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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물연대 협상결렬… 총파업 돌입

    전국 1만 5000여명의 화물차주로 구성된 화물연대가 10일 자정을 기점으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11시까지 대한통운과 최종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안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화물연대는 이날 마지막 협상에서 화물연대 인정과 계약해지자 복직, 운송료 인상 등을 대한통운에 요구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화물연대는 당초 방침과 달리 항만봉쇄, 고속도로 점거 등 고강도 투쟁은 늦추기로 해 물류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화물연대 정호희 운수산업노조 정책실장은 “정부와 대한통운의 이후 입장을 봐가면서 투쟁의 수위를 조절키로 했다.”고 밝혀 협상의 여지는 남겨뒀다.국토해양부는 화물운송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경계’로 상향조정했다. 위기경보가 ‘경계’로 상향되면 경찰력이 배치돼 불법 운송방해 행위가 차단된다. 또 군(軍) 컨테이너 차량이 투입되고, 자가용 화물차의 운송 행위가 즉시 허용된다. 국토부는 필요할 경우 국무회의를 거쳐 업무개시명령을 조기에 발동하고 불응시 형사처벌이나 화물종사자격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화물연대의 운송거부에 대해 “대한통운과 실질적 사항에 의견접근이 이뤄졌는데도 전국적으로 집단운송거부로 이어가는 것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이날 정리해고 중단 등을 요구하며 2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16개 지부 170여개 단위노조가 참여했다. 금속노조는 ▲정리해고 중단·고용안정특별법 제정 ▲굴뚝산업과 중소기업 지원 ▲반민주·반노동 악법 철회 ▲최저임금 인상 등을 요구했다. 금속노조도 13일 민주노총 주최로 열리는 ‘박종태 열사 정신계승 및 총고용 쟁취 등을 위한 총력 결의대회’에 참여하고 19∼20일에는 전 조합원 상경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민노총 전국공공서비스노조 서울지역 상용직지부도 이날 서울시청 별관 앞에서 서울시의 단체협상 해지에 반발하며 파업 출정식을 갖고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민노총 전국사무금융연맹도 11일 임금삭감, 구조조정 등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한 뒤 26일 간부 중심으로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윤설영 오달란기자 snow0@seoul.co.kr
  • 靑 “쇄신안 나온 뒤 당·청 회동”

    여권의 ‘뜨거운 감자’인 쇄신론에 대한 논의가 주도 세력 없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키’를 쥐고 있는 청와대는 지난주 말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전체 의원들의 만찬 회동을 오는 10일쯤으로 계획했으나, 7일 돌연 “한나라당의 쇄신안이 나온 뒤 만찬이 이뤄져야 한다.”며 공을 다시 한나라당으로 넘겼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당에서 쇄신안이 결정된 이후에 당·청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진정성이 있다면 쇄신안을 안 받을 이유가 없다. 다만 (이 대통령은) 권력투쟁 양상으로 번지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전했다. 당이 쇄신에 대한 정리된 입장도 없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의원들이 논의를 해봤자 분란만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도 쇄신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 없는 상황에서 만찬을 가져봐야 특별히 내놓을 것도 없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입장 선회가 ‘시간 벌기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희태 대표는 조기 전당대회 주장에 “현실도 좀 생각해야 한다.”면서 “화합책이 선순위”라며 반대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박 대표는 이날 박순자 최고위원의 큰딸 결혼식에 참석, 기자들과 만나 “지금 전대를 하면 화합이 아닌 분열의 전대가 될 것”이라면서 “(반대파 쪽에서) 현실적으로 전대를 안 하려고 하는데 (쇄신파들도) 할 수 있는 방안을 갖고 말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 쪽은 조기 전대는 당장 힘들지만 ‘10월 전대론’을 그 대안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파가 요구하는 7~8월 전대와 친박 진영에서 생각하는 내년 1~2월 전대 사이의 절충안인 셈이다. 대표실의 한 관계자는 “추석 직후에서 10월 재·보선 전에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로 10월 재·보선을 치르는 것도 한 방법”이라면서 “친박 진영과 쇄신파도 한번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쇄신파는 청와대가 입장을 선회한 배경에 촉각을 세우면서도 일단 8일까지 당 지도부가 사퇴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9일부터 행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 돌리기와 당사 및 국회에서 천막농성, 청와대 및 당 지도부에 대한 공개질의서 발송 등 다각도의 행동을 검토하고 있다. 쇄신파인 김용태 의원은 “현 정권이 자멸하지 않으려면 뼈를 깎는 쇄신을 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정치적 노숙자’가 될 각오를 하고 끝까지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독자의 소리] 탈북자 적응 교육방법 개선을/서울 양천경찰서 경위 조진호

    탈북자의 신변보호를 맡은 경찰관의 입장에서 그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사회적 관심과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고자 한다. 우선 그들에게 우리 사회 적응교육기관인 하나원의 교육방법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개개인의 적성에 맞는 직업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남한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자발적 동기부여를 끌어내 스스로 사회에 참여토록 하는 노력이 요망된다. 가능하면 새벽부터 일하는 환경미화원과 신문배달원의 모습부터 거리의 노숙자, 농촌지역 노인의 일하는 모습 등 시장경제에 대한 실체적 체험과 봉사활동을 통한 사회의 구조적 모습을 여과없이 경험케 해 남한사회의 일원으로 새로 태어나는 그들에게도 이러한 고통을 이겨내야 하는 숙명이 기다리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시설 내에서 남한사회의 실상을 천천히 느끼며 현실을 깨닫게 해 배출 후의 어려움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적응교육의 기본이어야 한다. 서울 양천경찰서 경위 조진호
  • [전국플러스] 음성 꽃동네서 새달 세계성령대회

    유럽에서만 개최됐던 세계지도자 성령대회가 6월1~7일 충북 음성군 맹동면 인곡리 음성 꽃동네에서 열린다. ‘행동하는 사랑’(Love In Action)을 주제로 한국가톨릭 성령쇄신봉사자협의회와 세계성령대회 준비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는 아베르바노에 로마 추기경과 텔레스퍼토포 인도 추기경 등 6명의 각국 주교를 비롯, 46개국 320여명의 외국인과 국내 성직자, 수도자, 신자들이 참석한다. 행사는 강의와 워크숍, 각국의 민속공연, 군중대회 등으로 진행된다. 방문단은 행사 이틀째인 2일 임진각에서 ‘민족화해와 남북통일을 위한 미사’를 봉헌한 뒤 서울역에서 열리는 ‘노숙자 위로의 밤’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 [신경림 누항 나들이] ‘가난은 우리의 무기’를 다시 생각할 때

    [신경림 누항 나들이] ‘가난은 우리의 무기’를 다시 생각할 때

    이 제목은 1970년대 말엽 발표되어 화제가 되었던 이종욱 시인의 시 제목이다. 시는 “전쟁 직후에 익숙해졌던 수제비/ 국민소득 1천 달러가 된다는 요즈음 다시 익숙해진다는 수제비/ 그제나 이제나 가난은 우리의 무기”로 첫 연을 시작한다. 30년 전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가를 한눈에 보게 만드는 대목으로, 여기서 가난은 이른바 신자유주의가 가난을 무기로 가난한 나라들을 더 가난하게 만든다는 개념과는 정반대의 무기가 된다. 지금이야 소득이 2만달러에 근접해 있다지만, 그때는 1000달러도 엄청난 것이어서 국민들은 유신독재 아래서 겪는 큰 희생과 고통을 불가피한 비용으로 받아들이게끔 강요되었다. 하긴 그 10여년 전에는 소득이 100달러도 안 되었으니 정부로서도 큰소리칠 만은 했다. 위의 시는 그 1000달러의 효력도 일부에 한정된 채 고루 미치지 못했음을 암시한다. 전쟁 직후에 익숙했던 수제비가 다시 익숙해진다는 진술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 시의 방점은 거기 있는 것은 아니다. 비록 우리는 가난하지만 서로 돌보고 힘을 합치며 꿈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가난 타령에 넌더리를 낼 사람이 적지 않겠지만 정말 그 무렵 우리는 가난했다. 서울 변두리는 무허가 주택으로 빼곡한 빈민촌들이 차지했으며, 동네에는 공중화장실밖에 없어 아침이면 용변을 보고 버스로 등교해야 하는 학생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골목은 어둡고 침침해서 밤이면 여간 조심하지 않고는 신발에 오물을 뒤집어쓰기가 보통이었다. 아마도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라면으로 점심 저녁을 때우는 노동자들이 없었으면 산업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가난한 사람들은 서로 보살피고 꿈을 가지고 살았으니 ‘가난은 우리의 무기’라는 에피그램이 호소력을 가지는 것은 이래서일 터이다. 말하자면 그렇게 가난할 때는 모두가 가난했기 때문에 ‘가난은 우리의 무기’가 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우리가 풍요라는 허위의식에 취해 가난한 이웃을 외면하고 버려둠으로써 그 말은 빛을 잃었다. 제각기 자기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가난한 이웃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아예 잊어 버렸다. 얼마 전 한 노숙자가 오랜 노숙이라는 고생 끝에 1억 2800만원이라는 큰돈을 모으고도 써 보지도 못하고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슬픈 사건이 그 사실을 잘 말해 준다. 그는 호적이 없는 사람으로 이름도 성도 나이도 모른다. ‘나해동’이라는 이름으로 십수년에 걸쳐 모아 저축한 큰돈이 있었지만 실명제가 실시되면서 그 돈을 찾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고물을 주워서 팔고 평생 리어커에서 웅크리고 자면서 모은 피맺힌 돈이다. 마침내 법원의 판결로 이름도 갖게 되고 돈도 찾게 되었지만 이미 그는 병이 깊어 돈을 만져 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가난은 우리의 무기’라는 정서 속에서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늘도 서울역을 비롯해 이곳저곳에 수십명 수백명의 노숙자들이 우글거린다. 지하철에서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구걸하는 장애인을 만나게 되고, 공원은 무료급식으로 하루를 넘기는 노인들로 넘친다. 국민소득 2만달러라는 이 풍요의 시대에 말이다. “어린 것들 배도 못 채우는 아버지라니/ 중랑교를 넘어가는 밤버스에는 어김없이 예닐곱 노동자가 졸고/ 검푸른 냇물 위로는 어김없이 불빛은 번쩍이고/ 망우리 근처에서는 밥상마다/ 끓는 냄비에 마구잡이로 뜯어 넣은 수제비 같은 한숨”(‘가난은 우리의 무기’ 4연) 같은 풍경은 이제 우리 곁에서 볼 수 없는 것이 되었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 부자 감세며 4대강 살리기 등에 역점을 둔 정책이 이런 풍경을 다시 만들어내고 있다는 일부 진단을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나해동이나 “어린 것들 배도 못 채우는 아버지”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도 들린다. ‘가난은 우리의 무기’를 다시 심각하게 생각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시인 신경림
  • 관악구 친수·녹지공간 정비

    기후변화로 여름 날씨가 더워져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는 가운데, 관악구가 친수공간과 녹지공간을 대대적으로 정비해 시원한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노점상과 노숙인들이 즐비해 주민들의 발길이 끊겼던 은천동(옛 봉천9동) 마을마당을 친수공간으로 재정비했다. 아이들이 직접 물을 맞으며 놀 수 있도록 바닥분수를 설치해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을 맞는다.시설물이 낡고 오래돼 우범지대 우려를 낳았던 조원동(옛 신림8동)의 쉼터도 소나무가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지하철 2호선 디지털단지역이 인근에 자리잡아 유동인구가 많은 점을 감안해 분수 옆에 그늘 역할을 하는 소나무와 친환경 벤치를 갖추었다. 여기에 관악구는 가로변 517㎡에 소나무 등 3만 1000여그루를 심어 ‘걷고 싶은 숲길’을 조성했다. 강남길 등 22곳에는 감나무 200그루도 심어 가을마다 감이 열리는 가로 경관을 연출할 수 있게 했다. 드림타운길 1020㎡에는 배롱나무, 맥문동 1만 7000여그루를 심어 거대한 생태녹지축도 만들었다. 동작구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봉천고개에는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형 소나무를 심어 자연스레 구(區)의 경계 역할을 하게 했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참선으로 잠자는 자활의지 깨운다

    참선으로 잠자는 자활의지 깨운다

    실의에 빠진 노숙인들이 지하도 밖으로 나와 부처에게 길을 묻는다. 천년고찰에서 삶의 짐을 잠시 내려 놓고 영혼에 휴식을 주는 수행에 정진한다. 서울시는 오는 27~29일 2박3일간 전남 순천시 송광면 송광사에서 노숙인과 저소득층 자활근로자를 위한 ‘희망의 템플스테이’를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첫선을 보인 ‘희망의 인문학강좌’ 연장선상에서 마련됐다. 서울시가 주요 대학들과 함께 노숙인 등을 상대로 열고 있는 희망의 인문학강좌는 다른 지자체와 기업체에 급속히 전파되며 ‘인문학 신드롬’을 불러 왔다. 시는 이같은 양적 성장을 바탕으로 노숙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인문학에서 종교적 성찰로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새벽 3시 기상…108배와 참선 올해 첫선을 보이는 1차 희망의 템플스테이에는 40여명이 참여한다. 시 관계자는 “쉼터와 보호센터에 머무는 노숙인 다수와 자활센터에서 일하는 저소득층 일부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달 말 행사를 앞두고 시 복지국에는 참가 신청 편지가 쇄도하고 있다. “사업 실패와 알코올 중독, 언어 장애를 딛고 산사에서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싶다.”는 내용들이다. 시는 이번 프로그램의 성과를 평가해 이르면 9월부터 정기 프로그램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2박3일간의 짧은 기간이지만 프로그램은 삶을 되돌아 보도록 혹독하게 짜여졌다. 새벽 예불과 108배, 참선을 거듭하는 일정이다. 참가자들이 초저녁 잠자리에 들면 새벽 3시 잠을 깨우는 종소리가 들려온다. 법당으로 향하면 예불과 108배가 기다리고 있다. 3시간에 걸친 고행이다. 점심 공양(식사) 뒤 참선체험과 암자순례를 마치면 다시 저녁예불이 기다린다. 틈틈이 도량 청소와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육신과 영혼을 반추할 시간도 갖는다. 시 관계자는 “종교적 색채가 너무 강조되지 않도록 예불시간에는 선택적 명상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가톨릭의 피정 등 다른 종교의 성찰프로그램 도입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송광사는 조계산 자락에 자리한 조계종의 승보(僧寶) 사찰이다. 승보는 부처 가르침을 받들어 실천하는 사람들을 보물에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송광사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150여명의 스님이 몸과 마음을 가다듬은 채 수행에 힘 쏟고 있다. 사찰측은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6월 20대 청년 실업자, 9월 다문화가정 등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자체와 함께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 노숙인 작년대비 크게 늘어 한편 서울시는 지난달 기준으로 모두 3136명의 노숙인이 서울에 있다고 밝혔다. 쉼터와 보호센터 등 시설입소자가 2521명, 거리노숙인은 615명이다. 전월에 비해 68명 줄어든 숫자이지만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294명이나 늘었다. 거리노숙인의 경우 서울역과 영등포역, 용산역, 시청·을지로입구에 몰려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숙인들이 지방에서 올라와 주요 역사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서울광장] 조선왕릉, 그리고 숭례문/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조선왕릉, 그리고 숭례문/김성호 논설위원

    경기도 구리시의 건원릉, 즉 조선 건국조 태조의 능에는 슬픈 사연이 담겨 있다. 태조가 계비 신덕왕후의 소생 방석을 세자로 책봉한 데 앙심을 품은 태종이 일으킨 ‘왕자의 난’. 권좌에 오른 태종은 신덕왕후 옆에 묻히길 원했던 태조의 원을 철저히 묵살했다. 신덕왕후의 능 정릉을 파괴한 뒤 태조를 홀로 모신 쓸쓸한 무덤이 건원릉이다. 태종은 뒤늦게 회심(回心), 아버지 고향 함흥의 억새풀을 가져다 봉분에 심고 깍듯이 예를 갖췄다고 한다. 건원릉이 부자지간의 한이 어린 곳이라면 경기도 화성의 융릉, 즉 사도세자와 사도세자비 혜경궁홍씨 합장묘는 부자간 정이 담긴 효심의 결정이다. 정조가 뒤주 속에서 죽임을 당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해원과 복권의 상징으로 세운 게 융릉. 정조는 지금 서울시립대 터의 사도세자 릉을 화성으로 옮겨 세운 융릉을 틈틈이 참배했다. 상경길, 서울로 향하는 1번국도변 지지대고개에서 눈물짓곤 했다는 효심이 읽힌다. 조선 500년대에 세워져 전해지는 왕릉들은 ‘핑계 없는 무덤없다.’는 말대로 얽힌 사연이 각양각색이다. 후손들이 한결같이 사연 따라 깍듯한 제례를 올려옴도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선 왕릉 40기가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에 등재된다고 한다. 조선 역대 왕릉 42기 중 북한 개성의 제릉·후릉을 뺀 모든 능이 일괄등재되는 셈이다. 9번째 세계유산을 갖게 된 소식에 달뜬 잔치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런데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조선왕릉을 등재권고한 이유를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만나게 된다. ‘유교적·풍수적 전통을 기반으로 한 독특한 건축, 조경양식과 함께 지금까지 제례의식 등 무형의 유산을 통해 역사의 전통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독특한 건축·조경양식이야 세계유산에 당연한 요소이겠지만 무형유산을 지켜온 노력은 우리전통의 문화적 양식과 보존정신을 높이 산 것이라 흐뭇하다. 9번째 세계유산 소식에 얹어 지난해 2월 국보1호 숭례문이 무너져 내린 비극을 떠올림은 지나친 노파심일까. 수도 한복판에 우뚝했던 민족 자존심이 순식간에 허물어지는 참상. 나라의 으뜸 문화재를 빼앗긴 상실감보다 더 뼈저린 아픔은 무관심과 무지다. 노숙자들의 빈번한 잠자리며 술판으로 변해 갔고 매뉴얼 하나 없이 속수무책 당해야 했던 무방비, 미련의 회한인 것이다. 이땅의 문화재 수난을 말하자면 어디 숭례문만의 일일까. 4년 전 양양의 1300년 고찰 낙산사가 산불에 잿더미로 변했고 전국 사찰에 즐비한 성보문화재의 도난, 훼손도 다반사다. 개발에 밀려 국가·지방문화재들이 무너져 내리고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유구한 고택들이 방기되고 있다. 조선왕릉의 세계유산 등재 권고가 무색할 형편이다. 그제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1000만번째 관람객이 들었다. 2005년 조선총독부 건물을 헐고 ‘민족정신을 새 그릇에 담아 보자.’는 깃발 아래 세워진 지 3년 7개월만의 기쁜 소식이다. 금동미륵보살반가상이며 백제금동향로, 경천사지 10층석탑처럼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13만 5000여점의 찬란한 유산을 만나려는 발걸음의 집적이다. 우리 유전인자를 고스란히 담은 산물들이 어디 국립중앙박물관에만 있을까. 잔치가 아무리 좋아도 잔칫상의 귀한 그릇들은 챙겨야 한다. ‘숭례문 비극’의 교훈은 한 번으로 족하다. 아 숭례문.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새 5만원권 대박은 없다

    새 5만원권이 다음달 시중에 유통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국은행 앞 ‘3박4일 노숙 행렬’이 사라질 전망이다. 한은이 투자 및 소장 가치가 있는 발행번호 앞자리의 신권을 따로 일반인에게 나눠주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신, 경매 물량을 더 많이 배정할 방침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4일 “새 5만원권 확보 경쟁이 너무 극심할 것으로 보여 이번에는 일반인 창구 교환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행대로 앞자리 1~100번까지는 화폐금융박물관에 영구보관·전시하고, 101번부터 일정 물량은 경매에 부친 뒤 나머지는 모두 시중은행에 무작위로 넘기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통상 한은은 신권이 나오면 보관용과 경매용을 제외한 일정 물량을 서울 소공동 본점 및 전국 지점에서 일반인에게 선착순 교환해줬다. 발행번호가 앞자리이거나 일련번호 AAA(첫 판으로 찍었다는 의미)가 찍힌 신권은 소장 가치뿐 아니라 투자 가치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2006년에 나온 새 5000원권은 공식 경매에서만 액면가의 평균 7배에 낙찰됐다. 2007년 1월 새 1만원권이 나왔을 때는 ‘10~100배 오른다.’는 대박 소문이 퍼지면서 유통 개시일 사흘 전부터 한은 본점 앞에 대기자들이 노숙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돈을 받고 대신 줄을 서 주는 ‘알바생’까지 등장했다. 이번 5만원권은 단순한 신권을 넘어 사실상 최초인 여성(신사임당) 주인공 화폐라는 점, 현존 지폐 중 최고액권이라는 점 등으로 투자 가치나 소장 인기가 기존 신권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 측은 “창구 배포 폐지와 5만원권 가치 등을 감안해 경매 물량을 기존 ‘101번부터 1만번’에서 2만번 내지 3만번까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통 개시일과 경매 물량은 이달 말 최종 확정된다. 노숙 행렬이 한은에서 시중은행으로 장소만 옮겨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은 측은 “조폐공사에서 신권을 자르고 묶는 과정에서 일련번호가 한 차례 뒤섞이고 한은이 시중은행에 무작위 배정할 때 또 한 차례 번호가 섞인다.”면서 “어떤 번호가 배정될지 모르는 만큼 시중은행에 줄서기 풍경이 벌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배정받은 신권 번호를 확인한 시중은행이 나중에 고객들을 대상으로 따로 마케팅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가족이 희망이다] 구직실패 청년 가정 떠나 또 다른 가족 해체 불러

    [가족이 희망이다] 구직실패 청년 가정 떠나 또 다른 가족 해체 불러

    11년간 두 차례의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가족은 날로 피폐해졌다. 선진국이 복지 제도로 해결했을 많은 일들을 우리나라는 고스란히 가족들이 떠안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에게 몰린 과도한 짐은 가족 해체로 이어지기도 한다. 중년 가장들은 실직, 청년들은 구직 실패를 이유로 가정을 떠나고 노인들은 자녀에게 부담이 되기 싫다는 이유로 자살을 선택하는 게 현실이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남성·여성 가장들의 실직은 가족 해체의 가장 큰 원인이다. 생활비를 충당하려고 빚을 지고 집을 파는 과정을 거치며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 것이다. 현재 서울의 한 노숙인 쉼터에서 생활하는 최모(42)씨의 경우도 그렇다. 2007년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해고된 최씨는 불황 때문에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생활비를 갖다주지 못하니 아내와 싸움이 잦아졌고 결국 아내는 가출했다. 최씨는 7살 난 딸을 보육시설에 맡겨두고 공사장 일용직을 전전하게 됐다. 그나마 지난해부터는 공사장 일자리도 끊기면서 노숙을 시작했다. 갈수록 증가하는 청년 실업자도 가족 해체의 또다른 원인이 된다. 지난 3월 청년 실업자 수는 전체 실업자의 9.1%나 됐다. 청년 실업자들은 취업 준비기간도 늘어나 장기간 부모의 경제적 원조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부모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청년 실업자들은 집을 나와 아르바이트나 일용직 노동을 전전하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노숙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경제 위기가 시작되고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2년 전부터 청년 노숙자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남 교수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사후대책이 아닌 예방적 형태로 고쳐야 한다.”면서 “현 제도는 중산층이나 서민층이 완전히 빈곤층으로 전락한 후에야 도와주고 행정적 조건도 까다로워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1일 경남 김해에서 77세의 한 노인이 아파트 15층에서 투신했다. ‘자식들에게 병원비 부담을 지울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7년 자살한 65세 이상 노인은 3541명이었다. 이는 노인 10만명당 73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1998년 38명에 비해 9년 사이에 2배가량 늘었다. 고령화로 노인들의 수명은 길어지는데 이에 맞는 복지제도가 없다 보니 노인 부양은 전부 가족의 몫이 된다. 경제 위기까지 겹치면서 노인들은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강학중 한국가정연구소 소장은 “불황이 심해질수록 경제적 능력이 없는 노인들이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금융상품 백화점]

    ●농협 ‘희망드림통장’ 출시 저소득 소외층을 위한 상품으로, 입출식과 적립식 예금으로 구성됐다. 노숙인·장애인·소년소녀가장·기초생활수급자·다문화가정 구성원·만 65세 이상의 독거노인 등이 가입할 수 있다. 가입자들에게 1.0%포인트 우대이율을 얹어 주고 입출식과 적립식 동시 가입고객에게는 예금, 전자금융, 자동화기기 등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예금판매액의 0.1%는 공익기금으로 출연, ‘사랑의 쌀’ 지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비씨카드 ‘SMS가입 경품 이벤트’ 비씨카드는 31일까지 비씨카드바로알림서비스(SMS)에 신규 가입하거나 기존 회원 중 번호를 변경하는 고객에게 경품 응모 이벤트를 진행한다. 휴대전화 번호를 변경하면 경품 추첨에 자동 응모되며, 당첨자는 등수에 따라 루이뷔통 가방, 여행상품, LCD TV 등 원하는 상품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SMS서비스 이용요금은 월 300원이다. ●ING생명 ‘위닝 코리아 고객 이벤트’ 이달 25일까지 신규가입 고객 가운데 추첨을 통해 500명을 뽑아 월드컵 최종예선전 관람 티켓을 주는 이벤트다. 티켓은 다음달 17일 열리는 2010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 대 이란전 1등석 2장이다. 오렌지색 자켓 2벌도 함께 제공한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 공식후원사인 ING는 최종예선전에 전국 초등학교 유소년 축구팀을 초청해 장학금도 지급한다.
  • 대학가 달구는 인문학 훈풍

    대학가에 ‘인문학 훈풍’이 불고 있다. 관련 강좌가 잇달아 개설되는가 하면 학생들의 주도적인 참여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사회 변화와 함께하는 인문학 고유의 가치를 실천하면서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기류로 보인다. 서울대 기초교육원은 8일 학부생을 대상으로 동·서양 고전교육 강화 프로그램인 ‘위대한 정신과의 만남’을 다음 학기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주제로 읽는 고전;대학과 사회’, ‘세계의 지성;마르크스 읽기’, ‘현대 사회과학 명저의 재발견’ 등 기초교육 특별 프로그램이 신설될 예정이다. 정치학과 김세균 교수와 서양사학과 박흥식 교수, 철학과 정호근 교수 등이 강의를 맡았다. 글쓰기, 집중토론 등 소통 능력을 기르는 데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강명구 서울대 기초과학원장은 “외국 대학과 함께 고전 관련 강의를 개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면서 “학생들의 창의적인 사고력과 비판적인 탐구정신을 배양하는 데 고전교육이 기본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인문학적 상상력, 날개를 달다’라는 주제 아래 이날부터 10일까지 법대 신관 및 4·18기념관에서 ‘제1회 대학생 인문학 포럼’을 연다. 문학, 철학, 사학, 인문학 일반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선 진보적 성향의 인문사회학자 17명이 강사로 나선다. 첫날 개막강연엔 성공회 노숙인 다시서기 지원센터의 소장인 임영인 신부가 ‘노숙자 속에서 꽃피는 인문학’을 주제로 강단에 섰다. 오탁번 고려대 명예교수는 ‘언어와 시적 상상력에 날개를 달다’, 조한혜정 연세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선행학습 스펙, 그리고 엄친아의 문화 정치학’을 주제로 강연했다. 9, 10일엔 한홍구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 소설가 신경숙씨, 언론인 홍세화씨, 진중권 중앙대 독문과 겸임 교수, 손석춘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 등으로 이어진다. 행사 기획단장인 이 대학 이경민(영문과 4)씨는 “인문학은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해 주는 학문인 만큼 사회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면서 “이번 행사는 학생들이 주축이 돼 이를 실천에 옮기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는 11일 열리는 이화여대 인문학 연구원 학술제는 서로 다른 전공의 교수들이 토론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승훈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5월의 무대, 셰익스피어에 빠지다

    5월의 무대, 셰익스피어에 빠지다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두 명의 중견 연출가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나란히 무대에 올린다. 극단 미추의 손진책 연출은 낭만 희극 ‘템페스트’(20일~6월6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를, 극단 전망의 심재찬 연출은 비극 ‘오셀로’(16~24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를 공연한다. 인간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의 작가 셰익스피어가, 깊이 있는 작품 해석으로 이름난 두 연출가의 손끝에서 어떻게 새롭게 태어날지 기대를 모은다. ●서사극으로 변모한 ‘템페스트’ 셰익스피어가 말년에 쓴 ‘템페스트’는 동생에게 배신 당해 섬으로 쫓겨난 밀라노 영주 프로스페로가 마법의 힘을 이용해 복수를 꾀하지만 결국 모든 죄를 용서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결말 때문에 흔히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로 읽힌다. 하지만 동생이 제 잘못을 뉘우치기도 전에 서둘러 용서해준 프로스페로가 과연 마법을 버리고 현실로 귀환한 뒤에도 해피엔딩은 계속될까. 손진책 연출의 ‘템페스트’는 ‘용서와 화해’란 익숙한 해석 대신 환상 속에서 거짓 희망을 피워올릴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에 초점을 맞춘다. 프로스페로의 용서가 마법으로 둘러싸인 환상의 공간에서 이뤄졌다는 건 역설적으로 셰익스피어의 절망적인 현실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당놀이를 통해 한국적 서사극의 맥을 이어온 손 연출은 이런 주제의식을 보다 명확히 보여주기 위해 요양원의 무연고 노숙자들이 ‘템페스트’ 공연을 준비하는 극중극 구조를 도입, ‘템페스트’를 낭만극이 아닌 서사극 형식으로 풀어낸다. 극의 중심에는 프로스페로역을 맡았다가 딸이 찾아오는 바람에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요양원을 떠나는 최씨가 있다. 매일 전화로 요양원 동료들에게 거짓 해외여행담을 전하던 최씨가 초라한 몰골로 요양원에 돌아와서도 결코 환상을 놓지 못하는 모습은 현대판 프로스페로에 다름아니다. 각색을 맡은 배삼식 작가는 “환상의 덧없음을 알면서도 꿈꿀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애잔함을 부각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작 ‘리어왕’에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정태화, 서이숙, 조원종을 비롯해 극단 미추의 배우들이 요양원 노숙자와 극중극 인물 두가지 역할을 넘나드는 고난도의 연기를 펼친다. 2만 1000~3만 5000원. (02)580-1300. ●원전에 충실한 ‘오셀로’ 무어인 장군 오셀로, 그의 사랑스러운 아내 데스데모나, 그리고 승진에서 밀려나자 복수를 꿈꾸는 이아고. 절대적인 사랑을 믿었던 오셀로가 이아고의 간계에 속아 아내를 제 손으로 죽이고 자살하는 비극적 결말의 ‘오셀로’는 연출가에 따라 다양한 관점으로 재해석돼 무대에 올려졌다. 인간 심리의 극한을 파고드는 작품답게 이아고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거나 데스데모나를 부각시키는 공연들이 적지 않았다. 심재찬 연출의 ‘오셀로’는 ‘원작에 충실한 오셀로’를 표방하고 있다. 오셀로와 데스데모나의 절대적 사랑과 흔들리는 믿음에 무게중심을 두고 각 인물의 캐릭터를 보다 생동감있게 표현해내는 데 역점을 기울였다. 기존에 가냘프고 호기심 많은 여인으로 해석됐던 데스데모나는 당차고 결단력 있는 여성으로 표현됐고, 이아고는 타인을 계략에 몰아넣고 희열을 느끼는 악마적 존재로 되살려냈다. 오셀로는 용기와 자신감 이면에 미약한 바람에도 한순간에 무너지는 감성을 지닌 인물로 그려졌다. 심재찬 연출은 “질투와 시기, 오해로 인해 절대 사랑이 무너지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남희(오셀로), 김수현(이아고) 등이 출연한다. 1만 5000원.1577-7766.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볼리비아 동물단체 “개에도 세금 물리자”

    ”개를 기르는 사람에게 견공 세금을 물게 하자.” 사람과 가장 친한 동물이라는 개를 기르는 사람에게 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주장이 남미의 볼리비아에서 나왔다. 일부 중남미 언론은 “세금을 내는 건 개를 키우는 사람이겠지만 사실상 개에게 세금을 물리자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면서 관련기사에 “볼리비아에서는 개도 세금을 내게 됐다.”는 제목을 달기도 했다. ’개 세금’을 신설하자고 주장하고 나선 건 볼리비아의 동물보호단체인 ‘동물 SOS’. 이 단체 대표 수사나 카르피오는 7일(이하 현지시간) “개가 매년 엄청나게 불어나고 있다.”면서 “개를 키우는 사람에게 매년 14달러(약 1만800원)의 세금을 내도록 하자.”고 세금신설을 제안했다.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개의 수를 통제하기 위해선 동물불임수술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세금으로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이 단체의 주장이다. 인구 100만의 도시인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의 경우 개의 수는 1995년 2만5000마리에서 지난해 8만5000마리로 훌쩍 증가했다. 하지만 무책임한 주인들이 개를 거리에 갖다 버리는 바람에 8만5000마리 개 가운데 40%가 ‘노숙견’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동물 SOS’는 “거리에 버려지는 개를 줄이기 위해선 태어나는 강아지 수를 줄이는 것밖에 대안이 없다.”면서 “개를 키우는 데 세금을 물리게 되면 틀림없이 개의 수가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개의 수를 통제하는 건 비단 견공들의 문제일 뿐 아니라 사람의 보건과도 직결된 현안”이라면서 “현재 볼리비아 여러 도시에서 발생하고 있는 광견병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노숙자, 순찰차에 치여 사망

    경범죄 위반 혐의로 순찰차에 탔다가 풀려난 40대 노숙자가 해당 순찰차 밑에 들어가 있던 중 차가 출발하면서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일 오후 1시55분쯤 인천시 부평동 왕복 6차선 도로에서 부평경찰서 소속 A(40) 경장이 운전하던 순찰차에 노숙자 B(46)씨가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연합뉴스
  • 케냐 여성들, 평화 위한 ‘섹스 파업’

    케냐 여성들이 유혈사태를 유발하는 정부에 일침을 놓기 위한 이색적인 방법을 동원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28일 케냐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여성 권익보호단체 ‘여성발전위원회’(Women development organization)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 보이콧 활동으로 케냐가 평화로워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케냐 여성들이 이 같은 성명서를 발표한 배경에는 지난 2007년 12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가 자리잡고 있다. 이 선거에 부정이 개입됐다는 의혹과 함께 폭동사태가 발생했으며 국제사회는 케냐의 선거 진행에 많은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난과 의혹은 2008년 초 유혈사태를 촉발하며 극에 달했고 성당과 집이 불타고 사상자가 생기는 등 종족간의 갈등이 심화됐다. 케냐의 여성발전위원회는 정치지도자들에게 평화와 정의 실현을 촉구하며 이같은 뜻을 전달하기 위해 ‘1주일간 남성과의 성관계 전면 중지’를 선언했다. 그들은 “우리는 성매매업종 종사자들에게도 우리의 뜻을 전달하고 동참해 줄 것을 권하고 있다.”면서 “2007년 선거 이후 발생했던 유혈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우리의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캠페인은 음와이 키바키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아내부터 먼저 동참해야 할 것”이라며 “베개 맡에서 그들의 남편에게 ‘당신은 케냐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어요?’라고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케냐는 법적으로 일부다처제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파업은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케냐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는 아직 없는 가운데 현재까지 폭동으로 1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60만 명의 노숙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지적 장애 여성 성폭행 후 대포통장 만들어 팔아… 인면수심 성폭행범 검거

    지적 장애인 여성을 성폭행하고 이들 명의로 대포통장을 만든 뒤 전화금융사기단에게 통장을 팔아넘긴 인면수심의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8일 임모(42)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임씨는 지난달 20일 영등포역 부근에서 노숙자로 생활하던 A(24·여·지적장애 2급)씨에게 접근해 신림동 자신의 집으로 유인, 성폭행한 뒤 A씨 명의의 휴대전화와 통장을 개설해 전화금융사기단에게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는 A씨 외에도 2명의 여성 장애인을 상대로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전화금융사기 피해 신고를 받고 조사를 벌이던 중 통장 명의자인 B(25·여)씨가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파악하고 임씨를 붙잡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40대부부 빗나간 차이니스 드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7일 보이스피싱으로 뜯어낸 돈을 환치기 방식을 통해 중국으로 빼돌린 국내 총책임자 임모(36·중국동포)씨 등 5명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2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이들은 중국에 콜센터를 차려 놓고 우리나라 우체국 등 국가기관을 사칭해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강모(27·여)씨 등 피해자 45명으로부터 5억원을 뜯어낸 뒤 이중 2억원을 환치기 수법으로 중국에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조사 결과 임씨 등은 중국 칭다오에서 의류사업을 하다 실패한 한국인 최모(46)씨 부부를 범행에 끌어들여 각각 우리나라와 중국내의 환치기 총책을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지난해 12월 국내로 들어온 뒤 보이스피싱으로 챙긴 돈을 중국에 있는 부인에게 통보해 왔고, 부인 송씨는 남편한테서 이같은 내용을 통보받은 뒤 수수료를 뺀 나머지 돈을 위안화로 찾아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겨왔다.경찰은 이들이 최근 보이스피싱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과 처벌로 노숙자 명의의 대포통장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자금난에 시달리던 재중 한인사업가를 포섭해 이같은 짓을 저질러 왔다고 밝혔다.경찰 관계자는 “실제 한국과 중국 사이의 직접 돈거래가 없는 환치기 방식이 보이스피싱에 동원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형편이 어려운 한국인들을 범죄에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남대문署 탈주범 자수

    지난 12일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서 탈주했던 홍덕기(25)씨가 탈주 열흘 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이날 오후 4시35분쯤 남대문서로 전화를 걸어 “(도주생활에) 지쳤다. 나를 데려가라.”면서 자수의사를 밝혔고 20분 뒤인 4시55분쯤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의 한 아파트 상가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홍씨는 횡령 및 절도 혐의로 구속수감 중이던 12일 오전 감시소홀을 틈 타 공범 이모(36·탈주 당일 검거)씨와 탈주한 뒤 경찰의 공개수배를 받았다. 경찰은 홍씨가 이씨와 서울 중랑구 면목동 소재 상봉역에서 헤어진 뒤 택시를 타고 의정부로 이동, 줄곧 이곳에서 지내 왔다고 밝혔다. 홍씨는 유치장 입감 당시 몰래 소지했던 13만원으로 주로 빵 등을 사 먹으면서 지낸 것으로 드러났다. 건물 화장실과 상가 주변 공터에서 노숙을 하며 은신해 오던 홍씨는 도피자금이 떨어지고 좁혀 오는 수사망 때문에 지인들에게 연락을 할 수 없자 자수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훈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노숙인 대포통장 원천차단

    범죄에 쉽게 악용되는 노숙인 명의의 ‘대포통장’(차명금융계좌) 개설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서울시는 21일 “신용불량자 신용회복 사업인 ‘신용-리스타트’ 프로젝트의 하나로 다른 사람이 노숙인, 부랑인 보호시설 이용자, 쪽방촌 거주자 명의로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계좌를 개설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우선 등록 노숙인 3220여명을 대상으로 ‘금융정보 제공동의서’와 ‘명의도용 예방신청서’를 받아 이들을 ‘금융권 대출불가자’로 등록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다른 사람이 노숙인 등의 이름으로 계좌를 개설하거나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노숙인 본인은 신원확인을 거쳐 자신의 계좌를 만들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대출불가자의 명의로 계좌 개설을 신청하면 금융기관의 도움을 받아 곧바로 사법당국에 통보된다. 대포통장 브로커에 대한 현장 적발이 가능해져 노숙인의 금융 피해와 범죄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노숙인 190명에 대한 신용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대포통장 피해의 사후 구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면서 “노숙인들에게도 대포통장의 폐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숙인 등에게서 10만~20만원을 주고 사들이는 대포통장은 대부분 범죄 도구로 사용된다. 지난달 26일에는 노숙인 명의로 대포통장을 만들어 120억원대의 허위 신용카드 매출전표를 발행한 일당이 검거됐다. 같은 달 11일에도 자신들이 갖고 있던 대포통장을 개당 30만원씩 받고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팔아넘긴 일당이 붙잡혔다. 노숙인 등 명의자는 범죄 과정에서 생겨난 거액의 채무를 떠안게 돼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노숙인 등 저소득 빈곤계층 모두를 대포통장 범죄의 잠재적 방조자로 규정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숙인의 개인 신용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는 만큼 서울시는 국세청·법무부·국가인권위원회 등과 협의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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