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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로 돕는 ‘도시 난민’ 이야기… 새로운 가족 유대 실험”

    “서로 돕는 ‘도시 난민’ 이야기… 새로운 가족 유대 실험”

    ‘피에로들의 집’서 공동체 연대 다뤄… 세월호·장자연 사건 등 현실과 중첩 타인 향한 감각 잃은 잔혹한 세태 비판 “기성세대 기득권 놓고 젊은이 보살펴야” 서울 성북동에 ‘아몬드나무 하우스’가 있다. 각자의 재난에 휩쓸려 표류하는 ‘도시 난민’들이 산다. 실패한 극작가이자 연극 배우인 김명우, 윤간을 당한 뒤 자살한 연인에 대한 기억에 잠식된 휴학생 윤태,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린 어머니의 죽음을 겪은 고등학생 정민, 비루한 과거 때문에 이혼한 사진작가 박윤정 등이다. 노년 여성 마마는 이들을 아몬드나무 하우스로 불러들여 먹이고 재운다. 1층에는 반 고흐가 동생 테오의 아들 탄생을 축복하며 그린 ‘꽃 핀 아몬드 나무’가 걸려 있는 곳. 비극의 인물들을 품은 곳에 걸린 그림치곤 참으로 아름답고 희망적이다. 소설가 윤대녕(54)의 새 장편소설 ‘피에로들의 집’(문학동네)의 단면이다.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이후 11년 만에 낸 장편소설에서 작가는 오래 붙잡고 있던 소재 ‘도시 난민’에 파고들었다. 혈연·지연·학연으로도, 결혼이란 계약관계로도 묶이지 않은 이들의 연대란 가능한 것일까. “요즘은 혼자 사는 노인도 많고, 젊은이들도 결혼하고 싶어도 못하고 애를 낳고 싶어도 낳기 힘든 시대잖아요. 타인과의 유대를 통해 공동체가 가능한지 이야기로 가족 실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가족제도가 존속되긴 힘들 것 같거든요. 이후 각자가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 수 있을까, 써볼 가치가 있겠다 싶었죠.” 난민이 된 젊은이들을 거두는 게 마마라면 이들을 하나씩 살피는 건 명우다. 아무 상관없는 타인을 보듬는 이들의 모습에는 작가의 소망이 깃든 듯하다. 기성 세대로서 젊은 세대에 느끼는 부채 의식이 작용한 것이냐는 질문에 작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부채 의식이) 물론 있죠. 생물학적 나이가 그렇고 작가로서의 자의식으로도 기성세대란 인식이 40대 말에서 50대로 건너는 와중에 생긴 것 같아요. 경제적으로는 이룬 게 없지만 나도 모르게 작가로서의 명함을 손에 쥐고 기득권을 갖고 있지 않나. 그럼 지금 내가 해야 하고 할 일은 뭔가. 내가 뭔가를 갖고 있다면, 다음 세대에 그걸 돌려줘야 그들이 살아갈 수 있고 세계의 공동체가 연속성을 갖고 굴러갈 수 있다는 깨달음이 들었죠.” 작품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세월호 사건, 장자연 사건 등 우리를 분노하고 절망하게 했던 실제 사건들과 중첩된다. 작가는 욕망에 잔뜩 충혈된 기성 세대와 타인에 대한 감각을 잃은 잔혹한 세태를 아프게 짚어낸다. “세월호 사건 등을 보며 ‘기성세대가 삶의 환경이나 사회 시스템을 잘못 만들어 놔서 생기는 일들이 많구나’ 느꼈어요. 어려운 시대를 관통해 살아왔기 때문에 그렇게 얻은 힘을 안 놓으려 하죠. 때문에 젊은이들이 자기 몫을 갖기 힘든 현상이 누적되고 세대 갈등이 커져요. 기성 세대는 기득권을 놓고 보살핌의 단계로 나아가야죠.” 어렵게 털어낸 장편이지만 그는 홀가분하기보다 착잡한 마음이 앞선다. “요즘은 휴대전화로 사유하고 정보를 얻는 디지털이 종교화되는 시대죠. 디지털이 하나의 세계고 주님이고 종교인데 ‘내가 책을 내는 게 독자들에게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요. 사회적 사건을 맞닥뜨리면 ‘문학 자체가 효용성이 있을까’란 의문도 들고요. 이번이 23번째 책인데 문학에 대한 요구나 환호도 확실히 과거와 달라졌음을 실감해요.” 그래서 1990년 등단 이후 성실하게 써온 그도 ‘계속 쓸 수 있을까’하는 딜레마에 자꾸 빠진다. 하지만 결론은 정해져 있다.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 너무 많으니까 무력감을 느끼죠. 하지만 써야죠. 그래야 세상과 소통할 수 있고 독자들과 질문을 공유하고 답을 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으니까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구로구, 눈 부릅뜨고 아동학대 사례 찾는다

    구로구, 눈 부릅뜨고 아동학대 사례 찾는다

    각종 아동학대 사건이 전국을 충격으로 몰아넣던 지난달 초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은 조용히 사례관리회의를 소집했다. 사례관리회의는 구가 촘촘한 지역 복지망을 이용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찾고 도울 방법을 심층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구청장은 회의에서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학대받는 아이들, 특히 가출한 아이들을 어떻게 관리할지, 어떻게 돕는 게 옳은지 고민하자”고 제안했다. 머리를 맞댄 끝에 구는 1일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찾동)의 가정방문제도와 청소년통합지원체계를 활용한 예방·관리 대책을 내놨다. 대책의 초점은 아동학대, 장기결석, 가출 등의 문제가정을 제도권 안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다. 문제가정에 대한 예방과 관리를 위해 동주민센터, 경찰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학교 등과 긴밀한 연계망을 구성해 상시적인 예방·관리 지원체계를 가동한다. 예방·관리 지원체계의 컨트롤타워 역할은 구청 노인청소년과가 맡는다. 찾동의 사회복지사들은 아동학대 가정을 발굴한다. 사회복지사들은 가정의 양육환경을 점검하고 부모, 아동과 면담을 한다. 문제가 있을 경우 노인청소년과에 명단을 통보해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하고, 경찰과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알린다. 관리는 청소년통합지원체계의 보호시스템과 연계해 전개한다. 구로구가 2012년부터 운영한 청소년통합지원체계에는 경찰서와 교육청, 청소년상담복지센터, 학교, 양국, PC방 등 민간업체가 참여한다. 학교는 학생의 소재가 3일 이상 파악되지 않으면 동주민센터에 통보하고, 동 복지담당이 학교 관계자와 가정방문을 한다. 소재와 안전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경찰서에 즉시 의뢰하도록 했다. 학업중단 및 부적응 학생도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상담을 요청하고, 사후 관리하기로 했다. 이 구청장은 “지역사회와 이웃들의 작은 관심으로도 위험에 처한 우리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다”면서 “꾸준한 아동 청소년 관리체계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21억… 따뜻한 관악

    “나도 도움을 받고 있어 이렇게라도 다른 사람을 돕고 싶네요.” 관악구 청림동 주민센터를 방문한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노인이 수줍게 1만원을 한 장 꺼냈다. 어려운 사정을 아는 직원이 만류했지만 “이렇게라도 고마움을 갚고 싶다”고 말했다. 신사동 주민센터에서는 남매가 저금통을 내밀었다. 남매는 2년 전부터 용돈의 5%를 모았다. 저금통에 돈을 넣는 다섯 손가락으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에 5%로 정했다.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이어진 관악구의 ‘2016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에 21억 900만원이 모였다. 2010년 12억원, 13년 17억원, 14년 18억원, 15년 20억원에 이은 역대 최대 모금액이다. 사업에는 또 기업, 단체, 개인 기부자 등 6850여명이 참여해 성금을 비롯해 김치, 쌀, 라면, 연탄 등 다양한 물품을 기부했다. 구는 저소득가구, 장애인, 한부모가정 등 취약계층 2만 1274명에게 후원을 통해 사랑과 온기를 전달했다. 유종필 구청장은 “한마음으로 정성을 모아 주신 주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구는 주거 중심 지역이지만 봉사단체가 471개에 이를 정도로 나눔과 기부에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청년, 어르신 삶 기록하다

    청년, 어르신 삶 기록하다

    “내가 살아온 시간을 돌아볼 수 있게 해 줘서 고마워요. 평생 잊지 못할 선물입니다.”(지난해 서대문구 행복 타임머신 사업 참여자) 초상화, 일대기 영상 제작, 사진 촬영과 육성 녹음. 청년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 노인들의 추억을 남기고 삶을 기록한다. 서대문구는 지역 노인들의 행복 향상과 대학의 지역사회 공헌 차원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행복 타임머신’ 사업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대학생들의 재능 기부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노인 400명의 인생을 기록했는데 반응이 좋아 올해는 640명으로 확대했다. 이화여대에선 대학생 200여명이 노인 200명의 초상화를 그린다. 단순히 얼굴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만나 노인들의 인생 이야기를 경청한 뒤 삶의 궤적이 녹아 있는 초상화를 그릴 예정이다.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 학생들은 노인들이 인생 여정을 돌아볼 수 있는 일대기 영상을 제작한다. 학생들이 직접 노인의 집으로 찾아가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 결혼 생활, 남기고 싶은 말 등에 대해 인터뷰한다. 이를 토대로 사진과 음악, 자막 등을 곁들여 영상을 완성한다. 경기대 예술대학도 이날 협약을 맺고 추억 기록에 함께하기로 했다. 노인들이 가진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디지털화하고 관련 경험을 육성 녹음해 CD로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록물들은 가정의 달인 5월에 전달한다. 문석진 구청장은 “대학의 역량과 가치를 지역사회와 연계해 주민 행복을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현장 행정] “착한 일자리 한잔요”… 창업 바리스타 된 춘희씨

    [현장 행정] “착한 일자리 한잔요”… 창업 바리스타 된 춘희씨

    구청서 지원한 ‘CO-끼리 카페’ 창업 전에 미리 가게 운영 체험 손님맞이 등 배우고 수익은 나눠… 체험센터 통해 15명 창업 성공 “여기 커피 나왔습니다. 뜨거우니까 조심하세요!” 박춘희 송파구청장이 29일 ‘CO-끼리’(코끼리) 카페에서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로 변신했다. ‘코끼리’ 카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고가 아래 빈 공간을 활용해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송파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 안에 있다. 4개월간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지만 바로 창업을 하기에는 경험이나 용기가 부족한 사람들이 직접 카페를 운영해 보는 곳이 바로 ‘코끼리’ 카페다. 이곳은 맞은편의 소방서 직원, 아파트 주민, 성내천에 운동하러 온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커피값은 아메리카노가 1500원으로 저렴하지만 구청에서 마련한 대형 커피 기계는 외국계 커피 전문점 못지않은 맛을 낸다. 박 구청장은 “30여개 기업이 입주한 송파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창업 교육을 받은 이들이 직접 카페나 네일숍을 경영해 볼 수 있는 참살이창업체험센터도 운영 중”이라며 “올해 주민 생활과 밀착한 착한 일자리 8000여개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살이창업센터 2호점인 네일아트가게는 오전에는 네일아트 교육, 오후에는 창업 실습을 한다. 시중가의 50% 수준인 1만원 이하에 손톱 관리를, 1만 5000원에 매니큐어보다 오래가는 젤네일 시술을 받을 수 있다. 네일아티스트 강정혜(47)씨는 “네일아트 교육을 4개월간 받고 바로 내 가게를 열고 싶었지만 기술력도 부족하고 창업에 대한 두려움으로 엄두를 못 냈다”며 “구청이 내준 가게에서 재료 구입, 매출 분석, 손님맞이 등을 배워 가며 창업 경험을 할 수 있어 아주 좋다”고 말했다. 가게 수익금은 운영자 4~6명이 나눈다. 세무, 노무 전문 교육도 함께 받는다. 2012년부터 창업체험센터를 거친 60여명 중 15명이 창업에 성공했다. 구에서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은 142개다. 이 가운데 노숙인에게만 잡지 판매 권한을 준 대중문화 잡지 빅이슈코리아, 장애인·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식자재 유통업체 청밀,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는 그린엔젤스 등의 매출이 활발하다. 지난해 청년을 위해 운영한 섬유무역 마스터인재, 마이스(MICE·국제회의+관광) 전문 인력 양성 과정에 참여한 63명 가운데 41명이 일자리를 얻었다. 그동안 경력단절여성을 위해 교육과정을 운영한 구는 올해 일자리사업을 전 계층으로 확대한다. 문정 미래형 업무단지, 제2롯데월드 등 올해 마무리되는 지역 개발을 지역 주민의 일자리로 연결해 2018년까지 일자리 3만개를 만들 계획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늘어나는 돌봄시설 노인 학대… 왜?

    노인돌봄시설에서 입소자인 노인을 학대하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 29일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14년 관련 시설에서 확인된 학대만도 300여건으로 2006년 조사 이래 최고치다. 피해자의 80%가량이 수발자에게 큰 부담을 주는 치매 노인이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의사소통이 쉽지 않고 때로 욕설과 폭력까지 휘두르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며 거동이 불편한 치매 환자나 고령 노인을 돌보는 일의 어려움과 스트레스가 학대 행위와 무관치 않다. 시설과 입소자 증가로 학대도 늘고 있지만 실태 파악은 쉽지 않다. 노인 돌봄을 담당하는 개호 복지사의 낮은 급여도 학대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으로 직결됐다. 이직자가 많아 일손이 부족하고 자질이 부족한 직원들이 빈자리를 채운다. 개호 직원의 평균 임금은 2014년 월 약 22만엔대다. 전체 산업 평균보다 11만엔 정도 적었다. 작년 12월 개호 서비스의 유효구인배율은 3.08배로, 전 직종 평균 1.21배를 훨씬 웃돌았다. 사람 구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일본개호노동안정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14년도 연간 이직률은 16.5%다. 이 가운데 40%가 채 1년도 안 돼 그만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7일자에서 “학대 요인으로 치매에 대한 이해 부족, 교육·지식·간호 기술 부족이 6할을 넘어 가장 많았다. 직원 스트레스나 감정 조절 문제도 2할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경험 적은 직원이 숨 쉴 새 없는 격무 속에서 여유를 잃고 학대자로 돌변하는 상황이다. 개호 연구 및 실태 점검 등을 하는 비영리단체 ‘U비전연구소’의 혼마 이쿠코 이사장은 “심각한 학대는 밤에 많이 일어난다”면서 “불시에 외부의 눈으로 정기적으로 (개호시설을) 점검하는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학대 징후를 발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 노인학대방지학회 시보오 게이지 이사는 “자치단체나 복수 사업자가 힘을 합쳐 치매 노인에 대한 바람직한 대응 방법을 공유하고 훈련하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신입 직원에 대한 연수 시스템 구축 등 교육 내실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단양군과 천태종의 특별한 직거래장터

    단양군과 천태종의 특별한 직거래장터

    천태종의 총본산인 구인사가 있는 충북 단양군이 사찰 전국 투어를 하며 직거래장터를 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단양군은 지난해 8월 대한불교 천태종과 단양에서 생산하는 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해 상호협약을 체결하고 서울의 천태종 성룡사와 성남의 대광사에서 직거래 장터를 열어 7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1일 밝혔다. 짭짤한 재미를 본 군은 지난달 3일 대전 광수사를 시작으로 천태종 말사 중 정기법회에 400명 이상 참여하는 15개 말사를 찾아가는 2016년 전국 팔도 직거래 장터 대장정에 돌입했다. 지난달 21일 열린 청주 명장사 직거래 장터에서 700만원이 넘는 판매 실적을 올렸다. 오는 6일 서울 관문사, 20일 춘천 삼운사, 다음 달 1일 부산 삼광사, 17일 서울 성룡사 등 한 달에 두 차례씩 12월까지 지속할 예정이다. 직거래 장터는 법회 시작 1시간 전과 법회 후 1시간 등 총 2시간 동안 열린다. 류한우 단양군수는 주말도 반납하고 소백산밭작물영농조합법인 등 10곳의 농가 및 업체와 함께 직거래 장터에 빠짐없이 참석해 힘을 보태고 있다. 이호재 군 농업마케팅팀장은 “사찰에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 노인들이라 고향생각을 하며 많이 팔아주신다”며 “사과, 마늘, 잡곡 등이 잘 팔린다”고 말했다. 단양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인간 성찰의 눈으로 서울 문제 바라보자”

    “인간 성찰의 눈으로 서울 문제 바라보자”

    “서울의 문제를 해결할 패러다임은 개발과 기능 위주 접근에서 인간과 도시에 대한 성찰로 변해야 합니다. 이번이 그 첫걸음입니다.” 김수현 서울연구원 원장은 29일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의 인문학’ 출판기념회에서 책 기획의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김 원장은 “지난 50년간 도시에 대한 기능적 접근으로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를 만들어 왔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자살 1위로 이 도시의 미래에 두려움이 생기고 있다”면서 “인문학적 통찰로 행복과 가치를 찾는 서울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인문학’은 서울시의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과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가 함께 한 작업으로 문학, 역사학, 건축학, 철학 등의 분야 학자 12명이 2011~2015년간 변화한 서울의 내면을 연구한 단행본이다. 서울광장·광화문광장의 역할과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고통, 탑골공원과 종묘공원을 통한 60·70대 노인들의 욕망, 전국으로 퍼져 나간 청계천 개발의 허와 실, ‘대치동’에서 확인되는 40·50대의 승자독식과 각자도생의 이기심, 홍대와 경리단길에 몰두하는 20·30대의 문화 취향과 허세 등을 서울의 공간을 중심으로 세대별 이야기로 쉽게 풀어냈다. ‘볼로냐 협동조합’과 같은 새로운 공동체 모색도 제시했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은 “서울시나 국가의 정책은 시민들에게 미칠 영향을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면서 “이번 작업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작업으로 연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류보선 군산대 교수 등 12명의 필진이 참석했으며 정희원 서울시립대 교수가 사회를 맡고 서우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가 출판 경과를 보고했다. 권원용 전 시립대 도시과학대학장은 서평 발표에서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든다”면서 “서울의 복잡다단한 현상을 곤충의 눈처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한 좋은 책”이라고 평했다. 글 사진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종로, 어르신 생일 초 켜다

    종로, 어르신 생일 초 켜다

    “생일이라고 이렇게 축하받는 거 생전 처음이야. 부모님 없이 자라다 보니 어려서부터 기대도 안 했었는데….” 얼마 전 종로구 종로1·2·3·4가동 박모(72)씨의 집에서 작지만 특별한 생일 파티가 열렸다. 떡 케이크의 촛불을 끄던 박씨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노래를 부르며 축하해 주던 동주민센터 직원들도 울컥했다. “앞으로는 우리가 매년 챙겨 드리겠다”는 직원들의 말에 박씨는 말없이 두 손을 꼭 잡았다. 종로1·2·3·4가동 주민센터는 ‘작은 떡 케이크에 담긴 행복’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 노인들의 생일에 동장과 주민센터 직원들이 떡 케이크를 들고 방문해 축하해 주는 사업이다. 형편이 어려운 70세 이상 노인 185명이 대상이다. 생일 축하와 함께 생필품과 반찬을 선물로 전하며 생활상 어려움을 살펴 노인 복지에도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다. 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처음엔 생일인 줄도 모르거나 쑥스러워 손사래를 치는 분들이 많은데 막상 축하 노래를 불러 드리면 기뻐하며 촛불을 끄시곤 한다”며 웃었다. 이 사업은 지역 상인들로 구성된 나눔후원회가 2013년부터 떡 케이크를 기부하며 시작됐다. 이들 역시 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자는 취지로 사업을 이어 오고 있다. 올해 들어선 현재까지 31명이 생일 축하를 받았다. 3월에는 17명의 가정에 축하 방문을 할 예정이다. 김영종 구청장은 “가진 것에 상관없이 모두가 소중하고 귀한 사람”이라면서 “지역 노인들이 스스로 자존감을 갖고 지낼 수 있도록 구에서도 필요한 지원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하루 거래 100만원 이하 소액 통장 증빙 없이 금융사별 1인1계좌 개설

    거래 목적에 대한 증빙 없이도 하루 거래한도 100만원 이내로 통장을 개설할 수 있게 된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KEB하나·IBK기업 등 5개 은행은 2일부터 ‘금융거래 한도계좌’ 제도를 시행한다. 한도계좌는 하루에 인출·이체할 수 있는 금액을 제한해 놓은 계좌로 지난해부터 통장 개설이 까다로워지면서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편을 덜어 주기 위한 조치다. 금융 당국은 대포통장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단기간에 여러 계좌를 개설하지 못하도록 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부터는 신규로 입출금 통장을 만들 때 원천징수영수증이나 거래 목적을 확인할 수 있는 증빙 서류를 내도록 했다. 이 때문에 주부나 대학생, 노인은 해당 증빙이 어려워 통장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앞으로는 금융거래 목적과 관련한 증빙이 어렵더라도 금융사별로 1인당 1개의 입출금 계좌를 열 수 있다. 한도계좌의 거래 한도는 창구에서는 하루 100만원, 자동화기기(ATM) 인출·이체와 전자금융거래(인터넷·스마트뱅킹)는 각 30만원이다. 이후 증빙 서류를 제출하면 한도 제한을 풀 수 있다. 다만 대포통장 명의인으로 등록됐거나 짧은 기간에 여러 개의 계좌를 튼 사람은 계좌 개설이 제한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시설 노인 학대 늘고, 자식은 年10만명 “간병” 직장 떠나

    [글로벌 인사이트] 시설 노인 학대 늘고, 자식은 年10만명 “간병” 직장 떠나

    양로원 직원 ‘노인 3명 살해’ 계기 일손 부족 등 구조적 문제 수면 위로65세 이상이 26.8% ‘3400만명’ 80세 이상도 1000만명 넘어서 국공립 9444곳·사설 9581곳 불구 인력·시설·예산 태부족 ‘3중고’ 노인 돌봄·간병(개호·介護) 문제가 ‘초고령화 사회’ 일본을 짓누르는 사회적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최근 한 노인돌봄시설(양로원)에서 발생한 입소 노인들의 잇단 추락 사건이 해당 시설 직원의 범죄로 드러나면서 개호시설 운영에 대한 우려와 함께 노인 돌봄이라는 ‘난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있다. 경찰이 도쿄 인근 가와사키의 한 사설 노인돌봄시설 직원 이마이 하야토(23)를 입소 노인 추락사 사건의 용의자로 지난 17일 체포하면서 사건이 알려졌다. 개호 복지사가 일에 짜증을 내고 입소 노인들을 귀찮아하게 되면서 노인 3명을 사고사로 위장해 살해했다는 게 사건의 골자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2014년 11월 시설 4층 베란다에서 추락사한 우시와 다미오(당시 87세)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용의자에게서 “그가 자주 목욕을 거부하는 등 (말썽을 부려) 귀찮다고 생각했다”, “(새벽에) 자고 있던 노인을 일으켜 베란다까지 걸어가도록 유도한 뒤 떨어뜨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나머지 2건의 추락사에 대해서도 용의자와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사건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안심하고 가족을 맡길 노인돌봄시설을 어떻게 찾을까”, “믿을 만한 시설을 (정부는) 어떻게 준비 중이냐”는 호소와 요구를 지자체 등 관계 기관에 쏟아냈다. 공영 NHK는 “좋은 노인돌봄시설을 찾을 방법”이라는 프로그램까지 내보냈다. 첫 추락 사건 발생 뒤 사건이 반복될 때까지 행정 당국의 조사와 실태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행정 공백’이라는 질타도 나왔다. 가와사키시는 재발 방지책 마련에 부심했지만 사회복지사 등의 일손과 시설 부족 등 구조적 문제점이 배후의 ‘진범’이었다. 사건은 심화되는 고령화 속에서 인력, 시설, 예산 부족이라는 노인 돌봄의 ‘삼중고’와 중층적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한 개호 복지사의 일탈을 넘어 노인 돌봄·간병 문제에 어떻게 사회제도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인가 하는 화두도 던졌다. 일본은 65세 이상 고령자가 지난 한 해 동안 전년도에 비해 89만명이 늘면서 전체 인구의 4분의1이 넘는 26.8%를 기록했다. 65세 이상이 3400만명을 넘었다. 해마다 0.6%씩 느는 추세로 80세 이상만도 지난해 1000만명을 돌파했다. 2030년 고령자 비율이 전체 인구의 36.1%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동 불편자, 치매 환자, 노약자 등이 상당 부분을 차지해 노인 돌봄에 대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급증세다. 치매 환자도 고령화에 따라 2025년에는 고령자 5명 가운데 1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당장 개호 현장의 일손 부족은 발등의 불이다. 후생노동성은 2013년도 171만명의 개호 복지사가 일하고 있는데 2025년도 수요는 253만명으로 38만명의 개호 복지사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2020년에는 25만명의 개호 직원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지자체 등이 운영하는 노인특별돌봄시설은 전국적으로 9444곳, 사설 유료 양로원은 9581곳으로 각각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500~1000곳가량 늘었다. 아베 신조 정부는 개호 문제 해결을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제시하며 적극적인 대처를 외쳐 왔지만 현실의 벽은 만만치 않다. 예산과 인력을 늘려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연임 뒤 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세 개의 화살’을 발표했고 그 가운데 하나가 개호 관련 인프라 정비 및 인재 육성이다. 간병 시설과 복지 인력의 증원을 통해 노인 돌봄과 간병을 위해 자녀들이 직장을 떠나는 ‘개호 이직률’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총인구 및 생산노동인구 감소 속에서 부모 간병과 돌봄 때문에 이직자가 크게 늘 것을 우려해 내놓은 비상책이다. 지금도 해마다 노인 간병과 돌봄을 위해 직장을 떠나는 ‘개호 이직자’가 10만명씩 나오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세대’가 70대 중반이 되는 2020년대에는 그들의 자녀들이 대규모로 부모 간병을 위해 사직, 전직 등을 해야 할 판이다. 노인 간병과 돌봄에 노동력을 빼앗기면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크다. 총무성의 2012년도 ‘취업구조기본조사’는 이와 별도로 간병하며 일하는 인구가 291만명이며 그 가운데 40~50대도 167만명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올 초 아소 다로 부총리는 ‘개호 이직 제로’ 등 관련 시책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추경예산에서 개호 시설 정비 및 인력 확보를 위해 1400억엔을 편성했다. 후생노동성은 노인시설 운영에 대한 규제 완화안을 마련 중이고, 2025년도까지 노인돌봄시설의 정원을 74만명분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28일 도쿄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에서 “저출산 고령화 현안에 정면 대응 중”이라며 “사회 보장 기반 강화가 경제를 더 강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노인 돌봄 인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이 일이 힘들고 위험하고 더러운 3D 업종이 아니라 보람 있는 일이란 점을 (총리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도시조성 조례’ 공청회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도시조성 조례’ 공청회

    서울특별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이상묵, 성동2, 새누리)는 2월 26일(금) 오후 2시 서울시의원회관 4층 회의실에서 ‘서울특별시 유니버설디자인 도시조성 기본 조례안」 심사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그 결과 조례안을 도시계획관리위원회로 이관하기로 했다. ‘서울특별시 유니버설디자인 도시조성 기본 조례안’은 보건복지위원회 우창윤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지난 해 11월 17일 발의한 안건으로 유니버설디자인 도시조성 기본계획 및 가이드라인 마련, 인증제도 운영, 위원회와 센터의 설치·운영 등 유니버설디자인 도시조성의 근거와 수단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외에 조례안을 발의한 우창윤 의원이 위원 아닌 의원의 자격으로 참여했으며 한국복지대 인테리어학과 성기창 교수,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정석 교수, 경기연구원 휴먼교통연구실 지우석 실장, ㈜인큐브랜드 김인겸 대표, (사)생활환경디자인연구소 최령 소장 등 외부 전문가들과 정유승 주택건축국장, 서성만 도시교통본부 보행친화기획관, 김태형 도시공간개선단장, 고홍석 문화본부장 등 서울시 유관부서 공무원들이 토론자로 참여해 서울시의 유니버설디자인 현황 및 관련 정책을 점검하고 조례 제정의 필요성, 다른 조례와의 중복·상충 여부, 유니버설디자인 도시조성을 위한 수단의 실효성 등에 대하여 의견을 교환했다. 우창윤 의원의 조례안 제안설명에 이어 첫 번째 의견 진술에 나선 한국복지대 인테리어학과 성기창 교수는 “2026년 전체 인구 중 노인 인구가 20%인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을 만드는 유니버설디자인은 비단 장애인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환경과 인간, 인간과 인간이 서로 소통하고 조화를 이루는 공동체를 현실화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며 유니버설디자인 조례안이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정석 교수는 “유니버설디자인 조례의 정신이 서울시 행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실행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서울시 총괄건축가, 협치자문관, 갈등조정담당관, 민생경제자문관의 사례처럼 유니버설디자인 분야에도 권위 있는 컨트롤타워를 두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유승 주택건축국장은 “요즘 건축행정에서는 유니버설디자인을 많이 고려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아직 불편한 점이 많은 것 같다”며 “조례안과 관련된 부서도 많고 법령도 많으므로 분야별로 상위법령의 규정을 가져오고 부족한 부분은 지원을 통해 매워나가자”고 제안했다. 서성만 도시교통본부 보행친화기획관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과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과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그 밖에 장애인 이동권 증진 실천 중장기 계획, 서울시 보도공사 설계시공 매뉴얼 등도 추진 중이어서 기존 계획과 유니버설디자인 조례안에 따른 교통분야 계획이 중복되거나 집행상 혼선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기존 법정계획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간주 또는 의제 처리를 제안했다. 토론자들의 의견 진술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의 질의·답변이 이어진 후 이상묵 위원장은 “경제규모나 도시품격을 고려할 때 유니버설디자인 조례 제정이 늦은 감이 있다”며 “오늘 공청회가 유니버설디자인 도시조성의 필요성과 절박성을 공유하고 유니버설디자인 도시를 선도하는 논의의 첫 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공청회를 마무리했다. 공청회 이후 이상묵 위원장은 도시계획관리위원회 김미경 위원장과 논의하여 조례안의 심도 있는 검토 및 제정 후 원활한 시행을 위해 안건을 도시계획관리위원회로 이관하기로 합의하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직장가입자 월평균 건보료 10만원 넘었다

    직장가입자 월평균 건보료 10만원 넘었다

    국민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부담하는 월평균 보험료가 처음으로 10만원을 넘어섰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5년 건강보험 주요 통계’를 보면 지난해 직장가입자 한 가구에 부과된 월평균 보험료는 10만 510원으로, 전년 9만 7046원보다 3464원 늘었다. 직장가입자 한 가구당 월평균 보험료는 2009년 7만 250원이었지만, 6년 새 43.1%나 올랐다. 지난해 지역가입자 한 가구당 월평균 보험료는 8만 876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30.7% 늘었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는 매월 받는 보수에 비례해 건강보험료를 산정하며, 지역가입자는 소득과 재산을 점수화해 보험료를 매긴다. 지난해 건강보험료 총 부과금액은 44조 3298억원이며 이 중 실제 징수액은 44조 778억원으로 징수율 99.4%를 달성했다. 전년보다 0.3% 포인트 오른 수치다.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사람은 5049만명으로, 전년보다 0.3% 증가했다. 건강보험공단은 “직장가입자 가입기준을 월 80시간 이상 근무에서 60시간 이상 근무로 확대하고, 외국인 건강보험적용인구가 2009년 42만명에서 2015년 80만명으로 늘어나 건강보험 적용인구가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건강보험 적용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2.3%였지만, 노인이 쓴 진료비는 21조 9210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37.8%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29만 7368원으로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 1인당 월평균 진료비 9만 5767원의 3.1배 수준이다. 지난해 전국 요양병원 수는 1372곳으로, 전년(1337곳)보다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요양병원 급증세가 꺾인 이유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2014년 5월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고 이후 요양병원 설립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사무장 병원 단속을 강화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복지 허브화’ 선도 읍·면·동 33곳 선정

    ‘복지 허브화’ 선도 읍·면·동 33곳 선정

    다음달부터 전국 33개 읍·면·동에 복지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맞춤형 복지 전담팀’이 신설된다. 정부는 서울 중랑구 면목 3·8동, 부산 사상구 모라3동, 대구 수성구 범물1동, 세종시 조치원읍, 전북 완주군 이서면 등 33개 읍·면·동을 복지허브화 사업의 모델이 될 선도지역으로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복지허브화는 기존의 주민센터를 통합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 센터로 바꿔 주민이 내게 맞는 복지 서비스를 상담받을 수 있게 한 사업이다. 맞춤형 복지 전담팀은 직접 어려운 주민을 찾아 도움을 주고, 장애인·노인 등 거동이 어려운 사람을 대상으로 방문 상담도 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업무의 중심을 ‘행정’에서 ‘복지’로 옮기려면 인력 재배치 등 신경 써야 할 게 많아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33개 읍·면·동이 복지허브화를 먼저 추진해 성공 사례를 만들면 후발 주자들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도 지역에는 지자체별로 2000만원의 예산과 전문가 컨설팅을 지원한다. 복지허브화 시범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복지 전문가로 컨설팅 팀을 꾸렸다. 정부는 33개 읍·면·동 복지허브화 선도 지역의 성공 사례를 지렛대 삼아 오는 4월부터 본격적으로 복지허브화 참여 지자체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올해 목표는 877개 읍·면·동으로, 전체 읍·면·동(3496개소)의 25.1%에 이른다. 2017년까지 복지허브화 사업에 2100개 읍·면·동을 참여시키고, 2018년에는 전국 모든 읍·면·동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정부는 지난 25일 부산에 이어 3월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복지허브화 시·도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복지센터로 개편되는 주민센터의 새로운 명칭은 국민 공모 등을 통해 3~4월 중 행정자치부가 결정하기로 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너무 귀여워~!’ 아기새 돌보는 새끼 고양이

    ‘너무 귀여워~!’ 아기새 돌보는 새끼 고양이

    아기 새를 어쩔 줄 모르는 새끼 고양이의 모습이 화제입니다. 지난해 11월 유튜브에 게재된 영상에는 아기 새를 꼭 껴안은 채 혀를 날름거리며 핥는 새끼 고양이의 모습이 담겨 있네요. 새끼 고양이의 사랑이 아기 새도 싫지는 않은 듯합니다. 사진·영상= Viral Spell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12세 소녀와 65세 노인의 결혼, 사람들의 반응은? ☞ 관광객 차량 들이받는 성난 코뿔소
  • 역사학·건축학… 12가지 학문으로 바라본 서울의 속살

    역사학·건축학… 12가지 학문으로 바라본 서울의 속살

    서울의 인문학/류보선 외 11명 지음/창비/328쪽/1만 8000원 도시는 렌티큘러와 비슷하다. 보는 각도를 조금만 달리해도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서울의 종로 2~3가를 예로 들자. 도로 북쪽은 탑골공원, 종묘공원 등이다. 이 이름들에서 가장 먼저 환기되는 건 노인들이다. 여기에 ‘박카스 아줌마’가 연관검색어처럼 끼어들며 노인들의 에로티카를 만들어 낸다. 도로 남쪽은 다르다. 팔팔한 청춘들의 거리다. 밥집, 술집, 학원 등이 줄을 섰고, 북쪽과 사뭇 다른 유형의 욕망들이 꿈틀댄다. 겨우 도로 하나를 경계로 매우 다른 삶의 풍경들이 펼쳐지는 셈이다. 영역을 확장한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 인구 1000만명의 거대도시다. 그만큼 다양한 표정을 가졌고, 어제와 오늘이 다를 정도로 변화상이 극심하다. 그러니 서울의 현재를 다층적이고 입체적으로 이해하려면 겉으로 보이는 풍경과 수치화된 자료 아래 감추어진 서울의 속살을 끄집어내야 한다. 바로 그 작업이 새 책 ‘서울의 인문학’의 지향점이다. ‘2015 서울인문학’ 프로젝트에 참여한 12명의 저자가 문학, 역사학, 사회학, 건축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을 프리즘 삼아 여러 각도에서 서울이라는 도시를 들여다보고 있다. 류보선의 ‘광장의 꿈, 혹은 권력의 광장에서 대화의 광장으로’는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이 탐구 대상이다. 저자에게 두 광장은 우리의 사회정치적 관계가 응축돼 드러난 공간이다. 2002년 월드컵을 통해 우리 사회의 상징적 공간으로 단단히 자리잡았으나, 세월호 사고 이후 대립과 갈등의 공간으로 바뀐 징후가 뚜렷하다. 저자는 ‘멈추어 서서 대화하는 곳’으로서의 광장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염복규의 ‘서울 남촌, 100년의 역사를 걷는다’는 북촌이나 서촌 등에 견줘 상대적으로 소외된 ‘남촌’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살핀다. 저자는 일제 시기 일본인의 정착지이자 식민지배의 표상이었던 남촌에 새겨진 100년 역사를 되짚은 뒤, 남촌의 역사를 어떻게 현재에 되살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제시하고 있다. 조연정은 ‘이 멋진 도시를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통해 우리 사회 청년 세대가 직면한 빈곤과 절망의 현실을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이 같은 문제가 개인이나 세대에 국한되지 않은, 공동체와 시대 전체의 문제란 것을 강조한다. 김성홍은 ‘용적률’ 개념에 주목했다. 그는 ‘땅과 용적률의 인문학’을 통해 땅과 자본의 역학관계를 분석하면서 지금이야말로 건축의 ‘크기’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조절 장치를 모색해야 할 때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자전거 음주운전 땐 20만원 벌금… 119 사적 이용 땐 200만원

    자전거 음주운전 땐 20만원 벌금… 119 사적 이용 땐 200만원

    황 총리 “도시철도 사고 과징금 30배로” 자동차, 자전거도로 침범 때도 20만원 모든 자전거도로는 주차 금지구역 지정 자동차 운전자가 자전거도로를 침범하면 2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문다. 자전거 음주운전도 같은 금액의 처벌을 받는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차 국민안전 민관합동회의를 주재하고 실효성이 떨어지거나 불명확한 안전 관련 제재 규정 74개를 재정비하고 위반 시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황 총리는 “하루 900만명이 이용하는 도시철도(지하철)가 잇따른 사고로 불안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도시철도 대형사고 발생 시 부과하는 과징금을 1억원에서 30억원으로 30배 상향하고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징계를 요청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용자와 함께 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자전거도로 상의 사고를 막기 위해 모든 자전거도로를 주차 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강변의 경우 자전거의 속도가 시속 40㎞를 넘긴다”면서 “자전거 음주운전을 하는 노인들이 많은 시골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단속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낚시어선 승객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으면 지금까지는 처벌 규정이 없었으나 앞으로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은 실내사격장 관리자에게도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건축물 시공자가 안전사고 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때 부과되는 벌금이 5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10배 상향되고 화물차 과적 운행에는 기존 범칙금(5만원) 외에도 벌점(15점)이 부과된다. 태권도장 등 체육시설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통학차량에 보호자가 동승하지 않은 채 사고가 나면 영업폐쇄 처분을 받고 119 응급차량을 사적인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면 200만원의 과태료를 문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실험영상] 12세 소녀와 65세 노인의 결혼, 사람들의 반응은?

    [실험영상] 12세 소녀와 65세 노인의 결혼, 사람들의 반응은?

    어린 소녀와 결혼하는 노인의 모습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미국의 인기 유튜버 코비 퍼신(Coby Persin·21)이 ‘65세 노인과 12세 소녀가 결혼하다’(65 Year Old Man Marries 12 Year Old Girl)라는 제목의 실험 영상을 지난 21일 유튜브에 공개했다. 실험의 내용은 간단하다. 신부 드레스를 입은 12세 소녀와 턱시도를 입은 65세 노인에게 웨딩 촬영을 진행하게 한 뒤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 실험이 시작되고 노인과 소녀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서 웨딩 촬영을 한다. 하지만 신이 난 듯한 노인의 표정과 달리 소녀의 표정은 매우 어둡다. 잠시 뒤 한 여성은 소녀에게 “엄마 어딨니?”라고 묻더니 노인에게 “얘는 어리잖아요”라고 따지듯 이야기한다. 노인은 “부모가 허락해줬다”고 대답한다. 계속되는 웨딩 촬영에 한 남성은 “아이가 결혼하기 너무 어리지 않느냐”며 소녀와 노인의 나이를 확인하고는 “소녀가 결혼하기 싫어하는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언성이 높아지자 어느새 노인과 소녀 주위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사람들은 급기야 욕설과 함께 소녀와 노인을 떼어놓기까지 한다. 이 영상은 세계 곳곳에서 매일 3만 3천여 명의 아이들이 강제 결혼과 조혼(早婚)으로 내몰리는 현실에 경각심을 일으키고자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은 21일 유튜브에 올라오고 나서 27일 현재 270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영상=Coby Persin/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현기증남 김형욱, 고급 승용차로 여성 번호따기 도전☞ 재력 앞에 180도 태도 뒤바뀌는 여성…‘씁쓸한 실험’
  • 검은 대륙의 ‘하얀 흑인’… 알비노人의 인권

    검은 대륙의 ‘하얀 흑인’… 알비노人의 인권

    온 몸이 백지장처럼 하얀 알비노 사람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최근 영국매체 데일리메일은 이탈리아 출신의 사진작가 클라우디오 시문노(35)가 촬영한 알비노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촬영된 이 사진들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제루제루라는 마을의 알비노들과 풍경을 담고있다. 간혹 외신을 통해 전해지는 알비노는 멜라닌 합성이 결핍돼 생기는 선천성 유전질환으로 온 몸의 색깔이 하얀 것이 특징이다. 전세계 알비노인들의 숫자는 대략 2만명으로 특히 탄자니아에서만 1400명이 거주해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다. 문제는 온통 흑인인 아프리카 대륙에서 알비노들이 참혹한 현실에 놓여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알비노들이 많은 탄자니아에서는 이들의 신체 일부를 가지고 있으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는 잘못된 미신이 존재한다. 또한 알비노들의 신체 일부를 주술 도구로 활용하거나 성관계를 가지면 AIDS도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도 있다. 이에 선거철만 되면 당선에 욕심내는 일부 정치인들이 알비노들의 신체를 갖기 위해 찾아 나선다. 때문에 알비노들은 외출도 자제한 채 두려움에 떨며 선거가 끝나길 기다려야 한다. 20일 간 현지 마을에 머문 시문노는 "마치 유령처럼 존재하는 알비노들의 현실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면서 "현지인들의 알비노에 대한 무지와 가난이 인권유린을 낳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지역에서는 알비노들이 신의 처벌을 받았다거나 악의 존재로 인식되기도 한다"면서 "다른 지역에서는 알비노들의 신체 일부가 약이나 부적으로 사용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알비노에 대한 인권 유린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한 UN은 탄자니아 정부를 상대로 인권 및 환경 개선을 촉구한 바 있으나 상황이 그리 나아지지는 않고있다.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고 현재는 탄자니아를 떠난 한 알비노 남성은 “삶에 대한 권리를 요구한다. 매우 기초적인 것이지만 이조차 거부당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우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그렇게 살고 싶을 뿐”이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환갑 인턴, 희망 유턴… 경험은 결코 늙지 않으니까

    환갑 인턴, 희망 유턴… 경험은 결코 늙지 않으니까

    “뮤지션한테 은퇴란 없대요. 음악이 사라지면 멈출 뿐이죠. 제 안엔 아직 음악이 남아 있어요.” 지난해 개봉한 영화 ‘인턴’의 대사 일부다. 영화 속 주인공인 70대 노인 ‘벤 휘태커’(로버트 드니로)는 스타트업(신생 벤처)의 시니어 인턴십에 지원하면서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전화번호부 회사에서 40여년을 근무하며 부사장까지 오른 그는 예전의 직장, 직함, 경력을 앞세우지 않았다. 과거의 영예를 잊고 현재의 ‘나’가 여전히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담담히 전했다. 백전노장 베테랑인 그가 인생을 사는 방식이다. 실제 현실은 어떨까. 월150만원도 좋다…나는 지식 전달자 - 대기업 임원 출신 59세 이덕수씨 서울신문은 지난달부터 한 달 동안 노사발전재단,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영화 속 ‘벤’을 현실에서 만나기 위해 시니어 인턴(장년인턴)으로 근무하는 이들을 추적했다. 대기업 임원부터 중소기업 사장·직원, 자영업자까지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신우네이처’(건설·중개무역업)에서 근무하는 이덕수(59) 부사장은 소위 잘나가는 대기업 임원 출신이다. 1981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물산에서 27년을 근무한 뒤 롯데건설로 옮겨 상무까지 지내다 지난해 초 퇴직했다. 엔지니어링 분야 플랜트 기술자다. 그가 은퇴 후 6개월간 휴식 기간을 거치면서 곰곰이 제2의 인생설계를 한 끝에 내린 결정은 30년 넘게 직장 생활을 하면서 체득한 지식을 전수해 보자는 것이었다. GS건설에서 1억원이 넘는 연봉을 제시하며 사우디아라비아 현장에서 일해 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지만 과감히 뿌리쳤다. 이 부사장은 “실제 현장에서 터득한 ‘암묵지’(노하우)는 젊은이들이 갖기 힘든 부분”이라면서 “앞으로 ‘지식 전달자’로 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가 신우네이처에 합류한 건 지난해 10월이다. 대한상의를 통해 회사를 소개받은 그는 12월까지 3개월간 인턴십을 거쳤다. 올 1월 정규직 직원으로 ‘신분’이 바뀌면서 부사장 직함도 새로 받았다. 불과 3개월 만에 인턴에서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이다. 다만 급여는 최소한만 받기로 했다. 최저임금의 120% 수준인 150만원가량이다. 그는 “이제 (나에게) 일은 인생을 풍성하게 해 주는 ‘놀이’와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쌓인 네트워크가 나만의 무기 - CEO 출신 최고령 인턴 59세 김기호씨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아이디자인빌’(제안서 기획·디자인회사)에도 대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 지난해 10월 인턴으로 합류했다. 김기호(59) 부사장이 주인공이다. 김 부사장은 1982년 금성사(컴퓨터사업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LG CNS에서 15년을 근무하고 현대정보기술, 포스데이타를 거쳐 정보기술(IT) 분야 창업도 했다. 이후 회사 사정상 사업을 접고 장년인턴으로 새롭게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의 업무는 대기업·중소기업의 시스템 통합(SI) 사업을 따 오는 일이다. 급여는 200만원이다. 그는 “네트워크 없이는 업체를 발굴하기 힘들다”면서 “다행히 계속 해 오던 업무라 영업에 큰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김 부사장은 이 회사 최고령자다. 사장도 40대로 비교적 젊다. 최병호 아이디자인빌 이사는 “기업과 함께 제안서 작업을 하는데 경험 많은 직원이 없어 애로사항이 있었다”면서 “이제는 (김 부사장이 합류하면서) 한결 나아졌다”고 전했다. 자식들 위해 65세까지 벌 수 있어 감사 - 토목회사 은퇴 뒤 재취업한 56세 박진도씨 인천 중구 항동에 위치한 케이제이인더스트리(두산인프라코어 1차 협력업체)는 엔진 조립, 도장, 포장 작업을 주력으로 하는 수출 포장전문업체다. 정년이 65세까지로 어느 기업보다 ‘장년이 일하기 좋은 기업’이다. 실제 장년인턴 숫자도 많다.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정년퇴직하고 장년인턴으로 입사한 2명을 포함해 총 18명의 인턴이 근무한다. 51세부터 63세까지 나이대도 다양하다. 강신철 케이제이인더스트리 경영지원부장은 “장년인턴은 대개 20년 이상 장기근속한 뒤 재취업한 분들이 많다”면서 “젊은 직원보다 업무 이해도가 뛰어나고 성실할 뿐아니라 조직 내 마찰이 적다는 점도 장년인턴을 선호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 회사 자재과에서 근무하는 박진도(56)씨는 토목회사(대산개발)에서 자재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퇴직하고 9개월가량 휴식을 취한 뒤 장년인턴으로 입사했다. “잠깐 쉴 때는 불안하더라고요. 요즘 재취업하기가 여간 쉽지 않거든요. 65세까지 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입니다.” 박씨는 “야근, 특근 수당까지 합치면 월 200만원 넘는 봉급을 손에 쥘 수 있다”면서 “대학생 자녀 2명을 뒷바라지하려면 앞으로 10년은 더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사하다 어떻게 직장인 됐냐며 부럽대요 - 식자재 유통 사업 접고 취업 57세 이상섭씨 엔진 조립부서의 이상섭(57)씨는 식자재 유통(자영업)을 하다가 장사가 안 돼 사업을 접고 일자리를 찾아보는 중에 장년인턴을 알게 됐다고 했다. “친구들이 그러더라고요. ‘어떻게 장사하던 친구가 50대 후반에 직장인이 됐느냐’며 부러워한다”고 전한다. 이씨는 직장에 동년배가 많다는 점이 가장 맘에 든다고 했다. 젊은 직원들과 일하면 알게 모르게 눈치 보는 일도 많을 텐데 비슷한 또래가 많아 말도 통하고 동질감도 느낀다는 것이다. 그는 “장사를 할 때는 하루하루가 전쟁터였는데 이제는 맘 편히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장년인턴에 도전하려면 노사발전재단, 대한상의 등 운영 기관에 신청서를 내야 한다.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합격하면 3개월 동안 인턴으로 근무한 뒤 정규직(2년 이상 무기계약)으로 전환이 된다.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전일제 또는 시간선택제 선택이 가능하다. 인턴 합격자는 대한상의, 능률협회 등 교육기관에서 반드시 1일 8시간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인턴 기간에는 매달 60만원, 정규직 전환 후 6개월간 매달 65만원이 지원된다. 지원금은 인턴 근무자가 아닌 기업에 준다. 젊은 직원들이 진짜 신참 취급할 땐 좀… - 급여 차이·근로환경 등 말 못할 고민 물론 장년인턴들도 말 못할 고민이 많다고 한다. 기존 급여 수준과의 차이, 열악한 근로조건에서부터 직원들과의 갈등 등 예상치 못한 변수들 때문이다. 취업을 했지만 업황이 악화돼 회사가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 특히 장년인턴이 괴로워하는 부분은 젊은 직원과의 미묘한 ‘갈등’이다. 장년인턴은 비록 인턴 신분으로 입사했지만 경력직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는 반면, 젊은 직원들은 입사 순대로 하면 본인들이 선배라는 인식을 한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장년인턴이 취업해서 겪는 고민 중 하나가 젊은 직원과의 관계”라면서 “회사 내에서 장년인턴을 ‘신참’으로 취급하다 보니 초반에는 자리잡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들만의 내공 필요한 부분 있을것 - 우리 사회에 장년인턴이 필요한 이유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 장년인턴이 필요한 이유가 있다. 김낙회 전 제일기획 대표가 영화 ‘인턴’을 보고 나서 국가미래연구원에 글을 남겼다. “젊은 사원들은 기피하지만 시니어 인턴이 잘할 수 있는 업무를 분류해 전체 직원 중에 2~3%라도 시니어 인턴을 채용한다면 어떨까. 경험, 내공, 연륜…. 그런 것에서 우러나올 수 있는 진심 어린 조언. 젊은 세대에서 나오기 힘든 부분들이 분명 그 노인들에게는 있을 테니 말이다.” 영화 ‘인턴’ 개봉 이후 “우리 모두가 인생의 인턴”이란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장년인턴을 단지 장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인생 선배로서 진정한 어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 보는 건 어떨까.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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