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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속도로 휴게소 노점상 협박 자릿세 갈취 조폭 33명 검거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노점상들을 협박해 수년에 걸쳐 자릿세와 보호비 명목으로 수억원을 뜯어온 조폭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이 조직 두목 김모(52)씨는 전직 고속도로공사 직원으로 노점상들의 영업이 불법이라는 점을 악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2청 광역수사대는 18일 ‘고속파’ 조직원 33명을 검거해 두목 김모(54)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2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1년 1월 수원에서 전국고속도로 휴게소 노점상들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할 목적으로 ‘고속파’를 결성했다. 이후 2005년 5월부터 2008년 3월까지 3년여 경부·영동·중부 등 전국 7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노점상인 10명을 상대로 33차례에 걸쳐 2억 1000만원을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2009년 8월부터 그해 10월까지 서울~춘천 고속도로 모 휴게소에서 노점상인들의 자리를 빼앗기 위해 ‘주차단속원’이라는 완장을 차고 손님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한 채 폭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사설] G20정상회의 치안대책도 글로벌화돼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회원국 정상 20명과 초청국 정상 5명, 국제통화기금(IMF) 등 7개 국제기구 대표 등을 포함해 무려 4000여명의 각국 대표단이 이 회의에 참석한다. 이에 앞서 내일부터 이틀 간은 세계 34개국에서 최고 경영자 등 120명이 참석하는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이 열린다. 우리나라를 찾는 각국 정상과 대표단, 외국 기업인들에게 친절한 의전과 완벽한 경호·경비가 이루어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정부가 행사기간 동안 국민에게 다소 불편을 겪더라도 협조를 요청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대부분 국민도 G20회의 개최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행사가 의미있고 안전하게 치러지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경호·경비를 빌미로 국민의 사소한 일상생활이나 영업활동까지 지나치게 통제한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와 걱정이다. 경찰은 이미 G20회의가 열리는 당일 자동차 자율 2부제 등 교통계획을 내놓았고, 행사장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를 중심으로 반경 600m 이내에서는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공식행사가 예정된 국립중앙박물관 주변과 정상들이 머물 숙소 등에 대한 통제도 불가피하다. 그런만큼 일부 노동·시민단체는 과격·폭력시위를 자제하는 게 옳다. 하지만 경찰이 경비통제선 밖의 노점상들에게 수일 전부터 영업을 중지시키고, 행사장과 멀리 떨어진 서울역과 시청 주변의 노숙자들을 수시로 위압적으로 검문하는 것은 지나치다. 사업·관광차 입국하는 외국인들에게 기내에서 집회장소 근방에도 못 가도록 안내문을 나눠주는 것도 웃음거리라고 한다. 정부가 민간기업에 출근시차제 협조를 요청하는 일은 수긍하나, 연월차 사용까지 관여하는 것은 도를 넘은 것이다. 최근 외국 언론이 한국의 G20 과잉 열기를 지적한 것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국민의 협조 아래 성공적으로 치렀다. 정부는 시시콜콜 국민을 가르치고 통제하려 할 게 아니라 G20 의장국에 걸맞게 차분하고 세련되고 글로벌화된 치안 및 경호·경비 솜씨를 보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 “저축으로 가난 이겨내고 불우한 이웃에 나눔 실천”

    “저축으로 가난 이겨내고 불우한 이웃에 나눔 실천”

    정부는 26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제47회 저축의 날 기념식을 갖고 훈장 1명, 포장 3명, 대통령 표창 6명 등 총 91명에게 저축상을 수여했다. 수상자들은 하나같이 가난했던 과거를 저축으로 이겨내고 현재 나눔을 실천하고 있었다. 최고의 영예인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은 유정자(60·여)씨는 1949년 강원도 홍천에서 빈농의 딸로 태어나 부모님을 일찍 여의었다. 초등학교만 졸업한 소녀가장은 대구 인근 논공의 가난한 집으로 시집온 이후 공사장 현장인부를 상대로 밥장사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매일 소액을 저축해 목돈을 마련하고 이 돈을 다시 정기예탁하는 과정을 반복해 마침내 ‘홍천뚝배기’라는 식당을 개업했고, 이후 체인점을 두고 경영할 정도로 사업가로 자리를 잡았다. 유씨는 10여년 전부터 독거노인이나 결손아동 돕기에 관심을 돌려 자신의 식당을 이용해 수시로 무료식사를 제공하고 생활필수품을 지원하고 있다. 또 1997년에는 ‘홍천 장학회’를 설립해 성적이 우수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중·고생 30여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매년 5월 청소년축제 한마당을 개최해 소년소녀 가장을 격려하는 일에도 나서고 있다. 각각 국민포장을 수상한 박성길(54)씨, 김호명(57)씨, 이옥자(59·여)씨 역시 저축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다. 박씨는 1981년 결혼할 무렵 1600원을 들고 연고도 없는 제주도에 내려와 노점상을 하면서 하루 1000~2000원씩이라도 저축한 결과 제주도에서 첫 액세서리 가게를 열 수 있었다. 김씨는 1996년 연 통닭집에서 번 돈으로 목돈을 만들어 이중 일부를 조손가정, 독거노인 등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있다. 이씨는 식당, 세차장, 공사장 등에서 번 돈으로 저축하는 삶을 이어왔으며 현재는 생활이 어려운 이들에게 지방자치단체 등의 보조금을 받도록 도와주고 보조금의 일부를 쪼개 저축하도록 본인의 경험을 전수해 주고 있다. 이외 연예인 중에는 영화배우 이다해(본명 변다혜)씨가 대통령 표창, 영화배우 수애(본명 박수애)씨와 가수 양희은씨가 국무총리 표창, 방송인 백지연씨가 금융위원장 표창을 수상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현장 행정] 강남구 62개 사업 폐지·축소키로

    강남구가 경기침체 등에 따른 재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방자치단체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구는 20일 민간 위탁업무를 축소하고 구 산하기관의 인건비를 줄이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구조조정 방안을 구의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 방안에 따르면 민간에 맡긴 82개 업무 중 효율이 떨어지는 62개 업무를 폐지 또는 축소할 계획이다. 보건소 민원콜센터 운영 등 20개 업무는 아예 없애고 불법 노점상 정비 등 42개 업무는 규모를 줄인다. 이 경우 전체 위탁업무 예산은 현행 537억원에서 452억원으로 15.8%인 85억원 줄어들게 된다. 또 도시관리공단과 문화재단 등 구 산하기관에 대한 업무 재조정과 인건비 감축을 추진한다. 우선 공단 예산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임직원 352명의 내년도 급여를 올해 수준으로 동결한다. 공단이 관리하는 17개 문화센터 업무를 재단에 넘기면서 6개 관장직을 폐지하고, 문화센터별로 중복 운영하는 강좌도 통폐합한다. 이를 통해 산하기관 지원 예산을 40억원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구청과 공단이 함께 하고 있는 주차단속 업무를 공단으로 일원화하는 대신 유휴 인력 10명은 사회복지 업무에 재배치할 방침이다. 신연희 구청장은 “절감된 예산은 저출산 대책 등 복지 사업과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에 활용할 방침”이라면서 “앞으로도 사업 효과를 면밀히 점검해 예산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민선 5기’ 출범 이후 구조조정안을 내놓은 것은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구가 처음이다. ‘부자구’로 손꼽히는 구가 ‘군살빼기’에 나선 까닭은 올해 예산이 지난해에 비해 1000억원가량 줄어든 데다 내년에도 700억원 이상 추가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른 지자체들도 경기 침체와 세입 감소 등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만큼 강남발 구조조정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내 한 자치구 관계자는 “강남구가 재정 규모나 건전성 측면에서 그나마 낫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기초지자체들은 인적 구조조정을 포함한 ‘극약처방’을 선택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편 시내 자치구들은 조정교부금에 대한 자치구 배분비율을 현행 50%에서 60%로 올려주고, 각종 사업 비용에 대한 자치구 부담비율을 낮춰 달라는 등의 요구 사항을 시에 건의해 왔다. 시의회도 지난 6일 시 조정교부금의 배분비율을 60%로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시 역시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내년도 재정 운용 방향의 초점을 ‘건전성 강화’에 두고 있어 자치구 지원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인사동 노점상, 그들은 어디로…

    인사동 노점상, 그들은 어디로…

    서울 인사동에서 14년째 노점상을 하고 있는 이영석(61)씨. 15일 인사동 한켠 골목길에서 만난 그의 얼굴에는 세월의 풍파가 굵은 주름으로 깊게 새겨져 있었다. 3년 전 근육암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그는 설상가상으로 지난해는 시각장애 1급 판정까지 받았다. 이런 그가 막막한 생계대책 때문에 속을 태우고 있다. 서울시와 종로구청의 정비계획에 따라 인사동에서는 이제 노점상이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뒷골목으로 쫓겨나는 일이 병마(病魔)보다 더 암담하다.”는 그는 “세계 어느 나라도 노점 없는 곳은 없다. 인사동 노점도 보기에 따라 문화상품이 될 수도 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정비계획에 따라 종로 일대 노점들을 이면도로로 재배치하면서 마찰음이 잇따르고 있다. 시와 구청은 올 초부터 종로 1~6가 대로에 밀집한 740여개의 노점상을 이면도로로 내보내는 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인사동 노점상이다. 담당 공무원들은 다음달 1일까지 노점을 모두 정리할 계획이었지만 곧바로 노점상 단체의 반발에 부딪혔다. 구청 측은 일단 “강제정비는 하지 않는다. 22일 공청회를 연 뒤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정비하겠다.”고 밝혔지만 노점상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다 이면도로로 옮긴 노점상들이 “장사가 잘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근기 종로노점상연합회 부회장은 “다른 종로 노점상들이 이전할 때 시와 구청에서 홍보대책을 약속했지만 결국 헛공약에 그쳤다.”면서 “이면도로로 간 노점상 중에 이전 수준의 수입을 올리는 경우는 5%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청 측도 할 말이 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노점이라는 게 다 불법 아니냐.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도시미관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관광객과 주변 상인들의 생각도 엇갈린다. 러시아에서 온 루드밀라 로시코브스키(36·여)는 “어떤 사람들은 노점을 좋아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특별한 풍미라고도 할 수 있다.”고 아쉬워했다. 미국인 개리(62)·폴라(55·여) 부부도 “일반 상점보다 가격이 싸기 때문에 노점도 한국의 좋은 문화라고 생각한다.”면서 “미국에서도 허가를 받으면 대로에서 영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사동에서 공예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상인은 “보통 가게 월세가 수백만원인데 노점상은 돈도 내지 않고 좋은 자리를 다 차지해 영업을 방해하고 시민들 보행에 불편만 준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노점 특화거리 조성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홍보대책을 추진해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형 노점과 생계형 노점을 구분, 도로점용료를 차등 부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남진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생계형 노점의 경우 무조건 이면도로로 내몰면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라도 장사를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자체에서 실사해 기업형과 생계형에 대한 차별적인 도로점용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작지만 사회 위한 일 하고파”

    “작지만 사회 위한 일 하고파”

    “사회를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 어디 개인 한 사람으로 이뤄지겠습니까. 이웃들이 뜻을 되새겨 잘 따라 주시니 가능한 일들입니다.” 동대문구 전농2동 ‘참사랑실천모임’ 박영희(70) 회장은 28일 이렇게 웃으며 말했다. 벌써 반 백 년 지난 1960년 4·19혁명에 동참했다가 부상을 입은 그는 동대문구 구민상 시상식에서 ‘자랑스러운 구민’ 부문 대상을 받게 됐다. 시상식은 새달 1일 중랑천 제1체육공원에서 열린다. 박 회장 외에도 장한 어머니상, 효행상, 봉사상, 모범 청소년상을 포함해 각각 대상과 금상 10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는다. 박 회장은 3급 지체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1994년 사비를 털어 봉사단체인 참사랑실천모임을 만들어 봉사한 점을 평가받았다. 16년간 자비를 들여 회원 123명과 준회원 70여명 등 200여명과 함께 다일공동체 천사병원, 복지회관, 승가원 등에서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그는 “고교를 졸업한 뒤 사회단체에서 활동할 무렵인 4·19 때 광화문에서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집회를 갖다가 최루탄에 맞아 뜻밖의 부상을 입었다.”며 “이후로도 조그마한 일이기는 하지만 무언가 사회를 위해 일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모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처음엔 불우이웃 돕기부터 시작해 반경을 넓힐 계획을 세웠다. 최근엔 지진으로 재앙을 겪는 아이티를 구호하는데 150만원을 보탰다. 소시민에겐 적잖은 돈이다. 또 북한 어린이들이 너무나 어렵게 지낸다는 소식을 계속 들은 뒤 ‘한민족서로돕기’ 사업과 연계해 우리 식으로 말하면 유치원이나 고아원생들을 돕기로 했다. 장한 어머니상 대상 수상자인 이정자(52·장안1동)씨는 중풍으로 병마와 싸우던 시할머니와 시어머니, 남편을 극진히 간호하면서도 가계를 책임지기 위해 직장생활을 하면서 강한 생활력으로 슬하의 자식 2명을 바르게 키워내 모범을 보였다. 효행상 대상을 받는 송옥자(40·청량리동)씨는 노점에서 토스트 장사를 하는 버거운 살림살이 속에서도 13년간 척추장애와 치매증세로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극진히 병간호하며 매년 2회 이상 동네 어르신을 모시고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복날을 전후해 100여명의 어르신들을 초대해 노래자랑까지 개최하는 등 경로효친 사상을 드높이는 한편 건전한 사회 풍토에 앞장서고 있다. 봉사상 대상의 영광을 안은 나사렛교회 류두현(66·전농1동) 목사는 지역주민을 위한 바자회는 물론 경로잔치를 개최하고, 소외계층과 노인정에 쌀과 급식비 등을 제공하는 데 힘쓰며 더불어 사는 사회분위기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번 자랑스러운 구민상 수상자 10명 가운데 모범 청소년상 대상에는 길종우(17·경희고 2년)군이 뽑혔다. 김군은 봉사활동 820시간을 기록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잡지 팔며 돈보다 소중한 희망 얻죠”

    “잡지 팔며 돈보다 소중한 희망 얻죠”

    세파에 시달려 웃음을 잃은 얼굴, 지하도와 역사(驛舍) 바닥을 뒹굴던 노숙 버릇은 쉽사리 바뀌지 않았다. 잡지를 들고 허수아비처럼 서성거리기를 사흘, 스스로 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매일 집에서 1시간씩 거울을 보며 웃음을 연습했다. 지난 15일 서울 가산동 가산디지털단지역 5번 출구 앞에서 노숙인 자활을 위한 잡지 ‘빅이슈 코리아(THE BIG ISSUE KOREA)’ 판매원 김영식(42)씨를 만났다. 빅이슈는 1991년 영국에서 창간한 대중문화잡지로, 노숙자에게 판매를 맡겨 자활을 돕는 것을 목표로 세계 36개국에서 발간되고 있다. 오후 판매시간인 5~8시 김씨의 판매 도우미로 일하며 그를 지켜봤다. “돈이 아니라 ‘생각’을 얻었다.”면서 활짝 웃는 그의 말에는 조금의 거짓도 없어 보였다. ●뒹굴던 노숙 습관 버리는 게 쉽지 않아 한 시간쯤 지나자 목이 따끔거리고, 다리와 팔이 후들거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스캔(scan)’하는 숱한 눈동자들이 초 단위로 온몸에 날아와 꽂혔다. 노골적으로 경멸의 눈빛을 보내는 행인들의 표정에 낙담할 때쯤, 한 여성이 다가왔다. 자신을 김미혜(27)라고 소개한 그는 “인터넷을 통해 빅이슈를 알게 됐다.”면서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는다는 취지가 좋은 것 같다.”고 말하며 한 권을 사들었다. 오후 첫 개시였다. 6시가 지나자 퇴근길 직장인들이 지하철역으로 몰려들었다. 잡지를 사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회사원 최영탁(32)씨는 직장 후배에게 준다며 잡지 2권을 샀다. 김영식씨는 “단골이 5명이나 있어요. 눈 인사를 건네며 지나가는 사람도, 힘내라고 말해주는 사람도 있죠. 그럴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지곤 합니다.”라고 말했다.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면서 김씨는 노숙자가 됐다. 수원역·대전역을 전전하며 노숙한 지 3년. 노숙인 친구의 “우리 같은 사람만 팔 수 있는 책이 나왔다던데….”라는 말에 빅이슈 사무실을 찾았다. 노숙 습관을 고치기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어느 날 한 시민이 책 한 권을 사고는 만원짜리를 낸 뒤 거스름돈을 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퍼뜩 정신이 들었다. “저는 구걸하는 게 아닙니다. 잡지를 판매하는 겁니다.” 당황했던 남자는 곧 김씨를 이해하고 잡지를 2권 더 사갔다. 3000원짜리 잡지를 팔면 판매원에게 1600원의 수익이 생긴다. 하루에 다섯권도 팔지 못하던 김씨는 이제 하루 20~30권을 판매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날도 26권이나 팔았다. 노숙생활도 접고 빅이슈코리아에서 얻어준 고시원에서 생활한다. “한 달 고시원비 25만원, 식비, 교통비를 떼고도 잘만 하면 저축이 될 것도 같다.”면서 웃었다. ●차곡차곡 돈 모아 속옷가게 노점 열 것 김씨의 꿈은 속옷가게 노점을 여는 것이다. “노숙할 때는 속옷을 제대로 챙겨 입는 게 불가능했거든요.” 동료 판매원들과도 친구가 됐다. 이번 추석은 동료들과 남양주 다윗공원에서 보낼 예정이다. “세상에 참 불만이 많았어요. 그러니 얼굴이 항상 굳어 있고…. 그랬는데 이젠 저절로 웃음이 나와요. 제 웃음을 보고 많은 분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1년 365일 ‘일년감’ 먹어야 하는 이유는

    할머니는 토마토를 ‘일년감’이라고 불렀습니다. 더위가 막 시작될 무렵, 할머니는 눈곱도 안 뗀 이른 아침에 저를 데리고 풀섶 이슬을 털며 텃밭으로 나섭니다. 거기에는 대막대기를 꽂아 묶은 토마토가 노란 꽃을 피워대고 있었는데, “봐라. 꽃이 훤한 걸 보니 올해는 일년감이 맛나겄다.”시며 웃곤 하셨지요. 아니나 다를까 그 해 일년감 농사가 잘 돼 쩍쩍 벌어진 게 큰 건 애호박만 하게 자라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부엌 찬장에는 잘 썰어 노란설탕을 듬뿍 끼얹은 토마토가 한 접시씩 놓여 있곤 했습니다. 건 땅에서 자란 탓에 살집이 두꺼워 한입 물면 달고 새큼한 과즙이 온 입에 가득차고 거기에 설탕의 단 맛이 더해지면 가히 작은 황홀경이라 할 만했습니다. 그런 토마토를 별것 아니라고 여기지만 ‘토마토가 붉어지면 의사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는 서양 속담도 있잖습니까. 토마토가 그렇게 좋다는 건 라이코펜 성분 때문입니다. 이 라이코펜은 체내에서 세포의 노화를 막아주는 것은 물론 강력한 항산화 능력을 가져 손상된 DNA를 복구하고, 암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특히 유방암·전립선암·위암·대장암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토마토의 위력은 우리의 상상을 넘습니다. 길거리 노점에서 한 소쿠리에 3000원, 5000원 하는, 시쳇말로 흔하디 흔한 과실로만 여기면 곤란합니다. 서구인들이 ‘레드 파워’라며 구워 먹고, 삶아 먹고, 그것도 모자라 캐첩으로 만들어 일년 내내 먹어댔던 토마토, 우리도 이거 많이들 먹고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jeshim@seoul.co.kr
  • 장윤정, 길보드차트 1위-음반 수익은 ‘실망’

    장윤정, 길보드차트 1위-음반 수익은 ‘실망’

    가요계 동향을 파악할 수 있었던 ‘길보드차트’가 힘을 잃었다.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는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월간 저작권 보호 8월호에서 가수 장윤정의 ‘올래’가 곡 차트와 트로트 차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대중들이 가장 자주 듣는 곡들로 순위가 매겨지는 길보드차트는 그 성격상 인기를 바로 체감할 수 있어 ‘인기의 바로미터’라 불린다. 장윤정의 소속사 인우기획 측은 “대중의 사랑을 실감할 수 있어 무척 기쁘다”면서도 인기와 비례하지 못하는 음반 수익에 대한 씁쓸한 심정을 토로했다. 길보드 차트는 90년대 초반 유행했던 가요 녹음 카세트테이프 불법 노점상으로부터 유래됐다. 당시 카세트테이프에 담긴 최식 가요 20곡은 불량 음질에도 불구, 유행을 주도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길거리에서 어떤 노래가 나오느냐에 따라 잘나가는 앨범이 무엇인지 가늠케 했다. 현재 차트 1위에 등극한 장윤정의 음반 수익은 인기에 비해 저조한 상황이다. 소속사 측은 “듣는 사람은 많지만 실구매자가 그에 미치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래방과 거리에서는 장윤정의 “올래 올래”가 터져 나오지만 음반 판매량은 정체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장윤정은 중국 버전 ‘꽃’, 힙합 트로트 버전 ‘올래’ 등을 통해 트로트 장르 저변확대를 예고하고 나섰다. 현 음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기와 비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 = SBS ‘하하몽쇼’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강민경, 찍기만 하면 여신..셀카에 팬들 열광 ▶ 안산 여고생, 체벌사진 ‘검은 피멍’ 공개 논란 가열’▶ 이시영, ‘키스를 부르는’ 입술화보…’섹시미 철철’▶ 박명수, 소녀시대 뺨치는 팔다리 ‘극세사지’ 노출 폭소▶ 김연아, 오서 코치와 갑작스런 결별 왜?
  •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감자떡

    지금도 강원도 어름을 여행할 때면 노점 좌판에서 감자떡을 사먹곤 합니다. 쌀떡 못지않게 근기도 있고, 팥을 삶아 넣은 소가 파근하게 씹히는 게 맛도 그만입니다. 그렇게 소박한 음식이 또 있을까 싶은 강원도 감자떡을 먹을 때면 만드는 솜씨가 어쭙잖아 번듯하게 상품화도 되지 못한 ‘저의 감자떡’이 생각납니다. 그걸 저의 감자떡이라고 했지만 제가 원조는 아닙니다. 소싯적, 육칠월 감자 수확철이면 지천에 감자가 널려 삶은 감자로 끼니를 때워야 했고, 다른 먹거리가 마땅찮으니 그걸 구워도 먹고, 조려도 먹다가 궁리 끝에 만들어 먹었던 게 바로 그 감자떡입니다. 감자떡은 저도 곧잘 만들었습니다. 껍질 벗긴 삶은 감자를 절구에 넣고 찧으면 차진 떡이 되는데, 이걸 입에 넣기 좋게 한 줌씩 떼어 조물조물 다진 뒤 잘 빻은 콩고물을 듬뿍 발라 놓으면, 만든다고 콧잔등에 땀 밸 일도 없는 감자떡이 됩니다. 주전부리할 것이 따로 없었던 터라 그 감자떡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걸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너댓개 먹다 보면 어느 새 뱃골이 든든해 한나절은 거뜬하게 나고도 남습니다. 강원도 감자떡이야 팥을 삶는 품을 따로 들여야 하지만 이건 있는 것으로 얼렁뚱땅 만들어 먹을 수 있고, 떡진 감자 맛에 고소한 콩가루까지 고물로 묻혀 감칠맛이 여간 아닙니다. 머리 커 서울사람 된 뒤에는 그 감자떡 맛도 못 봤지만, 제 기억 속에 있으니 언젠가는 제 손으로 빚어 식솔들 먹여볼 참입니다. 먹고사는 일 걱정없어 웰빙 웰빙 하지만 제 손으로 가꿔 제 손으로 만들어 먹는 것보다 더 좋은 웰빙이 어딨겠습니까. 그럴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jeshim@seoul.co.kr
  • 클린턴 무남독녀 첼시 백년가약

    클린턴 무남독녀 첼시 백년가약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무남독녀 외동딸 첼시 클린턴(30)이 31일(현지시간) 뉴욕 북쪽 소도시 라인벡 근처 애스터코트 저택에서 투자금융가 마크 메즈빈스키(32)와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결혼식은 400여명의 ‘특별손님’을 하객으로 최대 500만달러가 들어간 결혼식의 보안을 위해 라인벡 상공을 12시간 동안 비행금지구역으로 선포했을 정도로 화려했다. 하객들은 대부분 신랑과 신부의 스탠퍼드대 동문 친구들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초대손님에 들어있다는 소문이 돌았던 오프라 윈프리, 스티븐 스필버그 등 명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첼시가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렸던 클린턴 부부는 결혼식도 비밀리에 치르기 위해 외딴 마을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식장 주변도 현지 경찰과 경호원들이 외부인 접근을 막았고 미 연방항공국(FAA)이 결혼식 장소인 애스터코트 저택 상공 고도 610m 이하의 비행을 금지했을 정도로 보안에 신경을 썼다. 그럼에도 결혼식장 주변은 엄청난 취재 인파가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결혼식의 세부 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상점과 숙박업소 주인은 물론, 노점상과 식당종업원들까지도 비밀준수서약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과 현지 언론은 에어컨이 설치된 야외천막에 든 60만달러를 비롯해 웨딩드레스, 저택 대여와 수리비, 꽃값, 파티 등 300만~500만달러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추정했다. 클린턴 부부는 결혼식 직후 이메일 성명을 통해 “오늘 우리는 자부심과 말할 수 없는 감동으로 아름다운 결혼식을 지켜봤다.”면서 “두 사람의 첫 출발을 위해 이보다 더 좋은 날은 없을 것이다. 마크가 우리 가족으로 들어오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무허가에 무단도용까지... 피서지 ‘짝퉁통닭’ 주의보!

    부산 해운대 경찰서는 해수욕장에 유명 치킨 상표를 무단으로 부착, ‘짝퉁통닭’을 유통시킨 통닭제조업자와 종업원 등 7명을 붙잡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시장에서 마리당 4천500원에 구입한 생닭을 기름에 튀겨 유명 치킨업체 상표가 인쇄된 종이가방에 넣고 피서지 관광객을 상대로 마리당 1만7천원에 판매해왔다. 조리는 해수욕장에서 약 200m 정도 떨어진 후미진 주차장에서 이뤄졌고, 해변 인근에 노점상을 설치, 판매하는 수법으로 단속을 피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바가지 요금·불법 노점상·독성 해파리까지…해수욕장 가기 무섭네

    피서객이 몰려들고 있는 남·동해안 유명 해수욕장이 ‘해파리 공습’과 바가지 상혼으로 비상이 걸렸다. 한편 최근에는 독성 해파리인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우리나라 연근해 쪽으로 이동하면서 해수욕장마다 비상이 걸렸다. 29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노무라입깃해파리 16만마리가 동중국해에서 우리나라 연근해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다음달 초 제주해협을 거쳐 서해, 남해, 동해남부 연근해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제주·부산·울산·경북 등 바다를 낀 지자체는 해파리 피해예방대책을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지자체는 해파리 출현에 대비해 지역 연안해역 및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경보체계를 강화했다. 또 해파리 예찰활동을 위해 명예 감시단을 운영하고, 해파리 발생현황 및 이동경로를 조기에 파악·통보하는 해파리 공습에 대비하고 있다. 바가지요금과 불법 노점상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만큼 피서지의 불법 노점상과 바가지요금도 더욱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여름 특수를 노린 사설주차장의 바가지요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사설 주차장의 요금은 주말과 평일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30분에 1000원 하던 주차요금이 성수기에는 2000원으로 뛰고 주말에는 하루 2만~6만원을 받는 ‘종일 주차’만 받는 배짱장사를 하고 있다. 해운대지역 공영주차장 종일 주차요금은 2400~8000원이다. 최근 통영과 거제로 휴가를 다녀온 최모(36·여·울산 남구)씨는 지난봄 8만원에 예약했던 펜션의 1박 숙박료를 12만원이나 냈다. 울산 울주군 진하해수욕장과 해돋이로 유명한 간절곶 해안은 불법 노점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진하해수욕장 팔각정 옆 해산물 불법 좌판은 올해까지 10차례나 행정대집행을 통해 강제 철거했지만, 피서철을 맞아 다시 들어섰다. 진입로부터 들어선 불법 노점상들은 아이스크림 가판대부터 해산물 좌판, 불법 카페촌까지 들어섰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7·28 민심 르포] ③ 천안을

    [7·28 민심 르포] ③ 천안을

    “사람 마음을 알 수가 없시유. 후보도 보고 당도 봐야지유.” 두루뭉술한 말투 속에 마음을 엿보기란 쉽지 않았다. 7·28 재·보궐 선거를 바라보는 천안을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떨떠름했다. 뜨거운 감자였던 ‘세종시’ 인근에 위치한 천안을은 한나라당 김호연 후보와 민주당 박완주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충청의 맹주를 자처했던 자유선진당(박중현 후보)이 6·2 지방선거 패배의 설욕에 나선 분위기다. 주목할 건 각 당이 타깃으로 삼는 유권자와 그 유권자의 마음이 엇갈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타깃 유권자가 다른 당의 공약에 호감을 갖고 있어 당 지지도와 공약이 별개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얼마든지 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직도 세종시 여진 계속중 9개월 동안 들끓었던 세종시 여진은 여전했다. 토박이들이 많이 산다는 서북부 4개면 중 하나인 입장면에 사는 장대훈(62)씨는 19일 “예전엔 한나라당 인기가 좋았는데, 세종시 때문에 표를 많이 깎아먹었다.”고 말했다. 이 4개면은 2008년 총선에서 천안을에 출마했던 한나라당 김 후보가 재벌 회장 이미지를 씻고자 서민 행보를 하는 등 60대 이상 고령층에 인지도를 높여 놓았다고 자부했던 곳이다. 50년을 이곳에서 살았다는 정선내(80·여)씨는 “한나라당을 밀어야 하지 않겠어.”라면서도 “젊은 사람들은 민주당으로 가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양명혁(53·여)씨는 “공약이 지켜진 게 뭐가 있느냐.”면서 “세종시 때문에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장날이었지만 장터는 한산했다. 유세에 관심을 갖는 이도 별로 없었다. 생선가게 노점상은 팔리지 않는 생선을 노리는 파리떼를 쫓아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장에 나온 이모(70·여)씨는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가게들이 문을 닫고 있다.”면서 “그래서 민주당을 많이 찍어야 한다는 거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민주당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은 크게 먹히지 않았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임양순(35)씨는 “4대강이니 심판론이니 특별히 와 닿지 않는다. 교육 문제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유권자, 공약·당 선호도 달라 반전 기대 20~30대에서는 예상대로 민주당 지지자가 많았다. 외지인 비율이 70%에 이르는 쌍용동·성정동 등 중산층이 사는 지역은 젊은 층이 많이 살아 야당 지지자들이 많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박창환(23·회사원)씨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너무 큰 기대를 걸었다가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유층, 고령층 사이에선 기업(빙그레) 회장 출신인 한나라당 김 후보의 지지세가 만만치 않았다. 황숙희(43·여) 공인중개사는 “나이 많은 분들은 ‘세종시 수정안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반대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을 많이 지지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나라당 공약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천안시 유치에 대해 민주당 후보 지지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공약과 당 선호 간에 엇박자를 보이기도 했다. ‘힘이 없다.’며 선진당에 부정적이다가도 “그래도 충청이 만든 당의 정체성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종희(39·여)씨는 “민주당과 선진당을 놓고 고민하지만 과학비즈니스벨트는 지역발전을 위해 괜찮다는 의견들이 많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보다 투표율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천안을은 충남에서 투표율이 낮은 지역 중 한 곳이다. 박미희(35·여)씨는 “관심도 없고 뽑을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조모(33·여·회사원)씨는 “기껏 뽑아놨더니 사퇴나 하고….이번에는 투표소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천안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전통시장 문화의 옷을 입다] 복합문화 공간의 메카로

    [전통시장 문화의 옷을 입다] 복합문화 공간의 메카로

    ‘전통이 살아있는 5일장’ ‘올레길과 시장의 궁합’ 전통시장에도 ‘5성급’이 등장했다. 풍부한 스토리텔링 및 주변 관광지와 연계된 절묘한 지리적 장점을 갖춘 문화관광형시장의 전형이다. 정겨운 추억의 옹기와 올레길을 컨셉트로 울주 남창시장과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이 관광객과 피서객에게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경치에 취하고, 무상(無常)을 느끼며 ‘놀멍 쉬멍 걸으멍’ 시나브로 시장을 만나게 된다. ■ 제주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제주 서귀포 ‘매일시장’이 ‘매일올레시장(올레시장)’으로 간판을 교체했다. 2008년 올레길이 열린 후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상인들의 표정이 바뀌었다. 국토 최남단에 위치한 상설시장, 서귀포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는 상징성과 전국 최초 자동 개폐되는 아케이드 등 특색에도 불구하고 살아나지 못했던 활력이 살아난 것이다. 지난해부터 일평균 시장 방문객이 8500여명으로 예년에 비해 2000명 정도 늘었다. 전통시장이 올레길 코스에 편입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관광객의 발길이 자연스레 시장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올레길과 이중섭 거리 올레시장은 서귀포 시내를 통과하는 올레길 6코스(쇠고깍~외돌개) 중 11㎞ 지점 이중섭 생가·거리와 인접해 있다. 7코스와도 연결되는 요지다. 아직 관광객들의 시장 인지도가 낮아서 시장을 즐기는 관광객이 많지 않지만 한라봉과 감귤 등 농산물이 신선하고, 가격이 저렴해 육지행 택배 주문이 크게 증가했다. 올레길의 경제효과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팔용 서귀포아케이드상가진흥협동조합 상무이사는 “고객이 반복적으로 증가하면서 시장 매출 증가가 확연하다.”면서 “문화관광 프로젝트는 인프라 구축과 다양한 행사로 간소화했다.”고 소개했다. 올레시장은 전통과 현대가 접목된 ‘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중섭 거리를 거쳐 시장에 들어서는 입구에 길이 150m, 폭 1m의 수변 공간을 조성한다. 천지연 민물장어 등 토종물고기를 방류해 관광객들이 휴식과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발광다이오드(LED) 이중섭 갤러리가 천장을 장식한다. 이중섭 화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닌 LED 조명을 바닥에 비춰 걸어다니며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 시장 내 올레코스를 개발해 돌아보지 않아도 체험을 한 듯한 분위기를 연출키로 했다. 올가을에는 문화공연이 잇따라 선보인다. 8월 제주 관악축제의 일부 행사를 시장에서 갖는 것을 필두로 9월에는 이중섭 거리축제의 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시장에서 오페라 공연을 여는 방안을 놓고 국내 유명 오페라단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영업원칙 정립… 틈새찾기 골몰 올레시장에는 빈 벽면에 ‘장에 옵데강’ ‘차자와정 고맙수다’와 같이 제주 방언을 새긴 미니 천하대장군이 세워져 있다. 올레시장 군기반장으로 유명한 한팔용 상무의 투박하지만, 애정이 담긴 작품이다. 올레시장은 영업원칙이 확실히 정착됐다. 낮 12시 이후에는 시장 내 모든 차량 통행이 금지된다. 상인들은 원산지 표시 등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매일 오전 10시 군기반장 점검에 적발되면 봉변을 당할 뿐 아니라 벌금(5000원)을 내야 한다. 벌금은 연말에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인 28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확보했고 시장 18군데에 TV를 설치해 시장 홍보 영상 및 뉴스 등을 실시간 서비스하고 있다. 패쇄회로(CC)TV가 24시간 가동되고 상인회가 1억원을 들여 무대공연장도 마련했다. 공연장은 지역 청소년 및 예술단체에 무료 제공해 지역민들과의 소통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고객을 위한 ‘콜’ 서비스도 제공한다. 5명 이상이 시장을 방문할 때 상인회로 연락하면 ‘도어 투 도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서귀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울산 울주군 남창시장 울산 울주군 남창시장은 ‘남쪽에 있는 창고’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3일과 8일에 열리는 5일장이다. 60년 전부터 조성된 외고산 옹기마을과 주변의 풍부한 관광자원이 알려지면서 장도 활성화됐다. 평일에는 4000~5000명, 주말이 끼면 8000~1만여명이 찾는다. 옹기의 유명세를 반영해 시장 개명도 모색하고 있다. ‘옹기시장·옹기장터·옹기종기·남창옹기시장’ 등 후보작이 모아졌다. 상인회는 상인들이 OK할 때까지 기다릴 계획이다. ●한국의 대표 장터 도약 남창시장은 먹을거리와 구경거리 등 옛 장터의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주변 관광자원이 풍부해 4계절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전국 유일의 옹기공 집성촌인 외고산 옹기마을을 비롯해 새해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간절곶, 진하해수욕장과 명선도·명선교, 대운산 철쭉, 억새평원 등이 인접해 있다. 또 1919년 ‘4·8만세 운동’을 기리는 남창선일제도 장에서 열린다. 1935년 건축된 목조건축물로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남창역과 인접해 있는 등 울주 관광의 중심이다. 노점상을 포함해 장을 찾는 상인이 600~800명에 달하다 보니 시장 규모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2007년 95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14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사라지는 5일장’을 무색하게 한다. 남창시장이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 9월30일부터 10월24일까지 처음으로 열리는 세계 옹기엑스포가 그것이다. 102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옹기엑스포기간 남창장은 변신을 시도한다. 장이 서지 않는 평일 낮시간대는 주차장과 ‘먹을거리 장터’를 운영키로 했다. 성창수 PC(Project Coordinator·문화기획자)는 “상인 대부분이 장돌뱅이로 서비스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어 옛 정취를 유지하자는 게 기본 컨셉트”라며 “시장이 최종 목적지가 아닌 방문객이라도 울주에 오면 반드시 찾아야 하는 방문지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아케이드 설치를 놓고 논란도 있다. 장터의 모습을 유지하자는 의견과 현대화를 통해 쇼핑 및 영업 편의를 높이자는 주장이 맞선다. 최동규 상인회장은 “아케이드 일부 설치 후 손님이 늘고 상인들도 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면서 “노점이 펼쳐지는 곳에는 옹기 가마형 아케이드를 설치, 차별화하면서 장터의 모습을 유지할 계획이다.”라고 소개했다. ●옛 정서 살린 ‘메이드 인 울주’ 남창장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100년을 훌쩍 넘긴 국밥집(15곳)이 시장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과거 우시장이 성행하면서 선지와 내장 등을 이용했던 국밥집이 지금까지 장의 명성을 뒷받침한다. 부산과 울산 등에서 국밥을 먹으러 일부러 찾는 이들이 많다. 국밥 외에도 남창 양조장과 막걸리가 유명하고 개상어와 참상어 등 ‘메이드 인 울주’의 색다른 먹을거리 체험이 가능하다. 상인회와 문화기획단이 옹기엑스포를 겨냥해 야심차게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테마파크 민속장이다. 전국 옹기의 70%를 소비하는 옹기장에 전통주막거리를 조성하고 씨름장을 만들어 장날에는 대회도 연다. 야바위꾼을 등장시키고 도둑잡기와 소경매 등의 프로그램도 선보일 계획이다. 시장 내 음식점의 모든 그릇도 옹기로 교체키로 했다. 이색 코너로 다문화가정과 새터민들에게 그 나라의 음식과 물품 등을 판매할 수 있는 ‘서역판매대’를 운영한다. 울주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얼짱’ 노점상女, 현대판 효녀 심청으로 ‘뭉클’

    ‘얼짱’ 노점상女, 현대판 효녀 심청으로 ‘뭉클’

    중국 산시성 시안의 ‘얼짱’ 노점상 여인이 착한 심성과 미모로 네티즌들의 가슴을 울렸다. 19일 중국의 대표 온라인매체를 비롯한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중국의 한 20대 여성이 길거리에서 어머니를 도와 노점상을 하는 모습이 담은 사진이 확산됐다. 사진의 주인공은 고대 중국 4대 미녀로 꼽히는 ‘서시’를 쏙 빼닮은 외모로 ‘얼짱’ 반열에 합류했다. 여인은 백옥 같은 피부와 어울리는 핑크색 튜브톱 원피스로 어깨를 드러낸 뒤 길바닥에 널어놓은 연을 팔고 있다. 처음 사진을 게재한 네티즌은 이 여인이 몸이 아픈 어머니를 도와 길거리에서 장사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요즘 젊은이답지 않게 속이 넓은 것 같다. 더운 날씨에 짜증이 날 법도 한 데 손님들에게도 늘 밝고 친절한 웃음으로 대해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여성은 아픈 어머니를 위해 하루 종일 꼬박 바깥에서 일을 하고 있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도와 이 지역에서 칭찬이 자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20대 한창의 나이에 어머니를 도와 노점을 운영하는 여인의 딱한 사정을 듣고서 “상황을 알고 봐서 그런지 표정이 슬퍼 보인다.”, “멍한 눈동자로 도대체 뭘 생각하고 있을까”. “솔직히 부양안하고 마음 먹을 수도 있는데 효녀다.”, “부모님께 잘하는 건 당연한 거지만 심성이 너무 예뻐 보인다.” 등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사진 = cnwest 서울신문NTN 전설 인턴기자 legend@seoulntn.com
  • 中 서시 닮은 ‘얼짱효녀 노점상’에 열광

    금성무를 연상케 하는 외모로 인기를 얻은 거지, 장백지를 닮은 청순한 외모로 남성 운전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교통경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국 강연 당시 강렬한 빨간 코트에 영화배우 뺨치는 외모로 주목받았던 일명 ‘오마바 악수녀’. 중국 인터넷에 불어 닥친 ‘얼짱 신드롬’으로 수많은 일반인들이 인터넷 스타로 부상한 가운데 이 20대 여성도 신드롬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산시성 시안 길거리에서 어머니를 도와 한 20대 노점 상인의 사진이 인터넷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진 사진에서 이 여성은 백옥 같은 피부와 어울리는 핑크색 튜브톱 원피스를 입고 연을 판다. 노점을 하는 곳은 드럼 타워 근처 공원으로, 이 여성을 보고자 찾아오는 남성 손님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성의 사진은 조회수 10만회를 넘길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고대 중국 4대 미녀인 서시를 닮았다.”는 극찬을 하는 남성 네티즌도 있을 정도. 지금까지 소개된 얼짱 스타들에 비해 평범하다는 의견도 많지만 이 여성은 따뜻한 마음씨 덕에 더욱 유명해졌다.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그녀는 몸이 아픈 어머니를 도와 길거리에서 장사를 한다. 요즘 젊은이답지 않게 속이 넓은 것 같다. 더운 날씨에 짜증이 날법도 한 데 손님들에게도 늘 밝고 친절한 웃음으로 대해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여성은 아픈 어머니를 위해 하루종일 꼬박 바깥에서 일을 하고 있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도와 이 지역에서 칭찬이 자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청량리 청과시장 음식문화 체험단지로

    청량리 청과시장 음식문화 체험단지로

    불법 노점상과 집창촌 등이 얽혀 있는 서울 청량리 동부청과시장이 이르면 2015년까지 음식문화를 체험하는 최첨단 복합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18일 시장정비사업 심의위원회를 열어 용두동 39의1 일대에 지상 44~55층 높이의 주상복합건물 4개동을 세우는 내용의 ‘동부청과시장 정비사업 추진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972년 문을 연 이후 40년 가까이 된 동부청과시장을 허무는 대신 공동주택 999가구와 기존 매장의 5배 규모인 2만 3000㎡의 판매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시는 이곳에 세계 요리 식자재 도·소매점과 세계 주류·웰빙식품 전문시장 등을 유치해 ‘음식문화 체험 복합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최근 경제 악화로 빈 점포가 많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지역 맞춤형 상권을 조성하기로 했다.”면서 “분양 후에는 상인들이 주축이 돼 총괄관리법인을 만들어 유지·관리 등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또 주민 편의를 위해 답십리길을 정비하고 광장을 만드는 한편 답십리길을 넘어 청량리역으로 연결되는 육교도 설치하기로 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2월 동부청과시장을 시장정비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다음달 중 사업추진계획 승인결정 고시가 나면 사업시행·관리처분 인가 등의 절차를 거쳐 2015년 준공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청량리 인근 지역 개발의 난제였던 불법 노점상과 무허가 건물을 모두 정리해 이번 계획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청량리 재정비촉진지구 계획과 연계하면 이 구역이 동북권 대표 상권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점포 배정해 주겠다” 7억 사기 노점상 등친 노점상協 간부들

    노점상들에게 점포를 배정해 주겠다고 속여 거액을 가로챈 노점상협회 간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13일 서울 도심의 대형 시장 안에 노점을 제공하겠다고 속여 가짜 운영권을 노점상들에게 팔아 거액을 챙긴 정모(48)씨 등 6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전국노점상연합회의 중구지역장 등 주요 간부로 활동한 정씨 등은 전국노점상연합회원증과 노점자리 확인증 등을 발급하면서 노점 1개당 600만~1200만원 등 모두 7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2005년 6월부터 3년간 중구 동대문운동장의 풍물시장이 옮기면 점포를 배정해 주고 이사 비용 등 혜택을 준다고 꾀어 노점상 100여명을 모아 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자립형 지역공동체사업-지역경제 활로 찾는다] (4) 伊 슬로시티 발원지 르포

    [자립형 지역공동체사업-지역경제 활로 찾는다] (4) 伊 슬로시티 발원지 르포

    이탈리아 중부 피렌체에서 왕복 2차선 산속 도로를 자동차로 50분가량 달려서 도착하는 그레베 인 키안티(이하 그레베). 그레베 시장인 알베르토 벤치스타는 한 달 전 주민들의 청원서를 받았다. 그레베로 들어오는 도로 초입에 풀이 많이 자라자 그쪽 지역 사람들이 제초제를 쓰고 있는데 이를 막아달라는 내용이었다. 벤치스타 시장은 담당 기관을 찾아가 제초제를 쓰지 않고 기계를 이용해 풀을 베도록 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슬로시티(slow city)는 주민들이 함께 지켜내고 있는 화두였다. 슬로시티는 예전으로 돌아가자는 것도, 발전을 하지 말자는 것도 아니다. 가난하게 살자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발전 방법을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자연에 해가 되지 않고, 자연의 일부인 인간에게도 무엇이 바람직한 방법인지를 되짚어보자는 운동이다. 1999년 슬로시티의 발원지 중 하나인 그레베. 이곳에서는 몇 백년, 심지어 천 년가량 된 건물이 실제 생활에 쓰인다. 내부에는 무선 인터넷이 되고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편리함을 추구하지만 자연에서 멀어지지 않고 과거와 단절되지 않는 편리함이다. 그레베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대중교통, 민박, 와인투어 등 여행객들을 위한 친절하면서도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그레베는 ‘키안티 클래시코’를 생산하는 토스카나 지역의 대표적 와인 생산지다. 철분이 많은 지역 토양을 이용한 테라코타(구운 벽돌)도 이곳의 수출품이다. 삼성물산이 경기 용인 래미안 동천에 쓴 테라코타는 그레베에 있는 팔라지오 엔지니어링 작품이다. 냉·난방 효율을 30~40% 높일 수 있는 전통적 방식으로 생산되는 테라코타는 앞으로 20년의 작업량이 예약돼 있다. ●일은 더한다 슬로시티라고 해서 사람들이 일을 적게 하지 않는다. 최소한 행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은 그렇다. 이들에게는 남부 유럽인이면 누리는 시에스타(오후 1∼4시 사이의 낮잠)나 긴 시간의 점심, 여름휴가 등은 그림의 떡이다. 슬로시티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도자들의 열정이 필요하다. 벤치스타 시장을 만난 지난달 17일, 그는 한 시간가량 저녁을 먹은 뒤 약속이 있다며 자리를 떴다. 지역 주민을 만나 의논할 일이 있다는 것이다. 보통 회합은 지역 주민들이 자신들의 일과를 마친 이후에 이뤄지다보니 저녁 8∼9시가 대부분이다. 오전·오후 사무실에서는 사무적 일이 기다리고 있다. 그레베의 각종 행사를 주관하는 알레산드라 몰레티는 지금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떤 축제를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를 의논하는 전화로 바쁘다. 여름에 열리는 행사의 마지막 점검도 물론 이뤄진다. 주말에 일하는 것은 다반사다. 몰레티는 “슬로시티가 되기 위해서는 미리, 정확하게 무엇이 필요한지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민은 1만 5000여명이지만 연간 관광객 100만명 수준까지 고려한 준비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슬로시티를 처음 제창한 파울로 사투르니니 전 그레베 시장. 그는 “그레베가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다 슬로시티를 시작했지만 이 운동이 이렇게까지 세계적 각광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회고했다. 마을의 정체성을 찾아가다 보니 다른 곳과 다른 정체성이 생겼고, 이것을 보러 사람들이 왔고, 다른 곳도 자신의 정체성을 돌아보면서 슬로시티가 발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투르니니 전 시장은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고 한다. 벤치스타 시장도 같은 생각이다. 그레베는 1950년대까지 대부분의 식재료를 자급자족했다. 60년대 산업화로 사람들이 떠나면서 자급자족률이 급격히 떨어졌다. 슬로시티 운동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고 있지만 아직 포도와 올리브만 자급자족할 수 있다. 벤치스타 시장은 다른 작물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노인들에게 텃밭을 나눠줄 예정이다. 그레베 내 학교 4곳은 이미 텃밭이 분양됐고 텃밭에서 재배되는 야채를 급식재료로 쓴다. 내년에는 인근 지역을 둘러볼 수 있는 말 두 대가 끄는 마차 관광도 도입된다. 현재 조련사 훈련이 한창이다. 관광객들이 들여오는 플라스틱 생수병의 유입을 막기 위해 3개 주요 주차장에 1곳당 3만유로(약 4600만원)를 들여 무료 생수대를 설치하는 작업도 끝내야 한다. 현재 1곳에 설치돼 있다. 벤치스타 시장은 “생수병을 수거해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이 한 병당 20센트인데 그걸 모아서 사먹는 생수에 버금가는 물을 제공하는 것이 자연친화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장은 주민의 것 그레베 중심인 마테오티 광장.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주차가 엄격하게 금지된다. 토요일 아침 일찍 경찰들이 나와 옷, 신발, 학용품, 채소나 과일 등 각종 생필품을 파는 40여개 노점상의 출석을 체크한다. 장사한다고 신청해 놓고 3주 연속 나타나지 않으면 다시 장사할 수 없다. 주민들은 일주일 뒤에 누가 올 것이라고 믿기에 사전 주문도 하고 이곳을 애용한다. 이탈리아산 신발 29유로(약 4만 5000원), 창고세일하는 유명 브랜드 티셔츠 10유로(약 1만 5000원) 등으로 매우 저렴하다. 이 광장에 면한 큰 대로는 한 달에 한 번꼴로 대형 식당이 된다. 길 중앙에 긴 탁자가 놓이고 200명 안팎이 여기서 저녁을 먹는다. 이곳의 전통인 ‘길 위의 식사’다. 한 끼 15유로로 보통 레스토랑의 코스요리와 같지만 와인 생산지답게 와인은 무한정 제공된다. 그레베의 16개 구역 중 한 곳이 행사를 주관한다. 인근 레스토랑 매상이 줄어들어 레스토랑들이 반대하지 않느냐고 물어봤다. 시청 직원 몰레티는 “집에서 먹는 저녁을 밖에 나와서 모두가 즐겁게 하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되물었다. 경품 행사까지 열려 저녁 식사가 끝날 무렵은 축제가 무르익는다. 이때 광장은 그림, 조각품 등 예술품을 취급하는 시장으로 변한다. 슬로시티가 몸에 배였기 때문에 그레베는 주민에 대한 교육을 따로 하지 않는다. 주민들이 삶에서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섬세하게 배려할 뿐이다. 자전거를 사면 보조금을 주는 방식 등으로 시민들의 자연친화적 노력을 장려한다. 글 사진 그레베 인 키안티(이탈리아)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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