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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지공거사’를 뵙고 나서/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지공거사’를 뵙고 나서/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지난 주말 대학 동창들과 등산을 다녀왔다. 한 선배가 만 65세가 되면서 받은 시니어 패스(서울시 발행 교통카드)를 보여 준다. ‘지공(지하철 공짜)거사’가 되어 ‘전공노(전철 공짜 노인)’에 가입하였단다. 그 선배에게서는 결코 노인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퇴직 후 하모니카를 배우기도 하고 동창들과 등산을 하며 보낸다는 말에서 현업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진다. 어찌 이 선배뿐이랴. 그나마 친목 모임에 나가 과거를 되돌아보고 후배들과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낫다. 모아 둔 것이 없이 퇴직해 하염없이 집에 머무르는 사람들, 그것을 견뎌야 하는 가족들은 어떨까. 요즘 문상을 가 보면 웬만하면 향년 90세 이상이다. 환갑, 칠순, 팔순도 가족끼리만 기념하는 통상의 생일이다. 그것도 젊은이들과 마찬가지의 체력이 유지되는 건강한 상태에서 오래 산다. 심지어 70대 어부가 젊은 남녀들을 연쇄살인한 사례도 있듯이, 나이로는 결코 사람의 체력과 건강을 단정할 수 없다. 최근 서울시가 ‘노인’이라는 말이 부정적 인상을 준다는 이유로 ‘어르신’이라는 말로 바꾸기로 했다. 나이 든 사람이 신체적으로 약하고 의존적이라는 편견을 시정하고자 하는 노력이 가상하지만, 나이를 차별의 요소로 삼지 않아야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호박에 줄 친다고 수박이 될 수 없듯이, 무임승차를 비롯한 특권이든 직업에서의 배제라는 차별이든 고령자를 구별하여 취급하는 제도 운영이 계속된다면, 고령자에 대한 편견이 사라질 수 있겠는가.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는 사람을 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사회적 낭비이다. 그가 일하지 않는 부분을 다른 사람이 보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제적인 여가를 위한 교통비를 공적 부담으로 하는 것은 낭비를 추가한다. 오죽하면 지하철 무임승차 때문에 발생하는 한해 2000억원의 손실을 서울시가 부담하고 있으니 중앙정부가 부담하라고 서울시장이 대통령에게 이야기했겠는가. 사실 고령자 무임승차는 역진적인 분배효과를 가진다. 여가를 누릴 수 있는 소득과 체력이 있는 사람에게 혜택이 미친다. 차별을 감수하고 조금이라도 벌어야 하는 가난하고 힘든 사람과 병 들어 다니기 힘든 이들에게 무임승차는 그림의 떡이다. 노년 빈곤은 현실적 문제이다. 효도는 이제 과거의 역사이다. 부모를 부양하면서 과외비 등 자녀들의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했던 베이비붐 세대는 자신들이 부모들에게 했던 것을 자식들에게 기대할 수 없다. 대부분 그들에게 남은 자산은 집 한 채뿐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인한 거품 붕괴로 집의 자산가치가 하락하고, 젊은 세대마저 주택 구입을 포기하면서 집값은 더 떨어질 상황이다. 그나마 삶의 터전인 주택을 짊어지고 가기 위해서 그들은 계속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30대에 은퇴해 40대에 돈 벌고 50대에 베푼 뒤 60대에 놀 수 있는 사람은 그 말을 했다는 장미란 선수 정도나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기초노령연금, 국민연금을 확대하는 것은 자라나는 젊은 세대에 부담을 주는 일이니 지속가능성 여부를 떠나 정당하지 못하다. 많은 고령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상복지가 아니라 일자리이다. 우리는 가난하고 병든 노인을 도와야 한다. 그들이 늙었기 때문이 아니라 가난하고 병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모두 인생을 늘려 살 필요가 있다. 해고라는 차별도 무임승차의 특권도 없애지는 못하겠지만 천천히 적용하자. 지금의 제도는 남자나 여자나 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취업하고 20대 말이면 노총각, 노처녀라는 말을 들었던 시절 평균수명이 60대이던 시기에 정한 것이다. 젊은이들이 대학을 7, 8년 걸려 졸업하고 좋은 취업 자리를 위하여 스펙을 쌓느라 사회생활의 시작도 늦고 결혼도 대략 30대 중반 이후가 되는 이 시대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고령자가 연금이나 복지에 의존하여 세월을 보내는 대신에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하철도 웬만하면 돈 내고 타게 하자. 젊은 세대의 납세 부담을 줄여주자. 지금 정년을 연장하는 혜택은 앞으로 그들도 나이 들어갈 젊은이들에게도 돌아간다.
  • 민노총 ‘통진당 지지철회’ 밤새 진통

    통합진보당의 ‘최대 주주’인 민주노총이 통진당에 대한 지지 철회 여부를 놓고 고민에 휩싸였다. 민주노총은 13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지난 5월 17일 중집회의에서 결정된 통진당에 대한 ‘조건부 지지 철회’에서 ‘조건부’ 꼬리표를 떼고 지지 철회를 하는 문제를 놓고 밤 늦도록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진통을 겪었다. 회의에선 지금 지지 철회를 선언해야 한다는 의견부터 오는 28일 총파업을 앞두고 지지 철회 등 민감한 당내 현안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의견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당내 문제보다 총파업에 대비한 전열 재정비에 집중하고 있다. 조합원 결집을 저해할 민감한 정치 문제에 대해선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다. 신당권파는 민주노총의 소극적 움직임에 애를 태우면서도 결국 민주노총이 지지 철회 후 신당 창당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하며 창당 수순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신당 창당 추진기구인 ‘진보정치혁신모임’ 수도권 보고대회를 갖고 신당 창당을 결의하는 등 세력 결집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신당권파 측은 진보정치 혁신모임 지역조직을 빠른 시일 내에 지역위원회 단위까지 결성하고, 창당 지지 서명운동을 전국적으로 벌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새로운 진보정당에 합류하자는 목소리만큼, 진보정당에 대한 회의적 기류도 민주노총에 팽배해 신당권파의 바람대로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우리가 오늘 중앙집행위원회를 소집한 것은 신당권파의 신당 창당 움직임 때문이 아니다.”라며 거리를 뒀다. 민주노총이 신당 합류를 거부한다면 신당 창당 구상은 좌초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월 기준으로 통진당 진성당원 7만 5000여명 가운데 민주노총 조합원은 3만5000여명에 달한다. 민주노총 조합원 없이는 신당을 창당해도 대선 정국에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식물 정당’에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당 창당 프로세스가 가동되면서 신·구당권파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강기갑 대표가 지난 6일 신당 창당 방침을 밝힌 이후 처음 열린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선 신·구당권파 최고위원 간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강 대표는 구당권파를 겨냥, “하나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은 종국에 자기를 해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며 “공동의 선을 위해 자기 자신을 놓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하고 희생하는 것이 진보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구당권파의 유선희 최고위원은 “당 해산 선언과 새로운 정당 건설 논의가 더 많은 분열과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반격했다. 이현정·이범수기자 hjlee@seoul.co.kr
  • 동영상 상영·노조원 증언 잇따라

    동영상 상영·노조원 증언 잇따라

    경기 안산 SJM 노조원 폭행 사건을 계기로 경비용역업체에 의한 ‘용역폭력’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하자, 정치권이 전방위로 정부에 해법 마련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용역폭력진상조사단(단장 신계륜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피해자 증언대회를 열었다. 민주당은 오는 14일엔 ‘용역폭력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여는 등 용역폭력진상조사단을 중심으로 법·제도 개선을 통한 용역폭력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들어간다. 국정조사와 청문회 개최도 추진하고 있다. ●민주 “컨택터스, 당국서 비호 의혹” 진상조사단 간사 은수미 의원은 10일 증언대회에서 SJM 사태에 연루된 경호업체 컨택터스가 당국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며 “일본은 경비용역업체의 50%가 교통분야에 투입되는데 한국은 80%가 노동쟁의 현장에 투입돼 노동자 권익을 탄압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컨택터스에 대해 “이명박 정부 이후 우경화되며 노동현장 여러 곳에서 야만적인 폭력을 아무렇지 않게 자행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국회가 나서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장하나 의원은 “SJM 사태를 계기로 용역업체의 폭력 문제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 현 정권 5년 내내 사기업인 경비용역 업체가 여러 노동쟁의 현장 등지에서 국민을 매로 다스리고 있다. 용역업체 폭력 현장에서는 경찰의 비호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국정조사·청문회 개최도 추진 증언대회에서는 유성기업(2011년)과 SJM에 용역이 투입된 뒤 벌어진 현장 동영상 상영과 피해 노조원들의 증언이 이뤄졌다. 용역폭력의 문제점과 대안에 대한 토론도 있었다. 현재 SJM 회사 측은 “최근 와해되어 가고 있는 민주노총을 재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노조에 의해 의도적으로 도발된 폭력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치권의 용역폭력 추방 움직임에 당국도 컨택터스 법인 2개를 허가 취소하는 등 엄격한 대응에 나서 용역 폭력이 해결될지 주목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컨택터스 2년전에도 노조원 폭행으로 허가취소

    지난달 27일 경기 안산의 SJM 공장에서 노조원들에게 무차별 폭력을 가해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경비업체 ‘컨택터스’의 실소유주 서진호(33)씨가 이른바 ‘바지 사장’인 박모(56) 대표 등을 앞세워 불법 행위를 저질러 온 것으로 밝혀졌다. 컨택터스는 2010년 6월에도 폭력 행위로 경비업 허가가 취소된 적이 있어 경찰의 관리·감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씨는 2007년 박씨가 운영하던 커피숍에서 우연히 박씨를 알게 돼 친분을 이어 왔다. 박씨가 컨택터스의 대표이사로 등장하는 것은 2007년 3월이다. 이후 2009년 2월까지 약 2년 동안 재직하고 나서 퇴사를 한다. 박씨는 지난해 9월 다시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취재 결과 박씨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서 지난달 중순까지 부인 황모(52)씨와 피트니스 클럽을 운영하며 컨택터스에는 사실상 명의만 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일종의 ‘바지사장’ 노릇을 한 셈이다. 박씨의 지인들은 “박씨가 사무실 내부에 경비업체 사무실을 마련하기는 했지만 직접적으로 운영에 관여하지는 않았다.”면서 “폭력 행위를 저지르거나 지시할 사람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실소유주인 서씨의 행적이다. 바지사장 박씨가 떠난 2009년 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서씨는 실제 대표이사로 등재해 회사를 운영했다. 그러다 2010년 6월 전남 나주 한국 3M 공장에 투입된 컨택터스 용역직원들이 노조원들을 무차별 폭행해 그해 9월 경비업 허가가 취소되자 서씨도 회사를 떠난다. 회사주소와 대표이사 이름만 바꿔 영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경비업체의 불법적인 영업행위가 반복됐지만 허가·관리의 책임이 있는 경찰은 손을 놓고 있었던 셈이다. 경비업체를 관리감독하도록 경찰이 자격증을 주는 경비지도사 관리도 엉망이었다. 경비업법에 따르면 경비업체는 경비지도사를 선임해 현장에 배치된 경비원에 대해 순회점검 및 감독을 맡기게 되어 있다. 이번 SJM 사태에서도 현장에 배치된 경비지도사는 용역직원들의 폭력을 방조한 채 사실상 용역업체의 들러리 역할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경비업체의 폭력 행위를 감시해야 할 책임은 무엇보다 경찰에 있다.”면서 “경찰의 방조로 경비업체의 사적 폭력이 자행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적 관심이 쏠린 SJM사태는 경찰이 뒷북 수사라도 하지만 다른 용역 폭력 문제에 경찰은 여전히 방관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6월 19일 충남 당진의 JW생명과학 공장 앞에서 용역업체가 차량 번호판을 청테이프로 가린 채 차를 타고와 농성 중이던 노조원들을 덮쳤다. 사건이 터진 지 한 달 반이 지났지만, 경찰은 해당 용역 직원이 누구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최만정 민주노총 충남본부장은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하며 지난달 30일부터 단식 농성 중이다. 또 경찰은 지난해 5월 충남 유성기업 파업 현장에서 경비업체 CJ시큐리티가 폭력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지자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약속했다. 하지만 불과 5개월 뒤인 10월 당시 충남경찰청장이던 김기용 현 경찰청장은 경비업체에 대한 부실수사로 행정안전위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민주, 이용득·장하나 지명직 최고위원 선출

    민주, 이용득·장하나 지명직 최고위원 선출

    민주통합당은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용득(왼쪽) 한국노총 전 위원장과 청년 비례대표인 장하나(오른쪽) 의원을 각각 노동과 청년 부문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1986년 한국상업은행 노조위원장을 맡은 이후 노동운동에 투신해 왔다. 그는 4·11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다른 최고위원들과 함께 사퇴했으나 이번에 한국노총의 추천으로 복귀하게 됐다. 장 최고위원은 2004년부터 열린우리당 제주도당 대변인, 민주당 제주도당 대변인을 역임했으며 4·11 총선에서 청년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입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돈공천 파문] 대표적 친박 현영희·현기환은

    4·11 총선 당시 공천 헌금 3억원을 주고받았다는 의혹을 각각 받는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과 현기환 전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계다. 이번 공천 헌금 의혹을 ‘박근혜의 위기’로 해석하는 이유다. 현 의원은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처음 입성했지만 부산 지역 정가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유치원을 운영한 데다 부산유치원연합회장을 지내는 등 교육 분야의 전문성이 꾸준한 정치 활동의 원동력이 됐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속으로 부산시의원을 두 차례(4·5대) 지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부산 동래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했으며 2010년 부산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고배도 마셨다. 특히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의 지지 모임인 ‘포럼부산비전’ 공동대표를 맡는 등 친박계 인사들과의 인맥도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은 모두 181억 5200만원으로 여야를 통틀어 19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 중 가장 많다. 현 전 의원 역시 친박계 핵심 인사로 꼽힌다. 주택은행 노조위원장과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을 지낸 노동계 출신으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대선 경선 캠프’에서 대외협력부단장을 맡았다. 이어 2008년 18대 총선에 부산 사하갑에서 당선된 뒤 ‘민본21’ 회원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현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당내 ‘공천 물갈이’ 갈등이 불붙자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4·11 총선 공천위원으로 발탁되면서 친박계를 대표해 부산 지역은 물론 공천 과정 전반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전 의원은 현재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직함을 갖고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文 “투명대선 협약” 孫 “강원은 내사랑”

    文 “투명대선 협약” 孫 “강원은 내사랑”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여당의 검증 공세에 이어 새누리당의 공천 헌금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자 3일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들은 ‘호재’를 만난 듯 바닥 다지기에 전념했다.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지역구가 있는 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 후보에게 투명선거협약에 조속히 동의하라고 촉구했다. 적진에서 박 후보와 선명한 대립각을 세워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문 후보는 “비공식 후원을 받지 않고 대선자금 지출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후보의 직계 존·비속과 형제·자매 재산도 공개하자고 제안했는데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아직 답이 없다.”고 압박했다. 정세균 후보도 이날 교육운동단체 ‘사교육 없는 세상’과 정책간담회를 갖고 “비정상적인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행교육 규제법’의 입법을 공동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후보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쪽방촌에서 주민들에게 과일 화채를 대접하며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손학규 후보는 4·11 총선에서 민주당이 한 명의 의원도 내지 못한 강원도를 공략했다. 손 후보는 원주에서 의료기기 업체들과 간담회를 갖고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원주는 1975년 (민주화 운동으로) 도피 생활할 때 저를 보호해 준 곳이며 사회 앞날을 열어 줬다.”면서 “원주를 의료기기 생산 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첫 경선지인 제주에서 이틀째 유세를 벌인 김두관 후보는 한국노총 제주지부와 제주 도의원들을 만나 지지를 부탁했다. 김 후보는 한노총과 가진 간담회에서 “(경남지사 당시) 경남 민주도정협의회 운영 경험을 살려 민주국정협의회를 구축해 노동계와 협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전현희 캠프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252명이 응답한 광주·전남기자협회 설문조사에서 김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40.1%로 선두를 기록했다. ‘호남은 김두관’, ‘바닥 정서는 김두관’”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친노 지지층이 겹치는 문재인·김두관·정세균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반면 손 후보 측은 “강 회장과는 인연이 없다.”며 조문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심상정·노회찬 “안에서 싸운다”… ‘재창당’ 무게

    통합진보당 심상정·노회찬 의원의 새진보통합연대(진보신당 탈당파)가 즉각적인 탈당보다는 당에 남아 구당권파와 맞서는 쪽을 택하면서 다른 신당권파 주체들도 즉각 탈당은 포기하는 쪽으로 결론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당권파의 한 축인 통합연대는 2일 입장발표문을 통해 “통합진보당의 혁신 노력은 실패했고 더 이상 국민적 명분과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확인했지만, 노동에 기반한 진보의 혁신과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노력은 중단 없이 계속돼야 한다.”면서 “당내외 혁신 세력의 힘을 모아 ‘진보혁신블록’을 형성, 대중적 진보정당을 건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구당권파와 함께 정당 활동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지금 당장 탈당하기보다는 ‘당내 당’ 형태의 진보혁신블록을 만들어 남아있는 혁신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결사항전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통합연대 관계자는 “시기가 무르익으면 재창당 혹은 새당 창당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신당권파의 또 다른 축인 인천연합도 통합연대의 결정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민 전 대표의 국민참여당계는 즉각 탈당을 가장 강하게 주장해 왔지만, 세 주체의 공동행동을 위해 이 같은 결정에 따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탈당하는 즉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는 신당권파 쪽 비례대표 박원석·서기호 의원도 당에 남기로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의 정진후 의원은 지지기반인 민주노총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정 의원은 “만약 민주노총이 집단 탈당해 버리면 당내에 논의해야 할 단위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산별노조 중심의 의견들이 내 판단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의 정치세력화를 위해 15년 이상을 노력해 온 민주노총이 그 자체를 완전히 무효화 시키는 (탈당) 결정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당권파의 집단 탈당이 보류되면서 일반 당원들의 탈당 행렬도 잠시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6일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이 부결된 이후 현재까지 탈당자는 2500여명을 넘어섰고, 당비납부 중단자는 1500여명을 넘겼다. 신당권파는 늦어도 5일까지 의견을 모아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하지만 아예 탈당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의견이 모아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참여당계 관계자는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탈당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공감대가 이뤄졌다.”며 “세 주체가 시차를 두고 차례로 탈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에 남아 혁신과제를 추진한다고 해도 대선 때까지 있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홍익대 경비·미화원 85일만에 농성 풀어

    지난 5월부터 교섭을 거부하는 경비용역 업체에 항의해 농성을 벌여 온 홍익대 경비·미화원들이 85일 만에 농성을 풀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는 지난 1일 홍익대 경비용역 업체인 용진실업 측과 만나 ‘홍익대와 용역계약이 종료되는 2012년 12월 31일 이후 2013년 용역도급과 관련한 홍익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합의문을 작성했다고 2일 밝혔다. 농성 참여자들은 2일 농성장을 해체했다. 홍익대 경비·미화원들은 2010년 12월 집단해고된 뒤 50일 가까이 농성을 한 끝에 복직했다. 그러나 복직 이후 용진실업이 복수노조 허용으로 설립된 경비노동자 쪽의 새 노조인 ‘홍경회’와 임금교섭을 하고 자신들과는 자율교섭까지 거부하자 지난 5월 9일부터 홍익대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해 왔다. 박진국 서경지부 부분회장은 “합의는 용진실업이 홍익대와 다시는 도급 계약을 맺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단교섭 결과를 수용한 연세대, 이화여대 등의 근로자들은 시급 5100원을 받는 반면 홍익대 경비원들은 용진실업이 홍경회와 합의한 시급 4900원을 받고 있다. 용진실업과의 계약이 끝나는 올해 말까지 시급은 그대로 적용된다. 또 합의문에는 “용진실업이 앞으로 입찰에 참여하게 되더라도 2013년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가 진행하는 집단교섭에 성실히 임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하지만 홍익대 경비·미화원들은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를 갖고 있다. 홍익대 측이 지난해 점거농성을 벌인 근로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 기각되자 항소했기 때문이다. 박 부분회장은 “용역업체에 맞서 이겼지만 홍익대가 여전히 원청 사용자로서 손해배상 소송 또한 철회하지 않은 것과 내년 새로운 용역업체와의 자율교섭 합의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바람 잦아든 金

    바람 잦아든 金

    민주통합당 김두관 대선경선 후보는 예비경선에서 2위는 물론 1위도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돌풍을 예고했었다. 주요 대기업은 물론 서울 외교가에서도 김 전 지사를 주시했다고 한다. 결과는 초라했다. 손학규 후보에게 2위를 내주고, 득표율도 낮았다고 한다. “지지율 거품이 걷히는 것인가.”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경남지사직까지 내던지고 배수진을 친 ‘김두관의 굴욕’이라는 평도 나왔다. 지지자들은 예비경선 중반부터 동요했다. 일부 실무자들의 이탈설도 나왔고, 중진들의 동요설도 들려왔다. 그러나 김 후보 진영은 1일 오뚝이 기질을 보여 줬다. 측근들은 “경선까지 시간은 길다. 이제부터 뒤집겠다.”고 큰소리쳤다. 김 후보는 이날 의욕적인 정책행보를 보였다. 그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원들과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으며 “농가소득보전을 위해 쌀직불금을 현행 ㏊당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단계적 인상을 추진하겠다.”며 농심을 파고들었다. 이어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간담회, 한국노총 공공연맹 간담회 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캠프 전열도 빠르게 정비 중이다. 사령탑인 천정배 전 의원을 중심으로 내부 인사들 간의 알력을 해소했다고 한다. 전북 출신 김관영 의원이 대변인으로 합류, 사기를 높였다. 노동전문가 조성준 전 의원도 가세했다. 첫 경선지인 제주도에서도 서귀포 출신 김재윤 의원을 앞세워 강세를 자신하고 있다. 김근태 전 고문 계열의 민주평화국민연대가 손학규 후보를 1위로 지지한 것에 대해 전현희 대변인은 “고 김근태 의장님의 유지를 잘 계승하고 실천하여 정권교체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민평련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지 않게 된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예상과 다른 결과로 경선판의 유동성이 커졌다는 이유다. 한 측근은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국민이 기대했던 김두관의 처음 모습을 보여주겠다. 풋풋하면서도 열정적인 ‘김두관스러움’을 내세워 경선승부의 열쇠를 쥔 20~30대나 40대를 겨냥한 맞춤형 전략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통진당 분당 초읽기… 신당권파 “새 정당 건설을”

    통합진보당의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신당권파의 3주체 중 최대 계파인 국민참여당계가 지난 29일 전·현직 간부 모임을 가진 데 이어 옛 민주노동당의 인천연합 진영과 새진보통합연대(진보신당 탈당파)도 2일까지 각각 회동을 갖고 향후 거취를 결정하기로 했다. 천호선 최고위원은 31일 SBS라디오에 출연, “가능한 한 일주일 안에 각 그룹 또는 의원단 내부에서 집중적이고 심도 깊은 논의를 하자, 너무 오래 끌지 않도록 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로 촉발된 집단 탈당 움직임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돼 30일까지 2000여명이 탈당했고, 700여명이 당비 자동납부를 중단시킨 가운데 탈당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에서도 참여당계인 임택 전 광주시당 위원장이 탈당해 1000여명에 가까운 참여당계 당원들의 줄탈당이 예상된다. 인천연합과 새진보통합연대까지 탈당 대열에 동참한다면 통진당은 빠른 속도로 와해될 것으로 보인다. 신당권파 관계자는 “당을 해산해 재창당하든, 분당한 뒤 새 정당을 만들든간에 결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당권파 3주체도 가능하다면 새 정당 건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심상정·노회찬 의원의 새진보통합연대가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 사태에 따른 심적 상처로 탈당을 망설이고 있고, 민족해방(NL)계열인 인천연합도 통진당을 나와 자생력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 중이어서 최종 결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는 비례대표 박원석·정진후·서기호 의원의 거취도 문제다. 당을 해산하면 의원직 유지가 가능하지만 당원 총투표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구당권파가 찬성할 리 만무하고, 분당한 뒤 의원 한 명 없이 성공적인 재창당이 가능할지도 의문인 상황이다. 차라리 신당권파 비례대표 의원들을 출당시키자는 얘기도 나온다. 오는 13일 예정된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도 변수다. 당의 최대 주주인 민주노총이 신당권파 지원을 결정하면 재창당 작업에 탄력이 붙겠지만, 아예 지지 철회를 선언하고 탈당 러시에 합류하면 통진당은 그대로 공중분해될 가능성이 높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유시민계, 민주 입당설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 실패에 따른 통합진보당의 분당·해체설이 난무하고 있다. 유시민 전 대표 계열 국민참여당 출신 수천명의 탈당설이 파다하다. 진보신당 출신과 민주노총 소속 당원들이 집단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신당권파 내부에서도 출신별로 미묘한 입장 차가 있어 실행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유시민계의 민주통합당 입당설이 새롭게 화제가 되고 있다. 통진당 강동원 의원은 30일 민주당 입당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유시민계’다. 강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민주당은 좌클릭했고, 진보세력은 우클릭해서 간격이 상당히 좁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의원은 이날 “과거에도 민주당에 들어가는 문제가 논의된 바 있다.”면서 “야권 대통합 또는 소통합 차원에서 진행된 이야기인데 지금 검토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 지역구가 전북 남원·순창인데, 민주당이 지배하고 있는 호남에서 이런 얘기들이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는 정서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국민참여당 출신 간부 230여명이 대전에 모여 새로운 행보를 향한 결의를 다진 데 대해서는 “(집단 탈당 뒤) 창당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자연스럽게 그렇게 로드맵 형성이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다만 이 의견은 우리 통합진보당 내의 과거 참여당계 입장이나 통합진보당 전체의 의견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침묵하던 구당권파 이정희 전 대표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립의 시간이 끝나기를 바란다.”며 화합을 호소했지만 신당권파는 반발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8000명 유시민계 집단탈당 움직임… 통진당 분당 ‘가시권’

    8000명 유시민계 집단탈당 움직임… 통진당 분당 ‘가시권’

    투표권을 가진 통합진보당 당권자 5만 8000여명 중 8000여명의 세를 가진 국민참여당계가 집단 탈당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민참여당 대표를 지낸 유시민 전 공동대표도 탈당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참여당계와 새진보통합연대(진보신당 탈당파), 구 민주노동당계가 통합진보당을 창당한 지 8개월 만에 분당이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유시민 전 공동대표가 이끄는 참여당계 200여명은 29일 오전 대전 중구 문화동 기독교봉사연합회관에 모여 통진당을 통해 대중정당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의견을 모으고 1~2주 내에 신속히 결단을 내리기로 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당에 희망이 없으니 조속히 집단 탈당하자는 의견, 당에 남아 구당권파를 최대한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결론을 내리진 못했지만 구당권파와의 협상은 없다는 데 대해서는 모두가 의견을 같이했다. 천호선 최고위원은 “구당권파와 협력하면서 혁신하거나, 또는 맞서면서 혁신할 가능성 모두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현재로선 구당권파와의 결별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탈당과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두 열어놓고 생각하되, 당 쇄신의 노력을 다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참여당계의 강동원 의원은 제명안을 부결시킨 김제남 의원을 향해 “‘생쇼’를 하며 우리를 배신했다. 그러면서도 당의 화합을 위해 무효표를 냈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참여당계는 이날 모임 이후 몇 차례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탈당 여부를 포함해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날 유 전 공동대표는 당 게시판에 글을 올려 “당원게시판을 보면 탈당, 당 해산 추진, 공개적인 당내 혁신연합 결성, 새로운 진보정당 추진체 설립 등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참여당계 당원들은 아무 제한도, 성역도 없이 모든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탈당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진보통합 야권연대, 진보적 정권교체 전략은 효력을 상실했다.”면서 “민주당은 통합진보당과 연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보진영과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볼 경우 통합진보당을 통하지 않고 민주노총, 농민회, 진보적 시민사회단체와 바로 손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통진당의 최대 주주인 민주노총 쪽 움직임과 관련해 “개별 연맹이나 단위사업장 노동조합은 독자적인 집단탈당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유 전 대표는 “나의 거취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말고 각자의 입장에서 (진로를)결정해 달라.”며 이날 모임에도 불참했다. 일반 당원들의 탈당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참여계의 집단 탈당이 시작될 경우 통진당은 분당 사태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룬 ‘선거용’ 통합이 대선을 코앞에 두고 공중분해되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참여당계를 비롯한 신당권파가 당을 나와 진보정당을 재창당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전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신당권파 집단탈당 움직임…당해산 주장도

    신당권파 집단탈당 움직임…당해산 주장도

    통합진보당이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 사태로 격랑에 휩싸였다. 제명안이 부결된 26일 이후 27일 오후 1시까지 채 하루가 안 됐지만 당원 800여명이 탈당하고 350여명이 당비납부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는 등 1500명이 사실상 탈당 대열에 들어서는 등 탈당 러시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당의 존립기반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신당권파인 구참여당 출신의 강동원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분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얼마든지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탈당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유시민 전 대표와 상의한 것은 아니다. 참여계가 동요하고 있어 진정시키고 있다”고 덧붙였지만, 구참여당계의 집단 탈당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통진당의 최대 주주인 민주노총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박성식 민주노총 부대변인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이 변화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고 이에 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실망감이 상당하다. 즉각적인 대응은 하지 않겠지만 다음 달 13일 열리는 중앙집행위에서 통진당의 문제가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미 지난 14일에는 조합원만 13만명에 이르는 민주노총 최대 산별노조 금속노조의 박상철 위원장이 탈당계를 제출, 민주노총의 ‘도미노’식 탈당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탈당과 비난이 쇄도하면서 비례대표 부정경선과 이로 인한 당 중앙위원회 폭력 사태 이후 당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지만 지도부는 속수무책이다. 강기갑 대표는 이날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석고대죄로도 떠나는 마음을 잡을 수 없다. 지금 상황이 너무도 통탄스럽다.”면서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것이 저의 솔직한 심정”이라고 망연자실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죄송하다. 이 말 외에는 당장 드릴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제명안 부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심상정 전 원내대표는 “어제 결정이 과연 통진당이 혁신의 길을 갈 수 있을까, 제3당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깊이 회의하게 만들었다.”며 “숙고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신당권파가 조직적으로 탈당해 제2의 진보정당을 창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반 당원들의 탈당이 계속 이어질 경우 당의 권력구도가 구당권파 쪽으로 급속히 기울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 대표와 심 전 원내대표 모두 탈당과 분당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기에 적절치 않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기권표를 던져 두 의원의 제명안을 부결시킨 김제남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의 화합과 단합을 위해 기권을 선택했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신당권파 혼자의 힘으로는 실질적인 혁신을 할 수 없다. 구당권파가 지원해 정치력을 끌어모을 때 혁신을 완성할 수 있다고 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 대표는 “혁신도 성찰과 반성이 전제돼야 가능한 것”이라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부고]

    ●이용식(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씨 모친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6시 (02)3010-2292 ●이승혁(퀄리티 인 앤 스위트 퀘스넬 대표이사)건혁(한라OMS 상무)혜옥(전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씨 모친상 김은상(전 삼정KPMG 부회장)씨 장모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3410-6915 ●정광석(전 대한농구협회 부회장)씨 별세 26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6시 (031)787-1505 ●임창호(태영건설 인사담당 상무)창국(현대차 고분자재료연구팀장)창은(SBS 재무팀장)씨 모친상 이종진(자영업)씨 장모상 25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2227-7556 ●홍순기(성균관대 교수)씨 모친상 유인화(경향신문 논설위원)씨 외조모상 26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31)787-1510 ●이승철(우리은행 테헤란로지점장)승현(LG전자 TV해외마케팅팀장)씨 부친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2)3010-2237 ●최경택(하이트진로 상무)씨 장인상 26일 고려대 구로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2)857-0444 ●최헌희(전 육군 공병감)씨 별세 준건(자영업)준곤(고려대 교수)씨 부친상 김해균(연세예담치과 원장)박우규(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씨 장인상 26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2)923-4442 ●방민성(서울 은평구청 홍보과장)씨 모친상 26일 안양 평촌 한림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031)386-2345
  • 35~49세 서울 노총각 20년새 10배 늘었다

    35~49세 서울 노총각 20년새 10배 늘었다

    만혼(晩婚) 풍조가 확산되면서 30대를 더 이상 ‘노총각’으로 부를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결혼하지 않은 30~40대 남성이 급증하면서 서울에 사는 30대 남성의 절반, 35~49세 5명 중 1명이 미혼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남성은 고졸 이하에서, 여성은 대졸 이상 고학력자에서 미혼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돼 학력 기준으로 남성은 등급이 낮은 여성과 결혼한다는 이른바 ‘ABCD 이론’이 실제에서도 들어맞는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서울시가 발표한 ‘통계로 본 서울 남성의 삶’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1990~2010년) 서울에 거주하는 30~49세 미혼 남성은 1990년 11만 3499명에서 2010년 49만 6344명으로 4.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5세 이상 남성의 미혼 증가율이 높았다. 일반적으로 결혼 적령기를 넘겨 ‘노총각’으로 불리는 35~49세 미혼 남성은 같은 기간 2만 4239명에서 24만 2590명으로 10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동일 연령대 미혼 여성이 6.4배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매우 가파른 상승세다. 2010년 기준으로 30~39세 미혼 남성은 45.7%, 30~49세는 29.5% 수준이었다. 35~49세 남성은 20.1%가 미혼이었다. 35~49세 여성 미혼율은 11.8%로 남성의 절반에 불과하다. 35~49세 남성 미혼율은 1990년 2.2%에서 20년 사이 10배나 늘어났다. 초혼 연령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32.3세로 20년 전보다 3.9세 늦춰졌다. 여성의 초혼 연령은 30세로 4.4세 늘어났다. 특히 저학력 남성과 고학력 여성의 미혼 비율이 높았다. 35~49세 미혼 남성 가운데 52.4%는 학력이 고졸 이하였다. 같은 연령대 미혼 여성 61%가 대졸 이상의 학력인 것과 상반된 결과다. A급 남성과 B급 여성, B급 남성과 C급 여성, C급 남성과 D급 여성이 결혼해 D급 남성과 A급 여성은 미혼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ABCD 이론과 맞아떨어지는 내용이다. 경제적 가장이 아닌 육아·가사에만 전념하는 남성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비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는 남성은 3만 5000명으로 2005년 1만 6000명에 비해 2.2배 늘어났다. 30~40대 남성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는 남성의 가치관 변화, 여성의 학력 상승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5년(2006~2010년) 동안 30~40대 남성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결혼은 선택사항’이라는 응답이 22.5%에서 29.8%로 높아졌다.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은 28.1%에 20.7%로 감소했다. 박영섭 시 정보화기획담당관은 “학업 기간이 늘어나고 취업이 늦어지면서 남성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고 여성의 학력 상승 및 경제활동 참여 증가가 저학력 미혼 남성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당분간 초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중국통신] ‘노처녀 버스정거장’ 등장에 시민들 ‘발끈’

    [중국통신] ‘노처녀 버스정거장’ 등장에 시민들 ‘발끈’

    버스정류장에 ‘노처녀 정거장’이라는 광고가 붙으면서 정류장을 이용하는 여성 승객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타이완 TVBS의 24일자 보도에 따르면 타이베이 시내 한 버스 정류장에 최근 ‘노처녀’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성뉘(剩女)’정거장이라는 글자가 적힌 대형 광고판이 등장했다. 붉은색 바탕에 노란색 굵은 글씨로 디자인 되어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오는 대형광고다. 문제의 광고가 등장한 이후 해당 버스 정류장을 이용하는 승객, 특히 여성 승객들은 민감하게 반응하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부분의 여성 승객들은 “무시당하는 느낌이다.”며 언짢은 내색을 했고, 심지어 한 여성 승객은 “나에게 ‘시집도 못가는 여자’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 정류소에서는 버스를 타고싶지 조차 않다.”고 불만을 강하게 표시했다. ”여성으로서 기분 나쁠 수 있다.”며 여성승객들을 ‘위로’하는 남성 승객도 적지 않다. 한편 ‘성난(剩男)’, ‘성뉘’는 각각 노총각과 노처녀를 지칭하는 유행어로 많은 사람들에 의해 쓰이고 있다. 특히 중국 내 포털사이트 검색에서 성뉘는 ‘결혼적령기를 넘긴 30세 이상의 미혼 여성’을 가리키는 동시에 ‘고학력, 고연봉, 준수한 외모’에 배우자에 대한 기준이 높아 적절한 상대를 찾지 못한 ‘능력있는 여성’을 가리키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심지어 ‘성뉘’생활이 더욱 화려하다고 인정하는 홍콩 여성들도 상당수다. 이에 따라 해당 광고판 소식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능력자, 독립된 생활, 자아실현, 풍족한 생활, 결혼의 제약을 받지 않는 성뉘들이여, 힘내라!”며 응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이용득 “한노총 위원장 사퇴”

    정치 참여를 둘러싸고 내부 갈등 때문에 한국노총의 이용득 위원장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이 위원장은 23일 ‘조합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건강관리 부족으로 힘있게 하지 못했고, 리더십 부족으로 지난 몇 달간 계속 노총의 분열상을 초래했다.”면서 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한국노총의 분열상은 자신의 불찰 때문이라며 “잘못된 것들을 총체적으로 책임지고 용단을 내리겠다. 전적으로 모든 것을 제가 안고 노총 위원장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여야 대선후보 후원금 경쟁 시작됐다

    여야의 대선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각 주자들 간 후원금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경선기간 동안 주자 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후원금은 대선 선거비용 한도액의 5%인 총 27억 9885만원 수준이다. 짧은 기간 넉넉한 살림을 꾸리기 위한 후원금 모금에 캠프마다 열을 올리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지난 22일부터 후원회 계좌를 개설한 데 이어 24일부터 ARS(자동응답시스템) 방식을 통한 후원금 모금을 시작한다. 정치권에서는 처음 도입되는 방식으로, 전화 한 통화에 3000원이 자동 후원된다. 소액 후원을 최대한 이끌어 내겠다는 취지다. 다만 3000원이 전화통화 즉시 입금되지 않는 데다 일정액의 수수료도 부담해야 돼서 캠프의 실질적 살림에는 보탬이 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한다. 다수의 참여에 의의를 두겠다는 분위기다. 현직 도지사인 김문수 경기지사도 지난 13일부터 정식 후원회 계좌를 열었다. “당 선관위에 정식으로 후보등록을 했기 때문에 후원금 모금이 가능하다.”고 한다. 김 후보의 후원회는 이신원 한국노총 전남본부위원장을 비롯해 농림수산식품부 선정 ‘신지식 농업인’인 김준희씨 등이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태희 후보도 지난 13일부터 경선 후원회를 본격 가동했다. 김태호 후보는 지난 7일부터 경남지사 시절 인연을 맺은 정찬오 재경경남도민회장을 주축으로 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야권 주자들은 무엇보다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모금 방식을 고심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본선에 돌입하면 대선 주자로는 최초로 정치인 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다. 대선 후보 모금 한도액인 559억 7700만원이 목표다. 펀드를 통한 후원금 모금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가 처음 활용해 선거 때마다 호응도가 높았다. 김두관 후보는 이동통신사의 휴대전화·인터넷 등의 통신비 마일리지를 후원금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모바일 투표를 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젊은 유권자층을 겨낭한 방안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소액이지만 젊은층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학규 후보는 지난달 18일부터 일찌감치 모금활동에 돌입했다. 손 후보 측 관계자는 “지난해 4·27 재·보선 이후 소액 후원자의 비중이 많아지고 연령대도 젊어졌다.”고 소개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투쟁에 취하셨군요 현실은 그대로인데

    투쟁에 취하셨군요 현실은 그대로인데

    막스 베버는 1차 세계대전과 2차 대전 사이 독일 정치의 혼란상을 보고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내놨다. 여기서 카리스마적 지도자와 그 지도자를 뒷받침해 주는 지지층, 즉 ‘머신’으로서의 정당을 강조해 뒀다. 책임윤리니 신념윤리니 하는 어려운 얘기가 있지만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결과로 말하라”다. 일자리 늘리고 복지 확충하고 평화 통일을 이룩하겠다는 아름다운 얘기는 보수나 진보 가릴 것 없이 누구나 다 하는 얘기다. 관건은 현실에서 어떻게 관철시키느냐다. 현실 정치에 이 문제를 깊숙이 끌고 들어온 사람이 김종인이다. 오늘날 시장원리주의자들이 이를 갈아 마지않는, 흔히 경제 민주화 조항이라 불리는 헌법 119조 2항을 만든 개혁적 경제 관료 출신이다. 경제에 대한 생각은 ‘산업 생태계’ 문제에 대해 꾸준히 발언해 온 안철수와 맞닿아 있을 법도 한데 김종인은 오히려 박근혜를 도우면서 안철수를 비판했다. 아무런 조직도 사람도 경험도 없이 “그런 분이 정치한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수준의 대중적 인기 좀 얻었다고 정치판을 뭘 어쩔 수 있다는 생각 따위는 버리라는 게 안철수를 비판하는 이유다.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성과를 남기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박근혜 지지 이유는 거꾸로다. 어디에 빚지지 않았고 보수라서 이념 논쟁에서 자유로울 뿐 아니라 반복적으로 선거장에 나와 직접 표를 던져 주는 명확한 지지 계층이 존재한다는 거다. 대선에서 이기기만 하면 실제로 정책을 구상해서 운용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본 것이다. 하기야 요즘 한창 말 많은 경제 민주화 이슈만 해도 만약 박근혜가 반대 노선을 탔다면 지금쯤 보수진영은 주폭 대신 빨갱이 사냥에 한창일 가능성이 높다. 김종인은 이런저런 한국 사회의 여러 조건을 감안할 때 박근혜가 안철수보다 낫다고 결론지은 것이다. 물론 김종인의 선택이 옳았다고 대답하긴 이르다. ‘줄푸세의 박근혜’를 ‘경제 민주화와 복지의 박근혜’로 180도 돌려놓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180도의 변신이란 게 뚜렷한 해명도 없이 불과 몇년 만에 급작스레 이뤄진 데다 “두 가지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어정쩡한 대답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행동으로 증명하지 않는 이상 박근혜로서는 자기 변신의 진정성을 비판받고 의심받아도 할 말 없다고 볼 수도 있다. 김종인 역시 구체적 성과가 확인되지 않는 이상 경제 민주화를 외치다가 왜 박근혜에게 갔는지 모를 일이라는 의심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국의 진보를 비판한다’(김기원 지음, 창비 펴냄)는 이런 맥락에서 흥미롭게 읽힌다. 진보진영에다 베버의 잣대를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온갖 아름다운 말의 성찬은 사회과학 책 몇 권 읽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말들이다. 문제는 대중의 지지를 어떻게 결집해 어떤 정치적 성과를 낳을 것이냐다. 이 전제 아래 참여연대에서 활동하기도 한 진보적 인사임에도 저자는 진보라면 당연히 이러저러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을 몹시 불편하게 할 만한 주제를 다뤘다. 제목이 약간 구태의연하기는 한데 비판이 구체적인 데다 장하준, 최장집, 손호철 등 실명까지 거론하고 있어 흥미를 자아낼 구석이 여럿 있다. 대표적인 예가 ‘희망버스’로 널리 알려진 한진중공업 사태다. 저자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선의를 이해하고 존중한다면서도 김진숙의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고 그 구조조정이 어느 수준까지인지 등을 두고 타협의 여지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동시에 대우차 사태, 쌍용차 사태 등에서 보듯 한진중공업 사태에서의 승리라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예외적 사태였음을 지적한다. “희망버스라는 대중의 압력으로 시장의 힘을 일시 저지할 수 있으나 시장의 논리를 영원히 외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진짜 진보의 실력은 영웅적 투쟁으로 노동자들을 구해 냈다는 한때의 승리보다 적극적인 정치적 참여와 협상, 타협을 통해 시장을 제어하고 보완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데서 드러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신자유주의 반대” 같은 원론적 구호나 외치고 “김대중, 노무현이나 이명박이나 다 신자유주의자”라는 선언적 비판에만 열 올리지는 말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대중적인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실질적인 이슈 몇 가지에 힘을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의 경험에서 짐작할 수 있듯 어차피 진보진영은 집권하는 순간 보수진영의 총공세를 각오해야 한다. 이를 뚫고 전진하기 위해서는 대중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과감한 개혁 과제 한두 가지에 집중하되 나머지는 그다음 과제로 남겨 두는 전략적 사고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김상곤 경기교육감의 사례를 든다. 무상급식이라는 대중적으로 지지받기 쉬운 이슈를 선점한 뒤 여세를 몰아 인권조례 같은 개혁적 과제를 따냈다는 것이다. 만약 처음에 인권조례 같은 얘기를 꺼냈다가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라는 질문을 던져 뒀다. 결국 한국 대선판에 막스 베버라는 유령이 배회하고 있는 셈인데 누가 그 꿈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을는지 궁금해진다. 1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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