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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촛불’ 독려 공무원 노조 징계 논란

    행정안전부가 공무원노조에 강경대응 방침을 천명해 노조와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는 11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과 관련, 정부의 홍보지침 전파를 거부하고 공무원의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한 공무원노조 간부 6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거나 징계하기로 했다. 이에 공무원 3대 노조는 시민단체 등과 연대, 난국을 돌파하겠다며 맞불을 놓을 태세다. 행안부 관계자는 “공무원은 엄연히 단체행동을 할 수 없도록 법에 명시돼 있음에도 행정거부선언, 시국선언 등 불법을 감행했다.”면서 “공직사회의 기강 확립과 행정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해당 공무원들을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발 대상자는 김찬균 공무원노조총연맹위원장, 정헌재 전국민주공무원노조위원장, 손영태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등 3대 위원장과 채길성 공노총 수석부위원장, 홍성호 민공노 수석부위원장·이충재 사무처장 등 6명이다. 행안부는 손영태 전공노 위원장은 지난 2일 국회에서 미국산 쇠고기 홍보지침 등에 반대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행정지침 수행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헌재 민공노 위원장 등은 지난 10일 서울광장에서 공무원 직무에서 벗어난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충재 민공노 사무처장은 “공무원노조법에 명시된 평화적 집회참여는 물론 공무시간 외에 한 정당한 노조활동”이라면서 “촛불 민심에 밀린 상황에서 반격을 가장 약한고리인 공무원노조에 돌려 타격을 주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데스크시각] 서울광장의 ‘이명준’/이동구 사회부 차장

    [데스크시각] 서울광장의 ‘이명준’/이동구 사회부 차장

    비약일까? 지난 6일 현충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창가에서 서울광장의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최인훈의 소설 ‘광장’이 떠올랐다.6월의 푸른 잔디밭을 이룬 서울광장에는 전사자의 위패가 줄지어 늘어섰고 바로 옆에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서 있었다. 만약 사정을 잘 모르는 이방인이 그 광경을 처음 봤다면 영락없는 추모집회로 보였음 직하다. 하지만 그것이 오늘을 함께하는 우리들의 서로 다른 표현방식이란 것을 알고 있는 우리들은 이념의 갈등에서 끝내 죽음을 선택하는 소설속의 이명준을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록 민주·공산주의라는 이데올로기적인 문제는 아닐지라도 보수·진보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갈등의 골을 넘나들고 있는 현장이 바로 2008년 6월 서울광장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시작은 미국산 쇠고기라는 먹거리에 불안해하는 학생, 시민들의 자발적인 표현이었다. 문화제란 이름으로 한달 전쯤 몇몇이 밝혔던 촛불은 며칠새 걷잡을 수 없는 불길이 됐고 촛불과 함께 함성 소리도 높아졌다. 문화제를 밝히던 촛불은 어느새 거리를 뒤덮고 시민을 움직이는 큰 횃불이 돼 현 정부의 정책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김호기(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이번 촛불집회는 거시적이기보다는 미시적인 생활정치적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사회운동의 주요 이슈가 민주화, 노사관계 등 거시적 제도에 있었다면, 이번 이슈는 먹거리 안전에 연관된 일상 생활과 관련된 것이라는 얘기다. 환경·생명·평화 등에 시민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원인이라는 분석도 했다. 촛불집회의 초기 분위기는 그랬다. 집회가 20여회 될 때까지는 중·고교생 등 학생들의 참여가 많았고 점차 도심의 직장인, 아이와 함께한 주부들로 번져 나갔다. 정치적인 구호보다는 “먹거리의 안전을 확보해 달라.”는 우려감을 표현하고 싶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주류를 이뤘다. 언론들도 시민들의 이 같은 순수성으로 촛불문화제(집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전했고 시민의 호응은 날로 높아져 갔다. 촛불을 든다는 것은 ‘간절한 바람’을 표현하는 의식의 일종으로 통한다. 함성이나 과격한 행동보다 더 호소력을 지닌다. 서울광장의 촛불도 그래서 더욱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관건은 ‘순수성의 유지’에 있다. 촛불이 지니는 상징성을 믿고 끝까지 평화적인 불빛이 되어준다면 촛불을 든 시민들의 뜻은 충분히 전달되고 받아들여질 것이다. 안타깝게도 점차 촛불의 순수성을 훼손하는 행동들이 여기저기서 돌출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72시간 연속집회를 기점으로 쇠파이프, 삽 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달여간 이어져온 촛불 시위가 전환점을 맞고 있는 듯하다. 국민대책회의는 과격행동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정부도 “폭력의 정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불법과 폭력적인 방법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는 담화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10만여명의 민주노총 조합원이 촛불집회에 총회투쟁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했다. 화물연대와 건설노조원 등도 파업 및 집회 참여를 선언했다. 쇠고기로 시작된 촛불이 노동문제, 나아가 복합적인 정치적 이슈로 옮겨져 가는 양상이다.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뉴라이트국민연합 등 보수단체들도 3000여명(경찰추산)이 ‘법질서 수호 및 FTA비준 촉구를 위한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서울광장은 갈등의 골을 깊게 드러낸 장소였다. 늦은 감이 들지만 정부내에서도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의 일괄사표 등 책임론과 함께 촛불을 잠재우기 위한 해결책 논의가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나 촛불시민 모두가 서울광장의 ‘이명준’에게 삶의 희망을 줄 수 있는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이동구 사회부 차장 yidonggu@seoul.co.kr
  • [여성&남성] ‘드라마·영화 속 그들처럼’ …남녀들의 로망

    [여성&남성] ‘드라마·영화 속 그들처럼’ …남녀들의 로망

    누구나 가끔은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한다. 특히 일상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게 영화·드라마 주인공의 극적인 삶은 너무도 매력적이다. 자신을 괴롭혀왔던 직장 상사에게 시원하게 복수하고 사표를 던지는 ‘싱글즈’의 동미(사진 오른쪽·엄정화)는 모든 커리어 우먼이 꿈꾸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또 자신에게 닥쳐온 불행을 이겨내고 진정한 자유를 찾는 ‘글레디에이터’의 막시무스(러셀 크로)는 이 시대 고개숙인 남자들의 우상이다. 이 시대 젊은 남녀가 닮고 싶은 드라마·영화 속 주인공들은 누구이며, 왜 그들에게 열광하는가. 남녀들의 로망을 따라가 보자. ●美드라마 ‘프렌즈´ 레이첼 스타일 굿~ 직장인 김모(25·여)씨는 미국드라마 프렌즈에 나오는 레이첼(제니퍼 애니스톤)을 볼 때마다 그녀의 패션스타일이 너무 부러워 참을 수 없다. 깔끔한 세미정장 스타일에 세련된 머리스타일을 볼 때마다 김씨는 레이첼의 스타일을 따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보았던 프렌즈 속 인물 중에 레이첼이 가장 사랑스러웠어요. 저도 그녀처럼 하면 아름다운 여자가 될 거라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그래서 김씨는 레이첼의 패션 스타일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공부했다. 레이첼만의 스타일인 ‘베이직하고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표현하기 위해 베이직한 스타일의 옷만 구입한다. 또 긴 생머리의 레이첼 헤어스타일을 표현하기 위해 그녀는 머리를 기르는 중이다. 회사원 이모(28·여)씨는 영화 ‘싸움’에 나온 배우 김태희를 보고 “어떻게 저럴 수 있지?”라며 부러움에 치를 떨었다.‘싸움’은 ‘외모의 지존’으로 불리는 김태희가 ‘망가진’ 이미지를 내세워 흥행을 도모한 영화였다.“원래 배우는 예뻐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죠. 예쁜 데다 연기력까지 갖춘다면 어떤 역할이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이씨는 영화를 보는 내내 스토리에 몰입할 수 없었다. 상대 배우인 설경구와의 자동차 추격전과 빗속 난투 등 곳곳에서 헝클어지고 처참한 모습을 보이는 데도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너무 완벽한 얼굴이 몰입을 방해하기도 하는구나라고 느끼는 순간 배우로서 김태희는 별로 맘에 안들게 됐지만, 부러움은 그대로 남았죠.” ●영화 ‘너는 내 운명´ 같은 사랑을 꿈꾸며… 회사원 정모(31)씨는 최근 본 ‘어웨이 프롬 허(Away from her)’라는 캐나다 영화를 보고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아름다운 사랑’을 나눈 두 주인공을 부러워했다. 영화는 45년을 함께 산 부부에 대한 얘기였다. 알츠하이머를 앓게 된 부인이 정신이 뚜렷한 상태에서 스스로 치료시설에 들어가 살겠다고 하고, 남편은 안타깝지만 보내고 만다. 하지만 격리 한 달 뒤 부인은 남편의 존재를 잊고 시설에서 만난 새로운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남편은 전혀 부인을 원망하지 않는다. 또 시설에서 돌아가게 된 부인의 새 남편 집으로 찾아가 다시 시설로 들어가달라고 부탁한다는 얘기다. “그렇게 사랑을 받고, 한 사람을 그토록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사람, 평생 만나기 힘들지 않나요.” 회사원 유모(34)씨는 얼마 전 회사에 새로 들어온 여사원에게 관심이 생겼다. 간혹 그녀가 일하는 자리 근처를 지나면 얼굴을 마주치게 되는데, 그녀의 눈웃음은 정말 매력적이다. 유씨는 그녀와 눈인사를 할 때마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하지만 그녀의 속마음을 알 수는 없었다.“그녀가 정말 나에게 관심이 있는 걸까, 아니면 의례적인 인사일까?” 유씨는 답답한 마음에 가슴만 졸이고 있다. 유씨는 ‘왓 위민 원트 (What women want)’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인 멜 깁슨이 여자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가진 것이 정말 부러웠다. 무엇보다 그녀의 속마음을 알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노총각 김모(36·직장인)씨는 3년 전부터 영화나 드라마에서 순정을 바쳐 사랑의 결실을 맺는 남자 주인공들이 부럽다. 아직도 2005년 개봉돼 화제를 모았던 영화 ‘너는 내 운명’의 김석중(사진 왼쪽·황정민)을 종종 떠올리곤 한다. 서른여섯 살 노총각 석중이 운명의 여인 전은하(전도연)를 알게 된 뒤부터 시종일관 지고지순한 사랑을 바치는 데 감동받았기 때문이다. 석중은 여자의 집안이나 재력은 물론 다방 종업원이라는 직업도 상관치 않았다. 심지어 은하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것마저도 개의치 않았다. 오직 사랑 하나에 ‘올인’한다. 김씨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걸 알고 놀랐다.”면서 “석중은 세속에 찌든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준 인물”이라고 말했다. “요즘 남녀는 소위 알아주는 학벌에 든든한 직업, 짱짱한 집안을 선호하죠. 저도 잠시 그랬어요. 하지만 영화 속 석중을 만난 뒤로는 오직 ‘사랑’ 하나에 모든 걸 헌신하는 순수한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드라마 ‘스포트라이트´ 주인공처럼… 공기업에 다니는 홍모(27·여)씨는 직장 생활에 만족하지 못해 늘 일탈을 꿈꾼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공기업에 취직했지만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고 상사에게 시달리는 것도 이젠 신물이 날 지경이다. 홍씨는 기회만 되면 회사를 탈출하겠다는 생각뿐이지만 뾰족한 수가 생각나는 것도 아니다. 회사 업무가 마음에 들지 않다보니, 열정을 가지고 일하기 힘들고 업무성과도 좋을 리 없다. 하루하루가 무미건조한 홍씨는 요즘 ‘스포트라이트’라는 드라마에 빠져 있다. 기자 생활을 그려낸 드라마이긴 하지만, 그 속에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이는 ‘바이스’ 김보경이 그렇게 멋있게 보일 수가 없다. 물론 이런 홍씨에게 기자 친구는 “드라마라서 그렇게 나오는 거지 실제 기자는 인간답지 못한 생활의 연속”이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홍씨에겐 그런 힘든 일상마저 선망의 대상이다. “드라마에서 바이스가 후배기자들한테 지시하는 모습을 보면 여자가 봐도 정말 멋있어요. 물론 기자생활이 힘들다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 번은 꼭 해보고 싶은 일이죠.” 방송기자가 희망인 대학생 윤모(22·여)씨는 요즘 ‘스포트라이트’의 서우진(손예진)을 볼 때마다 부러울 따름이다. 윤씨는 서우진의 모습이 몇 년 후 자신의 모습이길 고대한다. 윤씨는 서우진이 마이크를 들고 카메라 앞에서 리포팅을 하는 모습을 보면 한없이 부럽다는 생각만 든다. 오태석(지진희) 캡에게 엄청나게 ‘깨지는’ 서우진을 볼 때도 부럽다. 윤씨는 마구 혼나더라도 기자라는 이름만 갖게 되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 “어릴 때부터 기자가 되고 싶었어요. 드라마 속 서우진이 한없이 부러운 이유는 단 하나, 제가 꿈꾸는 방송기자가 그녀의 직업이니까요.” ●영화 ‘섹스 앤 더 시티´ 속 그녀들은 나의 로망 의류업계에 종사하는 이모(29·여)씨의 선망의 대상은 최근 개봉한 영화 ‘섹스 앤 더 시티’ 속의 주인공들이다. 이씨는 칼럼니스트이자 뉴욕 스타일의 대명사인 ‘캐리’, 화끈하고 열정적인 ‘사만다’, 이지적이고 시원시원한 ‘미란다’, 사랑스럽고 우아한 ‘샬롯’ 등 4명의 여성들이 발산하는 매력에 푹 빠졌다. 특히 그들의 패션은 직업을 떠나 같은 여자로서도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옷, 구두, 가방에 각종 액세서리까지 명품으로 한껏 멋을 부리는 등 외모를 가꾸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그녀들의 삶이 보세점을 전전하며 가장 싼 가격의 물건을 구입하는 자신과 너무나 대비됐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기죽지 않는다. 이씨도 언젠가는 영화 속 그녀들처럼 멋진 삶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돈이 너무 많이 들어 영화 속 그녀들처럼 사는 건 엄두를 못내요. 지금은 대리만족 수준이지만 저도 어엿한 커리어우먼인 만큼 실력을 쌓아간다면 머지않아 그녀들처럼 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해요.” 회사원 임모(31·여)씨는 ‘금발이 너무해’라는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 ‘엘르 우즈’를 부러워한다. 그녀는 금발이고 예쁘지만 공부도 잘하고 능력도 출중한 인물로 그려진다. 임씨는 물론 팔방미인인 그녀가 부럽지만 실제로는 ‘금발은 멍청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회사에서는 얼굴이 반반(?)하면 ‘꽃’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임씨는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지만 상관과 손님 접대를 통해 일을 맡았다고 할까봐 욕심나는 일을 하기 위해 상관에게 어필하는 것도 그만두곤 하죠.”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좋아하는 네일아트와 공주풍의 긴머리도 포기하고 무채색 정장에 심플한 귀걸이 정도만 하고 다닌다. “우즈처럼 멋지게 꾸며도 최고의 변호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요즘 대학에 가도 외모와 상관없이 능력이 출중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아직도 구태의연한 사고를 갖고 있는 직원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답답해요.” 회사원 김모(33)씨는 평소 ‘포레스트 검프’를 가장 부러워한다. 직장과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기 때문이다. 김씨는 그럴 때면, 소장하고 있는 ‘포레스트 검프’를 다시 보곤 한다. 아무 것도 몰라도 달리면서 세상의 모든 근심을 던져버리는 검프를 보며 김씨는 위안을 받는다. 검프는 남들이 애걸복걸하는 출세조차 신경쓰지 않고 멋대로 살아간다. 검프는 대리진급을 앞두고 동료와 서로 경쟁을 벌이는 김씨에게 잠시나마 유쾌한 상상을 가능케 해준다.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채 사랑뿐만 아니라 삶의 목표를 이루는 검프가 너무나 부럽습니다. 사실 세상은 늘 동료를 험담하고, 상사에게 아부하고, 후배에게 잘난 척하는 자에게 성공을 부여하지 않나요?” 사건팀 zangzak@seoul.co.kr
  • 교총마저도 정부에 대립각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 등 비서진과 장관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교총이 9일 이주호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을 경질하라고 요구해 파장이 예상된다. 교총이 실명까지 거론하며 청와대 특정인사의 경질을 요구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교총이 현정부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며, 대선에서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한국노총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과 맞물려 보수세력 분열로 해석될 수도 있다. 교총은 성명서를 통해 이날 “교육정책의 혼선과 교육 유관기관장을 둘러싼 인사 파열음, 일관성 없는 정책 추진의 모든 책임이 이주호 수석에게 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이 수석을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독단적인 교육정책 운영으로 학생과 일선 교사들의 혼란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교총은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지난 5일 실시한 교원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할때 이미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예고했다.‘교육정책 추진 혼선의 주요 책임이 청와대에 있다.’는 응답을 한 교사가 73.24%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보수적인 성향의 40∼50대 교사들도 20∼30대에 못지않게 현 교육정책에 불만을 표출했다. 청와대는 이런 내용이 보도되자 교총 관계자에게 밤늦게까지 전화연락을 취하며 설문조사를 한 배경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교총은 주말과 9일 아침에도 간부회의를 열어 이 수석의 사퇴를 공식 촉구하기로 결론냈다. 교총은 이날 영어몰입교육 취소 해프닝, 대입자율화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등 현 정부가 일단 내던져놓고 수습을 못하는 졸속적인 정책 추진을 100일 동안 반복해왔다고 비판했다. 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거의 대부분 입안하고 추진한 이주호 수석이 책임을 지라는 뜻”이라면서 “유한한 속성의 권력과 100년을 내다봐야 하는 교육은 구분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10일 ‘100만 촛불집회’

    6·10 민주화항쟁 21주년 기념일인 10일에는 지난달 2일 촛불집회가 열린 이래 최대 인파인 100만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촛불을 들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을 결의한 화물연대를 비롯한 민주노총, 대학생들도 참여할 예정이어서 촛불집회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격시위와 과잉진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시민들은 ‘비폭력 무저항’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은 “예상할 수 있는 모든 충돌을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행진에는 386세대와 넥타이 부대 등 각계각층의 시민들도 참여해 ‘국민 동창회’를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와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등 교수단체는 오후 6시부터 서울신문사∼청계천∼시청 등을 자체 행진한 뒤 촛불집회에 참여한다. 보수단체인 뉴라이트전국연합과 선진화국민회의, 국민행동본부 등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광장에서 법질서 수호 및 한·미 FTA비준 촉구 국민대회를 개최한다. 보수단체들은 오후 6시부터 열려던 야간집회는 취소했다. 한편 시민 3000여명(경찰 추산·주최측 1만여명)은 9일 오후 7시부터 ‘100만 대행진’ 전야제 성격의 촛불집회를 열고 남대문∼명동∼종로∼세종로를 행진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화물연대 “13일 총파업 돌입”

    화물연대 “13일 총파업 돌입”

    화물연대 창원·울산지부는 9일 전격적으로 운송거부에 들어갔다. 화물연대는 이날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0.8%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다. 화물연대는 12일까지 사흘간 정부, 화주업계와 교섭을 진행한 뒤 실패하면 13일부터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분회는 이와 무관하게 파업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은 6·10항쟁 21주년을 맞는 10일부터 14일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총파업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빠르면 16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도 동참키로 했다. 현대차 운송업무를 맡고 있는 카캐리어분회는 9일 오후 울산에서 조합원 등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파업 출정식을 갖고 무기한 운송거부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나오는 하루 1000여대의 생산차량을 전국의 13곳 차량출고센터로 옮기는 운송업무가 차질을 빚게 됐다. 사용자측인 글로비스는 “하루 110∼120대의 카캐리어 탁송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경남지부 창원동부지회 한국철강분회 소속 화물운전자 등 180여명도 운송료 35%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분회는 창원공장의 하루 출하량 4000∼4500t 중 95% 정도 물량의 운송을 맡고 있다. 철강 물류업체 관계자는 “대체 차량의 투입이 어려워 지난 5일 이후 출하가 거의 마비됐다. 물류업체의 추정 손해액만 5억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화물연대측이 파업을 결정함에 따라 비상수송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정부는 컨테이너 비상수송을 위해 군용 트레일러 100여대를 확보하고 화물트럭 운송 물량을 철도와 연안해운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사설]촛불 정서에 편승한 총파업 안된다

    촛불 정서에 편승한 총파업 안된다 TIT2 TIT3 SECT TEXT 민주노총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저지를 위해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오는 10∼14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15일쯤 총파업 시기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파업 명분은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과 공공부문 사유화 저지, 교육의 시장화 반대, 친재벌정책 폐기 등이다. 민주노총은 국민 건강권 수호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노동관계법을 어긴 불법 쟁의다.1700여개 시민단체와 네티즌 모임으로 구성된 ‘국민대책회의’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을 정도로 촛불집회의 주변부에 머물렀던 민주노총이 뒤늦게 총파업 투쟁에 나서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기회주의적인 발상이다. 민주노총이 만약 총파업에 돌입한다면 촛불집회가 지닌 순수성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 더구나 촛불 정서에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에 대한 반발 외에도 서민들의 궁핍해진 살림살이가 합쳐져 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확산된 측면이 강하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물류를 멈추고 공장의 가동을 중단시키면 그 피해는 국가 경제, 특히 서민가계에 집중된다. 총파업이 서민을 위하기는커녕 위협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공공부문 개혁은 민간부문의 활력을 부추기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다. 절대 다수의 국민도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진 공공부문의 개혁을 원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이처럼 불법 정치투쟁으로 나서게 된 데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기업 프렌들리’,‘법과 원칙’을 앞세워 민주노총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정부가 낮은 자세로 귀를 열겠다면 민주노총이 내세우는 노동자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 노동부부터 크게 반성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촛불 정서가 변질되지 않도록 총파업 계획과 일정을 재고하기 바란다.
  • 노동계 “촛불열기 夏鬪로”

    올해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촛불집회의 열기와 고유가 악재 등과 맞물려 예상보다 앞당겨질 전망이다. 한국노총은 5일 오전 서울 세종로 미 대사관 앞에서 미국 정부가 쇠고기 재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또 미국 정부가 재협상에 응할 수 있도록 연대와 협력을 요청하는 협조공문을 미국노총(AFL-CIO)에 보냈다고 밝혔다. 산하의 금속·금융노조는 오는 10일 ‘100만 촛불대행진’에 참여키로 했다. 현 정부와 정책연대를 맺은 한국노총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거리로 나서는 것이다. 민주노총도 10일 촛불대행진에 조합원 10만명 이상이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같은 날 사업장별 조합원총회를 열어 14일까지 총파업을 위한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이는 당초 6월 말∼7월 초로 예정한 총파업이 앞당겨질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고유가에 따른 화물·운수 노동자의 투쟁이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노동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촛불집회와 연계해 투쟁동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화물연대가 오는 10일쯤 총파업에 나설 채비를 하는 데다 건설노조가 오는 16일 총파업에 나서기로 결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결국 노동계의 하투가 16일을 전후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노동부 관계자는 “최근 고유가로 인해 건설현장의 노동자나 영세사업주가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당초 예정된 민주노총의 총파업 일정보다 빨리 하투가 시작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 하투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화물연대의 파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화물연대는 6일 충북 옥천문화회관에서 열리는 확대간부회의에서 10일로 예정된 총파업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정부는 이들의 요구사항 가운데 6월 말로 끝나는 유가보조금의 지급기한 연장은 수용할 태세다.또 요금현실화 문제에 대해서도 인상요인이 발생했다는 데 공감하고 화주와 운송업자를 상대로 요금인상을 협의하고 있다.하지만 화물연대의 요구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면세유 지급도 사실상 어려워 화물연대가 파업을 결행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정부대책도 ‘성난 촛불’ 못 막아

    미국에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출중단을 요청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도 성난 민심을 달래는 데는 한참 모자랐다. 3일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열린 28번째 촛불집회에는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정부의 발표는 미봉책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교 깃발을 든 학생들과 퇴근한 넥타이 부대 등 참가자들은 비옷을 입고 촛불을 든 채 정부를 성토했다. 특히 오후 8시10분쯤에는 서울광장 앞을 지나던 퇴근길 승용차들이 경적 시위로 촛불집회에 호응하기도 했다. 부산과 대구, 충남과 강원 등 전국 13개 지역에서도 수천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경찰청장 사퇴하라” 과잉진압 두둔 항의 자영업자 진형철(36·서울 서초동)씨는 “정부 발표는 쇠고기 수입을 1년간 유예한다는 것밖에 안 되고 30개월 미만이라도 내장과 뼈 등 위험물질은 그대로 수입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지난 정권 때보다 더 위험한 상태일 뿐”이라면서 “어렵겠지만 정부가 미국과의 재협상에 악착같이 달려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곱살 난 아들 손을 잡고 온 주부 신미영(32)씨는 “정부 발표는 4일 재·보선을 앞둔 물타기이고 촛불이 잠잠해지기를 바라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면서 “밀실에서 국민 동의 없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 정부가 책임지고 재협상을 하지 않으면 대운하와 교육 자율화 등 모든 현안에 대해 촛불은 다시 타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8시40분쯤부터 촛불을 들고 거리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먼저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으로 가 1시간 동안 “어청수 경찰청장은 사퇴하라.”며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특히 시민들은 어청수 경찰청장이 나서서 과잉진압을 두둔한 것에 크게 반발했다. 자유선진당에 따르면 2일 경찰청을 방문한 국회의원들이 비폭력 시위를 벌인 시민들을 경찰이 과잉진압했다고 항의하자 어 청장이 도리어 “무저항 비폭력 시민이 아니라 폭력 시민이었다.”고 받아쳤기 때문이다. 이후 시민들은 세종로 네거리에서 청와대 쪽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버스 차벽에 막히자 “이명박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항의 표시를 나타냈다. 경찰은 서울에 133개 중대 1만여명, 전국에 175개 중대 병력을 배치해 돌발상황에 대비했다. 인터넷에선 정부 발표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네티즌은 “정부가 광우병 우려가 큰 30개월 이상 소의 수입을 막겠다고 하니 시위를 자제하고 지켜보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정부가 미국에 요청한 것은 재협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분명 다른 속셈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감도 드러냈다. 한 네티즌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에게 투표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3일 효순·미선양 6주기와 6·10 민주화항쟁 21주년,6·15 남북 공동선언 8주년 등도 촛불집회가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노동계 “민영화 반대 연계 투쟁” 노동계의 하투(夏鬪)도 촛불집회와 연결될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이달 말로 예정한 총파업을 앞당기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총파업이 안 되면 부분파업이나 잔업거부라도 해서 투쟁의 열기를 10일부터 발산하고, 촛불집회에서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를 적극 주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과 경찰은 2일 새벽 촛불대행진 중에 연행된 시민 77명을 집으로 돌려보냈다.77명 가운데 61명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고,14명은 즉결심판에 회부했으며,2명은 훈방조치했다. 이로써 지난달 24일 이후 연행된 545명은 모두 석방됐다.이경주 김승훈 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재협상 아니다… 촛불집회 계속”

    “재협상 아니다… 촛불집회 계속”

    정부가 3일 미국에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출중단을 요청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촛불을 들고 정부 발표가 “미흡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 1만여명(경찰 추산·집회측 추산 2만여명)은 이날 서울광장에서 28번째 촛불집회와 촛불대행진에 나서며 이날 발표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발표가 여전히 “쇼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재·보궐 선거용에 불과하다. 두 번은 안 속는다.”면서 “전면 재협상을 통해 SRM을 제거한 2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와 네티즌들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도 이날 발표에 대해 “국민 저항을 일시 모면하기 위한 기만책”이라고 밝혔다. 국민대책회의는 5일부터 7일까지를 ‘국민집중행동의 날’로 정해 연인원 수십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72시간 동안 철야집회를 연속해 열기로 했다.6월 민주화항쟁 기념일인 오는 10일에는 100만명을 목표로 전국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대책회의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출중단을 미국측에 요청한 것은 시민들이 제시한 7가지 최소안전기준에 크게 못 미치는 데다 한시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 발표는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가 아무 통제 없이 국민에게 쏟아져 들어오는 시기만 잠시 미룬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책회의는 “이번 발표는 검역주권과 국민건강권 회복의 문제를 오직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에 한정된 것처럼 축소·왜곡하려는 저의”라며 “광우병 위험성은 30개월 이상 쇠고기에만 있는 게 아니라 30개월 미만 쇠고기에 붙어 들어오는 특정위험물질(SRM)에도 있는 만큼 정부는 즉각 재협상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달 말로 계획했던 총파업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경주 김승훈기자 kdlrudwn@seoul.co.kr
  • 위기일발 MB…與서 선보인 ‘탈출카드’ 3

    ■ 재협상 - 美대사 거부 불구 “모든 가능성 타진” 정부와 한나라당이 3일 미국에 요청한 30개월령 이상 소 수출 중단 요청이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지자 한나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또 다른 대안을 찾아 나섰다. 이날 오후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재협상 요청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들린 직후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 김정권 원내부대표 등 4명은 국회 원내대표실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앞서 오전에 당정은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쇠고기 문제 해법을 찾았다. 한나라당은 또 야권이 요구한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다. 협의회가 끝난 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똑부러지게 재협상을 추진한다는 표현은 없었다.”면서도 “정부는 재협상을 포함해 어떤 가능한 방법이 있는지 활용할 수 있는 외교 채널을 통해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조 대변인은 “쇠고기 협상의 문구 자체를 바꾸는 것은 미국의 쇠고기 시장 기본원칙이 바뀌는 측면이 있다.”면서 “구체적인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모든 가능성에 대해 미국측에 입장을 타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미국의 의중을 확인할 창구인 버시바우 대사로부터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 받았지만, 당정은 계속해서 다른 창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도 국내 수입업자에게 30개월 미만 소만 수입하도록 설득작업을 벌이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조 대변인이 전했다. 아울러 홍준표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 3당이 공조해 추진해 온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받아들여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월령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의 촉구안이다. 이 같은 행보 뒤에는 재협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장외투쟁에 나선 야당을 국회로 다시 불러들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숨어 있다. 한편으로 미국이 우리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일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국내 제도를 활용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려는 행보로도 읽힌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쇄신론 - 국정 공백 우려속 과감한 인물교체 주장 쇠고기 파동 속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고심하는 대목이 인적 쇄신이다. 언제, 어떤 형태로, 어느 규모로 하느냐는 현 정국을 대하는 이 대통령 자신의 인식을 드러내는 것일뿐더러 향후 정국의 명암을 가르는 요소다. 그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정부가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연기하고,‘사실상의 재협상 효과´를 얻어내기 위해 나서자 야권의 인적쇄신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 전원 사퇴를 요구한다. 정부를 다시 짜라는 말과 진배없다. 특히 청와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이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일괄 사의 표명을 한 것으로 보도함으로써 인적쇄신에 대한 눈높이는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이제 한두명 교체하는 것으로는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 힘든 형국이 돼 버렸다. 우군인 한나라당조차도 과감한 인적 쇄신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이 대통령의 압박감은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내각·청와대 총사퇴는 곧바로 정부 공백을 뜻한다.3일로 갓 취임 100일을 맞은 이 대통령으로서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다.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오늘을 계기로 새롭게 시작하는 심정으로 일해 달라.”고 장관들에게 당부한 것은 현 시점에서의 이 대통령의 심경을 고스란히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야권이나 한나라당의 대폭적인 쇄신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은 인물 교체보다는 조직 정비와 보완을 통해 정국을 수습했으면 하는 생각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정국 분위기를 확 바꾸는 효과는 있겠지만, 국정 공백이나 인선의 어려움을 생각할 때 말처럼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웬만한 경우가 아니면 사람을 오래 쓰는 타입”이라며 “대대적인 교체보다는 직무와 기능을 조정하고,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소폭으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장관과 수석 교체는 3∼4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기 또한 일각의 예상과 달리 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오는 9일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국정 전반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이해를 구한 뒤 다음주 중반 이후 소폭 개각을 단행하는 수순이 유력하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자성론 - 노총·화물연대와 대화 시도 “초심으로” 청와대와 정부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내에서도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자성론이 고개를 들었다. 한나라당이 ‘쇠고기 사태’ 초기에 민심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인터넷 괴담’,‘촛불시위 배후론’,‘홍보 부족’ 등을 주장해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다. 일부 초선 의원들이 ‘지도부 사퇴’까지 언급한 상황에서 당도 더 이상 청와대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다는 견해도 확산되고 있다. 당·정·청 간의 일치된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당이 민심을 대변해 정부와 청와대를 견제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 간절한 염원인 경제 살리기를 위한 첫걸음도 내딛기 전에 심려를 끼쳐드려 반성이 앞선다.”며 당의 미흡한 대처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정책위를 중심으로 이반된 민심 수습에 발벗고 나섰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지금은 말로 반성해야 한다고 할 때가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면서 “이미 농민단체, 노총, 운수업계 등 각계 각층과의 접촉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민심을 수렴해 청와대와 정부의 행동이 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책위는 김기현 4정조위원장을 중심으로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화물연대 등과 꾸준히 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에는 민심 챙기기 수준을 넘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 3선 의원은 “당이 청와대와 일부 실세만을 바라보는 구도를 탈피해야 한다.”면서 “지도부에서부터 견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경찰, 연행자 구속방침 철회

    경찰은 2일 촛불집회 참가자에 대해 불구속 입건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 새벽까지 촛불집회 참가자중 연행된 222명에 대해 전원 불구속 입건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당초 일부 연행자에 대해 구속할 방침이었으나 정부가 이날 전격적으로 쇠고기 고시와 관련한 관보게재를 유보함에 따라 불구속키로 방침을 바꾼것으로 알려졌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100여명의 부상자가 속출한 데 대해 어청수 경찰청장을 비롯해 현장 지휘관 등을 고발하기로 했다. 경찰은 촛불집회 주최자로 판단해 출석요구서를 발송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 등에 대해 2차 출석요구서를 보내고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하기로 했다. 경찰의 출석요구서는 보통 3차례 정도 발송된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경찰의 무자비한 진압작전으로 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면서 어청수 경찰청장과 현장 지휘관, 폭행한 경찰 당사자를 3일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회의는 “2일 새벽 한 여대생이 경찰의 방패에 얼굴을 정면으로 찍혀 코뼈와 이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기자협회는 성명을 내고 “2일 새벽 1시쯤 KBS 영상취재팀 신모 기자가 세종로 사거리에서 취재하다 전경에 맞아 왼쪽 눈의 핏줄이 터지고 눈 주위에 멍이 들었다.”고 밝혔다. 경찰의 군홧발에 머리가 밟힌 서울대 음대 이나래(22·여)씨는 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경찰을 피해 버스 밑으로 숨었다가 나왔는데 경찰이 또다시 폭행했다.”고 밝혔다. 서울 자양동에 사는 김모(36)씨도 같은날 경찰이 쏜 물대포를 얼굴에 맞은 뒤 안구와 입술, 입안 등에 부상을 입었으며 사물을 구별하지도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시민 1500여명이 나와 쇠고기 관보 게재 철회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벌였으나 경찰과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또 미국산 쇠고기가 보관된 부산 감만부두 컨테이너 야적장 앞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단체 회원 등 800여명이 모여 쇠고기 반출 저지 집회를 가진 뒤 촛불행진을 벌였다. 이재훈 김정은기자 nomad@seoul.co.kr
  • 한국노총도 정부 규탄

    한국노총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중단 촉구 촛불집회와 관련해 2일 시국선언문을 통해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 집회 참가자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참가자들을 강제 연행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장석춘 위원장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과 정책협의회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면서 정부에 장관고시의 관보 게재 유보를 촉구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이대통령 취임 100일] 분야별 주요정책 문제점·대안

    [이대통령 취임 100일] 분야별 주요정책 문제점·대안

    ‘실용정부’를 표방하며 지난 2월27일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3일로 100일을 맞았다. 서울신문은 한·미 관계 복원 추진 및 미국산 쇠고기 개방 후폭풍 등으로 출범 초기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는 외교정책을 비롯,‘비핵·개방·3000’으로 요약되지만 남북 관계 경색을 불러온 통일정책,‘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앞세운 경제정책, 시민들의 ‘촛불집회’를 통해 비춰진 사회·교육정책 등에 대한 현 상황을 점검해 보았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의 진단을 통해 현 정책의 문제점 및 개선할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모색해 봤다. ■ 외교·통일 - 對美·對北관계 실용 앞세우다 ‘비틀’ ‘실용주의’의 덫에 빠진 외교·통일정책. 이명박 정부의 지난 100일간 외교·통일정책은 원칙을 세우기보다는 실용주의에 치우쳐 결국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노무현과는 반대(Anything But Roh)’ 기조가 뚜렷이 나타나면서 한·미 관계는 오히려 손해를 보고 남북 관계는 경색돼 치러야 할 비용이 더 커지는 등 정책적 조율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 복원 외치다 입지 약화 참여정부 때보다 한달이나 먼저 한·미 정상회담에 나선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관계 복원’이라는 원칙에 얽매여 오히려 쇠고기 전면 개방이라는 엄청난 ‘선물’을 안기면서 후폭풍을 맞고 있다. 한·미 관계가 손상됐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다 보니 필요 이상의 양보와 눈치보기가 이뤄졌고, 오히려 미국의 실용주의에 한국의 포장된 실용주의가 말려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게다가 한·미간 ‘21세기 전략동맹’이 군사동맹 강화로 인식되면서 중·일·러 등 주변국의 오해를 사는 상황에 처했다. 급기야 한·중 정상회담 직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한·미 군사동맹은 지나간 역사의 산물”이라며 경계심을 내비쳐 갈등을 야기했다. 유명환 외교장관은 2일 총영사회의 개막사에서 “이쪽으로 눕자니 저쪽이 걸리고 저쪽으로 눕자니 이쪽이 걸린다.”며 4강외교의 한계를 토로했다. 한·미 관계에 치우치다 보니 남북 관계는 뒷전으로 밀려 향후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선거공약으로 출발한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도 정치적 구호에 그쳐 실질적 내용뿐 아니라 전달방법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교안보정책 조정기능 회복해야 김기정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대통령 자신이 남북관계, 한·미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고, 청와대는 정책 조정에 실패했다.”며 “특히 각료들이 서로 경쟁하듯 대북 강경론을 표명하는 등 치밀한 정책 조율이 결여돼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외교안보정책의 세밀한 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며 청와대가 더 나서거나 필요하다면 인적 쇄신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원칙이 있다면 주변국과 북한을 상대로 현실적으로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는데 원칙 없는 실용은 편의주의적, 기회주의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대통령이 수석 및 각료들에게 재량권을 주든가 따를 수 있는 명확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회·교육 - 사교육비·노동 대책 조속 수립해야 촛불집회의 촛불 수만큼 사회·교육분야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쇠고기 수입뿐 아니라 대운하·영어공교육·공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불만에 총체적으로 집약된 것이 촛불집회이기 때문이다. 경유값 폭등으로 화물업계의 불만은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고, 경기침체로 폐업을 하는 자영업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노동계는 뜨거운 하투를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했던 한국노총까지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정부에 등을 돌렸다. 서울광장에 이어 전국적으로 촛불집회와 촛불행진이 확산되는 것은 정부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책연대하던 한국노총도 등 돌려 교육정책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그다지 좋다고 할 수 없다. 학생·학부모·교사 등 교육의 수요·공급자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이라는 모토가 무색할 지경이다. 사교육비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들썩이고 있다.1·4분기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15.7%나 급증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사교육비가 절반으로 주는 게 아니라, 거꾸로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국교총은 “총론에는 찬성하지만, 각론은 잘못됐다.”고 평가한다.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은 ‘밀어붙이기’ 정책이라는 반발이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부터 혁명적인 교육정책을 숨가쁘게 쏟아냈다. 영어몰입교육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영어공교육 강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자율형 사립고로 대표되는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 대입자율화 3단계 조치,4·15 학교자율화, 교육정보 공시제 등이 모두 초반에 발표됐다. ●교과부에서 교육정책 주도를 이처럼 다양한 대책이 나왔지만, 결국 자율과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부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한국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청와대가 아니라 교과부가 중심이 돼서 교육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제대로 주워담지도 못하면서 내던지듯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일선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 한만중 정책실장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절대 다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하는 대운하사업과 비슷하다.”면서 “정책 입안단계부터 교육수요자의 의견을 수렴해야 100일간 겪은 혼란을 그나마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국정 조정 - 초기대응 못하는 관계장관회의 ‘뒷북’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세종로 중앙청사 국무위원 식당에서는 매주 월요일 오전 7시 조찬을 겸한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가 열렸다. 총리가 주재하는 이 자리엔 주요 장관들이 참석, 각종 현안과 경제·사회 동향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가벼운 토론은 물론 부처 의견도 조율했다. 따라서 대부분의 현안에 대해 초기 단계부터 부처간 손발을 맞추기 쉬웠고, 대응책도 신속하게 마련할 수 있었다. ●축소된 총리실 정책조정 기능 상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뒤 총리실이 정책조정 기능을 상실하면서 이 회의는 자취를 감추었다. 각종 현안 관련 관계장관회의는 대부분 사태가 무르익을 시점에 열렸고,‘뒷북치기’와 미봉책만 양산했다. 총리실의 한 국장급 간부는 “광우병 파동이나 유가 폭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같은 핵심 현안들은 초기 대응이 필수적인데 현재의 회의시스템은 대부분 사후약방문식”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유가 폭등과 관련, 정부는 지난달 28일 연 긴급 관계부처장관회의에서 ‘맹탕대책’만 쏟아내 국민들을 실망시켰고, 이내 청와대의 질책이 쏟아졌다. 회의를 주재한 한승수 총리로서도 전날 국무회의에서 “유가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 각 부처에선 실효성 있는 모든 대책을 마련해 오라.”고 지시한 터라 체면만 구긴 꼴이 됐다. 이와 관련, 사회부처의 한 간부는 “만약 매주 현안회의를 열어 총리 책임하에 부처 장관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하나씩 찾았으면 지금처럼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계장관회의를 수시로 소집하고 있다. 앞으로도 주요 정책에 대한 부처간 이견을 사전에 조율해 나가겠다.”며 이같은 우려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는 총리의 생각일 뿐이다.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부활 시급 총리실의 한 핵심 간부는 “현재 수시 관계장관회의 시스템 하에선 부처간 사전조율 및 초기대응이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한다. 긴급회의의 성격상 초기단계의 사소한 현안을 올리기 어렵다는 것. 반면 “정례회의 시스템 하에선 장관들이 보고 또는 토론할 거리를 마련해 오고, 그 과정에서 사소한 현안까지 자연스럽게 초기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정 혼란을 줄이기 위해선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부활이 시급하다.”면서 “회의가 정례화되면 현안에 대한 총리의 조정력과 부처 장악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경제 - 성장·고용·물가 낙제점… MB노믹스 ‘구멍 숭숭’ ‘MB노믹스(이명박 경제철학)’가 깊은 수렁 속을 헤매고 있다. 취임 100일을 맞은 ‘이명박호’의 경제성적표는 낙제점 투성이다. 경제지표만 암울한 게 아니라 서민 체감경기는 더욱 냉골이다. 고유가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사태 등 대외 악재가 일차적 원인이지만, 정부의 잘못된 예측과 민생을 외면한 경제정책 등이 결정적 단초가 됐다. ●‘MB물가지수´ 52개품목 관리 실패 주요 경제지표 가운데 성장, 물가, 고용, 경상수지 어느 것 하나 나아진 게 없다. 올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4·4분기에 견줘 0.7% 오르는 데 그쳤다.2004년 4·4분기 이후 가장 낮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8%로 수정했다. 금융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도 각각 4.8→4.5%,4.9→4.6%로 전망치를 내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 하반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0.8%포인트나 낮은 3.8%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도 악화일로다.5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보다 4.9% 급등했다.6년 11개월 이래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생활물가지수는 5.9%나 폭등했다. 정부가 52개 품목에 대한 ‘MB물가지수’를 만들고 집중 관리해 왔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고용마저 뒷걸음질치고 있다. 전년동월 대비 신규 일자리 수 증가 규모는 3월 18만 4000명,4월 19만 1000명으로 두 달 연속 20만명을 밑돌았다. 정부가 제시한 연간 60만개 새 일자리 창출은 물론 올해 정부의 수정 목표치인 28만개에도 한참 모자라는 규모다.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 적자도 4월까지의 누적 적자폭과 비슷한 70억달러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경유쓰는 서민층 지원대책 필요 ‘비즈니스 프렌들리(친 기업적)’를 표방하며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금산분리 완화 등 대기업에 우호적인 정책을 폈지만 논란의 불씨를 남겨주고 있다. 서민 경제를 살리겠다는 MB의 공언과는 지향점이 다른 정책이기 때문이다. 경제상황이 악화된 것은 외생변수가 나빠진 데서 원인의 대부분을 찾을 수 있겠지만 대응이 미흡했다.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추월해 큰 타격을 입은 화물업자 등 서민층의 반발을 달랠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 역시 여론을 무시한 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제언 - “경제총괄기능 일원화로 성장·물가 균형잡아야” 이명박(MB)대통령의 경제 100일에 대한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는 ‘평점 이하’다. 국제 유가 상승 등 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 위주의 정책을 고집하다가 고(高)물가의 부작용만 키웠다는 것이다. 컨트롤 타워 부재와 시장주의 철학의 빈곤 역시 시장의 혼선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기보다 성장과 물가 사이의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잠재성장력을 확충하고, 경제 조정 역할을 재정립해 일관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부 경제라인 교체 등 인적쇄신도 주문했다. ●고유가 시기, 성장보다 안정 우선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747 공약’ 등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목표를 설정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침체돼 있던 경제성장률을 공격적으로 높이겠다는 자세는 높게 살 만하다는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성장 중심으로 가는 것은 옳지만 대내외 상황을 감안했을 때 단기적으로는 안정에 무게 중심을 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잠재성장력 확충이라는 장기 전략은 맞지만 유가 상승 등 대외적 악재에 안정이 아닌 성장으로 대처하는 단기 전술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인위적 관치는 불확실성만 양산 홍익대 전성인 교수는 “자원배분을 시장에 맡기는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를 운운하면서 실제로는 관치에 의한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면서 “이 둘은 양립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시장에 불확실성만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위적인 물가 관리를 위해 이른바 ‘MB지수’까지 만들었지만 이는 수요 공급에 따라 물가가 결정되는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으면서 시장이 우왕좌왕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한다. 메가뱅크 논쟁 등 조정 정책의 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환율과 금리 문제에서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여과 없이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등 컨트롤 타워의 조정 역할 부재로 시장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장원리에 맞는 인적쇄신 필요 그렇다면 앞으로의 대안은 성장과 안정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다. 황 수석연구원은 “3분기까지 환율과 금리 정책을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고 시장에 맡기면 하반기 들어 환율과 물가 등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면서 “이후 잠재성장력 확충을 위한 각종 규제 완화와 기업 투자활성화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도 “당장의 7% 경제성장 목표를 포기하는 등 경제 정책의 방향이 성장보다 안정 쪽으로 선회해야 한다.”면서 “이같은 시그널을 국민들과 시장에 보내야 고환율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등의 난맥상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조정정책의 확립 역시 중요한 과제다. 전성인 교수는 “경제정책 총괄 기능을 재정부 장관이나 청와대 경제수석 등 한 쪽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면서 “경제 관료들 역시 시장주의 원리에 맞춰 스스로 변화해야 하고, 그게 불가능하다면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영표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이대통령 취임 100일]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대기업만 프렌드?

    이명박 정부는 지난 100일간 각종 규제완화를 통해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전봇대’로 상징되는 각종 규제들을 뽑아 없앰으로써 기업하기 좋은 환경, 기업인이 우대받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규제완화 정책에 노력을 기울였다. 기업인들의 공항귀빈실 이용을 허용하고 기업인과 청와대의 핫라인을 개설한 것은 이 대통령 스스로 CEO 출신이기에 가능했던 발상이다. 해외 투자 유치에도 적극 나섰다. 이 대통령은 미국 순방 중에도 경제계 인사들과의 만남, 투자 설명회 개최 등 ‘세일즈 외교’에 힘썼다. 대통령 직속 자문위인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는 이런 이 대통령의 뜻을 이어 각종 기업우대 정책 발굴에 나섰다. 매달 1차례씩 열리는 회의에서는 수도권 규제 완화,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개선,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방안, 외국인 투자유치 방안 등 관련 대책을 속속 내놓았다. 그러나 새 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정책이 지나치게 대기업 위주로 흘러 일각에서는 ‘대기업 프렌들리’가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도 있다. 특히 금산분리 완화,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등이 실현되면 대기업의 무분별한 투자행태와 독주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조차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노동계와의 관계도 지속적으로 안고 가야 할 숙제다. 한국노총이 정부 정책에 협력하기로 했지만 공기업 민영화 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하면서 노조와 정부의 허니문 관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10만 촛불에 물대포·특공대 ‘초강수’

    31일부터 1일까지 전국에서 10만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촛불문화제와 거리행진이 이어졌다. 지난달 2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촛불문화제가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다. 일부 참가자들은 2일 새벽까지 2박3일 간 집회를 이어가기도 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민주노총 등은 ‘6월항쟁’ 21주년과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를 묶어 오는 10일 전국적으로 100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13일은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미선·효순양의 6주기여서 집회 열기는 계속 달아오를 전망이다. 경찰은 1일 새벽 강제진압 과정에서 228명을 연행해 3명은 훈방하고 나머지 225명은 서울시내 20개 경찰서에서 조사하고 있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와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등도 연행됐다. 특히 경찰은 비폭력 평화시위에 나선 참가자들에게 물대포를 쏘고, 경찰 특공대까지 투입해 ‘과잉진압’ 논란을 일으켰다. 시민 100여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경찰 41명도 다쳤다. 경찰이 시위대의 머리 위로 직접 물을 쏜 건 지난달 2일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특히 경찰특공대가 투입된 것은 2006년 4월 전남 순천의 현대하이스코 공장 내 크레인 고공 농성과 2005년 6월 오산 세교택지개발지구 철거민 장기농성 정도였다. 경찰특공대는 주로 쇠파이프나 죽창 등을 동원한 폭력시위 등 ‘특수상황’에 마지막 카드로 투입된다. 물대포와 경찰특공대의 등장은 일단 시위대가 청와대 입구까지 밀고 들어온 데 따른 다급한 조치로 해석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그쪽(청와대)은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국가 의사결정기관의 정점이자 상징 아니겠나.”라면서 “경찰도 인내할 만큼 했고 결정이 쉽지 않았지만 더 이상은 허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광우병 쇠고기 국민대책회의는 기자회견을 갖고 “평화적인 시위와 행진을 하던 시민들에게 경찰은 물대포와 소화기를 동원한 과잉진압을 자행했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폭력 과잉진압을 사과하고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화염병 등 과격한 시위 도구의 등장 우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기우’라는 지적이다. 물대포가 사용된 현장에서도 시민들은 “경찰이 폭력시위를 유도하는 것이니 침착해야 한다.”며 흥분을 가라앉히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은 “촛불집회에 등장하기 시작한 노동자와 대학생들이 과거에 경찰에 폭력시위를 유도당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시 국민들의 외면을 당하는 실수를 범할 만큼 어리석진 않다.”면서 “폭력시위는 일부의 바람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경찰의 진압과정을 지켜본 김모(33)씨는 “평화적으로 시위를 했고 한두 명이 전경버스 위에서 구호를 외쳤지만 버스를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면서 “노약자·어린이뿐 아니라 장애인도 있는 상황에서 강경대응은 시위만 더 거세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이재훈 김승훈기자 kdlrudwn@seoul.co.kr
  • 정부 쇠고기고시 강행…野 “장외투쟁”

    정부 쇠고기고시 강행…野 “장외투쟁”

    정부와 여당이 29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장관 고시를 발표, 한달가량 논란을 빚어온 ‘쇠고기 정국’에 대한 정면 돌파에 나섰다. 이에 통합민주당 등 야권과 시민·사회·노동단체는 장관 고시 철회와 쇠고기 재협상을 위한 대규모 장외 투쟁을 선언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여야는 물론 정부와 시민·사회·노동단체간에 극한 대치로 치달으면서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특히 18대 국회 임기 개시를 불과 하루 앞두고 여야 대치정국이 악화되면서 원구성 협상 지연 등 개원 초반부터 파행이 예상된다. 통합민주당은 국회에서 규탄결의대회를 갖고 고시 무효를 위한 장외 투쟁 가능성을 시사했다. 원혜영 신임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의 회동을 전격 취소했다. 손학규 공동대표는 기자회견과 최고위원회의를 잇따라 열고 “장관 고시를 강행하는 이명박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알 길이 없다.”면서 “즉시 장관 고시를 철회하고 쇠고기 재협상에 들어가지 않으면,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이 이명박 정부에 있음을 엄중 경고한다.”고 말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비상상황이기 때문에 모든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중”이라며 “제1야당이 필요한 효과적인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해 장외투쟁 가능성을 내비쳤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장관 고시를 강행한 데 대해 분노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내각 총사퇴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한 여야 대표 정치회담을 제안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와 강기갑 원내대표도 장외투쟁을 선언하면서 “지도부 무기한 단식농성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고시 강행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 1만여명(경찰 추산·주최측 추산 2만여명)이 이날 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으로 쏟아져 나왔고 전국적으로 12곳에서 2만여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촛불집회와 거리행진을 벌였다.1700여개 시민사회단체 및 네티즌 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는 31일 10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국민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은 “국민원고단을 구성해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미국산 쇠고기 유통을 저지하는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전국 14개 냉동창고에 보관된 미국산 쇠고기 출하저지에 나서기로 했으나 경찰은 공권력을 투입한다는 방침이어서 물리적 충돌도 우려되고 있다. 앞서 여권은 이날 한나라당의 이한구 정책위의장과 임태희 차기 정책위의장,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박재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청 회의를 열어 미국산 쇠고기의 새 수입조건을 담은 농식품부장관 고시를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위한) 준비가 다 됐다.”고 설명했고, 임태희 정책위의장 당선자는 “정부와 청와대는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장관 고시를 놓고 찬반이 팽팽하게 맞섰지만 정부가 일정상 장관 고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광삼 나길회 김정은기자 hisam@seoul.co.kr
  • [美쇠고기 고시 발표] “철회→재협상” 요구서 “헌소 제기” 주장까지

    미국산 쇠고기의 새 수입위생조건에 관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고시가 29일 발표되자 시민들은 강하게 반발하면서 ‘미국산 쇠고기를 안팔고, 안먹고, 운송도 거부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민단체들은 고시가 철회되고 미국과 재협상이 이뤄질 때까지 촛불시위를 계속하고, 헌법소원 등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민심을 저버린 정부에 분노하는 한편 광우병 위험 쇠고기에 두려움을 보였다. 직장인 강모(29·인천시 남동구)씨는 “2008년 5월29일은 정부가 국민을 배신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검역 중단 조치가 내려졌던 미국산 쇠고기가 어떤 방식으로든 내 위장에 들어올 것을 생각하면 두렵고 끔찍하다.”고 말했다. 유모(41·성남시 분당구)씨는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면 대통령은 물론 협상에 나섰던 장관과 공무원들이 가족과 함께 국민이 보는 앞에서 먼저 먹어야 한다. 관련자들이 모두 자리에서 내려올 때까지 촛불시위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정읍에서 소를 키우는 조모(43)씨는 “본전도 못찾는 소를 내다 팔 수는 없다.”면서 “청와대에 모조리 풀어 놓고 싶다.”고 울먹였다. 농림부 홈페이지에는 네티즌들의 ‘고시 중지’ 요구가 ‘고시 철회’로 바뀌었고, 반대목소리를 내는 글이 폭주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장관고시는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규정했다. 시민단체와 축산업계는 실력투쟁에 나섰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한택근 사무총장은 “장관고시 강행은 검역주권을 제약해 국민주권을 침해한 처사로 헌법소원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추가협의를 통해 문제점을 해소했다지만 기존 합의와 달라진 것이 없다.”며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고시 철회를 주장하며 농성 중인 한우협회 김영원 차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타결만으로도 한우 가격이 20% 떨어졌다.”면서 “말뿐인 농가 대책에 대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대형 마트뿐만 아니라 소형 정육점들도 미국산 쇠고기 판매 금지에 동참했다. 서울 중랑구 D정육점 주인인 김모(53)씨는 “미국 쇠고기를 팔면 이익은 남겠지만 거들떠보지도 않겠다. 말도 안되는 정부의 조치에 서민이 할 수 있는 저항이 별로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윤춘호 국장은 “화물연대 조합원 1만 5000여명과 함께 미국산 쇠고기 운송 거부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중학생인 이모(15·서울시 성북구)양은 “친구들과 학교급식 거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김모(18·안산시 단원구)군은 “정부는 안전한 학교급식을 약속했지만 학교에서 싸다는 이유로 몰래 미국산 뼈·꼬리를 사다 끓이면 그만이다. 우리는 마루타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포털에는 학교급식을 중단하겠다는 학부모 카페도 생겼다. 음식점들도 미국산 쇠고기를 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서울 마포구 설렁탕집 주인 송모(60)씨는 “손님의 건강도 문제지만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갈비탕집을 운영하는 박모(49·경북 경산)씨는 “식당에서는 미국산 쇠고기를 구분하는 능력이 없지만 배워서라도 미국 쇠고기는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경주 김승훈 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문 열린 18대 국회] 뒤바뀐 攻守 ‘주도권 난타전’ 불보듯

    [문 열린 18대 국회] 뒤바뀐 攻守 ‘주도권 난타전’ 불보듯

    18대 국회가 30일 출범한다.4년 만에 의회 권력이 ‘좌’에서 ‘우’로 넘어갔고,3개 정당이 원내 교섭단체를 꾸리며 ‘다자 구도’를 만들었다. 국회는 ‘실용의 일하는 정부’를 내세운 새 정부와 때로는 협조하며, 때로는 정부를 견제하며 4년 동안의 국정을 책임진다. 대화와 타협, 상생을 이루는 것은 18대 국회가 안고 있는 과제이다. 다선의 지도부에서부터 초선 새내기 의원들까지, 어깨가 무겁다. ■ ‘FTA·개헌’ 초반 정국의 핵 ‘개헌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18대 국회 초반 정국의 핵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많은 화두들이다.17대 국회 막판까지 FTA 비준동의안을 놓고 대립하던 여야는 18대 국회에서도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과반의석 확보를 통해 힘을 얻은 한나라당은 조속한 비준안 처리를 이미 공언했다. 민주당은 여전히 쇠고기 재협상 카드를 비준안 처리와 연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18대 국회 개원부터 논란과 장외 투쟁이 이어질 수도 있는 대목이다. 개헌 논의는 비준안 처리 수준을 뛰어넘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87년 만들어진 헌법을 바꾸는 것 자체가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의 주제를 빨아들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개헌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선뜻 치고나가지 못하는 이유다. 개헌 논의에 먼저 불을 붙이는 것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경제 안정 시점에 논의해야 한다.”며 조건을 달았지만, 이는 개헌 논의가 자칫 쇠고기 파동과 물가 급등으로 난관에 부딪친 이명박 정부의 국면 전환용으로 평가절하되는 것을 경계하는 발언이다. 민주당은 원론적으로는 동의하지만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개헌 논의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18대 국회에서 포괄적 개헌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며 논의 가능성을 열었다. 반면 최재성 대변인은 “개헌 논의는 정치권 갈등이 최소화된 상황에서 가능한 얘기”라며 시기와 방법에 대한 이견을 보였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홍준표 쌓인 난제 정면돌파 성공할까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의 임기가 18대 국회 임기 개시일인 30일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수월해 보이지는 않는다. 정부는 29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를 공포했다. 이에 더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 문제가 18대 국회 초기 여야 대치의 소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민생국회’를 외치고 있지만,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환율도 불안해 이를 실현하기가 버거운 환경이 조성됐다. ●박근혜 ‘여당속 야당´ 행보 변수 상황이 어려울수록 18대를 맞는 국회의원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홍 원내대표부터 그렇다. 그는 당선 직후 당 안팎을 넘나드는 ‘광폭행보’를 선보이며 현안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당내 갈등요인인 친박 복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18대에도 ‘상수’이자 ‘변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친박 진영이 “여당 내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며 박 전 대표를 구심점으로 한 ‘여당 내 야당’ 노릇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미 쇠고기 문제와 관련, 박 전 대표가 직접 이명박 대통령에게 고언을 하기도 했다. 한나라당뿐 아니라 통합민주당 등 야당도 박 전 대표의 행보에 촉각을 기울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82명 초선들 색깔·분위기 결정 18대 초기 당 지도부를 구성하게 될 정몽준 의원과 당내 소장파로 자리매김한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 이명박 정부 출범 뒤 당내 쓴소리를 내 온 이한구 의원,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 이 대통령 측근인 정두언 의원 등이 한나라당의 행보를 결정지을 유력 후보군이다. 초선들도 발빠르게 자신의 특기와 관심분야에 맞게 국회의원으로서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총선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의원 153명 가운데 82명이 초선으로, 이들이 18대 국회의 전반적인 색깔과 분위기를 결정짓게 된다. 초선 의원 중 23명은 이미 고승덕 의원을 중심으로 정책 연구모임인 ‘현장경제 연구회’를 출범시켰다. 검사 출신인 홍 원내대표가 당의 중심에 서면서,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 약진할지 관심을 모은다. 이미 검사 출신 초선 박준선·이범래 의원이 원내대표단에 포함됐다. 원내수석부대표는 판사 출신인 재선 주호영 의원이다. 이 밖에 고승덕 의원과 조윤선·강용석·정미경·박민식·손범규·이범관·여상규 의원 등이 변호사 출신이다. ●백성운 등 친이 의원 정무역할 이 대통령 측근 의원들이 헐거워진 정무 기능을 조이는 역할을 맡아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성운·권택기·정태근·조해진·현경병·권영진·김금래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현기환·강성천·김성태·이화수 의원 등은 한국노총 출신으로 노동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김효재·진성호·유정현·김영우 의원 등은 언론인 출신으로, 배은희·박영아 의원 등은 이공계 출신이다.KDI 출신 유일호 의원은 조세 분야에 관심이 많다.KDI 출신의 재선 이혜훈·유승민 의원 등과 함께 당내 ‘경제 브레인’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소남·이정현 의원은 한나라당의 취약 지역인 호남 출신이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이기도 한 이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방 바로 아래층인 의원회관 445호 사무실을 배정받았다. 박 전 대표를 떠받치는 형상이 된 셈이다. 홍희경 구동회기자 saloo@seoul.co.kr ■ 원혜영 민주 정책좌표 뭘 내놓을까 통합민주당은 18대 국회에서 제1야당으로 위상이 추락했다. 하지만 초선이 절대 다수였던 17대에 비해, 재선 이상이 전체 의원의 약 74%인 60명이다.10년의 국정운영 경험이 있는 야당임을 내세운다. 이를 바탕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강한 야당을 지향한다.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된 원혜영 의원의 역할이 막중하다.18대 초반 험난한 과제를 뚫고, 정책적 좌표를 제시해야 한다. 쇠고기 파동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처리가 리더십의 1차 관문이 될 듯하다. ●송영길 등 3선들 정체성 확립 정세균·천정배 의원과 추미애 의원은 차기 당권주자다. 구 열린우리당과 구 민주당의 결합과 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해야 하는 과제를 짊어졌다. 개인적으론 중진 의원에서 지도자급으로 진화하는 분기점이 될 듯하다. 김부겸·송영길·이종걸 의원 등 40대 3선 그룹과 강기정·서갑원·백원우·이광재·조정식·최재성 의원 등 생환한 386그룹의 역할이 주목된다. 이들은 당 정체성을 재정립할 전위부대로 지목된다. 선명한 개혁을 내세우며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을 다짐한다. 최근 ‘개혁과 미래’라는 모임을 만들어 세력화를 꾀하고 있다. 쇠고기 장관고시 철회와 재협상을 촉구하는 철야농성이 첫 활동이다. ‘BBK 저격수’로 불렸던 박영선 의원도 주목 대상이다. 재경위에 재입성해 이명박 정부의 성장·규제완화 정책의 맹점을 파헤치겠다고 벼른다. 김효석·문희상·박상천·이미경 의원 등 중진그룹은 당내 통합과 새로운 리더십 형성과정에서 물밑 가교 역할을 주문받고 있다. ●송민순 외교·안보 분야 활약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관료출신 의원들은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설 대항마로 꼽힌다. 외교·통일·안보 분야에선 송민순 의원이 눈에 띈다. 참여정부 시절 외교부 장관과 청와대 안보실장을 거쳤던 이력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와 북·미, 한·미관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국세청장·건교부장관을 역임한 이용섭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세제·부동산 정책 분야에서, 재정·교육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의원은 경제·교육정책 분야에서 선봉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초선 중엔 박선숙 의원에게 눈길이 쏠린다. 국민의 정부 공보수석, 참여정부 환경부차관을 지냈고,4·9 총선 때 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는 등 ‘초선 같지 않은 초선’으로 불린다.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비례대표 1번 이성남 의원과 전 국가청소년위원회 위원장인 최영희 의원도 눈여겨볼 배지들이다. ●강기갑 민노 부활의 중책 민주노동당은 17대에 비해 절반으로 추락한 당 위상을 극복하고 다시 한번 ‘위대한 소수’를 꿈꾼다. 신임 원내대표인 강기갑 의원이 단연 돋보인다. 강 의원은 쇠고기 정국에서 맹활약하며 부활의 중책을 부여받았다. 변호사 출신의 이정희 의원도 뜨는 별이다. 원내부대표로서 원내 실무를 책임지는 한편, 시민단체 활동 경험을 살려 외연 확대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최근 창조한국당과 연대해 원내 진입에 성공한 자유선진당은 18대에서 ‘캐스팅보트’를 자임하고 있다. 중심에는 이회창 총재가 있다. 한나라당과 보수 선명성 경쟁에 나설 뿐 아니라 충청을 뛰어넘는 전국 정당 건설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대평 대표와 7선의 조순형 의원, 판사 출신의 이영애 의원과 전직 법학교수였던 박선영 의원도 지켜봄직하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데스크시각] ‘비판의 달인’ 국민을 몰랐다/정기홍 지방자치부 부장

    [데스크시각] ‘비판의 달인’ 국민을 몰랐다/정기홍 지방자치부 부장

    현 정부의 ‘부자 내각´ 파장이 심상찮다 했더니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등으로 더 시끄럽다. 정부로서는 부아가 날 정도로 정국이 꼬여 있다. 이런 정부가 29일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 정부 고시를 확정 발표, 정공법을 택했다. 정부는 잇단 시위와 성토에 앞으로 나가기도 물러서기도 마뜩찮은, 참으로 난감한 처지였을 것이다. 정부의 고시 발표가 수입 쇠고기 정국을 어디로 가져갈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폭등하는 기름값에 어려워지는 서민경제, 코앞에 닥친 공기업 구조조정 등 또 다른 사안들이 쇠고기 정국과 맞물려 똬리를 틀 태세다. 당장 민주노총 등은 미국산 쇠고기를 보관 중인 전국의 냉동창고와 컨테이너에서 출하 저지에 나설 것임을 선포했다. 이미 터져 있는 악재들을 생각하면 사태가 간단히 해결될 것 같지가 않다. 누구의 탓인가. 현 정부는 집권 3개월의 짧은 기간에 성급한 행보를 보였다. 국정 철학이 달랐던 이전 정부의 ‘10년 때’를 빨리 벗겨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지배했고, 민주화 이후 ‘비판의 달인’으로 변한 국민들의 ‘영악함’도 경시했다. 이 정부의 국정 철학을 선택한 유권자가 영원한 우군인 것으로 착각한 듯했다. 때맞춰 개혁 드라이브를 걸면서 조직과 사람을 ‘떼고 붙이는´ 과정에서 이같은 저항의 벽에 부닥쳤다. 오죽하면 밀어붙이기식만 있다는 말이 시중에 떠돌까. 우리 국민들은 그동안 보다 많은, 폐부(肺腑)가 아팠던 경험들을 거쳤다.IMF 고통을 이겨냈더니 참여정부의 실정(失政)이 다가왔고, 이 과정에서 신물을 맛보기도 했다. 국민과 여론은 이래서 노련하고 영리해졌다. 이는 지금 국정 운영에서 큰 변수가 돼 있다. 시위 문화는 또 어떤가. 노하우가 많아졌고 전문화됐다.‘꾼이 생겼다’는 말이 있을 만큼 광장을 좋아하고, 참여를 갈구한다. 현대인의 ‘소외감’이 ‘소속’을 찾아 다니게 한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간과한 채 정책의 수행 과정에서 미숙함을 보였고, 누구도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상황이 됐다. 실용을 내세워 ‘대부처주의’를 택했지만 과정보다 결과만 중시한다는 지적에 조직을 추스르기 전에 쇠고기 정국 등에 부닥쳤다. 조직 바꾸랴, 사람 바꾸랴, 정책 내놓으랴 바삐 움직이기만 한 꼴이 돼버렸다. 대부처화된 조직들은 탄생 후 내내 무거워만 보였다. 대부처들이 비슷하게 조직의 융합 등에서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경우를 보면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구시대의 부활’이란 말이 무성하다. 조직을 효율화시키자는 정책에 왜 말이 많을까. 획일적이기 때문이다. 조직의 10% 감축안을 만들면서 현실을 감안하지 못한 점들이 보인다. 경기 화성은 신도시 개발로 조직과 인력이 더 있어야 한다는 현지 지적이 있었는데도 행안부에선 “줄여놓고 다시 늘리자.”고 했단다. 국민은 이런 ‘책상머리 정책’에 대한 비판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정책 수행에는 빠져 나갈 ‘그물’도 갖고 있어야 하고, 쳐서 버릴 수 있는 ‘체’도 지니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작은 고기가 달아날 구멍을 만들어야 큰고기를 쉽게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공직사회도 정책의 발목을 잡는 데 일조했다. 언제부터인가 공직에도 ‘정치´란 말이 자리를 했다.10여년 전만 해도 정권 교체기엔 언제나 줄대면 다친다는 엄중한 지시가 떨어졌다. 왜 이런 분위기가 자리했는지…. 공직사회에 그만큼 격랑이 많았다는 말이다. 정치 공무원이 안 되면, 줄을 안 서면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정부는 출범 초기에 조직을 개편하고 사람도 바꾸고 ‘섬김 정치´ ‘섬김 행정´을 펴겠다고 천명했었다. 하지만 이제 정부가 좀더 유연해져야 한다. 이래야 정책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고, 무리없이 수행할 여지가 많아진다. 말없는 다수는 아직도 이 정부의 실용정책을 잊지 않고 있다. 정기홍 지방자치부 부장 h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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