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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비자금 싸고 “원색 공방전”/국회 본회의장 안팎

    ◎“김대중 총재 4년새 재산 10배 증가”/회의장 밖선 육탄전 일보직전까지 17일 속개된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4분 자유발언을 통해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과 대선자금을 둘러싸고 또다시 격돌했다. ○…여야의 마찰은 본회의 개회전부터 시작됐다.여야총무단은 발언자 수를 조정하는 문제를 놓고 대립,진통끝에 가까스로 민자당 6명,국민회의 4명,민주당 2명,자민련 2명으로 합의했다.이 바람에 본회의는 예정보다 48분 늦은 하오 2시48분에야 개회됐다. 첫 발언에 나선 국민회의 이석현 의원은 『92년 대선전 민자당 선거홍보단의 예산이 이미 알려진 5백35억원 외에 20억원이 더 있었다』면서 관련문건을 증거로 공개했다.이에 대해 당시 민자당 선전국장이었던 이수담 의원(민자)은 『92년 7월엔 홍보단이라는 조직이 있지도 않았다』면서 『이는 야당과 일부 언론의 악의적 음해로써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의 정창현 의원은 국민회의 김총재에게 직격탄을 쏘았다.『김총재는 지난 88년 14대 국회개원 때 3억4천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92년 대선 때 신고한 액수는 43억원으로,4년 사이에 10배나 늘었다』며 그 이유를 따졌다. 이어 등단한 국민회의 박태영 의원은 『김대통령이 구국의 결단이라고 자랑하던 3당통합의 결과가 노씨의 부정축재냐』라며 『김총재가 적과 내통한 사람이라면 김대통령은 적과 동침한 사람』이라고 되받아쳤다.이어 『대선 때 민자당이 공조직을 통해 6천억원을 뿌렸으며 사조직을 통해서도 그 정도의 돈을 뿌린 것을 알고있다』고 주장했다. 자민련의 유수호 의원은 『민자당이 전총재를 잡아 넣었으니 과연 이 나라는 법치국가라고 자부할만 하다』고 비꼰 뒤 『그러나 전직대통령을 구속하려면 현대통령부터 깨끗해야 할 것』이라고 대선자금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민자당의 이민헌 의원은 국민회의 김총재의 고해성사를 겨냥,『원래 그 내용을 밝히지 않는 게 교리』라면서 『그런데도 김대중씨는 면죄부를 받은 듯이 하나님까지 내세워 대대적인 대국민 홍보에 나서고 있다』며 『92년 신고한 43억원의 재산과 최근 일산에 짓고 있는자택의 자금조성내역을 밝히라』고 몰았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의원들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원색적인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며 볼썽사나운 추태를 연출했다.국민회의의 김옥두의원과 박광태 의원 등은 본회의장 밖 현관에서 민자당 강삼재 총장에게 『이 ○○아,부모도 없느냐』는 등의 욕설을 퍼부으며 몰아세웠다.이에 민자당의 박희부 의원 등이 가세하면서 여야의원 6∼7명이 뒤엉켜 육탄전 일보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상황을 빚기도 했다.
  • 5대재벌 각각 250억 안팎 건넨듯/2천3백58억 어디서 나왔나

    ◎기업체 덩치와 뇌물 공여액수 비례 16일 구속수감된 노태우 전 대통령이 5년간의 재임기간동안 챙긴 2천3백58억여원의 검은 돈은 누구 주머니에서 나온 것일까. 이들은 노씨가 뇌물수수죄로 구속된 만큼 뇌물공여죄 적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이 밝힌 검은 돈의 출처는 대우 김우중회장등 기업체 대표 30명. 뇌물총액을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한사람이 78억6천만원씩 낸 셈이다. 이들은 88년 3월에서 92년 12월 사이에 최소 5억원에서 최고 2백50억원의 뇌물을 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노씨 영장을 발부한 김정호판사는 『기업체 덩치와 제공뇌물액수가 비례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이렇게 밝혔었다. 실제로 검찰은 대우 김회장이 88년 3월부터 91년 12월까지 노씨에게 모두 2백40억을 제공한 사실을 밝혀냈다.검찰은 김회장의 뇌물제공 사례로 91년 5월에 김회장이 90년 9월 수주한 진해해군잠수함기지 건설공사수주사례로 50억원을 준데 이어 10여일뒤인 같은 달 중순에 다시 50억원을 준 대목을 적시했다.노씨측으로부터 사례비가 적다는 소식을들었거나 앞으로의 「거래」를 위해 다시 갔다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재계순위 14위인 동아 최원석 회장은 노씨와 단독면담을 알선해준 대가로 이현우 전 경호실장에게 2억9천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노씨에게는 최소한 1백억원이상의 뇌물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삼성·현대·대우·선경·LG등 이른바 5대 재벌은 2백50억원 안팎의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보이며 10위권 주변 재벌은 1백억∼2백억원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법대로 하면 모두 사법처리대상이다. 검찰은 그러나 경제계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떡값등 의례적인 자금제공은 불구속기소나 기소유예처리로 가볍게 다루고 이권과 결부된 기업체 대표들만 구속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뇌물공여죄의 공소시효(5년)를 고려,90년 11월이후 노씨에게 뇌물을 준 기업인만을 구속대상으로 해야하는 관계로 사실상 구속될 기업인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노씨 대선자금 안밝혀 수사난항”­검찰/노씨 비리­검찰수사 안팎

    ◎이현우씨 구속영장 2시간여만에 발부/안 중수부장 브리핑 취소해 궁금증 증폭 17일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구속이라는 「큰 일」을 일단 마무리지었다는 홀가분함속에서도 대선자금 등 비자금 사용처와 그 조성경위 등에 대한 수사를 위한 「정중동」의 숨가쁜 움직임이 이어졌다. 특히 검찰이 이날 이현우 전 청와대 경호실장도 전격구속하자 법조주변에서는 노씨의 친인척·측근은 물론 기업인들에 대한 대규모 사법처리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지난 15일 상오10시 검찰에 5번째로 소환됐던 이전경호실장이 출두 53시간여만에 서울 구치소에 구속수감. 서울지검 특수3부장으로 이번 수사팀에 보강됐던 김성호 부장검사가 상오 9시쯤 청구한 구속영장은 영장당직 판사인 서울지법 항소6부 이흥구 판사에 의해 2시간20분만에 발부. 10층 조사실에 머물다 영장발부 3시간40여분만인 하오 3시3분쯤 일반용 엘리베이터를 이용,대검청사 로비에 나타난 이전실장은 느린 걸음으로 현관 회전문을 나서 대기중인 서울3푸3476호 캐피탈 호송차에 탑승. 그는 시종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며 『사법처리될 줄 예상했느냐』『처음 자진출두했던 동기는 뭔가』『소감을 말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뭔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움직이다 끝내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승차. ○…노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지법 형사항소6부 김정호 판사가 이원조·김종인씨의 비자금조성 개입부분등 검찰수사기록에 있던 내용을 기자들에게 공개한 것과 관련,한 검찰인사는 『검찰과 법원의 「사인」이 맞지 않은 것 같다』고 서운한 표정. 이씨의 비자금조성 관련여부등은 그동안 검찰이 『수사기밀이라서 말할 수 없다』고 일관하던 부분인데다 한창 수사중인 내용을 검사도 아닌 판사가 공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특히 그동안 각종 예금계좌와 동호빌딩·미락냉장 등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면서 『검찰의 소관이므로 보여줄 수 없다』고 쉽게 공개하지 않는등 뻣뻣하게 나왔던 법원이 이번에 「친절히」 기자들에게 알려준데는 무슨 사연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문도 제기. ○…안강민대검 중수부장은 그동안 빠짐없이 해오던 정례 기자브리핑을 돌연 취소,그 배경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 검찰은 이에 대해 『노씨와 이전경호실장의 구속수감으로 「큰 일」이 일단 마무리된데다 더 이상의 수사진척사항이 없어 브리핑이 불필요하다』고 설명했으나 검찰주변에서는 이원조씨의 비자금 개입등 미묘한 문제가 법원을 통해 공개된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한 게 아니냐는 분석. 이와 함께 노씨의 친인척 및 기업인 재소환등 앞으로 있게 될 대규모 사법처리를 앞두고 시기와 대상등에 대한 내부의견을 정리하는등 호흡조절을 위해 한 템포 쉬어가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 ○…이날 이씨에 대해 발부된 영장에는 뇌물을 준 기업인의 이름과 액수,시기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 30개 기업체로부터 모두 2천3백58억9천6백만원을 받았다고 포괄적으로 기재된 노씨의 구속영장과 크게 대조. 특히 이씨의 구속영장에는 국방부등 정부기관이 발주한 공사는 물론 그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지 않았던 골프장 건설과정에서의 뇌물수수 사실,대전 영진건설대표 이종완씨 등도 새롭게 등장해 노씨가 구속된 이후에도 이 사건에 대한 수사가 각종 특혜사업 관련 비리로 확대될 것임을 반영. 한편 동아 최원석회장이 노씨에게 뇌물을 전달했다는 혐의에 이어 이씨에게도 뇌물을 전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검찰 주변에서는 최회장이 대우 김우중 회장과 함께 기업인 사법처리 1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 ○…검찰은 노씨 구속 이틀전 대선자금 등 비자금 사용처도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나 노씨가 검찰조사에서 비자금의 주요 사용처로 보이는 ▲88년과 92년의 13·14대 총선지원금 ▲14대 대선자금 ▲민자당 조직관리비 ▲3당 합당및 중간평가 유보등과 관련한 정치자금 부분 등에 대해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수사에 난항을 예고. 한 수사관계자는 『대선자금 등 비자금의 사용처를 밝히는 것은 노씨 자신의 입을 통해서만 가능한데 노씨가 수감직전 「지금의 갈등과 불신을 혼자 안고 가겠다」며 입을 열지않을 뜻을 비쳐 이래저래 수사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숨. ◎노씨 구속후 연희동 표정/“1심 결과 본뒤 항소여부 결정”­측근/김옥숙씨 충격으로 신경쇠약증세 연희동 노태우 전대통령의 자택은 구속 이틀째인 17일 외부인의 발길이 끊긴 채 부인 김옥숙씨,아들 재헌씨 부부 등 가족들만이 집을 지켰다.연일 수십명씩 장사진을 이루던 보도진의 발길도 거의 끊겨 을씨년스런 분위기였다. ○…16일 저녁 구속영장발부 소식을 듣고 거의 실신상태에 빠졌던 부인 김옥숙씨는 이날도 아침과 점심식사를 제대로 못한채 신경쇠약증세를 보이며 몸져 누워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상오 7시55분쯤 출근한 박영훈 비서관은 김씨의 상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아비를 감옥에 보낸 지어미의 심정이야 말할 필요도 없는 것 아니냐』며 착잡한 표정. 또 박비서관은 『오늘 태국에서 귀국한 정해창 전대통령비서실장 등과 상의해 변호사 선임문제등 향후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소개. ○…김씨등 가족들은 검찰 수사의 칼날이 노전대통령에 그치지 않고 친인척 구속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싸여있는 것으로 측근들이 전언. 이날 상오 11시30분쯤 딸 소영씨는 어머니의 건강을 걱정해 시장에서 사온 것으로 보이는 음식이 든 비닐 봉투를 들고 집안으로 들어갔다가 2시간여만에 나왔으며 아들 재헌씨도 상오 10시50분쯤 집을 나와 승용차를 타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노씨의 법률자문역을 맡고 있는 김유후 전사정수석은 노씨가 변호인선임이나 항소를 아예 포기할 것이라는 일부 소문과 관련,『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 김전수석은 『아직 재판부 지정이나 첫 재판기일도 확정되지 않은 데다 무기징역이나 사형선고 대상은 법적으로 무조건 항소하게 돼 있다』고 부연. 그는 다만 『그렇다고 꼭 항소를 하겠다는 뜻도 아니다』면서 『1심 결정이 나면 그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설명. 노씨의 한 측근은 『김 전수석·한영석 전법제처장·정해창 전대통령비서실장·서동권 전안기부장 등 여러 명의 율사들이 연명으로 이미 변호인선임계를 작성해 놓은 상태』라면서 『김전수석이 주로 변호업무를 전담하고한전법제처장이 이를 도울 것』이라고 설명. 그는 『다만 변호인 선임절차 전이라도 변호사가 되려는 자는 피의자접견 등을 할 수 있으므로 기소 뒤에 선임계를 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 김 전수석은 이날 상오 10시30분 서울구치소 변호인접견실에서 노씨를 면회한 것으로 확인됐다.김전수석측은 『구치소측이 소장 허가아래 특별면회를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전수석은 오늘 변호인이면 누구나 시간제한 없이 피의자를 만날 수 있는 변호인접견실 접견형태로 노전대통령을 만난 것』이라고 설명. ○…한편 태국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 범죄방지재단」 회의에 참석중 노씨의 구속소식을 듣고 귀국일정을 하루 앞당겨 돌아온 정해창 전비서실장은 공항에서 『노씨 구속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향후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냐』는 등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노코멘트』로 일관. 정전실장과 같은 행사에 참석하고 있는 한 전법제처장은 이 재단의 내년 서울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예정된 일정을 채우고 18일 귀국할 예정.
  • 노씨 비리­여야 대응전략

    ◎여·야 「후속풍향」 경계속 정치공세 재개/“「짜맞추기 수사」 야 주장은 음해행위”­민자/“5공인사 등 수사 확대” 목소리 높여­야권 여야 정치권은 노태우 전 대통령 구속을 계기로 검찰수사가 본격화됨에 따라 대선자금 공방 및 제2정치권 사정 등 정국에 미칠 「후폭풍」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민자당◁ 노씨 구속이 깨끗한 정치를 출발시키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공식입장 아래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짜맞추기 수사」라는 새정치국민회의측 주장을 「음해성 정치공세」로 치부했다. 손학규 대변인은 이날 고위당직자회의가 끝난뒤 『노씨가 수감되면서 진정한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못한 자세에 연민의 정을 금치 못한다』면서 『대선자금 지원을 포함한 비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충분한 해명이 없어 유감』이라고 논평했다.손대변인은 또 『검찰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돼야 할 마당에 국민회의가 음해성 발언을 계속하며 정국불안을 가중시키는 것은 수사와 진실규명에 방해가 될 뿐』이라고 비난했다. 강삼재 사무총장도 『국민회의는 구속을 계기로 검찰이 본격수사에 나선 마당에 우리 당을 모략하고 국민을 오도하는 발언들을 즉각 중단하라』고 하루 쉬었던 포문을 다시 열었다.강총장은 『노씨가 국민에게 사죄하는 심정으로 처벌을 감수해야 함에도 어제 군더더기 말을 덧붙여 국민과 함께 분노를 느꼈다』면서 『노씨 구속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검찰수사를 통해 노씨는 모든 의혹을 밝혀야 하고 밝힐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야권◁ 국민회의는 우려한 대로 「짜맞추기 수사」라는 반응이다.따라서 검찰수사에 맡길 수 없으며 노씨의 구속 또한 비자금 파문의 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국민회의는 노씨가 수감 전에 『모든 불신을 안고 가겠다』고 한 말은 『김대통령과 노씨간에 이뤄진 합의사항을 김대통령이 어겼다는 뜻』이라면서 김대통령이 대선자금을 공개하는 것만이 현정국을 푸는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여권이 「김대중죽이기」를 계속한다면 김대통령의 친인척 비리를 폭로하는 등 「맞불작전」을 지피겠다고 으름장을놨다.내년 총선까지 대선자금 등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 김대통령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날리겠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3김씨에게 공격의 화살을 돌렸다.『3김씨는 노씨와 더불어 부정과 부패의 「연결고리」였다』면서 함께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나아가 전두환전대통령을 비롯해 이원조·김종휘·박철언씨 등 5,6공 실세에 대한 비리도 수사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이규택대변인은 노씨의 수감 전 발언과 관련,『3김씨간 정치적 흥정과 야합을 통해 진실을 은폐하려는 음모가 우려된다』면서 『3김씨는 정치적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진실을 국민앞에 밝혀라』고 3김책임론을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향후 정국이 민자­국민회의의 양금 대결구도로 치달을 경우에 대비해 대선자금을 비롯한 5,6공 비리와 5·18문제등을 집중 거론하며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자민련은 여야간 대립은 자제하고 하루빨리 정국안정을 되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이 점에서 민자당과 궤를 같이 한다.그러나 난국을 푸는 책임은 여권에 돌렸다.노씨가 검찰에서대선자금을 밝히지 않은 만큼,대선자금을 조달하고 사용한 집권여당이 밝히는 것이 순서라는 것이다.자민련은 그러면서 인위적인 세대교체와 정계개편에 대해서는 국민회의와 보조를 맞추겠다는 생각이다. ◎노씨 구속… 4당의 손익/개혁의지 확인·세대교체 공론화 수확­민자/전직 대통령 구속은 현 정부에도 부담­국민회의/“안전지대 아니다” 주변서 반사이익만­자민련/포문만 열고 주도권 내줘… 손해난 장사­민주 16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구속을 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겉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모두 대선자금 내역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발끈하고 나섰다.『국민에 대한 마지막 봉사의 기회를 놓쳤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누구도 『우리의 승리』라고 외치는 당은 없다.열심히 주판알을 튕기며 각자 손익계산서를 쓰고 있지만,여전히 불안해 하는 모습들이다. 현재 대선자금과 관련해 밝혀진 것은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자백한 「20억원 수수」 말고는 아무 것도 없다.따라서 노씨의 구속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가능성이 높다. 노씨 구속이후 정치권이 더욱 강도높게 일종의 「양동작전」을 구사하는 것도 이 때문인 것 같다.「유리한 판짜기」와 상대방에 대한 공세 강화로 압축된다.특히 각당이 공세의 강도를 높이는 것은 검찰의 추가수사등으로 새롭게 전개될 상황에 대비,싸울 수 있는 한 교두보 확보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민자당은 노씨의 구속이 김영삼 대통령의 개혁정치의 산물임을 강조한다.『단 한푼의 정치자금도 안받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가 없었던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결국 김대통령의 정치개혁 의지를 확고히 하고 깨끗한 정치,돈 안받는 선거의 일대 전기를 만들었다는 것이 민자당의 가장 큰 자평이다. 아직 끝나진 않았지만,정치권에 세대교체의 바람을 불게 하고 이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국민회의 김대중·자민련 김종필총재에 대한 「흠집내기」도 수확의 하나로 여기고 있는 눈치다. 국민회의는 그러나 노씨의 구속이 결국 청와대와 민자당에 부담을 지울 것으로 판단한다.이는 「검찰수사에서 대선자금을 밝혀낸다고 해놓고선 아무 것도 없지 않느냐」는 여론에 기초한다.박지원대변인이 『검찰이 대선자금 내역을 밝혀내지 못한 것은 「짜맞추기」 수사 때문이 아니냐』며 공세를 편 것도 이 때문이다.즉 우리도 상처를 입긴 했지만,노씨가 대선자금에 대해 함구함으로써 김대통령과 민자당은 더한 내상을 입게 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선자금 공세와 김대통령의 친인척과 관련된 비리를 폭로하게 되면 국민이 이번 사건을 「정략의 싸움」으로 여길 뿐,개혁의 산물로는 바라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나아가 민자당의 공세를 「김대중 죽이기」로 되받아친 점도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잠재우는데 주효했다고 나름대로 평가한다.임채정의원이 『이제 우리의 공세만 남았다』고 말한 것도 앞으로의 전략이 「김총재 살리기」에 집중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자민련은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인상이 짙다.「김총재 1백억원 계좌설」로 자기들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이 싸움에 깊숙이 빠지는 것은 오히려 손해라는 계산이다. 김대통령의 대선자금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처럼 슬슬 흘리면서 반사이익을 챙기자는 심산으로 보인다.한영수 총무는 『우리는 아직 득도 실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민주당이다.첫 포문을 열긴 했지만,정국 주도권을 곧 민자당과 국민회의에 뺏겨 아무런 실익을 얻지 못했다는 스스로의 평가다.그래서인지 김대통령의 대선자금으로 이어질 「2라운드」에 더욱 비중을 두는 모습이다.
  • 비자금사태 제2건국 계기로/양수길 교통개발 연구원장(서울광장)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노출되면서부터 밝혀지고 있는 내용에는 놀랍기 짝이 없는 면들이 여러가지 있다.무엇보다도 조성된 비자금의 총규모 등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여러가지 항목의 금액규모가 천문학적일 정도로 크다는 것이다.실로 국민의 숫자감각을 마비시키는 규모이다.소년소녀 가장의 월정부보조금 7만원에 비교해 보라. 둘째로 그 성격이 순전하고도 노골적인 권력형비리이며 그 주체가 국가운영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었다는 점이 매우 놀랍다.금전정치를 위해 비자금을 운영한 것도 잘못된 것이지만 이에 관해서는 여러가지의 선례가 없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금전정치를 위한 자금동원 못지 않게 개인과 친족을 위한 치부의 목적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고 이러한 치부의 규모가 보통사람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으며 또 그 과정에서 돈세탁,부동산위장매입 등 여러가지의 범죄적 수법이 본격적으로 동원되었다고 하는 것이 매우 특징적이다.노씨는 대통령으로서 국가운영과 개인재정 그 어느것에 더 정신을 쏟고 어느것을 주로 삼고 어느 것을 객으로 삼았을까. 셋째로 우리는 이와 같은 전대미문의 비리에 접하면서 우리사회의 부패가 만연해 있는 정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우리는 문민정부 출범직후부터 실제로 줄줄이 노출되어온 과거의 각종 각급의 권력형 비리가 바로 이러한 현상의 노출임을 홀연히 깨닫게 되었으며 우리사회가 전반적으로 너무나 부패에 감염되었음을 이제야 비로소 확실히 알 수 있게 되었다. 넷째로 정부의 권력이 아직도 이처럼 막강한가 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정경유착의 기반은 정부가 기업활동을 규제하고 인허가함에 있다.이번에 노출된 비자금사태의 규모에 비추어 보아 적어도 수년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광범위하게 민간기업의 활동을 규제하고 있었음이 분명한 것이다.그 이후 정부의 이러한 권력은 얼마나 축소되었을까. 다섯째로 놀라운 것은 이러한 권력형비리에 우리나라 사회를 주도하는 주요대기업 및 중견기업이 거의 예외없이 모두 연루되어 있음이 나타났다는 것이다.소위 정경유착의 폭이 이처럼 컸던 것이다.권력자와의 이와같은 유착관계를 통해 보호를 보장받은 기업주들의 냉소와 교만이 오죽하였을까.또 이와같이 긴밀한 정경유착과 그에따른 부정부패 풍토 위에서 진지한 테크노크라트들과 순진한 학자들이 주장하고 추진했던 규제완화,자율화와 개방화 등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일련의 제도개혁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추진되어 올 수 있었겠는가.그러한 풍토위에서 건설한 다리와 아파트와 백화점 등 대형건물이 얼마나 견고하게 지어졌을까. 여섯째로 놀라운 것은 이와같은 부실정치와 부실경영하에서도 우리나라의 경제가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주요경제대국의 하나로 부상을 계속해 왔다는 점이다.그 무엇이 있기에 우리는 이와같은 국제경쟁력을 발휘해온 것인가.그것은 결국 일반시민 일반근로자들 일반봉급자들,즉 서민층들의 내재적인 국제경쟁력에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타고난 근면성과 성취의욕,뿌리깊은 인내심과 관용,억제할 수 없는 민족특유의 실질성과 창의성,바로 이러한 것들로 인해 국제경쟁력을 유지해오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성수대교 붕괴,삼풍백화점의 참사 등그간 발생해왔던 각종 악재는 노태우씨의 비자금사건으로 절정에 달했다고 하겠다.그리고 이와 동시에 우리국민은 모두 쉽게 극복할 수 없는 깊은 자괴심과 엄청난 허망감과 허탈감에 빠져들고 말았으며 이제 우리는 이와같은 정서적인 함몰에서 하루빨리 빠져나와야만 한다.그러나 뒤집어 생각해보면 우리가 안고 있는 이와같은 엄청난 규모의 부패구조를 이제나마 발견하고 노출시키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그래서 우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난 수십년,아니 지난 수백년에 걸쳐서 자라온 전 사회적 부패구조를 모두 척결함으로써 국민모두가 앓고 있는 정서적인 함몰을 극복할뿐 아니라 부정부패로 얼룩진 후진국 한국을 탈피하고 새로운 선진한국을 창조해야 하는 것이다.이와같은 제2의 건국은 이번의 사태를 우리의 아이들과 후손에게 한점의 부끄러움이 없게끔 법과 제도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풀어 나감으로써 시작되는 것이다.이와 아울러 그동안 노래부르듯 해왔던 규제완화와 경제자율화를 명실공히,그리고 전폭적으로 시행하고 완수하여야 한다.그리하여 우리 국민의 저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시점에서의 망설임과 얼버무림은 자칫 50년 이상의 차질을 가져올 수도 있다.이 점을 심각하게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 「정치권 사정」 어디까지 갈까/주목되는 검찰 수사행보

    ◎노씨 구속으로 새 국면… 전반적 확대 불가피/불법 드러난 금진호 의원 등 4∼5명 처벌 확실 검찰의 사정은 과연 어디에까지 미칠 것인가. 세간의 이목은 이제 노태우씨 구속 이후에 쏠려있다.그 가운데서도 특히 정치권의 비리에 검찰이 어느 범위까지 칼을 들이댈 것인가 하는 문제다. 정치권 또한 연일 92년 대통령 선거 자금 등을 둘러싸고 공방을 거듭하는 이전투구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크게 보아 한편은 이번 기회에 정치인들의 비리를 성역없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다른 한편에선 표적 사정 또는 국력 낭비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노씨가 재소환된 15일 기업인들로부터 돈을 받은 여야 정치인 31명이 다음주에 소환될 것이라는 설이 흘러나오면서 정치권은 더더욱 경직되고 있는 분위기다. 검찰은 그러나 이번 사건을 수사해오면서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것은 노씨의 뇌물수수 혐의 등 개인 비리를 규명하는 것이 이번 수사의 핵심이라는 점이다.검찰이 비자금의 사용처보다 그 규모와 경위를 파악하는데 힘을 기울였던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는 비자금을 어떻게 조성했느냐에 따라 범죄 사실이 성립되는 것이지,비자금을 어디에 썼는지 그 자체만으로는 별도의 범죄사실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안강민 대검중앙수사부장이 지난 14일 「노씨에게 돈을 준 기업인이 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범죄행위가 되면 수사 대상』이라고 답한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검찰이 밝힌 그대로라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이 정치권 전반에 칼을 들이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검찰이 차제에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한다는 국민적인 여망을 소홀히 할수 없고 정치인들에게준 돈의 액수가 크고 그뒤에 어떤 이해관계가 개재된 것이라면 수사를 하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항간의 정치인 거액 금품수수설은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업인들이 스스로 소명 자료 등을 통해 노씨와 함께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정치자금을 건넸다고 자백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은최근 정치권의 대선자금 공개나 노씨로부터의 비자금수수 여부등을 둘러싸고 공방이 치열하지만 일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아직은 비자금사용처에 대한 수사의 일환으로 정치권에로의 비자금 유입내용을 조사한다는 선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16일 노씨가 구속 수감됨으로써 비리수사는 이제 큰 분수령을 이룬 만큼 다음의 수사 칼날은 노씨로부터든 기업인으로부터든 거액의 돈을 받은 여야 정치인들을 향해 번쩍일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노씨 구속이후 검찰이 사법처리할 정치인은 많아야 4∼5명선에 그칠 전망이다. 검찰이 스스로 밝혔듯이 노씨 비자금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범죄 사실이 뚜렷하게 드러난 정치인만이 사법처리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검찰 주변에서는 그 대표적인 인사로 금진호의원 등을 꼽고 있다. 한편 정치인들과 함께 사법처리될 노씨 친인척과 기업 총수들의 범위도 가급적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노씨 친인척과 주변 인물들로서는 이현우 전경호실장,노재우씨,동방유량의 신명수씨 등이 꼽힌다.또기업인들로는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한보그룹의 정태수 명예회장,지명 수배된 한양그룹의 배종렬회장 등 5∼6명이 거론된다. 이들 가운데 노재우씨,신명수씨,기업인들은 내주 말쯤 일괄 사법처리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노씨,비자금 부동산 유입 시인”/안강민 중수부장 일문일답

    ◎“이현우씨와 대질신문은 안해 2천3백59억외 더 받은돈은 뇌물로 안봐” 안강민 중수부장은 16일 노태우 전대통령을 구속수감한 것과 관련,『우리 모두의 불행이고 서글픈 마음이 드는 사건』이라며 『국민들은 자괴감에 빠지지말고 정·경유착이라는 잘못된 관행을 뿌리뽑아 나라 발전의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영장에 포함되지 않은 6개 업체는 어디 어디딘가. ▲수사내용은 말하지않는다.그리고 수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노씨가 서울구치소로 가기 전에 만났나. ▲잠깐 만나고 갔다. ­어떤 대화를 나눴나. ▲여러분들이 현관에서 본 그런 내용이다. ­대선자금부분은 진술을 했나. ▲진술하지 않았다.지난번 1차 진술때와 크게 다르지않다.확인해서 묻는 것은 대답했다. ­부동산 부분은 시인했나. ▲시인했다. ­이현우·금진호 의원이 상의해서 실명전환을 했다고 담당판사가 말했나. ▲모르겠다. ­영장에 기록된 2천3백58억6천만원은 어떤 돈인가. ▲2천3백58억원은 수뢰한 노씨 입장에서 작성한 것으로이외에 받은 돈이 있다.그러나 재임전 받은 돈은 직무관련이 없다.뇌물로 볼 수 없어 (범죄 내용에서) 제외했다. ­김우중대우그룹회장은 88년 3월부터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되어 있어 공소시효가 지난 것 아닌가. ▲수뢰한 노씨 입장에서 적은 것이다. ­재직기간중 받은 돈 가운데 뇌물이 아닌 돈이 있느냐. ▲확인하지 않아 모르겠다. ­재직기간중 받은 돈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를 적용할 생각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이 사건이 종결된게 아니다. ­나머지 6개 업체는 한 푼도 안냈느냐,아니면 뇌물성이 아니어서 제외했나. ▲모르겠다. ­영장에 기록된 대우·동아는 어떻게 해서 30개 기업체 가운데 적시됐나. ▲특별한 의미를 둘 필요없다. ­전두환 전대통령의 비자금이 노씨 비자금에 포함됐다는 부분은 확인했나. ▲확인하지 않았다. ­노씨가 자수했다고 볼 수 있느냐. ▲글쎄. ­자술서와 변호사 선임계는 냈나. ▲안냈다. ­앞으로 노씨는 검찰로 불러서 조사하나. ▲수사하기 좋은 방법으로 한다. ­지금까지 수사도중 변호인이 접견한 적이 있나. ▲변호인 접견은 없었다. ­뇌물을 준 30개 기업체 가운데 뇌물공여 시효가 만료된 게 있나. ▲좀 있다. ­그렇다면 30개 업체가운데(공소시효가 유효한) 91년 이후에 뇌물을 준 기업이 많은가,아니면 91년 이전에 준 기업이 많은가. ▲분리해 보지 않았다. ­재벌 총수들 소환조사때 피의자 신문조서와 참고인 진술조서를 함께 받았나. ▲함께 받은 사람이 많다. ­노씨 수사기록에 첨부된 기업인들의 조서는 어떤 것인가. ▲진술조서다. ­노씨에게 구속영장신청 통고는 언제했나. ▲문영호과장이 11층 조사실에서 직접 노씨에게 영장범죄사실을 고지했다. ­기소는 언제하나. ▲수사해 봐야 안다. ­30대 재벌 총수는 언제 다시 부르나. ▲미리 말할게 아니다. ­이현우씨와 (노씨를) 대질신문했나. ▲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이씨는 안돌아갔다. ­이현우씨는 오늘 구속하나. ▲수사팀에서 수사중이다.내가 어떻게 아나. ­대선자금 수사는 안하나. ▲수사중이다.아직 안끝났다. ­노씨 기소에 따라 피의자들을 일괄처리할 것인가. ▲피의자 일괄처리하기도 하고 때에 따라 분리처리하기도 한다. ­오늘 외무부에서 스위스에 정식으로 수사협조를 요청했다는데. ▲이일(노씨 구속처리)에 매달리느라 모르겠다.
  • “돈 해외유출 완강 부인”/영장발부 김정호 판사 문답

    ◎업체별 뇌물제공 액수 5억∼2백50억/대우·한보 통한 실명화 노씨 본인 결정 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지법 형사항소6부 김정호 판사는 16일 영장발부직후 기자들과 만나 수사기록에 나타난 노씨의 범죄사실혐의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다음은 일문일답. ­노씨가 업체로부터 받은 돈의 뇌물성을 인정했나. ▲대체로 부인했다.특혜의 대가가 아닌 「성금」으로 받았다고 진술했다.또 구체적으로 언제,어디서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특혜에 대한 입증자료는 충분한가. ▲돈을 준 기업과 대가등에 관해 상당한 조사가 됐던 것 같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어떤 특혜인가. ▲재판과정에서 밝혀질 부분이다. ­업체별 뇌물액수는. ▲5억∼2백50억원 정도다. ­30개 업체 가운데 친인척 관련 기업도 있었나. ▲그렇다. ­기업체가 건넨 돈이 모두 뇌물성이었나. ▲기업에 따라 다르다.뇌물성이 짙은 기업도 있고 비교적 덜한 기업도 있었다.(뇌물성이 짙은 기업의)숫자는 기억나지 않는다. ­30대 기업들이 준 돈이 모두 이권과 관련돼 있으며 소명자료가 충분했나.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며 유무죄 판단과 관련돼 있다.말하기 어렵다. ­비자금 잔액의 처분계획에 대한 진술이 있었나. ▲「어떤 목적」을 위해 사용하려다가 실명제 실시로 못하게 됐다는 취지의 진술이었다. ­어떤 목적이란게 뭔가. ▲(수사기록에)구체적으로 적시돼 있지 않았다. ­스위스은행등 해외유출 부분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했다. ­국영기업체와 은행장등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진술은. ▲검찰이 추궁했지만 노씨는 부인했다. ­대우·한보그룹등에게 실명전환 지시는 누가 했나. ▲노씨 본인과 이현우 전경호실장,금진호 의원이 논의해 실명전환을 결정했다고 진술했다. ­대선자금에 대한 언급이 있었나. ▲검찰이 딱 한번 질문했지만 「밝힐 수 없다」고 대답했다.그뒤 (대선자금에 관한)질문은 없었다. ­야당정치인에 대한 언급도 있었나. ▲전혀 없었다. ­영장을 발부한 사유는.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받은 돈의 액수에 대해 「기억이나지 않는다」고 대답하는 등 구체적 진술을 하지않아 증거인멸의 우려가 농후하다고 판단했다. ­친인척에게 흘러들어간 자금에 대한 진술도 있었나. ▲사용처 부분에서 간단히 언급했다. ­현재 심정에 대한 신문사항이 있었나. ▲있었지만 읽어보지 않았다. ­(검찰이)진술조서를 몇번 받았나. ▲두번 받았다.1차는 참고인 진술조서이고 2차는 피의자 신문조서였다.
  • 90년 진해 잠수함기지 입찰때 6공 청와대 대우에 「뇌물압력」

    ◎노씨 수뢰사례/이현우씨 “동아건설에 발주” 흘려/김우중 회장·노씨 독대자리 알선 검찰이 16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대표적 뇌물사례로 적시한 진해잠수함기지 건설건은 90년 당시 청와대측이 돈을 쓰지 않을 수 없도록 대우측을 유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한측근인사는 16일 『연고권이 있는 대우가 당연히 잠수함기지 건설을 맡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었으나 청와대가 동아건설에 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전하고 『이현우 경호실장이 이런 상황을 김회장에게 알려왔고 그의 주선으로 김회장이 노대통령을 만났다』고 밝혔다. 대우는 잠수함 사업의 주계약회사로 결정돼 잠수함을 건조중에 있었으며 잠수함기지 건설에도 연고권이 존중되리라는 전제 아래 세계각국의 잠수함기지에대해 조사작업을 마친 상태였다. 90년 8월 31일 입찰이 실시된 잠수함기지 건설공사는 토건도급순위 1∼5위인 현대.대우.동아·삼성·대림이 입찰에 참여해 9백96억원을 써 낸 대우가 낙찰을 받았다.공사예정가에 대한 입찰금액을말하는 낙찰률은 97%였다. 다음은 잠수함기지 건설수주와 관련해 김회장의 측근이 밝힌 내용이다. ­당시 청와대는 어떤 형태로 자금을 요구했나. ▲잠수함기지 입찰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연락이 왔다.이현우경호실장이 동아건설에 공사를 맡겨야겠다고 했다. ­청와대가 돈을 요구했나. ▲김회장이 이실장에게 당신들 그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면 나도 할말이 있다면서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했다.그러자 이실장이 「그럼 대통령을 만나 직접 설득을 하라」고 했다. ­김회장이 대통령을 만났는가. ▲김회장이 대통령과 둘이 만나 설득을 했다.당연히 우리에게 연고권이 있는 사업을 그런식으로 처리하면 대우는 한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요지였던 것으로 들었다. ­어떤 연고가 있나. ▲대우에서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었고 그 잠수함이 들어갈 기지라면 당연히 대우에게 기술면에서나 설계면에서 연고권이 있다고 봐야한다.우리는 그때 이미 세계각국의 잠수함기지를 방문,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였다. 잠수함건설기지 발주와 관련해 당시 청와대가보인 이같은 행태는 다른 대형 국책사업에도 비슷하게 적용되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전직대통령 6인의 종말

    ◎이승만­부정선거·하야·망명/최규하­신군부 강압에 밀려/박정희­군쿠데타·독재·피살/전두환­친척비리·유배 수난 우리의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영의 자리를 욕으로 마감했다.부패와 과욕과 무능의 결과였고,정치를 뒷걸음치게 했다. 광복 이후 50년동안 이 나라를 통치한 전직대통령은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씨 등 6명.모두가 일그러진 헌정사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건국의 아버지라고 불리던 이승만 전대통령은 장기집권의 노욕에 사로잡혀 조국을 떠나야 했다.3·15부정선거,발췌개헌,사사오입 개헌 등 헌정을 유린한데 따른 인과응보였다. 지난 48년 간선제에 의해 대통령에 선출됐지만 국민들은 일제 36년에 항거한 독립운동가로 우러러 「이박사」라고 더많이 불렀다.그러나 3·15부정선거로 야기된 60년 4·19혁명에 의해 하야,12년동안의 장기집권을 마감했다.하야 뒤 이화장에서 칩거를 했지만 이미 등을 돌린 민심때문에 쓸쓸히 하와이로 망명,65년 호놀룰루에서 외롭게 생을 마감했다. 4·19혁명으로 민주정부를 맡은윤보선 전대통령은 5·16군사쿠테타로 권력을 강탈당했다.이후 박정희전대통령의 장기집권에 맞서 민주투사의 길을 걸었지만 평생 민주정부를 수호하지 못한 멍에를 안고서 숨을 거두었다. 총으로 정권을 찬탈한 박정희 전대통령은 총에 의해 생을 마감했다.지난 79년 핵심측근인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18년 군사독재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부인 육영수 여사는 북한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고,그의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진채 살고 있다. 그는 「개발독재」로 상징되듯 우리 경제의 발판을 마련해 최근 업적이 새롭게 조명되고는 있다.하지만 민심수습을 이유로 쿠데타를 단행한 뒤 민정이양의 약속을 저버리고 권좌에 올랐다.이후 유신으로 종신 집권체제를 구축하면서 긴급조치의 남발 등 국민의 자유를 짓눌렀다.집권 말기에는 부인을 잃은 허탈감과 독재자의 외로움에 시달리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최규하 전대통령 역시 군부독재의 종식을 기대하던 국민들의 뜻을 외면했다.신군부의 강압에 밀려 「서울의 봄」을 지키지 못한 굴레를 안고 지금까지 외부노출을 꺼리며 살고 있다. 79년 12·12 쿠데타로 군을 배신하고 권력을 장악한 전두환 전대통령은 자신의 후계자에 의해 배신을 당했다.강제로 최전대통령을 하야시키고 「5공」대통령직을 강탈한 그는 정의사회 구현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88년 헌정사상 첫 평화적 정권교체의 업적에도 불구하고 퇴임한 뒤 한달만에 동생 경환씨의 구속 등 친인척 비리가 줄줄이 터져나오면서 수모의 길에 들어서 이듬 해 재산을 헌납하고 백담사 유배길에 올랐다.평화의 댐 건설의혹,12·12,5·18등으로 국회청문회 증언대에서 서기도 했지만 5·18 때문에 시달림의 길은 아직도 그치지 않고 있다. 육사11기 동기인 전씨와 함께 쿠데타를 감행,2인자의 길을 걷다가 정권을 인수받은 노전대통령은 일단 민선대통령으로 출발했다.「보통사람의 위대한 시대」를 천명하면서 5공청산을 통해 권력의 정통성을 확보하려 했다.「물태우」란 비아냥도 감수하며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중국과의 수교 등 북방외교,88올림픽 유치 등도 해냈다. 그러나 「보통사람」의 위선과 기만은 이번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12·12와 5·18과 관련해 2차례의 서면조사를 받으며 서서히 전임자의 전철을 밟기 시작한 그는 천문학적 액수에 이르는 부정축재로 영어의 몸이 된 것이다.
  • 정치권 수사 본격화 예고

    ◎김 대통령 “부끄러운 일… 새로 나는 계기로” 김영삼 대통령은 16일 저녁 김영수 민정수석으로부터 노태우 전대통령의 구속집행 사실을 보고 받고 『불행하고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언급했다고 청와대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민자당 김윤환 대표위원으로부터 주례당무보고를 받고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대통령이 구속된 이번 사건과 관련,검찰의 엄정수사 및 법집행 의지를 피력한뒤 이를 계기로 구시대의 잘못된 정치관행을 탈피해 정치권이 새로 태어나는 계기가 돼야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보고후 김대표는 당사로 돌아와 『노씨구속이 검찰수사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향후 수사방향은 정치권이 될것임을 시사했다.
  • “노씨 대선자금 언급 안했다”/안 중수부장

    ◎대통령 당선자때도 거액 수뢰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안강민 검사장)는 16일 노씨가 88년 2월25일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에도 기업 총수들로부터 거액의 비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안중수부장은 『노전대통령이 대통령 당선자 기간에도 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그 때 받은 돈은 직무와 관련성이 없어 뇌물로 볼수 없기 때문에 구속영장에 기재한 2천3백58억9천6백만원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중수부장은 『노전대통령이 대통령선거 지원자금과 스위스은행 계좌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면서 『지난 1일 1차 소환때와 비교해 수사상으로 크게 진전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안 중수부장은 그러나 『노전대통령이 검찰이 수사를 통해 밝혀낸 동방유량 신명수 회장 명의의 서울센터빌딩 등 4곳에 자신의 비자금 3백55억원이 유입된 사실과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과 한보그룹의 정태수 회장이 8백99억원을 실명 전환해준 것은 시인했다』고 말했다.
  • 2,359억 전액 국고귀속 확실/노씨 재산 어떻게 될까

    ◎거액 추징금 내려면 전재산 처분 불가피 16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노태우씨가 「빈털터리」신세를 면할 수 없게 됐다. 노씨가 30개 기업들로부터 받은 2천3백58억원이 모두 「뇌물」로 규정돼 전액 몰수 당하거나 추징당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뇌물로 받은 돈은 쓰고 남음에 상관없이 전액 몰수 또는 추징하는게 상례여서 노씨는 이제 알거지로 전락할 운명을 맞고 있다. 노씨가 밝힌 총비자금은 5천억원이고 수사결과 드러난 잔고는 노씨측이 밝힌 1천8백57억원에다 서울센터빌딩 등에 유입된 3백55억원을 포함,2천3백억여원에 이르고 있다. 이들 재벌로부터 받은 돈이 모두 몰수대상으로 분류된 만큼 은행등에 예치시킨 비자금 잔액 2천3백억여원은 조만간 법적절차를 거쳐 국고에 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를 위해 지난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특례법」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몰수특례법은 뇌물·횡령 등을 범한 전현직 공무원에 대해 기소전에도 수뢰 또는 횡령액 자체 뿐만 아니라 그로인한 이자소득 및 부동산시세차액 등 「증식부분」에 대해서도 「몰수보전절차」를 통해 재산을 빼돌릴 수 없도록 묶어둔 뒤 재판을 통해 몰수형이 확정되면 불법재산을 국가에 귀속토록 하고 있다.몰수보전절차는 본안소송에 앞서 권리구제를 위해 신청하는 가처분성격을 띠고 있다. 지난해 인천북구청 세금횡령사건을 계기로 제정된 이 법은 시행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적용된 예가 없지만 노씨에게 최초로 적용될 공산이 크다.이에 따라 노씨는 전현직 공무원을 통틀어 이 법이 적용되는 「구속1호」로 기록될 게 틀림없어 보인다. 노씨는 비자금 잔고를 모두 몰수당하는 한편 나머지 재산도 처분해 추징금을 내야 할 판이다. 법원은 재판과정에서 이미 드러난 잔고 이외의 불법비자금에 대해서는 추징금을 선고할 수 있다.이미 쓰고 없어진 부분에 대해서도 뇌물죄가 인정되면 추징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노씨 구속­육사서 구치소까지

    ◎「2인자 처신」 성공후 「탐욕의 추락」/9사단장때 「12·12」 가담… 권력 전면에/올림픽 조직위장→민정대표→대통령으로 팔공산 기슭.꿈많던 피리부는 소년 노태우는 마침내 대통령의 꿈을 이뤘다.그러나 그가 평생 이루었던 꿈은 이제 한낫 물거품이 됐다. 현재 그에게 주어진 현실은 차디찬 감방.만인지상으로 일국을 호령했던 그는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헌정사상 최초로 구속되는 역사의 오점을 남겼다.또 온 국민들의 가슴속에 참담한 상처를 남기게 됐다. 꿈많던 소년시절,명예를 존중했던 육사시절,화려했던 군생활,세계에 올림픽개막을 선언하던 당당한 대통령의 모습은 이제 과거사가 됐다.가난한 시골 면서기의 아들에서 대통령으로,또 국민들의 지탄을 받는 죄인으로까지 그는 전락했다.노씨가 예순넷 평생을 걸어온 길은 한 인간이 얼마만큼 화려하게 변신할수 있는가,또 얼마만큼 비참해 질수 있는까 하는 점을 극한적으로 보여준다. ○51년 육사11기 입학 그는 1932년12월4일 팔공산 기슭인 경북 달성군 공산면 신룡리(현재 대구시 동구 신룡동)에서 태어났다.7살때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여읜 뒤 삼촌의 도움으로 공산국민학교를 거쳐 대구공업중학교에 입학했다.대구공업중학교 4학년때 경북중학에 편입해 졸업한뒤인 51년 육사 11기로 입학하면서 무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육사는 그의 인생항로를 크게 뒤바꿔놓았다.노씨는 육사에서 동기생인 전두환전대통령,김복동자민련부총재 등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전전대통령과는 군요직과 대통령직을 주고받는 동지로,후계자로 인연을 맺게 된다.김씨와는 59년 김씨의 여동생 옥숙씨와 결혼해 처남 매부지간이 됐다. 노씨는 대위로 서울대사대 ROTC교관으로 지내던 중 5·16을 맞았으며 전두환대위와 함께 하나회를 이끌며 박정희대통령의 총애를 받는 계기를 마련한다.이후 67년에 중령으로 진급했으며 68년에는 대대장으로 월남전에 참전했고 70년에는 대령진급을 했다.74년 장군에 진급해서는 전씨의 뒤를 이어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를 지냈다.78년 소장으로 진급해 9사단장을 맡았다.그는 9사단장 시절 자신의 병력을 12·12군사쿠데타에 동원함으로써 역사의 전면에 등장했다.이미 그때부터 그의 영광과 오욕의 운명이 예고되었을지도 모른다. 노씨는 12·12거사의 주모자였던 전두환보안사령관과 함께 하극상에 성공함으로써 권력의 길을 걷는다.12·12 다음 날인 79년 12월13일 수도경비사령관으로 옮겼고 다음해 국보위 상임위원으로 기용되면서 중장으로 진급했다.또 그해 8월 보안사령관으로 취임하는등 권력의 핵심인 신군부의 2인자로 부상했다.마침내 81년 7월 대장계급을 달고 29년 6개월의 군생활을 마감했다. ○전국구로 국회 진출 그는 정무장관,초대 체육부장관,내무부장관을 거쳐 올림픽조직위원장 겸 대한체육회장을 맡는 등 권력의 전면에 등장했다.85년 2·12총선에서는 민정당전국구로 국회에 진출했다.초선이며 전국구인 그는 전대통령의 후광으로 민정당대표위원에 올라 본격적인 차기대권수업에 나섰다.이때 그는 최고권력자에게 철저하게 자신을 낮추는 2인자의 처신을 완벽하게 해냄으로써 전전대통령으로부터 신임을 잃지 않았다.친구였던 전씨에게 사석에서도 반말은 커녕 다리를 꼬고 앉지도 않았다.마침내 그는 87년 6월10일 민정당 전당대회에서 전씨로부터 대통령후보로 지명받았다. 그는 87년 12월 대선에서 「보통사람의 시대」를 내세우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씨와 대결해 유신이후 16년만에 직선제에 의해 뽑힌 대통령이 됐다.이에 앞서 그는 재집권 시나리오의 하나인 직선제 개헌수용등을 「6·29선언」으로 묶어 자신의 것으로 발표함으로써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환영을 받았고 이는 대통령에 당선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평가된다. 그는 집권에는 성공했지만 88년 4월26일 13대총선은 여소야대로 나타나 정국운영에는 상당한 부담을 갖게 됐다.과거청산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급기야는 자신을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려준 전씨를 국회증언대에 세우고 백담사에 유배시키는 등 평생동지의 관계가 돌이킬수 없는 원한관계로 돌아섰다.전씨의 형과 동생,처남 등 친인척과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됐다.전씨측 사람들은 이를두고 노씨를 배은망덕하다느니,배신자라는 소리가 나왔으나 과거청산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비난에 묻혀버렸다. ○외교치적 긍정 평가 노씨는 재임시 「물태우」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다소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군사정권에서 문민정권으로 넘어가는 과정의 과도기에 무난한 역할을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특히 북방외교를 통해 소련과 중국등 구사회주의국가들과 수교를 하면서 우리의 외교적 지평을 넓혔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다.또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여세를 몰아 모두 8차례의 남북고위급회담을 열어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한 것이나 남북유엔동시가입을 성취해 내는등 외교적인 치적에는 상당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93년 2월 퇴임후 밝은 얼굴로 연희동 사저로 돌아갔다.그는 한때 보통사람으로 돌아가 이웃의 환영을 받은 전직대통령이었다.전씨와 화해를 한 것도 사저로 돌아간 뒤였다.그러나 퇴임후 불과 얼마 안돼 과거정권의 비리설이 끊임없이 나돌았고 측근들의 비리가 속속 드러나 6공시절 장관들이 수뢰혐의로 구속되는 지경에 이르렀다.그에게도 거액의 정치자금 은닉설이 공공연히 떠돌았고 급기야 금융실명제의 위세는 그를 더 이상 보통사람으로 남겨놓지 않았다. ○「역사적 책임」 망각 그는 대통령으로서의 역사적 책임을 망각했다.국책사업과 관련한 이권개입,수천억원대에 이르는 비자금 착복은 그가 역사를 의식하지 못했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그의 불행은 대한민국 역사의 불행이라는 점을 그는 몰랐던 것일까. 그는 지금 무얼 생각할까.그는 대통령후보가 됐을 때 『정상적인 사람이 사는 길이라면 목표를 정해놓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이다.그런 면에서 나는 기구한 운명을 타고 났다.나는 대장이 되고자하는 목표를 세운 적이 없었지만 우연히 대장이 됐고,장관을 꿈꾸지 않았는 데도 3부장관을 지냈고,민자당대표나 대권후보를 목표로 하지 않았는데도 오늘에 이른 것을 보면 내 운명은 기구하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그도 「영광은 사라지고 오욕만 남은」지금의 처지에 까지 이를 정도로 기구한 운명일 줄은 몰랐을 것이다.
  • “경쟁력 뒤지지 않게 기업인에 용기를”/노씨 수감전 마지막 발언

    ◎“정치인은 불신·갈등 씻는 계기 됐으면” 노태우 전대통령이 16일 하오 7시30분 구속수감되기 위해 서울구치소로 떠나기 전 서초동 대검청사 현관 앞에서 약 1분 가량 말한 내용을 그대로 옮긴다. 국민여러분 정말 송구합니다.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습니다.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습니다. 이 자리에서 특히 가슴아픈 것은 나로 인해 많은 기업인들이 곤욕을 치른 것입니다.국민여러분께 부탁합니다.우리 기업인들이 국제경쟁력에 뒤지지 않게끔 밀어주시고 보살펴주시고 용기를 주십시오. 정치인 여러분들께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여러분 가슴에 안고 있는 불신 그리고 갈등 이 모든 것을 내가 안고 가겠습니다.그리고 어떤 처벌도 내가 받겠습니다.제발 이를 계기로 이 불신과 갈등을 다 씻어버리고 화해와 이해와 협력으로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후배들에게 물려주길 정말 간절히 바랍니다. ◎노씨 「마지막 발언」 여야 반응/자기잘못 외면… 진실 밝히길­민자당/반성없이 부정축재 합리화­국민회의·민주당/정치권 자정 계기로 삼아야­자민련 노태우 전대통령이 16일 서울구치소로 떠나기 전 『이번 사건의 모든 책임은 나 혼자 지겠다』며 마치 자신이 억울한 희생양인듯 말한데 대해 여야 모두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더욱이 비자금을 빼돌려 친·인척 명의로 부동산을 사놓기까지 한 처지에 경제의 국제경쟁력 운운한 대목에 대해서는 기가 막히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노씨의 언급은 특히 여당이 의혹을 제기하는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에 대한 추가 정치자금 지원 여부와 야권이 공개를 촉구하는 여당의 대선자금 지원내역 등은 공개치 않겠다는 뉘앙스를 풍겨 논란을 촉발하고 있다.당장 검찰수사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임은 물론,국민여론과 정서를 너무도 모르는 엉뚱한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민자당의 손학규 대변인은 『노씨의 발언은 아직도 잘못을 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이 정치권의 갈등과 불신으로 정치적 희생양이 된듯 한 인상을 주고 있어 유감』이라고 비난했다.그는 『노씨는 뇌물수수와 부정축재라는 자신의 비리로 구속된 것을 좀 더 뼈저리게 반성하고 남은 검찰조사에서 진실을밝혀 국민 의혹을 해소하는데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회의 박지원 대변인은 노씨 발언이 대선자금 공개의 뜻이 전혀 없음을 나타낸 것으로 매우 유감스런 일이라며 『노씨 발언은 국민을 위한 마지막 봉사의 길을 져버린 것이며,정치인들이 반성할 기회를 앗아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부정축재를 합리화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성토했다.이규택 대변인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어불성설이자 공갈협박조의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다만 자민련의 김종필 총재는 『노씨가 모든 책임을 떠안고 사회를 안정시키려는 뜻일 것』이라고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
  • 노씨 첫 공판 새달 10일께/서울지법

    ◎집중심리제 채택… 넉달안에 확정판결 서울지법(원장 정지형)은 16일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된 노태우 전 대통령이 기소되면 가급적 빠른 시일안에 1심 공판을 마무리질 계획이다. 법원은 노전대통령에 대한 공소장을 이달 말쯤 접수하는 대로 이 사건을 형사부의 수석재판부인 합의30부(재판장 김영일 부장판사)에 배당,집중심리제를 채택해 공판을 신속히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집중심리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노씨가 법정형량이 최소한 10년 이상인 뇌물수수죄로 기소될 경우 1심 판결이 나더라도 피고인 마음대로 항소 및 상고를 포기할 수 없어 재판이 장기화될 수 밖에 없는데다 그에 따른 사회전반의 후유증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이에 따라 12월 10일을 전후해 첫 기일을 잡고 하루나 이틀 간격으로 공판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법원관계자는 이날 『일반 형사범의 일정으로 재판을 하면 구속일로부터 7∼8개월,최장 14개월이 돼야만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을 수 있지만 집중심리를 할 경우에는 구속일로부터 3∼4개월만에 확정판결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해 집중심리제의 채택가능성을 시사했다.
  • 롯데 신 회장 출국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과 관련,검찰의 조사를 받았던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16일 하오 1시40분 도쿄행 일본항공 952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신회장은 일본에 체류중 지난 12일 검찰의 소환을 받고 귀국했었다.
  • 재소환 28시간만에 구속영장 발부/구씨 구속­영장 발부까지

    ◎수사기록 소설책 10권 분량 2천여쪽/연희동 주민 “측은하지만 구속은 당연 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돼 집행된 16일 검찰청사는 하루종일 긴장감에 휩싸였다. 검찰이 구속영장 작성작업에 들어간 것이 이날 새벽 1시30분.구속영장을 청구한 시간은 하오 1시25분.법원에서 영장을 발부한 시간은 하오 6시51분.노전대통령이 서울구치소로 출발한 때가 하오 7시30분.영장 초안작성에서 집행에 이르기까지 18시간이 걸렸다. ▷영장청구◁ 이날 상오 1시30분쯤 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지은 대검 중수부는 이정수 수사기획관과 주임검사인 문영호 중수 2과장,김진태 검찰연구관 등이 주축이 돼 밤을 새워가며 구속영장 초안을 작성,상오 9시쯤 안강민 중수부장을 거쳐 김기수 검찰총장에게 최종보고했다. 노씨에 대한 수사기록은 소설책 10여권에 해당하는 2천여쪽의 방대한 분량으로 노씨의 인적사항과 범죄사실,3백쪽의 피의자신문조서 등을 비롯,노씨의 범죄사실을 입증하는 기타 소명자료가 포함됐다.소명자료는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등 30여명의 재벌회장들과 이현우 전청와대 경호실장과 이태진 전경호실 경리과장등의 진술조서 및 계좌추적 결과등에 대한 기록이다. 이어 주임검사인 문과장은 영장원본에 서명한 뒤 내부결재절차에 따라 상오 11시45분쯤 푸른색 보자기에 싼 수사기록을 서울지검 이종찬3차장 검사실로 갔다.대검은 대응기관인 대법원이 구속영장을 접수하지 않기 때문에 절차상 서울지법의 대응기관인 서울지검을 통해 영장을 접수해야 하기 때문이다.검찰은 영장청구사실을 일체 비밀에 붙였다. 이차장검사는 20여분동안 기록을 꼼꼼히 검토한뒤 사건번호를 부여하는 서울지검 사건과에 범죄인지서를 보내고 낮 12시10분쯤 문과장과 함께 최종결재권자인 최환 서울지검장실로 갔다. 최검사장은 1시간여동안 문과장의 보고와 함께 기록을 검토한 뒤 하오1시10분쯤 결재,영장청구를 위한 절차를 끝냈다. 대검수사관은 하오1시25분 서울지법 가동2층 영장계에 수사기록과 영장을 전달했다.영장계 직원은 5분여만에 접수절차를 끝내고 이날 영장당직판사인 형사항소 6부 김정호판사에게 수사기록을 넘겼다. ▷영장발부◁ ○…노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청구된 지 5시간24분만인 하오 6시51분 발부됐다.이로써 노씨는 전날 하오 2시50분 대검찰청으로 재소환된지 28시간만에 구속영장이 떨어진 셈이다. 김정호 판사가 영장발부 직후 구속영장과 사건기록을 인계하기 위해 서울지방법원 영장계 오형식 주임(36)을 호출하자 3명의 대검 수사관은 영장계에서 대기하다 오주임을 뒤따라 황급히 김판사 방으로 직행. 수사관들은 오주임으로부터 자주색 보자기에 싼 1천쪽 분량의 사건기록 뭉치를 넘겨받은 뒤 영장계의 구속영장 원부에 서명하고 현관앞에 대기중이던 검은색 르망승용차 편으로 1분여만에 대검청사로 복귀. 문영호 중수 2과장은 11층 특별조사실에 있는 노씨에게 가 영장요지를 알려준 뒤 안강민 중수부장 사무실에 들러 잠시 대화를 나누고 곧 바로 영장집행에 착수. ○…노씨의 구속 집행을 보기 위해 대검청사 현관 로비에 나온 김유후 변호사(전청와대 사정수석)는 노씨가 현관에 내려오기 직전 기자들을 만나자 참담한 표정을지으며 자리를 애써 피하려는 모습. 김변호사는 「조사실에 들어가 보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힘차게 고개를 저은 뒤 『아직 누구도 변호인 선임계를 내지 않았다』고 대답. 그는 「심정이 어떠냐」는 질문에 대해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다』며 『곁에서 잘 보필하지 못해…』라고 말꼬리를 흐리며 기자들을 회피. ▷연희동◁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구속을 지켜본 연희동 주민들은 『인간적으로는 안됐지만 구속은 당연하다』고 입을 모았다. 통장 양종환씨(50)는 『노씨의 집이 주변 집들에 비해 비교적 작고 초라해 깨끗한 정치를 했다고 믿었는데 이번 일로 더 큰 배신감을 느꼈다』면서 『전직 대통령이 교도소로 가는 것은 안된 일이지만 5천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부정하게 모은 죄값은 반드시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노씨 생가◁ 노씨의 생가가 있는 대구시 동구 신룡동 용진마을 67세대 2백50여 주민들은 16일 하오 노씨의 구속수감 소식이 전해지자 『당연한 결과』라면서도 착잡한 표정들. 인척간인 노병작씨(48)는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구속은 당연한 결과가 아니겠느냐』면서 『앞으로 다시는 전직대통령이 비리로 구속되는 불행은 사라져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 정치권·공직사회에 「경고 메시지」/노씨 구속­수뢰죄 적용의 뜻

    ◎노씨에 국정운영 관련 포괄적 책임 물어/“뇌물수수 수사엔 「성역」 없다” 전형 남겨 검찰이 16일 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해 당초 예상을 깨고 뇌물수수혐의로만 구속한 것은 국정의 최고책임자라도 직무와 관련해 돈을 받았다면 사정에 「성역」이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말해 「깨끗한 정부」를 표방하고 있는 현 정부가 전직 대통령까지도 구속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정치권은 물론 전 공무원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띄운 것으로 해석된다.따라서 앞으로의 「사정」은 말을 안해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노씨가 88년 2월 대통령에 취임한 뒤 다음달부터 퇴임이전인 92년 12월까지 30개 기업으로부터 거둬들인 돈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훨씬 초월한 2천3백58억원.검찰은 이 돈을 모두 「뇌물」로 규정했다.전직 대통령의 구속도 사상 처음이지만 수뢰액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같은 법적용은 당초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검찰주변에서는 정치자금법위반죄는 최소한 뇌물죄와 함께 적용될 것으로 보아온 게사실이다. 검찰은 그러나 국정의 최고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이 받은 돈은 무슨 변명을 늘어놓더라도 뇌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단정했다.대통령과 기업인이 돈을 주고 받으면서 명시적인 의사표시는 없었더라도 묵시적인 부탁 내지는 수락의사를 공유했을 게 틀림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대통령은 행정각부의 장들에게 위임된 사업자 선정이나 신규사업의 인·허가,금융지원,세무조사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직접 또는 간접적인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건설·철강·기계·자동차·금융·정보통신·석유·화학·조선·전기·전자·섬유·교통·식품·유통·위락·체육시설 등 각종 사업을 하는 기업체들의 활동에 직무상 또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뇌물수수죄를 적용한 배경을 설명했다.국정의 포괄적 권한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은 것이다. 검찰에 소환된 기업인들을 면면이 살펴보면 이러한 업종들이 모두 망라돼 있어 정치자금법을 적용하지 않고 뇌물죄만 적용한 의혹이 쉽게 해소된다. 뇌물죄의 경우 수뢰액이 5천만원을 넘으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수뢰액만을 볼때 노씨는 정상참작을 도저히 바라볼 수 없게 됐다.지금 상황에서는 3심까지 가더라도 「무기징역」이하의 형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다만 형이 확정된 뒤 사면절차를 거쳐 감형이나 형집행정지 등을 생각할 수 있을 뿐이다. 기업인들도 노씨에게 준 돈이 「뇌물」로 규정된 만큼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돈을 준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30개 기업인이 모두 처벌대상이나 이 죄목의 공소시효(5년)때문에 90년 11월 이전에 돈을 준 기업인은 「공소권 없음」처분을 받는 대신 90년 11월∼92년 12월 사이 돈을 준 기업인들은 죄질에 따라 ▲구속 ▲불구속 기소 등의 처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감이후 법적지위 어찌되나/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일반 형사범과 같은 권리·의무만 보유/형 확정땐 일정기간 선거·피선거권 제한 노태우 전대통령이 16일 뇌물수수죄로 구속,수감됨으로써 그의 법률적인 지위도 일반 형사범과 마찬가지로 형사소송법과 행형법에 따른 미결구금수,즉 미결수의 신분이 된다. 미결수에게는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과 같은 일반 법률보다는 형사소송법과 행형법이 우선 적용되기 때문에,구치소에 수감되는 순간부터 일반 형사범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만 갖게 된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설명이다. 따라서 구치소내에서는 노씨는 경호원의 경호를 받을 수 없으며 구치소장의 재량에 따라 일반 형사범과 격리 수용되는 방법으로 신변보호를 받을 수 있을 뿐이다.말하자면 노씨는 다른 형사범과 마찬가지로 변호인 접견권,면접교통권,진료권은 갖지만 서신검열도 받아야 하는 등 어떤 형태의 특권도 박탈된다. 또 건강이 악화돼 진료를 받더라도 구치소장이 지정하는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아야 하며,주치의나 외부 진료를 받으려면 구치소장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게다가 최장 구속만료 기간인 오는 12월 5일까지 담당검사의 소환이 있으면 대검 등 검찰이 지정하는 장소로 나와 계속 조사를 받아야 한다. 노씨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끝난 뒤 공소장이 법원에 접수(기소)되면 노씨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기까지 미결수이면서 동시에 피고인 신분이 된다.피고인은 대법원 확정판결 때까지 재판을 받을 수 있으며 재판기간 중에는 판사가 법정출석을 명할 때마다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내려지면 노씨의 신분은 미결수에서 기결수로 바뀌면서 교도소로 이감된다.정상적인 재판과정을 거치면 확정판결 때까지는 최장 14개월이 걸리나 재판의 장기화에 따른 국력소모 등 후유증을 감안하면 집중심리제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집중심리될 경우에는 4∼5개월만에 대법원 확정판결이 날 수 있다.형이 확정되면 일정기간동안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노씨의 경우 정치적 판단에 따라 일정 기간 경과 후 박태준전포철회장의 경우처럼 특별사면의 한 방법으로 검찰이 공소를 취하하거나,형 확정 직후 특별사면 및 복권의 가능성도 없지않을 것으로 보인다.또 지난 1일 1차 검찰소환 직후 노씨가 보인 건강상태나,문민정부 초기 각종 비리로 구속된 거물급 인사들이 대부분 구치소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병동으로 이관된 사실로 미뤄볼 때 「추운」독방보다는 「따뜻한」 병동이나 외부의 진료기관에서 겨울을 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형이 확정되든 사면복권되든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회복 문제는 적잖은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 “개인비리로 호도말고 정치권 반성을”/노씨 구속­시민·각계반응

    ◎정·경유착 부패고리 끊는 계기로 삼아야/비자금 조성·사용 관련자 사법 처리해야/권력에 약하고 중기에 강한 재벌 각성을 노태우 전 대통령이 구속된 16일 시민들은 『범죄행위가 명백하게 드러난 만큼 구속수사는 당연한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과 재벌기업간의 부패의 고리를 차단하고 사회정의를 실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양승함(연세대 정치외교학과)교수=전직 국가원수가 거대한 부조리를 저질러 구속된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사태다.국민들의 사기 저하가 우려된다.특히 많은 정치·경제 지도층 인사들이 연루돼 앞으로 사회지도층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부패구조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루어진다면 장기적으로는 정경유착과 금권정치를 청산하고 법치주의 원칙이 살아있는 정의로운 사회로 발전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유재현 경실련 사무총장=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를 노씨 개인비리에한정하면 안된다.비자금 조성과 사용에 관련된 정·재계 인사들도 마땅히 사법처리돼야 하고 우리 경제의 내실화를 위해 정경유착과 검은돈의 거래관행을 이 순간 단절해야 하다.이번 사건을 당리당략 차원에서 이용하고 있는 정치권도 각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구평회 무역협회 회장=전직대통령의 구속소식을 듣고 착잠함과 함께 법앞에 모두 평등하다는 것을 확인했다.이번 사법처리를 계기로 사회 여러분야에서 야기되고 있는 각종 문제가 조속히 마무리 되기 바란다. ▲김한주 변호사=정치권의 구조적인 부패를 규명하지 않을 경우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증폭돼 엄청난 후유증이 우려된다.이번에는 노 전대통령이 제공했던 정치비자금의 실체를 정확히 밝혀내 국민적 의혹을 풀어야 한다. ▲조동진 목사=가롯 유다의 배신 장면을 보는 심정이다.사법처리되는 전직 대통령을 보는 것도 참담하지만 불의한 대통령을 줄줄이 모시면서 그들을 찬양했던 종교인의 양심에 더욱 자괴감을 느낀다. ▲남인순 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전직 대통령이라도 불법을 저질렀으면 사법처리되는게 당연하다.이번 기회를 잘못된 관행을 고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한 개인의 단순 비리로 축소,사건의 본질을 호도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명룡씨(34·회사원·광주시 북구 중흥동)=속이 후련하다.어떻게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는지 역사앞에 부끄러울 뿐이다.앞으로 5·18책임자에 대해서도 엄중한 법적용을 해 이런 과거의 잘못에 대한 정리가 마무리돼야 할 것이다. ▲조재호씨(46·대아코프레이션 대표·대구시 달서구 장기동)=전직 대통령이라 동정이 가지만 구속은 당연하다.권력에 약하고 중소기업에 강한 재벌도 각성해야 한다.정부도 앞으로 보다 폭넓게 규제를 완화하고 자율경쟁에 맡기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이정애씨(30·여)=앞으로 어떠한 정치적타협이 있을 경우 엄청난 국민적 저항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엄격한 법적용의 선례를 남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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