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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 “미세먼지, 뇌 노화 앞당긴다”

    [연구] “미세먼지, 뇌 노화 앞당긴다”

    ‘미세먼지와 인지기능’ 보고서 분석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미세먼지’일 정도로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최근에는 대기가 정체돼 바람이 불지 않으면 어김없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미세먼지는 코 점막와 기도를 통과해 몸 속으로 침투하고 폐포를 손상시키는 등 호흡기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 큰 문제는 미세먼지가 직접 뇌에 침투해 인지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위험이 높은 노인과 인지기능 발달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아동에게 위험도가 높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 야외에서 운동을 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한편으로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15일 이강준 인제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정한용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해외 연구결과를 재분석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제출한 ‘미세먼지와 인지기능’ 보고서를 통해 미세먼지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미세먼지는 어떻게 뇌로 이동하나 미세먼지는 주로 혈관을 통해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바로 뇌로 이동하기도 한다. 콧속 윗부분의 점액으로 덮인 세포층인 ‘후각상피’와 뇌의 ‘후각신경구’로 연결되는 후각신경통로를 통해 바로 이동하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특히 크기가 작은 나노 단위 입자가 독성물질의 전달을 막는 상피세포 관문을 뚫고 바로 뇌로 전달된다. 호흡기를 통해 몸 속으로 들어온 미세먼지는 몸 속을 돌아다니다 뇌혈류장벽(BBB)을 통과해 뇌로 유입된다. ●미세먼지의 영향① 뇌 부피 감소시켜 노화 유도 미국뇌졸중학회지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정상 인지기능을 가진 60세 이상의 노인이 매일 2㎍/㎥의 초미세먼지(PM2.5·입자의 크기가 2.5㎛ 이하인 먼지)에 더 노출되면 뇌의 부피가 0.32%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초미세먼지 노출이 3.49㎍/㎥ 늘어날 때마다 뇌의 부피가 4.47㎤씩 감소했다. 이는 1~2년간 진행되는 뇌 노화에 해당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부피 변화는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과 언어의 이해와 관련된 측두엽에 집중됐다. ●미세먼지의 영향② 자폐스펙트럼장애 유발 국제학술지 환경보건전망에 제출된 보고서에서 미세먼지는 ‘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타인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관심사와 활동범위가 극히 제한적인 신경발달장애를 의미한다.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저널 연구에서도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PM10·입자의 크기가 10㎛ 이하인 먼지) 노출량이 높아지면 자폐스펙트럼장애 위험이 2배 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초미세먼지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미세먼지의 영향③ 인지기능 저하 국제학술지 환경연구에 따르면 여성 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전 5년 동안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될수록 주의력 검사인 ‘스트룹 검사’에서 수행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독성학회지에 발표된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1년간 미세먼지 노출량이 많을수록 부호화 능력과 주의력, 단기기억력에서 낮은 수행도를 보였다. 미세먼지 노출량이 많을수록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빨라졌다. 미국내과학회지에 따르면 미세먼지에 10㎍/㎥ 더 노출될수록 인지기능의 노화 속도는 2년 더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미세먼지의 영향④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 학술지 알츠하이머치매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에 49.23㎍/㎥의 높은 농도로 장기간 노출되면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 위험은 4.17배 증가했다. ‘알츠하이머병저널’ 보고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4.34㎍/㎥씩 증가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138% 높아지는 것으로 나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낮마다 조는 당신, 치매 잘 걸릴 수 있다”(연구)

    “낮마다 조는 당신, 치매 잘 걸릴 수 있다”(연구)

    잠만 제대로 자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말은 역시 사실인 듯싶다. 평소 밤에 잘 깨거나 제대로 못 자 낮이면 낮마다 졸음이 심하면 머릿속에 나쁜 물질이 쌓여 알츠하이머병이라는 치매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계 최고 의료기관 미국 메이요클리닉 연구진은 12일(현지시간) 70세 이상 노인들을 오랜 기간 추적 조사해 이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미국의사협회지 신경학’(JAMA Neurology) 최신호에 실린 이번 연구 논문에 따르면, 낮 시간대 졸음이 심하게 오는 증상은 ‘베타 아밀로이드’로 불리는 뇌 속 단백질 찌꺼기(플라크)의 과다 축적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라샨티 베뮤리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미국 미네소타주(州) 옴스테드 카운티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구기반연구 ‘메이요클리닉 노화연구’(Mayo Clinic Study of Aging)에 등록된 이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우선 연구진은 참가자 2900명 중 피츠버그 화합물(PiB· Pittsburgh compound B)-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PET) 시행에 동의한 2172명(74.9%)을 골라낸 뒤, 여기서 인지기능이 정상이며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 징후가 전혀 없는 70세 이상 고령자 283명을 다시 추려냈다. 이들 대상자는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약 8년간 두 차례 이상 ‘PiB-PET’라는 뇌 검사를 받은 이들로, 설문 조사에 따른 수면 습관에 따라 분류했다. 그 결과, 평소 밤에 잘 깨거나 제대로 못 자 낮에 졸음이 심한 참가자 63명(22.3%)의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가 더 많이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른바 ‘낮과다졸림증’(EDS·excessive daytime sleepiness)으로 불리는 수면 장애가 알츠하이머병이 생기게 하는 데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베타 아밀로이드의 증가에 관여하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베뮤리 박사는 “시간이 지나자 베타 아밀로이드의 축적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번 연구는 이런 수면 상태가 뇌에 나쁜 물질이 쌓이는 속도를 높인 이유나 방법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이 연구는 뇌 건강을 유지하려면 잠을 제대로 자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사진=fizkes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명경재의 DNA세계] SF에서 보던 재생의학 가능해질까

    [명경재의 DNA세계] SF에서 보던 재생의학 가능해질까

    “손톱을 자르면 손톱만 자라고, 헌혈을 하고 나면 다시 피가 정상적인 양으로 돌아온다.”어떻게 각각의 조직, 기관들이 다른 조직, 기관이 아닌 원래의 조직, 기관을 만들어 내는 걸까?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수많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많은 세포들은 모두 똑같지 않고,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특정한 조직, 기관을 만들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같은 다양성 덕분에 우리가 보고 접할 수 있는 생명체가 만들어진다.어떻게 난자와 정자가 만나 만들어진 하나의 세포에서 이렇듯 다양한 세포가 만들어져서 각각 다른 형태의 생명체를 만들어 나갈까? 이 질문은 아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생물학자들의 주된 관심사가 되어 왔다. 난자와 정자 수정 직후에는 세포의 분열이 매우 활발하게 일어난다. 이때는 모든 세포가 거의 같은 모양으로 유지되며 세포 수를 늘리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척추동물의 경우 낭배가 형성되는 시기가 오면 세포 수를 늘리는 세포분열은 줄어들고 다양한 조직, 기관을 이루는 세포로 변화하는 세포 분화과정에 돌입한다. 이런 변화의 주요 원인은 세포들이 만들어 내는 단백질 발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낭배 형성 시기에 무슨 일이 일어나서 세포분열을 지속하던 세포들이 분화를 시작할까’ 하는 질문은 많은 연구자들이 여전히 궁금해하는 생물학 분야의 큰 수수께끼 중 하나다. 최근 줄기세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그에 따라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줄기세포는 아직 분화가 결정되지 않은 세포들로 다양한 조직, 기관으로의 분화가 가능하다. 낭배 형성이 이루어질 때까지의 세포분열을 활발히 하는 세포들과 비슷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줄기세포들은 특정한 신호를 외부에서 줄 경우에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가 가능하다. 현재 많은 연구도 어떻게 줄기세포를 특정 조직으로 분화시킬수 있는지에 대한 방향을 찾는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줄기세포가 특정 조직으로 분화하는 것도 낭배기 세포가 특정 조직으로 분화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포 내 단백질 발현 차이로 발생한다. 세포 내 단백질 발현이 세포마다 달라지는 것은 유전자를 구성하고 있는 DNA와 이를 둘러싸고 있는 단백질 때문이다. DNA는 핵산으로 이루어진 이중나선 구조로 되어 있는데 세포 내에서는 각종 단백질이 이를 둘러싸서 크로마틴이라는 형태로 존재한다. DNA를 싸고 있는 단백질 중에 가장 많은 단백질은 ‘히스톤’으로 다섯 가지의 단백질이 DNA의 일정한 크기를 반복적으로 감고 있다. 히스톤 단백질은 인산화, 유비퀴틴화, 아세틸화 같은 많은 변이가 생길 수 있는데 이런 변이를 통해 DNA에 있는 유전정보가 켜지거나 꺼지는 온ㆍ오프 조절이 이루어진다. 히스톤 변이뿐 아니라 DNA 자체의 변이도 유전정보의 온ㆍ오프를 조절한다. 앞서 말한 낭배기 세포나 줄기세포 분화는 대부분 히스톤 단백질, DNA 변이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분화뿐만 아니라, 암세포나 세포 노화 역시 이런 히스톤 단백질의 변이가 상당 부분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DNA의 염기서열을 결정한 후 과학자들은 DNA나 히스톤의 변이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전체적인 작용 원리를 알아내는 때가 도래하면 낭배기 세포와 줄기세포들이 특정한 조직, 기관을 만들어 내는 방법도 구체적으로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날이 오면 각종 질병들의 치료가 가능해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혹시 그런 날이 오면 가끔 SF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것처럼 조직, 기관을 완전히 되살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영원히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그런 날도 오지는 않을까?
  • 우수 창업기업 쑥쑥 키우는 부산

    부산시가 올해도 창업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올해 51억원 투입해 우수 창업기업 재도약 지원, 창업카페 기능 특화, 부산형 창업 실리콘밸리 구축 등에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서비스 연구·개발(R&D), 기계·로봇, 항공·드론, 의료·항노화 등 기술창업 기업을 대상으로 200개 팀을 모집해 스마트 제조업 기반 차세대 미래산업을 발굴한다. 고용(5명 이상)과 매출실적(5억원 이상)이 우수한 창업기업을 대표창업기업(밀리언 클럽)으로 선정하고 인건비, 홍보관, 비즈니스 네트워크 등을 지원한다. 예비 창업가들의 교류를 위한 공간인 창업카페의 기능을 특화해 상시컨설팅을 강화하고(송상현 광장점),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한다. 50여개의 제조 기술형 창업기업에 부경대 용당캠퍼스의 사무공간과 공장시설을 제공한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봄산행 뒤 욱~신 근육통? 관절통?

    한파가 지나가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등산이나 걷기, 달리기 등 운동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움직임이 적었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과도하게 야외활동을 하면 몸에 무리가 올 수 있다. 특히 무릎이나 어깨, 발목 등 신체 접합 부위의 통증은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단순 근육통일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관절 연골, 인대, 힘줄 손상으로 인한 통증으로 진단받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단순 근육통은 2 주내 자연 회복 11일 더본병원에 따르면 근육통은 일상생활을 하다 가볍게 다치거나 이유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등이나 어깨 등 비교적 큰 근육에 많이 생기고 통증만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만있을 때는 덜 아프지만 근육을 움직이거나 손으로 누르는 등 압박을 하면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또 단순 근육통은 1~2주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갑자기 근육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해 생기는 근육통도 휴식을 취하면 대개 2주 안에 통증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한다. 쉬어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근육통이 심하게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근육이완제나 진통소염제를 처방받으면 된다. 김준한 더본병원 대표원장은 “근육에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면 초기 2~3일 정도는 냉찜질이 효과적”이라며 “1주일 이상 통증이 계속되면 온찜질이나 온수 목욕, 스트레칭 등으로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근육 긴장을 풀어 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 인대·힘줄 통증 병원서 치료받아야 반면 관절 주위 인대나 힘줄, 연골 손상으로 생기는 관절통은 근육통과 달리 치료하지 않으면 계속 악화된다. 관절통은 주로 노화로 인한 연골 손상이나 외상 때문에 생긴다. 관절통은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나타나고 관절을 구부렸다 펼 때 소리가 나거나 불안정한 느낌이 드는 특징이 있다. 우리가 흔히 ‘삐었다’고 표현하는 염좌는 완전 회복까지 3주 이상 걸리기도 한다. 인대, 힘줄, 연골 등 관절 부위에 손상이 생기면 근육통과 달리 찜질이나 마사지만으로는 치료할 수 없다. 염증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통증을 방치하면 불안정성 또는 이차성 관절염 같은 후유증이 생길 수 있어 빠른 시일 안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절통은 초기에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주사치료로 완화된다. 인대와 힘줄이 손상되면 석고붕대와 같은 보존적 치료를 한다. 상태에 따라 주사치료나 수술이 필요할 때도 있다. 김 원장은 “과격한 운동을 즐기는 젊은 남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엑스레이만으로는 손상 유무를 알 수 없고 통증이 가라앉을 때도 있어 염좌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파열된 인대를 복구하지 않으면 무릎 연골까지 손상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공부 머리’는 13세 안에?…학습 뉴런 생성, 일찍 멈춰 (네이처)

    ‘공부 머리’는 13세 안에?…학습 뉴런 생성, 일찍 멈춰 (네이처)

    우리의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만 13세쯤을 넘어서면 더는 뉴런(신경세포)을 생성하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흔히 해마로 불리는 뇌 영역에서 화학적 신호와 전기적 신호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뉴런은 성인기가 넘어가더라도 다른 포유동물처럼 계속 생성된다는 견해가 널리 펴져 왔지만, 이번 발견은 이 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뉴런은 냄새나 소리 같은 외부 자극에 대한 정보를 중추 신경계를 통해 근육과 땀샘으로 적절히 전달해 동물이 주위 환경에 반응할 수 있게 한다. 지금까지 나온 몇몇 연구에서는 매일 인간의 해마 영역에서 몇백 개의 뉴런이 생성된다고 제시해 왔기에 이런 신경 유전자의 발생을 늘리는 방법을 찾아내면 노화와 관련한 뇌의 퇴화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 연구에 참여한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 샌프란시스코)의 아튜로 앨버레즈 뷰일라 신경외과 교수(박사)는 “성인과 아동 59명의 뇌 표본을 살펴보니 18세 이상 사람들의 해마에 젊은 뉴런의 존재나 새로운 뉴런이 되는 전구세포의 분열 현상 등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출생부터 만 1세 사이 아이들에게서 일부(some)를 발견할 수 있었지만, 만 7세부터 13세 아이들에게서는 조금(a few)밖에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 7일자에 실린 이번 연구 논문에서 미국 UC 샌프란시스코와 UCLA, 그리고 스페인 발렌시아대학, 중국 푸단대학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우리 연구는 사람의 해마는 태아의 뇌 발달기에 대부분 발생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신경과학자 제이슨 스나이더 조교수(박사)는 연구 논평에서 “이번 결과에 놀랐다. 논란이 되는 발견이라는 점은 확실하다”고 밝히면서도 “다른 연구자들에 의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yanlev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꽃가루는 기본, 세균도 잡아주네

    꽃가루는 기본, 세균도 잡아주네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뜻의 신조어 ‘삼한사미’까지 등장했다. 일반적인 먼지는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져 배출되지만 미세먼지는 피부와 눈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몸속에 축척돼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동차 업계도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다.르노삼성자동차의 ‘SM6’에는 마스크나 공기청정기처럼 자동차 내부 공기를 책임지는 편의 장치가 있다. 바로 ‘이오나이저’다. 이오나이저는 차량 내 세균 및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공기 정화 시스템이다. 활성화 수소와 음이온을 발생시켜 피부 노화를 유발하는 활성 산소를 중화하고 유해물질을 제거해 준다는 것이 르노삼성 측의 설명이다. 이오나이저의 기능은 두 가지다. ‘릴랙스 모드’를 선택하면 공기 중의 세균이나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잡아 주고, ‘클린 모드’를 선택하면 음이온이 방출돼 안락한 주행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BMW ‘뉴 7시리즈’에 적용된 ‘앰비언트 에어 패키지’(Ambient Air Package)도 숨쉬기 편한 실내 공기를 제공한다. 역시 공기를 이온화해 실내 공기 질을 최상으로 높여 주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고객이 선택한 8가지 향기를 방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향기의 강도 역시 3단계로 조절 가능하며 2가지 향을 섞을 수도 있다. BMW가 사용 중인 마이크로 필터는 꽃가루나 황사뿐만 아니라 오존이나 질소산화물 등의 가스 오염물질까지 걸러낸다. 0.005㎜ 크기의 입자까지 걸러낼 수 있게 한 덕이다. 공기 여과 과정은 정수기만큼 복잡하다. 기계적 여과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자기적 원리, 활성탄소 등 3단계의 여과 단계를 거친다. BMW관계자는 “차량 내부로 유입되는 모든 공기는 합성 섬유로 제작된 양모 직물을 통과하는데 인위적인 정전기를 만들어 공기 속 미세한 먼지를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방식”이라면서 “상대적으로 더 미세한 박테리아나 디젤 그을음 등은 60%까지, 탄화수소와 톨루엔, 벤졸 등 유해성 물질 역시 대부분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S-클래스’는 유럽 알레르기 연구재단(ECARF)의 까다로운 인증을 받았고 특허 출원도 신청한 상태다. 진공 흡입 플라스크가 달린 여과 장치를 사용하는데 작은 입자들이 튜브를 통해 플라스크 안으로 빨려 들어가 바닥에 있는 시험관에 모인다. 미세먼지 또는 꽃가루가 차량 내부에 들어오는 것을 사실상 완벽하게 차단한다는 게 메르세데스벤츠 측의 설명이다. S-클래스에 기본 사양으로 장착돼 있는 활성 숯 필터는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보다 50~100배 작은 입자를 걸러내는 것은 물론 차량 내 냄새 제거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단순히 차량 내부를 넘어 거리의 공기까지 정화하는 차도 있다. 이번 달 시장 판매를 시작하는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다. 수소전기차는 구동 과정에서 청정 공기가 필요한데 넥쏘의 시간당 정화량은 26.9㎏이다. 성인 1명의 시간당 호흡량이 0.63㎏인 것을 감안하면 성인 43명이 1시간 동안 마시는 공기를 정화하는 셈이다. 넥쏘 10만대가 승용차의 하루 평균 운행 시간인 2시간을 주행한다면 산술적으로 성인 35만 5000여명이 24시간 동안 마실 수 있는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 이는 서울시 인구의 86%(854만명)가 한 시간 동안 호흡하는 공기의 양이다. 말 그대로 차가 ‘달리는 공기청정기’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넥쏘에는 3단계 공기 정화 시스템이 적용됐다. 먼저 유입된 공기는 공기 필터(먼지 및 화학물질 포집)를 통해 초미세먼지의 97% 이상이 제거된다. 두 번째로 수분을 머금은 가습막 표면에서 초미세먼지가 추가적으로 제거된다. 마지막으로 연료전지의 스택 내부에 미세기공 구조의 탄소섬유 종이로 된 기체확산층(공기를 연료전지 셀에 골고루 확산시키는 장치)을 통과하면 초미세먼지의 99.9%이상이 제거된 청정 공기가 배출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내부의 수소와 산소가 온전히 반응해 전기를 만들어 내려면 이물질이 완벽히 제거된 실험실 수준의 순수한 공기가 필요하다”면서 “수소전기차가 궁극의 친환경 차로 불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비행소녀’ 최여진 김팩, 초간단 피부관리 “주근깨 제거+노화방지”

    ‘비행소녀’ 최여진 김팩, 초간단 피부관리 “주근깨 제거+노화방지”

    ‘비행소녀’ 최여진이 ‘김팩’을 소개했다.배우 최여진이 5일 방송된 MBN ‘비행소녀’에서 김과 요거트를 이용한 김팩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최여진은 소금이 뿌려지지 않은 김과 요거트로 팩을 할 준비를 했다. 그는 가위를 이용해 김을 얼굴 모양으로 자른 후 김 위에 요거트를 발랐다. 이를 본 양세찬은 “누나 팩 살돈이 아까워서 그런거 아니죠?”라면서 “내가 팩 줄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팩에 대해 최여진은 “인터넷에서 봤는데 김이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해서 주근깨에 좋고 피부 노화 방지에도 좋다고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주근깨가 많았다. 그래서 김을 이용했다”고 전했다. 이를 본 조미령은 “여자들 팩 중에 천연 재료로 만든 팩이 많다. 해조류 팩이나 마찬가지”라며 “방송을 보고 난 후에 많이들 따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태의 뇌과학] 운동과 뇌건강

    [김태의 뇌과학] 운동과 뇌건강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건강과 관련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문장이다. 이 문장은 2세기 초 로마의 유베날리스가 쓴 풍자시의 한 구절이다. 당시 로마 시민들은 신체 단련 열풍으로 육체적으로는 강건했으나 그에 비해 정신적으로는 타락하고 부패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겨 몸만 만들지 말고 정신을 건강하게 하는 데 힘쓰라는 뜻으로 이 시구를 넣은 것이라고 한다. 원작자의 의도와 반대로 신체 건강을 강조하고 있으니 의미가 다소 와전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대 뇌과학은 건강한 육체나 신체 운동이 뇌 건강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어떻게 운동이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뇌 건강에도 유익한지 알아보자. 먼저 운동이 우리 뇌의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치매는 암과 함께 국민이 가장 두려워하는 양대 질환으로 대두됐다. 현재 우리나라 치매환자는 61만명을 넘는다. 2025년 100만명, 2043년 20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하니 이쯤 되면 치매 치료법의 개발은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운동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논란이 있는 부분이다. 올해 1월 미국 코네티컷대 연구팀은 운동이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기존에 발표된 19개 논문 속 1145명의 데이터를 종합하는 메타분석을 실시해 보고했다. 그 결과 ‘적절한 운동이 인지기능 저하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기존 학계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론을 얻었다. 그중에서도 유산소 운동이 가장 좋은 효과를 보였다. 운동 효과는 치매 환자와 치매 위험이 있는 정상인 모두에서 나타났다. 이런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45분간 중등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평균 주 3~4회 실시해야 한다. 운동을 하면 우리 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관자놀이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해마’라는 뇌부위는 기억과 학습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을 하면 해마에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된다는 사실이 쥐실험 등에서 여러 번 입증됐다. 기존 신경세포의 생존율을 높이기도 한다. 최근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의 반 프락 박사는 운동할 때 근육에서 분비되는 ‘카텝신 B’라는 물질이 뇌로 전달되며 이 물질이 해마에서 ‘BDNF’라는 ‘뇌유래 신경영양인자’의 발현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밝혔다. BDNF는 신경세포의 성장을 유도하는 물질로 뇌 건강 유지에 필수적이다. 2011년 미국 일리노이대의 아서 크레이머 교수는 이와 관련한 인간 연구를 수행해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보고했다. 120명의 노인을 유산소 운동군과 스트레칭 운동군으로 나눠 1년간 운동 요법을 시행한 뒤 뇌영상 검사를 비교 분석한 결과 유산소 운동군에서 해마의 크기가 커진 사실을 발견했다. 또 유산소 운동군의 혈액에서 BDNF가 늘었고 해마 크기가 클수록 BDNF 농도도 높다는 것을 입증했다. 운동은 인지기능뿐만 아니라 우울이나 불안에도 일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혈압을 낮추고 비만을 억제하며 당뇨병을 억제해 뇌질환 위험을 낮춘다. 큰돈 들이지 않고 결심과 노력만으로도 건강을 지킬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처방은 없는 것 같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각종 종목에서 강인한 체력과 정교한 기술을 선보이는 선수들의 운동 경기에 감탄과 박수를 보내면서 마음 한편에서 작은 운동이라도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사람이 나만은 아닐 것 같다. 성큼 다가온 봄을 느끼며 겨울 내내 움츠렸던 몸을 움직여 보는 것은 어떨까.
  • 그윽한 돛치미 고옥한 청잣빛…그렇게 닿는다 발길도 마음도

    그윽한 돛치미 고옥한 청잣빛…그렇게 닿는다 발길도 마음도

    나라 안 대부분의 섬들이 그렇듯 보길도 역시 섬 산행의 명소다. 섬 산행만을 위해 보길도를 찾는 이도 적지 않다. 한데 멀고 먼 외지에서 온 관광객이 반나절 넘게 소요되는 산행에 나서는 건 버거운 일일 수 있다. 가벼운 트레킹을 즐기며 너른 바다 풍경까지 주워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바람에 답하는 곳이 ‘돛치미’다. 보길도 남녘에서 난바다를 향해 길게 뻗은 해안 절벽이다. 돛치미 트레킹은 짧고 쉽다. 왕복 두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게다가 적당한 고도감에 풍경까지 놓치지 않는다. 섬 산행의 묘미는 두루 갖춘 셈이다.돛치미는 ‘도끼날’을 일컫는 사투리다. 보길도 남쪽의 중리마을에 서면 왼쪽으로 바다를 향해 길게 뻗은 절벽이 보인다. 도끼로 자른 듯한 절벽, 혹은 서슬 퍼런 도끼날 같은 수직단애가 바로 돛치미다. 얼핏 짧아 보이지만 실제 길이는 2㎞에 이른다.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중 겨울 편에 “붉은 낭떠러지 푸른 벽이 병풍같이 둘렀는데”라고 읊조린 대목이 나온다. 모양새로 보건대 여기가 바로 돛치미가 아닐까 생각된다. ●날선 도끼 같은 절벽… 정작 산행은 가벼워 돛치미 트레킹은 쉬운 편이다. 한데 들머리 찾기는 쉽지 않다. 물론 이정표는 있다. 중리와 백도마을에 각각 하나씩 세워져 있다. 한데 정작 산행 기점에는 표지판이 없다. 그러니 ‘촉’으로 찾아갈 수밖에 없다. 중리와 백도마을을 잇는 야트막한 고개가 산행 기점이다. 고갯마루까지는 낡은 도로가 놓여 있다. 편도 1차선의 옛길이지만, 새로 도로가 나기 전까지만 해도 중리와 백도를 잇는 어엿한 ‘간선도로’였다. 중리마을에서 옛길을 따라 조붓한 고샅길을 200m 남짓 오르면 고갯마루다. 여기서 오른쪽 산자락이 돛치미로 가는 길이다. 희미하나마 사람들이 오간 흔적이 남아 있다. 산행 초입부터 200m 남짓 된비알이 이어진다. 구간을 통틀어 거의 유일한 난코스다. 급경사의 산길을 오르고 나면 평탄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다소 오르막 내리막은 있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다. 산행은 즐겁다. 줄곧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 동행하기 때문이다. 왼쪽은 백도리, 오른쪽은 보길도 본섬이다. 보길도의 등뼈를 이루는 격자봉이 얼마나 우람한지, 바다 빛깔은 또 얼마나 고운지 돛치미 능선에 오르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 ●벗이 된 바다… 360도 전망대 평마바위 돛치미에서 최고의 전망대 구실을 하는 곳은 평마바위다. 돛치미 끝자락에 봉긋 솟은 바위다. 표지석은 없지만 숲 가운데 도드라지게 솟은 덕에 누구나 단박에 알 수 있다. 돛치미 끝까지 갈 수도 있지만, 전망은 평마바위가 훨씬 낫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벼랑 끝까지 갈 필요는 없을 듯하다. 평마바위는 360도 풍경 전망대다. 사방의 풍경이 죄다 눈에 담긴다. 발아래 청잣빛 바다가 특히 인상적이다. 바다 위엔 전복 등의 양식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어민들에겐 이 바다가 논이요, 밭일 터다. 멀리로는 당사도가 손에 잡힐 듯하다. 당사도의 옛이름은 XX도다. 남성의 생식기를 뜻하는 단어와 정확히 같다. 일제강점기엔 ‘항구의 문’이란 뜻의 항문도라 불렸다. 한데 이마저 어감이 이상하다 해서 1980년쯤 현 이름인 당사도로 바꿨다고 한다. 보길도의 섬산행 명소는 격자봉(425m)이다. 현재 공식 명칭은 적자봉이다. 예부터 격자봉이라 이라 불렸는데, 어느 결엔가 이름이 바뀌었다. 현지 주민 대부분은 여전히 격자봉이라 부른다. 격자봉은 보길도의 주봉인 만큼 산행 시간이 적잖이 소요된다. 보죽산(195m)까지 돌아보는 종주 산행의 경우 6~7시간 정도 걸린다. 가장 짧은 구간은 예송리 마을에서 오르는 코스다. 하지만 이 역시 원점 회귀하더라도 3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예송리에서 보옥리까지 트레킹 길이 조성되고 있다. 격자봉 아래를 우회해 가는 길이다. 아직 완공되지 않아 중간에서 되돌아와야 한다. 보죽산만 오르는 이도 있다. 보죽산은 공룡알 해변 옆에 뾰족하게 솟은 산이다. 산의 형태가 삼각자를 닮아 ‘뾰족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격자봉에서 하산한 뒤 다시 올라야 해 정상까지는 제법 발품을 팔아야 한다. ●주연은 아니지만 지나치면 섭한 ‘전복 섬’ 노화도 이제 노화도를 말할 차례다. 노화도는 예나 지금이나 주인공이 아니다. 이웃한 보길도, 소안도 등이 황금시간대에 방송되는 ‘주말 드라마’라면 노화도는 이른바 ‘C급 시간대’에 편성되는 프로그램과 같다. 보길도에 들고 나기 위해 거쳐 가는 중간 기착지일 뿐 외지인의 발걸음이 오래 머물지는 않는다. 이런 추세는 ‘태극기의 섬’ 소안도와 연도교로 연결되는 시점에도 별반 달라지지 않을 듯하다. 외려 두 섬을 연결하는 교통 요지로서 번잡해질 가능성이 더 크다.●넉넉한 들녁ㆍ너른 충도리 갯벌… 백조들의 천국 노화도는 해안선 길이 41㎞의 섬이다. 1990년대 초반 전복 양식에 성공하면서 ‘전복 섬’이자 ‘부자 섬’이 됐다. 이 덕에 섬 인구가 한때 2만명에 이를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다. 인구가 적잖이 줄어든 지금도 이목항 일대 시가지 길이는 1.2㎞가 넘는다. 이는 섬에 있는 전국의 읍·면 소재지 중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이목항 앞에는 값이 수억원에 달한다는 양식장 작업용 어선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이른바 ‘섬 벤츠’들이다. 이 풍경만 봐도 갯살림이 얼마나 요족할지 짐작이 간다. 노화도는 들녘이 너른 섬이다. 경작지보다 산악 지역이 더 많은 보길도와 확연히 다르다. 갯벌도 넓다. 그중 하나가 충도리 갯벌이다. 겨울이면 수많은 철새들이 충도리 갯벌을 찾는다. ‘겨울 진객’ 큰고니(천연기념물 201호)의 우아한 자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남녘의 외딴섬에서 백조들의 비행 장면을 엿보는 맛이 아주 각별하다. 글 사진 완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겨울, 맑은 이별… 봄, 붉은 마중

    겨울, 맑은 이별… 봄, 붉은 마중

    남도의 한 시인에게 물었습니다. 이맘때 가볼 만한 섬이 어디냐고. 그는 전남 완도의 보길도를 찾으라 했습니다. 섬 전체를 에두른 동백들이 이제 막 붉은 꽃술을 열었을 것이고, 도끼날 같은 해안절벽에 올라 목을 빼면 바다 너머 꿈틀대는 봄의 기운도 볼 수 있을 것이라 했습니다. ‘어부사시사’를 남긴 윤선도의 부용동 유적이야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보길도의 보석이지요. 무엇보다 난대림의 섬이란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올겨울 시베리아‘급’의 맹추위에 시달리다 보니 초록빛을 마주하는 것 자체로 위안이 될 듯했습니다.보길도는 난대림의 바다다. 어디라 할 것 없이 사방이 난대림이다. 섬 곳곳의 난대림 가운데 주변 풍경과 가장 잘 어우러진 곳을 꼽으라면 단연 예송리 해변이다. 예송리는 보길도 남쪽의 갯마을이다. 활처럼 휘어진 바닷가를 따라 상록수 방풍림이 1㎞ 가까이 펼쳐져 있다. 여기가 바로 천연기념물(40호)로 지정된 ‘예송리상록수림’이다. 한창 꽃이 피고 지기 시작한 동백을 비롯해 곰솔과 녹나무, 팽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다. 숲에 들면 동박새가 요란스레 운다. 동백꽃 꿀을 빨다 외지인의 방문에 화들짝 놀란 게다. 바람이 불 때마다 들리는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도 정겹다. 예송리 마을엔 250년 묵은 감탕나무도 있다. 상록수림과 별개로 천연기념물(338호)로 지정돼 있다. 상록수림 앞은 몽돌해변이다. 검은빛의 자갈들이 방풍림과 비슷한 크기로 펼쳐져 있다. 안내판은 이 해변을 ‘흑명석자갈해변’이라 적고 있다. 이름을 풀자면 ‘파도가 칠 때마다 차르륵~ 소리를 내는 검은빛의 몽돌 해변’ 정도 되겠다. 해변의 모습은 안내판에 적힌 대로다. 몽돌의 빛은 거무튀튀하고, 파도가 들고 날 때마다 독특한 소리를 낸다. 몽돌해변의 아름다운 자태는 이른 아침에 더욱 도드라진다. 단언컨대 이 장면 놓치면 보길도 여정은 ‘말짱 꽝’이다. 해뜰 무렵 햇살이 길게 붉은빛을 드리우면 몽돌도 붉게 물든다. 자갈 하나하나가 추위 속을 내달린 어린아이의 홍조 띤 볼을 닮았다. 오래된 돌담과 만나는 즐거움도 짜릿하다. 펜션과 구멍가게들이 가득한 해변에선 이 모습을 볼 수 없다. 마을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 노란 유자와 탱자가 돌담 안에서 어울려 자라고, 고샅길 돌담 위엔 동백꽃이 봉오리째 떨어졌다. 돌담 앞엔 허름한 정자가 팽나무를 타고 앉았다. 외형이야 옛 선비들이 지어 올린 고풍스러운 정자에 견줄 수 없지만, 넉넉한 분위기로는 전혀 뒤질 게 없다.●고산 윤선도 말년 은둔지 ‘부용동 유적’ 뭐니 뭐니 해도 보길도의 ‘프랜차이즈 스타’는 고산(孤山) 윤선도다. 그의 문학적 감수성이, 말년의 삶이 보길도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그의 행적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적인 시각이 따라다닌다. 병자호란으로 백척간두에 선 나라를 외면하고 섬에 들어가 혼자만 유유자적했다거나, 백성들의 고달픈 삶을 외면했다는 것 등이 비판의 요지다. 한데 그가 보길도에 남긴 유적들만 놓고 보면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이를 뭉뚱그려 부용동 유적, 혹은 윤선도 원림(명승 34호)이라 부른다. ‘부용’(芙蓉)은 연꽃이다. 격자봉 등 사방을 둘러친 산자락들이 내려와 맺힌 자리다. 고산은 이곳을 ‘선계’(仙界)라 이르고 말년의 은둔지로 삼았다. 부용동으로 드는 들머리는 청별항이다. 보길대교를 사이로 노화도 이목항과 마주하고 있는 포구다. 이름이 곱다. ‘맑은(淸) 이별(別)’이란다. 윤선도가 손님을 배웅하던 곳이어서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청별항에서 부용동까지는 지척이다.부용동에 가장 먼저 만나는 명소는 세연정이다. 부용동 유적 가운데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정자다. 세연(洗然)은 주변 경관이 물에 씻은 듯 깨끗하고 단정해 기분이 상쾌해지는 곳이라는 뜻이다. 계류를 돌둑(판석보)으로 막아 연못(세연지)을 조성하고, 그 물을 끌어들여 사각형의 인공 연못(회수담)을 만든 뒤, 두 연못 사이에 세연정을 세웠다. 세연정의 문은 모두 위로 들어올릴 수 있는 구조다. 그 덕에 바람과 풍경, 사람과 시간이 정자 문지방을 무시로 넘나든다. 막힘 없이 흐르는 것이 자연의 본질이라면 세연정은 말 그대로 자연과 하나가 된 정자라 부를 수 있겠다. 고산은 이 아름다운 정자에 앉아 어부사시사 등의 시를 짓고 읊조렸을 것이다. 정자는 뒤편 산자락과 판석보로 연결됐다. 판석보는 ‘굴뚝다리’라고 불리는 물막이다. 건기에는 돌다리, 우기에는 폭포의 역할까지 했다. 판석보를 건너 산자락을 거슬러 오르면 옥소암이 나온다. 세연정 전경을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세연정에서 도로를 따라 좀더 위로 거슬러 오르면 낙서재, 곡수당 등의 고풍스러운 건물과 만난다. 낙서재는 고산이 세상을 뜰 때까지 생활했던 곳이다. 낙서재에서 멀리 맞은편 산자락에는 동천석실이 있다. 고산이 은거하며 책을 읽었다는 곳이다. 고산은 이처럼 하나하나 발품 팔아 땅을 정하고, 방위를 정하고, 주변과 어울리는 건물을 쌓아올려 자신의 은거지를 완성해 나갔다.●서정적 해넘이 풍경 간직한 망끝전망대 보길도에서 잊지 말고 찾아야 할 명소 몇 곳만 덧붙이자. 섬 서남쪽의 망끝전망대는 저물녘 풍경이 곱다고 소문난 곳이다. 망끝전망대 아래쪽에 있는 선창리 마을의 해넘이 풍경도 퍽 서정적이다. 격자봉의 완만한 능선과 청잣빛 바다가 기막히게 어우러져 있다. 망끝전망대 옆은 공룡알 해변이다. 진짜 공룡알만 한 둥근 바위들이 해변에 가득하다. 공룡알 해변 주위에도 난대림이 있다. 난대림 초입의 동백꽃이 붉은 꽃술을 활짝 열어 객을 맞고 있다. 백도마을 바닷가엔 ‘송시열 글씐바위’가 있다. 제주도로 유배를 가던 우암이 풍랑을 만나 보길도에 머무는 동안 임금에 대한 서운함과 그리움을 시로 적어 바위에 새긴 것이다. 글씨체도 아름답고 주변 풍경도 빼어나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10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글씐바위는 목재 데크 끝부분의 벽에 있다. 꼼꼼하게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글 사진 완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61) ▶가는 길 : 보길도로 곧장 가는 배는 없다. 먼저 노화도까지 간 뒤 보길대교를 타고 보길도로 들어가야 한다. 군내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섬 여기저기를 둘러보려면 차를 싣고 가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노화도까지는 전남 완도의 화흥포항과 해남 땅끝마을에서 각각 카페리호가 운항한다. 두 곳 모두 한 시간에 한 대꼴로 운항된다고 보면 무리가 없다. 화흥포항에서 출발하는 배는 노화도 동천항, 땅끝마을은 산양진항을 각각 잇는다. 들고 나는 항구를 달리해서 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천항 인근에 구도, 충도리 갯벌 등 볼거리가 있다. 거리는 화흥포~동천항 구간이 다소 멀지만 소요시간은 두 곳 모두 40분 정도 잡으면 된다. 요즘 이 일대가 겨울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제한급수 등으로 다소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화흥포항 매표소 555-1010. 땅끝마을 매표소 535-4268. ▶잘 곳 : 이른 아침에 해맞이를 하겠다면 예송리 해변 쪽에 숙소를 잡는 게 좋다. 달밤에 파도소리 들으며 몽돌 해변을 걷는 맛도 각별하다. 낙원펜션(554-9624), 원룸형 펜션인 풀하우스(010-4065-7455), 황토한옥펜션(553-6370) 등이 있다. 골목 안쪽에 있는 별장펜션(553-2747)은 약간의 ‘네고’가 가능하다. 면사무소가 있는 청별항 일대의 음식점들도 대부분 민박을 겸하고 있다. 노화도 이목항 쪽에도 크로바모텔(555-5656), 갈꽃섬모텔(553-8888) 등의 숙박업소가 있다. ▶맛집 : 청별항 쪽에 식당들이 몰려 있다. 거의 대부분 횟집들이다. 혼자 여행하는 이의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극히 제한적이다. 민박집에서 숙박객의 주문을 받아 아침 식사를 차려내기도 한다. 자연밥상뷔페(552-4077)는 전복죽, 전복구이 등을 고루 맛볼 수 있는 집이다. 노화도에서 보길대교 건너기 전에 있다.
  • 무병장수 꿈꾸는 ‘호모 헌드레드 ’ 시대

    무병장수 꿈꾸는 ‘호모 헌드레드 ’ 시대

    5세 이상 복합질환 동시 앓아 기대수명만큼 ‘건강수명’ 늘려 건강한 노후 보장 머리 맞대야“‘불로불사’(不老不死)하는 황제가 돼 영원히 제국을 통치하겠다”며 ‘불로초’를 찾아나섰다가 50세의 나이로 사망한 진시황의 이야기는 인류가 지구상에 등장하면서부터 꿈꿔 왔던 ‘불로장생’이 그저 ‘꿈’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최근 생명과학 분야의 급속한 발전으로 진시황이 바랐던 ‘불로장생’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간의 기대수명은 100세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추세다. 올해 한국에서 태어난 남자 아기와 여자 아기가 살 수 있는 기대수명은 각각 79세, 85세이다. 기대수명은 특정 시점에 태어난 아기들이 별다른 사고 없이 삶을 마칠 때까지를 예측한 기간이다. 문제는 기대수명의 증가만큼 건강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는 건강수명의 증가는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2013년 기준 남녀 기대수명은 각각 80.21세, 86.61세이다. 그렇지만 건강수명은 남성 71.19세, 여성 74.21세에 그치고 있다. 쉽게 말하면 2013년에 태어난 남자는 약 9년, 여자는 약 12년을 류머티스 관절염, 2형 당뇨병, 암, 알츠하이머 치매 같은 노인성 만성질환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과학자들은 평균 수명 100세를 뜻하는 ‘호모 헌드레드’ 시대가 되기 위해서는 기대수명의 증가만큼 건강수명도 함께 늘어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도 이번 주 호에 ‘고령화로 나타날 수 있는 수많은 질병을 늦출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라’라는 제목의 분석 리포트를 실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기대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나이 들어서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노화 때문에 나타나는 가장 치명적인 질병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다. 젊은 사람들도 퇴행성 뇌질환을 앓는 경우가 있지만 노인들에게서 발병하는 양상과는 전혀 다르다. 노인들에게서는 DNA 손상, 세포노화, 자가분해 단백질 손상 등 다양한 원인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노화의 속도가 빨라지는 65세 이상의 사람들에게서는 젊은 시절 얻은 만성질병과 후유증, 합병증에 노년기 특유의 질환이 더해지면서 한 사람이 몇 가지의 질환을 동시에 앓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노화를 막기 위해 노화된 세포를 제거하거나 유전자 편집을 통해 노화세포가 스스로 제거되도록 하는 기술을 비롯해 3D 프린터를 이용해 노화된 신체조직을 교체한다든지 젊은 사람의 피를 수혈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연구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술들은 노화를 늦추거나 막으면 관련 질병도 사라질 것이라는 전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노화 관련 질환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노화 연구자들은 “지금까지 노화 연구는 단일 질환이나 노화와 죽음을 늦추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왔는데 이는 나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생물학적 조건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며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의 치료나 예방과 건강수명 연장에 대해 좀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노화 관련 치료법이나 신약을 개발할 때 사용되는 임상실험의 기준도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 노인들의 근력을 강화시키는 약을 개발했다고 한다면 지금과 같이 약을 투여한 뒤 근육량의 변화를 측정하는 대신 400~500m를 걷거나 뛰는 능력이 어떻게 향상됐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분석 보고서를 쓴 일라리아 벨란투오노 영국 셰필드대 노화연구소 교수는 “2015년 기준 전 세계 인구 중 60세 이상 고령자는 12% 정도이지만 2050년이 되면 22%에 해당하는 약 20억명에 달할 것”이라며 “불로장생이라는 인류의 오랜 꿈이 또 다른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건강한 노후를 보장할 수 있는 연구와 함께 국가별로 고령화사회를 대비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 세포 소기관 실시간 관찰 성공…‘퇴행성 뇌질환’ 비밀 푼다

    [과학계는 지금] 세포 소기관 실시간 관찰 성공…‘퇴행성 뇌질환’ 비밀 푼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김기문(포스텍 화학과 교수) 단장팀이 두 종류의 형광분자를 결합시켜 세포 소기관이 움직이는 것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안게반테 케미 인터내셔널 에디션’ 최신호에 실렸다.세포는 영양이 부족해지면 세포 안에 있는 소기관들 중에 불필요한 것들을 분해시키거나 재활용한다. 이 같은 현상을 ‘자가포식’이라고 하는데 자가포식 현상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으면 세포가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없어서 죽게 된다. 자가포식 현상을 이해하는 것은 각종 질병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지만 지금까지는 세포 소기관들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쿠커비투릴’과 ‘아다만탄아민’이라는 형광분자를 결합시킨 나노화합물을 만들어 자가포식이 일어나는 세포 소기관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세포 소기관 중 ‘우리 몸의 에너지 공장’이라고 불리며 이상이 생겼을 경우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키는 미토콘드리아의 움직임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됐다. 김 단장은 “이번에 개발한 바이오 이미징 기술은 복잡한 세포의 움직임을 좀더 세밀하게 연구할 수 있게 만들어 줬다”며 “퇴행성 뇌질환은 물론 암, 감염병, 노화와 관련된 신약개발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빙판길 낙상 주의…성묘갈 땐 어르신 손 꼭 잡아야

    빙판길 낙상 주의…성묘갈 땐 어르신 손 꼭 잡아야

    설을 맞아 한 자리에 모인 가족들이 성묘를 가거나 나들이를 간다면 무엇보다 어르신들이 ‘낙상’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언덕을 오를 때나 빙판길에서 미끌거지거나 넘어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보건복지부가 2016년 기준 신체 손상으로 인한 사망 원인을 집계한 결과, 낙상은 자살과 교통사고에 이어 3위였다. 낙상으로 인한 입원환자는 인구 10만명당 1867명에 달한다. 특히 노인들은 낙상사고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노인 낙상사고는 단순 부주의보다는 근육감소, 운동능력 저하, 시력과 청력 저하에 따라 둔감해진 감각기관 등 거의 모든 노화에 연관돼 발생하기 때문이다. 노화로 관절이나 뼈, 근육이 약해져 젊은 사람에 비해 골절되기 쉬운 데다 사고 후 치료 및 회복과정에서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 골절 부위 통증으로 인해 오랫동안 누워 있다 보면 욕창, 폐렴, 근육 위축 등 전신적인 합병증 위험에도 노출된다. 실제 성묘를 가는 미끄러운 비탈 등에서는 노인들이 넘어지거나 발을 헛디디지 않도록 가족들이 도와주는 게 좋다. 이 시기에는 추위로 몸을 움츠린 채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걷다가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 노인들은 미끄러지면서 손으로 땅을 짚다가 손목뼈나 어깨뼈 등이 골절된다.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엉덩이뼈나 척추뼈 골절도 발생할 수 있다. 이미 노화로 인해 뼈와 근육이 약해진 노인들은 생각보다 가벼운 엉덩방아에도 골절될 수 있으므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가족들이 신경 써줘야 한다.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낙상 환자는 자칫 수술 이후에도 예전 기능을 회복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며 “고혈압이나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는 노인들의 경우 약물 부작용으로 어지러움이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안과 수술의 ‘꽃’ 백내장 수술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안과 수술의 ‘꽃’ 백내장 수술

    의학과 공학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 칼럼을 쓴 지 1년이 됐지만 정작 안과 의사로서 가장 흔히 접하는 ‘백내장’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백내장 수술은 2012년부터 줄곧 수술건수 1위다. 이렇게 흔한 백내장 수술은 공학적 밑바탕이 없으면 설명이 불가능하다.백내장은 우리 눈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뿌옇게 변하고 딱딱하게 굳어지는 질환이다. 주로 노화가 원인이다. 초기에는 눈이 침침하고 빛과 사물이 퍼져 보이며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희미해지고 어두운 곳보다는 밝은 곳에서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 ‘주맹증’을 겪는다. 말기에 이르면 육안으로도 동공이 하얗게 보인다. 이것이 백내장이라는 병명의 어원이 됐다. 최악의 경우엔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그러나 의술의 발달로 이런 불행한 사례는 일부 의료취약지대를 제외하면 극히 드물다. 치료의 역사는 상당히 길어서 기원전 6세기 고대 인도에서도 수술이 시행됐다고 한다. 혼탁한 수정체를 뽀족한 물체로 밀어서 눈 속 공간으로 떨어뜨리는 것으로, 현대의학으로 보자면 상당히 아찔한 방법이다. 빛이 들어갈 통로를 확보해 실명을 피하는 방법이지만 오히려 합병증으로 인한 실명이 더 많았을 수도 있다. 이후 18~19세기에 걸쳐 수정체를 낭째 들어내는 ‘낭내적출술’, 수정체낭을 남기고 백내장을 없내는 ‘낭외적출술’로 발전했다. 20세기에 드디어 초음파를 이용해 수정체를 부순 뒤 흡입하는 ‘최소 침습적 초음파유화술’이 개발돼 기본 수술법이 됐다. 현대 백내장 치료는 진단·수술기기, 인공수정체 분야에서 기술혁신이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어 눈을 크게 뜨고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다. 레이저 간섭촬영을 이용해 수십 가지 안구 측정치들을 몇 초 이내에 측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각막 절개창, 수정체낭 절개, 수정체 파쇄에 초음파나 칼날 대신 레이저를 사용한 지도 이미 수년이 지났다.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나면 그 자리에는 인공수정체가 들어간다. 인공수정체를 사용하기 전에는 두꺼운 안경이나 콘텍트 렌즈로 굴절력을 보완했다. 1949년 영국 안과 의사 헤럴드 리들리 박사가 한 군인의 눈을 관찰하면서 인공수정체 개발도 본격화됐다. 이 군인의 눈에는 ‘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PMMA) 재질의 비행기 파편이 박혔는데 염증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는 ‘아크릴레이트’ 재질의 인공수정체를 쓰고 있다. 이 물질은 부드러워 작게 접은 상태로 눈 속에 이식하기 쉽고 다양한 가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거리의 물체에 초점을 맺게 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와 난시교정 인공수정체를 이용한 수술도 시행되고 있다. 이렇게 첨단을 달리는 백내장 수술의 단 열매를 모든 환자들이 누리고 있지는 않다. 방금 언급한 레이저 수술이나 다초점·난시교정 인공수정체 등은 건강보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내장 수술비는 뚜렷하게 양극단으로 나뉜다. 물론 이런 신기술들은 시력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를 결정하는 선택권이 지갑 두께에 달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백내장 수술은 현행 건강보험제도에서 모든 시술을 한 가격으로 묶어 보험을 적용하는 ‘포괄수가제’에 해당한다. 기술 발달은 우리 의식 속도에 비해서도 앞서 있지만 포괄수가제 등 보험제도는 이보다 훨씬 느리다. 기술 투자 비용을 보전하고 과학기술 발전을 고취시키는 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다. 이로써 의사와 환자의 자유로운 선택권도 함께 보장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메디컬 인사이드] 성격·음식만 살펴도 부모님 건강 보인다

    [메디컬 인사이드] 성격·음식만 살펴도 부모님 건강 보인다

    혈압·뇌혈관 건강 주의깊게 살펴야 육류·우유·생선 등 적당한 섭취 필요 오는 15일부터 4일간 설 연휴가 이어집니다. 최대 10일의 연휴를 만끽한 지난 추석과 비교하면 짧지만 그래도 마음이 들뜨긴 마찬가지입니다. 설 연휴에 부모님을 만나 안부인사를 마치면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자주 찾아뵙지 못하기 때문에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살피는 일입니다. 보통 노인들은 자녀나 가족에게 자신의 건강 얘기 하길 꺼립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직접 부모님 안색과 행동을 살피며 건강을 챙겨야 합니다. 나이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뇌기능이 퇴화돼 건망증이 생깁니다. 건망증은 머릿속에 저장된 기억을 불러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입니다. 그래서 차근차근 물어보면 기억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 반면 치매는 기억 자체를 잃어버리는 병입니다. 건망증은 약속 시간을 잊어버리는 것이지만 치매는 약속 그 자체를 잊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치매 여부를 가리는 데 중요한 포인트는 ‘힌트’입니다. 힌트를 줘도 알아내지 못하면 인지기능장애가 생긴 것입니다. ●부모님 성격 변화를 살펴야 하는 이유 그렇다고 기억장애에만 집중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중요한 변화는 ‘성격의 변화’입니다. 갑자기 화를 낸다든지 매사 귀찮아하고 의욕이 사라집니다. 언어 표현이 어려워지면서 말수가 줄기도 합니다. 문을 반복적으로 여닫거나 같은 말을 반복하는 행위, 소변이나 대변을 참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두 정신질환과 유사한 치매 증상입니다.신채원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12일 “부모님이 예전에 보이지 않았던 증상이나 행동 변화를 보인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도록 권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치매 환자는 해가 지면 갑자기 과격한 행동을 하거나 이치에 맞지 않는 이상한 행동과 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주변 상황을 잘못 인식해 이상행동을 하는 ‘섬망’ 증상입니다.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은 신경세포가 서서히 사멸하면서 증상이 생깁니다. 손, 발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가만히 있을 때 손이나 발, 얼굴이 떨리기도 합니다. 걸을 때 자세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어깨 통증, 우울감, 피로감, 배변 어려움 등이 생깁니다. 노화 과정에 생기는 병이어서 완치는 쉽지 않지만 치료를 받으면 급격한 악화는 막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을 확인한 다음 어렵게 병원에서 진단받았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 교수는 “현재 사용하는 어떤 치료법으로도 소실된 뇌세포를 다시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적절한 약물치료로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산책, 자전거 타기, 수영 같은 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면 병의 악화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소식, 장수의 절대 기준 아냐 식사량도 잘 살펴야 합니다. 2015년 질병관리본부가 노인 28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인 6명 중 1명꼴로 영양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인들은 하루에 필요 열량의 75%만 섭취했고 영양섭취 부족 비율은 칼슘(81.7%), 비타민B2(71.8%), 지방(70.5%), 비타민C(66.3%), 비타민A(62.9%), 단백질(30.1%) 등의 순으로 높았습니다.물론 소식(小食)이 장수의 지름길인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만 필수 영양소가 부족하면 폐렴, 독감 같은 감염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각종 수술 뒤 체력 회복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특히 육류를 기피하는 분들이 많은데 돼지고기, 생선, 계란, 콩, 우유, 과일 등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부모님 혈압을 챙길 때는 수축기 혈압이 높은지 잘 살펴야 합니다. 노인 고혈압은 젊은층 고혈압과 달리 수축기 혈압만 유독 높은 특징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딱딱하게 굳는 동맥경화증이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고혈압인 부모님이 심각한 두통이나 가슴통증, 호흡곤란을 경험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뇌경색, 협심증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약 잘 먹는지 약통 살펴야 수축기 혈압이 고혈압 기준인 140㎜Hg를 넘었다고 해서 의료진이 바로 약을 처방하진 않습니다. 이때 안심하고 운동하지 않거나 음주, 흡연, 과식 등 나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약물치료를 시작하게 됩니다. 부모님이 고혈압약이나 당뇨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지 않는지 약통을 살피는 것도 중요합니다.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환자 중에 고혈압 환자가 많습니다. 이광원 강북힘찬병원장은 “고령의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은 일상생활에서 활동 제약이 심하고 운동량이 적어 만성질환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관절통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해 활동량을 늘려야 합니다. 이 원장은 “무릎 통증 때문에 계단을 오르내리기 부담스럽거나 다리를 온전히 펴지 못할 때는 약물치료나 수술로 관절염을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관절염이 있는 고혈압 환자는 겨울철에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이 원장은 “이런 환자에게는 느긋하게 30분 이상 걷는 운동을 추천한다”며 “천천히 걸어도 말초혈관이 확장돼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찬 공기에 갑자기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공항·기차역 인근에 살 수록 심장질환 위험 높아져 (연구)

    공항·기차역 인근에 살 수록 심장질환 위험 높아져 (연구)

    시끄러운 대로변이나 공항, 기차역, 전철역 인근에 사는 사람일수록 심장질환을 앓을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요하네스구텐베르크 마인츠대학 연구진은 끊이지 않는 소음이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수치를 위험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이것이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소음이 끊이지 않는 곳에 사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스트레스 호르몬이라 불리는 코르티솔이나 공격적 성향을 증폭시킬 수 있는 아드레날린 분비량이 급증하는 것을 확인했다. 코르티솔이나 아드레날린은 일명 ‘투쟁 도피 반응’을 유발한다. 투쟁 도피 반응은 교감신경계가 작용해 생긴 에너지를 소비해 긴급 상황시 빠른 방어행동이나 문제 해결 반응을 보이기 위해 흥분되어 있는 상태를 뜻한다. 이러한 반응이 나타나면 심장박동수가 갑자기 높아지고 혈류량도 증폭하는데, 이러한 과정이 심장의 세포와 혈관에 극심한 부담을 끼쳐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 반면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은 사람들은 시끄러운 곳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콜레스테롤 수치가 더 낮고 면역력이 더 높았으며, 비타민C나 E와 같은 혈액 내 산화(노화)방지 물질이 더 많은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자율신경계의 활성화로 인한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혈관 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코르티솔의 분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면서 “공항이나 기차역 등 교통수단으로 인한 소음이 해로운 수준에 달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공공의 건강을 위해 소음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규제 및 기술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음이 적게 발생하는 타이어나 비행제한시간 설정, 기찻길이나 도로 옆 방음벽 설치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심장병학회 저널(Journal of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휴대전화 전자파, 암 유발…쥐 실험에서 확인

    휴대전화 전자파, 암 유발…쥐 실험에서 확인

    휴대전화 등에서 나오는 전자파(비전리 방사선)가 종양을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독성물질프로그램’(NTP)이 집쥐(rat)와 생쥐(mouse)를 대상으로 휴대전화 전자파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수컷 집쥐에서 종양이 유발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휴대전화 전자파와 같은 무선주파수 방사선(RFR)에 이들 쥐를 노출했다. 10분 노출과 10분 중단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하루 18시간씩 2년 동안 진행했다. 그 결과, 전자파에 노출된 수컷 집쥐 6%의 심장에 ‘신경초종’(schwannoma)으로 불리는 암이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초종은 말초신경에서 신경 돌기의 집을 형성하는 길쭉한 신경아교 세포인 슈반 세포에서 발생한다. 또한 이 결과는 암컷보다 몸집이 더 커 전자파를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는 수컷에게서만 나타났다. 사실 연구팀은 2016년에도 휴대전화 전자파와 암 사이에 매우 큰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는 초기 연구에 관한 것이었지만, 여러 관련 연구가 진행되는 데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정부와 전직 NIH 독물학자들은 휴대전화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건강 지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 태블릿 PC 등 무선 장치는 인터넷에 열결돼 정보를 전송할 때 소량의 저주파 마이크로파(극초단파) 방사선을 방출한다. 이 에너지는 자외선이나 X선의 에너지만큼 강력하지 않지만, 많아지면 건강에 위험할 수 있다는 증거들을 뒷받침한다. 특히 전자파는 인터넷 신호가 약해 연결을 시도하거나 많은 양의 정보를 한꺼번에 전송하려고 할 때 급증하는데 이때가 특히 위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번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존 부처 박사는 “이번 결과는 2016년에 발표했던 결과와 거의 같다”고 말했다. 초기 연구와 마찬가지로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집쥐의 신경초종 발병률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했다. 다른 암들에 관한 발병률은 통계적으로 쥐의 노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예측되는 확률보다 높지 않았다. 연구팀은 오는 3월 26~28일 이번 연구 결과에 관한 외부 전문가 검토를 시행할 예정이다. 사진=ldprod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부모님 안심하고 모실 곳 ‘1등급 요양병원 ’ 어딜까

    부모님 안심하고 모실 곳 ‘1등급 요양병원 ’ 어딜까

    80대 노부모를 모시고 있는 김세영(57)씨는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건이 남의 일 같지가 않고 불안하다. 병과 노화로 아버지 기력이 급격히 쇠해 최근 형제들과 요양병원에 모시는 문제를 논의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부족한 의료인력과 각종 안전사고 문제가 불거져 걱정이 앞선다. 김씨처럼 부모를 안심하고 모실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반드시 체크해 봐야 할 사항이 있다.3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정부는 2년에 한 번씩 심평원을 통해 전국 1400여개 요양병원의 등급을 평가한다. 권역별로 영남권이 534곳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경기권(351곳), 호남권(212곳), 충청권(180곳), 서울권(110곳), 강원권(31곳), 제주권(10곳) 등의 순이다. 이들 기관 중 가장 최근인 2015년 평가에서 1등급을 받은 기관은 202곳이다. 1등급 기관은 종합점수 100점 만점에 92점을 넘는 우수기관을 의미한다. 그다음으로 5등급까지 차례로 등급을 매긴다. 1등급 병원 비율은 서울이 31.6%로 가장 높고 다음은 대구(22.4%), 대전(21.6%), 경기(17.6%), 인천(16.4%), 광주(16.3%) 등으로 대도시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강원은 26개 병원 중 1등급이 1곳도 없고 제주는 1곳이다. 이들 202개 기관 중 2013년과 2015년 평가에서 2회 연속 1등급을 받은 기관은 전국에 57곳이 있다. 수도권에 절반에 가까운 26곳이 몰려 있다. 1등급 기관과 세부 평가정보를 확인하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서 ‘병원평가정보’ 항목을 찾아 지역을 입력하면 된다. 요양병원을 선택할 때 비용을 최우선 조건으로 고려하는 사람이 많지만 기관의 질을 따진다면 따로 확인해야 할 사항이 많다. 요양병원 평가정보 항목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부분은 ‘인력 보유 수준’이다. 화재 참사가 발생한 세종병원은 의사 2명(비상근 1명 제외), 간호사 6명이 근무해 대부분 노인인 환자들을 대피시킬 여력이 없었다. 의사, 간호사 등 간호인력 1인당 환자 수가 평균 이하이면서 약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사회복지사, 의무기록사 재직일수율이 높은 곳이 인력 보유 수준이 높은 곳이다. 심평원은 간호인력의 이직률도 살핀다. 인력 보유 수준이 낮을수록 환자 돌봄이나 안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요양병원은 환자 35명당 의사 1명, 환자 6명당 1명의 간호사를 둬야 한다. 일상생활 수행능력과 욕창 관리 수준을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요양병원 진료기능 평가항목을 봤을 때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감퇴한 환자나 욕창이 악화된 환자 비율이 높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노인환자의 인지기능 검사, 당뇨관리를 위한 검사비율이 낮아 일상생활 수행능력 평가가 부실한 곳도 피해야 한다. 비용이 높다고 무조건 높은 등급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측해서는 안 된다. 환자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지와 주거지와의 거리도 중요사항으로 고려해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과장의 끝판왕...’젊어지는 생수’ 광고 논란

    과장의 끝판왕...’젊어지는 생수’ 광고 논란

    영국의 한 브랜드가 터무니없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냈다가 결국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넘버원 로즈마리 워터’(No1 Rosemary Water)라는 이름의 생수는 영국의 고급 백화점인 하비 니콜스에서 750㎖ 크기 기준 3.95파운드(한화 약 6000원)에 판매돼 왔다. 이를 만든 브랜드는 자사의 생수에 로즈마리의 각종 성분이 함유돼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건강 증진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광고해 왔다. 문제는 지난해 4월부터 6월 까지 영국 전역에서 방영된 광고에서 발생했다. 문제의 광고는 백발의 한 노인 여성이 등장하는데, 이 여성이 로즈마리 생수를 마시자 머리가 점차 검어지고 피부에 탄력이 돌아오면서 젊은 여성을 ‘변신’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브랜드의 이러한 광고는 세간에 알려진 로즈마리의 효능에 기반해 제작된 것이었다. 브랜드 측은 이탈리아 서남부에 위치한 아치아롤리 마을 사람들에게서는 치매가 거의 나타나지 않을 뿐 아니라 관절염과 백내장 발병률이 매우 낮은 장수의 도시이며, 이곳 사람들의 장수 비결은 다름 아닌 로즈마리라고 주장했다. 실제 아치아롤리 사람들은 일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로즈마리를 다양한 형태로 섭취하며, 이탈리아의 유명 장수 마을인 이곳 사람들이 지중해식 식단과 더불어 로즈마리의 덕을 보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가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로즈마리가 가진 항산화 성분 및 피부 탄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이 있다는 다양한 연구결과를 종합해, 로즈마리 성분이 포함된 자사 생수를 마시면 노화를 늦추고 건강을 지키는 것을 넘어, 시간을 되돌려 젊음을 되찾을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를 제작해 내보낸 것이다. 영국 광고표준위원회(ASA)는 최근 해당 광고와 관련된 항의를 수차례 받았다“면서 ”해당 브랜드의 물을 사 마시는 것만으로도 기억력이 향상되고 건강을 유지하며 장수할 수 있다는 효능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이 생수를 마시면 암과 치매 등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광고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한다”면서 “해당 광고는 규정을 어겼기 때문에 다시는 전파를 탈 수 없도록 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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