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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합의에 도달해야(사설)

    남북한은 오늘날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고 통일에 접근하는 데 있어 중대한 계기를 맞고 있다. 남북한은 그야말로 민족적인 기대와 성원 속에 또 한차례 고위급회담을 갖게 되는 것이다. 마침 서울에서는 남북의 90송년통일전통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민족의 가락과 겨레의 소리가 통일의 화음을 이루고 남북의 동포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함께 노래하는 가운데 당국간 회담이 세 번째로 다시 서울에서 열림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우리는 45년간의 분단문제가 불과 몇 차례의 당국간 회담을 통해 하루아침에 해결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 서울의 1차회담은 만남 그 자체에 의미가 있었고 평양회담 역시 큰 진전은 없었다. 그 기간 동안 양쪽 대표들은 노태우 대통령과 북한 김일성 주석을 각기 예방한 바 있다. 남북의 총리가 양쪽의 정상을 교차방문한 것은 정상간의 간접적인 접촉일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정상회담의 가능성은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 기회에 남북문제 접근은 항상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으로,가까운 데서 먼 곳으로,중단없이 계속적으로,그리고 정상회담의 성취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자 한다. 통일을 위한 확실한 길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꾸준히 대화하고 교류하며 상호 이해를 통해 동질성을 회복하여 신뢰의 기반을 다지는 이외에 다른 길은 없다. 통일전통음악회에서 연주된 전통가락과 남·서도 창의 멋은 바로 단절됐던 민족전통의 소생이요 이질성 극복의 그것이었다. 오는 12일엔 고위회담 참석자들을 위한 특별공연이 있으리라 한다. 그들은 민족의 통일을 기원하며 펼쳐지는 전통고유음악의 은근한 끈기,멋 속에서 단 한 개라도 좋으니 어떤 합의점을 찾아내어 민족 앞에 제시해야 할 줄 안다. 남북한 통합이나 민족의 통일은 결코 서두른다거나 조급해 한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다. 두 차례 고위급회담에서 우리는 그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 남북한 당국은 그 과정에서 역시 본질문제에 대한 현격한 차이만 확인한 셈이 됐다. 서로의 주장을 부분적으로 수용하고 양보하는 듯 유연성이 돋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자세는 변함이 없었다. 북한측은 통일의 전단계로 남북한에 실존하고 있는 2개 정부의 실체를 바탕으로 한 국가연합으로 접근하고 있는 남한의 입장에 여전히 부정적이다. 전쟁을 방지하고 공존번영하며 상호불가침의 정신 위에 먼저 정치·군사적 신뢰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우리 입장을 북한은 이해하지 않고 불가침선언 채택만을 고집하고 있다. 또 우리측은 남북정상회담에 의한 타결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데 비해 북한측은 정상회담의 효율성을 인정하면서도 총리회담의 정지작업을 선행조건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어느 입장이나 방법이든 그것이 통일을 하고자 하는 열망과 노력과 성실성 위에서 추진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한 절차상의 문제나 과정상의 과제들을 계속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가며 합의점에 도달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고위급회담이 더 이상 명분이나 형식에 얽매여 회담 그 자체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남북한 동포들은 서울의 3차회담을 지켜보고 있다.
  • 노대통령을 맞는 모스크바서/김영만 특파원 제1신

    ◎“한국과는 「문제」 없다”… 관계개선 낙관/“한국기술·소련자원의 악수/모스크비치들/보다 풍요로운 생활 약속할 여로 됐으면…” 모스크바의 겨울은 춥고 길기로 유명하다. 생필품이 바닥나고 식료품 등의 배급제가 예고되고 있는 올 겨울의 추위는 다른 어느 해의 겨울보다 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를 나흘 남겨놓은 9일 일요일의 모스크바는 이상난동일 만큼 따뜻했다. 낮기온이 0도를 오르내리고 외국관광객들은 털모자 없이도 시내를 활보하고 있다. 국내에서 외신을 통해 듣던 모스크바의 흉흉한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는다. 레닌묘 앞에는 여전히 1백m가 넘는 참배행렬이 늘어서 있다. 붉은 광장은 일요일을 즐기러 나온 시민과 지방에서 올라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정치와 경제 모두에서 시한폭탄을 안고가는 모스크바,그러나 여전히 평온한 모스크비치들에게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는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가. 부분적으로는 페레스트로이카의 한가지 결실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소 관계개선은 일반시민들에게 어떤방식으로 투영되고 있는 것일까. 붉은 광장에서 장교계급장을 단 군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두 명의 사병과 함께 있던 올리가(27)라는 스타르쉬 세니어 레이제난토(우리 군제로는 대위와 중위의 중간)는 『한국과 소련의 관계증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관계증진이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극동지역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올리가씨는 『세계적인 긴장완화와 군축이 이루어지고 있는만큼 과거 적대관계였다 하더라도 한소 관계의 개선은 매우 정상적인 것』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면서 『예전과 같은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해준다. 비록 고급장교는 아니지만 여전히 국경부대에서 근무하는 장교의 이같은 발언은 다소 흥미롭기까지 하다. 고르바초프만이 아니라 나라 전체가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는 군장교지만 한국에 대해서 비교적 소상하게 알고 있는 듯했다. 한국으로부터 소련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져봤다. 『전자공업이 매우 발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가지 부문에서 협력할 수 있겠지만 전자공업부문에서의 협력,인민소비품에서의 협력이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 S전자의 카세트를 갖고 있다는 그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하고 있다. 취재팀은 잠시 후 같은 붉은 광장에서 40대 전후로 보이는 「옷을 잘 입은 신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옷을 잘 입은 신사를 고른 것은 일반근로자일 경우 한소 관계를 묻는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올레그 블리노프(37). 국가 영화촬영위원회 비디오 필림부 매니저. 『한국과의 관계개선은 일본과의 그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일본과는 정치적인 문제가 남아 있지만 한국과는 그러한 정치적인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껏 북한의 종주국 행사를 해온 소련의 국가기관관계자로부터 한국과의 사이에 아무런 정치적인 문제,즉 장애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아마도 그의 발언은 일본과의 사이에는 북방 4개도서의 문제가있지만 한국과는 그런 현안이 없다는 표현인 듯싶다.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는 두 나라 사이에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나. 『샌프란시스코정상회담은 우리 지도부의 정책이 친북한에서 친한국으로 바뀐 전환점이었다. 수교를 거쳐서 노 대통령의 방소를 통한 또 한차례의 정상회담은 모든 분야에서 양국이 협조하는 마지막 세러머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어떤 분야에서 양국이 협조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바로 기술을 이야기했다. 이런 답변은 그 뒤 계속해서 만난 모스크비치의 답변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는 『한국은 기술이 있다. 우리는 반면에 무한정한 지하자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매우 좋은 협력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분단국 원수의 방문은 탈냉전 완성 신호/소비재 지원… 생필품난 해소 기대 소련사람들은 한국이 대단히 선진화된 공업국가로 알고 있다. 이들은 한국이 생필품분야에서 뛰어난 기술과 제조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고 있고 노 대통령의 방소를 통해그러한 기술과 능력이 자신들을 위해 사용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실상 모스크비치나 소련사람들이 자신들의 시와 나라를 방문한 외국원수들에게 관심을 쏟을 이유는 없었다. 미국의 대통령이 방문했다 해도 그것은 세계경영의 이야기지 자신들과는 연관이 없다. 1년에 수십 명이 넘게 소련을 방문하는 제3세계 국가원수들 역시 자신들과 무관하기는 마찬가지다. 단지 정치적인 사건일 수밖에 없고 그것은 자신들의 궁핍한 생활을 개선하는 욕구와는 너무 동떨어져 있는 높은 사람들 사이의 「친교」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노 대통령의 방소는 소련국민들에게 하나의 「생활적 정치사건」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취재팀이 만난 시민 모두가 한국의 「선진화된 기술」에 기대감을 표시했고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을 통해 실질적인 협력이 진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영상점 앞의 줄이 없어져버린 (상품이 없어졌으므로 줄을 설 필요가 없다),내년부터 식량배급이 계획되고 있고 70코페이카 하던 코스모스담배가 갑자기 3루블로 뛰어버린 상황에서 모스크비치들은 외교적 공치사가 아닌 진심으로 노 대통령의 방소를 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나치게 큰 기대가 대통령의 방소나 정상회담에서 우리측의 입장을 어렵게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별개의 문제다. 한국어를 잘하는 노비카바 타치아나(여·40)라는 모스크바 국제관계대학 교수와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이 여교수는 구체적으로 한소 관계에서 어떤 협의가 있어야 하는지 혹은 어떤 부분의 협력이 필요한지 정확히 모른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에게는 원조가 필요하고 한국이 그 대열에 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유학한 그는 『당연히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은 한반도의 평화와 「조선민족」의 통일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쳐야 하고 또한 그렇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주었다. 취재진이 붉은 광장을 찾았을 때 3백여 명의 경찰이 광장 앞 지하도에 대기하고 있었다. 관계자들은 하오에 급진민주개혁 인사들이 광장에서 시위를 할 예정으로 있고 경찰들은 이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하도 옆에 있는 인투리스트호텔 뒤편에 이미 10여 명의 시위주동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자 공개모집을 진행중이다. 광장의 남쪽에는 지난 봄부터 생긴 천막촌이 보인다. 소련의 2중고를 붉은 광장은 극명하게 보여주는 셈이다. 천막촌으로 상징되는 국민생활의 어려움,시위와 경찰로 대변되는 보·혁의 갈등,인류의 이상향을 꿈꾸며 10월혁명을 만들어 낸 레닌이 살아 있는 모습 그대로 누워 있고 그 70년에 걸친 공산혁명을 결국은 부정한 고르바초프의 집무실이 있는 곳,그곳에 며칠 뒤 태극기가 오른다. 노조드린 우야체솔라프라고 이름을 밝힌 모스크바극장예술대학 감독학부 2학년생은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는 다른 자유국가 원수들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를 보다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기대를 자아낸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북한과 여전히 대치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오히려 노 대통령의 방소는 자신들을 더욱 자유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어느 자유진영 나라의 원수보다 냉전체제 종식의 의미가 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있다. 확실히 분단국가의 원수가 모스크바를 방문한다는 것은 80년대 후반에 시작된 탈냉전이 완성되었음을 알리는 신호다. 모스크비치들은 노 대통령의 방소에 기대를 걸고 있고 그것이 자신들의 생활을 보다 풍요롭고 자유롭게 하는,그래서 그것이 갖는 효과의 크기에 상관없이 환영하는 눈치다. ○노대통령 방소 취재/본사,두 기자 특파 서울신문사는 노태우 대통령의 역사적인 소련방문을 심층보도하기 위해 국제부 김영만 기자와 사진부 왕상관 차장을 모스크바 현지에 지난 8일 특파했다. 두 특파원은 연말까지 소련에 머물면서 노 대통령의 방소(13∼16일)와 그 주변얘기를 중심으로 현지사정을 생생하게 보도한다.
  • “연말연시 건전하게”/강 총리 당부

    강영훈 국무총리는 10일 연말연시 건전사회기풍 진작을 위한 담화문을 발표,『연말연시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자칫 사회기강이 해이해지기 쉬운 시기』라면서 『들뜬 분위기에서 연말연시를 보냈던 지난날의 그릇된 생각과 관행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건전생활 속에서 연말연시를 맞도록 해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강 총리는 『정부는 지난 10월13일 범죄 및 폭력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노태우 대통령의 특별선언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 모든 힘을 다 기울이고 있다』면서 『정부의 노력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로 사회전반에 걸쳐 안정과 질서가 회복되고 건전한 기풍이 확산되어 가고 있음은 다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 노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세계의 시각

    ◎동서화합 실천·동북아 새 질서 구축의 전기 노태우 대통령 방소에 대해 미·일·유럽·중국 등 서방국가들이나 한반도 주변에서는 우선 한소 관계 급진전에 유의하면서 동북아 새 질서 개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한소의 접근에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북한의 태도에 대해 「예측 불허의 행동을 유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미 일과의 접근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다소 엇갈린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현지 특파원들의 눈을 통해 노 대통령의 방소를 보는 세계의 시각을 모아본다. ○적대관계 청산… 한반도 상황 큰 변화/파리 김진천 특파원 동북아 정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유럽 사람들은 이번 노태우 대통령의 소련방문이 90년에 펼쳐진 동서냉전 종식을 확인시켜 주는 국제외교행사의 하나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유럽 쪽에서는 특히 이번 한소정상회담이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 측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반도 상황개선을 위한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 보고 있으며 동북아 평화정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파리 국립정치대학의 자크 뤼프니크 교수는 북대서양 조약기구와 바르샤바 조약기구 사이의 화해,유럽안보협력회의에서 채택된 파리헌장 동서독의 통일완성 등 90년에 진행된 일련의 동서냉전종식 행사들을 열거하면서 노 대통령의 방소는 또다른 차원에서 동서화합의 실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오랜 세월 동안 서로 반목하며 적대적이던 두 나라 관계가 개선됨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완화 작업에 새로운 이정표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번 한소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어떤 자세를 보일지 관심거리라고 전제한 프랑스 국제관계 연구소의 쟝 크레인씨는 『북한의 후견역할을 해온 소련의 대국민 밀착은 북한이 더욱 고립되는 상황으로 비칠 수도 있으나 최근 그들의 대일 접근노력에서 보여주 듯 오히려 개방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련을 포함한 동구민들과의 관계개선은 한국이 추진해 오고 있는 북방정책의결실이지만 북한측의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유세계를 향해 문을 열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소련측의 입장으로서는 경제협력에 더 비중이 주어질 게 분명하지만 한국에게는 경협의 내용에 관계없이 정치·외교적으로 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북한개방­한·중 관계개선의 촉매로/홍콩 우홍제 특파원 『노태우 한국 대통령의 방소는 한소 두 나라의 협력관계를 심화시키는 것은 물론 동북아시아 주요국들의 대외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동북아문제 전문가인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의 진달유 논설위원은 한소 수교 후 매우 빠르게 이뤄지는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이 어떤 형태로든 주변국가에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노 대통령의 방소가 북한에 대해 보다 긍정적으로 한국과의 접촉을 추진토록 작용할 것이며 만약 내년 안에 남북한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김일성은 의미깊고 실질적인 내용을 담은 대화를 나누려 할 것』이란 전망을 했다. 또 북한은 노 대통령의 방소에 자극을 받아 일본과의 수교를 앞당기고 경제적 지원을 받으려는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진 위원은 한중관계와 관련,노 대통령의 모스크바행이 중국의 대한 관계정상화를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논리적 근거를 마련해 주는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북경당국은 서울과 지나치게 밀착하는 것이 오히려 평양정권에 외교적으로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졌다는 생각을 갖게 해서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끔 유도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에 한중관계에 매우 신중하게 대처할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홍콩 슈엔대학의 앤드류 슘 교수는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한국은 시베리아개발에 있어 소련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며 동구 각국과의 경제교류도 더욱 촉진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은 한국이 지금까지 취해온 모든 북방정책의 효과를 가장 활력있게 가시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홍콩언론과 다른 외교문제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가 동북아시아의 경제발전과 화해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많은 역할을 할 것이란 견해를 밝히고 있다. ○보완적 경제구조로 실질협력 가속화/워싱턴 김호준 특파원 한소 양국간 국교수립이 발표된 지 불과 2개월반 만에 이루어지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에 대해 미국 조야에서는 한소관계의 급진전을 웅변하고 양국간 실질관계의 심화가능성을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한국의 북방정책이 소련을 공략한 지 2년여 만에 모스크바에 입성하는 광경을 세계가 곧 보게 됐다』고 말하면서 『노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소는 동북아의 냉전종식과 질서 재편을 더욱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대통령의 방소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성사된 데 대해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주로 소련의 다급한 경제난 해소 노력에서 찾고 있다. 소련은 지금 군부쿠데타와 민중폭동을 우려할 정도로 심각한 식량 기근과 생필품 부족에 직면해 있어 서방 각국에 긴급원조를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르바초프가 모스크바의 오랜 우방인 평양의 반발을 무릅쓰고 노 대통령에게 방소 초청장을 보낸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갖고 갈 경협 보따리가 우선은 고르바초프로 하여금 이번 겨울을 넘기게 하기 위한 「인공호흡용」이라고 하더라도 두 나라의 지리적 근접과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생각할 때 장기적인 협조관계를 이끌어 나갈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미국은 핵강국 소련이 국내 불안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그 자체가 세계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소련의 불안해소를 위한 한국의 지원을 미국의 국익과 상충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은 한소 수교와 노 대통령의 방소가 한반도 긴장완화와 통일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이해하면서 이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에 관해 주목하고 있다. 학계의 전문가들은 앞으로 북한이 정치·경제·군사적으로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한편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무부 소식통들은 북한이 이번에 노 대통령의 방소를 트집잡아 제3차 남북총리회담을 연기시킬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나오지 않은 것에 주목하면서 이를 미 일과의 관계개선을 의식한 「북한의 변화」로 평가했다. ○소 지원 받아 남북문제의 주도권 확보/도쿄 강수웅 특파원 한소 수뇌가 불과 6개월 사이 두 차례나 만나 회담을 갖는다는 사실은 다른 의미를 찾지 않더라도 그것 자체로 「역사적」인 것이라고 일본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지난 6월초의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 이후 9월30일의 국교수립 발표,그리고 이번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로 이어지는 급템포의 「한소 밀착」은 동북아시아의 신질서구축에 더 한층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 틀림없으며 북한측의 반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일본 신문들은 지적한다. 마이니치(매일)신문은 특히 『노 대통령의 방소일정은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3차 남북총리회담과 중복되어 북한의 반발을 살 것은 틀림없으며,이같은급템포의 접근은 내년 봄으로 예정되어 있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에도 미묘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동경)신문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측은 통일정책 등에 관해 소련의 지지 또는 지원을 얻어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는 무역대표부 개설에까지 이른 한중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고 내다봤다. 또 『내년 봄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 때 틀림없이 한국방문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도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을 선행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말하고 『소련의 국가원수가 북한을 공식 방문한 일이 한 번도 없는 터에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한다면 한국은 남북관계에서 더 한층 우위에 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방위연구소의 아시아·태평양 연구실장 다케사다 히데시(무정수사)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정치문제의 대화는 가급적 배제하고 70∼80%의 내용을 경제문제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 근거로서 『식량·의약품 등 생활관련 물자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소련은 현재 한국의 경제원조를 절실히 원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을 들었다. 그는 『소련은 극동지역에서 일본과 한국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일본정부는 소련의 일본군 시베리아 억류문제에 대한 사과와 배상,북방 영토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소련에 대한 물자원조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에 그만큼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 남·북한 「통일물꼬」트이고 있다/일지서 「한반도 통일의 고동」특집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정상회담/밀사접촉 빈번… 「김우중 창구」 추정/작년엔 남한쌀 1천t 평양에 무상지원 노태우 대통령과 북한 김일성 주석간의 남북 정상회담이 빠르면 내년 상반기중에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 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이 보도는 어떤 정확한 근거에 의한 것이 아니라,1년전에는 상상도 하기 힘들었던 일들이 현재 남북간에 얼마든지 실현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이같이 점쳤다. 그 한 예로서,지난 여름 남한에서 북한으로 트럭 수백대분의 쌀(총량 1천t 정도)이 비밀리에 흘러들어 갔다는 사실을 거론했다. 홍콩을 경유,북한에 운반된 이 쌀은 한국의 자선종교단체가 보낸 것으로 보통은 국내의 빈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사랑의 쌀」이지만,이것을 무상으로 북한에 보내도록 한국정부 당국이 허가했다는 것은 대단한 발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에 대해 북한측 관계자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의 정부관계자·정재계·언론관계자들에게 물어 보아도 대부분 얼버무리고 속시원히 이야기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어느 재벌회사 간부는 『그런 일이 있더라도 그것이 표면화되면 그것으로 끝장이다. 자존심 강한 김일성주석의 프라이드를 상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3차 남북 총리회담에서 한국측은 한국의 남아도는 쌀과 북한석탄 교환을 제의할 방침인데 이 「사랑의 쌀」이 계기가 되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니혼 게이자이 신문은 10일자부터 「한반도 통일의 고동­아시아는 움직인다(제1부)」라는 제하의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남북을 맺는 지하수맥(비밀접촉)문제를 다루었다. 이 연재물은 몰타에서의 미·소 정상에 의한 냉전종식 선언 이후 1년,독일통일이 실현되고 페르시아만 정세도 새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대결과 긴장이 계속되어온 아시아 태평양지역에도 변혁의 물결이 닥쳐오고 있다고 지적,제3차 남북 총리회담 등 급전개되는 한반도정세에 초첨을 맞추어 이 지역의 구조변화를 다루고 있다. 현재 남북간에는 술·담배·김 등 최근 1,2년 사이 홍콩·마카오를 경유하는 간접무역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년동안 북한에서 남한으로의 수출은 1백19건 4천만달러어치,한국으로부터는 3건 16만달러어치가 북한으로 들어 갔다. 『지금 한국측의 밀사로 활약하고 있는 것은 대우그룹의 김우중회장이 아닐까』라고 한반도 정세에 밝은 관계자는 말한다. 특히 지난 10월 실현됐던 남북 축구교류를 가능케한 것은 김회장이라는 견해가 서울에서는 지배적이다. 북경 아시아대회에서는 남북통일응원단이 결성됐다. 물론 남북통일이 단숨에 진전되리라고 보는 견해는 많지 않다. 정치·외교·군사문제의 전문가라면 더욱 부정적이다. 『소련이 변화하고 독일이 통일되었더라도 한반도는 다르다』(강인덕 극동연구소 소장)는 것이다. 최근 청와대에 한장의 극비 리포트가 제출됐다. 국방대학원 안보문제연구소가 정리한 보고서로 「1990년대의 안보정책」이라는 제목이었다. 그 분석테마는 남북통일을 향한 시나리오이다. 제1단계는 95년까지로 이 시기에 남북교류는 서서히 심화된다. 이와 함께 고령인 김주석이 이끄는 체제에 그 어떤 변화를 상정,95년에는남북 2개의 군대를 가진 공동체가 가능한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나아가 2000년에는 하나의 군대를 가진 하나의 국가를 이루어 완전통일을 달성한다는 2단계 10년 구상이다. 이같은 장래의 통일을 위한 조사가 지금 한국내에서는 잇따르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진전되는 세계,한반도도 그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기사는 다음과 같이 결론짓고 있다. 『통일에의 고동은 착실히 그러나 크게 울리고 있다』
  • 여권 수뇌 오늘 청와대회의/국회대책·남북총리회담등 논의

    노태우 대통령은 10일 낮 청와대에서 민자당의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과 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 및 당4역과 함께 13일의 방소에 앞서 오찬을 함께하며 정기국회대책과 남북총리회담 등 국정현안에 관해 논의한다. 노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지자제선거법 등 현안들을 조속히 마무리지어 자신의 소련방문기간 동안 정기국회가 파행운영되지 않고 회기내에 지자제선거법과 새해 예산안 등이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11일부터 시작되는 제3차 남북고위급회담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도 적극 협조해 주도록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 대통령은 11일 하오 국회에서 열리는 송년 겸 정기국회 폐회 리셉션에 참석,방소 활동내용을 설명한 뒤 정기국회의 원만한 마무리 운영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 「기본합의서」·불가침선언 본격절충/3차 남북총리 서울회담 전망

    ◎양측 이해차 커 “줄다리기”서 끝날듯/「남미북탄」 성사·총리간 전화 설치될 가능성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열릴 제3차 남북총리회담은 1,2차 회담과는 달리 남북 쌍방이 중요한 쟁점을 놓고 본격적인 절충과 협상을 벌이는 자리가 될 것 같다. 지난 두 차례의 총리회담이 남북 총리가 분단 45년 만에 서울과 평양을 번갈아 방문했다는 상징성과 함께 기본입장을 밝힌 탐색전 수준이었으나 이번엔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3차 서울총리회담의 주요쟁점은 지난 세 차례의 쌍방실무대표 접촉과정에서 드러났듯이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와 「불가침선언」 채택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한측은 불가침선언 채택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어떤 형태로든지 이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내려 들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 첫번째 이유는 김일성 주석이 불가침선언합의라는 「교시」를 내렸으며 김 주석의 교시는 바로 북한 사회내부에서는 지상 절대명령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측은 1,2차 총리회담에서는 갖지 않았던 3차 총리회담 합의문 조정을 위한 실무대표 접촉을 제의,불가침선언 채택을 주장해왔다. 또 북측이 1,2차 회담에 참석한 가장 큰 목적 중의 하나가 올해 남한 유엔 단독가입 저지였으나 3차회담에 참석하는 가장 큰 목적은 불가침선언을 부각시키려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당국은 불가침선언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북측의 불가침선언 채택의 주장 진의에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우선 북측은 총리회담을 비롯한 남북대화와 교류를 진행하면서도 대남 비방을 계속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재야세력을 부추키는 대남통일전선전략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불가침선언은 휴전당사국인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주한미군 및 핵무기 철수,팀스피리트훈련 중단이라는 북한의 「함정」이 숨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실천적 의미보다는 선전적 차원에서 불가침선언을 이용하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측은 선전·대결차원의 전후 45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남북관계를 정립시키기 위해서는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가 우선적으로 채택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남북관계의 기본틀이 마련되고 난 뒤 정치·군사 및 교류·협력위원회 등의 분과위를 통해 남북관계를 발전·심화시킬 수 있는 불가침선언과 3통협정 등을 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선기본합의서 채택 후불가침선언 및 3통협정방식이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우리측의 기본합의서는 ▲상대방 체제존중 및 비방·중상금지 ▲신문 TV 라디오 상호개방 ▲이산가족 상봉 및 재결합 추진 ▲군비경쟁 지양 및 군사적 신뢰구축 등을 주요골자로 하고 있다. 우리측은 명칭을 바꾸고 일부 내용을 수정하더라도 남북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문건을 우선 채택해야 한다는 비교적 유연한 기본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측도 지난 실무대표 접촉에서 처음에는 공동성명,불가침선언,교류협력에 관한 선언 등의 3가지 안을 제시했다가 공동선언을 철회하면서 불가침선언에 강한 집착을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북측은 우리측의 제안 내용을 수용하면서 불가침선언이라는 제목을 달자고 주장해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쌍방은 이번 3차회담에서 의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북측은 우리측이 2차회담에서 제시했던 화해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이 무력 불사용 등 불가침선언이라 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점을 고려,이 선언에 대한 합의를 주장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측은 이 경우 불가침선언으로 명명하지 않는다면 합의한다는 방침이다. 남북 쌍방은 3차회담에서 경제협력부문에 대한 합의를 이뤄낼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측의 쌀과 북측 석탄을 구상무역 형태로 교환한다는 우리측 제의를 북측이 수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북측이 「체면상」 공개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기는 하지만 북이 처한 식량난 및 경제난은 상상 이상이라는 게 북한문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남북 쌍방이 3차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는 내외부의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총리간 직통전화설치 정도에는 합의를 이뤄낼 수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된 의제 외에 우리측은 이번 회담에서 1차회담 쌍방 합의사항인 이산가족 고향방문 해결에 대한 북측의 무성의한 자세를 지적하는 한편 이 문제 해결을 강한 톤으로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북측은 베를린 범민련3자회담 참석과 관련,구속자 3명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노태우 대통령의 오는 13일 소련방문을 비난하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노 대통령의 연형묵 총리를 통한 남북정상간 간접대화는 이번에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 총리의 청와대 예방은 추후 서울에서 쌍방 책임연락관 접촉을 갖고 결정짓기로 했지만 노 대통령에게 보내는 김 주석의 친서 등 「중대 사안」이 아니면 청와대 예방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 고위관계자의 설명이다. 3차회담에서 결정해야 할 4차회담 개최시기와 관련,우리측은 연 총리의 내년 1월말 태국 등 동남아 3국 순방 등의 일정을 고려,2월 중순(20∼23일)쯤으로 제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 「한·소경제공동위」 상설운용/이번 정상회담때 발표… 내년부터 가동

    ◎정부 레벨서 통상·투자 협의/90년대 중반 1백억불 교역 뒷받침 한국과 소련정부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한소 양국간의 통상·합작투자·자원개발·경제협력 등 경제현안을 정부차원에서 조정하고 긴밀히 협의하기 위해 한소경제공동위(가칭)를 설치,내년부터 정기적으로 가동할 방침인 것으로 9일 알려졌다. 한소 정부간 상설경제협의기구의 성격을 띨 이 경제공동위 구성은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 일정중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끝난 뒤 정상간의 합의사항의 하나로 발표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고위소식통은 이날 『한소 양국은 기술·자원·산업구조 등에서 상호보완성이 크기 때문에 실질협력관계가 급신장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한 뒤 『양국 경제협력을 가속화하고 효율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레벨의 상설경제협의기구가 필요하다는 데 양국 정부가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양국 경제공동위 구성문제와 관련,양국 실무교섭을 통해 각료급 이상을 위원장으로 한다는데는 의견을 접근시키고 있으나 양국 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한소 경제공동위와 내년 1월 서울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한소정부(경제)대표단 회담과의 관계에 대해 『한소정부 경제대표단 회담은 경협 타결과 함께 소멸되며 양국간의 향후 경제현안은 모두 경제공동위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종인 대통령경제수석과 마슬류코프 제1부총리를 각기 수석대표로 하고 있는 한소 경제대표단 회담은 이번에 노·고르비 회담에서 이뤄질 대소경협의 총론적 타결내용을 바탕으로 내년 1월 서울에서 2차회담을 갖고 경협의 구체적인 마무리작업을 마치면 해체될 예정이다. 소식통은 지난해 6억달러 수준이었던 한소 양국의 교역량이 금년에 10억달러로 신장되고 있고 2중과세방지협정 등 각종 제도적 장치가 완비되면 90년대 중반에는 1백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이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경제공동위는 기본적으로 시장경제체제에 입각한 민간기업의 활동을 최대한 지원하고 정부차원에서 보장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투자와 자원개발 활동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조정하는 기능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일 과기협력회의/12·13일 도쿄서 열려

    제4차 한일 과학기술협력위원회가 오는 12·13일 이틀간 도쿄에서 개최된다고 외무부가 8일 밝혔다. 우리측의 이종무 외무부 국제경제국장과 일본측의 오타히로시 외무성 과학기술심의관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이번 회의에서 양측은 기존의 양국간 84개 과학기술 협력과제와 50개의 신규협력 제안 등에 관해 집중 협의할 예정이다. 회의는 특히 지난 5월 노태우 대통령 방일시 합의한 바 있는 기초과학교류위원회 및 신소재 특성평가센터 설립,공공기관간 연구협력증진문제 등의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조속한 실천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 한국자본 투자·손실 보상/소,내국인 대우 부여

    ◎양국 투자보장협정 가서명/노대통령 방소 때 4개 협정 체결 한소 양국정부는 7일 모스크바에서 투자보장협정에 가서명했다고 외무부가 8일 밝혔다. 가서명은 최대화 외무부 전 국제경제국장과 시트닌 소련 재무차관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한 한소투자협정 제2차 실무회담에서 이뤄졌다. 이에 따라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 기간중 이미 가서명된 2중과세방지,무역·과학기술협력협정과 투자보장협정 등 4개의 경제관련협정이 정식 체결될 전망이다. 이번에 가서명된 투자보장협정은 ▲투자자산에 영업권 포함 ▲투자 및 손실보상의 내국민대우 부여 ▲자유송금대상에 투자원본 포함 ▲투자의 중재회부대상 분쟁범위 확대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외무부의 한 당국자는 이와 관련,『그 동안 양국간 최대쟁점이었던 「투자의 내국민대우 부여」에 관한 합의는 소련이 현 법제상 불가능하다는 종래입장에서 대폭 후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히고 『이같은 소측의 입장변화는 우리 민간기업의 대소 투자진출 확대를 희망하는 적극적인 의사표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지자제법 회기내 처리”/노대통령·김영삼대표 회동

    노태우 대통령은 8일 상오 청와대에서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으로부터 당무 및 국회운영상황,예산안심의,지자제문제 등에 관해 보고를 받고 방소문제,남북고위급회담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자제선거법을 계획대로 이번 정기국회 회기중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당에서도 지자제 준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야당과의 협상에서 민자당은 원칙과 명분을 중요시해야 한다고 말해 평민당이 주장하는 중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 도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또 예산안의 회기내 처리와 함께 이날 국회에 송부된 김덕주 신임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을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차질없이 처리토록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그 동안 당에서 추진해온 새생활새질서운동을 더욱 내실있게 전개해 나간다는 차원에서 연말연시를 맞아 불우이웃돕기,군부대위문 활동을 적극 실시할 것과 연말연시를 검소하게 보낼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 “새 대법원장에 김덕주씨 부적”/야권,임명 반대

    평민·민주당 등 야권은 8일 노태우 대통령의 김덕주 대법원장 내정에 대한 논평을 통해 반대의사를 밝혔다. ▲김태식 평민당 대변인=지난 88년 대법관 임명동의 때도 우리 당이 반대해 최하위의 지지표를 얻었고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 처남 이창석씨에 대해 보석결정을 내려 국민의 의혹을 불러일으킨 부적격한 인물을 새 대법원장에 지명한 데 대해 납득할 수 없다. ▲박영식 민주당 부대변인=법조를 비롯한 각계로부터 전력에 대해 시비가 일고 있는 사람을 굳이 새 대법원장에 내정한 것은 오늘의 시국상황에 비추어 현명하지 못한 처사로 재고해야 할 것이다. ▲정문화 민중당 대변인=새 대법원장에 내정된 김덕주씨는 유신독재에 기여했고 국보위에도 참여하는 등 사법부의 장으로서는 부적격한 인물인데도 굳이 대법원장으로 지명한 것은 현정권이 장기집권을 획책하겠다는 저의 때문이다.
  • “전면 개각 내년초 단행”/총리 포함… 청와대 비서진도 개편

    ◎고위소식통 밝혀 노태우 대통령은 내년초에 전면적인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내년초 국무총리를 포함,거의 대부분의 각료를 개편할 것으로 예상되며 개각과 함께 청와대 비서진도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민자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8일 『최근 연내 개각설이 나돌고 있으나 노태우 대통령은 이를 전혀 고려치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고 『노 대통령이 연내에 정치·경제·사회안정을 기하겠다고 밝힌만큼 연내에는 이 문제에 치중하게 될 것』이라고 「연내 개각설」을 부인했다. 이 당직자는 『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3주년을 맞는 내년 2월에 앞서 후반기 통치기반을 다지기 위해 취임 2년이 넘은 강영훈 국무총리의 명예퇴진과 함께 대폭적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초 개각은 총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내각을 개편한 지난 3·17개각 이상의 폭으로 조각의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대한교류 확대는 현명한 선택/노대통령 방소앞서 노보스티통신 보도

    ◎일은 영토요구로 협력에 장애 구축 【도쿄 연합】 소련 노보스티 통신은 지난달 29일자에 「대한 교류확대는 소련의 현명한 선택」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전재해 눈길을 끌었다고 일 도쿄(동경) 신문이 8일 전했다. 다음은 노보스티통신의 기사 전문이다. 오는 13일에 한국의 노태우 대통령이 소련을 방문한다는 뉴스를 모스크바는 한소 관계에 있어서 획기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최근 수주일 동안 서구 여러나라 지도자들과 정력적으로 대화를 전개했던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극동지역을 시야에서 멀리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는 그 건설적인 의도가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고 있는 블라디보스토크,크라스노야르스크 계획을 끈기있게 실현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욕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양국간의 실무교류에 대해서는 이미 그 전망이 명확하게 되고 있다. 소련측도 한국측도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대상으로서 시베리아·극동지역이 올라있으며 경제접촉의 전망이 밝다는 점에는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방소는 극동에서 소련 외교의 우선 항목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인가,특히 소일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정확히 극동에서 소련의 관심에 일정한 변화가 일고 있음을 생각할 수 있다. 거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일본측이 일소 경제관계의 발전을 대소 영토요구의 실현과 직접 묶어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의해 상호 협력의 도상에 인위적인 장애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동등하게 한국과의 실무교류를 확립시키는 것은 소련의 무역관련 부처로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한 가지 더 첨언할 것은 일왕의 즉위식을 전후해 각국 수뇌가 접촉하는 가운데 싱가포르가 미 국방부에 새로 이 군사기지를 제공한다고 하는 합의가 이루어져 주목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군사적 대치의 완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중에 긴장완화에 반하는 것임이 명확하다. 소련과 한국이 상호 이해의 달성과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의 결집 가능성을 찾는 이번 한소 수뇌회담은 평화를 원하는 아시아에 대해 이 지역에서의 외국 군사력 증강에 관한 어떠한 협정보다도 강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 「평화의 앞날」 소 학자의 진단

    ◎“반제이념 포기 안하면 북한 설 땅 없다”/한·소 수교로 대외정책 수정 불가피/근본변화 없는 남북회담은 “벙어리와의 대화” 소련 최고회의 상무위원회에서 발간되는 주간지 「러시아」는 최근 역사학자인 안드레이 부츠킨이 기고한 글을 통해 북한이 여러가지 국제적 압력에 못이겨 남북대화에 나서고 있으나 북한의 고위지도부가 「비타협적 반제투쟁」에 관한 스탈린의 도그마와 이데올로기적 명제들을 포기하지 않는한 남북회담의 현실적인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또 세계공동체로부터 완전히 고립된 북한이 구원의 궁여지책으로 「주체사상」을 내세우고 있으나 그것이 언제까지 가능할까 하는 것은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지난달 22일 「북한이 동유럽의 길로 나갈 것인가 아니면 주체의 아성으로 남아 있을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주간지 「러시아」에 실린 글을 요약한 것이다. 한국문제는 전후 국제관계사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중 하나다. 한반도의 분단에는 남북한외에 미국 소련 일본도 관여돼 있다. 소련이 이들 4개국중 맨처음으로 북한·한국과 완전한 국교를 수립했다. 그러나 이를 「교차승인론」의 실현의 시초로 볼 수는 없다. 「교차승인론」에 따른다면 소련에 이어 중국이 대한민국을 승인하고 미국과 일본이 북한을 승인,국교를 설정하는 경우에만 가능한 것이나 북한 지도부는 이 방안에 줄곧 반대해왔다. 또한 중국도 이 문제와 관련,북한의 동맹국적 공약뿐 아니라 대만과의 관계를 고려해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한국도 이러한 방안을 달갑게 여기지 않고 있는데 여기에 「열강」의 강권발동의 여지가 있다. 한편 한 소 수교는 한반도 문제해결에 새로운 상황을 낳고 있는 데 이는 소련외교의 공적은 아니다. 오히려 대화를 진지하고 참을성있게 진행하면서 언제나 예의를 지켜온 한국측이 이 문제를 주도한 것이다. 실로 엄청난 재정 경제 무역의 잠재력을 지닌 한국은 붕괴된 소련의 소비시장을 어느정도 회복시킬 수 있게 할 것이며 일부 공업부문에 활기를 부여하여 소련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소련이페레스트로이카의 추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유리한 관계인 한 소 수교를 조기에 이루지 못한 것은 동맹국 북한에 대한 공약이 방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또한 변명이지 원인은 아니다. 소련의 대외정책을 담당하는 국가기구의 저항,그 기구의 허구적 개념설정이 최선의 정책결정을 하는데 방해가 되었던 것이다.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그 정치국 사상가들은 김일성이 「위대한 수령」으로 불리며 북한을 「사회주의 협동체」로부터 격리시키려고 하는 시도에 불쾌감을 가져왔다. 그리고 북한 지도부는 나름대로 페레스트로이카를 눈의 가시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와서 쌍방간의 관계는 한계에 도달했다. 김일성은 이미 1986년 모스크바 방문때 고르바초프에게 북한을 방문하도록 초청했으나 그 방문이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우연이 아니다. 그럼에도 모스크바와 평양간의 관계는 군사적인 면과 대외정책적인 면의 2가지 측면때문에 불안한 상태이나마 유지되고 있다. 특히 군사적 측면에서 양국간의 군사적 협조는 매우 긴밀해 이는아직까지도 소련 의회도,러시아 의회도 감시할 수 없는 시야밖에 놓여있는 문제다. 페레스트로이카 시절에도 소련의 무력적 욕망때문에 반제투쟁이 극동동맹자에게 신형무기를 대량 공급하고 있다. 오늘날 소련 대표단들이 많이 오가는 서울 김포공항은 소련제 미사일들로 공격받을 수 있고 소련제 전투기인 「미그­29」기들도 공습을 준비하고 있다. 모스크바 프둔젠스카야 나베레쥬나야 강변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소련군 장성들은 전과 다름없이 극동지도에다 적대적 지대를 동그라미로 침략의 「3각동맹(워싱톤∼서울∼동경)」이라고 그려놓고 있다. 한편 모스크바와 서울간의 관계가 정상화되면서 평양의 정치적 대외조건이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페레스트로이카의 추진으로 소련과 북한의 입장이 극단적으로 상반되고 있다. 평양 지도자들의 훈계적 어조와 주제넘은 언동에도 불구하고 북한정권은 실로 심한 타격을 입었고 콧대가 꺾였다. 그러나 이는 그 정권,선발된 당료들,나아가 김일성일족의 권력이,국내에서 조작된 그 정치적 구조의 권익이 결정타를 받을 것인지 한국과는 연관이 없는 것이다. 김일성정권은 자신들의 대외정책 구상을 근본적으로 고쳐야 할 필요성에 직면했다. 사태는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한 평양의 새로운 태도를 필요로 한다. 오늘날 북한 지도부는 한국과의 경제·정치적 경쟁이나 외교적 경쟁에서 참패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서울측에는 유엔가입의 길이 트여 있다. 중국의 입장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북경 지도부가 단독으로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과 대한민국 사이에 무역대표부설치 합의가 이미 이뤄졌으며 중국 지도자들이 이데올로기적 정설 때문에 실용주의를 배격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평양측은 한반도문제가 광범위하게 국제적으로 논의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평양측은 자기입장을 세우기 위해 남북대화의 재개를 시도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2차례의 남북고위급회담은 눈먼 사람과 벙어리의 대화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 교환방문은 무익한 것이 아니다. 그 결실을 평양이 아니라 서울과 모스크바가 거뒀기 때문이다. 한국과 소련은 관계정상화에 유리한 배경이 형성되자 이를 놓치지 않고 행동을 한 것이다. 이 점에서 노태우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개가를 올리고 있다는 평가는 근거가 있는 것이다.
  • 내년초 전면개각의 구도를 짚어보면…

    ◎“집권후기 포석”… 「용인의 묘」에 관심 집중/통치이념 구현할 추진력 중시/총리엔 박태준·서동권·노재봉씨등 물망/“사회안정” 평가 관련,연말 단행 배제못해 해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 정가에는 으레 개각설이 무성해진다. 강영훈 국무총리의 명예퇴진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8일 민자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내년초 전면개각을 거의 단정적으로 전망하면서 청와대 비서실의 대폭적인 개편가능성도 덧붙였다. 이 당직자의 내년초 전면개각방침 언급은 노태우 대통령과의 교감이 어느 정도 이뤄진 결과로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발언의 1차적인 목적은 연내개각설의 사전진화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초 개각전망의 근거로는 ▲노 대통령이 현재 개각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고 ▲대통령 취임 3주년을 맞는 내년 2월에 맞춰 후반기 통치기반 강화포석을 할 것으로 보이며 ▲통일원 장관의 부총리 승격 등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내년초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이미 방침을 세웠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노 대통령이 소련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17일부터 연말까지는 2주 가량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연내에 정치·경제·사회안정을 기하겠다』고 다짐한 「5·7특별담화」의 실천 여부를 연말에 자체평가하고 이에 따른 국정분위기 쇄신을 위해 대폭적인 개각을 단행하는 것이 시기면에서는 더 적절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일면 타당성이 있는 것 같다. ○안기부장도 바뀔듯 따라서 개각의 시기는 내년초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연말단행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앞으로 개각을 한다면 어떤 구상으로 용인을 할 것이며 그 대상은 어떤 인물이 될 것인가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앞으로 2년여 남은 집권 후반기 통치와 관련,노 대통령이 어떤 인사포석을 할 것인지는 지난 5일로 임기가 끝난 검찰총장 후임 인사와 이에 따른 청와대민정수석비서관의 인물기용을 분석해보면 많은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정구영 검찰총장과 김영일 민정수석의 임명에서 나타난 공통점은 노 대통령 자신의 국가경영철학과 통치이념을 가까이서 체험한인물을 중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 밑바닥에는 통치후반기에 기용될 인물은 노 대통령의 임기종료와 함께 정치적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각오와 6공의 공과 과를 한몸에 안겠다는 투철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깔고 있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노 대통령이 가고 있고 또 추구하고 있는 정치적 방향에 대해 확실한 소신으로 동참하고 그 속도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차기 총리는 6공 초기와 같이 모양갖추기 인물보다는 색깔이 분명하고 강한 실천력을 갖추면서 노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는 인물의 기용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인물로는 박태준 민자당 최고위원,서동권 안기부장,노재봉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정부의 한 고위소식통은 강 총리가 물러난다면 집권후반기의 통치권 누수현상을 최대로 막는다는 의미에서 박 최고위원이나 서 부장,이원경 주일 대사가 후임 총리로 적격이 아니겠냐고 사견을 피력한 적이 있다. 만약 박 최고위원이 총리로 기용된다면 그 의미는 단순히 총리로 자리를 옮긴다는 것뿐만 아니라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 경쟁에 앞선 경력관리라는 의미도 지닐 것으로 보인다. 항간에는 차제에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같은 이를 총리로 기용,정치인으로 시험 가동해본 뒤 그 성공여부에 따라 차기 대권경쟁과 관련한 정치권 세대교체의 기폭제로 삼아야 한다는 기발한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승윤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의 교체가능성도 엿보이는데 후임엔 사공일 전 재무장관,강경식 전 재무장관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문교·외무 교체 예상 강 총리와 함께 재임 2년이 넘은 장관은 최호중 외무·정원식 문교·이상연 보훈처 장관 등 3명이며 최영철 노동부 장관과 최병렬 공보처 장관은 각각 체신부 장관과 문공부 장관의 재임기간을 합치면 2년이 넘는다. 따라서 전면개각이 이뤄질 경우 이들 장관도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최 외무의 후임으로는 이홍구 대통령정치특보의 기용가능성과 함께 이상옥 주제네바,오재희 주영,신동원 주독 대사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정 문교 후임으로는 근 4년간 장수총장을 지내면서 서울대를 원만하게 이끌어온 조완규 서울대 총장이 적격자라는 소리가 높다. 노 대통령이 전면개각을 할 경우 안기부장 교체와 함께 청와대 비서실도 대폭 개편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비서실도 새 얼굴로 서 안기부장이 바뀐다면 후임 부장으로는 민자당의 이춘구 의원·김기춘 전 검찰총장이 노 대통령의 후반기 통치구도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이다. 지역구 출신인 이 의원의 경우 의원직을 버려야 하고 그럴 경우 다시 보선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통치권 누수현상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상황이 오면 그의 기용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지적들이다. 노재봉 비서실장의 내각진출과 유임가능성은 반반이나 노 실장의 총리진출이 어려울 경우 부총리로 승격될 통일원 장관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으며 그럴 경우 후임 실장에는 정무수석을 지낸 데다 소신과 장악력이 강한 최병렬 공보처 장관의 기용가능성이 클 것 같다. 김종인 경제수석(장관급)도 내각에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데 부총리 또는 재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 최창윤 정무수석의 경우 문공차관을 지낸 경력을 감안,공보처 장관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크고 노창희 의전수석도 친정인 외무부로 돌아가 영국 등 주요 공관의 대사로 전임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개각 등에 대해 노 대통령으로부터 아무런 언급을 들은 적이 없다』면서 『집권 후기의 통치기반 강화를 위한 전면적인 포석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기 등 구체적인 문제는 일단 소련방문을 끝낸 뒤 그 구상을 정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복지향상 유도”/노대통령 지시

    노태우 대통령은 7일 상오 청와대에서 이승윤 부총리,정영의 재무,이상희 건설,최영철 노동장관 등 경제장관들로부터 내년도 경제안정을 위해 노사관계 및 건설인력 수급안정대책에 대한 보고를 들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내년도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노사관계와 임금의 안정이 경제운용의 핵심과제라고 말하고 장관들이 앞장서 기업주들에게 노사관계 안정을 위한 솔선수범과 근로자 복지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하도록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3년간의 임금상승으로 근로자들의 임금수준이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소득수준에 비해 낮은 수준이 아니므로 근로자들에게도 임금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협조를 구하도록 당부하고 특히 건설인력부족문제는 장기적으로 건설업계의 인력절감 노력과 함께 내년에는 주택건설량을 적절히 조정하여 건설자재 파동이나 인력부족난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라고 말했다.
  • “한·소 상호보완적 경협 기대”/서울에 부임한 소콜로프 소 대사

    ◎“노대통령 방소로 양국 관계발전 확신”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는 정치·경제·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한소 관계를 가일층 발전시킬 것으로 확신합니다』 올레그 소콜로프 초대 주한 소련 대사는 7일 하오 신임장 제정을 위해 서울에 도착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따라서 노 대통령의 소련방문은 매우 생산적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소콜로프 대사는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간의 제2차 한소정상회담 의제에 관해서도 『한소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정세,탈냉전의 새 시대를 맞고 있는 국제정세 등에 대해 전반적이고도 폭넓은 대화를 나누게 될 것』이라며 『소련은 모든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외교관생활을 미국에서 보낸 탓으로 상당히 세련된 영어를 구사한 소콜로프 대사는 이어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의 내년 4월께 방한 가능성에도 언급,『노 대통령이 이번 방소기간중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을 공식초청할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구체적인 방문시기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적절한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면서 중량급 외교관다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양국 관계의 장래를 낙관한다는 소감을 피력한 그는 그 이유로 ▲양국간 정치적 장애물이 없어졌고 ▲인적 교류가 많아지고 있으며 ▲양국간의 경제적 잠재성이 상호보완적이고 ▲지역적으로 아주 가깝다는 등 4가지를 꼽았다. 소콜로프 대사는 장기여행에 피곤한 듯 도착성명을 읽은 뒤 곧바로 일어서려 했으나 기자들이 잇따른 질문공세를 펴자 순순히 10여 분 동안 간단하게 답변했다. ­대사는 미국통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대사 부임이 미국을 겨냥한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대단히 재미있는 질문이다. 미국에서 오래 근무했지만 3년간 주필리핀 대사로 근무한만큼 아시아에 대해서도 많은 지식과 경험이 있다. 국가간의 중요한 문제는 양국의 공동이익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전개하느냐이다. 특히 한국과는 협력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내년 4월쯤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의 방한이 가능한가. 『정상방문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모스크바에서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방소에서 노 대통령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을 초청하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나는 그의 방한이 언제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해 시사할 만한 적절한 위치에 있지 않다』 ­소련과 북한은 오랜 우방인만큼 북한에 북한에 대해 할 수 있는 얘기의 폭도 크지 않겠는가. 『남북대화는 당사자끼리의 대화이다. 그리고 남북통일은 모두의 희망이며 동북아 및 세계평화에 기여하리라 본다. 따라서 남북대화는 감정적이고 대립적이기보다는 건설적이고 현실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무슨 문제가 논의되나. 『양국 관계발전을 위한 여러 현안 토의 못지않게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의 평화구축을 위한 전반적인 지역정세 문제도 심도있게 협의될 것으로 안다』 현재 53세인 소콜로프 대사는 모스크바국립대외관계대학을 졸업한 뒤 지난 60년 외무성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그 뒤 주로 주미 대사관에서 근무한 미국통으로 공사·정무참사관등 주요보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특히 주미 공사시절 당시 주미 대사였던 도브리닌 현 대통령 외교고문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 소련 외교가에서는 상당한 실력자로 통한다는 후문.
  • 남북총리회담 일정 확정/양측 연락관/12·13일 서울서 두차례

    남북한은 7일 하오 판문점 우리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책임연락관 접촉을 갖고 제3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하는 북측 대표단의 3박4일 동안의 서울체류 일정을 최종 합의했다. 남북 쌍방은 또 연형묵 총리를 비롯한 회담대표 7명,수행원 33명,기자단 50명 등 북측 대표단 90명의 명단과 강영훈 총리 명의로된 신변안전보장 각서를 교환했다고 남북대화 사무국이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연 총리 등 북측 대표단은 오는 11일 판문점을 통과,서울에 도착해 12,13일 이틀 동안 숙소 및 회담장인 신라호텔에서 공개 및 비공개 회담을 두 차례 갖고 14일 판문점을 통해 평양으로 돌아가게 된다. 북측 대표단은 서울체류 기간중 11일 하오 강 총리 주최 만찬에 참석하고 12일 하오 국립극장에서 90송년통일전통음악회 남북음악인 특별공연을 관람하며 KBS,한국종합전시장(KOEX) 또는 롯데월드 민속관 등을 돌아볼 예정이다. 남북 쌍방이 이날 합의한 제3차 서울회담 일정에는 연 총리의 청와대 예방은 포함되지 않았으나 노태우 대통령의 일정 등을 고려,추후 서울에서책임연락관 접촉을 통해 최종 결정짓기로 했다.
  • 퇴임 이일규대법원장에 훈장

    노태우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오는 15일로 정년퇴임하는 이일규 대법원장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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