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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남·북한 균형외교 지속될 듯/등소평 사망­향후 한·중 관계

    ◎한반도 평화·안정정책 유지 전망 정부는 20일 『등소평의 사망이 한국과 중국 관계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유광석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국장을 통해 공식입장을 밝혔다.중국은 등소평이 지난 89년 공식 직책을 모두 내놓은 이후 강택민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를 다져왔기 때문에,이미 예견돼온 등의 사망이 현실화된 뒤에도 심각한 정치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따라서 중국은 앞으로도 남북한에 대한 균형외교를 통해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기본정책을 유지해갈 것으로 외무부 당국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92년 8월24일 수교한 이후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급속한 관계진전을 이룩해왔다.현재 중국은 한국의 세번째 교역국이고,한국은 중국의 네번째 교역국이다.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200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또 한국과 중국은 양자관계에서 뿐만아니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시아유럽회의(ASEM),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와 같은 다자간 지역기구에서 협력관계를 쌓아가고 있다.정부는 중국의 중요한 외교목표인 세계무역기구(WTO) 가입도 적극 지지하고 있다.한중 관계는 이미 지도자 개인의 호불호와 같은 특수한 사정에 따라 부침하는 수준을 넘어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 외무부 당국자의 설명이다.특히 향후 집단지도체제 내에서 중국을 이끌어갈 강택민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이붕 총리,교석 전인대상무위원장 등 세명의 실력자가 각각 95년과 94년,95년 한국을 방문했으며,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도 각각 92년과 94년 중국을 방문했기 때문에 양국 정부 지도자간의 상호 이해도 단단한 기반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중국에서 권력승계의 과도기에는 군부 등 보수파의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되는 추세가 나타났으며,이러한 경향은 단기적으로 향후 한중관계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수 있을 것으로 당국자들은 분석하고 있다.등소평 사후 나타날 수 있는 혼란을 막고 단결을 도모하기 위해 중국 지도부가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와 애국주의,민족주의를 고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특히다음달부터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4자회담 설명회 및 본회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주목된다.전문가들은 중국이 4자회담 추진과정에서 북한이 필연적으로 제기할 주한미군의 철수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민족통일연구원의 신상진 연구위원은 등소평 사망이후 정부의 대중국 외교 과제로 ▲중국의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 확립 지원 ▲대만과의 관계 개선 신중 ▲한미관계의 틀을 벗어나지 않은 수준에서의 한중 안보협력 추진 ▲중국과의 상호불가침을 내용으로 하는 기본관계조약 체결 추진 ▲북한접경의 길림성 요녕성 등 지방정부와의 교류 강화등을 제시했다.
  • 법원장 등 법관 25명 인사

    ◎부산고법원장 안석태/부산지법원장 조무제/창원지법원장 변재승/제주지법원장 임대화 대법원은 18일 송진훈 부산고법 원장이 대법관으로 임용됨에 따라 공석이 된 부산고법 원장에 안석태 부산지법 원장을 전보 발령하는 등 지방법원장 3명,고등법원 부장판사 21명 등 모두 25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대법원은 부산지법 원장에 조무제 창원지법 원장,창원지법 원장에 변재승 제주지법 원장,제주지법 원장에 임대화 서울북부지원장을 각각 전보 발령했다.12·12 및 5·18사건과 노태우·전두환 두 전직대통령 비자금사건의 1심 재판장인 김영일 서울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는 서울북부지원장에 전보됐다. 또 재판연구관에 김동건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김황식 광주고법 부장판사,사법정책연구실장에 이홍현 부산고법 부장판사,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박재윤 재판연구관·양승태 사법정책연구실장·권광중 서울지법 민사수석부장판사·조용무 인천지법 수석부장판사·강병섭 수원지법 수석부장판사·김목민 부산고법 부장판사를 각각 전보했다. 서울지법 민사수석부장판사에는 이규홍 서울고법 부장판사,형사수석부장판사에는 손지열 서울고법 부장판사,인천지법 수석부장판사에는 박송하 광주고법 부장판사,수원지법 수석부장판사에는 이흥복 부산고법 부장판사,광주지법 수석부장판사에는 이홍훈 광주고법 부장판사,대전고법 부장판사에는 오세빈 성남지원장,부산고법 부장판사에는 전봉진 서울고법 부장판사·손기식 의정부지원장·장윤기 대구지법 부장판사,광주고법 부장판사에는 박성철·박국수 서울지법 부장판사를 각각 전보 발령했다. ◎ 29년의 법관생활 대부분을 부산·대구 등 영남에서 근무한 향토법관.사건 당사자의 얘기를 자상하게 들어준 뒤 깔끔한 판결을 내려 불복율이 낮은 것으로 명성이 높다.장남과 차남이 모두 서울법대를 졸업,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군에 복무중인 법조인 가족이다. 박민자씨(50)와 3남. ▲경남 의령(57) ▲배정고 부산대 법대 졸업 ▲고시 16회 합격 ▲대구지법 부장판사 ▲부산 동부지원장 ▲청주·인천지법원장 ▲부산지법원장 ◎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격.사건심리에 누구보다 철저하고 판결문에는 당사자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분쟁에 관한 모든 사실을 담는다.서울지법 북부지원장으로 재직할 때는 직원들의 인화단결에 힘써 존경을 받았다. 최선혜씨(51)와 1남.취미는 바둑과 테니스. ▲충남 대덕(54) ▲대전고·서울 법대 졸업 ▲사시 1회 합격 ▲서울민사지법판사 ▲변호사(73∼80년) ▲광주·서울고법부장판사 ▲서울지법 북부지원장 ◎ 부산 법조계의 사표라고 불릴 정도로 동료·후배 법관들의 존경을 받는다.특히 청렴성을 높이 평가받는다.93년 공직자 재산공개때 사법부에서 가장 적었다.민사법 분야에 조예가 깊다. 김연미씨(49)와 2남.취미는 음악감상. ▲경남 진주(55) ▲진주사범·부산 동아대 졸업 ▲사시 4회 합격 ▲부산지법판사 ▲진주 지원장 ▲부산지법 부장판사 ▲대구·부산고법 부장판사 ▲창원지법원장 ◎ 달변에다 해박한 지식으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한다는 평.소탈하고 모나지 않은 성격으로 후배 법관들의 존경을 받는다.재판 당사자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면서 명쾌한 판결을 내린다. ▲평양(54) ▲서울고·서울대 법대 졸업 ▲사시 1회 합격 ▲서울민사지법 판사 ▲변호사(79∼81년) ▲대구지법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법정국장 ▲서울민사지법 수석부장판사 ▲서울지법 동부지원장 ▲제주지법원장
  • 김 대통령 실명제는 성공적/마이클 셔먼(해외논단)

    ◎권위적 과거와 민주적 미래 가교역할 미국의 유력 일간신문 월 스트리트 저널의 아시아판인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은 17일자에서 「김대통령의 개혁은 불가능한 꿈이었던가」라는 제목의 논평기사를 1면에 게재했다.마이클 셔먼 서울지국장은 이 기사에서 『최근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김영삼대통령을 한국의 권위주의적 과거와 민주적 미래 사이에 가교를 놓은 전환기적 인물로 평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다음은 이 기사의 주요내용.〈편집자〉 지금부터 4년전 반체제인사 출신인 김영삼씨는 정치계의 부정부패 근절을 약속하며 30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의 첫 문민대통령이 되었다.그런데 한 철강회사의 부도에 따른 스캔들이 확산되고 있는 오늘날 그의 개혁정책은 그가 제시했던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만연된 부패를 척결하고자 한 김대통령의 시도는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부정부패는 지난 수십년동안 한국사회의 고질병이었다.따라서 어느 한 사람이 단지 4년만에 이를 일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불합리한 것이다.김대통령은 개혁을 제도화해 정부관리들의 뇌물수수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그러나 이번 스캔들이 보여주듯이 한국에는 아직도 경제를 뒤흔들고 정부를 망신시키는 사기가 판을 치고 있다. 한국인들은 이 스캔들을 「한보게이트」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 한보게이트는 제철소 건설을 위해 약5조원을 대출한 한보철강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그 실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번 부도는 한국 은행들에 추가 악성부채 부담을 주어 한국 은행들에 대한 국제자본시장에서의 차입금리 인상을 가져왔고 또 중소기업 수십개가 도산 위협을 받고 있다.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일부에서는 앞으로도 한보부도와 같은 사태들이 더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런 한보스캔들은 김대통령 주변인사들까지 연루되어 있는데 이는 처음있는 일이 아니다.지난해에는 각료 두명이 뇌물사건에 연루되었으며 김대통령의 측근 한명이 뇌물수뢰혐의로 구속되었다. 김대통령의 강경책 또한 야당에 문제가 되고 있다.김대통령은 전임자들에 비해서는 훨씬 더 민주적이지만그는 종종 군부통치시대와 유사한 방식들을 즐겨 사용해왔다.김대통령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은 계명된 강력한 통치자를 바람직한 것으로 간주한 유교이념의 토대위에 형성된 정치문화­이 정치문화는 한편 수십년간에 걸친 군부통치에 의해 오염되었는데­를 염두에 두고 보아야만 한다.김대통령의 반대자들은 김대통령이 너무 전통적이어서 이와같은 과거와 극적인 결별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동복 자민련의원은 『그는 자신이 그토록 치열하게 반대했던 바로 그런 이미지의 사람으로 바뀌었다』고 개탄한다. 김대통령 캠프에서는 김대통령 방식이 필요했다고 말한다.김대통령 측근인 박관용 의원은 『대통령은 기치를 들어야만 한다』고 말한다.그는 개혁추진을 위해서는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그는 상의하달방식을 통해 개혁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인다. 김대통령에게도 인정할 것은 있는데 이는 그가 일부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이다.그는 취임후 고위공직자들로 하여금 재산을 공개하도록 했다.이에 따라 막대한 재산이 노출되었고 수백명이 물러나야 했다. 김대통령은 93년 그의 개혁중에서 가장 대담한 것이라고 할 금융실명제를 단행,가명거래를 금지했다.가명예금계좌는 부정부패를 심화시키는 시각이 팽배해 있었다.이 개혁은 95년 검찰이 노태우 비자금사건을 밝혀내는데 도움이 되었다.노태우씨는 대우 김우중회장,삼성 이건희 회장,한보 정태수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로부터 비자금 6억5천만달러를 거두어 들였었다.노,전 두 전직대통령이 지난해 내란과 뇌물수수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실은 한국이 권위주의적 통치와 완전 결별했음을 알려주는 신호가 되었다. 많은 한국인들은 차기대통령이 김대통령에 의해 시작된 개혁을 완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김대통령은 헌법상의 단임제 조항으로 인해 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가운데 집권당에서는 이홍구 신한국당 대표와 이수성 국무총리를 포함,「9용」이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치가들은 김대통령이 과거 권위주의시대와 보다 더 민주적인 미래 사이의 과도기적 인물인지는 역사에 의해 증명될 것이라고 말한다.이홍구 신한국당 대표는 『우리 사회는 변했는데 우리 정치는 뒤쳐져 있다』며 『차기 대통령은 상당한 변화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다.
  • 전·노씨 사건 담당재판/대법 전원합의체 회부

    12·12 및 5·18사건과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 비자금사건 상고심 담당재판부인 대법원 형사1부(주심 정귀호 대법관)는 13일 이 사건 재판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 한보 수사­「정치권 커넥션 캐기」 본격화

    ◎검찰,「포괄적 뇌물죄」 적용키로/사법처리대상 혐의사실 단서 확보/정치인 5∼6명 법률적용 검토 끝내 한보의 「정계 커넥션」에 대한 검찰 수사의 막이 올랐다.한보그룹의 특혜 대출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정치인들을 10일부터 차례로 소환,사법처리한다는 일정을 잡았다. 검찰은 3일동안의 설 연휴 기간중 칼날을 바싹 벼른 듯한 인상이다.사법처리 대상자의 혐의 사실에 대한 단서를 확보한 것은 물론 법률 검토작업도 끝마친 것으로 보인다. 최병국 중수부장은 『국회의원은 공인이다.일단 돈을 받으면 처벌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그는 정당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받은 정치자금은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깔면서도 『돈의 성질을 따져봐야 한다.따라서 「돈을 받았다」고 해야지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단정해서 표현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검찰의 이같은 태도는 대출과정에 정치권의 외압이 개입됐다는 사실을 이미 확보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최중수부장은 『외압이 인정돼야 수사가 가능하다』며 『우리는외압이 있었다고 보고 수사 중』이라고 말해 이를 뒷받침 했다. 검찰은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1차 사법처리 대상으로 점찍은 정치인 5∼6명에게 적용할 법률 검토작업도 이미 마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조사 과정에서 뇌물수수 또는 알선수재인지,아니면 사기·공갈 등인지에 대한 혐의사실을 가리는 일만 남긴 듯한 인상이다. 검찰은 특히 적극적인 법적용을 통해 돈을 받은 정치인들을 엄격하게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수사 초기 『명절 등 평상시에 정치자금 명목의 돈을 받은 뒤 대출 시점에 전화를 했다면 과연 알선수재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검찰 관계자의 말이 『돈받은 시점과 청탁시점 만으로 처벌기준을 정할 수는 없다』는 것으로 바뀐데서도 알 수 있다.아무런 조건없이 돈을 받은 뒤 나중에 청탁을 해 주었더라도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뇌물죄의 구성요건인 「직무 관련성」과 관련,국회의원의 직무 범위를 포괄적으로 해석하겠다는 뜻으로 읽혀진다.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때 적용한 「포괄적뇌물론」과 마찬가지로 직접적으로 은행의 업무와 연관돼 있지 않더라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있었는지의 여부를 가려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포괄적 뇌물죄」가 적용되면 정치권에 대한 수사는 확대될 수 밖에 없다.사법처리 또한 비교적 용이해진다. 검찰의 관계자는 이와 관련,『정치인이 외압을 행사할 만한 자리에 있었는지,구체적으로는 은행권에 대해서는 얼마나 압력이 통하는지가 뇌물죄 적용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보사태와 교훈얻기(김호준 정치평론)

    『할 수만 있다면 교훈으로써 악을 고쳐라』 로마의 황제(AD161∼180)이자 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 나오는 말이다. 6년전 「수서사건」이 터졌을때 우리가 진상규명과 교훈얻기를 철저히 했더라면 이번 한보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6공시절 한보는 주택허가가 날 수 없는 서울 수서지구의 자연녹지를 택지로 불법개발·공급하여 막대한 부당이득을 취했다.이 의혹사건의 배후에는 엄청난 권력이 숨어 있었다.그러나 검찰은 핵심 배후를 덮어둔채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는 청와대비서관 1명과 떡값 몇푼 받아먹은 여야의원 5,6명을 잡아넣는 것으로 사건수사를 종결했다.검찰의 축소·은폐 수사를 비난하는 여론이 거셌지만 끝내 어물어물 넘어가고 말았다.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정태수 한보회장으로부터 1백50억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진 것은 4년후 노씨의 비자금 수사과정에서였다. ○“제2의 수서사건” 부끄러운 일 만일 그때 우리가 수서택지의 진상을 성역없이 철저히 규명하여 백일하에 드러낼수 있었다면 그후 정경유착의 양상은많이 달라졌을 것이다.그때 환부를 도려내지 않고 미봉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정태수씨가 살아남을수 있었던 것이고 제2의 수서사건이라고 할 한보사태가 일어난 것이다.온 나라가 일개 기업인에게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농락당하다니 이처럼 부끄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이번 수사는 절대로 수서사건의 재판이 되어서는 안된다.한보사태의 원인과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전정권에서 이미 부도덕하다고 판정난 기업이 어떻게 개혁과 도덕성을 생명으로 삼은 문민정부 아래서 더 비대해지고 더 큰 비리를 저지를 수 있었는지 국민들로선 이해가 안된다. 자본금이 1천억원도 안되는 회사가 은행에서 5조원이나 끌어썼다니 은행문턱이 높은줄만 아는 서민들로선 기가 찰 일이 아닐수 없다.더구나 5조원 가운데 2조원은 행방이 묘연하다니 아리송하기만 하다.검찰은 국민들의 이런 의문들을 속시원하게 풀어주어 「수서」때 실추된 명예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수사가 끝나면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지워야 한다.경우에 따라선 대선주자도 정리해 원죄없는 깨끗한 정권 창출의 바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또한 한보사태의 문제점을 적출·보완하여 다시는 이런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적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실은 이 맨나중 일이 제일 중요한 과제다. 한보사건 수사는 이제 시작단계지만 앞으로 우리가 도전해야 할 과제는 벌써부터 허다하게 발견된다.가장 먼저 공략해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가 은행이 손을 놓으면 쓰러질 기업이 어디 한보뿐이겠느냐는 것이다.실명제 아래서 기업들이 불법적인 비자금을 공공연하게 조성하고 있는 것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도 중요한 과제다.또 정치인들이 받는 억대의 「떡값」은 언제까지 치외법권적인 존재로 놔둘 것인가도 결론을 내야 할 것이다.물론 아직은 진상규명에 역점을 두어야 할 때다. 과거에도 우리는 이런 대형비리·대형사고와 수없이 마주쳤고 그때마다 나라는 벌집 쑤신 것처럼 들끓었다.언론은 『누구 탓이냐』고 소리치며 속죄양을 찾기에 바빴고 야당은 『정권이 책임져야 한다』며 정치공세에 열을 올렸다.이번도 예외는 아니다.사건이 터지기가 무섭게 언론은 한보의 배후에 대통령 차남을 비롯하여 정치권의 실세들이 있는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온갖 억측을 콩볶듯 튀겨냈다.그리고 야당은 대통령까지 물고 들어가는 초강공 전략을 구사했다. ○진상규명·재발방지 역점둬야 이런 엄청난 비리에 사람들이 통탄하고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지나친 격앙이나 혼란조장은 금물이다.지금처럼 경제회생이 절박한 과제로 다가온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종합적 사고와 냉철한 판단이 요구된다.잘못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사람 몇명 잡아넣는 일에 흥분해서는 안된다.그런 푸닥거리가 국민들의 울분을 삭이고 여론을 잠재우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근본적인 처방은 못된다. 부패한 권력자들과 외압에 굴복한 은행장들 때문에 이번 사태가 났으니 그들만 징치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생각은 단견이다.문민정부 들어 금융비리 때문에 불명예 퇴진한 은행장이 18명이나 된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사법처리만으로는 비리가 근절되지 않는다.아무리 영향력 있는 로비와 힘센 압력을 동원하더라도 사업성이 없으면 대출을 받을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야 비리가 차단된다.대형 비리는 부패한 사람들이 저지른 인재라기 보다 잘못된 제도가 야기한 구조적 문제로 파악해서 교훈을 구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논설위원실장〉
  • 「자전거래」 통해 수천억 빼돌린듯/검찰,대출금 용처찾기 총력

    ◎“95년 (주)한보­철강 서류상 거래액 3천억차/제철소 공사대금 과다 계상… 초과대출 받아” 검찰이 4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설립에 쓰였다고 주장하는 5조원의 쓰임새를 밝히는데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이는 정태수 총회장이 회사돈을 멋대로 유용했는지,비자금을 조성해 정·관·금융계에 뿌렸는지를 캐는 작업과 일맥상통한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한보측의 대출금 유용 의혹이 상세히 기재돼 있다. 검찰은 우선 한보상사에 주목하고 있다.영장에 『한보상사를 통해 대출자금을 유용한 의혹이 있다』고 썼다. 한보상사는 지난 74년부터 정총회장의 「사금고」 역할을 하며 비자금 조성 및 운용의 진원지로 지목돼 왔다.한보철강 등 계열사로부터 「단기 대여」라는 형식으로 돈을 빌려 정총회장의 개인용도에 충당한 혐의를 받고 있다.지난 91년 수서사건때도 한보철강 등이 받은 418억원의 은행대출금이 단기대여 형식으로 한보상사에 흘러 들어갔다.정총회장은 이 돈 가운데 일부를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뇌물로 준 사실이 당시 수사결과 드러났었다. 검찰은 이와 함께 한보그룹의 계열사끼리 실제 거래가 발생한 것처럼 꾸민 뒤 돈을 주고 받는 이른바 「자전거래」를 통해 수천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잡고 있다.한보철강과 (주)한보의 95년도 재무제표에는 두 회사가 서로에 대해 각각 3천700억원의 채권과 400억원의 채무가 있는 것으로 돼 있다.빌려준 돈과 빚진 돈의 차이가 무려 3천300억원이다.어디로 흘러갔는지 의혹이 일 수 밖에 없다. 영장에는 또 『하청업체의 공사대금을 과다 계상해 차액을 유용하고 공사대금을 지급한 것처럼 속여‥』라고 쓰여 있다.한보측은 당진제철소를 지으면서 설비투자액을 실제보다 10∼20%정도 과다 계상,금융권으로부터 수조원의 초과 대출을 받아낸 의혹을 사 왔다.지난 89년 책정된 공사비는 2조7천억원이지만 지난해 말까지 들어간 돈은 4조9천600억원으로 돼 있다.
  • 「수뢰 의혹 인사」 계좌 역추적/검찰 정태수씨 비자금수사

    ◎한보 배서 수표필름 대조 병행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의 비자금 조성 내역과 사용처에 대한 검찰 수사는 신속하면서도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종전 유사 사건 수사에는 2개월정도가 걸렸지만 이번에는 2∼3주 안에 구체적인 내역을 파악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비자금 수사에는 대검 중수부 검사·수사관 70여명과 국세청 조사국 및 은행감독원 검사 1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직원 20여명 등 100여명이 투입됐다. 검찰은 정총회장이 지난 89년 당진제철소 부지매립 때부터 비자금을 집중적으로 조성,관계와 정치권 등에 조직적인 로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이에 따라 한보그룹 본사 컴퓨터 본체에서 복사한 회계장부중 89년 이후 입출금 및 차입금 명세서를 중심으로 자금흐름을 추적중이다. 검찰은 또 한보그룹이 주로 자금거래를 한 J은행과 S은행 D지점과 또다른 J은행 S지점 등에서 입·출금된 수표와 어음의 전표사본과 수표의 배서내용을 담은 마이크로필름을 확보,차입금 명세서와 대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비자금 사용처를 단시간내에밝혀낸다는 방침 아래 정총회장으로부터 「검은 돈」을 수수한 의혹이 있는 정치권과 관계·금융기관의 상당수 고위층 인사들의 개인계좌를 역추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정치권의 비호세력을 가려내기 위한 국회 관련 상임위의 속기록 내용을 분석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최병국 대검 중부부장은 2일 『한보그룹의 비자금 계좌를 추적하는 전단계의 수사를 진행중』이라고 계좌추적 사실을 공식 시인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을 파헤친 대검 중수부 1과(과장 문영호 부장검사)는 제일·산업·조흥·외환은행 등을 통한 정총회장 개인 및 한보그룹 계열사의 비자금 조성내역 및 사용처를 캐고 있다.이들 은행에 대해서는 현재 은행감독원 검사1국이 한보그룹에 대한 대출 문제와 관련,특검을 실시하고 있다. 중수부 2과(과장 박상길 부장검사)는 정총회장을 상대로 비자금 내역을 캐고 있다.검찰은 정총회장이 비자금 부분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으나 조만간 심경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수부 3과(과장 안종택 부장검사)는 5조원에 이르는 은행 대출금의 사용처,다시 말하면 시설자금의 흐름을 추적중이다.대출 시기와 사용처를 중심으로 자금의 흐름을 파악,의혹부분을 집중 수사한다는 복안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계좌추적을 하려면 2∼3개월 정도가 소요되나 이번에는 계좌추적 전문인력을 대거 투입한데다,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수사 당시 정총회장의 비자금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내용을 파악했기 때문에 2∼3주면 비자금의 윤곽을 그릴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정씨 핵심사항엔 「자물쇠 입」 일관/정태수시 조사 뒷얘기

    ◎임직원 구속 관심없고 재산 지키기 강한 집착/“제철소 거저 먹기위한 음해” 되레 억울함 호소 검찰은 한보 부도사태의 총책인 정태수 총회장을 지난 달 31일 서울구치소에 입감 절차만 마친 뒤 곧바로 대검청사로 데려와 3일째 조사를 계속했다.검찰은 가능하면 설날 이전에 사건의 윤곽을 밝힌다는 방침이나 수사의 결정적인 단서가 될만한 진술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확인된 「사소한」 범죄에 대해서는 정총회장이 순순히 시인하고 있으나 정작 비자금 용처 등 핵심사항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는 게 검찰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총회장이 91년 수서사건이나 지난 해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때처럼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고 말한다.한보 부도사태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다가도 비자금조성 경위나 사용처,대출과정에서의 금융권·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커미션 또는 뇌물 얘기만 나오면 입을 꽉 다문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자신이 쌓은 부에 대해서는 강한 집착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해명으로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틀 동안의 신문결과라면 정총회장이 자신의 재산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는 것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혈육이나 임직원들이 구속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오직 자신의 재산을 지키는데 여념이 없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수사관들에 따르면 『정총회장은 당진제철소의 자산가치를 실사하면 은행부채를 모두 갚고도 남는다느니,제일은행·산업은행 등 주거래 은행들이 갑자기 대출을 중단해 부도가 났다느니,제철소를 거져 먹기 위한 음해라는 등의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는 것이다.그는 구속되기 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단 1백만원이라도 자신의 돈을 포기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면서 『한보철강 재산에 대한 실사를 해 빚을 갚는데 모자라면 몸뚱이라도 바칠수 있지만 남는 것은 찾겠다』며 재산에 대한 집착을 보였었다. 검찰은 그의 이러한 언행에 비춰 재산을 보전할 수 있다는 보장만 있으면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검찰은 따라서 정총회장이 한보철강 설비자금을 기업인수에 유용했는지의 여부와 은닉재산의 행방 등 정총회장의 약점을 잡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구치소의 수감절차만 거치고 곧장 조사를 받는 「은전」을 베푼 것도 정총회장의 「자물쇠 입」을 열겠다는 심리전술의 일환으로 해석된다.그렇다고 정총회장이 어느 정도 「실체적 진실」을 밝힐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계좌추적을 통해 확인절차를 거치기에는 검찰에 주어진 「최후통첩」시간이 지나치게 짧고 정총회장의 입 외에는 달리 의존할 수단도 마땅치 않은게 검찰의 고민이다.
  • 비자금·정­관계 로비여부 함구/구속 정태수씨

    ◎“은행 스스로 대출”… 정치권 유착 부인 검찰은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을 소환한지 하룻만인 31일 전격적으로 구속했다.사건 규모가 방대하므로 사법처리와 수사를 병행하겠다는 것이다.들끓는 여론을 정총회장의 구속으로 다소 진정시키려는 뜻도 엿보인다.정총회장은 이로써 91년 수서사건,95년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 사건에 이어 3번째 구속되는 「좌절」을 맛보아야 했다. 하지만 검찰이나 정총회장이나 서로를 너무 잘 아는 탓인지 조사과정에서는 서두르지 않았다. 검찰은 철야조사를 강행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을 일찍 잠자리에 들게 했다.정총회장도 식사를 꼬박꼬박 비우는 등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으면서 예의 무거운 입을 좀처럼 열지 않았다. 30일 하오 대검찰청 11층 일반조사실에서 검사와 마주한 정총회장은 조사라면 이골이 난 듯 행동했다. 정총회장은 주임검사인 박상길 중수2과장이 『함께 온 변호사를 곁에 둘수 있다』고 권유했지만 『필요없다』고 돌려보내는가 하면,『필요하다면 귀가하지 않고 수사에 응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 역시 「비장의 무기」중의 하나인 철야조사를 포기하는 「여유」를 보였다.고령에 당뇨병을 앓고 있는 점을 감안한 탓도 있지만 정총회장의 「입」에 수사의 상당 부분을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검찰로서는 일종의 심리전술이기도 했다. 정총회장은 비자금이나 정·관계 로비설 등에 관해서는 함구하면서도 대출경위의 적법성에 대해 오랜 시간 목청을 높였다.『거액대출과 관련해서 정치권과 유착했다는 설은 한마디로 천만의 말씀』이라고 부인하면서 『은행들 스스로가 공장을 잘 운영해 빨리 갚아달라며 빌려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정총회장의 아들인 정보근 부회장이나 한보철강 홍태선·정일기 전 사장 등에 대해서는 『실질적 결재권자가 아닌 만큼 구속수사는 고려치 않고 있다』고 밝혔다.
  • 대출커미션 여부에 수사 초점/검찰 정태수씨 소환후

    ◎정씨에 특가법의 사기·횡령혐의 등 적용할 듯 30일 검찰에 전격 소환된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은 밤샘조사를 받았다.신문은 주임검사인 박상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이 맡았다. 정총회장을 전격 소환한 것은 「괘씸죄」도 작용했다.그는 자신을 둘러싸고 온갖 의혹과 소문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모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산권은 포기하지 못한다』며 국민과 정치권을 자극했다.모 신문에는 경희의료원에 입원해있는 정총회장의 「밝은 모습」이 사진으로 실리기도 했다. 검찰은 이같은 행태에 비추어 정총회장을 구속하는 것만으로도 국민감정이 상당부분 가라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다만 정총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해 구속한 뒤에도 계속해서 치료는 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아들 정보근 회장은 불구속 수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부자를 한꺼번에 구속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정서와 맞지 않고 동정심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 정총회장에 대해 부정수표단속법 및 상호신용금고업법 위반혐의에 대해 집중추궁,사법처리를 위한 수순을 밟았다.정총회장이 부도수표를 남발한 사실과 「출자자 대출금지」 규정을 어기고 한보상호신용금고로부터 4백33억원을 대출받은 것은 제일은행 등의 고발을 통해 이미 확인된 것이다. 정총회장은 곧 부도가 나 변제할 수 없는데도 어음을 남발하고,은행으로부터 한보철강 시설자금 명목으로 대출받은 돈을 계열사를 인수하는데 썼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받았다.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의 사기 및 횡령죄를 적용하기 위한 것이다. 검찰은 한보측이 거래은행과 제2금융권 등으로부터 5조원대의 한보철강 시설자금을 대출받은 뒤 수백억원을 계열사 인수 등에 유용한 혐의를 일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보사태의 실질적인 수사는 이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찰수사의 초점은 한보와 금융기관 사이에 대출 커미션이 오고갔는지 여부에 맞춰져 있다.정총회장은 이날 은행들이 자체 필요에 따라 거액을 대출해줬다고 혐의사실을 부인했다.대가성 금품거래는 없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검찰은 김종국 전 한보그룹 재정본부장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출 커미션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이 이날 보석취소결정으로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된 이철수 전 제일은행장을 곧바로 소환,조사한 것도 한보와의 검은 거래에 대한 확신이 섰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검찰은 아울러 5조원에 이르는 대출금을 어디에 사용했으며,이 가운데 일부가 정치권에 흘러들어갔는지도 캐물었다.대출금의 사용처를 추궁한 것은 전체적인 윤곽이나마 사용처가 나오지 않으면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총회장은 그러나 지난 91년의 수서사건과 지난해 노태우 전 대통령비자금 사건때와 마찬가지로 뇌물공여 등 핵심사항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 “정씨에 한보의혹 폭넓게 조사”/최병국 중수부장 문답

    ◎전·현직 행장 아직 소환계획 없어 최병국 중수부장은 30일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을 상대로 비자금운용과 불법대출 등 각종 의혹에 대해 폭넓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정총회장의 혐의내용은. ▲아직 죄명이 특정되지는 않았다.정·관계 로비의혹 등은 수사를 더 해봐야 알 수 있다. ­피의자신분으로 소환한 것인가.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등의 공범으로 볼 수 있다.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아직은 피내사자 자격이다. ­귀가를 원하면 돌려보낼 것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으면 긴급체포해 신병을 확보하겠다. ­수사는 어디서 담당하나. ▲중수2과장이 직접 담당할 것이다. ­출국금지자중 정치권 인사는. ▲아직 없다. ­한보측 자금담당 실무자가 잠적했다는데. ▲보도를 통해 알았다.수사상 필요하면 추가로 출국금지조치를 취하겠다. ­전·현직 은행장은 언제 부르나. ▲아직 계획하고 있지 않다. ­수사진척상황이 매우 빠른 것같은데. ▲한보수사를 시작한지 4일이 지났다.수사를 늦춘다는 비난여론과 수사상의 잣대를 고려해 정총회장을 소환했다. ­공무원 3명이 조사를 받고 있다는데. ▲수사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지 피의자로 조사받는 것은 아니다. ­수서사건이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때 정총회장을 조사한 자료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가. ▲방대한 자료를 다 검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필요하면 참고하겠다. ­김종국 전 한보그룹 재정본부장에 대한 조사가 도움이 됐나. ▲부정수표단속법 위반과 상호신용금고법 위반을 입증하는데는 도움을 될 것이다.비자금이나 정·관계 로비자금대목은 더 수사해봐야 한다. ­압수품에 대한 목록정리는 끝났나. ▲자료가 많아 아직도 정리중이다. ­한보에 대한 추가고발은 없는가. ▲충청은행측이 홍태선 전 한보철강 사장을 고발한 건을 송치받아 조사중이다.
  • “먼저 정태수씨 사법처리” 본격화/한보 파동­속전속결 수사 안팎

    ◎측근 김종국씨 조사서 정씨 혐의 확보/의혹핵심 접근후 주변 파헤치기 수순 한보 특혜대출 의혹 비리에 대한 검찰수사가 「쾌도난마」식으로 진행되고 있다.수사 착수 나흘만인 30일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을 전격 소환,전례에 비춰 「서두른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발빠르게 의혹의 핵심부에 접근했다. 수사의 속도감은 지난 95년 덕산그룹 연쇄부도사건과 비교해 볼 때 확연히 느껴진다.대검중수부는 당시 압수수색 실시후 10여일이 지난 뒤에야 박성섭 회장 등 일가를 소환,사법처리했었다. 부실대출금액 등 금액과 정치권과의 연계 가능성 등 사건의 폭발성에 비추어 덕산그룹 사건은 이번 사건에 비교할 수 없다.그런데도 검찰은 박회장 일가 소환에 앞서 각종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는 등 신중을 기했었다. 그렇다면 검찰의 발걸음이 이처럼 잰 까닭은 무엇일까. 우선 정총회장 소환에 앞서 김종국 전 재정본부장 등 측근으로부터 대출 등과 관련한 정총회장의 혐의사실을 충분히 확보했을 것이란 풀이가 가능하다. 실제로 김씨는 사흘간에 걸친 검찰조사에서 한보철강의 비자금 조성 등 정총회장을 옭아맬수 있는 단서를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수사의 정점에 해당하는 정총회장을 당장 소환하더라도 위험부담이 없다는 계산이 섰다는 것이다. 사상최대의 금융사건에 쏠린 여론의 관심도 검찰수사에 가속을 붙게 한 요인이다.검찰로서는 시간 지체에 따른 의혹 증폭 및 축소수사 시비 등이 부담스러울수 밖에 없다.비리커넥션의 핵심 부위를 당장 캐내지는 못하더라도,정총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등 가시적인 성과를 올려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됐다는 전문이다. 사정당국의 관계자는 『검찰수사에 시간이 많이 걸리면 국민감정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면서 『정총회장을 일단 사법처리한 뒤 대출 커미션 및 뇌물수수 여부 등 핵심사안에 대한 수사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사건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정총회장을 상대로 검찰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정총회장은 수서택지 비리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조사받는 과정에서 녹록지않은 솜씨로 검찰을 곤경에 빠뜨렸었다. 하지만 모든 의혹을 가능한 한 풀겠다는 검찰의 의지는 강하다.검찰의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5공 때의 이철희·장영자사건,영동사건 등에 비견될 정도로 폭발력이 있다』면서 『수사 성과 여하에 따라 검찰 전체의 명예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 최병국 검사장·문영호 1과장·김진태 검사/검찰수사팀의 면면

    ◎최병국 검사장… 총사령탑… 대검 공안부장 거쳐/문영호 1과장­노씨 비자금 파헤친 싱크탱크/김진태 검사­계좌추적분야 타의 추종 불허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수사 검사라면 누구나 한번쯤 일해 보고 싶은 선망의 부서다.내로라 하는 특수 수사통들의 집합소다.정치·사회·경제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파장을 몰고올 예민한 사건과 권력 상층부의 은밀한 수사를 담당한다.사상 최대의 금융 스캔들로 불리는 한보 부도 사태를 맡은 것도 그 때문이다. 총사령탑은 최병국 검사장(55·사시9회).대검 공안부장을 거친 공안통으로 민주노총 등 노동계의 총파업이 수그러들 즈음 중수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부임하던 23일이 공교롭게도 한보철강이 부도가 나던 날이었다. 부장을 정점으로 이정수 수사기획관(47·사시15회) 문영호 1과장(46·사시18회) 박상길 2과장(44·사시19회) 안종택 3과장(42·사시 20회)이 포진하고 있다.여기에 수사연구관인 김명곤(39·사시 23회) 김진태(45·사시24회) 김준호(40·사시24회) 신현수(39·사시26회)검사가 뒤를 받쳐준다. 이들 가운데 이정수 수사기획관은 야전사령관 격이다.그날 그날의 사항을 중수부장에게 보고하고 민감한 사항을 여과해 부장의 언론 브리핑을 돕는다.수사와 관련,일체 입을 열지 않아 「자크」로 불린다.문영호 1과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파헤친 중수부의 싱크탱크.큰 사건을 매끄럽게 처리한다는 평이다.한보사태 주임검사인 박상길 2과장은 경기고와 서울법대를 나와 서울지검·법무부·대검에서만 일을 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이양호 전 국방장관 비리사건을 파헤쳤다.안종택 3과장은 공안통이었으나 지난해 중수부로 자리를 옮겨 「종목」을 바꿨다. 한국은행에 다니다 뒤늦게 검찰에 입문한 김진태 검사는 계좌추적 등 경제분야 수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신현수 검사는 컴퓨터 전문가.압수수색한 각종 디스켓을 분석하는 것이 주임무다.눈에 뛰지 않지만 수사 자료를 수집하고 조사자를 신문하는 수사관들의 활약상도 눈부시다.중수부에서만 10년이상을 근무한 베테랑들이 많다. 국세청과 은행감독원 직원들도 수사를 돕는다.각종 회계장부의 허점을 파고들어 수사의 단서를 제공한다.보통 1∼2명이 상주하지만 큰 사건이 터지면 10명 가량으로 보강한다.
  • 대출관련 금융비리에 초점/한보부도 사태­검찰수사 방향

    ◎정씨 일가·그룹 은행거래 자료 확보/“일단 해봐야” 정치권 조사는 불투명 검찰이 한보사태와 관련해 본격적으로 칼을 뽑아들었다.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한지 하루만에 한보그룹 본사와 계열사,정태수 총회장일가 5명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관련은행의 전·현직 행장과 한보관계자 등 17명에 대해 추가로 출국금지조치를 내렸다. 과거 비슷한 성격의 사건을 수사할 때에 비해 진행속도가 숨가쁘다.검찰 관계자의 다짐대로 항간의 의혹을 모두 규명하겠다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검찰의 발빠른 행보는 혹시나 하던 「걸림돌」이 상당부분 제거됐기 때문으로 여겨진다.무엇보다 한보대출에 정부차원의 개입은 없었다는 고위관계자의 언급이 뒷받침이 됐다는 풀이다.사안의 성격 자체가 일반적인 대출관행과 관련한 전형적인 금융비리라는 것이 여권 관계자의 지적이다.권력핵심부와 관련이 없다면 검찰로서는 부담스러울 것이 없다. 현재의 같은 수사템포로 미루어볼때 관련자에 대한 소환조사도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한보그룹 관계자 등에 강도 높은 사법처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압수수색영장에서 압수대상을 「정태수 총회장 등의 자산내역·부채현황·주식이동상황 외에도 메모장 등 은행대출과 관련,사기·횡령·배임·금품제공 등의 범죄행위에 단서가 될만한 자료」라고 명시했다.1차 수사목표를 대출과 관련한 금융비리에 맞출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한보 및 정총회장일가의 금융계좌는 포함시키지 않았다.수서사건과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미 정총회장일가의 은행거래와 관련한 자료를 많이 확보해두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검찰의 소환대상 1순위로는 지난 25일 한보신용금고 부실거래혐의로 출국금지된 정태수 총회장일가 3명을 포함,한보그룹 임직원 8명이 꼽힌다.27일 추가로 출국금지조치가 내려진 이철수 전 제일은행장과 동생인 이완수 한보건설상무,이형구 전 산업은행총재,김종국 전 한보그룹 재정본부장 등 4명도 우선소환대상이다. 검찰은 28일 출국금지시킨 17명에 대해서는 참고인으로 조사하겠다고 사유를 밝혔지만 『참고인으로 부르려고 출국금지조치까지 내렸느냐』는 의문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으로 수사가 확대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일단 수사를 해봐야 안다』는 것이 검찰의 일관된 입장이다.정총회장도 정치인에게 로비를 한 적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여야가 이미 합의한 국정조사도 검찰로서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
  • 총장주재 긴급회의…검찰에 긴박감/한보부도 파장­검찰수사 이모저모

    ◎정태수 회장 등 8명 소환 1순위 꼽아/“국정조사가 검찰수사 방해 안되게” 대검찰청은 한보그룹에 대한 특혜 대출 의혹과 관련,27일 김기수 검찰총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수사 방향에 관해 논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검찰 수뇌부는 상오에는 『현재로선 밝힐 내용이 없다.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다 하오 들어 전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김총장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상오 8시40분쯤 출근,중앙수사부 이정수기획관을 긴급 호출해 내사 결과 및 향후 수사 방향을 보고받는 등 수사에 대비.총장보다 10분 뒤 청사에 도착한 최병국 중수부장도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박상길 중수2과장과 함께 총장실로 직행했으며 이어 최명선 대검차장도 회의에 합류,수사 착수가 임박했음을 암시. 특히 얼마 전 이양호 전 국방부장관 비리 수사를 맡았던 박상길 과장은 이날 회의 참석으로 사건주임검사로 배정됐을 것으로 일찌감치 지목됐다. 약 15분 동안 계속된 회의에서는 앞으로의 수사방향 및 수사팀 구성문제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회의 참석자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일체 함구. ○…최중수부장은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기자들의 잇따른 질문에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면서 자리를 피했으며,다른 수사 관계자들도 수사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 그러나 하오가 되자 최중수부장은 기자 간담회를 자청,본격 수사착수 사실을 밝혀 고위층과 의견조율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기도.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사건이 갖는 정치·경제·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수사방향과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하는데 고심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니겠느냐』고 분석.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함에 따라 가장 먼저 수사선상에 오를 인물이 누구냐에 관심. 검찰 주변에선 출국금지된 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 등 한보그룹 관계자 8명을 1순위에,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과 조흥은행의 전·현직 은행장을 다음 순위로 꼽기도.그러나 소환 시기에 대해서는 덕산 부도 사태때 수사가 2개월 가량 진행된 뒤 관련자들을 소환한 점을 고려하면 좀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 ○…하지만검찰이 수서비리사건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사건 등을 통해 한보그룹의 자금흐름에 대한 상당한 물증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수사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 특히 95년말 한보의 정총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6백여억원을 변칙실명 전환해준 혐의로 구속된 뒤 지난해 11월 비자금 사건 항소심 공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수사를 계속해 왔기 때문에 한보에 대한 금융권 대출이 급증하기 시작한 95년 이후 한보의 자금 이동에 대해서는 거의 윤곽을 잡아놓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검찰의 관계자는 국회의 국정조사와 검찰 수사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과 관련,『명확한 실체규명을 요구해온 정치권이 국정조사를 명목으로 검찰의 수사를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
  • 검찰도 한보에 돈 떼일 위기(조약돌)

    ◎정 총회장에 맡긴 노씨 돈 606억 ○…한보그룹의 부도로 노태우 전 대통령이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에게 맡긴 6백6억원의 비자금을 추징할 수 있을지 관심. 검찰은 오는 4월쯤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내려지면 곧바로 추징하기 위해 이미 법원으로부터 한보그룹 부동산과 예금계좌 등에 대한 추징 보전 명령을 받아 놓은 상태. 노 전 대통령은 금융실명제 실시 직후인 93년 9·10월 국민은행 등 6개 가명계좌에 예치했던 6백6억2천만원을 정총회장 이름으로 변칙 실명 전환.노 전 대통령은 2심에서 2천6백28억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은행예금 1천2백억원의 이자가 크게 불어 2천6백억원을 추징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
  • 땅투자·로비수완 뛰어나/창업자 정태수씨

    ◎세무공무원 출신… 은마아파트로 일어서/수서사건·노시 비자금 연루 구속되기도 한보그룹 창업자인 정태수 총회장은 지난 73년 45세때 23년간의 세무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몰리브덴광산업에 투신하면서 재계에 발을 들여놓았다.땅투자의 귀재로 정평이 나있으며 뛰어난 사업 및 로비수완과 함께 자금관리를 철저히 하고 점술을 신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79년 서울 대치동에 건설한 4천400여가구의 은마아파트를 모두 분양,주택건설업체로서 확고한 기반을 다졌으며 이후 부산 사상구 구평동 금호철강을 인수,철강산업에 뛰어들어 지난 86년에는 재계 30대그룹의 대열에 올랐다.이어 89년에는 아산만에 1만평을 매립,세계 5위권을 목표로 당진제철소를 건설하는 2차사업에 착수하는 등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91년초 수서사건에 연루되면서 구속됐으며 지난해 3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변칙실명전환으로 또다시 구속되기도 했다. 정 총회장은 당시 검찰조사과정에서 뇌물수수자 등에 대해 완벽하게 함구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져 재계 일각에서는 「믿을수 있는 의리의 사나이」로 통하기도 한다.
  • 노동법은 악법인가(김호준 정치평론)

    새 노동법은 악법인가.야당과 노동계의 주장처럼 백지화해야 마땅한 것인가.만일 새 노동법이 구법보다 후퇴한 시대착오적 조항이나 기본권을 제약하는 비민주적 요소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면 『개악됐다』 『악법이다』라는 비난은 성립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지금 우리에겐 이 문제에 대한 정리된 인식과 컨센서스가 없다.여와 야,노와 사가 각기 제 주장만 일방적으로 떠벌렸을 뿐 그 주장의 정당성이 이해가 다른 다자간 토론을 통해 검증된 바 없기 때문이다. 복수노조가 필요한 이유가 근로자의 기본권 보호 때문인지,아니면 노동귀족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노동운동 전문가들의 권익 때문인지 국민들은 분명한 인식이 없다. 정리해고제가 많은 봉급자들에게 불안감을 안기고 있지만 사용자측은 이미 대법원 판례로 가능해진 정리해고를 법제화함으로써 오히려 해고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한다.그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사람들은 모른다. ○개정취지 올바른 이해 필요 노동법 사태는 이런 핵심 쟁점에 대한 충분한 토론과 검증 없이 감정적 반감부터분출시킴으로써 논리적 지향점이 결여된 「맹점」을 안고 있다.야당과 노동계는 「넥타이 부대」의 불만에 편승하여 『노동법 철회』만 외쳤지 새 노동법의 무엇이 왜 나쁜지를 구체적으로 쟁점화하지 못했다.야당이 아직도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번 사태의 문제점과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 주는 사례다. 노동법 사태가 바르게 해결되려면 법률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인식 못지않게 정부·여당의 노동법 개정 취지도 올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돌이켜 보면 정부와 여당이 차기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사회 저변의 표를 잃을지도 모르는 노동법 개정을 결행했다는 것은 용기있는 선택으로 평가받아야 한다.선거의 해에 국민들 구미에 맞춰 선심행정을 펴고 경기부양책이나 쓴다면 정권 재창출에 도움을 주고 대통령 인기도 올라갈 것이다.그러나 위기의 국가경제는 결딴 날 것이다. 노동법 개정은 원천적으로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입법이다. 노로 기울면 사가 반발하고 사로 기울면 노가 반발하게 마련인 제로섬 게임이다.「표」를 의식하지 않아도되는 물러나는 대통령이 아니고는 결단하기 힘든 일이다.노동법 개정이 국가 경쟁력을 높여 국리민복을 증진시킬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다면 김영삼 대통령은 모험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일 대통령이 감상에 젖어 안락한 퇴임후를 설계하면서 남은 임기만 적당히 떼우기를 바랐다면 노동법사태는 없었을 것이다.임기를 의식하지 않는 김대통령 특유의 책임감과 정면돌파 근성이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 바로 노동법 개정이다. 야당의 두 김씨가 대선을 의식하여 노사 어느 쪽에도 인심을 잃지 않으려는 기회주의적 태도를 견지한 것과 비교하면 김대통령의 결단은 단연 돋보인다.경제회생을 위해 파업의 자제를 당당하게 요구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동계 주장을 정책으로 수렴한 것도 아닌 불투명한 노선으로 일관한 두 김씨의 태도야말로 지탄의 대상이다.그들에게선 난세를 헤쳐나갈 쾌도난마의 리더십을 결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김대통령의 노동법 개혁은 전임 대통령들의 임기말 국정운영과 비교해도 돋보이는 단안이다.노태우 대통령이 임기말에 대형국책사업을 추진하여 거액의 비리의혹을 샀던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전두환 대통령이 퇴임 10개월을 앞두고 「체육관 선거」를 고수하려는 이른바 4·13호헌조치로 역사의 흐름을 거꾸로 돌리려 했던 일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김대통령의 노동법 개혁은 사리를 취하자는 것도,정권을 연장하자는 것도 아니다.그야말로 사심없는 애국충정의 발로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지도자·지식인들이라면 김대통령의 참뜻을 살리는 일에 동참했어야 한다.위기관리의 악역을 대통령 혼자에게 맡기고 자신들은 무임승차해서 고결한 반대자의 성가만 높이겠다는 것은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여당 단독처리라는 절차 문제를 지나치게 증폭시켜서,또 대통령의 회견태도가 마음에 안들었다는 이유로 「전면전」을 부추긴 것은 옳지 않았다. ○경제위기 극복에 힘 모을때 지금 우리나라 형편은 대통령의 콧대를 꺾었다고 쾌재를 부를 때가 아니다. 모두가 이성으로 돌아가 당면한 경제난 극복에 힘을 모으는 것이 시급하다.국민들은 입안에서 살살 녹는 달콤한 사탕만 좋아할 것이 아니라 튼튼한 체질을 키워주는 쓴 약도 먹을줄 알아야 한다.대통령이 노동법 문제를 재론키로 양보한만큼 늦게나마 활발한 국민적 토론과 철저한 검증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새 노동법이 과연 악법인지,누구를 위한 파업이었는지,국민이 얻은 실익은 무엇인지를 가려야 한다.〈논설위원실장〉
  • 김 대통령/“국민불안 덜려고 회담 수락”/청와대 총재회담­대화록

    ◎김 대통령­복수노조 유예 국회서 풀어야/김대중 총재­여야 노동법 단일안 만들어야/김종필 총재­남은임기 공명선거에 관심을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국민회의·김종필 총재,이홍구 신한국당 대표간의 21일 청와대 오찬회담에서 오간 대화내용을 윤여준청와대 대변인과 3당대표가 전한 것을 토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시국진단◁ ▲김대통령=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노동법개정을 통해 새출발을 해서 우리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려 했으나 파업사태 등으로 수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우리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듦으로써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국민을 편하게 하는 것이 정치가 해야되는 일인데 오히려 국민을 불안하게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서 여러분들이 만나자는 제의를 수락했다. 노동법이든 안기부법이든,무엇이든지 국회에서 다시 논의해도 좋다.국회에서 여야가 다시 논의하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야당이 파업을 지지하고 서명운동을 벌이는 것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수 없다. ▲김대중 총재=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노동파업이 단행되고 있다.하루속히 해결해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노사협력에 의한 경제의 활성화를 실현해야 한다.대통령께서 단호한 결단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바란다.야당도 노사협력에 의한 경제발전을 위해 최대의 협력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안기부법·노동관계법을 포함한 11개 법안의 처리는 명백한 무효다.국회 본회의를 열지 않고 여당의 의원총회에 의해 처리되었기 때문이다.국회의장은 본회의의 개의시간을 변경하려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았고,또한 야당 의원들과 무소속 의원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다.무효화 조치를 결단하신다면 여야가 협의해 날치기의 불법성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김대통령=국회의장으로부터 법이 합법적으로 통과됐으니 공포해달라는 요청이 와서 대통령으로서 합법절차에 따라 공포한 것이다.지금와서 이를 무효화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것으로 나로서는 할 수 없다.헌법에 위배되는 일을 할수 없고 대통령으로서 헌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노동관련법◁ ▲김대중 총재=노동관계법은 합리적으로 개정되어야 한다.노사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법률이 되어야만 노사의 적극적인 협력을 얻어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여야가 최대의 노력을 경주해 단일안을 만들어내야 한다.그래야만 노사 쌍방이 큰 저항없이 수용하게 될 것이다.우리당은 단일안을 만드는데 적극 협력할 것이다. ▲김대통령=야당이 안을 왜 내놓지 않느냐.의사진행 방해를 했기 때문에 단독 처리한 것이다.이를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없다.야당이 수정안을 내 국회가 대처토록 하자.정치권이 너무 늦기전에 해결하자. ▲김종필 총재=야당도 대안이 있으나 제시할 겨를도 없이 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 아니냐.(정기국회)폐회 4일 전에 법안을 상정했는데 실질적으로 심의가 가능했겠느냐.그래서 1월중 임시국회를 소집,여야 합의로 통과하자고 했던 것이다.지금이라도 원천무효를 시인하고 법안과 직접 관련있는 단체와 모든 사람들과 국회에서 심도있게 논의하면 최선은 아니라도 차선의 입법은 가능할 것이다. ▲김대통령=국회를 통과해 서명까지 했는데 되돌릴 수 없다.김수환추기경을 만났더니 민노총측은 수정만 하면 된다는데 왜 무효화를 주장하느냐. ▲김대중 총재=국회에서 마무리지으려고 한다면 무효화 없이는 절대 안된다. ▲이홍구 대표=절차상 하자가 없다. ▷안기부법◁ ▲김대중 총재=안기부법의 개정은 대통령의 민주적 권위와 신뢰성을 위해서도 있어서는 안된다.대통령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이 법의 개정은 철회되어야 한다.현재대로 검찰과 경찰이 그 수사를 전담하도록 하고 국회에 책임을 지는 제도를 보존시켜야 된다. ▲김대통령=안기부법도 같이 국회에서 논의해 개정하면 되지 않느냐.당신들이 막아서 그런 것 아니냐. ▲김대중총재=우리가 막은 것은 안기부법 때문이다.막은 것도 사실이지만 미국·일본도 의사진행 방해가 있다. ▷공권력 철회◁ ▲김대중 총재=노동자들의 파업은 생존권을 위협하고 근로조건을 악화시킨다고 간주되는 노동관계법을 여당 단독으로 불법 변칙처리한데서 촉발되었다.무리한 공권력의 발동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발부된 영장은 취소토록 하는게 좋겠다. ▲김종필 총재=파업사태와 관련된 공권력 조치를 철회해 달라.이미 구속된 사람이 7명인데 나머지 수사 등 공권력이 더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대통령=구속영장이 발부된 민노총 지도부를 구속하기 위해 공권력을 투입하지 않겠다.영장집행 기간이 지나도 재발부 신청을 않겠다. ▷대선관리◁ ▲김대중 총재=대통령이 12월 대선에 절대 중립의 초연한 입장을 취하고 오직 경제와 남북문제,공명선거 관리의 3대 과업에만 전념하기를 바란다. ▲김종필 총재=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공명선거 관리를 신경쓰고 외교나 경제·대북문제 등 국가적으로 어려운 일에 전념했으면 좋겠다.공명선거에 관심을 가져달라. ▲김대통령=선거때 중립을 지키라고 하는데 나는 노태우씨 같이 되고 싶지 않다.미국을 봐라.대통령이 누구를 지지하지 않느냐.과거와 다르다. ▲김대중 총재=우리는 미국과 다르지 않느냐.미국은 공무원들이 자유가 있고 소신대로 한다.우리는 공무원들이 입김대로 움직이고 대통령이 개입하면 부정 개입하는 것 아니냐.지자제 선거때는 중립을 지켜잘 됐다.그러나 지난해 총선에서는 돈을 엄청 쓰고 검찰·경찰이 개입했다. ▷역사바로세우기◁ ▲김대통령=취임 이후 전두환씨를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70%가 됐다.역사바로세우기를 할때도 70%가 됐다.노태우씨 비자금 사건이 터져나와 경악했다.국민들의 반발이 너무 커 감옥에 보내지 않고서는 국민들이 항의 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생명까지 위협했을 것이다. ▷자민련 의원 탈당사태◁ ▲김종필 총재=자민련 파괴공작을 중단해라.지방선거 이후 충북지사를 야당 당적을 갖고 도정을 펼칠수 없다는 이유로 끌어내더니 강원도지사도 같은 이유로 탈당케 했다. ▲김대통령=야당의원 빼내가기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과거와 다르다.그런 일은 있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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