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노인
    2026-07-20
    검색기록 지우기
  • 도정
    2026-07-20
    검색기록 지우기
  • 노예
    2026-07-20
    검색기록 지우기
  • 멸종
    2026-07-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7,459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이율배반적인 기억의 정치학/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이율배반적인 기억의 정치학/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우리는 국회의 국정감사에 불려나온 증인들이나, 재판정에 선 당사자들, 정쟁에 휘말린 정치인들이 특정 사안을 추궁받을 때 ‘기억나지 않는다’고 대답하는 정경을 흔히 본다. 실제로 기억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에게 불리함을 줄 기억을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애써 기억하고 싶지 않거나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들일수록 더 오래 기억되는 경향이 있음은 어쩌랴. 기억은 우리의 영혼에 새겨지는 감각이나 경험이다. 기억과 기억해 냄의 현상을 최초로 학술적으로 궁구한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였다. 그는 ‘자연학 소론집’에서 동물의 속성과 여러 특질을 규명하면서 인간의 기억 메커니즘을 연구했다. 기억은 과거에 감각하거나 경험한 어떤 것을 현재에 떠올리는 능력이다. “기억력은 간접적으로는 이성 능력에 속하지만, 그 자체로는 중추 감각 능력에 속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혼 안에, 그리고 혼을 가진 몸의 부분 안에 감각을 통해 일어나는 경험을 일종의 그림과 같은 것으로 생각”했다. 이런 것을 갖고 있는 상태가 기억이고 이를 기억해 냄이 기억력이다.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린이나 노인들은 성장이나 노쇠로 인해 감각 인상이 불안정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기억력이 나쁘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들에게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은 진실일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건강한 신체와 정상적인 정신 능력을 가진 성인들의 기억력은 감각 인상이 어느 정도 강렬하게 각인됐느냐에 달려 있다. 또한 “기억해 냄은 한 움직임이 다른 움직임에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일어난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떤 일을 기억하고 있지만 그 일이 일어난 때의 지나간 길이를 정확히 알지 못할 땐, 그것이 언제 일어났는지는 모른다고 흔히 말한다.” 그러나 정확한 시점의 제시가 없더라도 기억은 성립한다. 따라서 설사 곧바로 기억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감각이나 경험의 출처가 되는 단서를 포착하게 되면 “기억을 더듬으면서 원하는 것을 찾아낼 수 있다.” 기억의 단서가 기억해 냄을 이끈다. 사람 이름을 잘 기억하기 위해 유명인이나 역사상의 인물 이름과 연관 지어 연상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치열하게 토론한 내용이나 강력하게 주장한 일들, 혹은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비밀스런 일들은 더 오래 기억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의 능력이 유한하니 잊어야 할 것들은 잊고 소중한 것들만 기억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게 뜻대로 안 된다. 기억은 “숙고 능력이 있는 동물에게만 자연적으로 일어난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을 남발하는 사람들이 숙고 능력을 의심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이 위기 회피를 위한 고도의 숙고에서 나온 것이라면 이를 이율배반적인 기억의 정치학이라 불러야 하나.
  • [新전원일기] 굳이 따지자면 그래서 꾸지뽕… 행복은 찌찌뽕

    [新전원일기] 굳이 따지자면 그래서 꾸지뽕… 행복은 찌찌뽕

    한 동네에서 태어나 함께 컸다. 동네 형 아우 사이로 여름에는 마을 앞 개천에서 멱을 감고, 겨울에는 같이 얼음을 지치던 열 명의 소년은 이제 60여년이 지난 후 백발의 노인이 되었다. 겉모습은 모두들 많이 변했지만, 아직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오랜 세월 동고동락하면서 쌓아온 이들의 우정, 그리고 비옥한 고향 땅의 청정한 환경이다. 고향에서 꾸지뽕을 재배하면서 건강하고 풍요로운 노년의 삶을 일궈보자는 목표로 출발한 ‘밀양 꾸지뽕 영농조합’. 경남 밀양시 산외면 금천리에 위치한 이 영농조합은 65세부터 75세까지, 평균 연령 68세의 조합원 10명이 모여 만든 마을기업인 동시에 정이 넘치는 마을 공동체다. #뽕나무과에 속하지만 열매 모양·쓰임새 달라 마을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밀양 꾸지뽕 영농조합 법인’이라는 간판이 내걸린 커다란 회색 조립식 건물이 보인다. 사무실로 들어서자 영농조합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병순(69)씨가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김 대표 외에도 조합원 서너 명이 소파에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테이블에 놓인 종이컵에 담긴 음료에 눈이 갔다. 커피인 줄 알았는데, 연한 연두색을 띠는 차였다. “꾸지뽕 오차입니다. 한번 드셔 보세요.” 단단한 체구와 가지런한 치아가 인상적인 김 대표가 차를 내주었다. 내일모레 일흔을 바라보는 연세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건네자, 오랜 세월 꾸지뽕 잎과 가지를 끓인 꾸지뽕 차를 물처럼 마신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꾸지뽕 차를 권한다. 냉장 보관으로 미리 시원하게 만들어 놓은 차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처음 들이켰을 때는 구수한 맛이었고, 뒷맛은 조금 묵직한 여운이 혀끝에 남았다. 꾸지뽕 차를 장복하면 변비와 피부 미용에 좋다는 김 대표의 설명에 한 잔을 더 청했다. 냉장고에서 차가 담긴 물병과 함께 꾸지뽕 열매도 나왔다. 제법 알이 굵은 붉은 선홍색 열매를 한 입에 물었다. 씹을 때마다 부드러운 생과에서 달콤한 과실즙이 새어 나왔다. 오디나 산딸기보다는 훨씬 더 달콤한 향이 강했다. 열매는 물론 잎, 가지, 뿌리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이 쓰인다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꾸지뽕’이라는 작물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순간이었다. 꾸지뽕은 뽕나무과에 속하는 나무지만, 생김새나 쓰임새가 뽕나무와는 다르다.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가지와 줄기에 가시가 있다는 것이다. 꾸지뽕 열매도 뽕나무의 오디과로 분류하기는 하지만 모양이나 크기가 전혀 다르다. 오디열매 한 알은 손톱만 한 크기에 불과하지만, 꾸지뽕 과실은 호두과자 정도 되는 크기에 붉은색을 띤다. 야산에 지천으로 열리던 이 붉은 열매에 붙일 적절한 이름을 찾지 못해 굳이 따지자면 뽕과에 속한다는 뜻으로 꾸지뽕이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 이 열매의 이름이 붙여진 유래로 전해진다. 꾸지뽕은 본래 남부지방의 야산에서 많이 자라던 야생나무다. 특히 밀양시 산외면 금천리는 야생 꾸지뽕나무가 지천으로 열리던 곳으로 유명했다. 이 지역의 일조량과 기후가 꾸지뽕이 자라는 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을 뒷산에 널려 있던 꾸지뽕나무였기에 이 지역에서 꾸지뽕을 직접 재배하던 농민들은 30여년 전만 해도 소수에 불과했다. 그런데 항암, 항염증, 혈당 조절 등 건강에 꾸지뽕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야생 꾸지뽕을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졌다. 2000년대 이후 웰빙 열풍이 불면서 꾸지뽕을 직접 재배해 보자는 마을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깻잎농사가 주 소득원이었던 이 마을 사람들이 소득 작물로 꾸지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웰빙 열풍과 함께 꾸지뽕을 찾는 소비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시점부터였습니다.” 밀양은 전국 최대 규모의 꾸지뽕 산지이자, 꾸지뽕 시배지(始培地)이기도 하다. 암나무, 수나무가 따로 있어 재배가 까다로운 꾸지뽕 나무의 특성을 연구한 결과 10년 전 이 지역에서 전국 최초로 암·수나무 접목묘 개발에 성공했다. 밀양시 농업기술센터의 지원도 도움이 됐다. 또 이 지역의 수질과 토양도 양질의 꾸지뽕 재배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풍부한 일조량과 일교차가 큰 환경이 맛과 향이 뛰어난 꾸지뽕 재배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빽빽한 햇볕의 도시, 밀양(密陽)에서 햇볕을 한껏 받으며 자란 꾸지뽕은 밀양 꾸지뽕 영농조합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전국 각지의 소비자들에게 직거래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 #한 동네서 자란 조합원 10명… 정으로 뭉친 마을 기업 ‘밀양 꾸지뽕 영농조합’은 밀양시 산외면에서 꾸지뽕을 재배하던 10명의 농민이 힘을 합쳐 2011년에 설립한 농업 회사다. 2013년에는 경남도가 지정한 마을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조합원 10명이 3500만원씩 출자하고 농림축산식품부에서 8억원가량을 지원받아 법인 부지를 매입하고, 냉동 창고, 선별장, 건조시설 등을 갖춘 사업장을 구축했다. 농사는 가구별로 따로 짓되, 출하와 가공, 판매 등을 함께 하는 시스템이다. 김 대표가 현재 대표직을 맡고 있지만, 나머지 조합원 모두 이사 자격을 갖고 공동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조합원 10명이 단순히 이익 관계만으로 모인 것은 아니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한동네에서 자란 ‘동네 친구들’이기도 하다. 막내와 최고 10살까지 차이 나는 형, 아우 사이지만 예순을 넘으면 이제 가는 순서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니 친구나 마찬가지라며 사무실에 둘러앉은 조합원들이 미소를 짓는다. 태어나 이 동네를 한 번도 떠나지 않고 평생 농부로 살았던 이도 있고, 객지에서 다른 일을 하다가 은퇴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이도 있다. 젊은 시절 서로 다른 꿈을 꾸다가 노년에 고향에서 다시 의기투합해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예순 넘어서 새로 창업을 하게 된 셈인데, 꾸지뽕이 늙어서도 큰 힘 들이지 않고 지을 수 있는 작물이라는 것도 선택의 이유가 되었어요. 게으른 농부에게 적합한 농사라고나 할까. 병충해나 태풍에도 강해 크게 손이 안 가는 작물이에요. 나무가 자라는 데 5~6년 걸리지만 그 이후에는 잡풀 제거와 전지 작업에만 조금 신경 쓰면 되는 수준으로 관리가 쉽습니다.” #무농약·친환경 고수… 항암·항염증·혈당 조절에 효과 평생 이 마을에서 깻잎 농사를 짓다가 힘에 부쳐 꾸지뽕으로 갈아탔다는 박종선(66) 조합원의 말이다. 그는 조합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꾸지뽕 농사를 짓고 있다. 깻잎 농사가 본업이었을 때는 1년 내내 비닐하우스 안에서 허리 펼 날이 없었는데, 깻잎 하우스를 정리한 후에는 친구들과 어울릴 짬이 생겨서 좋다고 했다. 각 조합원들의 농장에서 출하되는 꾸지뽕은 전량 조합에서 수매해 공동으로 판매하고 있다. 재배량에 따라 배분되는 소득 규모는 조금씩 다른데, 재배 규모가 큰 박씨의 경우 연 1억 5000만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밀양 꾸지뽕 영농조합의 전체 꾸지뽕 재배면적은 3만 4000㎡ 규모다. 연간 총생산량은 40t으로 매출은 7억~8억원으로 출하량에 따라 조합원들의 소득 배분가 달라지는 시스템이다. 똑같은 돈을 내고 출자한 회사인데 가져가는 돈이 서로 다른 문제로 질투나 갈등이 생기지는 않느냐고 묻자 그런 일은 절대 없다는 대답이 이구동성으로 들려온다. “농사 잘 지어서 돈 많이 벌면 좋지. 그걸 왜 질투해요. 우리는 그런 거 하나도 없어요.” 무농약·친환경 농법을 고수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자연 그대로의 꾸지뽕을 전하겠다는 사명감과 본인들 또한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싶다는 조합원들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이제 우리도 나이가 들어서 독한 농약을 치면서 농사를 지으면 몸이 버티질 못할 것 같아요. 다들 큰돈을 벌겠다는 욕심으로 꾸지뽕 영농조합에 참여한 것이 아니거든요. 몸에 좋다는 꾸지뽕을 직접 재배해 먹고, 남은 인생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욕심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여러 가공식품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조합원들의 열정은 놀랍다. 베리류의 특성상 생과를 판매하기 어려운 꾸지뽕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첨단 냉동 시설을 갖추는 한편 꾸지뽕 효소, 식초, 막걸리 등도 머지않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시판 중인 꾸지뽕 열매진액의 시장 반응이 좋은 것도 새로운 가공식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다. #“대중적으로 더 알려져 의학적 연구 활발해졌으면” 조합원들의 꿈은 꾸지뽕에 대한 의학적 연구가 좀더 활발해지고 대중적으로 꾸지뽕이 더 알려졌으면 하는 것이다. 이들은 꾸지뽕을 광고하기가 쉽지 않다는 어려움을 토로한다. 꾸지뽕나무에는 ‘플로보노이드’가 함유돼 있어 항염 효과에 탁월하고, 칼슘과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해 혈당 조절에도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또 꾸지뽕 열매는 자궁암, 자궁염, 냉증 생리불순, 신경통 등에 효능이 있어 예로부터 여성 질병의 성약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러한 꾸지뽕의 효능은 민간에서는 입소문으로 알려져 있지만 특정 질병의 치료에 효능이 있는지에 관한 명확한 임상 실험 등 의학적 연구가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 등 한의학 서적에는 꾸지뽕의 약리 작용이 기술돼 있습니다. 실제로 본초강목에는 꾸지뽕나무가 각종 암에 좋은 약초로 언급되어 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현대 의학에서 임상으로 증명된 사실이 아니니 과대 광고라는 제재를 받을 위험이 크죠. 열심히 농사를 짓다 보면 언젠가는 꾸지뽕이 얼마나 좋은지 전 국민이 알아 줄 날도 오지 않을까 합니다.” 붉은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채 따사로운 가을볕을 받고 있는 꾸지뽕나무가 즐비하게 늘어선 마을 곳곳에서 음악을 틀어놓은 채 한창 꾸지뽕을 수확 중인 농민들의 모습을 한참 바라보았다. 평균 나이 68세에 이르는 노인들이 저리도 꼿꼿한 자세와 밝은 표정으로 농사일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어쩌면 꾸지뽕의 효능을 증명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수록 일거리와 친구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글쓴이 소설가 김유담 부산 출생.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핀 캐리’로 등단.
  • 노인·장애인·임산부 불편 없이 걷는 은평

    노인·장애인·임산부 불편 없이 걷는 은평

    서울 은평구가 장애인·노약자도 제약 없이 활동할 수 있는 ‘장벽 없는 마을’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 4월 장애인주민과 전문가·공무원으로 구성된 ‘장벽 없는 마을 국민디자인단’이 꾸려진 뒤, 첫 성과물인 ‘장애물 없는 은평로’를 다음달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은평구에 따르면 정부3.0 사업의 일환으로 꾸려진 국민디자인단은 보행로 개선을 제1 과제로 꼽았다.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의 이명묵 관장 등 8명으로 구성된 국민디자인단은 “구 보행환경이 비장애인은 물론 장애인, 임산부, 어르신 등 다양한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며 은평로를 ‘지목’했다. 신사동 사거리에서 녹번역 교차로에 이르는 2.2㎞ 구간은 은평구의 대표적 길목이다. 하루 평균 지하철 이용객이 7만여명에 이르지만, 시청각 안내 서비스가 전무하고 불량한 맨홀 마감상태 등 보행환경이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은평구의 등록 장애인수가 2만 1700여명으로, 서울시 자치구 중 세 번째로 많은 현실을 감안하면 개선이 시급했다. 은평구는 올해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은평로 개선사업을 선정하고, 지난 4월부터 12차례에 걸친 모니터링, 국민디자인단 회의 등을 거쳐 개선작업에 나섰다. 그 결과 응암역 근처 교차로에 경사로·음향신호기가 설치되고 점자표지판이 곳곳에 등장하면서 누구나 한결 걷기 편한 거리로 변모했다. 앞서 국민디자인단은 관내에 ‘장벽 없는 마을상점 만들기’ 운동도 펼쳐 왔다. 장벽 없는 마을상점은 가게 출입구 경사로와 손잡이 디자인을 보행약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바꾸고 점자메뉴판·자동문을 갖춘 곳으로, 관내 상점 23곳에 인증마크가 붙어 있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은평로를 ‘유니버설 디자인’(장애 유무·나이·문화배경과 관계없이 모든 이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의 랜드마크를 조성해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면서 “‘국민디자인단’ 모델도 민관 협력의 새로운 틀로 확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건보료 매년 7.5% 상승…노인 진료비 7년 새 2배

    건보료 매년 7.5% 상승…노인 진료비 7년 새 2배

    건강보험 적용 대상자가 내는 보험료는 매년 평균 7.5%씩 늘었지만, 최근 5년간 건강보험을 적용받아 혜택을 본 의료비는 연간 보험료의 평균 1.03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낸 보험료보다 조금 많은 수준의 급여 혜택을 받아 갔다는 의미다. 정부가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질환) 보장성 강화와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간병비) 개선에 집중하면서 2010년 이후 매년 뒷걸음질치던 건강보험 보장률이 2014년에 처음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아직 전체 국민의 건강보험 보장 수준은 이처럼 낮다. 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동 발간한 ‘2015년 건강보험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건강보험 적용 대상자 1명이 낸 연간 평균 보험료는 86만 4428원이었고, 연간 치료비로 받은 보험급여비는 이보다 2만 7892원 많은 89만 2320원이었다. 2011년 1.08배였던 보험료 대비 건강보험 혜택은 2012년 1.03배로 떨어진 이후 2013년 1.01배, 2014~2015년 1.03배로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건강보험 혜택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건강보험 적용 대상자 1인당 연간 평균 보험료는 2011년 67만원, 2012년 74만원, 2013년 78만원, 2014년 83만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건강보험 가구당 월평균 보험료는 지난해 9만 4040원으로 전년보다 3.6% 포인트 증가했으며, 특히 직장인의 월평균 건강보험료는 지난해 처음으로 10만원을 넘어섰다. 직장가입자는 1576만명,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는 2046만 5000명으로 직장가입자 1명당 평균 부양인구는 1.3명이었다. 소득 하위 5% 계층은 매달 보험료로 평균 1만 4643만원을 냈고, 상위 5% 계층은 35만 6276원을 냈다. 1인당 500만원이 넘는 진료비를 사용한 고액 환자는 모두 171만명으로, 전체 진료 인원의 4%도 안 되지만 전체 진료비의 39.2%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이 쓴 진료비는 2008년보다 2.1배 증가한 22조 2361억원으로 조사됐다. 인구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늘면서 노인 진료비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백석예술대 사회복지학부 교수·학생들, 소외된 이웃에 ‘밥퍼’

    백석예술대 사회복지학부 교수·학생들, 소외된 이웃에 ‘밥퍼’

    25일 백석예술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와 학생들이 다일공동체가 진행하는 무료 급식봉사 ‘밥퍼’ 나눔 운동에 함께했다. ‘밥퍼’ 나눔 운동은 1988년 청량리에서 노숙자, 독거노인 등 소외된 이웃들이 굶지 않도록 무상으로 식사를 제공한 데에서부터 시작되어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무상급식 나눔 운동이다. 봉사단체 다일공동체가 주관한 이 행사에는 사회복지학부의 교수진, 임원 및 동아리학생들이 봉사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5월 12, 13일 양일간 진행된 사회복지학부 교수&동문 바자회 수익금 일부도 밥퍼 나눔운동에 기부한 바 있다. 일교차가 큰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 동대문구 ‘밥퍼나눔운동본부’ 행사에 찾아오는 이들이 줄을 지었고, 한 끼 식사를 위해 찾아오는 이웃들을 위해 다일공동체와 백석예술대 봉사자들은 정성껏 준비한 식사를 대접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사회복지학부 학생은 “식사를 내 손으로 직접 준비하고 배식까지 하기는 처음”이라고 하며 “땀 흘려 하는 봉사의 참 의미를 깨달았고 오늘을 기억하며 졸업 후에 가슴 따뜻한 복지사가 되고 싶다.”라고 봉사활동의 소감을 말했다. 또한 윤영애 사회복지학부장은 “이번 ‘밥퍼’ 나눔 운동을 통해 교수와 제자들이 함께 교실에서가 아닌 현장에서 공부를 한 것 같아 기쁘고, 서로 단합된 모습으로 봉사를 하니 마음이 풍성했다.”며 “이번 봉사는 사회 복지에 대한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였고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값진 경험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기도, 노인·장애인 보호구역 개선한다

    경기도가 같은 교통 약자 임에도 어린이 보호구역에 비해 잘 관리되지 않는 노인·장애인 보호구역 개선에 나선다. 25일 도에 따르면 도는 다음 달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 동안 경기북부지역 10개 시·군의 노인보호구역 43곳과 장애인보호구역 7곳 등 50곳을 대상으로 도로분야 특정감사를 한다. 이번 감사는 노인, 장애인보호구역 관리실태를 점검함으로써 교통 약자인 노인과 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노인보호구역과 장애인보호구역은 ‘교통 약자의 이동 편의 증진법’에 근거해 각 시장·군수가 지정·관리하는 구역이다. 현재 경기도 내 노인보호구역 112곳, 장애인보호구역 18곳 등 모두 130곳이 지정돼 있다. 이번 감사에는 3개 반 12명의 도 감사인력과 시·군 감사부서, 경기도장애인편의시설기술지원센터 소속 전문가 등이 투입된다. 지난 5월 실시한 교통 약자 이동불편사항 표본조사를 바탕으로 세밀한 현장점검을 벌일 계획이다. 도는 점검 기간 중 도로(보도) 상에 장애인·노약자·임산부 등 교통 약자 이동 편의를 위해 설치된 점자블록, 볼라드, 음향신호기, 노면표시 등 시설이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관리되고 있는지, 파손·고장 등 관리부실로 인해 이동불편을 가져오거나 안전사고 발생요인은 없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도는 감사결과 개선 가능한 사안은 즉시 조치하고, 나머지 사안은 앞으로 예산 반영이나 제도개선 등으로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할 방침이다. 백맹기 도 감사관은 “교통 약자 이동편의시설이 규정과 다르게 설치, 운영되는 근본원인을 파악하고 감사를 통해 제대로 운영되도록 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영한의원 “50+사업 취업-창업 창출에 수요자 의견 반영”

    서울시의회 김영한의원 “50+사업 취업-창업 창출에 수요자 의견 반영”

    서울시의회 김영한 의원(더불어민주당, 송파5, 기획경제위원회)은 10월 24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김선갑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을 비롯한 외부전문가, 50+재단 관계자, 서울시공무원 및 연구영역을 수행하고 있는 (사)자치분권연구소 관계자들과 함께 ‘서울시 50+ 사업에 대한 실태분석 및 정책적 평가와 체계적 지원을 위한 법제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및 공청회(이하 회의)에 참석했다. 서울시는 현재 노인인구의 증가로 노인빈곤 외 다양한 노인문제가 심화되면서 노년준비시기인 장년기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현실을 반영하여 50+세대(50세-64세)의 사회참여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5년 50+재단을 설립했다. 50+재단은 장년층의 새로운 인생준비와 성공적인 인생후반을 위한 제2의 인생재설계를 지원하고 자신이 가진 능력을 활용한 재능봉사와 배움을 함께 할 수 있는 사회참여를 활성하고자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자문위원들은 50+사업에 대해 그동안 지적해온 내용들에 대한 타당성과 효과성 및 효율성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결과에 대해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자문위원들은 지금까지 해당 사업내용들이 기존 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들과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오는 2025년에는 장년층 인구가 226만명으로 증가하여 서울시 전체 인구의 23.3%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는 고령화사회로 접어든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여 대상자들이 구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사업의 내실화에 힘써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참석한 김영한 의원은 “50+ 사업의 핵심은 바로 취업·창업 등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이고, 이를 위해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 복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요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하며, “연구용역의 분석을 토대로 성과지표의 평가틀을 마련하고 관계기관들의 협치를 통해 사회공헌요소 강화 등 50+ 사업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특성을 살려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김영한 의원은 “1천만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기획경제위원회 소속의 의원으로서 앞으로 50+재단 대상자 이외에도 청년 및 장애인 등 소외받는 집단들의 일자리지원을 위한 다양한 조례제정을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고용과 성장 강조한 박 대통령 시정연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2018년 2월 끝나는 대통령의 임기를 생각한다면 이번 예산안은 사실상 박 대통령이 예산을 통해 자신의 정책 구상을 실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20대 국회의 첫 예산안 처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최순실씨와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 등으로 정국이 시끄럽다. 그렇다 보니 여야가 싸우느라 정작 중요한 예산안의 심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까 걱정이 크다.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14조 3000억원 늘어난 400조 7000억원 규모의 ‘슈퍼예산’이다. 그만큼 당면한 경제의 어려움이 크고, 다음 세대를 위한 성장의 초석을 다지지 않으면 ‘한국호’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판단에서다.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내년도 예산을 일자리 예산”이라고 한 것도 경제 살리기를 위한 정부의 고민이 담겨 있다. 일자리 예산은 올해보다 10.7%나 늘어난 17조 5000억원 규모다. 창업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지원, 여성과 비정규직, 노인 일자리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한다.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창조경제·문화융성 정책, 연구개발(R&D)을 비롯한 성장동력 확충과 성장기반 마련 예산도 편성돼 있다. 하지만 이번 예산안 처리의 길은 험난해 보인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목소리가 커진 야당은 벌써 법인세 인상 등을 담은 세법개정안을 예산안과 연계 처리할 뜻을 밝혔다. 그렇지 않아도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씨와 그 딸의 이상야릇한 행보가 연일 국민의 속을 뒤집어 놓고 있는 상황이다. 야당에서 최씨와 그의 측근들이 주도하는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 사업(1278억원)과 미르재단이 주도한 K밀 사업(154억) 등의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니다. 그렇다 해도 야당이라면 처음으로 400조원을 지출하겠다는 정부 살림살이의 적정성 등을 세세하게 따져 봐야지 뭐는 안 된다는 식의 엄포로 기 싸움을 벌이는 것은 구태 정치다. ‘최순실 예산’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밝혀 따지면 될 일이지 정치적 공세 차원에서 접근해 여당과 예산안 ‘빅딜’을 할 생각은 말아야 한다. 정파 이익에서 벗어나 국민의 편에서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하고, 중요한 사업에는 예산이 더 가도록 편성해야 한다. 그러려면 여야 간 정쟁으로 최악의 국감도 모자라 최악의 졸속·부실 예산안 심사가 돼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법정 시한을 지켜 경제 살리기에 차질을 빚는 일이 없어야 한다.
  • 삼성전자 ‘행복나눔 빨래터’ 어르신·장애인 세탁차량 지원

    삼성전자 ‘행복나눔 빨래터’ 어르신·장애인 세탁차량 지원

    삼성전자가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강원도·경기도에 ‘행복나눔 빨래터’ 차량을 지원한다. 행복나눔 빨래터는 2.5t 차량에 21㎏ 용량 드럼세탁기 4대를 탑재한 이동세탁차량이다. 삼성전자 사회공헌센터는 24일 강원도청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 유병설 강원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행복나눔 빨래터 전달식’을 거행했다. 전달된 행복나눔 빨래터 차량 5대는 지역 자활복지센터가 운영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2일 경기 가평군청에 행복나눔 빨래터 차량 1대를 추가로 전달한다. 삼성전자는 2014년 경기 양평과 양주를 시작으로 매년 강원·경기 지역에 이동세탁차량을 지원해 왔다. 올해 말까지 총 12대(18억원어치)를 전달할 예정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약자 품는 파주警 민원실 ‘일사천리’

    약자 품는 파주警 민원실 ‘일사천리’

    “20년 넘게 남편의 폭행을 참고 살았는데, 용기를 주신 경찰관들 덕분에 새 삶을 찾게 됐습니다. 이 세상에 우리 모녀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뜻밖의 많은 도움에 큰 희망을 얻게 됐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가정주부 A(50)씨와 뇌병변장애를 앓는 중학생 딸은 지난 3월 경찰의 도움으로 남편의 상습적인 가정폭력에서 벗어났다. 몸은 자유가 됐으나 생계가 막막하자, 경찰이 법률지원과 함께 임시 거처를 마련해 주고 의료비·생계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도움을 줬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24일 거동과 대화가 불편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사천리 민원상담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인도 경찰서 방문을 꺼리는데 장애인과 노약자들은 더 심할 것이다. 오랜 대기시간도 문제지만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 탓에 시간이 길어지면서 다른 민원인들의 눈총을 받기 일쑤다. 이 때문에 상담을 포기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파주경찰서 청문감사실은 이 같은 사회적 약자의 고충을 덜어주고자 지난 1월부터 일사천리 민원상담실을 운영한다. 경찰서를 방문해 정문에서 근무하는 의무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청문감사실 직원이 즉시 달려나가 민원인이 경찰서를 나갈 때까지 ‘임시 보호자’ 역할을 한다. 청각장애인 A씨는 “조용한 청문감사실에서 따로 상담을 해 주니까 일이 금방 해결됐고 ‘배려받았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고 말했다. 지난 2월에는 장애인, 노인, 결혼이주민 등을 초청해 경찰서 인권진단팀과 함께 장애인 전용 주차장, 화장실 등을 점검했다. 수사·형사·여성청소년 등의 사건처리 전 과정을 체험하며 보완해야 할 점을 찾기도 했다. 조용성 파주경찰서장은 “올 한 해 110건의 피해자 초기 상담과 지원설계로 경제 지원 35건, 심리 지원 46건, 기타 8건 등의 피해자 보호활동을 했다”면서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노인 65만명 무료 점심 나눔…‘에이스경로회관’ 개관 13주년

    노인 65만명 무료 점심 나눔…‘에이스경로회관’ 개관 13주년

    에이스침대는 경기 이천 지역 노인들을 위해 설립한 ‘에이스경로회관’이 올해로 13주년을 맞는다고 24일 밝혔다. 에이스경로회관은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이 2003년 15억원을 들여 설립한 곳으로 불우노인 및 독거 노인들의 무료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 65만명의 노인들에게 무료로 점심식사를 제공했다. 안 회장은 “에이스침대가 국민과 사회를 위해 기업의 이익을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에이스경로회관의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구로에선 ‘인생 2막’이 그려지네

    2009년에 태어나면 평균 80.5세까지 산다. 2010년 통계청이 발표했다. 40년 전인 1969년보다 평균 수명이 약 18년 늘었다. 의학 기술의 발달로 100세 이상 인구가 머지않아 많이 늘어날 것이다. 이에 발맞춰 어르신들의 제2의 인생설계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서울 구로구가 ‘어르신 아카데미 강좌’를 오는 27일 개설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강좌는 어르신들의 제2의 인생 설계를 돕고, 사회활동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어르신 아카데미 강좌’는 10월 27일부터 12월 8일까지 매주 목요일 구청 5층 강당에서 7회에 걸쳐 펼쳐진다. 강좌는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과정’으로 진행된다. 노인심리상담사는 요양원, 실버센터 등에서 어르신들을 상대로 심리상담을 진행, 자살예방을 막는 역할을 한다. 수업 운영은 평생학습 교육기관인 시앤주아카데미 협동조합이 맡으며 신재홍 가천대 평생교육원장, 김태식 경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 6명의 전문강사가 맡는다. 강의 내용은 ▲고령화 사회의 문제 이해 ▲노년의 성격변화, 사회적응, 몸과 마음의 변화 특성 ▲어르신 상담기법 ▲노인 심리검사와 상담사례를 통한 건강한 마음 갖기 등이다. 모집 대상은 관내 거주하는 55세 이상 어르신 120명으로 정했다. 지난달 28일 시작된 모집은 25일까지 진행된다. 참여를 원하는 구민들은 구청 또는 거주지 동 주민센터를 방문하거나 우편 신청하면 된다. 수강료는 무료이며 자격증 검정시험 응시료는 별도 부담이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100세 시대를 맞이한 지금 구로구의 강좌가 어르신들에게 유용한 교육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용산구 ‘황혼의 추억’ 사진에 담아드려요

    용산구 ‘황혼의 추억’ 사진에 담아드려요

    서울 용산구가 외로움에 시달리는 지역 어르신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의 사진을 선물한다. 용산구는 25일 거동이 불편한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장수기원 사진촬영’을 진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촬영은 ‘은빛과 함께’ 자원봉사단이 주관하는 행사로 벌써 3년째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장소를 지정해 노인들을 초청했지만, 올해는 봉사자들이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바꿨다. 거동이 불편한 저소득 어르신을 배려한 변화다. 대상자는 총 45명으로 각 동 주민센터에서 추천을 받았다. 김홍태 ‘은빛과 함께’ 총단장은 “정서적·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지역 어르신들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봉사자와 어르신들 모두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촬영은 지역 내 기업인 ‘테크데이타’ 소속 직원 2명이 재능기부로 진행한다. 오랜 시간 누워 지내는 어르신을 위해 말벗 봉사도 함께해 마음속 외로움도 덜 수 있도록 한다. 이날 촬영한 사진은 일일이 액자에 담아 어르신들께 전달할 예정이다. ‘은빛과 함께’는 다음달 1일 홀몸 어르신 300명을 대상으로 밑반찬 나눔 봉사 활동도 진행한다. 봉사자들이 장조림 등 4가지의 반찬을 직접 만들어 포장한 뒤 집으로 방문해 전달한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어르신들과 청·장년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더 따뜻하고 의미 있는 복지행정을 실천하겠다”고 전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재미에 건강까지 잡은 포켓몬고… “게이머들 25% 더 걸었다”

    재미에 건강까지 잡은 포켓몬고… “게이머들 25% 더 걸었다”

     증강현실 모바일게임 포켓몬고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느라 평소보다 최대 25%를 더 걸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IT매체 리코드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스탠퍼드대의 연구팀은 손목에 마이크로소프트 밴드 기기를 찬 사람 가운 데 포켓몬고 이용자들의 보행 횟수를 분석했다. 이들 가운데 가장 열정적인 이용자는 포켓몬고 출시 전보다 25% 더 많이 걸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미국의 전체 포켓몬고 이용자들이 게임 출시 첫 달에 1440억 걸음을 더 걸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팀은 마이크로소프트 밴드 이용자 3만 2000명의 검색을 통해 포켓몬고 이용자를 추려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빙 검색에서 ‘포켓몬고’나 ‘샌프란시스코에서 포켓몬고와 관련 있는 사망’ 같은 문구를 찾아본 사람은 포켓몬고 이용자가 아닌 것으로 간주했다. 대신 ‘포켓몬고 이비(포켓몬의 일종)의 진화’ 같은 것을 검색한 사람은 포켓몬고 이용자로 분류했다.  연구팀은 이전의 활동 수준이나 나이, 몸무게, 성별과 관련 없이 “모든 이용자층에서 포켓몬고 덕분에 활동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거나 비만한 사람, 노인 등에게도 포켓몬고가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뇌졸중 103세 할머니 혈전 제거 성공

    103세 초고령 노인이 병원에서 뇌졸중을 치료해 화제에 올랐다. 24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홍정숙(여)씨는 지난 16일 저녁식사를 앞두고 잠시 잠들었다가 평소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딸은 즉시 119 구급대를 호출하고 홍씨를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겼다. 응급실에서 뇌졸중으로 진단받은 홍씨는 즉시 이기정 신경과 교수를 필두로 한 병원의 급성기 뇌경색 환자 치료 시스템을 통해 치료를 받았다. 홍씨는 평소 앓던 지병이 없고 치매 징후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뇌 컴퓨터단층촬영(CT) 에서 뇌출혈이 없음을 확인한 의료진은 곧바로 혈전용해제를 투약했다. 일반적으로 80세 이상의 고령자에게는 혈전용해제 투여나 혈전 제거술을 권고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학계에서 초고령 뇌졸중 환자에게도 적극적 치료가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이 교수팀은 혈전용해제 치료와 혈전제거술 시행을 결정했다. 결국 영상의학과와 신경외과 의료진 협진으로 중대뇌동맥에 있는 혈전을 성공적으로 제거했고 환자는 회복됐다. 홍씨는 24일 퇴원 절차를 밟았다. 홍씨 가족들은 “할머니가 지금까지 특별한 비법 없이도 건강을 유지했다”며 “병원의 신속한 조치로 또 다른 인생을 선물한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 교수는“전체적우로 노령 인구의 건상상태가 향상돼 환자의 병전 상태를 고려해 경우에 따라서는 적극적인 치료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오늘의 눈] 지극히 평범한 바람/허백윤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지극히 평범한 바람/허백윤 정치부 기자

    코끝에 닿는 바람이 점점 차가워진다. 정치부에서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향한 시계가 점차 빨라질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다. 2007년과 2012년 대선 국면에서 ‘대세론’을 지닌 뚜렷한 유력 주자가 있었던 것과 달리 이번 대선은 아직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갯속이다. 그러다 보니 ‘잠룡’이라고 불리는 여야의 차세대 리더들이 너도나도 대선을 염두에 둔 장외 경쟁에 돌입했다. 여야 잠룡들은 내년 대선의 화두를 선점하기 위해 강연이나 토론회, SNS 등을 활용한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경쟁이랄 것도 없이 이미 내년 대선의 시대적 과제는 어느 정도 정해진 것 같다. 여야를 막론하고 주자들이 한목소리로 극심한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내세웠기 때문이다. 사용하는 단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공정한 경제체제와 사회체제”(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정의로운 국가, 공화주의”(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 “기득권 혁파를 통한 대한민국 리빌딩”(남경필 경기지사), “공존과 상생”(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따뜻한 국가, 책임 있는 정부, 사람경제”(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공정한 사회, 정의로운 민주국가”(안희정 충남지사),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과 평화로운 한반도”(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선거 때마다 등장했던 ‘민생’이라는 진부한 말보다 더 고전적인 단어가 난무한다. 잠룡들의 입을 통해 지금 우리가 얼마나 불공정하고 불평등하며 정의롭지 못한 곳에 살고 있는지 역설해 주는 듯하다. 우리는 매년 우울한 통계를 접한다. 지난해 한국행정연구원의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 만 19세 이상 성인 7700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7명은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적인 분배 구조가 불공정하다(72.2%)고 답했다. 사회에 진입하는 취업의 기회부터 불공정하다(64.6%)고 여겼다. 아동·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2개국 중 22위(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를 차지했고, 65세 이상 노인의 소득불평등지수는 OECD 회원국에서 칠레 다음인 2위였다(한국노동연구원). 유엔의 ‘2016년 세계행복보고서’에서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8점으로 조사 대상 157개국 가운데 58위, OECD 회원국 35개 가운데 최하위권인 29위였다.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던 문 전 대표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4년이 지난 지금 여야의 잠룡들이 이토록 상식적인 가치를 다시 들고나온 것에 울컥할 수밖에 없다. 지극히 평범하고 당연한 말을 여기저기서 쏟아내는데 과연 그것이 제대로 이뤄질 것인지 끝없이 의심해야만 한다. 나는 둘째치고라도 적어도 내 아이는 공평한 기회를 얻어 정의로운 나라에 살 수 있길 바라는, 지극히 평범한 바람이 아직은 엄청난 기대를 걸어야 할 일이라는 점이 서글프다. baikyoon@seoul.co.kr
  • LGU+, ‘고독사 방지’ IoT 에너지미터 독거노인 1000명 지급

    LG유플러스가 보건복지부,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와 함께 독거노인 1000명에게 사물인터넷(IoT) 에너지미터를 보급한다고 23일 밝혔다. LG유플러스는 독거노인 가정에 IoT 에너지미터 기기를 포함한 서비스와 통신망 이용료를 3년간 전액 지원한다. IoT 에너지미터는 가정 내 실시간 전기 사용량과 예상요금, 전기 사용 패턴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해당 독거노인을 담당하는 생활관리사의 휴대전화로 알림 메시지가 발송된다. LG유플러스는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변비 환자 최근 5년간 11% 증가… 9세 이하·70세 이상이 53% 차지

    우리나라 변비 환자의 절반 이상은 9세 이하 아동과 70대 이상 노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변비로 병원을 찾은 환자 61만 6000명 가운데 9세 이하가 15만 9000명(25.8%), 70대 이상 환자가 17만명(27.6%)으로 53.4%를 차지했다고 23일 밝혔다. 변비 환자는 2010년 55만 3000명에서 지난해 61만 6000명으로 5년간 11.3%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여성 변비환자는 32만 6000명에서 35만 4000명으로 8.7% 늘었다. 여성 환자는 남성보다 매년 1.4배 정도 많다. 특히 20~30대는 여성이 남성보다 3.9배 많다. 소아 변비는 설사 다음으로 아동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성인과 달리 급성 변비가 많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고기 섭취가 늘고 식이섬유 섭취는 줄면서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변비가 악화해 장 기능이 떨어지면 영양이 몸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성장하는 데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가볍게 지나쳐서는 안 된다. 노인에게선 신경계 질환이나 대사성 질환이 원인인 이차성 변비가 많고, 운동과 섬유질 섭취 부족으로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여성 변비 환자가 남성보다 많은 이유는 여성 호르몬이 대장 운동을 억제해서다. 조용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황체호르몬이 왕성해지는 임신 중이나 배란일로부터 월경 전까지 변비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운동부족, 수분 섭취 부족, 섬유질 부족, 불규칙한 배변 습관, 스트레스가 변비를 일으킨다. 변비를 예방하려면 하루 1.5~2ℓ의 물을 마시고 적당한 운동으로 복근력을 강화해야 한다. 좌변기에 앉을 때 발판에 발을 올리고 몸을 쪼그리면 좀더 쉽게 배변할 수 있다. 설사도 변비의 또 다른 형태다. 변이 나가지 못하고 장에 오래 있으면 우리 몸은 노폐물을 제거하려고 마지막 수단으로 변을 액체로 만들어 내보낸다. 설사를 막겠다고 약을 먹으면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몸에 해롭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모욕이 일상이 된, 쓰디쓴 나의 도시

    모욕이 일상이 된, 쓰디쓴 나의 도시

    정이현(44)의 인물들이 나이를 먹었다. 감각적이고 쿨하던 그들은 마음도 육신도 마모가 익숙한 기성세대로 들어섰다. 이미 ‘파국’으로 들어선 현실에서도 평정을 유지하고 ‘최악을 모면하며 살아가는 것’(10쪽)을 정상이라고 자위한다. 고교생 딸의 느닷없는 출산에 경악한 엄마는 미숙아 손녀가 죽음으로 다가가자 ‘악마 같은 희망’을 품는다(아무 것도 아닌 것). 남편의 경제력으로 안온한 중년에 들어선 주부 경은 젊은 시절 동호회에서 싱그러운 젊음을 뽐냈으나 가난했던 안나를 아이의 보조 교사로 재회하자 태연한 얼굴로 짓밟는다(안나). 젊은 시절 열정적인 사랑을 지나 관성으로 살아온 50대 여교사 양은 젊은 시절 연인의 부고를 받아 들고도 흔들림이 없다(밤의 대관람차). 발랄하고 도발적인 문체로 도시와, 도시의 세속적인 인간 군상들을 관찰했던 정이현의 ‘변화’가 9년 만에 묶은 새 소설집 ‘상냥한 폭력의 시대’(문학과지성사)에 담겼다. 제목을 받아 들면 ‘상냥한 폭력’이라는 형용모순에 잠시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예의와 관습이라는 허울 좋은 구실 아래 모욕과 굴욕을 아무렇지도 않게 주고받는 우리의 세태가 그의 문장을 따라 표표히 재현되고 있음을 알아채게 된다. 작가의 말은 곧 그의 소설집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이다. “이제는 친절하고 상냥한 표정으로 상처를 주고받는 사람들의 시대인 것만 같다. 예의 바른 악수를 위해 손을 잡았다 놓으면 손바닥에 칼날이 쓱 베여 있다. 상처의 모양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다가 누구든 자신의 칼을 생각하게 된다.” 단편들에는 누군가의 손바닥을 쓱 베고도 죄의식이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무감한 우리’가 있다. 노인들을 위한 고품격 주거 커뮤니티, 일명 부자 노인들을 위한 양로원에서 일하는 ‘나’는 여섯 대의 엘리베이터가 오가는 33층 건물에서 일하지만 직원에게 허락된 한 대만을 기다리며 자신이 ‘불쾌감 혹은 혐오감의 대상’임을 자각한다. ‘입주자 전용 엘리베이터가 여섯 대 운행되고 있지만 직원들은 탈 수 없었다. 입주자들과 마주치면 불쾌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언젠가 본부장이 전체 회의에서 그것을 재차 강조했을 때 나는 불쾌감이란 단어를 혐오감으로 대체해 보았다.’(미스조와 거북이와 나, 12쪽) 뷰티 클리닉을 운영하는 의사 남편을 두고 아이를 그럴싸한 영어 유치원에 보내는 게 목표가 된 경은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영역 너머의 일’(유치원 보조 교사)를 하고 있는 안나에게 의지한다. 열아홉 살 이후 저임금의 불안정한 직업을 전전했던 안나는 상류층의 질서를 따라가기 바빴던 그에게 ‘신경 쓸 필요 없는’ 부류이기 때문이다. 작은 의혹으로 학부모들과 뭉쳐 안나를 유치원에서 몰아낸 경은 ‘안나에게서 연락이 왔다면 다음번 직장은 꼭 4대 보험이 되는 곳으로 구하라고 조언했을 것’이라며 위선을 떤다.(안나) 지금 우리의 세계와 오차 없이 맞물리는 소설 속 세계는 한층 깊이 있게 ‘생활의 서사’로 들어선 정이현을 재발견하게 한다. ‘이것은 커다란 도미노 게임이며, 자신들은 멋모르고 중간에 끼어 서 있는 도미노 칩이 된 것 같았다. 종내는 모두 함께, 뒷사람의 어깨에 밀려 앞사람의 어깨를 짚고 넘어질 것이다. 스르르 포개지며 쓰러질 것이다.’(179) 꽉 짜인 ‘상냥한 폭력’의 시대에 끼어 있는 도미노 칩인 우리는 꾸역꾸역 살아간다. 결국 무너질 것을 알면서.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새 영화]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

    [새 영화]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

    위탁가정을 전전하던 한 소녀가 새롭게 가족을 이루는 과정을 보여주며 한 아이를 성장시키기 위해 사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되짚어 보게 하는 영화가 개봉한다.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다. 미국의 저명한 아동문학가 캐서린 패터슨의 뉴베리아너 수상작이 원작이다. 뉴베리상은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동문학상이다. 세 살 때 미혼모인 엄마에게 버려진 질리 홉킨스(소피 넬리스)는 수시로 위탁가정을 옮겨다니는 괄괄한 소녀다. 어느 날 사회 복지사의 손에 이끌려 새로운 위탁모 트로터 아줌마(캐시 베이츠)를 만난다. 트로터 아줌마와 눈이 먼 이웃 랜돌프 아저씨(빌 콥스), 새 학교의 해리스 선생님(옥타비아 스펜서)은 질리의 상처를 보듬어 주려하지만 질리는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저 멀리 샌프란시스코에 있다는 친엄마가 자신을 구원해 줄 거라고 굳게 믿으며 도망칠 궁리만 한다.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환경에 조금씩 정을 붙여 나가던 질리 앞에 태어나 처음 보는 외할머니(글렌 클로스)가 나타나고, 소녀의 삶은 다시금 큰 변화를 맞이한다. 한국에서 위탁가정은 도입된 지 10여년이 됐지만 아직 낯선 제도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결손 아동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빨리 제대로 뿌리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를 보면 위탁가정은 단순히 아이들만을 위한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고독하게 살아가는 노인들에게도 공동체를 향한 연결고리가 된다. 말하자면 결손 어른들에게도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대안 가족의 단란한 순간이 홈비디오처럼 연출된 마지막 장면은 가슴 뭉클하다. ‘엑설런트 어드벤쳐’(1989), ‘홀랜드 오퍼스’(1995) ‘101마리 달마시안’(1996) 등 가족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스티븐 헤렉 감독의 작품으로서는 오랜만의 국내 개봉이다. 이 영화의 또 다른 강점은 할리우드의 연기파 여배우인 캐시 베이츠, 글렌 클로스를 함께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 제작을 주도한 사람이 원작자의 가족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각본을 맡은 데이비드 패터슨은 캐서린 패터슨의 아들이다. 앞서 영화화됐던 캐서린의 작품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2007)의 시나리오도 담당한 바 있다. 26일 개봉. 전체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