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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준법위 “李부회장 사과 의미있게 평가… 실천 방안 보강하라”

    삼성 준법위 “李부회장 사과 의미있게 평가… 실천 방안 보강하라”

    삼성전자 등 7개사가 낸 개선안은 ‘퇴짜’ “구체적 플랜 부족… 뒷받침할 방안 마련을” 재계, 李사과 파기환송심 양형 영향 촉각 “재판부 요구 부응” “실형땐 리스크 우려”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의미 있게 평가한다”면서도 구체적 이행 방안이 미흡하다며 보강을 요구했다. 준법위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제5차 정례회의를 열고 전날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노조문제, 시민단체와의 소통 등에 대해 사과한 데 대해 “위원회 권고에 따라 이 부회장의 답변 발표가 직접적으로 이뤄지고 준법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점에 대해 의미 있게 평가한다”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7개 관계사가 제출한 ‘이행 로드맵’은 위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구체적 액션플랜으로 부족하다”며 퇴짜를 맞았다. 준법위는 지난 3월 11일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관계사에 3대 의제에 대해 대국민 사과와 시정, 개선을 요구하는 권고안을 보내고 답변 시한을 당초 4월 10일에서 오는 11일까지로 한 달 연장해 준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사과와 별도로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관계사는 개선 방안을 준법위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준법위는 “위원들은 구체적인 실행방안, 즉 준법 의무 위반이 발생하지 않을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수립, 노동 3권의 실효성 있는 보장, 시민사회의 실질적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 방안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조만간 더욱 자세한 개선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관계사에 요청했다”고 밝혔다.이 부회장의 사과에 대해 준법위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준법위 자체가 재판부의 뜻에 따라 마련된 외부 독립기구이고, 준법위가 권고하고 이 부회장이 회신하고 다시 준법위가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 역시 “삼성의 준법감시제도는 실효적으로 운영돼야 양형 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재판부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사과 자체가 준법위 권고에 대한 답변을 넘어서 결국 큰 흐름으로는 재판관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삼성 입장에서는 실형 대신 집행유예로 양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려고 법무적 리스크를 무릅쓰고 사과한 것인데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될까 봐 우려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준법위는 이 부회장이 4세 경영권 승계 중단, 무노조 경영 원칙 포기 등 파격적인 결단으로 네 가지 주요 권고를 모두 수용한 것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재판이 끝나도 준법위의 역할과 향후 활동을 보장한 만큼 이번 사과를 계기로 준법위가 과거사 대신 삼성 계열사들의 준법경영 의무 위반을 예방하는 본연의 역할로 무게중심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사과 빠져…제대로 된 대처 나올 때까지 투쟁”

    “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사과 빠져…제대로 된 대처 나올 때까지 투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무노조 경영 포기를 선언하며 고개를 숙인 그 시간 사옥 앞 25m 철탑 위에 있던 김용희(62)씨는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실시간 중계로 지켜봤다. 333일째 삼성의 노조 탄압에 항의하며 고공 농성을 이어 온 해고 노동자 김씨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부회장에게 돌려준 김씨의 대답은 세 번째 단식이었다. ●“형량 줄이기 위한 형식적 제스처” 김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노동자로서 할 수 있는 게 고공농성과 단식뿐”이라며 “이 부회장의 진정한 사과 전까지 내려가지 않겠다”고 했다. 김씨는 1982년 12월 삼성항공 창원 1공장에 입사해 경남 지역 삼성 노조 설립위원장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1995년 5월 해고됐다. 지난해 6월 3일부터 서초사옥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고, 같은 달 10일부터는 철탑 위에 올랐다. 누구보다 간절히 이 부회장의 참회를 기다린 김씨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그는 “기대하는 마음으로 사과를 지켜봤지만, 실망뿐이다. 진정한 사과가 아닌 형량을 줄이기 위한 형식적인 제스처”라고 잘라 말했다. 김씨는 “이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포기 방침은 무의미한 선언에 불과하다”며 “노조 설립은 헌법에도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인데 삼성이 이제까지 모른 척해 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무노조 포기 방침, 무의미한 선언” 삼성과 싸우며 가족과 건강을 잃은 김씨가 원하는 것은 세 가지다. 김씨는 “처음 철탑에 올랐을 때부터 이 부회장이 해고 노동자들에게 직접 사과하고, 이들을 명예 복직시키고, 해고 기간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제대로 된 사과와 대책 없이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지 않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피해자 관련 시민단체도 이날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기습적인 이 부회장의 기만적 대국민 사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삼성의 노조 탄압과 불법적 이윤 추구의 피해자를 위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삼성 준법위 “李부회장 사과 의미있게 평가… 실천 방안 보강하라”

    삼성 준법위 “李부회장 사과 의미있게 평가… 실천 방안 보강하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의미 있게 평가한다”면서도 구체적 이행 방안이 미흡하다며 보강을 요구했다.  준법위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제5차 정례회의를 열고 전날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노조문제, 시민단체와의 소통 등에 대해 사과한 데 대해 “위원회 권고에 따라 이 부회장의 답변 발표가 직접적으로 이뤄지고 준법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점에 대해 의미 있게 평가한다”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7개 관계사가 제출한 ‘이행 로드맵’은 위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구체적 액션플랜으로 부족하다”며 퇴짜를 맞았다.  준법위는 지난 3월 11일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관계사에 3대 의제에 대해 대국민 사과와 시정, 개선을 요구하는 권고안을 보내고 답변 시한을 당초 4월 10일에서 오는 11일까지로 한 달 연장해 준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사과와 별도로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관계사는 개선 방안을 준법위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준법위는 “위원들은 구체적인 실행방안, 즉 준법 의무 위반이 발생하지 않을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수립, 노동 3권의 실효성 있는 보장, 시민사회의 실질적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 방안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조만간 더욱 자세한 개선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관계사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준법위 관계자는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보완된 개선 방안을 제출받는 대로 임시 회의를 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의 사과에 대해 준법위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준법위 자체가 재판부의 뜻에 따라 마련된 외부 독립기구이고, 준법위가 권고하고 이 부회장이 회신하고 다시 준법위가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 역시 “삼성의 준법감시제도는 실효적으로 운영돼야 양형 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재판부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사과 자체가 준법위 권고에 대한 답변을 넘어서 결국 큰 흐름으로는 재판관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삼성 입장에서는 실형 대신 집행유예로 양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려고 법무적 리스크를 무릅쓰고 사과한 것인데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될까 봐 우려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준법위는 이 부회장이 4세 경영권 승계 중단, 무노조 경영 원칙 포기 등 파격적인 결단으로 네 가지 주요 권고를 모두 수용한 것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재판이 끝나도 준법위의 역할과 향후 활동을 보장한 만큼 이번 사과를 계기로 준법위가 과거사 대신 삼성 계열사들의 준법경영 의무 위반을 예방하는 본연의 역할로 무게중심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무대 잃고 매일 밤 도로 누벼도… 손에 쥔 건 100만원

    무대 잃고 매일 밤 도로 누벼도… 손에 쥔 건 100만원

    배우들, 출연 예정 작품 줄줄이 취소·연기 대리운전·배달 등 일용직으로 생계 유지 대관료·월세 감당 못한 대학로 극장 폐관 일당·주급받는 방송계 비정규직도 직격탄 외주 방송작가 절반 “임금 손실·실직 우려” “긴급 실업수당·표준 근로계약서 정착 필요”서울 대학로에서 활동하는 연극배우 A씨는 오전 10시쯤 하루를 시작한다. 식비를 줄이기 위해 집에서 아침 겸 점심 식사를 한꺼번에 해결하고 서울 각지의 영화사에 자신을 알리는 프로필을 돌리러 집을 나선다. 반기는 이 없는 영화사를 돌고 해가 질 무렵이면 일터로 향한다. 그가 가는 곳은 대학로 지하 소극장도, 연습장도 아닌 도로 위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기 시작한 지난 2월 말부터 A씨는 생계의 터전인 무대를 잃고 아르바이트로 뛰던 대리운전을 주업 삼아 버티고 있다. 코로나 삭풍 끝자락에 사회는 조금씩 숨통을 트지만 ‘비주류’의 현실은 여전히 팍팍하다. 공연 취소 및 연기로 설 자리를 잃은 배우들은 아르바이트 현장으로 내몰렸고, 경영난에 폐업을 결정한 소극장까지 나왔다. A씨 역시 출연이 예정됐던 작품이 줄줄이 취소·연기됐다. 대학로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지방 순회공연이 잡혔던 작품은 모두 무대를 접었고, 다른 두 작품은 각각 개막 일정이 올해 9월과 내년 4월로 미뤄졌다. 연극만으로는 생계를 꾸릴 수 없어 짬짬이 해 온 대리운전은 운행 시간을 늘렸지만 수입은 줄었다. 오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일해도 잡히는 일감은 4~5건에 그친다.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맞춰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이 늘었고, 술자리 등 외부 활동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A씨는 “함께 연극을 하면서 만난 아내도 작품이 중단되면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지난달에 둘이 합쳐 100만원 정도 손에 쥐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다른 배우들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했다. A씨는 “코로나 사태가 끝날 때까지 목돈이나 벌겠다며 막노동 현장을 찾아 지방으로 떠난 동료들도 있고, 영화관이나 카페서 일하던 친구들은 손님이 줄면서 잘려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극단과 극장 대표들의 상황 역시 참혹하다. 3개월 넘게 소득은 없는데 대관료와 직원 월급 등 고정 지출은 고스란히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대학로에서 ‘예술극장 나무와 물’을 운영해 온 정유란 대표는 최근 월세 부담에 극장 폐관을 결정했다. 대학로에서 극단을 운영하고 있는 B대표는 높은 대관료와 이를 돌려받을 수 없는 구조를 지적했다. 그는 “대학로에 극단과 소극장이 몰려 있다 보니 터무니없이 높은 대관료를 받고 있다. 대학로 메인 거리의 소극장은 매월 1300만원 정도를 대관료로 받는데 코로나19로 공연을 취소하더라도 이미 낸 대관료는 돌려받을 수 없다”면서 “대관료 지원이나 일부 상환 등 정부 차원의 지원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당이나 주급, 방송분에 따라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형태인 ‘바우처’로 임금을 받아 온 방송계 비정규직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방송사들이 코로나19 비상 체제에 들어가면서 기존 프로그램을 편성에서 빼거나 촬영을 중단했다. 당장 수입이 없어진 이들 상당수는 택배 등 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10년차 드라마 스태프 C씨는 “2~3월에 들어가려던 드라마가 계속 미뤄지며 몇 달간 수입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작가들 역시 생계 곤란을 호소한다. 방송 재개까지 기약이 없는 상태로 몇 달째 “기다려 달라”는 말만 듣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실이 지난달 29일 낸 ‘독립PD·방송(외주)작가 노동실태와 정책지원 방안 연구’에 따르면 작가의 48.4%가 코로나19 이후 임금 손실이 있었으며, 48.9%는 실직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지역 방송국에서 컴퓨터그래픽을 담당하는 D씨는 “방송국 내 프리랜서들은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고 10년씩 일한다”며 “요즘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더욱 고용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긴급 실업수당 등 직접적 대책과 함께 장기적으로 표준 근로계약서 정착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김기영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장는 “코로나19로 정부가 휴업 수당을 준다고 발표를 했음에도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방송 비정규직들은 혜택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마스크, 美 정치 논쟁 중심에 서다

    마스크, 美 정치 논쟁 중심에 서다

    양측 총기·낙태 등 대립된 이슈에 추가 보수파 “국가, 개인의 자유에 간섭 말라” 진보측 감염 막기 위해 의무 사용 주도 일각선 “예방 도구를 정치화시켜” 비판마스크를 쓸지 물어보면 정치성향까지 알 수도 있다. ‘개인의 자유가 우선’인 보수와 ‘공익을 위해 개인의 권리를 내려놓을 수 있다’는 진보 간 ‘마스크 찬반론’이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이야기다. 총기·낙태·동성애와 같은 전통적 이슈에 이어 마스크가 코로나19 시대의 이념전쟁을 촉발하고 있다. 일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6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전날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마스크 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시간 ‘정적’인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스카프로 얼굴을 가리고 의회 일정을 소화한 모습을 대비하며 “마스크가 공화·민주당 간 정쟁의 가장 최근 전장에 등장했다”고 전했다. 마스크나 스카프로 자주 얼굴을 가리는 펠로시 의장은 이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트럼프에 대해 “그는 자만심에 차 있다. 마스크를 쓰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성토했다. 환자나 범죄자가 쓴다는 인식 때문에 미국인들은 마스크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정파에 따른 입장차가 더욱 두드러진다. 국가 간섭을 싫어하는 전통을 가진 미국 보수주의자들은 마스크 착용 역시 개인의 선택 문제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마스크 착용 여부에 대해 “권고 사항일 뿐이다. 알아서 (판단)할 일”이라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달 초 백악관 브리핑 발언은 이 같은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 준 사례다. 최근 봉쇄 완화 요구 시위에 참여한 보수 진영 지지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여기에 미 보수주의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기독교 원리주의자들까지 마스크 찬반론에 끼어들었다. 공화당 소속인 니노 비틀리 오하이오주 하원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미국은 유대·기독교의 원칙에 따라 세워진 위대한 나라이며, 이 원칙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과 모습으로 창조됐다는 것”이라며 신의 형상을 본떠 창조된 자신의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진보 진영은 마스크 착용 권고에 호응하는 분위기가 대체적이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진보주의자들은 전염병 대유행의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는 불편함을) 개인의 양보로 감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민주당 의원들은 항공승무원 노조의 지원을 받아 트럼프 행정부가 반대하고 있는 항공기 내 마스크 사용 의무화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일각에서는 감염 예방을 위한 ‘도구’인 마스크가 지나치게 이데올로기화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에서 코로나19 이슈를 정치적으로 선동하는 일부 논객들의 행태에 대한 자성론도 제기된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주의 논객인 로드 드레허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가 반발에 부딪혀 시행 하루 만에 철회한 오클라호마주 스틸워터시의 사례를 소개하며 “많은 보수주의자들이 사실보다는 이념에 의해 코로나19에 반응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대국민 사과 후…삼성 준법위 “이재용 사과 의미 있게 평가”

    대국민 사과 후…삼성 준법위 “이재용 사과 의미 있게 평가”

    준법위 “구체적 실행 방안 필요” 7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놓은 대국민 사과에 대해 의미있게 평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사옥에서 제5차 정례회의 후 낸 입장문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답변 발표가 직접적으로 이루어지고 준법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점에 의미 있게 평가한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 즉 준법 의무 위반이 발생하지 않을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의 수립, 노동3권의 실효성 있는 보장, 시민사회의 실질적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 방안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조만간 보다 자세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관계사에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날 준법위 회의는 크게 1부와 2부로 나눠 1부는 전날 있었던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문 발표에 대한 위원회의 입장에 대해 논의했고, 2부에서는 내부거래승인·신고제보 등과 관련한 정기회의를 진행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전날 서초구 삼성사옥 다목적홀에서 “대한민국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며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올 3월 10일 준법감시위가 경영권 승계, 노조 와해 논란, 준법감시위 활동과 재판 논란 등과 관련해 사과를 권고하면서 이뤄졌다. 이 부회장은 “오늘의 삼성은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민의 사랑과 관심 덕분”이라면서도 “기술과 제품은 일류라는 평가를 받지만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시대의 변화에 둔감했다. 저의 잘못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무노조 경영과 관련해선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란 평가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노동 3권을 철저히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재용 사과한 날, 철탑 위 해고노동자 김용희는 세 번째 단식을 시작했다.

    이재용 사과한 날, 철탑 위 해고노동자 김용희는 세 번째 단식을 시작했다.

    7일로 333일째 철탑 위 고공농성 중인해고노동자 김용희 인터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무노조 경영 포기를 선언하며 고개를 숙인 그 시간 사옥 앞 25m 철탑 위에 있던 김용희(62)씨는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실시간 중계로 지켜봤다. 333일째 삼성의 노조 탄압에 항의하며 고공 농성을 이어 온 해고 노동자 김씨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부회장에게 돌려준 김씨의 대답은 세 번째 단식이었다. 김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노동자로서 할 수 있는 게 고공농성과 단식뿐”이라며 “이 부회장의 진정한 사과 전까지 내려가지 않겠다”고 했다. 김씨는 1982년 12월 삼성항공 창원 1공장에 입사해 경남 지역 삼성 노조 설립위원장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1995년 5월 해고됐다. 지난해 6월 3일부터 서초사옥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고, 같은 달 10일부터는 철탑 위에 올랐다. 누구보다 간절히 이 부회장의 참회를 기다린 김씨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그는 “기대하는 마음으로 사과를 지켜봤지만, 실망뿐이다. 진정한 사과가 아닌 형량을 줄이기 위한 형식적인 제스처”라고 잘라 말했다.김씨는 “이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포기 방침은 무의미한 선언에 불과하다”며 “노조 설립은 헌법에도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인데 삼성이 이제까지 모른 척해 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싸우며 가족과 건강을 잃은 김씨가 원하는 것은 세 가지다. 김씨는 “처음 철탑에 올랐을 때부터 이 부회장이 해고 노동자들에게 직접 사과하고, 이들을 명예 복직시키고, 해고 기간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제대로 된 사과와 대책 없이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지 않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피해자 관련 시민단체도 이날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기습적인 이 부회장의 기만적 대국민 사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삼성의 노조 탄압과 불법적 이윤 추구의 피해자를 위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개인의 자유냐, 공익이냐...新정치논쟁 된 美 마스크 찬반론

    개인의 자유냐, 공익이냐...新정치논쟁 된 美 마스크 찬반론

    미국 보수·진보 간 이념전쟁의 한복판에 마스크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개인의 자유가 우선이냐, 공익을 위해 개인이 불편을 감수할 수 있느냐’에 대한 정치적 태도가 ‘마스크 찬반론’으로 이어지며 총기나 세금 등을 놓고 벌어진 정치 논쟁이 코로나19 시대에 다시 불붙고 있다. 일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6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전날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마스크 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시간 ‘정적’인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스카프로 얼굴을 가리고 의회 일정을 소화한 모습을 대비하며 “마스크가 공화·민주당 간 정쟁의 가장 최근 전장에 등장했다”고 전했다. 마스크나 스카프로 자주 얼굴을 가리는 펠로시 의장은 이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트럼프에 대해 “그는 자만심에 차 있다. 마스크를 쓰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성토했다. 환자나 범죄자가 쓴다는 인식 때문에 미국인들은 마스크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정파에 따른 입장차가 더욱 두드러진다. 국가 간섭을 싫어하는 전통을 가진 미국 보수주의자들은 마스크 착용 역시 개인의 선택 문제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마스크 착용 여부에 대해 “권고 사항일 뿐이다. 알아서 (판단)할 일”이라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달 초 백악관 브리핑 발언은 이 같은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 준 사례다. 최근 봉쇄 완화 요구 시위에 참여한 보수 진영 지지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여기에 미 보수주의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기독교 원리주의자들까지 마스크 찬반론에 끼어들었다. 공화당 소속인 니노 비틀리 오하이오주 하원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미국은 유대·기독교의 원칙에 따라 세워진 위대한 나라이며, 이 원칙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과 모습으로 창조됐다는 것”이라며 신의 형상을 본떠 창조된 자신의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진보 진영은 마스크 착용 권고에 호응하는 분위기가 대체적이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진보주의자들은 전염병 대유행의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는 불편함을) 개인의 양보로 감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민주당 의원들은 항공승무원 노조의 지원을 받아 트럼프 행정부가 반대하고 있는 항공기 내 마스크 사용 의무화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고도 전했다.일각에서는 감염 예방을 위한 ‘도구’인 마스크가 지나치게 이데올로기화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에서 코로나19 이슈를 정치적으로 선동하는 일부 논객들의 행태에 대한 자성론도 제기된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주의 논객인 로드 드레허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가 반발에 부딪쳐 시행 하루 만에 철회한 오클라호마주 스틸워터시의 사례를 소개하며 “많은 보수주의자들이 사실보다는 이념에 의해 코로나19에 반응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르포]무대 잃고 도로 위 달리는 배우들…손에 쥔 월급은 50만원

    [르포]무대 잃고 도로 위 달리는 배우들…손에 쥔 월급은 50만원

    서울 대학로에서 활동하는 연극배우 A씨는 오전 10시쯤 하루를 시작한다. 식비를 줄이기 위해 집에서 아침 겸 점심 식사를 한꺼번에 해결하고 서울 각지의 영화사에 자신을 알리는 프로필을 돌리러 집을 나선다. 반기는 이 없는 영화사를 돌고 해가 질 무렵이면 일터로 향한다. 그가 가는 곳은 대학로 지하 소극장도, 연습장도 아닌 도로 위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기 시작한 지난 2월 말부터 A씨는 생계의 터전인 무대를 잃고 아르바이트로 뛰던 대리운전을 주업 삼아 버티고 있다.코로나 삭풍 끝자락에 사회는 조금씩 숨통을 트지만 ‘비주류’의 현실은 여전히 팍팍하다. 공연 취소 및 연기로 설 자리를 잃은 배우들은 아르바이트 현장으로 내몰렸고, 경영난에 폐업을 결정한 소극장까지 나왔다. A씨 역시 출연이 예정됐던 작품이 줄줄이 취소·연기됐다. 대학로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지방 순회공연이 잡혔던 작품은 모두 무대를 접었고, 다른 두 작품은 각각 개막 일정이 올해 9월과 내년 4월로 미뤄졌다. 연극만으로는 생계를 꾸릴 수 없어 짬짬이 해 온 대리운전은 운행 시간을 늘렸지만, 수입은 줄었다. 오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일해도 잡히는 일감은 4~5건에 그친다.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맞춰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이 늘었고, 술자리 등 외부 활동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A씨는 “함께 연극을 하면서 만난 아내도 작품이 중단되면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지난달에 둘이 합쳐 100만원 정도 손에 쥐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다른 배우들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했다. A씨는 “코로나 사태가 끝날 때까지 목돈이나 벌겠다며 막노동 현장을 찾아 지방으로 떠난 동료들도 있고, 영화관이나 카페서 일하던 친구들은 손님이 줄면서 잘려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극단과 극장 대표들의 상황 역시 참혹하다. 3개월 넘게 소득은 없는데 대관료와 직원 월급 등 고정 지출은 고스란히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대학로에서 ‘예술극장 나무와 물’을 운영해 온 정유란 대표는 최근 월세 부담에 극장 폐관을 결정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코로나19로 2월부터 멈춘 공연장에 수입이 1원도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매월 내야 하는 월세를 감당하기가 어려웠다”며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대학로에서 극단을 운영하고 있는 B대표는 높은 대관료와 이를 돌려받을 수 없는 구조를 지적했다. 그는 “대학로에 극단과 소극장이 몰려 있다 보니 터무니없이 높은 대관료를 받고 있다. 대학로 메인 거리의 소극장은 매월 1300만원 정도를 대관료로 받는데 코로나19로 공연을 취소하더라도 이미 낸 대관료는 돌려받을 수 없다”면서 “대관료 지원이나 일부 상환 등 정부 차원의 지원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일당이나 주급, 방송분에 따라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형태인 ‘바우처’로 임금을 받아 온 방송계 비정규직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방송사들이 코로나19 비상 체제에 들어가면서 기존 프로그램을 편성에서 빼거나 촬영을 중단했다. 당장 수입이 없어진 이들 상당수는 택배 등 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10년차 드라마 스태프 C씨는 “2~3월에 들어가려던 드라마가 계속 미뤄지며 몇 달간 수입이 없는 상태”라며 “아르바이트를 급하게 구하는 동료들이 많다”고 했다. 작가들 역시 생계 곤란을 호소한다. 방송 재개까지 기약이 없는 상태로 몇 달째 “기다려 달라”는 말만 듣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실이 지난달 29일 낸 ‘독립PD·방송(외주)작가 노동실태와 정책지원 방안 연구’에 따르면 작가 48.4%가 코로나19 이후 임금 손실이 있었으며, 48.9%는 실직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지역 방송국에서 컴퓨터그래픽을 담당하는 D씨는 “방송국 내 프리랜서들은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고 10년씩 일한다”며 “요즘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더욱 고용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긴급 실업수당 등 직접적 대책과 함께 장기적으로 표준 근로계약서 정착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김기영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장는 “코로나19로 정부가 휴업 수당을 준다고 발표를 했음에도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방송 비정규직들은 혜택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고용노동부, “파견 운전 포스코 계열사 직원 직접 고용해야” 결정

    고용노동부, “파견 운전 포스코 계열사 직원 직접 고용해야” 결정

    포스코와 포스코케미칼 등에 파견돼 운전원으로 근무한 포스코휴먼스 직원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7일 포스코와 포스코휴먼스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포항고용노동지청은 6월 5일까지 포스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스코케미칼에 포스코휴먼스 파견 운전원을 직접 고용하라고 지시했다. 포스코휴먼스는 포스코 계열사로 포스코 및 그룹사를 대상으로 사무지원, 세탁서비스, IT지원, 차량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이 회사 노동조합은 지난해 11월 포항고용노동지청에 “파견 운전원으로 근무하는 직원이 2년 동안 동일 사업장에서 같은 업무를 본 만큼 포스코 등이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진정을 냈다. 포항지청은 포스코와 RIST, 포스코케미칼에 파견 근로한 운전원 진정인 10명과 회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거쳐 파견법 위반인 만큼 직접 고용하도록 시정명령지시를 내렸다. 포스코휴먼스 노조는 “포스코, RIST, 포스코케미칼은 즉각 시정명령지시를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고용노동부의 시정지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후속 조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사설] 파기환송심 앞둔 이재용 부회장 사과, 법치는 지켜져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어제 탈법적인 경영권 승계에 대한 반성과 무노조 경영 원칙을 포기하겠다는 등의 내용으로 대국민 사과문을 직접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 지탄을 받을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편법으로 경영권을 승계했다는 것을 간접 시인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는 더 나아가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천명해 ‘4세 세습 포기’로 받아들여진다. 노사관계에서도 시대의 변화를 반영해 “무노조 경영 포기”와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배경은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사건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가 삼성 내부에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이 이를 받아들여 지난 2월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출범했고, 준법감시위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 부회장이 직접 국민들에게 사과할 것과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포기’를 선언할 것 등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당초 시한은 지난달 10일이었으나 삼성 측이 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오는 11일로 한 달 미뤘다가 날짜를 조금 앞당겨 사과했다. 삼성이 ‘4세 승계 포기’와 노사관계 개선 등을 솔선수범한다면, 한국 대기업의 경영 형태가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환영한다. 그러나 삼성은 2006년 삼성 X파일 사건, 2008년 삼성 비자금 의혹사건 때도 대국민 사과와 경영 쇄신안을 내놓았으나 유야무야된 과거가 있다. 따라서 이 사과문이 현실화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오히려 이 부회장의 이번 사과가 대법원이 파기환송시킨 취지를 훼손해 사법부의 오랜 관행인 ‘재벌 봐주기’로 변질되지 않을까를 우려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의 도움을 기대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묵시적 청탁과 함께 뇌물을 주었다고 판단했고 뇌물액수도 36억원에서 86억원으로 상향했다. 재판부는 실형의 가능성을 높여 파기환송했던 대법원의 법정신을 유지해야 법치주의가 훼손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사설] 청년 채용 절벽, 맞춤 대책이 필요해

    코로나19로 많은 기업이 신규 채용을 연기하면서 청년 고용이 절벽 수준이다. 지난 3월 청년(15~29세) 고용률은 41.9%로 전년 동월보다 1.9% 포인트 떨어졌다.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의 고용률이 59.5%로 전년 동월보다 0.9% 포인트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청년층이 입는 피해가 크다는 의미이다. 문제는 이런 영향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어제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제언’이란 보고서에서 “3월 중순 이후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한 데 따른 영향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으며 2분기 이후 고용 충격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 홀로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세계경제의 영항을 크게 받을 공산이 크다. 또 취업하지 못한 청년은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정부 지원이 더욱 절실하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첫 취직이 1년 늦어지면 같은 연령의 노동자에 비해 첫 취직 후 10년 동안 임금이 연평균 4~8% 낮아진다. 정부는 지난 1일 제1차 고용위기 대응반 회의를 열고 55만개의 공공 및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소 늦게 시작된 청년 일자리 대책인 만큼 보다 빠르고 구체적인 실행이 필요하다. 한국형 실업부조에 해당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청년층에 한해 파격적으로 실행해보는 방안은 어떤가. 정부는 2019년 근거 법령인 ‘구직자 취업촉진 및 생활안정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해 중위소득 50∼120%에 속하는 18∼34세 청년은 정부의 선발과정을 거쳐 구직촉진수당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으나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양대 노총도 ‘코로나 해고금지’ 등 기존 취업자만 보호할 것이 아니라 미래 노조원이 될 청년 고용에도 관심을 가지길 주문한다. 고령화될 인구를 부양할 미래 세대인 청년층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절실하다.
  • 국정농단 재판부 ‘진지한 반성’ 참작 여부가 관건

    국정농단 재판부 ‘진지한 반성’ 참작 여부가 관건

    “재발 방지 대국민 약속, 감경 요소로 충분” “재판 맞물려 사과… 진정성 없어” 지적도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밝힌 사과에는 크게 두 가지 내용이 담겼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추가 논란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과 ‘무노조 경영’을 철폐하겠다는 것으로, 모두 진행 중인 수사 및 재판과 직접 연결돼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과가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뇌물액수가 더 늘어난 이 부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면하기 위한 노림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지난해 10월 첫 재판에서 준법감시제도 마련을 주문했고, “실효적으로 운영돼야 양형의 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사과와 위원회 활동 등을 토대로 양형기준의 감경 요소 가운데 ‘진지한 반성’이 이뤄졌는지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다시는 범법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재판부가 고려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인 김남근 변호사는 “‘진정한 반성’이라면 진작 사과를 했어야 했다”면서 “재판 등 주변 상황에 맞물려 사과를 한 것이므로 진정성이 있다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미국 연방법원 양형 기준 8장을 근거로 준법감시기구를 양형 조건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 조항은 ‘개인 범죄’가 아니라 ‘기업 범죄’가 대상이라 이 부회장 건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가 2년간 이어 온 삼성 합병 의혹 관련 수사는 이르면 이달 안에 결론이 날 전망이다. 수사팀은 이 부회장의 소환 시기 등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절박한 위기감에 ‘4세 경영 포기’… 李 “국격 맞는 새 삼성 만들겠다”

    절박한 위기감에 ‘4세 경영 포기’… 李 “국격 맞는 새 삼성 만들겠다”

    주변 반대에도 결단… 사과문 직접 작성 삼성, 전문경영인 체제 대전환 의지 표명 재계 “승계 할증 등 현실적 어려움 반영” 참여연대 “이벤트성 사과… 해결책 내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 자리에서 ‘4세 경영 종식’이라는 파격적인 선언을 내놓으면서 재계가 술렁이고 있다.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이건희 회장→이재용 부회장에서 경영권 승계를 중단하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장기적으로 삼성 계열사 전반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는 기업의 규모로 보나 IT업의 특성으로 보나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 이것이 제가 갖고 있는 절박한 위기의식”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경영권 승계 중단 선언에 대해 일부 참모는 반대했지만 이 부회장이 오랫동안 고민해 온 자신의 확고한 결단임을 피력하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사과문은 누가 써 주거나 조언해 준 게 아니라 이 부회장이 직접 고민한 결과를 진정성 있게 담은 것임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자녀에게 경영권 승계를 하려면 현재 기본 상속세율 50%에 대주주 경영권 승계 할증이 더해진 65%를 내야 하고 공정거래법에서도 다양한 규제 장치가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도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이날 이 부회장은 지난 6년간 삼성을 이끌어 온 스스로에 대한 비판을 토로하며 ‘뉴 삼성’의 비전과 의지도 함께 내세웠다. 그는 “2014년 (이건희) 회장님이 쓰러지시고 난 뒤 부족하지만 회사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큰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하긴 어렵다”면서도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삼성의 오늘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라면서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으며,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는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이벤트성 사과’라며 진정성 있는 해결책을 내놓고 실천에 옮길 것을 주문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 부회장은 앞으로 잘하겠다는 허황된 약속보다 그동안 저지른 각종 편법, 탈법, 불법행위를 해소하기 위한 계획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서는 삼성에버랜드, 삼성SDS 건 등으로 많은 질책을 받았다고 밝히면서도 과거의 불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더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는 정도로 교묘하게 비켜 갔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창민 한양대 교수는 “승계 문제, 노조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결안은 빠져 있고 삼성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핵심 중 하나가 이 부회장이 계열사 인사권을 다 갖고 있다는 건데 이를 계속 틀어쥐고 가겠다는 건 내부 구조, 권력은 손을 안 보고 가겠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삼성, 80년 이어온 ‘무노조 경영’ 마침표

    삼성, 80년 이어온 ‘무노조 경영’ 마침표

    민주노총 “당연한 원칙인데 면죄부 될라” 한국노총 “백 마디 말보다 실천이 필요”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더이상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80년 넘게 이어진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외견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 노조 방해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사과했던 적은 있지만 삼성 총수가 직접 ‘무노조 경영 철폐’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 부회장의 이번 사과는 이제 노조 설립을 막는 것이 시대 흐름상 불가능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3개의 소규모 노조만 있었던 삼성전자에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한국노총 산하 노조가 생긴 이후 삼성화재, 삼성디스플레이에도 잇따라 노조가 만들어졌다. 이날 한국노총 산하 6개 삼성 계열사 노조는 연대해 노동 문제에 공동 대응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노조 설립이 번져 나가자 이제는 허울뿐인 ‘무노조 경영’을 계속 지킬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은 1938년 창업 때부터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 비판을 받아 왔다. 몇몇 계열사에는 노조가 생기기도 했지만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방해가 계속돼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것이 노동계의 주장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삼성전자의 이상훈 전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부사장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공작 등에 가담한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당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입장문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사과했지만 ‘무노조 경영 철폐’를 명시하지 않아 일각에서 비판이 일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사과는 추상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총수가 직접 나선 만큼 전 계열사가 기존의 관행을 개선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계열사들은 대부분 노조 규모가 매우 작거나 노조가 없는 대신에 노사협의회를 둬 임금협상 등을 진행했다. 무노조 경영이 폐지됨에 따라 계열사별로 노동투쟁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4노조만 해도 노조원이 이미 1000여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과에도 노동계는 삼성을 향해 보다 진정성 있는 해결책을 주문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동3권 보장 등 이 부회장이 제시한 내용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너무나 당연한 원칙인데 삼성 재벌에만 특별한 뉴스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이번 사과가 앞으로 남은 사법부 판단에서 면죄부가 되진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삼성에 필요한 건 백 마디 말보다 하나의 실천”이라며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노총 산하 삼성 노조가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고 있는데 삼성은 여전히 소극적으로 나온다. 이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이재용 “경영권 안 물려줄 것… 노동 3권 보장”

    이재용 “경영권 안 물려줄 것… 노동 3권 보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제 아이들에게는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경영권 승계 문제 등과 관련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으나 외부에 밝히는 건 주저해 왔다”면서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데다 제 자신이 제대로 평가를 받기도 전에 제 이후의 승계를 논의하는 것이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사과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지난 3월 11일 대국민 사과를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2015년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창사 이후 82년간 고수해 왔던 ‘무노조 경영’ 원칙 폐기도 선언했다. 그는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상처를 입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더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저와 삼성을 둘러싼 많은 논란이 근본적으로 이 문제(경영권 승계)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라면서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약속드리겠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 지탄을 받을 일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했지만 법과 윤리를 지키지 못해 국민께 실망과 심려를 끼쳤다”면서 “이 모든 것은 저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시민사회와 언론은) 기업 스스로가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 주는 거울이며,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할 것”이라면서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며,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중단 없이 계속 활동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총수의 대국민 사과는 1966년 9월 21일 이병철 창업주가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한 게 처음이며, 이건희 회장이 2008년 4월 22일 차명계좌 의혹으로 사과한 게 두 번째다. 이 부회장이 메르스 사태로 2015년 6월 23일 세 번째로 했으며 이번이 네 번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재용 ‘4세 경영 포기’ 파격 승부수...“국격 맞는 새 삼성 만들겠다”

    이재용 ‘4세 경영 포기’ 파격 승부수...“국격 맞는 새 삼성 만들겠다”

    주변 반대에도 결단...사과문 직접 작성 삼성 전문경영인 체제 대전환 의지 표명 재계 “상속세율 65% 현실적 어려움 반영” “승계, 노조문제 해결안 없어” 비판도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 자리에서 ‘4세 경영 종식’이라는 파격적인 선언을 내놓자 재계가 술렁이고 있다.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이건희 회장→이재용 부회장에서 경영권 승계를 중단하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장기적으로 삼성 계열사 전반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는 기업의 규모로 보나 IT업의 특성으로 보나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 이것이 제가 갖고 있는 절박한 위기의식”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경영권 승계 중단 선언에 대해 일부 참모는 반대했지만 이 부회장이 오랫동안 고민해 온 자신의 확고한 결단임을 피력하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사과문은 누가 써 주거나 조언해 준 게 아니라 이 부회장이 직접 고민한 결과를 진정성 있게 담은 것임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자녀에게 경영권 승계를 하려면 현재 기본 상속세율 50%에 대주주 경영권 승계 할증이 더해진 65%를 내야 하고 공정거래법에서도 다양한 규제 장치가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도 어려운 부분이 많다. 때문에 결과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아니겠냐”고 했다.이날 이 부회장은 지난 6년간 삼성을 이끌어 온 스스로에 대한 자기비판을 토로하며 ‘뉴 삼성’에 대한 비전과 의지도 함께 내세웠다. 그는 “지난 2014년 (이건희) 회장님이 쓰러지시고 난 뒤 부족하지만 회사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큰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하긴 어렵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미래 비전과 도전 의지를 갖게 됐고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다.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삼성의 오늘은 과거에는 ‘불가능해보였던 미래‘“라며“어깨는 더욱 무거워졌으며,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는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이벤트성 사과’라며 진정성 있는 해결책을 내놓고 실천에 옮길 것을 주문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 부회장은 앞으로 잘하겠다는 허황된 약속보다 그동안 저지른 각종 편법, 탈법, 불법행위를 해소하기 위한 계획을 제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서는 삼성에버랜드, 삼성SDS 건 등으로 많은 질책을 받았다고 밝히면서도 과거의 불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더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는 정도로 교묘하게 비켜 갔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창민 한양대 교수는 “승계 문제, 노조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결안은 빠져 있고 삼성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핵심 중 하나가 이 부회장이 계열사 인사권을 다 갖고 있다는 건데 이를 계속 틀어쥐고 가겠다는 건 내부 구조, 권력은 손을 안 보고 가겠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네이비색 정장을 입고 같은 색조와 흰색이 섞인 줄무늬 타이를 매고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이 부회장은 10분간 원고지 12매 분량의 사과문을 다 읽은 뒤 곧바로 자리를 떴다. 취재진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이 부회장의 사과문 발표에 삼성물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61% 뛰어오른 10만 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경영권 승계 없다’ 이재용 대국민 사과에 경실련 “진정성 없어”

    ‘경영권 승계 없다’ 이재용 대국민 사과에 경실련 “진정성 없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준법감시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한 것과 관련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진정성 없는 형식적인 사과”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과는 자발적이 아니라 급조된 조직인 준법감시위의 권고에 의한 이벤트성 사과”라며 “진정성과 제도 개선의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이번 사건의 본질은 이 부회장 본인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정경유착 및 경제범죄에서 시작된 것인데, 사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최소한의 내용도 언급이 없었다”며 “법경유착에 의해 급조된 조직인 준법감시위의 권고에 따라 구체성 없는 형식적인 사과를 통해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발상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자신의 자녀에게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고, 무노조 경영을 탈피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발언에 대해선 “자녀에게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정작 본인의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서는 반성도 없었다. 특히 황제경영을 방지할 수 있는 소유 및 지배구조개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결국 본인의 형량을 줄이기 위한 언급에 불과하다. 진정한 반성을 하겠다면 오히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해체하고, 재판에 공정하게 임해 사법적 책임을 지는 것부터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재용 사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판결에 영향 미칠까

    이재용 사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판결에 영향 미칠까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밝힌 사과에는 크게 두 가지 내용이 담겼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추가 논란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과 ‘무노조 경영’을 철폐하겠다는 것이다. 이 중 경영권 승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및 재판과 직접 연결돼 있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지난해 10월 첫 재판에서부터 준법감시제도 마련을 주문했고, 이에 따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지난 2월 공식 출범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과와 위원회 활동 등을 토대로 양형기준의 감경요소 가운데 ‘진지한 반성’이 이뤄졌는지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다시는 범법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재판부가 고려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인 김남근 변호사는 “이 부회장의 사과가 진정한 반성이라면 진작 했어야 했다”면서 “재판 등 주변 상황에 맞물려 사과를 한 것이므로 진정성이 있다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미국 연방법원 양형 기준 8장을 근거로 준법감시기구를 양형 조건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 조항은 ‘개인 범죄’가 아니라 ‘기업 범죄’가 대상이라 이 부회장 건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가 2년간 이어 온 삼성합병 의혹 관련 수사는 이르면 이달 안에 결론이 날 전망이다. 국정농단 사건부터 관련 수사에 파견 투입됐던 김영철(47·사법연수원 33기) 부장검사도 지난 2일자로 의정부지검으로 복귀했다. 수사팀은 이 부회장의 소환 시기 등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이재용 대국민 사과에 한국노총 “백마디 말보다 실천”

    이재용 대국민 사과에 한국노총 “백마디 말보다 실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직후 “지금 삼성에 필요한 것은 백 마디 말보다 하나의 실천”이라고 논평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무노조 경영을 하지 않겠다, 법을 준수하겠다, 노사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다, 건전한 노사 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 등은 대한민국의 많은 노사가 지켜가고 있는 내용”이라며 “굳이 이 부회장의 사과를 평가 절하하고 싶지는 않다. 문제는 결국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한국노총 산하 삼성그룹 내 노동조합들은 임·단협을 진행 중이거나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삼성은 여전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삼성은 즉각 성실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노조의 조합원 가입 독려를 내용으로 하는 이메일을 삭제하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행위 등은 다시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노조 활동의 보장을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울산공장, 삼성화재,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삼성웰스토리 등 삼성그룹 내 6개 사업장에 산하 노조를 두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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