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노인 빈곤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경찰 상담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고려시대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골든타임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서울경찰청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81
  • [위기의 한국호 해법-전문가에게 묻다] (1) 세대·지역갈등

    [위기의 한국호 해법-전문가에게 묻다] (1) 세대·지역갈등

    “누가 대통령이 돼도 세대갈등과 지역갈등을 극복하지 못하면 실패한다.”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진단이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층과 노후가 불안한 노인층의 사회적 불만은 커져만 가고 있다. 영호남의 반목은 다소 줄어드는 양상이지만 도시와 농촌의 격차가 커지면서 심각한 갈등을 빚고있다. 이런 세대·지역 갈등 등 대립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위기의 한국호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세대갈등 진단과 제언 경제 위기로 삶의 불안정성이 증폭되면서 일자리와 노년층 부양을 둘러싼 세대갈등이 사회 분열의 핵심 축으로 등장하게 됐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의 세대갈등은 주로 정치·문화적 차이에서 표출되는 경향이 두드러졌지만 지금은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경제적 차원의 주도권 싸움으로 나타나는 양상이다. 이는 생계와도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경제가 하향곡선을 그릴수록, 노년층이 두터워질수록 생존권을 둘러싼 세대간 경쟁이 ‘갈등’수준을 넘어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취업난에도 노년층을 부양해야 하는 젊은 층과 노후 불안에도 자식 세대를 부양해야 하는 중·장년층이 결국은 가족 구성원이라는 점에서 갈등 폭발이 그나마 억제되고 있지만, 국가가 서둘러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못하면 불만이 증폭돼 심각한 사회 문제로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앞으로 20년 뒤에 지금의 노년층을 대체하게 될 40~50대 중·장년층 상당수가 고학력자란 점에서 노년층이 일종의 압력단체로 등장하게 될 가능성도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중산층보다 빈곤층의 부양 부담이 더 크기 때문에 세대갈등이 계층갈등과 결합된 형태로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12일 “50대 초반부터 퇴직을 강요당하는 노인 인구 수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차별에 대한 인식의 정도가 커지고 있는데다, 해외 복지시스템을 접한 고학력자가 많아 연령 간 차별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들이 불만을 집단적으로 표출하게 되면 머지않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와 한국사회학회가 연령별로 추출한 모집단 1500명을 상대로 지난 9월 개별면접을 실시한 결과 65~69세까지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응답이 20대(24.9%)에서 가장 낮았고, 곧 노년층으로 진입하는 50대(40.5%)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20대의 49.0%가 청년일자리 확대를 위해 조기퇴직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50대는 39.3%만이 여기에 찬성했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인을 부양해야 할 젊은 층은 일자리가 없고, 노인이 될 중년층은 대개 경력이 훌륭한 사람들이어서 쉽게 물러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세대 간 타협을 통해 정년을 연장하는 동시에 젊은 층을 위한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선 정년 퇴직을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한 사회 안전망 구축과 함께 젊은 세대를 위한 정보통신(IT)계열 일자리와 창업 및 벤처 시장 육성이 해답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퇴직한 노년층의 생계를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지자체별로 세대 차별에 대한 정서적·문화적 풍토를 바꾸는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핵심은 세금을 더 걷어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지만, 욕을 먹어가며 증세를 집행할 정치권의 의지가 약하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지역갈등 진단과 제언 서울·지방 ‘경제갈등’… “공정 균형개발로 풀어야” 전문가들은 영호남 갈등이라는 전통적 지역갈등은 예전같이 극심하지 않지만, 서울과 지방, 도시와 농촌 등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갈등의 원인이 정치적인 것에서 경제적인 것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12일 “정치적 동원력을 갖는 영호남의 지역갈등은 많이 풀렸다.”고 진단했다. 그는 영남이 대구·경북·부산으로 분화되고 있고 호남에서도 민주당 이외의 표도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김 교수는 “다른 원인도 있지만 영호남 갈등 약화의 원인은 지역갈등의 핵심에 있던 광주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며 상징적인 복권을 통해 맺혔던 감정들이 풀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영호남 갈등이 정치적 도구로 쓰이면 여전히 폭발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울과 지방, 수도권과 지방의 갈등은 더 커지고 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방 국립대 같은 경우는 학생을 교육시켜도 서울로 간다.”면서 “지역인재 유지와 재생산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농촌경제연구원 조사결과, 지난해 농가소득은 연 3015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소득 5098만원의 59.1%에 그쳤다. 이 비율이 60% 아래도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농가소득이 도시가구 소득을 웃돌았지만 85년 112.8%를 정점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도시가구의 소득은 증가한 반면 농가소득은 정체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역갈등의 해소 방안은 평등하고 공정한 지역균형개발이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제도적으로는 국회의원 소선거구제와 기초단체장·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선구제는 지역에서 특정 정치집단의 독점구조를 만드는 폐단이 있고, 지역문제를 주로 다루는 기초 단체장·의원은 굳이 정당과 연계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지역 인재를 발굴하는 문제로 본연의 역할을 되찾도록 하자는 것이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역발전에 성공적인 모델도시, 특히 질 높은 교육을 할 수 있는 대학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권역별·거점별 명문대에 자녀를 보내는 것에 부모들이 만족한다면 기업 이전과 지역 균형 발전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 교수는 “서울에 있는 일자리를 빼앗아 옮기라는 것이 아니라 현재보다 좋은 직업이 지역에 생겨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커버스토리] 예산 年1조원 덜지만… 100만명 노령연금 중단 ‘양날의 칼’

    [커버스토리] 예산 年1조원 덜지만… 100만명 노령연금 중단 ‘양날의 칼’

    노인(老人).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나이가 들어 늙은 사람’이다. 요즘엔 어르신이라고도 한다. 한데 ‘노인’이라는 말 앞에 여기저기서 발끈하는 모습들이 눈에 선하다. “내가 왜 노인이야. 골골하는 젊은 놈들보다 훨씬 낫다.”며 발끈하는 이부터 “이제껏 뒷방 퇴물 취급하며 수모란 수모는 다 줘 놓고 뭘 얼마나 위하겠다고 어르신 운운이냐.”며 얼굴을 붉히는 이까지 목소리가 드높다. 세상에 대한 노인들의 불만은 거셀 수밖에 없다. 한국전쟁을 거치고 산업화 시대를 지나 민주화의 격동 속에서도 이제 좀 살 만해졌나 싶었는데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몰아쳤다. 산업 역군이라며 치켜세우던 시절도 잠시, 직장에서 조기·명예 퇴직 대상 일순위로 꼽히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진심으로 존중받거나 아니면 노동할 수 있는 권리라도 주어져야 하건만 이도 저도 아닌 무위의 고통 속에 지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들의 항변이 충분히 수긍이 간다. 정부의 심상찮은 노인 관련 정책 변화 조짐 앞에서 이들이 또다시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은 542만명이다. 한국사회 전체 인구의 11.3%를 차지한다. 2050년이 되면 38.2%가 돼 일본(39.6%)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2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올 만큼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셈이다. 대책 마련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런 차원에서 정부가 노인의 기준을 65세에서 70세 또는 75세로 올리는 정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게다가 당사자인 노인들도 ‘노인’이라는 호칭을 반기지 않는다. 기대수명이 66세이던 1981년 노인복지법을 제정할 때 만들어진 65세 기준이니 평균수명이 79세가 된 세상에서 노인의 기준을 올리자는 주장도 일견 합리적이다. 하지만 사정은 만만찮다. 어차피 ‘노인’은 법률 용어나 행정 용어가 아니다. 법률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으면서도 생활 속 감성의 부분과 관련된 단어다. 노인이라는 호칭에 성을 내다가도, 노인 복지 혜택에서 제외한다면 역시나 핏대를 세운다. 게다가 국민연금 수급 연령, 기초노령연금 수급 연령 등과 얽히면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문제로 커진다.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가 지난 9월 발표한 중장기전략보고서의 중간보고를 보면 현재 고령자 기준을 재설정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명시하고 있다. 재정부는 일할 의사와 능력을 지닌 경우에도 고령자 기준 연령을 65세로 설정하고 있는 개별법 규정에 따라 부양 대상으로 편입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장기적으로’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개별법상 고령자 기준 연령을 수혜자의 건강, 소득 등을 고려해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책 변화의 실체가 아직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두 손 들어 환영하는 단계도, 분명히 반대하는 단계도 아니다. 하지만 이미 많은 것을 박탈당했다고 느끼는 ‘건강한 노인’들은 자칫하면 ‘노인 딱지’만 떼낸 채 그나마 현재 받고 있는 쥐꼬리만 한 혜택조차 없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품을 수밖에 없다. 물론 과도한 사회보험과 복지가 ‘국가재정의 독(毒)’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노인 기준 연령을 가능한 한 늦추는 것도 한 방법으로 고민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양날의 칼처럼 느껴진다. 심리적으로는 60대도 충분히 ‘건강하기’ 때문에 70세 이상이 노인이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정책의 혜택을 받는 개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문제가 달라진다. 재정부 주장에 찬성하는 순간, 당장 65세가 되면 받게 되는 각종 서비스는 수년 뒤로 미뤄지게 된다. 예컨대 65~69세 인구 181만여명 가운데 기초노령연금 수령자는 100만여명이다. 이들이 연금수급 대상에서 빠지면 정부는 연간 1조원 이상의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노인의 빈곤, 건강 문제는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경제부처로서는 절감되는 1조원의 예산만 눈에 들어오겠지만 사회부처나 국민 입장에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재정부가 “정책방향을 제시한 것이지 특정 개별정책과 연계해서 제시한 것은 아니다.”라며 논란 확대를 경계한 것도 이러한 반발 때문이다. 게다가 사회적인 노인의 기준조차 들쑥날쑥하다. 예컨대 양로원에 들어갈 수 있는 기준 나이는 65세이고 노인복지관을 이용할 수 있는 기준은 60세이다. 또 공공근로에 참여하려면 64세 이하라야 한다. 대부분 노인 관련 법령·제도의 나이는 65세 이상이다. 하지만 노인복지법과 기초생활보장법, 고령자고용촉진법 등 개별 법령에 따라 기준이 되는 나이가 각각 다르다. 공식적인 노인 연령 기준이 없기 때문에 논리의 선후관계를 따져 보면 각각의 법률부터 고치는 게 순서다. 재정부의 제안을 더욱 정확히 말하면 ‘기초노령연금 등 노인복지 관련 법률과 규정의 대상 기준을 현재의 65세보다 높이자.’는 표현이 더 솔직하다. 현재 유엔은 65세 이상을 고령인구 기준 나이, 즉 노인으로 삼고 있다. 일본과 타이완 등 대부분 다른 나라의 연금 수급 연령은 65세 이상이다. 타이완은 연금 수령 연령을 70세로 올렸다가 국제인구통계기준 합의를 지키라는 유엔의 권고에 의해 다시 65세로 낮추기도 했다. 교육, 의료, 노동 등의 분야에서 이미 충분한 복지를 구현하고 있는 덴마크, 노르웨이 등만 67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무리 장기적 대안이라고 표현했더라도 고령인구 기준 상향은 국제 기준과 동떨어진 재정부의 숫자놀음”이라면서 “노인 인구 증가로 사회적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눈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숫자를 줄인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노인들이 건강하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가치와 역할을 정립하는 방향의 국가정책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임 교수는 “사회적 정년을 연장하거나 빈곤 고령층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년 보장은 아직까지 공무원이나 공기업에만 해당되는 말이다. 국민 대부분의 평균 정년은 55세에도 못 미친다. 은퇴 후 10년 넘게 공적연금 없이 살아야 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중장년을 위한 고용 대책이 뒷받침되지 않는 노인 기준 상향은 재앙일 수밖에 없다. 노인 기준을 상향하자는 정부의 제안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장기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내년부터 61세로 늦춰져 2033년에 65세로 국민연금(노령연금) 수급 연령이 변경됨에 따라 다른 노인·고용 정책들을 이에 맞춰 개선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당장 65세, 70세로 노인 기준을 높이기보다 이미 예고된 정책 변화에 따라 장기적으로 변화를 이끌자는 의미다. 미국도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단계적으로 2027년까지 67세로 높인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커버스토리] ‘팔팔한 65세’ 기로에 서다

    [커버스토리] ‘팔팔한 65세’ 기로에 서다

    현행 65세인 노인 기준 나이를 70세나 75세로 높이는 일각의 방안에 대해 찬반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앞두고 급격히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에 더 늦지 않게 대비하려면 당장 서둘러 현실에 맞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찬성론이 한 축을 이룬다. 반면 사회적 소외계층이자 경제적 빈곤계층인 노인들을 더 캄캄한 절벽으로 내모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라는 반대론이 맞서고 있다. 당장 60세를 넘어섰거나 그 연령대에 접근한 이들이 더 절박하게 반대의 뜻을 피력한다. 노인 기준 나이를 올려 65세부터 받을 수 있었던 사회적 혜택들이 5~10년씩 지연된다면 노인 소외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성토한다. 찬성론자들의 논리는 비교적 간명하다. 생산가능 인구(만 15~64세) 100명당 노인의 수는 현재 16.1명. 2060년쯤이면 80.6명으로 늘어나 ‘1대1 부양시대’를 맞게 된다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한다. “노인 기준을 상향하되 일률적으로 적용해 온 정년제를 현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늘려야 한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데다 노인인구는 앞으로도 급격히 늘어날 것이므로 당연히 연령을 올리는 한편 복지혜택들도 거기에 맞춰 수정해야 한다.”는 등이 이들이 주장하는 논리의 골자다. 정년 이상으로 일하는 사람에게는 국민연금 지급을 미루는 방법도 신중히 고민해 봐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견해도 나온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의 항변은 이보다 훨씬 구체적이다. 이심(73) 대한노인회장은 “노인의 기준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갑자기 바꾸면 각종 지원에서 탈락하는 170만여명의 노인들이 크게 동요할 것”이라면서 장기계획을 세워 점진적으로 기준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하면서 노인 기준 나이가 상향 조정될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당장 떠보는 ‘애드벌룬식 정책’은 위험천만하다는 견해다. 이 회장은 “65~70세 노인 170만명에게 기초노령연금, 지하철 무료승차, 공원·박물관 무료입장, 병원비·약값 80% 국고부담 등의 지원을 갑자기 멈추는 것은 노인의 손발을 묶는 조치”라며 “기준 나이를 상향 조정하는 정책은 적어도 20년쯤 장기계획을 세운 뒤 점진적으로 바꿔 나가야 할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사단법인 대한노인회에는 전국 6만 2000여개의 경로당이 가입해 있으며 260만여명의 노인회원을 두고 있다. 노인 기준 나이 상향조정이 시기상조라고 반대하는 이들은 정책변환 이전에 노인을 구제할 수 있는 고령자 일자리 대책부터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노인 기준 나이를 70~75세로 올린다면 대부분 55세에 정년퇴직하는 사람들의 경우 연금을 받을 때까지 15~20년은 이렇다 할 생계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일자리와 연금까지 함께 고민하는 종합대책 마련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노인 기준 연령을 정할 때 기준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국민연금법상의 완전노령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라고 제언한다. 국민연금법에서 현재 완전노령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60세. 김용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완전노령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내년부터 5년마다 1년씩 늦춰지기로 돼 있으나 65세로 올라가는 것은 2033년”이라고 전제한 뒤 “적어도 2033년은 돼야 노인 기준 나이 변경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의 기준 나이를 높이면 기업 등의 정년도 상향 조정해야 하므로 이 또한 기업의 반발 등 여러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많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각종 연금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손질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가세한다. 이성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 노인 1인 가구의 빈곤율은 76.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평균 30.7%) 국가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라며 “배우자 사별 뒤 소득이 급감하는 노인(특히 여성)을 위한 정책적 관심도 가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빈곤율은 45.1%로 OECD(17.1%) 평균보다 훨씬 높다. 당사자인 노인사회의 동의를 확보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한국노인복지학회 명예회장인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65세부터 비경제활동 인구로 보는 유엔 등 국제기준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데, 우리가 섣불리 이를 흔든다면 세대 간 불화를 조장해 심각한 사회균열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의 의견도 엇갈리기는 마찬가지다. “연금 수급액을 줄이든, 노인 기준 연령을 높이든 뭔가 방도는 강구해야 한다.”는 등의 찬성 의견에 “노인연령 상한에 따라 정년이 연장되면 결국 청년실업이 가중될 게 뻔하다.” “통계적 노인인구는 줄겠지만 생활고를 비관한 자살 등 노인문제는 그만큼 더 심각해질 것” 등의 반대 의견이 팽팽하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커버스토리] 오전6시 기상 → 서울로 출근 → 젊은층과 소통 → 운동 “하루가 짧다”

    [커버스토리] 오전6시 기상 → 서울로 출근 → 젊은층과 소통 → 운동 “하루가 짧다”

    10년 전인 2002년 조달청 차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여정휘(69)씨. 퇴직 이후 친구와 지인 등의 네트워크가 끈끈한 서울이나 고향인 경북 김천 대신 대전에 정착했다. 그의 경륜을 높이 산 서울의 한 벤처기업이 그를 고문으로 위촉했다. 여 고문은 “눈치 볼 일이 없고, 욕심 부릴 필요가 없으니 현직 때보다 더 바쁘다.”고 말했다. 손자들이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것만 빼면 그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하지만 소일거리를 위해 바삐 움직이거나 깨끗한 옷맵시에 정성을 들이는 그의 모습에 전형적인 노인의 모습이 투영돼 있다. 젊은이 못지않게 바쁜 그의 하루를 들여다봤다. 오전 6시, 여 고문은 자명종처럼 깬다. 수십년간 몸에 밴 습관대로다. 신문을 읽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다. 7시 30분이면 가벼운 아침식사를 한다. 그러곤 가능하면 중후한 멋을 풍기는 옷을 입는다. 여 고문은 “퇴직 직후엔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볼 때도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맸다.”고 돌이켰다. 그는 일주일에 2~3일은 서울로 향한다. 주중 이틀은 지인들과 만나 운동과 여행 등 취미생활을 하고 주말과 휴일에는 고향에 내려가 텃밭을 가꾸며 가축도 기른다. 오늘은 금요일, 서울에 가는 날이다. 설레는 마음에 택시를 타고 대전역에서 오전 9시 22분 서울행 KTX에 탑승한다. KTX는 몇 년간 이용하면서 오랜 벗처럼 편안하다. 오전 11시쯤 사무실에 도착하면 경영진과 티타임 겸 회의를 갖는다. 점심은 주로 회사 사람들과 한다. 여 고문은 “딱딱한 회의시간에는 말하지 못했던 경험들을 부드럽게 이야기할 수 있어 소통의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오후 1시 30분 업무를 재개한다. 현안과 과제들을 살펴보고 실무 부서와 통화해 구체적인 내용 등을 파악한다. 출퇴근이 자유롭기에 오후 4시부터는 개인시간이다. 서울 약속은 월요일과 목·금요일에 집중돼 있다. 친구와 지인을 만나 느긋하게 차도 한 잔 하고 오후 7시 모임에 참석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교환한다. 오후 9시쯤 서울역에서 대전행 KTX 열차를 탄다. 특별한 일이 아니면 반드시 대전으로 내려온다. 집에 도착하면 10시 30분 전후, 씻고 잠자리에 든다. 퇴직 10년 후 이 같은 제2의 삶을 사는 여 고문은 쉽게 보기 힘든 ‘화려한 실버’다. 공무원 연금을 받기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어서 가능하다. 그의 활동반경을 감안하면 지출도 많아 별반 수익은 없다. 그 또한 다른 퇴직자들처럼 나이 때문에 취업을 거절당한 아픔도 겪었다. 퇴직은 일생 동안 경험하는 것 중 가장 심한 ‘쇼크’다. 대부분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늙고, 나이의 한계도 실감한다. 여 고문은 일거리가 없는 퇴직자들을 많이 안다. 그는 “일거리가 없어 어렵고 힘들게 사는 은퇴자들과 비교하면 소일거리가 있는 나는 행복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퇴직자들에게 “‘왕년에 내가’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노인을 위한 최고의 복지로 ‘일자리’를 꼽는다. 젊은 사람이 하지 않는, 돈은 적게 받더라도 일할 기회가 있는 ‘틈새 일터’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본이 고속도로 톨게이트 계산원에 노인을 고용하듯 야간 방범이나 환경감시원 등에 고령자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여 고문은 “일자리는 돈을 버는 목적이 아니라 어울림의 장으로 노인문제 해소 및 의료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여 고문은 고령자의 경제적 빈곤과 관련, “모임의 멤버가 줄어드는 가장 큰 원인이 금전 문제”라며 “챙겨야 할 관혼상제는 늘어나지만 수입이 없는 현실에서 부담을 갖게 된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지하철이나 버스의 무임승차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무임승차는 (노인에 대한) 존경이 아닌 무시”라며 “무조건 주는 식이 아니라 일부를 부담시켜 이용자가 복지의 혜택을 느끼면서도 떳떳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김병일 사람과 향기] 우러나는 효도가 건강 장수의 비결이다

    [김병일 사람과 향기] 우러나는 효도가 건강 장수의 비결이다

    일전에 이 지면을 통해 잠시 소개했던 애일당 건립 500주년 기념행사가 지난 18일 안동 낙동강변 농암 종택에서 열렸다. 아침에는 안개가 짙었으나 행사가 시작될 즈음엔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하게 열려 행사장을 가득 메운 인근 각처 어르신들의 무채색 한복 차림들과 한 폭의 화사한 대조를 이루었다. 그 투명한 가을 햇빛 아래서 500년 전 자신의 ‘할배’가 그랬듯이, 60에 가까운 농암 종택 17대 종손이 때때옷을 입고 재롱을 부리며 어르신들을 모셨다. 또한 농암 선생이 안동부사 시절 고을 어르신들을 모셔놓고 양로연을 베풀면서도 때때옷 춤을 추었다는 일화에 맞추어 안동시장도 함께 때때옷을 입고 춤을 추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500년 전에 뿌려진 효행 씨앗 하나가 아직도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 그날의 행사는 우리의 전통 효문화를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옛 선현들은 왜 효를 그리 중시했을까? 단순히 유교문화에 훈습된 결과일까? 애일당(愛日堂)은 조선 중기의 문인인 농암(巖) 이현보(李賢輔·1467~1555) 선생이 지금으로부터 딱 500년 전인 1512년 자신의 집 근처에 지은 정자이다. ‘애일’(愛日)은 말 그대로 ‘날을 아낀다’는 뜻으로, 연로한 부모님이 살아계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날을 아껴 효도를 하겠다는 농암 선생 자신의 의지를 담은 이름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희구지정’(喜懼之情)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부모의 나이는 알지 않으면 안 되니, 한편으로는 기쁘고(喜) 한편으로는 두렵다(懼).”고 한 ‘논어’의 구절에서 유래한 말이다. 어버이가 오래 건강하게 살면 한편으로는 기쁘지만, 다른 한편으로 두렵다는 것이다. 오래 사셨다는 것은 곧 그만큼 살아 계실 날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가히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는 효심이 아닐 수 없다.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새로 지은 정자에 ‘애일당’이라는 이름을 붙인 농암 선생의 마음이 딱 그러했을 것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저절로 우러나 행하는 효도, 옛 선현들의 삶에서 효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것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어떤 행동의 본질이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이라면 그것을 하지 않을 때 오히려 고통스럽다. 같은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마음의 움직임에 의해 촉발되는 행동은 삶에 포만감을 준다. 농암 선생의 가족이 유명한 장수 집안이라는 사실은 이 점에서 전혀 새삼스럽지 않다. 농암 선생의 부모는 부친이 98세, 모친이 85세를 살았고, 숙부 역시 99세를 살았다. 농암 또한 89세로 장수하였고 동생도 91세를 살았으며, 자식들 역시 많게는 86세부터 적게는 65세까지 그 옛날치고는 적지 않은 수들을 누렸다. 효는 단순히 부모에 대한 자식의 일방향적인 헌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봉양을 받는 사람과 하는 사람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최고의 웰빙 덕목인 것이다. 오늘날에도 장수하는 사람은 많다. 그런데 우리 시대 장수자들의 삶이 과연 행복하다고만 할 수 있을까? 섭생과 의술의 도움에만 힘입은 장수문화의 뒷모습은 너무 황량하다. 노인 학대와 빈곤 그리고 그 결과로 나타나는 노인층의 자살률 증가 등, 마음에서 우러나는 효가 바탕이 되지 않은 요즈음의 장수시대가 드리우는 짙은 그림자들이다. 예로부터 장수는 오복(五福)의 첫째로 꼽혔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가 이어진다면 장수는 오히려 저주일 수 있다. 모두가 맞이하는 장수시대. 이 시대를 저주가 아닌 축복으로 만드는 열쇠는 우리들 자신이 쥐고 있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효심으로 부모를 모시고, 자기 부모를 모시는 바로 그 마음으로 다시 이웃사람의 부모를 대하는 일, 우리 시대를 축복받는 장수시대로 만들어줄 수 있는 작지만 힘 있는 실천들이다. 그리고 그런 실천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다음세대의 노인인 우리들 자신이다. 애일당 건립 500주년 기념행사를 지켜보면서, 효는 ‘백행의 근본’이라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진리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 타워팰리스 노인에 용돈 주는 ‘노령연금’

    기초노령연금 중 상당 부분이 부유층의 ‘용돈’으로 전락하면서 수령자 선정 기준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예산의 한계 탓에 정부는 ‘소득 하위 70%’에만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결과는 거꾸로 가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타워팰리스 거주 노인들이 (기초노령연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국회에서 수급자 선정 기준을 개정하지 않으면 현재로서는 손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5일 ‘기초노령연금의 대상 효율성 분석과 선정 기준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노령연금이 국민연금과 기초생활보장제도 간 사각지대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령연금은 만 65세 이상 전체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 주는 연금으로 매달 2만~15만 1400원이 지급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고령자가 있는 가구 중 가구 소득이 최상위 10분위인 가구의 절반 이상인 54.2%에 노령연금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4분위 수급률 58.1%와 별 차이가 안 난다. 2, 3분위 수급률도 각각 78.2%, 68.1%로 낮은 편이었다. 기초노령연금은 기초생활수급자 선정과 달리 부양 의무자 존재 여부와 이들의 소득이 반영되지 않는다. 오로지 65세 이상 노인 부부의 소득과 재산이 기준이 된다. 이렇다 보니 실제로는 부유한 자녀와 함께 안정된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의 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기초노령연금을 받는 사례가 많다. 더욱이 소득 하위 70%에 무조건 지급하다 보니 정작 받아야 할 고령 빈곤층이 소외되는 결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실제 복지부가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961명을 대상으로 기초노령연금 수급 여부를 조사한 결과 5.6%인 54명이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위원은 “복지부는 전체 노인 인구 대비 70%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위 70%보다 부유한 노인 가구까지 수급 대상에 포함했다.”면서 “고소득 가구 고령자들이 공공부조제도인 노령연금을 받는 것은 재분배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제도 자체의 맹점에 따라 빈곤 가구의 소외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노령연금은 본인이나 자녀가 주민센터나 국민연금공단 지사를 직접 방문해 신청한다. 홀몸 노인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소득 4분위에서 고령자만으로 구성된 가구의 수급률은 35.7%에 그쳤지만 자녀와 같이 사는 경우 81.1%로 훌쩍 뛰었다. 윤 위원은 “65~69세 인구의 극빈율이 2006년 9.4%에서 2011년 15.2%로 증가한 만큼 노령연금의 수급 대상을 빈곤 정도에 연동해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노령연금 등 공적 지원을 늘리는 대신 국민연금 가입을 장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기초수급 탈락 1만 3000명의 눈물

    기초수급 탈락 1만 3000명의 눈물

    #1 지난 8일 새벽 광주 북구 각화동에서 80대 노인 A(여)씨가 택시에 치여 숨졌다. 도매시장에 일용직 일자리를 구하러 갔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A씨는 지난해 출가한 딸의 소득이 확인되는 바람에 기초생활 수급대상에서 제외됐다. 폐지를 주우며 일용직 청소일을 했지만 살고 있는 소형 영구임대 아파트의 관리비도 내지 못하는 등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 결국 새벽에 일자리를 찾으러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 #2 B씨는 어릴 적 부모의 이혼으로 보육시설에 들어가야 했다. 2010년 퇴소 때까지 13년간을 부모와 연락이 끊긴 채 보육시설에서 지냈다. B씨는 대학 입학과 동시에 보육시설에서 독립해 기초생활 생계비 지원을 신청했지만 당국으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사회복지통합관리망에 친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탓이었다. B씨는 동주민센터와 구청에 항의했고 친부가 양육권 재포기 의사를 밝힌 뒤에야 다시 기초생활 수급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올 2월 기초생활 생계비가 전혀 입금되지 않았다. 동주민센터에 확인해 보니 친모의 재산이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15년 넘게 친모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A씨와 B씨처럼 현실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부양의무자 때문에 기초생활 생계비 지원에서 탈락한 사람이 올해 1만 300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의 사정이 무시되고 서류상으로만 이뤄지는 복지행정 때문에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윤인순 민주통합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빈곤층 1만 3117명이 부양 의무자 소득 때문에 기초수급 대상 자격을 상실했다. 그러나 기초수급 탈락자를 부양할 의무를 진 가구의 월 평균소득은 약 233만원으로, 전국 가구 평균소득 345만원에 크게 못 미쳤다. 부양의무 가구의 68%가 전국 가구 평균소득을 밑돌았다. 지난해에도 기초수급자격 박탈자 19만 3591명 가운데 1만 9978명(10.3%)이 부양의무 가구의 소득기준 초과 때문이었다. 남윤 의원은 “부양의무자의 평균 소득이 실질적인 부양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서 “가난한 사람에게 더 가난한 사람의 생계를 떠넘기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최동익 의원도 “부양의무 대상자의 경제력이 일정수준 이상이 되면 기초생활수급에서 제외되는데 이는 소득과 재산을 모두 합친 것으로 통상 실질소득은 월 300만원도 안 된다.”면서 “생활하기에도 빠듯한 이 돈으로 부모까지 부양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기준이 되는 소득 수준을 높이고 부양의무 대상자에서 며느리와 사위를 제외시키는 등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열린세상] 국민연금은 도깨비방망이가 아니다/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국민연금은 도깨비방망이가 아니다/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복지논쟁이 한창인 지금 국민연금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한때 보험료 내봤자 연금 못 받는다며 기피대상 1호였던 국민연금이 이처럼 주목의 대상이 된 배경은 두둑한 자금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80조원 이상의 적립금을 보유한 국민연금은 어느새 세계 3대 연금으로 성장했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빠른 속도로 기금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연금 기금을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먼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일하는 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기 위해 국민연금기금으로 양질의 보육시설을 짓자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육아 부담이 줄어들면 아이를 많이 낳아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자도 덩달아 늘어날 터이니 장기적으로 국민연금에 긍정적일 수 있지 않겠느냐는 논리가 배경이다. 일견 타당해 보이나 국민연금이 낸 것보다 많이 지급하는 구조로 설계된 터라, 추가적인 재정안정화 조치가 없는 한 납부자가 많아질수록 국민연금 재정에 부정적이라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리에 맹점이 있다. 최근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는 노인층의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연금을 활용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저출산과 높은 노인빈곤율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쉽게 해결하기 힘든 여러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고용 없는 성장과 질 낮은 일자리 양산으로 인한 소득 양극화가 대표적인 예다. 날로 심화되는 소득 양극화가 근로기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노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처럼 모든 연령층에서의 소득 양극화 심화는 정부 개입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사회통합 및 국민들의 높아지는 복지 욕구에 일정부분 부응하기 위한 재정지출 증가 압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거세질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 미래 연금급여로 지출될 돈을 앞당겨 쓰자는 주장은 미래세대에 대해 할 도리가 아닌 것 같다. 현재도 재원 조달이 어려워 미래 연금급여로 지출될 돈을 앞당겨 쓰자는 주장이 나오는 마당에, 노인인구가 급증할 미래에는 써야 할 돈이 더욱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는 국민의 노후를 차입금에 의존하던 국가들의 불행한 사례를 목도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 남유럽 국가들이 방만한 연금재정 운영으로 인해 심한 홍역을 앓고 있다. 여러 유혹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이 빚 없는 경영을 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대목이다. 특히 앞날이 우울한 저성장, 저출산, 고령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국민연금을 앞당겨 쓰자는 논의보다 ‘저부담 고급여’ 및 평균수명 증가로 인해 초래될 연금 재정 불안정 해소 방안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시급한 배경이다. 우리 세대 노인 빈곤 문제는 우리 세대의 능력으로 해결해야 한다. 국민연금기금은 우리 세대를 위한 돈이 아니다. 지금 많은 돈이 쌓여 있다 하여 우리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이 아닌 것이다. 우리보다도 훨씬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우리 미래세대에게 남겨 주어야 할 최소한의 종잣돈일 뿐이다. 후세대를 위해 기금에 손 대지 않는 대신, 적지 않은 분들이 빈곤에 노출된 현재의 노인세대에게는 양해를 구해야 한다. 잘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우리 앞에 닥쳐올 인구고령화라는 거센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가용한 범위 내로 비용 지출을 최대한 억제할 수밖에 없다고. 지금보다 더 튼튼하게 기금을 쌓아 우리보다 훨씬 암울할 세상에서 살아갈 미래세대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안타깝지만 형편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좀 더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을 더 많이 보살펴 드리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솔직히 말씀드려야 한다. 국민연금은 금 나오라고 두드리면 금이 나오는 도깨비방망이가 아니다. 지금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오히려 채무 청구서만 날려 보낼 반갑지 않은 손님이 될 수 있다. 국민의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국민연금이 국민을 어렵게 만드는 궁민연금(窮民年金)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정신을 바싹 차리고 지켜보아야 할 때이다.
  • 서울 ‘복지 사각지대’ 19만명에 月12만원 지원

    서울 ‘복지 사각지대’ 19만명에 月12만원 지원

    내년부터 서울에 사는 ‘복지 사각지대’ 빈곤층 19만명을 지원하는 ‘서울형 기초보장제’가 도입된다. ●내년 2조 7370억… 2018년 4조여원 투자 서울시는 22일 소득·주거·돌봄·건강·교육 등 5대 분야를 골자로 한 ‘서울시민복지기준’을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 발표했다. 시는 사업비를 내년 2조 7370억원(교육청 재원 포함)에서 2014년 3조 8200억원, 2018년까지 4조 3890억원으로 점차 늘릴 계획이다. 무엇보다 서울시 특성에 맞춰 최저생계비를 보장하는 서울형 기초보장제를 도입, 기초생활수급자 선정 기준에는 미달하지만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저소득층도 지원한다. 시에 따르면 최저생계비 이하 빈곤층 시민 50만명 중 29만명이 기초적인 소득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 물가수준 등을 감안한 4인가구 기준 최저생활 유지비는 월 173만 8000원으로, 정부 기준 최저생계비 149만 6000원의 116% 수준으로 추정된다. 서울형 기초보장제는 부양의무자 기준과 소득기준을 완화, 비수급 빈곤층 19만명에 대해 기초생활수급자의 최대 절반에 해당하는 생계급여는 물론 수급자와 동일한 수준의 교육·해산·장제 급여를 지원한다. 시는 관련 조례 제정과 대상자 발굴 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수급자와 달리 일정 소득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생활수준에 맞춰 금액을 결정한다. 시는 1인당 월평균 12만원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첫해인 내년 하반기에 최저생계비 60% 이하 6만명 6개월분 410억원, 2014년 9만명분 1231억원을 투입한다. 19만명 100%를 지원하는 2018년까지 6년간 76만명을 모두 합하면 9986억원이다. 시는 현재 소득 하위 20% 시민의 소득대비 임대료 비중을 41.9%로 보고 있다.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리적 주거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가구도 11.9%다. 주거기준 복지를 위해 2020년까지 주택 재고량의 10%까지 공공임대주택으로 확충하고 주택바우처를 통한 주거비 보조 확대, 주택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통한 난방비 부담 감소 등의 정책을 시행한다. 2018년까지 주거와 휴먼 서비스를 결합한 노인·장애인 지원 주택 1500가구도 공급한다. 돌봄 분야에서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동마다 2곳 이상 배치, 2020년까지 전체 어린이집의 30% 이상으로 확충한다. 아울러 노인들이 장기요양보험과 돌봄 종합 서비스를 이용할 때 내야 하는 본인부담금을 시가 전액 지원한다. 장기요양보험의 경우 내년 467명으로 시작해 2015년부터 2870명으로 지원을 확대한다. 돌봄 서비스는 내년 891명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1000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2020년 돌봄 서비스 부담금 전액 지원 건강 분야에서는 걸어서 10분 이내에 이용할 수 있는 보건지소를 당장 내년에 10곳을 추가로 설치한다. 서울의료원에서 간호사 중심의 무료 간병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야간·휴일 진료센터도 2014년까지 100곳을 운영한다. 교육 분야에서는 체험학습비와 학습준비물비 등 취학 필수경비 무상화를 단계적으로 늘리고, 양질의 친환경 무상급식을 2014년까지 초·중학교 전체로 확대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공약에 기회의 사다리가 없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복지공약에 기회의 사다리가 없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대선공약에는 미래의 모습이 담겨 있어야 한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를 포함한 빅3 후보 모두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지만 미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후보는 경제민주화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문재인 후보 역시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안철수 후보는 복지와 경제혁신을 연결하는 ‘혁신’ 복지를 내세운다. 구호는 그럴듯하지만 이들의 주장처럼 복지와 경제의 선순환을 이끌 구체적 방안은 미흡하다. 박근혜 후보는 바로 선 자본주의로 경제적 약자를 돕겠다고 강조하지만 경제민주화의 관점에서 복지 추구라는 원론적 수준에 그치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의 내용에 대해서는 별 언급이 없다. 문재인 후보의 경우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라는 점을 강조하며 적극적 복지 지출이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복지와 경제성장을 연결하는 절차적 전략은 미흡하다. 안철수 후보는 취약계층 지원 확대나 사회보험 확대보다는 다른 그 무엇을 원하는 것 같은데 아직 구체적 모습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복지정책은 경제가 어려울 때 빛을 발한다. 위기상황에서 나타나는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다음 단계의 도약을 위한 발판이 복지정책에서 나온다. 빅3 대선주자 공약에는 이 치열함이 없다. 미국 대선에서는 그런 사례가 있다. 1930년대 초 대공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후보의 공약은 사회보장법 제정과 뉴딜정책이었다. 사회보장이라는 복지와 뉴딜정책이라는 경제의 선순환을 이어주는 구체적 전략이 그를 당선시켰고, 성공적인 대통령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데 기여했다. 미국 얘기지만 더 치열한 복지·경제 선순환 사례가 있다. 1950년대 말, 미국은 다시 위기를 맞았다. 민권운동에 이어 케네디 대통령까지 암살당할 정도로 사회갈등은 심각했다. 흔히 민권운동을 흑인 저항운동이라지만, 사실은 빈곤이 문제의 핵심이었다. 1935년 사회보장법은 빈곤 없는 사회를 약속했지만 그로부터 한 세대가 지나도 가난한 사람은 여전히 가난하고 부자는 여전히 부자라는 불만이 한꺼번에 표출된 사건이 민권운동이었다. 존슨 대통령은 민권운동 저변에 깔린 의미를 읽었고 빈곤과의 전쟁(war on poverty)을 선포했다. 빈곤과의 전쟁은 미국을 도약의 길로 이끌었다. 존슨은 새로운 시각으로 빈곤문제에 접근했다.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이라는 기회의 제공이었다. 대학 입학과 고용 등 시민참여가 필요한 분야에 소수민족과 여성을 일정비율 반드시 포함시키는 강력한 약자 우대 정책이었다. 이 제도는 인종차별로 신분상승이 어려웠던 미국 사회에 유동성을 불어넣어 신분 상승의 길을 개척하는 기회의 사다리가 되어주었다. 그후 경쟁이 공정해졌으며, 경쟁이 공정해지자 새로운 인물이 새로운 시대에 맞추어 등장하는 다원주의 사회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그리고 오바마라는 아프리카계 미국 대통령이 탄생하는 동력이 되었다. 대통령 선거가 두 달 남짓 남았다. 그런데도 빅3 모두 빈부격차가 심각하다면서도 가난한 사람들이 타고 오를 기회의 사다리는 제시하지 않고 무상복지나 보편적 복지 같은 20세기의 낡은 논쟁이나 하고 있으니 참으로 딱하다. 2050년이면 3명당 1명이 노인이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 그 준비를 해야 함에도 사회보험 확대를 들여다볼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사회보험은 사회의 안전망이자 거대한 금융상품이며, 미래 경영의 재원을 제공해줄 수 있음에도 말이다. 복지정책은 누구든 노력하는 사람이 오를 수 있는 기회의 사다리이며, 이걸 제시해야 미래를 바꿀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지어는 새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까지도 준전문가를 최고의 전문가인 양 포장하여 줄 세우는 구태정치를 일삼고 있다. 준전문가는 베낄 수는 있어도 운용방법을 몰라 정책이 의도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가 없다. 그래서 빅3의 복지공약에 복지 확대는 있어도 기회의 사다리가 없다. 더 치열하게 연구하여 기회의 사다리가 담긴 복지공약을 제시하기 바란다.
  • 日 교다시의 ‘토털 서포트 사업’

    어느 지역에 빈곤에 시달리는 장애인 부부가 아이를 학대하고 있다면. 혹은 재산은 많지만 가족이 없는 고령의 할머니가 치매증을 앓고 있다면. 공급자 중심의 사회복지서비스 체계가 유지되는 한 효과적이고 신속한 복지 혜택을 누리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한·일 공동 세미나에서 소개된 일본 사이타마현(縣)의 교다시(市)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교다시는 지난해 ‘토털 서포트 추진 사업’을 위해 원스톱 센터를 만들었다. 여기에 복지종합창구를 설치해 빈곤, 장애, 고령, 아동 등 여러 복지 수요에 대한 포괄적 연계 체제를 꾸려 다양한 형태의 복지 혜택이 필요한 개인들에게 포괄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교다시 역시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복지의 중복과 빈틈 노출 등에 따른 비판이 이어졌고, 타 부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등 안일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원스톱 센터를 만든 뒤 명예봉사직인 민생위원, 아동위원 등을 두고 복지가 필요한 주민들과 복지사무소 등 행정기관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게 했다. 3년 임기의 무급임에도 민생위원 참가 의지는 뜨겁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저소득층 등 가정을 방문하거나 전담해 재택복지와 일상적인 지원 등을 제공하는 주체가 됐다. 이는 2011년 국가가 민생위원법을 제정한 뒤 지자체별로 특성을 살려 복지에 대한 조례를 만들고 민생위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오타루상과대학 가타기리 유키 교수는 “토털 서비스 추진 사업은 지역의 복지 자주성을 강화해 주민들의 삶과 가장 가까운 지자체가 복지를 적극적으로 담당하겠다는 것인데 아직까지는 교다시와 고베 아시다시 등에서만 추진되고 있다.”면서 “지자체마다 인구 규모, 재정 수준 등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도입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안철수 후보 정책 실천방안 내놓고 검증 받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어제 ‘비전선언문’을 통해 집권 후 국정 운영방향과 정치개혁 등 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달 19일 대선 출마선언 이후 ‘정책 없는 정책경쟁’만 강조함으로써 국정운영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던 안 후보가 비로소 구체적인 정책의 일단을 내놓은 것은 늦었지만 잘한 일이다. 장밋빛 총론만으로는 정책 경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권력의 균형과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제안한 대통령 사면권의 국회 동의, 독립된 공직비리수사처 신설, 감사원장 국회 추천, 대통령 임명 공직 10분의1로 축소 등은 남은 대선기간 동안 실현성 여부를 놓고 논의해볼 가치가 있는 공약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출마의 변을 담은 본인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국민의 열망을 모아놓은 ‘총론’ 수준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소수 기득권의 편만 들던 낡은 체제를 끝내겠다.’ ‘북한은 핵무기를 폐기해야 한다.’ ‘일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일할 수 있는 경제를 만들겠다.’ ‘노인 빈곤 제로시대를 열 수 있다.’…. 여전히 누구나 듣고 싶어하는 당위론만 읊고 있다. 어느 정당, 어느 정치인인들 하고 싶지 않아서 회피한 과제가 아니다. 구체적 정책으로 입안해 집행하자면 수많은 난관에 직면한다. 지금까지 누군가 누리던 부분에서 가져와야 한다. 갈등과 대립이 상존하는 이유다. 안 후보가 얘기하듯 ‘예의’와 ‘정성’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때론 법적인 강제력이나 공권력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게 엄연한 현실이다. 안 후보 측은 국민포럼을 통해 접수되는 아이디어를 다듬어 구체적인 공약으로 계속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소수 기득권층의 어떤 특권을 어떤 방식으로 박탈할 것인지, 북한의 핵무기를 폐기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가시적인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 또 절대적으로 부족한 일자리를 무슨 수로 만들 것인지, 노인 빈곤·등록금·취직·내 집 마련·출산과 육아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비법’과 재원 대책도 제시하기 바란다. 그렇게 해야만 안 후보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정책 경쟁의 토대가 마련된다. 후속조치를 기대한다.
  • 김황식 총리가 금천구 찾아 엄지 든 이유는

    김황식 총리가 금천구 찾아 엄지 든 이유는

    “다양한 복지제도를 도입하고 복지지출도 늘려왔지만 국민의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금천구야말로 민관 협력으로 견고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한 모범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지난 3일 금천구를 방문해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시행하는 각종 복지사업에 높은 관심을 표했다. 총리가 기초지자체를 방문해 복지사업을 사례로 들며 격려한 것은 이례적이다. 금천구가 ‘복지특구’로 주목 받게 된 것은 올해 1월 조직한 ‘통통희망나래단’과 ‘통통복지콜센터’의 영향이 컸다. 차성수 구청장은 인력·재정 부족 탓에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는 빈곤층과 독거노인을 돕기 위해 주민이 직접 활동하는 마을 단위 ‘복지 도우미’ 체계를 구상했다. 올해 1월 지역주민 5명을 통통희망나래단으로 구성해 시흥5동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단원에게 25시간의 복지교육과 월 활동비 20만원을 제공했다. 하루 4시간씩, 주 3일 활동하는 단원들은 하루 평균 7가구를 방문했다. 지역 거주기간이 평균 17년에 달해 이웃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상인의 이·미용 서비스 및 식사 제공 등 민간 지원도 이끌어냈다. 고무된 구는 지난 7월 통통희망나래단을 60명으로 확대하고 전체 지역을 담당하도록 했다. 그 결과 1000여건의 생활실태조사와 860여건의 가정방문이 이뤄졌다. 구는 지난 5월 복지업무 평균 경력 7년인 직원 4명이 상주하는 통통복지콜센터를 설립해 기초지자체 최초의 원스톱 복지민원 해결 체계도 마련했다. 민원인이 여러 부서를 전전하게 하는 고질적인 ‘전화돌리기’가 사라졌고 불과 3개월 만에 3000건이 넘는 민원상담도 뒤따랐다. 민원전화를 콜센터에서 전담하면서 여유를 찾은 나머지 복지공무원들은 당장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차 구청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기다리는 복지’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예방적 복지”라면서 “이런 체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도 아낌없이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2012 대선공약 대해부-사회·정치분야] (1)복지

    [2012 대선공약 대해부-사회·정치분야] (1)복지

    서울신문은 여야 대선 후보들의 경제분야 공약 분석에 이어 사회·정치분야를 복지와 세제·정치·남북관계 등 네가지 주제별로 나눠 살펴본다. 2012년 대선 본선 무대를 달구고 있는 주요 키워드는 복지 포퓰리즘이다. 여야 할 것 없이 서민층과 여성·학생·노년층 등 대상별 복지대책을 쏟아내면서 ‘경제성장’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던 2007년 대선과 대비 된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복지 구상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로 요약된다. 삶의 각 단계별로 꼭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해 국민 자립을 이끌어내고 나아가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포인트는 교육과 여성 정책이다. 교육기본법 개정을 통한 고등학교 무상의무교육 실시가 대표 공약이다. 특히 박 후보가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는 여성 정책은 “일과 가정의 양립은 여성을 넘어 국가의 문제”라는 인식에 기반한다. 민주통합당 경선후보들의 정책은 다양하다. 먼저 문재인 후보의 복지정책 목표는 중산층에게 경제위기 대응능력을 높여주고 서민에겐 빈곤탈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소득보장 종합체계’ 구축이다. ▲여성 취업이 촉진되는 사회서비스 일자리 35만개 창출 ▲기초노령연금 급여 2배 확대 등을 제시했다. 손학규 후보는 ▲청춘연금제도 ▲맘(MOM) 편한 세상 보육정책 ▲어르신 주치의 제도 ▲공정 전·월세 제도 등 네 가지 분야를 내세웠다. 보육정책에 대해 손 후보는 “공공보육시설 비율 50%까지 확대, 남성 육아휴직 2개월 할당 등 여성 경제활동 참여를 높이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김두관 후보의 복지공약은 ‘국가가 노후를 보장하는 나라’를 목표로 노년층 지원대책이 눈에 띈다. 기초노령연금의 임기 내 2배 인상, 노인 틀니를 위한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등이 그것이다. 이 밖에 중증질환 급여 전면 확대, 간병비 지원, 취약계층 의료비 지원 확대 등 사회보험 분야 대책도 마련했다. 정세균 후보는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는 명제하에 안정적이고 질 높은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나누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육·간병·요양 등 돌봄 노동 종사자들의 처우 증진, 은퇴연령기에 도달한 중년층의 귀농 장려를 위한 종합지원센터 설립 등 사회적 경제 육성을 앞세웠다. 이처럼 여야 후보들은 저마다 장밋빛 정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문제는 재원이다. 박근혜 후보는 향후 5년간 135조원을 증세 없이 복지 부문에 투입할 수 있다고 제시했지만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민주당도 연간 8조 4000억원(손학규 후보)부터 32조원(정세균 후보)을 복지 예산으로 쓰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증세 내역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열린세상] ‘지공거사’를 뵙고 나서/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지공거사’를 뵙고 나서/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지난 주말 대학 동창들과 등산을 다녀왔다. 한 선배가 만 65세가 되면서 받은 시니어 패스(서울시 발행 교통카드)를 보여 준다. ‘지공(지하철 공짜)거사’가 되어 ‘전공노(전철 공짜 노인)’에 가입하였단다. 그 선배에게서는 결코 노인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퇴직 후 하모니카를 배우기도 하고 동창들과 등산을 하며 보낸다는 말에서 현업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진다. 어찌 이 선배뿐이랴. 그나마 친목 모임에 나가 과거를 되돌아보고 후배들과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낫다. 모아 둔 것이 없이 퇴직해 하염없이 집에 머무르는 사람들, 그것을 견뎌야 하는 가족들은 어떨까. 요즘 문상을 가 보면 웬만하면 향년 90세 이상이다. 환갑, 칠순, 팔순도 가족끼리만 기념하는 통상의 생일이다. 그것도 젊은이들과 마찬가지의 체력이 유지되는 건강한 상태에서 오래 산다. 심지어 70대 어부가 젊은 남녀들을 연쇄살인한 사례도 있듯이, 나이로는 결코 사람의 체력과 건강을 단정할 수 없다. 최근 서울시가 ‘노인’이라는 말이 부정적 인상을 준다는 이유로 ‘어르신’이라는 말로 바꾸기로 했다. 나이 든 사람이 신체적으로 약하고 의존적이라는 편견을 시정하고자 하는 노력이 가상하지만, 나이를 차별의 요소로 삼지 않아야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호박에 줄 친다고 수박이 될 수 없듯이, 무임승차를 비롯한 특권이든 직업에서의 배제라는 차별이든 고령자를 구별하여 취급하는 제도 운영이 계속된다면, 고령자에 대한 편견이 사라질 수 있겠는가.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는 사람을 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사회적 낭비이다. 그가 일하지 않는 부분을 다른 사람이 보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제적인 여가를 위한 교통비를 공적 부담으로 하는 것은 낭비를 추가한다. 오죽하면 지하철 무임승차 때문에 발생하는 한해 2000억원의 손실을 서울시가 부담하고 있으니 중앙정부가 부담하라고 서울시장이 대통령에게 이야기했겠는가. 사실 고령자 무임승차는 역진적인 분배효과를 가진다. 여가를 누릴 수 있는 소득과 체력이 있는 사람에게 혜택이 미친다. 차별을 감수하고 조금이라도 벌어야 하는 가난하고 힘든 사람과 병 들어 다니기 힘든 이들에게 무임승차는 그림의 떡이다. 노년 빈곤은 현실적 문제이다. 효도는 이제 과거의 역사이다. 부모를 부양하면서 과외비 등 자녀들의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했던 베이비붐 세대는 자신들이 부모들에게 했던 것을 자식들에게 기대할 수 없다. 대부분 그들에게 남은 자산은 집 한 채뿐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인한 거품 붕괴로 집의 자산가치가 하락하고, 젊은 세대마저 주택 구입을 포기하면서 집값은 더 떨어질 상황이다. 그나마 삶의 터전인 주택을 짊어지고 가기 위해서 그들은 계속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30대에 은퇴해 40대에 돈 벌고 50대에 베푼 뒤 60대에 놀 수 있는 사람은 그 말을 했다는 장미란 선수 정도나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기초노령연금, 국민연금을 확대하는 것은 자라나는 젊은 세대에 부담을 주는 일이니 지속가능성 여부를 떠나 정당하지 못하다. 많은 고령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상복지가 아니라 일자리이다. 우리는 가난하고 병든 노인을 도와야 한다. 그들이 늙었기 때문이 아니라 가난하고 병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모두 인생을 늘려 살 필요가 있다. 해고라는 차별도 무임승차의 특권도 없애지는 못하겠지만 천천히 적용하자. 지금의 제도는 남자나 여자나 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취업하고 20대 말이면 노총각, 노처녀라는 말을 들었던 시절 평균수명이 60대이던 시기에 정한 것이다. 젊은이들이 대학을 7, 8년 걸려 졸업하고 좋은 취업 자리를 위하여 스펙을 쌓느라 사회생활의 시작도 늦고 결혼도 대략 30대 중반 이후가 되는 이 시대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고령자가 연금이나 복지에 의존하여 세월을 보내는 대신에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하철도 웬만하면 돈 내고 타게 하자. 젊은 세대의 납세 부담을 줄여주자. 지금 정년을 연장하는 혜택은 앞으로 그들도 나이 들어갈 젊은이들에게도 돌아간다.
  • 與 대선공약개발단 출범… 박근혜 캠프와 ‘닮은꼴’

    새누리당이 9일 대선 공약개발을 위한 ‘5000만 행복본부’를 발족, 본격적인 공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기본방향부터 ‘나 그리고 우리의 행복’을 강조하고 있어, 박근혜 캠프의 슬로건인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와 일맥상통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한구 원내대표 “국민통합 의미 담아”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세부 분야 공약단장들과 함께 첫 회의를 열고 “5000만 행복본부는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던 기존 선거풍토를 극복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국민통합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5000만 행복본부’는 ▲청년희망 ▲엄마·아빠 ▲어르신 ▲여성당당 ▲이웃사촌 ▲경제키움 ▲희망나눔 ▲지역발전 ▲미래도약 ▲평화지킴 등 10개 분야별 공약단으로 구성돼 있다. 실천가능하고 책임질 수 있는 공약 재원조달을 위한 공약재원팀도 별도 가동한다. 여론조사(ARS·인터넷)나 토론회 등을 통한 여론수렴 과정과 국민참여단 운영으로 국민과의 양방향 소통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제안자의 이름을 딴 ‘공약실명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공약실명제 도입… 공약재원팀도 별도 가동 각 공약단은 적극적인 아이디어 발굴에 나섰다. 희망나눔공약단장인 이종훈 의원은 “양극화 해소와 경제민주화 실현 등을 위해 필요한 조세·노동·자영업자·중소기업 대책 부문 공약을 개발하는 것이 임무”라고 밝혔다. 어르신 공약단장인 권성동 의원은 전체 노인의 70%에 일괄적으로 지원하는 기초노령연금의 경우 부유층에 적게 주고 빈곤층에 더 많이 지원하는 선별적 지원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이 밖에 각 공약단은 다양한 가치의 행복 추구, 사회통합 등을 기본방향으로 설정하고 공약을 개발할 계획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열린세상] 서글픈 6080과 한국의 연금정치/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서글픈 6080과 한국의 연금정치/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60세부터 80세 연령층(6080)의 빈곤문제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자식 뒷바라지에 인생 대부분을 보낸 이들 세대의 월소득이 70만원에 불과해 저소득층의 삶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전체 연령층 평균소득의 67%에 불과한 소득으로 살아가는 65세 이상 노인층의 높은 상대빈곤율도 사회통합 차원에서 간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가 노인 빈곤 해소를 위한 연금 논쟁에 불을 지폈다. 노인빈곤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는 2002년 OECD의 정책 권고 이후 기초연금제도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10년 이상 보험료를 내야 하는 국민연금과 달리, 조세방식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무조건 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노인 빈곤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과 OECD의 제도 도입 권고에도 제도 운용을 책임져야 하는 정부는 기초연금 도입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2040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4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기초연금이 도입되면 연금을 충당하기 위한 정부지출이 급증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2008년 도입된 기초노령연금제도는 현재 65세 이상 노인의 70%에게 월 9만 4600원의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연금액이 부족하고, 정치적 타협과정에서 어정쩡한 제도를 도입하다 보니 제도 속성이 모호해 제도 개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개편방향으로는 대상자를 늘려 모든 노인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연금을 지급하자는 입장과 한정된 정부의 재정을 고려해 대상자를 지금보다 점차 줄이되 도움이 더 필요한 취약노인 중심으로 연금을 더 올려 주자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노인 빈곤 해소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노인 표 확보를 위해 각 당이 대선공약 카드로 만지작거릴 가능성이 커지는 배경이다. 서양에서는 연금제도 개편 논의와 관련된 ‘연금정치’(Pension politics)라는 말이 보편화된 지 오래다. 어떠한 연금정책을 쓰느냐에 따라 정권이 뒤바뀌기도 했고 나아가서는 국가의 명운도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판단이 잘 서지 않을 때는 외국의 사례를 통해 길을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복지국가의 대명사로 지칭되는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는 오랜 논란 끝에 인구 고령화 대처 차원에서 노인 모두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포기하는 대신, 취약 노인계층에게 정부재정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방향으로 연금제도를 개편하였다. 반면에 우리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노인대국 일본은 오히려 정부 지출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연금개편안을 제시해 많은 전문가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연금정치의 올바른 방향은 무엇일까.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연금 개편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OECD가 때마침 우리 연금정치 방향에 대해 거들고 나섰다. 올 5월 OECD는 지난 10년 동안 한결같이 주장했던 권고안을 철회하고, 투입비용 대비 정책효과가 적은 현재의 기초노령연금 대신 좀 더 혜택이 필요한 취약노인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하라는 새로운 권고안을 제시했다. 제대로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현재의 노인에 대해서는 준보편적인 제도를 유지할지라도, 앞으로 노인이 될 세대는 취약계층을 중점 지원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OECD의 권고안은 독일의 연금개혁과 유사하다. 1990년대 휘청대던 독일은 ‘어젠다 2010’을 실천에 옮긴 게르하르트 슈뢰더라는 걸출한 정치인 덕분에 제조업의 경쟁력 유지 및 사회보장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개혁안을 실행에 옮긴 뒤 선거에 패해 총리직에서 물러난 슈뢰더 총리처럼 당장은 피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람직한 정책 방향을 소신 있게 밝힐 수 있는 정치인, 그리고 이러한 정치인이 거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줄 수 있는 국민,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연금정치가 아닐까.
  • 김현중 아름다운재단에 기부

    아름다운재단은 한류 스타 김현중씨가 5000만원을 기부했다고 6일 밝혔다. 기부금은 여름철 독거노인 지원사업 ‘홀로 사는 어르신을 위한 무(無)더위 캠페인’과 빈곤층 대학생 돕기에 쓰일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김씨의 팬클럽도 재단의 독거노인 돕기 캠페인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 황우여 “만60세 정년, 법적 의무화 추진”

    황우여 “만60세 정년, 법적 의무화 추진”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31일 “현재 권고 사항으로 돼 있는 만 60세 정년을 법적으로 의무화하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오전 교섭단체대표 라디오연설을 통해 “노후에도 일할 의지가 있고 일할 능력이 있는 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서 직업 안정성을 꾀하는 것이 최선의 노후대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공공부문과 대기업부터 우선 시행될 수 있도록 권고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49~57세로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를 비롯한 고령층을 공략한 정책이다. 황 대표는 “높은 집값과 아이들 교육비로 정작 본인의 노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분들도 있다 보니 노인 가구의 빈곤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한 뒤 “시니어 세대들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을 더욱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현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에서는 ‘사업자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권고사항으로만 명시돼 있는 점을 꼬집었다. 일반 기업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황 대표는 또 “정년 연장에 따른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고 고용형태를 다각화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정년 연장을 추진할 경우 기업에 대한 부담과 청년 일자리 창출과 상충되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정년 연장 법제화와 임금피크제가 함께 연계되도록 할 방침이다. 황 대표는 “기업체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하되 장기적으로는 대다수 선진국들이 하는 것 같이 정년을 만 65세로 늘리고 2020년에는 70세까지 늘려 궁극적으로는 정년 제도가 무색해지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인물이라면/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인물이라면/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대통령 선거일인 12월 19일까지 5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여야 대통령 예비 후보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김문수, 안상수, 임태희, 김태호 후보 등 다섯 명이 나와 겨루고, 민주통합당은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김영환, 김정길, 정세균, 박준영, 조경태 후보 등 여덟 명이 뛴다. 그리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가 또 하나의 흐름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경선의 속내를 보면 치열함이 배어 있지 않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가 된다는 예상을 뒤집을 만한 변수가 없어 싱겁다. 지난 24일 TV토론을 했지만 뜨겁지 않았다. 민주당은 딱해 보인다. 경선은 하지만 안 교수와 메이저 리그에서 겨룰 후보자를 선출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안 교수는 새로운 정치를 외치지만 잊혀질 듯하면 이벤트를 만들어 자기를 알리는 고도의 정치행위를 하는 듯하다. 이게 ‘안철수식 정치’이고 신중함의 결과인지 모르지만, 변화를 외치는 그의 행보에 신선함보다는 짙은 정치적인 산법이 느껴진다. 지금 대한민국은 심각한 위기이다. 경제위기에 복지위기가 겹친 모습이다. 수출, 투자, 내수가 모두 불안하다. 올 하반기 경제 성장률이 3%는 고사하고 2%대가 되리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경제는 아직 위기이며, 유럽연합(EU)은 휘청거리고,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는 시점에서 자유무역협정(FTA) 방식으로 경제를 끌던 우리나라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EU 회원국의 작은 경제뉴스에도 주가가 요동치는 게 우리 경제의 현주소이다. 부동산 경기침체도 세계경제의 침체, 한국경제의 위기에서 나온 현상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복지문제도 심각하다. 국민행복지수가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2위이다.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인 사회적 지출, 형평성 등 사회통합 부문의 최하위 점수가 행복지수를 낮추는 요인이 됐다는 게 연구결과이다. 인구 고령화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데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1위이다. 노인 빈곤율은 전체 노인 중 중위 소득 미만에 속하는 노인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그리스의 23%보다도 두 배나 높다. 노인 빈곤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국민연금을 개혁해야 하지만 정부 부채와 연계돼 있어 손대기가 쉽지 않다. 현재 정부 부채는 420조 7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34% 정도이다. 전년도 33.4%보다 0.6% 포인트 확대됐다. 정부 부채는 갈수록 심각해진다는 게 문제이다. 2030년까지 인구 고령화로 사회보장성 지출 증가만으로도 정부 부채는 GDP대비 72.3%에 달하며, 여기에 외화자산 매입, 공공주택 공급지원 등 금융성 채무의 증가까지 포함하면 106%에 이른다는 예측이다. 현재대로라면 대한민국은 경제위기가 복지위기를 키우고, 복지위기가 다시 경제위기를 키우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 그래서 차기 대통령의 역할은 막중하다. 위기 극복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정치적 전략으로 국민을 현혹하고, 인기에 영합해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면 그 인물이 비록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불행한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대한민국은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정치지도자를 기다리고 있다. 소설 ‘람세스’에는 이런 글이 있다. 생산은 중요하다. 그러나 분배는 더 중요하다. 한 계급의 이익을 위한 지나친 부는 불행의 원인이 된다. 골고루 나누어진 부는 기쁨의 씨앗이 된다. 그렇게 되면, 그 어떤 배도 굶주리지 않는다. 이처럼 생산과 분배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바탕이 돼야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수 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대통령에 당선됐던 1933년 당시 미국은 역사상 유례없는 위기였다. 경제위기와 복지위기가 겹쳐 수백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루스벨트는 한 손으로는 공공투자사업을, 다른 한 손으로는 사회보장법 제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경제위기와 복지위기의 악순환 고리를 끊었다. 한국은 미국과 다른 정치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런 차이를 인식하면서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인물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그에게 지지를 보내고 싶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