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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씨 출두 경비 「007 작전」 방불

    ◎3천명 동원… 도심·길가 2∼3중 경계/대검청사 도착까지 20분간 극비진행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과정을 책임진 경찰의 경비작전은 첩보영화 「007 작전」을 방불하게 했다.전직대통령의 검찰소환이 헌정사상 처음인데다 노씨에 대한 민심이 극도로 악화돼 만일의 사태가 일어날 것에 대비,노씨의 「검찰청 가는 길」이 서초동 대검청사앞 도착때까지 극비에 부쳐졌다. 또한 노씨 승용차 앞뒤에 청와대경호팀 차량이 배치되고 도심과 길가에도 정·사복 경찰을 배치,2중3중의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이날 노씨의 「검찰출두 특별경비」에 동원된 경찰인력은 모두 25개 중대 3천여명.서울지방경찰청의 총지휘 아래 노씨의 연희동 집주변에 7개 중대 8백여명을 비롯,대검청사와 주변외곽에 9개 중대 1천여명,도심타격대 4개 중대,연도경비 5개 중대 등 모두 3천여명이 이른 새벽부터 배치돼 돌발사태에 대비했다. 그러나 경찰은 주변경비만을 책임졌고 연희동에서 대검청사까지 이르는 15㎞구간의 근접경호는 노씨 퇴임이후 청와대에서 파견된 경호원 25명이 맡았다.이들은 노씨의 검찰출두가 확정된 직후부터 전례없는 「행사」를 무사히 치르기 위해 치밀한 작전을 세우고 가상 도상훈련까지 마쳤다. 이같은 사전 훈련의 진가는 출발때부터 유감없이 나타났다.노씨가 상오 9시24분 경호차량 2대의 호위를 받으며 연희동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경찰은 노씨의 출두과정을 생중계하려던 방송사 취재진들을 교묘히 따돌렸다. 경찰청 앞길에서는 예기치못한 신호대기에 걸리자 경호차량에 동승했던 경찰간부가 무전으로 연락,신호를 파란불로 바꾸는 기민한 경호작전을 펼쳤다. 이처럼 예상보다 신속한 차량이동에 성공함으로써 노씨는 출발한지 20여분만인 상오 9시45분쯤 대검청사에 무사히 도착했다.검찰청사 앞에서도 과거 5공비리 수사때 전경환 당시 새마을운동 중앙본부 회장이 흥분한 시민에게 뺨을 맞았던 일과 같은 불미스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20분동안의 극비 호송작전에 노씨 일행의 뒤를 따를 수 있었던 언론사 차량은 당초 동원됐던 1백여대 가운데 겨우 2∼3대에 지나지 않았다.
  • 노태우씨 비리조사­중수부장 문답

    ◎“재산 해외은닉 여부 등 질문 추가”/수사 예정대로 진행… 변호인 입회 안해/진술조서 작성… 서명날인 받을 계획 안강민 대검중수부장은 1일 하오3시쯤 중수부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한 조사상황 등과 관련,『수사는 예정대로 잘 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다음은 안중수부장과의 일문일답.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그러나 수사내용은 잘 모르겠다. ­질문에 대해 부인·인정을 하고 있나. ▲내가 안들어 모르겠다.방송에서 내가 CC­TV로 수사내용을 보고 있다는 데 사실과 다르다.수사하는 사람에게 부담을 주기 때문에 앞으로도 보지않을 생각이다. ­중간 보고는 언제 받았나. ▲조금전에 받았다.수사진행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묻고 몇가지 추가질문을 주문했다.검사 2명(문영호 과장·김진태 검사)이 수사를 하며 입회계장이 컴퓨터를 치고 있다. ­추가신문할 내용은 구체적으로 뭔가. ▲언론에 보도된 의혹 등 몇가지다.부동산 보유설에 대한 것은 포함되지 않았다.「해외로 빼돌린 재산이 있느냐」「친·인척 등의 이름으로 숨긴 재산이 있느냐」는 것 등이다. ­신문에 잘 대답하는 편인가. ▲모르겠다(웃음).정상적으로 되고 있다. ­문답이 된다는 말인가. ▲문답이 된다. ­신문에 변호인이 입회했었나. ▲변호인 입회는 없었다.김유후변호사는 돌아갔다.박영훈비서관과 최석립전 경호실장은 10층의 다른방에 있다. ­빨리 돌아가느냐. ▲문답이 많아 어느 정도로 진행되는가에 따라 다르다. ­노전대통령이 조사에 앞서 안부장과 만났을 때 『나는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입니다.나라의 장래를 생각하고 조사에 임하겠습니다』고 했다는 데 대선자금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하지 않겠다는 뜻인가. ▲해석은 적당히 해달라. ­신문은 누가 주로했나. ▲상오에는 문과장이 주로했고 김검사는 옆방에 있거나 했다. ­점심은 어떻게 했나. ▲노전대통령은 조사실에서 김검사와 함께 했다.노전대통령은 외부에서 사온 일식 도시락같은 것으로 했고 김검사 식사는 구내식당에서 올려보냈다.노대통령은 조금 남긴 것으로 알고있다. ­수사가 제대로 진행됐다고 했는데 언제쯤 끝나나. ▲글쎄 상당히 걸릴 것이다. ­지금 작성하는 것이 진술조서인가. ▲그렇다.서명날인을 할 것이다. ­수사를 끝낸 뒤에는 수사내용을 공개할 것인가. ▲그때봐서 얘기하자. ◎노씨­안 중수부장 대화내용/혼란 해소시킬수 있게 수사 협조를­안 부장/나라 장래 생각하고 조사 응하겠다­노씨 노태우 전대통령은 1일 조사를 받기에 앞서 이날 상오 9시47분부터 10시까지 13분동안 대검청사 7층 안강민 중수부장실에 먼저 안내돼 안중수부장과 대추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눴다. 다음은 안부장이 전한 대화내용. ▲노전대통령=내문제로 여러분께 괴로움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안중수부장=고생이 많겠습니다. ▲노=(밖을 쳐다보며)헬기소리가 시끄러워 일하는데 방해가 되겠습니다. ▲안=신문사 헬긴데 곧 떠나겠죠. ▲노=새청사는 환경이 좋은데 일하는 기분이 어떻습니까. ▲안=서소문 있을 때보다 공기가 훨씬 좋아졌습니다. ▲노=이 청사는 내재임중 대법원과 함께 착공한 건물인데 이곳에서 내가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안=…(대답을 하지않았다고) ▲노=내가 말이죠,재임중 법조인들을 많이 중용했죠.(김유후 변호사를 가리키며)이분들에게 면목이 없게 됐습니다. ▲안=오늘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날입니다.이 일로 지금 나라가 상당히 혼란한 지경에 있는데 나라를 위해서 혼란을 해소시킬 수 있도록 깊이 생각해서 조사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노=그쪽(검찰을 지칭한듯)은 그쪽대로 입장이 있겠죠.나는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입니다.나라의 장래를 생각하고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 돈준 기업 선별 세무조사

    국세청은 노태우 전대통령에게 돈을 제공했거나 비자금을 관리해주는등 불법 사실이 드러난 기업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선별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그러나 (주)한보처럼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중 3백억원을 실명전환해 주는 등 불법사실이 명확히 드러난 기업들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와 함께 세무조사를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1일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관련 장부 일체가 검찰에 있어 세무조사를 따로 실시하기 어렵고 검찰수사와 세무조사를 함께 실시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라면서 『그러나 한보등 위법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기업의 경우 현재 검찰에 지원나가 있는 국세청 직원들이 주축이 돼 검찰수사와 세무조사를 동시에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또 검찰 수사결과를 보완하는 식의 선별적인 세무조사도 실시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세청의 또 다른 관계자는 돈 준 기업들에 대한 세무조사와 관련,『이들 기업들에 대한 전면적인 세무조사 보다는 검찰수사 과정에서 확인된탈세액을 추징하는 선에서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노씨 계좌 유무 “스위스에 조사요청 용의”/공 외무 국회답변

    ◎노소영씨 부부 미수사 자료도/안 법무 “돈준 기업명단 선별공개” 이홍구 국무총리는 1일 전직대통령 예우법 개정과 관련,『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상황을 볼 때 개정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총리는 이날 국회 예결위 답변에서 『전직대통령예우법을 제정할 때만 해도 지금과 같은 상황은 예상치 못했다』고 말하고 『노전대통령의 사법처리문제가 매듭지어지는 대로 국민여론등을 감안,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공로명 외무부장관은 노전대통령의 스위스은행 비자금계좌 조사와 관련,『사법당국이 요청하면 외교경로를 통해 스위스 당국에 수사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공장관은 또 미국에서의 노소영씨 부부 외화밀반입 사건에 대해서도 『사법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미국 수사당국에 관련자료를 넘겨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우만 법무부장관은 예결위 답변에서 『노태우씨에게 돈을 건네준 기업의 명단은 범죄유무에 따라 공개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선별적인 명단공개를 시사했다. ◎스위스은 계좌조사 사전 준비 본격화/주스위스대사관 【베를린 연합】 노태우 전대통령의 불법자금 해외은닉 의혹과 관련,주스위스 대사관(대사 김해선)이 우리와 스위스 정부간의 공식접촉에 대비한 사전작업으로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현지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노씨의 계좌확인 및 예치금 환수문제와 관련,양국정부의 공식접촉은 아직 없었으나 우리측은 비공식경로를 통해 노씨의 예치금 환수가 현안으로 대두될 경우 협조의사를 전달받은 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사전준비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검찰·연희동측 율사 “기연”/김기수 검찰총장·정해창씨 호형호제

    ◎안강민 중수부장·김유후씨 대학동기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수사를 맡은 검찰과 노씨의 변호인단은 기묘한 인연으로 얽혀있다. 안우만 법무장관­김기수 검찰총장­안강민 대검중앙수사부장으로 이어지는 법무·검찰 라인은 검찰 출신을 중용했던 노전대통령의 참모를 지냈다가 이번 사건 변호인으로 나선 정해창 전 비서실장­정구영·한영석 전 민정수석­김유후 전 사정수석 등 검찰출신 변호사들과 학창·검찰 재직 시절 절친한 친구 또는 존경하고 아껴주는 선후배 사이로 지금까지 돈독한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정해창(58·고시10회)·정구영(57·고시13회)·한영석(57·〃)·김유후(54·고시15회) 변호사는 김총장(55·사시2회)·안검사장(54·사시8회)과 6공시절 검찰에서 함께 일하며 호형호제하던 사이였다. 정해창씨가 장관,정구영씨가 검찰총장을 지낼 때 김총장과 안검사장은 일선에서 중견 검사로 같이 뛰었다.이들은 같은 관서에서 상하급자로 우의를 다진 적도 많으며 특히 김총장은 법무장관까지 지냈던 정해창씨를 마음으로 따랐던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정씨는 판사출신으로 대법관을 지낸 안장관(58·고시11회)과 서울법대 동기로 지난해 「대산」이라는 변호사 사무실을 함께 열었을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안검사장과 김유후 전사정수석은 경기고·서울법대 동기생으로 절친한 친구 사이.김 전수석이 대학 3학년때인 62년 일찍 고시에 합격했으나 안검사장은 5년 뒤에야 사법시험에 붙어 출발이 늦었다. 그러나 출신지를 보면 정해창(김천)·한영석(대구)씨 등 변호인측이 주로 TK출신인 반면 안장관(울산)·김총장(부산)·안부장(부산)은 PK출신으로 대조를 이루어 이채롭다. 검찰 안팎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고 법률 이론적으로도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이들은 이제 과거의 우정과 친분 관계를 접어둔채 노전대통령의 비자금 수사를 놓고 법률적 대결을 벌일 수밖에 없는 야릇한 운명을 맞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신문 김진태 검사는 누구/한은 근무 경력… 금융비리 전문통 문영호 중수부 2과장에 이어서 노태우 전대통령을 신문한 김진태(43)검사는 각종 금융비리수사에 능력을 발휘해온 경제수사통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 사천 출신으로 서울 법대를 졸업하고 한국은행에 잠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김검사는 82년 만30세의 나이에 남들보다 늦게 사법시험에 합격,85년 광주지검 검사로 검사 생활을 시작한 늦깎이 검사이다. 그뒤 부산지검과 법무부 법무심의관실,서울지검에서 근무했던 김검사는 대검 연구관으로 자리를 옮겨 CD(양도성 예금증서)의 불법 유통 등 경제분야의 비리에 일가견을 보여 검찰 고위직에 있는 선배들의 총애를 받았다. 노씨에 대한 조사가 길어진데다 비자금의 유통과정 등에 관해 깊이 있는 신문을 하기 위해 갑작스레 신문 검사로 투입된 김검사는 이날 낮 노씨와 점심을 함께 들며 조사실의 분위기를 미리 익히기도 했다.
  • 53만원대 태광주 최고가 수성

    ◎비자금파문에 맹추격 이통 “미끄럼”/주가 격차 4만원 벌어져… 귀추 관심 태광산업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수천억원대 비자금 파문 덕택에 한국이동통신의 추격을 제치고 「황제주」자리를 지키고 있어 눈길. 지난 달 25일 장중 한때 52만3천원까지 상승,태광산업과의 격차를 7천원까지 좁히기도 했던 한국이통(이통) 주가는 선경그룹이 노씨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나머지 선경그룹 계열사 주식과 함께 곤두박질. 31일까지 태광산업이 보합권에서 머무르며 53만원을 유지하는 동안 한국이통은 30일 49만원까지 하락한 뒤 31일에야 간신히 3천원 회복하는 약세를 보여 두 주식간의 주가 격차가 벌어졌다. 이에 대해 증권 관계자들은 『정보통신 관련주 가운데 하나로 강세행진을 거듭하며 작년 말 이후 10개월여 만에 황제주 탈환을 노리던 한국이통이 노씨 비자금 파문이라는 돌부리에 걸려 고지를 눈앞에 두고 분루를 삼키게 됐다』고 한 마디씩.
  • 돈세탁 방지 법적장치 마련해야(최택만 경제평론)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이 노태우 전직대통령의 부정축재자금 세탁을 도와 주었고 한보그룹이 전직대통령 축재자금을 세탁한 뒤 인출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내에서도 돈세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법에는 돈세탁을 불법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이에따라 돈세탁에 대해서 형사처벌규정이 없다.다만 금융실명세 실시에 관한 긴급명령에 금융기관 임직원이 실지명의에 의해서 금융거래를 하지 않을 경우 5백만원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가벼운 행정적 처벌을 보강하기 위해서 은행감독원은 지난해 9월 은행임직원들이 자금세탁에 직·간접으로 관여하는 행위를 할 경우 면직 등 징계처분을 할 수 있는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지침」을 마련,은행에 시달한 바 있다.그러나 이 지침은 은행간 치열한 수신경쟁으로 인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실명제가 실시되고 있는데도 금융기관이 돈세탁을 도와주고 있다는 것이나 재벌이 세탁한 돈으로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등 문어발식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은참으로 경악스런 일이다.이런 반사회적인 범죄를 응징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돈세탁 범죄를 형사처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시중의 여론이다. 돈세탁 방지에 관한 외국의 법적사례를 보면 유럽국가들은 형법에 포함시켜 놓고 있고 일본은 「마약 및 향정신성 약품단속에 관한 법률」에 근거조항을 마련해 놓고 있다.미국·호주·홍콩 등은 아예 돈세탁금지법이라는 독립된 법률을 갖고 있다.특히 미국은 은행비밀법에 금융기관들이 액면 1만달러가 넘는 보증수표를 발급 또는 환금할 때는 거래자료를 보관하고 액면 3천달러에서 1만달러의 경우 고객신분을 파악토록 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한해 3천억달러 정도가 돈세탁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검은 돈 규모가 해마다 늘고 있는 상황에서 차세대 화폐인 전자화폐제도가 도입될 경우 돈 세탁을 밝혀내기가 더욱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한국의 경우는 이번 전직 대통령의 부정축재자금 세탁사건이후 비로소 세탁문제가 클로즈업되고 있지만 선진국은차세대 화폐의 돈세탁방지를 위한 대책을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도 비단 이번 사건의 대책차원에서 돈세탁방지 대책을 논의할 게 아니라 향후 국제간의 돈세탁 방지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차원에서 그 대책을 진지하게 검토하기 바란다.물론 일각에서는 미국과 같이 돈세탁방지법이나 은행비밀법을 제정,은행원들에게 고객의 신분을 파악토록 의무를 부과할 경우 음해성 투서가 난무할 우려가 있어 법제정을 선뜻 추진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돈세탁을 법률적으로 규제하지 않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을 담지 못한다」는 속언과 무엇이 다른가.또 금융실명제 조기정착을 위해 돈세탁특별법이나 은행비밀법 제정이 어렵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다.실명제 정착을 이유로 은행원의 차명알선 등 돈세탁을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은 명실상부한 금융실명제의 정착이 아닌 형식상의 정착을 유도하겠다는 의미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적인 마약범죄단들이 한국을 마약밀매 중개지역으로 이용하면서 국내에서돈세탁을 하려는 움직임마저 있다고 한다.돈세탁문제는 국내의 비자금척결 뿐아니라 국제간의 범죄근절에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차원에서 연구되고 검토되어야 할 문제로 생각된다.미국과 같이 독립법제정이나 은행비밀법제정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형법에라도 돈세탁 처벌규정을 신설할 것을 촉구한다.돈세탁은 어떤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근절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현재 선진국은 돈 세탁 문제에서 한 걸음 뛰어넘어 무역과 부정부패를 연계시킬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국가간의 공정거래에 악영향을 주는 부정·부패문제를 다자간 이슈로 부각시킬 것을 검토하고 있다.이른바 반부정부패(ANTI­CORRUPTION)라운드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각종 금융상품을 이용한 돈세탁문제 뿐아니라 국제적인 관행이나 규범에 어긋나는 제도와 규범 및 법률을 하루 빨리 개선하는 것이 선진국과 마찰을 사전에 예방하는 처방이자 선진국경제권으로 다가서는 길이다.
  • 개혁신당 발기인 대회/준비위원장 장을병·홍성우씨

    「3김 구도」 청산을 표방하는 개혁신당은 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1천6백명의 발기인이 참석한 가운데 창당 발기인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창당작업에 들어갔다. 개혁신당은 이날 대회에서 장을병·홍성우 창당주비위원장을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장기표·성유보·장신규·오현주씨 등 4명을 부위원장으로,서경석씨를 사무총장으로 뽑았다. 신당은 이어 민주당과의 통합을 전제로 한 통합추진위(위원장 장기표)와 노태우씨의 비자금사건 등 정치권의 부패와 정격유착을 뿌리뽑기 위한 부패정치척결 특별위원회(위원장 홍성우)를 구성했다. 신당은 창당발기 선언문에서 『망국적인 지역할거주의를 극복하고 지역 및 계층간 갈등을 조정하는 국민통합정당과 맹주정치를 지양하는 과학적 정책정당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당투표식 비례대표제와 ▲중대선거구제 ▲정당 국고보조금의 축소 ▲지역차별 및 지역패권적 정책 타파 ▲당원의 직접투표에 의한 대통령후보 경선 등 10대 정치개혁안을 채택했다.
  • 회사채 수익률 12%대 붕괴/21개월만에

    ◎연 11.95%… 금리 하락세 지속/CD·콜금리도 함께 떨어져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에도 불구하고 자금시장의 안정세가 지속되며 3년 만기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이 약 21개월만에 12% 선 아래로 떨어졌다. 1일 채권시장에서 형성된 회사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08%포인트 내린 연 11.95%로 지난 94년 2월15일(연 11.9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91일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의 유통수익률도 연 11.95%로 전날보다 0.07%포인트 떨어졌다.투금사간의 하루짜리 콜금리 역시 연 11.47%로 전날보다 0.38%포인트 내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자금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당분간 기업의 특별한 자금수요도 없을 것으로 예상돼 기관들이 채권운용 물량을 늘리고 있다』며 『물가안정과 내년도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이달에도 금리의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 짧은 노출 긴 여운/노주석 사회부 기자(현장)

    ◎검찰출두 노씨 언론공개 40초뿐 노태우 전 대통령이 「피의자반 참고인반」이라는 육법전서에도 없는 묘한 신분으로 서초동 대검청사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한마디를 남긴채 조사실로 향한 노전대통령은 더 할 말이 없는 고개숙인 남자였다. 노전대통령이 불려온 대검청사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재직중 통일후를 대비해 잘 지으라며 후한 예산을 배정해 준 곳이다.이 곳에 자신이 조사를 받으러 오리라곤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다. 이날 전세계의 20여개의 유력 외신과 국내취재진 등 3백여명이 노전대통령의 검찰소환을 보기 위해 몰렸다. 국내언론이 전직대통령의 비리혐의 소환이라는 전대미문의 뉴스를 취재하기 위해서라면 외신은 5천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주머니에 챙긴 「인간불가사리」의 모습을 자국국민에게 생생하게 전해 주기 위해 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 노전대통령이 소환된 대검찰청 주변에는 조사를 받으러 온 「한」사람(1인)을 위한 조치라곤 믿어지지 않을 만큼 이례적인 일들이 일어났다. 보도진과검찰은 노전대통령의 소환을 앞두고 취재준칙이라는 유례없는 합의문까지 마련하는 소동을 벌였다.소환도중 머리가 찢긴 정주영현대그룹 명예회장이나 한 시민에게 뺨을 얻어 맞은 전경환전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장 등의 불상사가 재발될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검청사 현관앞과 로비내부 등 2곳에 포토라인이 설치돼 취재 및 사진기자의 접근이 제한된 것은 물론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검찰청사 본관내부로의 외부인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검찰은 한술 더 떠 민원인을 포함,일부 외신기자들과 국내 지방지·잡지사의 기자출입을 청사 정문에서부터 막는 과잉조치를 취해기도 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검찰의 몸조심과 국제적 망신을 방지하기 위한 국내 언론의 묵시적 협조가 낳은 결과였다. 2대의 헬기를 동원한 초유의 방송생중계까지 이어진 언론의 소동에도 불구하고 검찰에 소환된 노전대통령이 국민에게 노출된 시간은 소환때 40초를 포함,1분도 채못된것 같다. 세계적 뉴스거리를 찾아 이곳까지 찾아와 온종일 추운 날씨에 떨었던 한외신기자는 노전대통령이 귀가한 뒤 『오늘 이곳에 불려온 사람이 「전」대통령이 틀림없느냐』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 노태우씨 비리 조사­정치권의 반응

    ◎청와대­“정치권 전제 정화 계기로”/민자당­현상황 위기규정… 파문 조기수습 부심/야3당­“야합수사” 경계속 대선자금 공개 촉구 ▷청와대◁ 청와대는 1일 헌정사상 초유의 전직대통령 검찰출두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신중히 상황전개를 지켜보는 분위기였다. ○구체적 언급은 자제 한 고위관계자는 『한마디로 불행한 일이다.법대로 엄정히 처리할 것』이라고만 말하고 더이상 구체적 언급을 자제했다. 다른 관계자는 『검찰수사를 지켜볼 뿐』이라면서도 청와대측은 이번 사태가 정치권 전체의 정화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그는 노태우씨와 그 부정축재에 직접 연관된 인사에 대한 조사와 사법처리는 엄정히 하겠지만 다른 사안에까지 수사를 확대,정치권에 대대적인 제2의 사정 한파가 몰아치는 일은 없을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또 관련 기업인에 대한 사법처리 강도도 노씨에 대한 것보다는 약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비서관들은 기자들의 끈질긴 질문에도 『검찰 고유권한에 대해 청와대가 나서 이러쿵저러쿵 하는것은 모양이 좋지않다』면서 입조심을 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이날 상오 청와대에서 나웅배 통일부총리로부터 주례보고를 받은데 이어 TV방송을 통해 노씨 검찰출두 상황을 잠깐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으며 하오 늦게 한승수 비서실장·김영수 민정수석 등으로부터 검찰수사 진행상황을 보고받았다. 김대통령은 노씨의 부정축재사건에 대해,검찰이 성역없이 한점 의혹도 없도록 철저히 조사하는 일만 남은만큼 청와대 수석들은 국정현안 처리에 주력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낮 청와대에서 한승수비서실장·이원종정무수석등과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노씨 사건도 사건이지만 국정운영을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만큼 모두 심기일전의 자세로 국정현안 처리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민자당◁ 3년전만 해도 당총재였던 노태우씨가 검찰에 출두하자 「어차피 거쳐야 할 관문」으로 예견했음에도 불구,충격을 받은모습을 감추지 못했다.특히 내년 총선을 위해서도 이번 파문이 하루 빨리 매듭지어져야 한다는 절박감 속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윤환 대표위원은 이날 당무회의에서 『정치권 전체가 국민의 불신을 벗어날 묘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현 상황을 「위기」로 규정한뒤 『국민의 허탈한 마음을 회복시킬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김대표는 『이번 파문으로 모두가 충격받고 큰 혼란을 겪었지만 내년 총선이 불과 5개월 남았다』고 전제,『마음을 추스르고 냉정을 되찾아 당당히 해 나가야 한다』고 분발을 당부했다. ○의연하게 대처하자 강삼재 사무총장은 월례조회에서 『한때 우리당의 총재였고 일국의 대통령이었던 분이 부정축재를 한 데 대해 국민과 더불어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이같은 불행은 더이상 없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강총장은 『성역 없는 수사로 한점 의혹 없이 진실을 규명해 나갈 것』이라면서 『당당하고 의연하게 대처해 정치개혁과 깨끗한 정치를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국민회의◁ 이날 김대중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지도위원회의를 열고 『노씨가 진실을 밝히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려 하면 국민들의 거센 저항을 받을 것』이라면서 『국민에게 마지막 봉사하는 자세로 김영삼대통령의 대선자금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모든 수단 동원 투쟁 또 『노씨의 검찰소환이 현정권과의 「야합수사」로 끝날 우려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김대통령의 대선자금 내역을 밝히지 않으면 국정조사권,국회청문회,특별검사제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국회에서 당무회의를 열고 노씨의 부정축재 전모와 92년 여야후보에게 지원한 대선자금을 낱낱이 고백하라고 촉구했다. ○정치적 절충 없어야 민주당은 『노씨를 조사함에 있어 어떠한 정치적 절충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검찰의 공정수사를 촉구한 뒤 『검찰은 노씨의 비자금이 부정축재한 범죄자금인 만큼 당시 김영삼·김대중후보와 김종필씨 등에게 흘러간 돈도 부정비리자금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는 비극적 상황에 정치권이 자성해야 한다』면서 『적당히 덮어주거나 봐주는 식의 수사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봐주기식 수사 불용 김종필 총재는 중앙사무처 월례조회에서 『이번 파문은 불행한 일이지만 바람직한 정치를 위해 하나의 전환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비자금 수사 일지 ▲8·1=서석재전총무처장관 전직대통령 4천억원 비자금보유설 첫 발설.검찰은 「낭설」이라고 수사종결. ▲10·19=박계동 의원,노태우 전대통령이 정치자금 4천억원을 시중은행에 분산 예치했다고 주장,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 입금된 3백억원 중 1백억원 차명계좌 잔고조회표를 증거물로 제시. ▲10·20∼21=대검중수부 명의대리인인 하범수·종욱부자,이우근 전신한은행 서소문지점장 등 6명 소환조사. ▲10·22=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 자진출두,신한은행 3백억원은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이라고 시인. ▲10·24∼25=이태진 전청와대 경호실 경리과장 소환. ▲10·27=노전대통령,5천억비자금 조성해 1천7백억원 남았다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성명 발표. ▲10·30=연희동측 소명제료 제출.안영모 전동화은행장 소환조사. ▲10·31=검찰,노전대통령측에 소환통보. ▲11·1=노전대통령,상오 9시45분 검찰출두.1차 조사 뒤 귀가.
  • 비자금 파문 중기 자금난 급속 악화

    ◎은행 신용대출 꺼리고 사채시장도 급랭/연말 자금수요 앞두고 부도 즐듯/기협,내주 정부에 「특단조치」 건의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파문이 중소기업들에게도 한파를 몰고 왔다. 신한은행과 제일·상업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비자금에 연루되면서 금융권들이 대출 업무 등에 몸을 사리고 있어 만성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중소기업들이 어음할인을 위해 주로 이용하는 사채시장도 비자금 한파로 거액 전주들이 대부분 모습을 감춰 중소기업들의 자금유통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자금수요가 급격히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연말까지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최근 줄을 잇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부도가 확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이에따라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는 빠르면 다음주 초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특단 조치」를 요구하는 대정부 건의문을 제출할 방침이다.이를 위해 현재 3백여개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비자금 사태를 전후로 한 「중기 자금 조달 사정」을 파악하는 등 전반적인 경영조사에착수했다. 기협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외부자금 조달의 70%가 은행』이라며 『검찰수사가 확대되면 은행들이 위험기업에 대한 대출을 회피할 것으로 예상돼 그렇지 않아도 담보부족으로 신용대출에 의존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은행돈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중소기업 자금의 30%가 사채시장에서 조달되고 있는데 비자금 파동으로 자금이 안돌아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더욱 심각한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이 최근 기협중앙회를 도와 설립한 할인전담사 기협 파이낸스도 연말에 가야 영업을 시작하는데다 영업규모도 작아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줄 형편이 못되고 있다. 기협중앙회가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사채를 이용하는 중소기업의 66%가 종업원 20인미만의 영세기업이고 이들 기업의 사채 용도는 기업경영에 필수적인 운전자금이 대부분으로 조사됐다.따라서 사채시장 경색은 특히 독립 영세중소기업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9월말까지 집계한 결과,부도업체수가 1만개가 넘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3%나 늘었고 영업일수 기준으로 하루평균 부도업체수는 46.74개에 달해 한국은행이 부도를 집계한 86년 이후 최고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윤한기 팔기회 사무국장은 『대기업들과 거래하는 하청업체들은 그래도 자금사정이 괜찮지만 중소기업 간 유통되는 어음할인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주로 연말에 당좌거래 청산 등 자금수요가 줄을 잇고 있는데 지금처럼 자금유통이 안될 경우 부도기업이 급증할 것이 확실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H사(부천소재)의 Y사장은 『비싼 이자를 감수하며 이용하던 사채시장도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어 연말 자금수요를 감안해 더 높은 이자를 물더라도 악성사채를 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 노태우씨 비리 조사­검찰수사 주변

    ◎불밝힌 대검청사… 새벽까지 신경전/보도진 질문 받자 “국민에게 죄송” 고개 떨궈/“비리 드러나 조사받는 노씨는 피의자” 중론 1일 건국 이후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된 노태우 전대통령은 검찰의 신문에 『기억이 안 난다』는 등 비자금 조성 경위를 추궁하는 검찰 조사에 비협조적이어서 당초의 예상 시간을 훨씬 넘겨 2일 새벽까지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출두·조사과정 ▷조사과정◁ 안강민 중수부장은 『해외 재산 도피 및 부인과 자녀,처남,동서 등 친인척들의 비자금 조성 개입여부와 부동산이 친인척 명의로 은닉돼 있는 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다 보니 신문할 부분이 늘어나 수사 검사들에게 수시로 추가 신문사항을 전달했다』면서 『장시간에 걸쳐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조사가 진행됐으며 상당부분 구체적인 신문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특히 6공 당시 차세대 전투기사업(KFP)과 관련,기종이 F­18에서 F­16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가 건네져 스위스은행에 예치했다는 등 지금까지 제기돼온 재산 해외도피 의혹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정수수사기획관은 이날 하오 11시 30분쯤 대검 기자실로 전화를 걸어 『노 전대통령이 기업체로부터 비자금을 받은 경위와 관련해 사안에 따라 「모르겠다」,「말 못하겠다」,「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밝혀 비자금 조성 경위를 캐는데 어려움이 있음을 시사. 그는 『일부 언론을 빼고는 검찰의 조사에 대해 노 전대통령이 비자금을 건네 받은 기업을 거명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 노씨가 비리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하며 수사팀과 신경전을 벌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법조 관계자는 『노씨가 마지막 버티기 작전을 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해석. ▷중수부장실◁ 노씨는 9시47분쯤부터 7층 중수부장실에서 안중수부장과 13분가량 간단히 담소. 자리는 창문을 등지고 안중수부장과 이정수 수사기획관이 자리를 잡았고,노씨와 김유후 변호사가 각각 안부장과 이수사기획관을 마주보고 앉은채 얘기를 나눴다. 상석에 노씨가 앉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안중수부장은 『내가 상석에 앉을 것을 권한 적은 없다』고 말해 노씨가 검찰에 소환당한 입장임을 고려,스스로 상석에 앉지않은 듯. ▷출두◁ 노씨는 청와대 경호실 소속 직원들이 탄 슈퍼살롱 승용차 2대로 앞뒤에서 호위를 받으며 대검청사 정문을 곧장 지나 예정보다 15분 이른 상오9시45분쯤 수백명의 보도진이 에워싼 청사 현관에 도착. ○중수부장실로 직행 감청색 싱글차림에 화려한 꽃무늬 넥타이를 맨 노씨는 서울 2프 2979 검은색 뉴그랜저 승용차 뒷좌석에 최석립전경호실장과 나란히 앉아있다가 대기하던 경호원이 잠깐 주위를 살핀뒤 문을 열어주자 마지막으로 승용차에서 내렸다. 굳고 상기된 표정의 노씨는 승용차에서 내리자마자 조사를 받게될 15층짜리 대검청사를 한차례 힐끗 올려다본 뒤 만감이 교차하는듯 잠시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그는 사전에 약속했던 것과는 달리 「포토라인」에서 사진 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해주지 않는 것은 물론 취재진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아랑곳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노씨는 윤주천대검사무국장과 민병인총무과장의 안내로청사 현관을 통과한 뒤 「대선 자금을 공개하느냐」「기업인 명단을 밝힐 것이냐」는 등 쏟아지는 질문을 무시한채 곧바로 엘리베이터쪽으로 걸어가려다 「딱 한말씀이라도 하시죠」「현재의 심정을 말씀하시죠」라는 질문이 동시에 터져 나오자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라는 단 한마디만 한채 7층 중수부장실로 직행. ▷연희동 출발 및 이동◁ 상오 9시24분쯤 연희동 집을 나선 노씨는 서울 2프 2979호 검정색 뉴그랜저 승용차 뒷좌석에 최전경호실장과 함께 승차. 노씨 일행은 혹시 있을 수도 있는 시민과의 마찰이나 취재진의 추적을 피해 당초 예상과는 달리 연희동 뒷길을 통해 서대문 홍연교∼서대문구청∼화장터길∼무악재∼서대문∼서울역∼남영동∼용산역∼중경고∼잠수교를 거쳐 잠원로터리를 통과,대검청사로 직행. 이날 코스 선정은 신호기 조작 등을 위해 선도차량에 경호팀과 합승한 경찰간부에 의해 즉석에서 결정돼 무전을 통해 이뤄졌다는 후문. ▷경비◁ 아침기온이 0도 가까이 떨어진 쌀쌀한 날씨 속에 검찰청 주변에는 새벽부터 경찰병력 5개중대 6백여명이 배치돼 기습시위 등에 대비해 삼엄한 경비를 펴는 한편 청사 정문에서는 검찰청 방호원들이 출입차량과 인원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 상오9시24분쯤 노씨가 연희동 자택을 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검청사 정문에는 경비 병력이 대폭 증강됐으며,이어 노씨의 차량 행렬이 정문을 통과하자 경비 병력들을 청사 외곽에 분산배치돼,만일의 사태에 대비. ▷연희동 주변◁ 주민 1백여명은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않고 상오8시쯤부터 노씨집 입구 골목길과 인근 도로변에 나와 삼삼오오 모여 한결 같이 노씨의 부정축재를 성토하며 구속수사를 촉구.김지덕(31·D성업건설이사)씨는 『전직 대통령이 살고 있는 동네라 자부심도 있었는데 지금은 창피하다』며 『대도와 이웃해 살고 있었다니 그동안 연희동일대 경비 의경들이 누구를 지킨 것인지 모르겠다』고 허탈한 표정. ○최·전 전대통령 출타 ▷전두환·최규하 전대통령 표정◁ 노 전대통령 집에서 맞은 편으로 6백m쯤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는 전 전대통령은 생방송이 시작되기 직전인 상오 9시쯤 부인 이순자 여사와 수행원 3명을 대동하고 집을 나섰다. 한 측근은 『한때 소원할 때도 있었으나 몇십년을 가깝게 지내온 노 전대통령이 소환되는 오늘의 현실을 달가워 할 리가 있겠느냐』면서 『원래 과묵하지만 오늘 표정은 더욱 무거운 느낌이었다』고 전언. 평소 바깥 출입이 많지 않은 최규하 전대통령 역시 이날 일찍 마포구 서교동 자택을 나선 것으로 알려져 언론의 취재를 피해 집을 비운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무성. ◎이례적 관행/노씨,연희동서 사온 도시락으로 점심/CNN 등 세계유력 언론들 위성방송 노씨의 검찰소환은 헌정사상 처음인 만큼 이례적인 일들이 속출했다.전직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소환자에 대한 검찰의 관행이 맞부딪쳐 곳곳에서 「관행파괴」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점심식사◁ 지금까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 피의자 및 참고인들은 한결 같이 구내식당이나 인근 음식점에서 배달해 온 중국음식이나 설렁탕·된장찌개등 간단한 식사로 끼니를 때웠다.노씨는 연희동측에서 직접 사온 일식도시락을 들었다.구내식당의 간부용 점심식사가 제공될 것이라던 당초의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다. 김기수 총장,안강민 중수부장등 대검수뇌부는 이날 평소대로 별관3층 간부식당에서 「조촐하게」 점심을 먹었다. ▷취재준칙◁ 검찰사상 처음으로 「언론보도 준칙」과 「포토라인」이 등장했다.청사안을 취재할 수 있는 인원과 시간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이날 취재준칙은 만일의 불상사를 막기 위해 취재기자단·사진기자단 및 TV생중계팀과 검찰측등 4자가 자율적으로 정했다. 그러나 노씨가 검찰에 도착하자마자 사복경찰들이 통제하는 「저지선」으로 바뀌었다.준칙과 포토라인은 『예우를 포기하고 사진촬영에 응하겠다』는 노씨측의 처음 입장을 전제로 한 것이었으나 노씨가 인터뷰 및 사진촬영을 위한 시간을 주지않고 곧바로 엘리베이터안으로 사라짐으로써 본래의 취지가 퇴색해 버렸다. ▷소환장면 생중계◁ 이날 서초동 대검청사 상공에는 노씨의 소환장면을 생중계하기 위해 방송사 헬기 2대가 등장,이웃 주민들을어리둥절하게 했다.소환조사를 취재하기 위해 헬기가 등장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또 각 방송사마다 청사내 화단에 임시 가옥을 급조,중계석을 만드는 등 유례없는 보도전쟁을 벌여 상오내내 국민의 시선을 붙잡았다. 이밖에 CNN,NHK등 세계의 유력언론사 20여개가 이날 취재경쟁에 합세,위성방송한 것도 보기드문 일이었다.
  • 돈준 기업 얼마나 밝혀질까/수표 대부분 3단계이상 세탁후 입금

    ◎노씨 진술 없으면 추적 거의 어려울듯 노태우 전대통령이 1일 검찰에 소환됨에 따라 노씨가 지난 달 27일 대 국민 사과를 통해 비자금 조성 전액이라고 밝힌 5천억원과 「통치자금」으로 쓴 3천2백여억원의 사용처가 드러날 지 관심을 모은다. 노씨가 사용 잔액이라고 말한 1천8백57억원의 잔고 원장은 검찰에 이미 제출돼 있다.잔액에 대한 확인작업은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비자금 조성과정과 사용처는 앞으로 검찰이 노씨 등의 진술을 토대로 입증해야 할 부분이다.또 이 부분이 확인돼야만 눈덩이처럼 커지는 노씨관련 비자금 의혹이 다소나마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검찰이 노씨를 소환하기에 앞서 작성한 70여개의 신문 문항도 바로 이 부분을 캐는 데 집중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조성액과 사용처가 밝혀져야만 노씨에 대한 적용법규도 정치자금법 외에 특가법상의 뇌물수수죄를 적용할 수 있음은 물론 관련 기업에 대한 단죄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정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노씨의 대 국민 사과문이나 그 후의 연희동측 반응 등을 종합할 때 노씨가 비자금 조성과정이나 사용처에 대해 모두 밝힐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고 『노씨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거부할 경우 계좌추적에 의존할 수 밖에 없으나 국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정도로 밝혀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신한은행에 입금된 수표가 사채시장에서 세탁된 수표와 바꿔치기돼 예치됐듯이 돈을 건네주는 기업이 1차로 세탁을 한 뒤 여러 금융기관을 통해 2차로 세탁하는 과정을 거쳐 전달하며,받은 측에서도 이를 다시 세탁을 하는 등 3단계의 돈세탁이 동원된다』며 『이 정도로 「강력한 세탁기」가 동원되면 추적이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새정부 출범 이후 불어닥친 사정한파 때에도 세탁과정을 거치지 않은 수표를 자기계좌에 그대로 입금시킨 일부 「순진한」 군 고위 관계자들만 수표추적으로 꼬리를 잡혔을 뿐 대부분의 비리관련자는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자백으로 물증이 포착됐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93년 율곡사업 비리수사 당시 L 전 국방장관에게 전달된 D그룹의 뇌물도 계좌추적에서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유사한 수표번호가 입금된 모기관의 한 인사를 신문한 끝에 D그룹에서 발행된 수표임을 확인,D그룹 관계자를의 확인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또 지난 6월 이형구 전노동부장관이 구속됐을 당시 뇌물을 건네준 대기업 총수들과 사장들이 사법처리되자 『그렇게 완벽하게 세탁해 줬는데 이씨가 먼저 불어 버리는 바람에 우리 회장님이 전과자가 됐다』며 관련 회사의 한 임원이 불만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사정당국의 또 다른 관계자는 『노씨의 소환에 앞서 뇌물을 건네준 혐의가 있는 기업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이번 사건관련 기업의 사법처리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며 『노씨의 진술내용에 따라 사법처리 대상기업이 정해진다고 봐야 한다』고 단언했다. ◎「비자금 파동」 기업들 명암교차/LG·쌍용·기아·한화­명/선경·동방유량·한보­암/삼성·대우·동아·거평회장은 해외체류/“사업상 출국” 설명불구 우연은 아닌듯 「노태우 한파속에 회장님은 해외출장 중­」 노태우 전 대통령이 1일 검찰에 출두,재계에 비자금 파문의 불똥이 튈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가운데 각 그룹간에 비자금 파동의 「명암」이 엇갈린다.더군다나 그룹 총수가 해외출장 중인 삼성그룹 등은 연일 대책회의를 갖고,있을지도 모르는 회장소환에 대비하는 등 난기류에 휩싸여 있다. 6공 때 노씨에게 돈을 준 그룹들은 50여개나 된다.따라서 노씨의 비자금을 세탁했거나 특혜를 바라고 돈을 준 것으로 소문난 그룹들은 초조하다.반면 성금이나 떡값차원에서 단순히 성의표시한 그룹들은 특별히 조사를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자금 파문을 「강 건너 불구경」식으로 보는 주요 그룹으로는 LG·쌍용·기아·한화그룹들이 꼽힌다.LG는 5대그룹 중 유일하다.이들 그룹들은 리베이트와 관련된 건설이나 중공업 분야의 비중이 적거나,6공때의 로비와는 상대적으로 관계가 없는 편이기 때문이다. 가장 속타는 주요그룹으로는 선경이 꼽힌다.노 전대통령과 최종현 그룹회장이 사돈간이라는 이유로 선경에서 노 전대통령 자금을 쓰고 관리했다는 소문이 계속 흘러나오는 탓이다.역시 속타는 동방유량은 1일 직원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맡은 업무에 충실해 달라』는 내용의 교육을 했다. 곧 검찰에 소환될 것으로 보이는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은 이 날도 평소처럼 상오 8시 서울 대치동의 본사에 출근,담담하게 TV를 통해 노 전대통령의 소환을 지켜봤다는 게 한보 관계자의 전언이다. 현재 이건희 삼성·김우중 대우·최종현 선경·최원석 동아·나승렬 거평그룹 회장은 국내에 없다.이들은 대부분 비자금 파문이 일기 전부터 사업상의 이유로 출국했지만 「우연」으로 보기에는 해외출장 시점이 묘하게 겹쳐 「오해」를 사고 있다.그룹 총수들은 그동안 대통령 선거나 총선 등 「부담스런」 일을 앞두고 해외로 나갔던 전례가 많았다. 이회장은 영국 윈야드의 전자 복합단지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달 11일 출국한 뒤 독일을 거쳐 지난 주 말부터 일본에서 머무르고 있다.이번 주중 귀국할 예정이나 확실하지 않다. 김회장은 지난 달 23일 출국해 미국과 영국 폴란드를 거쳐 현재는 중국에 머물러 있다.최종현 회장은 김영삼 대통령을 수행해 캐나다를 거쳐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두 회장은 2일 모두 귀국한다. 최원석 회장은 리비아의 대수로 공사를 점검하기 위해 지난 달 20일 출국,이번 주 귀국한다.나회장은 지난 달 28일 독일에서 전지 훈련 중인 스케이팅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출국했으며,3일 귀국한다. 한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92년 말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구속되기 직전 외유했고 「귀국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돌아왔으나 구속되는 아픔을 겪었다.재벌총수들의 귀국이 유동적인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 노태우씨 비리 조사­국회상임위 추궁

    ◎“국가 사활 걸렸다” 철저수사 촉구/검찰이 노씨에 면죄부 줄까 우려­여의원/스위스은 비밀계좌 조사 요청을­야의원 국회는 1일 법사·재정경제·통일외무·국방위 등 7개 상임위와 예결위를 열어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과 6공 비리의혹 전반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의 노전대통령 소환조사와 때를 맞춰 열린 이날 각 상임위에서 의원들은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강력히 촉구했다.특히 여당의원들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매듭짓느냐는 정부 여당뿐 아니라 국가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비리의 전모를 낱낱이 파헤칠 것을 촉구,야당의원들을 무색케 했다.이에 맞서 야당의원들은 노전대통령 구속과 함께 김영삼 대통령의 즉각적인 대선자금 공개와 특별검사제 도입,국정조사권 발동 등을 주장했다. ○…예결위에서 이호정 의원(민자)은 『이번 사건의 처리에는 국가의 사활이 달려 있다』고 전제,『노전대통령이 검사앞에서 조사받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국민들은 검찰이 그에게 면죄부나 주지 않을까 의심하고 있다』면서 『노전대통령의 비리만 따질 게 아니라 모든 관련비리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계륜 의원(국민회의)은 『군사정권의 비참한 말로를 보면서 국민들은 불신을 넘어 불안해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금이라도 김영삼대통령과 민자당은 노전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대선자금이 얼마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같은 당의 최재승 의원도 『김대통령이 노전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즉각 대선자금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최의원은 특히 『한보그룹에 흘러들어간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은 검찰이 밝힌 3백69억원을 훨씬 넘는다』면서 한보그룹에 대한 노전대통령의 특혜의혹을 전면 재수사하라고 요구했다. 정태영 의원(자민련)은 『부정한 전직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혈세낭비』라면서 최규하·전두환·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즉각 박탈하라고 주장했다. ○…통일외무위에서 이부영 의원(민주)은 외무부를 상대로 『스위스정부는 이미 노전대통령의 비밀계좌에 대해 조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면서 『외무부는 스위스에 이를 정식요청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다.이의원은 또 『지난 93년 노소영씨 부부의 외화밀반입사건 때 미국의 담당검사가 「당시 한국대사가 비밀유지를 부탁했다」고 했다는데 사실여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국방위에서 강창성·장준익(민주),구자춘(자민련)의원 등은 차세대전투기사업(KFP)에서 전투기종을 F16기로 바꾼 것과 관련,『노전대통령이 부정축재를 하기 위한 것으로 이는 명백한 이적행위』라고 주장했다. ○…이홍구 국무총리는 예결위 답변에서 『노전대통령의 신병처리는 검찰수사의 진척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하고 『다만 이와 관련해 특별검사제 도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이총리는 또 전두환전대통령에 대한 조사요구에 대해서는 『범죄혐의가 발견되면 예외없이 법절차에 따라 조치한다는 것이 정부방침』이라면서 『그러나 단순한 의혹만으로는 조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양호 국방부장관은 『지난 91년 F18기의 가격인상으로 총사업비가 당초 예상보다 12억달러가 증가,KFP의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했으며 그 결과 F16기에 중거리공대공유도탄 장착능력이 보강돼 군작전요구도를 충족한다는 판단에 따라 기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야당의원들이 제기한 1억달러의 리베이트의혹에 대해서는 『감사원 감사에서나 제너럴 다이내믹스사를 상대로 한 미국의회의 조사에서도 아무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 한심한 싸움질(외언내언)

    노태우씨 비자금사건의 불똥이 야당쪽으로 튀어 옮겨지자 서로 물고 뜯는 이전투구의 싸움이 격화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한다.국민들의 냉소적인 반응과 실망스러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들 야당은 날마다 원색적 내용의 조어를 동원하면서 상대방 흠집내기와 면피에 바쁜 한심한 작태들을 연출중이다. 여·야를 포함해서 정치권 모두가 비자금사건을 계기로 반성하는 자세를 취하고 깨끗한 정치를 위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결연한 의지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던 일반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서 분노섞인 감정으로 야당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다.물론 정국주도권을 확보하거나 수세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음을 이해화지 못하는 바 아니지만 논쟁의 태도나 내용이 너무 떳떳치 못하고 야비하기까지 해서 역겨움을 느끼는 국민들이 많다. 특히 노씨의 검은 돈과 연루된 야당지도자들이 자신들에게 집중되는 국민적 비난과 지탄으 농도를 희석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나눠 썼다거나 「청부받은 파괴자」등의 거친 표현으로 상대 야당을 헐뜯는 모습을 보면서 적잖은 국민들은 지도자상의 가치관이 뒤집히는 충격을 맛보았을 듯 싶다.이처럼 일그러진 지도자들이 무슨 일인들 마다할까하는 의구심을 떨치기 힘들게 됐다는 얘기다. 때문에 여·야할것 없이 정치권은 신뢰성회복을 위해 자정을 결의하고 지금까지 보여준 전형적인 후진국 스타일의 부패관행에 대해 국민들 앞에 솔직이 사과해야 한다.「지역할거」와 「패거리 정치」,「공천장사」등 부패의 냄새가 짙은 타성은 과감히 떨쳐 버리고 정경유착의 근절에 앞장서야 국민의 갈채를 받는 정치선진화가 가능하다.부패의 중독증세가 심해 치유불가능한 인사들은 새기풍 진작을 위해 물러나는게 마땅하다. 국민들이 오히려 국가장래와 정치인들을 걱정하는 사태가 더이상 계속돼서는 안되겠기에 하는 말이다.
  • 외곽 경비·민원인 통제 만전/노태우씨 비리­조사 앞둔 검찰표정

    ◎소환에서 귀가까지 최종점검 끝내 출두전부터 「경호과민」 빈축사기도 노태우 전대통령의 소환 조사를 하루 앞둔 31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는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노 전대통령 소환에서부터 귀가하기까지의 경비,신문 사항,조사 과정에서의 호칭,식사 문제 등 조사 방법을 놓고 막바지 검토 작업에 들어가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 하오 브리핑에서 안강민 중수부장과 이정수 수사기획관은 『아침에 노전대통령 소환사실을 밝힌 뒤에야 소환에 따른 외곽 경비문제,일반 민원인들의 출입통제 문제등 대책 논의에 들어가 시간이 촉박하다』며 브리핑을 빨리 끝내줄 것을 간접 요청. 이수사기획관은 노전대통령의 소환준비를 「행사」라고 표현,검찰이 전직대통령 소환에 임하는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검찰은 또 노전대통령이 상오10시 청사에 도착하면 사무국장과 총무과장이 현관입구에서부터 7층에 있는 중앙수사부장실로 안내,중수부장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곧장 11층 문영호 중수2과장이 조사할 특수조사실로 직행 할 것이라고 설명. ○…안중수부장은 이에 앞서 이날 상오 정례 기자회견에서 자진 출두가 아닌 소환 조사 형식이 된 배경에 대해서 『자진출두 반,소환 반의 형식이다.소환에 비중을 두지 말라』고 당부. 안부장은 노씨가 피의자 자격인지를 묻자 『고발·고소을 받은 상태나 수사기관이 인지한 상태가 아니라 피의자는 아니다』라면서도 그렇다면 참고인 자격이나는 질문에 대해서는 『글쎄… 참고인도 아니다』고 어정쩡한 입장. ○…검찰은 노전대통령의 소환조사 11시간전인 31일 밤 10시부터 취재기자들마저 검찰청사본관으로의 출입을 전면통제하는등 지나치리 만큼 경호에 신경을 써 빈축을 사기도. 검찰은 직원들을 동원,지하3층 기계실에서부터 15층 중회의실까지 각 층을 돌며 안전이상여부를 최종점검. 특히 청사입구 방호원실 게시판에 「공사 작업시,청사 입·출입시 즉시 보고」라고 적어 놓고 저녁식사를 배달하는 이웃 식당 오토바이 배달원에게까지 『메뉴가 뭐냐.어디로 가느냐』고 꼬치꼬치 캐묻는등 과민 반응. ◎노씨 조사맡은문영호 부장검사/PK출신… 18년 경력 중견검사/“전직대통령 검찰소환은 비극” 전직 대통령을 조사하는 「대임」을 맡게된 대검 중앙수사부 2과장 문영호 부장검사(44)는 『전직 대통령이 검찰의 소환조사까지 받게된 것은 우리 역사에서 참으로 불행하고 비극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노태우 전대통령과 마주 앉아 10시간 이상 신문을 하고 어쩌면 구속영장에 서명을 해야할지도 모를 문검사는 불행한 역사의 현장을 지키게 됐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전직대통령 수사 검사」로서 동료들의 기대와 부러움을 받고 있다. 부산 출신에 부산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한 이른바 PK출신인 문검사는 76년 사법시험 18회에 합격하고 78년 부산지검검사로 출발해 올해로 검사생활 18년째인 중견검사. 85년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로 재직하며 수사 검사로서의 경력을 쌓았던 문검사는 대검연구관·공주지청장·부산지검 총무부장 등으로 주로 지방검찰에서 일했으나 차분하고 날카로운 면이 인정을 받았다. 93년 대검 마약과장에 중용된뒤 마약 수사 국제화 등에 노력을 기울이며 두각을 나타내 요직인 중수부 과장에 발탁됐다. 다음은 문 과장과의 일문일답. ­조사는 얼마동안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가. ▲상오 10시부터 밤 늦게까지 계속될 것이다.(하지만 철야조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 했다) 이번 조사만으로는 충분치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재소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조사실은 VIP룸으로 호텔수준에 버금간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대검 중수부의 특별조사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할 뿐 특별한 시설이 있다거나 규모가 큰 것은 아니다. ­수사는 어떤 단계까지 와 있는가. ▲계좌추적 작업이 너무 복잡해 아직도 수사의 초보단계로 보면 된다.한마디로 이 사건은 복잡하게 엉킨 숫자들을 연결해 들어가는 경제사건이다. ­이번 사건에 이원조 전의원등 6공 실세들이 상당수 연루돼 있을 것으로 보는데. ▲수사의 구체적인 진행상황이나 목표 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말할 입장에 있지 않으며 아직 방향이 설정되지 않았다.
  • 한·중 현대사의 새 장 열린다/강택민 중 국가주석 방한 의미

    ◎수교 3년만에 중 최고위직 첫 내한/양국 교류 확대… 대북관계 추이 관심 강택민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은 「역사적인」외교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그 의미는 단지 한 국가의 정상이 우리나라를 방문한다는 차원을 훨씬 뛰어넘는다.양국이 국교를 정상화한지 3년이 됐고,그 이전에도 양국간 교류의 역사는 수천년에 이르지만,중국의 최고지도자가 공식적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주석의 이번 방한은 정치,경제는 물론 문화적인 측면에서까지 양국이 본격적인 협력관계에 접어드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주석의 방한은 우선 한반도의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중국은 국제무대에서 고립된 북한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로 평가된다.또 한반도의 안정은 이제 막 시작된 중국의 경제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 가운데 하나다.따라서 김영삼대통령과 강주석은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평화유지에 대한 공통 인식을 확대하고,한반도의 평화통일 과정에서 중국측의 협력 체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강주석의 방한은 중국이 남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있어 더이상 북한과의 「특수관계」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강은 당총서기 자격으로 지난 90년3월 평양에 다녀왔지만,93년3월 국가주석에 취임한뒤에는 한번도 북한을 방문하지 않았다.그렇다고 중국이 남한과의 관계개선만을 위해 북한과의 관계를 도외시한다는 것은 아니다.강주석은 방한에 앞서 북경의 북한대사관을 방문하는등 평양에 대한 「선무작업」을 계속했으며,이에따라 북한측도 『강택민의 방한이 별것 아니다』는 반응을 나타낸 것이다. 강주석의 방한은 양국의 경제관계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중국은 이미 미국·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의 세번째 교역상대국이며,우리의 최대 투자대상국이다.양국은 또 자동차,항공기,고화질TV,전자교환기등 4개 분야에서의 협력을 집중추진중이다.강주석의 방한기간중 이러한 협력에 장애가 되는 양국의 법과 제도적 차이,양국 국민간의 의식 차이를 좁혀갈 수 있는 조치들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함께 강주석의 방한은 양국의 문화,학술 교류도 활성화하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강주석은 방한중 울산의 산업시설을 둘러본뒤 경주에서 하룻밤을 보낼 예정으로 알려졌다.강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의 공동 고적탐사,상해와 중국의 임시정부 청사와 같은 중국내 한국 역사유물을 복원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택민은 누구인가/정통 기술관료로 성장… 등 후계 부상 중국의 강택민 국가주석은 당총서기,중앙군사위주석 등 중국 당·정·군의 최고위직을 겸직한 최고지도자다. 강주석은 1926년 양자강 하구의 강소성 양주에서 태어났으며,상해교통대학에서 전기통신을 전공한 공학도이다.55년과 70년 각각 모스크바와 루마니아의 자동차,기계제조공장에 연수했으며,국가수출입관리위원회 부주임과 국무원 전자공업부장을 역임하면서 정통 기술관료로 성장했다. 46년 중국공산당에 입당,상해 장춘등의 공장 관리자로 차관보급까지 올랐던 강주석은 67년 중국을 휩쓴 문화혁명 때 『자본주의 사상에 물들었다』는 이유로 실각했으나,70년 복권됐다. 강주석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85년 상해시장으로 임명되면서부터다.강주석은 89년 천안문 소요 당시 대서방 언론대책을 담당했으며,이 과정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그 해 등소평에 의해 전격적으로 당총서기 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발탁됐다.강주석은 이때부터 승승장구,89년 11월에는 당중앙군사위 주석을 겸임하면서 병권까지 잡게됐으며,93년3월에 국가주석에 올라 등소평 후계체제를 구축했다.당·정·군을 한 사람이 장악한 것은 모택동이후 처음이다.강주석은 한때 군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으나,최근 일련의 군인사를 단행,입지를 확고히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중관계 주요일지 ▲79.5 중국,한국동포 귀국허용 ▲83.5 중국민항기 피랍.중국대표단 방한,한중간 최초의 정부간 접촉.중국,한국을 「대한민국」으로 호칭. ▲86.9 중국,서울 아시안게임 참가. ▲88.9 중국,서울 올림픽 참가.대한항공기중국영공 통과. ▲91.1 대한무역진흥공사 북경대표부 개설. ▲92.8.24 한중수교 공동성명 서명. ▲92.9 노태우 대통령 중국 방문. ▲93.7.14 주상해 총영사관 개설. ▲93.9.6 주부산 중국총영사관 개설. ▲93.11.19 시애틀 APEC 정상회의 기간중 한중 정상회담. ▲94.3 김영삼 대통령 방중. ▲94.9.12 주청도 총영사관 개설. ▲94.10 이붕 국무원총리 내외 방한. ▲94.11.14 인도네시아 APEC 정상회의 기간중 한중 정상회담. ▲95.4 교석 중국 전인대상무위원장 방한.
  • 제일은 「한보 6,500억 여신」 실태 파악/재경원 방침

    ◎“2년새 집중대출… 특정재벌 편중” 정부는 제일은행이 한보그룹에 최근 1년새 거액의 여신을 지원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편중여신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실태조사에 착수할 방침으로 알려졌다.아울러 여신관리제의 완화추세를 틈타 시중은행들이 대기업 여신을 방만하게 운용하고 있다고 보고 여신관리제를 보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재경원 관계자는 31일 『한보그룹이 제일은행으로부터 불과 1년여새 거액의 여신을 지원받은 사실은 대그룹에 대한 금융기관의 자금운영이 정상적이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재벌기업 한곳에 단기간에 그렇게 많은 자금이 지원돼도 괜찮은 것인지 정책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기관이 상업성만을 내세운 나머지 재벌의 편중여신을 심화시킬 경우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어려움 등 부작용이 커진다』며 『한보그룹에 대한 제일은행의 편중여신을 계기로 여신관리는 물론,금융기관의 기업신용평가와 대출심사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경제정책의 자율성이 높아지면서 여신관리제가 완화되고 금융기관의 대출도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으나 대규모 투자가 편중여신으로 이뤄졌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거액여신이 이루어진 기업에 은행이 임직원을 「외부이사」형태로 참여시키는 방안 등이 검토돼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제일은행의 한보그룹에 대한 여신은 지급보증을 포함,지난 4월말 현재 6천5백억원에 달했으나 이후의 여신은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고있다.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현재 제일은행의 한보그룹 여신이 8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그러나 제일은행은 한보그룹의 아산제철소가 사업성이 밝은데다 아산만부지를 담보로 잡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제일은 “냉가슴”/한보그룹 거액대출 유원건설 매각난관/노씨 비자금에 휩싸여 우성 부동산 매각도 어려울 듯 요즘 제일은행 임원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서 시작된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문제로 제일은행이 엉뚱하게 뭇서리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검찰수사에서 노씨의 비자금 3백69억원을 실명화해준 사실이 포착돼 정태수 회장이 출국금지조치된 한보그룹의 주거래은행이 바로 제일이다.제일은행은 93년말까지 한보그룹에 대해 단 한푼의 지급보증이나 대출도 없다가 94년에 갑자기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지난 5월말 현재 한보철강 5천9백45억원 등 한보그룹에 대한 총여신이 6천5백56억원에 이르고 있다.이는 한보그룹의 금융권 전체 여신 2조1천9백52억원의 29.9%에 해당한다. 게다가 한보그룹은 지난 6월 역시 제일은행이 주거래은행인 부도업체 유원건설을 인수하기로 가계약을 체결,11월말까지 자산실사를 끝내고 인수에 따르는 구체적인 금융조건까지 마무리짓기로 예정돼 있었다.그러나 한보가 비자금의 파문에 휩싸이면서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물론 제일은행측은 설령 한보의 기업주가 잘못되더라도 은행측에는 손해가 있을 수 없고,유원건설문제도 이번 사건의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는 하지만 일이 복잡해진 것만은 틀림없다. 이밖에 제일은행이 주거래은행이라는 이유로 발목잡힌 우성건설 역시 지난 4월말 현재 전체 여신 8천11억원중 25.2%인 2천17억원이 제일은행의 몫이다.이번 사태의 여파는 아니지만 우성이 자구노력으로 한보에 넘기기로 한 우성타이어 매각문제가 백지화됐다.우성이 자구를 위해 내놓은 부산등지의 부동산도 비자금파문으로 매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제일은행이 한보그룹과 유원건설·우성건설이라는 「마의 삼각지대」에 빠진 꼴이다. 은행감독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보그룹의 유원건설 인수계약이 제일은행과 법인간의 계약으로 체결됐기 때문에 정회장이 사법처리되더라도 별다른 영향은 받지 않는다』고 밝히고 『그러나 한보에 대한 세무조사가 시작되면 금융권의 여신취급중단으로 자금운용에 차질을 빚어 유원 인수문제도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 모든 것은 검찰서 밝혀질 것(사설)

    언제나 그렇지만 사건이 일어나면 그 공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가 본질과는 먼 곳에서 소요를 확대하고 해결방법과는 무관한 문제들을 재생산하여 핵심을 흐리고 미궁에 빠지게 만드는 수가 많다.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도 그런 조짐을 보이고 있다.온갖 검증되지 않은 「설」들이 난무하면서 나날이 부풀어지고 거기 따른 온갖 선정적 소문이 활자로 방송으로 확성되고 있다.특히 정치권이 그것을 주도하고 있다.이 사건이 많은 성실한 국민들에게 실의와 좌절감을 안겨주는 것은 도저히 실감되지 않는 돈의 규모다.정성스럽게 노력하며 사는 미덕이 우스워지고,희망을 가지고 사는 아름다운 가치관이 배신당하며 냉소당한 느낌에 생업에 종사하는 일조차 맥이 풀려지게 한 것이 용서할 수 없는 해악이다.그 해악을 되도록이면 더 크게 더 확대시키는 것같은 양상을 띠는 정치권의 이런 행태가 너무 한심스럽다. 누구는 얼마를 먹고 누구는 얼마를 받아썼다느니 하며 상대를 헐뜯고 무책임한 폭로전을 벌이는 일이나 그럴때마다 으르렁거리느라고 사회에 적개심과 불신을 양산시키고 있는 이전투구에 많은 국민들은 환멸을 더해가고 있다.국내에서 뒤지다 못해 스위스 은행을 경쟁적으로 뒤지고 근거도 없는 소문의 액수를 가지고 가상소설을 쓰는 일부 언론의 사려없는 행동은 그것대로 국제사회의 수치로까지 일을 확대시키고 있다. 마치도 유년기의 어린이들이 서로 『쟤가 그랬대요!』라며 일러바치는 것과 같은 정치권의 이런 모양은 노씨에게서 느낀것에 못지않은 분노를 국민에게 안겨주고 있다.문제해결에는 방해만 줄뿐인 이런 양상은 참으로 한심스럽다.정치권은 누가 뭐래도 지금이 반성하고 자숙해야 할 시기다. 김대통령은 『모든 것이 검찰에서 밝혀질 것』임을 다짐하고 있다.그것은 통치의지를 담은 발언이라고 할수 있다.한점 의혹없이 밝히는 것만이 국가적 불행을 극복하는 일임을 선언하는 것이다.모든 것이 검찰에서 밝혀지게 하는 일,지금은 그것만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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