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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테픈 커리, 5차전 앞두고 훈련장에 ‘셰프 커리’ 신고 나선 사연

    스테픈 커리, 5차전 앞두고 훈련장에 ‘셰프 커리’ 신고 나선 사연

    그저 의례껏 하는 제품 옹호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14일 클리블랜드와의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5차전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골든스테이트의 팀 훈련에서 주포 스테픈 커리의 농구화가 눈길을 끌었다. 바로 전날 훈련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 도중 인터넷에서 구리다고 핀잔을 많이 들은 이 농구화 디자인이 괜찮다고 옹호했던 언더 아머의 농구화 시리즈 ‘커리 2’의 최신상 버전인 ‘셰프 커리’를 신고 나온 것이다. 전날 이 농구화에 대해 “파이어”라고 표현해 좌중을 웃겼던 커리는 농구화 앞쪽에 ‘스트레이트’와 ‘파이어(이모티콘)’를 직접 써넣는 성의까지 보였다. 골든스테이트 구단 역시 공식 트위터를 통해 사진을 게재하며 ‘그가 곧바로 가져왔어요. 파이어(이모티콘)’라고 적었다. 커리는 파이널 3차전까지 경기당 16득점 4.3어시스트와 턴오버 5개를 기록하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2연패, 그것도 이번 시즌에 사상 처음 만장일치로 선정된 활약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들었다. 때마침 지난 9일 자신이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언더 아머가 최신상 버전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온통 흰색의 이 버전은 ‘셰프 커리’란 별칭이 붙여졌다. 언더 아머는 조리대에 놓여진 냄비 안에 운동화가 담겨진 사진을 내놓았다. 이 회사는 번잡한 주방에서 셰프들이 입는 옷처럼 이 신발이 편안하고 기능적으로 디자인됐다며 커리가 ‘매스터 셰프’처럼 볼을 다룰 때 “조리를 잘 시작하라”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소매가는 119.99달러(약 14만원). 하지만 3차전이 끝나고 4차전이 열리기 전까지 이틀 동안 소셜미디어에서 이 운동화는 동네북 신세가 됐다. 많은 이들이 멋스럽지 않다고 조롱해댔다. 특히 커리가 3차전까지 초반 활약이 미미해 제품이 표방하는 것과 정반대였다는 사실이 집중 타깃이 됐다. 그들은 언더 아머가 타깃으로 삼은 틈새시장이 아니라 간호사들이나 교사, 노인네들에게 더 어울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4차전에서 커리는 완전히 달라졌다. 물론 1쿼터 8득점으로 부진하게 출발한 점은 이번 포스트시즌 12경기에서의 패턴을 되풀이했지만 38득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108-97 완승을 이끌었다. 커리는 경기 뒤 이 신발에 쏟아진 비난과 조롱을 잘 알고 있다며 “원정 짐 속에 한 켤레를 갖고 왔더라면 분명히 신었을 것”이라면서 “이 신발이 얼마나 ‘파이어’인지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별명도 사랑스럽지만 더 좋은 건 신발 자체“라고 덧붙였다. 한편 커리는 언더 아머,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는 나이키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어 이번 파이널은 두 스포츠 브랜드의 대결로도 눈길을 끈다. 커리는 2012년 재계약 협상 과정에 나이키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하면서 케빈 듀랜트(오클라호마시티)의 것을 재사용한 흔적을 발견했고, 나이키 관계자가 자신의 이름을 ‘스테폰’으로 잘못 발음하고, 자신의 이름을 딴 농구 교실을 열어주지 않자 언더 아머로 갈아 탔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당시 커리는 침체기를 겪고 있었는데 언더 아머는 그에게서 자사의 ’언더독' 이미지를 발견했던 것이고, 그 뒤 커리와 골든스테이트가 빼어난 성적을 거두면서 자사의 농구화 브랜드 매출이 일취월장하는 재미를 보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사진설명 골든스테이트 구단 트위터 캡처 NBA 트위터 캡처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한 컷 세상] OECD서 가장 무거운 노년의 빈곤

    [한 컷 세상] OECD서 가장 무거운 노년의 빈곤

    두 팔이 없는 장애 노인이 수레에 폐지를 싣고 힘겹게 고물상으로 가고 있습니다. 한 달 내내 폐지를 주워 봐야 손에 쥐는 건 20만원이 고작이랍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인 노인 빈곤율이 말해 주듯 우리 사회에 노인 빈곤은 눈앞에 닥쳐온 공포입니다. 사회·경제적 약자들에 대한 정책과 배려가 부족한 사회, 대한민국의 민낯인 듯합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단독] 노인 요양등급 재심사기간 최대 4년으로

    [단독] 노인 요양등급 재심사기간 최대 4년으로

    등급 재심사 절차도 간소화 앞으로 노인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고서 1년 후 재평가를 받아 같은 등급이 나온 노인은 최대 4년간 등급 판정을 다시 받지 않아도 된다. 장기요양 등급 갱신 신청에 따른 노인의 불편함과 번거로움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노인장기요양 등급 판정 주기를 연장하는 내용의 노인장기요양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개정안은 이르면 9월부터 시행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노인성 질병 등으로 혼자서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65세 이상 노인에게 신체활동이나 가사활동을 지원하는 사회보험제도다. 장기요양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먼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 인정 신청을 하고 장기요양 등급 판정을 받아야 한다. 장기요양 등급은 1~5등급이 있는데, 건강 상태가 가장 나쁜 1등급부터 상대적으로 양호한 5등급까지 등급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다르다. 현재 모든 등급 수급자는 판정을 받고서 1년 후 심사를 받아야 하며, 심사 결과 같은 등급이 나오면 1등급은 3년까지, 2~5등급은 2년까지 등급 재심사를 미룰 수 있다. 개정안은 이 등급 재심사 유예 기간을 1등급은 4년까지, 2~4등급은 3년까지로 1년씩 연장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1등급을 받은 노인이 재심사에서 또 1등급을 받는 등 같은 등급을 받는 비율이 85% 이상”이라며 “상태가 쉽게 좋아지지 않는데 굳이 등급 판정 재심사를 자주 할 필요가 없고, 노인장기요양보험 만족도 조사 결과 노인 대부분이 재심사를 가장 번거로워해 갱신 주기를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등급 판정 재심사 때마다 노인들은 의사소견서를 지참해 90개 항목에 답해야 한다. 가뜩이나 건강이 좋지 않은 노인 입장에선 항목에 답하는 것조차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다만 가장 낮은 등급인 5등급은 건강 상태가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등 변동이 많아 등급 재심사 주기를 현행 2년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등급 판정 재심사 이후 노인이 다시 심사를 받을 때 몇 개 항목에만 답하면 되도록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새누리 황영철 의원 ‘경로당 주치의법’ 발의

    새누리 황영철 의원 ‘경로당 주치의법’ 발의

    황영철(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새누리당 의원은 12일 경로당의 주치의 제도화를 위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 한다고 밝혔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노년층의 건강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의료방문서비스를 법제화하는 내용의 ‘노인복지법’과 ‘지역보건법’ 개정안이다. 노인복지법 개정안은 자치단체와 의료기관이 업무협약을 맺고 경로당을 방문해 건강 상담을 제공하는 ‘경로당 주치의 제도’를 법제화하고 예산 지원 규정을 명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역보건법 개정안은 지역의 보건소가 경로당에서 정기 건강 검진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황 의원은 “농어촌 등 의료서비스 취약지역 어르신은 의료기관 접근성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개정안이 시행되면 의료기관이 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co.kr
  • 민사 패소에 불만 품은 80대, 법원에서 둔기 휘둘러 소동

    민사 패소에 불만 품은 80대, 법원에서 둔기 휘둘러 소동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데 불만을 품은 80대 노인이 법원 안에서 둔기를 휘둘러 공무원 1명이 다쳤다. 10일 인천지법과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낮 2시쯤 인천 남구 인천지법 7층 민사단독과 사무실에서 A(80)씨가 법원 공무원 B(47)씨에게 둔기를 휘둘렀다. A씨는 B씨에게 다가가 자신의 가방에서 30㎝ 길이의 철제 손망치를 꺼내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다행히 B씨는 목 부위에 찰과상을 입는 부상만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A씨는 B씨를 폭행한 뒤에도 사무실에서 수차례 둔기를 휘둘렀으나 B씨와 함께 있던 다른 직원들에 의해 제압됐다. 그는 둔기를 휘두르면서 “못 죽여서 한이 된다”고 말한 알려졌다. A씨는 최근 대여금과 관련해 총 4건의 민사소송을 인천지법에 제기했다가 패소하자 불만을 품고 해당 재판을 담당한 민사과 사무실을 찾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4명에게 380만원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사건을 담당 재판부는 빌려준 사실을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과거에도 B씨에게 수차례 민원 상담을 요청했고, 1시간 가량 상담을 한 적도 있었다. 경찰은 병원 치료를 이유로 피해자 진술을 미룬 B씨를 먼저 조사한 뒤 A씨를 소환해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혼 증가 등으로 한부모가정↑…모자가정 ‘엄마수업’ 등 지원사업 확대

    이혼 증가 등으로 한부모가정↑…모자가정 ‘엄마수업’ 등 지원사업 확대

    최근 자녀가 부모 중 한명과 같이 사는 ‘한부모가정’이 늘면서 정부와 민간에서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10일 여성가족부와 법제처 등에 따르면 한부모가족은 복지급여 등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52% 이하인 저소득 한부모 및 조손가족은 아동양육비·추가 아동양육비·아동교육지원비·생활보조금 등의 복지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청소년 한부모의 경우에는 아동양육비 외에도 부 또는 모를 위한 검정고시 학습비·고등학생 교육비 등도 지원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은 생활안정과 자립을 위하여 창업 및 사업운영 등에 필요한 자금을 장기저리로 대여할 수 있다. 또 한부모가족은 국민주택을 분양할 때 우선적으로 분양을 받을 수 있다. 민간에서도 한부모가정을 위한 지원 사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1999년부터 소외된 이웃에게 먹거리를 지원하고 다양한 정서지원 서비스를 하는 ‘우양쌀가족’ 사업을 시작한 푸드스마일즈 우양은 2013년부터 모자가정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모자가정에 매달 친환경 먹거리를 전달하고 정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지난 6일에는 푸드스마일즈 우양이 모자가정 어머니 15명을 대상으로 ‘엄마수업’을 진행했다. 안산 온마음센터 신정식 팀장이 강사로 참여헤 ‘스스로 함께 고생의 주인되기’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수업에서는 모자가정의 어머니들이 겪을 수 있는 아픔을 서로 나누고 다독이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한 참가자는 “그 동안 아이들을 돌보느라 돌아보지 못했던 나를 위로하는 시간이었다”며 “모자가정 어머니들이 한 자리에 어울려 서로의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푸드스마일즈 우양은 엄마수업 외에도 모자가정 나들이 등 정서지원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북한에서 한국으로 온 모자가정을 포함해 100곳의 모자가정에 매달 친환경 먹거리 꾸러미도 전달한다. 푸드스마일즈 우양 프로그램 2팀의 한기호 과장은 “결식아동이 지난 11년 간 20배, 독거노인이 12년 간 2배 증가한 가운데 한부모가정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며 “모자가정에 대한 정서적 지원의 일환으로 엄마수업을 기획, 모자가정 어머니들이 자가 치유를 통해 건강한 모자관계를 구축하도록 돕는 한편 먹거리 지원에도 보다 관심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 집에서 일하는 ‘슈퍼대디’ 늘었다

    도요타社 직원 3분의1 재택근무 도입 일본의 인터넷 솔루션 회사인 SiIM24의 ‘단시간 근무 정사원’ 스즈키 요시코(46)는 매일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집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데이터 해석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두 아들을 키우기 위해 잘나가는 회사 파나소닉을 떠났던 그녀는 SIM24에서 10여년째 집 근무를 하고 있다. 오오키 시게루 SiIM24 사장은 “기술자 14명은 전원 재택 근무”라면서 “컴퓨터 성능이 올라간 지금 집에서 작업해도 문제 될 게 없다”고 단언했다. 재택 근무자 대부분은 남편의 전근이나 육아 등으로 일을 계속할 수 없게 된 경력단절 여성들이다. 생활용품업체 P&G 고베본부에서 세제 개발을 담당하는 마츠모토 슈이치(37)는 평일에 초등학생 아이 3명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공무원인 부인의 배웅까지 한다. 그는 집에서 프로젝트 개발을 진행하고 인터넷으로 사내 회의에 참가하고 있다. 일본 기업에서 재택 근무 제도가 확산되고 있다. 재팬토바고는 지난해부터 200명을 대상으로 주 2일씩 시범 시행 중이고, 일본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부터 주5일 텔레워크를 시작했다. 미쓰이물산은 이달 중 국내 근무 직원 3700명을 대상으로, 혼다그룹은 육아 및 노인 돌봄이 필요한 사원들에 한해 근무시간의 4분의1가량에 대해 재택 근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국토교통성 조사에 따르면 재택 근무자는 2014년 550만명으로, 5년 전보다 1.6배나 늘었다. 원격 근무인 텔레워크를 인정하는 기업도 2014년 기준으로 11.5%에 이른다. 이런 와중에 일본 대표 기업인 도요타자동차가 8월부터 일주일에 하루 단 2시간만 회사에서 근무하면 되는 재택 근무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대상자는 전체 직원 7만 2000명 가운데 3분의1인 2만 5000여명이다. 대상자는 입사 5년 이상인 사원들로서 사무직과 영업 종사자, 개발 기술직 등이다. 사무직 등은 집에서, 영업 담당자들은 외근이 끝난 뒤 회사에 들어가지 않고 전자 메일로 보고하는 방식이다. 정보 누출을 막기 위해 데이터를 외부 서버에서 집중 관리하고, 단말기에 남기지 않는 클라우드를 활용한 컴퓨터 방식을 쓰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9일 보도했다. 재택 근무, 텔레워크의 확대는 남성의 육아 참여를 돕고 여성이 계속 일하기 쉬운 환경을 갖추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삼고 있다. 노부모를 보살피기 위해 1년에 10만명 이상 직장을 떠나는 개호이직을 줄이자는 목표도 있다. 재택 근무자의 불이익과 그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솔루션 업체에 근무하는 한 재택 근무자는 “출근을 안 해서 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상사로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하는 직원들이 많다”며 “육아 때문에 재택 근무하는 여성은 그런 불안감이 강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 기업의 인재전략실 관계자는 “생산성 향상에는 팀 내 인간 관계가 중요하다. 일주일에 몇 번은 출근하고, 잡담이라도 좋으니 의사 소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현장 행정] 회장님도 쪽방촌도 십시일반… 복지사각 없앤다

    [현장 행정] 회장님도 쪽방촌도 십시일반… 복지사각 없앤다

    서울 용산은 ‘부자 동네’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허창수 GS 회장 등의 고가 주택이 있는 한남동과 동부이촌동의 높다란 담벼락만 떠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자동 쪽방촌처럼 끼니 걱정을 하는 빈곤층이 모인 동네도 있어 양극화가 뚜렷한 동네이기도 하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복지 정책에 유독 신경 쓰는 이유다. 그가 복지정책의 ‘엔진’ 격으로 구상해 온 지역 복지재단이 드디어 9일 문을 열었다. 구는 이날 용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용산복지재단 출범식을 열었다. 성 구청장과 재단 임원, 지역 주민 등 800여명이 홀을 가득 메웠다. 성 구청장은 “해마다 복지수요가 늘어나는데 법과 제도적 한계 탓에 제대로 지원할 수 없었다”면서 “이 때문에 복지재단을 만들게 됐다”고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재단 이사장은 승만호 서부T&D 대표가 맡았으며 사무실은 한남동 공영주차장·복합문화센터 2층에 자리잡았다. 복지재단 출범이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지역 주민이 십시일반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구 관계자는 “대기업 회장부터 구두수선을 하는 분까지 벌이와 관계없이 복지재단에 성원을 보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모은 복지재단의 기본 재산은 43억원인데 이 가운데 구가 내놓은 돈은 10억원 정도이고 나머지는 민간 기부로 채웠다. 아모레퍼시픽과 HDC신라면세점, 서부T&D 등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과 방송인 견미리 등 유명인뿐 아니라 평범한 서민층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빌딩 청소원, 구두닦이 등을 하며 어렵게 모은 전 재산을 내놓은 고(故) 강천일씨가 대표적이다. 72세의 나이에 말기암을 앓던 그는 지난 4월 구에 3600만원을 기부하고 닷새 뒤 세상을 떠났다. 재단은 앞으로 구 예산으로는 돕기 어려운 ‘사각지대 빈곤층’을 지원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지역에 사는 빈곤층 5만 5000명 중 5700여명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인정돼 생활자금 등을 지원받는다”면서 “복지망 밖의 5만명은 법적 근거가 없어 구 예산으로 돕기 어려웠는데 재단이 융통성 있게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저소득층 아동의 식사비와 독거노인 등의 생계비·의료비 등을 지원하고 저소득층과 1대1 결연사업 등도 벌일 예정이다. 재단은 종잣돈 43억원에서 나오는 이자와 상시 모금 등으로 번 수익 등을 더하면 한 해 12억원가량을 복지사업비로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 구청장은 “민간 후원금 등을 더 모아 2020년까지 종잣돈을 100억원으로 늘릴 것”이라면서 “주민들의 정성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나눔계좌·재능기부로 온기 팍팍… 이천의 ‘따뜻한 성장’ 이끈다

    [자치단체장 25시] 나눔계좌·재능기부로 온기 팍팍… 이천의 ‘따뜻한 성장’ 이끈다

    행정가 출신인 조병돈 경기 이천시장은 이천 토박이다. 이천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나왔으며 공직생활의 절반가량을 이천에서 보냈다. 지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공직 경험을 지역 발전을 위해 쏟아부었다. 집무실 문턱을 낮춰 시민 누구나 찾아와 자신의 고충과 민원을 털어놓도록 여건을 만들었다. 하이닉스 공장 증설, 신도시 개발, 특전사 유치, 복선 전철 착공, 도민체전 성공 개최, 아트홀 개관 등 굵직한 성과가 돋보인다. 2년 전 지방선거 당시 전통적인 여당 성향의 지역에서 야당으로 당을 바꿔 출마한 그를 이천시민들은 외면하지 않았다. 시민들을 위한 열정과 진정성이 통했기 때문이다. 조 시장은 3선을 한 탓에 2년 후에는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 그는 평소 “제 남은 인생의 방향은 지역 발전과 시민 행복”이라고 강조한다. 또 “남은 임기 동안 ‘행복한 동행’, ‘따뜻한 성장’에 주안점을 두고 시정을 펴 나가겠다”고도 했다. 지난 3일 오전 9시 이천시 월례조회가 조 시장을 비롯한 전 직원과 사업소장, 읍·면·동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청 소통큰마당(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조회에서는 다른 자치단체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요즘 이천에서 뜨겁게 달아오르는 ‘참시민, 이천행복나눔 운동’ 영상을 전 직원이 함께 시청하는 것이었다. 행복나눔 운동은 조 시장이 이천시민들에게 설파하고 있는 ‘행복한 동행’과도 맥을 같이한다. ●하이닉스 공장 증설·신도시 개발 등 성과 그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행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욕설, 불친절과 차별, 법 위에서 떼쓰는 행위 등을 근절하는 게 운동의 첫 단계”라며 “배려와 나눔으로 행복한 도시를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시민의 의식변화를 통해 선진도시를 만들고 선진 대한민국의 초석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행복한 동행은 ‘1인 1나눔 계좌(1000원) 갖기 운동’과 ‘재능기부’로 확산되고 있다. 월례조회를 마친 조 시장은 집무실로 찾아온 사단법인 이천한우회 소속 회원들을 맞았다. 이 자리에서 윤상헌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매월 한우고기 10㎏을 기부하기로 조 시장과 약속했다. 시는 기부받은 한우를 이천사랑나눔푸드마켓을 통해 저소득층에게 나눠 줄 계획이다. 그동안 501명이 재능기부 행렬에 동참했으며 2014년 2309명, 지난해 4769명, 올해 지난달 현재 2218명의 서민들이 재능기부의 도움을 받았다. 또 1인 1나눔 계좌 갖기에는 시민 4329명과 공무원 850명 등 모두 5179명이 참여해 10억 4200만원을 모금했다. 이 돈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정에 대한 생계비, 의료비, 주거환경개선비 등으로 쓴다. 조 시장은 “돈 없어 밥 굶고, 병원 못 가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게 나의 지론”이라고 강조했다. 오전 11시 집무실을 나온 조 시장은 장호원 풍계3리 마을회관으로 향했다. 이동 중에도 전화로 업무를 보고받거나 지시를 내렸다. 지역이 넓다 보니 이런 일은 생활화가 됐다. 풍계3리 마을회관에서는 생명사랑 녹색마을 협약 및 현판식 행사가 있었다. ‘녹색마을 협약’은 농약의 안전한 보관과 폐농약병 회수를 위해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한국자살예방협회에서 농약보관함을 마을에 지원하는 사업이다. 늘어나는 농촌 지역 노인들의 음독자살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시작됐다. 이날 협약에 따라 장호원 지역 5개 마을에 농약보관함 251개와 농약수거함 7개를 설치한다. 행사를 마친 조 시장은 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함께 잔치국수로 점심을 했다. 조 시장은 “2013년 호법면과 설성면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한 결과 생명존중 인식 수준이 높아졌고, 현재까지 자살 사고가 한 건도 없는 성과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조 시장은 오후에 반드시 지키는 행사가 있어 서둘러 결재 등 업무를 처리한 뒤 1층 민원실로 내려갔다. ‘시장과 시민 소통의 날’을 맞아 자신을 기다리는 주민 2명을 만나러 갔다. 조 시장은 2014년 8월 7일부터 매주 2차례 민원인 만나는 일을 한 번도 거른 적이 없었다. 주민 염대선(61)씨 등은 “마을 주변에서 공장 및 창고 등 대규모 건축이 진행되면서 5m 높이의 옹벽 설치 공사가 추진돼 주거환경 피해가 우려된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조 시장은 염씨가 보여 준 주변 지적도와 담당 공무원들의 현지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시공 업체 측에 옹벽 높이를 최대한 낮추도록 권유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염씨는 “시장님이 명쾌하게 답변해 줘 속이 다 시원하다. 법으로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어떻게든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모습에 감동했다”며 고마워했다. ●서울 강남까지 40분… 이천 전철시대 활짝 조 시장은 “법적으로 애매한 사안은 담당 공무원들도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다. 이럴 때 단체장이 방향을 제시해 주면 직원들도 부담 없이 일을 처리하고 문제가 쉽게 풀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그동안 모두 135차례 ‘소통의 날’을 가졌으며 각종 민원과 건의사항 등 460건을 접수, 이 중 393건을 해결했다. 시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는 조 시장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글이 잇따른다. 민원인들과 꼬박 1시간을 보낸 조 시장의 다음 목적지는 신둔면 고척리 ‘이천도자예술촌’이다. 이천은 도자기의 고장이다. 전국의 도공들이 몰려들면서 전국 최대 규모의 도예마을을 형성했다. 2005년에는 도자산업특구로 지정됐으며 2010년 7월에는 국내 최초로 공예 및 민속 예술 분야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됐다. 도자기를 빚는 예술인들이 많이 살고, 도자 산업 전반에 대한 인프라가 잘 구성된 점을 인정받았다.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22일까지 열린 ‘제30회 이천도자기축제’에는 44만명이 방문했다. 조 시장은 “이천도자기축제는 지난 30년간 이천도자기의 혼과 역사를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며 “한국도자기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천시는 이런 유·무형의 자산을 한곳으로 집적화시켜 도자산업을 종합문화콘텐츠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도자예술촌을 조성하고 있다. 연말 완공 예정으로 국·도비와 시비 등 모두 729억원이 들어간다. 공방 221곳과 문화·휴게시설이 들어서고 인근에는 호텔도 지어진다. 조 시장은 현장을 꼼꼼히 살피면서 “예술촌에 조성되는 카페거리 조감도를 보면 건물이 너무 획일적이다. 쉽게 빨리 짓겠다는 과욕은 버려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교와 대학에서 토목을 전공하고 기술직 공무원으로 경기도건설본부장 등을 지낸 그에게 ‘대충’, ‘빨리빨리’라는 용어는 허용되지 않았다. 중부고속도로 이천휴게소에서 이천도자예술촌으로 바로 연결되는 하이패스IC도 설치된다고 했다. 이천휴게소는 중부고속도로, 중부2고속도로 이용 차량의 집결지여서, 나들이객을 도자예술촌으로 이끄는 데 하이패스IC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이패스IC 설치공사는 다음달 시작해 내년 12월 완공할 계획이다. 이어 대월면사무소 광장에서 열린 ‘참시민으로 향하는 항해 릴레이’에 참석한 조 시장은 행사가 끝나자마자 성남~이천~여주 복선전철 부발역 공사현장을 찾았다. 오는 9월부터 전철이 운행되면 판교까지 25분, 강남까지 40분이 걸린다. 조 시장은 “여기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원주~강릉 간 복선전철이 건설 중에 있고 여주~원주 간 전철사업도 추진된다. 바야흐로 이천에도 전철 시대가 활짝 열리게 된다”고 소개했다. 조 시장은 이날 저녁에는 18세 이하 축구국가대표팀 한국과 잉글랜드의 친선경기를 참관한 후 대회 관계자들과 만찬을 가졌다. 이후에도 주민과의 간담회 등 2건의 일정을 소화한 후 밤 11시 가까이 돼서야 집으로 향했다. 이천시장의 하루는 이렇게 저물어 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순천시자원봉사센터, 전자랜드 순천점과 손잡고 전자제품 110점 전달

    순천시자원봉사센터, 전자랜드 순천점과 손잡고 전자제품 110점 전달

    전남 순천시자원봉사센터가 9일 전자랜드프라이스킹 순천점과 업무협약을 맺고 전자제품 나눔 행사를 가졌다. 조충훈 순천시장을 비롯해 11개 읍·면 지역의 취약계층 및 독거노인, 자원봉사자 등 150여명이 참석해 아고라순천의 식전공연과 1500만원 상당의 전자제품 전달, 점심 등이 제공됐다. 전자랜드 순천점은 이날 일상생활에 필요한 전자제품 110여점을 지역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료로 기증했다. 김일중 자원봉사센터 소장은 “독거 어르신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이어서 유용하게 쓴다”며 “지역 기업과 기관들이 복지 사각지대의 그늘에 가려진 분들을 한번 더 돌아보는 배려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성만 전자랜드 순천점장은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관심을 가지는 좋은 기회가 돼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으로 자원봉사 문화를 이끄는데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상호협력으로 상생 발전하고 순천의 자원 봉사 문화가 확산됐으면 좋겠다”며 “사랑의 온정을 보내주신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강원은 빅데이터, 충북은 바이오’, 지역신산업 양성

     창조경제혁신센터·지역대학·지역중소기업이 함께하는 지역신산업 개발에 정부가 100억원을 투자한다.  9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지역신산업 선도인력 양성사업’의 88개 신규과제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처음 시작된 사업은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지역대학, 지역기업이 공동 연구수행을 통해 지역 전략산업분야의 인력 수급 문제를 해소하고 지역 기업의 연구역량을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지역별 전략산업으로 강원은 빅데이터, 충북은 바이오, 대구는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 등을 양성한다.  충북의 경우 오송생명과학단지 등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기술, 화장용 물질 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 영동대에서는 노인취 제거기능을 갖는 화장품 개발에 돌입하고 충북대에서는 식물성 천연물질을 이용한 화장용 보습물질 개발에 나선다. 국내 자동차부품 100대 기업중 11개를 보유하고 있는 대구는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핵심부품과 사물인터넷 기술확보를 통해 자동차 산업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경북대에서는 자율주행차의 딥러닝기반 능동적 운전모드 전환 기술 개발을 과제로 삼았고 계명대에서는 주율주행 차량용 비상발전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미래부는 지역대학과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75개 연구개발과제에는 각각 연간 1억~1억 5000만원을 지원하고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관기관으로 참여하는 13개 공동프로그램 과제는 5000~6000만원 범위 내에서 최대 3년간 지원할 예정이다.  미래부는 우수 인재의 지역유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산학장학금 약정기업에 가점을 부여하는 등 취업관련 평가지표를 강화하고 과제별 학생연구원 참여율을 50% 이상으로 의무화할 계획이다.  용홍택 미래부 미래인재정책국장은 “지역신산업 선도인력 양성사업의 추진을 통해 우수 인재의 지역기업으로의 취업을 유인해 기업의 기술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창조경제를 확산시키는 선순환적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아이치현 ‘항공우주’ 승부수… 특구 지정 4년 만에 수출 2.8배

    아이치현 ‘항공우주’ 승부수… 특구 지정 4년 만에 수출 2.8배

    저출산·노령화에 따른 생산인구의 감소, 차세대 성장산업 모색은 한국이나 일본이 직면한 공통된 과제이다. 일본의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이런 난제에 정면으로 도전하면서 성과를 이끌어내는 실험들이 안팎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아이치현을 중핵으로 하는 중부지역은 세계 제1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도요타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지역이다. 1세기 가까운 일본의 자동차산업은 아직도 발전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지만, 아이치현은 미래의 먹을거리가 항공우주산업에 달려 있다고 보고 집중과 선택의 길을 걷고 있다. 아이치현은 2011년 국가로부터 ‘아시아 넘버원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 지정을 받아 이웃한 기후, 미에, 나가노, 시즈오카 등 총 5개현과 산하 중소 지자체, 금융기관, 기업 등 총 296개 단체로 특구추진협회를 만들어 항공우주산업의 집적, 생산능력의 확충을 꾀하고 있다. 아이치현 정책기획과의 아오이 세이치로 주임은 “특구 지정 이후 2017년까지 4년간 이들 지역에서의 항공기 및 부품의 생산은 1.8배(4749억엔→8547억엔), 항공기 관련 수출(1552억엔→4414억엔)은 2.8배 늘어났다”고 말했다. 특구에서는 공장을 짓는 땅에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녹지비율이 종전에 20% 이상이던 것이 5% 이상으로 완화되고 법인세 경감, 대출금의 이자 지원 등 항공우주산업과 관련된 기업들이 파격적인 혜택을 누린다. 특히 일본이 자체개발한 제트여객기 MRJ가 지난해 11월 시험비행에 성공한 뒤 2018년에 첫 납품과 동시에 양산을 목표로 하는 등 세계시장을 내다본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 이들 지방들이 구심점이 되어 힘차게 움직이고 있다. 또한 이들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아이치현은 일본 전국에선 드물게 공립 공업고등학교를 민영화해 현장에서 필요한 수업중심으로 꾸미는 실험도 올해부터 착수했다. 동해와 접해 있는 도야마현의 도야마시는 도심의 고밀도개발을 통해 주민들을 시내로 불러 모으는 콤팩트시티의 선구자다. 2010년 42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도야마시는 2045년 32만명으로 인구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시민들이 시 외곽으로 퍼져나가고 자동차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도심공동화를 예외 없이 겪었던 도야마시는 도심에 노면전차, 버스 등 공공교통을 축으로 한 거점집중형 전략을 선택했다. 이들 거점에 아파트, 병원, 보육원, 요양시설, 상점, 공공 도서관을 모으는 정책을 폈다. 도심을 빙글빙글 도는 노면전차, 도심과 외곽을 잇는 꼬치형 교통망을 구성하고 교통축에 새집을 짓거나 이주를 해 올 경우 개인이나 사업자에게 적게는 10만엔, 많게는 120만엔을 무상 지원하고 있다. 도야마시 도시정책과 쇼지 다이 주임은 “이 같은 정책으로 2005년 11만 7560명이던 교통중심축에 거주하던 주민이 2015년 13만 6200명으로 늘어났다”면서 도시가 활기를 찾고 어린이와 노인, 여성이 살기 편한 곳으로 변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야마시와 접해 있는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공습을 피해 간 지역으로 무사들의 옛 거주지, 겐로쿠엔 등 역사적인 거리, 정원, 건물이 많이 남아 있는 ‘조그만 교토’라는 별명을 가진 도시다. 이런 전통의 도시, 그것도 도심에 시가 현대미술관을 짓겠다고 나서자 주민들이 “전통의 거리에 맞지 않는다”고 맹렬히 반발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2004년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으로 개관한 이후 12년이 지난 지금은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명소로 변신했다. 지난해는 호쿠리쿠 신칸센이 개통되면서 미술관을 찾은 사람이 시 전체 인구(45만명)의 5배인 230만명에 달할 정도로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미술관의 고바야시 도시아키 총무과장은 “건설 당시 경제효과가 328억엔으로 추정됐지만 지금은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 나고야·도야마·가나자와 황성기 기자 marry04@seoul.co.kr
  • ‘데이터시티’ 개념 도입 도시 IT화 추진

    ‘데이터시티’ 개념 도입 도시 IT화 추진

    육아·관광 등 120여개 앱 제작·발표 대도시 젊은이 이주 체험 프로그램도 일본 국내 90%, 전 세계 20%. 이 숫자는 인구 6만 9000명에 불과한 일본 소도시가 생산해 내는 안경테의 시장점유율이다. 동해와 인접한 후쿠이현의 사바에라는 도시는 값싼 중국산의 물결에 일찌감치 휩쓸렸던 곳이지만 그 역경을 딛고 지금은 고급, 기능성 안경에 초점을 맞춰 안경생산 110년 역사의 ‘안경 메카’로 여전히 군림하고 있다. 그 사바에가 지금은 100년 앞을 내다본 실험을 하고 있다. 사바에시가 내건 것은 먼저 ‘데이터시티’다. 공공데이터 제공에 폐쇄적인 일본이지만, 사바에시는 2010년 ‘데이터 시티’라는 개념을 창안해 도시의 정보기술(IT)화에 나섰다. 시의 화장실 정보를 공개하고, 노인과 초등학생을 상대로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실을 여는가 하면 시민들의 제안을 받아 각종 애플리케이션(앱)도 속속 내놓고 있다. 버스 운행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 앱을 비롯해 육아 지원, 재해 시 피난소 정보, 관광 정보 등 민간에서 120여종의 앱을 제작하는 환경을 조성했다. 사바에에 본사를 둔 무라타제작소가 스마트안경을 공동 개발하는가 하면 의료 분야의 첨단기기 제작에도 손을 뻗치는 등 사바에시의 IT화에 ‘지방 재생’을 주요 정책목표로 하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해 4월 이곳을 찾았을 정도다. 한국이건 일본이건 맞닥뜨리고 있는 ‘인구절벽’의 미래에 과감히 맞선 실험도 주목된다. 시는 지난해 후쿠이현 출신이 아닌 대도시 젊은이들이 6개월간 이주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사바에의 분위기와 매력을 느끼게 하는 실험이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15명이 지원해 올 3월에 프로젝트가 끝났는데 현재도 7명이 사바에에 남아 살고 있다. 이들이 창업 등을 통해 사바에 시민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첫걸음 치곤 성공적이었다. 또한 시민들이 사바에의 주역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워 공공사업의 민간 이양을 추진하고 있는데, 시의 700개 남짓한 사업의 절반 가까이를 민간에 넘겨 주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사바에가 속한 후쿠이현은 미혼율이 남녀 모두 전국 최하위에 가깝고, 맞벌이비율은 전국 최고, 출산율은 전국 8위, 어린이집 수용률 전국 1위, 정사원 비율 전국 1위 등 살기 좋은 고장으로서 각종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사바에(후쿠이현) 황성기 기자 marry04@seoul.co.kr
  • 의료부터 법률까지… 동작구 ‘복지 드림팀’

    의료부터 법률까지… 동작구 ‘복지 드림팀’

    가난은 홀로 찾아오는 법이 없다. 빈곤하면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아프기 쉽고 가정폭력 등 여러 어려움을 동시에 겪을 가능성도 커진다. 빈곤층에 경제적 후원은 물론 법률, 의료 등 복합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동작구가 경제 취약계층이 겪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 주기 위해 ‘드림팀’을 만들었다. 동작구는 8일 의료·법률·복지 전문가가 함께 지역 복지관과 병원 등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지원하는 ‘찾아가는 복지종합상담실’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방문간호사와 법률홈닥터, 동 복지담당 공무원 등 4~5명이 한팀을 이뤄 취약계층 지원을 돕는다. 방문간호사는 상담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환자 상태에 따라 보건소 또는 지역 의료기관과 연계해 준다. 법무부 소속 변호사인 법률홈닥터는 임대차 계약, 가정폭력 등 실생활에서 자주 일어나는 사례를 중심으로 법률 상담을 해 주고 복지공무원은 취약계층이 지원받을 수 있는 복지 서비스에는 무엇이 있는지 상담해 준다. 찾아가는 복지종합상담실은 매월 둘째, 넷째 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며 오는 11월까지 지역의 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종합병원 등 11곳을 방문할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는 주민은 구 복지정책과(02-820-9683)로 문의하면 된다. 구는 지난해 처음 이 상담실을 운영해 주민 127명을 상담해 줬다. 유재용 복지정책과장은 “제도를 알지 못해 혜택받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이 아직 주변에 많다”면서 “주민들을 찾아가는 이동식 복지종합상담실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카드뉴스] 노인을 위한 나라에 청년은 없다

    [카드뉴스] 노인을 위한 나라에 청년은 없다

    일본은 한국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일본이 앞서 겪은 현상들이 한국에서도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일본에서는 정치권이 국민 전체보다 투표에 적극적인 고령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른바 ‘실버 민주주의’가 정치·사회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입니다. 이런 현상은 한국 정치권도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 서울시의회 이순자의원 “자생력 갖춘 사회복지박물관 건립 필요”

    서울시의회 이순자의원 “자생력 갖춘 사회복지박물관 건립 필요”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순자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은평구 제1선거구)은 6월 8일 전국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된 ‘서울시사회복지박물관 건립 필요성 및 타당성 연구용역 공청회(서울시립대학교 산학협력단 주최)’에 참여하여 사회복지박물관 건립을 위한 다각도의 검토와 연구 진행을 격려했다. 이순자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사회복지박물관은 사회복지분야 측면에서 볼 때, 사회복지영역에 대한 역사적 자료와 배경을 발굴·연구하고 이를 체계적·지속적으로 연계하여 중점 관리할 수 있는 시설로써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고 밝혔다. 또한 산재되어 있는 사회복지 관련 사료 및 기록을 통합적으로 관리하여 사회복지 역사를 기록할 수 있는 인프라로써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사회복지박물관은 교육적 측면에서도 전시·교육·체험 기능을 갖는 사회복지 실습장의 역할과 함께 서울시민의 다양한 여가 수요를 사회복지 체험장으로써 수용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순자 위원장은 사회복지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이 인정되다고 하더라도 투입예산과 사업효과를 비교하여 무리한 건립계획이 세워져서는 안되며, 콘텐츠 확보를 통한 수요 창출 방안, 독립채산제를 적용할 수 있는 독자적 운영 방안, 방문객 지속적 확보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여 실질적인 사회복지박물관 방안이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공청회에는 서울시립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이준영 박사가 연구계획을 발표하고, 서울특별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우창윤 의원과 서울시노인종합복지관협회 구자훈 회장, 서울교육박물관 황동진 학예실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특히 서울시의회 우창윤 의원은 서울시의회의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 및 전시 시설 제작 설치 사업」을 사례로 들면서 “서울시의회 의사당 건물의 로비와 복도의 벽면 등을 일부 활용하여 의회 역사를 알릴 수 있는 대표적 사진과 의미 있는 소장품을 전시하는 사업과 별도의 의회역사박물관을 따로 만들지 않고도, 의회에 방문한 시민과 공무원들에게 의회의 변천사를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방식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구)한국산업인력공단 별관동을 50+캠퍼스와 복지타운으로 리모델링한다고 발표하였으므로, 복지타운공간의 짜투리 공간(벽면, 로비, 바닥 등)을 전시 공간 등으로 활용함으로써 사회복지박물관의 효과를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거둘 수 있고, 복지타운 방문자와 직원을 통해 상당한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여 공청회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작구 복지 드림팀 떴다

    동작구 복지 드림팀 떴다

    가난은 홀로 찾아오는 법이 없다. 빈곤하면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아프기 쉽고 가정폭력 등 여러 어려움을 동시에 겪을 가능성도 커진다. 빈곤층에 경제적 후원은 물론 법률, 의료 등 복합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동작구가 경제취약계층이 겪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주기 위해 ‘드림팀’을 띄웠다. 동작구는 8일 의료·법률·복지 전문가가 함께 지역 복지관과 병원 등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지원하는 ‘찾아가는 복지종합상담실’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방문간호사와 법률홈닥터, 동 복지담당 공무원 등 4~5명이 한팀을 이뤄 취약계층 지원을 돕는다. 방문간호사는 상담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환자 상태에 따라 보건소 또는 지역 의료기관과 연계해준다. 법무부 소속 변호사인 법률홈닥터는 임대차 계약, 가정 폭력 등 실생활에서 자주 일어나는 사례를 중심으로 법률 상담을 해주고 복지 공무원은 취약계층이 지원받을 수 있는 복지 서비스에는 무엇이 있는지 상담해준다. 찾아가는 복지종합상담실은 매월 2~4째 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며 오는 11월까지 지역의 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종합병원 등 11곳을 방문할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는 주민은 구 복지정책과(02-820-9683)로 문의하면 된다. 구는 지난해 처음 이 상담실을 운영해 주민 127명을 상담해줬다. 유재용 복지정책과장은 “제도를 알지 못해 혜택받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이 아직 주변에 많다”면서 “주민들을 찾아가는 이동식 복지종합상담실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미국판 고려장’? 중고냉동고에서 발견된 70대 노인 시신

    ‘미국판 고려장’? 중고냉동고에서 발견된 70대 노인 시신

    아무리 중고라지만 냉동고에 시신이 보관돼 있는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중동부에 있는 도시 골즈버로에서 엽기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골즈버로 경찰은 최근 한 여자주민으로부터 황당한 신고전화를 받았다. 여자는 "중고로 구입한 냉동고에 시신 비슷한 게 들어 있다"며 빨리 출동해달라며 발을 굴렀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여자의 안내로 냉동고을 열어 보고 깜짝 놀랐다. 진짜로 냉동고에는 여자노인의 시신이 들어있었다. 후에 확인된 일이지만 냉동고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람은 이웃이던 75세 노인 앤 루쉬. 사건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신고한 여자는 지난달 초 이웃으로부터 냉동고를 샀다. 냉동고를 판 사람은 바로 시신으로 발견된 노인의 딸이었다. 단돈 30달러(약 3만5000원)에 쓰던 냉동고를 판다는 말을 듣고 달려간 그에게 사망한 노인의 딸은 "냉동고가 아니라 사실은 타임캡슐"이라는 이상한 말을 던지며 냉동고를 넘겼다. 타임캡슐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을까? 여자는 구입한 중고 냉동고를 열어보지도 않고 팽겨쳐 놨다가 지난 3일에야 뒤늦게 문을 열어봤다. 시신을 뒤늦게 발견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냉동고에 시신에 들어 있는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여자는 1달 가까이 시신과 동거한 셈이다. 시신은 훼손되지 않고 말짱했다. 타살을 의심할 만한 흔적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그래서 사건은 의문 투성이다. 열쇠를 쥐고 있는 건 여자노인과 함께 살다가 냉동고를 처분하고 사라진 50대 딸이지만 그는 냉동고를 처분한 뒤로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전혀 훼손되지 않고 온전한 상태지만 냉동고에 들어간 경위는 알 수 없다"며 "냉동고를 처분한 딸의 말을 들어봐야 의문이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딸이 엄마의 시신을 냉동고에 넣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관계자는 "냉동고가 아니라 실은 타임캡슐"이라는 요상한 말을 남긴 것도 사건과 연관된 발언 같다"며 "일단 딸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사진=WYFF4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이호준 시간여행] 완행열차와 함께 떠난 것들

    [이호준 시간여행] 완행열차와 함께 떠난 것들

    해마다 6월이면 기차 여행을 떠난다. 녹음이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계절, 산천은 스스로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른다. 들판을 열어젖히며 달리는 기차의 창을 스치는 풍경은 얼마나 가슴 설레게 하는지. 이 무렵에는 자동차보다 기차를 타고 가는 여행이 훨씬 행복하다. 산들은 금방 머리를 감고 나온 새댁처럼 싱그럽고 강물은 노래하며 완보(緩步)로 흐른다. 강둑에는 미루나무 여린 잎들이 바람 따라 깔깔거리며 몸을 뒤챈다. 낮은 언덕에는 예배당 종탑이 우뚝 서 있다. 가슴을 활짝 열어젖히면 뎅뎅 푸른 종소리가 들판을 달려와 안길 것 같다. 간이역에서 내려 가르마처럼 뻗은 논길을 걸어가면 산 아래 낮게 엎드린 집에서 허리 굽은 어머니가 마중 나올 것 같다. 기차가 시골 역에 들어서면 사람 사는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주름이 깊어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노인 하나가 누군가 기다리고 있다. 열차가 서고 젊은 여인과 서너 살 정도 먹어 보이는 아이가 내린다. 노인의 얼굴에 순식간에 환한 꽃이 피어오른다. 고단으로 찌든 삶 어디에 저런 미소가 숨어 있을까. 시집간 딸과 손자가 다니러 온 모양이다. 할머니를 발견한 아이가 뒤뚱거리는 걸음으로 달려간다. 노인도 마주 달려간다. 걸음이 둔할수록 상봉의 감동은 웅숭깊다. 만남이 있는 곳에는 헤어짐도 있기 마련. 아빠와 엄마, 그리고 꼬마 형제가 기차에 오른 뒤 플랫폼에는 노인만 남았다. 노인은 떠나는 자식들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든다. 화살처럼 내리꽂히는 뙤약볕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손짓마다 이별의 아쉬움이 진하게 배어 있다. 하지만 얼굴 가득 피어난 미소는 끝내 지워지지 않는다. 6월의 여행은 가능하면 천천히 달리는 기차를 타고 간다. 역마다 서는 기차라야 제맛이 난다. 검은 연기를 내뿜던 증기기관차는 퇴역한 지 오래고 완행열차 자체가 시간의 뒷전으로 밀려났지만, 그 이름에 담긴 그리움은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시골 풍경 속을 지나다 보면 완행열차가 누비던 날들이 더욱 그리워진다. 그때의 기차는 민초들의 기쁨과 아픔까지 싣고 오갔다. 돈벌이를 찾아 도시로 가는 처녀도, 푸른 꿈을 품고 서울로 가는 청년도 기차를 타고 고향을 떠났다. 그 시절의 완행열차는 요즘의 기차처럼 안락하지 않았다. 자리 하나에 여럿이 끼어 앉기도 하고 통로에 아무렇게나 주저앉으면 그게 내 자리였다. 시큼한 땀 냄새와 억센 사투리도 함께 길을 떠났다. 손수건에 싸 온 삶은 달걀을 나눠 먹고 사이다 하나로 여럿이 갈증을 달래기도 했다. 그런 풍경 역시 옛날이야기가 됐다. 속도 경쟁에서 밀려 소박한 삶을 실어 나르던 열차도, 정겹던 풍경도 우리 곁을 떠났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빠르게 달리는 세상이 어지럽다. 분침과 초침에 쫓기는 삶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은 얼마나 많은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달려야 하는 일상 속에서는 나 자신조차 들여다볼 기회가 없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톱니바퀴 속의 부품으로 전락한 채 한세상을 쫓기다 갈 뿐이다. 천천히 가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각박한 세상살이에서 한발 비껴나 본래의 나를 찾고 싶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완행열차다. 그 열차 어딘가에는 오래전에 잃어버린 꿈이 길게 누워 있을 것 같다. 6월이면 느리게 달리는 기차를 타는 이유다. 시인·여행작가
  • 전 재산 주고 떠난 구두닦이 할아버지

    구두닦이, 빌딩 청소원 등 평생을 힘들게 살던 70대 노인이 전 재산 3600만원을 기부하고 세상을 떠난 아름다운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등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우리 사회에 70대 노인이 큰 교훈을 남겼다. 서울 용산구는 지난 1월 말기암 판정을 받은 후암동 쪽방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강천일(72)씨가 지난 4월 구 직원에게 ‘전 재산’이라며 현금 3600만원을 건넸다고 7일 밝혔다. 당시 강씨는 “내가 평생 힘들게 살아 어려운 사람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그동안 구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이 돈을 어려운 분들을 위해 써 달라”고 말했다. 강씨는 이렇게 돈을 내어준 뒤 닷새 만에 세상을 떠났다. 가족을 대신해 상주 역할을 맡은 조성삼 구 복지정책과장은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빌딩 청소원, 가락시장 짐꾼, 구두닦이 등 힘든 일을 하며 사신 분”이라면서 “한 푼 두 푼 모은 소중한 돈을 모두 기부하고 가신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강씨가 기부한 돈을 현재 설립을 준비 중인 용산복지재단의 기본재산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강 할아버지의 뜻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앞으로 용산복지재단이 지역 어려운 이웃과 함께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지역 주민의 뜻과 정성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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