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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대 노동 리포트‘ 수작… 북한 이슈는 깊이 있게 접근해야

    ‘10대 노동 리포트‘ 수작… 북한 이슈는 깊이 있게 접근해야

    국제면 입체적 접근·다양한 시각 필요 세월호 5주기 특집 취재·편집 뛰어나서울신문은 세월호 참사 5주기, 강원 대형산불, 경남 진주 조현병 환자의 방화살인사건, 노트르담대성당 화재 등 다양한 현안을 다룬 지난 한 달간의 보도 내용을 놓고 30일 ‘제116차 독자권익위원회’를 열었다. ‘10대 노동 리포트’ 기획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북한 관련 기사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장과 홍영만(차의과대 경영대학원장), 김만흠(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심훈(한림대 언론학과 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아래는 위원들의 의견이다. -지난 12일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가 열렸다. 최고인민회의 전후로 서울신문 보도를 보면 북한이 헌법을 개정해 김정은을 주석으로 추대하거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가지던 국가대표 지위를 김정은에게 이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보도는 상당히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전문가들이 잘못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정일이 헌법을 개정하며 김일성을 영원한 주석으로 만들었는데, 이를 뒤엎는 비상식적인 결정을 한다고 보도한 것은 잘못이다. 고민하지 않고, 공부하지 않고 국내 통신사와 전문가의 목소리를 그대로 반복해 보도한다. 서울신문에만 책임이 있는 건 아니지만 좀더 차별화하려면 깊이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최고의 기사를 꼽으라면 지난 22일자 1면에 보도된 10대 노동 리포트다. ‘티슈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읽고 울컥할 정도였다. 노동 관련 내용뿐 아니라 청소년 교육 이야기도 함께 실어서 좋았다. -연예인 이름을 딴 숲이나 길을 만들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기사가 지난 23일자에 실렸다. 서울신문이 다시 한번 좋은 지적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TV에 나오는 인물 중 연예인이 80%가량 된다고 봤다. 연예인보다 식자층이 나서서 여론을 이끌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국민이 깊이 있고 건전한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좋은 기사였고, 이런 이슈를 다른 언론에서도 다뤘으면 한다. -최근 ‘차이나 스코프’ 코너에 중국이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무덤이 되고 있다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 30% 감소했다는 내용이다. 이 기사를 읽기 전까지 현대자동차만 판매 부진으로 중국 현지 1공장의 문을 닫았으며, 그 원인이 ‘사드 여파’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자동차시장 자체가 바뀌어서 발생한 것이었다. 입체적으로 분석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런 기사들이 국제면에 많아졌으면 좋겠다. 지난 12일자 터키인 필자인 알파고 시나씨의 ‘글로벌 In&Out’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좋은 칼럼이었다. 터키의 지방선거와 한국의 보궐선거를 비교한 내용이었는데, 터키 입장에서 보면 몇 백표 차로 진 것에 승복한다는 사실 자체가 선진 민주국가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동물 국회’로 명명되며 비판만 받는 한국 정치권인데, 나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칼럼이었다. -또 눈길을 사로잡은 기사는 세월호 5주기 특집 기획이었다. 정성 어린 취재와 밀도 있는 편집이 좋았다. 1면 톱에 그림과 함께 어우러진 ‘진실은 5년간 떠오르지 않았다’는 제목은 압권이었다. 간결하고 압축된 제목이 당시 상황을 잘 묘사하는 듯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뉴이스트 로드 예고 오늘(1일) 공개 예정..완전체 뉴이스트가 노는 법

    뉴이스트 로드 예고 오늘(1일) 공개 예정..완전체 뉴이스트가 노는 법

    완전체 뉴이스트가 떠나는 새로운 여행에 더욱 기대가 모인다. CJ ENM 음악 디지털 스튜디오 M2는 1일 오후 M2 디지털 채널에 뉴이스트의 여행 리얼리티 ‘뉴이스트 로드’ 예고편을 공개한다. 예고 속 뉴이스트는 ‘남아일언중천금’이라는 모토 아래, 여행 ‘플랜노트’를 작성한다. ‘낚시’, ‘바비큐 파티’ 부터 ‘호캉스’까지 뉴이스트는 다양한 희망 사항을 적는다. 이후 여행을 떠나는 당일, 뉴이스트는 직접 적은 ‘플랜노트’를 하나씩 수행하게 된다. 특히 멤버들은 본인들의 ‘플랜노트’로 인해 앞으로의 여행이 쉽지 않을 것을 직감했다는 후문이다. ‘뉴이스트 로드’는 완전체 컴백을 앞둔 뉴이스트 다섯 멤버들이 떠나는 여행 리얼리티다. 뉴이스트는 숨겨진 여행지를 찾아다니며, 함께 만든 소중한 추억들을 시청자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한편, ‘뉴이스트 로드’ 1화는 오는 8일 오후 8시 Mnet, M2 디지털 채널에서 동시 방송된다. 사진제공=Mnet M2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오늘로 50살 된 AMD…인텔 만큼 중요한 2인자

    [고든 정의 TECH+] 오늘로 50살 된 AMD…인텔 만큼 중요한 2인자

    1969년 5월 1일, 제리 샌더스를 비롯한 엔지니어들은 페어차일드 반도체에서 나와 자신만의 반도체 회사를 세웠습니다. 이후 50년 동안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 (Advanced Micro Devices, 이하 AMD)사는 프로세서 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지닌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아직도 컴퓨터에 관심이 적은 일반 대중에겐 친숙하지 않은 회사지만, 지금의 PC 시장을 만든 장본인 중 하나이기에 간단히 그 역사를 짚어 봅니다. - 인텔과의 인연 AMD라고 하면 인텔 x86 CPU의 호환칩을 만드는 회사로 가장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초창기부터 인텔 호환칩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인텔 역시 1968년 7월 18일에 설립된 회사로 프로세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약간 뒤의 일이었습니다. AMD의 첫 제품 역시 인텔의 클론칩이 아니라 Am9300이라는 시프트 레지스터라는 반도체 제품이었습니다. 1971년에는 Am3101라는 초창기 메모리를 제조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70년대 중반까지 AMD는 매우 다양한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사로 입지를 굳혔습니다. AMD가 인텔 프로세서를 역설계해서 CPU를 제조할 생각을 했던 것도 이 시기였습니다. 인텔은 1974년 8비트 프로세서인 인텔 8080을 출시했습니다. 이 CPU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자 많은 초창기 반도체 제조사들이 이를 역설계 해서 비슷한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AMD 역시 1975년에 Am9080라는 인텔 8080의 클론칩을 출시했는데,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사실 정식 라이선스 제품이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인텔은 이런 짝퉁 제품들에 대해서 소송을 걸려고 했지만, 인텔의 창업주 중 한 명인 밥 노이스는 좀 더 평화로운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어차피 인텔의 생산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만큼 차라리 정식 라이선스를 주고 수익을 얻자는 것이었습니다.당시에는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는 합리적인 해결책처럼 보였지만, x86 라이선스를 AMD와 다른 호환칩 제조업체에 제공한 것은 결국 인텔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훗날 인텔은 소송과 다양한 방법으로 경쟁자를 제거하려 했고 실제로 대부분의 경쟁자들이 사라지지만, AMD는 꿋꿋이 살아남아 결국 인텔의 가장 큰 라이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소비자와 IT 업계 전체로 보면 인텔의 독점을 막아준 매우 다행한 일이었습니다. - 호환칩에서 독자 CPU 제조사로 1980년대 AMD에게 큰 기회가 된 사건은 IBM PC에 x86 CPU가 사용된 일이었습니다. 당시 IBM은 원활한 CPU 공급을 위해서 반드시 복수의 제조사를 둘 것을 요구했는데, 덕분에 AMD는 IBM 호환 PC에 널리 사용되게 됩니다. 내키지는 않았겠지만, 인텔은 1981년에 10년간 AMD와 라이선스를 맺어 다양한 x86 CPU를 제조할 수 있는 길을 내주게 됩니다. AMD는 1991년에는 386 프로세서의 클론인 Am386을 출시하고 1993년에는 486의 클론인 Am486을 출시하면서 주요 CPU 제조사로 자리매김했지만, 결국 486 이후 프로세서에 대해서는 마이크로코드 접근 권한을 박탈당하게 됩니다. 인텔은 486 다음 세대인 펜티엄 프로세서를 내놓으면서 시장 장악력을 높여갔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AMD는 486 기반이지만 클럭을 높인 Am5x86을 출시하는 한편 1996년 최초의 자체 개발 CPU인 K5를 선보였습니다. K는 슈퍼맨에 나오는 크립토나이트 (Kryptonite)에서 이름을 따왔는데, 이는 시장을 지배한 인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칩이라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K5는 물론 이후 등장한 K6 시리즈 CPU들은 인텔 펜티엄/펜티엄 MMX/펜티엄 2의 적수가 되기 힘들었습니다. AMD의 전성기를 만든 것은 K7 애슬론(Athlon) 프로세서였습니다. AMD의 설립자인 제리 샌더스는 인텔을 따라잡기 위해서 DEC에서 알파칩을 개발하던 더크 메이어와 그의 팀을 스카우트했습니다. 애슬론 개발팀에는 역시 DEC 출신의 엔지니어이자 현존 최고의 CPU 엔지니어인 짐 켈러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AMD로서는 드림팀을 데려와 새 CPU를 만든 것이었는데, 그 성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1999년 출시된 애슬론 프로세서는 같은 클럭의 인텔 펜티엄 III 프로세서보다 더 빠를 뿐 아니라 사실 클럭 상승 속도도 더 빨라 1999년 6월 23일 최초의 1GHz 프로세서의 명예를 얻었습니다. 이에 놀란 인텔은 클럭을 대폭 끌어올린 펜티엄 4 프로세서로 대응하게 됩니다. 이에 대한 AMD의 반격은 최초의 64비트 x86 프로세서였습니다. 2003년 등장한 K8 애슬론 64 프로세서는 당시 AMD에서 자리를 옮긴 짐 켈러의 작품으로 펜티엄 4 프로세서의 강력한 적수가 됐습니다. 이 등장한 최초의 데스크톱 듀얼 코어 프로세서인 애슬론 64 X2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 시련을 이기고 다시 일어서다 하지만 순조로웠던 AMD 앞에 새로운 시련이 닥치게 됩니다. 인텔이 펜티엄 4에 사용된 넷버스트 아키텍처를 버리고 새로운 코어 마이크로 아키텍처를 도입해 AMD를 크게 앞서간 것입니다. AMD는 2006년 ATI를 합병해 회사 규모를 키우지만, CPU와 GPU 모두에서 2인자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CPU에서는 인텔에 밀리고 GPU에서는 엔비디아에 치이는 일이 반복되면서 매출도 줄어들고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AMD는 반도체 제조 부분을 글로벌 파운드리로 넘기고 팹리스 반도체 회사가 됩니다. 본래 반도체 생산 회사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반도체 산업 자체가 몇 개의 대형 제조사만 남기고 나머지는 사라지는 추세라 어쩔 수 없이 직접 반도체를 제조하지 않고 위탁 생산하는 팹리스 회사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어려움은 계속됩니다. 결정적인 사건은 2011년 회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등장한 불도저 아키텍처 기반의 CPU가 예상외의 낮은 성능과 높은 발열로 인해 시장의 외면을 받은 것입니다. 이후 노트북 및 서버 시장은 거의 인텔 CPU 독점 체제로 변하게 되고 데스크톱 시장에서도 AMD의 시장 점유율은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런 AMD를 기사회생시킨 것은 다시 재영입한 짐 켈러였습니다. 짐 켈러가 설계한 Zen 아키텍처 기반의 CPU는 애슬론처럼 인텔 CPU를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많이 따라잡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라이젠과 스레드리퍼 CPU는 저렴한 가격에 많은 코어를 제공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여기에 2018년 이후에는 인텔 CPU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AMD의 시장 점유율이 오르게 됩니다. - 1인자만큼 중요한 2인자 그래도 AMD가 항상 2등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회사 규모나 전체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에서 아직 인텔의 적수가 될 수 없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AMD가 없었다면 소비자는 물론 IT 업계 전반이 지금보다 훨씬 암울했을 것입니다. 인텔이 새로운 아키텍처를 개발하게 자극하고 CPU 동작 클럭과 코어 수를 늘리게 압박했던 회사는 지난 수십 년간 사실 AMD가 유일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앞으로 두 회사의 경쟁 구도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지난 수십 년간 프로세서 발전과 소비자들을 위해 큰 기여를 해온 만큼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속되기를 기대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디지털로 건강 관리… 자녀 성장도 도와

    디지털로 건강 관리… 자녀 성장도 도와

    삼성화재는 ‘애니핏’, ‘마이헬스노트’ 등 헬스케어 서비스를 도입하고, 종이가 전혀 필요 없는 보험청약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운동목표 달성 시 포인트 주는 ‘애니핏’ 삼성화재의 ‘애니핏(Anyfit)’은 걷기, 달리기, 등산 등 평상시에도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을 대상으로 목표 달성에 따른 포인트를 주는 건강증진 서비스 앱이다. 월 또는 일 단위 운동 목표를 달성하면 월간 최대 4500포인트, 연간 최대 5만 4000포인트를 준다. 애니핏을 통해 받은 포인트는 커피전문점, 편의점 등 다양한 모바일 쿠폰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당뇨병 맞춤 관리 ‘마이헬스노트’ 당뇨병이 있다면 ‘마이헬스노트’ 앱을 눈여겨볼 만하다. 마이헬스노트는 사용자가 블루투스·NFC 기능이 있는 혈당측정기로 혈당을 측정하면 그 기록이 자동으로 앱에 저장된다. 혈당은 수기 입력도 가능하다. 사용자가 먹은 식단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열량을 계산해주며, 하루 동안의 걸음 수도 자동으로 측정된다. ●종이서류 없앤 ‘보험가입 바로확인 서비스’ 삼성화재는 보험설계사를 통한 모든 보험 가입 절차를 종이서류 없이 전자청약만으로 완결하는 ‘보험가입 바로확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보험설계사의 태블릿 PC로 전자서명을 마친 후 계약이 반영되면, 고객의 스마트폰으로 간략한 보험 가입 내용과 함께 링크 주소가 문자로 발송된다. 고객은 스마트폰에서 수신한 문자를 통해 삼성화재 앱을 설치하고 청약서 부본, 약관, 보험증권을 바로 내려받을 수 있다. ●아이 성장 정보 알려 주는 ‘마이키즈 컨설팅’ ‘마이키즈 컨설팅’ 앱은 자녀의 신체와 심리 상태를 분석해 바른 성장 정보를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신체건강’ 메뉴는 자녀·부모의 생활습관, 가족력 등을 바탕으로 현재 발달 상태뿐만 아니라 미래 예측 키, 성인 예상 비만도 등 성장 발달과 아동청소년기 및 성년기의 질병 위험을 예측해볼 수 있다. ‘마음건강’ 메뉴는 정서, 공감, 자기 주도성, 성실성 등 자녀의 성향과 사회성을 알아보는 검사다. 만 21개월부터 만 15세 이하 자녀를 대상으로 한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타격 1등급’ 역주행… 닥공 공룡 이끈 ‘데이터 열공’

    ‘타격 1등급’ 역주행… 닥공 공룡 이끈 ‘데이터 열공’

    타격 열등생이던 NC가 ‘데이터 열공(열심히 공부)’ 덕에 1년 만에 우등생으로 탈바꿈했다. 올 시즌 공인구의 반발계수 조정 탓에 대부분 구단의 타격 지표가 감소하는 추세에서도 NC는 ‘타격 역주행’을 벌이고 있다. 29일 NC는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타율(0.293), 홈런(38개), OPS(출루율+장타율·0.823), 총루타(482루타)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점(154점)과 득점(163점)도 모두 3위로 상위권이다. 방망이가 불을 뿜자 NC의 정규리그 순위도 공동 3위(18승11패)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NC의 타격 성적표는 참담했다. 타율(0.261), 홈런(143개), OPS(0.733), 총루타(1978루타), 타점(629점), 득점(660점)에서 모조리 10위에 그쳤다. 시즌이 한창이던 지난해 6월 김경문 감독이 사령탑에서 내려오며 분위기가 뒤숭숭해진 탓이 컸다. 그랬던 NC가 1년 만에 확 달라진 것이다. ‘데이터 야구’는 이미 KBO에서 일반화됐지만 NC는 올 시즌 이를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선수들에게 일괄적으로 정리된 전력 분석 자료를 나눠 줬다면 올 시즌에는 선수 1대1 맞춤형 전력 분석 자료를 배포해 ‘데이터 야구’를 강화했다. 노트북이나 태블릿PC로만 볼 수 있었던 팀의 데이터 분석 시스템 ‘D라커’를 개선해 이제는 스마트폰에서도 접속이 가능하도록 했다. D라커에는 10개 구단 1군 선수들의 영상은 물론이고 2군 경기 모습도 추가해 활용도를 높였다. 수비 변화에 있어서도 데이터를 십분 활용한 장면이 경기 중 자주 나오고 있다.데이터 분석을 통해 NC 타자들의 타격 포인트를 앞쪽으로 당긴 것도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해 범타나 병살로 이어졌던 장면을 분석해 보니 타격 포인트가 뒤쪽에 있었던 비율이 높았다. NC 선수들은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부터 타격 포인트를 옮기는 것에 집중해 훈련해 왔다. 심지어 휴식도 데이터에 근거해 이뤄지고 있다. 이호준 NC 타격 코치는 “누가 가장 많은 이닝 수비를 했는지, 출루가 많은지 등에 대한 데이터가 있다. 피로가 많이 쌓인 선수는 지명타자로 보내거나 연습량을 줄이도록 한다. 부상 방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역대 포수 자유계약선수(FA) 최고액인 4년 총액 125억원에 NC 유니폼을 입은 양의지(32)가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도 큰 힘이다. 투수 리드 능력이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인 데다가 타율도 0.359로 규정 타석을 채운 리그 선수 중 2위에 위치했다. 이종열(야구대표팀 수비코치)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양의지의 타격을 보면서 다른 선수들이 자극을 받고 흉내 낼 수 있다. 양의지가 점수를 내면 다음 타자는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서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NC가 높은 타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 1~2선발을 만났을 때 정면 승부보다는 볼을 골라내는 비율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노란 조끼’에 응답한 마크롱...재기 성공할까

    ‘노란 조끼’에 응답한 마크롱...재기 성공할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말 유류세 반대로 시작해 반정부 시위로 확산된 ‘노란 조끼’ 시위에 대한 대책을 내놨다. 근로자에 대한 소득세를 대폭 감면하고 월 2000유로(약 258만 원) 이하 연금액을 물가와 연동해 재도입하는 것을 비롯해 그동안 프랑스 정·관·재계에 포진한 엘리트를 육성해온 그랑제콜(소수정예 특수대학) 국립행정학교(ENA)를 폐지한다는 구상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에서 대국민 생방송 TV담화를 통해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소득세를 대폭 내리려고 한다. 내각에 소득세를 인하하는 대신 조세감면을 줄일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소득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분은 50억 유로로, 정부지출과 조세감면을 축소해 충당하겠단 방침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면서 “프랑스는 이웃 나라들보다 덜 일한다.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마크롱 정부는 20여년 전 도입된 주 35시간 근로제를 고쳐 근로시간을 늘리거나 공휴일을 줄이는 방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1945년 신분·배경에 관계없이 관료 엘리트(테크노크라트)를 육성한단 목표로 설립된 ENA를 폐지하겠다고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고위 공무원 제도를 개혁할 것이다. 더는 능력 본위의 시스템이 아니며 공직자의 평생 고용이 필요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대신 프랑스 정부는 국가 공무원 전반을 육성하는 새 교육기관을 출범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NA는 그동안 프랑스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권력 자본이 과도하게 집중됐단 비판을 받아왔다. 마크롱 대통령 본인 역시 ENA 졸업생이다. AP통신은 ENA에 대해 “마크롱을 포함해 역대 대통령 네 명과 총리 7명을 배출했고,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도 수두룩하다”고 소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노란 조끼’ 시위대가 요구해온 국민투표 확대에 대해서도 마크롱은 국민의 직접 민주주의 참여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국가의 주요 의사결정과 집행이 수도 파리에서 이뤄지는 것을 재검토해 지방에 권한을 어느 정도 이양해주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노란 조끼 시위대가 요구해온 부유세 부활은 거부했다. 그는 “부유세 축소는 부자에게 주는 선물이 아니라 투자를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며 부유세가 폐지된 것이 아니라 완화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정부는 2020년에 부유세 제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담화는 지난해 11월부터 매주 토요일 이어져 온 ‘노란 조끼’ 연속 시위에 따른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당초 지난 15일 예정됐었지만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한 차례 연기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노란 조끼’ 연속시위에 따른 추가 대책들을 내놓기는 했지만 주요 정책 기조를 계속 가져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집권 후 2년간 해온 것을 중단해야 하는지, 우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온 것인지 자문해봤는데 내가 옳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이 제시한 소득세 인하 등 대책이 그가 직면한 정치적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장시간 회견을 통해 전해진 마크롱의 전반적인 메시지는 지금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었다. 강경한 노란 조끼 시위대는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마크롱의 타깃은 그들이 아니라 프랑스 전체였다”고 풀이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아베·마크롱, 르노·닛산 놓고 ‘동상이몽 회담’

    마크롱 “무죄 추정따라 곤 회장 보호를” 아베 “르노 통합 못하게 경영권 보호를” 노트르담 성당 화재 복구를 지원하겠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선심도, 북핵 문제에서 일본과 긴밀히 연대하겠다고 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약속도 양국 간 최대 현안인 르노·닛산 갈등의 골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23일(현지시간) 열린 마크롱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에서는 르노·닛산 문제를 놓고 ‘동상이몽’의 국가 수뇌부 대리전이 펼쳐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 회장의 사법처리 문제에, 아베 총리는 르노·닛산의 경영권 향배에 집중하며 신경전을 펼쳤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수배임 등 혐의로 구속돼 일본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곤 전 회장과 관련해 아베 총리에게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른 기본권 보장과 프랑스 영사의 보호조치를 받을 권리를 인정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일본 검찰이 피의자 권리 보호를 소홀히 하고 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아베 총리는 “곤 전 회장에 대한 조사는 독립성 높은 수사기관에 의해 엄격한 사법심사를 거쳐 행해지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곤 전 회장의 부인은 정상회담에 맞춰 성명을 내고 “프랑스는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온 남편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닛산의 경영권 및 소유권 보호를 마크롱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특히 “당사자가 충분히 납득하는 형태로 안정적인 연합체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최근 르노 측에서 시도하고 있는 닛산차 경영통합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상세한 것은 추후 논의하자’며 언급을 피했다”고 기자단에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만년 적자’ LG전자 휴대전화 국내 생산 중단

    ‘만년 적자’ LG전자 휴대전화 국내 생산 중단

    LG디스플레이도 3분기 만에 또 적자전환스마트폰 사업에서 ‘만년 적자’에 시달렸던 LG전자가 연내 국내에서 스마트폰 생산을 결국 중단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생산 거점을 인건비 등이 저렴한 베트남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LG디스플레이도 1분기에 13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며 또다시 적자로 전환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6월부터 경기도 평택 공장의 스마트폰 물량을 줄여 올해 마라까지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평택에서 생산하던 스마트폰 물량은 베트남 북부 하이퐁 공장으로 넘기기로 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4분기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스마트폰 누적 적자가 3조원으로 심각한 상황이어서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정부 지원·세제 혜택을 볼 수 있는 베트남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기로 했다”면서 “하이퐁에는 LG 계열사 공장이 모여있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LG전자는 경기도 평택, 베트남, 브라질, 중국 등 4곳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평택 공장은 주로 프리미엄폰을 생산한다. LG전자 전체 스마트폰의 약 10∼20%를 만들어왔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국내 생산 스마트폰 비중은 2008년 11.4%에서 2018년 1.3%로 급감했다. 국내 휴대폰 생산량이 크게 줄어드는 동안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 국가 생산량이 대폭 늘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이 전체 70%, 인도가 13%대, 베트남 10%대를 생산한다. LG전자는 평택 공장 인력을 국내 다른 사업장으로 전환 배치하거나 일부에는 희망퇴직을 받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모바일 기기를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올해 상반기 신입공채를 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인력을 타 사업부로 전환 배치해 몸집을 줄여왔다. 이와 함께 LG디스플레이마저 3분기 만에 또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계절적 비수기와 LCD 패널 가격 하락 등의 영향이 결정타가 됐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올 1분기(1~3월)에 13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영업손실(983억원)보다 더 많아졌다. 279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전분기에 비해서는 급격히 실적이 악화됐다. 매출액은 5조 87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늘었지만 전 분기보다는 15%나 줄었다. 당기순손실도 626억원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분기에 6년 만에 첫 영업손실을 내면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한 뒤 3, 4분기에는 흑자를 기록했으나 올들어 다시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회사 측은 “실적 부진은 계절적 비수기로 출하가 줄어든 데다 일부 IT 부품의 공급 부족이 겹쳤고, 중소형을 중심으로 패널 판매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1분기 제품별 매출 비중은 TV용 패널이 전체의 3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모바일용 패널 25%, 노트북 및 태블릿용 패널 22%, 모니터용 패널 17% 순이었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올레드(OLED) 사업은 여전히 호조를 이어가고 있어 올레드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서동희 전무는 “LCD로 구현이 어려운 올레드만의 차별화된 특장점을 바탕으로 자동차용 등 올레드의 이익 기여도를 점차 높일 것”이라면서 “올해는 사업구조 전환 과정이므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전무는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과 효율성 극대화를 통해 내년부터는 의미 있는 재무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모닥불 피워 놓고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모닥불 피워 놓고

    주말이면 도시생활의 각박함을 잠시 잊고자 가족끼리 친구끼리 가까운 캠핑장을 찾아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어스름 해가 질 때면 캠핑족들은 일제히 장작더미에 불을 붙이고 뭔가를 굽기 시작한다. 십중팔구는 삼겹살이다. 이쯤 되면 맘껏 연기를 피우고 삼겹살을 편하게 구워 먹으려고 떠나는 게 캠핑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모닥불 주위에 오붓하게 둘러앉아 노릇노릇 잘 구워진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맛나게 걸치는 즐거움이 빠지면 굳이 텐트며 웬만한 부엌살림을 짊어지고 불편한 캠핑을 떠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모든 행복은 아주 오래전 다른 동물들이 두려워서 피하던 불에 가까이 다가섰던 용감한 우리의 조상들 덕분이다. 불을 마음먹은 대로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된 것은 우리 선조들이 성취한 가장 획기적이고 성공적인 혁신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오늘날 불이 없는 삶이란 상상할 수 없다. 소화시키기 힘든 음식물이나 독성이 있는 식재료도 불에 구워 익혀 먹으면서 먹을 수 있게 됐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종류가 크게 확대됐다. 더구나 불에 구운 음식은 맛까지 좋았다. 모닥불을 피우면 한기도 견딜 수 있었고 한밤중에 접근하는 포식동물의 위협으로부터도 안전할 수 있었다. 삶의 질이 높아지고 생존에 더욱 유리한 환경을 불이 가져다주었던 것이다. 인류 조상이 불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 것은 번갯불이나 자연건조에 의한 산불에 의해서였을 것이다. 이때의 불은 고인류들에게 삶의 질을 높여 주는 유용한 존재였다기보다는 공포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얼마 전 큰 피해를 준 고성 산불의 경우를 상기해 보면 거대한 산불이 가져다주는 두려움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케냐의 쿠비포라에서는 160만 년 전에 이미 불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발견되됐다고 보고되고 있지만, 이때는 아직 불을 생활의 편의를 위한 도구처럼 자유자재로 다루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불 사용 흔적 중 하나는 이스라엘 북부 훌라 계곡 게셰르 베노트 야코브 유적에서 발견된 70만~80만 년 전의 모닥불 자리이다. 형태가 잘 갖춰진 화덕은 아니지만 주변에서 많은 나무 조각들이 발견됐다. 이는 불을 피우기 위한 땔감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닥불을 피운 화덕 주변에서 주먹도끼나 찍개 같은 석기도 만들고 견과류나 물고기를 불에 구워 먹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 증거들도 확인됐다. 일상에 필요한 대부분의 활동이 불이 활활 피워 오르고 있는 모닥불 가까이에서 이루어졌음을 보여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매일 밤 모닥불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된 인류는 서로의 온기와 동료애를 나누면서 사회적 유대를 점점 더 강화할 수 있게 됐을 것이다. 이렇듯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 주위에 모여 앉아 서로 어울리는 장면은 인류의 진화에서 매우 중대한 전환점이 됐다.
  • 내신 좋은 ‘수시파’ 학생부 집중… 내신 불리 ‘정시파’ 수능 올인

    내신 좋은 ‘수시파’ 학생부 집중… 내신 불리 ‘정시파’ 수능 올인

    3월 개학과 함께 “이제 진짜 수험생”이라는 압박감이 채 가시기 전에 치르는 1학기 중간고사 이후엔 자칫 고3의 긴장감이 느슨해지기 쉽다. 그러나 중간고사 이후 전략을 어떻게 세우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대입에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본인이 목표로 하는 대학이나 혹은 자신의 성적에 따라 어떤 전략을 세워야 최선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1학기 중간고사 이후 고3 입시 전략’을 정리했다. 1학기 중간고사가 지난 시점에 내신 등급은 사실상 정해진 것으로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따라서 수시에 불리한 내신 3등급 이하 학생이라면 내신 중심의 학생부전형 준비에 시간을 빼앗기기보다 수능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6월 4일에는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모의고사가 실시된다. 6월 모의고사는 시·도 교육청이 돌아가며 주관하는 4월 모의고사와 달리 처음으로 재수생과 함께 치르는 시험이다. 따라서 4월 모의고사에 비해 성적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반면 6월 모의고사에서 준비를 철저히 해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남은 수험 기간 자신감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다만 6월 모의고사는 실제 수능과 출제 범위가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험생들이 다소 어려워하는 기하와 벡터에서 일부 단원이 출제된다. 인문계열도 미적분Ⅰ의 일부 단원이 출제되기 때문에 이후 학습에 따라 충분히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 과학탐구Ⅱ 과목은 출제 범위가 넓지 않아 6월 모의고사 이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실제 수능에서는 점수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모의고사 성적이 낮게 나왔다거나 생각만큼 점수가 곧바로 오르지 않는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는 없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표본조사 결과 실제 본수능에서 1등급을 받았던 학생들의 60~70%는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는 2등급 이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일단 모의고사 점수가 나오면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본인의 취약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본 수능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중간고사 이후 대학별 모의논술에 응시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학별 출제 경향, 유형을 미리 파악하고 사전에 감을 잡에 놓으면 수능 이후 논술 준비에 보다 편하게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신이 높지 않은 학생이라면 전략적으로 논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5월 24일 모의 논술을 치르는 연세대의 경우 올해 전체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고, 논술고사를 수능 전에 실시해 논술의 중요도가 더 커졌다. 6월 모의고사를 치른 이후엔 곧바로 기말고사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수시와 정시 중 어느 곳에 집중해야 할 것인지 명확하게 정한 뒤 움직이는 ‘선택과 집중’에 들어가야 한다. 우선 내신이 우수해 수시에 지원할 학생이라면 기말고사를 차분히 준비한 뒤 여름방학 기간인 7~8월에는 학생부종합전형 준비를 위한 자기소개서 작성과 학생부 관리를 해야 한다. 반면 내신이 상대적으로 불리해 정시를 목표로 하는 학생이라면 여름방학 기간에 부족했던 수능 공부를 최대한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여름방학을 보낸 뒤 학교로 돌아오는 9월은 이른바 ‘정시파’와 ‘수시파’가 학교 안에서 본격적으로 구분되기 시작하는 시기다.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수능 준비에 ‘올인’하는 반면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내신에 계속 집중하거나 학생부나 논술 준비 등에 분주해지기 때문이다. 정시파 학생들은 학교 분위기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수능에 대비해 학습 패턴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학교 내 자율학습 공간이나 독서실 등 어떤 학습공간에서 주로 공부할 것인지도 정해 두는 편이 좋다. 이 시기에는 수능에서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을 한 개 이상 확실하게 만들어 두는 게 심리적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수시파 학생들은 내신과 학생부에 집중하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대비해 어느 정도는 수능 준비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9월에 평가원이 실시하는 모의고사는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본인이 지원하는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에 맞출 수 있을지 미리 확인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수능을 한 달 앞둔 10월이 되면 정시파 학생들은 실전 체제에 돌입해야 한다. 실전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가능하면 매주 실전 모의고사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그동안 만들어 왔던 오답 노트를 바탕으로 실수를 최소로 줄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수시파 학생들은 연세대 등 일부 대학이 10월에 논술과 면접을 진행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준비 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수능에 소홀히 해선 안 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외신들 “전격 연기 결정은 올바른 조치”

    유럽·한국 출시 일정도 차례로 밀릴 듯 주요 외신들은 22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출시 전격 연기 결정을 ‘올바른 조치’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갤럭시 폴드의 출시 연기는) 문제가 더 깊게 빠져드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갤럭시 폴드’의 경우 삼성의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가운데 극히 일부인 ‘최소 100만대’로 예상돼 출시 연기 결정이 삼성전자에 중대한 재정적 충격을 가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더버지’는 “사전 주문한 고객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소식”이라면서도 “이번 출시 연기 결정은 확실히 올바른 조치”라고 전했다. 이어 더버지는 “취약한 제품을 출하하는 것은 삼성의 명성뿐 아니라 떠오르는 폴더블폰 산업 전체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더버지는 “(갤럭시 폴드의) 하드웨어 일부 재설계가 필요할 수도 있다”면서 “그럴 경우 갤럭시 폴드 출시까지 꽤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갤럭시 폴드가 안전과 관련한 위험에 노출된 것은 아니다”라며 출시 연기 소식을 전했다. 일부 외신은 2016년 삼성의 명성에 흠집을 가했던 갤러시 노트7의 배터리 결함 사태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갤럭시 폴드가 테크놀로지 전문 저널리스트들에 의해 상처를 입었다”면서 “제품 성과에서 갤럭시 노트7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 밝혔다. 오는 26일로 예정됐던 갤럭시 폴드의 미국 출시가 연기되면서 다음달 3일 유럽, 다음달 중순 한국에서 각각 예정됐던 갤럭시 폴드의 출시 일정도 차례로 밀릴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결함 논란 하루 만에 초강수… ‘세계 최초’ 명분보다 실리 택했다

    결함 논란 하루 만에 초강수… ‘세계 최초’ 명분보다 실리 택했다

    유독 美언론만 혹평… ‘ICT 주도권’ 견제 “제2의 갤노트7 사태 없다” 신중론 우세 기업명성 타격… 신기술 통과의례 분석도 애플·화웨이 폴더블폰 연내출시 힘들 듯혁신을 위한 통과의례인가, ‘세계 최초’ 강박에 따른 부작용인가. 삼성전자가 오는 26일로 예정된 ‘갤럭시 폴드’ 글로벌 출시를 전격 연기한 배경은 세계 최초 폴더블폰이라는 명분보다 제품의 안정성과 완성도를 높이는 실리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폴더블폰은 스마트폰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이끌어 가는 ‘퍼스트 무버’(선도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기회로 인식됐다. 때문에 삼성전자 외에도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업체와 애플, LG전자, 구글 등 제조사들이 폴더블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선제 출시를 통해 세계 1위를 굳건히 하겠다는 야심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중국과 영국 등과 달리 유독 미국 언론의 흠집 내기가 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갤럭시 폴드에 소시지를 끼우는 등 조롱에 가까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가 사과하는 등 역풍을 맞았다. 이는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갤럭시 S10 5G)에 이어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는 삼성에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에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삼성은 초기에는 “화면보호막을 강제로 제거해 생긴 문제”라고 대응하다가 “화면 보호막을 벗기지 않았는데도 화면이 깜빡거린다”는 리뷰가 나오는 등 논란이 계속되자 하루 만에 전면 출시 연기라는 초강수를 띄웠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화면 결함 논란은 중대한 문제가 아니라는 기류도 있었지만 “품질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만큼 무리해서 출시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이 우세해 결국 출시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속도를 늦추더라도 정식 출시 전에 리뷰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해 더 막대한 피해를 줄이는 정공법을 선택한 것이다. 여기에는 2016년 발생한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건’이 재현돼서는 안 된다는 내부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갤럭시 노트7 발화 사태 초기 삼성전자는 일부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해 판매한 제품 전량을 회수하고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교환 제품도 잇따라 발화하면서 생산을 중단하고 리콜부터 재고 처리까지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했다.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는 브랜드 가치 손상으로 이어졌다. 또한 삼성의 출시 연기 배경에는 폴더블폰의 경쟁자인 애플과 화웨이의 폴더블폰 연내 출시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세계 최초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오는 7월 폴더블폰 ‘메이트X’를 출시한다고 밝혔으나 매달 출시 일정을 미루고 있고, 애플의 폴더블폰의 연내 출시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갤럭시 폴드 출시를 둘러싼 이 같은 논란은 첨단기술 제품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폴더블폰이라는 세상에 없던 제품을 첫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신기술의 통과의례라는 시각도 있다. 박성민 대한경영학회 부회장(배화여대 교수)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에 급급해 자체 내구성 테스트 등을 제대로 거치지 않는 등 허점을 드러낸 것은 전 세계에 그동안 쌓아 온 ‘삼성다움’이라는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준 것”이라면서 “선두주자로서 혁신적인 기술을 신제품에 먼저 적용할 경우 그 과정에서 위험이 뒤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제품의 논란은 불가피하지만, 이에 대한 빠르고 핵심적인 대응 조치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χ² 나오자 엎드리는 교실… 학교서 자고 학원서 열공

    χ² 나오자 엎드리는 교실… 학교서 자고 학원서 열공

    “χ²=2χ²+χ-6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뭐죠?” 지난 15일 서울의 한 중학교 3학년 수학시간. 선생님이 칠판에 2차 방정식을 쓰고 풀이 과정을 묻자 교실 안이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학생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눈만 껌뻑였다. 20명이 조금 넘는 학생 중 3명은 이미 책상에 엎드려 있었고, 나머지도 수업에 집중하지 않았다. 교사가 한 학생을 지목하자 아이는 자신 없는 듯 주저하며 겨우 답을 말했다. 교사는 “그렇지, 맞았어!”라며 자신감을 북돋우려 애썼지만 수업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교사가 원리를 설명하자 그제서야 예닐곱 명의 아이가 노트에 풀이를 받아 적었다.같은 날 오후 6시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종합학원 중학교 2학년 수학 교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1바이트(Byte)는 2의 세제곱 비트(bit), 1킬로바이트(KB)는 2의 열제곱 바이트…그럼 20기가바이트(GB)는 몇 비트지?” 강사가 칠판에 판서를 하는 동시에 아이들은 즉시 풀이 과정을 줄줄 읊었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이곳으로 온 아이들은 이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는 1시간 동안 중간고사 대비 문제를 풀었다고 했다. 강사는 “복잡하게 계산할 필요가 없다”며 정답 맞히는 요령을 짚었고, 아이들은 글자 하나라도 놓칠까 풀이 과정을 꼼꼼하게 받아 적었다. 아이들은 밤 10시가 돼서야 집에 돌아갔다. 이날 수업을 들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중상위권이라고 귀띔한 학원 관계자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다른 아이들한테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실 속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늘고 있지만, 공교육은 속수무책이다. 교육부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수학에서 목표성취수준의 20% 이상을 달성하지 못한 기초학력미달 중학생은 11.1%로 전년 7.1% 대비 4.0% 포인트 늘었다. 교실 수학을 포기했지만, 대학은 포기할 수 없는 학생들은 학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 보습학원 관계자는 “맞벌이 부모가 공부에 관심이 없는 자녀를 어쩔 수 없이 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아닌 이상 학원에 오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하지 못한 공부를 하기 위해 온다”고 말했다. 학원에 갈 형편이 되지 못하거나 누군가 끌어 주지 않는 학생은 교실 안과 밖에서 완전히 ‘수포자’로 굳어진다. 사교육 의존도가 커질수록 공교육은 설 자리를 잃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학원에서 만난 한 중학생은 “학교에서는 공부가 안 되니 학원에 오고,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 대학에 못 들어간다고 하니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최수일 수학사교육포럼 대표는 “국어와 사회는 토론과 협업 등 자기주도 학습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수학은 여전히 공식을 외우고 이를 대입해 답을 맞히는 과거 방식에 머물러 있다”면서 “수능에서 ‘킬러문항’이 계속 나오는 한 학부모는 자녀를 사교육으로 내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위고가 헐릴 위기 성당 살렸듯… 다시 복원되리

    위고가 헐릴 위기 성당 살렸듯… 다시 복원되리

    영원할 줄 알았던 존재가 무너지는 모습에 망연자실하고 말았다. 화재로 첨탑과 지붕이 내려앉은 노트르담 대성당을 보니 위풍당당하게 세계인을 맞았던 예전 모습이 떠올라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프랑스를 여행하다 보면 노트르담(Notre-Dame)이란 이름을 가진 성당을 여럿 보게 된다. 노트르담은 ‘우리의 귀부인’이라는 뜻으로 가톨릭 신자들이 성모 마리아를 부를 때 쓰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노트르담은 누구든지 너른 품으로 안아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넬 것 같다. 파리 센강에 있는 시테(Cite)섬은 프랑스어로 ‘도시’를 뜻한다. 고대부터 켈트족의 분파였던 파리시(Parisii)족이 시테섬에 마을을 꾸리며 살았기에 도시라는 뜻이 생겼고, 파리의 이름도 여기서 유래했다. 그래서 시테섬은 파리의 어머니이고, 노트르담 대성당은 어머니의 심장이다. 파리의 심장이 타버렸으니, 남대문 화재를 겪은 우리는 파리 시민의 탄식과 눈물을 이해한다. 유네스코는 노트르담과 주변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인정해 ‘파리의 센 강변’이라는 이름으로 노트르담과 그 일대를 199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노트르담 대성당이 세계의 사랑을 받은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1211년부터 14세기 초에 걸쳐 세워진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왕들의 대관식을 거행했던 배경이었다. 18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조각상이 부서져 방치될 정도로 관리가 부실했고, 성당은 식량 저장 창고로 쓰이기까지 했다. 프랑스 대혁명 기간에 창문이 깨졌고, 1804년 나폴레옹이 프랑스 황제로 노트르담에서 대관식을 올렸을 때는 노트르담의 상태가 너무 초라한 지경이었다. 나폴레옹 대관식 장면은 가로 979㎝, 세로 621㎝의 대형 캔버스에 담겨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됐다. 모나리자 다음으로 인기가 높은 그림이다. 노트르담이 지금의 사랑을 받게 만든 일등공신은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다. 헐릴 위기에 처한 노트르담 대성당을 살리기 위해 ‘노트르담의 꼽추’를 썼고, 작가의 의도는 성공했다. 프랑스 전역에서 노트르담을 살리자는 여론이 일어났고 1845년에 복원 공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 때도 창문이 깨졌고, 2차 세계대전에서는 폭격에 대비해 창문을 분리시켰다가 전쟁 후 복원하기도 했다. 수많은 시련을 겪은 노트르담은 오랜 역사 속에서 살아남았지만 이번 화마로 그 어느 때보다 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 성당의 서쪽 파사드는 노트르담을 대표하는 모습으로, 너른 광장이 있어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다. 남쪽과 북쪽에 난 장미창은 13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섬세한 장미 모양의 돌 조각이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를 지탱하고 있다. 장미창으로 스며들어왔던 성스러운 햇빛 아래 그레고리안 성가가 울려 퍼지던, 그 때의 노트르담이 그립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호모 비아토르… “시각 이상의 감성 원한다”

    호모 비아토르… “시각 이상의 감성 원한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 스위트룸 풍경은 좀 독특했다. 1시간 단위로 기자들이 산문집 ‘여행의 이유’(문학동네)를 출간한 김영하(51) 작가를 인터뷰하기 위해 ‘배턴 터치’하며 드나들었다. 작가는 책에서 자신이 출연했던 TV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에 대해 ‘그래, 나는 여행을 하고 제작진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시청자는 그중 아주 일부를 보게 되겠지’(110쪽)라고 썼다. 그러나 다음날까지 이어진 인터뷰 행진에서 모든 걸 보는 사람은 김영하 한 사람이었으며, 기자들은 기사를 쓰고 독자들은 그중 아주 일부를 보게 될 거였다. 이 모든 걸 조감하는 자, ‘김영하’라는 여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예약 판매만으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책 안 읽는 시대’에 왜 사람들은 김영하의 책을 볼까? “20년 넘게 글을 써왔는데, 모든 것에는 모멘텀이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책이 그렇게 많이 팔리지 않는 작가였는데 꾸준히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여행서 하면 강력한 일러스트며 화려한 편집을 떠올리는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책의 콘셉트도 ‘메타 여행서’랄까, 여행기를 바로 적는 게 아니라 ‘여행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왜 이 힘든 일을 계속하는가’를 얘기한다. 그런 독특함 같은 것들이 밋밋한 표지와 제목으로 소구한 게 아닐까. 사후적으론 다 설명이 된다.(웃음) ●“왜 우리는 힘든 여행을 계속하는가” -‘알쓸신잡’에서 사람들은 오리배를 타고, 타국에서 묘지에 들르는 김영하식 여행법에 열광했다. 여행지를 고르는 기준이 뭔가? “불이 난 노트르담 성당 같은 곳도 입체적으로 관광할 수 있는 앱이 있는 시대에 사람들은 왜 여행을 할까. 시각 이상의 감각을 원하는 거다. 공감각 같은 것. 고딕 성당 안에 들어갔을 때의 신성함을 맛보고 싶은 거다. 그렇다면 촉각, 후각, 미각을 다 충족시키는, 좀더 여행이라는 것을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리배도 타는 거다.” -여행지에서 실패를 하면 ‘글로 쓰면 된다’고 썼다. 그러나 카드 할부로 여행 상품을 ‘지르고’, 그 돈을 갚기 위해 부지런히 일하며 그 순간만 고대하는 직장인들은 여행지에서의 실패를 극도로 피하게 된다. “분명히 사진은 있는데 기억이 안 나는 여행들이 있다. 너무나 매끄러웠던 여행은 기억이 안 난다. 대신 실패했던 여행, 뜻대로 잘 안 됐던 여행은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잘 쓰여진 이야기랑 비슷하다. 소설이나 영화를 볼 때 우리는 주인공이 평탄한 인생을 사는 걸 보진 않는다. 마찬가지로 우리 삶도 하나의 이야기라고 하면 적절하게 예상치 못한 일을 겪어야 완벽해진다. 또 한편으로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새롭게 정의하게 된다. 여행을 가면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노바디(Nobody)’가 되고 자기 자신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다. 그래서 여행 다니다가 직업이 바뀌는 사람이 나오는 거다.” ●“실패했던 여행이 오래 기억에 남는 법” -어제가 세월호 5주기였다. 참사 당시 뉴욕타임스 국제판 칼럼에 ‘이 사건 이후의 대한민국은 그 이전과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될 것이다’라고 썼다. 어떻게 달라졌나. “많이 달라졌다. 어제도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는데 ‘기억하겠다’는 말이 많이 나오더라. 일종의 ‘만트라’(불교의 진언 주문)가 된 거 같다. 세월호 이전의 대한민국은 뭘 기억하는 나라가 아니었다. 오래 슬퍼하면 ‘언제까지 질질 짜고 있을 거냐’고 하던 나라다. 그렇게 광주(5·18민주화운동)가 묻혔다. 9·11이 일어났을 때 미국에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해서 백서를 만들어냈다. 기억을 언어화한 거다. 세월호는 아직 그 단계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자유한국당조차도 (세월호 막말에) 윤리위를 열겠다고 말할 정도로 달라졌다. 기억이라는 것은 감상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의지도 작용해야 한다.” ●“작가로서 변화하는 시대상 받아들여야” -다른 인터뷰에서 “동시대 사람들의 감정을 잘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했더라. 그러나 사람들이 김영하한테 원하는 건 한 발짝 앞선 감성이 아닐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에서처럼. “사람은 자신의 생물학적 한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가도 어쩔 수 없는 ‘처지’라는 게 있다. 잃을 것이 없는 작가였을 때, 가진 것은 오직 패기밖에 없을 때 쓸 수 있는 소설이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었고, 문학계나 우리 사회 안에서 충분히 인사이더가 됐다. 세상이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달라졌다. 책임, 윤리 같은 것들. 나도 이제 오십이 넘었다. ‘386’들이 크게 실수하는 게 아직도 그래도 되는 줄 알고 반항하다가 사고를 치는 것이다.” -문단에서 페미니즘 논의가 뜨겁다. 페미니즘에 입각해 작품을 다시 읽는 경향도 늘어났다. 작품을 쓸 때 이러한 담론을 의식하는지? “모든 걸 의식한다. 무중력 상태, 자유로운 상태에서 쓰는 작가는 아무도 없다. 100년 전 작가들도 독자들의 존엄성, 자아 존중감을 해칠 수 있는 것들은 쓰지 않았다. 그 어떤 제약도 없이 쓰여졌을 때 위대한 문학 작품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충분히 여러 제약을 고려하면서도 작가는 그 안에서 예술성을 발휘할 수 있다. 시조는 세 줄 안에서 쓰여지지만, 그 형식이 작품의 창의성을 제약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튜브는 NO… 올해 안에 장편 마무리” -앞으로의 집필 계획은. 여행 가서 쓸 것인가? “장편을 쓰려고 한다. (어디서 쓸지는) 비밀이다. 최대한 빨리 쓰려고 한다. 빠르면 올해 안에 내는 게 목표다.” -유튜브 채널을 만들 생각은? “없다. 공이 많이 들더라. 팟캐스트는 누가 안 보니까 파자마 걸치고 하면 되는데 유튜브는 각잡고 앉아서 해야 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첫 경보~접수까지 36분… 노트르담 화재 키운 신고 매뉴얼

    첫 경보~접수까지 36분… 노트르담 화재 키운 신고 매뉴얼

    성당 지붕 꿀벌 18만여 마리는 살아남아 노란조끼 “부자들 기부 차별” 분노 시위850여년 역사의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허술한 소방안전 시스템이 신속한 대응을 막아 화재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CNN 등은 20일(현지시간) 경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노트르담 성당 화재가 발생한 지난 15일 오후 6시 15분 첫 화재 경보기 알람이 울렸지만 즉각적인 소방 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화재 당시 성당에 근무 중이던 경비원 2명은 첫 화재 경보 알람이 울린 지점인 성당 지붕 다락방까지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올라갔으나 화재 징후를 감지하지 못하고 내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두 번째 경보가 울린 6시 43분 처음 화염을 발견했으나, 그때는 이미 불길이 3m 높이까지 치솟은 상태였다. 소방서에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6시 51분으로 맨 처음 화재 경보기 알람이 울린 지 이미 36분이 지난 뒤였다. 이처럼 신고가 늦어진 것은 성당 경비원이 화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후 소방에 신고하도록 돼 있는 탓이다. 한편 이번 화재로 성당의 96m 높이 첨탑과 목제 지붕이 내려앉았으나 성당 지붕 위에 살던 꿀벌 18만여 마리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날 파리 등 주요 도시에서는 23차 ‘노란 조끼’ 시위가 열려 전국적으로 6만명의 경찰이 배치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을 위한 부자들의 기부 행렬이 불평등 개선을 요구해 온 ‘노란 조끼’ 시위대의 분노를 들끓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층간소음 보복 스피커 단 40대 즉결심판 회부

    층간소음 보복 스피커 단 40대 즉결심판 회부

    청주 청원경찰서는 아파트 천장에 ‘층간소음 보복 스피커’를 단 A(45)씨를 경범죄 처벌법 위반 혐의로 즉결심판에 회부했다고 21일 밝혔다. 즉결심판에 넘겨지면 20만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과료의 형을 받는다.A씨는 지난 2월 청주시 청원구 자신의 아파트에 ‘층간소음 보복용 스피커’를 설치해 10시간 넘게 작동시킨 혐의다. 천장에 설치하도록 설계된 이 스피커는 8인치 크기 진동판이 장착돼 있고 최대출력은 120W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등에서 ‘층간소음 전용 스피커’로 판매중인 제품이다. 스마트폰, 노트북 등과 연결해 다양한 소리와 진동을 위층으로 전달할 수 있다. A씨와 윗집 주민 B(40)씨는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항의에도 소음이 계속되자 A씨는 스피커를 구매해 설치했다. 스피커가 작동되자 B씨는 “아래층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아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112에 신고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노트르담 화마 이긴 프랑스의 힘...매뉴얼·훈련·기부 ‘삼위일체’

    노트르담 화마 이긴 프랑스의 힘...매뉴얼·훈련·기부 ‘삼위일체’

    “노트르담 대성당의 구조와 특성은 반복 훈련 덕분에 평소에 잘 숙지하고 있었어요. 종탑의 나선형 계단을 수천 번 오르내리면서 훈련해 왔습니다. 막 출동해보니 현장에서는 성당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로 인산 인해를 이뤘지만 우리는 준비가 돼 있었지요.” 프랑스 파리 소방대(BSPP) 소속의 2년차 여성 소방대원인 미리암 추진스키(27)는 18일(현지시간) 일간 르 파리지앵 등 프랑스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5일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당시 긴박했던 상황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노트르담 성당 지붕 가운데 우뚝하게 솟은 96m 첨탑은 화재 발생 1시간여 만에 화염의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지만 추진스키를 비롯한 파리 소방대의 발 빠른 초기 대처 덕분에 성당 전체의 붕괴라는 재앙은 피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무엇보다 프랑스 소방대원들이 화재 대응 매뉴얼에 따라 철저하게 반복적으로 훈련을 해왔고 개별 문화재별로 화재 매뉴얼이 있었다는 사실은 재난에서도 더욱 강한 ‘문화강국’ 프랑스를 만든 원동력이 됐다. 프랑스 문화와 역사에 대한 프랑스 국민의 자부심과 애정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화재 현장에서 사투를 벌였던 소방대원 500명을 이날 파리 엘리제궁에 초청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시민들은 소방서에 초콜릿과 꽃을 보내는 등 소방 대원들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닮은 듯 다른 2008년 숭례문과 2019년 노트르담 화재 무엇보다 한국인에게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모습은 11년전인 2008년 2월 10일 밤에 일어난 ‘국보 1호’ 숭례문(崇禮門·남대문) 화재를 떠올리게한다. 한국인들은 수도 서울 한 복판에 우뚝 서 있던 국보 1호가 불길에 휩싸인 모습을 보면서 상실감과 슬픔을 느껴야 했다. 숭례문과 노트르담 대성당은 한국과 프랑스 수도 중심부에 위치한 대표 문화재다. 숭례문은 건축 시기를 명확히 아는 서울 시내 목조 현존 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됐으며 조선 태조 7년(1398)에 완성한 뒤 세종과 세조 때에 보수 공사를 했다. 돌을 쌓아 조성한 석축(石築) 위에 무지개 모양 홍예를 만들고, 그 위에 정면 5칸·측면 2칸인 누각을 올렸다. 파리 시테섬 동쪽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유럽 고딕 양식 건축을 보여주는 전형으로 꼽힌다. 1163년 공사를 시작해 1345년 축성식을 열었고, 나폴레옹 황제 대관식과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장례식 등 프랑스 역사의 주요 사건이 펼쳐진 무대다. 빅토르 위고가 발표한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 무대로도 유명하고, 지금도 하루 평균 관광객 3만 명이 찾는 관광 명소다. 숭례문 화재는 70세 남성이 토지 보상금에 대한 불만으로 홧깃에 일부러 불을 지른 방화였으나,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는 첨탑 보수 작업 과정에서 벌어진 실화로 추정된다. 화재 원인은 다르지만 공교롭게도 상층부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사실은 유사하다. 숭례문 방화범은 2층 문루에 불을 질렀고,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는 공사를 위해 첨탑 주변에 촘촘하게 설치한 가설물인 비계와 성당 내부 목재를 중심으로 불이 났다. 프랑스 당국은 성당 지붕 쪽에 설치된 비계의 전기회로에 이상이 없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전기 합선과 같은 과부하로 발화했을 가능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숭례문과 노트르담 대성당은 모두 지붕을 잃었다는 점과 다행히 전소를 피했다는 점도 유사하다. 숭례문은 화재가 발생한 다음 날까지 불길이 잡히지 않자 지붕을 해체하기로 결정했고, 오전 2시쯤 누각이 무너져 내렸다. 노트르담 대성당도 화염 속에서 화재 1시간 만에 나무와 납으로 만든 첨탑이 사라졌다. 숭례문은 5년 3개월간 전통 방식에 가깝게 진행한 복구공사 끝에 2013년 5월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으며,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기간은 아직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비상 매뉴얼과 소방 당국의 적확한 판단력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첨탑과 전체 지붕의 3분의 2 가량이 무너졌지만 두 개의 종탑과 스테인드글라스 장미창, 가시면류관, 루이 9세가 입었던 튜닉 등 주요 유물들은 무사했다. 이는 사전에 갖춰진 매뉴얼과 훈련, 그리고 소방관, 문화재 직원, 사제를 넘어 드론과 로봇까지 동원된 총력전을 펼친 덕분이다. 프랑스는 유물 보호를 위해 번호를 매겨 화재 발생시 외부 반출 우선순위를 정해놓는 비상 매뉴얼도 갖추고 있다. 이번 화재에서 대부분의 중요한 유물들이 안전하게 보호된 것도 바로 이런 매뉴얼을 바탕으로 한 훈련이 빛을 발한 결과다. 화재가 발생한 직후 문화재 관리 부처와 파리시 문화재담당자 100여 명이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소방당국과 함께 문화재를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논의를 거듭하며 진화작업을 벌였다. 프랑스 당국은 지난해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두 차례 대규모 훈련도 실시했다. 이 훈련은 유물과 성화 등 예술작품을 구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화재에 투입된 소방관 500명 중 100명을 예술작품을 구하는데 배치한 것과 화재 당시 소방관들이 외부에서 헬기나 외부 호스로 끄지 않고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내부로 진입해 문화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 역시 이같은 훈련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이번 화재 때는 무게 13t의 종이 무너져 내리면 성당 전체가 붕괴할 수도 있었다. 소방관들은 첨탑은 포기하고 종탑의 나무 지지대가 무너지지 않도록 사력을 다했고 이는 올바른 판단이었음이 드러났다. ●복원 기부금 1조원 돌파한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직후 성당복원을 위한 프랑스와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기부금 행렬이 줄을 이어 하루 반만에 8억 8000만 유로(약 1조 124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프랑스 정부가 문화재 관리를 위해 한해 편성하는 예산(3억 2000만유로)의 2배 이상이다. 2008년 숭례문 화재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국민 성금으로 숭례문을 복원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강제 모금을 국민 성금으로 포장하고 정부의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시킨다는 질타가 이어졌다는 사실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프랑스 대기업들의 거액 기부를 놓고 프랑스 좌파 진영에서는 대기업들이 세액 공제 혜택을 받아 정부 세수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자발적으로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기금을 쾌척한 프랑스 대기업 회장들과 비교하면 한국의 현실은 초라하다. 이는 프랑스 정부가 기부금을 내는 개인에게 최대 66%까지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한국의 경우 받을 수 있는 세금감면 최대 공제율이 30%라는 차이가 있지만 문화재를 대하는 의식 자체의 차이라는 지적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SNS의 마법…노트르담 성당 대화재 직전 촬영된 부녀 찾았다

    SNS의 마법…노트르담 성당 대화재 직전 촬영된 부녀 찾았다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마에 상처를 입기 직전 촬영된 행복한 부녀의 사진이 결국 주인을 찾았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 해외언론은 노트르담 대성당 앞에서 두손을 맞잡고 행복한 표정을 짓는 사진이 트위터 사용자들의 도움으로 주인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이 사진은 지난 15일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마에 휩싸이기 1시간 전에 촬영된 것이다. 사진 촬영자는 미국 미시간 주 출신의 브룩 윈저로 당시 그녀는 유명 관광지인 노트르담 대성당을 찾았다가 우연히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부녀를 발견해 촬영했다. 성당 앞에서 어린 딸아이의 손을 잡고 빙글 돌리는 아빠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긴 것. 이렇게 추억 속의 한장으로 끝날 사진이었지만 1시간 후 상황은 급변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 쪽에서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이 솟구쳐 지붕 구조물과 성당 내부 목재 장식으로까지 번져나간 것이다. 파리 소방대원들의 헌신적인 사투 끝에 잿더미가 될 위기는 면했지만 이 사진 속의 배경은 부녀의 미소처럼 빛날 수 없게됐다. 이후 윈저는 "트위터가 마법을 부려 사진 속 남자를 찾기를 바란다"면서 사진 속 남자를 찾는다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했다. 이에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곧 20만 번 넘게 리트윗되면서 빠르게 전세계로 퍼져나갔고 급기야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큰 관심을 모은 것. 그리고 지난 18일 윈저는 "(사진 속 부녀) 찾기가 끝났다"며 후일담을 알렸다. 윈저는 "이 사진이 그 가족에게 전달됐다. 다만 비극적인 사건을 두고 가족은 익명으로 남길 원했다"면서 "도움을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적었다. 한편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이날 화재로 18세기에 세운 첨탑이 무너지고 지붕의 대부분이 소실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성당 재건공사를 5년 이내 마치겠다고 공언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피해가 커서 완전한 복구에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불에 탄 노트르담 대성당 지붕서 살아남은 꿀벌 20만 마리

    불에 탄 노트르담 대성당 지붕서 살아남은 꿀벌 20만 마리

    불에 탄 노트르담 대성당 지붕에 살고 있던 20만 마리의 벌들이 화염 속에서도 용케 살아남았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양봉가 니콜라스 제앙(51)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화마에 휩싸인 성당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약 20만 마리의 벌이 살고 있는 벌집 3개가 성당 지붕에 있었다. 벌집은 지난 2013년 파리의 생물 다양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치됐다. 감소한 벌의 개체수를 다시 늘리기 위해 파리시는 오르세 미술관, 그랑 팔레 박물관, 파리 국립 오페라 등 도시 곳곳의 지붕에 벌집을 설치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역시 마찬가지였다. 노트르담 대성당 지붕에 있던 벌집에서는 매년 평균 25㎏ 가량의 꿀이 생산되고 있는데, 이 꿀은 대부분 성당에서 소비된다. 제앙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벌과 교회는 역사적으로도 관계가 깊다. 교회는 오랫동안 벌들에게서 얻은 밀랍으로 촛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15일 성당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자 제앙과 양봉업체 측은 벌집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애를 썼다. 특히 벌집이 놓여있던 성당 지붕에 피해가 집중되면서 벌들이 불에 타지는 않았을까 노심초사했다. 그러나 소방당국은 지붕이 완전히 무너질 위험이 있다며 출입을 불허했고 제앙은 공중에서 찍은 성당 사진들을 수집했다.그는 “하늘에서 본 노트르담 대성당은 끔찍했다. 모든 게 타버렸고 지붕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면서 “그러나 사진으로 볼 때 희미하게나마 벌집 세 개가 그대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제앙은 벌집은 남아있지만 안에 있는 벌들이 불길 속에서 살아남았는지는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또 “화재 소식이 전해진 뒤 세계 각지에서 벌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메시지가 밀려왔다”고 전했다. 그리고 18일 제앙은 드디어 벌집에 있던 20만 마리의 벌들이 모두 무사한 것을 확인했다. 그는 파리의 심장과도 같은 노트르담 대성당을 앗아간 화마가 벌들만은 피해갔다며 안도했다. 제앙은 "도시의 지붕을 활용하면서 오히려 교외에서보다 더 많은 양의 꿀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면서 “살아남은 벌들과 함께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인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꿀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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