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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 몰라서?...캐나다 명문大, 中 유학생에 저승가는 노잣돈 지급

    아시아 몰라서?...캐나다 명문大, 中 유학생에 저승가는 노잣돈 지급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중국계 유학생들에게 춘제 홍바오로 지전(冥币, 중국식 노잣돈)을 지급해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 전통 장례 문화에 등장하는 지전은 죽은 사람이 저승 가는 길에 노자로 쓸 수 있도록 태우는 가짜 종이 돈이다. 논란이 된 사건은 지난 5일 캐나다 토론토대학 측이 학교에 등록된 중국계 유학생 1만 5천 명의 학생에게 춘제를 기념해 붉은색 돈 봉투를 무료로 지급하면서 시작됐다. 대학 측이 올해 처음으로 재학 중인 중국인 학생들에게 춘제 홍바오를 지급하는 행사를 기획했던 것. 그런데 실제로 학생들이 받은 홍바오 안에는 일명 ‘지전’으로 불리는 죽은 사람을 위한 가짜 종이돈 두 장이 넣어져 있었으며, 지전에는 ‘천지은행’이라는 글자와 액면가 ‘1만 위안’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이 가짜 돈을 받아든 유학생들이 일제히 분개하며 사진을 촬영해 중국의 대표적인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과 웨이보 등에 게재하면서 논란은 중국까지 번진 양상이다.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에서는 중화권 문화에 낯선 대학 측의 오해로 벌어진 해프닝으로 이해하기에는 그 처사가 과도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학에서 유학 중이라는 한 중국인 유학생은 “중국에서 춘제 기간 동안 가족들이 홍바오를 주고 받는 문화가 있는데, 보통 수천 위안에서 수만 위안까지 두툼한 새 돈을 넣어 한 해의 행운을 빌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면서 “그런데 실제 돈이 아니더라도 죽은 사람에게 저승길에 쓰라고 주는 지전을 넣어 학생들 모두에게 배포한 것은 선을 넘은 학교 측의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재학생은 “춘제 기간에 지전을 준다는 것은 한 해 동안 불길하기를 바란다는 의미다”면서 “가짜 종이 돈에 영문으로 번역된 글자가 명백하게 적혀 있었다는 점에서 아시아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라고 변명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대학은 즉각 저열하고 저속한 실수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힐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사건이 SNS 상에서 크게 번지자 토론토대학 측은 곧장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전송해 ‘이번에 보낸 홍바오를 모두 재수거할 방침이다’면서 ‘이번 사건은 중국인 학생들이 다수 거주 중인 기숙사에서 춘제 분위기를 조성해주기 위한 일종의 배려였다. 결코 악의가 없었다’고 거듭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대학은 향후 다원적 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내부 교육을 강화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 ‘장자 1호 박사‘ 이강수 전 연세대 철학과 교수 별세

    ‘장자 1호 박사‘ 이강수 전 연세대 철학과 교수 별세

    국내에서 장자(莊子) 연구로 첫 박사학위를 받고 평생 노장사상을 연구한 이강수 전 연세대 철학과 교수가 29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82세.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학부 시절 노자(老子) ‘도덕경’에 나오는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라는 말에 끌려 동양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후 국립대만대 유학을 거쳐 1983년 고려대에서 ‘장자의 자연과 인간의 문제’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경희대·중앙대 등에서 가르쳤으며 1988~2005년 연세대 철학과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한국 노장철학 연구의 대표자인 이 전 교수는 ‘도가사상의 연구’(1989)를 시작으로 ‘욕망론’(1995), ‘노자와 장자:무위와 소요의 철학’(1997), ‘중국 고대철학의 이해’(1999), ‘노장철학의 이해’(2005), ‘생명의 불꽃’(2005) 등 저서를 남겼고, 노자와 장자의 저작을 완역했다. 한국동양철학회장(1996), 한국도교문화학회장(1998), 한국도가철학회장, 한국철학회 부회장(2000) 등을 지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2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31일 오전 8시다.
  • 현실정치 뛰어든 초야의 철학자… “安과 선도국가 비전 일치”

    현실정치 뛰어든 초야의 철학자… “安과 선도국가 비전 일치”

    지난 18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갑자기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에서 전남 함평으로 한달음에 내려갔다. 그곳에서 안 후보가 만난 사람은 ‘도가(道家) 철학의 대가’인 최진석(63) 서강대 명예교수였다. 최 교수는 과거 민주화 운동권 세력과 문재인 정부를 거침없이 비판해 소신 있는 지식인으로 평가돼 왔으며, 교수 정년퇴임을 7년 이상 앞둔 2018년 함평으로 내려가 인재 양성과 대중강연, 저술활동을 해 왔다. 초야에 묻혀 있던 철학자는 왜 이전투구의 현실정치에 뛰어들었을까. 이런 궁금증을 품고 지금은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란 직함을 갖고 있는 그를 서울 여의도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26일 만났다. -철학자가 왜 정치에 참여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학교에서는 철학과 정치학이 분리돼 있지만, 사실 이 둘은 출생 생년월일이 같고 지행합일의 한 형태다. 정치가 살이 빠지면 철학이 되고 철학에 살이 붙으면 정치가 된다. 지금 우리 정치는 막장이고, 국민은 외통수에 걸렸다. 지식인은 문제를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해결하는 사람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가진 역량을 다 투입해 노력해야 한다고 배웠다.” -도가철학은 속세와 거리를 두는 것 아닌가. “도가는 속세를 떠나는 철학이 아니라 속세에 깊이 개입하는 철학이다. 공자는 본성을 바탕으로, 노자는 자연의 질서를 모델로 해서 사회에 개입한다. 공자와 노자 모두 현실참여다.” -왜 꼭 지금 참여해야 했나. “문재인 대통령은 말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인식을 했다. 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사람을 폄하하고 적(敵)인 사람을 높였다. 예를 들면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백선엽 장군을 무시하고 김원봉을 높였다. 국가정보원 원훈석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감옥에 살던 사람의 필체로 바꿨다.” -친일 문제보다는 반공이 중요하다는 얘기인가. “그게 아니라 대통령은 민족의 지도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군통수권자라는 얘기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친일 문제는 학계나 사회단체에 맡겨야 한다.” -과거 5·18 특별법을 반대했는데. “5·18 항쟁은 우리가 더 민주적인 사회, 더 자유로운 나라로 가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법은 기본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막는다. 자유와 민주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다. 5·18을 왜곡하는 한두 마디 말은 현행법으로도 막을 수 있고, 몇 사람의 왜곡으로 5·18 정신이 절대 손상되지 않는다. 5·18에 대해 좀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과거 촛불혁명을 실패라고 규정했는데. “혁명은 ‘달라지는 것’이다. 낙하산 인사가 문제라면 안 하는 게 혁명이다. 이런 식의 낙하산 인사를 다른 식의 낙하산 인사로 바꾸는 것은 혁명이 아니다. 이런 식의 검찰 장악을 다른 식의 검찰 장악으로 바꾸는 것은 혁명이 아니다. 그것은 반항이다.” -왜 그런 잘못이 반복될까. “시선의 높이 때문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보는 시선, 세계를 보는 시선 등 인간은 자기가 가진 시선 이상의 무엇을 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이 한 생각의 결과를 보고 자랐다. 선진국으로 가면 ‘생각을 하는 삶’으로 바뀐다. 생각의 결과를 받아서 사는 삶에서 생각하는 삶으로의 이행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차이가 없다. 두분은 시선의 높이가 같다.” -왜 안철수 후보를 택했나. “안 후보와 대화하며 두 가지 말을 듣고 감동했다. ‘왜 정치를 하느냐’고 물었더니 ‘나라를 살려야 한다’고 하더라. ‘무엇으로 나라를 살려야 하냐’고 물으니 ‘과학과 교육’이라고 했다. 이제 우리는 과학도 최첨단의 시대로 가고 있다. 과학을 중심으로 한 문명사적 흐름을 꿰뚫고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 것이 적합하다고 봤다. 안 후보를 처음 만나서 굉장히 매력을 느꼈다. 국가 운영의 비전이 분명하고 나와 꿈이 같았다. 안철수도, 나도 선도국가로 가야 한다는 꿈을 갖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중도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없다. 안 후보도 현재 지지율은 3등이다. 이번엔 다를 수 있나. “세상의 어떤 일은 결과와 상관없이 가야만 하는 길이 있다. 중도라는 것은 ‘가운데 길’이 아니라 더 나은 길을 말한다. 중도는 중간이 아니라 거대 양당 위에 있는 탁월한 길이다. 이 탁월한 길이 더 낫다고 해도 유권자는 이득이 아닌 믿음을 추종하는 성향으로 묶여 있다. 믿음으로 묶여 있는 상태에서의 선택이 당신의 이익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2030세대가 캐스팅보터로 떠올랐는데. “바람직한 현상이다. 국가의 주도권이 2030으로 넘어가야 한다. 우리의 미래를 미래세대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밖에서 정치를 보다가 막상 정치권에 들어오니 어떤가. “개안(開眼)을 한 것 같다. 내가 이(정치권) 세상을 모르고 죽었다면 세상의 반쪽밖에 모르고 살다 죽었을 것 같다. 나는 선과 악에 대해 사유한 사람이지만, 선악이 어떻게 연결돼 구현되는지를 경험해 보지는 못했다. 진실한 말과 착한 말, 정확한 말만 다뤘는데 그 말이 어떻게 감춰져 있다가 드러나는지 경험할 수 있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내가 선대위원장을 맡고 나니까 주변에서 그렇게 맑고 깨끗한 분이 그런 탁한 세상에 들어가서 어떻게 하냐고 했다. 하지만 맑기만 한 세상도, 탁하기만 한 세상도 없다. 두 세상이 서로 착종하면서 어떤 형태로 드러나는 것이다. 좀더 폼나게 얘기하면 내가 그동안 찾았던 수행처를 발견한 것 같다. 책으로 가득 찬 내 서재도, 산 속도 완벽한 수행처가 아니었다. 여기가 완벽한 수행처다. 서재에서 수행의 승부를 보려고 해서는 이 판에서 수행을 해낸 사람을 당해낼 수 없다. 몸은 힘들 수 있겠지만, 자기 완성을 한번 꿈꿔 본 사람이 완벽한 수행처를 발견한다면 그 이상으로 좋은 일이 있을까.” 이 말을 하는 그의 눈이 호기심 가득한 사춘기 소년처럼 빛났다.
  • 현실정치 뛰어든 초야의 철학자… “安과 선도국가 비전 일치”

    현실정치 뛰어든 초야의 철학자… “安과 선도국가 비전 일치”

    지난 18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갑자기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에서 전남 함평으로 한달음에 내려갔다. 그곳에서 안 후보가 만난 사람은 ‘도가(道家) 철학의 대가’인 최진석(63) 서강대 명예교수였다. 최 교수는 과거 민주화 운동권 세력과 문재인 정부를 거침없이 비판해 소신 있는 지식인으로 평가돼 왔으며, 교수 정년퇴임을 7년 이상 앞둔 2018년 함평으로 내려가 인재 양성과 대중강연, 저술활동을 해 왔다. 초야에 묻혀 있던 철학자는 왜 이전투구의 현실정치에 뛰어들었을까. 이런 궁금증을 품고 지금은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란 직함을 갖고 있는 그를 서울 여의도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26일 만났다.   –철학자가 왜 정치에 참여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학교에서는 철학과 정치학이 분리돼 있지만, 사실 이 둘은 출생 생년월일이 같고 지행합일의 한 형태다. 정치가 살이 빠지면 철학이 되고 철학에 살이 붙으면 정치가 된다. 지금 우리 정치는 막장이고, 국민은 외통수에 걸렸다. 지식인은 문제를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해결하는 사람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가진 역량을 다 투입해 노력해야 한다고 배웠다.” –도가철학은 속세와 거리를 두는 것 아닌가.  “도가는 속세를 떠나는 철학이 아니라 속세에 깊이 개입하는 철학이다. 공자는 본성을 바탕으로, 노자는 자연의 질서를 모델로 해서 사회에 개입한다. 공자와 노자 모두 현실참여다.” –왜 꼭 지금 참여해야 했나.  “문재인 대통령은 말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인식을 했다. 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사람을 폄하하고 적(敵)인 사람을 높였다. 예를 들면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백선엽 장군을 무시하고 김원봉을 높였다. 국가정보원 원훈석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감옥에 살던 사람의 필체로 바꿨다.” –친일 문제보다는 반공이 중요하다는 얘기인가.  “그게 아니라 대통령은 민족의 지도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군통수권자라는 얘기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친일 문제는 학계나 사회단체에 맡겨야 한다.” –과거 5·18 특별법을 반대했는데.  “5·18 항쟁은 우리가 더 민주적인 사회, 더 자유로운 나라로 가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법은 기본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막는다. 자유와 민주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다. 5·18을 왜곡하는 한두 마디 말은 현행법으로도 막을 수 있고, 몇 사람의 왜곡으로 5·18 정신이 절대 손상되지 않는다. 5·18에 대해 좀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과거 촛불혁명을 실패라고 규정했는데.  “혁명은 ‘달라지는 것’이다. 낙하산 인사가 문제라면 안 하는 게 혁명이다. 이런 식의 낙하산 인사를 다른 식의 낙하산 인사로 바꾸는 것은 혁명이 아니다. 이런 식의 검찰 장악을 다른 식의 검찰 장악으로 바꾸는 것은 혁명이 아니다. 그것은 반항이다.” –왜 그런 잘못이 반복될까.  “시선의 높이 때문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보는 시선, 세계를 보는 시선 등 인간은 자기가 가진 시선 이상의 무엇을 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이 한 생각의 결과를 보고 자랐다. 선진국으로 가면 ‘생각을 하는 삶’으로 바뀐다. 생각의 결과를 받아서 사는 삶에서 생각하는 삶으로의 이행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차이가 없다. 두분은 시선의 높이가 같다.” –왜 안철수 후보를 택했나.  “안 후보와 대화하며 두 가지 말을 듣고 감동했다. ‘왜 정치를 하느냐’고 물었더니 ‘나라를 살려야 한다’고 하더라. ‘무엇으로 나라를 살려야 하냐’고 물으니 ‘과학과 교육’이라고 했다. 이제 우리는 과학도 최첨단의 시대로 가고 있다. 과학을 중심으로 한 문명사적 흐름을 꿰뚫고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 것이 적합하다고 봤다. 안 후보를 처음 만나서 굉장히 매력을 느꼈다. 국가 운영의 비전이 분명하고 나와 꿈이 같았다. 안철수도, 나도 선도국가로 가야 한다는 꿈을 갖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중도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없다. 안 후보도 현재 지지율은 3등이다. 이번엔 다를 수 있나.  “세상의 어떤 일은 결과와 상관없이 가야만 하는 길이 있다. 중도라는 것은 ‘가운데 길’이 아니라 더 나은 길을 말한다. 중도는 중간이 아니라 거대 양당 위에 있는 탁월한 길이다. 이 탁월한 길이 더 낫다고 해도 유권자는 이득이 아닌 믿음을 추종하는 성향으로 묶여 있다. 믿음으로 묶여 있는 상태에서의 선택이 당신의 이익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2030세대가 캐스팅보터로 떠올랐는데.  “바람직한 현상이다. 국가의 주도권이 2030으로 넘어가야 한다. 우리의 미래를 미래세대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밖에서 정치를 보다가 막상 정치권에 들어오니 어떤가.  “개안(開眼)을 한 것 같다. 내가 이(정치권) 세상을 모르고 죽었다면 세상의 반쪽밖에 모르고 살다 죽었을 것 같다. 나는 선과 악에 대해 사유한 사람이지만, 선악이 어떻게 연결돼 구현되는지를 경험해 보지는 못했다. 진실한 말과 착한 말, 정확한 말만 다뤘는데 그 말이 어떻게 감춰져 있다가 드러나는지 경험할 수 있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내가 선대위원장을 맡고 나니까 주변에서 그렇게 맑고 깨끗한 분이 그런 탁한 세상에 들어가서 어떻게 하냐고 했다. 하지만 맑기만 한 세상도, 탁하기만 한 세상도 없다. 두 세상이 서로 착종하면서 어떤 형태로 드러나는 것이다. 좀더 폼나게 얘기하면 내가 그동안 찾았던 수행처를 발견한 것 같다. 책으로 가득 찬 내 서재도, 산 속도 완벽한 수행처가 아니었다. 여기가 완벽한 수행처다. 서재에서 수행의 승부를 보려고 해서는 이 판에서 수행을 해낸 사람을 당해낼 수 없다. 몸은 힘들 수 있겠지만, 자기 완성을 한번 꿈꿔 본 사람이 완벽한 수행처를 발견한다면 그 이상으로 좋은 일이 있을까.”  이 말을 하는 그의 눈이 호기심 가득한 사춘기 소년처럼 빛났다. 
  • “허난성 출신 뽑지마”, “배은망덕한 후베이성”…中 내부문건 진위 두고 시끌

    “허난성 출신 뽑지마”, “배은망덕한 후베이성”…中 내부문건 진위 두고 시끌

    허난성은 고대 중국 역사의 주 무대였던 중원이 자리한 곳이다. 수도 베이징이 북동쪽에 치우쳐 있는 것을 감안하면, 허난성이야말로 중국의 정중앙이다. 허난성은 과거 황하 문명의 발상지이자 노자, 장자 등 걸출한 사상가를 배출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 중국 후베이성이 '허난성 출신자는 채용하지 말라'는 방역 지침을 내렸다고 하여 그 진이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인터넷에 떠도는 관련 문서는 지난 6일 후베이성 방역 당국이 발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베이성 방역 당국은 해당 문서에서 신규 직원 채용 조건 1순위로 '허난성 출신자는 선발하지 말 것'을 들었다. 정부가 나서서 지역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해당 문서에는 △후베이성에 거주하는 허난성 출신자는 이 시기 고향으로 돌아가지 말 것 △허난성에서 출발한 각종 화물은 성내 진입을 금지할 것 △허난성 출신자가 후베이성에 진입할 때는 신분을 집중적으로 검사하고, 격리 호텔과 이동 경로 등에 대한 정보를 등록해 성 정부에 신속히 보고할 것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 문서는 내부적으로 발부된 후, 후베이성 각 지역의 경제정보화국과 경제개발구 등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문서 내용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명백한 지역 차별'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또 해당 문서의 배후로 후베이성 중부 샤오간시의 한 지역구를 지목했다. 이 지역은 샤오간시의 현급 지역으로, 등록 인구 수는 약 64만 6200명의 작은 농촌 마을이다. 한 누리꾼은 "코로나19가 후베이성 우한에서 처음 발견됐을 때를 벌써 잊었느냐"면서 "당시 전국에서 가장 먼저 우한시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다른 어떤 곳도 아니라 바로 허난성이었다. 허난성 출신의 주민들이 후베이성 주민들을 위해 무려 5천만 위안이라는 거금을 투척해 도움의 손길을 건냈는데, 당신들은 대체 양심이라는 것이 없느냐"고 비판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중국 방역통제사령부는 9일 오후 공식 입장문을 공고하며 "그런 문서는 발행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지 언론 중국상보는 "지도부 간부에게 확인한 결과 허난성 출신자를 채용하지 말라는 내부 규정을 만든 적이 없고, 그런 내용의 서류를 작성한 적도 없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문제로 감염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지역 출신자들이 입경하는 것을 원치 않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현지 방역 당국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 경기아트센터 ‘위대한 예술가 시리즈’…한국무용 거장 국수호 첫 무대

    경기아트센터 ‘위대한 예술가 시리즈’…한국무용 거장 국수호 첫 무대

    경기아트센터는 오는 31일 ‘위대한 예술가 시리즈’ 첫 순서로 ‘국무(國舞)-국수호의 춤’을 선보인다. 위대한 예술가 시리즈는 무용, 음악 등 각 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긴 예술가를 차례로 소개하는 무대다. 시작은 한국무용의 거장인 안무가 국수호 선생이 연다. 국 선생은 1973년 국립무용단의 1호 남자 무용수이자 주역 무용수로 활약했고 국립무용단 단장을 지냈다. 1987년 국수호디딤무용단을 창단해 현재까지 예술감독 겸 이사장으로 무용단을 이끌고 있다. 2000여회의 국내외 공연으로 독보적인 창작활동을 해왔고 대통령상, 올해의 예술상, 한성준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특히 우리춤을 극장춤으로 양식화하는 데 업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고 최고의 예술가로 인정받으며 ‘국무’ 칭호를 얻었다. 그의 작품은 주로 한국 역사와 동양적 세계관을 담아내는데 매 작품마다 수년에 걸쳐 자료를 수집하고 고증, 연구를 통해 무대에 작품화하는 과정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특징이다. 작품에 대해 연구자의 자세로 집요한 창작준비과정을 거치며, 그러한 열정으로 작품마다 예술계의 반향을 일으켜 왔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 2002 한일월드컵 개막식, 2003년 대통령 취임식 등 여러 국가 행사에서 총괄안무를 맡아 우리 역사와 동양철학을 예술적으로 풀어낸 작품을 선보였다. 2018년 고희를 맞아 노자의 도덕경 ‘무위(無爲)’를 춤으로 세상에 내놓아 ‘지성인이 읽어야 할 국수호의 춤의 미학(美學)’ 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성찰(省察)이다. 국수호의 독무 ‘입춤’을 시작으로 ‘화랭이춤’, ‘아가’, ‘제비노정기’, ‘무동’, ‘천지수화’, ‘용호상박’, ‘사랑가’ 등 8개 작품으로 국 선생의 작품세계를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안숙선 명창을 비롯한 국악 명인들도 함께해 더욱 풍성한 무대를 꾸민다.
  • ‘모두의 페미니스트’ 벨 훅스가 남긴 발자취

    ‘모두의 페미니스트’ 벨 훅스가 남긴 발자취

    “우리의 위대한 작가, 사회운동가, 선구자인 벨 훅스의 뛰어나고 긍정적인 영향은 우리와 다가오는 세대들에게 미칠 것이다. 명복을 빈다. (May she rest in power).”(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훅스의 빈자리가 얼마나 클지 가늠도 안 된다.”(‘나쁜 페미니스트’의 작가 록산 게이) 저서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흑인 페미니스트, 벨 훅스가 지난 15일(현지시간) 6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동생인 그웬다 모틀리가 밝힌 사인은 말기 신부전이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 페미니즘의 대모’를 향한 애도 성명이 쏟아졌다. 그의 본명은 글로리아 진 왓킨스. 벨 훅스는 필명이다. 그에게 영향을 준 외증조모의 이름 벨 블레어 훅스와 어머니의 이름 노자 벨 왓킨스에서 따왔다. 이름보다 글이 먼저인 사람이 되고자 필명인 벨 훅스에는 대문자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그는 1952년 미국 켄터키주의 흑인분리구역에서 태어났다. 1973년 스탠퍼드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76년 위스콘신대 석사, 1983년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타크루즈 캠퍼스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0년대 그는 스탠퍼드대에서 작가 다이안 미들러브룩의 여성학 강의를 들으며 의식화 그룹의 유일한 흑인 여성으로 활약했다. 이후에는 그는 백인 중심의 영문학계에서 토니 모리슨 등 흑인 여성작가를 재평가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 또한 인종, 성차별, 계급문화의 정치학에 관한 20여권의 비평서를 집필한 인기작가가 되었다. 훅스에 관해 가장 잘 알려진 문장은 페미니즘에 관한 정의이다. 그는 페미니즘을 두고 “성차별주의와 그에 근거한 성적 착취와 억압을 끝내려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의는 페미니즘이 남성에 반대하는 운동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였다. 그에 따르면 남성도 흑인이든 백인이든 상관없이 그들이 자본주의적 가부장제에 대항해 여성과 함께 싸운다면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다. 특히 훅스는 계급 차별과 인종 차별이 존재하는 한, 성차별은 더욱 만연할 것이라고 말하며 페미니즘의 영역을 사회 여러 분야로 넓혔다 19세에 집필한 첫 저서 ‘나는 여자가 아닙니까’는 훅스를 일찌감치 미국 지성계에서 중요한 인물로 자리 잡게 한 계기가 됐다. 그는 그 책에서 페미니즘 지형에서 흑인 여성이 간과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1985년 출간한 ‘페미니즘: 주변에서 중심으로’에서는 초기 페미니즘 운동이 부르주아 계급 출신 백인 여성만을 주축으로 했다고 비판하며, 소외된 이들을 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2년 출간한 ‘행복한 페미니즘’이 2017년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으로 번역된 것을 포함해 10여권의 저서가 국내에도 번역돼 들어왔다.유명한 일화로 그가 페이스북 최초 여성 이사회 임원을 지낸 셰릴 샌드버그의 2013년 저서인 ‘린 인’에 관한 비평을 든 것이 있다. 샌드버그는 의지력과 지구력이 있는 미국 여성이라면 누구나 기업의 사다리를 올라가 꼭대기까지 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훅스는 “샌드버그가 신자유주의적인 기업 페미니스트 판타지를 팔고 있다”며 “또한 샌드버그는 자신에 대한 반발에 대해 ‘질투에 가까운 분노’라고 말하고 있다”고 적었다. 부유한 백인 여성이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어도, 가난한 유색인종 여성이 그같은 성취를 이루어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그에 얽힌 일화 중 하나는 그가 틱낫한 스님의 제자로서, 불교 수행자이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훅스는 1975년 프랑스 플럼블리지에서 틱낫한 스님과 그의 제자 찬콩 스님을 만나 사회운동에는 자비심이 전제돼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후로도 세계 불교의 여성 지도자로서 맹렬히 활약하게 된다. ‘교차성 페미니즘’을 주장한 페미니스트 법학자 킴벌리 크렌쇼는 한 인터뷰에서 “벨 훅스는 처음으로 스스로를 ‘흑인 페미니스트’라고 부를 자격을 가졌던 흑인 페미니스트 세대의 중심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떠나간 훅스를 그리워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그의 명복을 빌었다. ‘아파도 미워하지 않습니다’를 쓴 조한진희씨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많은 이들이 벨 훅스의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나를 포함해서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그를 사랑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 “말 안 들어?” 세 살배기 때려 죽인 30대 계모 긴급체포… “사형하라” [이슈픽]

    “말 안 들어?” 세 살배기 때려 죽인 30대 계모 긴급체포… “사형하라” [이슈픽]

    3살 아이 몸서 멍·찰과상 다수 발견경찰, 부검으로 정확한 사인 규명 예정6년 동안 217명 아동학대로 사망5년간 아동학대 사례건수 2.6배 급증네티즌 “잔인·무지” “살인죄 적용해야” 분노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3세 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30대 의붓어머니가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지난해 10월 입양된 지 8개월 간 양부모의 잔혹한 폭행으로 온몸이 골절과 멍투성이로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양 사건, 같은 해 6월 친부 동거녀로부터 좁디좁은 여행 가방에 갇힌 채 7시간 동안 숨조차 제대로 못 쉬고 죽어간 9살 남아 사건.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있는데도 방치 속에 죽어간 수많은 아이들의 비극으로 뜨거웠던 사회적 논란이 무색하게 아동을 향한 학대범죄는 지금도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 대낮에 아이 때려 죽인 계모친부가 119에 신고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33)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전날 오후 2시 30분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 자택에서 의붓아들 B(3)군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의붓아들인 B군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시 119가 아닌 B군의 친부에게 상황을 알렸고 B군 친부는 119에 신고했다.B군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같은 날 오후 8시 30분쯤 숨졌다. 조사 결과 B군의 몸에는 멍, 찰과상 등 다수의 외상이 있었으며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혀낼 예정이다. B군과 관련해 이전에 경찰에 학대의심신고가 들어온 적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 이후 구속 영장 신청이나 죄명 변경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분노한 여론 “말 안 들을 수도 있지!”“아이가 당한대로 똑같이 때려죽여야” 네티즌들은 “3살 아이가 못 알아들을 수도 있지 잔인하다”, “부모 자격이 없다”, “아이가 물건이냐. 3살은 떼를 쓸 수도 있고 고집도 생길 시기인데 무지하다”, “사형시켰으면 좋겠다”, “가엾은 아이가 당한대로 똑같이 때려죽여야 한다” 등등 분노의 반응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아동학대 치사죄를 폐지해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면서 “아동은 엄연한 인격을 지닌 한 명의 인간인데 살인죄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입양돼 죽고 가방에 갇혀 죽여도변하지 않는 아동학대 잔인한 세상아동학대 2년마다 1만명씩 급증 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는 피해사례는 해마다 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죽는 아동의 수는 6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 보건복지부의 ‘2020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 학대로 신고된 피해건수는 3만 905건으로 5년 만에 3배가량 급증했다. 2015년 1만 1715건이었던 학대 피해 사례수는 2016년 1만 8700건, 2017년 2만 22367건으로 2년 만에 2만건을 넘어섰고 2018년 2만 4604건, 2019년 3만건(3만 45건)을 넘겼다. 그러나 아동학대 관련 예산은 같은 기간 2015년 252억원에서 2020년 297억원으로 18% 증가했다.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으로 학교를 제대로 나가지 못했던 지난해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43명으로 2014년(14명)보다 3배 늘었다. 2014년부터 6년 동안 217명의 아동이 아동학대로 채 피어보지도 못한 채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최근 ‘대한민국 아동학대, 8년의 기록’이란 사례집을 펴낸 세이브더칠드런은 “2013년 울주에서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발생한 이후 아동학대를 멈추기 위한 노력이 8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아동이 학대로 사망하는 일은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보냈던 신호들, 우리가 놓친 기회들, 여전히 드러나지 않은 사각지대를 마주하는 것에서부터 우리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 [열린세상] 거인의 어깨 위에서/박산호 번역가

    [열린세상] 거인의 어깨 위에서/박산호 번역가

    얼마 전 번역서 한 권을 마감했다. 이번 책은 내용이 유난히 까다롭고 어려워 고전을 면치 못한 채 작가를 찾아가 항의를 하고 싶을 정도였다. 물론 코로나 덕분에 그 무모한 계획은 상상에 그쳐야 했지만. 번역하다 보면 어렵고 힘든 작품을 종종 만나지만 이번은 정말이지 20년 가까운 번역 인생에서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고통스러웠다. 그러다 결국 탈이 났다. 바쁜 와중에 잠시 틈을 내 근처 호수공원을 걷고 온 다음날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픈 데다 다리가 너무 저려서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증상이 시작됐다. 병원에 가 보니 척추분리증이라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과로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지병까지 발병했다. 어쩔 수 없이 편집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며칠 쉬었지만 그런 내내 앉아도 누워도 불편했다. 대체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머리, 어깨, 발, 무릎, 발 순서로 찾아오는 통증을 참고 일해야 하나. 영화는커녕 남들 아파트는 몇 배에서 몇십 배가 오르고, 주식과 비트코인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들은 주위에 넘쳐나는데…. 집도 절도 없이 아픈 식구 병구완하느라 있는 돈, 없는 돈 탈탈 털어버린 채 소처럼 일만 하는 나는 순식간에 ‘벼락거지’가 된 것 아닌가. 그때 우연히 주 샤오메이란 중국 피아니스트가 쓴 ‘마오와 나의 피아노’란 책을 읽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주 샤오메이는 1949년 상하이 출생으로 음악 교사인 어머니가 장만한 피아노와 세 살 때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의 천재성은 일찍 발견돼 11세에 베이징중국음악학원에 입학하고 훌륭한 스승을 만나 재능에 꽃을 피운다. 하나 열두 살에 생애 첫 리사이틀을 앞두고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고, 문화혁명 속에서 재교육 수용소로 보내져 5년간 살게 된다. 바퀴벌레가 득시글거리는 짚단에서 자고, 요강으로 썼던 것 같아 절로 구역질이 나는 그릇에 죽을 담아 먹고, 매일 음표 하나 보지 못한 채 낮에는 꽁꽁 언 땅에 삽질을 하고, 밤에는 동료들과 같이 자아비판과 감시를 하고 당하는 참혹한 수용소 생활.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그동안 잊고 있던 음악의 열정을 그곳에서 되찾아 어머니에게 세 살 때부터 친구였던 피아노를 수용소로 보내 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피아노와 다시 만난 후로 그는 한 번도 연주를 멈추지 않았다. 엄마의 식량 배급표 한 장으로 두 모녀가 끼니를 때우고, 넓은 세계에서 음악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꿈을 좇아 홍콩을 거쳐 LA에서 파리로 가는 험난한 여정에서 때로는 가정부로 일하고, 때로는 홍등가의 식당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피아노가 망가지지 않도록 겨울에 난방도 하지 못하는 파리의 다락방에 사는 그녀를 구원한 건 끝없는 연습과 명상 그리고 노자 철학이었다. 지금은 아래로 내려간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위로 오르고 있네 그려. 그땐 모르고 있지만. 지금은 위로 오른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아래로 내려가고 있네, 그려. 일하고 일하라, 꾸준히 쉬지 않고, 어느 날엔가 기대하지도 않는 가운데, 그대는 바라던 목표에 이르리. 결국 주 샤오메이는 평소 그가 존경하던 화가 정판교가 남긴 위의 글처럼 음악이 끝나도 청중들이 자리를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인 연주를 하는 피아니스트가 된다. 주 샤오메이의 일생이 놀라운 것은 문화대혁명이란 암흑기를 같이 겪으며 꿈뿐만 아니라 인생이 산산이 부서져 버린 동료 음악가들, 혹은 그 고통을 이겨 내고 음악가가 됐다 해도 생활 혹은 돈에 일상이 잠식당한 다른 음악가들과 달리 언제나 음악 하나만을 바라보며 끝까지 우직하게 걸어갔다는 점이다. 그런 그를 동료와 친구들은 진심으로 응원하고 지지하며 도와줬다. 그런 주 샤오메이의 일생을 읽는 며칠 동안 나는 가시지 않는 허리 통증과 어려운 텍스트와 씨름하는 고통보다 인생엔 더 큰 고통이 있다는, 너무나 당연하고 엄혹한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다고 믿는 것을 지키기 위해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고 마침내 일가를 이룬 거인들의 삶을 통해 평범한 우리는, 나는 위로받게 된다. 마감이 끝나고 주 샤오메이가 연주하는 바흐의 골든베르크 변주곡을 들었다. 지극히 그다운 연주였다.
  • [포토] 터키 개울 바닥서 발견된 아프로디테·디오니소스 조각상

    [포토] 터키 개울 바닥서 발견된 아프로디테·디오니소스 조각상

    두물루프나르 대학 발굴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터키 서부 아이노자이의 그리스·로마 유적지 개울 바닥에서 발견한 ‘사랑의 신’ 아프로디테, ‘술의 신’ 디오니소스 조각상. 2021.11.3 연합뉴스
  • [책꽂이]

    [책꽂이]

    조선 사회주의자 열전(박노자 지음, 나무연필 펴냄) 일제강점기에 조선의 독립과 사회주의 실현에 몸을 던진 이들. 주체 철학자 신남철, 비운의 빨치산 박치우, 조선과 러시아의 경계에 선 남만춘과 김남겸, 붉은 페미니즘의 선구자 허정숙 등 사회주의자 열 명의 활약과 미래를 향한 고민을 따라가면서 또 다른 위기의 시대에 놓인 오늘을 돌아본다. 312쪽. 1만 9000원.여자로 나이든다는 것(앤 G 토머스 지음, 박은영 옮김, 열대림 펴냄) 교육학 박사이자 심리치료사로 일해 온 저자가 눈으로 아이를 키운 여자, 마녀와 구두를 바꿔 신은 여자, 해를 훔친 지혜로운 할머니 거미 등 동화와 전설을 통해 여성의 삶과 지혜를 전한다. 352쪽. 1만 9000원.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박권 지음, 동아시아 펴냄) 양자역학은 세계 최고의 이론 물리학자들이 근본으로 꼽는 이론이다. 물리학자이자 고등과학원 교수인 저자가 왜 모든 것이 양자로 수렴되는지 촘촘히 전하는 책은 우리가 어떻게 그리고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긴 논증이기도 하다. 344쪽. 1만 7500원.‘나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비장애형제 자조모임 ‘나는’ 지음, 한울림스페셜 펴냄) 발달장애와 정신장애를 겪는 형제를 둔 비장애 형제들이 모인 ‘나는’이 낸 소설 형식의 자전적 에세이. 장애 가정 안에서 비장애 형제의 고민, 장애인의 형제자매가 가진 혼란과 아픔 등 그들의 깊은 속마음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288쪽. 1만 8000원.대가 없는 일(김혜지 지음, 민음사 펴냄) 세상과 ‘나’ 사이에서 휘청이는 이들을 주목한 소설집.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청소년을 이야기한 ‘꽃’을 비롯해 출산 계획만으로 상사의 눈총을 받으면서도 난임 시술을 해야 하는 여성을 그린 ‘아가야, 어서 오렴’ 등 단편 7편을 모았다. 276쪽. 1만 3000원.풋감으로 쓴 시(오현아 글, 엄정원 그림, 백화만발 펴냄) 백화만발의 ‘시니어 그림책’ 시리즈 일곱 번째 책. 할머니는 왜 아파트 경비 아저씨에게 풋감을, 중국집 사장에겐 양파 껍질을, 시장에선 자초 뿌리를, 포목점 주인에겐 천을 부탁했을까. 천에 물을 들이며 자신의 슬픔을 희망으로 물들이는 할머니 이야기를 따뜻하고 밝은 그림으로 그렸다. 72쪽. 1만 2000원.
  • [거리 미술관]20.그림자의 그림자(홀로서다)1

    [거리 미술관]20.그림자의 그림자(홀로서다)1

    서울 종로구 이화사거리의 홍익대 대학로캠퍼스 입구. 높이 8m의 조각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조각을 인도에서 캠퍼스 방향으로 쳐다보면 엉덩이가 보이며 얼굴은 캠퍼스를 향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캠퍼스 입구에서 도로 쪽으로 쳐다보면 오히려 시선이 도로 쪽을 향하고 있다. 바라보는 위치나 각도에 따라 조각상은 앞뒤 구분이 되지않고 시시각각 변한다. 종로에서 대학로 방면으로 가는 버스에 탄 승객 눈에는 버스가 움직이면서 조각상의 절반이 갑자기 사라진다. 대리석 받침대에 서 있는 조각의 위치도 이채롭다.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정면이 아닌 모퉁이나 한쪽 가장자리에 자리잡는 등 제각각이다. ‘그림자의 그림자(홀로서다)1’이라는 김영원(74) 조각가의 2011년 작품이다. 직사각형 모양의 좌대에 ‘인간의 몸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면서도 수직단절의 추상을 통해 인간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는 소개글이 적혀 있다.재질은 브론즈이며 흰색으로 도장처리를 했다. 그림자 조각은 인체 뒷모습을 부조로 만들어 수직으로 절단한 뒤, 평면과 입체면이 동시에 보이도록 90도 각도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붙여서 세웠다. 부조는 2차원 평면 위에 원하는 형상을 도드라지게 새기는 조각기법이다. 평면상에서 인체형상을 부조로 만든 뒤 떼어내어 공간에 세우면 3차원의 입체형식이 된다. 부조기법은 인체의 앞쪽이 아닌 뒷태에 적용했다. 작가는 이에대해 “성별에 관계없이 인간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고 말한다. 이 작품은 원래 홍대 본교 캠퍼스에 설치될 예정이었다. 김 작가는 2012년 8월 정년퇴임 기념전시회를 학교에서 가졌는데 당시 학교측에서 본교 정문 앞에 세워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조각은 1년 뒤, 본교 캠퍼스가 아닌 대학로 캠퍼스 앞에 설치됐다. 김 작가는 “본교 캠퍼스 앞이 아니라 대학로 캠퍼스로 와 아쉬웠는데 오히려 일반 시민들의 반응이 더 뜨겁다”고 말한다.그는 2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이 작품을 흔쾌히 학교에 기증했다. 이 대학 조각과에 입학에 미대학장을 지낸 그의 모교와 후배사랑의 증표다. 그는 또다른 그림자의 그림자 조각상을 서울 동대문 DDP에도 2017년에 기증했다. 김 조각가는 추상미술이 국내 미술계를 장악하던 1970~80년대부터 지금까지 40년 넘게 인체조각을 통한 인간실존 탐구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초기에는 ‘중력, 무중력’시리즈로 자신만의 사실주의 조각 활동을 펼치기 시작한다. 80년대 후반들어서는 인체를 파편화시켰다가 재조립하는 해체, 그리고 90년대에는 몸과 마음을 성찰하는 선(禪)을 조형화하는 작품활동을 한다. 이후 2000년대 들어서는 관객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평면과 입체가 공존하는 부조형식을 빌어 선의 세계를 구현하는 그림자의 그림자 시리즈로 작품활동 중이다. 그는 2009년 세종대왕 동상 공모에 당선돼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상을 설치했고 이승만, 박정희, 이명박 대통령까지 전직 대통령 10명의 동상도 만들었다. 이 동상들은 청남대에서 볼 수 있다. 2013년에는 이태리 파도바(Padova)시 초청으로 베니스비엔날레에 두차례 참여했던 세계적 조각가인 노벨로 피노티(Novello Finotti)와 현지에서 2인전을 열기도 했다.그림자 시리즈에는 노자 철학의 ‘유무상생(有無相生)’ 개념이 들어있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유무상생, 즉 유와 무가 서로 살게 해준다는 내용이 있다. 부조에서 인체의 형상이 제거된 단면을 무로 본다면, 인체 이미지를 가진 다른 면은 유가 된다. 대립되는 성질의 두 면이 별개의 독립된 존재가 아니라 존재와 비존재로서 상호작용하며 공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장은 후배 조각가들에게 애정어린 충고도 잊지 않는다. 그는 “우리만의 창의적인 작품활동을 해야 하는데 다들 서양의 조각풍토만 따르는 경향이 지배적이었다”고 지난날을 회상한다. “미국 등 유학파가 국내 미술계를 장악하고 있으나 독창성이 중요하다. 영국의 데미언 허스트를 따라가다간 아류가 될 것이다. 자신만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작품감상에 있어 작가의 의도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만의 관점을 가져볼 것을 당부한다. 그는 “내 작품은 앞뒤가 없다. 동서남북 어디서보더라도 앞이자 뒤”라며 자유로운 감상을 권고한다. 작가가 작품을 만들었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그 작품은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이다.그에게 예술활동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사람들이 “이게 뭐지?”하며 끊임없이 되묻고 스스로 답을 찾아보며 지혜를 터득할 수 있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창작활동을 지향한다”는 말로 대신한다. 그림자의 그림자는 실체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가 ‘그림자의 그림자’라는 작품명을 내건 것은 인간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화두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빛과 어둠이 공존하듯 인체 형상을 한 도드라진 조각 면과 수직으로 처리된 밋밋한 면에서 작가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고민했을 게다. 그림자 조각은 사랑하는 연인관계이든 일로 맺어진 인간관계이든 상대와의 관계에서 서로의 존재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것을 화두로 던지고 있다.
  • 아프간 아기 돌보던 女해병·출산 앞둔 예비아빠…美 전사자 신원 공개

    아프간 아기 돌보던 女해병·출산 앞둔 예비아빠…美 전사자 신원 공개

    지난 2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가 자행한 테러로 전사한 미군 13명의 신원이 공개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28일(현지시간) 카불 테러로 희생된 전사자 13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22세로 해병 11명, 해군 의무병 1명, 육군 소속 1명이었다. 이들 중 2명은 이번 작전에 자원했던 여성 해병이었다. 니콜 지(23) 병장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유족은 그가 “자신이 하는 일을 믿었으며 다른 일을 하고 싶어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무언가를 시작하면 끝까지 해냈다”고 떠올렸다. 지 병장은 고등학교 시절 연인이었던 남편이 해병대에 입대하는 것을 보고 입대를 결심했다. 이후 둘은 결혼해 부부가 됐다. 그는 남성 위주 조직인 해병대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고, 뛰어난 인재로 활약하며 동료들보다 먼저 병장으로 승진했다. 지 병장은 SNS에 카불에서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난 내 일을 사랑한다”고 적기도 했다. 또 다른 여군 전사자 조해니 로사리오 피차르도(25) 병장은 보급 부대에서 일하며 꼼꼼한 일 처리와 전문성으로 인정받았다. 그를 가르쳤던 학생군사훈련단(ROTC) 교관에 따르면 그는 고등학교 시절 ‘완벽한 전사’였다. 존 코폴라 중위는 그가 “수천 명의 여성과 아이를 대피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미국 가치를 수호하고 다른 이들이 이를 누릴 수 있도록 스스로를 희생했다”고 추모했다. 이 두 명은 아프간에서 게이트를 통과하는 여성과 아이들을 수색하는 일에 직접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트 제르마노 전 중령에 따르면 예전에는 여성들이 대부분 전투 보직에 배치되는 것이 금지돼있었고, 2001년 아프간 개전 때도 여성 해병들은 보초 근무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수십 년간 전투를 이어나가면서 보수적인 군대 분위기도 바뀌기 시작했다. 여성 장병들도 전투 작전에 투입되기 시작했고, 특히 보수적인 문화의 아프간에서 여성들과 교류하기 위해 여군들은 보병대와 함께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해병대도 여군이 모든 전투 임무에 투입되는 것을 서서히 허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해병대원 약 9%가 여성이다. 제르마노 전 중령은 “다른 군부대에 비해 적은 병력이긴 하지만 매년 더 많은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무게를 견디고자 전방에 나선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 두 사람을 제외한 11명 전사자들의 명단이다. ▲ 다린 후버(31) 참모병장. 그의 아버지는 “아들은 타고난 지도자였다”며 “당시에도 아들이 선두에서 장병들을 이끌었을 것”이라고 떠올렸다. 그는 조국을 사랑했고 이번이 아프간 세 번째 파견이었다. ▲ 헌터 로페즈(22) 상병. 그의 부모님은 둘 다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카운티 보안관실에서 일하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최근 아기를 안고 수 킬로미터를 달려 대피시켰다”고 떠올렸다. ▲ 대간 페이지(23) 상병. 그는 보이스카우트 단원으로 활동했고 반려견을 사랑했다. 그는 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기구였고, 친구들이 항상 의지하는 행복한 청년이었다. ▲ 움베르토 샌체즈(22) 상병. 그는 인디애나폴리스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거리에 떨어진 작은 도시에 살았다. 로건즈포트 시장은 “젊은이가 카불 임무의 일환으로 자신을 희생했다”고 추모했다. 인디애나 주지사 에릭 홀콤도 “샌체즈 상병이 자원한 것처럼 이토록 위험한 나라의 부름에 응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고인을 기렸다. ▲ 데이비드 에스피노자(20) 일병. 그의 어머니는 “한편으로 아들이 자랑스럽지만, 엄마로서는 견디기 힘들다”고 비통한 마음을 전했다. 그에게는 13살 여동생이 한 명 있다. ▲ 재러드 슈미츠(20) 일병. 그는 2주 전에 아프간 대피 작전에 투입됐다. 아버지는 “아들이 항상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며 “최고의 군인이 되기 위해 그토록 열심히 훈련에 임했던 청년을 본 적이 없다”고 떠올렸다. ▲ 릴리 매콜럼(20) 일병. 그는 한평생 해병을 꿈꿔온 청년이자 아기 출산이 3주 앞으로 다가온 예비 아빠였다. ▲ 딜런 메롤라(20) 일병. 그의 어머니는 “최고의 아이”였다며 “누군가에 항상 무언가를 주려고 하는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 카림 니코이(20) 일병. 그의 아버지는 “아들은 그가 하는 일을 사랑했고, 항상 해병이 되고 싶어했다”며 “향후 경력으로 쌓으려 한 만큼 헌신했고 나라의 부름에 응답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 막스톤 소비아크(22) 의무병. 그는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열정 많은 청년이었다. 그의 고등학교 축구 코치는 “모든 이들이 힘든 상황에서 막스를 찾아갔다”며 “열정적이고 충실한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 육군 참모병장 라이언 크나우스(23). 그의 할아버지는 “손자는 조국을 사랑하는 의욕적인 청년이었다”고 전했다. 그를 가르쳤던 교사는 “카나우스는 조용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아이였다”며 “그의 롤모델이 권력에 맞서 사람들을 돕는 이들이었다”고 전했다.
  • 태영호 의원, 북한은 왜 홍범도 장군 유해를 못 모셨나

    태영호 의원, 북한은 왜 홍범도 장군 유해를 못 모셨나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평양에서 태어난 홍범도 장군 유해를 북한이 모셔가지 못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태 의원은 홍 장군이 광복 전까지 소련에서 여생을 보냈으므로 북한이 유해를 평양으로 모셔가자면 얼마든지 가능했지만, 김일성 시대 때 북한은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모셔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일성은 자신의 항일 업적만 내세우기 위해 홍범도 장군의 봉오동 전투와 같은 독립 무장활동은 인정하지 않았다”며 “한국에서도 일부 홍 장군을 좌익계 독립운동가로 평가하지만, 김일성은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자는 아니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항일 독립투쟁의 중심으로 나선 김일성은 홍 장군 유해 봉환에 부담을 느꼈지만, 10여 년 전부터 우리 정부가 유해 봉환을 추진하자 갑자기 고향인 평양에 안치해야 한다고 북한이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은 카자흐스탄에 한반도가 통일되기 전에 장군의 유해를 고향이 아닌 한국으로 보내면 남북 대결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는다고 압박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해 봉환을 둘러싼 남북 대결 양상은 북한의 핵 개발로 인해 카자흐스탄이 한국 편으로 기울게 됐다고 설명했다.태 의원은 “북한은 2015년 말 카자흐스탄 수도에 대사관을 개설하겠다고 했으나 2016년 4차 핵실험으로 불허당했다”며 “2017년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면서 카자흐스탄은 북한과의 거의 모든 관계를 동결시켰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또 홍 장군의 유해를 모시고 있던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사회와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고 태 의원은 지적했다. 카자흐스탄 고려인 사회에는 독립군 후손들은 물론 8·15 광복 후 소련군과 함께 북한으로 들어가 공산정권 재건에 일조하고 6·25 전쟁까지 참전하였다가 50년대 말 김일성의 숙청을 피해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많아 좌익 성향이라도 김일성의 세습체제에 거부감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카자흐스탄이 독립하자 학교도 세우고 교사들도 파견하며 고려인 예술단도 평양에 초청했으나 전반적인 고려인 사회의 반응은 냉랭했다고 부연했다.태 의원은 한 세기가 지나서야 ‘나라가 해방되면 고국에 데려가라’라는 장군의 유언을 지켰지만, 여기서 멈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태 의원은 “냉전의 대결 구도 속에서 너무나도 오랫동안 중앙아시아에 남아있는 독립군 후손들을 포함한 고려인들이 우리의 관심밖에 있었다”며 “이제는 그들이 조국인 한국에서 새로운 삶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것이 홍 장군 유언의 본질이라고 봤다. 한편 러시아 출신으로 한국인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도 독립군 후예들인 고려인에게 간이 또는 속성 귀화를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1937년 스탈린주의 정권으로부터 강제 이주를 당한 고려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 한 나라에서 ‘시민권’을 얻어 살 수 있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정말 독립운동 역사를 존중한다면 유해 봉환이란 ‘스펙타클’에만 만족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박노자 교수,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에 문 대통령 왜 비난?

    박노자 교수,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에 문 대통령 왜 비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한국학 교수가 16일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 과정에서 고려민족의 여론은 무시됐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인 전날 저녁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식이 끝난 뒤, 특사단의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우원식 홍범도기념사업회 이사장, 국민대표 조진웅 배우와 가진 대화를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 매우 의미있는 귀환”이라면서,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사회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떠나보내서 섭섭해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우 이사장은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이 지도자를 보내드리게 되어 아주 섭섭해한다”고 답했고, 문 대통령은 고려인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도록 홍 장군 묘역을 공원화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홍범도기념사업회 홍보대사로 활동할 예정인 조 배우에게는 홍 장군의 고귀한 뜻을 적극적으로 알리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박 교수는 “문제는 ‘섭섭한’ 감정만이 아니라 ‘민주주의’”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홍 장군 유해 봉환 문제에 있어서 카자흐스탄 국가 권력자들과 협의했지 고려인 사회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게 아니라고 박 교수는 비판했다. 그는 그동안 대한민국 정부는 소수의견을 무시하고 행정편의주의적으로 행동했는데 이번 정권에서도 달라진 게 없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상징 정치와 홍 장군에 대한 예우는 좋다”면서 “홍 장군을 그리 존경한다면 홍 장군 부대원들의 후손들이 포함된 재한 고려인들에게는 예컨대 간이 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면 안될까요”라고 제안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으로의 ‘영구 귀국’을 원하는데, 대한민국이 지금 그들에게 해주는 것은 ‘체류권 부여’일 뿐라고 한탄했다. 러시아 출신인 박 교수는 2001년 한국 여성과 결혼해 한국인으로 귀화했으며, 역이민자인 고려인동포들의 삶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 윤미향 “과거 日공항서 범죄자 취급…‘속옷까지 벗겨라’ 지시”

    윤미향 “과거 日공항서 범죄자 취급…‘속옷까지 벗겨라’ 지시”

    무소속 국회의원인 윤미향 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가 과거 일본 공항에서 범죄자 취급을 받았던 사연을 전했다. 윤 의원은 14일 일본 시민단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전국행동’이 주최한 ‘김학순 공개 증언 30년·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온라인 세미나에서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과거 자신이 일본을 방문했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오사카에서 2017년 8월 11일 공항에서 바로 이상한 사무실로 끌려갔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30분~1시간 동안 ‘왜 왔냐? 어디로 갈 거냐? 오사카에서 누가를 만날 것이냐?’ 등 거의 취조하듯이 제가 범죄자 취급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히로시마 공항에서는 속옷을 보여주면서, 속옷도 보면서 ‘여기에 뭐가 들었느냐? 달러 다발이 들었느냐? 총기류가 들었느냐? 마약이 들었느냐?’ 물었다. 여러 가지 불합리하고 부당한 조사를 하는 방법을 통해서 겁박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고 폭로했다. 윤 의원은 당시는 이런 일들이 왜 일어나는지 몰랐는데, 지난 10일 MBC ‘PD 수첩’의 보도로 진상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국가정보원이 자신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방일 때 일본 공안과 우익 단체에 정보를 줬다는 보도 내용을 소개하면서 “충격적인 것은 저 여자(윤미향) 속옷까지 벗기라는 지시를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왜 박근혜 정부 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건 한일 위안부 합의와 연관돼 있었다는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가 오사카 방문 때 공항에서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한 2017년 8월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다. 윤 의원은 또한 “국정원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정대협 사무처장이었던 양노자 씨와 대표였던 저의 이메일을 수시로,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점검했다”며 “양노자 씨와 제가 간첩 활동하는지 감시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일본 방문 때 자신을 감시하거나 무단으로 촬영하는 사람을 발견한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약 1시간 동안의 강연에서 30년 전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첫 위안부 피해 증언 이후 피해자들과 함께 한 위안부 운동을 설명한 뒤 자신은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윤 의원은 정대협 보조금·후원금 유용 혐의 등으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첫 공판에서 윤 의원은 “30년간 정대협 활동가로 부끄럼 없이 살아왔다”며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 동물원 사파리 청소하던 칠레 21세女, 호랑이에 물려 즉사

    동물원 사파리 청소하던 칠레 21세女, 호랑이에 물려 즉사

    동물원 사파리 안 우리를 청소하던 20대 여직원이 호랑이에 물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9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쪽으로 90㎞ 떨어진 랑카과시의 한 사파리에서 우리를 청소하던 21세 여성이 호랑이에게 물려 즉사했다. 이 사파리는 방문객이 차를 타고 지나갈 때는 동물을 풀어놓지만, 직원이 일하는 도중에는 동물을 가둬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랑이 우리가 열려 있었던 점과 피해자가 호랑이 우리에 들어간 이유 등에 대해선 사파리 측과 직원 측의 진술이 엇갈린다. 윌리엄스 에스피노자 랑카과 경찰서장은 “호랑이를 가둬둔 철창이 열려 있는지 몰랐던 피해자가 습격을 받아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말했다. 사파리의 행정·재정 담당자인 안토니오 로하스는 “호랑이 우리에는 풀려 있는 호랑이가 하나 있었고, 사자 우리를 청소하던 직원들은 그냥 거기를 청소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무슨 이유인지 그들이 잠겨 있는 호랑이 우리를 열었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사파리 직원인 리어나도 말루엔다는 “피해자는 호랑이 우리를 청소하라는 업무를 받았으나 호랑이를 가둔 철창이 열려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면서 사파리 측 과실을 주장했다.
  • 작품도 ‘나’도 없앴다… 그 끝에 남은 ‘순수’

    작품도 ‘나’도 없앴다… 그 끝에 남은 ‘순수’

    맹렬히 타오르는 불길 같기도, 너울너울 춤추는 물결 같기도 하다. 검은색과 흰색을 배경으로 거침없이 뻗어 나간 붓질의 궤적들은 간혹 너무 강렬해 불길한 기운마저 감돈다. 전시 제목이 왜 ‘혼돈의 밤’인지 직감할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는 중견 화가 김길후의 개인전 얘기다. ●작품 1만 6000점 태우는 등 정체성 고민 올해 환갑을 맞은 작가는 오랫동안 중국 베이징을 거점으로 작업해 왔다. 베네치아비엔날레 중국관 예술감독이었던 왕춘천의 기획으로 2014년 베이징 화이트 아트박스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여는 등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반면 국내에선 상대적으로 조명받을 기회가 적었다. 지난 4월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을 받으며 뒤늦게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작 회화와 조각 등 23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최근 작품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자리다. 1999년 자신의 작품 1만 6000여점을 불태우고, 2013년 이름을 김동기에서 김길후로 개명하는 등 끊임없이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해 왔다. “예술이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해 많은 나라들을 돌아다녔다”는 작가는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은 모습이 이번 전시작들”이라고 소개했다. 만물이 소생하기 전 원시적인 상태를 가리키는 ‘혼돈의 밤’을 통해 그는 관습을 잊고 순수한 아이 같은 본성으로 돌아가 그림과 자신이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의 경지를 펼쳐 보인다. 무엇을, 어떻게, 어떤 색으로 그릴지는 작가도 알지 못한다.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림에서 나 자신을 빼는 것이며, 특정 대상을 그리지 않고 붓에 몸을 맡긴다”고 했다. 캔버스를 마주한 순간의 즉흥적인 호흡과 몸짓이 만들어 낸 형상은 그래서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구름의 형상이 바람의 움직임에 따라 바뀌듯 보는 시선에 따라 모습이 달라지는 것을 그린다”고 덧붙였다. ●“나 자신 빼고 붓에 몸 맡겨”… 물아일체 경지 지팡이 모양의 나무와 회화를 혼합해 만든 조각상은 회화의 역동적인 생명력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노자의 지팡이’라는 제목이 일러주듯 세속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고 원시적인 본질로 회귀하려는 작가의 신념이 유머러스하게 표현됐다. 오는 8월 22일까지.
  • 현대차 노조 파업 유보… 임단협 교섭 14일 재개

    현대차 노조 파업 유보… 임단협 교섭 14일 재개

    현대자동차 노자가 파업 등 쟁의행위를 유보하고 올해 임단협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는 13일 오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사는 14일 교섭을 재개한다. 난달 30일 노조의 결렬 선언으로 중단된 이후 2주 만이다. 조는 “재개된 교섭에서 사측이 기만하는 자세를 보이면 강력한 쟁의지침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노사가 일단 교섭을 다시 시작하면 교섭에 다소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20일까지를 성실 교섭 기간으로 정했다. 노조는 임금 9만 9000원(정기·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금 30% 지급, 만 64세 정년연장, 국내 공장 일자리 유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지난달 30일 기본급 5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00%+3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200만원, 10만원 상당 복지 포인트 지급 등을 1차 제시해 노사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 현대차 노조 올해 임단협 결렬 선언

    현대차 노조 올해 임단협 결렬 선언

    현대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결렬됐다. 노조는 파업 절차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조는 30일 울산공장에서 하언태 사장과 이상수 노조지부장 등 노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13차 교섭에서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이날 사측이 제시안 교섭안이 조합원 요구를 충족하기에 부족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측은 이날 기본급 5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00%+3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200만원, 10만원 상당 복지 포인트 지급 등을 제시했다. 노조는 결렬 선언에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또 다음 달 5일 임시대의원회를 열어 쟁의 발생을 결의하고, 같은 달 7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 파업 찬반투표를 벌일 예정이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파업 투표가 가결되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노자가 실제 파업할지를 가늠하기는 이르다. 현 노조 집행부는 실리·합리 성향으로 ‘뻥’ 파업 지양과 건설적 노사 관계, 빠른 임단협 타결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9년 한일 무역 분쟁과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2년 연속 노조가 양보하는 모양새로 무분규 교섭을 했기 때문에, 협상이 지지부진하면 올해는 파업 가능성도 크다. 노조는 올해 요구안으로 임금 9만 9000원(정기·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금 30% 지급, 정년연장(최장 만 64세), 국내 공장 일자리 유지 등을 내걸었다. 노조는 “쟁의 기간이라도 사측이 납득할 만한 안을 제시한다면 언제든지 교섭에 응하겠다”며 “여름휴가 전 타결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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