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노화
    2025-12-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519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18] 닭볶음탕과 감자탕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18] 닭볶음탕과 감자탕

     을씨년스런 날씨에 몸이 움츠러들 때에는 매운 양념의 닭볶음탕이나 감자탕을 먹는 게 제격일 것이다. 닭고기 찜 또는 돼지 등뼈 고기에다 고추, 파, 마늘, 생강 등 알싸한 맛의 향신료가 양껏 들어가기 때문에 속이 든든하고 후끈해진다. 또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감자와 고소한 들깨 가루가 듬뿍 들어가는 것도 두 음식이 쌍둥이처럼 닮았다. 그런데 닭볶음탕과 감자탕은 둘 다 ‘억울한 운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제 이름에 대해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말하기 때문이다. 진짜 이름은 아직도 모른다.  닭볶음탕은 생닭을 한입에 먹기 좋게 토막을 내 매운 양념장으로 고루 버무린 뒤 큼직하게 썬 감자와 양파, 당근 등을 넣어 바특하게 끓인다. 뻘겋게 졸여진 찜 요리와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다. 본래 국물이 흥건해야 하는 탕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오죽했으면 닭볶음탕과 사촌 관계인 안동찜닭은 탕이 아닌 찜이라고 했을까.  감자탕에는 돼지 등뼈와 감자, 우거지 또는 시래기, 깻잎 등이 들어간다. 물론 매운 양념은 닭볶음탕과 비슷하다. 굵게 썬 감자에 돼지 등뼈의 맛이 흠뻑 배어 구수한 맛을 낸다. 돼지 등뼈에는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B1 등이 풍부하기 때문에 감자탕은 남성의 스태미나에, 여성에겐 낮은 칼로리가 필요한 다이어트에, 또 노인에겐 노화 방지와 골다공증 예방 등에 두루두루 좋다. 술안주로는 물론, 우거지나 시래기 덕분에 숙취 제거에도 좋다. ● 닭도리탕 ‘도리’는 일본어 ‘새’가 아닌 ‘도려내다’란 우리말 주장도 닭볶음탕이나 감자탕 모두가 화끈한 별미 음식인데, 어째 그 이름이 석연치 않다. 닭볶음탕은 과거 닭도리탕이라 부르던 것을 표준어로 바꾼 이름이다. 학계는 닭도리탕에 대해 ‘우리말인 닭+일본어 토리(とり·鳥)+한자어 탕(湯)’이 합쳐져 이상한 이름이라고 해석했다. 그래서 닭볶음탕이라 바꾸면서 사전에서 ‘닭고기를 토막 쳐서 양념과 물을 넣고 끓인 음식. 경우에 따라 먼저 볶다가 물에 끓이기도 한다’고 정의했다.  그러나 닭볶음탕에는 이름과 달리 불판에 볶는 조리 과정이 없다. 자작하게 물을 부어 끓일 뿐이다. 우습게도 이름이 바뀐 뒤 닭고기를 먼저 볶는 현상마저 등장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자 요리업계는 우리 음식에 볶음과 탕 등 두 가지 조리 형태를 동시에 표현한 이름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학계 일부에서도 닭도리탕의 토리(とり)가 일본어의 새가 아닌 ‘도려내다’에서 나온 순수 우리말이고, 닭고기를 잘게 써는 조리법을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선 후기의 평양 등 서북 지방에서 닭도리탕과 비슷한 도리탕을 즐겼다는 여러 고서의 기록을 근거로 삼았다. 오이를 잘게 썰어 소금에 절인 뒤 불판에 데친 ‘외보도리’라는 전통 음식의 이름도 있다.  새로운 이름이 납득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니까, 닭볶음탕이 지금도 시중에서는 닭도리탕, 닭감자탕, 닭매운탕, 닭감자조림 등 중구난방으로 불리는 게 아닐까. 우리의 닭도리탕이 괜한 오해를 받고 있는 듯하다. ● 감자탕 ‘감자’는 돼지 등뼈를 ‘감자뼈’라 부른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감자탕의 운명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감자탕에는 본래 감자가 들어가지 않았다. 삼국시대 호남을 중심으로 돼지 등뼈로 만든 탕을 먹었을 때나 1899년 경인선 철도 공사에 동원된 인부들이 감자탕으로 허기를 달랠 때에도 감자는 없었다. 감자탕 맛은 근세기 이후 인천에서 완성된다.  사연 많은 감자탕은 1970~80년대 대학가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아마 누군가 “감자탕에 왜 감자가 없어요”라고 하면서 결국 감자가 들어갈 것은 아닐까. “붕어빵에 왜 붕어가 없어요”라는 농담과 비슷한 가정이다. 우연한 조리법이었지만 돼지 등뼈 국물과 감자의 맛 궁합은 썩 잘 맞는다.  그런데 감자탕의 어원에 대해서도 감자가 예부터 돼지 등뼈를 지나는 척수를 감자라고 불렀다는 설, 돼지 등뼈를 원래 ‘감자뼈’라고 했다는 설, 그게 아니고 감자를 넣은 무명의 탕 음식에 돼지 등뼈를 넣으면서 감자탕이라고 했다는 설, 마지막으로 달착지근한 돼지고기 음식을 뜻하는 한자어 감저(甘猪)에서 유래했다는 설 등 논란이 분분하다.  이런 주장들 속에서 혹시 우리는 수천 년이 된 우리말과 우리 문화를 얕보면서 그 이후 등장한 중국이나 일본, 서양 등의 것만 무작정 추종하고 있지는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학계는 우리말에 대한 면밀한 연구를 통해 혹시 잘못된 것을 발견하면 빨리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왜곡이 방치되고 반복되면 진실은 더 멀어지기 마련이다.   <조행> 조선의 문신 권벽   시골 주막 닭 울음에 일어나 촌길을 말 따라 타고 가는데 북두칠성도 그믐달 따라 지고 은하수는 새벽 구름과 함께 걸렸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노인성황반변성 완화하는 ‘와이드 스크린’ 렌즈 개발

    노인성황반변성 완화하는 ‘와이드 스크린’ 렌즈 개발

    시력감퇴는 50대 이후부터 급속도로 나타나는 노화의 증상 중 하나다. 특히 노인성황반변성증(이하 AMD)로 불리는 증상은 55세 이후에 급격히 나타나며 영국에서만 무려 400만 명이 이 질병을 앓고 있다. 가령성황반변성증이라고도 불리는 이 질병은 고령자의 황반(macuala)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노화에 따라 황반기능이 저하됨으로서 시력이 떨어지거나 상실되는 질병이다. 일단 이 질병으로 인한 시력장애가 시작되면 이전의 시력으로 회복하기 어렵다. 최근 가령성황반변성증으로 인해 시력장애가 시작됐을 경우 이을 보완해줄 수 있는 ‘와이드 스크린 버전’의 임플란트 렌즈가 개발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망막은 눈에서 일종의 필름 역할을 한다. 빛이 렌즈 역할을 하는 눈동자를 통과해 망막에 상으로 맺히면 이것이 시신경으로 전달되면서 앞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망막이 위축되거나 노폐물이 쌓이면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노인성환반변성이 오면 먼 곳이나 가까운 곳에 있는 사물 전체를 보기 힘들어지거나 볼 수 없게 된다. 혹은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변시증을 앓을 수도 있는데, 스페인 무르시아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타원형 곡선 형태의 이 특수렌즈를 망막 중앙에 이식하면 황반 전반을 감싸면서 망막 일부가 아닌 전체의 능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기존에도 노안렌즈삽입술 등 몇몇 시술이 존재했지만, 렌즈의 위치 등에 따라 미세하게 굴절이상의 증상이 나타나거나 사물의 주변부는 거의 볼 수 없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될 특수렌즈는 라섹수술 등 추가교정이 없이도 시야 전체를 일그러짐 없이 볼 수 있으며, 백내장 등 환자의 눈 상태에 따라 교체가 가능하다는 특징도 있다. 연구를 이끈 스페인 무르시아대학의 안과 전문의 바비 퀴레시 박사와 파블로 아르탈 교수는 “기존의 안구 내 이식렌즈는 피사체의 중앙을 제대로 보게 해주는데에는 도움을 주지만 시야의 중심 밖에 있는 것들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개발한 ‘아이맥스’(EyeMax) 렌즈는 피사체의 중심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주변부 까지도 명확하게 보는 것을 가능케 한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에 삽입한 안구 내 임플란트를 제거하지 않고도 이식이 가능하다. 즉 백내장 등으로 인해 이미 렌즈 삽입술을 받은 환자라도 이 렌즈를 추가로 삽입해 황반변성증으로 인한 시력장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 시술이 영구적으로 안정된 시력을 보존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한 오랫동안 선명하게 앞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기술임에는 틀림없다고 두 전문가는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흰머리 39세, 관절통증 40세, 식은땀 50세...노화 느끼는 나이

    흰머리 39세, 관절통증 40세, 식은땀 50세...노화 느끼는 나이

    노화의 대표증상 중 하나인 흰머리는 언제부터 나기 시작할까? 벌써 관절염이 생긴 나는 남들보다 노화속도가 빠른 것일까? 노화는 증상도 다양하고 사람에 따라 속도도 다르다. 다만 ‘대략적으로’ 각각의 노화 증상이 나타나는 평균 연령을 알아볼 수는 있다. 노화 증상의 종류에 따라 나타나는 시기도 제각각인데, 최근 영국에서는 노화 증상이 나타나는 평균 연령을 알아본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영국의 한 비타민보조제 전문업체가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노화증상이 나타난 시기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 조사대상 중 3분의 2는 30세가 넘으면 건강이 악화되는 것이 느껴진다고 답했고, 가장 크게 염려되는 건강으로는 심장, 기억력, 스트레스지수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 보면 흰머리가 나기 시작하는 평균 연령은 39세, 관절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는 연령은 40세, 특히 여성의 경우 식은땀이 나기 시작하는 연령은 50세 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편두통과 두통은 비교적 이른 나이인 24세, 발목이 약해졌다고 느껴지는 시기는 32세, 허리통증은 33세, 무릎 통증은 37세에 평균적으로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이끈 업체 측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30대가 되면 편두통이나 소화 불량 등의 증상이 더욱 흔하게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20대 때부터 피트니스와 식이요법 등을 꾸준히 해 온 사람이라도 30대에 들어서 발목과 무릎, 허리 등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흡연 여부나 실외에서 얼마나 자주 햇빛을 보는지 등의 여부에 따라 노화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가 다를 수 있다”면서 “조사대상 중 10%는 앉아서 일하는 것이, 25%는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건강과 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MBC 기분좋은날, 산도 중화시켜 부작용 최소화한 ‘중성비타민C’ 소개

    MBC 기분좋은날, 산도 중화시켜 부작용 최소화한 ‘중성비타민C’ 소개

    MBC ‘기분 좋은 날’을 통해 ‘중성 비타민C’가 소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성 비타민C는 기존 비타민C의 부작용을 보완해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선호되고 있다. 12일 오전 김영희, 권인숙 모녀가 출연한 가운데 방송된 MBC ‘기분 좋은 날’을 통해 노화 방지는 물론 건강한 생활 습관에 관해 전문가에게 조언 받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방송에는 가정의학과 황환식 교수와 식품영양학과 이미영 교수가 출연해 노화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는 활성산소의 감량법으로 ‘비타민C 섭취’를 필수 요소 중 하나로 소개했다. 또한 비타민C 섭취방법과 주의사항, 효과 등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타민C는 세포나 뼈의 형성과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노화를 방지해주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고혈압을 내려주는 효능은 물론 체중감량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현대인의 필수 영양소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비타민C는 산성(Acid)을 띠고 있어 위로 들어가게 되면 속 쓰림이나 복통,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비타민C는 대사되면서 수산으로 바뀌어 칼슘과 결합해 돌이 생성될 수 있다. 이는 요로결석, 신장결석과 같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황환식 교수는 기존 비타민C의 단점인 속쓰림, 위장장애 발생을 보안하기 위해 산도를 중화시켜 만든 중성 비타민C를 소개했다. 또한 이미영 교수는 “비타민 C는 1000mg 이상의 고함량을 섭취할 경우 체내 흡수율은 50% 미만으로 나머지는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비타민C 선택 시 ‘함량’보다는 ‘체내 흡수율’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월 8일 진행된 제9회 팜엑스포 약사, 의사, 및 제약업계 관계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비타민C 섭취 방법 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응답자 중 82.2%가 비타민C 흡수율을 꼽았을 만큼 많은 전문가들이 비타민C 흡수율의 중요성은 점차 커져가고 있다. 이에 한국 솔가의 ‘에스터C 비타민’은 중성비타민으로 속을 편안하게 하면서도 비타민C의 체외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어 요로결석이나 신장 결석에 대한 우려도 덜 수 있다. 또한 체내 흡수율이 비교적 높아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비타민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흰머리는 언제부터 날까?…노화 증상별 평균 나이 보니

    흰머리는 언제부터 날까?…노화 증상별 평균 나이 보니

    노화의 대표증상 중 하나인 흰머리는 언제부터 나기 시작할까? 벌써 관절염이 생긴 나는 남들보다 노화속도가 빠른 것일까? 노화는 증상도 다양하고 사람에 따라 속도도 다르다. 다만 ‘대략적으로’ 각각의 노화 증상이 나타나는 평균 연령을 알아볼 수는 있다. 노화 증상의 종류에 따라 나타나는 시기도 제각각인데, 최근 영국에서는 노화 증상이 나타나는 평균 연령을 알아본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영국의 한 비타민보조제 전문업체가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노화증상이 나타난 시기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 조사대상 중 3분의 2는 30세가 넘으면 건강이 악화되는 것이 느껴진다고 답했고, 가장 크게 염려되는 건강으로는 심장, 기억력, 스트레스지수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 보면 흰머리가 나기 시작하는 평균 연령은 39세, 관절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는 연령은 40세, 특히 여성의 경우 식은땀이 나기 시작하는 연령은 50세 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편두통과 두통은 비교적 이른 나이인 24세, 발목이 약해졌다고 느껴지는 시기는 32세, 허리통증은 33세, 무릎 통증은 37세에 평균적으로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이끈 업체 측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30대가 되면 편두통이나 소화 불량 등의 증상이 더욱 흔하게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20대 때부터 피트니스와 식이요법 등을 꾸준히 해 온 사람이라도 30대에 들어서 발목과 무릎, 허리 등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흡연 여부나 실외에서 얼마나 자주 햇빛을 보는지 등의 여부에 따라 노화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가 다를 수 있다”면서 “조사대상 중 10%는 앉아서 일하는 것이, 25%는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건강과 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체내 줄기세포 모아 퇴행성 관절염 치료 효과 확인”

    “체내 줄기세포 모아 퇴행성 관절염 치료 효과 확인”

     인체의 자연치유능력 활용해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을 억제하고, 새로운 연골조직을 재생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새로운 퇴행성 관절염 치료 방법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김상준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정영미 박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P물질(SP·Substance-P)을 자가조립 펩타이드(SAP·Self-assembled peptides)에 화학적으로 응착시켜 투여한 뒤 변화를 관찰한 결과,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을 억제할 뿐 아니라 무릎연골의 조직재생 효과까지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P물질은 체내에서 통증감각을 전달하는 신경세포물질로, 신체에 손상이 발생하면 중간엽 줄기세포를 해당 부위로 끌어들여 회복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P물질이 손상된 연골을 치료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연구팀은 P물질의 이런 특성을 고려해 노화로 닳아 없어진 무릎 연골 조직 재생방법을 고안해 냈다. 상처가 아물 때 마치 새 살이 돋는 것처럼 조직을 재생시키는 가능성에 착안한 것이다. 그러나 인체 내에서 자연 생성되는 P물질의 양이 많지 않은 데다 외부에서 주입해도 금방 흩어져버린다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또 과다 투여할 경우 통증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물질을 자가조립 펩타이드와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방법을 적용했다. 인체를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복합물인 자가조립 펩타이드는 젤 타입으로 전환이 가능해 주사제 형태로 관절에 직접 투여할 수 있으며, 관절강 속에 오래 머물게 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 40마리를 P물질 투여군과 줄기세포 추가 투여군, 대조군 등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용 쥐에 골관절염을 유도하는 수술을 한 뒤 2주 후 관절강 내에 약물을 투여하고 6주동안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P물질 투여군은 대조군에 비해 개선효과가 뚜렷했으며, 효과 또한 줄기세포를 추가 투여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골세포가 노화로 죽는 비율(세포사멸)이 대조군의 경우 80%였으니 P물질 투여군은 절반인 40%로 나타났다.  또 손상 부위의 회복을 돕는 중간엽 줄기세포를 끌어모으는 양의 경우 대조군에 비해 6배 가량이나 많았으며,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에 관여하는 염증성 인자인 ‘IL-1’의 발현율도 50%까지 낮아졌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P물질의 적정 투여 용량이 35μg(마이크로그램)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P물질이 통증을 전달하는 물질이기는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적정량을 투여한 결과 통증이 심해지지 않았다. 김상준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늦추고 관절이 원활히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치료목표”라며 “아직 동물실험 모델이기는 하지만 기존 치료와 달리 인체의 자연치유 능력을 살려낸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연구는 삼성서울병원과 KIST 공동연구 프로젝트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생체조직공학 분야의 국제학술지(Biomaterials) 최근호에 게재됐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고용량 비타민C 항산화 효능 암세포 억제·사멸 효과… 위·신장 약하면 주의해야

    [사이언스 톡톡] 고용량 비타민C 항산화 효능 암세포 억제·사멸 효과… 위·신장 약하면 주의해야

    안녕하신가, 라이너스 폴링(1901~1994)일세. 난 평생 화학 결합구조에 대해 연구를 했다네. 그 덕에 1954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았지. 나는 또 평생을 평화주의자로 살았다네. 반핵 운동에 앞장선 공로로 1962년에는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지.그렇지만 사람들은 이런 것들보다는 나를 고용량 비타민C 요법의 창시자로 더 잘 기억하고 있는 것 같더군. 사실 말년에 비타민C와 질병 예방에 관한 연구에 집중하기는 했지. 미국 오리건주립대는 내 이름을 딴 ‘라이너스 폴링 연구소’를 만들어 비타민C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더군. 비타민C의 화학명은 ‘아스코르빈산’(ascorbic acid)이라네. 비타민C가 존재감을 처음 드러낸 것은 17~18세기 영국 해군들 덕분이라고 해야 하나. 오랜 시간 항해를 하다 보면 잇몸에서 피가 나고 관절이 부어 고통 속에서 죽는 병사들이 속출했다네. ‘괴혈병’이었지. 1747년 군의관 제임스 린드가 병사들에게 비타민C가 풍부한 레몬을 한 조각씩 섭취하도록 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지. 비타민C는 세포나 뼈의 형성과 유지에 필수적이라네. 노화를 방지해 주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고혈압을 내려주는 등 항산화 작용이 비타민C의 대표적인 효능이지. 나는 바로 그 항산화 효능에 주목했던 거야.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말야. 그래서 1970년대에 말기 암환자들에게 고용량 비타민C를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했는데, 환자들의 평균 생존일이 300일 이상 늘어나더군. 그래서 ‘비타민C가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지. 논문 발표 이후 학자들 사이에서는 비타민C에 대한 효능을 두고 갑론을박이 시작되더군. 그런데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5일자 온라인판에 미국 코넬대 의대 루이스 캔틀리 교수와 윤지혜 박사가 내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더군. 암을 유발시킨 생쥐에게 고용량의 비타민C를 주입했더니 암세포가 더이상 자라지 않고 사라졌다는 거야. 이번에 생쥐에게 투입한 비타민C의 양은 사람이 한번에 300개의 오렌지를 먹는 수준의 고용량이었다네. 연구팀은 고용량의 비타민C가 BRAF와 KRAS라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결장암 세포를 죽이는 것을 확인했어. 암세포는 포도당에서 영양분을 얻는데, 비타민C가 암세포의 포도당 대사과정을 억제해 암세포의 에너지를 고갈시킨다는 거야. 하지만 뭐든 지나치면 안 좋다네. 비타민C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위장이 약한 사람은 속쓰림으로 고생할 수 있고 신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신장결석이나 요로결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니 말이야.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목디스크 예방하려면 모니터 눈높이에 맞춰야 컴퓨터 앞에 장시간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잘못된 자세를 취하게 되고 결국 목에 무리가 간다. 목 디스크는 학교, 가정에서 컴퓨터를 즐겨 사용하는 현대인이 특히 조심해야 하는 질병이다. 사람의 목은 특이하게 앞으로 볼록한 ‘완만한 C자형’을 이루고 있다. 이 곡선의 맨 위쪽에 머리 중심이 있어야 목뼈와 디스크, 관절, 목 주위 근육 및 인대가 가장 편안한 상태를 이루게 된다. 하지만 고개를 숙여 모니터를 장시간 바라보면 C자의 곡선이 곧게 펴지거나 뒤로 볼록하게 반전돼 관절, 인대, 등에 무리가 가고 뒷목에 통증이 나타난다. 이런 통증은 뒷머리, 양쪽 어깨, 등 쪽으로도 뻗칠 수 있다. 어깨가 아프다고 병원을 찾는 환자 대부분은 이런 목 디스크 환자다. 대개 목이 뻣뻣하고 목 주변에 압박감, 통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다가 어깨나 팔로 내려와 손까지 저리게 된다. 때로는 팔만 아픈 일도 있다. 증상은 매우 다양한데 “목이 불편하고 어깨 윗부분이 아프다. 팔을 따라 전기가 통하듯이 통증이 온다. 손가락이 저리다. 팔에 힘이 없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심하면 “팔이 아파 꼼짝하기가 어렵다. 차라리 팔을 떼어내 버리고 싶다”고까지 말하는 환자도 있다. 목 디스크를 올바르게 치료하려면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다른 병들과 구별해야 한다. 척추를 연결하는 인대에 석회 성분이 침착돼 두터워지며 신경을 압박하는 후종인대 골화증,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신경이 지나는 구멍이 좁아지는 경추관 협착증, 어깨 부위 통증을 유발하는 어깨 관절염이나 오십견 등을 들 수 있다. 목 디스크를 예방하려면 우선 책상 높이를 적절하게 조리하고 모니터를 가급적 눈높이에 맞춘다. 책상에 앉을 때는 의자 등받이 깊숙이 엉덩이를 밀어 넣고 허리를 곱게 편다. 발 받침대를 받쳐 무릎의 높이를 엉덩이보다 높게 하는 게 좋다. 적어도 30분에 한 번씩은 휴식하고 목을 여러 방향으로 가볍게 풀어 주는 등 스트레칭을 한다. 그러나 목에서 뚝뚝 소리가 날 정도로 비트는 동작은 피한다. 당시는 시원할지 몰라도 목 디스크와 관절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 되도록 목뼈의 C자형을 유지하면서 목을 긴장시키지 말고 편안한 자세를 취한다. 만약 목의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2주 이상 지속되면 통증을 유발하는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팔이나 손까지 통증이 뻗치거나 힘이 약해지는 경우는 목 디스크가 돌출돼 신경을 압박하는 것일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도움말 이동호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 추울 땐 촉촉한 한 방울

    추울 땐 촉촉한 한 방울

    추운 겨울을 눈앞에 둔 요즘, 추위도 추위지만 건조함이 더 큰 문제로 다가온다. 찬바람이 불수록 얼굴에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 볼이 빨갛게 트는 게 고민인 이들이 많다. 실제 날씨가 건조한 가을·겨울철 피부건조증이 심각해진다.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2010~2014년)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피부건조증 진료 인원은 월평균 10월부터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월(3만 4506명)은 9월(1만 3529명) 대비 2.5배 이상 진료 인원이 증가했고 전월 비교 시 10월이 52.6%로 가장 크게 늘었다. 평가원에 따르면 피부건조증은 피부가 건조해져 피부 수분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질환이다. 원인은 건조한 날씨와 냉·난방기, 자외선 등의 외부적인 요인과 유전, 아토피 피부염, 피부 노화 등의 내부적인 요인이 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피부가 유난히 건조해지는 가을·겨울철을 대비한 페이셜 오일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헬스&뷰티 스토어인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 페이셜 오일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50%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안 후 수분크림에 페이셜 오일을 한두 방울 섞어 얼굴에 바르면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도와주고 촉촉함을 유지시켜준다”고 조언했다. 또 화장할 때 화장이 떠보이는 느낌이라면 페이셜 오일을 이용해보자. 파운데이션이나 BB크림을 바를 때 페이셜 오일을 한두 방울 떨어뜨려 섞어 발라주면 화장이 얼굴에 잘 받게 도와줄 수 있다. 페이셜 오일의 종류도 다양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이 어떤 건지 성분과 질감 등을 꼼꼼히 따져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핀란드의 화장품 브랜드인 루메네의 ‘브라이트 나우 비타민씨 드라이 스킨 칵테일 세럼’은 북극산 클라우드베리와 크랜베리 씨앗 추출물이 주성분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코코넛 오일이 주성분인 미국 스킨케어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의 ‘오가닉 버진 코코넛 오일’은 100% 유기농 코코넛을 속껍질째 압착해 추출한 오일이다. 닥터자르트의 ‘세라마이딘 오일밤’은 독특한 질감으로 요즘 주목받는 제품이다. 고농축 밤 타입의 내용물을 손의 온도로 녹이면 오일로 변하는 제품이다.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세라마이딘 성분이 들어가 있다. 일명 ‘김남주 오일’로 유명한 눅스의 ‘윌 프로디쥬스 멀티오일’은 얼굴만이 아니라 팔다리, 머리카락 등 전신용으로 사용 가능하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주 2회’ 근력 운동해야 뇌 노화 막는다 - 연구

    ‘주 2회’ 근력 운동해야 뇌 노화 막는다 - 연구

    나이 든 사람도 최소한의 근력 운동을 해야 뇌의 노화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테레사 리우-앰브로즈 교수팀이 65~75세 건강한 여성 54명을 대상으로, 근력 운동에 따른 뇌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참가 여성들을 주 1회나 2회 근력 운동하는 두 그룹으로 나눠 1년간 변화를 관찰했다. 또한 운동 전후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통한 뇌 스캔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일주일에 2회 근력 운동을 한 그룹은 뇌의 위축과 회백질의 감소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연구로는 노화로 인한 근력 저하가 뇌의 위축과 회백질의 감소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백질은 뇌의 고차적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으로, 이 부분이 변증하면 운동 장애가 나타나기 쉽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근력 운동으로 근육량을 증가시키면 뇌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면서 “이번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남성의 뇌에서도 유사한 영향이 있는지를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노인의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최근호(10월 12일자)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늦지 않았어요”…40대에 시작한 운동도 효과有 (연구)

    “늦지 않았어요”…40대에 시작한 운동도 효과有 (연구)

    20대, 30대 시절 바쁜 일상에 치여 운동할 시기를 놓쳤다고 생각하는 40대 이상이라면 다음의 연구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전문가들은 다소 늦었다고 생각하는 40대에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오랜 기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미국 미시시피대학교와 캘리포니아대학 공동 연구진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 for Disease Control)의 국민건강영양조사(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NHANES) 데이터를 대상으로 20~84세 6500명의 건강상태를 분석했다. 조사를 통해 운동습관과 생활습관, 몸무게 등의 정보를 얻고, 혈액샘플 체취로 텔로미어의 길이를 측정했다. 염색체 끝의 DNA를 뜻하는 텔로미어는 인간의 노화를 결정짓는 중요한 키워드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들 6500명을 ▲근력운동이 포함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그룹 ▲간단한 걷기 운동을 하는 그룹 ▲자전거 타기나 뛰기 등 격렬한 운동을 하는 그룹 ▲운동을 하지 않는 그룹 등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했다. 그 결과 웨이트트레이닝, 걷기, 격렬한 뛰기(또는 자전거타기) 등 3가지 운동 중 한가지라도 하는 사람은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텔로미어가 단축될 위험이 3% 줄어들고, 2가지 이상을 하는 사람은 24%, 3가지 이상을 하는 사람은 29%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러한 특징이 40~65세 중장년층에서도 두렷하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연구진은 “40대 이상의 중장년이 가벼운 걷기 등의 운동을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텔로미어의 길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러한 습관이 노화를 늦추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컨대 같은 연령의 사람이라 해도 운동선수와 비운동선수의 텔로미어 길이가 다르다. 이는 나이에 상관없이 운동 습관의 여부가 노화 및 수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텔로미어 길이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라면서 “중년에 운동을 시작해도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는 것을 멈추거나 늦추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스포츠와 운동, 의학과 과학’ 저널(journal 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뇌를 젊어지게’ 하는 천식약 발견...치매 완화 효능

    ‘뇌를 젊어지게’ 하는 천식약 발견...치매 완화 효능

    천식 치료에 쓰이는 한 시판 약이 치매를 완화하고 심지어 멈출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 파라켈수스 의대 루트비히 아이그너 박사가 이끈 연구진이 현재 ‘싱귤레어’(Singulair)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약물 ‘몬테루카스트’(montelukast)가 쥐 뇌의 노화 과정을 반대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알레르기 반응을 치료하는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는 이 약물은 또 곧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할 예정이다. 쥐를 대상으로 기억 및 지능 검사에서 이 약물을 투여받은 나이 든 쥐들은 젊은 쥐들만큼 결과가 좋게 나타났다. 실험에 쓰인 나이 든 쥐들은 생후 20개월 정도로, 이를 우리 인간 나이로 환산하면 65~75세 정도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또 쥐들을 물이 있는 공간에 넣어두고 숨겨진 경로를 찾아 탈출을 유도하는 실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 나이 든 쥐들은 약물 투여 6주 만에 젊은 쥐들과 같은 시간에 탈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진은 이 약물이 나이 든 쥐들의 뇌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수용체들을 차단하는 것을 발견했다. 류코트리엔 수용체라고 불리는 이런 수용체는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헌팅턴병과 같은 신경변성질환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새로운 뉴런이 형성되는 뇌 부분에서 발견된다. 약물을 투여받은 나이 든 쥐들은 류코트리엔 수용체의 염증이 80% 이하로 줄어들었다. 또 연구진은 이 약물이 뇌에 도달하는 감염을 막는 ‘혈액-뇌장벽’의 강도를 개선하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이 약물을 투여한 나이 든 쥐의 약 50%는 대조군보다 젊은 쥐들처럼 신경 성장이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그너 박사는 “구조적으로, 나이 든 쥐들의 뇌는 젊어졌다”면서 “이 약물이 노화와 관련한 손상을 뒤바꾸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젊은 쥐들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학습과 기억이 100%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영국 파킨슨재단 연구·개발 책임자인 아서 로치 박사는 “이번 연구는 매우 촉망되는 접근 방법”이라면서 “그들은 나이 든 뇌의 어떤 면을 뒤바꿔버렸다”고 말했다. 참고로 로치 박사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신경학회(Society for Neuroscience) 연례회의에서 처음 발표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뇌의 노화를 막는 약물 발견 - 스위스 연구진

    뇌의 노화를 막는 약물 발견 - 스위스 연구진

    천식 치료에 쓰이는 한 시판 약이 치매를 완화하고 심지어 멈출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 파라켈수스 의대 루트비히 아이그너 박사가 이끈 연구진이 현재 ‘싱귤레어’(Singulair)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약물 ‘몬테루카스트’(montelukast)가 쥐 뇌의 노화 과정을 반대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알레르기 반응을 치료하는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는 이 약물은 또 곧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할 예정이다. 쥐를 대상으로 기억 및 지능 검사에서 이 약물을 투여받은 나이 든 쥐들은 젊은 쥐들만큼 결과가 좋게 나타났다. 실험에 쓰인 나이 든 쥐들은 생후 20개월 정도로, 이를 우리 인간 나이로 환산하면 65~75세 정도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또 쥐들을 물이 있는 공간에 넣어두고 숨겨진 경로를 찾아 탈출을 유도하는 실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 나이 든 쥐들은 약물 투여 6주 만에 젊은 쥐들과 같은 시간에 탈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진은 이 약물이 나이 든 쥐들의 뇌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수용체들을 차단하는 것을 발견했다. 류코트리엔 수용체라고 불리는 이런 수용체는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헌팅턴병과 같은 신경변성질환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새로운 뉴런이 형성되는 뇌 부분에서 발견된다. 약물을 투여받은 나이 든 쥐들은 류코트리엔 수용체의 염증이 80% 이하로 줄어들었다. 또 연구진은 이 약물이 뇌에 도달하는 감염을 막는 ‘혈액-뇌장벽’의 강도를 개선하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이 약물을 투여한 나이 든 쥐의 약 50%는 대조군보다 젊은 쥐들처럼 신경 성장이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그너 박사는 “구조적으로, 나이 든 쥐들의 뇌는 젊어졌다”면서 “이 약물이 노화와 관련한 손상을 뒤바꾸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젊은 쥐들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학습과 기억이 100%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영국 파킨슨재단 연구·개발 책임자인 아서 로치 박사는 “이번 연구는 매우 촉망되는 접근 방법”이라면서 “그들은 나이 든 뇌의 어떤 면을 뒤바꿔버렸다”고 말했다. 참고로 로치 박사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신경학회(Society for Neuroscience) 연례회의에서 처음 발표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2015 대한민국 인삼한마당축제 성황리에 마무리

    2015 대한민국 인삼한마당축제 성황리에 마무리

    제철을 맞은 인삼이 한자리에 모여 열린 ‘2015 대한민국 인삼한마당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전국의 수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모은 이번 축제는 10월 22일 목요일부터 25일 일요일까지 4일간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진행된다. 건강먹거리인 우리 인삼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홍보하고 고객과 함께하는 인삼 체험행사를 통해 인삼소비 확대와 농가소득 증대,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고자 한 이 행사에서는 우수인삼 선발대회와 직거래 특판행사 등이 열렸다. 미세먼지와 환절기로 인해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인삼은 인기 있는 대표 면역력 증진 식품이다. 한 해를 정리하는 시기에 만성피로를 해소하고자 하는 시민들도 많아 항피로, 스트레스 해소 효능이 탁월한 인삼을 찾는 소비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또한 인삼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도와주고 두뇌건강과 기억력 개선에도 도움을 주며, 뛰어난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 예방 효과까지 탁월하다.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인삼의 효능에 인삼의 활용이 점점 대중화되면서 좋은 인삼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는데, 이번 행사에서는 주산지 인삼농협이 산지에서 직송한 품질 좋은 수삼을 시중가격보다 30%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여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전국에서 출품된 부문별 우수인삼 선발대회도 이목을 끌었다. 수확된 인삼 중 고품질의 인삼, 특별한 인삼들이 출품되었고, 부문별로 최고의 인삼을 선발하여 시상하였다. <수상자 대표 명단>체형우수삼 최우수상(인삼왕) : 김포파주인삼농협 민성웅대편삼 최우수상(미스터인삼) : 강원인삼농협 강구원특이모형삼 최우수상(스토리삼) : 안성인삼농협 이재용 농협중앙회 및 (사)한국인삼생산자협의회(회장 김낙영)가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고려인삼의 진가를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고자 전국 인삼농협의 조합원 및 인삼농협이 직접 참여하였다. 각지의 인삼농협 조합원이 직접 농사짓고 정성껏 재배한 6년근 인삼을 한자리에서 직접 보고 만지고 비교하여 구매할 수 있어 의미가 깊었다. 인삼떡 나눔행사 및 인삼우유 시음행사, 인삼주 담그기, 인삼 중량 맞추기 등 다양한 경품행사와 체험행사가 열렸으며 일정금액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는 사은품도 지급되는 등 인삼농협과 소비자가 서로 소통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또한 인삼관련 가공제품과 대한민국 고려인삼, 중국삼, 일본삼, 미국삼을 비교 전시하는 등 인삼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와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농협중앙회 이상욱 농업경제대표이사는 “인삼 수확기를 맞이하여 대한민국 인삼축제를 통해 인삼 경작인에게는 소득증대를, 소비자에게는 산지에서 직송한 질 좋은 인삼을 저렴하게 판매하여 상생의 장을 마련하게 되었다”면서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고려인삼의 우수성을 알리고 인삼산업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사)한국인삼생산자협의회 김낙영 회장은 “대한민국 인삼축제의 우수인삼 선발대회 및 산지직송 특판행사를 통해 인삼경작 농업인과 소비자가 소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면서 “소비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안전인삼 생산 확대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이미지캡션문구: 자료제공 : (사)한국인삼생산자협의회
  • [新국토기행] 제주 우도

    [新국토기행] 제주 우도

    ‘섬 속의 섬’ 우도는 제주도의 축소판이다. 쪽빛 바다와 오름(기생화산), 해안 절경, 푸른 초원과 검은 돌담, 하얀 등대와 물질하는 해녀…. 우도는 제주 본섬의 풍광을 쏙 빼닮았다. 제주도에 딸린 여러 섬 가운데 가장 큰 섬으로 면적은 6.18㎢, 해안선 길이는 17㎞에 이른다. 소가 드러누운 형상이라고 해서 우도라고 불리며 1700여명의 주민이 농업과 수산업, 관광업에 종사한다. 우도는 요즘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한적했던 해안가에는 카페가 즐비하게 들어섰다. 펜션과 게스트하우스 등의 숙박시설도 앞다퉈 문을 열었다. 2010년 12월 제주 본섬과 연결되는 해저 상수도가 통수되면서 고질적인 물 부족 문제는 말끔하게 해소됐다. 한때 일부 주민들이 우도와 제주 본섬을 연결하는 연륙교 개설을 주장했으나 ‘섬이어서 더 아름답고 매력적’이라는 여론에 밀려 없던 일이 됐다. ‘우도에 가기 위해 제주에 온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요즘 우도의 인기는 상한가다. 한 해 15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우도를 찾는다. 우도 절경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바야흐로 우도 전성시대다. 제주도 개발 광풍이 작은 부속 섬에까지 불어닥치면서 우도도 ‘개발이냐 보존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최근에는 우도의 대표적 해안 절경 중 한 곳인 돌칸이해안과 인접한 곳에 대규모 체류형 숙박시설 조성이 추진돼 경관 파괴와 환경 훼손 논란을 빚고 있다. >>볼거리 ●현무암과 대비되는 강력한 풍경의 홍조단괴해빈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빈 퇴적물이 홍조단괴로만 이뤄진 해빈(바닷가)으로 우도의 대표 명소다. 홍조단괴해빈은 우목동 해안에 길이 300m, 폭 15m 정도로 백사장처럼 펼쳐져 있다. 홍조단괴는 홍조류가 석회화되면서 암석처럼 단단하게 굳어져 만들어진다. 우목동 해안 앞바다에 서식하는 홍조류가 강한 조류와 태풍 등의 영향을 받아 뒤집히고 굴러다니면서 점차 성장하고 돌멩이처럼 굳어진 뒤 떠밀려 와 해빈을 형성하고 있다. 홍조단괴해빈은 너무 하얗다 못해 푸른 빛이 돈다. 2004년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됐다. 화산섬의 검은색 현무암과 대비되는 하얀 홍조단괴해빈은 강렬한 풍경을 연출한다. 과거에는 ‘산호사 해빈’으로 알려져 왔으나 수년 전 해빈 퇴적물이 홍조단괴로 밝혀졌다. 태풍 등 기상이변과 온난화 등으로 해마다 홍조단괴해빈은 침식돼 면적이 줄어들고 있다. 1979년 10월에는 홍조단괴해빈 면적이 1만 8318㎡였으나 2013년 8월 조사에서 1만 2765㎡로 34년 새 30.3%(5553㎡)가 사라졌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의 상승으로 수심이 깊어져 같은 파도라도 해안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데다 인공 구조물인 호안이 설치돼 홍조단괴해빈이 계속 침식되고 있다. 1995년 이곳에 해안도로가 건설됐다. 2005년에는 파도와 모래가 제방 등을 넘어 날리는 것을 막기 위해 높이 0.4∼2.5m, 폭 0.3∼4.8m, 길이 282.5m의 호안벽이 설치됐다. 환경단체 등에서는 이런 인공 시설 때문에 홍조단괴 해빈이 훼손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을 조망할 수 있는 우도봉 우도의 동남쪽에 솟아 있는 소머리오름인 우도봉(132m)은 우도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명소다. 우도봉 아래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 17㎞ 해안선을 따라 해안 절경이 펼쳐진다. 우도봉 정상에서는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의 동쪽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성산일출봉의 동쪽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은 우도봉 정상이 유일하다. 정상에는 제주에서 가장 먼저 들어선 우도 등대가 있다. 우도 등대는 1906년 3월 무인 등대로 점등됐다가 1959년 9월 유인 등대로 바뀌었다. 2003년 12월에 신등탑을 신축했고 97년간 불을 밝히던 서쪽 옛 등탑은 2003년 11월 문을 닫았다. 옛 동탑은 역사적 가치 등으로 원형대로 보존 중이다. 신등대 설치와 함께 들어선 국내 최초의 등대 테마공원도 볼거리가 많다. 덴마크 안홀트, 미국 킹스턴, 프랑스 코르두앙, 일본 다테이시사키, 독일 브레머하펜, 이집트 파로스와 부산 오륙도, 인천 팔미도, 포항 호미곶, 강원 대진, 제주 마라도 등대 등 우리나라와 세계의 유명한 등대 모형이 전시돼 있다. ●옛 돌담 등 가장 제주다운 풍경 선물하는 우도 올레 제주 올레 1~1 우도 올레는 푸른 초원과 검은 돌담, 하얀 등대 등 가장 제주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터벅터벅 걸으며 사계절 내내 쪽빛 바다색을 자랑하는 우도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 쇠물통언덕을 지나 제주도의 옛 돌담을 고스란히 간직한 돌담 올레를 걷고 호밀과 보리, 땅콩이 자라는 밭둑 올레도 즐길 수 있다. 기존 우도봉 산책 코스는 바로 올라 전망대로 가지만 우도 올레는 해수를 담수로 만들었던 우도저수지 옆길을 지나 우도봉으로 오르도록 길을 냈다. 이 길은 꽃양귀비와 크림손클로버로 뒤덮인 아름다운 초원 풍경을 보여준다. 천진항을 출발해 홍조단괴해빈 해수욕장~하우목동항~산물통 입구~파평윤씨공원~하고수동 해수욕장~조일리 오거리~연자마~우도봉 입구~우도 등대~천진항으로 돌아오는 우도 올레는 17㎞로 4~5시간이 걸린다. 관광객이 늘면서 우도 올레는 요즘 방해꾼들이 많아졌다. 하루 내내 관광객이 대여한 사륜차와 모터사이클이 굉음을 내며 우도를 휘젓고 돌아다녀 호젓한 올레길을 즐기기는 어렵게 됐다. 또 이들의 잦은 교통사고도 골칫거리다. 한가롭고 호젓한 분위기를 기대했다가 하루 내내 시끄러운 모터사이클 소리가 끊이지 않는 우도에 실망하고 돌아가는 관광객들도 많다. 우도에서 모터사이클을 추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대여업을 하는 주민들의 생계와도 연결돼 있어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있다. 다행히 여름 성수기에는 하루 600대의 차량만 우도 반입을 허용하는 차량총량제를 실시 중이다. ●집담·산담·밭담 등 제주만의 풍경 간직한 돌담 우도는 집담, 산담, 밭담 등 화산섬 제주의 독특한 돌 문화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집 울타리 역할을 하는 집담은 집의 경계를 나타내고 소나 말의 출입을 막기 위한 것이다. 산담은 무덤가 울타리 돌담이다. 밭 울타리인 밭담의 경우 산에는 짐승들이, 들에는 소나 말, 가축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경계하며 수시로 부는 바람과 태풍 등을 막기 위해 쌓아 올린 것이다. 누군가 쌓아 올린 우도의 돌담은 오랜 시간의 흔적이자 노동 축적의 산물이다. 무너진 돌담은 세대를 이어 쌓고 또 쌓았다. 우도의 해안 돌담은 13㎞나 된다. 북쪽 지역의 돌담 높이는 무려 3m가 넘는다.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우도는 바람을 막기 위해 돌담을 더 높이 쌓았다. 밭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면 그 씨앗이 바람에 날리지 않게 높은 돌담을 쌓아야만 했다. 돌과 돌 사이에는 구멍으로 바람 길을 냈다.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고 오랜 세월을 이겨낸 견고한 제주 돌담의 비결이다. 돌담은 2013년 국가중요농업유산에 이어 지난해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자연스러운 울림·선율이 흐르는 고래콧구멍동굴 고래콧구멍동굴(경안동굴)은 우도 검멀레해안에 있는 해식동굴이다. 넓은 실내 공간과 동굴의 자연 울림으로 1997년 동굴음악회를 시작한 이래 해마다 음악회가 열린다. 1992년 ‘동굴소리연구회’가 제주의 여러 동굴을 직접 답사한 후 최적의 동굴음악회 장소로 낙점했다. 동굴이 지닌 공명 등 자연 음향의 우수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음악회에는 전국에서 팬들이 찾아온다. 동굴소리연구회는 오는 25일 오후 2시 30분 고래굴에서 ‘한국 가곡의 대향연’이라는 주제로 ‘2015 우도 동굴음악회’를 연다. ‘자연스러운 소리 감각이란 자연스러운 울림 공간에서 더 효과적으로 체득된다’는 게 동굴음악회가 주는 매력이다. 동굴 공간 울림의 뛰어남을 알리고 동굴을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동굴음악회는 우도의 대표적인 문화 상품이다. 검멀레해변은 이름처럼 검은 모래로 이뤄졌다. 응회암이 부서져 만들어진 덕에 독특한 빛깔을 낸다. 이곳에서 올려다보는 우도봉은 해안 절벽의 높이가 20m나 된다. 인근 남서쪽의 돌칸이해변은 둥글고 큰 먹돌이 지천이다. ‘돌칸이’는 소의 여물통이라는 뜻이다. >>먹거리 ●껍질째 먹어야 맛있는 우도 땅콩 우도는 바람, 토지, 기후 등 3박자를 모두 갖춘 땅콩 재배 최적지다. 타 지역에 비해 땅콩이 작고 껍질은 얇고 부드럽다. 우도 땅콩은 껍질째 먹어야 더 맛있다. 우도 땅콩은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E, 니아신, 엽산 등 비타민 공급원을 다량 함유해 치매 예방과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타 지역 땅콩은 조단백질과 조지방 위주로 구성됐지만 우도 땅콩은 조단백질, 조지방 외에도 탄수화물까지 골고루 함유하고 있다. 우도 땅콩으로 만든 땅콩아이스크림은 우도에서만 맛볼 수 있다. 땅콩밥, 땅콩국수 등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해마다 10월이면 세계 땅콩요리 페스티벌, 땅콩아이스크림 만들기, 땅콩 수확 체험 등 우도 땅콩 축제가 열린다. 최근에는 ‘치맥’(치킨과 맥주) 대신 ‘땅맥’도 우도에서 인기다. 고소한 우도 땅콩과 맥주 한잔은 궁합이 잘 맞는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몰이 중이다. ●바다향이 그대로 살아 있는 우도 소라 우도 소라는 크기부터 다르다. 제주에서 가장 큰 소라가 우도 바다에서 잡힌다. 수심이 깊은 데다 물살도 세 우도 바다에서는 큰 소라가 자란다. 해녀들이 갓 잡아 올리는 우도 소라는 다소 비리지만 바다 향이 그대로 살아 있는 소라 특유의 맛을 자랑한다. 소라회로도 먹고 소라구이로도 먹는다. 소라구이를 할 때는 소라를 석쇠 위에 올려 놓은 후 물을 조금 부어 끓기 시작하면 부어낸 뒤 소주를 넣고 다시 굽는다. 어느 정도 끓으면 소주잔에다 비우고 또 소주를 부어 끓인다. 이렇게 2, 3회 한 후에 소주는 소주대로 알맹이는 알맹이대로 꺼내 먹는다. 생소라에는 경단백질인 콜라겐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 비타민, 미네랄도 풍부하다. 우도에는 소라구이집이 수두룩하다. 연간 2000여t을 생산해 일부는 일본으로 수출한다. 해마다 10월이면 추억의 소라목걸이 만들기, 맨손으로 소라 잡기, 소라구이 시식회 등 소라 축제가 열린다. 글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성별에 따라 ‘심장 노화’ 증상 다르다 (美존스홉킨스)

    성별에 따라 ‘심장 노화’ 증상 다르다 (美존스홉킨스)

    존 그레이의 소설 제목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일명 ‘화남금녀’로 불리며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대변하는 문구가 됐다. 이제는 이 문구가 ‘심장 건강’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해외 연구진이 성별에 따라 심장의 노화 증상이 각기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내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의과대학 연구진은 2002~2012년 54~94세 남녀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심장의 건강을 체크하고 MRI스캐닝을 통해 정밀 분석한 결과, 성별에 따라 심장의 노화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남성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좌심실이 크고 두꺼워지는 반면 여성은 좌심실이 이전 크기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작아지는 증상을 보였다. 실험참가자들의 10년간 좌심실의 무게를 측정해보니 남성은 평균 8g 증가한 반면, 여성은 평균 1.6g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단순히 초음파로 확인했을 때에는 이 같은 차이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MRI 정밀 스캐닝을 통해 심장 근육의 구조와 기능 등을 면밀하게 살핀 결과 더욱 자세한 차이점을 찾을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성별에 따라 심장 노화의 증상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힌 것이며, 이를 통해 남성과 여성 각각에 맞는 심부전 치료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를 이끈 존스홉킨스의과대학 연구진은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고 심실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심부전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이 같은 증상은 성별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 즉 여성과 남성은 각기 다른 이유로 심부전이 나타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부전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두꺼워진 심장 근육의 두께를 얇게 만들고 심혈관계통의 기능을 높이는 약을 처방하는데, 여성의 경우 이 같은 처방은 심부전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20일 영상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방사선학’(Radiology) 저널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한국야쿠르트, 뿌리채소로 초가을 피부 손상 방지

    한국야쿠르트, 뿌리채소로 초가을 피부 손상 방지

    - 항산화 물질인 파이토케미칼 다량함유로 피부노화 방지에 효과 한국야쿠르트가 ‘하루야채 뿌리채소'를 통해 ‘뿌리채소’ 열풍을 프리미엄 냉장주스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 최근 초가을 맑은 날씨속에 자외선지수가 올라가면서 피부노화가 발생하거나 기미 주근깨 등이 유발되는 등 피부트러블로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피부노화 방지를 위해 뿌리채소를 섭취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뿌리채소의 껍질에는 항산화 물질인 파이토케미칼이라는 식물성 화학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자외선 노출로 인해 손상된 피부미용에도 효과적이다. 이와같은 뿌리채소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보다 간편하게 뿌리채소의 영양을 마실 수 있는 음료 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닐슨 조사에 의하면 시판에서의 뿌리채소 혼합주스의 매출은 2012년 210억원, 2013년 230억원으로 나타났고 2014년은 320억으로 전년대비 40%가 넘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야쿠르트 ‘하루야채 뿌리채소’는 레드비트, 우엉, 칡, 더덕, 연근 등 15가지 몸에 좋은 뿌리채소를 한 병에 담아내어 이 제품 한 병으로 균형있는 영양 섭취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한국 야쿠르트 ‘하루야채 뿌리채소’는 1일 야채권장량 350g을 충족시켜줌으로써 간편하게 체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정렬 한국야쿠르트 마케팅 이사는 "하루야채 뿌리채소는 피부노화 방지에 탁월할 뿐만아니라 평소 야채섭취가 부족한 분에게도 효과적이다"며 "앞으로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건강한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노년성 백내장, 여성이 남성의 1.5배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노년성 백내장 환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1.5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백내장으로 진료받은 환자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노년성 백내장으로 진료를 받은 여성 환자는 지난해 기준 54만 2732명으로, 남성 36만 3243명의 1.5배에 달했다. 총진료인원은 2009년 77만 5004명에서 2014년 90만 5975명으로 매년 3.2%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진료비는 3556억원에서 3899억원으로 매년 평균 1.9% 늘었다.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많았지만 80대 이상 연령대에선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오히려 많았다. 진료인원은 지난해 70대 여성(1만 4108명), 70대 남성(1만 1890명), 80대 남성(1만 1694명), 80대 여성(9185명) 순으로 나타났다. 노년성 백내장은 대개 50세 이후에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40대에 발생하면 초로백내장, 40대 미만에 발생하면 연소백내장이라고 부른다.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 섬유단백의 분자량이 증가하고 구성 성분이 변해 서서히 투명성을 잃어 가며 노년성 백내장이 생긴다. 수정체 중 어느 부위에 혼탁이 발생하느냐에 따라 피질백내장, 핵백내장, 낭밑백내장으로 구분하는데 한 부위가 아니라 여러 부위에서 동시에 발생하기도 한다. 수정체 혼탁의 위치, 정도, 범위에 따라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시력이 감퇴하고, 특히 밝은 곳에서 시력이 매우 떨어지는 주간맹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한쪽 눈으로 볼 때 물체가 겹쳐 보이는 한눈 복시, 돋보기안경을 쓰던 사람이 돋보기 없이 근거리를 잘 보게 되는 수정체 근시가 나타나는 등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다. 백내장 자체로 인한 합병증은 흔하지 않지만 경우에 따라 녹내장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백내장이 악화하면 안구 내에 염증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하면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이 정도로 악화하면 일반적인 수술법으로는 제거하기가 어려워 평소 안과를 방문해 시력 감소, 백내장의 진행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보이면 바로 수술하는 게 좋다. 노년성 백내장은 자연스러운 노화에 의한 것이어서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다만 자외선과 안구 내 염증이 백내장을 악화시킬 수 있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영화 多樂房] ‘아델라인:멈춰진 시간’

    [영화 多樂房] ‘아델라인:멈춰진 시간’

    실제로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노화 방지’라는 콘셉트의 화장품들이 계속 소비되는 것을 보면 영원한 젊음을 향한 꿈, 특히 젊은 시절의 외모를 유지하고자 하는 인간의 열망은 대단한 것 같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세월의 무상함, 나이 든다는 것의 서글픔, 그때 그 시절의 추억 등이 대화의 비중을 점점 더 많이 차지해 간다는 것 또한 그 증거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인간은 과연 행복할까? ‘아델라인:멈춰진 시간’은 100년째 29세로 살고 있는 한 여성을 놓고 이런 질문을 던진다. 자동차 사고로 잠시 숨이 멈췄다가 번개를 맞고 다시 살아난 아델라인은 그때부터 하루도 늙지 않는 유일무이한 존재가 된다. 그러나 그녀가 얻게 된 영원한 젊음이란 처음부터 축복이기보다 불행으로 묘사된다. 자신의 상태를 의학적으로 증명해 낼 수 없는 아델라인은 그녀의 존재를 의심하는 사람들을 피해 10년마다 신분을 바꾸고 거주지를 옮기며 살아간다. 또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도 진지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늘 도망쳐야 하는 신세다. 그러니 숱한 구애를 받게 만드는 팔등신의 미모는 그녀에게도, 주변의 남성들에게도 오히려 저주에 가까운 것일 수밖에 없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는 것과 만날 때마다 늙어 가는 딸을 지켜봐야 하는 것도 그녀의 기구한 운명이 감당해야 할 가혹한 짐이다. 이렇듯 이 영화는 영원한 젊음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면서 순리대로 산다는 것의 기쁨과 행복을 강조함과 동시에 애틋한 로맨스를 얹어 놓음으로써 정통 멜로드라마 장르의 외연과 내연을 모두 갖추는 데 성공한다. 아델라인의-기구한 운명으로 인한-과거와 현재는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질 수밖에 없도록 옭아매는 강력한 기제이며 두 사람의 사랑을 더욱 절절하게 만드는 도구다. 다정하고 성실한 남자 ‘엘리스’와의 만남이 애초에 슬플 수밖에 없는 것도 그들에게 이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 예정된 수순대로 이야기가 끝났다면 이 영화는 보수적이고 교훈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고리타분한 작품이 됐을 것이다.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비정상’의 범주로 밀어 넣고 그들은 행복할 수 없다는 식으로 몰아간 작품이라거나 혹은 반대로 그러한 사회를 비판하기 위한 영화로 해석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권선징악, 윤리의식의 강화를 떠나 ‘함께하는 세월’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이데올로기적 관점을 저만치 밀어내고 ‘관계’와 ‘사랑’에 많은 무게를 싣는다. “함께 늙어 갈 미래가 없다면 사랑은 아픔일 뿐이야”라는 아델라인의 대사는 그녀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이 바로 ‘사랑’의 결핍이었음을 짐작하게 하는데, 결혼 40주년을 맞은 엘리스의 부모님은 그녀와 대비되는 하나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최소한 아델라인에게 ‘비정상성’이나 ‘과거’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리고 그녀의 현재만을 봐 주길 권고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세월에 대해 새삼스레 감사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15일 개봉, 12세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영화 多樂房] ‘아델라인:멈춰진 시간’

    [영화 多樂房] ‘아델라인:멈춰진 시간’

    실제로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노화 방지’라는 콘셉트의 화장품들이 계속 소비되는 것을 보면 영원한 젊음을 향한 꿈, 특히 젊은 시절의 외모를 유지하고자 하는 인간의 열망은 대단한 것 같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세월의 무상함, 나이 든다는 것의 서글픔, 그때 그 시절의 추억 등이 대화의 비중을 점점 더 많이 차지해 간다는 것 또한 그 증거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인간은 과연 행복할까? ‘아델라인:멈춰진 시간’은 100년째 29세로 살고 있는 한 여성을 놓고 이런 질문을 던진다. 자동차 사고로 잠시 숨이 멈췄다가 번개를 맞고 다시 살아난 아델라인은 그때부터 하루도 늙지 않는 유일무이한 존재가 된다. 그러나 그녀가 얻게 된 영원한 젊음이란 처음부터 축복이기보다 불행으로 묘사된다. 자신의 상태를 의학적으로 증명해 낼 수 없는 아델라인은 그녀의 존재를 의심하는 사람들을 피해 10년마다 신분을 바꾸고 거주지를 옮기며 살아간다. 또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도 진지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늘 도망쳐야 하는 신세다. 그러니 숱한 구애를 받게 만드는 팔등신의 미모는 그녀에게도, 주변의 남성들에게도 오히려 저주에 가까운 것일 수밖에 없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는 것과 만날 때마다 늙어 가는 딸을 지켜봐야 하는 것도 그녀의 기구한 운명이 감당해야 할 가혹한 짐이다. 이렇듯 이 영화는 영원한 젊음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면서 순리대로 산다는 것의 기쁨과 행복을 강조함과 동시에 애틋한 로맨스를 얹어 놓음으로써 정통 멜로드라마 장르의 외연과 내연을 모두 갖추는 데 성공한다. 아델라인의-기구한 운명으로 인한-과거와 현재는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질 수밖에 없도록 옭아매는 강력한 기제이며 두 사람의 사랑을 더욱 절절하게 만드는 도구다. 다정하고 성실한 남자 ‘엘리스’와의 만남이 애초에 슬플 수밖에 없는 것도 그들에게 이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 예정된 수순대로 이야기가 끝났다면 이 영화는 보수적이고 교훈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고리타분한 작품이 됐을 것이다.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비정상’의 범주로 밀어 넣고 그들은 행복할 수 없다는 식으로 몰아간 작품이라거나 혹은 반대로 그러한 사회를 비판하기 위한 영화로 해석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권선징악, 윤리의식의 강화를 떠나 ‘함께하는 세월’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이데올로기적 관점을 저만치 밀어내고 ‘관계’와 ‘사랑’에 많은 무게를 싣는다. “함께 늙어 갈 미래가 없다면 사랑은 아픔일 뿐이야”라는 아델라인의 대사는 그녀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이 바로 ‘사랑’의 결핍이었음을 짐작하게 하는데, 결혼 40주년을 맞은 엘리스의 부모님은 그녀와 대비되는 하나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최소한 아델라인에게 ‘비정상성’이나 ‘과거’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리고 그녀의 현재만을 봐 주길 권고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세월에 대해 새삼스레 감사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15일 개봉, 12세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