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처리 총수」 크게 늘어날듯/노씨 비리수사재벌 처리방안
◎“특별한 이유없이 건넨돈은 뇌물” 판단/「91년 무렵 국책사업 수주」 대부분 해당/총·대선무렵 정치자금·명절전후 떡값은 제외
재벌 기업 회장들에 대한 사법처리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10일 현재 21개 재벌총수를 소환조사한 검찰은 노태우씨에게 특별한 이유없이 건네진 돈은 일단 뇌물로 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의 조사에서 재벌 총수들이 노씨에게 건넨 돈의 액수는 순순히 자백하면서도 이권의 대가는 아니었다고 강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검찰은 각종 정책 결정 등과 관련해 포괄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대통령에게 돈을 주었다면 일단 뇌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명절 등을 전후해 떡값 명목으로,또는 인사 치레 등으로 건넨 돈은 뇌물의 범위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88년 총선,92년 대통령 선거와 총선 등을 앞두고 건넨 돈은 일단 정치 자금으로 보아 사법처리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이는 정치권에 미칠 파장과 정치자금법 위반죄의공소 시효가 3년이라는 점을 함께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즉 91년 상반기 이전에 노씨에게 건넨 돈은 일단 뇌물로 보고 이권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하기로 했다.또한 91년 상반기 이후에라도 명백하게 이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 뇌물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검찰은 재벌 회장들을 상대로 91년 상반기 이전부터 정부가 추진해온 국책 사업의 사업자 선정 시기,해당 기업이 돈을 전달했는지 여부,전달 시점 등을 추궁,뇌물 공여 및 수수의 「범의」를 확인하고 있다.수서 및 민자당 가락동 정치연수원 부지 매매 사건 등이 그 예이다.
검찰은 또 골프장 및 금융업 인가,원전·화력발전소 등 한국전력 발주 사업,영종도 신공항 건설사업,경부고속전철사업,유선방송인허가 등과 관련된 기업 회장들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골프장은 88년부터 90년까지 무려 1백39곳이 허가를 받았다.금융업은 91년 상반기와 하반기에,원전은 90년부터 92년까지,화력발전소는 89년부터 91년에 허가 및발주 업체가 결정됐다.또 영종도 신공항과 경부고속철도건설사업은 92년부터 토목 공사가 시작됐으나 로비 활동은 그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 사업과 관련해 돈을 건넨 기업의 대표가 사법 처리를 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검찰은 현재 사법 처리 대상으로 이미 4∼5명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재벌 기업 회장들에 대한 혐의는 뇌물공여에 국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뇌물공여 혐의는 공소 시효가 5년이어서 90년 말 이전의 범죄는 처벌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90년 말 이전에라도 뇌물을 건넨 기업인들은 어떤 형식으로든지 처벌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노씨의 경우는 대통령으로 재임한 기간 중에는 시효가 정지되는데다,5천만원을 넘는 뇌물수수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사법처리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