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노태우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 행정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 변호인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 학부모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 낙동강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567
  • 노씨 “기억 안난다” 되풀이/노씨 재판­노씨 법정표정

    ◎뇌물수수 추궁에 “당시관행” 강변/검찰 2백여항 질문에 핵심 회피/정경유착 부분엔 “잘못했다” 시인 「피고인 노태우」가 대통령재직중에 저지른 죄과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기 위해 18일 법정에 섰다. 상오 10시를 1분정도 넘긴 시각.재판장인 서울지법 형사 합의30부 김영일 부장판사와 주심 김용섭,좌배석 황상현판사가 입정하면서 헌정사상 초유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인 공판이 개정됐다. 재판부가 착석한 직후 재판장인 김부장판사가 『95고합 1228호 피고인 노태우』를 호명하자 수인번호 「143」를 왼쪽 가슴에 단 노씨가 두손을 한복 수의 소매속에 팔짱을 끼듯 가지런히 모은채 천천히 왼쪽 피고인대기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법정정리의 안내를 받아 입정한 노씨는 잔뜩 상기된 표정이었으나 피고인석 앞에 서서 방청석을 향해 목례한뒤 재판부를 향해 또 한차례 고개를 숙이는 예의를 보였다. 재판장은 이어 『피고인 이건희·김우중·최원석·장진호·이준용·김준기·이건·이현우·금진호·김종인·이원조·이경훈·이태진·정태수』등 15명을 차례차례 호명해 정해진 자리에 세웠다. 피고인들이 모두 자신의 자리앞에 서자 재판장은 방송카메라와 신문사진기자 2명에게 사진촬영을 허락했고 기다렸다는듯 수십차례의 플래시가 한장면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터졌다.이때 일부 피고인들의 몸이 움찔했으며 대부분은 촬영을 허용한 재판부를 불만스러운 듯 응시했다. 본적과 주거지,직업,생년월일을 일일이 묻는 인정신문이 끝난뒤 이어 10시16분부터 문영호 주임검사가 검찰측 직접신문을 시작했다. 재판내내 국민들이 듣기를 원하는 대답이 노씨의 「입」을 통해 나오지 않았다.노씨는 예의 궤변과 억지논리로 무장하고 있었다. 한달이 넘는 구치소생활동안 국민앞에 겸허하게 반성하고 죄를 뉘우쳤으리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깨졌다. 노씨의 뇌물수수를 입증하기 위해 검찰은 2백여항목의 예리한 질문을 퍼부었으나 노씨는 『국민과 민족을 위해』를 수 없이 반복했고 『잘 기억나지 않는다』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뇌물을 준 사람이 그렇게 말했으며 맞을 거다』 『주는 입장과 받는입장은 서로 다르다』며 마치 망각증환자처럼 행세했다. 『반성합니다』는 말은 정경유착부분에서 꼭 한번,『잘못했다고 생각한다』는 말은 뇌물수수부분에서 단 두번 들을 수 있었다.노씨는 뇌물수수에 대해 『당시는 관행이었고 잘못되지 않았다고 여겼다』는 말을 계속해서 읊조렸다. 이날 재판과정에서 노씨는 검찰의 직접신문에 대답하기 곤란한 부분은 얼버무림으로 일관했다.전직 대통령의 위엄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으며 낯 두꺼운 한명의 뇌물수수피고인에 불과했다.
  • 참담한 “제2의 국치일”/황진선 사회부 기자(오늘의 눈)

    1995년 12월18일은 제2의 국치일이다.전직대통령이 「파렴치범」으로 법의 심판대에 섰기 때문이다. 2천8백38억원의 뇌물을 받은 노태우 전대통령이 서울지법 417호 법정에 선 이날은 당사자인 노씨뿐 아니라 그를 대통령으로 두었던 우리 국민 모두가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웠던 것이다. 한일합방이 되던 1910년 8월29일 경술국치를 겪고 난 뒤 일제하와 해방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헌정사에는 파란과 우여곡절이 많았다.그러나 이날처럼 창피스러운 날은 없었던 듯하다. 일각에서 「세기의 재판」이라고 표현했듯이 흰색 저고리와 회색 바지차림의 수의를 입고 고무신을 신은 노씨의 모습은 이날 외신을 타고 전세계에 타전됐다.법정 주변에는 노씨 재판을 취재하느라 3백여명이 내·외신기자가 북적댔다. 노씨는 이날 다시 한번 자신의 파렴치함을 확인시켜주었다.법정 안에는 노씨가 재임기간중 5천억원의 「통치자금」을 조성해 현재 1천8백억원의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할 때처럼 잔잔한 분노가 일기도 했다. 그는 88년 대통령선거당시 『기업인으로부터 돈을 받지 않겠다는 선거공약을 하지 않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어처구니없게도 『이권을 전제로 한 성금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었다』고 답했다.『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았기 때문에 대형사고가 잇따라 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도 『회계는 변칙처리했겠지만 건전한 이익에서 성금을 내는 것으로 알았다』고 했다. 그는 얼굴이 다소 부어 부수수하고 참담한 모습으로 자신을 추궁하는 질문에 「모기」만한 목소리로 답하거나 얼버무리고 자신을 변호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2∼3차례 『잘못했습니다』 『반성합니다』라는 표현을 하기는 했지만 정말 반성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날 노씨의 재판을 지켜본 전체적인 느낌은 「어떻게 저런 사람이 대통령을 했을까」하는 갑갑함이었다.분노보다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참담함이 앞섰다. 「세기의 재판」이라는 표현처럼 이날 노씨의 법정에는 내로라하는 사람이 즐비했다.재벌총수와 변호인은 물론 방청객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한때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던 지도급인사들이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날 재판을 우리 스스로도 「세기의 재판」이라고 할 수 있을까,과연 이 재판이 노씨만을 단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이날 재판에 나온 기업인은 노씨에게 거액의 돈을 건넨 재벌총수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고,이제 곧 전두환 전대통령도 뇌물수수혐의로 기소될 것이라는 생각에 미치면서 답답함이 더욱 가슴을 옥죄오는 듯했다. 아마 이날 노씨와 재벌총수에 대한 뉴스를 접한 지구촌 방방곡곡의 사람은 한국을 「부패의 왕국」 대명사로 여겼을 것이다.노씨만을 지목해 「부패왕국」의 수괴로 여긴 것은 아닐 것이다.그렇다면 노씨에 대한 재판은 결국 우리의 자화상은 아닐까. 물론 노씨와 재벌기업인은 국민으로부터 단죄를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그리고 이날 재판은 영원히 역사의 교훈으로 남아 선진화의 기틀이 되어야 한다.그러나 우리 국민 모두가 노씨 재판을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것이 바로 우리 국민의 수준일지도 모른다는 자리감때문이었다.
  • “불이익 피할 자구책” 뇌물변명 급급/노씨 재판

    ◎재벌총수 표정/이준용씨만 “굳이 변명않겠다”/노씨 옆자리 피하려 한때 눈치싸움 『3공 때부터 굳어진 관행이었기때문에…』『국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통령께 성금을…』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 사건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18일,서울지법 대법정에는 국내 간판급 재벌총수들이 줄줄이 피고인석에 불려나왔다.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대통령을 법정에 세운 이번 재판은 「재계의 별」들을 한꺼번에 피고인석에 앉혔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사건이자 기록이었다. 노씨와의 「악연」을 다시금 곱씹을 수밖에 없었던 기업인들은 삼성 이건희·대우 김우중·동아 최원석·진로 장진호·대림 이준용·동부 김준기 회장 및 한보 정태수 총회장 등 7명의 재벌총수와 (주)대우 이경훈 회장,대호건설 이건회장 등 9명. 재판날짜가 잡히면서부터 재벌들은 「피고인 노태우」의 옆좌석에 앉지 않으려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기도 했다.노씨의 옆자리는 주목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며 이는 자칫 재벌총수 개인은 물론 기업의 신뢰도에 결정적 타격을 가할 것이란 계산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자리 양보」 다툼은 결국 공소장 기재순서대로 삼성 이회장과 대우 김회장이 노씨 옆자리를 나란히 차지하는 것으로 낙착됐다. 삼성그룹의 55개사를 비롯,모두 1백59개에 이르는 계열사의 총수들이지만 한낱 피고인의 신분으로 법관앞에 선 이들은 여느 피고인과 마찬가지로 긴장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검사들의 추궁이 이어질 때마다 진땀을 흘리며 궁색한 자기변명에 급급했다.방청석 곳곳에 포진한 거물급 변호사들과 비서진들도 이들을 도와줄 수는 없었다. 이들의 죄목은 노씨 비자금 3백62억원을 불법 실명전환해준 혐의로 업무방해죄를 적용받은 (주)대우 이회장을 빼고는 모두 뇌물공여죄. 이들이 노씨에게 건네준 뇌물액수는 모두 7백50억원이지만 공소시효가 지나서 이번에 처벌을 받지 않는 부분까지 계산하면 무려 1천80억원에 이른다. 검사들의 신문은 예상대로 이들 돈이 대가를 바라고 건네졌는지,아닌지에 집중됐다.재벌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다른 기업체들이 모두다 「상납」하는 상황에서 불이익을 받지않기 위한 최소한의 자구책이었을 뿐,이를 미끼로 국책사업등에서 이권을 따내려했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변했다.그러나 대림 이회장만은 『구차한 변명은 하고 싶지 않다』며 검사가 추궁한 혐의내용을 대체로 시인,대조를 보였다. 이들 가운데 대우 김회장,동아 최회장,한보 정총회장등은 이미 다른 사건에서 같은 혐의로 법정에 선 전력을 갖고 있다.특히 대우 김회장과 동아 최회장은 지난해 원전공사수주 뇌물사건으로 함께 재판을 받았던 처지다. 이날 공판의 마지막은 한보 정총회장이 장식했다.수서택지분양사건으로 이미 한번 옥고를 치른 적이 있기 때문인지,지병 때문에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탓인지 비교적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정총회장은 『불법 실명전환해 준 돈 6백억원은 어떻게 할 것인가』는 검사의 신문에 『차입한 돈은 열심히 생활해서 갚아나가야 한다』고 진술했고 『노피고인에게 돈을 준 날짜가 터무니없이 틀린다』는 지적에는 『나이도 먹고 몸도 이래서 횡설수설한 것같다』고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처음 재판정에 들어설 때만해도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내세우려는 듯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던 재벌들이었지만 하오 6시25분쯤 재판이 끝난 뒤에는 하나같이 어깨가 처져 있었다. ◎「비자금 4인방」 표정/이현우씨,노씨에 “각하” 깍듯이/김종인씨는 「소신의 참모」 부각 애써 「이현우 전경호실장은 과연 배신자인가」 18일 열린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사건 첫 공판에서는 그동안 굳게 닫혀있던 이현우·이원조·금진호·김종인피고인등 「비자금 4인방」의 입이 열리면서 베일에 싸여있던 이들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눈길을 끈 인물은 이전경호실장.그는 대통령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경호실장으로서 4인방 가운데 가장 많은 뇌물을 알선하는 등 노씨에게 충성을 다했으면서도 수사초기 검찰에 자진출두해 노씨 비자금의 실체를 폭로한 장본인으로 알려져 세인의 관심을 모았었다.그의 검찰출두 동기나 진술내용도 거의 알려지지 않아 무수한 추측을 낳은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씨는 이날 법정에서 노씨를 지칭하며 깍듯이 「대통령각하」라는 호칭을 사용,『이미 주인에게서 등을 돌린 옛사람일 뿐』이라는 세간의 선입견을 비켜나갔다. 또 검찰에 출두하기 이틀전인 10월20일 노씨집에서 만나 이후 대처방안을 상의한 뒤 「이현우 리스트」로 알려진 비자금 장부를 스스로 파기하려한 사실도 드러나 그의 출두배경에 대한 의혹도 차츰 실마리를 얻게될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자신의 검찰진술 내용에 대해 『오랜시간 신문을 받아 정신적 육체적으로 자포자기한 상태였기 때문에 「대세에 지장이 없으니 그대로 인정하라」는 검사의 말에 따라 언젠가는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당장 시간을 넘기는 방편으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노씨도 이날 진술을 통해 이씨를 『착실하고 믿을 만한 사람』으로 치켜세웠다. 5·6공 정치자금의 「원조」라고 불리는 이원조 전의원도 동국제강 장상태 회장에게 노씨를 만나도록 주선하면서 『큰잔치에 부조하는데 다다익선이니 3∼4개(3백억∼4백억원)만 하라』고 주문한 사실을 털어놔 과거에 그가 맡았던 역할을 짐작케했다. 그는 92년 정초에노씨가 자신에게 『기업인이 전에는 많이 갖고 왔는데 요새는 믿을 만한 기업인이 없다』며 「상의」를 해왔고 진술하기도 했다. 금진호 신한국당의원은 말한마디 없던 검찰 출두때와는 달리 검사의 신문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물론 대부분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내용이었다. 김종인 전청와대경제수석은 『노씨에게 정경유착의 폐해를 역설한 사실이 있다』고 말해 「소신있는」 참모였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 “노 피고인 서 있으라” 깐깐한 재판/비자금사건 심판하는 3인

    ◎“증거자료 낼 구체날짜 대라” 검사에도 따끔히 노태우 전대통령 부정축재비리사건 공판을 맡은 형사 합의30부는 서울지법의 수석재판부답게 깐깐한 재판진행으로 주목을 끌었다. 이 재판부의 재판장은 김영일(55·사시6회) 부장판사,주임인 우배석은 김용섭(39·사시 26회)판사,좌배석은 황상현(31·사시 31회) 판사가 각각 맡았다. 김부장판사는 이날 개정과 함께 첫 호명자인 노씨가 호명뒤 곧바로 자리에 앉자 『피고인 15명을 모두 호명할 때까지 서있으라』라고 엄명했다. 전직대통령도 「예외없음」은 하오 노씨에 대한 검찰의 신문과정에서도 이어졌다.김부장은 노씨에게 『재판부를 쳐다보며 답변하시오』 『큰 소리로 말하세요』를 틈틈이 요구했던 것이다. 재판장의 깐깐함은 하오 속개된 재판에서는 검찰측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김필규 검사가 이현우씨를 신문하면서 「피고인」이라는 말대신 「씨」라는 호칭을 사용하자 3번에 걸쳐 호칭을 바꾸도록 주문한 것이다. 『피고인이란 검찰에 피소된 자를 호칭하는 법정용어』라는 가르침도 곁들였다. 신문을 계속하는 김검사의 목소리가 잠시 가늘게 떨렸다. 김부장판사는 하오 6시20분쯤 이날 공판이 끝날 무렵에도 검찰에 이례적으로 냉정한 주문을 했다. 검찰이 통상적인 절차대로 수사가 아직도 일부 진행중이므로 증거자료를 차후에 제출하겠다고하자 구체적인 날짜를 요구했다. 검찰측이 가급적 빠른 시일이라고 말하기가 무섭게 『다음 재판일을 추후지정하란 말인가』라며 김판사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당황한 검찰은 숙의끝에 일주일뒤인 26일을 약속했다. 김부장판사는 이어 재판장의 공지사항을 통해 「어느 한 사람이라도 재판일에 출두하지 않으면 모두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재벌총수 피고인들에게 경고하는 한편 변호인단에게는 「신속한 재판진행을 위해 대표변호인을 선정,중복된 질문을 하지 말도록 하라」고 주문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 노씨,“비자금 장부 4권 폐기”

    ◎“돈 받은건 사실… 뇌물아닌 성금”/대선 지원 내용 진술 계속 거부 노태우 전대통령은 18일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김영일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비자금사건 첫 공판에서 민주당 박계동의원의 폭로 다음날인 지난 10월20일 재벌총수 등으로부터 받은 뇌물의 입출금 내역이 기록된 비자금 장부 4권을 폐기했다고 밝혔다. 노피고인은 이날 검찰의 직접신문에서 『장부를 이현우 전경호실장과 함께 폐기했다』고 진술했다. 이현우 피고인도 뒤이은 검찰신문에서 『청와대가 비자금을 운용한 상세한 내역이 담긴 비자금 장부는 4권이었으며 노피고인이 퇴임한 뒤 가방에 넣어 잠금장치를 해 노피고인이 자택에서 관리해 왔다』고 말했다. 이피고인은 이어 『박의원이 폭로한 다음날 노피고인 자택을 방문,장부파기를 협의했으며 노피고인이 사저 2층에 있는 세절기로 파기하겠다면서 장부를 갖고 2층으로 올라갔다가 오랜시간이 지난 뒤 빈손으로 내려왔다』고 진술했다. 안강민 대검중수부장은 이와 관련,『노씨를 1차로 소환·조사했을 때 노씨가 10월20일쯤 자택에 있던 파쇄기로 비자금장부를 없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이 장부는 노씨 재임중 이현우씨가 작성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노피고인은 이어 『93년 8월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뒤 대통령 재임기간동안 기업체들로부터 받은 약속어음을 모두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해 파기했다』고 진술했다. 노피고인은 또 기업체로부터 받았다고 진술한 액수와 뇌물성 자금으로 밝혀진 금액이 5백억원 가량 차이가 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선 등 선거자금은 장부에 올리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비자금 가운데 상당액이 선거자금으로 흘러들어갔음을 시사했다. 노피고인은 『대선자금 등 정치권 유입부분을 밝히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추궁에 『대통령 재임 당시 한 일을 밝힌다면 국가를 위해 불행한 일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강변한 뒤 『해외에 비밀계좌가 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노피고인이 35개 업체로부터 2천8백38억9천6백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2백여개 문항으로 나눠 신문했다. 노피고인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시기와 경위가 기억나지 않지만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하면서도 『특정사업의 이권을 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것이 아니라 관례에 따른 성금명목이었다』고 뇌물이라는 점은 부인했다. 한편 삼성의 이건희 회장 등 재벌총수들은 노피고인에게 건넨 돈의 성격에 대해 「관행화된 통치자금」「불우이웃 돕기 성금」「전별금」등으로 설명하면서 『특혜나 이권에 대한 대가성 자금은 아니다』라고 뇌물공여 혐의를 부인했다.
  • “뇌물”대“통치자금” 법리대결 불꽃튄다/노씨 재판­법정공방 초점

    ◎“정치관행” 주장… 재벌들은 “성금” 읍소/「뇌물성격 포괄해석」 전례따를지 관심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사건에 대한 첫 공판이 18일 열림으로써 관련 피고인들에 대한 「사법적 단죄」의 서막이 올랐다.지난 10월19일 민주당 박계동의원의 폭로로 검찰수사가 시작된지 61일만이다. 노씨를 비롯,이날 재판정 법대 아래서 머리를 조아린 피고인 15명은 6공 시절 명실상부한 「실세」였거나 재계의 내로라하는 거물들이다.하지만 이제는 한낱 피고인의 신분으로 「법과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됐다. 피고인들의 면면으로 미루어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단 사이의 공방도 치열할 전망이다.그러나 이날 첫 공판은 노씨가 재벌총수들로부터 받은 돈이 뇌물이라고 못박은 검찰의 직접신문만으로 종료됐다.따라서 변호인단의 「역공」이 시작되는 2차공판부터 법리논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씨측 변호인은 이른바 「통치자금」과 「정치관행」의 논리로 무장,검찰측과 정면대결할 것이 확실하다.검찰은 이날 직접신문에서 노씨가 대가성사업과 관련해 돈을 받았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노씨는 그러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주는 사람 입장과 받는 사람 입장은 다르다』면서 뇌물로 돈을 받은 사실을 순순히 시인하지 않았다. 또 재벌측 변호인들은 검찰수사의 「허점」을 찌르며 노씨에게 준 돈의 뇌물성을 일단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즉 사업상의 특혜 등 반대급부를 노리고 돈을 준 것이 아니라 단순한 인사치레나 성금형식의 돈이었다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재판부가 이를 받아줄 가능성은 희박하다.그동안 유사사건에서 법원측이 뇌물의 성격을 포괄적으로 해석,법적용을 엄격히 해 온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최근 뇌물공여혐의로 약식기소된 일부 재벌총수들을 정식재판에 회부하고 이례적으로 검찰의 구형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한 이형구 전노동부장관 수뢰사건 재판을 보더라도 법원이 피고인측의 손을 들어줄 리는 만무한 것이다.특히 지난 8일 법원이 노씨 재산에 대한 검찰의 「추징보전신청」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점도 유무죄 공방의 향방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노씨를 비롯한 피고인들은 무죄주장으로 일관하는 것보다는 가급적 형량을 낮추기 위해 재판부의 선처를 구하는 「읍소작전」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뇌물방조,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이현우·이원조·금진호·김종인씨 등 나머지 피고인들도 이미 검찰수사단계에서 상당부분 혐의가 사실로 굳어진 상태라 검찰의 공소사실에 정면반박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같은 풀이대로라면 노씨 재판은 복잡다기한 사건의 성격과는 달리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돼 예상보다 일찍 선고가 내려질 확률이 높다.다만 노씨가 12·12사건과 관련,내란 및 군사반란죄로 추가기소돼 같은 재판부에 병합될 경우 노씨 재판은 6개월로 규정된 법정기한을 꽉 채워 내년 5월쯤에야 1심 선고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죄로 기소된 노씨는 무기 내지 10년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노씨는 그러나 12·12 및 5·18사건 수사와 관련해 내란·반란죄로 추가 기소될 것이 확실시된다.이 경우 최소 무기징역에서 사형까지 구형될 것으로 보인다. 뇌물공여죄로 기소된 재벌 총수들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백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게 돼 있다.하지만 벌금형보다는 집행유예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법조계의 견해다.
  • 전직대통령 재판의 역사성(사설)

    1995년 12월 18일.「피고인 노태우」가 법정에 선 이날은 우리에게 창피하고 슬픈 하루였다.죄수들이 입는 허연 솜저고리 옷소매에 두손을 찌른채 수척하고 긴장된 모습으로 「긴급호송」차에서 내린 그는 이미 역사의 부끄러운 묘지에 묻힌 사람이다. 우리는 슬프지만 불행하지는 않다.정당치 못한 것을 그냥 묻어두고 뒷걸음치는 역사를 살지않는 시대가 이제는 시작되었기 때문이다.정당성에 하자없는 정부가 출발하여 개혁을 실시하지 않았다면 이 일은 가능하지 못했다.개혁은 그것을 선택한 정권에게 인기보다는 고달픔을 준다.고통과 인내를 요구하고 실인심을 동반할 뿐 당장의 개인적 이득을 국민 손에 잡혀주는 작업도 아니다. 그러나 수천억 비자금이 지하에 숨어 검은 루머를 양산하는 그 고약한 범죄적 행태가 「금융실명제」가 아니었던들 오늘처럼 드러날 수는 없었을 것이다.이 제도는 국민의 적지않은 고통을 담보로 진행되어온 것이다.그렇다고 확실한 미래의 열매를 실감시키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권모술수적 정치에서는 절대로 선호할 품목이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선택한 것은 용기가 있었기 때문이다.또한 문민정부의 용기로 선택했더라도 국민적 용기가 그것을 뒷바침해 주지 않았다면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그것을 극복하고 제도적 성공을 이룬 결과,부패만은 전직 대통령을 포함하여 어떤 성역도 인정되지 않는 민주화의 성숙한 발걸음을 이룩했다. 반세기의 세월동안 우리는 세계를 놀라게 한 발전을 이뤄온 위대한 민족이다.그러나 그 뒤안에는 많은 「허물」의 퇴적을 만드는 시절도 살아왔다.오늘 정당성이 완벽한 문민정부를 창출하여 개혁을 진전시키고 「역사 바로세우기」를 착수할 수 있었던 것은 민족의 진운을 보여주는 일이다.날조된 궤변과 시대착오적 논리로 국면탈출을 시도하는 어떤 기도에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잡기가 우리에게는 긴요하다. 처참하게 법정에 앉은 「피고인 노태우」의 뒷모습도 역사 치유의 냉정한 눈길로 우리는 주시한다.
  • 전대통령 비리 역사적 공판 시작/재벌 총수 등 15명 직접신문

    ◎어제 첫 공판/2차공판은 1월15일 대통령 재임중 35개 기업대표로부터 2천8백38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노태우 피고인(63)과 뇌물을 제공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53)등 노씨 비자금사건 관련 구속·불구속 피고인 15명에 대한 1차 공판이 18일 상오 10시 서울지법 형사 합의30부(재판장 김영일 부장판사) 심리로 제417호 대법정에서 열렸다. 공판은 피고인들에 대한 검찰의 직접신문만 계속됐으며 낮 12시10분쯤 휴정했다가 하오 2시30분에 속개된 뒤 하오 6시25분쯤 끝났다.2차 공판은 내년 1월15일 상오 10시에 열린다. 재판부는 이날 인정신문에 이어 피고인들의 모두진술을 생략하고 검찰측이 직접신문을 벌이도록 했다. 이날 공판에는 구속 피고인으로 노씨와 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불구속 피고인으로는 삼성 이건희·대우 김우중·동아 최원석·진로 장진호·대림 이준용·동부 김준기회장과 대호건설 이건사장,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신한국당 금진호의원,김종인 전청와대경제수석,이원조 전의원,(주)대우 이경훈 회장,이태진 전청와대경호실경리과장,한보 정태수 총회장 등이 출석했다. 재판부는 인정신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직권으로 피고인들의 뒷모습 촬영을 40초간 허용했다. 이에 앞서 노피고인은 상오 8시57분쯤 호송버스편으로 서울구치소를 출발,9시23분쯤 서울지법 지하 구치감에 도착한 뒤 법정 옆 피고인대기실에서 기다리다 9시50분쯤 출정했다.
  • 역사 바로 세우기/서진영 고려대교수·정치학(시론)

    지난 10월19일 노태우씨의 비자금사건이 세상에 폭로된 이후 우리는 새삼 얼마나 비정상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었는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그동안 보통사람들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이란 사람이 나라걱정을 하기보다는 임기내에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비자금을 거둬 들일 수 있을까에만 골몰한 것같이 여겨질 만큼 엄청난 액수의 부정한 돈을 조성하고 관리한 것이나,우리나라 경제의 중추역할을 한다는 대기업의 회장들이 줄줄이 뇌물을 바치면서 이권을 챙기려고 한 것도 그렇고,그런 부정한 돈을 받아 쓰면서도 입만 열면 우리 사회의 정의구현과 민주주의를 위하여 투쟁한다고 외쳐온 정치인들의 이중성은 그야말로 소시민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더구나 지난 16년동안 우리 모두의 부끄럽고 어두운 역사로 남아 있었던 12·12와 5·18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굴절된 역사를 바로 세우자는 주장에 대하여 이런저런 이유로 반대하거나 왜곡하려는 일부의 행태는 당혹스럽기까지 하다고 하겠다.차라리 전두환씨의 반발이나 저항은 규탄의 대상이 될 지언정 그 배경과 동기에 대하여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그동안 12·12와 5·18의 진상규명과 사법적인 처리를 줄기차게 주장하던 사람들마저 갑자기 「역사 바로 세우기」의 정치적 동기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소시민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문민정부가 들어 선 이후 2년 반이상이 지나도록 「지난 시대의 어두움을 역사의 심판에 맡기자」고 호소하다가 지금 와서 왜 갑자기 역사 바로 세우기를 새삼스럽게 강조하게 되었는지에 대하여는 의아해 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그러나 일반 상식의 범위를 초월하는 노태우씨의 부정과 비리의 폭로,과거에 대한 반성보다는 오히려 과거를 돌이키려는 전두환씨의 오만하고도 방자한 반역사적인 태도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가 폭발하면서 더 이상 12·12와 5·18사건에 대하여 「공소권 없음」이란 미봉책을 그대로견지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전두환­노태우씨의 상상을 초월한 부정과 부패,그리고 반역사적인 행위를 이 정부가 그대로 덮어두고 나간다면,국민들의 눈에 이 정부 역시 과거의 5,6공과 다름이 없는 것으로 비쳐질 것이며 그동안 이 정부가 주창한 개혁과 신한국의 창조라는 목표 역시 공허한 정치 슬로건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다.따라서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의 고리를 타파하고 헌정질서의 파괴행위를 응징함으로써 잘못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작업은 어떻게 보면 개혁을 지향하는 김영삼정부의 불가피한 역사적 과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역사 바로 세우기」의 정치적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이를 계기로 그동안 일반 국민들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었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법과 양식이 살아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 사회 일각에는 전두환­노태우씨의 부정부패와헌정질서 유린의 범죄를 단죄하는 것을 표적 사정인 것처럼 호도하거나,사회 경제적 불안감을 이유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할 것을 주장하는 세력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두명의 전직 대통령을 모두 구속한다는 것은 엄청난 일임에 틀림없고 지난 16년간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는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특히 과거의 부정부패와 반역사적인 행위에 직간접으로 연루된 사람들에게 있어서 「역사 바로 세우기」는 숨기고 싶은 치부를 드러내보여야 하는 당혹스러운 일이기에 더욱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그러나 우리 사회가 법과 양식이 살아 있는 정상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안된다.따라서 전두환·노태우씨의 사법적 처리과정에서 우리는 정치적 해결이나 적당한 봉합을 모색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비정상적인 관행과 비상식적인 행위가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다는 사실을 확립하지 않으면 안된다고하겠다.
  • 9사단 서울진입 집중추궁/검찰/안병호·김진선·최광수씨 조사

    ◎「5·18」핵심관련자 내일부터 환문 12·12및 5·18사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종찬서울지검 3차장)는 18일 12·12당시 9사단 작전참모 안병호씨와 수경사 작전처보좌관 김진선씨등 2명을 피고소인자격으로,최규하 전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최광수씨를 참고인자격으로 각각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19일 국회에서 5·18특별법이 통과되면 5·18당시 특전사령관 정호용씨 등 핵심관련자들을 빠르면 20일부터 본격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안씨를 상대로 12·12당시 노태우(노태우)9사단장의 지시에 따라 병력을 동원,서울로 진입하게된 경위 등에 대해 집중추궁했다. 검찰은 또 김진선씨에게 수경사 33헌병대가 수경사령관실에 모여있던 장태완 수경사령관,윤성민 육참차장 등 육본측 장성을 강제연행한 과정과 상황 등을 신문했다. 검찰은 최광수씨를 상대로 12·12당시 정승화 육참총장의 연행에 대한 사후재가와 5·17 비상계엄확대조치,80년8월16일 최규하대통령의 하야 등 일련의 과정에서 최전대통령이 취한 조치와 신군부측의 움직임 등에 대해조사했다.
  • “피고인 노태우”에 들릴듯 말듯 “예”/노씨 재펀­공판 이모저모

    ◎헌정사상 첫 사건… 긴장의 대법정 6시간/한보 정태수 회장 직업 묻자 “회사원” 답변 18일 상·하오에 걸쳐 6시간여동안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대통령이 법정에 선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은 팽팽한 긴장으로 일관했다.노태우씨를 비롯한 피고인들의 답변은 물론 일거수일투족에 온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다. ▷법정안 표정◁ ○…노씨를 비롯한 관련피고인 15명에 대한 공판은 상오10시1분 재판장인 서울지법 형사 합의30부 김영일 부장판사의 사건이름과 노씨에 대한 호명으로 시작. 재판부는 노씨를 호명한데 이어 이건희 삼성그룹회장과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을 노씨 옆에 서도록 지시. 이 사이 노씨는 다른 피고인들이 모두 입정하고 난뒤 착석해야 하는 법정규칙을 몰라 자리에 앉았다가 『노태우피고인 일어서십시오』라는 제지를 받고 기립. 이어 재판장의 호명에 따라 최원석 동아그룹회장,장진호 진로그룹회장,이준용 대림그룹회장 등 3명이 둘째줄에 섰고 김준기 동부그룹회장,이건 대호건설회장,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금진호(신한국당)의원,김종인 전청와대경제수석,이원조 전의원,이경훈 주식회사대우회장,이태진 전청와대경호실경리과장,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은 피고인석 맨 뒷줄에 착석. ○…피고인들이 모두 서자 재판장은 보도진에게 40초동안 피고인들의 뒷모습을 촬영하도록 허가한뒤 10시6분쯤 인정신문에 돌입. 인정신문은 재판부가 『피고인 노태우』라고 부르는 것으로 시작. 재판장과 노씨간에 짤막한 문답이 오갔고 인정신문이 진행되는 동안 노씨는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일관. 재판장은 노씨의 목소리가 너무 작은데다 주소마저 명확하게 밝히지 않자 딱딱한 목소리로 직접 주소를 호명하며 재차 질문. 15명에 대한 인정신문에서 노씨의 목소리가 가장 작았고 뒷줄에 선 피고인가운데 몇몇은 목소리가 정확히 들리지 않자 9번째 이현우피고인부터는 마이크를 사용. 또 삼성 이피고인은 직업을 묻는 재판장의 신문에 『삼성그룹 본사에서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라고 비교적 길게 서술형 답변을 했고 다른 재벌총수들도 「○○그룹 회장」이라고 밝혔으나 휠체어를 타고 나온 한보 정총회장만 유독 「회사원」으로 말해 눈길. 김부장판사는 인정신문이 끝난뒤 『피고인들의 모두진술은 공판이 진행되면서 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모두진술 생략을 주문. ○일부러 눈길 돌려 ○…10시26분쯤부터 시작된 검찰의 직접신문에서 노씨는 뇌물수수사실 추궁에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란 답변으로 일관.검찰이 구체적인 정황을 대며 공격하면 『그런 것같습니다』로 후퇴.『이제는 기억이 납니까』란 질문에는 『어렴풋이 생각납니다』라고 답변. ○…낮 12시10분쯤 상오공판을 마치고 재판부가 퇴정하자 삼성그룹회장 이피고인은 옆자리에 선 노피고인에게 『건강은 어떠냐』는 듯한 요지의 인사말을 잠시 건네기도. 노피고인은 이에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으나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또 노피고인 주변의 대우 김회장과 동아 최회장등 다른 재벌총수와 금진호·이원조피고인등은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거나 일부러 눈길을 돌리는 모습. ○…이현우 전경호실장은 이날 검찰신문에서 지난 93년8월 금융실명제 실시발표직후 금진호의원등과 모여 가·차명계좌로 예금된 비자금의 실명전환에 대해 숙의한 적이 있다는 새로운 사실도 털어놓았다. 이전실장은 『금의원의 제의로 기업인들을 통해 실명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진술하면서 『금의원이 상공부장관,무역협회고문등을 역임해 기업인들을 많이 알고 있어 이를 맡기로 결정했다』고 소개. 이전경호실장은 또 『지난번 검찰조사에서는 장시간의 조사로 정신이 복잡해 자포자기상태로 제대로 진술을 하지 못했다』며 상당부분의 범행사실을 부인. ○…삼성 이피고인은 김진태 검사의 신문말미에 『다른 그룹과 비교할때 내가 왜 여기에 있어야 하는지 김검사님이 원망스럽다』고 억울한 심정을 표출. 이피고인은 또 『개인적인 얘기지만 삼성은 전통적으로 뇌물성 기부를 한 예가 거의 없었으므로 부당하게 손해를 끼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하는등 강도높은 항변을 제기. 또 재벌총수들은 노씨에게 돈을 준 이유에 대해 한결같이 『선처를 바라고 준 것은 아니며 단지 사업을 경영하는데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위해 어쩔 수 없이 주었다』고 주장. ○…이날 검찰측으로부터 가장 강도높은 신문을 받은 동아그룹의 최피고인은 『근로자에게 돌아가야 할 돈을 노피고인에게 준 이유가 무엇이냐』는 신문에 『국가가 있어야 해외공사수주에 보증이 되므로 국가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줬다』고 답변. ○…하오 6시25분쯤 재판부가 공판 종결을 선언하자 노피고인 주변으로 이원조·금진호피고인이 서둘러 다가가 목례를 하면서 『건강조심하라』는등 안부인사. 이에 노피고인은 여전히 그늘진 얼굴이었으나 『내걱정 말라』고 짤막하게 대답한뒤 법정경위의 안내로 피고인출입문으로 퇴정. ○엉뚱한 답변 웃음 ○…한보그룹 정피고인은 이날 마지막으로 10여분동안 검찰신문을 받으면서 시종 억센 경상도사투리로 예상외의 답변을 해 법정의 분위기를 다소 누그러뜨리기도. 정피고인은 검찰이 『총회장과 회장의 차이점이 뭐냐』고 묻자 『대충 같지요』라고 대답한데 이어 수서택지분양이 실패로 돌아간데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이만저만 손해를 본게 아닙니다』고 큰소리로 대꾸해 일순 방청석에서 나지막한 웃음소리. ▷법정주변◁ ○…불구속 피고인들은 낮 12시 휴정시간에 담당변호사 사무실 등에서 도시락 등으로 간단한 식사를 마친 뒤 하오 2시부터 2∼5명의 비서진을 대동한채 법정으로 입정. 한보 정총회장을 시작으로 줄을 이어 법정에 도착한 이들은 소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에 침묵으로 일관. ○…이에앞서 9명의 재벌총수들중 동아그룹 최회장이 상오 9시42분 가장 먼저 법원청사 서쪽현관을 통해 법정에 들어간 것을 비롯,9시50분쯤 삼성그룹 이회장을 끝으로 입정을 완료. 이들 대부분은 「법정에 서는 심정이 어떤가」「재판준비는 잘 되었는가」등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 대답하지 않았으나 구속됐다 풀려난 한보 정총회장의 변호인인 이석형(47) 변호사는 『재판준비를 많이 했다』『자신있다』고 말해 눈길. ○…노씨의 아들 재헌씨는 상오9시35분쯤 법원청사 서쪽현관을 통해 박영훈 비서관·서동권 전안기부장등과 함께 재판정에 도착,사진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해달라는 기자들의 말에 『이미 밑에서 찍었다』고만 말한뒤 긴장된 표정으로 검색절차를 기다리는 모습. 노씨의 변호사인 한영석 전법제처장과 김유후 전청와대 사정수석은 각각 상오9시35분과 40분쯤 상기된 표정으로 입정했으며 최석립전 경호실장도 9시35분쯤 법정에 도착. ○민가협회원 시위 ○…노씨의 공판이 열린 서울지방법원 정문앞에는 이날 아침일찍부터 5·6공시절 민주화시위를 벌이다 숨진 희생자 가족들의 모임인 「민가협」소속 회원 50여명이 나와 재판방청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지난 87년 시위도중 최루탄에 맞아 숨진 연세대생 이한열군의 어머니 배은심(57)씨는 『노씨가 역사의 심판을 받는 것을 보려고 새벽 첫차로 광주에서 올라왔다』며 오열했고 지난 91년 교내시위도중 숨진 명지대생 강경대군의 아버지 강민조(54)씨는 『어제 밤 11시부터 방청권을 얻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우리가 방청을 못하면 누가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 “유개공은 국영기업 아닌줄 알았다”/노씨 재판­법정 「문제진술」

    ◎CD인지 수표인지 모르고 액수만 신경/퇴임뒤 국가위해 큰일하려 2천억 남겨 노태우 피고인은 18일 첫 공판에서 간혹 억지논리를 내세워 방청객들의 실소와 빈축을 사기도 했다.노피고인의 「문제진술」을 간추려 본다. ▲(90년 11월 청와대 관저 준공기념회식에서 LG그룹 구자경회장의 『과거정권은 모두 군사독재 정권』이라는 취중발언에 진노하지 않았느냐는 검찰측 신문에)『그런 정도를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 ▲(노피고인은 민간기업을 제외한 국영기업체나 금융기관장 등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뒤 석유개발공사 유각종사장이 58억여원의 거액을 만들어 헌납한 사실에 대해서는)『당시에는 국영기업체가 아닌 것으로 착각했기 때문에 돈을 받은 것』이라고 「상식밖」의 답변. ▲(대통령 재임기간에 정경유착의 병폐를 없애기 위해 청와대 특명사정반을 운용하면서도 기업체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데 대한 심경을 묻자)『현재의 잣대로서는 잘못됐지만 당시로서는 잘못됐다고 생각지 않는다』고주장. ▲(돈을 낸 기업체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변칙회계처리를 일삼아 결국 그 부담이 부실공사와 대형사고 등으로 이어져 국민이 피해를 입지 않았느냐는 추궁에)『기업주 개인에게만 부담이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두세차례 검찰의 추궁이 이어지자)『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언급을 회피. ▲(금호 박성용회장으로부터 70억원을 양도성예금증서로 받은 것은 은밀한 부탁을 들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냐는 물음에)『양도성예금증서인지 수표인지는 모르고 그저 액수에만 신경을 썼을 뿐』이라고 답변. ▲(한보 정태수회장으로부터 1백억원을 받은 것은 수서사건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아니다.정회장이 철강사업이 무지무지 잘된다고 하면서 1백억원을 내놓겠다고 했다』고 부인. ▲(대호건설 이진 회장을 통해 대립으로부터 70억원을 받았고 이과정에 동생(재우씨)이관여한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한 뒤 이씨와 어떤 사이냐는 질문에) 『동생과는 친한 사이이나 나와는 그렇지 않다』며 수뢰 원인을 동생에게 미룸. ▲이밖에 『경영사정이 좋은 기업들을 선별해서 성금을 받았다』『퇴임후에도 2천억원의 거액을 남긴 이유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큰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라고 진술. ◎노씨 첫 공판 각계 반응/비자금사건 진상 낱낱이 밝혀야/“부정행위 누구든 처벌” 교훈으로 노태우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18일 각계 각층의 인사와 시민들은 한결같이 공정하고 엄격한 재판으로 이번 비자금 및 뇌물수수사건의 진상이 낱낱이 밝혀지기를 촉구했다. ▲이세중(변호사·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 공동대표)씨=그동안 권력층은 부정을 저질러도 그냥 넘어가곤 했다.그러나 이제는 대통령의 부정부패 척결 의지와 국민적 합의로 부정을 저지르면 누구를 막론하고 용납되지 않는다는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됐다. ▲이창복(전국연합 상임의장)씨=국민을 대표했던 전직 대통령이 재임 기간의 독직과 비리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는다는 사실은 대단히 부끄러운 일이다.노씨는 대통령의 선처를 바라며 입을 다물기보다는 국민에게 마지막으로 자신의 소임을 다한다는 입장에서 92년대선자금의 전모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유재현(경실련사무총장)씨=오늘은 우리나라가 법치사회로 들어가는 이정표가 되는 날이며 노씨의 첫 공판은 이제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누구든지 법앞에서는 성역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앞으로 더 이상 법이 무시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며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서는 불행한 사태 역시 다시는 생기지 말았으면 한다. ▲이연숙(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씨=노씨의 법정공판을 보면서 누구든지 죄를 지으면 죄인으로 벌을 받게 된다는 민주사회의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됐다.이제 국민들은 전직대통령이라는 신분에 감성적으로 동정할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재판을 지켜봐야 할 때이다. ▲안재환(39·도산아카데미연구원 국장)씨=전직대통령이 법정에 섰다는 것은 국민들 모두의 수치다.그러나 법의 심판대에 오른만큼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독립적인 판단을 기대하며 또한 이를 계기로 정치지도자들이 국가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해 주었으면 한다. ▲김상민(35·회사원·서울 서초구양재1동)씨=한마디로 착잡하다.그렇게 「보통사람」으로 자처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섰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국민을 우롱한 대가를 치른다는 점에서 동정의 여지가 없다.이를 계기로 기존 정치인들도 결코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깨끗한 정치를 펼쳐야 할 것으로 본다. ◎법정용어 풀이/인정신문­재판부가 피고인 신원 확인/모두진술­검찰·피고인 상호입장 피력/재주신문­검찰의 공소사실 확인 절차 18일 노태우 전대통령의 1차공판에선 생소한 법정용어들이 눈에 띈다.다음은 이같은 용어들에 대한 설명이다. ▲인정신문=재판부가 피고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다.판사는 피고인이 검찰에 의해 기소된 당사자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름,주민등록번호,본적,주소 등을 묻는 것이다. ▲모두진술=검찰과 피고인이 본격적인 신문진행에 앞서 재판에 임하는 입장 등을 알리는 것으로 검찰은 통상 공소장요지 낭독으로 대신한다.반면 피고인은 자기 입장이나 신념을 밝힌다.노씨는 이날 재판부가 『다음기회에 하라』는 권유에 따라 진술을 하지 않았다. ▲재주신문=모두진술이 끝난뒤 검찰에 의해 진행되는 절차다.흔히 주신문이나 직접신문이라고 불린다.검찰은 이때 피고인의 공소사실을 문답을 통해 확인한다. ▲반대신문=검찰의 재주신문에 이어 시작되는 변호인측의 신문이다.변호인은 피고인과의 문답을 통해 피고인에게 유리한 내용의 진술을 하도록 유도한다.노씨의 경우 2백50여개에 이르는 검찰의 재주신문사항에 많은 시간이 걸려 반대신문은 진행되지 않았다. ▲구치감=구치소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호송된 피고인이 재판전 대기하거나 재판뒤 구치소로 돌아가기전 머무는 장소이다.노씨는 이날 상오 9시25분쯤부터 10시 재판이 열리기전까지 구치감에 있었다.
  • 노씨 1차공판 PC통신 중계/나우콤

    사상 최초로 전직대통령을 법정에 세우는 「노태우 비자금 1차공판」이 PC통신을 통해 생중계된다. 나우콤은 16일 자사의 PC통신서비스인 나우누리를 통해 24시간 뉴스전문 유선방송인 YTN과 협력,18일 열리는 노태우씨 1차공판 과정을 생중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12·12」∼「5·18」내란죄 물증확보/검찰 수사방향 중간점검

    ◎핵심 25명 조사… 구체혐의 확인/최 전 대통령 계좌추적은 증언얻기 압박 오는 22일 전두환 전대통령을 군사반란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12·12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는 일단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12·12및 5·18사건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한 이후 지금까지 수사해 온 결과만으로도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은 물론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내란죄 및 군사반란 혐의를 입증할 만한 진술 및 물증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전·노씨를 제외한 관련자에 대한 사법처리는 공소시효 문제로 5·18특별법 제정 이후로 미룰 계획이다. 특별수사본부의 이종찬 본부장은 이와 관련,『12·12수사는 이미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면서 『우선 관련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혐의사실을 정리하고 5·18사건과의 연결부분을 입증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46명을 조사했다. 이 가운데 피고소·고발인은 전·노씨와 이른바 「보안사 4인방」인 허삼수·허화평·권정달·이학봉씨 등을 포함,12·12와 5·18사건의 핵심관련자 25명이다. 또 12·12사건의 피해자거나 목격자인 정승화 전육군참모총장,이건영 전3군사령관,장태완 전수경사령관 등 21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하지만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참고인인 최규하 전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실패했다.최전대통령은 지난 9·11일의 소환에 불응한 데 이어 12·16일 두차례에 걸친 방문조사에도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공판전 증인신문제도 등을 통해 강제로 진술을 받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공판전 증인신문제도는 법원의 허락을 받아 재판 전에 법정에서 증언을 듣는 방안이다.검찰은 최전대통령의 계좌를 추적하는 등 「압박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검찰이 이처럼 최전대통령에 대한 직접조사에 매달리는 것은 최전대통령의 진술 없이는 이번 수사가 말 그대로 「재수사」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강박감에 따른 것이다.전·노씨를 제외한 다른 관련자에 대한 조사는 지난번 것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12·12사건 수사에 이어 앞으로 본격화할 5·18사건에 대한 수사와 관련,18일쯤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이는 특별법의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현행법상 핵심 관련자들은 공소시효가 지나 특별법의 근거가 없이는 재수사를 벌인다 해도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은 5·18사건의 예비수사차원에서 헌법재판소로부터 넘겨받은 수사자료 13만쪽을 정밀 검토하고 있다.최근 신현확 전국무총리와 주영복 전국방부장관,이희성 전계엄사령관 등을 소환한 것도 12·12보다는 5·18쪽에 무게중심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 비리관련 정치인 10여명 명단확보/검찰,국회폐회후 소환 조사

    검찰은 19일 정기국회가 폐회되면 곧바로 비리관련 정치인들을 소환·조사한 뒤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그동안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 비자금과 관련,재벌총수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권에 개입하거나 기업의 약점을 잡아 돈을 뜯어낸 정치인 10여명의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가운데 죄질이 극히 나쁘거나 거액을 부정축재한 정치인 5명 안팎을 사법처리 대상으로 잡고 계좌추적 등을 통해 물증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법처리 대상 정치인으로는 여권의 중진 국회의원인 L씨와 기업인출신 L씨를 비롯,야권의 중진 국회의원 K씨와 또다른 K씨,L씨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검찰의 고위 관계자는 17일 『전·노 전대통령의 사법처리를 계기로 고질적인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돈 안쓰는 방향으로 정치풍토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정치를 치부의 수단으로 삼아온 일부 정치인은 이번 기회에 정치권에서 영원히 추방시키겠다는 것이 사정당국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법처리 대상에는 여야의 구분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고 『가급적 연내에 마무리지을 방침이나 내년 초까지 정치권 사정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 「피고 노태우」 법앞에 서다/서울지법 417호 법정

    ◎“수뢰혐의”… 전대통령으론 처음/재판부,“특별대우 안한다”/흰 고무신·흰 수의 차림으로 출두/2분간 TV생중계… 뒷모습 촬영허용 전직 대통령과 전직 경호실장,현역 국회의원,재벌총수 8명 등 15명이 한꺼번에 피의자로 등장하는 역사적인 노태우 전대통령비자금사건 첫 공판이 18일 서울지법 제417호 법정에서 막이 오른다. 상오 10시 정각.담당재판부인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 김영일 재판장을 앞세워 김용섭 우배석·황상현 좌배석이 입정,좌정한 뒤 김재판장이 「95고합1228 피고인 노태우」를 호명하면 노씨는 법정 왼쪽 피고인출입구를 통해 입장한다.재판정에 서는 노씨는 흰색 한복 저고리에 회색 바지 그리고 흰고무신 차림일 것으로 예상된다. 노씨는 「전직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어떠한 특별대우도 하지 않는다」는 재판부와 법무부측의 방침에 따라 서울구치소에서 법원구치감에 도착할 때까지 일반 구속피의자와 마찬가지로 포승줄과 수갑을 찰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치는 않다.만약 노씨가 이때까지 수갑을 찼다 해도 피고인대기실에서 이를 풀게 되며 이곳에서 재판부의 호명이 있을 때까지 대기한다. 재판장은 이어 검찰의 공소장에 기재된 순서대로 피의자들을 차례로 호명해 좌석배치도에 따라 앉게 한다. 이건희 삼성·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이 노씨와 같은 줄에 앉고 뒷줄에 최원석 동아·장진호 진로·이준용 대림회장이 차례로 앉는다.정태수 한보총회장·이태진 전청와대경호실경리과장·이경훈 (주)대우회장·이원조 전의원·금진호의원·김종인 전의원·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이건 대호건설회장·김준기 동부회장 등 나머지 구속 및 불구속피의자도 한명도 빠짐없이 재판정에 들어서게 된다. 일반 방청객 80명과 가족방청객 45명은 기자석 뒤쪽에 자리를 잡게 된다.노씨측 가족으로는 재헌씨만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재판은 노씨의 모두진술,인정신문,검찰의 직접신문,변호인의 반대신문,검찰의 증거제출순으로 진행될 계획이지만 변호인반대신문은 다음 기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피의자에 대한 호명절차가 끝난 뒤 재판부는 약 2분 동안 피의자들의 모습을 TV에 생중계하도록허용했다.1대의 방송 ENG카메라는 재판부의 인정신문이 계속되는 장면을 담게 되며 국민들은 등을 돌린 채 법대를 향해 서있는 노씨와 재벌총수들의 뒷모습을 볼 수 있다. 노씨는 모두진술을 통해 자신의 심정을 짧게나마 토로할 것으로 보인다. 인정신문이 끝난뒤 이 사건 주임검사인 문영호 대검중수부2과장이 공소사실 요지를 낭독한 뒤 직접신문을 벌일 계획이다. 재판장은 검찰의 직접신문 도중 『오후재판은 하오 2시30분부터 속개된다』고 공지하면 오전재판은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 노 전 대통령 오늘 첫 공판/돈 준 재벌총수 등 14명 함께

    재벌총수들로부터 2천8백여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한 첫 공판이 18일 상오 10시 서울 서초동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다.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김영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이날 공판은 피고인에 대한 인정신문과 모두진술,검찰측 직접신문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공판에는 노씨와 재벌총수들의 면담을 알선해주고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과 불구속기소된 금진호 신한국당의원,이원조 전의원,김종인 전청와대경제수석·이태진 전청와대 경호실경리과장 등 측근 5명도 참석한다. 또 노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이건희 삼성·김우중 대우·최원석 동아·장진호 진로·이준용 대림·김준기 동부그룹회장과 이건 대호건설·이경훈(주)대우 회장,그리고 구속 수감됐다가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정태수 한보회장 등 9명도 전원 법정에 서게 된다. 재판부는 공판진행과 관련,『전직대통령을 재판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을 재판하는 것』이라면서 『관련 피고인이 전직 대통령과 국내 굴지의 재벌회장들이지만 통상적인 형사 사건의 피고인과 같은 자격으로,통상적인 형사재판의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해 별도의 예우없이 규정대로 재판을 진행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직접신문을 통해 금품교부 당시의 정황과 전후의 사업 내용 등을 토대로 건네진 돈의 뇌물성을 부각시켜 노씨와 기업인들의 유죄를 입증할 방침이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을 낮 12시까지 진행하고 휴정한 뒤 하오 2시30분 속개하기로 했다.
  • 노씨 공판 앞둔 서울지법·검찰 표정

    ◎“방청권 얻자” 법원앞 시민 “장사진”/80석 제한… 대기업 관계자 밤샘 줄서기/중수부,“노씨 뇌물죄 물증 확보” 자신감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사건 공판을 하루 앞둔 17일 서울지법 정문에는 방청권을 구하려는 시민들이 밤을 새며 줄을 서 기다리는 등 「역사적 재판」에 대한 관심이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법원과 검찰은 이날 공판에 대비한 막바지 점검을 마쳤으며 노씨 등 피고인들의 변호인단도 공판에 대비한 법률검토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서울 서초동 서울지법 정문앞에는 18일 상오 9시에 배포하는 방청권을 얻기 위해 이날 아침부터 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 이들 중 상당수는 노씨와 함께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재벌총수 소속 그룹 비서실과 법무실 관계자들인 것으로 확인. 기업체 관계자들은 단 한장의 방청권이라도 더 얻기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과 함께 로비전을 전개. 법원측이 일반인 방청석을 80석으로 제한한 사실을 뒤늦게 안 일부 시민들은 저녁식사를 마친 뒤 방청권 대열에 합류하려다이미 80명을 넘어선 것을 확인하고 아쉬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대기자들은 방청권을 배포할 때까지 법원앞에서 밤을 세우기 위해 두터운 외투와 모자,털장갑 등으로 중무장한 모습.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하남식씨(25)는 『역사의 현장도 구경할 겸 구체적인 형사재판 진행에 대한 공부도 할 겸해서 왔다』고 설명. 전남 강진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김근수(77)씨는 역사적인 현장을 지켜보기 위해 상오 9시발 고속버스 편으로 왔다고 소개. 박동영씨(31·학생)는 『이 재판만은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해 친구 3명과 함께 왔다』면서 『사형보다는 종신형이 더 괴로울 것이므로 노씨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으면 좋겠다』고 형량을 주문. ○…노씨의 연희동집은 이날 하오 동생 재우씨의 부인이 방문,김옥숙씨를 위로한 것을 제외하고는 적막감이 감도는 분위기. 박영훈 비서실장은 『방청권이 10장밖에 나오지 않아 아들 재헌씨와 서동권 전안기부장,정해창 전비서실장,최석립 전경호실장 등만 참석하고 김옥숙여사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설명. 한편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노씨가 며칠전부터 종이에 메모를 하는 등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다』면서 『법정에서 할 모두진술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언급. ○…대검 중수부는 노씨 비자금사건 첫공판에 문영호 중수2과장,김진태·김필규·홍만표 검사 등 4명을 참여시키기로 결정. 노씨에 대한 신문을 맡은 문과장은 『첫 공판에서는 검찰의 직접신문에만 5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고 『계좌추적 등을 통해 확실한 물증을 확보한 만큼 뇌물죄 입증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자신감을 표시. ○…12·12 때 수경사령관으로 반란군 진압에 나섰던 장태완씨‘ 이날 하오 1시44분쯤 검정색 그랜저승용차를 타고 서울지검 현관 앞에 도착. 장씨는 당시 신군부에 맞서 저항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 녹음테이프가 공개되면서 이 시대의 「참군인」으로 부각된 터라 그의 검찰진술 내용에 관심이 집중. 장씨는 그러나 굳은 표정으로 사진촬영을 위해 잠시 포즈를 취한 뒤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일단 조사받고 나와서 이야기하자』고만답변.
  • 소영씨 밀반출자금 출처 UBS 아닌 타스위스은

    ◎검찰 미 수사기록서 확인 노태우 전대통령의 재산 해외은닉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중앙수사부(안강민 검사장)는 17일 미국 연방검찰로부터 전달받은 노소영씨 부부의 20만달러 밀반입사건의 수사기록을 검토한 결과 이 돈의 출처가 당초 알려진 스위스연방은행(UBS)이 아닌 스위스내다른 은행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스위스내 모 은행에서 이 돈의 일부가 흘러나왔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계좌번호 등 특별한 물증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UBS가 돈의 출처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만간 수사기록 분석결과와 노씨 친·인척 명단 등의 자료를 스위스에 보낼 방침이다.
  • “사정대상 누구냐” 정치권 초긴장/태풍권 진입앞둔 여야 표정

    ◎중진 포함설에 “내부출혈 불가피” 각오­신한국/“표적수사” 항변속 당혹·동요 빛 역력­야권 여권이 정기국회가 폐회하는 이번주 중반부터 강도높은 정치권 사정을 벌인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자,정치권은 그 폭과 대상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특히 개혁성향이 강한 신임 이수성 내각의 등장과 맞물려,깨끗한 정치풍토 조성을 위한 사정바람이 의외로 강하게 불어닥칠 것으로 보고 여야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여권◁ ○…신한국당은 정치권 사정이 본격화하면 어차피 상당 수준의 내부 출혈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역사 바로 세우기에 대한 여권핵심의 의지가 단순한 정치보복이나 표적사정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는 기류를 느끼고 있는 듯하다. 이에 따라 당직자를 포함한 대다수 의원들은 주초로 예상되는 개각보다는 개각 이후의 사정 방향에 온통 신경이 몰려있는 모습이다.한 고위당직자는 『예전같으면 당내 어떤 인사가 입각할지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이번에는 전혀 분위기가 다르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것이 더 급하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사정 분위기가 15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로 연결될 전망이어서 당내 인사들은 휴일인 17일에도 가용 정보망을 총동원해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여권내 관심은 무엇보다 사정의 기준과 폭에 쏠려 있다.현정부 이후 거액 정치자금을 수수하거나 부동산 투기를 일삼은 의원들의 이름이 당사 안팎에서 심심찮게 오르내리고 있다.검찰이 일부 여야 중진급 정치인의 비리사실을 포착했다는 소문도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어 이래저래 술렁대는 모습이다. ▷야권◁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며 사정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눈앞에 닥친 「현실」로 받아들이면서도 『앉아서 당하지는 않겠다』는 일전불사의 자세다.그러나 사정권에서 다소 비켜서 있는 민주당은 『정치적 절충은 있을 수 없다』고 「성역없는 단죄」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표적수사」라고 주장하면서도 무척 당황한 표정이다.일부 의원들은 『누가 누구를 단죄할 수 있느냐』『돈을 받지않은 정치인이 누구냐』고 항변하기도 했다.그러나 언제,어떤 방식으로 사정이 진행될지에는 귀를 쫑긋하는 등 초조해하고 있다. 김대중 총재는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서있다』고 위기의식을 드러낸 뒤 『싸워서 이기는 일 이외엔 방법이 없다』고 결사항전을 다짐했다.그러나 한켠에서는 『김영삼 대통령을 도와줄 수도 있다』고 대화의 길을 터놓았다. ○…자민련도 동요하는 빛이 역력하다.특히 김종필 총재가 사정대상으로 직접 거론되는 데 상당히 껄끄러워하는 눈치다.사정대상으로 거론됐던 일부 의원들은 「긴가?민가?」하면서도 사정의 범위를 가늠하느라 여념이 없다.그러나 자민련은 사정의 칼날이 가해지면 지난 대선때 노태우씨가 김대통령에게 준 돈을 공개한다는 「최후의 카드」를 준비중이다.하지만 「대화」의 필요성에는 국민회의와 입장을 같이한다. ○…민주당은 『부정부패를 청산하는 데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고 「성역없는 단죄」를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여권의 강공 드라이브가 3김씨의 정치적 타협의 무대로 변질되지않을까 경계하는 기색도 있다.이규택 대변인이 『전·노씨의 비자금과 관련된 어떠한 정치적 절충이나 타협도 있을 수 없다』고 못박은 것도 이를 나타낸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