 하나만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불가침협정, 수교, 원조 등 여러가지를 다 해결해야 한다. 협상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한국전쟁 당시 1년 간 전쟁이 벌어진 뒤 나머지 2년 간은 협상이 동시에 진행됐다. 공산권 협상은 전쟁과 협상이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이뤄진다. 공격하면서도 대화하고 대화하면서도 공격을 가하는 ‘타타담담(打打談談) 담담타타(談談打打)’가 그것이다. 나라도 마지막 카드는 쉽게 버리지 않을 거다. -판이 아예 깨질 가능성은 없나. =트럼프가 ICBM을 이용해 중간선거를 막더라도 여러 난제들이 있다. 북핵 말고도 이란·시리아 등 중동 문제도 복잡하다. 동북아 전체로 봐서도 러시아와 중국 등과 해결할 문제가 간단치 않다. 그러니 북한 문제가 추가적으로 악화되는 걸 원치 않는다. 쾌도난마 식으로 북한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도 없다. 북한도 판을 뒤엎을 처지가 못 된다. 국제 사회의 공론도 무시 못한다. 북한을 괴멸시키는 대신 북한의 생존을 인정한다는 식으로 인식이 바뀐 상태다. 그러니 결국 북미 긴장이 풀리는 방향으로 갈 거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우호적이라는 점도 북에게는 큰 힘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북한에도 변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쿠바의 경우 결국 카스트로 형제들이 다 물러나고 다른 이들이 집권하고 있다. 쿠바 모델이 북에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주한미군 주둔 인정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도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직접 이야기한 건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이 그런 심증을 가졌다는 것이다. 북한은 주한미군 주둔을 미리 인정하지는 않을 거다. 주둔의 불가피성은 이해하지만 바겐 포인트를 스스로 버릴 이유가 없지 않냐. 협상할 때는 미군 철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주한미군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국제정치의 큰 흐름으로는 미국의 동북아 정책을 수용하지 않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중간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들 부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디스 맨’이라고 지칭했다. 우리 식으로는 ‘이 자’에 해당한다.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당시 재임했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도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해 ‘크레이지(Crazy)’라는 표현을 썼다. 우리 식으로는 ‘괴짜’ 정도에 해당한다. 노 전 대통령이 미국 입장에서는 까다롭고 불쾌했다는 것이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강경화 외무장관 등을 계속 특사로 보냈다. 그 덕분에 아직 미국과의 관계는 부드러운 것 같다. 다만 창피한 일이지만 우리 입장에서 미국의 국익이라는 미국 정부의 기본 라인은 건드릴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6월 계간지 ‘황해문화’ 발간 100호 기념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개번 맥코맥 호주국립대 태평양아시아학과 교수의 진단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맥코맥 교수에 따르면 2000년대 말 집권한 일본 민주당 정권은 미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자주외교를 시도했다. 그때 나온 말이 오키나와 미군 기지 이전이다. 당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제국주의 문화를 청산하기 위해 노력한 정치인이다. 방한 당시 서대문 형무소에서 무릎까지 꿇은 사람이다. 그러나 일본 민주당 정권의 단명은 미국 외교라인과의 마찰이 한 요인이 됐다는 게 국제정치학계의 정설이다. 일본보다 외교력이나 경제력이 약한 한국은 더 말할 게 없다. 미국을 벗어난 자주 외교는 쉽지 않다. 그게 우리 앞에 놓인 운명이다. 사대에 대해서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대는 약소국의 생존 전략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조선은 사대 정책을 펴왔지만 그걸 욕하기는 어렵다. 이승만 정부 때인 1951년부터 1955년까지 외교를 이끈 변영태 외교부장관이 퇴임 뒤 사석에서 “중국 주변국 중 화교가 자리를 못 잡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우리 조상들의 사대외교가 능수능란하고 현명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설명하더라. 노예근성을 갖자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나 한·미 관계에서도 자존심만 내세울 건 아니다. 현실감각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남로당 경북도당 간부였다가 전향했던 박진목씨가 과거에 언론인들과 친했다. 그는 한국전쟁 중 평양 밀사로 가서 이승엽 당시 국가검열상과 협상을 벌였던 인물이다. 박씨의 지론은 “과거 남로당이 생각을 잘못 했다. 그 막강한 일본 제국주의 군대를 물리친 미군을 상대로 남로당 몇몇이 ‘물러나라’고 투쟁했으니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아니겠냐”는 것이었다. 중국이 미국에 맞서는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는 중국의 부상과 동북아 정세를 일컬어 ‘빙하를 움직이는 일’(Moving Ice Glacier)라고 표현한다. 강대국 입장에서 빙하는 한반도다. 빙하가 움직이려면 몇 십년 몇 백년이 걸린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출범 초에 혁명적 상황에서 만들어졌으니 혁명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는데. =1960년 4·19 이후 장면 정부는 혁명적 상황을 비혁명적인 해법으로 일관했다. 군의 부정부패를 그대로 방치했다. 혁명적 상황에서는 최소한 반 정도는 혁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 조류에 씻겨 내려간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는 반 쯤은 혁명적인 색깔을 드러냈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기무사 해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쿠데타의 원조인 기무사를 이번 기회에 해체해 개편해야 한다. 최근 경제가 안 좋다. 근로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 상승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적인 경기 하락이라는 해외 요인이 더 크다. ‘삼성 투자 구걸’ 논란도 일종의 소아병적 반응이다. 대범하게 바라봐야 한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여당의 탈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정치 지형은 보수가 강하다. 이는 남북이 분단됐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는 북한에서의 상층 인텔리들이 월남을 하면서 남쪽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개신교만 해도 평안도 출신의 보수적인 예수교장로회가 주역이 되고, 함경도 기반의 진보적인 기독교장로회는 소수가 됐다. 예장을 대표한 한경직 목사도 보수적인 색채가 매우 강했다. 미국의 영향력도 엄청났다. 미국이 길러낸 군, 학자, 언론 등 분야의 인물들이 얼마나 많은가. 미국 문화가 압도적이다 보니 보수가 강할 수 밖에 없다. 그에 반해 진보는 아예 없다시피 하다. 한국전쟁으로 일단 궤멸됐다가 조봉암 진보당 당수가 사형당하면서 더 위축됐다. 4·19 혁명 이후 잠시 머리를 들었지만 5·16 군사정변으로 또 다시 사라졌다. 1980년대 이후 학생운동 정도가 진보의 명맥을 이은 것이다. 정치 지형만 놓고 보면 어쩌다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다가 문재인 정부로 이어온 것이다. 진보 정부라도 제대로 된 진보가 아닌 약한 진보다. 김대중 정부는 아주 약한,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조금 약한 진보 정부다. 이에 반해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강한 보수였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낙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다만 박근혜 정부가 완전히 망치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막말정치를 일삼으면서 보수가 힘을 못 쓰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책임이 있는 한국당은 연옥을 거쳐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엄청난 자정 노력 숙청, 반성 등 재생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했지만 연옥을 안 거치니 안 되는 거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점잖게 나가고 있지만 위기에 부딪혔을 때 어떤 행태를 보일 지 지켜봐야 한다. -그렇기에 평소 협치를 강조한 게 아닌가. 청와대도 협치내각을 구상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 관련 기사를 가리키며) 이 의원이 자꾸 말을 잘못 한다. 협치하자고 하면서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고 이야기하면 되겠냐. 여당이 원내 과반수에 미달하면 야당을 슬슬 구슬러야 한다. 같은 표현이라도 ‘개혁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면 되는데 이렇게 자극하면 될 일도 안 된다. 한국당과의 협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더라도 그런 입장을 취해야 한다. 끌어들이지 못할 망정 도발하는 건 맞지 않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과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껄끄러운 관계로 가면 안 되는데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것이다. ‘나(이 의원)는 (예전에) 총리였고 넌(문 대통령) 민정수석이었고, 난 (운동권) 선배고 넌 후배’ 이런 식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개헌을 통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활발하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10년 전 쯤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전 세계 인구 대비 적정 의원수는 우리나라가 500명 정도이고, 단원제를 감안하면 350명 정도가 적정한 것으로 나온다. 의원수를 현재보다 늘리는 데 대해 국민들의 반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숙제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정치 일성으로 의원수를 줄이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안철수는 끝났다’고 주변에 이야기했다. 의원 수를 줄이자는 건 정치를 전혀 모르는 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유럽식 선진 정치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에 2015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안했을 것이다. 나도 국회의원에 5번 출마해서 4번 이겼다. 상대방보다 약간의 표만 먹으면 권력의 전부를 먹는 거다.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이다. 이건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비례는 대표의 원리요, 다수는 결정의 원리’라는 게 정치학의 기본 아닌가. 대통령 임기와 관련해서는 4년 중임제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5년 단임제 역시 무리하게 바꿀 필요는 없다고 본다. 1987년 개헌 과정에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세 유력 정치인이 서로 번갈아가며 대통령이 되기 위한 속내로 5년 단임을 지지한 측면이 강하다. 지금은 속도가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이젠 10년이 아닌 5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내각책임제는 우리 현실에서는 절대 안 된다. 국회의원들이 서로 자리다툼에 골몰해 내각이 몇 개월 만에 무너지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싸움하다가 볼일 못 볼 수 있다. 제2공화국 당시에도 헌법에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이 분명히 구분돼 있었지만 윤보선 전 대통령과 장면 전 총리는 권력을 놓고 서로 암투를 일삼았다. -경제 면에서는 빈부격차 심화가 사회정의 문제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의견도 많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헨리 조지를 언급하며 강조한 것처럼 지대추구의 특권이 용인되는, 곧 땅으로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건 큰 문제다. 일본 파나소닉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은 “땅은 공기나 물과 같다”고 말했다. 하늘이 주고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땅을 독과점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땅의 독점을 통해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빈부격차가 심화된다면 당연히 정부 정책으로 해결돼야 한다. 다만 노무현 정부 때 그렇게 많이 올리지도 않았지만 종부세 인상으로 벼락을 맞았다. 속도는 알게 모르게 해야 한다. ‘오리털 뽑듯이 올린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 원래 오리털은 펜촉으로 쓸 용도로 뽑았다. 오리털을 뽑으면 상처는 안 나지만 오리는 매우 아파한다고 하더라. 그래도 오리털은 뽑아야 한다. -얼마 전 한 언론(프레시안)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글을 썼다. =노 의원보다는 심상정 의원과 더 가깝다. 하지만 노 의원과도 술자리를 갖는 등 잘 어울려 다녔다. 내가 인정하는 ‘구라’는 3명이다. 소설가 황석영과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그리고 노 의원이었다. 구라는 과장과 재치가 합쳐져야 가능하다. 황석영은 소설가로 1급, 유홍준은 미술평론으로 1급, 그리고 노 의원은 언어를 사용하는 정치인으로 1급이었다. 한국 정치 언어의 품격을 높인 그가 그런 선택을 해 애석하기 짝이 없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김경수 사흘 만에 다시 소환…“드루킹과 대질신문 응할 것”

    김경수 사흘 만에 다시 소환…“드루킹과 대질신문 응할 것”

    “송인배·백원우 비서관도 필요시 소환” 金지사 “진실 위해 어떤 것도 하겠다” 드루킹 측근 변호사 두 번째 영장도 기각‘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검팀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놓고 재격돌한다. 그러나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 후보로 추천한 도모 변호사에 대한 영장은 재차 기각되면서 남은 수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은 김 지사를 9일 오전 9시 30분에 다시 불러 조사한다고 8일 밝혔다. 첫 소환 조사가 이뤄진 지 3일 만이다. 앞서 김 지사는 특검 조사에서 “산채를 방문해 드루킹의 브리핑을 들은 것은 사실이나 킹크랩(매크로 프로그램)과 관련된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당시 킹크랩 시연회를 본 뒤, 이를 이용해 댓글 조작을 시행하도록 지시하거나 묵인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특검팀은 첫 조사에서 진술과 정황 증거 외에 구체적인 사진이나 영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번 재조사 과정에서 결정적인 ‘스모킹 건’을 제시하거나 드루킹 일당과의 대질신문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 지사 측은 “진실 규명을 위해 필요하다면 대질신문뿐 아니라 그 어떤 것에도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아가 특검팀은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의 소환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재 검토 중으로 필요시 소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핵심 회원인 ‘트렐로’ 강모(47·구속)씨를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한편 특검팀은 드루킹 측근 ‘아보카’ 도 변호사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또다시 실패했다. 도 변호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심리한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영장을 기각하며 “드루킹과 피의자의 경공모 내에서의 지위 등에 비추어 볼 때 공범 성립 여부에 관해 다툴 여지가 있고, 피의자가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 변호사는 이날 법정에서 “마치 내가 돈을 직접 전달해서 결국 노회찬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만든 놈으로 기사가 나갔다”면서 “정말 힘들고 괴로웠다”고 심적인 고통을 토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특검이 나를 엄청나게 압박했다. 내가 어딜 도망가겠느냐”며 특검 수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도 변호사는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5000만원을 건네고 증거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한 차례 긴급체포됐지만 법원에서 영장 청구를 기각해 풀려났다. 이후 특검팀은 기존 혐의에 업무방해 공범까지 추가해 지난 6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오사카 총영사 청탁’ 드루킹 측근 변호사 구속영장 또 기각

    ‘오사카 총영사 청탁’ 드루킹 측근 변호사 구속영장 또 기각

    ‘드루킹’ 김동원씨가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인사 청탁을 했던 도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도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8일 기각했다. 지난달 19일 도 변호사에 대한 첫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이어 20일 만에 또 구속 수사가 어렵게 된 것이다. 이 부장판사는 “드루킹과 도 변호사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내에서의 지위와 역할 등에 비춰볼 때 댓글조작 죄의 공범 성립 여부나 증거위조 교사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어 “피의자는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고, 특별히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부족한 점 등을 종합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경공모 핵심 회원인 도 변호사에 대해 2016년 총선 직전 자신의 경기고 동창인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경공모가 모은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건네는 데 관여하고 관련 수사 증거를 위조한 혐의로 지난달 그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은 긴급체포의 필요성에 의심이 간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특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신병 확보 시도가 무산된 것이다. 이후 특검은 보강조사를 거쳐 도 변호사가 드루킹과 함께 댓글 조작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데 관여한 혐의를 추가했지만 이날 이마저도 구속 요건을 충족시키는 데 실패했다. 도 변호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특검이 저를 엄청나게 압박했다”면서 도주 우려가 없는 자신을 상대로 무리한 수사를 벌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 변호사는 올해 3월 오사카 총영사직과 관련해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실제 면접성 면담을 가진 바 있어 그 경위와 결과를 놓고 청와대 개입과 관련한 의혹이 있었다. 이 때문에 도 변호사의 구속 여부는 수사가 청와대로 이어지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이었다. 특검은 백원우 비서관뿐만 아니라 2016년 김경수 지사에게 드루킹을 소개하고 이후 금품을 받은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에 대해 오는 11일쯤 소환 조사를 계획하는 등 남은 1차 수사기간 17일 동안의 방향을 잡아놓은 상태다. 그러나 이날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으로 청와대로의 수사 계획이 난관에 부닥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힘을 얻게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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