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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北 개입설 사실 아니다” 쐐기 박은 5·18조사위

    [단독] “北 개입설 사실 아니다” 쐐기 박은 5·18조사위

    유튜브로 北특수군 광주 침투 주장 퍼져탈북작가 이주성씨 출간한 저서에서도‘영광해안서 광주까지 5시간 행군’ 적어위원회 “위치상 도보 이동 불가능” 판단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국내 일부 탈북 인사가 주장하는 5·18 당시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조사 결과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서울신문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위원회의 2020년 하반기 조사활동보고서에 따르면 위원회는 5·18 당시 ▲계엄군의 집단 발포 책임자 및 경위 ▲행방불명자의 규모 및 소재 ▲계엄군 등에 의해 발생한 성폭력 등 사건 12건을 직권 조사하고 있다. 이 중 하나가 탈북자의 ‘북한 특수군 광주 침투 주장’이다. 위원회는 “북한 특수군의 광주 침투 주장은 2015~2016년 유튜브를 통해 확산됐고 2017년에는 탈북자들의 주장을 기반으로 한 책이 출간되는 등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라며 “진위를 밝히고 의혹을 해소해 국민적 논란과 갈등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조사 이유를 밝혔다. 앞서 탈북작가 이주성씨는 5·18 당시 북한 특수부대가 광주에 침투해 계엄군과 교전을 벌이고 북한으로 귀환했다는 인물의 체험담을 저서 ‘보랏빛 호수’에 기술했다. 북한 특수군이 1980년 5월 19일 오후 4시쯤 평양 대양리에서 트럭을 타고 같은 날 오후 9시쯤 황해남도 장연군에 도착해 배 2척을 탄 다음 1980년 5월 22일 오전 2시쯤 전남 영광 해안에 도착했다는 주장이다. 이 책은 또 북한 특수군이 영광 해안에 도착한 뒤 5시간 넘게 행군해 광주에 도착했고, 광주 동구 무등산에 있는 사찰인 증심사에 가서 식사하고 휴식을 취했다고 적었다. 앞서 전두환씨도 ‘전두환 회고록’에 5·18 당시 ‘북한 특수군의 개입 정황이라는 의심을 낳고 있다’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위원회는 국립해양조사원과 육·해군의 관련 기록들을 수집해 당시 영광 해안의 간만의 차, 우리 군 작전 상황과 경비태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씨 저서의 주장이 ‘현실성이 전혀 없다’는 결론을 냈다. 위원회는 “증심사는 영광 해안에서 동쪽으로 약 60㎞(직선거리 기준)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탈북자의 주장처럼 ‘광주 시가지를 우회해’ 도보로 5시간 이내에 이동하는 건 거리 및 위치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교적 밀집된 건물 배치로 모든 전각이 한눈에 들어오는 증심사의 구조적 특성과 지리적 위치 등으로 봐 북한 특수군이 노출되지 않고 증심사에서 체류 및 식사를 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5·18 당시 발포 명령자에 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후 국회는 ‘5·18 진상규명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야당 반대 등으로 우여곡절 끝에 2019년 12월 27일 출범해 지난해 5월 11일부터 조사를 시작한 위원회는 같은 해 12월까지 12건의 직권 조사 결정 사건 외에 58건의 신청 사건을 접수해 이 중 20건에 대해 조사를 결정했다. 위원회의 활동 기간은 위원회 구성일로부터 최대 4년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탄광 퇴직 20년 지나 난청 진단… 법원 “업무상 재해”

    탄광에서 15년간 근무하다 퇴사 20여년 뒤 난청 진단을 받은 광부에게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남기용 판사는 A(87)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1978년부터 1993년까지 직접 석탄을 채굴했던 A씨는 2016년 병원에서 난청 진단을 받았다. 이에 A씨는 광업소에서 근무하며 노출된 소음이 난청의 원인이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장해급여를 신청했지만 반려됐다. 난청과 업무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산업재해 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 역시 광업소를 떠난 지 20여년이 지나 청력 저하 정도를 확인할 자료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A씨의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의 질환을 “광업소에서 근무하며 노출된 소음으로 인한 소음성 난청”이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의 소음 노출 기간을 현저히 초과하는 기간 동안 인정기준인 85㏈을 초과하는 소음에 노출됐다”며 “소음에 노출된 후 10~15년이 지나 최대 청력 손실에 이른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학적 견해”라고 설명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한글 못 뗀 서정이, 앞니 까매진 예진이, 친구 거부하는 민우

    한글 못 뗀 서정이, 앞니 까매진 예진이, 친구 거부하는 민우

    [코로나 세대 보고서-2021 격차가 재난이다] <1> 성장이 멈춘 아이들 코로나가 뒤바꾼 8명 아이들의 삶… 지역아동센터 ‘혜지쌤’ 2주 취재기첫 출근 날, 한파로 지역아동센터 수도가 동파된 걸 보면서 ‘코시국(코로나 시국)에 손도 씻기 힘든 아동센터로 매일 아이들이 열댓 명씩 모여도 될까. 센터를 열면 안 될 것 같은데’라고 걱정했다. 2주간의 선생님 활동이 끝난 지금, 나는 “최소한의 돌봄과 교육마저도 없는 현실은 끔찍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센터장 선생님이 첫 출근 날 내게 “이 아이들은 센터가 아니면 돌봄을 받을 곳이 전혀 없어요”라고 강조해 말한 이유를 이제는 공감한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 기자인 나는 지난 1월 13일부터 2주일간 서울의 OO 무지개 지역아동센터에서 24명의 아이들에게 ‘혜지쌤’으로 불리며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선생님으로 근무했다. 대부분이 맞벌이, 한부모, 다문화, 저소득층 등 가정 돌봄이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다. 무지개 아동센터의 명칭과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 복지사 선생님의 이름은 모두 가명이다. 아이들의 신원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서다. 쉴 새 없이 까불면서 각각의 개성과 색을 뽐내는 센터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난 ‘무지개’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곳에서 일하면서 유독 눈에 밟히던 8명 아이들의 얘기를 전한다. 코로나19가 결과적으로 발달 과정에 생채기를 남긴 아이들이었다. 나무로 비유하자면 이 아이들에게 학교라는 공간이 멈춘 지난 1년은 결핍으로 선명하게 나이테가 새겨진 듯하다. 한글을 떼지 못해 책 읽기를 포기하는 아이, 디지털 중독이 심각해진 아이, 식탐으로 무기력한 상황을 극복하려는 아이의 아픈 마음도 느껴졌다. 아이들은 종종 “못해요”라고 하며 자포자기한다. 코로나가 사라진 뒤에도 학습, 신체, 정서의 격차가 아이들의 미래로까지 격차로 이어지지 않을까. ①정민우(8) 민우의 어머니는 갑상선 암으로 투병 중이다. 코로나가 유행할 때마다 민우는 센터에 나오지 못했다. ‘아픈 엄마에게 병을 옮길까봐’서다. 지난 1월 19일, 오랜만에 센터를 찾은 민우는 한쪽 구석에 멀뚱히 서서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만 봤다. 코로나가 있기 전 모든 것을 낯설고 어려워하던 민우로 돌아간 듯했다. 민우는 기분이 나쁘면 친구나 선생님을 때리거나 발로 차는 등 감정 표현에 매우 서툰 아이였다. 감정 코칭을 받으며 센터 생활에 적응해 나가던 차에 코로나가 터졌다. “선생님이랑 보석 십자수하자.” 혼자 꿈쩍않고 서 있는 민우를 달래 함께 놀이를 시작했다. 이내 아이들이 호기심 어린 눈을 하고 나와 민우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민우는 “선생님이랑만 하고 싶은데…”라며 완강하게 곁을 내주지 않았다. 민우를 바라보던 김미진(51) 복지사는 “코로나가 심해져 가정 돌봄을 하는 동안 공든 탑이 무너져버렸다”고 한숨 쉬었다. ②송현서(12) 내가 센터에서 근무하는 동안 오전 시간대에 현서의 얼굴을 보기는 하늘에 별따기였다. 학습 시간인 오전에는 현서는 집에서 컴퓨터로 인터넷을 떠돈다. 오후 3~4시에나 슬그머니 센터에 나타났다. “학습을 해야지 놀러만 와서는 안 된다”고 매일 혼났지만 현서는 자주 늦는다. 치료를 받고 애써 완화시켜 가던 인터넷 중독 증세가 다시 심해진 탓이다. 외동에 내성적 성격인 현서는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친구 없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혼자 놀며 중독에 빠졌다. 1년간 소아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의존증이 나아졌지만 코로나가 장기화되는 동안 원래대로 돌아갔다. 현서 어머니는 새벽에 일을 나간다. 알코올과 도박 중독에 빠진 아버지는 집에 잘 오지 않는다. 현서의 곁에서 충동 조절을 해 줄 어른이 없다. 조경란(54) 센터장은 직원이 매일 현서네로 가서 직접 데려오는 것을 고려하면서도 현서가 아예 센터를 퇴소해버릴까봐 함부로 개입하지 못하고 있다. 그사이 지난 2월 1일에도 현서는 학교 온라인 수업을 결석하고 집에서 잠을 잤다. ③안지은(11) “학교에서 친한 친구들이요? 기억이 잘 안 나는데요.” 다문화 가정의 지은이는 언어와 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은이는 단 한 명의 친구 이름을 떠올려 내게 알려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가끔 연락하는 친구라고 했다. 코로나로 학교에 자주 가지 못하면서 지은이는 더 친구 사귀기를 어려워한다.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 혼란스러운 듯 보였다. 코로나 이전의 학교는 학습이 더딘 지은이를 낙오하지 않게 기초학력 보강 수업을 제공하면서 도왔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학교는 지은이에게 이제 낯선 존재가 됐다. 조 센터장은 “사회성 발달과 경계성 지능 문제 모두 나빠지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학교로 돌아갔을 때 또래의 발달 수준이 지은이보다 높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④이서정(8) 매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의 독서 시간 동안 서정이는 늘 긴장했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되지만 아직 한글을 떼지 못해 책을 읽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정이는 글자 없는 그림책으로 독서 시간을 때운다. 그도 아니면 턱을 괴고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매일 오후 5시 30분, 하루 일과를 마치고 일기를 쓰는 시간도 서정이에게는 힘들다. 쓸 수 있는 단어가 몇 개 없어 애먼 공책만 펄럭이거나 친구들의 일기를 베껴 쓴다. 내가 도와주기 위해 다가서면 “글자 몰라요”라며 언짢은 듯 연필을 꽝 내려놨다. 이어 “학교 갔으면 배웠겠죠?”라고 새침하게 쏘아붙였다. 센터에 함께 다니는 서정이의 언니는 학습 문제가 없다. 또래보다 발달도 빠른 편이다. 김 복지사는 “같은 가정 환경에서 자랐어도 중요한 시기에 학교에 가지 못한 서정이와 언니 사이에는 차이가 확연하게 생겼다”며 “정상적으로 학교에 갔다면 받아쓰기 시험도 보고 한글에 자주 노출돼 자연스레 글을 터득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⑤최준민(11) 준민이는 센터의 요주의 대상 1호다. 학습은 거부하고 좋아하는 놀이만 찾는다.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데도 능숙하다. 준민이의 불량한 태도가 더 심해졌다. 조 센터장은 준민이에게 “너는 돌봄을 받을 권리가 있지만 우리가 돌볼 수 있는 범위 안에 있어야 우리도 너와 함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준민이는 코로나 유행으로 학교에 가지 않는 지금이 좋다고 했다. 매일 센터에서 점토 놀이를 하면 좋겠다고 했다. 준민이는 학교라는 체계 안에서 규범을 배우며 스스로 제어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온라인 수업으로는 결코 길러 줄 수 없는 덕목이다. 컴퓨터 화면 속 선생님의 설명도 버튼을 눌러 ‘패싱’하는 준민이에게는 현실의 선생님이 간절해 보였다. ⑥박예진(8) 예진이가 간식을 먹기 위해 마스크를 잠시 턱 밑으로 내린 순간, 나는 예진이의 입 속을 보고 얼어붙었다. 마스크로 인해 보이지 않던 앞니에 새까만 충치가 자리하고 있었다. 예진이는 어머니가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이 심해 외조부모 댁에서 지낸다. 지병을 앓는 외할아버지는 내내 누워 지낸다. 예진이의 집은 낮에도 어두컴컴하다. 예진이의 충치는 어두운 가정 환경 속에 묻혔고 집 밖에선 마스크에 가려졌던 것이다. 센터 선생님들이 지난 연말 단체 구강 검진과 예진이의 치료를 시작했다. 학교에서 신체검사나 정기 검진을 했다면 더 빨리 치료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상희(50) 복지사는 “아이들이 하루종일 센터에서 지내면서 신경써야 할 영역이 위생이나 건강 등 생활 영역까지 넓어졌다”며 부담을 토로했다. ⑦한유빈(10) 센터 선생님들은 오후 3시 30분 간식 시간이면 “안 돼, 한 번만”이라며 유빈이를 제지하는 게 일과다. 최근 부쩍 살이 오른 유빈이가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식탐이라고 할까 유빈이는 먹는 걸 멈추지 못한다. 선생님들은 “한 달에 3㎏ 이상 찐 데다가 또래 평균이 35㎏ 정도인데 유빈이는 40㎏가 넘어서는 아예 체중을 재지 않으려고 한다”며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유빈이가 본격적으로 살이 찌기 시작한 건 코로나와 겹친다. “코로나가 없을 때에는 경찰과 도둑 놀이를하면서 동네를 맨날 막 뛰어다녔는데 요즘엔 아예 못해요”라는 유빈이의 말처럼 활동량이 급격히 줄었다. 동네 놀이터도 폐쇄됐다. 최근 유빈이가 빠진 놀이는 뜨개질이다. 한번 붙들고 앉으면 한두 시간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특단의 조치로 센터에서는 외부 교사를 섭외해 매주 목요일 치어리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⑧김윤진(8) 윤진이는 센터에서 ‘고양이’로 통한다. 고양이 흉내를 내며 온 센터를 네 발로 기어 다니거나 바닥에 누워 뒹군다. 놀이나 학습 시간의 분간도 없다. 내가 다가가 “그만하고 공부하자” 했더니 윤진이는 “아악” 절규했다. 놀란 나에게 복지사 선생님이 “어머니께서 욕심이 많아 정해 준 학습량을 채우지 못하면 아이를 때렸다”며 “심하게 체벌해 트라우마가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귓속말을 했다. 윤진이는 역설적으로 코로나 덕분에 공부 압박에서 해방됐다. 코로나 이전에는 일주일 내내 방과 후 활동과 학원을 셔틀했던 아이가 학교와 학원이 문을 닫으면서 자유의 몸이 됐다. 윤진이 어머니가 실직하게 되면서 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사교육을 다 접은 게 큰 이유다.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가 사라진 윤진이는 정반대가 됐다. 뭐든 제멋대로만 하려고 든다. 점심시간 친구들과의 거리두기를 거부하다 식사도 거부했다. 센터 선생님들은 윤진이가 다시 등교하게 되면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지 걱정한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탐사기획부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 [고든 정의 TECH+] 스스로 생분해되는 3D 프린팅 스텐트 (연구)

    [고든 정의 TECH+] 스스로 생분해되는 3D 프린팅 스텐트 (연구)

    3D 프린터의 응용이 기대되는 분야 중 하나가 의료용 이식 장치 개발이다. 환자의 체내에 삽입할 임플란트, 인공 보형물, 인공 심장 판막이나 스텐트 등 여러 가지 의료 기기를 개별 환자에 최적화된 형태로 출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3D 프린터 출력물을 이식하거나 삽입하는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ETH Zurich)의 과학자들은 환자 맞춤형 이식 기기를 만드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분해되어 흡수되는 생분해성 3D 프린터 출력 스텐트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분야는 후두에서 기관지를 이어주는 큰 공기 통로인 기관(trachea)에 삽입하는 스텐트다. 암을 비롯한 여러 질병으로 기관이 좁아지거나 혹은 손상된 경우 의료진은 기관 스텐트를 이용해 공기가 통할 수 있는 통로를 유지해준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스텐트는 단단한 금속 재질과 실리콘처럼 부드러운 소재로 된 것이다. 그런데 금속 스텐트의 경우 일단 기관 안에서 펼쳐지면 단단히 고정되는 장점이 있으나 대신 나중에 제거하기가 매우 어렵다. 실리콘 스텐트는 제거는 쉬우나 기관 안에서 제대로 고정되지 않고 움직여서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사용되는 기관 스텐트는 어느 것이든 환자의 기관 형태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문제가 생겼거나 필요 없어진 후에도 제거가 힘들다. 그리고 두 종류의 스텐트 모두 제거하려면 상당히 번거롭고 위험할 수 있는 시술을 거쳐야 한다. 연구팀은 3D CT 스캔을 통해 환자의 기도 형태를 분석한 후 그 형태에 적합한 3D 프린터 출력 기관 스텐트를 만들었다. 여기까지는 최근 몇 년간 많은 연구가 이뤄져 새로운 것이 없는 내용이지만, 연구팀은 생분해성 소재를 잉크로 사용했다. 인체 내에서 스스로 분해되는 생분해성 소재는 그렇게 드물지 않지만, 3D 프린터로 생분해성 소재를 출력해 인체에 이식하는 일은 새로운 시도다. 연구팀은 다양한 형태의 생분해성 기관 스텐트를 쉽고 빠르게 출력하기 위해 디지털 광학 가공 (digital light processing, DLP) 기술을 사용했다. 잉크젯 프린터처럼 잉크를 분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빛 민감하게 반응하는 생분해성 수지가 담긴 통에 적절한 패턴의 자외선을 노출해 3차원 구조물을 순식간에 출력하는 방식이다. 물론 이 방식은 아직 사람에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팀은 우선 토끼를 이용해 생분해성 기관 스텐트의 안전성과 성능을 테스트했다. 연구 결과 이 생분해성 스텐트는 완벽하게 작동했을 뿐 아니라 6-7주 안에 부작용 없이 흡수됐다. 앞으로 적절한 임상 시험을 거쳐 실제 사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의료용 3D 프린터의 활용 범위는 앞으로 점점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단독] 5·18 조사위 “북한 특수군 광주 침투 주장 사실 아니다”

    [단독] 5·18 조사위 “북한 특수군 광주 침투 주장 사실 아니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지난해 5월부터 시작한 조사 활동 과정에서 국내 일부 탈북 인사들이 주장하는 5·18 당시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조사 결과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서울신문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위원회의 2020년 하반기 조사활동보고서에 따르면, 위원회는 5·18 당시 △계엄군의 집단 발포 책임자 및 경위 △계엄군의 민간인 학살 △행방불명자의 규모 및 소재 △계엄군 등에 의해 발생한 성폭력 등 사건 12건을 직권 조사하고 있다. 이 중 하나가 탈북자의 ‘북한 특수군 광주 침투 주장’이다. 위원회는 “북한 특수군의 광주 침투 주장은 2015~2016년을 기점으로 유튜브를 통해 확산됐고 2017년에는 이때까지 제기된 탈북자들의 주장을 기반으로 한 저서가 출간되는 등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위 탈북자들의 주장을 조사해 그 진위를 밝히고 의혹을 해소해 향후 이와 관련한 국민적 논란 및 갈등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조사 개시를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북한군 개입설을 퍼뜨리는 인물 중 한 명이 탈북작가 이주성씨다. 앞서 이씨는 5·18 당시 북한 특수부대가 광주에 침투하여 계엄군과 교전을 벌이고 북한으로 귀환했다는 인물의 체험담을 2017년 저서 ‘보랏빛 호수’에 기술했다. 북한 특수군이 1980년 5월 19일 오후 4시쯤 평양 대양리에서 트럭을 타고 같은 날 오후 9시쯤 황해남도 장연군에 도착해 배 2척을 탄 다음 1980년 5월 22일 오전 2시쯤 전남 영광해안에 도착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이 책은 또 북한 특수군이 영광해안에 도착해 5시간 넘게 행군하여 광주에 도착했고, 광주 동구 무등산에 있는 사찰인 증심사에 가서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 다음 오후 3시쯤 출발했다고 적었다. 이씨는 이 책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에 특수부대 파견을 요청했다고도 주장하여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6월 1심 재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1월 항소심 재판부도 유죄가 인정된다며 이씨의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위원회는 국립해양조사원과 육·해군의 관련 기록들을 수집하여 당시 영광해안의 간만의 차, 우리 군 작전 상황과 군 경비태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씨 저서의 주장이 ‘현실성이 전혀 없다’는 결론을 냈다. 위원회는 먼저 북한 특수군이 영광해안에 상륙한 후 육로로 이동했다는 주장에 대해 “증심사는 영광해안에서 동쪽으로 약 60㎞(이하 직선거리 기준), 옛 전남도청에서 동쪽으로 약 5㎞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이처럼 영광해안에서 증심사까지 약 60㎞의 거리를 탈북자의 주장처럼 ‘광주 시가지를 우회하여’ 도보로 5시간 이내에 이동하기에는 거리 및 위치상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증심사에 대한 실지 조사 결과 현장은 비교적 밀집된 건물 배치로 모든 전각이 한눈에 들어오며 경내 어디서든지 소리가 잘 들릴 수 있는 구조임을 확인했다”면서 “증심사의 지리적 위치 및 구조적 특성으로 보아 북한 특수군이 노출되지 않고 증심사에서 체류 및 식사를 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또 ‘5·18 당시 남파 후 전사하여 복귀하지 못한 북한군의 묘지가 북한 청진시에 있다’는 일부 탈북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 군 및 북한 자료 등을 확인한 결과 이는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인원들의 묘지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5·18 당시 북한 특수군이 개입했다는 주장은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조사한 바와 같이 일부 탈북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북한군 개입설은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거나 역사적·전술적인 타당성이 없는 무리한 주장인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과제인 국내 일부 인사들에 의한 북한군 개입설 주장 및 확산에 대한 조사를 이어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9년 12월 27일 출범하여 지난해 5월 11일부터 조사 활동을 개시한 위원회는 지난해 12월까지 12건의 직권 조사 결정 사건 외에 58건의 신청사건을 접수해 이 중 20건에 대해 조사를 결정했다(나머지는 각하 또는 조사 개시 여부를 검토 중). 또 지난해 12월까지 총 251건의 제보를 접수했는데 ‘기타’(115건)로 분류한 제보 다음으로 가장 많은 유형의 제보는 ‘암매장’과 관련한 제보(50건)였다. 위원회가 국회, 국방부, 국가정보원, 대검찰청 등 유관기관들로부터 제출받아 소장하고 있는 자료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8591건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종인 “야권 단일화는 숙명적…문 대통령, 방관자 역할만”

    김종인 “야권 단일화는 숙명적…문 대통령, 방관자 역할만”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과 관련해 “이달 말에 끝을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채널A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25일이면 토론이 끝나고, 바로 여론조사에 들어갈 것 같으면 우리 후보를 확정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 경선 일정상으로는 다음달 4일 최종 후보를 확정하게 된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다음달 1일 최종 단일화에 합의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 간 진행 상황에 따라 내부 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는 “초창기엔 단일화에 대해 조금 염려를 해서 삼자대결도 생각했지만, 최근 상황은 단일화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야권 단일화는 숙명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달 내 ‘국힘조’(국민의힘)와 ‘안금조’(안철수·금태섭)의 후보 선출이 마무리될 것을 가정하면서, “3월 10일 이내로만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면 선거에 지장 없다”고도 내다봤다.김 위원장은 여야를 막론한 보선 주자들의 ‘현금 살포성’ 공약 경쟁에 대해선 “돈 문제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안 갖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다”며 “(코로나 피해지원 이외에) 막연하게 보편적 지출을 늘리자는 것은 좀 삼가는 게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여당이 4월 전 소상공인 대상 추가지원을 검토하는 데 대해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작년 총선 때도 선거 전전날 전 국민에게 100만원을 준다고 신청받았다. 결국 (이번에도) 선거와 관련돼서 한 짓”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당정 간의 불협화음이 노출된 상황에 대해 “대통령이 판단을 정확하게 해서 부총리와 재정 운용을 (논의)하면 쉽게 결정 날 텐데, 이해가 잘 안 간다”고 비판했다. 영수회담 성사 전망과 관련해서도 “그런 상황이 오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은 이슈에서 멀리 떨어져서 방관자적 역할만 하는 모습이다. 본인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려고 노력하는 분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3자 대결 해도 이긴다’더니 양자도 약세… 고민 깊은 국민의힘

    ‘3자 대결 해도 이긴다’더니 양자도 약세… 고민 깊은 국민의힘

    박영선, 양자·다자구도서 야권 후보 앞서‘秋·尹갈등’ 해소 뒤 정권심판론 약화 분석범야권 단일화 놓고 잡음도 부정적 영향김종인, 안철수 무시 발언 흥행 ‘찬물’ 지적승리 확신 어렵자 ‘선거 전략 수정’ 목소리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상대결에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양자·다자구도에서 모두 야권 후보에 앞서고 있다는 결과가 10일 나왔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자 대결을 해도 이긴다”며 승리를 확신했던 서울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마저 약세를 면치 못한다는 결과가 나오자 범야권의 선거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리얼미터가 YTN·TBS 의뢰로 지난 7~8일 서울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3.1% 포인트,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 박 전 장관은 야권 ‘빅3’와의 양자대결에서 모두 우세였다. 안 대표와의 대결에서는 38.9% 대 36.3%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의 대결에서는 39.7% 대 34.0%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는 10% 포인트 이상 앞섰다. 야권 단일화가 실패했을 경우를 가정한 삼자대결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박 전 장관(37.5%)·나 전 의원(25.0%)·안 대표(22.7%) 구도와 박 전 장관(37.7%)·오 전 시장(18.7%)·안 대표(26.7%) 구도에서 모두 2위와 10% 포인트 이상 차이를 벌렸다. 여야 후보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적합도 조사에서도 박 전 장관은 26.2%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안 대표(19.0%), 나 전 의원(15.1%), 오 전 시장(9.4%) 순이었다. ‘성비위’라는 여당의 귀책사유로 시작된 보선판에서 최근 여당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민심의 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윤석열 검찰총장 갈등’이 해소된 뒤 대통령 지지율이 안정세를 되찾자 ‘정권 심판론’이 약화되면서 여당 지지율도 회복세를 탄 것으로 보인다. 범야권 단일화가 진척 없이 상당 기간 잡음만 노출한 점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점점 민주당 후보들의 변별력을 시민들이 알아가는 것”이라며 “야당은 막말과 흠집 잡기에 여념이 없지만 우리 당 후보들은 정책 제시로 차별화해 나가고 있다. 그게 여론조사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리한 지점에서 출발한 선거를 야권 스스로 망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김 위원장의 경우 야권 단일화 방식이 결정된 후에도 안 대표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흘리며 경선 흥행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화 파트너를 지속적으로 깎아내리는 발언을 하면 유권자들에게 ‘우린 누굴 내보내도 이긴다’는 오만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과 제3지대 단일화 경선에 나선 안 대표가 지나치게 소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양자 대결에서도 여당 후보가 이긴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건 분명 판도에 변화가 생겼다는 신호”라며 “자칫 안이해 보이는 야권의 선거 전략을 이제라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무도장 되고, 콜라텍 안 되고… ‘법 따로 현실 따로’ 행정이 감염 키웠다

    무도장, 체육시설 분류 방역 사각지대부천 승리제단·보습학원發 확진 늘어‘지표 환자’ 50대 나흘간 일상생활 비상 일산 무도장과 부천 보습학원발 집단감염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400명대로 올라서면서 방역 사각지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50~60대 어르신들이 춤을 추는 곳이지만, 콜라텍은 집합금지 대상이고 무도장은 체육시설로 분류되면서 사람들이 몰리는 등 방역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방역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 종교시설이나 학원, 공장 등의 기숙사 등도 코로나19 집단감염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주장이다. 경기 고양시에 따르면 10일 오후 6시 기준 일산 태평양무도장발 확진자 수는 전날 18명보다 10명 늘어 누적 28명이 됐다. 지난 8일부터 날마다 점점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일산서구보건소 관계자는 “감염 가능성이 있는 날 무도장을 방문한 사람 수가 300~400명에 이르고 있으나 출입자 명부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당분간 확진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똑같이 중장년층이 춤을 추는 곳인데도 콜라텍은 유흥시설로 분류돼 집합금지 대상인 반면, 무도장은 실내체육시설로 분류돼 집합금지 대상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법 따로 현실 따로’의 느슨한 행정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고양시의 한 콜라텍 운영자는 “여러 사람이 모여 춤을 출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무도장과 동일한 시설”이라고 밝혔다. 실제 서울신문 취재 결과 태평양무도장은 ‘콜라텍’이라는 간판과 ‘무도장’이라는 간판을 동시에 달고 있다. 경기 부천 종교시설과 보습학원에서도 당분간 추가 확진자가 계속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부천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영생교 승리제단 신도 39명, 오정능력보습학원과 관련해 4명이 각각 양성 판정을 받아 이날 하루에만 43명이 늘었다. 관련 누적 확진자는 96명이다. 지표 환자로 추정되는 인물은 50대 학원 강사 A씨다. 그는 지난 3일 기침과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였지만 감염을 의심하지 않고 생활하다가 7일 검체 검사를 받고 8일 확진됐다. 코로나19 감염과 확산 우려에도 나흘간이나 일상생활을 한 것이다. 그는 승리제단 남자 기숙사에서 지내며 해당 보습학원에서 일했는데 증상 발현 후 검사 전까지 신도와 학원 원생 여러 명을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선 종교시설 등의 기숙사에 대한 방역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수십 명이 집단생활을 하는 기숙사와 기숙학원 등에 대한 방역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윤석열 열풍 가라앉자 방황하는 ‘충청대망론’

    윤석열 열풍 가라앉자 방황하는 ‘충청대망론’

    추·윤 잦아들며 지지율 하락세중부 지역 관심도까지 떨어져한때 선두를 달렸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권주자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윤 총장을 동력 삼아 들썩였던 ‘충청대망론’도 빠르게 식어가는 분위기다. 윤 총장이 정치권 진출을 공식화하지 않는한 사실상 중원 지역은 ‘무주공산’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대선 국면이 본격화된 이후 주요 주자들 중 누가 이들의 표심을 흡수할지 주목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권 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경기지사가 27%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지사 지지율은 전월 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월과 같은 10%였고, 윤 총장 지지율은 전월 대비 4%포인트가 하락한 9%였다.윤 총장 지지율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부 검찰총장”이라고 발언한 뒤 급속히 빠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해왔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하면서 윤 총장을 중심으로 모였던 ‘반(反) 정부·여당 표심’이 흩어지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에도 검찰 전보 인사 등을 둘러싼 이견은 노출됐지만 윤 총장 개인이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고 있다. 서울 태생이지만 범충청권으로 분류 윤 총장에 대한 관심도는 충청 지역에서도 떨어지는 추세다. 윤 총장의 지지율이 최고점을 찍은 지난해말에는 충청 지역 여야 정치인들이 윤 총장을 계기로 한 충청대망론의 실체를 놓고 정면 충돌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이 윤 총장을 두고 “이번에는 중도적인 중부권에서 인물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하자, 같은 지역구의 민주당 박수현 전 의원은 “충청인으로서 부끄럽다”며 “충청인의 소중한 꿈인 ‘충청 대망’을 ‘지역감정’과 ‘정치동냥’으로 격하시키지 말라”고 맞섰다. 윤 총장은 서울 태생이지만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이 공주 태생이라 범충청권 인사로 분류된다.충청대망론은 지금껏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캐스팅보트 역할만 했던 중부권(대전·충남·충북·세종)이 핵심 세력을 구축하고 대통령을 배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영·호남 지역대결 구도가 낳은 구시대적 유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지역에서는 현실적으로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여론의 흐름이다. 충청 지역 언론인 중도일보가 제이비플러스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1~22일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 3.1%포인트), 지역민 32.4%는 차기 대선에서 충청권을 대표하는 후보가 출마해야 한다고 답했다. 충청대망론은 JP(김종필)부터 시작해 이회창·이인제·심대평·정운찬 등을 거쳐 안희정 전 충남지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으로 명맥이 이어져왔으나 이후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지역에서는 대표적으로 여권의 양승조 충남지사, 야권의 정 의원이 자주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둘 모두 이렇다할 지지율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중부 지역 광역단체장 중 유일한 50대인 허태정 대전시장을 향후 충청대망론을 이끌 재목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허 시장도 당장은 전국적 인지도가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중원 유권자 54% “대선 지지 응답 유보” 무주공산 윤 총장이 정계 진출을 공식화하지 않을 경우 중원 지역 표심은 결국 기존 주자들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대전·세종·충청 응답자의 54%는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응답을 유보했다. 모든 지역 중 응답 유보율이 가장 높다. 인천·경기와 영남이 이 지사, 호남이 이 대표를 두드러지게 지지하는 것과 대조된다. 결국 중원의 표심이 기존 주자들간 대결에서는 또다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주요 대권 주자들의 중부권 공략이 아직 본격화되진 않고 있다. 4·7 보궐선거 직후 대선 국면이 시작되면 중원을 둘러싼 대결도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주요 대권주자들의 관심은 영·호남 민심을 관리하는 정도인 거 같고 아직 중원 지역까지는 눈을 돌리지는 않고 있다”면서 “결국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 되면 충청·대전 지역을 둘러싼 경쟁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매번 그랬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3자도 이긴다”더니…서울시장 양자대결서 밀린 野

    “3자도 이긴다”더니…서울시장 양자대결서 밀린 野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상대결에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양자·다자구도에서 모두 야권 후보에 앞서고 있다는 결과가 10일 나왔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자 대결을 해도 이긴다”며 승리를 확신했던 서울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마저 약세를 면치 못한다는 결과가 나오자 범야권의 선거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리얼미터가 YTN·TBS 의뢰로 지난 7~8일 서울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3.1% 포인트,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 박 전 장관은 야권 ‘빅3’와의 양자대결에서 모두 우세였다. 안 대표와의 대결에서는 38.9% 대 36.3%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의 대결에서는 39.7% 대 34.0%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는 10% 포인트 이상 앞섰다. 야권 단일화가 실패했을 경우를 가정한 삼자대결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박 전 장관(37.5%)·나 전 의원(25.0%)·안 대표(22.7%) 구도와 박 전 장관(37.7%)·오 전 시장(18.7%)·안 대표(26.7%) 구도에서 모두 2위와 10% 포인트 이상 차이를 벌렸다. 여야 후보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적합도 조사에서도 박 전 장관은 26.2%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안 대표(19.0%), 나 전 의원(15.1%), 오 전 시장(9.4%) 순이었다.‘성비위’라는 여당의 귀책사유로 시작된 보선판에서 최근 여당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민심의 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윤석열 검찰총장 갈등’이 해소된 뒤 대통령 지지율이 안정세를 되찾자 ‘정권 심판론’이 약화되면서 여당 지지율도 회복세를 탄 것으로 보인다. 범야권 단일화가 진척 없이 상당 기간 잡음만 노출한 점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점점 민주당 후보들의 변별력을 시민들이 알아가는 것”이라며 “야당은 막말과 흠집 잡기에 여념이 없지만 우리 당 후보들은 정책 제시로 차별화해 나가고 있다. 그게 여론조사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리한 지점에서 출발한 선거를 야권 스스로 망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김 위원장의 경우 야권 단일화 방식이 결정된 후에도 안 대표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흘리며 경선 흥행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화 파트너를 지속적으로 깎아내리는 발언을 하면 유권자들에게 ‘우린 누굴 내보내도 이긴다’는 오만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과 제3지대 단일화 경선에 나선 안 대표가 지나치게 소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양자 대결에서도 여당 후보가 이긴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건 분명 판도에 변화가 생겼다는 신호”라며 “자칫 안이해 보이는 야권의 선거 전략을 이제라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英여군 이중생활… 핵잠수함에서 음란물 촬영

    英여군 이중생활… 핵잠수함에서 음란물 촬영

    영국의 여성 해군 장교가 핵잠수함 기지에서 음란물을 촬영하다가 적발됐다. 8일(현지시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해군 소속 클레어 젠킨스(29) 중위는 같은 해군인 남자친구가 촬영해준 노출 사진과 영상 등을 유료 성인 웹사이트에 올려 돈을 벌고 있었다. 사실을 알게 된 당국은 즉시 조사를 명령했다. 수사관에 따르면 젠킨스의 사진 중 상당수가 핵잠수함인 ‘HMNB 클라이드호’에서 촬영됐다. 해군 관계자들은 핵잠수함에서 촬영하는 것은 “보안에 위험을 가할 수 있다.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해당 사안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다만 “(젠킨스 중위가) 우리의 가치와 기준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젠킨스 중위는 상사에게 자신이 한 모든 행위를 인정했지만 “개인 시간에 한 일”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매달 약 1만6000원 정도를 내고 구독하는 성인 웹사이트 ‘온리팬즈’에 ‘캘리 테일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는 프로필에 “나는 개구쟁이처럼 굴고 파란만장하게 지내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면이 가끔 나를 곤란하게 하기도 하지만, 나는 이 일로 굉장한 흥분감을 얻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UAE 탐사선 ‘아말’ 화성 궤도 진입 성공…인류 각축장 된 화성땅

    UAE 탐사선 ‘아말’ 화성 궤도 진입 성공…인류 각축장 된 화성땅

    아랍에미리트(UAE)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UAE의 화성궤도선 ‘아말'(아랍어로 희망이라는 뜻)이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0시 57분, 27분 간의 손에 땀을 쥐는 기동 끝에 화성 궤도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고 UAE 무함마드빈라시드우주센터(MBRSC)가 발표했다. 아말 화성궤도선은 2020년 7월 19일 일본 H-IIA 로켓에 실려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를 떠난 후 7개월 동안 시속 12만1000㎞의 속도로 4억9300만㎞의 우주공간을 날아간 끝에 화성에 도착했다. 그리고 마침내 10일 저녁 7시 30분(한국시간 10일 0시 30분)부터 27분 동안 감속 엔진을 가동해 화성 주위를 공전할 수 있을 만큼 속도를 시속 1만8000㎞까지 감속해 궤도 진입을 시도했다. 지상 관제소 미션 관계자들은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지켜보며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던 긴장된 시간이었다. 화성에서 지구까지 신호가 전달되는 데는 11분이 걸리므로 아말은 화성 궤도 진입시 지구의 원격 조종 없이 자율조정 시스템으로 기동해야 했다. 아말 개발과 발사, 운용 프로젝트를 총괄한 옴란 샤라프 MBRSC 에미리트화성임무(EMM) 책임자는 “아말은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힘과 압력에 노출됐다”면서 “여러 도전적인 상황을 이겨내고 화성 궤도 진입이라는 엄청난 이정표를 세웠다”며 자축했다. 아말이 궤도 삽입 기동을 준비하는 동안 UAE 우주국의 사라 알 아미리 회장은 “이것은 인류의 놀라운 여정이었다”고 토로했다. 아말의 성공적인 화성 궤도 진입으로 UAE는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인도에 이어 화성에 도달한 다섯 번째 나라가 되었다. 총 2억 달러가 투입된 아말 우주선의 화성 궤도 진입 성공은 암울한 화성 임무 통계를 조금 밝게 채색한 셈인데, 그동안 인류가 시도했던 화성 비행의 약 절반이 실패했던 터이다. 화성 궤도 진입은 아말에게 있어 임무 팀이 사전에 정확하게 연습할 수 없었던 6개의 추진기를 27분 동안 분사해야 하는 중요한 단계였다. 아말은 이제 기기의 전원을 켜고 '새 집'에 정착하기 전 몇 달 동안은 임시 궤도를 돌게 된다. 지상의 미션 관계자들은 오는 5월 우주선을 과학 궤도로 이전할 계획이다. 과학 궤도는 55시간마다 한 차례씩 화성의 적도 상공을 공전하면서 화성의 상-하층부 대기 현상을 종합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우주선의 새로운 궤도다. 아말의 임무는 화성 시간으로 1년(687일) 동안 지속될 예정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기로 무게가 1350㎏인 아말 궤도선은 과학자들이 화성 표면 근처의 날씨, 서로 다른 대기층 사이의 연결, 화성의 대기가 우주로 사라진 과정을 연구 할 수있는 세 가지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미션 과학자들은 이 데이터가 화성 표면의 먼지 폭풍이 대기 손실에 미치는 영향과 글로벌 기상 시스템이 서로 어떻게 관련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UAE는 우주 분야로 빠르게 진출했다. 아말은 UAE 최초의 지구궤도 위성인 두바이샛 1호가 발사된 지 10년 만에 화성 도전에 성공한 것이다. 아말 미션 외에도 UAE는 2024년에 달에 기술 착륙선을 발사할 계획이며, 장기적 우선 순위를 포함하는 ‘화성 2117’이라는 이름의 100년에 걸친 화성 탐사 전략을 가지고 있다.MBRSC는 미국 콜로라도대 볼더 캠퍼스 대기 우주물리학연구소, 애리조나 주립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등과 협력해 6년 여에 걸쳐 아말을 개발했다. UAE 정부는 화성 탐사를 포함한 우주 연구에 지금까지 200억 디르함(약 6조6000억 원)을 투입했다. UAE는 석유가 풍부한 산유 부국이지만 화석 연료 이후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혁신적인 미래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UAE는 아말의 관측 데이터를 전 세계에 공유함으로써 화성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하길 희망하며, 아말의 화성 탐사가 UAE의 과학연구와 혁신 가속화뿐 아니라 중동의 젊은 세대가 과학분야에서 연구하고 경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계획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말의 성공 소식이 전해지자 두바이의 세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칼리파에서는 축하쇼가 벌어졌다.아말의 성공적인 화성 궤도 진입에 이어 중국의 화성탐사선 톈원(天問) 1호도 하루 뒤 아말과 같은 기동으로 궤도 진입을 시도하며, 5월에 탐사선을 착륙시킨다. 미국의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도 오는 19일 새벽 화성 대기권에 진입해 착륙을 시도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또 집단감염, 변이까지” 오늘 신규 확진 다시 400명대로 껑충(종합)

    “또 집단감염, 변이까지” 오늘 신규 확진 다시 400명대로 껑충(종합)

    부천서 종교단체발 53명 집단감염“신도 20명 관련 학원 33명 집단 감염”‘강력 전파’ 변이 감염 26명 늘어 누적 80명 “변이 지역사회 퍼지면 손 쓸 방법 없다”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차 대유행이 누그러지면서 300명 안팎으로 내려왔던 신규 확진자가 수가 종교시설, 학원 등의 집단감염과 전염력이 강한 해외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 속에 다시 400명대로 뛰어 올랐다. 수도권에서는 병원, 식당까지 곳곳에서 집단발병이 확인돼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다. 이동량이 급증하는 설 연휴를 앞두고 진정세를 보였던 비수도권으로까지 확산되지 않을까 방역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최소 400명대 중반~500명대 안팎 서울 동대문구 소재 병원서도 14명 확진고양 일산서구 태평양무도장서 18명 확진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412명이다. 직전일 같은 시간에 집계된 261명보다 151명 많았다. 오후 9시 이후 확진자 증가 폭이 두 자릿수에 그치는 최근의 흐름을 고려하더라도 400명대 중후반, 많으면 500명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를 보인 것은 곳곳에서 신규 집단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주요 사례를 보면 전날 경기도 부천시의 종교시설과 보습학원에서 53명이 무더기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종교시설에서는 신도 등 20명이, 학원에서는 학생·강사 등 33명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종교시설과 학원은 같은 확진자가 다녀가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부천시 영생교 승리제단 시설에 집합금지 명령… 기숙사 생활 부천시는 괴안동 영생교 승리제단 시설에서 신도 등 20명이, 오정동 오정능력보습학원에서 학생·강사 등 3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승리제단에 대해 즉각 집합 금지 명령을 내렸다. 해당 시설에서 가장 먼저 증상을 보인 확진자는 학원강사 A씨로 지난 3일 증상을 보인 뒤 검체 검사를 받고 8일에 확진됐다. 방역 당국은 역학조사를 하던 중 A씨가 승리제단 남자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오정능력보습학원에서 근무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감염 확산을 우려해 승리제단 내 남자기숙사, 여자기숙사, 의류제조업체 보광패션 등 3곳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여 확진자 20명을 찾아냈다. 승리제단 건물은 2개동으로 구성돼 있고 남녀 기숙사는 각각 다른 동에 있다.남자 기숙사서 상당수 확진 첫 확진자의 제자 원생도 감염 확진자 상당수는 A씨가 머물던 남자기숙사에서 나왔다. 남자기숙사는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의 건물로 21명이 생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자기숙사는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로 16명이 생활한다. 보광패션은 여자기숙사 건물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승리제단 시설 이용자는 총 139명으로 이 중 신도는 기숙사 입소자 37명을 포함해 104명이며, 보광패션 직원 등은 35명으로 파악됐다. 학원에서는 A씨의 제자 원생 B씨가 지난 6일 증상을 보인 뒤 7일 처음으로 확진됐다. A씨는 원생 B씨보다 증상이 먼저 나타났으나 검사를 받지 않다가 B씨의 확진 이후 검사를 통해 8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이번 집단감염과 관련해 A씨를 지표환자(최초 환자)로 파악하고 있다. 보습학원은 오정동 지상 4층짜리 건물 4층에 있는 곳으로 원생 120명, 강사 8명, 직원 6명 등 총 134명이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학원 확진자 중 2명은 다른 학원 2곳을 더 다닌 것으로 조사돼 추가 집단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부천시는 설명했다.“승리제단 시설방문자·보습학원 건물 방문자 감염 가능성” 방역 당국은 지난달 1일∼이달 8일까지 승리제단 시설 방문자들과 지난달 20일∼이달 8일 오정능력보습학원 건물 방문자들의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소재의 한 병원(2번 사례)에서도 환자·간병인·직원 등 14명이 잇따라 확진됐고,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태평양무도장과 관련해선 1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변이 감염 하루새 26명 급증이중 22명이 해외유입… 누적 80명 경남·전남 시리아인 친척 집단발생노출 가능성 474명 선제검사, 1명 양성 이런 가운데 해외유입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도 급증해 재확산의 ‘뇌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전날 하루에만 26명 늘어 누적 80명으로 불어났다. 신규 변이 감염자 26명 중 22명은 해외유입 사례다. 나머지 4명은 ‘경남·전남 시리아인 친척 집단발생’과 관련된 사람들로, 이들은 지역 전파 사례로 보인다. 이들보다 앞서 감염된 시리아인 4명 역시 입국 후 자가격리 중이던 친척으로부터 감염된 경우였다. 특히 경남·전남 시리아인 친척 집단감염 사례와 관련해선 이들과 직접 접촉한 이력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업무 등으로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474명에 대한 선제 검사를 진행한 결과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비상이 걸렸다. 만약 이 확진자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다면 이미 변이종이 지역사회에 퍼지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변이 기존 방역 무력화, 최대한 유입 막아야” 전문가들도 변이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 양상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전파 위험성에 대해 “기존 방역 대책을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에 위기 상황이라고 보고 최대한 유입을 막아야 한다”면서 “일단 지역사회에 퍼지면 손쓸 방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변이 감염자의 유입 국가가 갈수록 다양해지는 점도 걱정거리다. 전날 해외유입 신규 변이 감염자 22명의 출발지를 보면 헝가리·폴란드·가나·미국 등으로 다양했다. 이는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영국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브라질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 곳곳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변이 바이러스는 세계적으로 굉장히 빠르게 확산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이미 영국은 검출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중 80% 이상이 변이이고 프랑스는 이 비율이 20%, 독일도 10%를 넘고 있다”고 설명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남녀 청소년 ‘성희롱·성폭력’ 인식 차이 여전히 ‘뚜렷’

    남녀 청소년 ‘성희롱·성폭력’ 인식 차이 여전히 ‘뚜렷’

    “얼평과 몸평이 심각해요. 지난번에 댄스 공연 영상을 찍어 달라고 했는데 영상에 남자 선배 목소리가 다 들어갔어요. 쟤 다리 왜 저러냐, 쟤 전 남자친구 누구다 등 온갖 말이 다 들어갔어요.” (여성 청소년 A) “공연을 보면서 ‘XX것 같다’는 말도 했어요. 그렇게 말 한 사람이 전 남친이에요. 이 사람은 여자를 그런 것으로만 보나 했어요.” (여성 청소년 B) 13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1월 발간한 ‘또래문화를 통해 본 청소년의 성평등 의식과 태도 연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원이 초·중·고등학생 총 8921명을 대상으로 남녀 청소년의 성평등 의식 격차를 조사한 결과 남성 청소년과 여성 청소년 간 성희롱·성폭력에 관한 인식에 여전히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희롱·성폭력에 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남성 청소년의 31%가 ‘성폭력은 여성들이 조심하면 줄일 수 있다’는 문항에 ‘그렇다’고 응답했다. 반면 여성 청소년은 16%가 이에 동의했다. 이어 ‘성희롱 사건은 성적 농담을 예민하게 반응해서 문제가 확대된 것이 대부분’ 이라고 생각한 남성 청소년들이 22.1%로 여성 청소년(13.4%)을 웃돌아 성 문제와 관련해 여전히 인식의 차이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성폭력은 노출이 심한 옷차림과 관련이 있다’는 문항엔 19.3%의 남성 청소년이 공감했다. 이 같은 결과는 교내에서 이뤄지는 양성평등 교육이 오늘날 요구되는 양성평등 의식 수준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소년들이 다양한 미디어 등으로 습득한 높은 성 지식에 비해 양성평등 교육이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 교내에서 이뤄지는 양성평등 교육에 대해 약 70%의 청소년은 지루하고 식상하다고 답변했다. 또 절반 정도는 교내 양성평등 교육이 성평등의식을 강화하거나 성역할 고정관념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평등 의식을 강화하는데 학교 양성평등교육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에 그렇다고 답한 여성 청소년은 44.8%로, 남성 청소년(36.2%)보다 더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여성 청소년이 남성 청소년보다 전반적인 성평등 의식이 높다는 것을 고려하면 교내 교육이 청소년들의 성평등을 강화하고 차별을 해소하는데 실질적인 기여를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여성정책연구원은 “현재의 성교육은 제한된 범위에서 신체발달과 성폭력 예방에만 집중돼 있다”며 “청소년의 성평등 의식과 태도를 제고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학교 성교육의 내용과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변이 바이러스, 국내 감염 사례 급증...26명 추가 확진

    변이 바이러스, 국내 감염 사례 급증...26명 추가 확진

    기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더 센 것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8일 이후 지역발생 11건, 해외유입 45건 등 총 56건에 대한 분석 결과 26건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국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8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영국발(發) 변이 감염자가 64명,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발 변이 감염자가 10명, 브라질 변이 감염자가 6명이다. 신규 변이 감염자 26명 중 22명은 해외유입 사례이고, 나머지 4명은 ‘경남·전남 시리아인 친척 집단발생’ 사례 관련자들이다. 시리아인 친척 집단발생 관련 확진자들은 지역별로 경남 김해 2명, 경남 양산 1명, 부산 동구 1명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역전파’ 사례일 가능성이 높다. 앞서 관련된 시리아인 4명이 입국 후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이던 친척으로부터 감염된 바 있다. 방대본은 해당 사례 관련 직접 접촉력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업무 등으로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474명에 대해 선제 검사를 진행한 결과 추가로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확진자는 전날 무증상 사태에서 확진됐다. 이에 따라 경남·전남 시리아인 친척 집단발생 관련 누적 확진자는 39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추가 확인된 해외유입 변이 감염 사례 22명의 경우 16명은 검역단계에서, 나머지 6명은 입국 후 자가격리 도중 확진됐다. 이들과 접촉한 사람 중에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는 아직 없다. 다만 감염자와 동일한 항공기를 이용한 탑승객 중 근접한 좌석에 앉았던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현재 변이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차량 부수고 운전자 무차별 폭행”...경기 화성서 폭행 사건 발생

    “차량 부수고 운전자 무차별 폭행”...경기 화성서 폭행 사건 발생

    경기 화성시 도로를 주행 중이던 차량을 가로막은 일당이 둔기로 차량을 부수고, 운전자와 동승자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9일 경기남부경찰청 폭력수사계에 따르면, 전날 경기 화성시 남양면에서 발생한 집단 폭행 사건에 대한 신고를 받아 현재 수사 중이다. 지난 8일 오후 4시 50분쯤 남양면 남양리의 한 도로에서는 운전자 A(40)씨와 동승자 B(32)씨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일당에게 둔기로 폭행당했다. 범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A씨와 B씨가 탄 차량이 도로를 주행하고 있는 도중 갓길에 정차 중이던 차량이 갑자기 도로 가운데로 나와 앞길을 가로막았다. 이어 갓길에서 대기하던 일당 4명이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둔기로 차량을 부수기 시작했다. A씨 등은 차량을 몰고 탈출을 시도했지만 도로 앞뒤가 차량으로 막혀 약 1분 동안 이어진 폭행에 노출됐다. 일당은 깨진 창문 틈으로 차 문을 열어 A씨 등을 도로 위로 끌어낸 뒤 머리와 배 등을 둔기와 발로 수십차례 폭행했다. 이후 바닥에 쓰러진 A씨 등을 그대로 방치한 채 골목길로 달아났다. A씨 등은 전신 타박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는 모두 일용직 노동자들로, 경찰 조사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이 차량 주위를 둘러싸더니 마구잡이로 폭행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영상 등을 토대로 폭행 가해자가 5∼6명 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아하! 우주] 베텔게우스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킬 때까지 남은 시간은?

    [아하! 우주] 베텔게우스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킬 때까지 남은 시간은?

    지난해 초신성 폭발 임박설로 관심을 모았던 오리온자리 알파별 베텔게우스의 밝기가 갑자기 줄어들었던 이유는 이 별에서 방출한 대량의 먼지구름 탓으로 실제 폭발까지는 10만 년 이상 남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국립대 메리디스 조이스 박사가 주도한 국제연구진은 항성 진화와 맥동의 유체역학(베텔게우스는 크기와 밝기가 변하는 맥동변광성) 그리고 별의 지진(성진)의 이론적 계산을 사용해 베텔게우스의 밝기 변화 여부를 분석했다.그 결과 현재 베텔게우스는 수소의 핵융합이 마무리되고 있으며 그 핵융합의 생성물로서 중심핵에 쌓인 헬륨을 통한 2단계 핵융합이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 별의 핵이 약 1억℃에 도달했을 때 일어나는 것으로 3개의 헬륨 핵이 충돌하고 융합해 탄소 핵을 형성한다. 이 연소 과정이 끝나는 언젠가 중심핵은 붕괴,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 성간 공간에 먼지와 가스가 있는 영역인 성운을 생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기까지의 시간은 아직 10만 년 이상 남아있다고 연구진은 결론지었다.138억년에 걸친 우주의 시간 규모로 따지면 10만 년 뒤는 내일 같은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사람들은 목격할 수 없다. 또 베텔게우스의 맥동 구조는 ‘카파 메커니즘’(kappa-mechanism)이라는 현상에 의해 작동해 185(±13.5)일과 400여일이라는 2가지 주기로 밝게 빛나거나 어두워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지난해 초 대폭적인 밝기 감소는 별이 맥동하는 움직임과 함께 별에서 방출된 대량의 먼지구름이 관계하고 있는 것도 시사됐다. 베텔게우스의 크기는 지금까지 태양계에 둘 경우 목성 궤도까지의 거리보다 더 큰 반지름으로 여겨졌다. 태양과 목성까지의 평균 거리는 약 7억8000만㎞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베텔게우스의 반지름이 태양 반지름(약 69만㎞)의 약 750배(약 5억2000만㎞)로 기존 연구에서 추정되던 반지름의 3분의 2 정도 크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별의 물리적 크기를 알면 지구로부터의 거리도 정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약 640~700광년으로 추정해왔지만 태양 반지름의 약 750배임을 고려하면 530광년으로 이는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100광년 이상(약 20~25%) 가까운 것이다. 이에 따라 100광년이나 가까운 경우라면 10만년 뒤라고 해도 실제로 베텔게우스가 초신성 폭발을 일으켰을 때 지구가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먼 미래 폭발한다고 해도 지구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연구진은 말했다.베텔게우스는 초신성 폭발을 일으킬 것으로 여겨지는 후보들 가운데 지구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어 앞으로도 얼마 동안은 매우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될 것이다. 폭발 전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연구할 중요한 기회를 줄 것이라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ApJ·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싸가지 없네” “미쳤나” 폭언 노출…콜센터 노동자 84% 우울증 적신호

    “싸가지 없네” “미쳤나” 폭언 노출…콜센터 노동자 84% 우울증 적신호

    “‘싸가지가 없네’, ‘야, 대답해. 미친 것 아니야’라고 폭언한 고객에게 감정노동자 보호를 안내하는 자동녹음 메시지를 송출했습니다. 고객은 되레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습니다. 억울하고 충격을 받아 아무 일도 하기 어려웠습니다.” -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상담사 A씨. 8일 공공운수노조는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8월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 1600여명 중 조합원 7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노동건강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의 84.5%는 우울증 평가 척도(PHQ-2)에서 총 6점 중 2점 이상을 받아 우울증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충분한 휴식 없이 장시간 동안 강도 높은 감정노동을 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노동자들은 고객으로부터 무리한 요구(93.0%)를 받거나 욕설(81.0%), 인격무시 발언(87.2%)을 듣는다고 답했다. 공단 직원이 인격무시 발언(53.9%)을 하거나 무리한 요구(29.4%)를 하는 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또 다른 상담사 B씨는 “전화 상담 시간이 5분을 넘으면 (콜수 실적 관리를 위해) 관리자들이 실시간으로 통화 내용을 듣고, 7분을 넘기면 빨리 전화를 끝내라는 채팅 알림이 울려 압박을 받는다”면서 “근무 3개월이 넘자 스트레스로 복통을 느꼈다”고 말했다. 콜센터 노동자들은 육체적 고통도 호소했다.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99.4%는 한 부위 이상에서 근골격계 통증을 느꼈다. 특히 어깨(56%), 허리(51%), 목(47%) 순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천대 노동과학연구소 기준에 따르면 응답자의 79.3%가 추가 검진이 필요한 상태다. 공공운수노조 고객센터지부는 “과도한 성과 경쟁으로 한 사람이 많게는 하루 140콜을 받지만, 점심시간을 제외한 휴식시간은 30분을 밑도는 경우가 90%”라면서 “건강하고 안전한 노동 환경을 위해 고객센터를 민간 위탁이 아니라 공단이 직접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상담사 노조 조합원들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지난 1일부터 8일째 파업을 하고 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공정위, 플랫폼법 비판·우려 조목조목 반박…“과잉규제로 혁신 저해하는 일 없도록 할 것”

    공정거래위원회가 국회 심의를 앞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라인 플랫폼법)에 대한 각종 비판과 우려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하고 나섰다. 공정위는 8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법안 심사 과정에서 업계가 우려하는 중복·과잉규제로 산업 혁신이 저해되는 일이 없도록 국회와 충실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플랫폼 산업이 대표적인 혁신 분야라는 점을 감안해 직접 규제 방식보다 거래 당사자 간 자율적 분쟁해결과 거래 관행 개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계약서 작성·교부 의무, 상품 노출 순서 결정 알고리즘 공개, 스타트업 혁신 저해에 대한 비판과 우려를 반박했다.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법에 도입된 계약서 작성·교부 의무는 플랫폼 특성을 고려해 전통적 사전 규제 방식과 다르게 설계했다”며 “계약서 신고·심사 없이 작성과 교부 의무만 부여했고 다른 갑을관계법과 달리 약관 동의 방식을 통한 계약 체결도 인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상품 노출 순서 결정 기준은 입점 업체의 예측 가능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만 제시하도록 했을 뿐 알고리즘까지 공개하도록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법안은 플랫폼 산업 혁신 저해 방지를 위해 대형 플랫폼과 신생 플랫폼을 구분해 차등규제 원칙을 적용했다”며 “EU 플랫폼 규정은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플랫폼에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추억 극장’ 정말 추억속에서만 열릴 위기

    “코로나19가 끝나면 어르신들과 다시 만나 웃으며 문화생활을 하자고 약속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들의 상실감은 누가 책임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에서 국내 1호 실버영화관을 운영 중인 ‘추억을파는극장’ 김은주(48) 대표는 지난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실버영화관의 어려움을 설명하던 도중 눈시울을 붉혔다. 다른 곳에서 극장 사업을 하던 김 대표는 2009년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 실버영화관을 개관했다. 노인들의 텃밭인 종로에서 이들의 문화적 결핍을 충족해 주자는 취지였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의 옛 명화를 55세 이상에게 2000원에 상영했다. 처음에는 ‘노인들만 꼬이게 한다’는 주변의 반발이 거셌다고 한다. 하지만 노인들의 폭발적 반응으로 주변 상권도 활성화되면서 반응은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실버영화관은 그동안 ‘갈 곳’이 없어 외로운 노년을 보내던 노인들에게 새로운 삶의 동력을 제공했다. 주로 집과 공원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이들은 이곳에 모여 황혼의 친구를 사귀기 시작했다. 한 공간에서 같은 문화적 향수를 공유하면서 젊음과 정서적 유대감을 되찾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65세 이상 노인들을 매표소·영사실 등에 고용하면서 노인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가져왔다. 고마움에 표 값으로 1만원을 내고서 거스름돈을 사양하는 노인도 있었고, 극장을 지켜 달라는 내용의 연판장에 1만명의 노인들이 서명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5~6년 전만 해도 문화적 결핍에 노출된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기·미끼성 공연이 만연했다”며 “방송인 송해·전원주씨 등과 함께 극장에서 2000~5000원의 가격으로 공연을 시작했고 그 결과 지금은 이런 사기 피해들이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이곳의 미래는 불투명해졌다. 연간 20만명을 넘겼던 관객은 지난해 4만명에 그쳤다. 코로나19 이전 전국 7곳에 달하던 실버영화관은 겨우 3곳만이 남았다. 지난해에는 김 대표가 4억원의 대출을 받아 간신히 극장을 지켜 냈지만, 올해는 장담할 수 없다고 한다. 기업의 후원과 영화발전기금 등 1억원을 간신히 넘는 지원으로는 7억~8억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20대 국회에서 정부의 실버영화관 지원을 확대하는 법안이 발의된 바 있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김 대표는 이곳을 유지하겠다는 노인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노인들이 삶의 끝자락에서 ‘문화가 있어 내 삶이 아름다웠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노인들의 문화적 거점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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