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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 착수] “국가보안법 위반 적용 가능” “내란음모 혐의 입증 쉽지 않아”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 착수] “국가보안법 위반 적용 가능” “내란음모 혐의 입증 쉽지 않아”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일 국회에 제출된 가운데 법률 전문가들은 대체로 찬양고무 등 국가보안법(국보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RO(혁명조직) 모임의 녹취록 수준으로는 내란음모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RO 모임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까지 결과로 보면 이적 찬양 등 국보법 위반 혐의는 드러났지만 내란음모 적용에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란죄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쿠데타에 적용했던 사례와는 비교가 안 된다”면서 “국정원이 국면 전환을 위해 무리하게 적용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 등이 산악회를 가장해 만든 비밀조직 RO를 반국가단체로 볼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박주민 변호사는 “만약 내란 음모나 예비라면 3명만 구속기소할 게 아니라 50~60명은 구속돼야 할 것”이라면서 “단순히 우리나라 주요 시설을 타격해 보자고 해서 내란음모죄가 되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보법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RO에 대한 반국가단체 적용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언론보도대로 그런 일이 있었다면 충분히 내란음모죄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사실관계가 입증이 안 된 상태에서 혐의만 가지고 결론을 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RO에 대해서는 “선거에 의해 국회에도 진출했는데 이미 당의 강령이나 성향이 알려져 있는 상태에서 그때 문제를 삼지 않고 지금 와서 반국가단체라고 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인천지법 판사 출신인 김기홍 변호사는 “국가를 전복하기 위해 실제로 무기를 마련했다거나 구체적인 준비가 없었기 때문에 녹취록 등의 내용만 갖고는 내란음모 혐의까지 적용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RO는 반국가단체라기보다는 반국가단체에 동조하는 이적단체 정도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노섭 한림대 법학과 교수는 “아직 기소된 것도 아니고 수사 내용도 일부만 나온 상황이라 현재로서는 어떤 전문가도 확실히 내란음모죄에 대해 판단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판단을 유보했다. 국보법 위반에 대해서는 “찬양·고무 혐의가 있으니 일부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총기를 개조한다거나 압력밥솥을 이용한다는 등 구체적인 무장 방법이나 계획이 등장한다”면서 “우선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내란음모 혐의를 적용해 수사할 만한 단서가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찬양고무 행위가 인정되는 만큼 국보법 적용은 가능하다”면서도 “RO는 변란 목적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강령 등 내용이 명확지 않아 반국가단체 성립은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재경 지법의 한 판사는 “내란음모죄는 국토를 참절(僭竊·국토 일부를 점령해 불법적 권력을 행사하는 것)하거나 국헌(國憲·국가의 근간이 되는 규범)을 어지럽힐 목적으로 폭동을 모의한 경우에 적용하는 것인데 철탑 파괴나 전화국 점거 등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찬양 고무가 인정되는 만큼 국보법에 의한 이 의원 구속은 가능한 사안”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내란 음모’ 수사] 민노총 등 “시대착오적 조작 중단을” 바른시민회의 “혐의 철저히 밝혀야”

    [‘내란 음모’ 수사] 민노총 등 “시대착오적 조작 중단을” 바른시민회의 “혐의 철저히 밝혀야”

    진보·보수 단체들이 국가정보원의 내란 음모 혐의 수사에 대해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각각 ‘조작 중단’과 ‘적극 수사’를 촉구했다. 한국진보연대와 민주노총 등 2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국정원 내란 음모 조작과 공안탄압 규탄 대책위’는 29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시대 착오적인 내란 음모 조작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국정원이 내란 음모 혐의를 내세워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10여명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것은 21세기 용공 조작극이며 ‘국정원 해체’와 ‘대통령 책임’을 요구하는 분노의 민심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질타했다. 또 “내란 음모는 유신 독재시대의 대표적인 민주 인사에 대한 탄압 도구였다”며 “유일하게 유죄가 된 내란 음모는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가 저지른 사건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희 통진당 대표는 “상식을 가진 누가 통신·유류시설을 장악하고 총기를 준비하자고 하겠나”라면서 “진보세력에 혐오를 주기 위한 비이성적인 매카시즘이 개탄스럽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수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석기 의원과 통진당의 내란 음모 혐의를 국민 앞에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통진당 관계자들이 국가 주요시설 파괴를 모의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면서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통진당은 스스로 해산해야 하며 정부도 바로 해산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대한민국상이군경회는 서울 동작구 대방동 통진당 당사 앞에서 ‘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규탄 대회를 열었다. 이들 중 3명은 당사에 진입해 유리 현관을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서울광장] 변화는 의지가 관건이다/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변화는 의지가 관건이다/박현갑 논설위원

    의지가 관건이다. 개인이든 국가든 의지 유무에 따라 삶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변화는 의지가 행동으로 구체화될 때 생긴다. 실천하지 않는 의지는 꿈일 뿐이다. 방향성도 중요하다. 미래로 인도할 가훈이나 국정운영지표 같은 지도와 나침판이 필요하다. 의지가 잘못 표출되면 그런 가정과 국가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상반된 사례가 둘 있다. 지난달 시행에 들어간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이 한 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7년 대법원에서 확정한 2205억원의 추징금 중 1672억원을 내지 않고 있다. 17년째다. 그런데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집과 친·인척 사무실 압수수색에 처남 구속 등 전광석화 같은 검찰 수사 압박에 놀랐는지 추징금을 낼 기미를 보이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아예 추징금 230억원을 다 내겠단다. 보통의 국민이라면 수천억원대 추징금을 부과받을 일이 없다. 이보다 적게라도 있다면 빚을 내서라도 갚지 않고는 견디지 못할 게다. 전 전 대통령이 최소 7000억원대로 추정되는 비자금을 17년간 굴렸다면 이자 수입만 해도 원금에 버금갈 정도로 쌓였을 터. 그런데 추징금엔 법정이자도 물릴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은 동생과 사돈을 상대로 맡긴 비자금 350억원과 불어난 이자를 돌려 달라고 요구하다 두 사람이 자기가 낼 추징금을 대신 내는 조건으로 이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고 한다. 이자까지 치밀하게 계산하는 전직 대통령과 추징금은 형벌이 아니어서 원금 외에 체납에 따른 가산금리 부과 등 후속조치를 할 수 없다는 정부를 쳐다봐야 하는 국민들로서는 자괴감만 쌓였다. 이런 불만은 전직 대통령 추징금 환수 촉구로 이어졌고,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가 의지를 갖고 해결하려 한다. 과거 정부는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화답했다. 이런 화답에는 박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 간 악연도 한몫했을 법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선출 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자택은 예방했으나 연희동은 외면했다. 집권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을 듯하다. 결국 전두환 추징법은 사회정의를 바라는 국민 여론과 이를 받아들인 박 대통령의 의지가 빚은 성과물인 셈이다. 추징금 환수조치가 원칙 있는 사회 만들기라는 국민 의지의 실천이라면, 최근 복지정책과 세제 개편을 둘러싼 혼란은 민심과 동떨어진 지도자의 의지가 가져올 폐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기초노령연금을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노인에게 준다는 대선공약을 대폭 축소하면서 비판을 받았기 때문인지 박 대통령은 증세 없는 복지 실현이라는, 지키기 어려운 공약에 매달리고 있다. 증세가 아니라던 세제개편안은 증세안이었다. 게다가 증세 대상은 고소득층이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층이었다. 여론 질타에 하루 만에 세제개편 수정안을 내는 국정운영도 그 진정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중산층 잣대로 증세대상을 삼았다지만 조령모개 행정의 전형 같아 우울할 따름이다. 살림살이가 늘면 쓸 돈도 늘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국민은 복지 수혜자이면서 납세자이다. 세금은 피하고 싶고 무상보육과 급식, 무상교육에는 환호한다. 이 같은 이중적 정책환경을 인식하고 복지공약을 줄이든지, 세금을 더 걷든지 합리적 방향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복지위기에 따른 폐해가 먼 나라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 될 수 있다. 국가부도 위기사태에 처한 그리스에서는 앞치마 대신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성매매에 나서는 가정주부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가 실직하면서 버스요금 1.20유로(약 1800원)가 없어 몰래 버스에 탔던 19세 학생이 무임승차 단속원을 피해 달리던 버스에서 뛰어내려 결국 숨지는 사태가 있었다. 국민을 성매매로, 죽음으로 내모는 일만은 피해야 하지 않겠나. eagleduo@seoul.co.kr
  • 대통령 취임 6개월 지지율, 朴대통령 두번째로 높아

    대통령 취임 6개월 지지율, 朴대통령 두번째로 높아

    역대 대통령의 취임 6개월 지지율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이 19일부터 22일까지 19세 이상 성인 12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8% 포인트)에서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59%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1988년 노태우 대통령부터 박근혜 대통령까지 취임 6개월 시점에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지지율을 분석한 결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긍정평가가 83.0%로 가장 높았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59.0%), 김대중 전 대통령(56.0%), 노태우 전 대통령(53.0%), 노무현 전 대통령(29.0%)의 순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6개월 시점의 지지율이 24.0%로 가장 낮았다. 한국 갤럽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봄부터 이어진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막바지에 취임 6개월을 맞았던 점이 지지율이 낮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전두환家, ‘노태우 추징금 완납’ 보고만 있나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추징금을 선고받고 일부를 납부하지 않았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미납금을 모두 내기로 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이 1997년 선고받았던 추징금은 2682억원으로 90% 이상을 내고 230억여원이 남아 있다. 추징금 2205억원 중 1672억원을 아직 내지 않은 전 전 대통령보다 납부금액이 훨씬 많았던 노 전 대통령이 남은 추징금도 완납하기로 한 것이다. 전씨 측에서는 현재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지만 마음을 바꾸어 추징금 납부에 성의를 보일지 주목된다. 물론 노 전 대통령 측의 결심은 순전히 자발적이라기보다 여론의 압박이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이 중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대통령은 동생과 전 사돈에게 비자금을 맡겨 두었는데 그들이 돈을 대신 내는 형식이다. 어찌 되었든 체납을 해결하려는 노력만큼은 가상하다. 최소한의 성의를 국민에게 보여준 셈이다. 이를 보고 전씨 측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그러나 국민들은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전씨 일가의 재산이 비자금으로 조성됐거나 국외계좌에 상당한 자산이 감추어져 있는 정황이 드러났다. 따라서 어차피 검찰의 수사로 추징당할 것이라면 스스로 납부하는 편이 낫고 그것이 최후의 양심이나마 지키는 길이다. 전 전 대통령도 노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주변 인물들에게 비자금을 맡기고 돌려받지 못한 돈이 있을 것이다. 그런 돈이 있다면 전 전 대통령은 돈을 보관 중인 친지나 측근들과 상의해 국가에 내서 좋은 일에 쓰이도록 하는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 주변 인물들 또한 적극적으로 나서 추징금 문제를 털고 가도록 전씨 일가를 설득할 것을 기대한다. 전씨의 자녀들은 수천억원대의 자산가로 소문 나 있다. 대부분은 사업을 잘해서 불린 재산이다. 그러나 그 바탕은 대통령인 아버지가 받은 검은돈일 개연성이 크다. 그런 돈은 국가에 헌납하더라도 아까울 것도 없다.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잃어버린 양심은 되찾기 어렵다. 전직 대통령 일가가 돈과 위신 모두를 잃는 우를 범해 궁극적으로 국가 이미지마저 손상해서야 되겠는가.
  • 전두환 ‘자진납부’ 묵묵부답… 檢 “600억 1차 환수”

    전두환 ‘자진납부’ 묵묵부답… 檢 “600억 1차 환수”

    노태우(81) 전 대통령 측이 미납 추징금 230억여원을 완납하기로 하면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전두환(82) 전 대통령 일가가 상당한 여론의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 측은 여전히 ‘내고 싶어도 돈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한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 측은 여전히 추징금 납부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검찰 수사를 정면 대응하는 모양새다. 장남 재국(54)씨는 최근 대형 로펌 변호사 2명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는 등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딸 효선(51)씨는 최근 조교수로 재직 중인 서경대에 휴직원을 제출했다. 휴직한 것이 검찰 수사에 대한 부담과 함께 앞으로 수사 선상에 오를 것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다. 일부에서는 전 전 대통령 측이 조만간 입장을 표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처남 이창석(62)씨가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데다 차남 재용(49)씨 등 자녀들의 줄소환도 예고돼 있어 자진납부 등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것이다. 1997년 나란히 대법원에서 추징금을 납부받은 두 전직 대통령은 이후 추징금 납부에서는 그동안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6년간 추징금 2205억원 중 533억원만 냈다. 1997년 대법원 선고 이후 낸 288억원과 2004년 차남 재용씨가 구속되자 내놓은 200억원을 제외하면 자발적으로 낸 추징금은 찾아보기 어렵다. 결국 검찰은 지난달 16~17일 전씨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집과 자녀, 친인척의 집과 회사 등 3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반면 2678억여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은 노 전 대통령은 현재까지 91%에 달하는 2379억원을 냈다. 나머지 230억여원에 대해서는 노 전 대통령과 동생 재우 씨, 전 사돈인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이 나누어 내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들은 이르면 23일 합의서에 최종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추징금은 이르면 이달 31일 늦어도 다음 달 6일까지는 완납될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전 전 대통령 비자금 환수를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땅, 경기 오산 땅, 서울 용산구 이태원 빌라 등 지금까지 압류한 600억원대 재산을 1차 환수 목표로 정하고 비자금과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노태우 前 대통령, 미납 추징금 230억 갑자기 완납 왜?

    노태우 前 대통령, 미납 추징금 230억 갑자기 완납 왜?

    노태우 전 대통령이 미납 추징금 230여억원을 완납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법조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과 동생 재우씨, 과거 사돈이었던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은 미납 추징금 230억 4300만원을 이달말까지 완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신 전 회장이 80여억원을 내고 나머지 150억여억원은 동생 재우씨가 내는 방식을 고려 중이며 합의단계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회장 측은 검찰로부터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해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추징금 납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 치료를 받고 있는 신 전 회장은 이번 주말쯤 납부의사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신 전 회장 측 변호인은 “80억원을 내겠다는 의사에는 변함이 없지만 납부 결정을 재우씨 측과 합의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납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맞고 이번 주말쯤 어느 쪽이든 결정을 내릴 것 같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도 “양쪽(노재우씨와 신 전 회장)이 합의했다는 보도를 접했지만 사실은 그 이전부터 추징금 납부 관련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알고 있었다”면서 “양측의 감정이 워낙 좋지 않아 걱정했지만 미납 추징금을 완납하기로 합의했다니 한없이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001년 검찰이 제기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련 추심금 청구 소송에서 신 전 회장에게 230억원, 노재우씨에게 120억원을 각각 납부하도록 판결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이 1990년 신 전 회장에게 관리를 부탁하며 비자금 230억원을 건넸고 노재우씨에게도 120억원 상당을 맡겼다고 주장한 것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노재우씨는 지난해 말까지 52억 7716만원을 납부해 70억여원을 남겨놓고 있다. 신 전 회장은 전체 액수의 2.2%인 5억1000만원만 납부했다. 재우씨는 남은 70억원만 내면 되지만 120억원에 대한 이자를 계산해 150억원을 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태우 미납 추징금 230억 이달 말까지 완납할 듯

    노태우(81)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230억여원이 이르면 이달 말쯤 완납될 것으로 보인다. 1997년 추징금 2628억원을 확정받은 뒤 16년 만에 완납되는 것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과 동생 재우씨, 전 사돈인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 등은 최근 미납 추징금 230억 4300만원을 나눠 내기로 합의했다. 미납 추징금 중 150억원은 동생 재우씨가, 80억 4300만원은 신 전 회장이 납부하고 대신 노 전 대통령은 그동안 이들에게 요구해 온 ‘이자’를 포기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 같은 내용에 최종 합의해 문서로 작성하고 서명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조만간 서명 절차를 거쳐 이르면 이달 30일쯤 추징금을 납부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의 추징금에 대해 3자 간 합의가 진행 중인 것은 맞다”며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인 만큼 구체적인 액수나 납부 시기 등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군형법상 반란·내란과 뇌물수수죄 등으로 기소돼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과 추징금 2628억 9600만원을 확정받았다. 이후 지난 16년간 추징금의 91%에 해당하는 2397억여원을 납부해 230억 4300만원이 미납됐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1990년 신 전 회장에게 관리를 부탁하며 비자금 230억원, 재우씨에게 120억원 상당을 맡겼다고 주장하며 이를 찾아내 추징금으로 환수해 달라고 지난해 6월 검찰에 진정을 냈다. 이들 3자가 미납 추징금을 납부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관련 진정 사건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 측이 미납 추징금을 내기로 전격 합의한 데는 검찰이 특별환수팀을 구성해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파상공세를 펼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본격적으로 추적할 경우 전 전 대통령 일가처럼 베일에 가려졌던 불법 행위가 추가로 드러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한몫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부고] ‘전두환·노태우 반란죄 고소’ 윤흥기 장군

    [부고] ‘전두환·노태우 반란죄 고소’ 윤흥기 장군

    ‘12·12사태’ 당시 신군부 진압을 위해 출동했다가 회군한 제9공수여단장 윤흥기(보병학교 갑종간부 35기) 예비역 육군소장이 17일 새벽 지병으로 별세했다. 80세. 고인은 1979년 12·12 군사반란사건 당시 육군본부를 방어할 목적으로 경기 부평에 주둔하던 예하 1개대대 병력을 이끌고 출동했지만, 경인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직전 신군부가 장악한 육본 지휘부의 복귀 지시로 회군했다. 고인은 1993년 7월 정승화 예비역 대장 등과 함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 12·12 주도세력 34명을 반란죄 등으로 고소했다. 19일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 노태우 “前며느리 명의 콘도, 내 것 아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전 며느리인 신정화(44)씨가 콘도 소유권을 놓고 상대방에게 지분 소유권을 미루는 이상한 법적 다툼을 벌이게 됐다. 이들은 강원 평창군에 있는 시가 30억원대의 콘도에 대해 서로 자기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13일 서울서부지법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 측은 지난 6월 신씨가 제기한 부동산 등기이전 청구소송에 대해 법적으로 다투겠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지난 8일 법원에 제출했다. 신씨는 지난 6월 자신과 전 남편 노재헌씨의 공동명의로 등기된 콘도 소유권과 관련, 절반에 해당하는 자신의 지분을 노 전 대통령 앞으로 이전해 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장에서 “여론의 비난을 받을 것을 우려해 차명으로 등기를 했던 것”이라며 실소유주인 노 전 대통령에게 등기를 이전해 달라고 주장했다. 2005년 구입한 이 콘도는 재헌씨와 신씨의 지분이 각각 50%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법원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은 최근 제출한 답변서에서 신씨의 소송 청구 취지를 부인했다”고 말했다. 이는 콘도 지분이 노 전 대통령에게 넘어온다 하더라도 검찰에 고스란히 추징될 가능성이 크고, 신씨와 아들 재헌씨의 공동소유 형태로 유지되더라도 노 전 대통령으로서는 손해 볼 게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기고] 달러 뇌물로 본 관료보호주의/김덕만 한국교통대 교수·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기고] 달러 뇌물로 본 관료보호주의/김덕만 한국교통대 교수·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언제부터인가 뇌물을 받거나 주는 데 미국 달러화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최근 쇠고랑을 찬 고관대작들은 공히 뇌물로 거액의 달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 예로 지난달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은 CJ로부터 30만 달러를 받아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전달한 혐의로 구속됐다. 2002년 손영래 전 국세청장은 SK 측으로부터 여행경비 조로 1만 달러를 받았고, 그후 4년이 흐른 2006년에 정상곤 부산 국세청장은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청장 내정 축하금이라며 1만 달러를 건넸다. 이명박 정부 때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원세훈은 건설업자에게서 4만 달러를 수수한 혐의로 법정에 선다. 왜 이렇게 달러 화폐가 뇌물 수단으로 악용될까. 간단하다. 달러는 현금으로 수표와 달리 추적이 불가능하다. 국제기축통화인 달러화는 신권이 아닌 구권(헌 돈)이 널리 유통돼 어느 시점에 받았는지 알기 어렵다. 또 환전할 경우 뇌물로 받은 돈인지 아니면 자기 돈인지 증명하기도 어렵다. 추징금 수사를 받고 있는 전두환씨 집안에서 나온 돈 중에는 대통령 집권 시절에 통용되던 1만원짜리 낡은 구권이 대량으로 나왔다는 걸 보면 한국 원화 화폐는 이같이 수수시점 추적이나 추측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달러화는 또 원화에 비해 거액 운송이 수월하다. 지난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130원 내외다. 어림잡아 환산해 보면 100달러짜리 한 장이면 5만원짜리 두 장 이상의 가치다. 007가방 한 개에 5만원짜리를 넣으면 5억원 정도 들어간다고 하니, 100달러짜리는 11억원이 넘게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노태우씨는 대통령 시절 기업 총수들로부터 사과 상자나 골프 가방에다 돈을 넣어 전달받았다고 하는데 당시 달러화를 넣었다면 원화 대비 10배 이상의 가치를 지닌 금액이 건네졌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 국제적으로 망신스럽기도 하고 창피스럽기도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연수원의 ‘뇌물 변천사’ 코너에는 교육효과 제고 차원에서 1만원권 지폐를 넣은 사과상자 견본이 진열돼 있기도 하다. 요즘 구속된 비리공직자들이 받은 달러 뇌물에 대해 대가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비리공직자들은 한결같이 ‘꾼 돈’ ‘친인척이 준 돈’ ‘경조금’ ‘선물’ 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무리 해명을 잘해도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20년이 넘도록 근무해 오며 연봉을 1억원 정도 받는 고위공직자가 돈이 없어 직무관련자에게 수만 달러를 꾼다는 것이 말이 될까? 또 어떤 대가성 없이 순수한 의미로 수만 달러의 축하금을 상사에게 갖다 줄 이유가 있을까. 그 돈이 뇌물이 아니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대다수 국민들은 부정한 청탁에서 비롯된 금전수수로 믿는다. 이 같은 부정청탁 수수를 근절하겠다는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이 이번 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로 넘어갔다. 안타깝게도 이 법안은 정부 내 의견조율 중에 국민권익위 입법취지보다 훨씬 퇴보한 기형적인 법안이 돼 버렸다. 국회심의 과정에서 당초 입법취지대로 ‘대가성 유무에 관계없이 형사처벌’하는 조항을 복원하지 않으면 법 제정은 하나마나다.
  • [2013 공직열전] (3) 국무총리비서실 실·국장급 주요간부

    [2013 공직열전] (3) 국무총리비서실 실·국장급 주요간부

    총리비서실은 국무총리가 국정을 이끌고 나갈 수 있도록 보좌한다. 비서실 주요 자리들은 총리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데려와 쓸 수 있도록 특채가 가능한 ‘복수직’으로 열어놓고 있다. 비서실의 정무·민정·공보 등 3개실 실장 셋 모두 특채로 들어온 별정직이다. 비서실 10명 가운데 4명꼴인 37.5%, 고위공무원단 10명 가운데 7명인 70%가 특채 출신이다. 국무조정실 특채가 100명 가운데 2명꼴인 것과 대조적이다. 정무·의전·청문 등 일반 공무원들과 다른 역할을 하는 것도 특채가 많은 이유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자기 사람’을 데려오지 않았다. 정치권에서 이 자리를 메웠다. 배경과 ‘출신’이 같지 않고, ‘잡고 있는 줄’도 다르다. 생각과 개성도 제각각이어서 불협화음으로 덜거덕거리기도 하고, 긴장과 화제가 끊이지 않는다. 이태용 실장은 취임 초부터 관심을 끌었다. ‘박근혜 정부 막후 실세’라는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의 추천을 배경으로, 대구·경북(TK) 인사들이 밀었던 후보자와 치열한 전투 끝에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 자신도 “김용환은 나의 보스고, 나는 영원한 ‘꼬붕’(수하)”이라고 말하고 다닌다고 한다. 저돌적인 성격에 말과 행동도 거침없다. 신중한 정 총리가 “그게 일개 실장이 총리에게 보고하는 태도냐”고 꾸중을 했다고 알려졌을 정도다. 옛 자민련 출신으로 여론과 민원 취합, 주요 정책의 진전 상황 파악 등 ‘청문 업무의 칼’을 쥔 현직을 발판으로 선거직에 뜻을 두고 모색 중이다. 총리의 국회와의 창구역할을 하는 김희락 정무실장은 정국 흐름을 짚어내고 대응책을 처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 같은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정권 부침 속에서도 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정부에 걸쳐 12년 동안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일했다. 총리실 국장으로 정무 업무를 다룬 경험도 있어 일과 조직에 친숙하다. 섬세하고 균형감 있는 일처리와 판단력이 돋보이는 ‘영국 신사’다. 무리 없이 원만한 해결책에 치중하는 게 흠이라면 흠.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여권 인사들과의 친분도 두텁다. 신중돈 공보실장은 10여년 동안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특파원을 지낸 중앙일보 출신. 김형오 전 국회의장 때 국회로 영입돼 박희태·강창희 의장과 호흡을 맞추며 여의도와 정계에 발을 넓혔다. 1960~1970년대 6년 5개월 동안 총리실 인사와 살림을 주무른 명 총무수석 신성재(83)씨가 아버지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비서팀장으로 5년 남짓 일해 의전과 한국사회 인맥에도 일가견이 있다. 긴 미국생활로 “문화 차를 느낀다”는 지적도 있다. 임충연 비서관은 대학 1학년 때 최연소로 공직에 입문, 다양한 업무를 거친 공직 34년차의 베테랑. 9명의 국무조정실장을 보좌한 명 비서관 출신.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등 과거 모셨던 상사들과도 끈끈한 관계다. 이대현 비서관은 박근혜 정부 고위공직자 가운데 현역 언론인으로 최근 발탁된 유일한 인사. 한국일보 문화부장과 대기자를 거친 문화통. 감성적이고 섬세한 글쓰기로 이름 높다. 문화재청 심의위원을 역임, 행정 경험도 있다. 김철휘 비서관은 청와대, 총리실에서 20년 넘게 역대 대통령과 총리 말씀에 감동과 메시지를 담아온 연설 전문가다. 김성환 의전관은 김황식 전 총리에 이어 정권을 넘어 의전관 자리를 꿰차고 있다. 문고리 권력을 쥔 ‘악역’ 담당이지만 책임감과 업무 능력, 순발력은 합격점. “고향의 지자체로 자리를 옮겨 경륜을 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전언. 정무실 국장들은 정권이 바뀌면 의례 교체되지만 황기영 비서관은 정 총리의 인정을 받아 유임된 사례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국회 업무에 밝고 일처리도 민첩하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범털’ 집합소 서울구치소…그들의 24시

    [주말 인사이드] ‘범털’ 집합소 서울구치소…그들의 24시

    ‘범털 집합소.’ 권력을 누렸던 정권 실세들과 대기업 오너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라고 해서 붙여진 서울구치소의 또 다른 이름이다. ‘범털’은 수감자들 사이에 쓰는 은어로 돈 많고, 힘있는 수감자를 뜻한다. 서울구치소는 전국 50여개의 교정시설 중 ‘범털’이 가장 많이 수용돼 있는 곳이자 장소변경 접견(옛 특별면회) 신청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대한제국 말기인 1907년 경성감옥으로 문을 연 서울구치소는 서대문형무소로 불리다 1967년 서울구치소로 이름을 바꿨고, 1987년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자리에서 경기 의왕시 포일동으로 옮겨왔다. 서대문 형무소 시절에는 유관순 열사 등 독립투사들이 수용되면서 항일·독립운동의 상징으로 불렸던 곳이지만, 지금은 정권의 단맛에 취해 비리를 저지른 정치인·고위 공무원, 돈과 권력을 등에 업고 분식회계, 비자금 조성, 탈세를 일삼는 재계 인사들이 한 번씩 거쳐 가는 곳이라는 불명예를 얻고 있다. 서울구치소를 거쳐 간 범털은 추징금 미납으로 국민적 비난을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홍업·홍걸씨,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지금도 이재현 CJ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 권력의 단맛에 취해 불법 행위를 저지른 유력인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수감 전에는 호사스러운 생활을 즐겼던 범털들의 구치소 생활은 어떨까. 한때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권력을 누렸던 사람이라도 일단 구속이 되면 일반 수감자들과 다를 바 없는 절차를 거친다.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30분~1시간 정도 뒤에 법무부에서 준비한 호송 차량을 타고 구치소로 향한다. 구치소에 도착하면 신상기록카드를 작성하고 신체검사 및 건강검진을 받고 수의, 속옷 등 기본적인 물품을 받는다. 이후 수용생활에 대한 안내를 받고 독거실 혹은 혼거실로 들어가게 된다. 방 배정은 죄명, 형기, 죄질, 범죄전력, 나이, 개인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진다. 공범일 경우 증거인멸이나 말 맞추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따로 방을 쓰게 하고, 질병이 있다는 의사진단서 등 증빙서류가 있는 경우 병사에 수용된다. 범털들은 대부분 독거실을 배정받는다. 독거실은 6.56㎡(약 1.9평) 규모이며 접이식 매트리스와 관물대, TV, 1인용 책상 겸 밥상, 세면대, 화장실 등이 구비돼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다른 수용자들과의 마찰 등의 문제를 고려한 것이지 특혜 차원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식사·용변·빨래·취침을 1.9평의 좁은 공간에서 해결해야 하고, 혼자서는 걸어다니지도 못했다. 여름에는 선풍기와 부채만으로 버텨야 하고, 겨울은 시멘트 바닥이 차가워 견디기 힘들었다. 3개월이 지나자 누구라도 좋으니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했다. 차라리 검찰청에 나가 검사와 대화를 나누고 싶을 정도였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 최근 출소한 A씨는 구치소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며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구치소는 기본적으로 모든 자유가 제약되는 곳이기 때문에 편하게 지내기란 불가능하다. 원칙적으로 범털들도 일반 수감자와 크게 차이 없는 생활을 한다. 아침 6시 기상을 알리는 음악 소리로 하루가 시작된다. 인원이나 건강이상 유무 등을 확인하는 아침 점호를 받는다. 아침은 오전 7시, 점심은 낮 12시, 저녁은 오후 6시고, 밤 9시가 되면 잠자리에 든다. 식사는 쌀·보리의 혼합곡과 함께 3찬(국 포함)으로 독거실 내에 있는 식기에 배식받아 해결한다. 가족 등이 가져오는 외부 음식은 반입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설거지는 방 안에서 직접 해야 한다. 수감자들은 ‘기상→식사→출정(검찰 조사, 재판 참석)→휴식’이라는 단순한 생활을 반복한다. 출정을 나가지 않는 경우에는 30분~1시간 정도의 운동과 하루 한 번 30분간 외부인 접견, 하루 한 번 변호사 접견 외에는 대부분을 방에서 보낸다. 범털들은 일반 수감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다. 재판으로 넘어가기 전 구속상태의 수감자들은 거의 매일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는다. 검찰은 20일이라는 구속기간 동안 조사를 마치고 재판에 넘겨야 하기 때문에 이 기간에 집중 조사를 한다. 최근 구속기소된 이재현 회장도 기소 전에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검찰조사를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뒤에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재판에 참석할 때를 제외하고는 회사 임직원들이나 가족들과의 접견을 통해 회사 중요 업무,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 이때는 변호사 접견이 하루 일정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변호사 접견은 하루 한 번만 가능하지만 시간제한이 없어 이 시간을 요긴하게 사용한다. 변호사 접견은 방어권 보장을 위해 교도관의 배석 없이 변호사와 둘만의 대화가 가능하고 접견 내용도 기록되지 않는다. 변호사를 통해 향후 검찰 수사 대응 방안은 물론 회사 업무를 지시 혹은 결재하거나 정·재계 소식, 최근 업계 동향, 국민 여론 등을 전해 듣는다. 때로는 변호사를 말동무 삼아 시간을 때우기도 한다. 구치소에서도 특혜 아닌 특혜가 있다.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한 B씨는 “변호사 접견만 해도 일반 수감자들은 비싼 비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일이다. 대개의 수감자들은 보통 TV를 보거나 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낸다”고 말했다. 특별한 경우에 신청하면 이뤄지는 장소변경 접견은 범털들이 답답함을 벗어나고자 종종 쓰는 방법 중 하나다. 최대 5명을 한꺼번에 볼 수 있으며 15분 동안 이뤄진다. 접견실에는 테이블과 소파가 구비돼 있고, 접견을 하면서 악수나 포옹도 가능하다. 구치소 안에서 판매하는 빵, 우유, 떡갈비, 훈제닭갈비, 바나나, 오렌지, 각종 스낵류 등 음식들을 사먹을 수도 있다. 영치금으로 구입이 가능한데 풍요로울 정도의 영치금이 들어오는 범털들은 수감자들에게 음식을 돌리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을 과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서의 생활, 자유의 억압으로 인한 고통은 마찬가지로 하루라도 빨리 구치소를 나가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쓰기도 한다. 가장 애용되는 방법 중 하나가 건강악화를 내세우는 이른바 ‘휠체어 퍼포먼스’다. 1999년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국회 증인으로 출두하면서 휠체어와 하얀 마스크를 쓴 뒤 숱하게 애용됐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2006년 비자금 조성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된 뒤 휠체어를 탄 채 법정에 등장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검찰의 구속수사를 앞두고 심장수술을 받았다. 범털들은 구치소를 벗어나기 위해 구속집행정지 신청과 구속적부심, 보석제도 등을 활용하고 있다. 형이 확정된 뒤에는 설, 추석, 1월 1일, 8월 15일 등에 특별사면을 기대하면서 구치소 생활을 버티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그래픽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돈·권력 있어 대우받는 죄수 ‘범털’ ‘범털’은 돈이나 뒷배경이 없는 ‘개털’이라는 용어의 반대 개념으로 나온 죄수들의 은어다.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유래는 확실치 않지만 1980년 황석영의 소설 ‘어둠의 자식들’에 ‘우리 같은 개털은 몸으로 때우면서 징역 사는 수밖에 없지’라는 말이 등장한다. 일반 수감자들은 자신들과 달리 감옥에서도 대우를 받는 돈 많고 권력 있는 재벌이나 정치인들을 빗대 범털이라고 불렀다. 감옥에서는 기본 물품이 부족하다 보니 가족이나 친지들이 넣어주는 영치금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치금이 풍부해 넉넉한 수감 생활을 하는 죄수들은 ‘범털’, 영치금이 없어 감옥에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죄수들을 ‘개털’로 구분해 칭해 왔다.
  • [오승호의 시시콜콜] 공공채용 지방대 할당제 ‘법제화’ 실효성

    [오승호의 시시콜콜] 공공채용 지방대 할당제 ‘법제화’ 실효성

    ‘지역균형 발전’은 역대 정권마다 단골 메뉴였다.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인 1989년 정부투자기관경영평가위원회는 지방대 졸업생들의 취업 촉진을 위해 정부투자기관의 지방대생 채용 할당제를 실시하기로 결정한다. 본사가 지방에 있는 정부투자기관과 지방사무소 정원이 서울(본사)보다 많은 투자기관은 대졸 신규 채용 인력의 60% 이상을 지방대 졸업자로 뽑도록 했다. 나머지 투자기관과 4대 국책은행은 50% 이상 채용토록 했다. 채용 결과는 정부투자기관 평가 때 반영하게 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의무화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1993년 우수대학생 초청 간담회에서 중앙정부 기관과 국영기업체에 지방대 출신을 일정 비율로 채용토록 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20여년이 지났지만 수도권 집중 현상이 여전하고, 지역 간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방대는 발전하기는커녕 외려 퇴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지방대 육성을 위한 레퍼토리는 다를 바가 없다. 현재 5급에 한해 시행하고 있는 공무원 지방인재 채용목표제를 7급까지 확대하겠다고 한다. 공공기관 채용목표제는 결과를 공표하고, 공공기관 평가 때 반영한다는 복안이다. 이런 방안은 지방대학육성특별법 제정안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정원의 20%를 지방대 출신으로 하는 5급 공무원 지방인재 채용 목표제는 2007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전체 선발 인원이 100명일 경우 지방대 출신 합격자가 가령 10명밖에 안 되면 합격점에서 2점 이상 차이 나지 않는 범위(커트라인이 80점이라면 78점까지는 받아야 가능)에서 나머지 10명을 추가로 합격시키는 방식이다. 이런 제도에도 불구하고 지방대 출신 비율이 9~10% 선에 머물고 있다. 점수가 낮은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7급 시험에서 지방대 출신 채용 비율을 20%로 할지 여부는 정하지 못했다. 가령 커트라인보다 4~5점 이상 낮은데도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추가 합격시키는 것은 무리가 뒤따른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듯하다. 수도권 대학 출신들과의 역차별이나 위헌 시비가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을 의식하고 있다. 공공기관들이 채용목표제 30%를 채우지 못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에서 찾을 수 있다. 지방대 출신이 50% 이상인 곳이 있는가 하면 단 한 명도 없는 곳도 적잖다. 예컨대 원자력 분야 등 공공기관의 특성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법으로 사실상 강제한다고 해서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세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삼성, LG, SK,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들은 이미 지방대 출신들을 30% 이상 뽑고 있다. 공직사회도 열린 채용을 확대하는 것이 지방대 발전에 더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닐까. 논설위원 osh@seoul.co.kr
  • [사설] 전씨 일가 추징금 자진납부 결단 내려라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을 추적 중인 검찰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전씨 일가는 요지부동으로 버티고 있다. 도리어 ‘죽은 권력에 대한 인민재판’이라고 불평하는가 하면 압류된 연금보험이 선대 재산이라고 되받아치며 추징금 납부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1997년 대법원에서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았다. 뇌물로 받은 돈을 국고로 귀속시키라는 확정판결을 받은 것이다. 그럼에도 533억원만 내고 나머지 1672억원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서민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액이다. 미납한 돈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자녀들에게 물려준 정황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국격을 생각하는 전직 국가원수라면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나란히 법정에 섰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추징금을 최대한 납부했고, 남은 230억원도 어떻게 해서든 내겠다는 성의를 보이는 것과도 비교된다. 전씨 일가의 재산 빼돌리기 수법은 점차 전모가 밝혀지고 있다. 엊그제도 전씨의 차남 재용씨가 아버지의 비자금으로 서울 이태원동의 수십억원대 고급 빌라 3채를 구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재용씨는 ‘전두환 추징법’이 통과된 지난달 27일 이 빌라 두 채를 팔아치웠다. 장남 재국씨가 국내외에 여러 개의 서류상 회사를 설립한 정황도 포착됐다. 재산을 빼돌리려는 의도가 농후하다. 29만원밖에 없다던 전 전 대통령이 1박에 수백만원이 드는 고급 리조트에서 여름휴가를 보낼 것이라고 한다. 반성의 빛이라고는 없는 태도다. 검찰이 이번에 비자금을 제대로 캐내 추징금을 환수하지 못한다면 언제 법치가 바로 서겠는가. 차제에 우리는 전 전 대통령이 자식들을 설득해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추징금을 스스로 납부하고 국민과 역사 앞에 사죄하는 것만이 잃어버린 명예를 조금이나마 회복하는 길일 것이다. 그가 재임 당시 외쳤던 국정 슬로건은 ‘정의사회 구현’이었다. 그랬던 그의 부정에 국민들은 분개했지만 최소한의 양심에 대한 기대는 버리지 않고 있다. 이제 이미 팔순을 넘겨 여명도 많이 남지 않지 않았는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남은 일말의 정의심을 입증할 전씨 일가의 용기를 보고 싶다.
  • [사설] 지자체 타당성 없는 SOC사업 집착 말라

    기획재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지역공약 중 신규 사회간접자본(SOC) 공약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한 결과, 공약 3개 중 1개가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지자체는 원안 추진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타당성 없는 사업은 포기하고 꼭 해야 하는 사업이라면 대안을 마련해 중앙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아울러 정치권은 다음 총선·대선에서는 표심(票心)만을 노린 선심성 지역공약은 아예 자제해 주기 바란다.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27개 신규 SOC 공약 사업 중 10개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한 결과, 9개가 ‘경제성 없음’ 판정을 받았다. 이는 정밀한 비용-편익 분석을 거치지 않은, 급조된 공약임을 가리킨다. 우리는 이미 타당성이 부족한 사업은 보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대통령의 지역공약을 모두 이행하려면 신규사업비 84조원을 포함해 모두 124조원이 소요된다. 그런데 올 상반기 5개월 동안 10조여원의 국세 징수 차질이 예상되고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까지 대두될 정도로 나라 살림살이는 녹록지 않다. 민자사업을 활성화해 지역공약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경기불황 국면에서 민간사업자가 나설지 의문이다. 지자체로서는 지역공약을 원안 그대로 추진하고 싶겠지만 중앙정부는 재원 조달 가능성과 경제성 요인 또한 무시할 수 없지 않은가. 지자체는 꼭 필요한 지역사업은 대안을 제시하는 지혜를 짜내야 한다. 강원도의 경우, 1987년 노태우 대통령 시절부터 동서고속화 철도공약(춘천~속초) 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오면서 현재 우회로 가능성에 대한 연구용역이 발주된 상태다. 정부는 지방공약을 추진함에 있어 지역균형 발전요소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기재부로서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경제성 위주로 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수도권은 경제성 분석에서 비수도권에 비해 유리할 수밖에 없는 만큼 경제성 분석에만 의존하면 수도권 집중화만 가중될 수 있어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잣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내년까지 끝내기로 한 신규 공약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앞당기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내년은 지방선거가 있는 해로 선거와 관계없이 하겠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으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부터 실제 사업 착수에 이르기까지 최소 4~5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늦을수록 다음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개별 공약의 추진 일정과 방법, 지역별 우선추진 공약을 앞당겨 공개하는 게 온당하다. 나아가 정치권은 총선·대선에서는 선심성으로 비쳐질 지역공약을 제시하지 않는 게 옳다. 지역공약은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몫으로 남겨두면 된다.
  • 노태우 前며느리 “차명콘도 가져가세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와 지난 5월 이혼한 신정화(44)씨가 최근 자신의 명의로 된 콘도 소유권을 가져가라며 노 전 대통령을 상대로 법원에 부동산 이전 등기 인수 소송을 냈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신씨는 강원 평창군 용평콘도의 소유권과 관련해 자신의 이름으로 등기돼 있는 지분을 노 전 대통령 앞으로 이전하기 위한 소송을 지난달 19일 서울서부지법에 제기했다. 2005년에 구입한 콘도의 시가는 30억원으로 재헌씨와 신씨의 공동 명의로 등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소장에서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으로 등기를 하면 여론의 비난을 받을 것을 우려해 차명으로 등기했던 것”이라며 실소유주인 노 전 대통령에게 등기 이전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납 추징금 231억원에 대한 환수 압박을 받고 있는 노 전 대통령 본인이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한다면 신씨는 이혼 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재산이 늘어난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소장을 전달받았으며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소장 송달 후 한 달 내에 답변하지 않으면 신씨의 청구를 인정한 것으로 간주돼 콘도 소유권은 노 전 대통령 앞으로 이전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노태우 비자금 의혹’ 사돈 신명수 前회장 조사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원곤)는 노태우(81)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일부를 임의 처분해 부당이득 의혹을 받고 있는 신명수(72) 전 신동방그룹 회장을 최근 소환조사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5일 오전 피진정인 신분으로 신 전 회장을 소환해 비자금을 관리하게 된 경위와 부당이득 여부 등을 추궁했다. 신 전 회장은 검찰 조사 후 신병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신 전 회장은 그간 출국금지 조치가 돼 있었으나 출금 해제 조건으로 노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중 일부를 본인이 납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대검찰청에 진정서를 내 “신 전 회장에게 비자금 230억원을 관리해 달라고 줬는데 동의 없이 처분했다”며 수사를 요청했다. 이 돈은 서울 중구 소공동 서울센터빌딩을 매입하는 데 사용됐고 이후 신 전 회장은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개인 채무 등을 갚는 데 쓴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군형법상 반란·내란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에 추징금 2628억 96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현재까지 230여억원이 미납된 상태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구본영 칼럼] 화려한 합의, 멀어만 보이는 통일

    [구본영 칼럼] 화려한 합의, 멀어만 보이는 통일

    휴전선 가까이 강원도 양구의 산야는 짙푸름을 더해 가고 있었다. 휴가 나온 병사들이 드문드문 오갈 뿐 최전방의 거리는 한산했다. 지난 주말 군부대로 아들을 면회 갔을 때의 풍경이다. 문득 1980년대 초 군 복무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30여년 전 그해 서해안의 여름도 참 더웠다. 땀에 젖은 군복 안 끈적거리는 살갗에 모기떼가 달라붙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세대가 두번 바뀌고도 남북으로 대치 중인 분단국에 살고 있다는 서글픈 현실에 가슴이 아려왔다. 그간 남북 간에는 7·4공동성명-남북기본합의서-6·15공동선언-10·4선언 등 ‘기념비적 합의’도 많았건만, 통일의 길은 여전히 아득하기만 하지 않은가. ‘10·4선언’을 도출한 노무현-김정일 간 정상회담 대화록을 둘러싸고 남북 및 남남 갈등이 중첩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유무를 놓고 벌이는 여야의 입씨름에 며칠 전 북한도 끼어들었다. 북측 조평통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NLL은 유령선”이라며 “그에 대해 ‘사수’요 ‘고수’요 하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라고 강변했다. 우리 내부의 갑론을박과는 별개로 북한은 숫제 NLL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북측이 10·4선언문은 물론 노태우 정부 때의 남북기본합의서 등 모든 합의문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얘기다. 남북 합의문에 대한 북측의 독단적 ‘해몽’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박정희 정부 때인 지난 1972년 오늘, 남북은 7·4공동성명을 공표했다. 자주·평화·민족 대단결 등 통일 3원칙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해석은 천양지차였다. 북한이 말하는 ‘자주’는 ‘남한은 미국의 식민지’라는 전제를 깔고 있었다.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논리로 활용됐음은 물론이다. ‘민족 대단결’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대남전략인 ‘통일전선’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책임 있는 당국 간 협상을 우선하는 우리의 문법과는 너무 달랐다. 민관 구분이 안 돼 일사불란한 북한 세습체제와 달리 여야나 민간단체별로 다른 목소리를 내기 마련인 우리 체제에서 남북 간 합의 이후 남남 갈등이 되레 증폭되는 배경이다. 남측이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을 반쯤 수용한 6·15공동선언 제2항을 보라. 이 조항의 인정 여부를 놓고 여태껏 우리 내부의 보수와 진보, 여와 야가 딴소리를 하고 있지 않은가. ‘서해 공동어로수역 설정’ 협의 약속을 포함한 10·4선언 이행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로 인한 남남 갈등은 극심해지면서 통일로 가는 여정은 한층 험난해 보이는 요즘이다. 북은 체제 유지를 위해 핵 개발에 매달리면서 문을 닫아걸고 있는데도 말이다. 거창한 수사로 버무린 합의가 통일 열차의 엔진 구실은커녕 남쪽 승객들 간 드잡이의 빌미만 되고 만 꼴이다. 독일은 달랐다. 민족성 자체가 건조하고 실용적이어서인지 양독 간 합의문은 언제나 실질적이었다. 서독은 일정 수준 이상의 경협이 동독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보다 기울어져 가는 동독 정권을 강화해 분단 고착화를 초래할 것을 경계했다. 서독은 경제 지원을 지렛대로 동독주민의 여행 자유화와 인권 개선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해 관철해 나갔다. 심지어 동독 내 정치범 석방을 대가로 서독 마르크화를 지급하겠다는 비밀 합의가 있을 정도로 디테일에 강했다. 반면 수십조원의 대북 경협 ‘약속어음’을 발행한 10·4선언문은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협의하기로 했다”는 등 막연한 예고편으로 채워졌다. 정작 북한으로 하여금 약속을 이행토록 해 개혁·개방을 이끌 구체적 수단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처럼 남북 간 엄청난 합의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분단 극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비밀은 이런 데서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여기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향후 남북회담에서 화려한 수사보다 하나씩 구체성 있는 합의를 해 쌍방의 실천을 담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논설실장 kby7@seoul.co.kr
  • [정전협정 60년] 커밍스 ‘자기 수정’ 엇갈린 반응

    [정전협정 60년] 커밍스 ‘자기 수정’ 엇갈린 반응

    1950년 6월 25일 발생한 한국전쟁은 남침이며, 미국이 의도적으로 전쟁을 유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학 석좌교수(역사학)의 발언에 대해 학계의 입장이 엇갈리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평소 브루스 커밍스 교수의 논리는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해 왔다. 우리가 한국전쟁의 원인에 대해 충분히 밝히지 못한 부분을 커밍스 교수가 (1981년과 1990년에 각각 펴낸 저서 ‘한국전쟁의 기원’ 1, 2권에서) 밝힌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주장에는 객관적 사실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1980년대 중반 커밍스의 주장이 각광을 받았지만 노태우 정부 시절 소련에서 남침에 대한 자료가 나오면서 커밍스의 논리가 제대로 된 것이 아니라는 게 학계에서 밝혀졌다. 스탈린이 한국전쟁을 지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제는 상상하고 추론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커밍스의 장점은 한글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 각 지방을 돌아다니면서 (직접) 원문을 봤기 때문에 남들보다 많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 반면 오역도 많았다는 것이 박명림 연세대학교 교수의 지적이었다. 커밍스의 주장을 금과옥조처럼 여겼던 학자들은 이번 발언에 대해 무슨 말을 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통일연구원의 김진하 박사는 커밍스 교수의 발언에 대해 “소련이 붕괴된 이후 캐스린 웨더스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교수 등 역사학자들에 의해 (기밀) 문서가 공개되면서 남침 유도설과 같은 가설적인 주장은 버티기 어려워졌다. 커밍스의 발언은 그에 대한 해명이 아닐까. 학자로서 객관적 사실과 충돌되는 부분에 대해 짚고 넘어 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연구원의 조민 박사는 “커밍스의 ‘자기 수정’은 전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커밍스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줄곧 본인의 한계에 대해 얘기해왔다. (자신의) 저서 ‘한국전쟁의 기원’의 논지를 처음으로 부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 박사는 “수정주의 학파는 1990년대 이후 냉전의 책임을 미국에 맞췄던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지 못했다. 당시 커밍스도 (한국전쟁에 대한) 미국의 책임에 포커스를 맞췄던 것에 대한 한계를 계속해서 인정해 왔다. 실제로 한국전쟁은 김일성과 스탈린이 기획한 것인데 그런 점에서 커밍스의 초기 접근법은 보다 다양한 견해를 검토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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