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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헉슬리, 노자에 불교까지 술술~

    헉슬리, 노자에 불교까지 술술~

    영원의 철학/올더스 헉슬리 지음/조옥경 옮김/김영사/528쪽/1만 9800원 사람들은 난관에 부닥쳐 고통받을 때 자기 존재의 궁극적 이유를 스스로 묻곤 한다. 이를테면 ‘왜 사나’와 같은 질문이다. 그 궁극의 실재를 알기 위해 종교며 수행, 고전 등에 매달리지만 완전한 앎의 단계에 이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래서 삶과 존재의 영원한 진리를 깨우쳐 실천한 이들을 우리는 성인이나 깨달은 자, 현자라고 부른다. 위대한 종교의 본질적이고 공통된 핵심 진리는 흔히 ‘영원의 철학’으로 불린다. 16세기 이탈리아 구약성경학자 아고스티노 스테우코가 처음 언급해 근대 철학자 라이프니츠가 본격적으로 사용했고 19세기 초월주의자들 사이에 퍼져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말이다. 책 ‘영원의 철학’은 20세기 그 ‘영원의 철학’을 대중에게 널리 퍼뜨린 올더스 헉슬리가 1945년 세상에 낸 ‘영원한 철학 선집’이다. ‘멋진 신세계’로 친숙한 올더스 헉슬리는 ‘20세기 중반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문인’이란 평가를 받지만 철학자, 신비가, 사회현상에 대한 예언가로도 활발히 활동한 인물. 책은 종교적·영적 주제에 몰입했던 그가 성인·현자급 인물들이 남긴 가르침에 해설을 덧붙인 지혜 모음집이다. 대부분의 종교가 공유하는 세계관·인간관·윤리관의 핵심을 27개의 키워드로 추렸다. 책에 배치된 420개의 인용문은 서양의 신비주의자, 성인, 문인뿐만 아니라 장자와 노자, 인도 경전, 불교 경전까지 동서고금을 종횡무진한다. 그 명문들에 얹히는 해설에서 해박함과 천재성이 어렵지 않게 읽힌다. 인용된 문장만 읽어도 흥미로운 책이다. 스스로 거듭나고 깨달음으로써 ‘궁극의 실재’를 통찰한 인물들의 외침과 행동이 알기 쉽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 바탕은 ‘모든 존재의 근거인 신성한 실재는 사고와 언어로는 접근할 수 없는 체험을 통한 직접적인 영적 앎의 영역’이란 데 있다. ‘신은 어디에 있는가’ ‘진리는 어떻게 깨달을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서두를 장식한다. 그 결론은 ‘그대가 그것이다’이다. 신은 우리 안에도 저 밖에도 계시며, 영혼 속에도 영혼을 통해서도, 세상 속에서 세상을 통해서도 절대적 실상으로 향하는 길이 있다는 것이다. “모든 인간의 최종 목표는 그 사실을 스스로 발견하고 자신이 실제 누구인가를 발견하는 일이다.” 이 세상의 의미를 이렇게 푼 저자는 지금 현실에서 그 명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이렇게 제시한다. “지금 그대가 하고 있는 일을 하고, 고통받고 있는 것을 아파하라. 이 모든 것을 신성하게 행하라. 그대의 가슴 외에 변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종면 칼럼] 종교지도자는 진중해야 한다

    [김종면 칼럼] 종교지도자는 진중해야 한다

    천주교, 불교, 개신교, 원불교 등 종단지도자들의 ‘이석기 선처’ 탄원 파문이 거세다. 각 종교 수장급 지도자들이 지극히 민감한 사단을 일으켰으니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탄원서 문면, 그 어둠의 행간부터 살펴봐야겠다. 염수정 추기경은 “재판부가 법과 원칙에 따라 바르고 공정한 재판을 해주시기를 기도하며, 동시에 그들이 우리 사회의 한 일원으로 화해와 통합, 평화와 사랑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청한다”는 요지의 글을 법원에 냈다.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이 서명한 탄원서에는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어리석은 갈등으로 국력을 소진하기보다 서로 간에 이해와 포용이 허용되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재판이 얼마나 올바르지 못하길래 추기경이 공정한 재판을 위해 기도까지 할까. 내란음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사건이 한갓 ‘어리석은 갈등’에 불과한 것인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이 이른바 ‘RO(혁명조직)’ 구성원으로 무슨 ‘죽을 죄’를 진 것도 아닌데 온 나라가 들썩거릴 정도로 난리를 친다는 뉘앙스다. 대한민국이 그렇듯 정의가 곤두박질치고 가치가 물구나무선 형편없는 나라라면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탄원서에는 “누가 어떤 죄를 범했든 도움을 요청하면 그 죄를 묻지 않고 기도해주는 것이 종교인의 자세”라는 대목도 있다. 미당 서정주 시인의 표현대로 “사람의 값을 제일로 비싸게 계산한 석가모니”, 그 가르침을 따른다면 아무리 죄가 무거워도 그 자체로 고귀한 ‘사람’인 이상 자비의 기도를 베푸는 것은 당연하다. 성경의 말대로 자신을 미워하는 자를 선대하고, 저주하는 자를 축복하며, 모욕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또 얼마나 성스러운 일인가. 하지만 국헌 문란의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에 대해 전후 맥락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선처를 호소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고통받는 자를 위한 기도와는 차원이 다르다. 정작 이석기 사건 당사자는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데올로기병’은 웬만한 설득이나 포용으로는 치유할 수 없는 고질이다. 주목할 것은 미국처럼 자유민주주의가 만개한 나라에서도 국가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극단세력은 설 땅이 없다는 사실이다. 긴장 없는 온정주의는 위험하다. 종단지도자로서 재판부에 압력을 가할 의도가 없었다며 인도주의적 입장을 강조하지만 궁색하다. 2심 판결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선처를 구해도 법의 심판이 끝난 후에나 원칙과 상식의 바탕에서 하는 게 옳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종교인으로서 무위이무불위(無爲而無不爲), 불언지교(不言之敎)의 경지를 갈망했다. 노자철학의 정신이다. 가만히 있어도 하지 않는 일이 없는, 말이 없어도 태산 같은 가르침을 주는 지경에 이르러야 진정한 종교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 아직도 진보니 보수니 철 지난 이념의 굴레에서 허덕이는 현실에서 종단지도자들이 사회 통합의 구심은 못될망정 부적절한 처신으로 또 다른 갈등을 부추기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지금, 여기’의 현실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했다면 섣불리 탄원이라는 이름의 정치판을 벌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종교편향 논란이 극에 달했을 때 지관 전 총무원장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정치란 생선을 굽듯이 조심조심 깊이 들여다보고 해야 한다.” 정치의 유혹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지금 종교계 일각에서도 새겨들을 만하다. 일찍이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는 종교가 권위주의에 빠지고 탐욕에 물들어가는 현실을 개탄하며 “종교는 오로지 행복을 파는 장사꾼이 돼야 한다”고 갈파했다. 도저한 역설이다. 우리는 종교로 말미암아 행복한가. 국민이 종교지도자를 걱정하는 난경만 면해도 다행이다. 환지본처(還至本處)라고 했다. 값싼 정치 옷을 벗어던지고 제자리로 돌아오라. 무너진 종교의 위의(威儀)를 바로 세워야 한다. 종교지도자라면 국민도 국가도 더는 길을 잃지 않도록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수석논설위원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스피노자와 근대의 탄생(스티븐 내들러 지음, 김호경 옮김, 글항아리 펴냄)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명언으로 기억되는 네덜란드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는 급진적 사상가였다. 대표 저술 ‘신학정치론’(1670년)에서 성경은 신의 말씀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문학작품이며, 참된 신앙은 제도화된 종교와 상관이 없고, 종교가 근대국가의 통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등 놀랄 만큼 전복적인 사유를 드러내 당대 유럽 철학계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당시 신성모독적 불온서적으로 낙인찍혔던 ‘신학정치론’은 스피노자가 주저인 ‘윤리학’을 쓰던 도중 갑작스럽게 신학과 정치적 문제로 관심을 급전환해서 썼던 책이다. 스피노자 연구의 권위자인 저자는 스피노자가 왜 다분히 돌발적으로 ‘신학정치론’을 집필했는지 배경을 짚어준다. 성경을 정치개입 수단으로 이용하는 당시 풍토를 비판한 스피노자는 철학적 사고의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정을 지지했다. 464쪽. 2만 5000원. 사람들은 어떻게 광장에 모이는 것일까?(마이클 S 최 지음, 허석재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근대 국가의 대형 운동장과 고대 그리스 극장은 왜 모두 안쪽을 향한 원형으로 지어졌을까. 2008년 한국의 촛불시위, 2010년 아랍의 봄 국면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모였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한국계 미국인으로 게임이론을 전공한 저자(UCLA 정치학과 교수)가 그 해답을 제시한다. 책에 따르면 사람들이 한데 뭉치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공유한 결과가 아니라 ‘메타 지식’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내가 참여할 것이라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이 알고, 다른 사람들도 참여할 것이란 사실을 내가 알며, 다른 사람이 참여할 것을 내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도 아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쇄적 과정’이 전제됐다는 것. 이 같은 공유지식이 얼마나 잘 형성되느냐는 사회적 네트워크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게임이론을 사회과학 문제에 접목시켜 대중의 집합행동, 정치적 권위의 형성과 유지 등 다양한 사회현상을 분석한다. 170쪽. 1만 5000원. 사일런스(존 케이지 지음, 나현영 옮김, 오픈하우스 펴냄) ‘무정형성의 음악’으로 서양 현대 음악사를 개척한 천재적인 작곡가 존 케이지(1912~1992). 그의 음악 세계와 철학의 정수가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1937~1961년에 각종 매체에 썼던 그의 기고문과 에세이, 강연문 등 23편이 담겼다. 현대음악, 실험음악, 실험음악사, 무용, 예술가론 등 다방면의 주제를 다양하게 다뤄 케이지의 예술관을 입체적으로 엿볼 수 있다. 소리와 소음, 무와 유, 사유와 현상, 우연과 필연, 정확성과 부정확성 등 경계를 오가며, 수많은 예술가들이 아무런 저항감 없이 받아들인 기성의 개념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무용, 미술, 건축, 연극, 영화, 문학 등 전방위로 영향을 끼친 케이지의 독보적인 실험정신은 마치 그림을 그리듯 글자를 배열한 독특한 원고에서도 웅변된다. 악보에 음표를 그려 넣듯 텍스트를 실험한 케이지의 아이디어를 책갈피에서 확인하는 즐거움은 덤이다. 354쪽. 2만 8000원. 미래와 만나는 한국의 선비문화(한영우 지음, 세창출판사 펴냄) 원로 한국학자인 한영우 서울대 명예교수가 한국의 선비정신을 조명한 역사서다. 우리의 전통 선비정신을 서양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해당하는 미덕으로 꼽는 저자는 대한민국의 성공배경을 한국인 전체를 관통하는 그 정신 덕분에 가능했다고 주장한다. 선비정신이야말로 우리 조상이 물려준 우수한 문화적 유전인자이며 교육열, 성취욕, 근면성, 협동정신, 통합학문을 추구한 유교전통 등에 그 정신이 배어있다는 것. 책은 한국인의 선비정신을 우주관, 윤리, 예술, 정치로 나눠 특징을 살피고 그 전통이 개화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어떻게 변용됐는지, 8.15광복 이후 서양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보여준 빛과 그늘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진단했다. 그러나 물질만능주의, 이기주의, 강자 위주의 사회질서 등 서양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드러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모도 지적했다. 332쪽. 2만원.
  • [열린세상] 우려스러운 한국 언론의 재봉건화/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열린세상] 우려스러운 한국 언론의 재봉건화/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최근 TV방송의 보도태도를 빗댄 우스갯소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달구고 있다. 예를 들어 최영 장군이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말씀을 하시면 방송매체는 “최영 장군, 돌을 황금으로 속여 팔아 거액을 챙긴 의혹”이라고 보도하거나, 스피노자가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주제로 강연하면 방송매체는 ‘스피노자, 지구멸망 악담, 전 세계가 경악 분노’라고 보도한다는 식이다. 이런 우스갯소리는 악마의 편집으로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는 방송매체를 조롱하고 있다. 우리의 언론은 군사정권의 탄압 속에서도 꿋꿋이 진실보도를 추구하면서 우리나라의 민주화 역사에 크나 큰 공헌을 해왔다. 이런 위대한 전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현대 민주사회에서 우리의 TV방송매체들은 왜 조롱을 받고 있는가. 두말할 것도 없이 그것은 공정보도의 책임을 소홀히 하고 편파보도로 국민을 오도했기 때문이리라. 잘 알려져 있듯이, 얼마 전 자진 사퇴한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는 “교회강연에서 일제의 식민지배와 해방 이후의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발언했다”고 편파적으로 보도됐다. 그가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어서 “하나님은 우리 민족을 단련시키려고 고난을 준 다음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말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말은 보도되지 않았다. 이렇게 편집 보도되고 나니 애국적인 발언이 매국적인 발언으로 뒤집히고 말았다. 물론 보수적인 기독교 근본주의의 어법에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독립 유공자의 후손이 도리어 반민족주의자로 몰렸으니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사실상 편파보도는 나라 꼴을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나라를 위태롭게 만든다. 우리에게는 편파적인 허위보도로 말미암아 몇 달 동안 광우병 촛불시위로 사회 전체가 몸살을 앓았던 기억이 남아 있다. 당시의 보도태도를 처절하게 반성한 TV방송매체가 이번에는 스스로 자중하고 신중하게 보도를 하고 있어 무척이나 다행스럽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보도에서도 보았듯이, 대부분의 TV방송 매체들은 선동적인 보도를 서슴지 않는다. 참사 초기에 민간잠수부라고 둘러댄 여성의 거짓말을 진실처럼 인터뷰해서 정부의 대처방식을 불신하게 만들거나, 사기꾼 잠수부의 황당 주장을 앞세워 쓸모없는 다이빙 벨을 투입하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이를 보면, TV방송 매체들이 어떤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언론권력을 과시하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언론이 정치적인 목적에 봉사하고자 선동적인 보도를 일삼게 되면, 민주사회는 사분오열돼 갈등과 폭력으로 붕괴하고 만다. 제1차 세계대전 뒤에 출범한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이 폭력적인 정치갈등에 휩싸여 끝내 나치독재에 무릎을 꿇고 말았던 까닭이 여기에 있다. 당시에 물론 TV방송 매체는 없었지만, 대신 여섯 유파의 파당적인 신문매체가 있었다. 현대의 TV방송 매체에 비하면 선정성이 형편없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이들이 정치 목적을 가지고 선동적인 보도를 일삼자 바이마르의 시민사회는 갈등과 폭력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언론매체들이 공정성을 잃고 정치 도구화되는 것을 독일의 사회학자 하버마스는 공론장의 재봉건화라고 일컬었다. 바이마르 공화국에서처럼 언론매체들이 정치적인 목적에 봉사하면 민주사회의 공론장도 봉건시대의 궁정 공론장처럼 정치 권력의 전시장으로 전락하고 만다는 것이다. 우리의 TV방송이 하버마스의 말처럼 재봉건화되고 있는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TV방송 매체들이 자기 나름의 색깔을 추구하는 것은 좋지만 공정보도의 의무를 저버리고 정치목적에 봉사하고자 한다면 위험천만이다. 우리 사회도 바이마르처럼 폭력적인 정치갈등에 휩싸이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 민주주의는 정치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강력한 시민사회를 전제하고 있다. 강력한 시민사회는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중립적인 언론매체들이 있어야 유지된다. 언론매체들이 중립적이어야 공정한 공론을 만들어낼 수 있고, 그래야 민주주의는 안정적으로 발전한다. 신문매체보다도 선정성이 훨씬 거센 TV방송매체가 더더욱 중립적이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 [김문이 만난사람] 정본 백범일지 복간 이기웅 열화당 대표

    [김문이 만난사람] 정본 백범일지 복간 이기웅 열화당 대표

    인생의 발걸음은 손가락으로 피아노 건반을 누르며 곡을 만들어 나가는 것처럼 기록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태어나 평생을 사는 동안 누구나 기록을 갖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든 흔적을 남길 것이다. 때문에 기록은 자연스럽게 후대의 밑거름이자 귀감이 되는 일이다. 비록 보잘 것 없다고 하더라도 진실된 노력과 성찰의 흔적이기에 소중한 유산으로 남게 된다. 지난달 14일 강릉 선교장의 열화당에서 ‘백범일지를 어떻게 복간할 것인가’에 대한 포럼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기웅(74) 열화당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위대한 기록 ‘백범일지’(白凡逸志)를 우리 시대에 용기를 주는 제 목소리 그대로 염(殮)하려 하니 많은 성원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백범일지’는 알다시피 김구 선생이 항일독립운동의 최전선에서 생사를 기약할 수 없어 유서 대신으로 민족독립운동에 대한 경륜과 소회를 기록한 것이다. 장대한 감동이 있기에 어제와 오늘,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읽히는 훌륭한 저술이다. 그렇다면 ‘백범일지’ 복간작업은 언제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 지난달 25일 경기 파주시 출판단지 내에 있는 출판사 열화당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그는 헌책을 옆에 놓고 열심히 필사를 하고 있었다. 내용을 물었더니 최초의 한국계 미국 작가 강용흘이 쓴 ‘초당’(1947년)이란 책을 보여준다. 그는 “필사를 하다 보면 초조해지지 않고 앞서 살다간 인생 선배들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어머니 같은 책들을 읽으면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지 않느냐”며 웃는다. 그러면서 2년 전 설립한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에 대해 설명을 한다. 이 학교는 세종 이도의 디자인 정신을 섬기며 타이포그라피를 가르침의 바탕으로 삼는다고 했다. 서로 경쟁하지 않으며 넓게 배우는 한배곳(대학), 실무프로젝트를 통해 배우는 더배곳(대학원)이 어우러진 자율적 공생을 지향하는 대안학교라는 것이다. 그의 사무실 출입구에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글귀가 걸려 있다.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고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노자 사상에 나오는 말이다. 대안학교 설립취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이 대표는 “김동리 선생이 27세 때 쓴 글씨인데 당시 받을 때는 잘 몰랐지만 지금 보니 아주 좋다”고 말한다. ‘백범일지’ 복간에 대한 얘기로 화제를 옮겼다. “우리 시대의 진정한 사표(師表)이신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가 간행돼 온 역사를 보면 우리는 하나의 소중한 기록이 여러 환경과 여건에 따라 그 본의가 잘못 전달되고 있음을 목격했고 이것이 역사의 기록으로 전해질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이제라도 백범의 숨결이 그대로 담긴 육필원고와 파란만장했던 일생의 자취를 정성껏 염하는 심정으로 ‘정본 백범일지’를 복간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일찍부터 그런 생각을 했지만 출판단지를 조성하는 일 때문에 차일피일 미뤄오다가 지금에야 복간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백범일지’는 광복 후 ‘김구 자서전 백범일지’(국사원, 1947년)라는 표제로 출간된 것이 그 효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원본을 현대문으로 윤문하는 과정에서 친필 ‘백범일지’와는 그 내용과 표기방법, 서술형식이 다른 판본이 됐다. 이후 1994년 백범의 후손 김신 장군이 친필 원본을 공개하고 ‘친필을 원색 영인한 김구 자서전 백범일지’(집문당)가 간행되면서 친필 원본이 일반 독자에게 알려지게 됐다. 하지만 친필 ‘백범일지’는 그 위상에도 불구하고 영인본이기에 일반 독서를 위한 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촘촘히 써내려간 백범의 달필을 읽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세월의 흐름에 따라 글씨가 바랜 곳은 판독조차 힘들고 결락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이 대표는 책의 형식 면에서 세로짜기, 한자의 사용 등까지 그대로 전달해 백범의 숨결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반듯한 판본, 즉 진정한 의미의 정본을 복간하겠다고 말한다. 복간분량은 모두 5권이다. 제1·2권은 친필본 상·하권과 구술본 하권 등을 원본의 한자와 한글을 그대로 표기한 세로짜기 형태다. 제3권은 원본 내용을 한글 위주 현대어로 쉽게 풀어 낼 예정이다. 제4권은 친필본(보물 제1245호)을 원래 형태로 영인한 복각본으로, 제5권은 김구 선생의 사진 화보와 연보를 포함한 자료편으로 펴낸다. 선교장 열화당이 생긴 지 200년이 되는 내년에 복간을 완료할 예정이다. 그가 정본 ‘백범일지’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기록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평소의 철학에서 비롯됐다. “갑골문자와 수메르 문자 등이 생겨나면서 뭔가 기록하는 문화가 생겨났습니다. 그 문자가 역사를 거듭하면서 일정한 종이책의 양식을 창안해 가다듬어왔고 우리는 인류 유산 가운데서도 가장 중심인 기록문화, 책으로 금자탑을 쌓아왔습니다. ‘백범일지’의 복간은 우리의 올바른 ‘말뿌리’와 ‘글뿌리’를 찾고자 하는 출판정신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지요.” 그가 기록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에 대해서는 2000년 1월 안중근 의사의 공판기록을 엮어 펴낸 ‘안중근 전쟁 끝나지 않았다’라는 책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그는 이 책의 머리말에서 “‘나의 영원한 스승 안의사의 치열했던 기록이, 용기를 잃고 흔들리는 젊은이들에게 널리 읽혀 그들이 용기를 회복하고 자신 있는 삶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기록을 소중히 여기는 민족만이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출판단지 조성은 이렇듯 기록을 소중히 여기는 출판을 중흥시키는 일”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1989년 열악한 출판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구체적인 전략으로 ‘출판 관련 산업의 협동화 사업계획’에 착안했다. 이 계획은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라는 문화산업도시를 건설하는 계획으로 발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요즘에는 쌀농사와 사람농사를 축으로 하는 인간중심의 친환경문화도시를 만드는 일에 역점을 두고 있다. 쌀농사와 책농사가 주가 돼 이를 통해 사람농사를 지어가며 여기에서 파생되는 환경 중심의 종합미디어시티를 구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첨단 문화산업이 가장 원시적인 쌀농사와 함께 공존하는 곳으로 만드는 일이다. 또한 그는 ‘영혼도서관’ 설립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서의 ‘영혼’은 종교적 관점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이루는 정신의 실체를 말합니다. 진실된 자서전을 쓰는 일은 한 인간의 육신을 정성껏 염하듯이 영혼을 온전히 거두어들이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평생 계속해서 참다운 자서전을 쓰는 일에 착수하면 얼마나 맑은 세상이 되겠습니까. ‘영혼도서관’에서는 한 인간이 평생 동안 자서전을 쓸 수 있도록 주선해주는 곳입니다. 인생의 깊은 성찰을 통해 인간 본연의 진정성을 터득하는 장소가 되는 것이지요.” 그의 설명에 따르면 평생 자서전을 쓰다가 목숨을 다하게 되면 영혼도서관은 유족과 함께 고인이 남긴 원고를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한 뒤 영혼도서관에 꽂게 된다. 그 자서전은 제한적으로 열람이 가능하며 영구히 보존된다. 고인의 영혼이 한 권의 아름다운 책 속에 따뜻하게 묻히게 되는 것이다. 아직 완공은 되지 않았으나 영혼도서관에는 현재 몇 권의 책이 있다. ‘안중근 전쟁 끝나지 않았다’와 고 민영완 목사의 회고록 ‘때를 따라 도우시는 은혜’, ‘김익권 장군 자서전’, 그리고 고 이청준 작가의 복간된 작품집인 ‘별을 보여드립니다’ 등이 있다. 이처럼 그는 앉으나 서나 항상 아이디어를 개발해내고 부지런하게 일을 추진한다. 그런 정열이 어디에서 나올까. 이 대표는 선교장에서 자랐다. 어려서 선조들로부터 검소와 절제 등 삶의 지혜를 배웠다. 어른들은 모든 물건을 함부로 쓰지 못하게 했다. 선교장을 지킨 자긍심과 자존심을 알게 했다. 선교장의 열화당은 5대조인 오은(鰲隱) 이후(李厚)가 1815년에 지었다. 열화당 건물의 구조를 보면 도서관 형태를 하고 있다. 당시 문집과 족보도 찍었다. 고건축을 하는 사람에게는 연구 대상이다. 작은 문화센터라고 할 만큼 많은 장서와 서화 등도 있다. 그는 5~6세 때부터 군불을 때고 여러 가지 심부름을 했다. 장마가 지나가면 쌓여 있던 책들을 그늘에 말리는 일을 했다. 처음에는 곰팡냄새 때문에 싫었지만 점차 익숙한 냄새로 변해갔다. 자연스럽게 출판을 어떤 사명의식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결국 1971년 열화당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에서 미술 전문 출판사를 차렸다. 주위에서는 돈이 되겠느냐고 했지만 우리의 전통공예를 소개하는 ‘한국의 칠보’를 시작으로 ‘열화당 미술문고’ 시리즈와 ‘한국문화예술총서’를 내면서 오늘날의 열화당으로 뿌리를 내렸다. 그의 발걸음은 나이답지 않게 힘차고 빨랐다. 중학교 때에는 30리 되는 거리를 걸어서 등·하교를 했단다. 지금도 걷는 습관은 변함이 없다. 매일 아침 일찍 자택 근처인 일산 호수공원에서 한 시간 이상 빨리 걷는다. 이 같은 부지런한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 기록문화유산을 ‘반듯하게’ 이어나가지 않을까 싶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이기웅 대표는… 1940년에 태어나 강릉 선교장에서 자랐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1960년대 일지사 편집자로 출판계에 몸담은 후 1971년 미술 전문출판사 열화당을 설립했다. 1988년 뜻있는 출판인들과 함께 파주출판도시 추진을 입안하면서 그 조직의 책임을 맡아 25년 동안 출판도시 건설에 힘써 왔다. 한국일보 백상출판문화상을 10여차례 수상했고 출판학회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중앙언론문화상, 가톨릭 매스컴대상,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 인촌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출판도시를 향한 책의 여정’(2001년), 사진집 ‘세상의 어린이들’(2001년), ‘내 친구 강운구’(2010년)가 있고 옮겨 엮은 책 ‘안중근 전쟁 끝나지 않았다’(2000년)와 엮은 책 ‘의리를 지킨 소 이야기’(2007년) 등이 있다. 현재 열화당 대표와 국제문화도시교류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 [생명의 窓] 언제나 짧은 말/차동엽 인천 가톨릭대 교수·신부

    [생명의 窓] 언제나 짧은 말/차동엽 인천 가톨릭대 교수·신부

    전두환 군부독재정권이 서슬 퍼렇던 1980년대 초 서울 명동은 한마디로 숨통 문화 지대였다. 그 시절 그곳의 전진상교육관에서는 민주화 운동의 정신적 지주 가운데 한 분인 함석헌 선생의 ‘도덕경’ 강해가 주 1회 있었다. 당시 해군 중위로 서울의 해군본부에 근무하고 있던 나는 퇴근 후 그 전설의 강의를 꼬박 챙기며 청강했다. 선생은 노자의 ‘도덕경’을 중심으로 스스로 일생 집적한 사량(思量)을 자유롭게 풀어내셨다. 그때 배운 ‘도덕경’의 첫 문장은 지금도 또렷이 기억난다.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 학자들에 따라 약간씩 달리 해석되지만, “도를 도라 할 수 있으면 늘 그러한 도가 아니며, 이름을 이름이라 할 수 있으면 늘 그러한 이름이 아니다”쯤으로 알아들으면 대체로 무난하겠다. 곧 언어로 실재를 온전히 묘사할 수 없다는 심오한 가르침. 한마디로, 언어의 한계를 지적하는 명문이다. 그렇다고 이 문장으로 말미암아 말의 무한 가능성이 부정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말과 실체의 괴리를 늘 시인해야 한다는 철리다(졸저 ‘천금 말씨’참조).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사퇴를 지켜보던 중 문득 저 말이 떠올랐다. 언론인 출신인 후보자가 언론의 뭇매를 맞고 녹다운되었다. 논리적인 합당성이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더니 꼭 그 모양새가 됐다. 문 후보자는 사퇴의 변에서 팩트(fact)만을 보도해 줄 것을 호소했다. 내게는 실체적 진실과 보도 내용의 괴리에 대한 통절한 탄원으로 들렸다. 이 비극은 비단 대한민국 언론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우리 언어문화 전반에서 다반사로 일어나는 병폐인 것이다. 실체적 진실을 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평생 글로 이름을 떨친 시인 고은은 어느 글에서 그 지난함을 단테의 ‘신곡’ 천국편 33절을 빌려 토로했다. “내 입에서 터져 나오는 말은 / 내가 기억할 수 있는 말임에도 아직 / 어미 젖 묻은 아기의 옹알이보다 짧으리라.” 나는 고은 시인이 이 시에 다음과 같은 취지의 변을 붙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는 참 많은 말을 한다.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잊을 수 없는 말을 남기기도 하지만, 또 쓰레기나 티끌 같은 말도 마구 내뱉는다. 하지만 아무리 성숙한 말도 팩트 자체에 비할 때 젖먹이가 하는 옹알이보다 짧거나 못 미치는 법이다.” 그러기에 일상을 언어와 뒹굴며 사는 시인에게 “어미 젖 묻은 아기의 옹알이보다 짧으리라”는 노래는 또 하나의 명시이면서 채찍이었으리라. 우리가 스스로 지혜롭네, 의롭네, 말 잘합네 하면서 시인의 말마따나 ‘잊을 수 없는’ 그런 말을 세상에 남긴다 한들 그것은 정녕 ‘짧으리라’. 절대와 맞닥뜨려 영원의 면전에서, 순수 앞에서, 어느 말이 스스로 ‘길다’고 주장할 수 있으랴. 우리에게는 우리가 하는 말이 ‘짧다!’는 한계 의식이 노상 필요하다. 말만 짧은 것이 아니다. 우리의 판단 역시 진실 앞에 매양 짧다. 가만히 짚어 보면, 우리가 남을 판단할 때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고 심사숙고하면서 신중하게 판단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외려 부족한 정보 또는 왜곡된 정보에 의거해 감정에 치우쳐 남을 단죄하는 일이 다반사다. 판단이 이토록 짧을진대 그 판단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진실 앞에 얼마나 더 짧겠는가.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할 수 있을까’에만 혈안이 돼 있을 것이 아니라 평소 쉽게 내뱉는 말에 대한 성찰이 더욱 필요한 우리들이다.
  • [길섶에서] 공짜 버스/문소영 논설위원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향한 출근버스에 얼룩무늬 군복을 입은 육군 장병 열두어 명이 우르르 탔다. 외박이나 휴가를 나온 모양이다. 관용적으로 ‘군인 아저씨’라 부르지만, 얼굴에 솜털이 보송보송하다. 그중 한 사람이 1만원을 들고 거슬러줄 돈이 부족하다는 버스 운전사와 옥신각신했다. 동료가 100원 동전을 모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지갑을 꺼낼까 말까 망설이는데, 맨 앞 좌석에 타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60대 여성 승객이 부스럭거리며 핸드백을 열어 1000원권을 먼저 내밀었다. 20대 군인 아저씨가 예의 바르게 머뭇거리자, 그녀는 어머니의 표정으로 “괜찮다”고 거듭 권유했다. 겨우 1000원 한 장이 만들어낸 가치는 컸다. 모두 환하게 웃었고, 우리가 생판 남은 아니라는 신뢰도 생겼다. 불교에서 유래했을 적선(積善)은 남을 돕는다는 의미로 굳어졌지만,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착한 일을 쌓는 것이다. 정월 대보름 개울에 돌다리를 놓거나 길에 돈을 놓아두고 낯선 누군가의 노자를 보태는 일도 적선이라 불렀다. 적선은 대가가 없어도 ‘우리’의 즐거움과 평안을 위한 것임을 또 깨닫는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붕괴된 생태계 유일한 보호 장치 vs 인간의 야만성만 증명할 뿐

    덴마크 코펜하겐 동물원의 잇따른 동물 안락사는 동물원의 역할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인간의 욕망과 돈벌이를 위해 동물을 평생 가두거나 마음대로 죽일 권리가 인간에게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야생 생태계가 붕괴된 현실을 고려할 때 동물원이 유일한 보호 장치라는 반론도 팽팽하다. 인간이 야생 동물을 길들이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동물원은 로마 시대 때는 맹수들의 싸움을 구경하는 곳이었다. 고대 국가의 군주와 귀족들은 신기하고 이국적인 동물을 모아 자신의 권위를 과시했다. 현대적 형태의 동물원은 19세기 유럽 제국들이 경쟁적으로 세웠다. 식민지를 넓혀 나가듯 전 세계 모든 동물을 모아 놓는 게 바로 국력의 상징이었다. 동물보호 운동과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인간과 동물이 어우러지는 테마공원 형태의 동물원이 대세를 이루게 됐다.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 박노자 교수는 자신의 저서 ‘동물원, 무죄의 종신형’이란 책에서 “인간이라는 동물이 더 강하고 똑똑하다 해서 더 약한 동물에게 죄를 저지를 권리는 없다”면서 “동물원의 지속적 존재는 인간 야만성의 불멸을 증명해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대공원 노정래 동물원장은 “동물원의 기능은 관람, 교육, 연구, 보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보전이 최고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보존을 위해 관람과 교육과 연구를 한다는 것이다. 코펜하겐 동물원의 벵크 홀스트 연구보전책임자도 “동물원은 놀이시설이 아니라 인간들에 의해 점차 서식지를 뺏기고 있는 동물들의 마지막 생존지”라고 말했다. 안락사와 피임처럼 다소 무리한 조치를 통해서라도 종의 다양성을 보존하는 게 동물원의 의무라는 것이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영종도 카지노 허가…국제 카지노자본 국내 진출에 지역사회 반색

    영종도 카지노 허가…국제 카지노자본 국내 진출에 지역사회 반색

    영종도 카지노 허가 국제 카지노 자본인 리포&시저스(LOCZ)의 국내 진출이 18일 허가되면서 사업 예정지인 영종도를 중심으로 인천 지역사회가 반색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진출이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영종도 발전에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이번에 허가된 LOCZ, 카지노시설을 증설 이전하는 파라다이스 등과 함께 영종도를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샌즈로 만들 것”이라면서 “영종도가 서비스산업 일자리 창출의 메카로 우뚝 서 국가와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중국·미국계 합작사인 리포&시저스 컨소시엄(LOCZ코리아)가 청구한 인천 경제자유구역 영종도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 허가 사전심사 결과 적합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유영성 인천도시공사 사장은 “복합리조트가 미단시티 사업 추진의 동력으로 이어져 침체한 영종도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카지노 유치를 기점으로 신규 투자 유치에 전력해 도시공사 재무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지난 3년간 지속적인 노력으로 얻은 결과인 만큼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이번 정부의 결정이 국내 서비스산업의 선진화를 촉진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이 글로벌 서비스산업의 거점으로 육성되는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예상했다. 미단시티를 개발하는 미단시티개발도 자료를 내고 “미단시티가 영종도의 대표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더 많은 외국 투자자가 영종도에 들어올 수 있도록 투자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미단시티개발은 LOCZ 복합리조트 부지 매각으로 약 1000억원의 수익을 내게 됐다. 복합리조트 기대감에 따른 주변 부지 매각으로 5500억원의 수익을 추가 확보해 유동성 위기 문제를 해결할 전망이다. 영종도 주민들도 복합리조트 유치에 따른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장지선 영종도발전협의회 이사장은 “주민들 모두 간절히 기다린 결과이다”며 “집적효과를 위해 복합리조트가 추가로 들어서고, 영종도에서 추진되는 다른 사업도 탄력받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LOCZ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건립 예정인 복합리조트가 한국 서비스산업 성장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사물 유람(현시원 지음, 현실문화 펴냄) 새롭고 멋진 신상품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너무나 평범해서 관심 밖에 놓여 있는, 그러나 나름의 사연이 있는 사물들에 대한 단상. 거리의 신호등부터 휴일 을지로 상점가의 주인공 삼색 셔터, 스스로 부르르 떨게 만들어진 커피숍의 진동 알림벨, 낯설고도 귀여운 한강의 오리배, 언제나 그 자리에서 누군가 움직여 주길 기다리는 공원의 운동기구, 괴팍한 철근을 덮은 공사장의 가림막, 정치인의 홍보용 사진에 무료로 출연한 빗자루 등 동시대 인간사를 둘러싼 시각이미지를 살펴보고 뜯어본다. 현직 독립큐레이터인 저자의 독특한 안목을 따라가다 보면 내리는 결론, 세상에 쓸모 없는 사물은 없다. 246쪽. 1만 6500원. 작가의 붓(도널드 프리드먼 지음, 박미성·배은경 옮김, 아트북스 펴냄) 문학적 집필활동뿐 아니라 예술에 대한 열정과 재능으로 작품활동을 이어간 작가-화가들에 대한 옴니버스 전기. 안데르센, 괴테, 예이츠, 귄터 그라스, 빅토르 위고 등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동서양 작가 100명이 남긴 아름다운 회화·드로잉·조각작품 200여점을 작가의 삶과 함께 소개한다. 변호사에서 소설가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저자가 커트 보네거트, 톰 울프 등 저명한 작가와 한 미발표 인터뷰, 수십년간 연구해 온 예술분야의 지식을 접목해 완성했다. 펜과 붓, 글과 그림은 표현 수단은 다르지만 예술적 감흥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문학과 예술의 근원 또한 같다는 점, 작가와 화가는 하얀종이 위에 짙은 자국을 만들고자 하는 본능을 공유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436쪽. 3만 5000원. 행복에게 길을 묻다(최창일 지음, 푸른길 펴냄) ‘스스로 행복해지기’가 어느 때보다 큰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이즈음 중견 작가 최창일이 행복한 삶을 위한 단상을 묶어 책으로 펴냈다. 행복과 동행하는 방법에 대해 작가는 “최선을 다해 감사하고, 배려와 지혜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노자를 인용한다. ‘내 인생에 미안하게 살지 않는 기술’,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 ‘마음을 사로잡는 사람의 비결’, ‘성공을 위한 조건’ 등 4장으로 나뉘어진 책은 행복의 길라잡이가 돼 줄 잠언들로 가득하다. “…행복의 시작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때 얻을 수 있습니다. 고통의 의미를 깨닫게 되고 삶에 닥친 고통을 이길 힘을 얻기 때문입니다.” 산골 작업실에서 자연을 화폭에 담는 최성환 화가의 서정적 그림들이 책 갈피갈피에 곁들여져 지혜가 스민 글맛을 더욱 빛내준다. 169쪽. 1만 2000원. 미디어와 민주주의(제임스 커런 지음, 이봉현 옮김, 한울 펴냄) 미국인 3분의2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국적을 모르고 교토의정서의 성격을 알지 못한다. 다른 유럽인들에 비해 국제문제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떨어진다. 반면 TV시리즈 ‘24’로 고문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섹스 앤드 더 시티’로써 여성 역할과 기대에 대한 토론을 촉진한다. 미국 저널리즘의 이상과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영국 언론학자인 저자는 미국 저널리즘의 성격과 역할 분석을 시작으로 미디어의 역사와 문화·기술, 영국·덴마크·핀란드와 비교, 주요 관심사의 변천 등을 훑으면서 민주주의와 관계 탐구를 이어간다. 저자가 평생 천착한 연구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424쪽. 4만 3000원.
  • 거제시에 케이블카 설치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경남 거제시에 산과 바다 절경을 구경할 수 있는 케이블카가 설치된다. 거제시는 24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거제관광개발㈜과 학동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실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시와 거제관광개발은 학동고개에서 노자산(해발 565m) 전망대를 잇는 1.9㎞ 구간에 모두 380억원을 들여 곤돌라 52대를 운행하는 방식의 케이블카를 설치한다. 빠르면 오는 12월 말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6년 완공할 계획이다. 현재 상·하부 역사의 토지 매입과 도시관리계획 결정 등의 행정 절차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용역을 마친 상태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무인항공기 ‘드론’ 장착된 콘셉트카 나왔다

    무인항공기 ‘드론’ 장착된 콘셉트카 나왔다

    드론(무인항공기) 기술을 도입한 최초의 콘셉트카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프랑스 르노자동차가 2014 인도 델리모터쇼에서 교통상황을 관측하는 등의 목적으로 드론을 탑재한 SUV 콘셉트카를 공개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위드’(Kwid)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이 콘셉트카는 전장 3.6m, 전폭 1.9m로 닛산 쥬크를 축소한 듯한 소형 SUV다. 장난감 자동차를 닮은 듯한 이 차량은 르노디자인 인도가 설계했다. 바디는 대지를 상징하는 회색과 르노 상징인 노란색으로 투톤 마감됐으며 인테리어 디자인은 새장에서 영감을 얻은 누에고치 형태다. 앞 열은 3인승이며 뒷 열은 2인승인데 운전석을 중앙에, 보조석을 양 옆에 배치한 독특한 방식이다. 크위드는 ‘플라잉 컴패니언’이라는 소형 드론을 차내에 탑재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드론은 차량 뒷부분 지붕이 열리면 이륙해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측해 중계하고 전방 장해물을 미리 파악해 알려준다. 주변의 풍경도 사진으로 기록할 수 있다. 이는 대시보드에 장착된 태플릿 PC로 제어되며 자동 및 수동 모드를 지원한다. 운전자는 터치스크린을 통해 손쉽게 드론을 운용할 수 있다. 구동 방식은 차세대 1.2ℓ 터보차저 가솔린엔진과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으로 이뤄졌다. 여기에 추후 전기엔진 방식이 추가된다. 앞으로 2년 안에 크위드를 출시할 계획인 르노는 “기술적 특징과 참신한 디자인, 강력함은 젊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르노/인디안오토블로그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세계 최고 독서왕 김득신’ 만화로 펴내

    충북 증평군은 조선시대 최고의 독서광으로 알려진 백곡 김득신(1604~1684)의 이야기를 만화책으로 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만화로 보는 재미있는 독서왕 김득신’이라는 제목의 만화책은 결혼 첫날밤 부인과 독서를 하고, 자식의 장례를 치르면서도 책을 읽은 김득신의 일화 등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냈다. 모두 66쪽이며 총 1만권을 발간해 전국 도서관 및 각급학교 등 1200여곳에 보급할 예정이다. 만화책은 웹툰으로도 제작돼 네이버와 다음에 게재될 예정이다. 그림은 증평 출신으로 어린이 학습만화로 유명한 ‘WHY시리즈’의 최복기씨가 그렸다. 증평에서 태어난 김득신은 임진왜란 때 진주성 대첩을 이끈 김시민 장군의 손자다. 그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두 20대에 과거 급제한 천재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머리가 좋지 않았다. 공부를 그만두라는 권유까지 받았지만 그는 수십년 동안 반복적인 독서로 59세에 과거에 합격하는 인간 승리의 꿈을 이뤘했다. 사마천의 ‘사기’ 중에 백이전(伯夷傳)은 무려 11만번이나 읽었고, 노자전(子傳)은 2만번 이상 읽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만번 이상 읽은 책은 36권에 달한다. 정약용은 “문자가 만들어진 이래 수천년을 뒤져도 독서가는 김득신이 으뜸”이라고 평가했다. 김득신이 쓴 시들은 당대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효종은 그의 작품에 대해 “당시(唐詩)에 넣어도 부끄럽지 않다”고 극찬했다. 군 관계자는 “김득신을 통해 노력하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는 진리를 청소년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만화책을 만들게 됐다”면서 “앞으로 김득신 서당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평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길섶에서] 세태 유감/정기홍 논설위원

    지인이 세태를 꼬집고 빗댄 말을 전했다. ‘받을까 말까 망설여질 땐 받지 말고, 줄까 말까 고민스러울 땐 흔쾌히 주라.’ ‘먹을까 말까 고민스러울 때 먹었다가는 필히 탈이 난다.’. 요즘 돌아가는 세태의 정곡을 콕 찔러준다. 판단의 중요함도 이르는 말이다. 이것 말고도 있다. ‘할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하는 것이 이롭다’고 했다. 일이란 일단 벌여 놓고 볼 일이란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세상이 마음을 어둡고 답답하게 만든다. 자신의 민낯을 있는 대로 내민 게 손에 꼽을 정도다. 정가는 정쟁으로 겨울 하늘만치 을씨년스럽고, 기업가는 연일 비리 혐의로 불려간다. 꼬챙이에 줄줄이 꿸 정도 아닌가. ‘천망회회 소이부실’(天網恢恢 疎而不失)이란 고사가 있다. ‘하늘의 그물이 성깃성깃한 것 같지만 절대 빠뜨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노자에 나온다. 세상의 눈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죄지으면 반드시 벌을 받고, 거짓을 행하면 언젠가 들통 나게 마련이란 경구다. 제자리를 찾지 못한 ‘온갖 잡것’이 판치는 작금의 세상에 와 닿음이 결코 가볍지 않다. 나는 ‘어둠의 자식’인가. 자문해 볼 일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한국문화 근간 도교의 옛 흔적 찾아서

    한국문화 근간 도교의 옛 흔적 찾아서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는 조선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왕실화다. 왕이 사망했을 때 신하들이 마치 생전의 왕을 모시듯 할 정도였다. 해, 달, 산봉우리, 소나무, 파도를 담은 이 그림은 조선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양식을 띤다. 다섯 산봉우리의 가운데 자리한 가장 큰 봉우리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을 이루며 해는 오른쪽에, 달은 왼쪽에 위치한다. 폭포는 봉우리 사이에서 시작해 한두 차례 꺾인 뒤 파도가 물결치는 바닥으로 떨어진다. 물결 양쪽의 소나무는 각각 두 그루씩 마주 보며 적갈색 몸통에 녹색 잎사귀, 군데군데 낀 이끼를 드러낸다. 왕이 하늘의 이치를 본받아 태평성대를 이뤄야 한다는 교훈을 담았다. 경복궁 근정전, 창덕궁 인정전, 덕수궁 중화전 등 정전(正殿)의 어좌 뒤에 놓인 일월오봉도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물론 1만원권 지폐에도 등장해 대중에겐 친숙한 존재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0일 개막해 내년 3월 2일까지 이어 가는 ‘한국의 도교 문화-행복으로 가는 길’은 한국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옛 도교의 흔적으로 이 일월오봉도를 첫손가락에 꼽았다. 전시에선 높이 194㎝, 길이 219㎝의 현존 최고 일월오봉도(19세기 추정)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20세기에 그려진 일월오봉도와 달리 중국에서 들여온 서양 안료를 쓰지 않고 고유의 천연 안료인 석채를 사용했다. 뒷면에는 신선 세계의 복숭아를 뜻하는 ‘해반도도’(海蟠桃圖)가 그려졌다. 역시 처음으로 공개되는 왕실 해반도도는 곤륜산에 사는 도교 최고 여신인 서왕모의 과수원에서 3000년에 한 번 열린다는 복숭아를 형상화했다. 왕의 불로장생을 축원하는 뜻을 담았는데 해와 달, 학이 등장하지 않는다. 박물관 측은 창경궁영건도감의궤(1834)를 참고해, 함인정(涵仁亭)에 내걸렸던 그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 첫 도교 관련 대규모 유물전으로 국보 7점, 보물 4점을 비롯해 고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회화와 공예품, 전적류, 고고 발굴품 등 300여건을 망라한다. 안경숙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우리는 도교라고 하면 늘 ‘무엇이 도교냐’는 질문에 봉착한다”면서 “유교나 불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시됐던 도교에 대한 역사적 제자리 찾기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종교라기보다 문화의 형태로 안착한 도교의 다양한 모습은 다른 유물에서도 엿볼 수 있다. ‘백제 금동대향로’(국보 287호)는 불교 의식에 쓰던 유물이지만 신선들이 산다는 신산(神山)을 표현한 조각들을 담아 도교적 세계관을 나타냈다. 김홍도가 그린 ‘군선도 병풍’(국보 139호)에는 소를 타고 도덕경을 든 노자처럼 도교에서 신선으로 추앙받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1441년(세종 23년) 간행된 ‘초주갑인자본 주역참동계(周易參同契)’ 금속활자본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무려 42년이나 앞선다. 도교의 3대 경전으로 우리나라에서 간행된 주역참동계로는 가장 오래됐다. 퇴계 이황(1501~1570)이 중국의 수련서를 요약해 그린 ‘활인심방’(活人心方)에는 일종의 건강 체조라 할 도인법이 담겼다. 점을 칠 때 쓰던 ‘천지반’(天地盤)의 조각도 공개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중랑구의 인문학 초대

    사는 게 팍팍해지면서 옛 선현들의 지혜를 배우자는 차원에서 고전과 인문학에 대한 수요가 많다. 서울 중랑구는 이를 감안해 28일 오후 3시 구청 대강당에서 ‘고전의 이해를 통해 배우는 현대적 삶의 지혜’를 주제로 인문학 특별강연을 연다고 25일 밝혔다. 구민 500여명이 참석한다.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인 포스코전략대 박재희 석좌교수를 초빙해 고전에서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들을 배운다. 동양의 옛 고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치있게 풀어내 유명해진 박 교수는 2500년 전 춘추전국시대가 낳은 인물 공자, 노자, 손자의 얘기를 빌려 오늘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그가 공자에게서 끌어낸 말은 ‘궁즉통’(어려움에 처했을 때 바닥을 치고 올라오라는 메시지), 노자에게서 찾아낸 말은 ‘허즉통’(결정적인 순간에 마음을 비우고 또 비우면 길이 보인다는 가르침), 손자에게서 배우는 말은 ‘변즉통’(어려울 때야말로 전략을 바꾸어 대응하라는 의미)이다. 문병권 구청장은 “경제난과 취업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들에게 이번 강의가 자신만의 해법을 찾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면서 주민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강신주의 감정수업(강신주 지음, 민음사 펴냄) 대중과 소통하는 글쓰기로 유명한 저자가 17세기 철학자 스피노자의 분석 틀을 빌려 인간의 감정을 인문학적으로 성찰했다. 스피노자는 ‘에티카’ 3부에서 인간의 감정을 48가지로 분석했는데 저자는 철학자의 어려운 말을 우리의 현실과 명작 소설에 비추어 하나하나 세심하게 설명해준다. 일테면 모파상의 소설 ‘벨아미’를 통해 야심을 이해하고,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개츠비 내면에 숨은 탐욕을 읽어낸다. 또한 ‘레 미제라블’에서 공동체의 의미와 박애의 원리를 설명한다. 아울러 자신의 감정을 시각화한 예술가들의 명화 45점도 소개했다. “감정이 먼저 움직여야 어떤 사람, 어떤 사물, 어떤 사건이 우리 시선에 의미 있는 것으로 들어올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기 위해서 나만의 소중한 감정을 잘 가꾸고 보듬으라고 강조한다. 528쪽. 1만 9500원. 이것은 일기가 아니다(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이택광·박성훈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 2010년 9월부터 2011년 3월까지 부정기적으로 쓴 하루의 기록들을 묶었다. 하지만 제목처럼 일상을 담은 사적인 일기가 아니다. 이 시대가 가장 주목하는 탈근대 사상가인 저자는 뉴욕타임스 1면 기사나 사설에 등장하는 사건에서 시대를 진단하고, 논평한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유럽 지역의 집시 인권 문제, 이라크 전쟁 후 감수해야 할 사회·경제적 문제, 자본주의 사회의 양극화, 실업 문제 등 현대 사회의 고난에 대한 안타까움과 날카로운 통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불안한 청년 교육과 일자리 문제에 대한 국가의 소극적 행동에 크게 분노하는 등 다른 책에서 볼 수 없었던 사적인 감정이 드러나는 대목은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88쪽. 1만 7000원. 미국, 유럽, 중국의 화폐전쟁(스한빙 지음, 남영택 옮김, 평단 펴냄)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예측 전문가인 저자가 유럽 경제위기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대처 방안을 제시했다. 저자는 유럽 경제위기의 원인을 대내적, 대외적으로 구분해서 분석한다. 대내적으로는 유럽 각국의 방대한 복지로 인한 채무가 원인이고, 대외적 원인으로는 달러화의 경제 패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미국의 전략적 공격을 든다. 저자는 “채무위기가 늦게 폭발한 쪽이 먼저 폭발한 쪽의 자금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늦게 발생할수록 유리하다”며 “게다가 미국이 지닌 금융 능력은 군사 능력을 훨씬 상회한다. 따라서 유럽의 채무위기 폭발은 사실 필연적”이라고 지적한다. 책은 통화를 둘러싸고 벌어진 각국의 경제 대결과 현재의 채무 위기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얻는 방법을 살펴본다. 552쪽. 2만 5000원. 인문학 지도(스티븐 트롬블리 지음, 김영범 옮김, 지식갤러리 펴냄) 현대 지성사를 수놓은 생각의 계보를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했다. 영국왕립예술학회 회원이자 영화제작자로 에미상을 수상할 정도로 다재다능한 저자는 철학, 심리, 문학, 정치, 미학, 사회, 윤리,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울러 50여명의 지성을 소개한다.‘인간이기 때문에 절망할 수 있다’고 말한 키에르케고르, 죽음이라는 명백한 사실 앞에서 존재를 고민한 하이데거 등 인물마다 10쪽 내외로 생각의 핵심 개념을 짚는다. 또한 마르크스의 사상이 어떻게 루카치, 그람시 등에게 영향을 미쳤고 사르트르와 라캉, 프랑크푸르트학파 등은 어떻게 프로이트를 해석하고 그에게서 어떤 영감을 얻었는지 지적 계보를 추적한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 인물의 대표 저작에서 후대에 가장 많이 인용된 텍스트들을 엄선해 수록했다. 560쪽. 2만원.
  • 몸매는 유럽차 몸값은 국산차 떨리니 수입차

    몸매는 유럽차 몸값은 국산차 떨리니 수입차

    르노삼성자동차가 5번째 신차인 QM3의 가격을 2000만원 초반대로 정하면서 수입차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냈다. QM3는 부진의 늪에 빠진 르노삼성이 사활을 건 프로젝트다. 세단형 SM3·5·7시리즈와 스포츠형 다목적 차량(SUV) QM5 등 4종이 전부였던 르노삼성의 라인업은 QM3의 등장으로 처음으로 5종으로 늘었다. QM3가 이미 유럽에서 인기를 검증받은 모델이고 폭스바겐코리아 전 사장인 박동훈 영업본부장(부사장) 영입 이후 첫 ‘작품’이라는 점도 관심을 끈다. 소형 SUV로 분류되는 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량(CUV)인 QM3는 유럽차의 기능과 디자인을 갖췄으나 가격은 국산차급으로 책정됐다. 르노삼성은 19일 QM3의 소비자 가격이 2250만~2450만원이라고 밝혔다. QM3는 프랑스 르노자동차가 ‘캡처’라는 이름으로 생산해 지난 3월 유럽에 출시한 차량으로 현지에서는 3000만원에 팔리고 있다. 국내에 수입하는 과정에서 운송비와 관세가 붙는데도 국내 가격이 500만원 이상 싼 것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QM3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본사와의 협의를 거쳐 제작 및 판매 마진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식 디젤엔진을 탑재한 QM3는 ℓ당 18.5㎞의 연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르노삼성은 QM3의 주 공략층을 20대 후반~30대 초·중반 전문직 여성과 30대 남성, 신혼부부 등의 젊은 층으로 보고 있다. 덩치가 크지만 승차감은 떨어지는 SUV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이나 가격이 저렴한 준중형 세단을 선호하는 고객 일부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연비 효율과 디자인을 이유로 수입산 소형 디젤차량에 관심이 있지만 3000만원대 이상의 가격을 부담스러워하는 고객이라면 QM3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QM3의 경쟁자로 국내 수입차 돌풍의 주역인 폭스바겐의 골프를 꼽고 있다. 오늘날 골프의 아성을 쌓은 박 부사장이 르노삼성으로 자리를 옮긴 뒤 처음 겨냥한 대상이 골프라는 점에 자동차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내년 3월 QM3 공식 출시를 앞두고 20일부터 1000대 한정 예약 판매에 나선다. 내년에는 4000대 물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현재는 전량 수입하고 있지만 QM3 판매 실적을 지켜본 뒤 국내 생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창조경제 모델’로 떠오른 LG화학·프랑스 르노자동차 협력

    ‘창조경제 모델’로 떠오른 LG화학·프랑스 르노자동차 협력

    프랑스 현지에서 창조경제의 모범 사례로 제시된 LG화학과 르노자동차 협력의 인연은 4년 전인 2009년 12월 LG화학이 르노의 전기차 ‘트위지’에 배터리(2차 전지)를 공급하면서 비롯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첫 거래의 신뢰를 바탕으로 2010년 3월 ‘SM3 Z.E’, 같은 해 7월 ‘조에’ 등 3종의 전기차에 잇따라 배터리를 공급했다. 르노는 닛산과 NEC의 합작 배터리 제조업체인 ‘AESC’를 자사 계열사로 두고 있다. 그럼에도 주력 전기차 모델에는 LG화학 배터리만 사용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1일 SM3 Z.E의 한국 출시 때에는 양산 1호차 등 200대를 LG화학이 업무용으로 구매하면서 우정을 다지기도 했다. 당시 질 노만 르노삼성차 부회장은 “주행 성능과 소음 차단 부문에서 다른 전기차를 앞서는 것은 LG화학 덕분”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세계 각국에서 연비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에 맞춰 2016년 2세대 전기차 배터리도 공동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양사의 협력관계가 창조경제 모델로 떠오르는 것은 현재의 경영 성과 차원을 넘어 새로운 미래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처럼 친환경적, 융·복합적 요소가 창조경제의 단면이기도 하다. 가솔린 자동차는 내연기관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전기차는 배터리가 내연기관을 대신하는 위치에 있다. 즉 글로벌 업체들처럼 뛰어난 엔진 기술이 없어도 배터리 성능만 우수하면 세계적 자동차로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차에 관한 미래 가치가 바뀌는 셈이다. 아울러 양사가 관련 시장을 선점한다면 자동차 업계에서 맹렬한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중국, 인도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전략적 선택도 가능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전기차는 엔진 등이 아니라 배터리를 통한 새로운 사업 모델이기 때문에 창조경제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면서 “아울러 양국에서 고용창출과 융·복합적 공동개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2011년 4월 충북 오창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고, 올 7월부터는 미국 미시간에서도 3개 라인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정통문인 이광수·주요한 원조 ‘멀티테이너’였다

    정통문인 이광수·주요한 원조 ‘멀티테이너’였다

    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구인모 지음/현실문화/584쪽/2만 8000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근대 문인들은 1929년부터 1937년까지 근 10년간 유행가 가사를 쓰고 음반으로 취입했다. 일제 강점기 문인들의 외도와 이탈을 문학사 및 문화사적으로 분석한 책 ‘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은 “좀처럼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는 선언으로 출발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광수, 김억, 주요한, 김동환, 이은상, 홍사용 등이 노랫말을 쓰고 고한승, 김종한, 김형원, 노자영, 유도순, 이하윤, 조영출 등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던 시인들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이 음반에 취입한 작품은 확인된 것만 698곡으로, 식민지 시대 전체 유행가요의 18%에 이른다. 이들이 유행가 가사를 쓰며 대중과의 교감에 나선 것은 ‘개벽’ 등 동인지의 폐간에 따른 창작 공간의 위축, 높은 문맹률에다 빈약한 독자층 등 시단의 폐색현상을 배경으로 한다. 여기에 잡가나 유행창가와 같은 이종 양식들과의 경쟁, 시의 대중화에 대한 열망, 시인으로서의 삶을 보장받으려는 현실적 욕구, 다국적 음반산업과 유성기의 도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들의 모험은 자유시에서 출발한 근대시를 정형시로 퇴보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유행시는 1929년 이광수 외에 김소월, 변영로, 양주동 등 11명의 문학인과 안기영, 윤극영 등의 음악인 5명이 조선가요협회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효시는 이은상의 ‘마의태자’다. 이광수의 ‘우리 아기 날’, 김동환의 ‘종로네거리’, 홍사용의 ‘댓스 오-케-’가 음반으로 나왔다. 대표작은 김형원이 노랫말을 쓰고 안기영이 곡을 붙인 ‘그리운 강남’으로 해방 후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로 인기가 오래갔다. 조선가요협회 참여 문인들은 대중의 호응을 얻지 못해 1933년을 기점으로 활동이 뜸해졌지만 김억, 유도순 ,이하윤 등은 그 후에도 활발하게 작품을 냈다. 김억은 1933년 ‘수부의 노래’를 시작으로 1940년대까지 61편을 음반으로 냈다. 이하윤은 ‘섬색시’, ‘처녀열여덟엔’ 등 158편의 유행가 가사를 발표했다. 유도순은 카페 여급 김봉자와 경성제대 의학사 노병윤의 스캔들을 다룬 ‘봉자의 노래’를 히트시키는 등 1934~35년 2년간 92편을 집중적으로 발표했다. 유행가요의 운명은 1932년 매일신보 기자가 이광수의 ‘쓰러진 젊은 꿈’이 유행하는 것을 보고 ‘엽기적’이라고 한 데서 보듯 어느 정도 예견된다. 흘러왔다 흘러가는 유행가의 속성처럼 정통 문인들의 유행시는 곧 대중의 뇌리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 김억과 이하윤은 1937년 이후 전시상황에 부응하는 시국가요를 짓는 등 전쟁협력이라는 막다른 길로 내몰리기도 했다. 지은이는 그러나 “‘동심초’(김억 작사, 김성태 작곡), ‘동무생각’(이은상 작사, 박태준 작곡) 등이 가곡으로 남아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은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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