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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 새만금개발청, 국립공원관리공단, 한양대, 농협중앙회 충남본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경북지방경찰청, 광운대, IBK신용정보, 조달청, 대구지방경찰청

    ■새만금개발청 ◇ 부이사관 승진 ▲ 기반시설조성과장 오주용 ◇ 4급 승진 ▲ 사업관리총괄과 표명덕 ▲ 기반시설조성과 최정석■국립공원관리공단 ◇ 상임감사 이진화■한양대 [서울캠퍼스] △경영감사팀장 이인균 △사회봉사팀장 서진석 △검수관리팀장 송창근 △현장실습지원센터장 한상년 △연구진흥팀장 김남훈 △공과대학 행정4팀장 전방애 △간호학부 행정팀장 김향숙 △인문과학대학 행정팀장 최경신 △예술·체육대학 행정팀장 장인숙 △국제학부 행정팀장 김숙형 △산업융합·언론정보대학원 행정팀장 박희호 △학술정보지원팀장 양경은 [ERICA캠퍼스] △커리어개발센터장 사재욱 △창의융합교육팀장 김현숙 △사회교육원 행정팀장 서동호 △창업센터 행정팀장 현지희 △약학대학 행정팀장 조정환 △과학기술대학 행정팀장 강현욱 △경상대학 행정팀장 김엽 △학생지원팀장 이승철 △학술정보지원팀장 손래현 △학술정보운영팀장 윤석만■한국생명공학연구원 ◇ 부장급 ▲ 바이오의과학연구부장 배광희 ▲ 시스템바이오연구부장 정경숙 ▲ 창조기술실용화사업부장 노문철 ▲ 바이오의약인프라사업부장 이홍원 ◇ 단장급 ▲ 희귀난치질환연구단장 김남순 ▲ 유전체맞춤의료연구단장 김선영 ▲ 근골격노화제어연구단장 권기선 ▲ 위해요소감지BNT연구단장 신용범 ▲ 항암물질연구단장 안종석 ◇ 센터장급 ▲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장 지승욱 ▲ 바이오신약중개연구센터장 민정기 ▲ 미생물면역연구센터장 이상준 ▲ 유전자교정연구센터장 김용삼 ▲ 식물분자의약연구센터장 김현순 ▲ 세포공장연구센터장 김희식 ▲ 바이오합성연구센터장 이승구 ▲ 기술사업화지원센터장 강문선 ▲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장 권오석 ▲ 국가영장류센터장 겸 영장류자원지원센터장 이상래 ▲ 미래형동물자원센터장 김선욱 ▲ 미생물기능연구센터장 서정우 ▲ 생물자원센터장 박두상 ▲ 바이러스감염제어연구센터장 정대균 ▲ 줄기세포연구센터장 김장환 ▲ 공동장비운영센터장 오현우■광운대 ▲ 대학원장·광운한림원장 이원호 ▲ 정보콘텐츠대학원장·전자정보공과대학장 이혁준 ▲ 경영대학원장·경영대학장 이 홍 ▲ 교육대학원장 탁진국 ▲ 상담복지정책대학원장 박종구 ▲ 환경대학원장·공과대학장 김창덕 ▲ 건설법무대학원장·정책법학대학장 신만중 ▲ 자연과학대학장 허 민 ▲ 인문사회과학대학장·동북아대학장 최기용 ▲ 인제니움학부대학장 도기숙 ▲ 기획처장 임영균 ▲ 교무처장 이동호 ▲ 학생복지처장 최철순 ▲ 입학처장 김문석 ▲ 대외국제처장 서상구 ▲ 총무처장 이무진 ▲ 관리처장 직무대리 김대식 ▲ 정보통신처장 손채봉 ▲ 산학협력단장 장윤영 ▲ 중앙도서관장 이향철 ▲ 정보과학교육원장 신상진 ▲ 광운미디어콘텐츠센터장 김성호 ▲ 언어교육원장 김용범 ▲ 교수학습센터장 도승연 ▲ 체육부 체육실장·공학교육혁신센터장 민상원 ▲ 연촌재 관장 이춘원 ▲ 대학신문사 주간 한종희■조달청 ◇ 과장 전보 ▲ 감사담당관 황상근 ▲ 전자조달국 국유재산기획조사과장 김홍창 ▲ 신기술서비스국 우수제품구매과장 임근자 ▲ 광주지방조달청장 박용주■대구지방경찰청 ◇ 경정 ▲ 홍보담당 이성균 ▲ 정보화장비기획계장 이무근 ▲ 장비관리계장 전철훈 ▲ 정보1계장 백승호 ▲ 정보2계장 변정섭 ▲ 정보3계장 임상우 ▲ 보안수사2대장 박종하 ▲ 112종합상황실 관리팀장 송병진 ▲ 112종합상황실 상황팀장 정영운 송도하 ▲ 수사1계장 김현국 ▲ 수사2계장 이종섭 ▲ 사이버범죄수사대장 손재우 ▲ 강력계장 최준영 ▲ 광역수사대장 이재욱 ▲ 마약수사대장 정현욱 ▲ 경비경호계장 김수철 ▲ 작전의경계장 안상진 ▲ 교통계장 안양수 ▲ 교통조사계장 엄홍수 ▲ 제1기동대장 서영진 ▲ 경찰특공대장 이규종 ▲ 중부경찰서 청문감사관 김기덕 ▲ 중부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 배재경 ▲ 중부경찰서 경무과장 손헌규 ▲ 중부경찰서 생활안전과장 김찬수 ▲ 중부경찰서 수사과장 안재경 ▲ 중부경찰서 경비교통과장 직대 김천우 ▲ 중부경찰서 정보보안과장 박종범 ▲ 동부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직대 장병욱 ▲ 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박신종 ▲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직대 오승철 ▲ 서부경찰서 청문감사관 직대 김왕진 ▲ 서부경찰서 수사과장 신정식 ▲ 서부경찰서 형사과장 직대 이대헌 ▲ 서부경찰서 경비교통과장 직대 윤효천 ▲ 서부경찰서 정보보안과장 이근조 ▲ 남부경찰서 청문감사관 김충호 ▲ 남부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 박종식 ▲ 남부경찰서 경무과장 김영완 ▲ 남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정기준 ▲ 남부경찰서 수사과장 박민수 ▲ 북부경찰서 청문감사관 오영달 ▲ 북부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 최경준 ▲ 북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김장수 ▲ 북부경찰서 수사과장 정연회 ▲ 북부경찰서 형사과장 직대 차재문 ▲ 북부경찰서 경비교통과장 직대 이종희 ▲ 수성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김병철 ▲ 수성경찰서 형사과장 양희성 ▲ 수성경찰서 경비과장 직대 이홍수 ▲ 달서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 제갈오현 ▲ 달서경찰서 생활안전과장 김태영 ▲ 달서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예종민 ▲ 달서경찰서 수사과장 이장희 ▲ 달서경찰서 경비교통과장 직대 남영일 ▲ 성서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 한태권 ▲ 성서경찰서 경무과장 손태석 ▲ 성서경찰서 수사과장 전점규 ▲ 성서경찰서 형사과장 직대 김선희 ▲ 달성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 윤기웅 ▲ 달성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직대 김경배 ▲ 달성경찰서 여성청년과장 직대 최홍열 ▲ 강북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 박상욱 ▲ 강북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안중만 ▲ 강북경찰서 수사과장 박종호 ▲ 강북경찰서 정보보안과장 김기태 ◇ 경감 ▲ 홍보담당관실 홍보팀장 박종철 ▲ 감찰내근팀장 사공주 ▲ 인사팀장 윤근호 ▲ 장비관리팀장 정해득 ▲ 정보1팀장 김진한 ▲ 지방청장 부속실 박철성 ▲ 정보2팀장 안미연 ▲ 정보3팀장 나채환 ▲ 정보4팀장 정학영 ▲ 보안사이버계장 김득희 ▲ 외사정보팀장 서문택 ▲ 생활안전팀장 장인수 ▲ 광역단속팀장 강준구 ▲ 아동청소년팀장 최도희 ▲ 117신고센터장 윤현선 ▲ 수사2팀장 이치훈 ▲ 지능범죄팀장 홍인표 ▲ 미제사건수사팀장 이기윤 ▲ 교통범죄수사팀장 김봉환 ▲ 제1기동대 제대장 박상진 윤보한 ▲ 기동1중대장 김조한 ▲ 중부경찰서 김대원 김민철 김선미 이진원 최경희 박소예 박종식 이두용 임선제 홍석운▲ 동부경찰서 김상현 김진배 김태현 노천구 문중관 박영석 손지민 이규용 장석진 추동철 김형준 박기원 배홍수 이재규 ▲ 서부경찰서 황현모 도현태 소용훈 오정석 이상진 이일곤 이해수 전택우 ▲ 남부경찰서 김동욱 박경종 유경근 이재문 이종만 장세훈 주대규 허형석 김삼환 이상건 정재환 ▲ 북부경찰서 박정식 이재훈 이진동 박지선 방봉욱 안종성 이찬숙 임대철 전범진 정동렬 황병식 ▲ 수성경찰서 김인술 김지훈 김창균 김해영 김형수 류정길 서윤재 이동민 이상열 이태원 조현우 박재환 윤정구 장복순 정지환 ▲ 달서경찰서 문제필 유승철 이승록 이홍우 조창호 김광준 김형균 최영호 홍석만 ▲ 성서경찰서 김진묵 류동은 황현구 남웅휘 안재기 윤광택 전영훈 ▲ 달성경찰서 박주식 박형순 조국석 김규태 김유민 신성우 윤미화 윤영수 ▲ 강북경찰서 김흥식 이상일 이준봉 정동광 이윤영 황치우■경북지방경찰청 ◇ 경정 ▲ 지방청 감사윤리계장 권선영 ▲ 〃 경무계장 안문기 ▲ 〃 인사계장 금주현 ▲ 〃 교육계장 정홍선 ▲ 〃 청사이전팀장 이상영 ▲ 〃 정보2계장 황정현 ▲ 〃 정보4계장 양진봉 ▲ 〃 보안수사2대장 신득종 ▲ 〃 보안사이버계장 손동욱 ▲ 〃 외사계장 김시동 ▲ 〃 112종합상황실 관리팀장 이동승 ▲ 〃 112종합상황실 상황팀장 채희창 김상전 박성규 ▲ 〃 생활안전계장 김동호 ▲ 〃 해양범죄수사계장 정용민 ▲ 〃 지능범죄수사대장 박기석 ▲ 〃 강력계장 박종화 ▲ 〃 과학수사계장 오금식 ▲ 〃 고속도로순찰대장 권혁구 ▲ 〃 교통안전계장 신기준 ▲ 〃 교통조사계장 송청락 ▲ 경주서 112종합상황실장 신영길 ▲ 〃 여성청소년과장 윤철수 ▲ 〃 수사과장 김덕환 ▲ 포항북부서 경무과장 김진곤 ▲ 〃 정보보안과장 권효섭 ▲ 〃 112종합상황실장 유형근 ▲ 〃 생활안전과장 류영운 ▲ 포항남부서 경무과장 박재근 ▲ 〃 정보보안과장 김강현 ▲ 〃 생활안전과장 이동철 ▲ 구미서 정보과장 임성규 ▲ 〃 보안과장 윤찬오 ▲ 〃 112종합상황실장 김교희 ▲ 〃 생활안전과장 박경준 ▲ 〃 여성청소년과장 이태석 ▲ 〃 형사과장 이규봉 ▲ 경산서 경무과장 곽근수 ▲ 〃 정보보안과장 정순영 ▲ 〃 112종합상황실장 윤정호 ▲ 〃 생활안전과장 조진규 ▲ 〃 수사과장 이영동 ▲ 〃 경비교통과장 천승준 ▲ 안동서 여성청소년과장 지원식 ▲ 김천서 여성청소년과장 정종근 ▲ 영주서 여성청소년과장 박찬동 ▲ 영천서 생활안전과장 염정호 ▲ 〃 여성청소년과장 정상훈 ▲ 상주서 생활안전과장 김상용 ▲ 문경서 생활안전과장 이윤철 ▲ 칠곡서 생활안전과장 박도마 ▲ 〃 여성청소년과장 김현식 ▲ 의성서 생활안전교통과장 임만춘 ▲ 울진서 생활안전교통과장 김형목 ▲ 성주서 생활안전교통과장 황태호 ▲ 군위서 생활안전교통과장 배재동 ▲ 경주서 생활안전과장 전주형 ▲ 〃 경비교통과장 직무대리 박철민 ▲ 포항북부서 수사과장 직무대리 남치호 ▲ 〃 형사과장 직무대리 박인권 ▲ 〃 경비교통과장 직무대리 강성수 ▲ 〃 여성청소년과장 노동진 ▲ 포항남부서 112종합상황실장 직무대리 이영우 ▲ 〃 경비교통과장 직무대리 정선중 ▲ 구미서 수사과장 직무대리 김형경 ▲ 〃 경비교통과장 직무대리 서병철 ▲ 안동서 수사과장 김재연 ▲ 〃 생활안전과장 박동철 ▲ 김천서 생활안전과장 한상욱 ▲ 상주서 여성청소년과장 정용우 ▲ 〃 수사과장 이용두 ▲ 봉화서 생활안전교통과장 김진규 ▲ 고령서 생활안전교통과장 천창필 ◇ 경감 ▲ 지방청 청문감사담당관실 김명종 박선희 ▲ 〃 경무과 김종명 우국창 ▲ 〃 정보통신운영계장 신인철 ▲ 〃 정보과 이세영 ▲ 〃 국제범죄수사대장 김광섭 ▲ 〃 생활안전과 정창훈 ▲ 〃 이의조사팀장 박정이 ▲ 〃 해양범죄수사팀장 박병대 ▲ 〃 형사과 곽윤철 강병구 홍성진 ▲ 〃 경비교통과 김인호 문성희 권두하 김교탁 ▲ 경주서 청문감사관 직무대리 최경식 ▲ 〃 방범순찰대장 한지철 ▲ 〃 박진석 김영준 윤광석 장창원 최승근 이우석 이호 조상곤 김상섭 최종원 ▲ 포항북부서 김주명 설재욱 조태준 천국영 박종옥 최철환 홍순동 한창현 ▲ 포항남부서 청문감사관 직무대리 한재웅 ▲ 〃 방범순찰대장 김창수 ▲ 〃 이무석 김희종 유상재 이창희 이성완 황상도 이수복 지준선 현경욱 ▲ 구미서 청문감사관 직무대리 박만용 ▲ 〃 우종범 정재휴 박노용 박윤호 김태호 김준환 박만동 양성규 권오설 정태석 문승재 ▲ 경산서 청문감사관 직무대리 김강헌 ▲ 〃 이상민 신동건 이승혼 박성진 허경열 박태영 김진영 ▲ 안동서 정보보안과장 김범동 ▲ 〃 이종호 이갑우 류연수 배동국 권태은 지상경 ▲ 김천서 청문감사관 송윤용 ▲ 〃 수사과장 서영일 ▲ 〃 김교면 김태범 남상철 강청구 남한수 심절욱 강용규 현기홍 이동일 임광규 최기덕 ▲ 영주서 경무과장 박중하 ▲ 〃 경비교통과장 김태훈 ▲ 〃 이종우 유병철 ▲ 영천서 청문감사관 최영환 ▲ 〃 경무과장 권영식 ▲ 〃 정보보안과장 최진호 ▲ 〃 최창규 오민석 이점식 권소희 김재조 ▲ 상주서 정보보안과장 성동환 ▲ 〃 경비교통과장 김학용 ▲ 〃 심성택 박관용 이진수 장경수 김상근 김성규 박락인 ▲ 문경서 청문감사관 정대식 ▲ 〃 경무과장 강진배 ▲ 〃 문창섭 박재학 안권식 김성태 우태곤 최정환 ▲ 칠곡서 청문감사관 김진섭 ▲ 〃 정보보안과장 김인섭 ▲ 〃 수사과장 이길호 ▲ 〃 경비교통과장 김문종 ▲ 〃 이종석 이춘태 김재규 이민화 ▲ 의성서 정보보안과장 황태규 ▲ 〃 수사과장 강용택 ▲ 〃 손인한 ▲ 청도서 경무과장 이종섭 ▲ 〃 송충호 이동만 정기동 ▲ 영덕서 경무과장 박종목 ▲ 〃 정보보안과장 김양훈 ▲ 〃 윤경애 박병주 고춘조 윤현용 ▲ 울진서 청문감사관 서기완 ▲ 〃 수사과장 이진수 ▲ 포항북부서 변준범 ▲ 울진서 김해중 ▲ 봉화서 정보보안과장 박한우 ▲ 〃 권헌욱 ▲ 예천서 정보보안과장 김기일 ▲ 〃 송희태 ▲ 성주서 정보보안과장 이태호 ▲ 〃 수사과장 김성동 ▲ 〃 김성대 ▲ 청송서 정보보안과장 김기량 ▲ 〃 생활안전교통과장 이용규 ▲ 〃 수사과장 최병태 ▲ 〃 전일석 신동용 ▲ 영양서 생활안전교통과장 배규식 ▲ 〃 수사과장 박원식 ▲ 〃 황규식 이선구 ▲ 군위서 임종태 정휘봉 ▲ 고령서 경무과장 성낙준 ▲ 〃 이창수 이수현 박상식 ▲ 울릉서 경무과장 허성곤 ▲ 지방청 기동1중대장 정해윤 ▲ 〃 기동2중대장 김인석 ▲ 영양서 정보보안과장 천상필 ▲ 지방청 제1기동대 송일호 ▲ 〃 홍보팀장 김정락 ▲ 〃 청사이전부팀장 권규영 ▲ 〃 생활안전과 이우람 ▲ 〃 여성청소년과 김동현 ▲ 〃 경비교통과 이희수 문광진 ▲ 경주서 박성기 김종학 오염진 허남호 전재준 장재호 안승운 권문식 김진호 김경분 김상학 김용부 박현민 유재혁 ▲ 포항북부서 김정하 정현락 이기용 함창석 하영상 최광국 김학섭 이창재 ▲ 포항남부서 주재정 김상직 전홍철 이영호 이상완 문준호 임효상 장형기 홍성환 ▲ 구미서 최창곤 여윤기 구태회 김의한 엄상두 최원섭 ▲ 경산서 김경석 권민재 김주환 조옥래 ▲ 안동서 김종원 이상민 김진효 남동건 권성룡 박진우 이동혁 조원호 ▲ 김천서 송규호 배광수 김만수 ▲ 영주서 김재철 김용욱 박연호 변대우 유영일 임상혁 ▲ 영천서 이효순 강석구 최재명 박욱상 ▲ 상주서 박유진 전진숙 노갑수 곽주민 안성근 정옥현 이건욱 ▲ 문경서 조용균 고상만 서유협 정수용 ▲ 칠곡서 김태진 신진호 ▲ 의성서 이재길 박대용 김창우 정성룡 홍기근 김현수 ▲ 청도서 김배훈 이종배 ▲ 영덕서 임상일 ▲ 울진서 임해중 박영진 조정일 ▲ 봉화서 박상호 박종일 ▲ 예천서 박찬일 장성오 정수호 ▲ 성주서 김용호 ▲ 청송서 우종화 ▲ 영양서 남상철 ▲ 군위서 강창희 김성제 ▲ 고령서 신용식 ▲ 울릉서 정보과장 김일호 ▲ 〃 수사과장 임영택 ■IBK신용정보 ◇ 승진 ▲ 경영관리부 부장 서동수 ▲ 신대방1지점 지점장 최민균 ◇ 전보 ▲ 채권관리부 부장 류시욱 ▲ 영업부 부장 이범식 ▲ 미래사업추진단 단장 윤영우 ▲ 영등포1지점 지점장 조규문 ▲ 신대방2지점 지점장 오충환■한국얀센 ◇ 상무 ▲ 커스터머 엑설런스 국중직 ▲ 홍보 및 대외협력부 김지영 ▲ 허가 및 비즈니스 퀄리티 민향원 ▲ 신경정신 및 통증사업부 박명철 ▲ 마켓 액세스 임경화 ▲ 재정부 스텔라 첸(Stella Chen)■농협중앙회 충남본부 ◇ 지역본부 부장 ▲ 충남경제사업부 김주명 ▲ 충남경영지원부 윤상운 ◇ 지역본부 단장 ▲ 충남경제지원단 양환성 ▲ 충남경영기획단 류지민 ▲ 충남경영기획단 이성구 ◇ 시군지부 농정지원국(단)장 ▲천안시 농정지원단장 원경식 ▲ 보령시〃 이현호 ▲논산시〃 유태욱 ▲ 논산시〃 서종경(기획역) ▲ 부여군〃 노이수 ▲ 청양군 〃이택문 ▲ 청양군 〃박상복(기획역) ▲ 예산군〃 정윤환 ▲ 홍성군〃 김영훈 ▲ 태안군〃 채병범 ▲ 세종시 농정지원국장 이명렬
  • [메디컬 인사이드] “1천 만원 줘도 수술 안돼” 名醫 ‘척추’를 말하다

    [메디컬 인사이드] “1천 만원 줘도 수술 안돼” 名醫 ‘척추’를 말하다

    김기택 강동경희대병원장의 소신, 그리고 철학 “난 운동 강요 안해” 건강비결 속에 숨겨진 과학 여기 ‘이상한’ 의사가 있습니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오면 “주사 한 대 맞고 그냥 집에 가서 푹 쉬세요”라고 말하곤, 바로 다음 환자를 만납니다. “밤낮으로 허리가 아파 죽겠는데 그냥 가라고 하다니.” 애타는 마음을 몰라주는 의사 때문에 속상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어렵게 입원한 환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진 돌다 만나면 여지없이 주사 맞고 당장 퇴원하라고 합니다. “1000만원이든 2000만원이든 달라는 대로 낼 테니 최신 수술 좀 해 달라”고 매달려 보지만 결국에는 병원을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환자 입장에선 당혹스러운 이런 행동에도, 그의 진료실 앞에는 늘 환자들로 장사진을 이룹니다.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전국에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몰려듭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이런 상황,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궁금해진 저는 그를 직접 만나기로 했습니다. ●“난 척추건강 95점” 비결은 ‘자세’ 한파가 기승을 부린 24일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강동경희대병원. 척추 질환 3대 명의(名醫)로 꼽히는 김기택(59) 강동경희대병원장을 어렵게 만났습니다. 경희대 의대 10회 출신으로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기획진료부원장, 협진처장 등을 맡다가 지난달 제5대 병원장에 취임했습니다. 교수로 활동할 때도 고난도 수술에, 하루 200~300명의 환자를 만나 밥 한술 제대로 뜰 시간이 없었지만, 병원장이 되고 난 뒤에는 더 바빠졌다고 합니다. 미소 뒤에 담긴 철학이 궁금했습니다. ‘고집’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곧은 원칙은 어디서 나온 걸까. 인사를 나누자마자 숨 돌릴 틈도 없이 시쳇말로 ‘돌직구’ 질문을 꺼냈습니다. “원장님은 스스로 척추 건강 점수가 몇 점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초도 지나지 않아 답이 돌아왔습니다. “전 95점 정도 됩니다. 전혀 불편함이 없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려는데 먼저 말을 꺼냅니다. 김 원장은 “나는 첫째로 앉아 있지 않고 계속 진료실과 병실을 걸어 다닌다”면서 “다행히 외과의사라서 수술실에 들어가니까 앉아 있을 일도 별로 없다. 앉아서 수술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했습니다. 허리 건강을 위한 운동에도 관심이 많을까. 그런데 예상과 다른 답변이 나왔습니다. 그는 “특별히 허리와 관련한 운동을 하진 않는다. 최근에는 환자에게도 아예 권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곤 “자세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합니다. 20, 30대는 스트레칭이나 허리 운동으로 근력을 강화할 수 있지만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40대 이상은 운동보다는 자세가 훨씬 중요하다고 합니다. 척추뼈 완충기관인 ‘추간판’(디스크)은 15세가 넘어가면 이미 노화가 시작될 정도로 빨리 쇠퇴하는 기관 중 하나입니다. 60대는 과도한 스트레칭도 주의해야 합니다. 추간판 압력을 줄이려면 눕는 게 제일 좋고, 그다음이 서 있는 것이며 제일 나쁜 자세는 앉아 있는 자세라고 합니다. 바닥에 늘 앉아 생활하는 우리 ‘좌식 문화’는 척추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김 원장은 “특히 바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파 까고 마늘 까는 주부들의 자세는 척추 건강에 정말 나쁘다”고 표현했습니다. ●꼿꼿하게 서서 빨리 걸어야 하는 이유 어쩔 수 없이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직장인이라면 배를 적당히 내민 상태로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늘 힘을 줘야 한다는데요. 허리에 힘을 빼고 엉거주춤 앉거나 옆으로 기대는 행동, 특히 여성들이 많이 하는 다리 꼬는 자세는 허리 건강에 치명적이라고 합니다. 허리 건강에 제일 중요한 근육은 뒤쪽의 ‘기립근’이라고 하는데요. 동물은 이 근육이 발달돼 있지 않기 때문에 네 발로 다닙니다. 김 원장은 “운동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근육을 좁혔다 늘렸다 하는 것이 있고, 근조직을 움직이지 않고 꾸준히 힘만 주는 운동이 있다”면서 “평소에 기립근에 긴장을 주지 않고 근육이 약해지면 허리가 굽어지고 늘 아프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허리 근육은 손 근육처럼 섬세해서 격한 운동을 한다고 해서 바로 울퉁불퉁 발달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습관적으로 꼿꼿하게 허리를 펴야 하는데요. 걸어 다닐 때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김 원장은 “두 번째로 중요한 근육이 엉덩이 근육인 ‘대둔근’인데 빨리 걸어야 실룩실룩 움직이며 발달한다”면서 “환자에게도 늘 허리 쭉 펴고 빨리 걸으라고 강조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제서야 그가 인터뷰 내내 엉덩이를 뒤로 빼고 배를 내민 자세로 허리를 쭉 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저도 인터뷰에 집중하느라 구부정해진 허리를 펴게 됐는데요. 이번에는 화제를 척추 수술로 옮겼습니다. 김 원장은 현재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사장으로 척추 분야의 권위자입니다. 또 강직성 척추염 교정 수술, 척추암 수술 등 고난도 척추 수술 분야에서도 세계가 주목하는 외과의사입니다. 그런데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니, 환자들이 의아해할 수밖에 없는데요. “병원에 오지 말고 쉬면서 진통소염제 좀 사 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도 1년에 2~3차례씩 너무 자주 하지 말라고 하는데요. 대부분의 환자에게는 경막외주사, 신경차단술 등 통증·염증 치료용 주사 처방을 하고 2~3개월 경과부터 본다고 합니다. ●환자에게 불친절 신고까지 당한 ‘소신’ 김 원장은 “의사는 신이 아니다”라면서 “10년 동안 아프다고 MRI 10차례를 찍었는데 뭐라도 깨지고 터지고 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데 아무렇지 않다면 그냥 팔자려니 하고 집에 가서 쉬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급성 요통을 호소하는 환자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은 생활습관 교정과 비수술적 치료로도 상태가 좋아진다고 합니다. 심지어 다른 병원에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환자를 조사한 결과 3분의2가 비수술적 치료로 통증이 완화됐다고 했습니다. 그는 “신체 구조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면 인내심을 갖고 생활습관을 바꿔 스스로 고쳐야 한다”면서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해도 비수술적 치료부터 해보고 한 박자 쉬었다 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수술을 무조건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2~3개월 안에 단박에 해결하려는 조급증이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어렵게 지방에서 올라왔는데 그냥 가라고 하니 화가 나 김 원장을 ‘불친절 직원’으로 신고하는 이도 있었다고 합니다. 김 원장은 “통증은 정말 주관적이기 때문에 민감도가 환자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병원을 전전하고 의사에게 목매다 보면 병이 더 난다”면서 “다만, 발가락을 올릴 수 없다든지 대소변이 그냥 나온다든지 항문 주위 감각이 없을 정도로 마비가 되면 수술을 바로 시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수년 전부터 유행하는 전액 본인 부담의 일부 고가 비수술치료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약간만 절개한다’, ‘마취가 없다’, ‘당일 퇴원한다’고 하니 환자가 혹할 수밖에 없다. 국가에서 정상적인 수술 보험수가의 70%만 주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의사들이 하지 않아도 되는 시술에 매달린다”면서 “약간의 효과가 있을지는 몰라도 통증 주사 맞으면서 2~3개월 지내는 것과 비교하면 가격만 비싸고 효과는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폭군’ 티라노사우루스렉스 28년 중 18년 ‘청소년’으로 산다

    [달콤한 사이언스] ‘폭군’ 티라노사우루스렉스 28년 중 18년 ‘청소년’으로 산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 나온 티라노사우루스렉스, 줄여서 ‘티렉스’로 불리는 이 공룡은 지구상에 존재했던 육식공룡 중 가장 힘세고 포악한 종으로 알려져 있다. 기원전 660만년 전에 멸종한 티렉스는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공룡이면서 동시에 고생물학자에게는 영원한 호기심과 탐구의 대상이다. ●수학 지수함수 모델로 생존 패턴 등 분석 과학기술의 발달로 티렉스에 대한 많은 비밀이 풀리고 있지만 그들의 생존과 노화 등 생애주기의 규명은 줄곧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고생물학자가 아닌 공학자가 물질 특성을 분석할 때 이용하는 수학 모델을 통해 티렉스의 생애주기를 풀어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원병묵 교수는 사람의 노화 패턴을 해석하는 지수함수 모델을 이용해 티렉스의 생애주기를 분석한 결과 파충류의 조상으로 알려진 공룡의 생존 패턴이 파충류보다는 조류에 가깝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자연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21일자에 발표했다. 원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수학모델을 이용해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그레고리 에릭슨 교수팀이 2006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티렉스의 생존율 곡선을 다시 계산했다. 티렉스의 수명은 28년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연구 모델을 적용할 경우 유아기는 2년, 성년기는 8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소년기는 무려 18년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청소년기 후반엔 하루 2㎏씩 ‘폭풍 성장’ 특히 청소년기 후반인 14~18세 때는 몸무게가 하루에 2㎏씩 꾸준히 증가해 덩치가 커지면서 다른 육식공룡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것은 생존에 매우 유리한 요소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기가 길어 새끼를 낳고 기르는 종족 보존의 기간도 길어졌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생존·노화 패턴 타조와 닮았네 티렉스의 노화 패턴은 타조나 매처럼 몸집이 큰 조류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파충류의 조상인 공룡이 해부학적으로는 조류와 가깝다는 사실은 밝혀진 바 있다. 그렇지만 생애주기나 성장 패턴이 비슷하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규명됐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수학적 기법은 ‘수정된 늘어진 지수함수’다. 늘어진 지수함수는 치약이나 샴푸, 마요네즈, 액정과 같은 연성 물질의 성질과 특성을 분석할 때 사용된다. 원 교수는 “공룡이 왜 거대한지, 어떤 식으로 노화가 진행되는지 등 공룡에 대한 고생물학계의 난제를 푸는 데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新국토기행] 전남 진도군

    [新국토기행] 전남 진도군

    보배 진(珍), 섬 도(道)가 지명인 전남 진도는 역사와 문화, 신비가 깃든 보배 섬이다. 진도는 국내 최초의 사장교로 야경이 특히 아름다운 진도대교를 지나야 들어갈 수 있다. 다리의 아래가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의 전적지인 명량대첩지 울돌목이다. 해협의 폭은 좁고 절벽이 가팔라 물살이 거세고 용솟음치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배로 133척의 왜선을 무찌른 명량대첩지와 고려 무인정권이 원나라에 대항해 용장성·남도진성 등을 쌓으면서 항쟁했던 삼별초 성지가 있는 호국의 지방이다.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된 ‘진도개’와 한국판 모세의 기적으로 불린 신비의 바닷길이 열린 관광지로 유명하다. 조선시대 남화의 대가였던 소치 허유가 말년에 거처하며 여생을 보냈던 화실이 있는 등 그림과 노래·민속이 살아 숨쉬는 지역이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판소리 한 대목을 술술 해내는 곳이어서 ‘소리의 고장’으로 불린다. 진도에는 씻김굿 등 9가지 무형 문화재를 풀어내는 ‘예능 보유자’가 18명이나 된다. 금·토·일요일은 진도아리랑, 강강술래, 남도민요 등 공연을 체험할 수 있고, 우리 전통의 냄새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예술 공연 마당이 열리는 민속이 살아 숨쉬는 지역이다. ■역사와 낭만이 있는 볼거리 ●신비의 바닷길… 현대판 모세의 기적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진도 신비의 바닷길은 매년 3~4월 초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 약 2.8㎞가 바다가 갈라지는 현상이 나타나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불린다. 조수 간만의 차이로 수심이 낮아질 때 바닷길이 드러나는 현상이지만 40여m의 폭으로 똑같은 너비의 길이 바닷속에 만들어진다는 데 신비로움이 있다. 바닷길이 완전히 드러나는 시간은 1시간 정도다. 바닷길이 열리는 입구에는 뽕 할머니 사당과 동상이 있다. 뽕 할머니의 기도로 바닷길이 열렸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매년 이 현상을 보고자 국내외 관광객 80여만명이 몰려온다. 전 세계적으로 일시적인 현상을 보고자 가장 많은 인파가 찾아드는 곳으로 알려졌다. 이곳 진도 신비의 바닷길은 1975년 주한 프랑스 대사 피에르 랑디가 진도로 관광을 왔다가 이 현상을 목격하고 프랑스 신문에 소개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다.1996년에는 일본의 인기가수 덴도 요시미가 진도 신비의 바닷길을 주제로 한 ‘진도이야기’(珍島物語) 노래를 불러 히트를 치면서 일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진도군에서는 축제 기간 관광객들을 위해 민속예술인 강강술래, 씻김굿, 들노래, 다시래기 등 국가 지정 중요무형문화재와 상엿소리, 북놀이 등 전남도 지정 무형문화재를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이벤트로 볼거리를 제공해 해마다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축제는 오는 4월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열린다. ●운림산방… 추사의 제자, 남화 대가 허유의 화실 국가지정 명승지 제80호로 조선조 남화의 대가인 허유가 말년에 거처하던 화실이다. 1856년 시·서·화의 삼절(三絶)이라 불리는 소치 허유가 작업실로 지은 운림산방은 집 앞쪽의 운치 있는 연못과 뒤쪽의 부드러운 산세를 자랑하는 첨찰산이 있어 한 폭의 풍경화 같다. 소치는 스승인 추사 김정희가 호를 붙여줬다. 작업실이었던 산방 뒤에는 허유의 사당인 운림사가 있다. 운림사 뒤쪽의 숲은 천연기념물 107호인 상록수림이 둘러 있어 사계절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 준다. 이곳에서 허유는 미산 허형을 낳아 그림을 그리게 했으며, 허형과 의리로 맺은 동생인 허백련이 허형에게 처음으로 그림을 배운 곳이기도 하다. 이렇듯 유서 깊은 운림산방은 소치(小痴)-미산(米山)-남농(南農)-임전(林田) 등 5대에 걸쳐 전통 남종화를 이어준 본거지이기도 하다. 최근 남도의 화가들이 그린 문인화 등을 전시하고 경매하는 토요경매가 열려 주목받고 있다. 운림산방과 나란히 있는 진도역사관에서 열리는 토요경매는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에 흥겨운 남도 국악소리와 함께 시작되는데 보통 3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연못과 정원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며 초가집과 소치기념관, 진도역사관 등이 있다.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진도개테마파크… 위풍당당 명견과의 대화 진도의 트레이드마크인 진도개를 훈련해 공연을 하는 곳이다. 진도개 수영장, 공연장, 사육장, 운동장, 썰매장, 홍보관 등 진도개에 대한 모든 것을 둘러볼 수 있는 여행지다. 공연은 한 마리가 15분 동안 사육사와 함께 여러 가지 묘기를 선보인다.늑대와 개의 차이부터 세계의 다양한 개 품종들과 세계의 명견들을 볼 수 있다. 진도개, 삽살개, 풍산개 등 우리나라의 유명한 개들의 생김새와 실물 모형들을 눈으로 비교하면서 확인할 수 있다. 대전에서 진도까지 걸어서 주인을 찾아온 진도개에 얽힌 유명한 일화를 다룬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개들의 아이큐 테스트도 해보고 진도개의 충성심에 얽힌 일화들도 살펴보면서 진도개가 얼마나 충성심이 강하고 똑똑한 개인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삼별초 항쟁지… 13㎞ 둘레 ‘마지막 요새’ 용장성, 남도석성은 삼별초 항쟁의 성지로 고려시대 몽골에 대항한 항전과 저항의 흔적지다. 용장성(사적 제126호)은 고려 원종 11년(1270년) 고려가 몽골과 굴욕적인 강화를 맺고 개경 환도를 강행하자 이에 불복해 대몽 항쟁의 결의를 다짐한 삼별초군이 남하해 근거지로 삼았던 호국의 성지다. 배중손이 지휘하는 삼별초가 진도에 머문 10개월 동안 용장성을 구축하고, 이곳을 항전의 근거지로 삼았다. 산성의 둘레는 13㎞에 이른다. 현재 삼별초의 흔적인 용장성은 대부분 소실되고 일부만 남아 있다. 마치 다랑논처럼 성벽이 계단식으로 축조돼 있다. 이곳에는 최근에 중건된 용장사가 있다. 고려시대의 석불좌상이 경내에 있다. 남도진성(사적 제127호)은 삼별초가 진도에서 최후의 저항을 했던 곳이다. 성의 길이는 610m, 높이 5.1m로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현재 관아와 내아, 객사를 복원했다. 앞으로 선소와 활터를 복원할 계획이다. 성의 외곽을 건너다니기 위해 축조한 쌍운교와 단운교는 편마암 자연석을 사용한 것으로 전국적으로 보기 드문 형태로 알려져 있다. 삼별초가 여몽 연합군과의 협상 장소로 이용한 벽파진도 있다. 명량대첩 때 충무공 이순신의 군대가 머물렀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色다른 먹을거리 [白] 통발로 살포시 올려 흰살이 꽉찬 진도 꽃게 진도 서망항에는 7~8월 금어기를 제외하면 늘 꽃게가 난다. 연중 적조가 발생하지 않는 청정 해역인 데다 플랑크톤을 비롯한 먹이가 풍부하고, 갯바위 모래층이 형성돼 꽃게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진도군에서 2004년부터 바닷모래 채취를 금지하면서 꽃게 서식환경이 자연스럽게 조성됐다. 진도에서는 통발로 꽃게를 잡는다. 그물로 잡을 때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아 게 맛이 훨씬 좋다. 전국 꽃게 생산량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서망항에서는 해마다 진도꽃게축제가 열린다. 알이 통통하게 올라 미식가들의 식욕을 한껏 자극하는 진도 꽃게는 꽃게찜과 탕, 간장 게장 등으로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다. 중국 백화점에서 소금 게장 및 고가의 수산물 선물용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중국에서 최고 대우를 받고 있다. 중국에서 진도 꽃게를 선호하는 이유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남방 꽃게(상하이 인근 해역에서 잡힘)와 맛, 색깔, 모양, 냄새 등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紅] 지초뿌리로 담근 붉고 맑은 술 홍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관한 ‘2015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리큐르 부문 장려상을 받았다. 진도홍주는 2010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리큐르 부문 우수상을 시작으로 2012년 리큐르 부문 장려상, 2013년과 2014년 일반증류주 부문 장려상을 받는 등 국내 전통주 품평회에서 수차례 입상했다. 지리적 표시제가 적용돼 진도 지역에서만 생산된다. 다른 소주와 달리 증류된 소주를 지초뿌리를 넣은 삼베주머니에 통과시키면서 선홍색 홍주가 만들어진다. 흔히 색이 붉어 홍주라고 하고, 지초를 통과한다 하여 지초주라고도 부른다. 산이나 들에서 잘 자라는 지초(일명 지치)의 뿌리로 담근 술이다. 뿌리는 굵고 자색을 띠는데, 이 지초 뿌리를 말려 사용한다. 증류된 술이 지초뿌리를 통과해 담홍색의 맑은 빛을 띤 홍주가 나온다. 40도 이상으로 도수가 높은 술임에도 목 넘김이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뿌리향이 강하게 느껴지고, 숙취가 없다. 빛깔이 워낙 곱기 때문에 칵테일로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黃] 땅속 황금빛 영양 덩어리 울금 땅속에 묻힌 황금빛 영양 덩어리로 불린다. 울금의 황금빛을 내는 색소인 ‘커큐민’은 숙취 해소에 탁월하다고 알려진 성분이다. 효능은 물론 독특한 맛과 향이 울금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울금은 몸에 피가 제대로 돌지 못해 생기는 증상인 어혈을 풀어주는 특효약으로,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도 언급된 귀한 약재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으로 재배한다. 국내 울금의 70%가 진도에서 생산되고 있다. 지리적으로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해양성 기후에 일조량이 풍부해 울금 성장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진도 울금은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간 기능 개선 식품으로 인정받고, 2014년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지리적 표시제에도 등록됐다. 울금이 인기를 끌면서 수입산 울금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국내산과 수입산은 ‘흙’과 ‘크기’로 구별된다. 울금의 크기는 국내산이 좀더 크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생울금은 흙이 묻어 있지만 수입산은 흙 없이 깨끗한 상태로 들어온다. [黑] 청와대 명절선물로 납품한 ‘진도 흑미’ 진도 흑미는 지난해 청와대 추석 선물로 선정될 정도로 유명하다.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15t을 납품하는 등 두 차례나 대통령 선물로 선정됐다. 지리적 표시제 제84호로 등록돼 있다.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항암과 피부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 안토시아닌이 다른 지역 검정쌀보다 월등히 높게 함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양성 기후 등 지역적 특색 덕분에 단백질, 아미노산 및 비타민 B1, B2, B3, 철, 칼슘, 아연, 망간 등의 미네랄 원소들이 일반 쌀의 5배 이상 함유돼 있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고령산모 기준 ‘35세’…이젠 높여야 할까

    [메디컬 인사이드] 고령산모 기준 ‘35세’…이젠 높여야 할까

    가임기 후반 접어드는 시기…체중 등 관리해야 男도 40세 넘으면 정자 돌연변이 위험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말할 때 흔히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나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만 35세’입니다. 결혼이나 임신을 체감하지 못하는 나이라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이해되지 않겠죠. 하지만 25세 이상 대부분의 여성과 남성은 이 나이에 대해 잘 알고 있을 텐데요. 바로 ‘고령 산모’ 기준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모든 출산이 아닌 초산(初産), 즉 첫 아기를 낳는 시기와 관련돼 있습니다. 그럼 이 기준은 도대체 어디서 나왔을까. 국제산부인과학회가 1958년 공표한 기준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결혼도 대부분 30세 이후에 하는데 35세를 굳이 고령이라고 해야 할까”, “58년이나 된 기준을 지금도 쓰고 있나”라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럼 우리의 현실을 한번 들여다볼까요. 지난해 통계청 초산 연령을 조사한 결과 2014년 평균 30.97세로 나왔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미국의 지난해 초산 연령이 평균 26.4세. 각 나라의 사정이 있겠지만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도 격차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가 2014년 내놓은 ‘통계로 본 서울 남녀의 결혼과 출산’에 따르면 2013년 서울 여성의 초산 연령은 평균 31.5세로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20년 전인 1993년 서울 여성들의 초산 연령은 평균 26.8세였습니다. 당시보다 여성의 학력이 높아지고 사회진출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과중한 업무와 극심한 경쟁, 일·가정 양립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의 고통과 고민이 통계로 표출된 게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이렇게 시대가 바뀌었으니 이젠 고령 산모 기준을 더 높여야 할까요. 그건 아니라고 합니다. ●초산 연령 세계 최고… 한국만 예외일 수는 없다 권자영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고위험임신클리닉 교수는 “지금과 사회적 상황에서 차이가 있을 순 있겠지만 임신 건강 위험도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며 “35세에 이르고 그 이상이 되면 배란이나 임신율에 변화가 오고 기능이 떨어진다. ‘고령’이라는 말은 사회적인 의미가 아니라 가임기로 봤을 때 후반기에 들어섰다는 의미”라고 가볍게 설명했습니다. 권 교수는 또 “마라톤을 뛰어도 20세에 뛰는 것과 30세에 뛰는 것, 또 30세에 뛰는 것과 35세에 뛰는 것은 다르지 않으냐”며 “35세를 넘어가면서 임신과 관련해 노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난자의 질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유전자 불안정성이 높아지거나 착상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초산 연령이 전 세계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단순히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상황에만 맞춰 의학적인 기준까지 바꿀 수는 없다는 겁니다. 호정규 한양대병원 교수는 “여성은 이미 태어날 때 난소에 200만개의 난소세포를 갖고 태어난다”며 “이 세포들이 자라서 난자가 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노화로 질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표현했습니다. 사실 고령 산모라고 하는 35세와 그 이후는 이전과 비교하면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안정도가 높아지는 시기입니다.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것이라면 큰 무리 없이 이것저것 해 볼 수 있는 시기입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아기를 가졌다면 주변의 관심도 집중될 겁니다.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고 너도나도 거듭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이런 일반적인 생각과 전혀 달랐습니다. 권 교수는 “임신성 당뇨·고혈압은 체중과도 일부 관련이 있다”며 “35세 이상이라면 임신 전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m단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과체중(25㎏/㎡ 이상)인 것은 좋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신하고 나면 단 음식이 당긴다고 합니다. 그리고 빵 등 탄수화물을 과하게 드시는 분이 많죠. 이런 행동은 주의해야 한다고 합니다. 권 교수는 “임신하면 아기가 뱃속에 있으니 두 배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먹는 식사량으로도 충분하다”며 “평소 식사와 함께 간식을 조금 더 먹는 정도, 즉 하루 400~500㎉ 정도 더 섭취하면 충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호 교수도 “엄마가 굶어 죽지 않는 한 아기는 엄마의 몸을 통해서 충분한 영양을 섭취한다”며 “꼭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할 정도가 아니라면 영양 결핍보다는 오히려 많이 먹어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많이먹어서 탈 난다… 꼭 필요한 영양소는? 다만 가급적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도 있습니다. 바로 ‘엽산’과 ‘철분’인데요. 엽산에는 아기의 뇌·척수질환, 신경기형을 예방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신경관 결손으로 손꼽히는 무뇌아나 뇌척수류 같은 심각한 선천성 질환을 70% 이상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경계약을 먹는다면 엽산 흡수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철분은 산모의 빈혈과 관련이 있습니다. 햇볕을 쬐고 비타민D가 많은 식품을 섭취하면 됩니다. 권 교수는 “이 두 가지를 제외하면 무조건 먹어야 하는 영양소나 음식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특히 간독성이 있는 약용식품을 섭취하다 결국 간부전으로 사망하는 산모 사례도 실제로 확인했기 때문에 건강식품의 성분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갖도록 조언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35세 이상 늦은 나이에 임신하면 임신성 고혈압과 당뇨, 조산, 산전·산후 출혈, 태반성 장애, 저체중아 출산, 다운증후군을 포함한 태아기형 및 염색체 이상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임신 관련 합병증이 생기면 조기 분만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제왕절개율도 높습니다. 그럼 남성의 고령화는 관련이 없을까. 권 교수는 “모든 게 여자 탓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남성도 특히 40세를 넘어가면 정자의 유전자 돌연변이 위험이 높아진다”며 “이것이 구개구순열(입술·입천장 갈라짐), 심장질환, 발달성 장애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신 중 흡연·음주는 태아에 치명적 그렇다면 늦은 임신은 무조건 위험할까. 권 교수는 “20대와 비교했을 때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것이지 고령 초산이 무조건 위험한 상황과 직결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치의와 가까이 지내면서 산전 검사를 잘 받는 게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체중 조절로 위험을 일부 낮출 수는 있지만 임신중독증으로 대표되는 임신성 고혈압을 완벽히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태반에서의 혈류 공급 장애가 주요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는 게 건강한 출산을 위한 지름길입니다. 술과 담배는 백해무익이니 너무 잘 아실 줄 믿습니다. 고령 산모 중에 설마 ‘한 잔은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까요. 권 교수는 “알코올은 태반에서 걸러지지 않기 때문에 엄마가 알딸딸해지면 아기도 똑같은 상태가 된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한 살짜리 아기를 무릎에 앉혀 놓고 술을 먹이는 사람이 없듯이 엄마는 단 한 잔도 먹어선 안 된다”며 “만성적인 흡연과 음주는 태아 발육부전, 알코올성 태아 기형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월드피플+] ‘신체나이 90세’ 조로증 소녀 ‘15세 생일’ 기적

    [월드피플+] ‘신체나이 90세’ 조로증 소녀 ‘15세 생일’ 기적

    조로증이라는 희귀 질환을 지닌 콜롬비아 소녀가 15세 생일을 맞아 성대한 파티를 벌였다고 현지 외신이 보도했다. 마갈리 곤잘레스 시에라라는 이름의 이 소녀는 또래들처럼 춤과 음악, 예쁜 옷과 액세서리, 화장을 좋아하지만, 신체 나이는 90세를 넘겼고 기대 수명 13세 또한 넘긴지 오래다. 이는 마갈리가 가진 조로증 때문. 허친슨 길포드 조로증 증후군(Hutchinson-Gilford progeria syndrome)이라는 정식 명칭을 지닌 이 질환은 전 세계에서 극히 일부 어린아이에게 조기 노화 현상이 나타나는 치명적인 유전 질환이다. 또한 이는 아이의 부모가 매일 아침 딸이 눈을 뜨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마갈리는 비록 혼자서는 걸을 수 없고 집중 약물 치료를 받아야했지만, 이달 의사들의 예상과는 달리 15세 생일을 맞이했다. 이 때문에라도 마갈리의 생일은 더욱더 특별했다. 특히 콜롬비아와 같은 남미 문화권에선 여자 아이가 15세 생일을 맞이하면 성대한 생일파티를 치루는 데 이는 소녀에서 어엿한 여성이 되는 것을 축하하는 것으로 성인식에 좀 더 가깝다. 현지에서는 이를 낀세아니에라(quinceañera)라고도 부른다. 이날 공주처럼 옷을 차려입은 마갈리는 15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성대한 파티를 벌였다. 몇몇 소녀는 마갈리보다 자신들의 생일에 더 기뻐하기도 했다. 마갈리의 모친 소피아(35)는 콜롬비아 매체 푸블리메트로와의 인터뷰에서 “마갈리는 누구보다 15세가 되길 바랐다. 비록 춤출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춤추길 원해 파티를 열리길 원했다”고 말했다. 조로증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지만, 허친슨-길포오드 조로증 증후군(HGPS)은 고전적인 유형으로 1886년과 1897년에 각각 이를 처음 설명한 조너선 허친슨 박사와 헤이스팅스 길포드 박사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다. HGPS는 LMNA로 불리는 유전자의 변이로 발생한다. 이 유전자는 라민A라는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이는 세포의 핵을 지탱하는 구조적인 발판이다. 그런데 이 라민A 단백질에 결함이 있으면 불안정한 세포 핵을 만든다고 연구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런 세포 불안정성은 조기 노화 과정으로 이어지는 조로증으로 나타난다. 조로증을 지닌 아이는 건강한 것처럼 태어나지만 생후 18~24개월을 기점으로 조기 노화와 관련한 많은 특징을 보이기 시작한다. 조로증의 증상으로는 성장 장애는 물론 체지방 및 모발 손실, 피부 노화, 관절 경화, 고관절 탈구, 일반화 된 죽상동맥경화증, 심혈관질환, 노졸중 등이 있다. 또한 이 질환을 지닌 아이들은 인종적 배경이 달라도 상당히 비슷한 외모를 가지며 평균 나이 13세 혹은 14세 때 심장 질환 등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0] 미로에 갇힌 줄기세포, 이젠 도약을 준비하자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0] 미로에 갇힌 줄기세포, 이젠 도약을 준비하자

    우리가 줄기세포에 관심을 가진 건 그리 오래 전이 아닙니다. 아마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의 연구논문 조작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 전에 줄기세포는 우리 일상과는 먼 거리에 있는 과학 또는 의학 분야의 전문적인 이슈일 뿐이었지요. 황우석(사진) 교수는 신데렐라였습니다. 그의 연구 성과에 온 국민들이 환호했고, 난치질환자들은 치료에 대한 희망을 얻었습니다. 심지어는 그를 통해 우리의 젓가락질이 일군 개가라며 자긍심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 때가 2004년 2월이었습니다. 황우석·문신용 교수팀이 체세포 복제배아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했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지에 발표됐지요. 이어 이듬해 5월에는 황우석 교수가 척수마비와 파킨슨병을 가진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했다는 연구 결과가 역시 사이언스지에 발표돼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그를 추앙하는 사람들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일희일비했지요. 그 때 그를 따르는 사람들을 ‘황빠’라고 불렀습니다. 아이돌 가수에게나 있을 법한 오빠부대의 출현이었습니다. 줄기세포라는 낯선 존재는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짧은 행복, 긴 어둠 그러나 기대와 기쁨은 한순간에 낙담과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2005년 11월에 방송된 모 방송사의 심층 추척프로그램에서 ‘황우석 신화의 난자 매매 의혹’을 다룬데 이어 논문조작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서면서부터였지요. 연구자와 방송사 간의 공방이 이어졌고, 세간에는 “그럴 수가…”라는 탄식과 “설마…” 하는 기대가 교차했습니다. 세계의 이목이 한국으로 쏠린 가운데 황우석 교수는 ‘연구원 난자 사용’ 사실을 시인하고 모든 공직에서 사퇴한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줄기세포에 대한 희망은 남아있었습니다. 정당하게 얻지 않은 ‘연구원 난자’가 윤리적 문제를 유발한 것이지, 줄기세포 연구 성과는 온전하다고 믿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 해 12월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황우석 교수가 2005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밝힌 맞춤형 줄기세포는 없다”고 발표했지요. 이 때문에 그의 연구성과에 환호작약했던 국민들은 쓰디 쓴 실망감을 곱씹어야 했고, 그 때 이미 이 사태의 결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논란 끝에 이듬해 3월 사이언스지가 공식적으로 황우석 교수의 논문을 철회함으로써 사태는 희망으로 시작해 악몽으로 종결되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오로지 나쁘기만 한 일은 없는 것인지, 이 사태를 계기로 연구윤리 문제를 제도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아무튼 파장은 오래 갔습니다. 가장 치명적인 손실은 이후 상당 기간 우리의 줄기세포 관련 연구가 마치 동토에 내버려지기라도 한 듯 긴 휴면기로 접어들었다는 점이겠지요. 그 틈새를 비집고 일본과 미국, 영국 등 다른 나라는 연구에 가속도가 붙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고요. 우리와 그들의 연구 격차는 이렇게 커져만 갔습니다. 지난해, 일본의 유력 매체인 아사히신문의 과학 전문기자인 다카하시 마리꼬를 서울에서 만났습니다. 그와는 오래 전부터 친교하는 사이여서 평소에도 스카이프나 메일을 통해 교신을 하고는 있었지만, 그 때의 만남은 좀 달랐습니다. 마리꼬 기자는 대뜸 황우석 박사의 근황부터 묻더군요. 황 박사가 사람들의 뇌리에서 지워져 가던 때라 주로 국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베리아에서 발굴한 매머드 복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는 것 등등. 그러자 마리꼬 기자는 필자더러 그의 연구실로 안내해 줄 수 없겠느냐고 다시 묻더군요. 그의 연구소가 서울 영등포 어름에 있다고는 들었지만 막상 같이 가줄 수 없느냐는 제안에 난감했습니다. 그렇다고 일본에서 취재와 같은 주제로 인터뷰까지 한 터에 혼자 가라고 할 수도 없어 안내만 하기로 했지요. 이 때는 일본 교토대 iPS 세포연구소장인 야마나까 신야 박사가 유도만능세포를 확립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2012년)한 뒤였습니다. 일본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우리로서는 황우석 사태 이후 우리가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일본이 추월했다고 여길만 했고, 더러는 노벨상 하나를 잃어버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어떻든 우리에게는 이 시간이 ‘짧은 행복의 끝, 긴 어둠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탄력을 받기까지 어림 잡아 4∼5년은 잃어버린 시간이었으니까요. 연구 분야에서 4∼5년은 세상을 바꿀만큼 중요하고도 긴 시간입니다. ●‘줄기세포 신드롬’ 그러다 보니 국내에서는 줄기세포에 극단적인 알레르기반응을 보이는 사례도 생기더군요. 줄기세포 문제를 잘못 건드리면 골치만 아프다는 희한한 기피증이 그것입니다. 황당한 얘기입니다만, 우리 식약처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술을 부정한 일이 최근에 발생했습니다. 그냥 부정만 한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줄기세포 치료술을 폄훼하기까지 했지요. 국내 바이오기업인 네이처셀사는 얼마 전, 일본 관계사인 알재팬사를 통해 자사가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 ‘바스코스템’의 임상 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치료기술은 버거씨병을 포함한 중증 하지허혈성 질환에 적용되는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의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치료가 이뤄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이 치료술을 우리나라에서 허가하지 않은 탓입니다. 아시겠지만, 일본은 전 세계에서 새로운 의료기술 도입에 가장 깐깐한 나라로 꼽힙니다. 그런 일본에서 이 치료가 시행되는데 우리 식약처는 여전히 깜깜이 식으로 ‘나몰라라’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네이처셀 측은 “버거씨병, 당뇨병성 족부궤양 등 중증 하지허혈성질환 치료를 위해 개발한 치료 기술을 세계 최초로 일본 정부가 허가했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의료 분야에서 보수적인 일본 정부가 이를 허가했다는 것은 충분한 검증을 거쳐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더군요. 황당한 일은 이 뒤에 일어났습니다. 네이처셀 측의 이 발표가 있자 식약처는 즉시 해명자료를 통해 “일본 후생노동성이 버거씨병 치료제 바스코스템을 국내보다 먼저 허가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지요. 식약처는 “일본 후생노동성에 문의한 결과, 후생노동성은 ‘바스코스템’을 의약품으로 허가한 것이 아니라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의사의 책임하에 사용하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따라서 일본 전역에서 바스코스템 사용을 허가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로 궁색한 변명을 해야 한다면 어느 나라 식약처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식약처의 해명에서 사실을 비틀려는 의도가 충분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일본인은 물론 한국인이나 중국인도 니시하라 클리닉을 찾아가면 바스코스템을 이용한 치료를 얼마든지 받을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최종적으로 허가했는데, 한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강변한 것이야말로 ‘눈 가리고 아옹’하는 격이지요. 그러면서 식약처는 좀 저어했던지 “식약처는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치료제를 허가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줄기세포치료제 연구·개발 및 제품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면피성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말인즉, ‘그 치료제가 제대로 된 것이라면 우리(식약처)도 충분히 허가할 수 있으나, 그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그걸 깐깐한 일본이 덜렁 승인을 해버렸으니 얼마나 부끄럽고 황당했겠습니까. 가뜩이나 약이 오른 네이처셀 측이 “일본에서 새로 제정된 재생의료추진법에 따라 치료계획이 승인됐으며, 이에 따라 일본인은 물론 세계 어느 나라 환자라도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치료 지역에 제한이 있는 것처럼 발표한 식약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목청을 높인 것도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한 제약사나 랩에서 특정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것은 좁게 보면 한 회사의 명운이 걸린 일이고, 범주를 넓혀 보면 그 약으로 질병을 치료해야 하는 수많은 환자의 생명이 걸린 문제이니까요. 또다른 관점에서는 우리가 개발한 치료제의 부가이익을 상당 부분 일본에 넘겨준 것이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이 일과 무관한 줄기세포 연구자들이 “업무적 관행이나 낡은 기준 때문에 국내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박탈하고도 이를 정당하다고 강변하는 식약처가 정말로 국민건강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지 묻고 싶다”고 역정을 내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마도 식약처는 현행 규정상 이 치료제를 의약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다른 약제와 달리 이 치료제는 줄기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해 만들었는데, 당시의 규정이 줄기세포 관련 조항을 세밀하게 만들어 놓지 못했을 수도 있고, 그 때문에 관련 공무원들이 애매한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했을 수도 있는 일이지요. 그러나 이는 규정 이전에 정책적 관점의 문제입니다. 아니, 일본은 승인 신청이 들어가자 즉시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해 치료를 허가했는데, 우리는 그걸 못해 결국 꿩도 매도 다 놓쳤으니 안타깝고 답답한 노릇이지요. 돌이켜 보면, 식약처의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식의 이같은 대응을 두고 오로지 식약처만 탓할 일은 아닐 것입니다. 황우석 사태 이후 줄기세포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는 부류가 어디 식약처 뿐이겠습니까. 그러니 시의적절하게 관련 규정을 만들거나 정비하지 못 했을 것이고, 그런 외중에 줄기세포 치료제를 승인하려니 겁인들 안 났겠습니까. 한 마디로 황우석 사태 이후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를 지배한 ‘줄기세포 신드롬’인 셈이지요.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온 줄기세포 줄기세포(Stem cell·사진)란 신체의 여러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를 말합니다. 아직 미분화 상태여서 적절한 조건을 갖춰주면 원하는 조직으로 세포 차원의 분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보고 학자들이 연구를 거듭하고 있지요. 이를테면 간경변이 심해 기존 치료로는 개선을 기대할 수 없는 환자에게 줄기세포를 이용해 조직적합성이 확인된 간조직을 만들어 이식하거나 기존 간 조직에 같은 세포를 심어 새로운 간조직으로 생육하도록 하는 치료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좀 어렵나요? 여기에서 말하는 분화란 특정 장기의 특성을 갖추지 않은 초기 단계의 세포가 시간이 경과하면서 특정 조직, 즉 간이나 심장, 뇌, 안구 등 특정 조직의 특성을 갖추어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예컨대, 사람의 경우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면 수정란이라는 하나의 세포가 생성되는데, 여기에서 분화가 진행되면 뼈, 심장, 피부 등 다양한 인체 조직으로 만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단일세포인 수정란이 자궁 속에서 차츰 사람의 형상을 갖추어 완성된 생명체로 태어나지요. 배아줄기세포니, 성체줄기세포니 하는 말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배아줄기세포는 이런 분화능력이 아주 뛰어난 미분화 세포인데, 이 세포의 경우 필요한 조건만 갖춰주면 다양한 조직세포로 분화합니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성숙한 여성의 난자가 필요한데, 난자 자체를 원초적 생명이라고 간주하는 가톨릭 등 종교단체에서는 이를 이용한 연구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사회적으로 자칫 심각한 윤리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제약이 따릅니다. 이와 달리 성체줄기세포는 분화 능력이 한계가 있어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는 없지만, 특정 장기나 조직으로는 얼마든지 분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윤리적 시비에서도 자유롭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연구도 아주 많습니다. 이제 왜 수많은 의학자와 기업이 줄기세포 연구에 몰두하는 지를 아셨을 것입니다. 질병을 고치는 새로운 접근을 경제적 가치로만 환산할 수는 없지만, 기업적 관점에서 보자면 줄기세포 치료제는 ‘노다지’인 것이 틀림없으니까요. ●‘악몽’에서 ‘희망’으로 황우석 박사는 연구 윤리를 위반했다는 점 때문에 평생 그가 얻은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렸지만, 줄기세포에 질병 치료의 미래가 있다는 점을 일찌기 간파한 안목을 가졌고, 이를 위해 행동했으며, 연구의 방향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 지를 일깨운 것 또한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굳이 정리하자면 그는 우리에게 희망을 줬고, 그 희망을 악몽으로 분화시켰으며, 그 악몽이 이제는 우리의 자산이 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 반면교사(反面敎師)처럼. 그 사이 국내에서는 앞서 거론한 네이처셀(알바이오·R Bio) 말고도 제법 많은 기업들이 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해 나름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치료 분야에서 다시 희망을 일구는 것이지요. 또, 각급 병원에서도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습니다. 얼른 생각 나는 몇 곳만 들어볼까요. 메디포스트는 자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CARTISTEM)’의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전기 대비 37.1%나 늘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처음 식약처 허가를 받은 2012년 28건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103건을 기록하는 등 누적 판매량이 3000건을 넘어섰으며, 이 치료제를 사용하는 병·의원도 전국 290여 곳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카티스템은 축구 국가대표팀의 히딩크 전 감독이 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면서 유명세를 탄 골관절염 치료제로, 제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선두 격인 셀트리온도 눈여겨 볼 회사입니다.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류마티스관절염 및 강직성 척추염 치료제인 ‘램시마’를 출시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해 있으며,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인 ‘허쥬마’도 이 회사 제품입니다. 아마도 국내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는 축적된 연구 역량이 가장 뛰어나며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곳이 셀트리온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 뿐이 아닙니다. 세원셀론텍, 파미셀, 마리아바이오텍, 안트로젠 등도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주목을 받는 곳들입니다. 일선 병원들의 연구 동향도 주목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차병원 그룹인 차바이오텍은 최근 스타가르트병 줄기세포 치료제인 ‘MA09-hRPE’의 1상 임상시험을 완료했다고 밝혔는데, 배아줄기세포를 망막세포로 분화시켜 만든 이 치료제는 황반변성 치료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현재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데, 개발 단계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기도 했지요. 연세사랑병원의 경우 개원가에서는 아마도 가장 먼저 줄기세포 치료를 연구한 곳일텐데, 상당한 연구 성과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들병원이나 바른세상병원 역시 척추 및 관절질환을 정형외과·신경과 중심으로 치료해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병원들이지만, 최근에는 줄기세포 치료에도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략적이지만 이런 동향을 소개하는 것은 ‘희망’을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줄기세포에서 희망을 구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사실입니다. 혈관과 신경은 물론 심장·신장·간·면역계·골격·근육·피부 등 줄기세포를 통해 희망을 얻을 수 있는 분야는 특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냥 우리 몸 전부라고 하는 게 이해가 빠르겠지요. 이런 줄기세포의 질병 치료 원리는 간단합니다. 인체는 60조∼10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는데, 사고나 노화, 질병 등으로 이 세포가 훼손되거나 건강상태가 나빠지면 질병이 생깁니다. 이런 상태에서 인체는 자가치유력을 보이지요. 몸이 스스로 망가진 세포를 재생, 복구해 원래의 건강한 몸으로 되돌리는 능력입니다. 이 자가치유력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줄기세포입니다. 줄기세포가 갖는 특성 중에 ‘호밍효과(Homing Effect)’라는 게 있습니다. 풀이하자면 귀소본능 같은 것으로, 줄기세포를 체내에 주입하면 각기 필요한 곳으로 몰려가 조직을 재생하는 효과를 나타낸다는 뜻입니다. 이 호밍효과가 바로 줄기세포 치료의 원천입니다. 이런 줄기세포의 존재는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이 계기가 되어 우리에게 처음 알려졌습니다. 국내 줄기세포 연구의 기대주 중 한 명인 라정찬 박사의 견해를 빌리면, 이 때 건강한 사람의 골수를 피폭 환자들에게 이식해 치료를 시도한 것이 조혈모세포가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고, 이 때부터 ‘자신과 똑같은 세포를 생산(자가복제 능력)하며, 적혈구, 백혈구 등 혈액세포를 만드는 능력(분화능)을 가진 세포’라고 줄기세포를 정의하게 되었답니다. 이런 내력을 일별하면, 오래 전에 답은 나와있었습니다. 문제는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배양과 이식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두고 전 세계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전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엄청난 부가이익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논점을 국부 차원으로 확장하지는 않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질병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며, 부가 이익은 그 다음의 문제이니까요. 우리는 황우석 사태를 거치면서 한동안 줄기세포 연구에 필요한 동력을 상실한 채 허송세월을 했습니다. 연구자들이 낙담해 관련 연구는 발이 묶였고, 필요한 규정은 제때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 때 ‘앗, 뜨거’라며 허겁지겁 만들어 놓은 ‘압박성 규제’들이 지금까지 연구를 방해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비 온 뒤에 땅이 굳을 거라고 믿지만,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해서는 줄기세포라는 엄청난 ‘은총’과 ‘노다지’를 모두 잃고 종국에는 질병 치료의 식민지가 될 지도 모릅니다. 원천기술은 없는데, 병은 치료해야 하니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외국의 원천기술을 사오거나 외국 제품을 구입해 쓸 수밖에 없을테니까요. 그러니 이제는 비상한 각오로 도약을 준비해야 합니다. 과거를 잊고 ‘작지만 강한’ 줄기세포 강국의 꿈을 실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정부는 정부의 몫을 다해 실효성 있는 지원체제를 구축해야 하고, 연구자들은 기탄없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거기에 있으니까요. jeshim@seoul.co.kr
  • 불안뿐인 백세 인생, 솔직히 두렵다 전해라

    불안뿐인 백세 인생, 솔직히 두렵다 전해라

    나이 듦 수업/고미숙 외 지음/서해문집/240쪽/1만 3500원 나는 별일 없이 늙고 싶다/다비드 구트만 지음/배성민 옮김/청아출판사/392쪽/1만 6000원 ‘100세 시대’ ‘회색 쇼크’ ‘인생 2막’…. 노인 삶에 초점을 맞춘 말들이 홍수를 이룬다. 평균 수명 80세를 넘은 이 땅에서 이제 노인 문제는 노인에게 국한되지 않는다. 젊은 층과 중장년층 또한 고령화 사회를 향한 불안과 고민이 많다. ‘100세 시대’의 주연이라 할 수 있는 노인을 바라보는 연령대 간 인식 차 또한 현격하다. 노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한국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81.9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10배로 세계 1위 수준이다. 노인 생활고와 스트레스는 그 수치에 비례한다. ‘나이 듦 수업’은 고통의 노인, 위기의 노인을 촘촘하게 들춰냈다. 고전인문학자 고미숙, 여성학 연구자 정희진, 심리학자 김태형, 물리학자 장회익, 서울시 인생이모작지원단장 남경아, 사회복지사 유경씨 등 논객 6명의 원인 찾기와 해결 모색이 도드라진다. 고미숙, 정희진, 김태형씨가 사회적 차원에서 진단해 ‘노년을 두려워하는 이유’를 밝혔다면 장회익, 남경아, 유경씨는 ‘노년 문화’를 만들기 위한 개인 차원의 노력들을 제시해 비교된다. 이 가운데 고씨는 자본주의 문화와 정신적 빈곤에서 고령화 사회와 장수에 대한 불안 원인을 찾아낸다. 인간 삶은 계절 순환처럼 봄―여름(유년기―청년기) 발산, 가을―겨울(중년기―노년기) 수렴의 특성을 갖는데 자본주의 문화는 끊임없는 성장과 소비를 종용하며 청춘에 머물 것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나이에 걸맞게 성숙하지 못하고 ‘애송이’로 남아 있다가 덜컥 노년기를 맞아 늙음과 죽음을 두려워하게 됐다”는 고씨는 그래서 ‘청춘’에서 해방되고 ‘어른’으로 늙어 갈 수 있도록 스스로 용기를 갖자고 말한다. 김씨는 한국 노인 세대가 ‘꼰대’ 취급을 받게 된 배경을 탐색해 흥미롭다. 노인들이 혐오 대상으로 전락한 건 꼰대가 됐기 때문이라는 김씨는 전쟁과 독재정권을 겪으며 ‘반복적으로 패배’하고 지배 집단에 순종해 살아온 우리 노인들의 내면적 아픔을 콕 짚는다. 그에 따르면 권위주의, 보수적 성격의 지금 노인 세대는 ‘나쁜 분’들이 아니라 ‘아픈 분’들이다. 그래서 노인 세대는 자기 치유 과정을 통해 분열적 ‘꼰대’가 아닌 통합적 ‘꽃대’로 다시 태어나도록 해야 한단다. 올해 78세의 장씨는 “낙엽이 떨어져야 나목의 모습이 온전히 보이듯 나이 듦 없이는 세상을 명료하게 볼 수 없다”며 노년의 가치가 지혜에 있음을 역설한다. 유씨는 “노년의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열쇠 중 하나가 바로 관계”라며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힘주어 말한다. 그래서 체면을 내려놓고 부드러운 말, 먼저 내미는 손, 어려울 때 직접 찾아가고 챙겨 주는 정성이 중요하며 소통을 위해 무관심, 무신경, 무표정의 ‘3무(無)’부터 버리라고 일갈한다. 그런가 하면 남씨는 “삶의 후반전에도 소득만을 목적으로 일하기보다는 그동안 쌓은 경험과 능력으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하는 게 훨씬 보람 있고 현실적”이라며 이제 ‘일자리’에서 ‘일거리’의 개념으로 인식을 바꿔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그에 비해 ‘나는 별일 없이 늙고 싶다’는 총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3%인 고령화 사회 한국의 중장년층 입장에서 ‘어떻게 행복한 노년을 맞고 보낼지’를 조언한다. 인생의 의미를 발견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심리치료기법인 로고테라피를 통한 접근과 조언이 흥미롭다. 저자는 무엇보다 나와 남을 함께 높이는 인간 존엄을 존중하면서 선택의 자유를 즐기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제 인생을 선택하고 만들어 갈 권리를 소중하게 여길 것을 거듭 강조한다. 특히 ‘인생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중시한다. 분명한 목적이 없는 인생, 즉 ‘실존적 공허’ 속에 사는 사람은 인생의 의미를 찾도록 반드시 도와줄 것을 당부하기도 한다.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 인생의 의미가 생기는 법. 저자는 “인생에서 받은 선물은 모두 인생의 핵심 의미를 깨닫기 위한 것”이라며 “노화를 겪는 개인은 제대로 나이 드는 기술부터 배워야 한다”고 매듭짓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생산 인구 뚝 떨어지니… 일본 경제도 함께 늪으로

    생산 인구 뚝 떨어지니… 일본 경제도 함께 늪으로

    일본 디플레이션의 진실/모타니 고스케 지음/김영주 옮김/동아시아/324쪽/1만 5000원 새해 벽두의 화두는 경제활성화다. 한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디플레이션 공포를 잠재우기 위한 갖가지 처방이 나오고 있다. 한국 경제의 위기를 논할 때마다 자주 거론되는 것이 일본의 사례다. 저출산, 고령화, 인구절벽, 저성장 등 일본 사회의 전철을 보면 우리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는 맥락에서다. 일본에서 5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인 이 책은 일본의 장기 경기 침체에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그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지금 우리에게 참고가 될 만하다. 일본 총합연구소 조사부 주석연구원이자 일본정책투자은행의 특임고문인 저자가 객관적인 자료와 데이터를 근거로 주장하는 핵심은 ‘경기’가 아니라 ‘인구’다. 책은 단순히 생산성이 향상된다고, 경제가 성장한다고 내수경기가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지적하면서 한때 세계 최강의 경제 대국이었던 일본이 현재와 같은 상황으로 추락한 원인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즉 현역 세대의 감소와 고령자의 급증에 있다고 분석한다. 일본에서 인구수가 가장 많은 세대는 1947년부터 1949년 사이에 태어난 1차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세대’로 이들이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끌어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주택과 부동산 경기를 끌어올린 것도 그들이었다. 그러나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자가 돼 퇴직하고 그들의 연소득이 감소하면서 소비가 줄어들었다. 내수대응산업은 공급 과잉 추세를 이어 갔고 결국 내수대응산업의 상품·서비스 가격이 붕괴됐다. 이들 산업이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채용 억제와 인건비 억제가 뒤따랐다. 이로 인해 내수 감퇴가 확대되는 악순환이 계속돼 주택, 전기제품, 건설, 부동산의 침체를 함께 불러왔다. 책은 ‘노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라는 사태의 본질을 무시하고 경기 순환으로만 설명하려 한 것이 일본의 현재 상황을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인구가 반등하지 않는 한 정부가 각종 인위적인 정책을 써도 실효성이 없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추세를 둔화시키고 생산가능인구에 해당하는 세대의 개인 소득 총액 유지 및 증가, 개인 소비 총액 유지 및 증가를 유도해야 하며 이를 위해 고령 부유층에서 젊은 세대로의 자발적인 소득 이전 실현, 여성 취업과 경영 참가 촉진, 외국인 관광객 및 단기 체류객 유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백세시대? 이제 ‘백사십세시대’라고 전해라…수명 늘려주는 호르몬 발견

    백세시대? 이제 ‘백사십세시대’라고 전해라…수명 늘려주는 호르몬 발견

    인류가 100세를 넘어 140세까지 사는 날이 멀지 않았다. 생명 연장이라는 인류의 영원한 꿈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섰다. 미국 예일의대 비슈와 딕시트 교수팀은 가슴샘(흉선)에서 분비되는 한 호르몬이 수명을 최대 40%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섬유아세포 성장인자21’(이하 FGF21)로 알려진 이 호르몬은 이번 연구에서 농도가 높아지자 노화에 따라 약해지는 면역체계를 보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성과는 앞으로 비만과 암, 당뇨병 등 질병을 지닌 노인의 면역 기능을 크게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정상적인 가슴샘에서는 면역체계에 꼭 필요한 새로운 T세포를 생산한다. 그런데 가슴샘은 노화의 진행으로 비대해져 세포 생산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T세포 감소는 노인층에서 감염은 물론 특정 암의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연구진은 FGF21 농도가 높게 형질을 변환한 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시행했다. 우선 이 유전자의 기능을 막아 FGF21 농도 감소가 쥐 면역체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살폈다. 그 결과, FGF21 호르몬을 늘린 나이 든 쥐는 노화가 진행돼도 가슴샘이 비대해지지 않아 새로운 T세포를 생산하는 능력이 오히려 높아졌다. 반면 FGF21 호르몬을 줄인 나이 든 쥐는 가슴샘에 지방이 끼면서 비대해지는 것이 빨라졌다. 이에 대해 딕시트 교수는 “가슴샘에서 분비되는 FGF21는 간에서 나오는 FGF21보다 농도가 높아 가슴샘 안에서 T세포 생성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또 “골수이식을 받는 노인이나 암 환자의 FGF21 호르몬을 늘리면 T세포 생성을 늘리는 추가적인 전략으로서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간에서 분비되는 FGF21 호르몬은 내분비 호르몬인데 열량을 제한해 당 수치가 낮으면 지방을 열량으로 전환하기 위해 태울 때 FGF21 농도가 증가한다고 한다. 또 FGF21은 대사호르몬으로서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키고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 이때문에 2형 당뇨병과 비만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딕시트 교수는 “앞으로 FGF21 호르몬이 노화로부터 가슴샘을 보호하는 방법은 물론 약으로 사용했을 때 인간의 건강수명을 늘리고 노화에 따른 면역력 약화로 질병에 걸리는 비율을 낮출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열량 섭취를 줄이지 않고도 면역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열량 제한을 모방하는 방법도 개발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1월 11일)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더 젊게 오래 산다…수명 늘려주는 호르몬 발견

    더 젊게 오래 산다…수명 늘려주는 호르몬 발견

    인류가 100세를 넘어 140세까지 사는 날이 그리 멀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과학자들은 이제 수명 연장이라는 꿈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미국 예일의대 비슈와 딕시트 교수팀은 가슴샘(흉선)에서 분비되는 한 호르몬이 수명을 최대 40%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섬유아세포 성장인자21’(이하 FGF21)로 알려진 이 호르몬은 이번 연구에서 농도가 높아지자 노화에 따라 약해지는 면역체계를 보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성과는 앞으로 비만과 암, 당뇨병 등 질병을 지닌 노인의 면역 기능을 크게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정상적인 가슴샘에서는 면역체계에 꼭 필요한 새로운 T세포를 생산한다. 그런데 가슴샘은 노화의 진행으로 비대해져 세포 생산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T세포 감소는 노인층에서 감염은 물론 특정 암의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연구진은 FGF21 농도가 높게 형질을 변환한 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시행했다. 우선 이 유전자의 기능을 막아 FGF21 농도 감소가 쥐 면역체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살폈다. 그 결과, FGF21 호르몬을 늘린 나이 든 쥐는 노화가 진행돼도 가슴샘이 비대해지지 않아 새로운 T세포를 생산하는 능력이 오히려 높아졌다. 반면 FGF21 호르몬을 줄인 나이 든 쥐는 가슴샘에 지방이 끼면서 비대해지는 것이 빨라졌다. 이에 대해 딕시트 교수는 “가슴샘에서 분비되는 FGF21는 간에서 나오는 FGF21보다 농도가 높아 가슴샘 안에서 T세포 생성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또 “골수이식을 받는 노인이나 암 환자의 FGF21 호르몬을 늘리면 T세포 생성을 늘리는 추가적인 전략으로서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간에서 분비되는 FGF21 호르몬은 내분비 호르몬인데 열량을 제한해 당 수치가 낮으면 지방을 열량으로 전환하기 위해 태울 때 FGF21 농도가 증가한다고 한다. 또 FGF21은 대사호르몬으로서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키고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 이때문에 2형 당뇨병과 비만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딕시트 교수는 “앞으로 FGF21 호르몬이 노화로부터 가슴샘을 보호하는 방법은 물론 약으로 사용했을 때 인간의 건강수명을 늘리고 노화에 따른 면역력 약화로 질병에 걸리는 비율을 낮출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열량 섭취를 줄이지 않고도 면역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열량 제한을 모방하는 방법도 개발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1월 11일)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대구 신약 개발에 ‘영양제’

    대구시가 기초의과학 분야 연구에 집중 투자한다. 시는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 5곳에 544억원을 투자해 신약 개발을 지원한다고 14일 밝혔다. MRC는 기초의과학 부문 연구와 함께 치료제 개발, 차세대 창의·융합 인재 양성을 하는 곳이다. 대구에는 경북대 두개안면 기능장애 연구센터·종양 이형성 및 네트워크 제어 연구센터와 계명대 비만 매개질환 연구센터, 영남대 스마트에이징 융복합연구센터, 대구한의대 방제과학 글로벌 연구센터가 있다. 대구시는 연구센터 5곳에 국비 350억원과 시비 40억원, 기타 154억원을 투자해 첨단의료복합단지 신약개발지원센터와 함께 신약 개발에 집중하도록 할 계획이다. 두개안면 기능장애 연구센터는 두개안면 간질과 통증에 대한 외부 자극을 조절, 억제하는 화학물질을 개발 중이다. 종양 이형성 및 네트워크 제어 연구센터는 항암치료제 부작용(백혈구 감소, 탈모, 구토 등)을 줄이는 연구를 하고 종양에 대해 표적지향성 약물전달기술(나노입자)을 개발하고 있다. 비만 매개질환 연구센터는 녹차 추출물을 활용해 부작용이 없는 당뇨병 예방 및 치료제를 개발해 임상시험을 협의 중이다. 현재 시판하는 당뇨병 치료제는 대부분 소화불량, 설사, 복통 등의 부작용이 있다. 스마트에이징 융복합연구센터는 혈관 노화 질환 진단법과 치료법을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대구시, 기초의과학분야 집중 투자

    대구시가 기초의과학분야 연구에 집중 투자한다. 시는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 5곳에 544억원을 투자해 신약 개발을 지원한다고 14일 밝혔다. MRC는 기초의과학 부문 연구와 함께 치료제를 개발하고, 차세대 창의·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다. 대구에는 경북대 두개안면 기능장애 연구센터·종양 이형성 및 네트워크 제어 연구센터와 계명대 비만 매개질환 연구센터, 영남대 스마트에이징 융복합연구센터, 대구한의대 방제과학 글로벌 연구센터가 있다. 대구시는 연구센터 5곳에 국비 350억원과 시비 40억원, 기타 154억원을 투자해 첨단의료복합단지 신약개발지원센터와 함께 신약 개발에 집중하도록 할 계획이다. 두개안면 기능장애 연구센터는 두개안면 간질과 통증에 외부 자극을 조절·억제하는 화학물질을 개발 중이다. 종양 이형성 및 네트워크 제어 연구센터는 항암치료제 부작용(백혈구 감소, 탈모, 구토 등)을 줄이는 연구를 하고 종양에 대해 표적지향성 약물전달기술(나노입자)을 개발하고 있다. 비만 매개질환 연구센터는 녹차 추출물을 활용해 부작용이 없는 당뇨병 예방 및 치료제를 개발해 임상시험을 협의 중이다. 현재 시판하는 당뇨병 치료제는 대부분 소화불량, 설사, 복통 등 부작용이 있다. 스마트에이징 융복합연구센터는 혈관 노화질환 진단법과 치료법을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방제과학 글로벌 연구센터는 한방 약제를 이용해 간 조직 손상을 줄이고 간 기능을 정상화하는 치료제와 비만성 당뇨병·합병증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기초의과학연구센터가 제약기업,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연계해 바이오 신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길섶에서] 기억력/최광숙 논설위원

    요즘 기억력 감퇴를 실감한다. 주말에 장을 본 마트에 신용카드를 두고 온 것을 하루 지나 알고는 난리 법석을 떨었다. 누군가의 얼굴은 환하게 머릿속에 떠오르는데 이름은 입안에 맴맴 돌기만 할 때가 잦다. 심지어 세탁기를 냉장고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또래의 가까운 이들도 비슷하게 ‘깜박’ 증세를 보인다는 거다. 반면 정치인 중에는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기억력이 비상한 사람들이 꽤 있다. 새해 첫날 마라톤 대회에 참석했던 A씨가 그런 경우다. 인사를 건네자 그가 “살아 있었느냐”라고 할 정도로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다. 그를 마지막으로 본 게 한 기업체 임원과의 저녁 식사 자리이니 10여년 만의 조우였다. 그런데도 내 이름을 기억해 냈다. 정치인 B, C씨도 마찬가지다. 정치인 초년병 시절을 거쳐 그들은 당 대표 등 거물급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그러면서 20여년의 세월이 흘렀건만 그들은 초선의원 시절 만난 기자들의 이름까지도 기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들도 나이 들어 가면서 기억력의 노화를 겪을 텐데 이상한 일이다. 기억력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정치인과 일반인들의 뇌 구조는 좀 다른 것 같지 싶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아이 많이 낳을수록 ‘노화 속도’ 느려진다 (연구)

    아이 많이 낳을수록 ‘노화 속도’ 느려진다 (연구)

    아이를 많이 낳은 여성일수록 더 빨리 늙는다는 생각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연구진이 아이를 낳은 경험이 있는 과테말라 토착원주민 여성 75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낳은 아이의 숫자와 텔로미어의 길이를 비교·분석했다. 텔로미어는 구두끈 끝을 풀어지지 않도록 플라스틱으로 싸매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포의 염색체 말단부가 풀어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 말단부는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점점 풀리면서 그 길이가 조금씩 짧아지고, 그에 따라 세포는 점차 노화된다. 때문에 텔로미어는 수명 유전자, 장수 유전자 등으로 불리며, 텔로미어의 길이가 길수록 노화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오랫동안 젊음을 유지할 수 있고 수명이 늘어날 수 있음을 뜻한다. 연구진은 2000~2013년까지 13년간 실험 참가자들의 출산 횟수와 텔로미어 길이를 꾸준히 체크한 결과, 평균적으로 아이를 한 명 더 출산할 때마다 관련 변화 결과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이를 낳을수록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는 속도가 늦춰졌고, 이 덕분에 노화속도가 느려지는 동시에 수명이 길어질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아이를 더 많이 출산한 여성일수록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속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는 임신 도중 체내에서 대량으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스트로겐은 세포가 산화(노화)하는 것을 방지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을 막아내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뿐만 아니라 아이를 많이 낳은 여성은 주변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다양한 사회적 지원을 받는데, 이러한 사회적 관계는 신진대사 에너지를 높여 노화의 속도를 줄이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성북 ‘1000개의 건물지킴이로’

    성북 ‘1000개의 건물지킴이로’

    “‘주민 안전’은 과잉 대응이 소극적 대응보다 낫다는 것을 세월호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 배웠습니다.” 4일 김영배 성북구청장과 구 직원들이 오패산로 숭곡시장 옥상에 모였다. 안전시무식을 하기 위해서다. 숭곡시장은 1968년 준공된 상가건물로 천장재가 대부분 뜯겨나가고 벽 곳곳에 금이 갔다. 2001년 D급 재난위험시설물로 지정됐지만, 여전히 14가구가 살고 있다. 김 구청장은 이날 직접 균열폭 진행 측정기를 숭곡시장 건물 곳곳에 붙였다. 숭곡시장뿐 아니라 전국 최초로 구의 모든 위험시설에 1000개의 균열폭 측정기를 달았다. 1000개의 안전 지킴이가 이날 구에 설치된 것이다. 건물의 노화가 얼마나 진행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균열폭 측정기는 이상이 있으면 바로 담당 공무원과 연결되는 직통 핫라인 전화번호가 표기된 안내판과 함께 달렸다. 처음에는 영(0)점으로 설치되지만, 균열이 진행되어 폭이 커지면 담당 직원에게 연락하면 된다. 주민들이 원하면 균열폭 측정기 설치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공무원뿐 아니라 500여명의 구민으로 구성된 방재단도 안전 지킴 활동에 함께한다. 48년 전에 형성된 숭곡시장은 거의 고사 상태다. 1층의 유리가게, 반찬가게, 이발소, 식당 등의 소매업도 거의 폐업 상태다. 옥상에는 슬레이트와 벽돌로 된 불법 건축물이 다닥다닥 하나의 마을처럼 자리잡았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이 열악한 옥탑방에 거주하고 있다. 숭곡시장은 이미 구에서 상수도시설을 수리하고 옥상 바닥에 페인트칠을 다시 하는 등 관리를 했지만 개인 소유 건물이라 한계가 있다. 재건축을 하려고 해도 숭곡실업을 비롯해 65명이나 지분을 가지고 있어 합의가 어려운 상태다. 새해 첫 업무를 쓰러져 가는 건물 옥상에서 한 김 구청장은 “균열폭 측정기는 작지만 큰 안전 표식”이라며 “우리의 작은 노력이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하자”고 시무식에 참여한 50여명의 직원과 함께 각오를 다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와우! 과학] ‘생체공학 눈’으로 다시 눈 뜬 시각장애인

    [와우! 과학] ‘생체공학 눈’으로 다시 눈 뜬 시각장애인

    시력을 완전히 잃었던 40대 여성이 생체공학 눈을 이식받고 다시 세상을 볼 수 있게 됐다. 올해 49세인 영국 여성 라이언 루이스는 유전적 망막질환인 망막색소변성으로 5살 때부터 서서히 시력을 잃기 시작해 16년 전 부터는 오른쪽 눈으로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왼쪽 눈의 시력은 미약하게 남아 남아있는 상태였지만 움직이는 빛 정도만 구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그녀는 올해 18살이 된 쌍둥이 자녀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키워야 했다. 그러던 중 그녀에게 희망이 된 것은 안구용 임플란트 개발 소식이었다. 옥스퍼드대학의 존 레드클리프 병원 의료진이 그녀에게 준 것은 독일의 한 회사가 개발한 망막 임플란트 마이크로 칩, 즉 생체공학 눈이다. 작은 알약크기의 이 마이크로칩은 마치 깔때기처럼 빛을 한 곳에 모은 뒤 이를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칩을 오른쪽 눈에 이식하면 빛의 신호가 뇌로 전달돼 피사체를 볼 수 있는 원리다. 이 생체공학 눈은 이식자의 뇌 회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시신경의 역할만 대신한다는 점에서 부작용 우려가 매우 낮다는 장점이 있다. 7개월 전, 7시간의 수술 끝에 눈을 뜬 루이스는 “거리를 달리는 은색 차량을 눈으로 직접 본 뒤 눈물이 솟았다. 이제는 테이블 위의 정확한 자리에 포크를 놓을 수도 있고, 시계에 적힌 시간을 정확하게 읽을 수도 있게 됐다”고 기쁨을 표했다. 수술과 치료를 담당한 옥스퍼드대학의 로버트 맥라렌 교수는 “루이스는 영국에서 최초로 생체공학 눈을 이식받고 시력을 회복한 환자”라면서 “NHS(영국 국민보건서비스)는 수 년 내에 루이스와 같은 환자들을 위한 수술비용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개발한 독일 회사인 ‘레티나 임플란트 AG’ 측은 이 생체공학 눈이 루이스처럼 유전적 영향으로 시력을 잃은 사람을 포함해 노화로 앞을 볼 수 없게 된 노인도 다시 세상을 볼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호주의 청정자연을 담은 유기농 스킨케어 브랜드 ‘켈라파’ 공식 론칭

    호주의 청정자연을 담은 유기농 스킨케어 브랜드 ‘켈라파’ 공식 론칭

    호주 오가닉 스킨케어 브랜드 ‘켈라파(KELAPA)’가 한국에 공식 론칭했다. 호주의 청정자연을 품은 켈라파는 건강한 제품을 사용한 웰빙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브랜드다. 켈라파는 모든 제품에 천연원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 중 최소 70% 이상은 호주 유기농 승인기관인 ACO(Australian Certified Organic)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아 만들어진다. 또한 유해성분인 파라벤, 설페이트, 합성방부제, 인공색소, 석유화학성분 등의 합성화학성분으로부터 안전하며 민감성 피부를 포함해 모든 피부타입이 사용 가능하다. 특히 켈라파 전 제품에 베이스오일로 사용되고 있는 코코넛 오일은 놀라운 효능으로 전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유명 헐리웃 여배우들이 뷰티 비결로 코코넛 오일을 꼽으면서 코코넛의 효능이 주목 받고 있다. 켈라파 제품에 사용되는 ACO인증을 받은 유기농 코코넛 오일은 피부의 보습과 pH밸런스에 도움을 주며 풍부한 비타민 A, B, C, D와 모유의 성분이자 천연항생제라 불리는 라우르산을 함유하고 있다. 코코넛 오일은 단순히 피부 겉 표면만을 코팅하는 타 오일과 다르게 피부 속까지 침투해 피부노화와 주름 예방, 아토피, 상처와 튼 살 등에 효과적이다. 또한 염증을 가라앉히고 피부를 다른 독성 물질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해 촘촘한 피부 구성과 더불어 피부 면역 증강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켈라파 브랜드 관계자는 “코코넛 오일과 천연원료를 사용해 까다롭고 공신력 있는 호주 유기농 승인기관인 ACO에서 유기능 인증을 받은 오가닉 화장품 브랜드 켈라파를 한국에 소개하게 돼 기쁘다”며 “유해성분이나 독소를 포함하지 않아 건강한 피부로 가꿔주는 리얼 호주 오가닉 화장품 브랜드를 경험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켈라파는 페이스케어, 헤어케어, 바디케어, 베이비 라인 등으로 구성됐다. 자세한 사항은 켈라파 홈페이지(www.kelapa.c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당신의 침, 당신의 수명을 알려준다

    당신의 침, 당신의 수명을 알려준다

    아무렇지도 않게 뱉어버리는 침 만으로 남은 수명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영국 버밍엄대학 연구진은 1995년 63세 이상 성인 639명의 타액 샘플을 채취한 뒤 19년간 이들의 건강 및 수명을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면역력을 높여주는 항체로 알려져 있는 면역글로불린A(Immunoglobulin A)의 수치에 따라 남은 수명도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항체는 몸에 들어온 염증이나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물질로, 초유에도 다량 함유돼 있어 면역력을 높이는 일등공신으로 알려져 있다. 침이나 모유, 눈물 등 외분비액에서 주로 발견할 수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면역글로불린A의 수치가 낮을수록 남은 수명이 짧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면역글로불린A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건강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우리 몸이 면역글로불린을 많이 만들어내고 또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면에서 노력할 필요가 있다. 노화나 유전적 영향, 특정 질병 등은 피하기 어렵지만,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고 식단과 음주, 흡연습관의 조절 및 운동을 하는 행위 등이 항체를 만들어내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면역글로불린A 수치가 어느 수준까지 낮아야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지만, 확실한 것은 체내 면역글로불린A의 수치가 낮을수록 조기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에서 발행되는 국제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2016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잠자는 도시의 아빠 -홍유진

    [2016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잠자는 도시의 아빠 -홍유진

    “엄마! 아빠가 또 안 일어나요!” 수리는 소파 위에 이상한 자세로 몸이 꺾여 있는 아빠를 보며 소리쳤습니다. 부엌에서 일하던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습니다. “이런, 또 고장 났니? 요즘 점점 더 자주 그러네. 건전지는 갈아 끼워 봤어?” “지금 해 볼게요!” 수리는 건전지 두 개를 가져와 아빠의 귀에 꽂고는, 리모컨의 빨간 버튼을 눌렀습니다. 아빠의 귓가에는 ‘파직’ 하고 전기가 피어올랐지만, 그럼에도 아빠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심장에 대고 해 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리는 또다시 엄마한테 소리칠까 하다가, 문득 재밌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아빠를 살리는 거야!’ 수리는 의사놀이를 하기로 마음먹고는, 몸이 꺾여 있는 아빠를 소파에 가지런히 눕혔습니다. 아빠는 마치 ‘잠자는 숲속의 공주’ 같아 보였습니다. ‘아니, 왕자라고 해야 맞을까?’라고 생각하던 수리는 곰곰이 고민해 본 끝에 ‘역시 아빠는 왕자는 아니야’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수리는 전에 아빠가 사 준 의사놀이 장난감 세트를 거실로 옮겨 왔습니다. 아빠의 회사 가방 같은 검은색 가방을 여니, 온갖 수술용 도구들이 튀어나왔습니다. 물론 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 도구들이었지만요. “이 환자는 아주 위독한 상태야!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어! 간호사, 여기 메스!” 수리는 의학 드라마에서 본 대사를 따라 하며 1인 2역을 했습니다. 원래는 아빠가 의사였고 수리는 그 옆에서 수술을 돕는 간호사였지만, 이번만큼은 달랐습니다. 수리는 심장이 두근두근거렸습니다. 의사는 전부터 꼭 해 보고 싶었던 역할이었지만, 그동안엔 전혀 해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아빠가 위험하다는 이유로 수술용품들을 만져 보지도 못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리는 왠지 아빠가 의사 역할을 뺏기기 싫어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수리는 조심스럽게 플라스틱 칼을 집어 아빠의 와이셔츠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장난감 청진기를 가슴에 갖다 대고 조용히 심장 소리를 들어 보았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청진기가 장난감이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진짜로 아무런 소리도 안 나는 건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수리에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습니다. 수리는 다음으로 집게로 살을 꼬집고는, 고무줄을 이용해 심장박동 측정기와 연결시켰습니다. 그러고는 숨이 멎은 환자한테 하는 전기 충격을 흉내 내어 보았지만, 아빠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아침밥을 다 차린 엄마는 그제야 기억이 났는지,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아빠는 아직도 안 일어났니?” “네. 건전지도 바꿔 봤는데, 안 돼요.” “저런, 빨리 의사 선생님한테 가서 고쳐 달라고 해야겠구나.” 엄마는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오늘 아침 식사는 아빠 없이 둘이서 하게 되었지만, 수리는 별 상관이 없었습니다. 아빠는 집에 없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소파 위에서 거대한 로봇처럼 잠들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수리와 엄마는 아빠를 차에 태워 병원으로 갔습니다. 잠시 신호에 걸려 횡단보도에 멈춰 서 있는 동안, 수리의 눈에는 여기저기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이 들어왔습니다. 요즘 들어 사람들은 길을 잘 걷다가도 갑자기 픽픽 쓰러져 버리곤 했습니다. 엄마는 차 앞에 쓰러져 있는 남자를 향해 짜증스럽게 말했습니다. “아휴, 바빠 죽겠는데 왜 하필 여기서 기절한담!” 하지만 다들 경적만 빵빵 울려 댈 뿐, 아무도 차에서 나와 남자를 일으켜 주지는 않았습니다. 길거리를 걷던 사람들도 모두 관심이 없는 듯 남자를 스쳐 지나갈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차들이 계속 밀려서 빵빵거리자,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급하게 달려왔습니다. “쯧쯧, 젊은 사람이 벌써 이러면 쓰나.” 환경미화원 아저씨는 마치 쓰레기를 치우듯 남자를 일으켜 빗자루와 함께 끌고 갔습니다. 수리는 아저씨가 어딘가에 전화를 거는 것을 차창 너머로 끝까지 지켜보았습니다. 병원에 도착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눈을 뜬 채 실려 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다들 아빠와 같은 사람들인 모양이었습니다. 그중에서는 마치 뭔가를 말하려다 멈춘 것처럼 입을 벌리고, 허공에 손을 뻗은 채 굳어 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수리는 그 사람이 뭘 말하려고 했던 걸까 궁금해하며 엄마와 함께 아빠를 부축했습니다. 아빠의 몸은 마치 딱딱한 마네킹처럼 굳어 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아빠의 상태를 보자마자, 피곤한 듯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오늘만 해도 꽤 많은 환자들이 이곳에 다녀간 모양이었습니다.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고 조곤조곤 자기 할 말을 꺼내 놓았습니다. “이이가 갑자기 안 일어나요. 요즘 들어 자주 쓰러지긴 했지만, 건전지만 갈아 끼우면 멀쩡했는데…이젠 그마저도 안 통하네요.” 엄마의 말에 의사는 가까이 다가와 아빠를 진단했습니다. 수리는 다음에 의사놀이를 할 때 좀 더 실감나게 하기 위해 선생님의 모습을 집중해서 관찰했습니다. “기면증(주: 참을 수 없게 잠이 오는 증상)이 많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이제 웬만한 자극으로는 깨어나지도 못할 겁니다.” 그 말에 엄마는 당황하며 물었습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되죠? 이이는 당장 내일부터 회사를 나가야 한다고요!” “그렇다면 특별히 특급 건전지 하나를 처방해 드리겠습니다. 이건 효과가 즉시 나타나지만, 자주 사용할수록 내성이 생기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아마 나중엔 그 어떤 건전지도 듣지 않을 겁니다. 특히 환자가 깨어날 의지가 없으면 더 힘들 거고요.” 엄마는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그럼 이제 이이가 시한부 인생이라는 건가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예 몸 자체를 새것으로 바꿔 주시면 안 될까요?” “너무 오래되거나 낡은 부품들은 교체하기가 어렵습니다. 노화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현상 아니겠습니까? 괜히 수술하다가 잘못되면 다신 못 깨어날 위험이 큽니다. 그냥 앞으로 집에서 잘 돌봐 주시고, 평소에 심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자극을 많이 주시면 될 겁니다.” 의사 선생님은 난처한 듯 말했지만, 수리의 눈에는 그저 귀찮아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었습니다. “이런, 집에 돌봐야 할 아이가 한 명 더 늘었네.” 엄마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습니다. 아빠가 아이가 되어 버렸다는 생각이 들자, 수리는 웃음이 나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엄마는 슈퍼에서 아빠가 좋아하는 매운 음식들을 잔뜩 사 왔습니다. 혹시나 아빠가 잠에 빠지려고 할 때 매운 걸로 자극을 주면 수명이 늘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수리도 그 사이, 자신이 좋아하는 단 과자들을 몰래 쇼핑카에 숨겼습니다. 그렇게 집에 오자마자, 수리는 특급 건전지를 꺼내 아빠의 심장에 갖다 댔습니다. 건전지가 닿자마자, 아빠는 마치 불이 들어온 로봇처럼 눈을 번쩍 떴습니다. 엄마는 그제야 만족하며 말했습니다. “다행히 비싼 거라 효과는 좋네.” 무슨 상황인지 몰라 머리를 긁적이는 아빠에게 엄마는 다짜고짜 매운 음식을 내밀었습니다. “이거 드세요. 당신 내일 회사도 나가야 되잖아요.” 그 말에 아빠는 잠시 멈칫하더니, 얌전히 음식을 받아먹기 시작했습니다. 그 옆에서 수리도 단 초콜릿과 과자를 입안에 집어넣었습니다. 온몸에서 힘이 나는 게, 마치 건전지를 씹어 먹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한편, TV에서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요즘 길거리에 아무런 이유 없이 쓰러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마치 몸이 방전된 것처럼 축 처지는 증상인데요, 일에 지친 사람일수록 이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뉴스 앵커는 그런 사람들을 ‘자극인간’이라고 불렀습니다. 아무런 의욕 없이 집에만 누워 있거나, 자극 없이는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수리는 아직 어려서 건전지를 몸에 사용해 본 적이 없었지만, 그런 사람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자신도 몸이 아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아빠는 다음 날부터 또다시 회사를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아빠는 늘 집에 들어오면 녹초가 되어 있었습니다. 회사에 갔다 오면 멍하게 소파 앞에 앉아 TV를 봤는데, 가끔 보면 눈을 뜬 채 자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습니다. 수리는 방으로 들어와 그동안 밀린 숙제를 했습니다. 이제 내일부터는 학원을 여러 군데 다니게 되는데, 미리 예습을 해 둬야만 따라가기가 쉬울 것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방에서 공부하고 있었을까, 문득 방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빠는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들뜬 목소리로 수리에게 물었습니다. “수리야, 아빠랑 이번 주말에 놀이공원 갈까?” 그 말에 수리는 심드렁하게 대꾸했습니다. “아빠, 죄송하지만 저 바빠요. 다음 주부터는 학원을 네 군데나 다닌단 말이에요.” “그러니…미안하구나, 아빠가 눈치가 없었네. 하하.” 아빠는 멋쩍게 웃으며 방을 나갔습니다. 수리는 ‘아빠가 많이 심심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수리는 아빠가 다시 잠들면 그때는 더 완벽하게 의사놀이를 할 거라고 다짐했습니다. 차라리 아빠가 빨리 잠들었으면 하는 마음도 조금은 있었습니다. 아빠는 깨어 있을 때보다 잠들어 있을 때가 더 재미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빠는 부엌에는 전혀 가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부엌에 누군가가 침입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수리의 집에는 총 3개의 방이 있었습니다. 엄마 방, 수리 방, 그리고 아빠 방인 거실. 아빠는 다시 거실의 TV 앞에 앉았지만, 문득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TV에서는 오늘은 어떤 연예인이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둥 이젠 대수롭지도 않은 이야기들만 줄줄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아빠는 TV를 보다가 눈을 뜬 채 또다시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한참이 지났을까, 소파 옆으로 다가온 엄마는 아빠를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쿠야, 벌써 약발이 떨어진 거야?” 엄마는 아빠를 소파에 눕히며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느새 수리도 기다렸다는 듯 방에서 의사놀이 세트를 들고 나왔습니다. 엄마가 수리에게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그냥 이렇게 내버려 두는 게 좋을 것 같구나. 내일 아침에 아빠를 깨우도록 하자.” “네!” 수리는 장난감을 늘어놓으며 씩씩하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본 엄마가 못마땅하게 말했습니다. “수리야, 공부해야지. 넌 이제 어린애가 아니잖니. 아빠랑 같이 놀 나이도 지났고.” 엄마의 말에 수리는 시무룩해졌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장난감 세트를 그대로 들고 방으로 들어갔지만, 문득 아빠의 눈과 마주쳤습니다. 아빠의 눈엔 초점이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슬퍼 보였습니다. 수리는 그대로 문을 닫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엄마는 특급 건전지를 사용해 강제로 아빠를 잠에서 깨웠습니다. 아빠는 단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회사로 나갔습니다. 하지만 그날 밤, 아빠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집으로 오다가 길바닥에 쓰러지기라도 한 것일까요? 엄마와 수리는 급하게 밖으로 나와 아빠를 찾았지만, 아빠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핸드폰으로도 연락해 보았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습니다. 위치 추적을 해 보니, 핸드폰은 중국에 있다고 떴습니다. 아빠는 마치 미아가 되어 버린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물품보관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핸드폰이 아닌, 아빠를 찾아가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물품보관소에 보관되어 있던 아빠는 얼굴과 옷이 지저분해져 있었는데, 엄마는 손수건으로 대충 얼굴을 닦아 주고는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수리는 집에 오자마자 특급 건전지를 아빠의 심장에 갖다 대었지만, 아빠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아빠는 이제 완전히 고장 난 기계 같았습니다. 엄마는 걱정하며 말했습니다. “이제 이것도 듣지 않나 보다.” 엄마는 안타까워하며 아빠를 소파 위에 놓아두었습니다. 몇 날 며칠이 지나도 아빠는 그 모습 그대로 소파에 앉아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수리네 가족은 그것에 익숙해졌습니다. 학원에서 밤늦게 끝나 집에 돌아온 수리는 여전히 소파에 앉아 있는 아빠의 몸을 만져 보았습니다. 마치 금속의 로봇처럼 아빠의 몸은 차갑고 딱딱했습니다. 수리는 문득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 동화에서는 잠든 공주님에게 뽀뽀를 하면 공주님이 깊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수리는 아빠에게 뽀뽀를 해 보았지만, 아빠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쳇, 역시 동화는 다 가짜야.” 수리는 시시한 듯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문득 하품이 나왔습니다. 자동차가 빵빵거리는 소리, 지하철 소리, 그릇이 딸각거리는 소리, 개가 짖는 소리…. 갑자기 도시의 모든 소음들이 귓가에 자장가처럼 들려왔습니다. “어? 갑자기 왜 이렇게 졸리지…?” 수리는 방에 도착하기도 전에 문턱에 기대어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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