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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설 밥상 민심 잡기 경쟁] 민주당, 호남선 타고 “정권 심판” 공세

    [여야, 설 밥상 민심 잡기 경쟁] 민주당, 호남선 타고 “정권 심판” 공세

    민족 대이동의 명절 설 연휴를 맞아 정치권은 그 어느 때보다 ‘밥상머리 민심 챙기기’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6·4 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둔 설 연휴의 길목에서 여야와 안철수 신당은 지역별 여론을 선점하기 위해 기세 싸움을 벌였다. 귀성객과 명절 준비 인파가 몰리는 역에서, 시장에서, 고속도로에서 출렁이는 민심의 쓴소리를 정치권이 겸허히 듣고 수용할지 두고 볼 일이다. 설 연휴를 맞이하는 민주당의 마음은 ‘고향’에 가 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 ‘안철수 바람(안풍·安風)’ 잠재우기에 상당 부분 힘을 쏟는 모양새다. 호남을 빼앗기면 야권 주도권 다툼을 떠나 당 존립조차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박근혜 정부 실정에 대한 공세의 고삐도 당기고 있다. 특히 ‘공약 파기’를 주요 타격점으로 삼아 지방선거용 ‘정권심판론’의 기반을 착착 다지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의 ‘전국 민생투어’ 가운데 3박 4일 동안을 광주·전남·북에서 보내며 호남 민심 잡기에 주력한다. 김 대표의 호남 방문은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다. 그는 이날 호남선 열차 출발지인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를 한 뒤 충북 청주를 거쳐 광주로 갔다. 광주에서 지역 주요 여성 인사들과 만찬을 갖고, 아내 최명길씨와 함께 토크콘서트도 열었다. 30일에는 소방관, 경찰관 등 연휴 근무자들을 격려한다. 설날에는 전남 광양에서 세배를 하고, 담양을 거쳐 전북으로 간다. 다음 달 1일엔 전북지역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현장을 둘러본 뒤 저녁에 안희정 충남지사를 만난다. 설 홍보물에는 정부·여당에 대한 날 선 비판을 담았다. 새누리당이 국정 성과 홍보에 치중한 반면 민주당은 정부 실정과 공약 파기를 질타하는 목소리로 4쪽짜리 홍보물의 상당 부분을 채웠다. 일제강점기 시인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 빗대 ‘불통의 겨울에도 봄은 옵니다’라고 제목을 붙인 홍보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선서 모습 옆에 8가지 대선 공약을 나열해 놓고 ‘파기’ 도장을 찍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노인연금’ 등 공약 파기와 관련된 기존 공격의 연장선이다. 여기에는 국가정보원 개혁, 지방재정 살리기 등 민주당의 성과와 당 혁신 약속도 실었다. 당은 이를 30만부 찍어 전국에 배포한다. 지방선거 예비 주자들의 움직임도 바쁘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설 연휴 동안 복지시설과 전통문화관, 지역기업체 등을 방문하며 민생을 챙길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올 설에는 가까운 사이라도 직장, 진학, 혼인 문제 등은 묻지 말아 주세요. 소통은 상대를 판단하기 위함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한 일이기 때문입니다’라며 소통의 가치를 강조한 명절 인사 메시지를 지인들에게 발송하기도 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복지정책 분석 돋보여… 여론 형성은 부족

    복지정책 분석 돋보여… 여론 형성은 부족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30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에서 제62차 회의를 열고 ‘복지공약 후퇴 논란과 대선 공약’을 주제로 관련 보도를 평가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독자권익위원들은 서울신문이 정부의 복지 정책을 비중 있게 다루며 깊이 있게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복지 공약을 정치 문제로만 접근해 국민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청수(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위원은 “정책 부문에서 서울신문의 보도가 돋보인다”면서 “기초연금 차등 지급 논란에 대해 지면 전체를 할애해 자세히 보도해 문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고진광(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 위원은 “전체적으로 사설과 칼럼에서 일관되게 복지 정책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세대 간 갈등을 부각시키기보다 공감대를 바탕으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기사가 더 나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 공약을 정치 문제로만 접근해 국민 여론을 형성하는 데에는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형진(변호사) 위원은 “노인연금 논란에 대해 전체적으로 대선 공약의 후퇴냐 아니냐로 접근해 여야의 의견을 같은 비중으로 담았는데, 이는 소극적 중립에 치중한 것”이라면서 “서울신문만의 뚜렷한 주관이 없어 독자들에게 특별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고 평했다.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도 “설문조사 등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파악하고 여론을 주도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복지 정책은 광범위하고 어려운 내용이 많기 때문에 독자들이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된 도표나 그래픽을 활용해 전달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준하(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 위원도 “일반 독자들을 위해 복지나 정책 분야의 어려운 용어를 추가로 보충 설명해주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영호(대한지적공사 사장) 위원장은 “복지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도덕적 해이를 막고 정교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언론의 역할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은 “앞으로도 중립을 지키되 독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여러 현실적 문제들을 제기하고 시시비비를 명확히 밝혀 사회에 경종을 울릴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씨줄날줄] 침묵의 위기관리/박현갑 논설위원

    ‘침묵은 금, 말은 은’이라는 말이 있다. 말을 가려 할 줄 아는 신중함과 경청의 중요성을 지적한 것이다.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지탄받는 지도층 인사들의 침묵처럼 자기방어를 위한 ‘쓰디쓴 금’도 있기는 하다.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말은 해야 맛’이라는 말도 있다. 할 말은 해야 한다는 것으로 소신과 용기가 요구된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는 이런 금언이 더 적절해 보인다. 글이 생긴 이후 말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 하지만 민주주의 시대, 정치에서 말 만큼 중요한 소통수단은 없어 보인다. 정치는 말로 하는 예술이다. 특히 위기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국정원 사건 수사를 맡은 검찰은 수사 외압 시비로 신뢰를 잃고 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거론치 않는다 하더라도 여론을 인위적으로 손대려 한 일은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상황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조짐들이다. 국민이 대통령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이유이다. 박근혜 대통령 집권 이후, 위기상황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사례가 몇 가지 있다. 집권 초 국무총리 후보자 등 자신이 지명한 공직 후보자가 줄줄이 낙마했던 적이 있다. 언론은 ‘인사참사’로 규정했다. 대통령은 두 달 가까이 ‘무대응 전략’으로 일관했다. ‘공격적 무시전략’도 보였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로 정치권이 시끄러울 때, 지난 대선 때 국정원의 도움받은 것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수동적 수용전략’도 구사했다. 노인연금 축소 등 복지공약 후퇴로 나라가 혼란스러웠을 때 사과하고 증세를 고려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 위기상황에 대한 책임소재의 유무에 대한 판단과 사회적 파장에 따라 대응 전략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위기상황에 대한 판단에 따라 대응은 달라질 수 있다. 위기의 책임소재를 따져본 결과, 나와 무관하다면 ‘강 건너 불구경하듯’ 무시할 수 있다. 향후 국정운영에 문제가 된다고 판단하면 대응할 것이다. 여론이 좋다고 판단하면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등 해명중심의 관리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수습이 힘들다고 보면 “철저히 개혁하겠다”며 사과하는 단계를 밟을 것이다. 자기표현의 통로가 다양해지면서 현대사회는 허튼 소문과 과대포장 등 부작용도 많아지고 있다. 말의 절제가 요구되는 때이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말의 리더십이 발휘됐으면 좋겠다. 국정원이 트위터로 선거개입을 시도했다는 검찰 공소장 내용에 국민들은 다시 한 번 청와대를 쳐다보고 있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세금은 의원 주머닛돈 아니다… 엄정하게 배정”

    “세금은 의원 주머닛돈 아니다… 엄정하게 배정”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탈쪽지예산’ 선언과 관련, “의원의 개별 행동이 아니라 국회 차원, 원내대표의 예산운영 차원에서 예산에 접근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지역별 예산 수요 등을 원내대표실에서 접수해 예결위 간사 등과 협의하고 여야 협의과정에서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쪽지예산도 지역사업의 수요라는 점을 강조하는 의원들도 있는데. -쪽지예산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예산은 배분이 중요하다. 지금은 정부의 일방적 예산안을 국회에서 심의하는데, 정부는 지역 사정을 속속들이 모른다. 지역구 사정을 소상히 아는 국회의원이 국민불편을 없애기 위한 예산도 있다. 정부가 거칠게 책상에서 편성한 예산을 섬세하게 다듬는 과정이기도 하다. 다만 예결위 등 일부 의원에게 편중, 집중되면서 형평성과 정의성의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쪽지예산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의 균형은 물론 새누리당과의 균형도 맞추겠다. 세금은 국회의원의 주머닛돈이 아니다. 투명하고 엄정하고 형평성 있게 배정돼야 한다. 뒷거래식의 은밀한 쪽지예산 관행은 앞으로 없애겠다. 제도화를 통해 살려야 하는 부분은 살리지만 폐해와 문제점은 없애겠다는 것이다. →예산안 심사가 법정기한(12월 2일)을 맞출 수 있을까. -예산안 심사는 내용이 중요하다. 민생과 직결된 예산안 심사를 졸속으로 하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다. 시간에 맞추기 위해 졸속심사를 하면 국민 고통이 오히려 더 늘어난다. 예산안은 심도 있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원천적으로 잘못된 예산을 정의롭게 바로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만 심의도 하기 전에 법정시한을 어기겠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지만 시간에 쫓겨 그냥 통과시키는 ‘통법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 예산안 처리와 국회의 국가정보원 특위 설치를 연계하나. -야당의 국정원 관련 법은 처리하지 않으면서 정부와 여당이 필요한 법안만 처리하는 것은 민주적이지도 않고 선진 국회의 모습도 아니다. 이런 국회 운영은 용납하지 않겠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평가는. -정부의 예산안은 ‘3포 예산’이다. 공약·민생·미래 모두를 포기했다. 민생복지는 반쪽이고 지방재정도, 나라살림도 빚더미 예산이다. 거기에 중앙정부의 부담을 지방정부로 떠넘긴 무책임의 극치다. →민주당이 중점적으로 검토할 부분은 무엇인가. -민주당은 이번 예산안을 민생·민주·지방·재정·복지 살리기 등 다섯 가지 방향에서 ‘국민 살리기’ 예산으로 재편성하겠다. 먼저 노인연금, 4대 중증질환 보장, 무상보육의 국가책임, 반값등록금 등 박근혜 정부가 핵심공약을 뒤집은 이유를 분석하고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재정 문제는 증세 문제와도 이어지는데 증세에 대한 생각은. -증세 논의도 필요하지만 최근의 모습은 복지를 무기로 국민을 협박하는 것 같다. 공약 포기란 비판에 증세라는 방패를 가지고 협박하고 있다. 부자감세 철회와 법인세 인상만 해도 18조원의 세수가 늘어난다. 쉬운 길을 놔두고 국민의 부담을 늘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부자들의 명품지갑과 재벌금고는 신성불가침으로 생각하고 노인과 서민, 청·장년의 지갑만 쥐어짜고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중간 평가·쌀시장 수호·내각제 개헌 ‘空約’… 사과·레임덕 부르기도

    중간 평가·쌀시장 수호·내각제 개헌 ‘空約’… 사과·레임덕 부르기도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 등 ‘복지공약 후퇴’ 논란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공약 수정의 불가피성을 해명하는 수준을 넘어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데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한편 직접적인 사과보다는 ‘임기 내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만 주요 대선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역대 대부분의 정권은 대선 때 내세웠던 주요 공약 1~2개를 임기 내 이행하지 못했고, 일부 대통령들은 이에 대해 국민들에게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공약 파기 논란은 노태우 전 대통령 때부터 본격화됐다. 노 전 대통령은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1987년 대선에서 “대통령 임기 중 국민에게 신임을 묻겠다”면서 전격적으로 ‘중간평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중간에 국민들의 신임을 다시 묻겠다는 것으로, 다른 후보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파격적인 약속이었고, 실제 이로 인해 많은 표를 얻어 당선됐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1989년 3월 야당과 비밀 합의를 통해 중간평가 공약을 파기했고, 국정 주도권을 잃은 노 전 대통령은 ‘물태우’라는 오명을 얻었다. 1992년 대선 때 “대통령직을 걸고 쌀시장 개방을 막겠다”고 약속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후 10개월여 만에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김 전 대통령은 1993년 12월 쌀시장 개방을 위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참여로 공약 파기 상황에 놓이자 TV 생중계를 통해 “국민에게 한 약속을 끝까지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황인성 당시 국무총리가 물러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내각제 개헌 철회도 대표적인 공약 파기 사례다. 내각제 개헌은 대선 공약이자 이른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의 연결고리였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1999년 7월 내각제 개헌을 철회했고, 이는 2001년 DJP 연합을 파국으로 이끄는 단초가 됐다. 김 전 대통령의 ‘농가 부채 탕감’ 공약도 불발로 끝나면서 2000년 농민 시위가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등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이 가속화됐다. 비록 헌법재판소라는 ‘제3자’의 개입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도 결국 공약(空約)으로 끝났다. 노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내세워 충청권의 지지를 이끌어냈고, 실제 취임 후 “행정수도 이전으로 (대선에서) 재미 좀 봤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 계획에 대해 2005년 헌재는 위헌 결정을 내렸고, 공약은 사실상 폐기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핵심 경제 공약이었던 ‘747’(연평균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 선진 7개국 진입)이 무위에 그쳤다. 여기에 2011년 3월 동남권 신공항 건설 공약 역시 경제성 부족 등을 이유로 전면 백지화되면서 집권 초기 내세웠던 ‘경제대통령’ 이미지가 추락하는 계기가 됐다. 가장 대표적인 대선 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국민적 저항에 부딪쳐 좌초됐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8년 6월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며 대국민 사과를 한 뒤 ‘4대강 정비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 이명박 정부가 이후에도 은밀하게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4대강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나 ‘국민기만’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공약 중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사안은 이번에 논란이 된 노인연금 등의 복지공약과 군 복무기간 단축(21개월→18개월) 등이다. 군 복무기간 단축의 경우, 국방부가 난색을 표시해 이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 놓여 있다. 박 대통령이 역대 정권의 대선공약 불이행 사례와 그로 인한 국정운영 난맥상을 반면교사로 삼아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변액·즉시연금보험 비교가입으로 안전한 노후준비

    변액·즉시연금보험 비교가입으로 안전한 노후준비

    평균수명의 증가로 노후설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할 수 있는 정년은 짧아졌지만 은퇴 이후 생존기간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행복한 노후준비는 단순히 얼마나 오래 사는가의 문제에서 벗어나 얼마나 안정적으로 살아가는가의 문제로 화두가 옮겨갔다”며 “건강이나 재정, 정서적인 여유를 마련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장수가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에 대한 한계를 깨달은 사람들은 노후대책 수단으로 다양한 재테크 방법을 알아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주목받는 노후소득원 중 하나가 개인연금보험상품(노령연금, 노인연금, 노후연금)이다. 연금보험은 먼저 가입한 사람과 나중에 가입한 사람의 결과가 큰 차이를 보이는 상품 중 하나이며, 일반 보험료 외에도 연금에 적용되는 위험률에 따른 차이가 있어 일찍 가입할수록 유리한 점이 많다는 인식이 높다. 하지만 일반적인 보험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운 보험료에 쉽게 가입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또한 소비자들 처지에서는 다양한 상품들의 종류와 복잡한 내용 때문에 가입에 어려움이 따른다. 전문가들을 통해 합리적인 노후설계를 위한 연금보험 가입 시 주의사항을 체크해봤다. 100세 시대를 바라보며 앞으로 평균수명 연장에 따른 노후자금의 증가를 사전에 대비하려면 종신형 연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는 확정기간형보다 매년 지급되는 연금액은 적지만 생존 동안 연금을 받을 수 있어 평균수명보다 오래 살수록 유리하다. 노후자금은 안정성 위주로 보수적인 관점에서 설계하는 것이 좋은데, 연금액 산정 시 10년 이상 장기간 적용되는 금리가 결정적인 요소이므로 투자수익률이 높은 금융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 퇴직금이나 저축으로 모아 놓은 목돈으로 연금을 즉시 받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일시납 1억원 즉시연금 같은 상품에 가입하면 된다. 즉시연금은 가입조건이나 장단점, 가입 나이 같은 부분이 까다로울 수 있으므로 제대로 살핀 후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연금저축은 금융기관 간의 계약이전이 가능하지만 가입 시에 재무건전성이 우량 금융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권장된다. 재무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선 은행은 자기자본비율(BIS), 보험은 지급여력비율(Solvency Margin Ratio)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소득공제혜택을 받기 위한다면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며, 비과세 혜택을 원한다면 일반연금보험이나 변액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단, 10년 이상 유지 시에만 비과세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연금보험 비교추천으로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인데, 최근에는 연금보험 전문 비교사이트(www.insvalley.com/bank.jsp)를 활용한 비교가입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곳을 통해 미래에셋생명 순수연금보험, IBK연금보험 다이렉트순수연금보험, 삼성생명 다이렉트연금보험/연금저축골드연금보험 등의 국내 유명 보험회사별 연금보험 비교를 직접 해볼 수 있고, 어린이연금보험, 퇴직연금, 실업연금, 변액유니버셜연금 같은 다양한 종류의 연금보험의 수령액, 비교추천, 노후설계, 보험료 계산 등의 설명도 받아볼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반값등록금·전세자금 지원 등 복지공약 실현 손꼽아 기다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운 공약실천을 학수고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중증질환자,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 비정규직, 전세입주자 등 박 당선자의 복지 및 노동분야 공약이행을 기다리는 유권자들의 속내를 들어봤다. 사건팀 종합 zone4@seoul.co.kr “보험급여 100% 지급·비급여 보장 확대돼야” 신현민(58·난치병 환자) 15년째 희귀난치병과 싸우고 있는 신현민(58)씨에게 박 당선인은 희망이다. 연 매출 30억~40억원을 올리는 중소기업체 사장님이던 신씨는 1997년 발병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없는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가정은 곤두박질쳤다. 병을 앓는 동안 중학생이던 딸은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는 서른 살 직장인이 됐고, 가정주부였던 아내는 하루 몇 만원을 받는 식당일에 팔을 걷어붙였다. 군 제대 후 복학을 앞둔 아들은 등록금을 번다. 다발성 경화증은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138개 희귀난치병 질환에 포함돼 환자부담은 10%로 낮은 편이다. 매달 20만원이 든다. 하지만 질환의 진행을 검사, 판독하기 위해 필수적인 혈액·소변검사, MRI촬영 등은 보험급여에서 제외돼 있어 환자 부담이 여전하다. 신씨는 “미용목적이 아니라 치료의 일환인 필수적인 항목들이 보험지원에서 빠져있다.”면서 “박 당선인은 약속대로 보험급여를 100%까지 지급하고, 장기적으로는 비급여부분까지도 보장을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 복무 중 학자금 대출이자 면제 이뤄졌으면” 박민혁(20·대학생) 대학교 1학년 박민혁(20)씨는 대학교 합격을 통보받은 뒤부터 등록금벌이에 뛰어들었다. 반나절 동안 비좁은 편의점 카운터를 지켰다. 시급은 고작 4600원. 온종일 편의점을 지키고 하루 4만원을 손에 쥐었다. 등록금은커녕 대출이자 내기에도 빠듯한 상황이다. 장학금을 놓칠까 봐 카운터에서 책과 씨름하며 전전긍긍했다. 박씨는 “이미 누나 세 명을 대학까지 졸업시킨 부모님께 다시 손 벌리는 건 쉽지 않더라.”고 말했다. 내년 군입대 예정인 박씨는 “대출받은 학자금이 있는데 박 당선인 공약 중에 ‘군 복무 기간 중 대출이자 면제’ 공약이 가장 기대된다.”고 말했다. 물론 걱정도 있다. 그는 “국가 장학금을 소득분위별로 확충해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겠다는 것 같은데 지급기준이 불명확하다.”면서 “주변 친구들을 보면 가난해도 장학금을 못받는 친구가 있는 반면 장학금을 받아 옷과 신발을 사는 애들도 있으니 정확한 기준으로 나눴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면폐지는 우리가족 희망” 한성권(42·인천공항 공사 비정규직) 인천공항 공사에서 전기시설 등을 관리하는 한성권(42)씨는 인천공항공사 소속이 아닌 비정규직 용역 근로자다. 한씨가 속한 업체는 공항공사와 3년마다 용역 재계약을 맺는다. 계약에 실패하면 한씨는 언제든 해직될 수 있다. 아내와 13살, 15살짜리 두 아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그에게는 끔찍한 시나리오. 중소기업 비정규직보다는 처우가 나은 편이라고 위안하지만, 연·월차 등 복지제도에 있어서는 당연히 정규직보다 혜택이 덜하다. 한씨 같은 비정규직 근로자가 인천공항에만 3000명 있다. 대부분 용역직원 등 간접고용 형태로 일한다. 박 당선인은 “국가·지방자치단체·공기업 등 공공부문에서 2015년까지 상시업무에 대한 비정규직 고용을 전면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공약이 제대로 이행된다면 비정규직 꼬리표 때문에 늘 가슴 졸여야 했던 한씨 같은 근로자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한씨는 “비정규직 문제가 대표적인 노동 현안인 만큼 박 당선인이 의지를 가지고 해결해주길 빈다.”고 말했다.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 기대… 주거불안 없어야” 이선우(31·전세입주자) 직장인 이선우(31)씨는 3년 전 결혼하면서 서울 성북구 정릉에 1억 3000만원짜리 전세아파트에 입주했다. 1억원을 대출받아 다달이 50만원씩 대출이자 갚는 것도 빠듯했는데, 지난해 8월 아기가 태어나면서 맞벌이 이씨 부부 대신 양육을 맡은 부모님께 매달 130만원을 드리게 돼 부담이 더 커졌다. 설상가상, 아파트 계약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이 전세가격을 5000만원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고민하던 이씨는 경기도 의정부의 1억 5000만원짜리 전세로 이사했다. 이씨는 박 당선인이 주거안정 대책으로 내놓은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를 눈여겨보고 있다. 이 공약은 전세금 마련이 어려운 세입자들 대신 집주인이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세입자가 대출이자를 부담하는 제도다. 이씨는 “신혼부부들이 주거불안 없이 미래를 설계해 나갈 수 있는 정책을 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눈덩이 빚에 허덕… 채무액 50% 감면 학수고대” 최○○(52·신용불량자) 서울에서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는 최모(52·여)씨는 상담사자격증과 학위를 따느라 1억원이 넘는 빚을 졌다. 학자금 대출 3000만원과 마이너스 통장 6000만원. 호기롭게 심리상담소를 열었지만, 올해 초부터 급격히 상담 요청고객이 떨어졌다. 눈 깜짝할 사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을 넘어 카드론에까지 손을 벌리는 전형적인 빚쟁이의 길을 밟았다. 최씨의 텅빈 마음에 박 당선인의 공약이 파고들었다. 박 당선인은 ‘국민행복기금’을 조성해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장기상환 대출로 전환한다는 정책을 내세웠다. 최씨는 “일반 채무자의 채무액 50%를 감면해주겠다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1인당 전환할 수 있는 최대금액이 1000만원인 점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노인연금 2배 인상·일자리 많이 늘어났으면” 윤정금(71·독거노인)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대주택에서 5년째 혼자 살아온 윤정금(71·여)씨는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한다. 과일장사부터 시작해서 청소일을 하면서 억척스럽게 살아왔는데 허리 디스크 때문에 7년 전 동사무소 미화일을 그만뒀다. “노인연금을 2배 가까이 올려준다는 공약을 보고 박 당선인을 찍었다.”는 윤씨는 “돈이 늘면 노인 혼자 사는 살림살이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공약을 꼭 지켜주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돈을 쥐여주는 것 말고도 노인 일자리를 늘려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윤씨는 “당선인이 노인 일자리에 신경을 써 기회를 만들어준다면 당연히 계속 일하고 싶다.”면서 “물론 노인들에 앞서 젊은 사람들이 마음 편히 먹고살 일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거듭 당부했다.
  • 노인자살 20년간 3배↑… 학대·방임 심각

    서울에 사는 A(71)할머니는 미혼인 40대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A할머니의 수입은 폐지 수집과 청소로 버는 월 30여만원과 노인연금 9만 4600원이 전부다. 아들은 허구한 날 욕설과 폭행을 일삼으며 그로부터 술값을 뜯어갔다. A할머니의 몸에는 피멍이 가실 날이 없었다. 그의 얼굴에 멍이 든 것을 이상하게 여긴 주변의 신고로 A할머니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노인전문보호기관의 보호를 받게 됐다. 회사를 퇴직한 B(72)할아버지는 퇴직금 수천만원을 큰아들에게 사업자금으로 빌려줬다. 하지만 큰아들의 사업은 실패했고 돈을 갚을 생각도 없다. B할아버지는 다른 자녀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자녀들은 “큰아들만 위하는 아버지를 왜 돕느냐.”며 등을 돌렸다. 일자리를 구하려 했지만 70대 노인을 쓰겠다는 곳은 없었다. 결국 B할아버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부모 부양은 자식 몫이란 인식부터 고쳐야” 국가인권위원회는 22일 ‘노인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2010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은 전체 인구의 11.3%인 542만명. 5년 뒤에는 14% 수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빠른 고령화 속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노인들이 늘면서 학대·방임도 함께 늘고 있다.”면서 “노인인권 보호를 위한 사회안전망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변용찬 한국장애인개발원 원장은 “노인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부실해 아파도 병원을 찾지 못하는 노인이 적지 않다.”면서 “이는 기본적인 생명권과 건강권을 위협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만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52.9%가 “돈이 없어서”라고 응답했다. ●평균수명 81세… 70세 이상 노인은 일할 곳 없어 방임과 학대도 심각했다. 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자녀들에 의한 경제적 수탈 사례가 적지 않지만 이를 방어할 사회적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면서 “부모 부양을 개인의 책임에 맡기는 문화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런 방임과 학대가 이어지면서 자살사망자 중 노인 비율이 1989년 10.3%이던 것이 2008년에는 32.8%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취업 과정에서의 차별도 문제였다. 현재 국내 평균수명은 81세이지만 70세 이상 고령자가 일할 곳은 거의 없다. 인권위 관계자는 “70세가 됐다고 아파트 경비에서 해고하는 사례도 신고됐다.”면서 “고령을 이유로 취업 과정에서 차별을 할 경우 경제적 문제로 인한 인권침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소정 남서울대 노인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인권은 사회복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100세 시대가 현실인 만큼 노동에서 노인을 소외시키지 않는 것과 동시에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의료·주거 등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지하철 역사 전전하던 83세 노숙인 한영수씨 화랑무공훈장 다시 받고 ‘새 삶’

    지하철 역사 전전하던 83세 노숙인 한영수씨 화랑무공훈장 다시 받고 ‘새 삶’

    지하철 역사를 전전하던 80대 노숙인이 지자체의 도움으로 새 삶을 찾고 57년전에 받은 화랑무공훈장도 다시 받게됐다.주인공은 2006년부터 수원역에서 노숙생활을 해왔던 한영수(83)씨. 한씨는 지난해 9월 경기도가 노숙인의 자활지원을 위해 설립한 ‘다시서기센터’에서 마련한 추석행사에 우연찮게 들렀다가 그곳에서 이해진 상담사를 만났다. 항상 살갑게 대해주는 이 상담사의 따뜻함에 이끌려 자신의 기구한 삶을 하나씩 털어놨다. 6·25 참전용사로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던 한씨는 1964년 아내가 사망한 이후 내리막 인생을 걸어야했다. 아내를 잃은 충격으로 가족을 두고 가출한 한씨는 30여년간 공사판을 돌아다니며 생계를 꾸렸다. 그러던 중 사람을 잘못 만나 그동안 모았던 전 재산을 빼앗겼다. 대전에 있는 한 고물상에 취직했지만 교통사고를 내는 바람에 보상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쫓겨났다. 이때부터 노숙을 시작하게됐다. 이 상담사는 “대부분의 노숙인들이 구걸을 하거나 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돈을 받는 ‘꼬지’로 생계를 잇는 것에 비해 한 할아버지는 나물을 캐다 파는 등 자활의지가 있다고 판단, 그를 돕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선 한씨가 노인연금을 받을수 있도록 수원역 인근에 주거공간을 마련해주고 주민등록도 복원시켰다. 또 한씨의 사연을 토대로 병무청에 병적기록과 훈장서훈 기록 확인요청을 했다. 육군본부 측도 1955년 3월 1일 한씨에게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된 기록을 확인하고 훈장증을 다시 발급해 주었다. 한씨가 정식 국가 유공자로 등록돼 연금을 받기위해서는 훈장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다시서기센터는 지난달 26일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주민센터에서 한씨를 위한 조촐한 훈장수여식도 마련했다. 한씨는 “불과 6개월 전만해도 하루 한 끼 밥값이 없어 소주로 허기를 달래야 했다.”며 “경기도의 자활지원 덕분에 새 삶을 찾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경기도 다시서기센터는 2006년부터 노숙인을 대상으로 주민등록복원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매년 40여명 정도가 주민등록을 복원해 사회로 복귀하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송년 커버스토리] 쪽방촌의 望年

    [송년 커버스토리] 쪽방촌의 望年

    서울성곽 아래 300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성북구 북정마을. 1960~70년대 마을 모습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독거노인들이 주로 살고 있다. 도로 건너편에는 ‘성북동 부촌’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성곽에 가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이 마을은 복지의 햇살 역시 들지 않고 있었다. 바늘귀 같은 취업난, 살인적 등록금, 수직상승하는 공공요금 등은 북정마을 사람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페인트 일을 하는 신모(50)씨는 최근 일감이 없어 집에서 노는 신세다. 큰아들은 군대에 갔고, 대학교 3학년인 작은아들은 학교를 쉬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등록금을 벌고 있다. “사정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대출 이자를 줄여주는 것도 하나의 복지 혜택인데, 그런 것이 전혀 없으니 너무 힘이 듭니다.”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인근에도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자동차와 사람들이 바삐 오가는 대로변을 지나 골목길로 들어서자 3.3㎡(1평) 남짓한 쪽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쪽방촌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민 5~10명이 재래식 화장실 한 칸을 함께 사용하고 있었고, 여기저기서 악취가 코를 찔렀다. 강모(64·여)씨는 8년째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허리디스크를 앓는 강씨는 인근 식당에서 전화가 오면 일주일에 서너 번 설거지를 해주고 있다. 이렇게 해서 생기는 한 달 수입 20만원에서 15만원이 월세로 나간다. 끼니는 일하는 식당에서 해결하거나 복지관에서 나오는 쌀과 라면으로 때운다. 강씨는 복지제도의 혜택에서 소외됐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있을 법도 하지만 강씨는 “복지관에 물어봤는데 나이가 부족해 안 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정부는 ‘복지 확대’를 외치고 있지만 이들 빈곤층에는 남의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 북정마을에 사는 김모(60·여)씨는 26㎡(8평) 단칸방 하나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집에 난방시설은 전혀 없어 몇 겹의 이불을 뒤집어쓰고 지낼 수밖에 없다. 인천에 딸이 살고 있지만 그도 생활이 어려워 김씨를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딸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에도 해당되지 않아 국가에서 제공하는 어떤 복지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김씨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자원봉사단체가 순간 온수기를 달아줘 겨우 따뜻한 물로 몸을 씻을 수 있게 됐다. 이웃 정모(87·여)씨 역시 딸이 3명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됐다. 각자 형편이 어려워 정씨를 돌보지 못하고 있지만 하소연할 곳도 없다. 그나마 받는 노인연금수당은 병원에서 무릎과 허리 치료받는 데 들어가고, 남은 돈으로는 하루에 쓸 연탄 1장도 못 살 지경이다. 지난해에는 노인복지회관 같은 곳에서 반찬을 줘서 식비 부담을 줄였으나 올해는 그마저도 없어 이웃이 나눠준 김치를 먹고 살고 있다. 이들은 기초생활보장제도와 같은 복지제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제도의 존재 자체를 모르거나, 안다 해도 신청 방법을 몰랐다. 동대문 쪽방촌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는 김모(61)씨는 막일을 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겨울이 되자 일감이 뚝 끊겼다. 수입도 없는 데다 자녀도 없어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에 부합하지만 정작 김씨는 그런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정모(64·여)씨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저렴한 50만원짜리 연탄보일러를 설치할 돈도 없어 연탄 난로로 난방을 하고 있다. 그마저도 연탄을 살 돈이 없어 한 자원봉사단체가 보태준 연탄 200장으로 버티고 있다. 정씨 역시 기초생활수급제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신청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었다. 정씨는 “동사무소에 가면 되는 것이냐. 내년이 되면 바로 신청하겠다.”면서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제도가 닿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손을 내미는 이들은 민간 봉사단체뿐이었다. 창신3동 언덕 위에 있는 판자촌에 홀로 사는 이모(94·여)씨는 노인연금 9만원 외에 그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9.9㎡(3평) 방 하나와 조그마한 부엌이 있는 판잣집이 있다는 이유로 노인연금 외에 다른 수당을 받을 수 없는 처지다. 자원봉사단체인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고진광 이사는 “정부나 기관에서 생각하는 복지가 필요한 사람과 현장에서 보는 사람은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자식이나 쪽방 집이 있다고 해도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많은데 복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 이사는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실제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보고 도와주는 봉사자들이다. 정부가 이들과 협력해 실태조사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김소라기자 jin@seoul.co.kr
  •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2) 그리스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2) 그리스

    2009년 말 이후 떠도는 세계경제 위기설 치고 그리스를 거론하지 않은 게 없다. 정부 부채로 인한 국가부도 위험, 복지포퓰리즘 같은 국내 정치적 요인이 ‘희생자 비난하기’ 수단으로 등장했다. ‘그리스 정치가 어떻길래’라는 물음도 따랐다. 그리스 정치 시스템을 살펴봄으로써 위기의 맥락을 짚어 볼 수 있다. 그리스 정치제도는 구조부터 대단히 취약하다. 그리스는 2차 세계대전 이후 1974년까지 총리 대부분이 임기 1년 이내로 단명했다. 1975년 민주화 이후에도 전통적으로 뿌리 깊은 정치인과 특정 이익집단 사이의 유착 관계는 제대로 극복되지 못했다. 이들의 유착은 과두 정치를 불렀고, 공공성이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최근 분석기사에서 ‘봉건적 민주주의’란 표현을 써가며 그리스를 대표하는 3대 유력 정치 가문의 경제위기 책임론을 제기했다. 파판드레우, 카라만리스, 미초타키스 가문이 장본인이다. 현 집권 사회당(PASOK)을 대표하는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 우파 신민주당(ND)을 대표해 2004~2009년 집권한 콘스탄티노스 카라만리스 전 총리, 1980년대 중반부터 10년 남짓 신민주당 대표를 지낸 콘스탄티노스 미초타키스가 각 가문을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1) 이탈리아 : 파시즘 공포 낳은 ‘비리’ 총리, 경제대국 조롱거리로 (2) 그리스 : 3대가문 정권 돌려갖기가 경제파탄 불렀다 (3) 스페인 : 위기 부인·선심정책… ‘毒된 포퓰리즘’슈피겔은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기존 인력은 줄이지 않은 채 측근과 이들의 가족·친척 수천명을 정부 관료로 새로 채용하는 전통”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한 예로, 카라만리스 전 총리는 2009년 총선 직전 무려 1만개가 넘는 공직을 만들어내 친척과 측근에게 배분했다. 기득권 세력의 로비와 압력에 따라 국가 재정이 좌지우지되자 도덕적 해이가 만연했다. 지하경제 규모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큰 24.7%에 이른다. 낙후된 재정 시스템과 세무 공무원의 부패, 납세자의 조세 회피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전임 ND 정부는 거품경제에 편승해 2004년 이후 각종 감세 조치를 취했다. 2004년 35%였던 법인세율은 해마다 3~4% 포인트 대폭 인하돼 2007년에는 25%까지 떨어졌다. 거기다 소득세율 인하와 친척 간 부동산상속세 폐지 등으로 그리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입의 비율은 2007년 이후 감소세를 보인 반면, 재정지출은 2006~2009년 9% 포인트 증가했다. 유로화 도입 이후 그리스는 환율 상승으로 수출 경쟁력이 약해지면서 전 세계를 감돌던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았다. 산업구조가 관광 등 서비스업 위주여서 경기 변동에 취약하다는 점도 한 요인이 됐다. 특히 금융위기로 인한 재정위기가 불거지고, 잇따른 파업으로 갈등이 확산되면서 그리스의 정치 지도력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하지만 가혹한 구조조정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국민들을 다독이기엔 정치 지도력이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다. 과두제라는 오랜 특성 때문에 그리스 정치는 정책이 아니라 친소 관계, 기득권 집단의 이해 관계에 따라 움직였다. 남성 가장이 일자리나 연금으로 가족경제를 책임지는 가부장적 전통과 이를 뒷받침하는 복지제도의 특성도 갈등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노인연금 비중은 지나치게 높은 반면 사회서비스는 극히 빈약하다. 고령화 관련 지출 비중은 사회보장 총지출 가운데 42.0%나 되지만, 2004년 현재 국민의료비 중 본인부담률은 45.2%로 OECD 평균인 20.5%는 물론 36.9%인 한국보다도 높다. 장기적인 재정 건전화를 이루려면 공무원 임금과 연금을 줄여야 하지만, 이미 기득권층이 돼 버린 이들을 설득하기엔 정치 리더십이 지나치게 허약한 상황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페르난데스 - 브라질 호세프… 같은 듯 다른 두 여성 대통령

    페르난데스 - 브라질 호세프… 같은 듯 다른 두 여성 대통령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를 바꿀 두 여성 지도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은 자신의 후임인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지목해 이같이 표현했다. 여풍(女風)을 일으키며 남미의 맞수인 양국을 각각 이끄는 호세프와 페르난데스는 닮은 듯 다른 이력으로 주목받는다. 두 사람은 여성이라는 점 외에 친서민 정책을 핵심으로 국정을 이끈다는 공통점이 있다. 페르난데스는 ‘페론주의’(후안 페론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펴던 포퓰리즘 공약)에 기반을 둔 친노동·무상정책으로 인기몰이를 했다. 은퇴자 670만명에 대한 노인연금을 올해 37% 올렸고 경제 위기에 서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재정긴축 대신 정부 지출 확대 정책을 택했다. 호세프 대통령도 ‘빈곤 없는 브라질’(극빈곤층 지원책) 등 친서민 정책을 통한 내수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두 여걸은 또 군사독재정권에 항거해 투쟁한 이력도 공유한다. 하지만 국정 운영 스타일에서는 차이가 크다. ‘관리자’ 이미지가 강한 호세프는 전문가 위주로 내각을 구성했으나 페르난데스의 각료 인선에서는 정치 성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두 여성은 모두 강력한 멘토의 지원 속에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페르난데스가 2007년 대선에서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을 앞세워 승리를 거머쥐었고 호세프는 지난해 대선에서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 룰라의 후광 속에 표심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은 여성 정치인답게 외모에도 신경을 썼다. 호세프는 지난해 대선 유세기간에 안경을 벗어던지고 헤어스타일도 세련되게 바꾸는 등 이미지 변신에 애를 썼다. 하지만 외모 가꾸기에서는 페르난데스가 한 수 위다.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페르난데스는 지난달 프랑스 파리를 방문하는 동안 11만 달러(약 1억 2490만원)를 주고 구두 20켤레를 샀다고 한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20년 한결같이 영등포 쪽방촌에 점심 선물

    20년 한결같이 영등포 쪽방촌에 점심 선물

    20년을 한결같이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쪽방촌 사람들과 함께해 온 ‘쪽방 도우미 봉사회’. 이들은 목요일 오전 10시면 당산동 전국택시운전자연합회 건물 옥상에 모여 쪽방촌에 가져갈 음식 준비를 시작한다. 지난 29일 준비한 반찬은 콩장과 호박볶음, 생선조림 등 5가지. 봉사회를 이끌고 있는 서울강서경찰서 가양지구대의 김윤석(49) 경위 등 회원 5명이 척척 음식을 만들어 낸다. 오후 1시쯤이면 다 만들어진 반찬과 밥, 국을 도시락에 담고, 일주일치 쌀과 라면을 푸른색 가방에 넣는다. 이렇게 준비한 가방이 25개, 쪽방촌 봉사에 나설 시간이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영등포동 426번지의 쪽방촌. 쪽방촌 주민 권석호(76) 할아버지는 “김 반장(김윤석 경위) 덕에 배 주리지 않고 십수년간 잘 지내왔다. 봉사회원들 모두 천사 같은 분들”이라고 말했다. 권 할아버지는 노인연금 7만 2000원과 장애인 수당 12만원 등 19만 2000원이 월 수입의 전부. 자활근로를 해서 버는 돈을 보태 방세 20만원을 내고 나면 손에 쥐는 게 거의 없어 봉사회의 일주일치 식량이 구세주와 같다. 김 경위가 봉사 활동을 시작한 것은 영등포 경찰서에 재직하던 1990년대 초반부터. 아동보호시설에서 봉사를 시작하다가 쪽방촌 주민들의 어려운 사정을 접하고는 이들을 돕게 됐다. 사찰에서 지원하는 쌀과 김치 외의 먹을거리는 회원들이 거둬 마련한다. 한때 50명에게 식사 지원을 했지만 지금은 그 절반으로 줄어든 게 가장 안타깝다는 김 경위. “쪽방촌 주민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다.”는 그는 “식사 지원을 늘릴 수 있도록 주위의 많은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털어놨다. 글 사진 장고봉PD goboy@seoul.co.kr ●1일 오전 7시, 오후 7시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송되는 ‘TV쏙 서울신문’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 민주 ‘부유세 신설’ 논란

    10·3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민주당의 노선 투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사회복지 부유세(복지세)’가 고리가 됐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22일 자신이 제시한 ‘담대한 진보’의 핵심 정책으로 복지세 신설을 제안했다. 정 고문은 “복지국가를 말하면서 재원 대책이 없다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면서 “소득 최상위 0.1%에 사회복지 부유세를 부과해 연간 10조원 이상의 세수를 확보, 노인연금 확대 등으로 활용하자.”고 말했다. 정 고문은 “역동적 복지국가 구현을 위해 학자들과 치열하게 토론한 끝에 부유세 도입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2000명으로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67%가 찬성했다.”고 덧붙였다. 부유세는 그동안 민주노동당 등 진보진영에서 꾸준히 제기해온 정책이다. 프랑스·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스위스 등에서 시행 중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영국도 부유층의 소득세율을 올렸다. 이에 정세균 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부유세 반대라는 민주당의 당론이 바뀐 적이 없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를 원상 회복하는 게 우선이며, 한국은 누진 과세가 비교적 잘돼 있는 만큼 부유세 신설은 신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의 한 측근도 “참여정부 때 종부세 파동에서 보듯 부유세와 상관없는 서민·중산층도 ‘세금 폭탄’ 주장에 동조해 계급갈등만 깊어질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 고문 측은 “국민 67%와 상위 0.1%의 찬반을 계급투쟁으로 보는 것 자체가 보수·우파적 발상”이라면서 “이런 태도 때문에 민주당의 정체성이 비판받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부모봉양=가정불화” 부양 꺼리는 노인들

    “부모봉양=가정불화” 부양 꺼리는 노인들

    ‘노인부양’에 대한 노인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과거 ‘동방예의지국’을 외치며 ‘자식의 부양’을 금과옥조로 여겼던 노인들이 이제는 스스로 자식들의 부양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퇴자협회에 따르면 20~70대까지 총 3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0대 이상 노년층의 79%가 ‘자녀에게 부양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노후준비가 부족하다면 어디서 채우겠느냐는 질문에는 74%가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응답했다. 만성질환으로 몸이 불편해지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요양원에 가겠다.’는 응답이 절반이 넘는 55%였다. 과연 노인들에게 어떤 변화가 생긴 것일까. “부양? 그딴 거 기대할 필요없어. 내가 젊을 때부터 대책을 세웠어야지.” 남편과 단둘이 생활하는 변화자(69·여·서울 중랑구)씨는 자식들의 부양을 단호히 거부한다. 분가한 아들, 딸들이 가끔씩 10만~20만원 정도의 용돈을 보내지만 결코 부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활비의 대부분은 자신이 저축해 놓은 돈과 연금으로 충당한다. 변씨는 “자식들이란 가끔씩 찾아와서 얼굴 한번 비춰주면 그만”이라면서 “내 힘으로 자립할 수 있다면 자식에게 굳이 기댈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권범주(65·서울 용산구)씨도 변씨와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예전에는 어떻게 해서든 자식들에게 의존해서 부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노후 대책이 없더라도 직업을 갖고 스스로 생활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이 많다.”면서 “물론 경제적인 기반이 너무 없는 사람은 자식이나 사회에 기대야 하겠지만 어느 정도 대책이 있는 노인들은 대부분 자립을 원한다.”고 말했다. 권씨는 매일 서울의 한 노인병원에서 말기암 환자를 돕는 ‘호스피스’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일에 대한 만족감이 높고 경제적인 여건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퇴직 이후에도 큰 스트레스는 없다. 그는 “수입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금융자산으로 노후 준비를 충분히 해놓았기 때문에 걱정은 없다.”면서 “자식들이 모두 결혼하면 부부 단둘이서 살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인 자립은 소외받는 세태에 대한 반기” 노인들은 흔히 자식이나 며느리, 사위 등과 함께 생활하는 와중에 생길 수 있는 갈등을 두려워한다. 과거 가정의 ‘큰 어른’으로 군림하던 노인은 이미 가정과 사회에서 약자로 전락한 지 오래다. TV 시청에 익숙한 세대인 60~70대 노인들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가정불화’를 자신의 처지와 동일시해 ‘부모봉양=가정불화’라는 공식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김철호(75·대전 중구)씨는 “요새 주변을 둘러보면 며느리나 자식에게 구박받는 노인들이 많아서 걱정이 많이 된다.”면서 “같이 사는 것이 가장 큰 원인 아니겠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대다수 노인이 자식에게 기대지 않으려 하는 것은 자식이나 며느리와의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볼썽사나운 꼴과 마주치기 싫어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인을 부양하는 가정이 점차 줄어들면서 한때 ‘효도법’이 이슈화하기도 했다. 효도법은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도록 법제도로 강제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효도법 제정은 역설적으로 “현실성이 없다.”는 노인단체의 반발로 ‘정치쇼’로 끝나고 말았다. 노인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젊은층의 세태도 노인들의 자립을 부추기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 유기 건수는 2005년 22건에서 2006년 43건, 2007년 34건으로 20~30건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는 1~11월까지 38건으로 집계됐다. 노인 유기는 노인을 거리에 버리거나 연락을 완전히 끊고 방치하는 것을 말한다. 같이 살고 있는 노인의 건강이나 생활에 대해 무관심한 방임은 2005년과 2006년 각각 816건이었다가 2007년 941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는 1~11월까지 762건을 기록했다. 한국노인복지전문가협의회 박계승 회장은 “최근의 정책과 사회·문화적인 현상들을 살펴보면 노인은 가정의 약자이자 사회적 약자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노인들이 부양을 반대하는 것은 젊은 층으로부터 소외받는 데 대해 반기를 드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과거 세대는 표현력 부족… 속마음 잘 파악해야” 모든 노인이 부양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노인들은 여전히 죽기 전까지 가족의 따스한 품에서 살기를 바란다. 성용철(72·부산 동래구)씨는 “부모가 자식과 같이 살기 싫다고 하는 것은 사실 다 헛말”이라면서 “마음 속으로는 자식과 살고 싶지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서 분가를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첫째아들과 며느리, 손자 등 3명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성씨는 “손자 보는 것 아니면 우리 나이에 무슨 낙이 있겠느냐.”면서 “과거 전통이 잘못됐다고 욕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람이 살을 비비면서 살아야 서로간에 좋은 감정도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자식과 함께 살고 있지만 경제적인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 거꾸로 자식의 집에서 나와 독립하려는 노인들도 많다. 김성호(71·서울 중랑구)씨는 “노인연금이 한달에 16만원밖에 안 나온다.”면서 “어려운 사정에 자식 생활비도 못 대주고 있어 부담스러워서 요양보호사 자격을 땄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돈을 만지지 못했지만 돈을 벌기 시작하면 자식의 집에서 나와 가스값이라도 내가 벌어서 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보험회사에 40년 이상 다니다 퇴직해 막내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이동수(77·서울 중랑구)씨는 “아들의 경제적인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짐만 되고 있다.”며 가족에게 못다 푼 미안한 감정을 털어놓았다. 그는 “4대 종손으로 집안 동생의 보증을 서줬다가 집이고 예금이고 모두 날리고 막내아들에게 얹혀 살고 있다.”면서 “안사람도 뇌출혈로 쓰러졌는데 자식에게 미안한 감정 때문에 대화도 거의 하지 않고 조용히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근(69·광주 북구)씨도 “병원을 다녀야 하는데 마땅히 돈 나올 곳은 없고 자식들에게 미안한 감정밖에 남아있지 않다.”면서 “내가 빨리 죽기를 바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는 서러운 감정이 북받쳐 가끔씩 울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부양을 기피하는 노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과거 세대의 아픔이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자신들은 부모를 부양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지만 세태가 바뀌면서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전통적 가족관계 단절… 새 규범체계 만들어야” 차흥봉(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 복지부 장관은 “혼자 자살하는 사람도 속으로는 외로움을 강하게 느끼는 것처럼 노인들도 다른 생각이 있기 때문에 본심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인들의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은 노인을 당연히 봉양해야 한다는 과거 규범적인 문화와 현재 바뀐 문화의 충돌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찾아오지 않고 도와주지 않는 자식들을 바라보면서 현실적인 여건을 체득했기 때문에 ‘굳이 자식에게 기대지 않겠다.’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핵가족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족관계가 단절되고 전통적인 규범체계가 무너지면서 ‘가족문화의 아노미’가 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국가가 효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노인 규범체계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촌지역의 노인 부양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차 전 장관에 따르면 자신이 사회복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북 의성군 인근의 마을들을 조사한 결과 1만 8000여 노인가구 가운데 300여가구는 자식들이 있어도 1년에 한 번도 찾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10가구 중 2~3가구꼴로 노인요양시설에 노인을 보낼 여력이 있으면서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이 자식들에게 의지하고 싶어도 의지하지 못하는 노인은 국가가 도와야 한다는 것이 차 전 장관의 지적이다. 차 전 장관은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노인들이 체감적으로 느끼는 복지정책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라면서 “경기침체로 자식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부양의 일정부분을 정부가 채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박건형 류지영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연금이 노후 책임지는 시대 지났다”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연금이 노후 책임지는 시대 지났다”

    |도쿄 박상숙·류지영특파원| “어느 나라든 국민연금은 저성장·고령화라는 구조적 문제에 부딪혀 시간이 갈수록 부실해질 수밖에 없어요. 현재의 세대간 부양 방식을 버리지 않는 한 연금제도는 아무리 개혁해도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국가가 제공하는 연금으로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일본 도쿄 지요다구 기오이초 뉴오타니호텔 뒤쪽에 자리잡은 사와카미 본사.‘일본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투자 대가 사와카미 아스토(61) 회장은 평소 지론인 ‘연금개혁´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사와카미 회장은 1999년 업계 최초로 광고, 수수료, 편법투자를 없앤 ‘3무(3無)펀드’를 출시해 금융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가난한 소액 투자자의 재산 형성에 기여한다.’는 경영 이념을 지키기 위해 우리 돈으로 1조원이 넘는 기관 투자자의 펀드 운용 제안을 거절한 일화도 유명하다. 그가 운용하는 사와카미 펀드는 설립 10년째인 올해 자산이 2500억엔(약 2조 7500억원)으로 성장해 설립 당시에 비해 90배 가까이 성장했다. ●“낸 만큼만 받아야 미래세대 부담없어” “연금이 인구 구성이나 노령화 등에 영향받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운영되려면 자신의 연금을 스스로 책임지는 ‘확정기여형’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차라리 지금의 공적 연금제도를 과감히 버리고 노인 한 사람 당 매달 10만엔씩 노령층의 기초생활비만을 국가 예산으로 책임지는 것도 생각해볼 만합니다. 지원비 대부분이 생활비로 쓰일 것이므로 국내경기 진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방과 산간벽지 생활자에게 기초생활비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는 평소 강연이나 저서 등을 통해 지금의 세대간 부양 방식의 공적 연금 대신 국가가 예산으로 기초 생활비만 보장하고 나머지는 개인이 기업연금 등 확정기여형 상품을 통해 이를 보완하도록 하는 방안을 주장해 왔다. 일본과 비슷한 연금 운용구조를 가진 우리로서도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할 대목이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각국은 연금 문제로 더 큰 골치를 앓게 될 것입니다. 연금이 개인의 노후를 전적으로 책임질 수 있던 시대는 지나갔어요. 자신의 연금을 스스로 구축해 이를 보완해야 합니다.” ●근본적인 연금수술 불가피 이러한 연금 고갈 우려는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20~30년 전만 해도 연금제도는 복지국가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쉽게 손댈 수 없는 ‘뜨거운 감자’가 돼버렸다. 평균수명 증가와 출산율 하락으로 인해 ‘덜 내고 더 받는’ 현행 방식으로는 더이상 유지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 등 일부 나라들은 연금이 바닥나 나머지를 세금으로 충당하면서 애를 먹고 있다. 이 때문에 여러 나라들이 부랴부랴 연금 개혁에 나서고 있지만 사회적 갈등만 부추기다 실패하거나 개혁에 성공해도 국민적 반감을 극복하지 못해 정권이 붕괴되는 일도 다반사다. 1998년 지속가능한 연금개혁을 일궈냈다고 평가받는 스웨덴 역시 집권당이 1985년부터 시작된 개혁안 논의를 주도하다 1990년대 초 총선에서 참패해 정권이 무너지기도 했다. 때문에 각국은 개혁에 앞서 적극적 자산운용을 통해 연금고갈 시점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2000억달러(약 240조원)가 넘는 자산을 보유한 미국 최대 연금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캘퍼스)의 주식 투자비중은 지난해 말 56%에 달한다. 최근 주식투자 실패에 대한 비난을 무릅쓰고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을 40%까지 늘리려고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현재 총자산이 23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수익률을 매년 0.5% 정도만 높여도 기금고갈 시점을 5년 이상 늦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lex@seoul,co.kr ●사와카미 아스토는 누구? 일본의 대표적 펀드 투자자인 사와카미 아스토는 1970년부터 애널리스트로 금융업에서 일했다.1979년부터 17년간 스위스 픽테트 은행 일본 대표를 역임한 뒤,1999년 일본 최초의 독립 투자신탁회사인 ‘사와카미투신’을 설립했다. 그가 만든 장기투자용 투자상품 ‘사와카미 펀드’는 특정 자본의 간섭을 받지 않기 위해 일체 판촉이나 영업 없이 소액 투자자에게만 판매된다. 그는 특히 개인의 사회적 책임 투자를 강조하기로 유명하다. 자신이 살고 싶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할수록 그런 기업이 사회에 보다 많은 기여를 하게 돼 사회가 건강해지고 개인 역시 부(富)를 축적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칠레, 연금 민영화… 수익률 12% 펀드 구성 칠레의 경우 1981년 세계 최초로 국민연금을 민영화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근로자가 민간 연금운용회사를 골라 월 급여의 10∼20%를 내면 운용사가 이를 모아 펀드 형태로 굴리게 된다. 근로자는 이렇게 불린 자금을 노후에 연금 형태로 돌려받는다. 지난 25년간 칠레의 연금 수익률은 평균 12%에 달해 근로자들은 매달 최종 급여의 70∼80%까지 돌려받고 있다. 현재 칠레식 연금개혁을 추진하거나 고려 중인 국가는 미국·일본을 포함해 40여개국에 달한다. 네덜란드는 노인연금과 직장연금, 그리고 개인연금의 독특한 3중 구조를 갖추고 있다. 노인연금의 경우 최소 임금의 70%를 국가가 보장하며,65세 이상의 노인은 누구나 혜택을 받는다. 직장연금은 직장인들이 자율적으로 가입하며 노인연금의 보조적 성격을 갖는다. 기업과 근로자 간의 납부비율은 8대2가 일반적이지만 일부 대기업은 회사가 보험료 전액을 내기도 한다. 현재 직장인의 90% 이상이 가입돼 있다. 개인연금은 앞서 두 연금에 대한 보완적 성격을 띠며 주로 개인사업자들이 민간 보험회사를 통해 가입한다. 싱가포르는 모든 종류의 연금이 중앙연금기금(CPF)으로 일원화돼 주택, 의료, 노후 등을 포괄적으로 보장하는 거대 사회안전망 역할을 한다.CPF는 개인계좌 방식의 연금제도로 급여의 20%를 근로자가,10∼16%를 기업이 부담해 적립한다. 각자 원금과 기금운용에 따른 이자수익이 지급돼 개인이 기여한 만큼 보장받는다. 정부가 최소 연간 2.5%의 이자수익을 보장하며, 개인은 CPF 자금을 통해 주택 마련, 의료보험, 노후보장 등의 용도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일정 한도 안에서 인출도 가능하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이도운차장·박상숙·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특파원, 국제부 박홍환차장·안동환·이재연기자
  • 국민연금법 재처리 ‘압박’

    국민연금법 재처리 ‘압박’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일 국회에서 부결된 국민연금법의 재처리를 정부측에 촉구하고, 한나라당은 민주당·민주노동당 등과 동조해 개정안을 이달 중 제출키로 해 국민연금법 개정 협상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총리 재의요구 수용할 밖에” 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부결되고 기초노령연금법만 처리된 것과 관련,“국회가 국민연금법을 잘 처리해 주길 바라고 정부도 적극 협상하고 협력해서 기초노령연금법의 재의 요구없이 처리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연금법은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그것이 안되면 부득이 또 어려운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무총리가 국민연금법 처리를 위해 또는 이것이 함께 처리되도록 하기 위해 기초노령연금법의 재의 요구를 해야 되지 않느냐 하는 검토의견을 제출했고, 대통령도 재의 요구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기초노령연금제도는 노인복지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면서 “국회가 국민연금법을 잘 처리해주면 재의를 요구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고 원만하게 넘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장관 때문에 부결됐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이 아닐 것”이라면서 “정치적으로 있을 수 있는 얘기지만 국회가 장관에게 호불호의 감정을 갖고 중요한 법을 부결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피력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이번 임시국회 회기내인 이달 중으로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새로 제출하기로 했다. ●한나라 이달 법안 다시 제출키로 한나라당은 새 개정안에 지난 2일 부결된 ‘보험료율 9% 동결, 급여율 40% 인하’라는 수정안 내용을 그대로 담되, 국회법상 부결된 안건을 같은 회기 중에 다시 발의하지 못하도록 한 일사부재의 규정에 따라 이미 통과된 기초노령연금법안 내용을 일부 수정해 새 개정안에 함께 포함시키기로 했다. 고경화 제6정조위원장은 “새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난 2일 통과된 기초노령연금법은 자동으로 사장되기 때문에,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별 문제가 없다.”면서 “새 법안이 노인연금 문제를 더 포괄적으로 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2008년부터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하위 소득자 60%에게 평균 월소득의 5%(8만 9000원 안팎)를 지급하도록 한 당초 법안 내용을 ‘80%, 점진적 10%증액’으로 고칠 방침이다. 박찬구 김기용기자 ckpark@seoul.co.kr
  • 스위스 ‘우향우’

    스위스 ‘우향우’

    ‘제네바 난민협약’의 탄생지이자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사무소(UNHCR)가 있는 스위스의 ‘인권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24일(현지시간) 전역에서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망명·난민자와 이민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새 법안이 26개 전체 주(州)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고 발표했다. 새 난민법은 전체의 67.8%, 이민법은 68%가 찬성했고, 노인연금 지원안 도입은 58.3%가 반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스위스 내 우경화 바람과 뿌리깊은 ‘외국인 혐오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위스는 더 이상 ‘망명자 천국’이 아니다.2004년 망명 신청자는 1만 8633명, 지난해 1만 8844명으로 지난 20년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또 1995년 이후 망명 허용자는 전체의 35%에 불과하다. AFP통신과 BBC 등은 실효성도 없는 난민법으로 ‘인도적 권리’마저 제약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유엔 유럽본부(UNOG),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등 22개의 국제기구와 170개의 비정부기구(NGO)가 있는 ‘인도주의 중립국 스위스’의 이미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새 난민법으로 망명·난민 신청자는 입국 48시간 이내에 신원확인 서류를 제시해야 한다. 추방을 거부하면 기소가 없어도 성인은 24개월, 어린이는 12개월까지 구금할 수 있다. 망명·난민자에 대한 재정 지원은 엄격하게 제한된다. 법안 제정을 주도한 극우파 스위스국민당(SVP) 소속인 크리르토프 블로셔 연방 법무장관은 “스위스의 인도주의적 전통을 지탱하기 위해서라도 망명과 난민이 남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몰려드는 난민 신청자가 스위스에서 고비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 극우파인 스위스국민당은 2003년 총선에서 외국인·이민자와 유럽통합 반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어 1당이 됐다. 이에 대해 UNHCR는 새 난민법이 신원확인 서류없이도 난민 지위를 인정하는 1951년 ‘제네바난민협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상식적으로 정치적 압박에다 고문과 처형 등을 피해 탈출한 망명자들이 본국으로부터 신원확인 서류를 48시간 이내에 확보하는 게 가능하냐는 지적이다. 스위스 출신의 잔 치글러 유엔 특별보고관은 “인종주의적이고 외국인 혐오적이어서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저임금 노동 인력의 이민도 원천봉쇄했다. 이주가 자유로운 유럽연합(EU) 시민권자 이외의 모든 이민자는 기술을 가진 고급 노동력만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5년이 지나야만 영주권을 신청할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동유럽에서 들어오는 비숙련 노동자의 이주를 차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열린세상] 무엇이 복지인가?/김민숙 소설가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하더니, 내가 나이든 증거인지 이번 여행 중에는 이상하게 이곳 노인들의 삶과 맞닥뜨리게 되는 일이 잦다. 뉴욕에서 내가 머문 친구의 아파트 바로 건너편에 은퇴한 노인 전용 아파트가 있어서 가며오며 휠체어를 타고 현관에 나와 바람을 쐬고 있는 노인들을 보게 되었다. 불편한 거동에 비해 그들의 표정이 그리 어두워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었고 미국의 복지정책이 부럽기도 했다. 그러나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그 아파트 앞에는 소리도 요란하게 구급차가 와서 섰고 사람들을 실어나갔다. 한밤중에 사이렌 소리를 듣고 일어나 차디찬 창에 얼굴을 붙이고 서서 저 구급차를 타고 자기 아파트로 돌아오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해하곤 했다. 그런데 로스앤젤레스에 와서 8순이 된 사촌올케를 방문하게 되었다. 올케는 자식을 위해 이민와서 남편을 먼저 보내고 지금은 로스앤젤레스 남쪽의 작은 마을 노인아파트에 살고 있다. 근처에 아들과 딸이 살고 있어서 자주 들여다보고 있는지라 그리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조카의 차에 실려서 연분홍 국화화분을 사들고 먼저 사촌오빠의 묘소를 찾았다. 넓고 깨끗하고 전망 좋고 양지 바른 장소였다. 더할 나위 없는 묘지였지만 영어로 씌어진 사랑 받는 남편이고 아버지였다는 그 묘비가 이상하게 아팠다. 올케가 사는 노인아파트는 정말 이름 그대로 젊은이도 어린이도 없는 아파트였다. 하얗게 머리가 센 올케가 불편한 자세로 문가에 서 있었고, 그 옆에는 휠체어가 보였다. 관절염이 심각했지만 당뇨가 심해서 수술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누추하다며 부끄러워하는 올케 옆에서 하룻밤 자고 그 불편한 몸으로 해주는 밥을 먹고 헤어지는데 그 복잡한 심정은 형언하기 어려웠다. 미국의 노인복지 정책이 세계에서 최고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 비하면 거의 천국이라 할 만하다. 평생 번 돈에서 얼마나 연금을 붓고, 세금을 냈는가에 따라 연금의 액수는 천차만별이지만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사람에게도(아무런 재산이나 수입이 없다면) 65세가 넘으면 노인아파트를 신청할 자격이 주어지고 최저한의 생계비와 의료비는 지급된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조카는 지금 제 어머니는 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 외로움이 문제라고 털어놓았다. 함께 살자고 해도 당신 스스로 거절한다니 그간의 복잡한 사정이야 듣지 않아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얼마 전 신문에서 우리나라의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어 곧 젊은이 한명이 노인 한명을 부양해야 하는 심각한 결과가 나왔다는 걸 읽고 가슴이 철렁해서 젊은이한테 짐이 안 되려면 빨리 죽어야겠구나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요즘 자료를 보니 이 인구의 고령화는 이미 전 세계의 문제다. 일본도 노인연금 수령나이를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서서히 늦추고 은퇴 시기도 조정하고 있고, 미국 역시 60년 이후 출생자부터 은퇴 연령을 67세로 늦추었다. 복지로 유명한 스웨덴 역시 은퇴시기를 늦추고 노인의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정책으로 과도한 노인연금과 공공의료비를 줄여가고 있다. 그런데 자기가 부은 연금도 아리송하고 극빈자에게 주어지는 최저생계비의 액수마저 복지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부끄러운, 단지 정부예산에 두드려 맞춘 것에 불과한 우리는 어떤가. 조기은퇴 장려금을 붙여서 이름도 이상한 명예퇴직이라며 내보내는 것만이 합리적인 구조조정인가. 어차피 복지가 노인을 최소한의 비참한 상황에서 보호해 주는 것이라면, 은퇴를 늦추고 스스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국가와 사회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김민숙 소설가
  • 최연소·최고령 자치단체의 고민

    ‘젊어도 고민,늙어도 고민’이지만 연장자들의 고민이 커보인다. 전국 최고령 지자체인 경북 의성군과 최연소 지자체인 울산 북구가 안고 있는 행정적 고충을 들어봤다. ●울산 북구 관내에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크고 작은 기업체가 많다 보니 구민 대부분이 근로자 가족으로 평균연령이 젊다.이상범 구청장도 47살로 젊은 편이다. 구민들의 정주의식이 부족한 것이 고민거리다.젊다 보니 생활환경 변화에 따라 언제,어디든지 다른 지역으로 쉽게 떠나기 때문이다.그래서 구민들이 지역에 애착을 갖고 오래 머무르도록 힘을 쏟고 있다.젊은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문화체육·교육·환경분야 개선에 역점을 두고 있다. 구 전역을 3개 권역으로 나누어 각 권역마다 일년에 한번씩 가족단위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종합문화축제행사를 열고 있다.25일 문을 여는 북구문화예술회관은 전시·공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강좌 프로그램을 짜 운영할 계획이다. ●경북 의성 재정자립도가 15.2%로 전국 최하위권이면서도 생산성이 낮은 노인복지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올해의 경우 전체 예산 1526억원 중 59억원(3.9%)이 노인연금 지급 등 각종 노인복지에 쓰여진다.열악한 재정으로 상당수 국민기초생활보장권자 노인들을 위한 무료 양로시설 확보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인구 노령화로 노동력 동원이 어려워 마을 안길 포장 등 주민자력사업 추진도 어렵고 산불 등 각종 재해 발생시 신속한 대처가 쉽지 않다.또 각종 행정을 추진할 때 주민설득에 시간적·경제적 비용이 많이 든다. 울산 강원식·의성 김상화기자 s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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