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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아직도 인신매매·강제노역이 판치다니…

    ‘현대판 노예시장’이 따로 없다. 해양경찰청(청장 모강인)이 엊그제 밝힌 지적장애인 인권유린 참상은 우리가 과연 21세기 문명국가에 살고 있는가 의문이 들게 하기에 충분하다. 해경에 따르면 이모씨 등 일당 6명은 전북 군산에서 여관을 운영하며 수십년 동안 지적장애인 수십명을 남해안 외딴섬 양식장과 어선 등에 강제로 팔아넘겨 임금을 갈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당 중 4명은 가족관계로 이 같은 일을 모친으로부터 대물림받아 해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이들은 총책, 모집책, 성매매알선책 등 업무를 분장해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지적장애인들 명의로 사망과 부상에 대비한 각종 보험에 가입한 뒤 가로채려 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치밀하고 총체적으로 이뤄진 범죄라면 이런 조직이 더 있을 공산이 크다. 경찰이 밝힌 군산과 목포지역 어선과 낙도뿐 아니라 전국 해안 어느 후미진 곳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누가 알겠는가. 수사를 전국으로 확대해 지적장애인 인권유린 실태를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강제노역에 시달려온 이들은 사회연령이 9.25세, 사회지수가 19.8세로 지적·심리적으로 일상생활에 제대로 적응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 틈새를 파고드는 지적장애인 대상의 파렴치 범죄는 줄어들기는커녕 날로 지능화·교묘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의사표현이 자유롭지 못하니 지적장애인의 인권은 누가 대신 말해주고 행동해주지 않는 한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여타 장애인의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수십년 동안 대낮에 현대판 노예장사가 버젓이 행해져 온 것이야말로 지적장애인에 대한 우리 인식의 현주소다. 지적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무관심부터 거둬 내야 한다. 정부는 이번 ‘섬노예’ 사건을 지적장애인에 대한 정책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부인 대신 딸을? 인면수심 40대 남자 쇠고랑

    부인 대신 딸을? 인면수심 40대 남자 쇠고랑

    부인이 세상을 뜨자 친딸을 부인으로 삼고 자식까지 낳은 40대 남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아르헨티나 지방 코리엔테스의 에스키나라는 지역에서 친딸을 부인으로 취해 10년 이상 성관계를 갖고 손자 겸 자식 3명을 낳은 43세 남자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딸의 신고로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에스키나 지역 주민들은 경악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25살이 된 딸의 악몽은 13년 전 엄마가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부인이 사망하자 외로움을 느낀 아버지는 짐승으로 돌변했다. 딸에게 부인의 빈 자리를 대신토록 하겠다는 듯 12살 딸을 성폭행했다. 딸은 13년 동안 아버지의 성노리개가 되면서 아들 셋을 낳았다. 침묵하며 아버지의 성노예 생활을 하던 딸은 최근 사건을 경찰에 고발했다. 갑자기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딸이 아버지를 고발한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그간 아버지의 협박을 받고 입을 열지 못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남자는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어릴때부터 재능 키워줄 발레 교육기관·제도 마련을”

    “어릴때부터 재능 키워줄 발레 교육기관·제도 마련을”

    ‘백조의 호수’ ‘로미오와 줄리엣’ ‘라이몬다’, 그리고 연말 가족나들이의 정규 코스로 자리잡은 ‘호두까기 인형’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발레 작품이 없다. 그래서 ‘현존하는 최고의 안무가’, ‘살아있는 발레의 전설’ 등으로 불린다. 러시아 발레의 거장 유리 그리가로비치(85)는 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 올 때마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모습에 놀란다.”는 소감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의 방한은 국립발레단이 오는 13~1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스파르타쿠스’를 지도하기 위한 것. 이 작품은 그가 1968년에 만든 대작으로, 로마군에 대항한 노예 반란군 지도자 스파르타쿠스를 다루고 있어 남성 군무가 강렬하고 웅장하다. 그는 “자유를 갈망하면서 싸우는 노예와 그 자유를 억압하려는 귀족이라는 두 세계를 대립시켜 보여 주는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옛 소련 레닌그라드(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난 그는 마린스키극장발레단의 솔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새로운 천재의 등장’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1964년부터 33년 동안은 볼쇼이 발레단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발레단을 세계적인 무용단 반열에 올려놓았다. 지난 2월에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국가1급공훈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 작품을 선보일 국립발레단에 대한 평가를 묻자 그는 “현재 ‘스파르타쿠스’를 레퍼토리로 가진 발레단은 국립발레단과 로마 발레단밖에 없다. 기량이 뛰어난 남성무용수를 많이 확보해야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이어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은 프로의식이 매우 강하고 부지런하다. 처음 만나는 무용수들이 많아 기량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2년 전 러시아 볼쇼이극장에서 올린 ‘로미오와 줄리엣’이 대성공이라고 할 정도로 좋은 인상을 주었으니, 이 사실만으로도 국립발레단 수준을 알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덧붙였다. “천재적인 안무가는 타고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교육을 잘 받아서 실력을 완성시키고 전문 안무가가 될 수는 있겠지만, 재능이 없다면 천재적인 작품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재능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발레학교와 같은 예술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기관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환경운동 선구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기록으로 본 ‘기후 변화’

    환경운동 선구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기록으로 본 ‘기후 변화’

    “내가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서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과 직면하기 위해서였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며,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1845년 3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서 남쪽으로 1마일 반쯤 떨어진 한 호숫가에서 27세의 하버드대 출신 젊은 시인이 도끼질을 시작했다. 촉망받던 시인은 16살에 하버드대에 입학한 천재였고, 그의 급작스러운 행동에 주변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자신이 살 집을 직접 짓겠다는 포부는 당찼지만 도끼질도, 톱질도 서투르기만 했다. 시행착오 끝에 오두막은 7월에 완성됐고, 그가 지출한 건축비는 28달러 정도. 현재 돈으로 환산하면 100만원 남짓이다. 당시 하버드대 기숙사의 1년 방세는 30달러였다. ●행동으로 무소유 실천 시인은 이 오두막에서 2년 2개월을 살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겼다. 1854년에 이 기록은 책으로 출간됐다. 바로 ‘은둔의 신화’ ‘에덴으로의 회귀’ ‘무위자연’ ‘정신적 낚시질’ 등 수많은 찬사를 낳은 미국 문학의 걸작 ‘월든’(또는 숲속의 생활)의 탄생이었다. 청년의 이름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은 물이 들어오는 길과 나가는 길이 알려지지 않았던 소로의 호수 이름이었다. ‘무소유’를 주장하고, 간소화를 외쳤던 소로는 아웃사이더였다. 실제로 월든을 비롯한 그의 책들 역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물질만능주의에 대해 사람들이 염증을 느낄수록, 비인간성이 사회문제화되면 될수록 월든의 위상은 점점 높아졌다. 그가 자유롭게 사는 것을 가장 소중한 가치로 여겼다는 사실은 월든 곳곳에 나타나 있다.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 그렇다.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일 것이며, 백 가지나 천 가지가 되게 하지 말라. 간소화하라, 간소화하라. 하루 세 끼가 아니라 필요하다면 한 끼만 먹으라. 백 가지 요리는 다섯 가지로 줄이라. 이런 비율로 다른 일도 줄이라.’라는 구절은 숲속 생활에서 소로가 얻은 수많은 깨달음을 함축하는 문구로 널리 인용된다. 소로는 이렇게 얻은 신념을 행동으로 옮긴 혁명가이기도 했다. 노예 폐지에 앞장섰고, 부당한 현실과 억압에 대항하는 ‘시민의 불복종’을 써 19세기 말 시민운동의 정신적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소로의 ‘봄’이 사라지고 있다 소로의 기록들은 현대에 와서 그에게 ‘자연예찬론자’이자 ‘환경운동의 선구자’라는 재평가를 선물했다.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었던 소로는 주변의 모든 것들, 특히 자연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세심하게 살폈고, 꼼꼼하게 적었다. 들꿩 새끼는 병아리와 어떻게 다른지, 참새는 어떤 소리를 내면서 봄을 찬미하는지 등에 대한 묘사가 월든 곳곳에서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돼 있다. 특히 소로는 의도하지 않게 ‘현대적 기록’도 남겼다. 일기처럼 생활을 적었기 때문에 1년의 흐름에 따라 각 날짜에 자연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 수 있도록 정리한 것이다. 무엇보다 소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지나치기 쉬운 것들을 놓치지 않았다. 월든 호숫가에 서식하는 꽃들이 언제 피는지를 기록해 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150년이 지난 오늘날의 과학자들은 소로의 기록을 현재의 전지구적인 이슈인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로 여긴다. 태풍이 오고 혜성이 지나가는 큰 사건은 수많은 역사책을 통해 과거를 살필 수 있지만, 꽃이 언제 피는지에 대한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매사추세츠 아카디아 국립공원의 스쿠딕 연구센터 연구진은 10년 전부터 콩코드 지역의 기후변화를 연구해 왔다. 밀러 러싱 박사는 라이브사이언스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가 변하고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지역의 숲이나 동식물에 어떤 영향을 구체적으로 미쳤는지는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소로의 기록을 토대로 과거와 현재의 환경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해 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월든 호숫가는 물론 숲과 들판 등 소로의 모든 관심사를 오늘날 다시 살피고 측정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얻은 기록을 토대로 우선 소로가 관찰한 식물 43종의 개화시기를 오늘날과 비교했다. 그 결과 평균 10일가량 개화시기가 빨라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봄’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환경변화에 민감한 식물들의 경우에는 단순히 개화시기가 당겨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소로가 기록한 21종의 난초류 중 현재 콩코드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것들은 6종에 불과했다. 기후변화가 식물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연구진은 150년 전 꽃들이 개화하는 시기의 이 지역 평균온도가 22~24도였다는 것을 거꾸로 계산해 냈다. 같은 날짜의 현재 콩코드 지역 온도는 2.4도가량 높다. 이 같은 기후변화가 꽃들의 개화시기를 당기고, 일부는 아예 사라지게 만들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멀러 러싱 박사는 “콩코드가 속해 있는 보스턴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도심화 등으로 인해 온난화의 영향이 더욱 빨리 나타나고 있다.”면서 “어떤 해는 꽃이 좀 더 늦게 피고, 어떤 때는 더 빨리 필 수 있겠지만 소로의 시대보다 기온이 높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소로는 평생 ‘모든 것을 버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더 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자연 그대로의 것’ ‘정신의 풍요’에 무한한 애정을 가졌던 소로가 오늘날 그토록 사랑하던 월든 호수가 인간이 만들어낸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변하고, 무언가는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해진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주말 영화]

    ●셰년도어(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찰리 앤더슨은 버지니아주 셰넌도어에 사는 농부다. 7명의 자녀를 두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찰리는 흑인 노예 없이 가족끼리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남북전쟁이 터지게 된다. 찰리 자신은 전쟁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찰리 가족도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딸 제니의 결혼 상대 샘이 남군 장교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샘은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전장에 나가야 하는 처지가 된다. 찰리의 막내아들 필립은 모자 때문에 오해를 받아 북군에게 포로로 잡혀간다. 이에 찰리의 가족은 필립을 찾아다니지만 수많은 포로 사이에서 필립을 찾는 일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처럼 어렵다. 이 과정에서 찰리 일행은 필립 대신 포로가 된 사위 샘을 구하게 된다. 한편 먹을 것이 다 떨어져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찰리의 다른 아들이 죽게 된다. 게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설상가상으로 집을 지키던 큰 아들 부부가 부랑자들의 습격으로 죽어 있다. ●독립영화관-그녀의 단속반, 소굴 등 3편(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은진은 애인 어머니와의 만남 때문에 긴장을 풀기 위한 마음으로 약속장소 근처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운다. 그런데 그녀가 무심코 담배꽁초를 버리는 모습을 본 단속반 아저씨는 은진에게 신분증을 요구한다. 하지만 말을 하지 못하는 은진이 농아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두 사람의 실랑이가 계속된다. 결국 위기를 모면하려 도망치는 은진을 뒤쫓는 단속반 아저씨의 추격전이 시작된다(그녀의 단속반). 눈이 내린 늦은 오후, 인터넷도 잡히지 않는 마을에서 여자 기자는 기사송고를 위해 외딴 곳에 위치한 어느 피시방을 찾는다. 어느새 시간은 흘러 피시방 안에는 여기자와 남자 3명만이 남았다. 그런데 여기자의 눈에 심상치 않은 3명의 남자의 수상한 행동들이 보이기 시작한다(소굴). ●6번째 날(OBS 토요일 밤 11시 15분) 애덤 깁슨은 불치병으로부터 자유롭고, 모든 생물체가 더 이상 멸종으로부터 위협받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는 훈장을 받은 명망있는 전투기 조종사로 사랑스러운 아내와 딸을 두고 있는 평범한 가장이다. 현재 그는 친구인 행크와 함께 작은 회사를 경영하며 완벽한 삶의 행복을 누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그의 삶은 한꺼번에 파멸되고 만다. 자신의 깜짝 생일파티를 위해 집으로 돌아온 애덤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 광경을 목격한다. 바로 집안 거실에서 자신과 똑같은 생김새의 또 다른 애덤 깁슨이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생일파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모든 생물체의 복제는 가능하지만 인간복제는 불법으로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애덤은 혼돈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암살자들에게 납치당하고 마는데….
  • 靑파견 총경 독자조사 불가능…그럼 윗선?

    靑파견 총경 독자조사 불가능…그럼 윗선?

    ‘특정 연예인’ 비리 조사를 청와대 정무수석실과 민정수석실이 공동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와대 내에서 이른바 ‘좌파 연예인’ 축출을 누가 주도했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예인 살생부’를 작성한 인물과 리스트에 포함된 연예인 등에 대해서도 추측이 난무한다. 2일 사정당국 관계자와 서울신문이 입수한 ‘정부 인사에 대한 정보 보고’ 문건 등에 따르면 연예인 비리 조사 1차 지시자는 2009년 9월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파견됐던 A총경이다. 문건에는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하명’한 것으로 나오지만 사정당국 관계자는 최초 지시자로 A총경을 지목했다. A총경은 같은 해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연예기획사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한시적으로 꾸려졌던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 연예비리전담팀 소속 B경위 등 3명을 적임자로 물색했다. 당시 연예비리전담팀은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 감금폭행사건 등 연예인 상대 불법행위 및 노예계약, 기획사의 드라마 출연 로비, 성·향응 접대 등 연예계의 고질적인 비리를 대대적으로 수사하고 있었다. 민정수석실 행정관은 같은 해 9월 중순쯤 A총경의 주선으로 B경위 등을 만나 비리수사 대상 ‘특정 연예인 명단’을 넘겼다. B경위 등은 기존 연예인 비리 사건과는 별도로 이들 연예인에 대한 내사를 진행했다. 의문은 A총경에게 연예인 비리 조사를 내린 윗선과 연예인 살생부를 작성한 주체다. ‘최고 권부’인 청와대에서 A총경이 독자적으로 연예인 비리 조사를 경찰에 지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정 연예인 리스트도 민정수석실 행정관 차원에서 작성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청와대에 파견된 경찰과 행정관, 두 사람이 손잡고 연예인 비리 조사를 경찰에 하명할 수는 없다.”면서 “지시를 내리고 보고를 받은 ‘윗선’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살생부에 오른 연예인들의 면면도 관심사다. ‘정부 인사에 대한 정보 보고’ 문건에는 방송인 김제동씨를 좌파로 규정했다. 이 연장선상에서 보면 현 정권에 반하는 행동과 발언을 한 연예인들이 대거 리스트에 올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도 “현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방송인 김제동·김미화씨, 가수 윤도현씨 등이 명단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조현오 경찰청장은 청와대로부터 ‘좌파 연예인’ 조사를 경찰이 지시받았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조 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나는 경기지방경찰청장이었다.”면서 “장자연 사건 등으로 사회적 문제가 돼 주상용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연예기획사의 성매매 관련 문제 등을 수사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김승훈·백민경기자 hunnam@seoul.co.kr
  • “이들의 외침이 들리시나요”

    “이들의 외침이 들리시나요”

    일본군 위안부 관련 전면 광고가 미국 뉴욕타임스(NYT) 28일 자에 실렸다. ‘들리시나요?’(DO YOU HEAR?)라는 제목의 이 광고는 그간 독도 및 동해 광고 등을 세계 주요 신문에 실어 왔던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가 기획하고, 가수 김장훈이 광고비 전액을 후원해 게재된 것이다. 광고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 사진을 배경으로 “이들의 외침이 들리시나요?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로 살아야 했던 피해자들입니다.”라는 문구를 실었다. 또 “이들은 1992년 1월부터 지금까지 서울에 있는 일본 대사관 앞에 매주 수요일마다 모여 1000회가 넘는 시위를 해 왔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사죄나 보상을 전혀 하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3·1절 독도광고에 대해 일본 정부가 뉴욕타임스에 광고를 못 내게 하겠다며 방해할 때 우리는 행동으로 위안부 광고를 집행해 전 세계인들에게 일본 정부의 부당함을 널리 알리고자 했다.”고 전했다. 김장훈은 “며칠 전 일본 노다 총리가 ‘위안부 성노예 표현은 사실과 큰 괴리’라고 표현했는데 너무나 어이가 없다.”면서 “독도 광고를 방해하고 이런 망언을 하는 것을 보면 그만큼 일본이 독도와 위안부에 대해 떳떳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뉴욕 연합뉴스
  • 국립발레단·유니버설발레단 ‘4월의 빅매치’… 그 주역들을 만나다

    국립발레단·유니버설발레단 ‘4월의 빅매치’… 그 주역들을 만나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은 명실공히 우리나라 최고의 발레단이다. ‘국립’과 ‘민간’이라는 차이만 있을 뿐 작품 수준이나 무용수 실력 등 모든 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한다. 그야말로 ‘아름다운 라이벌’이다. 올해 두 발레단의 행보는 완전히 극과 극이라 더욱 재미있다. 첫 공연에서부터 유니버설발레단은 모던발레로, 국립발레단은 낭만발레로 관객을 찾았다. 두 번째 공연으로 국립발레단은 로마군에 대항한 검투사를 그린 ‘스파르타쿠스’를, 유니버설발레단은 고전발레의 대표작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택했다. ‘스파르타쿠스’는 힘이 넘치고 강렬한 남성미가 전반에 흐르는 반면 ‘잠자는 숲 속의 미녀’는 백마 탄 왕자님이 부드러운 입맞춤을 하는 아름다운 남성미가 특징이다. 대척점에 있는 남성미, 두 발레단의 주역들은 어떻게 보여줄까. ■‘스파르타쿠스’ 이영철·이동훈 “숨 고를 새도 없이 점프 점프…내면의 남성미까지 끌어낼 것”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국립발레단 연습실. 한쪽에 무용수들이 널브러져 있다. 거울 앞 의자에 누워 있다가 힘겹게 일어나더니 무대의상으로 갈아입고 나타났다. 사진 촬영이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손과 팔, 다리에 에너지가 넘친다.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이영철(34)과 이동훈(26)은 다시 지친 모습이다. “스파르타쿠스가 처음 등장해서 독백하는 장면에서 알렉 라츠콥스키 선생님이 요구하는 에너지양이 엄청나거든요. 호흡을 고를 새도 없이 점프가 이어지면서 모든 것을 다 쏟아부으니 지쳐버리죠.”(영철) “피로감으로 본다면 ‘지젤’ 2막에서 알브레히트가 춤을 추다가 쓰러지는 장면과 강도가 비슷해요. 알브레히트는 쓰러지면 좀 쉬거든요(웃음). 그런데 여기서는 지친 모습을 보여줄 수가 없어요. 그만큼 강한 남성이니까요.”(동훈) 심지어 이 장면이 1막 1장이다. 그만큼 ‘스파르타쿠스’는 강렬한 남성 발레다. 2001년에 국립발레단이 국내에서 처음 공연했다. 2007년에 올린 뒤 이번이 5년 만인 데다 최근 몇 년 사이 탄탄한 실력과 높은 완성도로 찬사를 받는 국립발레단이 선보이는 것이라 기대감이 크다. →처음 공연하는 것인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영철:전막은 처음이다. 분량이 워낙 많아서 순서 외우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지도 선생님이 ‘정말 노예가 됐다고 생각하라.’고 하시는데 그런 처지를 어떻게 알겠나(웃음). 끊임없이 의견을 나누고 연구하고….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동훈:카를로스 아코스타(로열발레단)의 DVD를 보면서 이미지를 익히고 있다. 과연 내게서 스파르타쿠스 느낌이 날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굉장히 얼굴이 하얗다. 노예 반란 지도자치고는. -동훈:그래서 고민이다. 거친 느낌을 내보려고 수염도 기르고 태닝도 해봤는데…. -영철:대신 동훈에게는 타고난 남성다운 힘이 있다. 점프를 볼 때면 ‘정말 높이 뛴다.’고 감탄한다. -동훈:(영철) 형은 키가 크고 팔다리가 긴 데다 신체 곡선이 우월하다. 거기에 탄력과 힘까지 갖췄으니 부러울 뿐이다. →둘 다 발레하기 전 스트리트 댄스를 했는데 도움이 됐나(이동훈은 중학생 때 비보잉을 했고 이영철은 고교 시절부터 스무살까지 방송 백댄서를 했다). -영철:확실히 뒤늦게 발레를 시작해서 몸 만들기가 어려웠는데 일단 기본을 잡으니 발레뿐만 아니라 현대무용 같은 다른 움직임이 필요할 때 동작이 자연스러운 것 같다. →이번 공연에서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모습은. -영철:스파르타쿠스는 강한 검투사이면서 여인 프리기아를 사랑하는 남자이기도 하다. 단순히 동작에 힘만 싣는 게 아니라 움직임과 얼굴 표정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동훈:돌고 뛰고 부딪히는 동작이 모두 고난도다. 끝까지 지치지 않으려면 체력 안배가 중요해 보인다. 그래야 섬세한 연기도 가능할 듯하다. 그다지 남성적이지 않은 내 스타일에 맞춰 고뇌하는 혁명가의 모습을 더욱 많이 보여주고자 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스파르타쿠스는 아람 하차투리안 작곡, 레오니드 야콥슨의 안무로 1956년 레닌그라드 오페라발레시어터에서 초연 했다. 1968년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이 이어진다. 로마군과 노예 반란군의 대결은 남성 군무의 상징. 4월 13~1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5000~10만원. (02)587-6181.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이현준·이승현 “걷는 모습·시선 처리까지 신경…새로운 왕자의 모습 보여줄 것” 지난주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백조의 호수’ 공연을 끝내고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연습에 돌입했다. 오전 10시쯤 연습실에 나와 오후 6시까지 강행군이다.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발레단 사무실에서 만난 두 주역 이현준(27)과 이승현(26)에게는 일분일초가 아쉽다. “콩쿠르에서 비참가자(참가자의 파트너)로 이 작품의 파드되(2인무)를 한 적이 있어요. 첫 전막 공연이라 처음부터 하나하나 배워야 하는 어려움이 있죠.”(현준) “공연일이 다가올수록 더 잘 표현해야겠다는 부담이 생겨요. 수석무용수로 승급된 뒤 처음 한국 무대에 주역으로 서는 것이니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고요.”(승현) ‘잠자는 숲 속의 미녀’는 유니버설발레단이 1994년 창단 10주년 기념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이번 공연은 2006년 이후 6년 만이다. →둘 다 이 작품에 남다른 의미가 있을 듯하다. -현준: 2006년 관객으로서 공연을 봤다. 차이콥스키의 음악이 정말 아름다워서 잠을 못 잘 정도였다.결국 5회짜리 공연을 다 봤다. 그런 작품을 하게 되니 행복할 수밖에 없다. -승현: 지금껏 했던 공연이 대부분 내게는 초연이었다. 재미있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연습했던 것을 다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과 더 큰 박수 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이다. 물론 지금의 피곤함도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고(웃음). →해외 공연을 끝내고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강행군이다. -현준: 무대에 많이 서는 건 감사한 일이다. 물론 힘들긴 하다. 이 공연이 끝나고 며칠 뒤 타이완으로 떠난다. 현대발레 ‘디스 이즈 모던 3’ 공연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은 이번 공연에 집중하고 있다. →모던발레와 고전발레를 넘나드는데 어려운 점은 . -승현: 모던발레는 움직임이 크고 자유로운데 고전발레는 상체를 마치 상자에 넣은 것처럼 고정하고 통째로 움직여야 해서 무척 어렵다. -현준: ‘잠자는 숲 속의 미녀’의 왕자는 더 상체가 곧다. ‘백조의 호수’의 지그프리드는 활달한 왕자이고 ‘라 바야데르’의 솔로르는 자유로운 무사인데 데지레 왕자는 강하지만 그걸 드러내지 않는다. 상체를 꼿꼿하게 세운 채 화살을 던져 나무에 꽂는 식이다(웃음). 무용수로서는 정말 힘든 자세다. -승현: 그런 자세로 춤도 춰야 하니까(웃음). →많이들 아는 이야기를 다르게 풀어내는 것도 숙제일 듯한데. -승현: 춤이나 걷는 모습, 손가락 움직임, 시선 처리까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지금까지 봤던 작품 속 왕자와 다른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다. -현준: ‘지젤’이나 ‘백조의 호수’나 다 잘 알려진 내용이지만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무용수들의 연기와 실력 때문이 아닐까. 사실 관객에게는 무용수가 얼마나 연습했고 어떤 부상과 시련을 입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그날의 공연’만이 판단 기준이다. 그렇게 배웠고 또 그렇게 해왔다. 무대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잠자는 숲 속의 미녀는 작곡가 표트르 차이콥스키와 안무가 마리우스 페티파의 ‘3대 고전발레’ 중 하나로 아카데믹 발레로 불린다. 1890년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 초연. 웅장한 왕궁, 다양한 캐릭터 등 볼거리가 많다. 4월 5~8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만~10만원. (02)399-1114~6.
  • 갈수록 후안무치한 日…고교교과서 절반이상 ‘독도 일본땅’

    갈수록 후안무치한 日…고교교과서 절반이상 ‘독도 일본땅’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기술한 일본 고교 교과서가 지난해에 비해 늘어나는 등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했다. 위안부 문제에 이어 독도 영유권 문제를 놓고 한·일 양국 간에 외교적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27일 오후 ‘교과용 도서 검정조사심의회’를 열고 발표한 검정 결과 고교 교과서 39종 중 절반 이상인 21종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3종이 늘어난 것이다. 종군 위안부와 관련해서는 검정을 신청한 역사 교과서 19종 중 12종이 기술했다. 실교출판의 일본사A는 위안소를 일본 군이 설치한 사실과 “많은 여성들을 일본군 병사의 성 상대인 위안부로 동원했다.”는 점을 기술했다. 이에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일본 정부가 그릇된 역사관을 합리화하고 미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고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의 근본적인 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특히 이번 검정을 통과한 고교 교과서에서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히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여전히 일본 영토로 주장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다 일본 총리는 지난 26일 참의원 예산위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에 쓰인 ‘일본군 성적 노예 문제’라는 표현과 관련해 정확하게 기술된 게 아니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서울 김미경기자 jrlee@seoul.co.kr
  • 노다 ‘독도 망언’ 이어 또

    보수 우익 성향의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위안부 ‘평화비’의 내용이 사실과 큰 괴리가 있다고 밝혔다. 27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노다 총리는 2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비’(위안부 소녀상)에 쓰인 ‘일본군 성적 노예 문제’라는 표현에 대해 자민당 야마타니 에리코 의원의 질문을 받고 “정확하게 기술된 것이냐 하면 크게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야마타니 의원은 미국 뉴저지주의 한인 밀집 지역인 팰리세이드파크시 공립도서관에 설치된 위안부 추모비도 문제 삼았다. 그는 이 추모비에 “1930년대부터 1945년까지 일본 제국주의 정부 군대에 유린된 20여만명의 여성과 소녀들을 기린다.”고 기술한 내용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노다 총리는 “(추모비에 기술된) 수치와 경위가 근거가 없지 않으냐.”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은 “팰리세이드파크 주민의 3분의1이 한국계로 가장 많다. 계속 주시하면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겐바 외무상은 그러나 위안부와 관련, 일본 정부의 관여를 최초로 인정한 지난 1993년의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 담화를 답습하겠다면서 “증거는 나오지 않았으나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5) 이규보와 유승단

    [선택! 역사를 갈랐다] (5) 이규보와 유승단

    무신 정권의 최고 권력자 최이(崔怡·최우의 다른 이름;?~1249)는 1232년(고종19) 6월 마침내 200년 도읍지 개경을 버리고 강화도로 천도하기로 결정한다. 강화도는 수도 개경에서 가까운 거리지만,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세계 최강 몽골군의 침입을 막을 수 있는 군사·지리적인 이점에다 바닷길을 통해 개경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어, 개경으로 운반되는 지방의 조세와 공물을 바로 확보할 수 있는 경제적 이점까지 갖추고 있었다. 몽골군의 세찬 공격을 완전하게 막을 수 없지만, 그런대로 버티면서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곳이었다. ●천도의 노림수 전쟁은 군사력만으로 승패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최고 권력자 최이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강화도를 거점으로 몽골군의 공세를 버티면서, 이 전쟁을 장기전으로 이끄는 것이 우선 필요했다. 그 사이 고려 왕조의 장기인 외교력을 발휘하여 아직 몽골에 항복하지 않은 송나라, 금나라, 일본 등 주변국과의 협력외교를 통해 반몽골 전선을 형성하여 몽골의 야욕을 무력화시키려 했다. 몽골군이 처음 침입한 것은 천도 한 해 전인 1231년 8월이다. 압록강을 건넌 몽골군은 파죽지세로 남하하여, 석달 만인 11월에 수도 개경이 위태로운 지경에 빠지게 된다. 고려정부는 항복을 요청하고, 몽골군은 1232년 1월 압록강에서 개경에 이르는 40여 성에 72명의 몽골인 감독관 다루가치를 설치하고 거란, 여진 등의 이민족으로 구성된 탐마치군(探馬赤軍)을 주둔시키는 조건으로 철군한다. 그러나 철군 이후가 더 고통스러웠다. 철군 직후 몽골은 고려정부에 말 1만~2만 마리의 가격에 해당하는 금·은·동 등의 물품, 100만 대군의 군복, 대마 1만 마리, 소마 1만 마리, 고위 관료의 아들과 딸 각 1000명을 요구했다. 요구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나라 재정은 거덜날 것이 뻔했다. 요구를 거부할 정도로 군사력도 강하지 않았다.몽골의 거센 물자 요구와 군사공세를 회피하는 데 수도 천도야 말로 가장 적절한 카드가 아니었을까? 몽골군을 압도할 수 없는 취약한 군사력은 천도 외의 다른 수단을 선택할 여지를 그만큼 줄여 버린 측면이 없지 않았다. ●민심은 천도에 반대했다 몽골군이 1232년 1월 11일 철군하자, 2월 20일 고려정부는 수도 천도를 검토하기 시작한다. 이해 6월 최고 권력자 최이는 고위 관료들의 회의체인 재추회의에서 천도 논의를 공론화한다. 천도를 추인받기 위한 형식적 절차였지만, 반대론이 예상 외로 거셌다. 반대론의 선봉자는 유승단(兪升旦;?~1232)이었다. “작은 나라가 큰 나라 섬김은 당연한 일입니다. 예로써 섬기고 믿음으로써 사귀면, 저들은 무슨 명분으로 매양 우리를 괴롭히겠습니까? 성곽을 버리고 종묘와 사직을 돌보지 않은 채 섬으로 도망하여 구차스럽게 세월을 끄는 동안, 변방의 백성과 장정들은 적의 칼날에 다 죽고 노약자들은 노예와 포로가 될 것이니, 천도는 국가의 장구한 계책이 아닙니다.“(‘고려사’ 유승단 열전) 당시의 민심도 천도에 대해 냉담했다. 당시 역사가는 그때의 민심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이때 국가가 태평한 지 이미 오래되어 개경은 10만호나 되었고, 단청한 좋은 집들이 즐비하였으며, 사람들도 자신의 거처를 편안하게 여기고 천도를 곤란하게 생각하였다. 그러나 최이를 두려워하여 감히 한 말도 하는 자가 없었다.”(‘고려사절요’ 권18 고종 19년 6월조) 강압적인 최씨 정권에 맞설 수 없어 반대론은 다만 숨을 죽이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 분위기에 주눅들지 않고, 유승단은 당당하게 반대론을 제기했다. 반면에 이규보(李奎報;1168~1241)는 최씨 정권의 천도에 적극 찬성했다. “도읍을 옮기는 일은 하늘로 오르기만큼 어려운 일, 마치 공을 굴리듯 하루아침에 옮겨왔네. 천도 계획을 서두르지 않았으면, 우리 삼한은 이미 오랑캐의 땅이 되었을 것일세. 쇠로 만든 듯이 크고 단단한 성과 그 주위를 둘러싼 물결, 그 공력을 비교하자면 어느 것이 더 나을까? 천만의 오랑캐 기마병이 새처럼 날아온다 해도, 눈앞의 푸른 물결을 건널 수 없으리.”(‘동국이상국집’ 권18) 이규보는 바다에 둘러싸인 천연의 요새인 강화도로 천도하지 않았다면 삼한은 벌써 오랑캐의 땅이 되었을 것이라 했다. ●절친한 우정을 갈라놓은 천도 논의 이규보와 유승단은 이같이 다른 입장이었지만, 둘은 1190년(명종 20) 함께 과거에 합격한 동기생이자 당시 고려를 대표하는 최고의 문인지식인이었다. 유명한 고려가요 ‘한림별곡’에 무신정권 당시 최고의 문장가를 품평한 기사가 있는데, 고문(古文)은 유승단, 빨리 글을 짓는 주필(走筆)은 이규보가 각각 최고라 했다. 이규보는 자신이 지은 시 뭉치를 유승단에 보내 윤문을 부탁할 정도로 둘 사이는 절친한 문우(文友)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두 사람은 천도 문제를 두고 이렇게 다른 길을 걷게 되었을까? 두 사람은 관료로서 대조적인 길을 걸어왔다. 유승단은 과거에 합격한 후 강종과 고종이 태자일 때 그들을 가르치는 직책에 임명된다. 국왕으로 모두 즉위하면서 유승단은 순탄하게 관료생활을 한다. 승진도 빨라 천도 2년 전인 1230년 재상이 된다. 비록 무신의 시대이지만, 국왕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은 결코 적지 않았다. 그가 현실의 권력인 무신보다 왕권을 옹호하는 정치이념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천도를 결정한 최이가 즉시 강화도로 갔으나, 고종은 한 달이 지나서야 강화도로 갈 정도로 천도에 반대했다. 그를 보좌한 문신 관료집단도 고종과 같은 생각이었다. 유승단이 천도에 반대한 것은 고종의 뜻과 무관하지 않다. 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천도는 강행되었고, 그해 8월 그는 사망한다. 천도가 단행된 직후 사망한 사실은 예사롭지 않다. 이규보의 관료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과거에 합격했으나, 18년 만인 1208년에야 정식 관원이 된다. 그의 나이 41세 때이다. 최씨 정권에서 과거 합격이 관료가 되는 것을 보장하지 않았다. 천거제가 관료가 되는 첩경이었다. 이규보 역시 권력자 최이의 천거가 없었다면 관료가 될 수 없었다. 천거제는 최씨 정권에 철저하게 충성하는 자를 가려내는 통로였다. 그의 후견인 최이는 그의 글재주를 높이 평가해서 여러 차례 최고 권력자이자 아버지인 최충헌에게 그를 추천했다. 그 결과 겨우 관료가 되었다. 그는 천도에 찬성할 수밖에 없었다. 1232년 9월 후견인 최이가 권력을 장악하자, 이규보는 고속으로 승진한다. 1233년 그는 재상이 된다. 천도에 찬성한 점도 고속 승진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이후 그는 당대 최고의 문장가로서 몽골에 보내는 외교문서를 직접 작성한다. 그가 작성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제후국 고려는 천자국 몽골에 사대를 하기 위해 사직을 보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천도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무신정권의 입장을 대변한 글이지만, 그의 입장도 반영된 것이다. ●항전론과 강화(講和)론으로 발전 이규보와 유승단은 강화 천도에 다른 입장이지만, 그들이 제기한 찬반 양론은 당시 두 개의 권력 축인 무신 권력자와 그를 보좌한 무신집단, 국왕과 그를 보좌한 문신 관료집단의 입장을 각각 대변하고 있다. 무신집단은 천도를 통해 정권을 유지하면서 장기전으로 몽골의 침입에 저항하려 했다. 국왕과 관료집단은 몽골과의 저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사대관계를 맺어 왕조를 보전하면서, 한편으로 무신정권의 붕괴와 왕권의 회복을 노렸다. 무신의 의도대로 천도는 성사되어 반대론은 힘을 상실한다. 그러나 약 30년간의 전쟁으로 한반도 전역은 몽골의 말발굽 아래 철저하게 유린되었다. 무신정권에 대해 악화된 민심은 몽골에 대한 저항의 동력을 상실할 정도였다. 그 틈새로 국왕과 관료집단의 강화론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천도를 강행한 무신권력자들은 몽골과의 항전을 끝까지 주장했다. 강화 천도를 둘러싼 찬반 양론은 한 세대가 지난 뒤에도 여전히 꺼지지 않는 불씨가 돼 전쟁 말기에 항전론(천도론)과 강화론(천도반대론)으로 재점화된 것이다. 오늘날에 와서 천도론에서 제기돼 항전론과 강화론으로 갈라진 두 개의 상반된 정치사상은 어느 것이 더 옳았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무신정권의 항전론이나 강화론은 모두 13세기 세계 최강의 군사력 앞에서 굴하지 않은 고려인들의 자존심을 지탱해준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다. 박종기(국민대 국사학과 교수)
  • [열린세상] 춘곤의 계절에 피로의 시대를 생각하다/장은수 민음사 대표

    [열린세상] 춘곤의 계절에 피로의 시대를 생각하다/장은수 민음사 대표

    사방으로 봄기운이 그득하다. 바람은 따스한 기운을 끌어안아 자기를 덥히고, 나무는 감추어 둔 새순들을 밀어 올리며, 풀은 갈색 껍질에 물을 불러들여 푸름을 준비한다. 몸은 겨울 외투의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 마음은 줄 이을 외출에 절로 두근거린다. 유행에 민감해진 열여섯 살 딸은 말리는 제 어미를 뿌리치고 과감히 봄차림으로 나섰다가 저녁 무렵 파랗게 질려 돌아오고도 배시시 웃는다. 그렇다. 어느새 봄이다. 겨울 추위를 건너온 육신이 새 기운을 받아들이려 지친 끝에 따스한 남쪽 바람에 기대 깜빡깜빡 잠들곤 하는 춘곤(春困)의 계절이다. 봄 피로를 물리치기 위한 각종 처방이 연례행사로 온갖 미디어를 뒤덮고 있다. 물론 자연의 거대한 순환이 불러온 이 피로는 가벼운 운동 정도로도 물리칠 수 있다. 그러나 그 피로와 겹쳐 있는 피로, 세상의 고단함이 불러들인 삶의 피로도 그렇게 가볍게 물리칠 수 있을까? 요즘 한 권의 책이 서점가에서 폭풍을 불러오고 있다. 재독 철학자 한병철 교수의 ‘피로사회’가 주인공이다. 시집만 한 판형에 120쪽 내외의 책이지만, 나온 지 3주 만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최근 만난 사람들은 대개 이 책을 입에 올렸고 블로그·트위터 등 마이크로미디어들에서도 단연 화제다. 짧은 기간에 이토록 충격을 주면서 급속히 사람들 사이에 퍼져 나간 철학책은 많지 않았다. 물론 우리는 안다. 피로!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앓고 있고, 앓을 것이며, 앓을 수밖에 없는 이 사소하면서도 끈질기며 치유할 수 없는 질병에 대해. 의사들은 끊임없이 피로를 만병의 근원으로 경고하고, 건강 히스테리로 뒤덮인 사회는 더 활력 넘치는 삶, 그러니까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서 생명의 성능을 극대화”할 것을 주문한다. 이 가공할 질병이 찾아오기 전에 노동과 운동의 병행, 일과 휴식의 조화와 같은 ‘자기 관리’로 대응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중 누구도 “철저한 자기 관리” 자체가 피로의 원인이라고 밝히지 않는다. ‘피로사회’에 따르면 우울증, 소진증후군 등 ‘신경증적 질병’이 결핵과 같은 박테리아성 질병이나 에이즈 같은 바이러스성 질병을 제치고 21세기를 지배하는 질병이 되었다. 이러한 질병을 퍼트리는 것은 효율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 자기를 착취하도록 하는 자본주의 경제이고, 그 결과 나타난 성과사회이다. ‘~을 해야만 한다’는 명령 아래 장애인·부랑인·주정뱅이 등 이질적 타자를 외부로 쫓아냄으로써 복종하는 주체를 요청했던 과거와 달리, 현대사회는 ‘나는 할 수 있다’는 능력, 즉 스펙을 갖추고 자유의지로 헌신하면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긍정성의 인간, 즉 성과주체를 호출한다. 그러니까 자기계발이 삶의 모토가 된 것은 필연이다. 우리는 성공하는 주체, 즉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우리 안 저 깊숙한 곳에 있는 능력을 끝까지 끄집어내야 하고 그 능력을 써먹으려고 자발적 노예가 된다. 과도하게 움직이고 때때로 무력하며, 소진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고 마침내 우리 자체를 소모할 때까지 몰아간다. 우리는 이 사회에서 “죽을 수 있기에는 너무 생생하고 살 수 있기에는 너무 죽어 있는” 상태로 살고 있다. 이 시대의 피로는 누가 나를 공격해서 생긴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공격함으로써 생긴 것이다.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이 삶의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병철 교수는 니체가 말한 “중단하는 본능”, 즉 몰려드는 온갖 자극에 즉각 반응하지 않고 속도를 늦추는 것을 한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듯하다. ‘분노’와 같이 “현재에 대해 총체적인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어떤 상황을 중단시키고 새로운 상황이 시작되도록” 하는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안 돼!’라고 말하는 것이다. 아니면 참선과 같이 이 행동과잉의 시대에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자기 안에서 중심이 되고자 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한 좋은 방법으로 보는 듯하다. 이 방법들에 동의하든 말든, 피로에 대한 온갖 말들이 넘쳐나는 춘곤의 계절에 우리 시대의 삶을 근본에서 횡단하는 피로라는 질병의 뜻을 되새겨 보는 것은 정녕 뜻깊은 일이 될 것이다.
  • “소년병 징집한 루방가 유죄”

    “소년병 징집한 루방가 유죄”

    국제형사재판소(ICC)는 14일 미성년 아동을 유인해 소년 병사로 이용하는 등 3개 전범 혐의로 기소된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민병대 지도자 토마스 루방가(51)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ICC가 10년 전 국제사회의 유일한 상설 전범재판소로 창설된 이래 첫 판결이자 소년 병사 범죄를 전담해서 다룬 첫 법정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소년 병사 문제는 지금도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 등에서 공공연히 행해지는 반인륜 범죄로, 최근 우간다의 악명 높은 반군 지도자 조셉 코니의 잔혹한 아동학대 실상을 담은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퍼져나가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루방가는 콩고애국자연합(UPC)을 결성해 무장투쟁을 벌인 인물로 2005년에 체포됐다. 그는 2002~2003년에 15세 이하 소년병을 유인·납치해 전투에 투입한 혐의에 대해 재판을 받아왔다. ICC 검사는 루방가가 9세 아동까지 성노예와 전투병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 명의 판사는 만장일치로 유죄를 선고했다. 형량은 올해 말 열리는 차기 공판에서 결정되며, 최대 종신형까지 선고할 수 있다. BBC는 이번 판결로 피해자들이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인권 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판결은 그동안 반인륜 악행을 저지르고도 처벌을 받지 않았던 이들에게 ICC가 정의의 심판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ICC는 해당 국가들이 사법 활동을 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는 전범 사건 7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현재 로랑 그바그보 전 코트디브아르 대통령 등 5명의 혐의자들을 헤이그에 유치 억류하고 있다. ICC는 2005년에 코니를 첫번째 전범 피의자로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나 아직까지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고한다면 투표하라” 철학으로 되짚어 본 정치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결정되는 해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품고 있다. 관심이 정치에 쏠려 있고 선거와 투표, 민주주의 등을 진단하는 책도 많이 나온다.‘나는 투표한다, 그러므로 사고한다’(장 폴 주아리 지음, 이보경 옮김, 함께읽는책 펴냄)는 선거에 담긴 함의를 가장 잘 풀어낸 책이라고 해도 좋겠다. 프랑스 철학자인 저자가 2007년 프랑스 대선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이 책을 펴내 큰 반향을 일으켰고 최근 우리나라에서 번역, 출간됐다. 외국 철학자가 자기 나라 선거를 겨냥해 쓴 글이 우리에게도 적용되는가 하는 질문을 먼저 던질 수도 있겠다. 저자 역시 한국과 프랑스가 다른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저자는 “기본적으로 통치자들의 임명이 민주적으로 이뤄졌다 해도 선거가 끝난 뒤 체제가 이들에게 부여하는 권력을 화해시키고 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문제를 갖는다 할 수 있다.”고 전제한다. 이어 “사회가 무엇에 기초하고 있으며 정치가 어떤 필요성에서 나오는지에 대해 이해하지 않으면 제도들은 독단적인 것이 되고, 모든 권력과 정부 형태는 가치를 잃는다.”면서 “책은 이런 고찰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투표를 해야 민주시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식으로 ‘무조건 투표’를 주장하지 않는다. ‘가장 숭고한 의미’에서 인간이 정치에 입문하게 되는 순간, 공동체 형성, 규율의 시작부터 차근차근 풀어 나간다. 사람은 사회적이지만 이익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공동 규율을 거스를 수 있다는 칸트의 ‘비사회적인 사회성’을 들어 권력자들의 행태를 분석하고, 공동체 질서를 보장하기 위해 만든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탈리오 법칙과 ‘원수를 사랑할 것’이라는 신약성서의 지혜가 갖는 의미를 따진다. 고대 스토아학파나 로마시대 노예이자 철학자인 에픽테토스를 이야기하며 권력자들이 민중을 무기력하게 만든 역사를 되짚는가 하면 “국회의원은 단지 법이 정한 바를 실행하는 국민의 대리인일 뿐이다.”라는 루소의 말을 설명하면서 당선자들이 말하는 ‘국가의 이름으로’라는 말 속에 얼마나 큰 오류가 담겨 있는지 밝힌다. 그리스부터 중세와 근대를 지나 현대에 이르는 수많은 정치 철학을 살피면서 본론에 다가간다. 오래전부터 예견된 정치인의 타락과 민중의 불신을 잠재우기 위한 열쇠는 역시 투표권 행사뿐이라는 것이다. “정치적 진리는 국민 스스로 하는 행동을 통해서만 존재한다.”면서 참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정치사상들이 어떻게 생겨나고 시대에 적용되면서 어떤 변화를 겪어왔는지 주제에 따라 흐름을 읽어내기에 좋다. 그 이후에는 제목을 뒤바꿔 ‘나는 사고하므로 투표한다’는 행동으로 이어갈지는 읽는 이의 몫이다. 1만 5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도시홍보에 노예가 웬말?…발칵 뒤집힌 콜롬비아

    도시홍보에 노예가 웬말?…발칵 뒤집힌 콜롬비아

    콜롬비아의 한 지방이 관광홍보를 하면서 ‘노예’를 등장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인종차별 논란을 부른 홍보전략의 책임자는 문책을 받아 파면됐다. 분별없는 홍보로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도시는 남미 콜롬비아의 카르타헤나 데 인디아스라는 곳이다. 도시는 최근 관광객 유치를 위해 홍보활동을 하면서 쇠사슬을 몸에 두른 흑인을 등장시켰다. 아프리카-미주계로 알려진 건장한 체격의 남자는 가벼운 천으로 은밀한 부위를 감춘 채 목과 손에도 쇠사슬을 감고 등장했다. 즐거운 분위기이어야 할 카리브 도시의 홍보에 노예가 등장하자 콜롬비아는 발칵 뒤집혔다. 카르타헤나 데 인디아스에선 4월 미주정상회의가 개최된다. 34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회의에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아프리카-미국계 인사로 불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콜롬비아 정부는 당장 성명을 내고 “노예가 있던 시대로 되돌아가자는 광고나 마찬가지”라면서 “목에 쇠사슬을 감은 아프로콜롬비아계 모델을 사용한 건 모든 인종을 모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면서 아프리카계 콜롬비아 소수민족에 상처를 준 데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한편 카르타헤나 데 인디아스의 시장은 “시 고위 관계자나 측근 중에 흑인계가 많다.”며 “재임 중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카르타헤나 데 인디아스 홍보담당관을 파면했다. 사진=카라콜라디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고아 ‘제이’의 험난한 삶

    시작이 좀 생뚱맞다. 난데없이 괴기한 마술 이야기다. 의아하지만 읽어 내려간다. “하늘에서 밧줄이 내려온다. 그것부터가 이상하다. 그러나 시작이니까 아직은 다들 입을 다물고 있다.”고 이미 작가가 글에서 ‘선수’쳤으므로. 근엄한 마술사의 명령에 어린 조수가 밧줄을 타고 위로 올라갔다. 조수를 쫓던 구경꾼들 눈앞에 피를 뿜는 조수의 몸통 조각들이 떨어졌다. 그러나 마술사가 조각을 모아 담은 양동이에서 짜잔, 조수가 멀쩡히 살아나는 신기한 마술이다. 이 마술에 호기심이 인 어린 중국 황제는 마술사가 살려낼 것으로 믿고 내시 사지를 찢었는데, 마술사는 밧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나’는 처음엔 마술사가 어찌 됐나 궁금했다. 지금은 홀로 남겨졌을 소년을 생각한다. 이렇게 시작했지만 뉴욕에 머무는 김영하가 5년 만에 낸 장편소설 ‘너의 목소리가 들려’(문학동네 펴냄)는 마술사 얘기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고아 ‘제이’의 삶을 따라간다. 고속버스터미널 화장실에서 태어난 제이는 화훼상가에서 구멍가게를 하는 돼지 엄마와 함께 살다가 보육원으로 옮겨 갔고 어떤 힘에 이끌려 빠져나왔다. 인생 막장으로 달려가는 또래 사이에서 노예처럼 생활했고 어느새 우두머리가 됐다. 경찰의 폭주족 단속 대열 속으로 돌진하면서 마치 신화처럼 사라졌다. 소설은 어릴 적 제이와 운명처럼 묶인 친구 동규, 제이에게 빠진 목란, 제이의 뒤를 쫓는 박승태 경위의 이야기를 엮어 제이의 짧은 삶을 과도하게 사실적으로 때론 판타지인 양 펼쳐낸다. 허를 찔렸다는 느낌이 드는 건 제이의 이야기가 끝난 뒤다. 극 중 작가인지, 작가 자신인지, 소설을 쓰게 된 배경을 털어놓는다. 한때 연인이었던 Y가 던져준 소재를 소설로 쓰기 위해 만난 동규와 목란, 박 경위의 말 그리고 한 여인의 편지를 덧댔다. 에필로그처럼 달린 짧은 글은 밍밍한 음식 속에서 강렬하고 맛난 양념을 발견했을 때처럼 희열을 번지게 한다. “작가들은 시작과 끝에 사람을 홀리는 뭔가를 숨겨놓는다고 말했다.” 이 책 중간, 제이의 독특한 성격을 설명하는 문장 중 이런 게 있다. 처음 풀어낸 마술사와 조수의 이야기가 소설 어느 인물과 맞닿는다는 것, 마지막 장을 덮고서야 이해하게 하는 작가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멕시코 에네켄 농장에 노예로 팔려간 조선인을 그린 ‘검은 꽃’(2003), 인터넷만이 삶의 출구인 88만원 세대의 현실을 담은 ‘퀴즈쇼’(2007)와 함께 이 소설을 ‘고아 3부작’으로 꼽는다. 1만 2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24세女, 동거남에 잡혀 7년간 포로생활 ‘충격’

    24세女, 동거남에 잡혀 7년간 포로생활 ‘충격’

    동거남에게 잡혀 7년 동안 자유를 박탈당하고 살던 여자가 구출됐다. 피해자는 소피아라는 이름을 가진 24세 아르헨티나 여자로 2005년 4월부터 동거남의 포로처럼 생활했다. 33세 남자는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여자를 절대 집밖에 나가지 못하게 했다. 집안에서는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었지만 문밖 출입은 절대 금지였다. 여자에게 외출을 금지하고 어쩌다 외출할 때는 언제나 자신이 동행했다. 이웃이나 가족과 접촉하는 것도 금기였다. 남자는 명령을 어기면 죽여버리겠다고 잔뜩 겁을 줬다. 풀려난 소피아는 “남자가 권총을 손에 들고 여러 번 협박을 했다.”고 진술했다. 소피아는 한번 탈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도망치려 한 소피아를 잡은 동거남은 그녀의 엉덩이에 칼에 꽂았다. 그 상태에서 소피아는 매를 맞고 정신을 잃었다. 7년 동안 포로생활을 하면서 소피아는 동거남과 자식 4명을 낳았다. 악몽의 세월을 보내던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동생을 만나면서 극적으로 구출됐다. 소피아는 여동생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여동생은 “언니가 동거남에게 구속돼 노예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남자는 긴급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워싱턴DC에 흑인 박물관

    미국 수도 워싱턴DC 한복판 내셔널몰에 ‘미국 흑인 역사·문화 박물관’이 생긴다. 이 박물관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그룹 중 하나로 오는 2015년 11월 문을 열 예정이다. 지난해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대형 석상이 내셔널몰에 건립된 데 이어 흑인 역사 박물관 설립이 시작되는 등 최초의 흑인 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일종의 ‘역사 바로 세우기’가 속속 진행되는 모양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22일(현지시간) 이 박물관 건설 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 직접 참석했다. 스미스소니언 재단의 19번째 박물관이 될 흑인역사·문화 박물관은 흑인의 미국 정착 과정과 노예 해방, 인권 운동 등 미국 흑인 역사를 망라해 전시할 예정이다. 박물관 건설에 필요한 5억 달러 중 절반은 정부 예산으로 지원되며, 나머지는 기업이나 개인의 기부로 충당된다. 월마트, 보잉과 같은 기업과 빌&멜린다 재단 및 오프라 윈프리, 퀸시 존스 등 개인으로부터 벌써 1억 달러가 모금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박물관이 탄생하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면서 “미래 세대가 과거 미국 흑인들의 고통, 진전, 투쟁, 희생의 노래를 듣게 될 때, 이런 것들이 미국 역사와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박물관은 이미 2만여점 이상의 각종 유물이나 전시품을 수집한 상태다. 노예해방 여성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이 사용하던 숄, 흑인과 백인을 분리해 앉혔던 열차, 인종차별주의 단체인 ‘KKK단’의 복장 등도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기공식에서는 첫삽을 뜨는 행사가 진행됐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자리에 앉아 쳐다보기만 하는 ‘이상한’ 장면이 펼쳐졌다. 백악관은 박물관 측과 협의에 따라 첫삽 행사는 박물관 관계자만 참석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인 로라 여사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자문위원 자격으로 이 행사에 참석, 첫삽을 직접 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어떤 외부적 억압이 있더라도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가져라”

    “어떤 외부적 억압이 있더라도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가져라”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1926~1984)에게는 찬사 못지않게 비판도 많다. 비판의 주된 과녁은 대안이 없다는 것. 푸코는 자유의지와 이성을 가졌다고 뻐기는 근대인들에게 알고 보면 너희들은 부드러운 지배 속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노예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근대사회는 ‘쇠우리’(Iron Cage)와도 같다는 얘기다. 근대인들이 계몽과 해방을 아무리 외쳐봤자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 대한 규명을 푸코는 지식-권력의 고고학, 혹은 계보학이라 불렀다. 문제는 이 지점이다. 지식-권력의 작동방식을 너무 촘촘히 묘사하다 보니 탈출구까지 막아버린 것이다. ●푸코의 마지막 강의 화두는 ‘파레시아’ 푸코는 정말 탈출구에 대해 얘기한 바가 없는가. 22~23일 이틀간 서울 종로구 화동 정독도서관에서 열리는 푸코 심포지엄 ‘근대 권력의 계보학에서 신자유주의 통치성까지-권력과 저항의 철학자 푸코를 다시 읽는다’는 이 문제를 다룬다. 고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서동진 계원디자인예술대 교수, 진태원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 등 프랑스 현대철학에 밝은 8명의 젊은 학자들이 모인다. 이들의 관심은 1970년대 말 이후 푸코의 마지막 행보다. 이 가운데 심세광 성균관대 강사는 ‘미셸 푸코의 마지막 강의 ; 견유주의적 파레시아와 진실한 삶’ 논문을 통해 1983년, 1984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의 마지막 강의에 집중한다. 심 강사에 따르면 푸코는 말년에 고대 그리스 철학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화두는 ‘파레시아’(parresia)였다. 파레시아란, 모든 것(Pan)과 말하다(Rein)라는 그리스 단어를 합친 것이다. 모든 것에 대해 다 말할 수 있다는 것, 그러니까 어떤 외부적 요인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믿는 바를 정확하게 있는 그대로 발언하는 것이다. 좋은 말 같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편치 않다. 자유민에게 주어지는 이 권리는 민주주의를 작동시키는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시민이 자신의 삶 전체를 내기에 거는 위험’이 걸려있기도 하다. 파레시아가 단순히 말하기가 아니라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인 이유다. ●“도발적 스캔들이 탈출구” 푸코는 파레시아라는 단어의 의미가 변하는 지점으로 철학자 소크라테스와 디오게네스를 꼽는다. 소크라테스는 민회에서 열변을 토하는 대신, 이웃 사람들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얘기하는 쪽을 택했다. “그리스 시민들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단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을 배려토록 종용”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 스스로가 산파술에 비유한 변증법적 대화기술은 이를 뜻한다. 디오게네스도 기본적으로는 소크라테스와 같다. 연단에서 정치적 열변을 토하는 대신 권력과 기성 질서의 결탁을 비판하면서 군중에게 설교하는 쪽을 택했다. 차이도 있다. 디오게네스는 훨씬 과격하고 거칠며 공격적이었다. 개처럼 살겠다는 견유학파라는 단어처럼 디오게네스는 온 몸으로 ‘한판 생쇼’를 벌였다. 알렉산더 대왕과의 유명한 일화도 거기서 나온다. 푸코가 주목한 것도 이 지점이다. “사회적 가식과 세속적 관습의 이면에서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생활의 구체적 진실 속에서 절대적으로 지속되는 것만 찾으려”하는 태도다. 저 멀리 있는 메시아를 기다리거나 완벽한 세상 이데아를 상정하는 방식으로 현실을 회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극한으로 이행하는 것’ 그 자체, 이게 디오게네스의 매력 포인트다. 문제있다고 비판하고 논쟁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옳다고 믿는 그 방식대로 살아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디오게네스의 행위는 하나의 ‘스캔들’이다. 심 강사는 “스캔들, 그것은 담론을 삶으로 대체했을 때 발생하는 것”이라고 요약한다. “도발적인 스캔들을 불러일으키는 개인들로 구축해감으로써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 모두가 자신들의 모순에 직면”토록 하라는 것이다. 푸코가 말년에 디오게네스와 파레시아에 집중한 것은 바로 이 스캔들을 탈출구로 여겼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아무리 쇠우리가 강력해 보여도 여기서 삐져나오는, 스캔들을 감행하는 주체는 있다는 것이다. ●전기 ‘미셸 푸코 1926~1984’도 출간 이에 맞춰 푸코 전기 ‘미셸 푸코 1926~1984’(그린비출판사 펴냄)도 출간됐다. 기자로 푸코와 친분이 깊은 디디에 에리봉이 가족과 주변 친지, 학계인사들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푸코를 복원해낸 것인데, 푸코에 대한 디테일한 서술이 눈에 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70대 삼촌이 10대 조카 성폭행, 임신시켜 충격

    10대 여자어린이가 70대 삼촌으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해 임신한 끔찍한 사건이 아르헨티나에서 터졌다. 경찰은 인면수심 삼촌의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다. 16일(현지시각)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해자는 아르헨티나 지방 산타 페에 살고 있는 14세 소녀다. 소녀는 73세 삼촌의 집안일을 거들어주다가 남자의 성노예가 됐다. 원래 삼촌의 집안일을 챙겨주던 사람은 소녀의 어머니다. 노인을 불쌍하게 본 소녀의 엄마는 매일 집으로 찾아가 음식만들기, 빨래하기 등을 도맡아 했다. 그러다 엄마는 딸에게 삼촌을 봐주라고 했다. 그래서 소녀는 혼자 노인 삼촌의 집을 다니며 집안일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약 4개월 전 힘없어 보이던 노인 삼촌은 짐승으로 돌변, 소녀와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 이후 매일 소녀는 삼촌의 성노리개가 되야 했다. 그러다 결국 소녀는 임신을 하게 된다. 큰 충격에 빠진 소녀는 스스로 경찰을 찾아가 “73세 삼촌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발했다. 소녀는 임신한 사실도 밝혔지만 “삼촌의 성폭행으로 아기를 갖게 됐다.”는 말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 “삼촌이 성폭행을 했다.” “아기를 가졌다.”고 별개의 일처럼 진술했을 뿐이다. 경찰은 “아마도 노인 삼촌이 그간 어린 조카에게 심한 협박을 한 것 같다.”며 “정신적으로 부담을 느낀 소녀가 인과관계를 꼬집어 진술하길 겁내는 듯하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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