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노숙
    2026-07-18
    검색기록 지우기
  • 둘째
    2026-07-18
    검색기록 지우기
  • 처우
    2026-07-18
    검색기록 지우기
  • 무해
    2026-07-18
    검색기록 지우기
  • 투척
    2026-07-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928
  • 은평 주민의 발 멈추지 않게… 버스 방역 이상 무!

    은평 주민의 발 멈추지 않게… 버스 방역 이상 무!

    버스 차고지서 소독 여부 꼼꼼히 점검 마을버스·택시에 마스크·소독제 배부 “대중교통 이용 때도 예방 수칙 준수를”“주민이 안심하고 버스에 탈 수 있도록 운수업계의 협조가 절실합니다.”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은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4일까지 많은 주민이 이용하는 시내버스, 마을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에 대한 대대적 방역 점검에 나섰다. 은평구 소재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관련 확진환자가 계속해서 발생함에 따라 은평구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방지하고 주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에 나섰다. 특히 지난달 24일에는 김 구청장이 직접 나서 서오릉로에 있는 선진운수를 방문, 방역 실태를 점검했다. 선진운수는 서울시 최대 버스운수업체로 지선, 간선, 광역 버스를 운영하며 인가 버스 대수는 293대에 이른다. 차고지로 버스가 들어올 때마다 소독했다. 청소 직원들이 버스에 올라 바닥부터 손잡이, 기둥을 꼼꼼하게 닦았다. 운수업체에서는 매일 승무 전에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 증상 의심 시 업무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운행 전후 손을 소독하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과 감염예방수칙 등 자체 교육을 강화했다. 김 구청장과 은평구 직원들은 버스에 마스크와 소독제가 비치됐는지 코로나19 홍보 안내문이 제대로 붙어 있는지, 운전자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지 등을 일일이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김 구청장은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발이 되는 운수업계 관계자들께 감사드리며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주민이 안심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운수회사도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은평구는 마을버스 및 개인택시 사업자에게 마스크 8000개와 손소독제 2200여개를 배부했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한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코로나19 전염 예방을 위해 경로당(70곳), 어린이집(73곳), 노인복지시설(24곳), 장애인복지시설(10곳), 아동복지시설(6곳), 노숙인시설(4곳), 지하철역(19곳), 기타 시설(55곳)에 대한 방역을 마쳤다. 김 구청장은 “코로나19 심각단계에 맞춰 강력한 대응으로 환자를 신속하게 가려 치료하고, 외부와 철저히 격리하고 보호함으로써 지역사회로의 확산을 차단하고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주민 여러분들도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예방행동 수칙을 꼭 지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원불교 코로나 예방 위해 22일까지 종교 행사 전면 취소 결의

    신흥 민족종교 원불교는 10일 코로나19 대책위원회(대책위) 긴급회의를 열어 오는 22일까지 종교 행사를 전면 취소키로 결의했다. 이는 지난 달 27일에 이어 종교 행사 중단과 관련해 내린 두번 째 교단적 지침이다. 원불교는 이같은 종교 행사 전면 취소 결의를 놓고 “특정 종교, 지역을 떠나 지역사회 전파는 사전예방으로 철저히 막아야 한다는 정부의 뜻에 합력하고자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원불교 대책위는 추가 2주간 휴회에 들어간 교화현장에 코로나19 지침서를 배포하고, 대중 법회와 기도를 중단하는 대신 개인이나 가정에서 법회와 기도를 통해 신앙·수행 생활을 이어갈 것을 당부했다. 대책위는 이와함께 정부에서 시행 중인 ‘마스크 양보하기 운동’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모든 교무(성직자)들에게 세탁 후 재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천 마스크를 제작해 사용하도록 우선 권장하고, 전국 교도들에게도 천 마스크 사용 운동에 동참할 수 있게 안내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또 원불교봉공회가 주관해 노숙인 지원사업과 결식아동 지원사업을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은 “종교행사를 중단하는 것은 힘든 결정이지만 건강한 사회 회복을 위해 뜻을 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조치에 교화현장의 재가출가 교도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한편, 원불교봉공회는 KT그룹희망나눔재단의 후원으로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대구 두류 정수사업소에서 300여 명의 소방공무원에게 밥차를 지원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자활센터가 코로나 예방 빌미로 노숙인 내보내” 인권위 진정

    “자활센터가 코로나 예방 빌미로 노숙인 내보내” 인권위 진정

    9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수원 노숙인 시설 인권위 진정 및 긴급구제 요청 기자회견’에서 장서연(오른쪽) 변호사가 진정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홈리스행동 등 노숙인 인권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원의 한 노숙인자활센터가 코로나19 예방을 빌미로 입소인을 강제로 내쫓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연합뉴스
  • [오늘의 눈] ‘지하철 공짜 마스크’ 취약층 먼저 드려요/황비웅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지하철 공짜 마스크’ 취약층 먼저 드려요/황비웅 사회2부 기자

    지난 3일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배부하는 마스크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취재에 나섰다. 서울시내버스에서는 버스기사에게 10~20장씩 배부한 뒤 시민이 요구하면 나눠 주는 식이었고, 서울 지하철에서는 하루 80~100장씩 비치한 뒤 역무 사무실에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한 사람당 한 장씩 배부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온 국민이 ‘마스크 대란’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마당에 불특정 다수에게 무작정 나눠 주는 건 좀 의아해 보였다. 온 국민이 마스크 한 장이라도 구하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마스크가 반드시 필요한 노인·장애인 등 사회취약계층은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지 오래다. 노인과 장애인들이 약국과 우체국 등 공적 판매처에 줄을 서는 것은 쉽지 않고, 그나마도 정보에 어두워 늦게나마 약국에 가면 허탕 치기 일쑤다. 대구·경북 등 재난 현장의 의료진은 마스크가 부족한 상태에서 생명을 담보로 24시간 내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미 ‘마스크 대란’은 국가재난 사태가 됐다. 이에 지난 3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마스크 대란’에 대해 직접 나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마스크 5부제’ 실행을 하루 앞둔 8일 대국민 담화문까지 발표하며 “꼭 필요한 곳에 우선적으로 공급하도록 배려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실제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서비스(SNS)에는 ‘#마스크 안 사기_동참’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각 지역 맘 카페 등에서는 ‘남는 마스크를 필요한 곳에 기부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서울 지하철 역무 사무실에 80~100장씩 쌓여 있던 마스크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할 뿐 아니라 안내문도 안 보여 꼭 필요한 사람이 찾기 힘든 상황이었다. 마스크가 꼭 필요한 기저질환자 또는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게 돌아가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다. 이런 부분을 지적하자 서울시에서는 지난 5일 서울교통공사에 ‘지하철 무료마스크 배부 방법 변경 통보’라는 공문을 보내 기저질환자 또는 노인, 임산부, 노숙인 등 취약계층에게 우선 마스크를 배부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각 지하철역 역무사무실에서는 신분증 확인을 통해 배부 대상을 확인하고 배부대장을 작성한 뒤 배부한다. 시행은 9일부터다. 눈에 잘 띄지 않던 마스크 배부 안내문도 시민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부착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정책의 미진한 점이 발견되는 대로 즉각 조치하기 바란다. stylist@seoul.co.kr
  • 확진 환자 3명 늘어난 동대문 “추가 확산 방지에 사활 건다”

    확진 환자 3명 늘어난 동대문 “추가 확산 방지에 사활 건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유 구청장이 직접 확진 환자의 동선을 점검하고 취약계층 지원 강화를 지휘했다.5일 동대문구에 따르면 유 구청장은 이날 오후 2시 직접 동안교회를 포함한 이문1동 일대 확진 환자들의 동선을 순찰하며 방역 및 시설 운영 중단 현황을 꼼꼼히 살폈다. 길에서 마주치는 주민들에게도 인사를 건네며 불안함을 달래고 예방 수칙을 알렸다. 이어서 주거 취약계층 방문에 동행해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 등을 직접 안내하고,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방역용품을 배부하는 일에 앞장섰다. 한편 구는 이날 오후부터 관내 주거취약계층 99명에게 마스크 모두 198개, 손소독제 99개를 지급했다. 또 폐지수집 노인 170명에게 마스크 340개, 손소독제 170개, 노숙인 18명에게 마스크 36개, 손소독제 18개를 각각 지급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임대아파트 등 공동주택 내 승강기 1697개에 손소독제 모두 3652개를 비치하고 가나안쉼터, 여성복지시설, 아동청소년시설, 데이케어센터, 요양원, 장애인복지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고시원 등 다중이용시설 417곳에도 손소독제 모두 1610개를 배부했다. 앞서 4일 오후 관내 2, 3, 4번째 확진 환자들이 최종 양성 판정을 받은 직후부터 유 구청장과 동대문보건소는 즉시 확진 환자들의 동선을 파악하고 오후 6시 30분부터 주요 방문 장소 방역 및 운영 중단 조치에 돌입했다.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고 동대문구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진 환자의 동선을 게시했다. 유 구청장은 “동대문구는 보건소를 중심으로 24시간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하며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현장점검, 홍보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송구스럽다”면서 “확진자의 동선을 놓치지 않고 조치해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종로, 쪽방촌 주민·노숙인에 마스크 무료 나눔

    서울 종로구는 코로나19 방역 사각지대를 막고 취약계층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쪽방 거주 주민과 거리 노숙인 등에게 휴대용 손세정제와 마스크를 지원한다고 4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돈의동과 창신동 쪽방에 거주하는 주민과 거리 노숙인 등 500여명이다. 상대적으로 정보에 취약한 거리 노숙인에게는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전달하면서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안내하고 발열 상태도 확인하는 등 적극적으로 감염 예방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또 구는 주거 환경과 위생이 열약한 돈의동과 창신동 쪽방 지역에 대한 방역을 강화한다. 쪽방촌은 주 1회 이상, 돈의동 쪽방상담소와 창신동 쪽방상담소는 매일 건물 내부를 소독하고 상담소 방문 주민에게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안내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주민 몰리고 도난 소동… 대구 마스크 배부 전쟁

    주민 몰리고 도난 소동… 대구 마스크 배부 전쟁

    달서구 아파트선 관리실 배부에 난리통 기부받은 250만개, 병원·요양시설 전달정부의 공적마스크 판매가 시작됐는 데도 마스크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농협하나로마트, 우체국, 약국 등으로 판매처가 제한되면서 소비자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인 대구에도 우체국 등지에서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서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대구시가 직접 구매했거나 각계에서 기부받아 무료로 배분한 마스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구시는 재난관리기금으로 지금까지 370여만개의 마스크를 구입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 마스크는 8개 구군을 통해 가구당 2개씩 배부토록 했다. 구군은 이를 주민복지센터에 보내 주민들이 직접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구군의 배부방법은 다양했다. 수성구와 서구, 북구 등은 통장이 아파트의 경우 우편함에 가구당 2개를 투입했고, 단독주택은 집에 찾아가 전달했다. 달서구와 중구 등은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주민들에게 배부했다. 달성군은 확진환자가 발생한 아파트 주민에게 우선 배부하고 나머지는 아직 갖고 있다. 직접 전달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 우편함에 넣어둔 마스크들이 잇따라 없어진 것이다. 실제로 서구 모 빌라 우편함에 들어 있던 마스크 90여개, 서구의 또 다른 빌라 우편함에서 60개가 없어졌다. 북구 모 아파트에서 68개의 마스크가 도난당했다. 대구경찰은 이곳에서 마스크를 훔친 A군 등 5명을 이날 검거했다. 이와 함께 달서구 진천동 H아파트의 경우 마스크를 받기 위해 관리실에 주민들이 한꺼번에 몰려 큰 혼잡을 빚어 불만이 제기되자 현관문 앞에 마스크를 걸어두는 것으로 전달 방식을 변경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모두 100억원을 들여 1000만개를 구입해 4인 가족 1가구에 마스크 10개씩을 배부하는 게 목표다”고 밝혔다. 기부받은 마스크는 의료기관과 요양시설 등지에 전달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광주시에서 2만개를 보낸 것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국민은 물론이고 지자체, 기업, 사회단체 등에서 모두 250여만개의 마스크를 대구시에 기증했다. 시는 기부받은 이 마스크를 대구의료원과 보훈병원 등 병원과 대구시 의사회와 한의사회 등 코로나19 확진환자와 접촉이 많은 곳에 보냈다. 노인요양시설, 정신재활시설, 쪽방상담소, 노숙인지원센터, 어린이집 등지에도 보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감염보다 끼니 못 때우는 게 더 무서워”

    “감염보다 끼니 못 때우는 게 더 무서워”

    노숙인 등 저소득층 ‘사회적 고립’ 호소 무료급식 끊기고 의료봉사 휴진에 타격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전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것을 넘어 일부 계층에는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무료 급식소는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급식을 중단했고, 무료 의료봉사의 손길도 끊겼다. 감염병 전염보다 더 무서운 ‘사회적 고립’이 시작된 것이다. 2일 서울 영등포역에서 만난 노숙인 김모(65)씨는 “한 끼도 먹지 못했다”고 했다. 김씨는 “평소 급식소를 돌아다니면서 끼니를 때웠는데, 최근 무료 배식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노숙인 이모(58)씨는 “감기 기운이 있는데 병원에 가질 못한다”면서 “기침을 하면 주변에서 안 좋게 바라본다”고 말했다. 실제 이곳에서 매주 세 차례 식사를 제공해 온 천사무료급식소는 지난달 5일부터 급식을 중단했다. 종교 단체의 급식 봉사도 크게 줄면서 노숙인들이 식사를 하러 갔다가 허탕을 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노숙인 쉼터도 이용 시설 최소화 권고에 신규 노숙인들은 잠조차 제대로 자지 못한다. 등록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쉼터조차 이용하지 못하는 차별이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영등포역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의료 봉사를 하는 요셉의원은 이번 주까지 휴진을 하기로 결정했다. 봉사자들 수급이 어려워지면서다. 이주 노동자들을 진료하는 서울 라파엘클리닉도 지난달 초 두 달간 휴진을 결정하면서 일요일마다 진료를 받기 위해 길게 줄 서는 풍경도 사라졌다. 폐지 수거나 전단지를 나눠 주며 생계를 이어 온 고령자들도 타격이 크다. 5년 전부터 전단지 일을 해 온 김모(73)씨는 최근 일을 그만뒀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어려워지기도 했지만, 전단지를 나눠 주려고 해도 사람들이 피해 버려 도저히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자가격리가 마치 도덕적인 일처럼 비치고 있다”면서 “개별적으로 처한 주거 환경이나 타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상태인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사설] 이재웅의 “재난 기본소득 지급” 제안 검토해볼 만하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국민에게 현금을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페이스북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관련 글을 올렸는데 수긍이 가는 대목이 적지 않다. 이 대표는 “이번에는 감염 공포로 인한 경제위기이기 때문에 소비진작이 아니라 기본적인 생계소득을 보장해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 정부 대책은 그래도 형편이 나은 사람들, 버틸 만한 사람들을 위한 대책”이라면서 “경계에 있는 더 많은 사람들, 버티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소득을 지원해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구체적으로 소상공인, 프리랜서, 비정규직, 학생, 실업자 등을 지목하면서 “(이들처럼) 소득이 없어져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재난기본소득 50만원씩을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코로나19가 촉발한 경제위기로 많은 국민이 고통받고 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기 바빴던 일용직 근로자들의 일감이 뚝 끊겼고, 취업문이 닫힌 것도 모자라 청년들의 아르바이트 자리까지 뭉텅뭉텅 사라지고 있다. 무급휴직을 강요받는 중소기업 근로자도 적지 않다고 한다. 자영업자들도 매출이 뚝 떨어져 가게 월세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노숙자나 극빈계층은 마지막 희망이었던 무료급식소마저 문을 닫아 끼니를 때우기도 힘든 지경이다. 마스크 살 몇천원조차 없는 이들에게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신용카드 소득공제 확대, 소비쿠폰 지급 등의 소비진작 대책은 그야말로 ‘등 따습고, 배부른’ 사람들을 위한 얘기로 들릴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는 코로나19 감염 공포가 아니라 생존 공포, 기아 공포가 더 무서운 것이다. 현금지급 정책은 이미 일부 국가가 선제적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홍콩은 18세 이상 영주권자에게 1만 홍콩달러(약 155만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대상자는 700만명으로 소요 예산만 우리 돈으로 11조원에 이른다. 또 공공주택의 저소득층 세입자들에게는 한 달치 월세를 대납해 주기로 했다. 말레이시아도 특정 계층에 일회성으로 현금 600링깃(약 17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대표가 제안한 대로 50만원을 1000만명에게 지급하려면 5조원이 소요된다. 대상자를 2000만명으로 늘리면 10조원이 필요하다. 물론 현금 지급은 사회적으로 근로의욕 저하와 부정수급 등의 모럴해저드를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 퍼주기 정책이 아닌 일회성 지급이라는 점에서 부작용은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당장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지원이 될 수 있다.
  • “연극인·원칙주의자·공감능력자… 3인3색 매력”

    “연극인·원칙주의자·공감능력자… 3인3색 매력”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두 교황’이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교황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영화에서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추기경 시절 보수적인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만나 종교·사회적 이슈를 두고 대립하지만, 끝내 두 교황은 신 앞에서 서로 이해하고 개인적 신뢰와 우정을 쌓는다는 이야기는 비가톨릭 신자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사색을 안겼다. 베네딕토 16세와 직전 교황인 요한 바오르 2세 재임 기간에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두 차례 알현해 한국에서 세 교황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인 성염(78) 전 대사를 지난 18일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만나 세 교황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교한다면. “요한 바오로 2세는 연극인이다. 연설이나 표정에 연극인다운 제스처가 있었다.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적 학자였고, 교황청 내 검찰청 격인 신앙교리성에서 수십년간 근무해 표정이 딱딱했다. 교회 문제에서도 진중한 스타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 신부이자 교구장으로서 계속 사람을 상대하고 사귀어 온 분이다. 내가 만났을 때 이야기를 하면 그는 나의 눈을 쳐다보며 경청하고 공감하는 공감능력자였다. 교회와 신도들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항상 생각하고 같이 고민해 온 개방적인 분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화하면 영화처럼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의 연기가 대단했다.” -영화에서 진보주의자로 표현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실제로도 가톨릭 개혁에 주력하고 있는데. “가톨릭 내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이슈 중 하나는 이혼이다. 가톨릭 신자 간 결혼에 대해선 이혼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혼한 신자가 교회를 찾아오면 다른 신자들은 그들을 낮춰 보며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혼이 교리에 어긋나는지 아닌지의 논쟁을 넘어 이미 이혼한 신자를 파문자 취급은 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들도 교회의 자녀이고 상처 입은 사람이니 교회를 찾아오면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결국 교황은 즉위 후 5년간 노력해서 이 문제를 풀었다.”-세 교황은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다. “2003년 주교황청 대사로 부임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신임장을 제정할 때 30분 정도 요담을 나눴다. 교황은 각국에서 새로 부임한 대사가 신임장 제정사를 하면 답을 하는데, 이를 통해 그 국가의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당시 북핵 위기였는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북핵 문제는 철저하고 검증 가능하게, 그러면서도 공평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핵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부활절이나 성탄절 계기에 한반도와 북핵 문제를 이야기했다. 국제사회에 북핵 문제를 무력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호소하고 대북 지원에서 인도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대북 지원을 북핵 협상의 조건으로 삼지 말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한 후 전임 교황이 계획한 해외 순방지 외에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부터 남북 대화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열 번 이상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대사께서는 김희중 대주교와 함께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특사단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 당시 북미 대립이 격화되며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이었는데 교황이 한반도 문제를 언급했나. “특사단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과 회담하기 하루 전이었다. 우리는 교황을 예방하기 앞서 총리 격인 국무원장과 대화를 했다. ‘문 대통령께서 교황님의 많은 지도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했다’고 전달했더니 국무원장이 ‘우리가 내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데 우리에게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메시지는 없느냐는 뜻인 것 같았다. 우리는 ‘북핵 문제 해법은 북미가 직접 회담으로 풀어야 하고, 북미가 회담을 하려면 정기적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게 방법’이라고 했다. 이튿날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대화를 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이후 바티칸 외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교황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분이 바라는 바를 다 전달했다’고 하더라.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1년 후 한미 연합훈련은 유예되고 북미 회담이 이뤄지지 않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0월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방북 요청을 사실상 수용했다. 하지만 2019년 북미·남북 관계가 교착되면서 교황의 방북 가능성은 낮아진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교황’은 라틴어로 ‘폰티펙스’(pontifex)다. ‘폰티’는 ‘다리’, ‘펙스’는 ‘만드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교황은 즉위 직후 바티칸 주재 외교관들을 만나 ‘제가 하는 일은 다리를 놓는 일이다. 사람을 만나게 하고 화해하게 하고 격려하게 하는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면 제가 한다’고 했다. 교황도 국가원수라 상대국의 공식 초청이 없으면 움직이기 어렵지만, 교황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볼 때 평화에 기여한다면 어디나 기꺼이 찾아갈 분이다. 교황이 인권을 탄압하는 북한에 가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기독교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으로 재정의했다. 인간 존엄성이란 인권이다. 그래서 교황은 쿠바든 북한이든 어디든 가서 인간 존엄성을 호소하는 것이다.”-프란치스코 교황은 소박한 행보로도 화제를 모았는데. “소박한 행보 또한 ‘기독교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임을 실천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인 비서가 들려준 이야기인데, 교황이 즉위한 지 3일 후 이 비서가 교황에게 구두를 닦아 주겠다며 달라고 하자 교황은 ‘평생 내 손으로 구두를 닦았는데, 평생 해온 나의 직업을 뺏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위트 있게 거부했다고 한다. 교황의 소박한 행보는 ‘가난한 자에 대한 우선적 선택, 신자유주의는 우상숭배’라는 그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교황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상·하원 의장의 만찬 초대에 대해 선약이 있다고 불참한 뒤 현지 교회에서 마련한 노숙자와의 파티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교황과의 만찬을 기대했던 정·재계 인사들은 ‘있는 놈들도 천국 가자’라고 비아냥댔지만, 교황은 ‘가난한 사람을 만져 보면 그리스도의 살결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성 전 대사는 세 교황과 한국을 연결하며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외교관이기도 하지만, 교부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 등을 라틴어 원전에서 번역하는 신학자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는 고립된 광주의 상황을 서울에 알리고 광주민주화운동의 주모자로 수배된 투사를 숨겨 주기도 했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의 역사적 과오를 비판하고 사회에 정의 구현을 외치는 종교·사회 개혁가로 활동해 왔다. -가톨릭 내 대표적 진보단체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에서도 활동하셨는데. “내가 태어난 곳이 전남 장성인데 1948년 제주민 토벌에 파병되기를 거부한 군인들이 주도한 소위 여순사건이 있었다. 어릴 적 성당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이 교리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을 모아 놓고 우익 계열인 서북청년단에서 활동했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았다. 여자 빨치산을 잡아 어떻게 난자해 죽이는지를 아이들에게 자세하게 이야기하더라. 나는 ‘가톨릭 신자인데 사람을 저렇게 죽여서 되겠는가’라고 생각하며 트라우마가 생겼다. 이후 1970년대 해방신학을 접하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며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를 갖고 사회문제에 투신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대사님을 교회에서 사회로 나오게 했던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란 무엇인가. “1960년대 가톨릭은 크리스천이 정의 구현을 복음선포의 사명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사회가 정의와 평화, 화해, 공평과 같은 가치 위에서 정화되도록 하는 게 신앙인으로서 크리스천의 사명이라는 가르침이다. 크리스천의 의무는 아우구스티누스가 논변하기도 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에서 이해관계와 이념을 넘어 타인들을 품어 주는 사회적 사랑은 하느님의 나라에 속한다고 설파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사회적 사랑이란 다름 아닌 정치적 사랑을 가리킨다고 했다. 가난하고 약한 자를 위한 정의를 세우고, 이를 위해 정치에 참여하고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치적 사랑이다.” -일반 신자들은 어떤 믿음을 갖고 정치에 참여해야 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야기한 바가 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비밀투표를 한다. 이는 모세의 장막과 비슷하다. 모세는 자신의 백성을 거느리고 이집트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장막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하느님과 만났다. 하느님과 독대하는 자리인 것이다. 투표소에서도 하느님과 일대일로 마주한다.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하는지는 하느님만 안다. 하느님의 가르침대로만 투표하면 된다. 가난하고 약하고 소외받는 사람을 위해 한 표를 던지는 것이 하느님의 가르침이다. 이 외에는 이기심일 뿐이다. 다른 종교 신자도 마찬가지다. 불자라면 부처님의 대자비에 따라서 투표하면 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마스크는커녕 밥도 끊겨… 코로나에 더 소외되는 소외계층

    마스크는커녕 밥도 끊겨… 코로나에 더 소외되는 소외계층

    전국 25개 천사 무료 급식소 잠정 휴업 복지관도 감염 우려 배식·도시락 중단 노숙인 급식 ‘밥퍼’도 새달까지 멈춰 “급식소 공백, 푸드뱅크·바우처로 해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지역사회로 확산하면서 노숙인이나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무료급식소 운영 중단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원봉사 등 도움의 손길마저 끊기면서 취약계층의 그늘은 더 짙어졌다. 전문가들은 취약계층을 위해 푸드뱅크 확대나 식사 바우처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 종로구에서 약 700명의 식사를 책임지던 천사무료급식소와 원각사 무료급식소는 문을 닫은 상태다. 종로구 외 전국 25개 천사무료급식소 역시 잠정 휴업 중이다. 해당 무료급식소를 통해 끼니를 해결해온 가난한 노인과 노숙자 등은 1만여명에 달한다. 인근 종로노인종합복지관도 감염을 우려해 경로식당에서 배식과 도시락 조리를 중단했다. 대신 약 950명분의 간편식으로 대체해 복지관 직원들이 나눠주거나 배달하고 있다. 최근 취약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급식소가 속속 문을 닫으면서 배 곯는 취약계층이 늘고 있다. 노숙자 무료급식의 원조격인 다일공동체(밥퍼)도 지난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무료급식을 중단 중이다. 서울 종로 천사무료급식소 관계자는 “다음달이면 다시 급식소를 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큰일”이라면서 “어르신들은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 문을 닫았는데 기간이 길어지면서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이 급식소는 매주 3회 350~500명이 이용했다. 원각사 무료 급식소 관계자는 “대체 식품을 준비해 나눠줄까도 생각했지만 사람들이 모이는 일 자체가 위험할 수 있어 걱정”이라면서 “멀게는 수원이나 인천, 의정부 등 각지에서 200~300명이 와서 식사를 하기 때문에 도시락 배달은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급식 대신 주먹밥이나 빵을 나눠주는 급식소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용찬 바하밥집 지원실장은 “평소 약 130명이 찾아왔는데 요즘은 약 90명까지 줄었다”면서 “법인단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마스크나 손소독제 등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각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에서 무료급식소 운영 중단으로 인한 공백을 채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종합복지관에서 기초생활수급자인 노년층은 무료로 식사를 하고 다른 저소득층도 2500~2700원으로 끼니를 해결해왔다”면서 “지방자치단체는 사회복지단체와 함께 취약계층을 파악하고 푸드뱅크를 확대하고 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빈곤층 지원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비상대책의 일환이어야 한다”면서 “추경을 편성할 때 취약계층을 위한 바우처나 도시락 제공 사업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성염 전 주교황청대사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자, 프란치스코는 공감능력자”

    성염 전 주교황청대사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자, 프란치스코는 공감능력자”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두 교황’이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교황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영화에서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추기경 시절 보수적인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만나 종교·사회적 이슈를 두고 대립하지만, 끝내 두 교황은 신 앞에서 서로 이해하고 개인적 신뢰와 우정을 쌓는다는 이야기는 비가톨릭 신자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사색을 안겼다. 베네딕토 16세와 직전 교황인 요한 바오르 2세 재임 기간에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두 차례 알현해 한국에서 세 교황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인 성염(78) 전 대사를 지난 18일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만나 세 교황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교한다면. “요한 바오로 2세는 연극인이다. 연설이나 표정에 연극인다운 제스처가 있었다.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적 학자였고, 교황청 내 검찰청 격인 신앙교리성에서 수십년간 근무해 표정이 딱딱했다. 교회 문제에서도 진중한 스타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 신부이자 교구장으로서 계속 사람을 상대하고 사귀어 온 분이다. 내가 만났을 때 이야기를 하면 그는 나의 눈을 쳐다보며 경청하고 공감하는 공감능력자였다. 교회와 신도들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항상 생각하고 같이 고민해 온 개방적인 분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화하면 영화처럼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의 연기가 대단했다.” -영화에서 진보주의자로 표현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실제로도 가톨릭 개혁에 주력하고 있는데. “가톨릭 내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이슈 중 하나는 이혼이다. 가톨릭 신자 간 결혼에 대해선 이혼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혼한 신자가 교회를 찾아오면 다른 신자들은 그들을 낮춰 보며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혼이 교리에 어긋나는지 아닌지의 논쟁을 넘어 이미 이혼한 신자를 파문자 취급은 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들도 교회의 자녀이고 상처 입은 사람이니 교회를 찾아오면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이미 재혼하고 자녀까지 낳은 그들에게 이혼은 교리에 어긋나니 헤어지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결국 교황은 즉위 후 5년간 노력해서 이 문제를 풀었다.” -보수파가 반발하지는 않았나. “가톨릭 교회 안에 여전히 율법주의 전통이 존재하기에 교황이 개혁적 행보를 하면 보수파는 책을 내서 공개적으로 교황을 비난하는 등의 일이 허다하다. 보수파는 이혼 문제와 관련 ‘자비가 계명을 면제해주지 않는다’며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동성애에 반대하고 깨끗한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하지만,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이혼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지금처럼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이유로 그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 것은 더 큰 죄라는 입장이다. 교황은 즉위하자마자 ‘가엾어서 택하노니’라는 표어를 택했다. 하느님은 사람을 불쌍해서 부르지 선량해서 부르는 게 아니다. 가엾은 사람에게 가서 교회로 오게 하자는 것이다.” -세 교황은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다. “2003년 주교황청 대사로 부임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신임장을 제정할 때 30분 정도 요담을 나눴다. 교황은 각국에서 새로 부임한 대사가 신임장 제정사를 하면 답을 하는데, 이를 통해 그 국가의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당시 북핵 위기였는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북핵 문제는 철저하고 검증 가능하게, 그러면서도 공평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핵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부활절이나 성탄절 계기에 한반도와 북핵 문제를 이야기했다. 국제사회에 북핵 문제를 무력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호소하고 대북 지원에서 인도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대북 지원을 북핵 협상의 조건으로 삼지 말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한 후 전임 교황이 계획한 해외 순방지 외에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부터 남북 대화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열 번 이상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대사께서는 김희중 대주교와 함께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특사단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 당시 북미 대립이 격화되며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이었는데 교황이 한반도 문제를 언급했나. “특사단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과 회담하기 하루 전이었다. 우리는 교황을 예방하기 앞서 총리 격인 국무원장과 대화를 했다. ‘문 대통령께서 교황님의 많은 지도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했다’고 전달했더니 국무원장이 ‘우리가 내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데 우리에게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메시지는 없느냐는 뜻인 것 같았다. 우리는 ‘북핵 문제 해법은 북미가 직접 회담으로 풀어야 하고, 북미가 회담을 하려면 정기적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게 방법’이라고 했다. 이튿날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대화를 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이후 바티칸 외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교황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분이 바라는 바를 다 전달했다’고 하더라.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1년 후 한미 연합훈련은 유예되고 북미 회담이 이뤄지지 않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0월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방북 요청을 사실상 수용했다. 하지만 2019년 북미·남북 관계가 교착되면서 교황의 방북 가능성은 낮아진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교황’은 라틴어로 ‘폰티펙스’(pontifex)다. ‘폰티’는 ‘다리’, ‘펙스’는 ‘만드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교황은 즉위 직후 바티칸 주재 외교관들을 만나 ‘제가 하는 일은 다리를 놓는 일이다. 사람을 만나게 하고 화해하게 하고 격려하게 하는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면 제가 한다’고 했다. 교황도 국가원수라 상대국의 공식 초청이 없으면 움직이기 어렵지만, 교황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볼 때 평화에 기여한다면 어디나 기꺼이 찾아갈 분이다. 교황이 인권을 탄압하는 북한에 가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기독교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으로 재정의했다. 인간 존엄성이란 인권이다. 다만 바티칸은 민족자결주의, 즉 한 국가가 왕정이든 민주정이든, 공산주의든 자본주의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도 중시한다. 그래서 교황은 쿠바든 북한이든 어디든 가서 인간 존엄성을 호소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박한 행보로도 화제를 모았는데. “소박한 행보 또한 ‘기독교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임을 실천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인 비서가 들려준 이야기인데, 교황이 즉위한 지 3일 후 이 비서가 교황에게 구두를 닦아 주겠다며 달라고 하자 교황은 ‘평생 내 손으로 구두를 닦았는데, 평생 해온 나의 직업을 뺏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위트 있게 거부했다고 한다. 교황의 소박한 행보는 ‘가난한 자에 대한 우선적 선택, 신자유주의는 우상숭배’라는 그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교황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상·하원 의장의 만찬 초대에 대해 선약이 있다고 불참한 뒤 현지 교회에서 마련한 노숙자와의 파티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교황과의 만찬을 기대했던 정·재계 인사들은 ‘있는 놈들도 천국 가자’라고 비아냥댔지만, 교황은 ‘가난한 사람을 만져 보면 그리스도의 살결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성 전 대사는 세 교황과 한국을 연결하며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외교관이기도 하지만, 교부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 등을 라틴어 원전에서 번역하는 신학자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는 고립된 광주의 상황을 서울에 알리고 광주민주화운동의 주모자로 수배된 투사를 숨겨주기도 했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의 역사적 과오를 비판하고 사회에 정의 구현을 외치는 종교·사회 개혁가로 활동해 왔다. 80년 가까이 숨 가쁘게 달려온 그의 일생을 들어보았다. -가톨릭을 어떻게 접하게 됐는지. “할아버지 적부터 개신교를 믿었다. 다만 집안이 가난해 학비는 물론 숙식까지 해결되는 가톨릭 미션스쿨 광주 살레시오중학교에 들어갔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안 돼 가톨릭 입교를 준비하시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종교적 유산도 있고, 가톨릭계 학교의 은덕도 있어 자연스럽게 가톨릭 신자가 됐다.” -가톨릭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사제를 준비하다가 포기했는데. “살레시오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살레시오 수도회 수사신부들이 가난하고 불우한 청소년들을 보살피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나도 그들처럼 되겠다는 생각에 가톨릭대 신학과에 입학하고 10년간 사제가 되는 길을 걸었다. 그런데 1972년 어느 날 가톨릭과 개신교, 불교, 천도교, 원불교, 유교 청년 대표들이 모이는 ‘종교제’에 나갔는데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첫눈에 반했다. 두 갈래 길에서 고민했지만 사제를 포기하고 결혼을 택했다. 지금까지도 후회는 없다. 이 길을 걸어온 게 아주 행복하다. 잘 걸어왔다.” -동양인 최초로 교황립 살레시안대학교 라틴어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자의 길을 택한 이유는. “그리스도교는 그리스·로마문화와 합류해 4세기쯤 중세와 근현대의 유럽 문화를 형성한다. 그 지점에 교부라고 불리는 학자들, 대표적으로 아우구스티누스가 있었다. 이들이 그리스도교와 그리스·로마문화를 어떻게 통합시키고 새로운 문화를 창출했는지 연구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들의 저작을 번역하고자 라틴어를 배우고자 했다. 처음에는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자 했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한국외대에서 중세철학과 라틴어를 공부해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를 강의할 사람을 찾았고, 나를 뽑았다. 이후 서강대에서 중세철학을 가르치시던 정의채 교수가 은퇴하자 나를 초빙했다.” -가톨릭 내 대표적 진보단체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에서도 활동했는데. “내가 태어난 곳이 전남 장성인데 1948년 제주민 토벌에 파병되기를 거부한 군인들이 주도한 소위 여순사건이 있었다. 당시 우리 마을 삼서 소룡리도 여수·순천 인근이라 초토화됐다. 그러니 나는 지독한 반공주의자가 됐어야 했다. 그런데 어릴 적 성당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이 교리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을 모아 놓고 우익 계열인 서북청년단에서 활동했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았다. 여자 빨치산을 잡아 어떻게 난자해 죽이는지를 아이들에게 자세하게 이야기하더라. 나는 ‘가톨릭 신자인데 사람을 저렇게 죽여서 되겠는가’라고 생각하며 트라우마가 생겼다. 이후 1970년대 해방신학을 접하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며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를 갖고 사회문제에 투신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마지막 수배자’였던 윤한봉 씨를 자택에 숨겨주고 망명을 도왔다고 들었다. “당시 서울에 있었는데 아무도 광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몰랐다. 나를 비롯해 교회 내 동료들은 교회 조직을 통해 간간이 소식을 듣고 있었다. 크리스천으로서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교회에 나오는 신자들이 모두 읽는 주보에 광주 소식을 실었다. 그러던 중 동료들이 윤한봉 씨를 숨겨달라고 부탁해 집에 잠시 숨겨줬다가 여의치 않아 안전한 장소를 구해 옮겨줬다. 윤 씨는 군부 세력에 의해 광주민주화운동의 ‘원흉’으로 몰렸으니 잡혔으면 재판도 없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대사님을 교회에서 사회로 나오게 했던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란 무엇인가. “1960년대 가톨릭은 크리스천이 정의 구현을 복음선포의 사명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사회가 정의와 평화, 화해, 공평과 같은 가치 위에서 정화되도록 하는 게 신앙인으로서 크리스천의 사명이라는 가르침이다. 크리스천의 의무는 아우구스티누스가 논변하기도 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에서 팔이 안으로만 굽는 사사로운 사랑은 지상의 나라에 속해 구원의 범위에서 벗어나지만, 이해관계와 이념을 넘어 타인들을 품어주는 사회적 사랑은 하느님의 나라에 속한다고 설파했다. 인간은 사회적 사랑으로 구원받는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사회적 사랑이란 다름 아닌 정치적 사랑을 가리킨다고 했다. 가난하고 약한 자를 위한 정의를 세우고, 이를 위해 정치에 참여하고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치적 사랑이다.” -가톨릭 내에서도 보수·진보 간 갈등이 존재하나. “일부 교회에선 신부가 정치 이야기를 하면 보수적인 신자들이 일어나 ‘정치 이야기를 하지 말라’며 소리친다고 한다 신부가 ‘이는 정치 문제가 아니라 복음 문제다’라고 하면 그들은 ‘누가 당신에게 월급 주냐. 우리가 헌금해서 주지 않느냐’는 반박까지 나온다고 한다. 신부들도 지역감정이나 정치적 이념에 따라 갈리곤 한다. 어떤 분은 ‘박근혜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냐’고 강변하고, 어떤 분은 세월호 참사 이후 팽목항에 가서 산다. 주교들도 마찬가지다. 가톨릭 교회 내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 운동이 벌어졌을 때 주교들에게 서명을 요청하니 둘로 갈리더라. 마치 선거에서 영호남이 갈리듯이. 그런데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감사하다는 뜻으로 한국 주교단이 바티칸에 갔는데, 교황이 주교들에게 ‘세월호는 어떻게 됐는가’라고 물었다. 주교들이 모두 충격을 받았는지 이후, 적어도 가톨릭 모든 교회에서는 4월 16일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미사가 있었다.” -최근 보수 개신교 일부가 보수 정치 세력과 결합하면서 점차 극단적, 배타적으로 흘러간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 진보적 종교 단체가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한 반감도 존재한다. 종교인의 정치 참여 어떻게 봐야하나. “결국 사회정의를 세우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성경 마태복음 25장에는 인류 전체가 운명을 판가름 받는 최후의 심판이 그려진다. 인간을 멸망과 구원 두 패로 나누는데, 내 옆에서 누군가 배고플 때 먹을 것을 주고 헐벗을 때 입을 것을 주고 감옥에 갔을 때 찾아가는 자들을 구원한다고 설명한다. 예수를 믿어서 천국에 가는 게 아니다. 인간과 인간이 관계를 맺는 것을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가 결정되는 것이다.” -일반 신자들은 어떤 믿음을 갖고 정치에 참여해야 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야기한 바가 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비밀투표를 한다. 이는 모세의 장막과 비슷하다. 모세는 자신의 백성을 거느리고 이집트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장막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하느님과 만났다. 하느님과 독대하는 자리인 것이다. 투표소에서도 하느님과 일대일로 마주한다.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하는지는 하느님만 안다. 하느님의 가르침대로만 투표하면 된다. 가난하고 약하고 소외받는 사람을 위해 한 표를 던지는 것이 하느님의 가르침이다. 이 외에는 이기심일 뿐이다. 다른 종교 신자도 마찬가지다. 불자라면 부처님의 대자비에 따라서 투표하면 된다.” -대사님께서는 지금도 아우구스티누스 라틴어 원전을 번역하시고 출간해오고 계신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인지. “2007년 대사직에서 물러나고 조용히 산을 보며 번역 작업을 하고자 경남 함양의 지리산 자락에 집을 마련했다. 이후 서울에는 한 달에 한두 번 일이 있을 때만 오고 나머지는 함양에 머문다. 지리산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의 혜택을 받으니 건강한 것 같다. 그리고 위대한 사상가의 책을 읽고 천착하면 정신 건강은 유지되는 것 같다. 특히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작을 읽으면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착오로 저질러지는 게 아니라 신의 의지와 인간의 의지가 함께 만들어내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실수를 해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역사관에는 인간의 사회적 사랑이 자리한다. 정의구현이 곧 복음선포라는 가르침이 자리한다. 신앙을 가진 지성인으로서 올바른 정신을 갖고 똑바로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지성인으로서의 건강이라고 할 수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월드피플+] 길 걷다 노숙인 치료한 간호사, 그녀는 진짜 백의천사였다

    [월드피플+] 길 걷다 노숙인 치료한 간호사, 그녀는 진짜 백의천사였다

    간호사를 백의 천사라고 부르는 건 이런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인가 보다. 길에서 노숙인의 상처를 돌봐준 간호사가 우연히 길을 지나던 사람에 의해 세상에 소개돼 감동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미담을 소개한 사람은 간호사에게 치료재료를 사주면서 노숙자를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전해 훈훈함을 더했다.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최근 벌어진 일이다. 미담의 주인공 간호사는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다 티후아나 다운타운에서 휠체어를 타고 있는 남자노숙인를 목격했다. 그는 어디선가 발을 다쳤지만 병원에 가지 못해 상태가 심각했다. 그런 그의 곁을 수많은 사람이 지나쳤지만 누구도 그에게 관심을 주는 사람은 없었다. 본능적인 백의 천사의 마음이 발동한 것일까. 간호사는 노숙인을 지나치지 않았다. 갖고 다니는 가방을 연 그는 의료품을 꺼내더니 노숙인의 발을 정성껏 돌보기 시작했다. 그때 우연히 길을 걷다가 이 모습을 목격한 한 남자가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치료가 끝날 때까지 간호사를 지켜본 남자는 간호사에게 "노숙인을 치료하는 데 사용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소독용 알코올과 거즈 등을 사용했다는 말을 들은 남자는 간호사에게 비용을 건넸다. 간호사는 손사래를 쳤지만 남자는 끝내 간호사에게 사용한 재료를 사줬다. 그리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사진을 올렸다. 남자는 "간호사의 행동이 진정 존경스럽다"며 "간호사의 오늘 길거리는 최고의 특급 의료서비스였다"고 극찬했다. 남자에 따르면 마리 카르멘이라는 이름의 이 간호사는 인근 병원에 근무하고 있다. 간호사는 이날 퇴근길에서 발을 다친 노숙인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가던 길을 멈추고 치료해줬다. 남자는 "하루 종일 병원에서 근무하고 자신도 피곤했을 텐데 아픈 노숙인을 그냥 지나치지 않은 이 간호사야말로 최고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훈훈한 미담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아픈 사람을 불쌍하게 보는 건 간호사가 지녀야 할 으뜸 덕목"이라면서 "멕시코 최고의 간호사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고 칭찬했다. 사진=이바라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가족도 몰랐던 천만장자…111억 기부하고 떠난 호주 독신 할머니

    가족도 몰랐던 천만장자…111억 기부하고 떠난 호주 독신 할머니

    호주의 한 80대 할머니가 가족도 모르게 쌓아두었던 111억 원의 재산을 전액 기부하고 세상을 떠났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뉴캐슬 지역언론은 19일(현지시간) 셰일라 우드콕 할머니가 15개 단체에 총 1400만 호주 달러(약 111억 원)를 남겼다고 전했다. 2018년 5월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우드콕 할머니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남편과 자녀 등 딸린 식구도 없었던 할머니는 홀로 여행과 원예를 즐기고 초콜릿 먹는 것을 낙으로 삼아 지냈다. 생활은 검소했고 또 단조로웠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1년 반 동안 보호자 역할을 한 사촌은 할머니에 대해 “매우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런 할머니가 살아생전 꾸준히 했던 활동 중 하나가 바로 자선사업이었다. 한 동물보호단체에는 30년간 35만 호주 달러(약 2억8000만 원)를 기부했다. 거액의 기부를 한 사실이 알려졌다가 자칫 홀로 사는 자신이 범죄에 연루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기부를 멈추지는 않았다. 할머니의 사촌은 “그녀 앞으로 지역사회단체의 감사 편지가 자주 날아왔다. 하지만 기부는 늘 은밀하게 이뤄졌다. 독신 여성으로서의 불안함이 있었다”고 밝혔다. 현지언론은 할머니가 40년 전부터 기부활동을 벌였으며 이 사실은 일부 자선단체만이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사촌 역시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6개월 전에야 기부 사실을 알았다.은밀한 할머니의 기부는 죽어서도 계속됐다. 규모도 그 어느 때보다 컸다. 할머니가 지정한 15개 단체는 적게는 34만 호주 달러(약 2억7000만 원)에서 많게는 137만 5000호주달러(약 10억 9500만 원)의 기부금을 받게 됐다. 총 1400만 호주 달러(약 111억 원)에 달하는 기부금은 구세군과 적십자사, 월드비전, 항공의료기관, 동물보호단체와 청소년단체, 유방암 연구센터, 희소병 연구소, 심장병 단체 등에 돌아갔다. 할머니는 이 돈이 노숙자 주거 문제 해결과 닥터헬기 확충, 청소년 장학금, 유기견 보호 등에 사용되기를 바랐다. 가족들은 마땅한 직업도 없었던 할머니가 어떻게 이렇게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놀라워했다. 목재 사업을 크게 하는 집안 외동딸로 태어나 부유하게 자랐고, 사업이 확장하면서 대주주로 등극했지만,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기에 의문은 증폭됐다. 상속분이 있긴 했지만 많지는 않았다는 전언이다. 사망 이후에야 할머니의 재산 규모를 알게 된 가족들은 할머니가 상속분을 투자해 재산을 계속 불렸으며, 그 돈으로 40년간 자선사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할머니의 사촌은 “수입에 대해선 늘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기에 이렇게 많은 돈이 있는 줄 몰랐다”라면서 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슬픔이 있지만 유산이 사용되는 것을 보니 한편으로는 자랑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뉴캐슬의 한 시의원도 “돌아가시면서 재산을 기부하는 분들을 많이 봤지만 이건 완전히 다른 수준”이라면서 “앞으로 이런 일을 또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할머니에게 감사를 전했다. 기부 사실만 알았을 뿐 액수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던 자선단체들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137만 5000호주달러(약 10억 9500만 원)를 지원받게 된 구세군 측은 “등골이 얼얼해질 정도로 놀라운 순간이다”라면서 “그녀는 우리 공동체의 축복”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이어 “가장 취약한 사회 구성원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구세군은 기부금으로 10명 안팎의 노숙자를 수용할 수 있는 긴급주택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커브스,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에 ‘쌀 37톤’ 기탁

    커브스,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에 ‘쌀 37톤’ 기탁

    30분 피트니스 브랜드 ‘커브스’가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소재의 본사에서 쌀 37톤을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에 기탁했다. 커브스가 기탁한 쌀 37톤은 ‘2019 사랑의 쌀 나눔’ 프로모션을 통해 전국 커브스 회원들과 함께 모은 것이다. ‘커브스 사랑의 쌀 나눔’은 커브스가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건강해지자’는 취지에서 매년 12월 한 달간 개최하는 기부 프로모션으로, 자발적으로 쌀을 기부한 커브스 회원들에게 신규 가입비 면제 또는 온라인 이벤트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019 커브스 사랑의 쌀 나눔 프로모션을 통해 전국 300여 개 커브스 클럽에서 모은 쌀의 양은 무려 37톤. 단위를 환산해 3만 7030㎏, 약 8700여만 원 상당의 쌀을 모은 셈이다.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 이선구 이사장은 기탁식 당일 현장에서 “37톤의 쌀로 17만 명의 독거노인이나 노숙인 등 소외된 이웃에게 밥 한 끼를 제공할 수 있다”라며 “전국 커브스 회원들의 자발적인 ‘십시일반’이 도시 하나를 먹여 살렸다고 봐도 된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커브스코리아 김재영 대표이사는 “회원들이 쌀을 기부하고 나서도 기부된 쌀이 어디서 어떻게 쓰이는지 후기에도 관심이 많다”라며 “프로모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함께 참여하고 공유하는 방식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8 커브스 사랑의 쌀 나눔’에서는 총 1만 9345㎏의 쌀이 기탁되었다. 연이어 어려운 경제 상황 가운데서도 소외된 이웃을 향한 커브스 회원들의 마음이 거의 2배에 달하는 양의 쌀로 모아져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혀현재 커브스는 사랑의 쌀 나눔 프로모션을 마무리하고 2020년 새해를 맞아 많은 고객들이 지인과 함께 즐겁게 운동할 수 있도록 2, 3월 두 달간 ‘2020 커브스 해피투게더’를 진행 중이다. 커브스 해피투게더는 2명 이상의 신규 회원을 추천한 기존 회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경품을 증정하며, 자세한 내용은 커브스 공식 홈페이지나 네이버 커뮤니티에서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산서 노숙하던 남성 저체온증으로 숨져

    부산에서 노숙하던 50대 남성이 저체온증으로 숨졌다. 18일 부산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17일 오전 8시 30분쯤 부산 부산진구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전역 1번 출구 인근에서 A(55) 씨가 누워있는 것을 행인이 “얼어 죽은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A 씨는 당시 두꺼운 외투를 입고 이불을 덮어쓴 채였다. 경찰은 검안 결과 외상은 없고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수년 전부터 같은 장소에서 노숙하며 거의 매일 술을 마셔왔으며 사고 전날에도 다른 노숙자와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무연고자인 A 씨를 부산의료원에 안치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부산 최저기온은 영하 3도,낮 최고기온은 영상 3도였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김화숙 서울시의원, 복지상황지도 제작…서울시 복지현황 한눈에

    김화숙 서울시의원, 복지상황지도 제작…서울시 복지현황 한눈에

    서울시 김화숙 시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서울특별시 사회복지협의회와 함께 서울시 자치구별 인구현황 및 복지영역별(노인, 장애인, 여성, 아동, 노숙인) 현황 등 서울시의 복지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복지상황지도를 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제작된 복지상황지도는 숫자로 된 정보들을 그래픽으로 구현함으로써 정보의 접근성과 식별력을 높여 정책을 만드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각 자료들은 서울시의회 김화숙 의원실과 각 복지영역(노인, 장애인, 여성, 아동, 노숙인)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시 담당부서의 협조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화숙 의원은 “먼저 복지상황지도가 제작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소회를 밝히며, “군 지휘관 시절 부대의 현황과 작전 상황 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작전상황지도에서 착안해 서울시 복지 행정영역에도 이와 같은 자료를 만들면 활용가치가 높을 거라 판단하여 제작하게 됐다.”라며 제작이유를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시민의 알권리를 증진하고, 서울시의 복지환경을 개선하는데 시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맞춤형 복지상황지도는 서울시복지포털(http://wis.seoul.go.kr)과 서울시 사회복지협의회 홈페이지( http://www.s-win.or.kr)의 자료실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으며,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한편 김화숙 의원은 1966년 육군 이병으로 만 17세에 군 생활을 시작해, 하사관·장교임관을 거쳐 만 31년간 육군 특전사 공부수대 낙하산 점프 최초의 여성장교, 여군훈련소장, 제 16대 여군단장, 여군학교장을 거쳐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여성회장등을 거치며 ‘대한민국 여군의 어머니’로 불리고 있으며 여군단장 재직시절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한 인연으로 현재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10대 서울시의회 최고령 의원으로 전반기동안 150여 회에 이르는 현장방문과 소통을 통하여 활발한 의정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쪽방촌 백발 의사 “교수 때보다 감사할 일 더 많아요”

    쪽방촌 백발 의사 “교수 때보다 감사할 일 더 많아요”

    10년째 무료 치료… 작년 월평균 1726명 아내 여의고 암 치료하면서도 계속 진료 “환자였다가 자원봉사한 이들 기억 남아…재활과 자활까지 돕는게 우리 병원 사명”“단 거 많이 먹진 마세요. 일회용 마스크는 한 번만 쓰고 버리시고요.” 백발의 의사는 온화하게, 때로는 엄하게 환자를 진찰했다. ‘영등포 슈바이처’로 불리는 자선의료기관 요셉의원 신완식(70) 원장이다. 평일 점심 때면 서울 영등포 쪽방촌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크게 세 갈래 줄이 생긴다. 둘은 ‘토마스의 집’과 광야교회에서 무료 급식을 기다리는 인파고, 하나는 요셉의원에서 무료 진료를 기다리는 이들이다. 지난 5일에도 60여명이 줄지어 병원 문턱을 넘었다. 여의도 성모병원 내과과장을 지낸 신 원장은 초대 고 선우경식 원장을 이어 2009년부터 이들을 진료했다. 1987년 관악구 신림동에서 시작한 요셉의원은 재개발이 시작되자 1997년에는 지금 자리로 옮겼다. 지난해 한 달 평균 1726명의 노숙인, 행려병자 등이 무료로 치료를 받았다. 신 원장은 “재활, 자활, 취업, 자립의 4단계가 있다면 재활과 자활까지는 도와주자는 게 우리 병원의 사명”이라고 했다. 내과, 외과, 정형외과, 치과 등 15개 진료과목 외에도 매주 무료 식사와 이발·미용, 목욕, 단주 모임, 음악 치료까지 지원하는 이유다. 신 원장은 “환자로 병원에 다니다가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된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감염내과 권위자인 그는 쪽방촌은 결핵이나 감염질환 환자가 많겠다고 생각해 봉사를 결심했다. 지금은 환자들이 그에게 “원장님 덕에 삽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건네지만 처음에는 진료가 쉽지 않았다. 신 원장은 “환자들이 마음에 단단한 갑옷을 두르고 있었다”면서 “초대 원장님의 후광이 커서 약을 바꾸지 말라는 환자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2017년에는 아내가 세상을 떠났고, 2018년에는 식도암으로 치료도 받았다. 요즘은 시니어타운에서 지하철을 타고 1시간이 넘는 거리를 출퇴근한다. 신 원장은 “처음에는 한쪽 발만 넣자는 마음이었는데 이제는 ‘이게 내 일인가 보다’ 하고 지낸다”면서도 “초대 원장처럼 갑자기 아파서 (세상을) 떠나게 되면 병원은 어쩌나 싶어 맡아줄 사람을 수소문하지만 쉽지는 않다”고 했다. 요셉의원은 정부 지원 없이 기부나 봉사로 운영된다. 이따금 아침이면 병원 문틈에 5만원이 꽂혀 있거나 당첨된 로또를 남기고 간 환자도 있었다. 신 원장은 “교수 시절에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별로 하지 않았는데 여기서는 자원봉사자에게 감사 인사를 많이 한다”면서 “환자들은 몰래 책상에 사탕이나 초콜릿을 두고 간다”며 웃었다. 신 원장은 위생을 위해 병원 화장실의 수건을 종이 타월로 바꾼 일이 보람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부족한 형편이지만 병원 내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들 동의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설 연휴 이후부터 손 세정제를 두고 마스크를 나눠준다”고 했다. 쪽방촌 사정이 예전보다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주민들의 영양 상태는 좋지 않다. 신 원장은 “2년마다 정기검진을 할 때면 환자들이 잘 먹지도 못하는데 피를 뽑는다고 싫어한다”면서 “그래서 환자들에게 계란이나 무설탕 두유를 주는데 기부가 끊길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요셉의원은 2023년 서울시의 영등포 재개발 계획에 따라 이전을 앞두고 있다. 그는 “지금보다 넓은 공간을 확보해 환자들이 편하게 진료를 받았으면 한다”면서 “역에서 2㎞ 이상 떨어지면 환자들이 오기 불편할 것 같다”고 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밥줄도 위생도 끊겼다… 바이러스에 ‘고립된 섬’ 쪽방촌

    밥줄도 위생도 끊겼다… 바이러스에 ‘고립된 섬’ 쪽방촌

    노약자·기저질환자 많아 감염 ‘빨간불’ 다닥다닥 붙은 구조 한 명 걸리면 치명타 바이러스 접촉 없어도 스스로 자가격리 무료 급식소 불안하지만 굶을 수도 없어 “찾는 이 없으니 감염 위험 없어” 자조도“노인들은 더 잘 걸린다는데 너무 무서워. 다리가 아픈데 병원도 못 가, 요즘….” 5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쪽방촌에서 만난 김선자(87·가명) 할머니는 방 안에서도 1000원짜리 검은색 부직포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오랫동안 천식을 앓아 온 김 할머니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두려운 존재가 됐다. 김 할머니는 “믿을 건 마스크뿐이라 여기저기에서 받아 쟁여 놓았다”며 “원래 빨아서 쓰고 했는데 그러지 말라고 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쪽방촌 주민과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의 건강에 ‘빨간불’이 커졌다. 평소 끼니를 잘 챙기지 못해 체력과 면역력이 약한 데다 위생도 좋지 않아서다. 도심 속 ‘섬’인 이곳 주민들은 감염병에 노출될까 두려워하는 눈치였다. 이날 서울신문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주민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는 현장에 동행했다.김 할머니처럼 기저 질환이 있는 노인들은 신종 코로나에 예민한 모습이었다. 정숙혜(79) 할머니는 “10장에 4000원 하는 마스크를 이미 사 뒀다”며 “위장약에 뇌순환 약까지 챙겨 먹어야 하는데 혹시나 싶어 스스로 ‘외출금지’ 중”이라고 말했다. 적지 않은 쪽방 주민이 무료급식소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요즘 같은 때는 솔직히 찜찜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최모(60)씨는 “나도 마찬가지지만 여기 사는 주민들 대부분 위생이 좋지 않다”면서 “급식소 숟가락도 ‘괜찮은가’ 싶어 좀 꺼려지는데 굶을 수도 없어서 그냥 간다”고 밝혔다. 실제 전국천사무료급식소 등 일부 급식소는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감염에 취약한 노숙인 등을 고려한 조치다.하지만 “가난한 사람은 감염병을 무서워할 처지가 못 된다”고 생각하는 주민도 많았다. 찾는 이도, 만날 사람도 없으니 오히려 안전하지 않겠느냐는 자조 섞인 이야기도 나온다. 이모(82)씨도 지급받은 마스크를 쓰면서 “올해 처음으로 끼는 마스크”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이씨는 자기 한 몸 겨우 누일 수 있는 좁은 방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잠을 잔다. 그는 “요즘 같은 땐 봉사단체도 잘 안 오는데 마스크도 필요 없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시립영등포쪽방상담소의 김형옥 소장도 “주민들은 나들이를 갈 여력도, 형편도 안 되는 분들이니 역설적으로 해외로부터 오는 감염병에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는 게 참 슬프다”고 밝혔다. 다만 대부분 고령인 데다가 기저 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아 감염 예방은 꼭 필요하다. 김 소장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단 한 분이라도 감염되면 쪽방촌 전체가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며 “노령이고 먹는 게 부실해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분들을 우선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자선의료기관인 요셉의원의 신완식 원장은 “영등포 인근은 확진환자가 없는 상황이라 그나마 다행이지만 봉사자들이 줄어들까 봐 걱정된다”면서 “전염병이 무사히 지나가길 기도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쪽방촌 주민들 “공포도 사치”··· 가난에 더 가혹한 바이러스

    쪽방촌 주민들 “공포도 사치”··· 가난에 더 가혹한 바이러스

    신종 코로나 불안 휩싸인 영등포 쪽방촌기저 질환 있는 독거 노인에게는 더 ‘공포’“밖에 나갈 일도, 올 사람도 없어 ‘남의 일’”이라는 주민도“너무 무서워요. 코로나도 무섭고 다리도 아파서 병원도 못 가, 요즘.” 5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쪽방촌에서 만난 주민 김선자(가명·87)씨는 방 안에서도 1000원짜리 검은색 부직포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오랫동안 천식 질환을 앓아온 김씨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또 다른 공포가 됐다. 김씨는 “여기 저기에서 마스크를 받아 쟁여 뒀다”면서 “원래는 목욕탕에서 마스크를 빨아서 쓰기도 했는데 그러지 말라고 해서···”라며 말 끝을 흐렸다.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쪽방촌 주민과 독거 노인 등 취약계층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평소 끼니를 잘 챙기지 못해 기초 체력이 약한 데다가 위생도 좋지 않아서다. 김씨 역시 “얼마 전 침대에서 떨어져 119에 실려 갔을 정도로 건강도 안 좋은 데다가 겨울에 온수도 안나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목욕탕에 간다”고 했다. 외부와의 출입이 차단돼 고립된 ‘섬’과 같은 이곳 주민들은 혹시라도 신종 코로나에 노출될까 두려워하는 눈치였다. 이날 서울신문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영등포 쪽방촌 주민들에게 마스크를 무료로 지급하는 현장에 동행해 주민들을 직접 만났다.● 스스로 ‘외출금지’에 무료 급식소도 꺼려져… 불안한 쪽방촌 주민들 김씨처럼 기저 질환을 앓는 주민들은 신종 코로나에 예민한 모습이었다. 정숙혜(79)씨는 “10매에 4000원하는 마스크를 이미 사뒀다”면서 “위장약에 뇌순환 약까지 챙겨 먹고 있는데 혹시라도 신종 코로나에 걸릴까 싶어 스스로 ‘외출금지’ 중이다”라고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인근 교회를 나가는 것이 거의 유일한 외출 스케줄이라고 했다. 정씨는 옆 방 주민들과 함께 가스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옆 방 주민들과도 “서로 잘 씻고 항상 깨끗하게 지내자고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갑자기 치솟은 마스크 값도 주민들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었다. 실제로 소비자시민모임에 따르면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등에서 마스크 한장당 평균 가격은 2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다. 주민 정모(68)씨 역시 지급받은 마스크를 보며 연신 “약국에서도 값이 너무 많이 올라 경제적인 부담이 많이 됐었는데 고맙다”고 말했다.주로 무료급식소에서 끼니를 해결한다는 최모씨(60)는 “너무 문제가 많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나도 그렇지만 여기 사는 주민들 대부분 위생이 좋지 않다”면서 “요즘에는 무료급식소 숟가락도 ‘정말 괜찮은 건가’ 싶어서 좀 꺼려지는데 굶을 수도 없어서 그냥 간다”고 했다. 이날에도 쪽방촌 입구 쪽에 있는 무료급식소 ‘토마스의 집’은 오전 11시 10분부터 20명이 넘는 대기자들이 줄을 서 있었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천사무료급식소 등 일부 급식소에서는 감염에 취약한 노숙인 등의 건강을 고려해 이미 급식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바로 옆 요셉의원도 신종 코로나로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요셉의원은 노숙인들을 돕는 자선의료기관이다. 오후 1시에 문을 여는데 약 한 시간 전부터 요셉의원 앞에는 약 60여명의 환자들이 서 있었다. 10명 중 7명은 마스크를 낀 채였다. 하지만 평소에 비하면 훨씬 줄어든 숫자다. 2012년부터 요셉의원 1층에서 안내를 하고 있는 이욱환(73)씨는 “신종 코로나 때문인지 환자가 부쩍 줄었다”고 했다. 혹시 모를 감염 우려 때문이다. 간호사 역시 “메르스가 유행할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무서워 하시는 것 같다”며 거들었다.● “고립된 섬 같은 우리… 감염병은 남의 일 같다”는 주민들도 물론 모든 주민들이 비슷한 불안을 느끼지는 않는다. 오히려 “감염병을 무서워할 처지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겨울에는 일용직 일자리도 끊기는 데다가 두 사람 이상 앉아 있기도 힘들 정도로 방이 비좁은 탓에 나갈 일도, 누가 찾아올 일도 없기 때문이다. 외부로부터 접촉이 없이 고립된 탓에 “감염병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주민들도 많았다. 이모씨(82)씨도 지급 받은 마스크를 끼며 “올해 처음으로 끼는 마스크”라며 웃었다. 이씨는 자기 한 몸을 겨우 누일 만큼 좁은 방에서 밥솥으로 밥을 해 먹으며 끼니를 해결하고, 잠을 잔다. 이씨는 “겨우내 어디 나갈 곳도 딱히 없어서 그간 마스크가 별로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시립영등포쪽방상담소의 김형옥 소장도 “주민들은 어디를 나갈 여력도, 형편도 안되는 분들이니 역설적으로 해외로부터 오는 감염병에는 안전한 편이라는 게 참 슬프다”고 했다.다만 대부분 주민들이 고령인 데다가 기저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감염 예방은 꼭 필요하다. 골목마다 손씻기, 기침 예절 등 예방행동 수칙은 물론 “마스크를 배부한다”는 안내문도 붙였다. 이날 1000장의 마스크를 지원한 희망브리지 외에도 시와 구에서 마스크 2000여장을 최근 지원했다고 한다. 김 소장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기 때문에 단 한 분이라도 감염 되면 쪽방촌 전체가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면서 “먹는 게 부실해 면역력이 떨어진 분들을 우선적으로 챙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의 배천직 구호팀장 역시 “쪽방촌 주민분들은 나이대도 높고 기저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이 많아 건강 취약 계층에 해당한다고 보고 마스크 지원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요셉의원의 신완식 원장은 “영등포에는 일단 확진자가 없는 상황이라 안도하고 있지만 봉사자들이 줄어들까봐 우려되는 부분은 있다”면서도 “메르스 등 비상 상황도 무사히 지나간 만큼 신종 코로나도 잘 지나갈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