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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사의 교훈(4·29 폭동 1년 그뒤의 LA:하)

    ◎흑인 등 소수민족간 유대강화 시급/정재계 영향력확대로 피해 줄여야 「4·29폭동」은 교민사회로 부터 많은 것을 빼앗아 갔지만 역으로 한인사회에 많은 것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엄청난 물질적·정신적 피해가 전자에 속하는 것이라면 합중국인 미국사회에서 한인들이 나아 가야할 방향을 곰곰이 따져보게한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은 후자에 속한다. 소수민족인 한인들이 살길은 다른 인종과의 화합과 협조에 달려 있다는 점을 「4·29폭동」은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폐쇄적이었던 한인들만의 「끼리끼리의 삶」의 의미가 미국의 두터운 인종의 벽 앞에는 얼마나 보잘것 없는 것인지도 확인시켜 주었다. 미국의 어느 곳을 가도 코리아 타운만큼 넓게 자리를 잡고 영어가 아닌 자국어 홍수속에 「이질집단」을 이루고 있는 소수민족 사회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같은 현상은 다른 인종들의 접근을 아예 막아 버리는 요인으로 작용,스스로의 고립을 자초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4·29폭동」이전까지 로스앤젤레스의 한인사회는 흑인과 그들 사회를 몰라도너무 몰랐던 것같다.살빛이 검고 노예의 후예들이며 가난과 범죄로 얼룩진 사우스센트럴지역에 몰려사는 보잘 것 없는 인종집단쯤으로 치부했던게 인식의 전부였다. 그러나 오랜 인고의 새월속에서도 미국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하는 수적인 성장 못지않게 요소요소에 그들의 지도자들을 진출시킨 흑인들의 질적인 성장은 간과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선 무서운 잠재력을 갖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히스패닉계 사회도 마찬가지다.숫자면에서 흑인들을 제치고 제1의 소수민족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히스패닉계 사회와의 화합,유대의 필요성을 이번 폭동은 교민들에게 여실히 일깨워 주었다. 이제 미국사회속에서의 교민사회가 가야 할 방향은 정해졌다. 많은 교포들이 다른 인종과의 화합,교민끼리의 단결,범죄다발지역인 흑인·히스패닉계 지역으로부터의 탈출등이 동시에 이뤄져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전문직종으로의 전환,부유촌으로의 진출,업종의 다변화 주장도 나오고 있다.말처럼 쉽게 이뤄질 일은 아닐터이지만 어차피 시간을 두고 장기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아닐수 없다. 미국 전체인구의 1%도 못미치는 「수적인 열세」를 「질적인 우세」로 극복해야 한다.즉 6백여만명의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후예들을 정·재계,법조·언론·학계등에 대거 진출시킴으로써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유태인들의 정착모델은 우리 교민들에게는 타산지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당장에 교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심화되고 있는 불경기속에서 강탈당한 폭동의 「재앙」을 서둘러 해결하는 일이다. 폭동의 후유증이 피해자들의 손실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교민사회 구석구석에 파고들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잃은 피해교민들.재기할 자본도 의욕까지도 잃고 있다.그렇다고 영구귀국을 할 수도 없는 한인들.그들은 오늘도 고민속에 좌절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 신순범(민주 최고위원 8인의 면모)

    ◎11대 안민당공천으로 정계에 진출 11대당시 군소정당인 안민당공천으로 정계에 진출한 4선의원. 10대에 낙선한 뒤 서울 노라노예식장 차고를 빌려 재수생을 상대로 라면을 끓여 팔다 정계에 재도전한 일화는 유명하다. 소탈한 성격으로 의리를 지켜 적이없다는 평.소임을 맡으면 억척스럽게 해내는 장기도 가지고 있다.부인 장금자씨(55)와 2남. ▲전남 여천·60세 ▲동국대 정치과 ▲민추협 상임운영위원 ▲평민당사무총장 ▲국회경제과학위원장 ▲남북국회회담 우리측대표
  • 인사와 정보(외언내언)

    어느 한 지도자가 그가 장악하고 있는 조직안에서 단지 상징이나 권위가 아니고 실력자로서의 효율적인 통치능력을 갖고 있는지 어떤지의 판정기준,또는 그 권력의 강도측정의 척도는 다음 세가지에 있다.즉 자기의 후계자 또는 요직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지의 여부,확보된 예산을 자기의 권한과 책임하에 사용할수 있는지의 여부,정책 또는 주요 사항과 관련하여 발언권 수정권 거부권등 최종 결정권을 갖고있는지의 여부가 그것이다. 요컨대 인사,자금,재결권 이 세 가지가 조직장악과 관리의 요체라는 얘기다.특히 「인사가 만사」임은 이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그 요체들의 확실성은 모두 정교한 정보로서 보장되다고 보면 틀림없다. 그러나 한 지도자가 정확히 인식해야 할것은 정보는 어디까지나 정책결정이나 인사의 자료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정보는 정책의 도구이지 그 주인은 아니라는 것이다.정보가 주인이 되면 결정권자는 정보의 노예가 되어버린다. 다만 지도자는 모든 정보의 채널을 장악해야한다. 그것을 제대로 장악 관리하지 못할때는 재앙이생길수도 있다는 교훈을 우리는 그리 멀지않은 과거에 경험한바 있다.인사 문제에 있어 특히 그렇다. 독특한 인사 스타일을 갖고있는 김영삼대통령은 최근 그간의 인사문제와 관련하여 이렇게 털어놨다.『취임전에 모든 인사를 준비했다.많이 고치긴 했지만­.그러나 취임전에 그 인사안을 가지고 안기부나 법무부에 조사를 의뢰할수는 없었다.권한도 없었을 뿐더러 그렇게하면 비밀 보장도 되지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어지러이 보도되는 일부 각료들의 흠집들을 보고는 아쉬움이 없지않다.비밀보장은 당연하지만 인사에 앞서 풍부한 정보가 활용됐더라면 하는 점이다.
  • 3월의 문화인물 장보고/통일신라때 청해진 설치,해상권 장악

    ◎무역선 복원·동상건립 등 다양한 행사 「3월의 문화인물」에 통일신라시대 해양문화의 개척자인 해상왕 장보고(?∼846)가 선정됐다.문화부는 「해운의 날」(3월13일)이 들어있는 3월을 맞아 우리 해양역사의 뿌리를 찾고 해양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민족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이같이 선정했다. 장보고는 무예에 뛰어나 젊은 나이에 당나라 서주군의 무령군중소장에 올랐다.이에 장보고는 돌아와 흥덕왕에게 해상교통의 요충지인 지금의 완도에 청해진의 설치를 건의했다. 청해진대사로 임명된 장보고는 1만명의 병력과 중국 산동반도·경항대운하 일대의 고구려·백제 유민,그리고 한반도 서남지역 주민들로 강대한 해상세력을 구축했다.장보고는 먼저 노예상과 해적선을 소탕한뒤 중국·일본 일대의 해상권을 장악해 신라와 당,일본을 잇는 삼각무역을 개척하여 국부를 쌓았다. 현재 문화부는 청해진의 본거지였던 장도에 대한 발굴을 지난 89년 이래 진행중이다.또 장보고해양경영사연구회는 장보고가 중국에 세운 적산법화원에 기념비를 세우는 등 그역사적 성격규명을 위한 연구와 기념사업이 꾸준히 전개되고 있다. 문화부가 해운항만청과 전라남도,한국문화예술진흥원 등 관련기관·단체와 함께 추진할 주요 기념사업은 다음과 같다. ▲장보고 시대의 무역선 복원:94년 완공 예정 ▲장보고 동상 건립:완도 수석공원 10월 제막 ▲궁술대회:10일 상오 10시,완도 청해정 ▲노젓기대회:25일 상오 10시,완도읍 주도 일주 등.
  • 청와대비서실에 교육수석을”/김신복 서울대교수(정경문화포럼)

    ◎「교육대통령」 포부·개혁의지 뒷받침 필요/범정부차원 유기적 협력체제 구축 시급 김영삼차기대통령은 신한국 창조를 위한 10대 과제의 하나로서 「입시지옥 해소와 인간중심 교육개혁」을 실현하기 위해 60여개의 세부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그리고 대통령선거 유세를 통해 교육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하였으며 당선이후에 아현국민학교를 방문했을 때도 다시 그 약속을 확인하였다.새 대통령의 그러한 문제의식과 의지에 대하여 교육자는 물론 학부모를 비롯한 많은 국민들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늘의 우리 교육현실은 최고통치자의 결단과 확고한 의지가 없이는 치유가 불가능할만큼 병들어 있으며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초중등교육은 입시준비에 급급하여 전인교육이나 창의성 계발은 구호에 그치고 있으며 학생들은 점수의 노예가 되어 비인간적인 과열경쟁에 시달리고 있다.과외공부에 지출되는 돈만해도 연간 2조원에 달하여 가정경제의 핍박과 국가자원의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한편 대학의 교육여건은 매우 열악한 가운데입학 즉 졸업이라는 풍토가 만연되어 있고 연구활동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낙후된 상태이다.대졸실업자는 누적되어가는 반면에 기업에서는 기술인력이 부족하여 조업을 단축하고 있는 실정이다.교직사회에도 돈봉투가 횡행하는가 하면 입시와 교원채용 등에 각종 부조리가 만연되어 있다. 과거 우리교육은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평가되어 왔으나 이제는 한국병을 유발하고 국제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기에 이르렀다.이제 한국교육은 종합적인 처방과 근원적인 수술을 필요로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이러한 교육문제의 심각성을 최고통치자가 인식하고 개혁의지를 밝히고 있음은 만시지탄이 있지만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 우리 교육문제는 교육제도나 운영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왜곡된 교육열이나 직업관,사회풍토와 취업·임금구조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얽혀 있다.따라서 교육부나 교육계의 각성과 대책도 있어야 하겠지만 범정부적이고 범사회적인 공동노력이 필수적이다.이를 효율적으로 결집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합리적인 결단을 유도하고그에 따라 관련부처간에 유기적 협력체제를 이끌어 나가는 참모조직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재의 청와대 비서실 조직을 보면 내무행정을 관장하는 행정수석비서관 밑에 교육비서관을 두고 있을 뿐이다.교육비서관의 직급과 2∼3명의 휘하인력만으로 교육대통령으로서의 포부와 개혁의지를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문민대통령으로서 청와대와 행정기구를 축소하겠다는 방침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하다.그러나 작으면서도 강력한 정부를 지향한다면 집행기능은 대폭 위임하더라도 대통령의 참모조직은 획일적으로 감축할 것이 아니라 통치철학과 국정지표를 감안하여 조정되어야 한다.교육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와 신한국 건설을 위한 교육개혁을 성공적으로 구현하려면 교육분야의 참모조직은 오히려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혁신과 문화창달」을 4대 국정지표의 하나로 표방했던 제5공화국 정부는 청와대에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두어 7·30조치를 비롯한 교육개혁을 강력히 추진한 바 있다.새 정부의 청와대 조직에서도역할과 업무한계가 불분명한 정책수석비서관 대신에 교육수석비서관을 두어 직업교육과 청소년 육성은 물론 사회문화적 의식개혁 분야까지를 관장토록 해야할 것이다. 교육개혁은 비밀리에 결정하여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방식으로는 성과를 거둘 수 없다.특히 문민정부에서는 관련집단들의 참여속에 중지를 모아 개혁방안을 수립하고 민간부문과의 유기적인 협조속에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새 정부는 선거공약대로 대통령직속의 교육개혁위원회를 설치·운영할 방침인 것같다.과거에도 대통령자문기구로서 교육개혁심의회(85∼87년),교육정책자문회의(89∼92년)가 설치되어 많은 건의를 한 바 있다.그러나 대부분 이상적인 방안들을 제시하는데 그치고 실천으로 연결되지 못하였다.이는 물론 최고통치자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개혁의지가 부족했다는데 가장 큰 원인이 있지만 그러한 위원회들이 순전히 민간자문기구로 구성·운영되었다는 데도 문제가 있었다.따라서 향후 교육개혁위원회는 건의한 정책들이 교육수석비서관의 뒷받침속에 대통령의 결단으로 연결되어 강력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하며 관계부처의 참여와 지원이 제도화되어야 할 것이다.
  • 뇌호르몬이“사랑의 묘약”/미 타임지,「사랑의 실체」과학적분석 눈길

    ◎암페타민 등 혈관에 영향… 얼굴 상기/감정변화의 생물학적·화학적 반응/연인 사이만 분비,끝나면 사랑도 식어 청춘남녀들은 왜 연인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붉어지 멍한 눈빛을 짓게 될까. 동서고금을 통해 시인이나 극작가들은 「사랑이란 황홀경이자 고통이요 자유이자 노예」라며 낭만적이고 서정적으로 노래해 왔을 뿐이다.과학자들 조차 사랑을 인간의 가장 숭고한 감정으로 규정,그 실체를 들춰내기를 주저해 명확하게 기술하지는 않았다. 그러면 왜 사랑이 싹이 트고 무엇이 사랑을 지탱해주며 언제 사랑을 느끼게 되는가.최근 미국에서는 사랑의 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해부하는 작업이 활발히 일고 있다. 타임지 최근호는 「사랑의 묘약」에 대한 생물학자및 인류학자의 과학적인 주장을 커버스토리로 소개,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과학자들은 한마디로 사랑이 단지 감정의 변화만이 아닌 생물학적·화학적 반응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사랑을 하게 될때 얼굴이 붉어지고 손바닥에 땀이 나며 눈에 불꽃이 튀는 것은 뇌속에서 신경화학물질,즉 호르몬이 분비되어 혈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연인들사이에서만 특이하게 분비되는 이 호르몬은 암페타민·엔도르핀·옥시토신등 3가지. 사랑에 빠지게 되면 뇌중추신경에서 우선 암페타민이란 신경호르몬이 분비된다.「사랑의 과학」저자인 앤터니 윌시는 『암페타민은 「정염의 마약」으로 작용,낯선 사람을 보고도 첫 눈에 얼굴이 상기되고 헤퍼지는등 사랑에 흠뻑 빠지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암페타민의 분비량에는 한계가 있어 사랑에 빠진뒤 2∼3년이 지나면 신체는 더 이상 암페타민생성을 멈출수 밖에 없게된다. 한 순간에 타오르던 사랑이 식어버리는 것은 바로 암페타민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암페타민이 뜨거운 정염을 유발하는 것과 달리 뇌속에서 나오는 또 다른 화학물질인 엔도르핀은 사랑을 오래 지속시켜주는 작용을 한다.엔도르핀은 안정감·평화·고요함 뿐만 아니라 진통작용도 갖고 있어 연인들을 정으로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연인과 이별하거나 사별할 때 극심한 고통과 괴로움이 따르는 것은 바로엔도르핀의 진통효과가 다 했기 때문이다. 사랑과 관련된 또 다른 화학물질로서 최근에 발견된 옥시토신이란 호르몬이 있다.옥시토신은 신경과 근육수축을 자극하며 여성의 모유분비,자궁수축을 촉진시킨다.특히 남녀의 성관계에 있어 흥분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면 사랑에 빠지게되는 상대는 그 많은 사랑중에서 어떻게 결정되는가.한 여성의 맵시를 두고도 어떤 사람의 눈엔 매혹적으로 보일수 있고 어떤 사람에겐 천박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존스 흡킨스대학 존 머니교수는 『사람은 저마다 뇌속에 이상적 여인상에 대해 독특하고 잠재적인 지표인 「사랑의 지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사랑의 지도」엔 성장과정에서 수집된 연인들에 대한 정보가 초집적회로상태로 각인되어 있어 사람마다 자신의 취향에 가장 부합되는 상대에 끌리게 된다는 것이다.
  • 일할맛 살맛(외언내언)

    『이 농사를 어서 지어/앉은 성군 봉양하고/상효부모 모신 후에/하육처자를 거쳐내고/어린 자식을 길러내자』(임동권편「한국민요집」남성 노동요:임실지방).『길고긴 장천밭에/목화 따는 저처녀야/어느 덧 베를 낳아/관복도복 지어보세/콩도 심고 팥도 심어/백곡 성숙한 연후에/이것저것 거두어서/사당천신한 연후에/부모봉양 하옵시다』(앞의책 여성노동요:제주지방).땀흘려 일하는 가운데서도 무엇인가 보람을 찾는 것이 느껴지는 농요들이다. 『일이 낙일 때 인생은 즐겁다.일이 의무일 때 인생은 노예이다』고 막심 고리키는 말한다.그런데 일이 낙으로 되어 주지 만은 않는게 인생사 아니던가.그러므로 농요를 부르면서 일하는 농부들의 경우,「의무」를 「낙」으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이라고도 할 것이다.하지만,설사 「의무」로 일을 한다 해도 하나같이 「노예」로 되는 것은 아니다.『어린 자식 길러내자』『부모 봉양하옵시다』하는데서 보듯이 일에의 보람을 찾을 때 일할 맛이 나고 즐거움도 따르는 법.그 보람이나 희망이 스러지면서 「의무」로만 처져남을 때의 일이 「노예」의 느낌을 안기는 것이다. 경단협이 생산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가 알려졌다.그들로 하여금 일할맛 안나게 하는 것 두가지­그것은 평생 일해도 내집 마련할것 같지 않은 것과 불로소득 계층이 많은것.농요가 조사되던 시대에 비긴다면 의식수준이나 가치기준이 달라진 게 오늘날이다.고되더라도 일할 맛 나게 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이 조사 결과는 제시해 준다고 하겠다. 근로자들도 세상일을 외곬으로만 생각할 일은 아니다.지하철에서 소란 피우는 10대들을 말리다 중상을 입은 김학봉씨는 회사 숙직실에서 홀아비 생활하는,「일할맛」안나는 운전기사였다.그는 「자랑스런 시민상」을 받으면서 바라던 개인택시 소유자가 되고 있다.바르고 의롭게 사는 사람에겐 「일할맛」아닌 「살맛」을 안겨주기도 하는 것이 세상사이다.
  • 올해는 「세계 원주민의 해」/원주민 다룬 외국소설 잇달아 출간

    ◎미 매티센의 「신의 뜰에서…」/프랑스 르 클레지오 「오니샤…」/문명·선교 이름으로 파괴되는 삶 묘사/서구작가들 비판적인 시각서 작품화 93년은 유엔이 정한 「세계원주민의 해」.그동안 무시돼온 원주민들과 국제사회 사이에 상호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새로운 동반자」 관계설정이라는 뜻이 담겼다.이 해를 맞아 원주민을 다룬 외국소설들이 번역·출간되고 있다. 이들 소설들은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의 「오니샤」와 남미 원주민들을 소재로 한 미국 작가 피터 매티센의 「신의 뜰에서 놀며」등이 우선 꼽힌다.문명과 선교등의 이름으로 자행된 원주민사회에 대한 무자비한 파괴와 침탈을 다룬 소설들이다.어떻게보면 진부해 보이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인간 손길이 닿지않은 원시림과 그곳 원주민의 삶,원주민과 외부 침입자들간의 갈등이 표출됐다.특히 서구작가의 문명비판 시각에서 쓰여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독서체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르노도상 수상작가인 르 클레지오의 장편소설「오니샤」는 외화「아웃 오브 아프리카」와 「파워 오브 원」을 연상시키는 작품.아프리카 나일강 어디엔가 흑인여왕이 세웠다는 마지막 왕국에 얽힌 전설을 찾아나선 조프르와가 등장하고 이어 마우가 남편인 조프르와를 좇아 열살된 아들 펭탕과 함께 프랑스에서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니제르강가에 위치한 오니샤까지 찾아온다.마우는 끝없이 펼쳐진 아프리카 평원에서 뛰노는 야생동물의 한가로운 모습과 인간다운 사회를 꿈꾸나 원주민들을 노예처럼 부리고 서로 질시·음해하는 식민사회의 현실을 접하면서 이 꿈은 산산이 부서지고 만다.그러나 원주민 친구 보니를 통해 아프리카의 진수를 맛보며 하루하루 아프리카 사람으로 동화돼가는 펭탕은 아프리카에서의 체험을 가슴속에 간직한채 총을 앞세운 문명세계의 허구를 꿰뚫어보며 성인이 되어간다. 미국의 소설가이자 박물관학자인 피터 매티센의 「신의 뜰에서 놀며」의 무대는 남아메리카.밀림에 사는 현대문명과의 접촉이 거의 없는 남미 인디오인 니아루나부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개발이니,문명화니,선교니 하는 명목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토착문화를 질식시킨 위선적인 신앙과 권력을 고발한다.영화 「미션」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북미 혼혈인디언출신의 용병 문독은 가장 난폭하다는 니아루나족을 개발명목으로 폭격으로 멸살시켜달라는 스페인 식민주의자의 후예인 현지군수의 부탁을 받는다.이들을 죽이러 온 문독과 원주민들을 개신교로 개종시키려는 선교사들의 이야기가 기둥줄거리를 이룬다.혼혈아 문독은 백인에게 생존을 위협받으며 무기력한 인간집단으로 내몰린 북미 인디언의 과거 영광을 떠올린다. 선교를 위해서는 뇌물이든,폭력이든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명이라도 더 개종시키려는 출세지향적인 휴번과 「기독교인」의 양산에 반대하며 종족을 떠나 인간이 서로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신앙이라고 믿는 쿼리어.작품속에서 대비를 이루는 두 선교사의 생활방식과 선교결과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이 소설은 복잡하게 얽혀있는 수많은 사건들이 실타래처럼 풀어지면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노래하고 있다.
  • 작년에도 구인광고… 1년간 범행준비/확산되는 대입대리시험 파문

    ◎원서조작­신검자 변경 “자유자재”/돈유혹에 중산층자녀 가담 충격 명문대생을 동원한 대학입시 대리시험 입시브로커조직이 후기대뿐 아니라 전기대에도 3명을 같은 방법으로 합격시킨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번사건과 관련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대리시험을 치른 명문대생 가운데에는 현직 검사장의 아들도 끼여있어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이와함께 구속되거나 검거된 이 사건 관련자들의 입을 통해 대학관계자들과의 공모가능성도 점차 밝혀지고 있어 입시브로커들이 93학년도 대학입시에 앞서 92학년도에도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심증이 굳어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찰수사결과 입시브로커들이 저지른 대리시험은 이미 밝혀진 후기대 3명과 추가로 드러난 한양대 안산캠퍼스 3명등 모두 6명으로 밝혀졌다. 구속된 입시브로커 신훈식씨등과 1일 하오 경찰에 자수한 대리응시생 Y대 김종윤군(23·건축과1년)의 진술에 따르면 입시브로커들은 대리시험을 지난해초부터 은밀히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입시브로커들은 지난해 1월 신문광고를 보고 찾아온 당시 대학합격생 김군에게 이과생을 가르쳐 후기대인 한양대 안산캠퍼스 전산학과나 제어학과에 합격시켜 달라고 부탁했으나 과외를 받을 학생이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과외공부 알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입시브로커들은 김군에게 선금조등의 명목으로 2∼3차례에 걸쳐 30만원씩 건네줘 환심을 샀으며 지난해 11월 집으로 전화를 걸어 다시 만난 김군에게 30만원을 주는등 돈의 올가미를 씌웠다. 입시브로커들은 전기대입시를 앞둔 지난해 12월중순 김군에게 과외를 받기로 된 노모군(19·울산C고3년)이 갑자기 맹장염에 걸려 시험을 치를 수 없게됐다며 노군이 지원한 한양대에 대리응시해줄 것을 부탁했다. 김군은 이같은 제의를 받고 머뭇거렸으나 한양대 교무처관계자들과 다 얘기가 돼 있으니 걱정말라는 입시브로커들의 말에 따라 모두 1천만원을 받기로 하고 시험에 응시,두차례에 걸쳐 5백만원을 손에 쥐었다. 이와 함께 김군과 추가로 대리시험을 치른 Y대생 노혁재군(21·의예과 1년)은 모두 중산층 가정의 자제라는 점에서 일반 국민이 느끼는 충격은 더욱 크다. 이미 구속된 3명의 대리응시생은 가정형편이 딱하지만 노군은 현직 검사장의 아들이고 김군 역시 집에서 철공소를 운영,생활이 넉넉한 편인데도 돈의 노예가 돼 하수인이 돼버렸다는 점에서 일말의 동정의 여지가 없다. 한편 이번 사건의 수사가 확대되면서 대학관계자들과의 공모가능성이 확실해지고 있다. 전기대입시 9일전 입시브로커를 만난 김군은 선택과목을 택할때 외국어와 실업가운데 실업과목의 공업을 택하겠다고 하자 입시브로커들은 학교측에 부탁,선택과목을 공업으로 바꿔줬다. 김군이 대신 시험을 치른 노군의 입학원서와 수험표에는 공업과목란에 두줄이 그어진채 노군의 도장 4군데가 찍혀 있어 선택과목을 이때 변경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고 있다. 또 노군이 한양대에 합격한뒤 신체검사날 김군이 아닌 노군이 참석한 것으로 밝혀져 학교관계자가 개입돼 있음을 더욱 확실하게 해주고 있다. 학교측은 신체검사를 받을 때는 사진없이 신체검사용지에 신상명세등을 기입하면 되기 때문에 본인여부를 확인할수 없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통상 합격생 신검을 받을 때는 수험표·입학원서등을 본인이 들고다니며 신체검사를 받고 있어 학교측의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 경찰은 이와 함께 이번에 적발된 대리응시생 6명 가운데 5명이 모두 한양대에 대리시험을 치러 합격한 점으로 미뤄 입시브로커들이 학교관계자들과 깊숙이 결탁했을 심증을 굳히고 이 부문에 대한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 “잘못인줄 알면서”…/박상렬 사회1부기자(현장)

    『5백만원이란 거액을 준다기에….잘못된 일인줄 알면서도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었어요』 30일 상오 서울경찰청 지능계에서 송형렬군(21·고려대 법대합격생)은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울먹였다. 송군은 함께 붙잡힌 이한웅군(20·연세대 경영과1년),이명희양(19·고려대 법학과1년)등과 현직교사 3명등이 낀 대학입시 대리시험조직에 포섭돼 6백만원을 받기로 하고 29일 후기대입학시험에서 한양대 경영학과를 지원한 윤모군(19·재수생)을 대신해 시험을 치렀다. 『저에게 5백만원은 너무나 큰 돈이었습니다.그 돈이면 등록금은 물론 누나의 병원비까지 낼 수 있었어요』 4수끝에 명문대에 입학한 송군은 경남 고성군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었기에 등록금 마련이 힘들었다. 송군은 신문에 난 고액과외아르바이트를 찾았다가 대리시험부정을 모의하는 덫에 쉽게 걸려들었다. 가난이 죄이던가. 『현직교사들과 짜고하는 일이니 위험도 없고 커트라인만 넘으면 정원에 관계없이 합격되니 죄의식도 가질 필요가 없다고 해서 그만…』 송군은 입시브로커들의 사탕발림 언변과 어려운 처지때문에 고귀한 양심을 팔게 됐다. 『그러면 네가 그렇게 어렵게 대학에 진학해 배우려던 진실과 이루려던 꿈은 무엇이냐』 딱하게 송군을 바라보던 한 수사형사가 안타까운 듯 물었으나 송군은 고개를 떨구며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송군의 옆에는 송군의 양심을 팔도록 만든 입시브로커 이정택씨(57·전 강동고 이사),광문고교사 신훈식씨(33)등 현직교사 3명이 태연자약하게 앉아있었다.그리고 그 옆자리에는 자식을 돈으로 대학에 입학시키려했던 민병옥씨(46·주부)등 학부모 3명과 주부입시브로커 김정인씨(50)가 얼굴을 외투로 가리고 있었다. 교육자의 양심과 대학생들의 꿈을 앗아간 현직교사들,가난한 대학생들,돈만을 좇는 입시브로커들,돈만 있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금전만능주의의 학부모들. 모두들 돈의 노예가 돼버린 정신적 황폐아들이었다.
  • 부시의 퇴장(외언내언)

    하버드대학 역사학 교수 아더 슐레진저(케네디 대통령때 보좌관이었던 슐레진저의 아버지)가 19 48년 55명의 각계 권위자를 대상으로 역대 미국대통령의 업적을 평가한 일이 있다.그 순서는 ①위대함,②위대에 가까움,③평균점,④평균점 이하,⑤낙제의 다섯 가지였다. 이 평가에서 링컨,워싱턴…등과 함께 「①위대함」속에 끼인 6명 중의 한 사람이었던 앤드루 잭슨(7대)은 이렇게 말한 일이 있다.『…솔직히 말해 나의 대통령 시절은 고급노예의 생애였다』.이 업적평가를 내릴 때 현직 대통령이었던 관계로 평가대상에서 제외된 트루먼(33대)은 그의 「회고록」서문에서 이렇게 술회한다.『…미국의 대통령은 고독하다.대결단을 내릴 때도 대단히 고독하다』.두 대통령의 이 말속에 미국 대통령의 자리가 어떤 것인가가 그런대로 나타난다. 제42대 대통령으로 빌 클린턴이 취임함에 따라 조지 부시 41대 대통령은 물러났다.이와관련하여 정다산이 그의 「목민심서」(해관육조)에서 『백성들이 애모하고 그 명성과 치적이 뛰어나 한 고을에 재임하게 된다면 이 또한 사책에 남을 광영이다』고 한 말이 상기 된다.부시는 스스로 「재임」하려고 했다.그러나 「백성의 애모」가 모자라고 「치적이 뛰어나지못했」던가.「사책에 남을 광영」을 잃고 있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해야 할 일인가.그렇지는 않다.무엇보다도 그의 재임기간 중에 지구촌의 냉전체제가 종식된 사실에 유념해야겠다.그는 핵무기·화학무기 감축도 성사시켰다.91년의 걸프전때는 더러 종이호랑이로 비치기도 했던 미국의 콧대를 한껏 높여 놓았다는 것이 사실이다.씁쓸하고 쓸쓸한 퇴장이라는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언젠가 새로운 「업적평가」가 있을때 그는 「①그룹」에 끼어들 것인지 모른다. 이제 그는 세계를 움직이던 막강한 권좌에서부터 보통시민으로 돌아갔다.화려한 노령이었다.노익장의 퇴임후이기를 빈다.
  •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이어령과의 대화”:11

    ◎병풍원리/탈경계­탈구축개념의 미래는/「벽속의 고립」 서구문명 한계에/초가식 「열린 자아」가 대안으로/바슐라르 표현대로 서양 문화는/서방이 벽면으로 싸인 지하실형/병풍속서 태어나 병풍속서 죽는 한국인 정서공간은 매우 신축적 □황규호문화부장=선생님께서 올림픽 개폐회식을 기획하셨을 때 그 주제를 「벽을 넘어서」라고 하셨는데 정말 그 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철의 정막이 무너지고 하였지요.오늘은 그 벽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새로운 세기를 전망해 보았으면 합니다. ■이어령전문화부장관=서구문화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그것은 벽의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도시든 개인의 삶이든 모든 것이 두꺼운 벽을 기본으로 해서 이루어진 것이지요.가령 도시국가라는 것은 완전히 성벽안에 세운 도시지요.성벽밖에는 한데지요.유럽은 섬이 아닌 대륙인데도 일찍부터 고층화가 이루어진 것은 성벽이라는 제한된 구획속에 도시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것이 커지려면 옆으로 퍼지지 못하고 위로 치솟아 올라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동서양의 성곽 달라 □동양도 마찬가지가 아닙니까.성벽으로 나라와 도시를 둘러친 것 말입니다.중국의 만리장성이 그렇구요. ■물론이지요.한자로 나라국자를 써보세요.국은 사각형의 구자로 싸여 있지 않습니까.그것이 바로 성곽이지요.그런데 자세히 비교해 보면 중국이나 한국의 경우에는 성밖이라고 해도 얼마든지 마을이 있고 자연의 숲이나 냇가에서 사람들이 퍼져 살지요.즉 성안과 성밖의 구획은 있어도 사람이 사는 곳으로 별 차이가 없습니다.그러나 서양의 도시국가 형태는 성밖과 성안은 인간의 공간과 인외경의 자연 공간으로 대립적 관계로 파악되었지요. □서양의 벽은 아주 뚜껍다는 것이군요.나라의 성만이 아니라 개인집의 벽도…. ■그래요.왜 우리는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하지 않아요.얼마나 벽이 허술하면 말이 이렇게 밖으로 다 새어나갑니까.그런데 서양의 속담에는 「벽에는 귀가 있다」고 하지요.벽이 아무리 두꺼워도 사람의 비밀이야기는 샌다는 뜻입니다.실제로 서양집은 적조식으로 돌이나 벽돌로 벽을 쌓아 만든 것이아닙니까.그러나 한국집은 가구식이라고 하여 기둥을 세워놓고 집을 지은 비내력벽으로 되어 있습니다.그래서 벽은 기둥과 기둥의 공간을 바른 것이지 가옥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로 그렇군요.전통적인 한옥은 벽을 터도 무너지지 않지만 양옥집은 벽을 부수면 집 자체가 무너지고 말지요. ■그래서 첨성대같은 건축물이 가구적 한국의 건축양식으로 볼때 아주 예외적인 것에 속한다고 하지 않아요.첨성대는 기둥을 세우지 않고 돌을 쌓아 말하자면 벽을 쌓아올린 내력벽건축물이기 때문에 서구의 것과 같다고 할수 있어요. □결국 서양사람이 두꺼운 벽을 원했다는 것은 그만큼 고립적이고 개인의 자아중심적인 문화를 지향하고 있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말씀이시군요. ■내 말이라고 하기 보다는 서양사람 자신들이 자기네들의 문화적 특성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지요.바슐라르같은 사람은 서양문화를 지하실적 문화라고 부르고 있는데 지하실은 사면이 벽이 아닙니까.그런데 지하에다 판 것이어서 그 벽은 땅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서 절대로 허물수 없는 두께를 갖는 벽이라는 것이지요.서구에서는 문화예술도 정치도 온갖 음모와 형별도 이 지하실속에서 이루어 졌다는 겁니다.나치에 항거한 레지스탕스도 지하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지요.반대로 나치의 온갖 만행­고문같은 것이 바로 또 이 지하실에서 감행되었지요.사르트르의 그 유명한 단편 벽을 보시면 이 벽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또 상징적으로 그러져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의 전통적인 건축물에는 지하실이라는 것이 없군요. ■지하실 대신 개구멍이 있었지요.(웃음)담벽을 뚫는 것 그것이 개구멍이고 이 개구멍을 통해서 궁궐과 사가의 내통이 가능했고 이도령은 춘향과의 사랑을 가능케 한 것이지요.서양의 역사가 벽을 쌓는 이 지하실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면 우리의 역사는 거꾸로 벽을 뚫는 개구멍에서 비사가 이루어졌다고 해도 좋겠지요.농담이 아니라 옛날 시조를 보십시오.「십년을 경영하여 초로삼간지어내니 반은 청풍이요 반은 명월이로다.산천을들일 곳이 없으니 둘러치고 보리라」라는 시조에서 보듯 바람이 맘대로 들락 날락하고 달빛이 새어 들어오니 이집 벽이 어느 정도겠습니까. ○궁궐­사가 내밀통로 □산천은 들일 곳이 없으니 둘러치고 보리라고 한 것을 보면 담벽도 없는 것 같습니다.(웃음) ■그 종장을 특히 주목해서 읽어야 됩니다.둘러치고 보리라라고 하였는데 거기에서 우리가 연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병풍이 아닙니까.이 병풍이야 말로 동양 특히 한국인의 마음과 의식의 지평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상징물이라고 할수 있지요.병풍이야말로 가장 가볍고 가변적이고 상황에 따라 신축성있게 적응하는 이 지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벽이지요.필요할때 펴면 벽이 되어 공간을 분할하고 또 필요가 없을 때는 접어서 개켜 버리면 형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콘크리트 벽같으면 야단나지요.한번 허물거나 또 쌓으려면 대 공사를 해야 하지요.그런데 서양에는 병풍과 같은 것이 없었나요. ■스크린이라하여 간단히 접어 세우는 나무판때기의 가리개가 있긴 하지요.그러나 병풍과는 개념이 다릅니다.병풍과 같이 신축성 있는 벽이 생긴 것은 천재적인 발명가로 알려진 백민스터 프라에 의해 1930년대에 이르러서야 실현되지요.우리가 왜 아코데온 벽이라고 부르는 것 말입니다. □그러나 병풍은 중국이 기원이고 일본에서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기는 해도 미국의 동양학자 맥쿤의 증언대로 이 지상에서 병풍을 가장 생활화 하고 현재에도 많이 쓰고 있는 민족은 단연 한국이라고 증언하고 있어요.생각해 보세요.우리가 처음 이 세상에 태어난 곳이 어디예요.병풍속이 아닙니까.그러다가 돌날이 되면 또 병풍을 둘러치고 돌상을 받지요.서양식으로 결혼을 해도 폐백을 드릴때만은 화조 병풍이 있어야되지요.환갑연이 돌아오면 또 병풍을 둘러치고 잔치상을 받습니다.그러다가 눈을 감고 세상을 떠날 때에도 병풍이 그 시신을 가려주지요.죽고 난뒤에도 병풍과의 인연을 끊지 못합니다.젯상을 받을 때 돌아가신 혼백들을 감싸주는 것이 바로 병풍이 아닙니까.이렇게 한국인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그 생의 장면들을 병풍으로 장식하고 죽고난뒤에까지도 병풍에 의존하게 됩니다.이렇게 쉽게 만들고 허무는 그 공간의 경계선처럼 한국인의 자아는 말하자면 「나와 너」「나와 세계」의 그 관계는 매우 신축성이 있습니다 ○군중속의 고독 낳아 □근대적인 자아란 콘크리트 벽처럼 두껍고 튼튼한 것이 아닙니까.그리고 거기에서 프라이버시가 생겨나고요. ■병풍식 자아는 타아와의 경계선이 애매하고 가변적인 것이어서 항상 상황에 따라 흔들리고 있지요.쉽게 나와 너의 공간이 하나가 되기도 하고 또 분리되기도 합니다.서구식 관점에서 보면,그리고 산업사회의 풍토로 보면 근대적 자아가 결여된 것처럼 보입니다.우리가 예사로 남의 프라이버시에 개입하기도 하고 침해하기도 하는 것은 우리의 자아가 병풍식이기 때문이라고 할수 있지요.아주 대조적인 것은 무엇인가 슬픈일이나 괴로운 일이 생기면 우리는 하소연을 하고 넋두리 같은 것을 하게 됩니다.남과 함께 자신의 고통을 나누려고 하지요.그러나 서양영화같은 장면에서 가장 많이 볼수 있는 장면은 우리와는 반대로 「I just want to be left alone」이라는 대사입니다.「날 좀 혼자 있게 해줘」즉 남과 세계를 향해 두꺼운 벽을 쌓고 그 안에 혼자 들어가 앉아야 마음이 가라앉고 생각이 정리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사막같은 사회,혼자서 지하실벽을 응시하고 있는 거꾸로 찍힌 활자의 고독,군중속의 고독같은 것이 생겨나는 것이지요.영국의 경우 가옥수는 많은 데도 주택난이 심한 것은 혼자서 집 한채를 차지하고 사는 독신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극단적인 자아중심적 세계관은 무인도적 존재를 낳게 됩니다.그래서 근대 산업사회에서는 누구나 로빈슨 크루소가 되는 것입니다. □로빈슨 크루소와 같은 표류기가 우리나라의 소설에는 없지요. ■무인도의 발견·무인도에의 표류­그것이 근대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지요.로빈슨 크루소는 무인도에 혼자 표류했지만 그 속에서 농업과 산업을 이룩합니다.혼자의 힘으로 문명을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나중에는 프라이데이라는 노예까지도 두게 됩니다.이 소설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단순한 표류기가 아니라 로빈슨은 근대시민사회의 정신을 상징하고 있는 것입니다.로빈슨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의 힘으로 인류가 걸어온 문명의 역정을 그 무인도에서 재현하고 발전시킨 것입니다.이 개인의 힘,그 창조력과 자유에 토대를 둔 사회가 바로 근대 시민사회라고 하겠지요. 개척민이 만든 미국의 역사는 바로 로빈슨이 이룩한 그 표류도의 역사를 확대시킨 것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우리가 표류기 없는 문학속에서 살아왔다는 것은 절대 자아가 없는 문화속에서 살아온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남북 분단으로 우리는 할 수 없이 이산 가족이 되었고 그 슬픔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지만 서양사람들은 스스로 이산가족이 되어 홀로서기를 합니다.가장 미국인다운 미국인의 원형이라는 마운틴 맨이 그렇습니다.깊은 산속에 들어가 혼자서 몇달이고 움막속에서 생활하면서 비바를 잡아 모피를 팔아 생활하는 사람들이지요.그리고 문학을 보아도 마크트웨인의 헉크핀의 모험에서 시작하여 멜빌의 백경,그리고 헤밍웨이의 여러 소설들은 모두가 가정에서 도망쳐 나오는 남자들의 이야기들이지요.그런데 이 두꺼운 자아의 지하실 벽들이 서서히 무너져 내려 앉는 소리와 그 서사극의 종말을 우리는 서구의 새로운 소설철학 그리고 실제의 현실속에서 목격하게 됩니다.이른바 「보더레스」(경계선없는)시대가 오고 있는 것입니다. ○국경없는 시대 도래 □보더레스라는 말은 주로 경제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말이지요.기술 자본 상품등 다국적 기업이나 자유무역 등으로 오늘날의 기업이나 산업은 국경이 없어져 가고 있습니다.가령 미국제 자동차라고 하지만 그 엔진은 멕시코에서 만들고 부품은 일본에서 그리고 차체와 디자인은 이탈리아가 맡는 식으로 말입니다.과연 그것은 미국제라고 할수가 있는지 의심이 갑니다.그러나 그것은 경제에서 끝나지 않습니다.인간의 자아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타자의 경계가 불투명합니다.경계침범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지요.인간관계만이 아니라 사물도 그래요.우리가 믿고 있는 것처럼 사물들의 윤곽이란 것도 결코 그렇게 딱딱하고 분명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곤충을 잡아먹는 식물이 존재하는 한 동물과 식물의 경계선이라는 것도 확실치가 않습니다.우체통을 보십시오.우체통은 폐쇄된 공간이 아닙니까.그러나 우체통에다 편지를 넣으면 넓고 먼 세계로 그 편지가 운반됩니다.우체통은 폐쇄공간이 아니라 열려져 있는 넓은 공간이기도 한 것입니다.안과 밖이라는 개념도 그래요.호주머니를 흔히 내부공간이라고 믿고 있지만 자세히 관찰해 보세요.외부가 안으로 침범해 들어온 것이 바로 호주머니가 아닙니까.호주머니 속은 「안」이 아니라 「밖」의 것이 들어와 있는 것이지요. 이 탈구축의 이론을 통해서 우리는 서구 근대문명의 허구와 한계를 볼 수가 있습니다.그리고 이때 떠오르는 것은 병풍 같은 자아속에 잠재된 미래의 가능성입니다. □이야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다음에 다시 계속하기로 하고 이 자리에 병풍을 두르도록 하지요.
  • 고대 그리스 조각품/워싱턴 내셔널갤러리 “외출”

    ◎헤리클레스 등 명품 망라… 관람객 밀물 고대 그리스문화의 정수인 조각품들이 미국 도심의 한복판에서 옛명성을 다시 떨치고 있다.워싱턴의 「내쇼널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그리스의 기적」이란 조각품 전시회가 그것이다.이 전시회는 특히「민주주의의 여명으로부터 잉태한 그리스조각」이란 부제가 말해주듯 단순히 그리스문화의 생성과 발전과정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정치상황과 문화예술과의 연계를 통해 그리스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과시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 전시회는 오는 4월에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으로 장소를 옮겨 「아테네의 열풍」을 이어가게 된다. 관람객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크게보아 두가지의 소득을 얻을수 있다. 하나는 고대 그리스의 조각변천사를 훑어보는 것이고 또하나는 아테네 민주주의의 양태를 살피는 일이다. 우선 눈에띄는것은 그리스의수도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서 발굴된「크리티오스의 소년」.기원전 4백80년쯤의 양식으로 얼굴과 몸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그러나 아쉬운 점은 살아있는 사람처럼 광채를 발하던 소년의 눈이 지금은 뻥 뚫려있다는 것이다.눈에 끼운 장식물이 없어진 때문이다. 기원전 작품보다 월등히 정교해진 조각으로는「헤라클레스」와「아테네」등이 선보이고 있다.대부분 5세기의 작품들이다. 이 두작품은 각각 올림피아의 제우스신전과 아크로폴리스박물관에서 워싱턴의 전시장으로 건너온 것이다. 평민들이 금사과를 헤라클레스에게 선물하는 모습을 새긴「헤라클레스」와 무기를 들고 생각에 잠겨있는 여신을 새긴 「아테네」는 정교하면서도 무게있는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결국 고대 그리스조각에 대해 문외한들에게도 이번 전시회는 좋은 학습장이 되고 있는 셈이다. 조각예술이 활기차게 피어날 무렵,때마침 아테네에서는 민주정치의 싹이 돋아나기 시작했다.귀족인 클레이스테네스는 정적들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시민들과 동맹을 구축하고 일련의 민주개혁 조치를 단행했다.이에따라 선거제도가 생겼고 노예와 여자들을 뺀 주민들에게는 시민권이 주어졌다. 고대의 조각을 보면서 한쪽으로는 민주주의의 태동을 회고할수 있는 것이다. 올 상반기까지 미국인및 조각예술가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이 전시회는 그리스정부에서 거의 모든 재원을 지원했다.게다가 훼손될지도 모르는 귀중한 조각품을 먼곳까지 실어왔다. 현지에서 전시해도 될것을 미국에까지 옮겨올 정도로 대단한 정성을 들인 것은 그리스의 저력을 뽐내려는 정치적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평론가들은 말하고 있다. 평론가들은 무엇보다도 이번 전시회가 고대 그리스의 어둡고 추악한 면을 애써 감추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아테네예술이 순수한 목적보다는 상징물을 통해 귀신이나 마귀를 쫓기위한 주술및 제식에서 비롯됐기때문에 내용이 폭력적이고 미신에 가깝다는 것이다. 평론가들은 『안목이 있는 관람객이라면 민주정치가 꽃핀 뒤쪽에 전혀 다른 부정적 요소가 깔려있었음을 알고 전시회를 찾아야 할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 방송 MBC 주철환PD(92문화계 주역:4)

    ◎“지나친 시청률경쟁 저질 불러”/TV3사,인기끌기 급급 질은 도외시/SBS가 주도 자극·선정물 경쟁적 제작/PD들의 열악한 제작환경도 큰 문제로 올해 우리 방송계에는 유난히 저질,외설,모방시비가 잦았다. 민방이 주도하는 가운데 3방송사가 맞붙은 본격적인 시청률경쟁으로 드라마는 점점 더 불륜과 타락의 심연으로 빠져들고 쇼 오락프로그램은 밤무대를 연상할만큼 점점 더 현란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지난달 SBS의 주말드라마 「모래위의 욕망」이 선정성시비에 휘말려 급기야 연출자를 교체하게 된 것은 이러한 전반적인 「프로그램하향평준화」의 맥락에서 일어난 사건이기도 하다. 쇼 오락프로그램의 간판격이며 「몰래카메라」와 「꾸러기카메라」 모방시비의 진원지이기도 한 MBC「일요일 일요일밤에」를 만드는 주철환PD를 만났다. 『SBS개국이후 제작자들은 시청률의 노예가 되다시피 한 것이 사실입니다.좀더 자극적인 재미를 찾아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들을 붙들어 두기위해서는 다른 채널의 다른 프로들도 비슷한 포맷으로 맞대응하는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8월까지만 해도 시청률 70%이상을 기록하는 태평성대를 누리다가 SBS가 같은 시간대에 거의 비슷한 포맷의 「초특급 꾸러기대행진」을 맞붙여놓는 바람에 부득이 두 프로그램은 제살깎아먹기식의 시청률경쟁을 벌일수 밖에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꾸러기대행진」의 꾸러기카메라가 몰래카메라를 베꼈다거나 「꾸러기카메라」나 「몰래카메라」가 모두 일본 프로그램을 베꼈다는 지적등은 우리 방송계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부끄러운 논쟁이었습니다.그러나 누가 먼저 베끼느냐가 승부의 기준이 되다시피한 현실에서 문제는 외국프로그램을 얼마나 우리의 것으로 소화해 보여주느냐 하는 것입니다』 시청률경쟁이 새로운 포맷을 개발하고 수준높은 방송을 내보내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대신 「외국프로그램을 보지 않으면 싸움에서 지는 불공정경쟁」만 부추키고 있다는 것.그러나 이는 1주일단위의 승부사인 PD들이 앞뒤잴 겨를없이 숨가쁘게 프로를 만들어내야 하는 열악한 제작환경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TV의 오락프로그램 제작자들사이에는 「시청자들의 수준을 10대에 고정시킬 것」이란 것이 불문율로 정해져 있다. 『분명 10대위주의 방송제작풍토는 대중문화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이기도 하죠.그러나 10대들이 실질적인 채널선택권을 가지고 있는데다 이들이 주로 투고하는 스포츠신문등의 인기프로순위가 제작자들의 덜미를 잡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에 10대들을 전혀 무시할수 없습니다』 『그러나 시청률경쟁의 장점도 존재하지요.그동안 제작자들이 안일한 제작풍토에 젖어 있었다면 이제는 모두들 적자생존의 긴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죠』 좀더 많은 시청자들이 자신의 프로를 보면서 즐거워하는 것,즉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 최선」이라고 믿는 공리주이자인 그지만 최근 「일요일 일요일밤에」가 원래의 잔잔한 톤을 상실하고 지나치게 자극적인 웃음에 의존하고 있다는 한 시청자의 따가운 지적에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 정신대 배상문제 유엔중재 바람직

    ◎「대책협」주최 국제세미나서 해결원칙·방향 제시/일정부 태도 모호해 해결 어려워/「국제센터」 설치… 희생자 구제 절실/진상규명·책임자 재판 등 포괄적 실현 마땅 종군위안부와 같이 국가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피해자들이 배상받을 수 있는 원칙과 방향이 유엔에 의해 설정돼야 하며 「국제센터」나 「국제중재재판소」의 설립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공동대표 이효재·윤정옥·박순금) 주최로 12일 한국여성개발원에서 열린 「국제인권협약과 강제종군위안부문제」에 대한 국제세미나에서 유엔인권소위 배상문제특별보고관인 반 보벤박사는 『종군위안부 문제에 유엔이 적극적으로 나서 인권침해희생자들의 위치를 공고히 해주고 배상요구를 제시할때마다 적용할 수 있는 일련의 원칙과 방향을 채택해야한다』고 말했다. 반 보벤박사는 「중대 인권피해자와 배상문제」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국가는 중대한 인권침해를 배상하고 희생자들의 배상에 대한 권리를 실현하게할 책임을 가지며 ▲언제나 고통당한 희생자들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배상은 금전적 배상뿐 아니라 진실규명,책임자 재판,기념물건립등을 포함하고 ▲중대한 인권침해에 관련한 배상은 신속하고 효과적이어야하며 제한적인 법령에 구애 받아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또 『희생자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진실을 공적으로 기록·보존하고 이와 관련된 자료·경험·연구물등을 수집하고 교환할 수 있는 「국가적·국제적 센터」의 설립도 유용한 방법이 될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20년간 인권변호사로 활동해 오면서 유엔비정부기구인 국제교육개발(IED)동아시아 대표 자격으로 한국인종군위안부문제를 유엔에 처음 제기한 일본의 도쓰카 에쓰로씨는 「중대인권침해 피해자에 대한 구제방식」이란 발표에서 유엔의 개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2월,5월,8월 세차례에 걸쳐 유엔인권위원회와 인권소위 현대형노예제 실무회의에서 종군위안부강제연행문제로 일본정부를 비판하며 유엔의 개입을 요구해온 도쓰카변호사는 『지금까지 밝혀진 여러 자료와 생존 피해자들의 증언에도불구하고 일본 행정·사법·입법부에 의한 구제를 기대하기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하고 『「제4의 방법」이며 가장 효과적일수 있는 방안은 유엔의 중개에 의한 해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유엔사무총장의 직권에 의해 설치,피해자의 제소에 따라 국제사법재판소 규정 38조의 「재판기준」및 「형평과 선」에 비추어 판결하는 「일본에 관한 국제중대인권침해 재판소」설립을 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국제분쟁의 해결을 위해 중재수속등 평화적 해결수단을 추천하는 유엔헌장 33조가 있고 구주인권재판소·국제인권규약위원회등이 존재하고 있는만큼 이러한 국제중재재판소의 설립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도쓰카변호사는 『문제는 일본정부의 태도』라며 『피해자 개개인이 일본에 대해 진상규명·책임승인·위령비 건립·완전한 보상을 수반하는 사죄를 요구하는 것은 국제법상 당연한 권리이므로 일본정부는 하루 빨리 「일본 지상주의」를 버리고 이 강제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올바르게 대응하는것이 양국의 우호뿐 아니라 세계평화실현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이어령과의 대화”:7

    ◎새 세기는 꿀벌아닌 나비형 노동시대/후기산업사회의 근로개념 변화/일과 놀이/정보화 진전… 개인 능력·창의력 중시/신바람으로 일하는 한국인에 적합/문명따라 사람의 일하는 양식도 달라져/농업사회에선 노동자의 핸드크래프트/공업사회에선 작업자의 헤드 크래프트/정보화시대엔 연허*자의 하트크래프트 □황규호문화부장=일본사람과 한국사람의 일하는 특징을 벌과 나비로 비유해서 말씀하셨던 글이 생각나는군요.확실히 문화의 차이는 일하는 태도에서도 드러나는 것같은데 앞으로 오는 문명의 특성과 관련하여 이야기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어령전문화부장관=일본사람은 일직선으로 꽃을 향해 날아가 꿀을 따오는 꿀벌처럼 일을 한다면 한국인은 춤을 추며 날아다니다가 꽃에 가 앉는 나비처럼 일을 합니다.즉 『잇쇼겐메이』라는 말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한곳에 목숨을 걸고 집중해서 일을 하는 것이 일본사람이라고 한다면 한국인은 뽕도 따고 임도 보는 식으로 놀듯이 쉬엄쉬엄 일하는 것이 그 특색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역시 능률면에서 꿀벌형이 나비형보다 낫다고 보시는 건지요. ■간단히 답하기 힘들어요.벌처럼 개미는 열심히 일하는 근면한 곤충으로 알려져 왔지요.그리고 부지런할 뿐만 아니라 개미들은 집단적인 조직생활을 하는 것으로도 이름이 높아 예부터 중국에서는 개미를 의로운 벌레로 생각했지요. □그렇군요.의롭다는 의자에 벌레 충자를 붙여놓으면 바로 개미를 뜻하는 의가 되는군요. ○놀이방식에도 강점 ■그런데 요즈음 학자들이 연구한 것을 보면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개미가운데 열심히 일을 하는 개미는 겨우 30% 미만이고 나머지 7할은 공연히 일을 하는 척 바쁘게 돌아다니는 놈들이라는 겁니다.결국 부지런한 3할의 개미들이 건성 돌아다니는 나머지 개미들을 먹여 살리는 것이지요. 그런데 재미난 것은 부지런한 개미들만 한데 합쳐 놓고 실험을 해보면 또 그 중 3할만이 일을 하고 나머지 개미는 거저 먹고 지내는 개미로 변한다는 겁니다(웃음). □참 재미난 말이네요.게으른 놈만 모아놓은 집단은 어떻게 됩니까.굶어 죽나요. ■그 반대실험을 해보면 그결과도 반대로 나온 답니다.즉 노는 개미들만 모아놓으면 이상스럽게도 그 중에서 약 3할 가까운 개미들이 부지런히 일하는 개미로 바뀐다는 것이지요(웃음).결국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 집단·조직을 만들게 되면 개미같은 일이 벌어지게 마련입니다.개미처럼 벌처럼 일하는 집단주의적 노동방식은 어느 문명의 계절에는 이로우나 다른 문명의 계절에는 비효율적인 데가 많다고 할 것입니다.즉 사슴의 뿔과 다리처럼 상황에 따라서 가치가 달라집니다.호수에서 물을 마실때에는 뿔이 최고이지만 사냥꾼에게 쫓길 때에는 오히려 뿔은 생명을 빼앗아가는 장애물이 되고 못생긴 미운 다리가 가장 값진 것으로 역전됩니다.개미처럼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일을 하는 것이 어느 시대상황에서는 좋으나 어느 문명상황에서는 나비처럼 개인적이고 놀이적인 작업방식을 하는 것보다 못할 경우도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농업이나 산업문명시대에 어울리는 노동방식은 집단적이고 조직력이 강한 노동형태가 능률적인 것처럼 생각되는데요. ■생각해보세요.농업이 주도하던 시대에는 주로 땅을 파는 일이 아닙니까.농경시대의 인간들이 삶을 영위하게 된 것은 지표에서 한뼘 남짓한 흙에 곡식을 갈아서 먹은 것이었지요.이런일은 무엇보다도 근육의 힘을 필요로 했지요.한자의 남자는 밭전자에 힘력자를 쓴게 아닙니까.그러니 일은 곧 힘드는 일,고통스러운 일로 비쳤지요. □서양이 특히 그랬던 것 같은 데요. ○서양선 노동이 형벌 성서에 보면 선악과를 따먹은 죄로 신은 아담에게 평생을 땀흘려 밭을 가는 노동의 고통을 주는 것으로 되어 있지요.농사짓는 일을 형벌로 생각했던 것입니다.신화적인 관념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그랬어요.프랑스어로 일하는 것을 트라바이유라고 하는데 그말은 옛날 흙을 파는 삽인 트리프디움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 된 것이라고 합니다.그런데 이 말이 영어로 들어오면 노고나 괴로움을 뜻하는 travail이라는 말을 낳게 됩니다.트래베일이라는 말도 역시 그 농기구에서 파생된 것이구요. □그러면 여행을 뜻하는 travel도 그런 뜻에서 나온 말입니까. ■맞습니다.여행이라는 영어도 어원적으로보면 고통을 뜻하는 트래베일과 같은 말입니다. □그런데 여행은 즐거운 것이잖습니까. ■여행을 즐거운 것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교통이나 숙박시설이 오늘날처럼 발달된 뒤의 일이고 옛날엔 여행길을 떠난다는 것은 바로 고행이요 죽음처럼 쓰라린 것이었지요. □알겠습니다.결국 농업시대의 일이란 힘드는 일 근육을 움직여서 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마소와 같은 짐승들이 아니면 죄인들이나 하는 형벌로 생각되었다는 거군요. ■서양에서는 일을 나타내는 말 그리고 일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밭일처럼 뼈빠지게 힘 들여 하는 일이 많은데 그 중에서 바로 농업문명에서 생겨난 일들을 노동=labour라고 불렀지요.그리고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노동자=labourer라고 했고요. □그뜻도 역시 고통이지요.애낳는 산고도 레이버라고 하니까 말입니다. ■물론이지요.그러니까 그러한 노동관에서는 누구나 일을 기피하였기 때문에 억지로 시켜야 합니다.그래서 농경문명기의 일을 관리하는 방법은 채찍으로 상징됩니다.가축이나 노예를 다루는 기술이 채찍질이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미국 남부의 목화밭에서 일하는 아프리카 흑인들의 노예가 떠오르는 군요. ■목화밭이 생기고 난 뒤 갑작스레 흑인 노예의 인기가 높아지는 데 그 이유는 옥수수밭이나 담배밭 보다 훨씬 일을 시키기가 수월하고 능률적이었기 때문이라는 거지요.담배와옥수수는 곡물의 키가 커서 그 밭에 들어가면 일을 하는 지 노는 지 알 수가 없어서 감시 할 수가 없었지요.그러나 목화는 키가 작아서 아무리 넓은 농장이라 해도 일하는 사람을 한눈으로 감시할 수 가 있었다는 겁니다.더구나 목화는 희고 흑인은 까마니 좀 눈에 잘 띄었겠어요.(웃음)결국 서양에서 일은 타율성 강제성을 전제로 한 것이고 일의 능률은 일을 하는 사람의 마음보다는 일을 시키는 사람의 관리능력(채찍질)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었지요. □그러니까 서양에서는 노예제도나 동력화기계화가 빨라졌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것같군요. ○지가혁명으로 평가 ■그런데 산업사회가 되면 보습으로 흑을 파던 일이 공장에서 기계를 다루는 일로 바뀝니다.같은육체노동이긴 하지만 주로 근육의 힘은 기계가 대신해 주므로 그 보조원 노릇을 하는 게지요.이때의 일은 머리를 조금 쓰거나 손놀림을 잘해야 하는 약간의 기술을 요하게 됩니다.그래서 일은 노동에서 작업(work)으로 바뀌고 노동자는 작업자(worker)가 됩니다.육체 노동이 지적 노동으로 옮겨오면서 일에 대한 태도와 컨셉트가 달라지게 됩니다.그러나 고통은 여전해요.기계와 함께 일하는 것이니까 반복성과 규칙성 그리고 조직성을 따라야 합니다.전번에도 지적한 바 있지만 산업사회의 꽃이라고 일컫는 컨베이어벨트의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차플린의 모던 타임스같은 인간소외의 괴로움을 겪게 됩니다.45도 이상 몸을 굽히지 않고 한발자국 이상 움직이지 않고 일 하는 것,이것이 컨베이어벨트가 낳은 작업의 이상이지요.되도록 근육의 힘을 많이 써야하는 농업문명시대의 일과는 아주 대조적입니다.물론 직종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블루칼라)은 실상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화이트칼라)과 대동 소이하지요.작업자의범주에 함께 들어갈 수가 있지요.그런데 이 작업의 공통점은 반복성에 있습니다.인간은 반복에 약해요.지루하고 재미가 없고 창조적인 기쁨을 못느껴요. □그러면 자연히 작업자를 관리하는 방법도 달라지게 되는 데 그 차이점을 어떻게 보십니까.채찍은 무엇으로 바뀌었다고 보십니까. ■채찍은 서류와 도장으로 바뀐겁니다.이를테면 모든 작업은 프로그래밍된 일이라고 할 수 있지요.여기에서 강대한 관료조직이라는 것이 나타납니다.작업자를 부속의 하나로 만드는 일이지요. □가장 중요하고 긴요한 대목을 빨리 말씀해 주시지요.정보화사회 혹은 지가혁명이라고도 불리는 후기 산업사회의 일의 성격은 어떻게 달라지는가요. ■한마디로 일을 하는 사람은 레이버러도 워커도 아닌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지요. □플레이어? 우리말로 하면 놀이꾼? 연희자? 뭐라고 설명하면 될까요. ○놀기·일하기의 통합 ■지금까지 서양사람들을 중심으로 일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였기때문에 서양의 표현방식으로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어서 그냥 플레이어라고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한마디로 삼차산업 서비스업이 주도하는 이른바 후기산업사회에서는 일은 노동도 작업도 아닌 연희·놀이의 개념으로 바뀌어지게 된다는 겁니다.스포츠맨 연예인 예술인들의 일을 생각해보면 플레이 그리고 플레이어의 의미를 짐작할 수가 있어요.음악가가 악기를 연주하는 것을 플레이라고 하지 않습니까.야구선수가 공을 던지고 축구선수가 볼을 차는 것을 플레이라고 합니다.그리고 그들을 플레이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노는 것이 일이 되는 세상으로 바뀌는 겁니다.자기가 즐거워서 하는 창조적 기쁨이 있으면서 동시에 그것이 생활 수단이 되는 경제활동이 되는 것,원래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자기가 좋아서 즐겁기때문에 하는 일인데 그것이 직업이 되면 보수와 명예와 존경을 받게됩니다. □그러니까 농업이나 산업처럼 조직을 통해서 강요되는 일이 아니라 개인의 재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해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의 양식이 지배하게 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조직속에서 일하게 된다고 해도 교향악단같은 팀플레이지요.보컬 그룹이나 교향악단의 단원은 함께 일을 하면서도 한사람 한사람의 재능과 역할이 중시됩니다.강요된 노동이 아니라 신이나서 하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앞으로 오게될 정보산업이 모두 여기에 속합니다.제조업이나 농사짓는 일이라해도 그런 시대가 오면 예술가처럼 일을 해야 하고 스포츠맨처럼 뛰도록 해야 합니다.채찍과 관리조직만으로는 안먹히는 시대가 되는 것이지요.관리체제는 참여체제로 전환되어야 하는 거지요. 지금도 보십시오.프로야구나 축구의 구단 경영은 공장이나 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처럼 다루어서는 아무런 실적을 거둘 수가 없지요.출근부나 근무시간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만으로 그 팀이 살아나겠습니까. □명확해지네요.인간의 문명은 일과 일하는 사람의 키워드에의해서 요약될 수가 있겠군요.농업문명은 노동­노동자,산업문명은 작업­작업자,그리고 후기 산업사회에서는 연희­연희자로 말입니다.앞으로 오는 신문명의 과제는 어떻게 노동과 작업의 개념을 플레이로 승화시키느냐 그리고 노동자와 작업자를 어떻게 플레이어가 되게 하는가 하는데 그 운명이 달려 있다,이렇게 정리해도 되겠습니까.그리고 한국인 같은 노동형,즉 벌이나 개미가 아니라 나비형의 일꾼이야말로 플레이어의 시대인 21세기의 이상적인 모델이 된다고 말입니다. ○정성문화 밑바탕에 ■아쉬운대로 그렇게 결론을 지을 수도 있겠지요.한국인은 원래 막일을 하더라도 「노동자」가 아니라 「근로자」라고 표현하고 있듯이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일을 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았습니다.그래서 농업의 경우만해도 우리는 말과 소가 하는 일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았어요.실학자인 이규경의 글을 읽어보십시오.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단순히 밥벌이를 위한 노고가 아니라 천 지 인 삼재를 성취하는 보람으로 알았습니다.즉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하늘의 힘과 땅의 힘과 인간의 힘이 함께 조화를 이루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다고 본 것이지요.이중 하나만 빠져도 안되지요.비가 내리지 않으면,땅이 돌땅이면,그리고 사람이 그것을 갈고 가꾸지 않으면 한톨의 곡식도 얻을 수가 없어요.그러기에 농사는 근육의 힘으로만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힘으로도 짓는 것이지요.농사짓는 희열,플레이어로서의 농사를 짓는 전통이 있었다는 겁니다. 농업생산을 손으로 일하는 핸드크래프트,공업생산을 머리로 일하는 헤드크래프트라 한다면 정보화사회는 마음으로 일하는 하트크래프트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한국인은 하트크래프트에 강하지요.정성문화·신바람의 문화가 그 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늘 아쉽게 끝나는군요.우리 기업에 아주 중요한 문제를 던지는 과제인 것같아 다음회에 다시 계속하기로 하지요.
  • 따뜻한 동포애/최갑석 재향군인회 중앙이사(굄돌)

    우리나라 해외동포들의 수는 약5백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미국·소련·일본에는 물론 캐나다·브라질·오스트레일리아·아르헨티나·독일·스페인·영국·이탈리아등 세계 어느나라에 가도 교포사회가 있고 한글학교와 교회가 있고 신문과 방송사도 갖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이민을 많이 보낸나라는 중국으로 화교가 2천2백만이고 유태인이 1천5백만 이탈리아가 5백50만 인도가 4백80만 팔레스타인이 2백50만 일본이 1백74만으로 우리나라의 해외동포가 이탈리아 다음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본국의 인구와 대비한 해외동포 비율로는 우리나라가 단연코 세계 제1위에 속하고 있다. 우리나라 이민의 역사는 구한말인 1902년 하와이 사탕수수농장의 이민을 효시로 멕시코와 브라질까지 진출했다. 1910년 한일합방으로 나라를 잃게되가 고향을 등진 유민들이 만주와 시베리아등으로 떠나면서 대규모이민이 시작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일본에 강제로 징용되어 일평생을 노예처럼 광산과 벌목현장,남방개발에 투입되었던 20∼30대의건장한 청년들이다. 그들은 식민지백성의 서러움을 맨몸으로 받으며 역악한 노동현장에서 고국의 산천을 그리워하다 종전을 맞았다. 사할린에 있던 동포들은 그나마 국적을 잃고 47년간이나 조국의 하늘을 바라보며 죽어서 뼈만이라도 고향산천에 묻히고 싶어 한다. 칠순·팔순을 넘긴 할아버지·할머니들은 『호랑이도 죽을때는 자기가 태어난곳을 돌아본다』는 속담대로 고향쪽을 바라보며 망향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들중 국내에 연고자가 없는 76명이 대한적십자사와 기독교단체,외무부,보사부등 관계당국의 노력으로 지난10월 영구귀국하게됐다. 우리민족의 서글픈 역사의 상처를 보는듯해서 눈시울이 붉어진다. 무연고 사할린동포를 조국의 품에 안기게 하는 따뜻한 동포애는 앞으로도 지속돼야 하겠다.
  • 관훈토론서 드러난 세 후보의 특징/정치부기자 방담

    ◎“실수안하기” 경쟁속 자질편린 노출/YS/“한국병치유 지름길” 경제문제 식견 피력/DJ/사상편력 질문땐 분위기 경색… 다소 상기/CY/“여성관계 복잡해도 원망산일 없다” 변명 ­민자·민주·국민등 3당 대통령후보들의 집권구상·정치철학·사생활문제등을 중견언론인들의 질문을 통해 들어보는 관훈클럽특별회견이 3일까지 사흘간에 걸쳐 열렸습니다.이는 대권후보들이 유세나 TV연설을 통해 일방적인 자기입장을 밝히는 형식과는 달리 질문자들이 파상적인 질문을 던져 후보들의 답변을 유도함으로써 대권자질및 능력을 엿볼수 있었다는데 의미가 있지요. ­물론 제한된 시간에 후보들의 모든 것을 물어볼수 없다는 제약은 있었습니다.또 후보들이 개인의 사생활·정치적약점등 미묘한 사안에 대한 질문에는 다소 얼렁뚱땅 넘어가는 경향도 없지않아 아쉬움도 있었습니다.그러나 후보들의 임기응변식 답변만으로도 후보들의 생각의 편린을 가늠해 볼수있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관훈클럽회견에서는 대권구상이나 정치적사안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루었지만 그래도 최대의 관심사항은 역시 후보들이 스스로 공개하길 꺼리는 사생활이나 신변잡사,일관되지못한 과거행적들에 대한 후보들 자신의 변명성답변이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결국 「양파껍질벗기기식」이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이런 지적은 후보들이 다소 신경질적이거나 동문서답이나 재치문답식답변으로 얼버무린데 기인한 점이 많습니다.우선 후보들이 꺼려했던 질문에 대한 대응을 살펴 보기로 하지요. ­민자당의 김영삼후보는 「집권하면 친인척관리를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다소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둘째아들인 현철씨가 김후보를 돕고있다는데 대한 비판성 질문으로 이해한 김후보는 『자식이 아버지를 돕는게 당연한일 아니냐』『다른 후보들의 자식도 다 아버지를 돕고있는데 돕지않는다면 자식도 아닌게 아니냐』며 넘어갔습니다. ­김대중후보는 간첩단문제등 사상문제질문이 계속되자 정면대응을 했고 이 때문에 토론장분위기가 제일 딱딱한편이었습니다.김후보는 『한국에서 나만큼 용공문제에 관해 검증을 받은 사람도 없다』면서 『사무보조원 이근희가 간첩도 간첩연루도 아닌것은 검찰의 공소장에도 잘나와있다』고 강변했습니다.질문자가 그러면 왜 이씨사건으로 민주당이 대국민사과까지 했느냐고 거듭 질문하니까 『이씨가 간첩이라서가 아니라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사과한것』이라고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대응했지요. ­정주영후보에 대해서는 현대와 관련한 재벌정치·재산문제·여성문제등이 도마에 올랐습니다.정후보는 특유의 재치문답식 답변으로 좌중을 웃기기도 했지만 결국 핵심에는 비껴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정후보는 「여자문제등 사생활이 복잡하다」는데 대한 질문에 『신부나 목사처럼 살아오지 못한것은 사실이다.그러나 남녀관계가 복잡해도 지금까지 여자로부터 원망받은 적은 없다』고 답변했습니다.뒷얘기지만 이같은 답변을 두고 민자당의 여성부대변인은 『원망만 못하게 하고 돈으로 계속 반인륜적 행위를 계속하겠다는 얘기냐』며 반박논평을 내기까지 했지요. ­정후보는 사생활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자 신경질적인 반응도 보였습니다. 「자녀들의 어머니가 여럿이다」또는 「부인이 강제입원중이라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질문자의 성씨를 거론하며 『최씨라서 독한 질문만한다.최씨무덤에는 풀도 안난다고 하던데』라며 받아쳤지요.그러면서 『현대중앙병원이 지은지 2년밖에 안됐는데 3년동안 강제입원했다고 하는데 잘알고 얘기하라』고 쏘았습니다. 자식관계에 대해 정후보는 『16세때 고향을 떠났는데 나는 그때 결혼했었다.집에 연락도 안하다 자리를 잡은뒤 3∼4년뒤 집에 가니 그여자가 개가했었더라.그여자와의 사이에 몽필(장남)이 났고,그리고 맨끝애(몽일)는 바깥에서 낳았다』고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지요. ­김대중후보는 「국회에 등록한 재산은 3억4천만원인데 최근 공개한 부부의 재산은 왜 43억원인가」라는 질문에 『그때는 땅에 대해서는 평가를 하지않고 집만 평가를 했기 때문에 오해가 있는것 같다.좋은 정치를 하고싶은 욕심은 있지만 부자가 되려는 욕심은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정후보는 과거 「정경유착을 해서 돈을 벌지 않았느냐」「현대그룹을 동원한 선거에 문제가 있는게아니냐」는 질문에 『정치인에게 돈을 준것은 이권을 노리고 준게 아니라 불이익을 받지않기 위해 주었다』면서 『전두환전대통령은 워낙 무지막지한 성격이라 툭하면 돈좀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답변해 모든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현대그룹동원도 『현대그룹사람들이 똑똑하니까 효율적·조직적으로 국민당을 지원하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머리가 좋아 그렇게 한다면 반가운일』이라며 기업의 선거동원에 대해 당연한듯한 답변까지 했습니다. ­일부답변에서는 상대방을 비하해 회견을 희화화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정후보는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에 대한 구체적 실현방법」에 대한 질문에 『경제공부를 처음하는 김영삼씨도 1만5천달러 소득 얘기를 하는데 내가 2만달러를 못할게 뭐있느냐』『김영삼씨가 1만5천달러 소득을 얘기하는데 소가 웃는다』고 얘기해 좌중은 웃겼지만 대통령후보로서 경박한 언사였다는 비판도 대두됐습니다. ­3당후보들의 통일관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그러나 통일관련질문도중 「김일성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너무 피상적인답변만 했다는 지적입니다.김대중후보는 『일제때 싸운것은 평가한다.그러나 국민을 노예처럼 억압하고 자신을 신격화하는데 대해서는 평가할 가치조차 없다』고 말했지요.정주영후보는 『김일성은 악랄하지만 오래 집권했기 때문에 정치의 단수는 높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습니다.이들 후보들이 통일한국을 지향하는 지도자를 자임하면서도 북한 김일성에 대한 평가가 너무 단선적이었다는 생각입니다. ­후보들의 답변에 대한 평가도 재미있습니다.김영삼후보의 경우 질문자가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우리나라 순수농민인구가 7%라고 얘기하는등 수치까지 나열하며 경제적문제에 대한 식견을 과시했지요.특히 미국과 일본의 예까지 들어가며 사례를 적시해 김후보가 한국병치유의 지름길을 경제문제해결에 두고 있음을 엿볼 수 있게 했습니다. ­김대중후보는 경제질문에 많은 시간이 할애되지 못한데 아쉽다고 얘기를 했지요.반면 김영삼후보는 그동안 시장방문성과를 토대로 5인가족 김장값 8만∼10만원,쌀12㎏한가마값12만원선까지 답변해 그동안 서민생활경제에 대한 공부도 했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예상질문에 대한 예행연습은 애교차원에서 이해되지만 정작 정직하게 드러내보여야할 약점에 대해서는 동문서답·재치문답으로 일관하고 좌중에 웃음이 나오면 이를 마치 퀴즈대행진에서 정답을 맞힌양 치부하는 점입니다.따라서 각당은 후보들의 회견이 끝난뒤 「실수를 하지않았다」「우리후보가 토론에서는 제일 잘하니까 TV토론도 하자」「재치와 위트·임기응변은 우리가 최고」정도로 평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세계 8대경제강국 가능”/김대중후보 관훈토론 일문일답

    ◎나만큼 용공문제 검증받은 사람없어/식량안보 차원에서 농민은 보호돼야 민주당의 김대중후보는 2일 하오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외의장에서 관훈클럽 초청 특별기자회견을 가졌다. 3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이날 특별회견에서는 이광훈 경향신문 논설위원실장,정종문 동아일보 수석논설위원,최청림 조선일보 편집국장대리,성병욱 중앙일보 논설주간,이성춘 한국일보 논설위원등이 대표질문을 했다. 이날 회견의 일문일답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국연합」측이 민주당이 집권하면 장관임명도 협의한다고 하는데 집권후의 거국내각이 「전국연합」과의 연립정부를 말하는 것인가. ▲정국연합과는 연립내각을 구성하지 않겠다.우리당이 발표한 정책중에서 「전국연합」의 의견과 일치한 것만 합의했다.그들이 주장하는 국가보안법 무조건 철폐·안기부의 무조건폐지등 5∼6개항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않았다.정부구성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구성하고 어떠한 연립정부 구성계획도 없다. 중도우파라는 정치노선도 추호의 변화가 없다. ­지난달 25일 전국연합과의합의가 처음 나왔을때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았는데. ▲수일전에 발표를 보고 협의연락을 맡은 김원기의원을 불러 경위를 들었다.그때 김의원이 『사실무근이다』『보도경위를 알아보고 조치하겠다』고 했다.김의원이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전국연합」으로부터 대선에서의 지원을 기대하는지. ▲그분들의 주장이 우리당의 정책과 일치한다면 지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그러나 그분들은 법에 선거운동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선거운동은 불가능한 것으로 이해된다. ­「전국연합」과 이런식의 대화는 선거용이거나 일시적인 방편이 아닌가. ▲13대국회에서 당시 평민연을 대거 영입했다.그사람들이 제도권 정치에 영입돼 우리나라 정치가 그만큼 안정됐다.14대때 민련을 영입했는데 열심히 일하고 있고 정국이 안정돼 정치가 건전해지는데 크게 기여했다.민주주의를 하면 5·6공의 인사들도 받아들인다는 입장에서 그분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정치에 도움이 된다. ­경제정책공약중 우리나라를 5년내 세계8대경제강국으로 끌어올리겠다고했는데 구체적인 청사진이 없다.우리의 기술·생산력·국민의식으로 보아 가능한지 의문이다. ▲가능하다고 본다.오늘날 8대강국은 스페인·덴마크·오스트리아등이 있는데 스페인을 제외하면 인구가 적어 강국이 되기 힘들다.우리나라의 9월말 현재 GNP상승률이 5.4%이지만 다음 5년동안 평균 7.8%까지 가능하다. ­북한에서 재야와 연합한 민주당을 지지하라고 연일 보도하고 있는데 그것은 김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자신들의 집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인지. ▲그들이 김대중이를 지지하라고 했다면 표가 떨어질 것이 분명하지 않느냐.유신때 남한의 학생들과 연대하라고 떠들어댔다.독재정권은 바로 이를 탄압구실로 삼았다.남쪽의 박정희정권 북한의 김일성이 다같이 정권에 악용했다. ­이근희사건이 터졌을때 사과를 해놓고 그뒤 신문광고에서는 『관련없다』고 했는데 대국민사과를 취소할 용의는. ▲이근희가 간첩이어서 사과한 것이 아니라 부주의로 물의를 일으켜 사과했다. ­정리된 반공관은. ▲공산주의는 독재하에 약자를 억압착취하는 등 사회적 부조리가 만연할 때 구세주처럼 보이기도 한다. 부정부패 독재가 없어지면 공산당이 있을 수 없다고 본다. 6·25 당시인 50∼53년 사이 남포동거리의 자유를 상기해보자.국가보안법이 없었는데도 공산당이 침투할 여지가 없었다. ­김일성에 대한 평가는. ▲일제때 싸운 것은 평가한다.그외는 평가의 여지가 없다.국민을 노예처럼 억압하고 자신을 신격화하는데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가. ­농어가부채탕감은 인기에 편승한 공약이 아닌가.생산성 향상을 통한 구조개선이 시급하다고 보는데. ▲보기에 따라 얼마든지 비판할 소지가 있다.그러나 농가빚은 매년 늘어나는데 갚을 길이 없다.갚으라고 하면 도망가버린다.탕감 안하면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농촌을 살리겠다는 결심만 있으면 어렵지만 돈 나올 데가 있다. ­그렇다면 도시근로자나 영세민의 부채도 탕감해주어야 형평에 맞는 것 아닌가. ▲농가부채와 도시영세민의 부채는 성격이 다르다.도시근로자의 부채는 생활비 때문에 생긴 것인 반면 농가부채는 생산과 관련된 것이다.어느나라가 생활비까지 갚아주나.농민문제는 새로운 각도로 보아야 한다.눈부신 변화 앞에서 농업은 보호하지 않으면 망할 수 밖에 없다.식량안보차원에서도 농민을 보호해야 한다. ­87년 대선에서 집권에 실패한 것은 야권 단일후보를 내지 못한데 있는데 중립내각으로 호기를 맞은 이번 대선에서 국민당의 정주영후보와 협상을 벌일 용의는. ▲87년 대선에서 나라도 양보하지 않은게 후회스럽다는 얘기를 여러번 말씀드린바 있다.86년 당시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가 서독 본에서 김대중씨가 사면·복권되면 출마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믿고 당에 다시 들어갔으나 결국 그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현시점에서 반민자당 단일후보는 2가지 점에서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첫째 현중립내각하에서는 민자당이 꼭 여당이라고 볼수없기 때문이다.또 정후보의 국민당은 민자당과 같은 뿌리의 2개의 정당이기 때문이다. 정후보는 그동안 현대재벌을 키워오는 과정에서 역대 군사정권과 밀착했을 뿐만 아니라 전경련 회장으로 오늘의 왜곡된 경제구조를 만드는데 크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 71년·87년 대선이 끝난뒤 선거결과에 불복했었는데 이번의 대권도전에 실패하면 어떻게 할것인가. ▲지금은 노태우대통령이 중립을 지키고 국민이 잘하고 있다.내가 무슨 염치로 부정하겠는가. ­대선승패에 관계없이 당권을 물려준다는 약속은 변함없는가. ▲변함없다. ­지난 88년 13대 국회등원시 국회사무처에 재산등록한뒤 2개월후에 공개된 김후보 부부의 재산 3억4천만원과 최근에 공개한 43억원과는 굉장한 차이가 있다.개인재산과 정치자금을 어떻게 구분하는가. ▲그때에는 땅에 대해서 평가를 하지 않고 집만 평가를 했기 때문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대통령이 돼서 좋은 정치를 하고 싶은 욕심은 있으나 부자가 되려는 욕심은 없다.돈이 생기는대로 당과 정치에 썼기 때문에 개인재산은 없다.현금 5억원도 당으로 쓰는 것이고 개인살림으로 쓰는 것은 극히 일부 밖에 안된다. ­15대 총선에서 내각제수용 의사를 밝혔는데 장기집권 기도 또는 민자당내 민정계등 내각제선호세력을 끌어들여 정계개편을 노린다는 지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대통령제를 선호한다.그러나 정치인은 국민이 원하면 고려해야 한다.정부형태에 대해 국민심판이 있어야 한다. ­96년에 내각제를 한다면 퇴임이후 재집권 안할 것인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 「주체헌법」(외언내언)

    「공산주의는 지상에선 실현될 수 없는 이상이다」「마르크스 레닌주의 실험결과 러시아국민은 문명세계참여의 길을 봉쇄 당했다」「국민은 사실상의 노예상태에 빠졌으며 러시아부흥의 제1보는 사회의 비이데올로기화에 있다」 러시아의 민주화를 주도하고 있는 옐친의 마르크스 레닌주의관이다. 세계유일의 철저한 사회주의고수국 북한도 지난4월 개정헌법에서 그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삭제했다면 큰 뉴스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북한국가활동의 기본이되는 주체사상 표현에서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계승하여 창조적으로 현실에 적용한것」이란 구헌법 표현이 「사람중심의 세계관이며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혁명사상」으로 바뀌었다.「공화국의 사회제도는 사람중심의 사회제도」란 조항도 보인다.마르크스 레닌이 빠지고 사람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타계한 「프라하의 봄」의 주인공 두브체크가 30여년전에 지향했던 「인간의 얼굴을한 사회주의」가 페레스트로이카를 시작한 고르바초프의 이상이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구공산권이 추구한 사회주의란 인간을 무시한 비인간적 이데올로기란 이야기다. 북한이 「사람중심」이란 말을 쓰기시작한 사실만도 변화라면 변화랄 수 있다.그러나 정말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지향하겠다는 말인가.마르크스 레닌의 종주국 구소련과 동구의 사회주의 인간성회복개혁을 마침내 시작하겠다는 것인가.실망스럽게도 그렇지는 못하다.「인간의 얼굴을 가장한 사회주의고수」가 고작이다. 개인의 인격과 존엄성 존중,정치적·시민적 자유의 보장,그리고 반대당을 용인하는 의회주의보장등은 인간중심주의의 기본요건.북한개정헌법의 어디를 찾아봐도 그런 참모습의 인간얼굴은 보이지 않는다.시대착오적인 「부자세습과 적화통일」 의지의 흔적만 역연할뿐.헌법개정내용을 발표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만하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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