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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重 주총장 강대강 대치… 노조, 전면 파업

    현대重 주총장 강대강 대치… 노조, 전면 파업

    사측 “불이익 없어” 집행부 40여명 고소조선업의 메카인 울산이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법인 분할) 결정을 앞두고 극도의 긴장에 휩싸였다.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사를 중간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쪼개기로 했는데, 노조가 구조조정을 우려하며 반대 점거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28일 울산 동구의 현대중공업 한마음회관 건물 옥상과 진입도로 곳곳에는 ‘결사 항전’, ‘총파업’ 등 구호를 담은 깃발이 나부꼈다. 회관에는 “노동자 다 죽이는 법인 분할 중단하라”고 쓴 대형 현수막이 설치됐다. 전날 건물 내부를 선점해 이틀째 점거를 이어 간 노조는 이날 부분 파업을 전면 파업으로 전환했다. 회관에서는 오는 31일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에 따른 법인 분할이 의결된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자사를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나누기로 했다. 노조는 “법인이 쪼개지면 현대중공업은 생산기지로 전락하고 자산과 이익은 모두 지주사인 합작법인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부채를 대부분 떠안게 되는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도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사측은 법인 분할은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인수계약을 체결할 때 한 약속으로 분할돼도 직원들에게는 아무 불이익이 없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한마음회관에 대한 시설물 보호와 조합원 퇴거를 경찰에 요청했다. 또 전날 충돌 사태의 책임을 물어 박근태 노조 지부장 등 집행부 40여명을 업무방해와 상해죄로 고소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서울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르노삼성차 “성과급 976만원+α”… 임단협 11개월 만에 타결

    르노삼성차 “성과급 976만원+α”… 임단협 11개월 만에 타결

    핵심 쟁점 ‘전환배치’ 노조 의견 반영 신차 내년 초 출시 등 재기 발판 마련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11개월 만에 전격 타결했다. 극단으로 치닫던 노사 갈등을 우여곡절 끝에 매듭지은 르노삼성차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 14일 오후 제28차 본교섭에 나선 르노삼성차 노사는 40시간이 넘는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16일 오전 6시 20분쯤 잠정 합의했다. 노사는 ▲기본급 유지에 따른 보상금 100만원 지급 ▲중식대 보조금 3만 5000원으로 인상 ▲성과급 976만원 및 생산성 격려금(PI) 50% 지급 등에 잠정 합의했다. 노조 측은 오는 21일 총회를 열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협상의 핵심 쟁점이었던 배치전환과 관련해서는 ‘전환배치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이 내용을 단협 문구에 반영하기로 했다. 앞서 노조는 “사측이 외주화를 위해 배치전환을 해 왔다”며 단협의 외주 분사와 배치전환 규정을 노사 간 ‘협의’에서 ‘합의’로 바꾸자고 요구했다. 사측은 “인사경영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노사는 ‘노사 일방 요구 시 분기별 1회 정기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한다’는 문구에 합의했다. 노조가 요구한 ‘합의 전환’은 아니지만 노조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함으로써 접점을 찾은 것이다. 이 밖에 ▲현장 근무 강도 완화를 위한 직업훈련생 60명 충원 ▲주간조 중식시간 45분에서 60분으로 연장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10억원 설비 투자 ▲근무 강도 개선 위원회 활성화 등 근무 강도를 개선하는 내용도 합의안에 포함됐다. 노사는 또 ‘수출 물량 확보를 통한 2교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라는 부가 안건에도 합의했다. 앞서 노사는 임단협 협상을 11개월 끌어오며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노조는 62차례에 걸쳐 부분파업(누적 250시간)을 벌였고, 사측도 지난달 한 차례 공장 가동을 중단(셧다운)하며 노조를 압박했다. 부산공장 생산 물량의 절반을 차지했던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은 10만대에서 6만대로 40% 급감했다. 후속 생산 물량 배정도 늦어지면서 르노삼성차가 문을 닫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마저 감돌았다. 노사가 이날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르노삼성차는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XM3 인스파이어’를 내년 초에 정상적으로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선보일 SM6, QM6의 부분변경 모델을 비롯해 QM6 액화석유가스(LPG) 모델과 터보엔진 모델도 르노삼성차가 재도약하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에 근무하는 A씨는 “긴 노사 분규로 노사 모두 어려운 시간을 보냈는데 한 발씩 양보해 합의안을 도출한 만큼 새롭게 발전할 수 있도록 서로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 부산시민연대 상임의장은 “파업으로 인해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줬는데 어려운 가운데 타결을 이룬 데 대해 환영한다”며 “앞으로 노사 간 대화와 소통을 충분히 가져 더이상 분규를 겪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서울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부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김현미 “버스요금 인상 피하기 어려워…재정 운용 효율화”

    김현미 “버스요금 인상 피하기 어려워…재정 운용 효율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전국 버스노조가 파업을 철회·유보하면서 ‘버스 대란’을 피한 데 대해 “바쁜 직장인들의 출퇴근과 학생들의 등하교 길을 책임지고 있는 버스가 멈춰 서지 않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버스 파업 철회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발표하고 “버스 근로자의 무제한 노동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며 “주 52시간 도입은 ‘일과 삶의 균형’을 넘어 버스 근로자와 국민의 생명 안전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버스 노선의 축소 또는 버스 감차 없이 주 52시간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버스 근로자의 추가 고용과 이를 위한 재원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버스 지원책으로 제시한 광역버스 준공영제 도입과 관련해 “버스 근로자의 근로환경이 개선돼 서비스 질과 안전이 높아진다”며 “노선 신설·운영과 관련된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 조정, 교통 취약지역 주민들의 이동권 보장 등 공공성이 확보돼 그 혜택은 온전히 국민들께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이어 “준공영제 도입으로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정부는 엄격한 관리 하에서 공공성을 확보하고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면밀하게 제도를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우리도 과로 위험사회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그 과정에는 불편과 약간의 짐도 생긴다”며 변화의 고통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스 요금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 수도권의 경우 최근 4년간 요금이 동결된 점 등을 감안할 때 버스 요금의 일부 인상을 피하기 어렵다“며 ”어렵게 마련된 안정적 재원이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부산 버스노조 “더 협상할 이유 없다”…15일 파업 초읽기

    부산 버스노조 “더 협상할 이유 없다”…15일 파업 초읽기

    전국 버스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을 하루 앞둔 14일 부산 버스 노사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중단됐다. 부산 버스노조는 예고한 대로 15일 새벽 4시를 기해 총파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자동차노련) 소속 부산 버스노조는 이날 밤 9시 40분쯤 부산지방노동위원회 마지막 조정회의에서 사측인 부산시 버스운송사업조합과의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더는 협상할 이유가 없다”면서 회의장을 나왔다. 앞서 부산 버스 노사는 이날 낮 3시 30분쯤부터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근무 일수 조정과 임금 보전 문제 등의 쟁점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임금인상률에서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 간 추가 협상 여지가 남아있긴 하지만 쟁점별로 견해차가 커 15일 부산 버스 파업이 현실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부산 버스노조가 파업을 하면 부산 지역 144개 노선의 시내버스 2511대의 운행이 모두 중단된다. 부산시는 시내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되면 전세버스 300대와 경찰, 군 부대 등에서 보유한 버스를 도시철도나 마을버스가 없는 지역의 출퇴근 시간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도시철도와 부산∼김해경전철, 동해선 운행도 평소보다 10% 증편한다. 택시부제와 승용차 요일제도 해제한다. 하지만 대체운송수단의 수송능력이 시내버스 운송능력과 비교하면 평상시보다 6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관계자는 “비상수송대책본부를 24시간 가동하고 파업 현황을 지속해서 파악해 비상·예비차량이 원활하게 운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임금 인상하라” 서울버스노조 15일부터 총파업…출퇴근 대란 우려

    “임금 인상하라” 서울버스노조 15일부터 총파업…출퇴근 대란 우려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는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압도적인 찬성률로 오는 15일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서울버스 노조의 임금은 평균 39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노조는 5.9%의 인상과 복지기금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14일 협상 조정이 불발로 끝날 경우 15일부터 전국 파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7000여대에 달하는 버스가 멈춰설 경우 시민들의 출퇴근 이동 등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임금 인상이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우려에 대해 서울시는 일단 난색을 표했다. 서울시버스 노조는 9일 조합원 파업 찬반 투표 결과 재적 조합원 대비 찬성률 89.3%로 파업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61개 회사(63개 노조) 조합원 1만 7396명 중 1만 6034명(전체 92.2%)이 이날 투표에 참여했다. 개표 결과 찬성 1만 5532명, 반대 469명, 무효 33명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버스노조는 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이 최종 불발되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자동차노동조합총연맹이 예고한 15일부터 전국 버스노조와 함께 파업에 돌입한다. 3월 말 기준 서울 시내 전체 버스회사(마을버스 제외)는 총 65개, 노선 수는 354개, 차량 대수는 7405대다. 버스노조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전날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 회의에 참석했으나 양측 간 입장 차만 확인했을 뿐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2차 조정은 14일 열릴 예정이다.경기 등 다른 지역과 달리 서울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현안에서 한발 물러서 있다. 지난해부터 인력을 300명 이상 추가로 채용하고, 운행 횟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주 52시간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한 데다 준공영제(적자분을 지자체가 보전해주는 제도)로 재정 여건이 다른 지방자치단체보다 낫기 때문이다. 서울시 버스기사의 평균 근로시간은 47.5시간이다. 서울시버스노조는 그러나 여전히 일부 장거리 노선의 경우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을 초과하게 된다며 추가 노선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5.9% 임금 인상을 비롯해 정년 연장과 학자금 등 복지기금 연장도 주요 요구 사항이다. 다만 버스요금 인상에는 “노조가 언급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사측은 경영상 부담을 이유로 임금 인상과 복지기금 연장에 반대하고 있다. 주52시간제 타격이 가장 큰 경기버스 노조는 해결책으로 요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경기도는 서울, 인천이 동조하지 않는 한 단독으로 올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버스 노조의 임금은 평균 310만원 정도로 서울버스 노조보다 80만원가량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도 버스요금 인상에 난색을 표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버스 업계가 늘 적자이기에 요금 인상 요인이 존재하지만 서울은 준공영제와 52시간제 도입 등으로 다른 지역보다는 인상 요인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소음대책지역 서울시의회 의원들 김포공항 국제선 증설시도 막아내

    서울시의회 소음대책지역 의원들은 시민들과 함께 지난 4월 30일 제286회 서울특별시의회 임시회에서 「서울특별시 김포공항 활성화 지원 조례」개정을 통해 김포공항 국제선 증설 시도를 막아냈다. 지난 해 12월 조례 제정 당시 김포공항 국제선 신설시 재정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 것은 정부와 한국공항공사에 국제선 증설에 대한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김포공항 소음피해지역 주민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아왔다. 서울시의회는 항공기 소음 및 미세먼지, 학습권 및 생활권 침해, 소음피해 및 고도제한에 따른 지역경제 침제, 지역 낙후도 가중 및 재산권 침해 등 수많은 고통 속에 지내고 있는 주민들의 국제선 증설 결사반대 의견을 반영해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해 국제선 증설시 재정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삭제했다. 아울러 서울시장이 김포공항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추진하는 사업이라 할지라도 서울특별시의회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함으로써 서울시장 단독으로 재정지원 사업을 결정할 수 없도록 했다. 한편 김포공항 항공기 운항에 따라 소음 피해를 겪고 있는 소음대책지역을 지역구로 둔 서울시의회 의원들은 “이제는 국제선 신설이 아닌 인천국제공항 개항 시 약속한 것처럼 김포공항 국제선의 인천국제공항 이전으로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투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소음대책지역 의원들은 “김포공항 국제선터미널의 수용한계가 벌써 87%에 이르렀고, 항공기 정차장 및 관련시설 또한 포화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선 증편을 시도하는 이유는 한국공항공사나 면세점 등 이해 당사자의 수익만을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의원들은 “공항에는 항공기 외에 각종 차량과 관련시설 등에서 배출되는 매연이나 오염물질이 웬만한 발전소 보다 많은 양이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대한항공 노조에서도 발암물질로 인한 폐암의 위험성을 촉구한 바 있다”고 말하면서 “현재까지는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실정이지만 앞으로 서울시의회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한 폐암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된 김포공항 주변지역 사람들의 환경권을 사수하기 위한 자료구축과 정책개발에 나설 계획이고, 항공기별 매연과 공항 내 차량의 매연 등 각종 현황파악과 대책 수립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서울시의회 의원들은 이를 위해 전국의 항공기 소음피해지역 의원들과 연대해 시민의 환경권과 건강권을 넘어서 생존권을 지켜나갈 것을 결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기부 공무원노조 “정쟁 멈추고 박영선 후보자 임명해야”

    중소벤처기업부 공무원노동조합이 박영선 장관 후보자에 대한 조속한 임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연일 박 후보자를 공격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향해서는 소모적인 정쟁을 멈춰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강한 장관을 등에 업고 부처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내부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중기부 노조는 “장관 후보자가 4선의 의정활동에서 보여준 존재감만으로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뚜렷한 철학과 강력한 추진력을 겸비한 박 후보자가 조속히 장관에 임명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장관 후보자가 직원들에게 보여준 강력한 리더십과 카리스마, 정책에 대한 능력에 비춰볼 때 국민들이 바라는 중소기업 정책의 컨트롤타워를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여겨진다”면서 “이는 제2벤처붐 조성, 청년들이 희망하는 혁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는 비판을 가해 눈길을 끌었다. 노조 측은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중기부 공무원들조차 납득이 안되는 후보’, ‘직원들도 낙마를 빌고 있다’라고 후보자를 폄하했다”며 “사실을 호도하는 발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박영선 후보자에 대한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8일쯤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럴 경우 박 후보자는 다음주 초부터 장관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이동걸 산은 회장, 대우조선 고용안정 등 약속 이행 강조

    이동걸 산은 회장, 대우조선 고용안정 등 약속 이행 강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8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고용안정과 협력업체 거래선 유지 등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경남도청을 방문해 박성호 도지사 권한대행과 간담회를 갖고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약 체결때 밝힌 공동 발표문은 대국민 약속이므로 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그는 “지난 8일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본계약 체결과 함께 상생협력방안에서 밝혔듯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주 채권단으로서 대우조선 경쟁력이 저하되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인 관리감독과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수렴해 대우조선의 고용안정과 협력업체의 기존 거래선 유지 등 공동발표 사항에 대한 약속 이행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인수 계획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안정이라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고려된 사안으로 인력 구조조정 필요성은 없으며 노조와도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지역 여론을 듣고 현안 논의를 위해 간담회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는 거제시장과 창원시 부시장,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거제상공회의소 회장 등도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박 권한대행은 “지난 1월 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획이 발표된 뒤 경남도는 지역의 우려 사항과 애로사항을 청취해 정부와 산업은행 등에 지속해서 건의했다”고 말했다. 박 권한대행은 “대우조선 안정이 지역의 안정으로 직결되는 만큼 당사자인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책임감을 갖고 지역 조선업 생태계 보전과 상생협력 이행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인수 과정에서 대우조선의 영업과 생산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절차가 진행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일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 계약을 체결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자율경영체제 유지, ●대우조선해양 근로자 고용안정 약속,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및 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 유지, ●공동협의체 구성, ●한국조선산업 발전협의체 구성, ●신속한 인수절차 진행 등을 담은 공동발표문을 밝힌 바 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검찰, ‘김성태 의원 딸 부정채용’ 확인…KT 전직 인사담당 임원 구속

    검찰, ‘김성태 의원 딸 부정채용’ 확인…KT 전직 인사담당 임원 구속

    검찰이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의 ‘KT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당시 인사 업무를 총괄한 KT 전직 임원을 구속했다. 1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일)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거쳐 전 KT 전무 김모(63)씨를 구속 수감했다. 검찰은 김씨 외에 인사 실무를 담당한 KT 직원 A씨의 구속영장도 함께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김씨는 KT 인재경영실장으로 근무하던 2012년 하반기 공개채용에서 절차를 어기고 김성태 의원의 딸을 합격시킨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성태 의원의 딸이 2011년 4월 KT 경영지원실 KT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채용된 뒤 이듬해 정규직으로 신분이 바뀌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검찰이 KT의 2012년 공개채용 인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김성태 의원의 딸이 서류전형 합격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KT 공개채용 절차는 서류 전형, 인적성검사, 실무·임원면접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에 대해 김성태 의원은 “딸은 메일을 통해 서류 전형 합격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딸이 KT스포츠단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할 당시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절차적 문제 없이 공채시험에 응시해서 합격한 만큼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게 김성태 의원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법원이 당시 인사 총괄 임원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점을 볼 때 김성태 의원의 딸의 공채 합격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이 일정 부분 사실로 확인된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이러한 채용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김성태 의원에 대한 직접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뒤따른다. 검찰은 일단 구속된 김씨가 당시 KT 수뇌부 등 윗선의 지시를 받아 김성태 의원의 딸을 부당하게 합격시킨 것이 아닌지 김씨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과 서울서부지검에 접수됐던 김성태 의원에 대한 고발사건을 병합해 수사에 착수했다. KT새노조와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지난달 24일 김성태 의원을 직권남용,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또 같은날 민중당도 같은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김씨 재직 당시 김성태 의원의 딸 외에도 여러 명의 응시자가 절차에 어긋나게 합격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다른 유력 인사들을 대상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현대重 사장 “한쪽 희생 없을 것”…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파업 결의

    92% 찬성 가결…시기는 지도부 일임 현대重도 오늘 쟁의행위 찬반 투표 사측 “韓조선업 위한 선택” 설득 총력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놓고 양사 노조가 강력 반발하면서 ‘조선 빅딜’이 암초를 만났다. 현대중공업 사장단이 노조 설득 총력전에 나섰지만 노조 반발이 길어지고 투쟁 수위가 높아지면 인수·매각 작업도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 사장은 19일 사내 소식지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우리나라 조선업을 위한 선택으로 어느 한쪽의 희생은 없을 것”이라는 내용의 담화문을 게시했다. 두 사장은 “대우조선 인수는 기술력과 품질을 발판으로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명실상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부품 업체들을 발전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두 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은 과거 현대삼호중공업 인수 성공 사례가 있다”며 “이 경험을 되살려 대우조선을 최고의 회사로 성장시키고, 인수 과정에서 전문가 의견을 듣고 노조와도 충분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사장단이 대우조선 인수 목표와 향후 계획을 밝히며 설득에 나섰지만 두 회사 노조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대대적인 구조조정 등을 우려해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날 파업을 결의했다. 노조는 18∼19일 이틀간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2%가 찬성표를 던졌다. 노조는 총파업 돌입 시기를 추후 결정할 예정이며 일단 점심시간을 이용한 반대 집회(20일)와 산업은행 상경 투쟁(21일), 전체 조합원 상경 집회(27일) 등 반대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일 2018 임단협 잠정합의 조합원 찬반 투표와 인수 매각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동시에 진행한다. 만일 대우조선 인수 문제가 임단협 투표에까지 영향을 미치면 회사 측으로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 지역 정계와 노동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조합원 파업 투표를 하루 앞둔 이날 또 다른 사내 소식지를 통해 “이번에는 임단협을 반드시 매듭지어야 한다. 이번 기회마저 놓치면 언제 끝날지 장담할 수 없다”며 “노조의 주장처럼 인수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향후 대화로 풀어 가면 된다”고 밝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내부고발자 안 죽는다’ 끝까지 버텨 보여주겠다

    ‘내부고발자 안 죽는다’ 끝까지 버텨 보여주겠다

    살아남은 자, 박창진(48). 대한항공의 잘나가는 서비스맨이었던 박창진 전 사무장은 스스로 “생물학적으로 살아남았을 뿐 사회적으로는 죽임당한 존재”라고 했다. 5년 전 오너일가 장녀(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부당행위에 맞서면서 시작된 일이다. 잘못된 조직문화에 균열을 낸 공익제보자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문제 직원’으로 낙인찍혔다. 그는 이후 버티는 삶을 살고 있다. 사무장에서 일반 승무원으로 강등됐지만 조직을 떠나지 않았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투사로서 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던진다. 최근 세상을 떠난 태안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와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잇따라 찾기도 했다. 살아남은 자가 같은 어려움을 겪어 온 이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연대 행위였다. ‘땅콩회항’ 사태 이후 삶의 항로가 완전히 바뀌어버린 박 전 사무장이 최근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 ‘플라이 백’(Fly back·회항이라는 뜻)을 내놓고 돌아왔다. 그는 “이제 고통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혼자 아파하는 대신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이들과 연대하는 길을 택했다. 지난해 5월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 백태가 잇달아 폭로된 뒤 조직된 직원연대노조에서 지부장을 맡은 것이 첫걸음이다. 지난 14일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만나 삶에 대해 들었다.-최근 김복동 할머님과 김용균씨 등 사회적 약자 또는 피해자의 빈소를 조문하셨는데요. “그게 제가 그분들을 도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니까요. 돌아가신 이후지만 연대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 싶었어요. 제 일(땅콩회항)을 겪은 뒤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고 다짐했거든요. (언론 등의 주목을 받았던) 그 쇼는 제가 원해서 시작한 게 아니었어요. 원치 않게 무대에 올라야 했고, 발가벗겨진 채 조명을 받았죠. 쇼가 끝났을 때 불 꺼진 무대에서 혼자 살아남아야 했던 힘든 기억이 강하게 남았어요.” -용균씨 빈소에서 “용균씨와 내가 겪은 일들이 닮았다”고 하셨죠. “영정사진을 봤어요. ‘교복 입은 건가?’ 싶었죠. 너무 앳되더라고요. 참담했어요. 순진한 청년이 사회를 믿고 나왔는데 사회는 착취만 한 겁니다. 허용된 착취였죠. 결국 목숨을 잃었고요. 저도 한때 그런 믿음이 있었어요. 용균씨처럼 복종하면 사회가 저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 순진했죠. 전 생물학적으로 살아남았을 뿐 사회적으론 살해당했어요.” -회사(대한항공)뿐 아니라 매도했던 동료들이나 여론, 언론에 대한 원망도 느껴지는데 여전히 사회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나오나요. “가족들이 큰 힘이 돼요. 제가 꽤 여러 번 극단적 시도를 했었어요. 그때마다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 등 가족들이 붙잡아 줬죠. 복직 이후엔 오기로 버텼어요. 일부 동료들은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하고 제 앞에서 저를 험담하는 카톡을 돌려보면서 낄낄댔어요. ‘이거 봐, 박창진 옛날 사진이래’ 하는 식으로요. 처음엔 억울하더라고요. ‘내 폭로로 회사 내부에 긍정적 변화도 있었는데 나한테 왜 이러지’ 하는 마음이 들었죠.” -상처를 많이 받았겠는데요. “오기가 생겼어요. ‘당신들이 틀렸다는 걸 보여 주겠다’고 생각했죠. 사건 이후에도 5년째 이 조직에서 끈질기게 버티는 건 ‘어? 내부고발한 박창진도 안 죽고 잘 사네’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예요. 누군가 이를 보고 용기 내길 바라기 때문이죠. ‘불의에 항거해도 살아남을 수 있구나’ 하는 용기를 학습시켜 주고 싶어요.” -국내 미투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와도 인연이 있다고 들었어요. 서 검사는 사건 이후 알아보는 시선이 두려워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던데. “지난주에도 만났어요. 그때도 마스크를 쓰셨더라고요. 서 검사님께 말씀드렸어요. ‘현실에서 자꾸 나를 가두고 회피하려고 하면 끝이 없다. 내가 발 딛고 있는 건 결국 이 현실이고 현재다. 환경이 나를 괴롭힌다고 해도 헤쳐나가야 한다’고요. 저 역시 극복하는 중이지만 서 검사님이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도울 거예요. 요즘 검사님도 제 응원에 힘입어 조금씩 인터뷰도 하고 목소리를 내셔요. 그게 바로 연대의 힘이죠.” -요즘 개인적 일상은 어떤가요. “물론 저도 위축될 때가 많아요. 예를 들어 물건을 사러 백화점에 갔는데 우연히 지인을 마주쳤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사람이 뒤에서 ‘박창진은 TV에 나와서 불쌍한 척 다하더니 백화점이나 돌아다니더라. 언론사에 제보해야겠어’라는 말을 하고 다녔더라고요. 너무 놀랐어요. ‘난 이제 평생 집 밖에 나가면 안 되나? 추레하게만 입어야 하나?’ 싶었죠. 사회가 우리에게 ‘피해자다움’을 강요해요. 전 삶에서 최소한의 품위는 지키고 싶거든요.”-승무원 일을 계속하시는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항상 웃어야 하는 서비스직이잖아요. “지금도 가식적으로 웃잖아요(웃음). 전 좋은 서비스맨이 되고 싶어서 스스로 훈련했고 승무원이 됐어요. 그런데 ‘땅콩회항’ 사건 이후 핸디캡이 되더라고요. ‘멀쩡하시네요?’ 하고 의아해하는 승객 분도 있어요. 속상하죠. 실은 아직 공황장애에 시달려요. 사건 이후 누가 저를 공격하는 것에 트라우마가 좀 생겨서요. 한 예로 기내에서 누가 갑자기 옷깃 등을 잡아당기면 크게 놀라요. 그래도 제 일이니 티 안 내려고 해요.” -그래도 대한항공 내 ‘직원연대’를 조직하면서 동지들도 많아졌지요. “동료들에게 연대가 무엇인지, 용기가 무엇인지 차근차근 보여 주고 싶어요. 사건 이후에 오기가 생기고, 스스로 각성하고 그 단계를 넘어서 ‘내가 돕는 자의 입장이 돼야겠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전 경험해 봤으니까 조력자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하나씩 해나가고 있어요.” -하지만 한때 500여명이던 조합원 수가 300여명으로 줄었다고 들었습니다. 지난해 대한항공 오너 일가 갑질 사건이 이슈가 됐을 땐 호응이 컸었는데요. “실망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그래도 요즘 ‘직원연대 덕분에 현장에서의 변화가 느껴진다’는 얘기도 들어요. 슬프게도 (대한항공) 직원들은 동료끼리 감시하고 회사에 밀고해야 했던 경험이 있어요. 우리 모두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인 거죠. 희망의 씨앗은 뿌려졌으니 싹이 잘 자라나도록 보호막 역할을 하고 싶어서 지부장으로 있는 거예요.” -2016년 3월 복직했을 때 회사에서 버티는 마지노선을 처음엔 한 달, 그다음엔 3년으로 늘리셨습니다. “사실 전 지금도 많이 힘들어요. 에너지가 소진된 상태죠. 직장에서 쌓아 온 지위는 온데간데없이 저연차 때 했던 일들을 반복해서 하고 있어요. 지난해 11월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해서 조양호 회장 등을 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 달라’는 주장을 한 이후에 비행 스케줄이 타이트하게 잡힌다거나 기피 노선에 배정되는 일이 잦아졌어요. 제 손발을 꺾으려는 시도가 여전히 은밀히 이뤄지고 있죠. 제가 두 손 드는 게 그들이 원하는 일일 테니까 버티는 것이죠. 다만 직원연대에 제가 필요하지 않은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누군가 제 역할을 대신 훌륭하게 해 줘도 좋고 다 함께 뭉쳐서 더 큰 힘을 내주면 더 좋고요.” -그런 측면에서 직원연대의 유튜브에 직접 출연하는 두 승무원 후배(편선화·정지은씨)가 참 고맙겠어요. “저희 조직 대부분이 여성 승무원이잖아요. 특히 여직원들이 가면 속에 갇히지 않고 용기 내주길 바랐어요. 여승무원들은 존중받지 못하고 있어요. ‘예뻐야 한다’는 등의 편견에 여전히 시달리죠. 회사는 그걸 홍보 수단으로 이용해요. 심지어 직원연대가 생기기 전까지 생리휴가도 사유서 내고 허가받아야 했어요. 이게 말이 되나요? 불합리한 조직에 대항해 얼굴을 드러낸다는 게 어려운 결정이었을 텐데 두 후배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대한항공에 원래 있던 일반노조와의 관계는 어떤가요. “최근 일반노조 측에서 소속 조합원들이 직원연대로 이동하는 걸 막으려고 온라인에 명단을 공표했어요. 복수노조가 법으로 인정되는 시대에 왜 우리를 적으로 간주하는 행동을 하는지 질문을 던지고 싶어요. 지금 직원연대는 노조 지위 인정받으려고 회사와 협의하려고 하는데 회사는 슬그머니 빠지고 ‘거대 노조와 합의하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어요. 노노(勞勞) 갈등을 부추기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워요. 일반노조가 회사의 대리인 같다는 제 생각이 착각이길 바라요.” -‘박창진 개인’의 목표와 ‘사회적 박창진’의 목표는 각각 무엇인가요. “‘개인 박창진’이라고 하니 좀 울컥하네요. 전 원래 미술관이나 전시회 가는 걸 좋아하고 서점에서 책 보는 것도 좋아해요. 흥이 많은 사람이죠. 그런데 사건 이후 생존을 위한 투쟁으로 시간이 없는 것도 있겠지만 시선 때문에 행동이 위축되기도 해요. 이젠 평온하고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네요. 동시에 계속 목소리를 낼 거예요. 제가 나서서 얘기하는 게 효과적이라면 기꺼이 할 거고요. 저 같은 피해자는 없어야죠. 그런 사회를 만드는 데에 일조한다면 어떤 행동이라도 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인터뷰 당일 늦은 밤, 박 전 사무장이 메시지로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그의 한국어와 영어 시험 성적을 공유하는 이메일을 캡처한 사진이었다. 한 직원이 우연히 자신에게 잘못 수신된 메일을 받았고 이 사실을 박 전 사무장에게 알려줬다고 한다. 그는 “제 방송 낭독 점수를 임원들끼리 수시로 돌려 보면서 정보를 공유하는 것 같습니다. 왜 우연인 것처럼 아무 상관없는 일반 회사 사람들에게도 흘리는 걸까요. 이런 게 광범위한 의미의 직장 내 괴롭힘이자 2차 가해 아닐까요”라며 반문했다. 박 전 사무장은 이날도 갑자기 변경된 바로 다음날의 비행 스케줄을 통보받았다. 승무원 박창진의 일상에는 한 번도 견디기 힘든 우연들이 여전히 자주 반복되고 있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사설] 현대重 대우조선 인수, 조선업 부활의 신호탄 돼야

    산업은행이 어제 현대중공업을 대우조선 인수 후보자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지주 아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등을 계열사로 두는 중간지주회사 격인 통합법인을 설립하고, 여기에 현대중공업과 산은이 현물출자 등을 통해 지분 28%와 18%의 1대와 2대 주주가 되는 방식이다. 수주 잔량 기준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1145만t)이 2위인 대우조선(584만t)을 합병하면 세계 3위인 일본 이마바리(525만t)를 압도하는 초대형 조선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몸집을 불린 현대중공업은 연구개발(R&D)과 설계, 구매, 서비스 등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일본, 중국, 싱가포르 조선사들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고, 글로벌 엔지니어링 회사 등을 인수해 고부가가치 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한둘이 아니다. 우선은 동반 부실을 우려하는 현대중공업 노조와 합병 이후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대우조선 노조의 반발을 극복해야 한다. 대우조선 합병에 초기 현금 부담이 적다는 점이 매력적이지만, 이제 겨우 구조조정을 끝낸 현대중공업이 영구채 2조 3000억원을 안고 있는 대우조선을 인수하게 되면 후일 재정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이번 합병은 외양에서 산은과 현대중공업의 이해가 맞아떨어져서 이뤄진 것이지만, 대우조선의 고용 문제 등을 우려한 정부가 밑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하지만 합병은 구조조정을 수반하니 고용 승계가 녹록지 않다. 답은 조선업의 경쟁력을 높여 수주량을 늘리는 것이다. 여기에는 현대중공업과 산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노조의 고통 감내가 뒤따라야 한다. 누릴 것 다 누리면서 고용까지 유지하는 마법은 없기 때문이다. 정부도 독과점 문제 등 합병 과정상의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13조원을 쏟아부은 조선업 구조조정은 조선업의 부활로 이어져야만 의미가 있다.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文대통령, 외부와의 소통에 문제… 직언하는 참모 있어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文대통령, 외부와의 소통에 문제… 직언하는 참모 있어야”

    “소득주도성장의 성과가 안 나오는 건 최저임금만 가파르게 올렸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확장적 재정정책과 복지 증세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84%(2017년 6월 2일)와 45%(2018년 12월 11일).’ 문재인 정부 지지율의 최고치와 최저치다. 집권 1년 반 만에 절반 가까이 빠졌다. 이는 상당 부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충격과 고용 악화, 경기 하락 등 경제정책의 실패에 따른 결과다. 이에 야당 등에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참여정부의 첫 정책실장을 지낸 국내의 대표적인 진보 경제학자 이정우(68)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서울 남대문 한국장학재단 서울사무소 이사장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 등에서 “정부가 당장의 실적에 일희일비하는 대신 조급증을 버리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제대로 펼쳐야 한다”고 역설했다.→최근 경기 하락은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구조적 요인과 더불어 정부 정책의 실책도 원인으로 꼽히는데. -우리 경제가 직면한 문제로는 부동산 폭등 등 불평등 심화와 불로소득 팽창에 따라 혁신성장이 이뤄지지 못하고, 대·중소기업 간의 공정경제 구조가 미흡하며, 증세 등을 통한 적극적 재정정책이 부족하다는 걸 꼽을 수 있다. 이를 위한 처방으로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라는 정책 방향을 설정했고, 이는 잘 잡았다고 본다. 그러나 의사의 진단은 옳았는데 처방 약을 너무 약하게 썼다. 그래서 환자가 병원에 입원했는데도 계속 고통을 받고 병은 낫지 않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토지 보유세 강화와 복지 증세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앞서 밝혔던 세 가지 문제를 해결했다면 중산층 서민의 소비 진작 효과가 커지면서 지난해 우리 경제는 3~4% 성장도 가능했을 것이다(실제로는 2.7% 기록). 국가 경제정책의 핵심인 성장과 분배, 고용이 살아나려면 순서가 중요하다. 분배가 잘되면 성장이 일어나고 고용이 따라오게 돼 있다. 정권 초반에 “마차(일자리)를 말(경제성장) 앞에 둘 수 없다고 지적한 까닭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평가는. -적정 수준은 5~10% 인상 정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합친 명목GDP 성장률보다는 조금 높은 수준이 바람직했다. 무엇보다 최저임금 인상 충격을 보완하기 위한 일자리 안정자금 제도가 정부의 ‘실적 쌓기’용으로 변질되고, 정작 저임금 노동자에게는 돌아가지 않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비슷한 사례가 영국이 1795년 저임금 농업 노동자의 빈곤을 보전해 주기 위해 마련한 스피넘랜드(Speenhamland) 제도다. 자본가는 최저임금 이하로 임금을 주면서 부족액은 보조금으로 메우려 했고, 노동자는 최저임금이 보장되니 노동생산성이 급속히 떨어졌다. 생산성이 하락하자 자본가는 임금을 올리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200년이 지난 뒤 한국에서 스피넘랜드 제도와 유사한 정책이 시행됐다는 건 잘못된 일이다. 한국의 시간당 임금이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도 이젠 중간 정도는 되는데도 과도한 인상으로 몰아갔다. 대선 공약 중 하필 1만원 공약만 너무 충실했다. 선거 과정에서는 일부 지나친 공약을 내놨어도 선거 이후에는 냉정을 되찾았어야 했다. →정권 초반에 소극적인 재정정책으로 일관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균형재정은 굉장히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목표에 해당한다. 경기가 바닥일 때는 적자 재정정책을 쓰고, 경기가 좋아질 때는 흑자 정책을 써야 한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계속 흑자가 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것 같다.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두 해 연속 대규모 흑자가 발생한 것은 다소 실책이 아닌가 싶다. 한국 경제의 문제는 투자, 수출, 재정이 아니라 소비의 저조이고, 그것은 분배의 불평등에 기인한다. 이 문제를 타개하는 유효한 수단이 소득주도성장이다. 정부 재정이 소득주도성장을 뒷받침하는 적극적 역할을 했어야 한다고 본다. 기재부는 대단히 유능한 관료 집단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아이디어는 드물고 늘 비슷한 대책만 갖고 온다. 대표적인 게 예산의 조기 집행이다. 예산을 앞당겨 쓴다고 무슨 큰 효과가 있나. 그보다는 부동산 보유세 강화, 복지를 위한 증세, 대기업 갑질 근절 등 근본 처방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재부는 수술실에 들어온 중환자에게 환부에 소독약 바르는 정도만 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참여정부 때 근로장려세제 도입 직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그 자리에서 당시 모 경제 부처 장관이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엉뚱한 시비를 걸고 나왔다. 이미 오래전에 미국이나 영국에서 성공한 근로장려세제에 대한 이해조차 없던 거다. →문 대통령이 경제 면에서 편향된 정보만 보고받아 잘못된 판단을 한다는 관측도 있다. -문 대통령은 경청하는 열린 귀를 갖고 있는 건 확실하다. 노 전 대통령과 비슷한 점이다. 다만 최근에는 외부와의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노 전 대통령은 외부와의 소통을 굉장히 많이 했다. 참여정부 당시에는 청와대 안이 외부의 학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학자들의 발길이 끊긴 것 같다. 청와대에 다녀왔다는 학자를 거의 본 적이 없다. 경제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대통령이 (외부에) 전화라도 해서 자문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아쉬운 점이다. 현재 청와대 비서진 중에서는 유능하면서도 선량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직언하는 참모가 있어야 한다. 당장은 옳은 말을 하는 게 어렵지만, 지나고 보면 누군가 이야기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악화된 경제지표를 올리기 위해 조바심을 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기로에 서 있다. 그러나 성과가 안 나오는 건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존 기조를 버리고 경제활성화나 투자 촉진, 기업 기 살리기 등으로 돌아갈까봐 걱정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줄곧 봐 오던 모습이 아닌가. 혁신성장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중요하다. 소득주도성장은 한국처럼 불평등이 심해서 중산층 서민의 소비 수준이 낮은 나라에서만 잘 듣는 약이라 강조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불평등이 해소되고 소비가 올라가고 경제가 살아나면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약이 안 들을 것이다. 그때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엔진은 필요 없고, 혁신성장 한 개의 엔진만으로도 갈 수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대한 평가는. -참여정부 직후 한 심포지엄에서 당시 김상조 교수는 “재벌 개혁과 관련해 참여정부가 한 게 하나도 없다”고 혹독하게 비판하더라. 이에 대해 참여정부 첫 공정위원장이던 강철규 서울시립대 명예교수가 “아마 맞는 말이겠지요”라며 더이상 변명을 하지 않았다. 몇 년 뒤 젊은 학자가 김 위원장을 향해 “문재인 정부는 재벌 개혁에 관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공격할까봐 걱정이다. 본인은 열심히 재벌 개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왜 아무것도 안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 반발로 못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법을 고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게 많다. →청년 실업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이는데. -청년 실업은 세계적 문제이자 한국의 문제다. 과거에 비해 청년의 구직이 매우 어려워졌다. 제조업의 고용탄력성이 하락한 것도 있지만, 산업구조 변동에 때맞춰 적응하지 못한 면도 있다. 제조업을 대체할 서비스업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구조 변동에 따른 이직을 촉진하되 새 일자리의 구직과 훈련을 강화해 일자리 전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사회안전망을 조속히 갖춰야 한다. 최근 이슈가 된 택시 카풀 문제도 먼 장래를 내다보는 국가의 적절한 개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새 기술은 적극 받아들이되 그늘은 보살피는 국가의 역할이 요구된다.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과 투자 보장을 위해 차등의결권이나 가중의결권 등을 인정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등이 가중의결권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우리 상황에서 총수 일가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동의하기 어렵다. 재벌 개혁 중 외부 개혁이 대기업의 갑질 근절이라면 내부 개혁은 지배구조 개혁이고, 그 수단으로 노동이사제도 고려해 봄직하다. 외환위기 이후 사외이사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한국에서는 외부 교수들이 용돈을 타 쓰는 대신 99.9% 찬성하는 거수기로 왜곡됐다. 미 코닝사나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기업들은 노동자의 경영 참여를 보장하면서 혁신을 이룬 성공 사례다. →민주노총이 오는 28일 대의원대회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결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강경파들의 바다 위에 떠 있는 외로운 섬이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를 내걸고 등장한 지도부다. 정부가 노동계를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을 하는 건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대통령은 노동에 대한 이해가 높지만, 청와대 안에 노동을 아는 이가 별로 없다는 게 문제다. →지금까지 고향인 대구를 거의 떠나지 않은 게 눈에 띈다. 성향이 보수적인 대구와 맞지 않는 것 같은데. -대구에서만 50년을 살았다. 서울(서울대 경제학과 등)에서 12년, 미국 보스턴(하버드대 경제학과 박사과정)에서 6년 지낸 게 타지 생활로는 유일하다. 유학을 끝낸 뒤에도 의리를 지키기 위해 그 전에 교편을 잡던 경북대로 다시 돌아왔다. 원래 대구는 혁신적인 움직임이 활발했던 도시다. 해방 직후에는 ‘조선의 모스크바’로 불리었다. 초등학교 5학년 담임 선생님도 4·19혁명 이후 교원노조 활동에 적극적이었고, 수업 시간마다 사회 부조리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던 게 기억난다. 부친(고 이종하 영남대 법대 학장)도 노동법을 전공해 진보 성향에 가까웠고, 그 때문에 고초도 겪으셨다. 그런 분위기에서 성장한 덕분에 분배 문제 등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 대구 사람들이 정치적으로는 보수적이지만 인간적으로 상당한 매력이 있다. 의리와 체면을 중시하고 파렴치한 행동을 지탄하는, 일종의 선비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한 문화는 우리가 보전해야 할 가치라고 생각한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파업 책임 통감” KB국민은행 경영진 전원 사의 표명

    KB국민은행 전 경영진이 총파업을 나흘 앞두고 전원 사의를 표명했다. 경영진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고객 불편이 없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 전 경영진은 4일 허인 은행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했다. 오는 8일 예정된 파업으로 영업이 정상적으로 수행되지 못할 경우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대상자는 부행장, 전무, 상무, 본부장, 지역영업그룹 대표 등 54명이다. 국민은행은 “전 경영진은 고객의 실망과 외면,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노조가 파업의 명분이 될 수 없는 과도한 요구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상식과 원칙을 훼손해가면서까지 노조의 반복적인 관행과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결렬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를 거친 국민은행 노사는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핵심 쟁점은 만 55세인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1년 연장, 통상임금의 300% 성과급 지급, 점심시간 1시간 PC 오프, 신입행원 패이밴드(호봉상한제) 폐지 등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총파업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다”면서 “고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데 있어서는 노사의 뜻이 다를 리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끝까지 노조와 대화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지지율 최저·경기 바닥·비핵화 지체… 文대통령 심란한 성탄절

    지지율 최저·경기 바닥·비핵화 지체… 文대통령 심란한 성탄절

    지지층 반발·특감반 논란 등 악재 겹쳐 국정 수행 긍정평가 1.4%P 내린 47.1% 일각선 인적쇄신 거론… 靑 “검토 안 해” 李총리 “지지율 매몰되면 더 큰 것 놓쳐”문재인(얼굴) 대통령이 24일 하루 연차휴가를 냈다. 크리스마스 휴일인 25일까지 쉬면서 가족과 함께 조용히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마음은 편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집권 3년차를 앞두고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데다 경제지표 회복은 더디고 북·미 대화도 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조 등 지지층의 반발과 청와대 특별감찰반 논란까지 겹치는 등 심란한 상황이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7∼21일 전국 19세 이상 2513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0% 포인트)해 2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1.4% 포인트 내린 47.1%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46.1%로 긍정 평가보다는 낮았지만, 오차범위(±2.0% 포인트) 내였다. 청와대는 민생·경제 행보에 집중하면서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경제지표가 즉각적으로 호전될 수 있는 성격은 아니어서 성과에 대한 고민이 큰 눈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국민들은 오래 기다릴 만한 여유가 없다. 사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빠르게 성과를 보여 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노총이 탄력근로제 등을 반대하고, ‘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란 조어가 생길 만큼 20대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지는 등 지지층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문 대통령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요인이다. 현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하면 내년 국정운영 동력이 약해지는 것은 물론 문재인 정부의 성패 자체를 장담하기 어렵다. 자칫 북·미 비핵화 중재 및 남북 관계 개선의 동력도 약해질 우려가 있다. 일각에서는 인적쇄신 필요성이 거론된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대적이고 감동적인 인적개편을 하셔야 한다. 국면 타결용 개편이라며 비난도 하겠지만 집권 3년차를 준비하는 것이라 확실히 포장하고 나아가야 한다”며 결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현재로선 국면 전환용 인적쇄신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면 전환을 위해 사람을 바꾸는 건 문 대통령 방식이 아니다”라며 “차관 인사 때 비서관 3명을 내려보낸 것을 주목하라.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아는 인사들이 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야당의 인적쇄신 주장에 청와대의 힘을 빼서 개혁을 좌초시키려는 불순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의심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지지율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길게 보고 꿋꿋하게 개혁을 추진하자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 총리는 기자들에게 “(지지율에 반영된) 국민의 마음은 늘 무겁게 받아들이겠지만, 숫자에 매몰되면 더 큰 것을 놓칠 수가 있다”며 “민심의 흐름은 세심하게 받아들이되 정책의 운용이나 정부의 자세는 흔들림 없이 가는 게 좋다”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쉬는 시간, 여자만 전화업무 강요” “동료가 오빠라고 불러보라 시켜”

    “쉬는 시간, 여자만 전화업무 강요” “동료가 오빠라고 불러보라 시켜”

    기관사·부기장·목수·생산직 노동자 참석 ‘여자는 못하는 일’ 여기는 시선 고충 토로 “성별 분업의 벽은 콘크리트 천장” 지적“남성 기관사들은 쉬는 시간에 편히 쉬는데, 회사는 전화는 여자가 받는 거라며 여성 기관사들에게만 사무 업무를 시켰습니다. 그러면서도 입사 후 3년 동안 승진에서 배제해 남자 후배들이 먼저 승진하는 걸 지켜봐야 했습니다.” 이숙경 서울도시철도 기관사는 1995년부터 23년간 지하철 5호선의 운전대를 잡아 온 베테랑이다. 철도 사상 첫 여성 기관사라는 자부심으로 없는 길을 개척해왔다. 하지만 여성인 점이 걸림돌로 작용한 적이 많았다. 이 기관사는 “가장인 남성들을 먼저 승진시킬 수밖에 없으니 여성들이 참으라고 하더라”면서 “남녀의 역할이 구분돼 있다는 편견을 깨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젠더 이분법을 뭉갠 언니들’ 집담회에는 남성이 대다수인 직종에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 4명이 일터에서 겪는 고충을 토로했다. 이 기관사를 비롯해 조은영 대한항공 부기장, 남한나 형틀목수, 황지선 현대자동차노조 여성실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첫 출근부터 남달랐던 경험을 소개했다. 외항사 승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가 2년간의 자격증 공부 끝에 조종사가 된 조 부기장은 “첫날 사무실에 들어서니 누구를 찾아왔냐고 물었다”면서 “동료들은 내가 어려운 훈련을 거치고 들어왔으니 독한 여자라고 생각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생산라인에서 17년째 일하는 황지선 실장도 “왜 하필 여자가 우리반에 왔냐고 불만을 표하며 언제까지 버티나 보겠다는 반응이었다”고 돌이켰다. 같은 일을 하는 동료보다는 단지 여성으로 받아들여질 때도 있다.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유일한 여성 형틀목수로 일하고 있는 남한나씨는 1년 8개월의 짧은 경력에도 능력을 인정받아 6개월 전부터 반장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능력보다는 여성으로 부각되거나 아예 지워진 존재가 될 때도 있다. 남씨는 “남성 동료들이 오빠라고 불러보라거나 술을 마시자고 하더라”면서 “화장실이 멀다고 남성들이 현장에서 볼일을 보거나 여성을 주제로 짓궂은 농담을 할 때는 없는 사람 취급을 받는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외부의 시선도 아직 성별에 쏠려 있다. 조 부기장은 “대한항공 조종사 3000명 중 1%인 30명이 여성인데, 여기장이 기내 방송을 하면 왜 여자가 비행하냐며 따지는 승객도 있다”고 말했다. 이 기관사도 “여성 기관사가 운전석에 있으면 승객들이 깜짝 놀라 한참을 쳐다본다”고 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별 분업의 벽은 유리천장보다 더 견고한 콘크리트벽, 콘크리트천장”이라면서 “이 벽을 깨야 여성들이 특정 직종에 쏠리고 질 낮은 일자리에 몰리는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주노총 끊임없는 혁신·반성 통해 국가경영 주체돼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주노총 끊임없는 혁신·반성 통해 국가경영 주체돼야”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저는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들, 농가부채만 늘어나는 농민들, 전세금 폭등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고통과 억눌려 왔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여기 섰습니다.” 2002년 16대 대선,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던 대선의 경제 분야 TV 토론에서 이름조차 낯선 한 후보의 모두발언은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IMF 환란은 극복했지만, 정작 서민 중산층의 삶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뼈아픈 현실을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원한 노동자이자 진보 정치인’ 권영길(77) 초대 민주노총 위원장 겸 민노당 전 대표는 그해 대선 후보로 나서 95만표 남짓의 득표를 올리는 데 그쳤지만,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진보정치 정책과 노선을 성공적으로 알렸다. 이후 17·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하며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과 함께 진보정당이 한국에서 자리잡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는 2013년 정계 은퇴 뒤 암 투병을 딛고 최근 사단법인 ‘평화철도와 나아지는 살림살이’(이하 평화철도) 이사장으로 남북철도 연결 등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진료차 경남 창원 자택에서 서울로 올라온 권 이사장을 지난 28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남북철도운동에 대해 설명해달라. -2012년 18대를 마지막으로 국회의원(경남 창원성산, 노회찬 전 의원이 같은 지역구에서 20대 의원으로 당선)직을 그만뒀다. 평등 평화 통일이라는 신념을 범국민운동으로 전개하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하고 의원직을 마감했다. 그러나 2014년 6월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자가면역체계 이상이 발견됐다. 합병증으로 설암 수술 등을 받고 아직 회복 단계다. 평화철도는 남북철도를 연결하는 실사구시적인 평화운동이다. 평화가 이뤄져야 통일이 이뤄지고, 통일이 돼야 영구평화 체계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의 지원 등은 퍼주기 논란이 벌어진다. 하지만 철도를 깔자는 건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다. 이를 위해 휴전선 철조망을 걷어내 평화의 철도를 우리 손으로 만들자는 취지다. 철도 건설에 쓰이는 아스팔트 침목은 1개 10만원이다. 여기에 한 사람이 1만원씩 내서 내 손으로 평화의 침목을 깔자는 것이다. 100만명이 참여하는 ‘침목깔기 1만원 기증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평화철도 공동대표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맡는다. 한반도 평화를 만드는 남북철도 연결에 노동계가 앞장선다는 것이다. 경남 창원의 현대로템은 열차를 만드는 회사다. ‘우리 손으로 제작한 열차가 북녘을 넘어 유럽까지 달린다’는 취지에 공감해 노조 조합원들이 모두 동참했다. 개신교와 불교, 가톨릭 등 종교계도 모두 참여하기로 했다. →남북 경제교류 확대는 한계에 봉착한 우리 경제의 돌파구도 된다. -집이 있는 경남 창원은 조선과 기계공업이 주력 산업이다.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이라 지역 경기가 엉망이다. 얼마 전 목욕탕에 갔더니 어떤 분이 ‘문재인 정부는 통일 정책은 잘 하는데…’라며 얼버무리더라. 그래서 현재의 경제 난국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가 겪고 있고,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구조적인 문제라 현 정부를 마냥 탓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자유주의에 바탕을 둔 한국 경제는 돌파구가 안 보인다. 수출의존형이라는 특성은 그대로인데 해외에서 물건이 안 팔리는 걸 어쩌겠나. 더구나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은 앞으로도 확전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더이상 중국의 부상을 용인하기 어렵다. 한국 경제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격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지속가능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고, 이는 남북 경제공동체가 될 것이다. 남북철도 연결 혜택의 8할은 우리 쪽에 돌아온다. 금강산이나 개성 등 각종 관광이나 물류 등 경제적 효과가 막대하다. 남북철도를 막는 건 대북제재가 아닌 대남제재가 되는 게 결국 이런 이유에서다. →어느 철도를 연결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나. -경의선은 이미 연결돼 있고, 동해선 복원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평화철도는 경원선 복원에 집중할 생각이다. 경원선은 서울에서 백마고지까지 연결돼 있다. 북쪽은 평강 이북까지는 이어져 있다. 백마고지와 평강을 연결하면 된다. 거리도 27㎞ 정도로 비교적 짧다. 침목 설치 비용으로 50억원이면 충분하다. 북한의 원산 갈마관광단지 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접근성이 갖춰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원선 복원이 가장 바람직하다. 다만 남북 다 군사적 요충지를 지나야 한다. 갈마관광단지를 살리는, 경제부국을 만들기 위한 지름길이라고 북측을 설득해야 한다. 그래야 평화의 길을 앞당기는 것이다. 몸이 좀 추슬러지면 북한도 방문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불참 등을 놓고 논란이 많다.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를 하기 위해 마련된 기구다. 그러나 사회적 대화의 목표와 방향 설정 등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출범한 게 문제다. 최저임금이나 탄력근로제 등 단편적인 의제에만 매달리니 정상적인 논의가 되기 어렵다. 독일, 네덜란드 등은 우리보다 앞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복지제도 확충, 무상교육 무상보육 등 사회보장 정책을 합의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노조가 국가 권력과 함께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우리는 ‘노조는 그런 걸 하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여긴다. 정부도 사회도 심지어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이게 근본적인 문제다. 예를 들어 무상보육에 대한 합의가 없기 때문에 아동수당만 하더라도 국회에서 예산 싸움만 하고, 그러니 정치권이 신뢰를 얻지 못한다. 우리는 경제 규모 10위권의 국가이지만 교육이나 의료 등은 60위권 국가들만도 못하다. 중산층 서민들이 내는 세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합리적인 재원의 배분까지도 사회적 대화에서 논의가 돼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사회적 대화의 틀을 만들고 풀어가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는 아직 절반 이상 남아 있다. →민주노총이 대기업 귀족노조를 대변한다는 비판도 많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0년 내란음모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을 때 호주와 영국의 노조들이 ‘김대중 석방’을 요구하는 파업을 결의했다. 그러나 호주와 영국에서는 ‘당연히 노조가 할 일’이라고 받아들였다. 노조는 자국은 물론 외국의 민주화와 인권 상황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출범 당시부터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민주 및 인권 신장 등 사회개혁 투쟁을 내걸었던 것도 그런 취지에서였다. 언론노조나 사무금융노조, 금속노조 등 모든 산별노조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개별 노조들이 어느 순간 단위노조 투쟁에 주력하고, 그게 중점적으로 부각된 측면이 있다. 한 대기업 노조 간부가 ‘수십년간 노동운동을 하면서 가장 후회되는 게 조합원 자녀 대학 학자금 지원을 따낸 것이다. 개별 회사의 학자금 재원들을 모아 우리나라 전체 대학생의 개별 학자금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민주노총이 움직였어야 했다’고 말하더라. 민주노총 역시 개별 사안에 몰두하다 보니 사회적 역할은 묻혀버렸다. 탄력근로제만 해도 (대기업 중심인) 민주노총 조합원이 아닌 중소기업의 비조합원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노조가 없는 전체 일하는 사람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노조가 탄력근로제를 반대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만 하더라도 일부 조합원의 불만을 설득해가면서 비정규직 철폐를 외쳤다. 이런 과정은 생략되고 민주노총이 조직 이기주의로 비춰지는 게 안타깝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언론 탓을 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혁신과 자기 반성을 통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히 정부에 반대만 하는 게 아닌 국가 경영의 주체가 돼야 한다. 자기 희생을 통한 대안을 공격적으로 제시해야 민주노총도 살고 대한민국도 살 수 있다. →현 정부와도 노동계가 각을 세우는 분위기인데. -과거에 차령산맥 이북의 노동 관련 손해배상 사건은 김선수 변호사(현 대법관)가, 이남은 문재인 변호사가 가장 많이 맡았다. 대한민국에서 문 대통령만큼 노동자와 함께 싸웠던 이가 없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노조에 대한 개념 정의가 부족한 것 같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에게 “멈추지 말고, 두려워 말라”고 당부했다.(권 이사장도 가톨릭 신자다) 그러나 촛불정신에 따라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이 분기점에 서 있는 듯하다. 촛불의 주체는 서민과 노동자 등 지금껏 차별을 받아왔던 사람들이고, 이들을 위한 정치가 현 정부의 역사적 소임이다. 소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정권의 존재 가치가 사라진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대과 없이 임기를 마친 대통령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촛불혁명을 통해 당선된 문 대통령은 그래서는 안 된다. 지지율에 연연하는 대신 앞날의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정책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정치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진보정당은 철저히 민생정치에 주력해야 한다. 정의당 등도 민생정치는 무엇인가, 국가는 무엇인가 등을 종합적으로 통찰해 서민 중산층의 희망이 돼야 한다. ‘소득의 평준화’라는 경제 민주화는 사회적으로는 노조가 분위기를 형성하고, 진보정당이 국회에서 현실화해야 한다. 그게 진보정당의 갈 길이고 한국 정치 개혁의 길이다. ‘민주노총과 민노당은 내 영혼’이지만, 지금은 어느 당 소속도 아니다. 진보진영이 다시 통합돼야 한다는 게 변함없는 신념이다. 새롭게 하나가 된 진보정당이 출범하면 다시 당적을 갖겠다. douzirl@seoul.co.kr ●권영길은 누구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경남 산청에서 유년기를 보내다 부산으로 이주해 경남중과 경남고를 거쳐 서울대 농과대학 농잠학과를 졸업했다. 1971년 서울신문 기자로 입사해 파리특파원 등을 지냈다. 부친이 빨치산으로 활동했다는 가정사가 그를 진보운동으로 이끌었다. 안락한 언론인의 자리를 박차고 1988년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초대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1995년 출범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초대위원장을 맡았다. 이듬해 김영삼 정부 시절 ‘노동법 날치기 사건’에 맞서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총파업을 이끌어 법안 철회를 이끌어냈다. 이후 진보 정치인으로 살았다. 민주노동당의 전신인 국민승리 21에 입당해 1997년 15대 대선 후보에 출마하고, 1999년 민노당 창당 뒤 2002년 16대 대선 후보로 나섰다. 민노당 당대표이자 경남 창원에서 2004년 17대, 2008년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고용·노동 전문가인 권혜원 동덕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사위다.
  • [열린세상] 연대임금제와 정책 게임의 판돈/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열린세상] 연대임금제와 정책 게임의 판돈/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한 토론회에서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들의 지나친 고임금 억제를 화두로 제시했다. 해결책 중 하나로 “노동자들이 자신의 임금을 줄이고 협력기업의 임금을 지원”하는 소위 ‘연대임금제’를 소개하고 이의 제도화를 정부에 권고할 것으로 알려졌다.평범한 회사원이라면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 발상이다. 지나친 고임금의 기준은 무엇인가? 자발적으로 줄인다는데 어느 정도의 구성원 동의가 필요한가? 누가 얼마나 임금을 줄여야 하는가? 연대 협력업체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누구에게 얼마나 나누어야 하는가? 이런 문제들에 과연 정답이 있을 수 있고, 그걸 제도화할 수 있을까? 연대임금제의 사례는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사례 회사의 경영진과 노조가 경제적 제약을 고려해 자발적 의사 결정으로 제도를 선택했고, 그 결과와 위험을 오롯이 감수한다는 점이다. 정책 당국자는 이러한 사례를 아름다운 관행으로 평가하고 소개할 수 있다. 하지만 정책 당국자가 이런 좋은 관행이 가능한데 왜 다른 회사들은 실행하지 않느냐며 이를 장려하거나 제도를 추진하는 것은 다른 얘기다. 나심 탈레브의 책 제목으로 유명해진 ‘승부의 책임’(Skin in the Game)이라는 용어가 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서 친구를 위해 샤일록에게 돈을 빌린 안토니오가 저당으로 건 살점 1파운드에서 기원한 용어다. 직접적인 위험과 책임을 감수하지 않으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경우의 위선을 비꼬는 데 쓰인다. 주식 투자도 안 하며 주식 해설로 돈을 버는 전문가, 고객의 돈으로 위험한 투자를 하면서 책임은 없고 보너스만 가져가는 펀드매니저, 자신은 멋진 발표로 주목을 끌지만, 부담은 국민만 지는 정책을 양산하는 정치인들. 탈레브는 책에서 황금률(The Golden Rule)의 폐해와 차선책으로서의 은율(The Silver Rule)을 얘기한다. 황금률은 여러 분이 익숙한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다. 칼 세이건의 말처럼 황금률은 인간의 선호가 다 다르기에 실패하기 쉽고, 과도한 개입주의를 부르는 문제가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게 반드시 남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본인은 좋은 일을 남에게 열심히 하는데 상대방은 고맙기는커녕 불편해한다. 이에 반해 차선책인 은율은 ‘남들이 당신에게 하기를 바라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마라’이다. 황금률과 비슷하지만, 행동 규칙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 다르다. 쉽게 얘기해서 남에게 좋은 일 한다고 뭔가를 강권하는 것보다 남에게 피해를 줄 것 같으면 아예 행동을 삼가고 사는 것이 낫다는 차선책이다. 정책 담당자는 자신이 그 정책의 위험과 책임을 직접 감수하지 않으면, 자신의 선호를 정책으로 전환하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 홍 위원장이 연대임금제를 얘기하려면 승부의 책임을 고민해야 한다. 게임을 하려면 판돈을 걸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대기업 고임금 노동자보다 더 철밥통이라고 생각하는 공무원을 국민과 대통령 앞에 판돈으로 내놓기를 권한다. 대통령께 공무원 복지 포인트 비과세 폐지를 주장하시라. 터무니없는 공무원 공로연수제도 없애자고 주장하시라. 복잡한 공무원 임금 체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무원 임금도 민간 중위 수준으로 연대 조정하자 하시라. 이 정도의 판돈을 거시면 정책의 진정성을 믿어 보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본인이 단지 아름답고 정의롭다고 판단하는 연대임금제를 황금률의 이름으로 강권하지 마시라. 공무원 월급을 민간 중위 수준으로 조정하는 게 고통스럽다고 공무원들이 아우성치면 대기업 노동자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자명한 생각을 떠올리시고 차선책인 은율에 따라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마시라. 소득주도성장은 공정경제, 혁신성장과 함께 현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이다. 그러나 최저임금의 인상 이외에 뾰족한 내용이 없는 소득주도성장의 완성을 위해 초과이익공유제와 연대임금제가 등장했다. 당국의 고민과 선의를 이해한다. 하지만 당국자는 자신의 선호를 정책으로 밀어붙이는 것보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곱씹을 필요가 있다.
  • ‘朴정부 수족’ 자처한 양승태 사법부… 지시마다 노골적 재판 개입

    ‘朴정부 수족’ 자처한 양승태 사법부… 지시마다 노골적 재판 개입

    청와대 “日, 돈 보내면 모든 절차 끝내라” 법원행정처, 외교부에 의견서 제출 독촉 靑, 원세훈 실형 선고되자 큰 불만 표시 “박근혜 가면 엄단” 우병우 요청도 이행 19일 법관대표회의서 법관 탄핵 논의 임종헌 1심, 중앙지법 신설재판부 배당지난 14일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이 법원에 제출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는 박근혜 정부의 지시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양승태 사법부의 면면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청와대는 직간접적으로 특정 현안에 대한 의사를 표시했고, 법원행정처는 이를 받아들여 검토 보고서를 만들고 재판 개입을 시도했다. 행정부와 사법부의 결탁이었다.15일 임 전 차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과거 법원행정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숙원 사업인 상고법원 등의 추진을 위해 강제징용 손해배상, 위안부 손해배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사건 등 박근혜 정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재판에 다수 개입했다. 2016년 중순 박 전 대통령은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외교부에 “위안부 관련 재단이 6월이면 설립되고, 6~7월이면 일본에서 약속한 대로 돈을 보낼 전망이니 그로부터 1~2개월 후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모든 프로세스를 8월 말까지 끝내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정작 이 명령에 적극적으로 반응한 것은 외교부가 아닌 법원행정처였다. 법원행정처는 의견서 제출을 미루던 외교부에 ‘프로세스를 시작해야 하니 조속히 의견서를 제출해 달라’고 독촉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연루된 국정원 댓글 사건을 놓고서 청와대는 더욱 적극적으로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는 원 전 원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법원행정처에 ‘항소 기각’ 판결을 기대하며 선고 전망을 물었고, 임 전 차장은 “결과 예측이 어려워 법원행정처도 불안해하고 있는 입장”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실형이 선고되자 청와대는 큰 불만을 표시하며 “향후 결론에 재고의 여지가 있으면 상고심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고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줄 것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보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상고심 주심이었던 민일영 전 대법관이 실제로 요청을 따랐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9일 비공개 소환조사했다. 박 전 대통령 개인 민원 성격의 법리 검토도 청와대가 법원행정처에 지시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박 전 대통령은 ‘비선의료진’ 소송과 관련해선 직접적으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통해 검토를 요청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나온 안건이 그대로 법원행정처에 전달되기도 했다. 2015년 5월 김 전 실장은 대통령을 풍자하는 가면이 유통되자 우 전 수석으로 하여금 “관련자를 색출하고 수사해서 반드시 엄단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우 전 수석은 법원행정처에 가면 판매자에게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부과해 판매를 중지시킬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고, 법원행정처는 관련 보고서를 만들어 전달했다. 한편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속 대표판사 12명은 최근 대구지법 안동지원 판사 6명이 제출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연루 판사들에 대한 탄핵 촉구 결의안’을 놓고 각급법원에서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사법연수원에서 열리는 2차 법관대표회의에서 법관 탄핵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임 전 차장 사건을 지난 12일 신설된 형사36부(부장 윤종섭)에 배당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유은혜 “임기 내 사회부총리 힘 키우겠다”

    유은혜 “임기 내 사회부총리 힘 키우겠다”

    우 부총리 첫 기자단 간담회 “온종일돌봄체계, 생활SOC 등 부처 협업 필요”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임기 중 사회부총리 역할을 이전 보다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유 부총리는 이를 위해 내년에 신설하겠다고 밝힌 미래교육위원회를 통해 부처간 협업 구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유 부총리는 이날 정부 세종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교육부 장관은 김대중 정부 때 사회부총리로 격상됐는데 지금까지 교육부장관은 제도적 지원 등의 부족으로 인해 사회부총리로서 역할이 제한적이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유 부총리는 “교육 정책은 여러 부처들이 협업해야 하는 일들이 많은데 이러한 협업체계를 강화해 (임기 중) 사회부총리 역할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부처 간 협업이 필요한 정책으로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이나 생활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을 예로 들었다.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은 보건복지부 생활SOC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연관 돼 있다. 유 부총리는 이러한 부처간 협업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취임식 때 내년에 설립하겠다고 밝힌 미래교육위원회를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부총리로서 미래인재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 중복을 막기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미래교육위는 사회부총리로서 국가 미래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예산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교육위에 민간 전문가를 포함한 논의의 틀을 만들겠다며 미래교육위 구성과 타 부처 연계 방안 등 구체적 계획에 대해서는 올 연말까지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에 계획됐던 고교무상교육을 1년 앞당겨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유 부총리는 “고교무상교육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대한민국만 시행을 못하고 있는 정책으로 내년도 늦은 감이 있다”고 했다. 당장 최소 2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는 국회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교부율을 높이는 것으로 법개정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즉각 시행이 어렵다면 시도교육감과 협의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면서 “예산 결정권을 가진 기획재정부와도 협의를 시작했다. 적어도 내년 2학기부터는 고교무상교육이 단계적으로 시작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전임인 김상곤 전 부총리의 성과에 대해 “일관된 방향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셨지만 대입제도와 유치원 방과후 영어 등이 현장의 목소리와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의견 조율을 하는데 부족해 생긴 혼란이 있었다고 본다”면서 “현장에서 각 당사자들과의 소통을 충분히 하도록 노력하겠다”말했다. 전교조의 법외노조와 관련해서는 “법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상의하겠다”고 기존의 원칙적 입장을 고수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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