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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자살폭탄테러 막은 ‘영웅 노숙犬’

    아프간 자살폭탄테러 막은 ‘영웅 노숙犬’

       온몸을 던져 자살폭탄 테러범을 막은 아프가니스탄의 ‘노숙자들’이 최근 미국 땅을 밟았다. 이들은 폭탄 테러범의 위협 당시 상황을 “멍 멍!”으로 표현했다. 사람이 아닌 견공이기 때문이다.  영웅견들의 이름은 루퍼스와 타깃, 사샤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 미군 기지 근처의 떠돌이 개였다. 고향을 떠나 외롭게 생활하던 미군들의 좋은 친구가 됐고 ‘비공식 군견’처럼 군인들과 어울려 지냈다.  그렇게 함께 지내던 지난 2월22일 밤,큰 사건이 일어났다. 이 개들이 평상시와 달리 한밤중에 짖어대기 시작했다. 정체불명의 괴한이 어둠을 틈타 미군기지로 잠입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온 몸에 11㎏ 분량의 C4 폭탄을 두른 괴한은 미군 숙소에 테러를 가할 작정이었다.  절체절명의 순간,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아무도 이 괴한의 접근을 알아채지 못했다. 한밤중에 루퍼스와 타깃,샤사가 시끄럽게 짖어대는 바람에 잠을 이루지 못한 몇몇의 병사는 사건의 심각성을 모른채 투덜대기만 했다.  군인들의 반응이 없자 루퍼스는 괴한의 다리를 물어뜯으며 테러범을 저지했고, 타깃과 사샤는 더욱 맹렬히 짖어대며 상황을 알렸다. 수상한 낌새를 느낀 몇몇 군인이 숙소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테러범은 애초 목표했던 곳에 다다르지 못하고 폭탄을 터뜨려 자살했다.  아프가니스탄의 떠돌이 개들이 미군 50명의 목숨을 구한 셈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루퍼스와 타깃이 크게 다쳤고, 사샤는 죽고 말았다. 크리스 듀크 하사 등은 폭탄 파편에 다쳐 작전지역을 벗어나 치료를 받았다. 듀크 하사는 다시 이 곳으로 돌아왔다. 자신들을 살려준 루퍼스를 돌보기 위해서 였다. 듀크 하사가 보초를 설 때면 항상 루퍼스가 옆에 자리를 차지하고 함께 하며 각별한 사이로 지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우정은 지난 3월 끝이 났다. 크리스가 미국으로 귀환하면서 루퍼스는 아프가니스탄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크리스는 이후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가족들을 만나 위안을 얻었지만 홀로 남겨진 루퍼스가 늘 걱정됐다. 하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어 애만 태울뿐이었다.  그러자 이들의 사연을 알게 된 동물권익보호단체가 나섰다. ‘종족을 초월한 우정’을 나누며 생명을 구해준 둘을 갈라놓을 순 없다는 뜻에서 였다. 한 네티즌도 페이스북에 듀크 하사와 영웅견 루퍼스의 얘기를 퍼뜨렸다.  이같은 사연이 널리 알려지면서 루퍼스는 결국 미국으로 오게 됐다. 며칠 뒤엔 조지아주 오거스타로 가서 듀크 하사와 그 가족을 만나 평생을 함께 할 것이다.  또다른 ‘영웅견’ 타깃도 미국으로 왔다. 타깃을 아프간에서 치료해준 위생병의 집이 있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머물 예정이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CEO 칼럼]착한 기업이 살아 남는 시대/노태석 KTIS 대표이사

    [CEO 칼럼]착한 기업이 살아 남는 시대/노태석 KTIS 대표이사

    ‘착하면 손해 본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일종의 상식이다. 최근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쁜 남자’ 캐릭터가 대세다. 무조건 잘해 주는 착한 남자보다는 자기 마음대로 여자를 대하는 나쁜 남자가 더욱 관심을 끄는 아이러니가 이를 증명한다. 기업 경영에서는 어떨까. 시시각각 변하는 경쟁 상황에서 무조건 앞서가야 하고, 심지어 남의 것을 뺏어야만 성공하는 ‘제로 섬’ 현실에서는 ‘착하다’는 말은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에서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난 후 기업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조만간 ‘ISO 26000’ 규범을 제정할 예정이다. ISO 26000은 기업이 사회·환경·경제적으로 지켜야 할 규범을 집약하는 국제표준으로 오는 11월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국제표준은 기업이 이윤을 내고 사회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인식을 반영한다. 기업 지배구조와 인권, 노동, 환경, 공정한 운영관행 등 7가지 영역에 36개의 세부과제가 제시된다. ISO 26000은 권고 규범이지만 지키지 않았을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입게 될 피해는 적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지난 2007년 미국 의류회사 갭의 인도 하청업체가 10~13세 어린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한 사실이 드러나자 매출이 한달 만에 25%나 급감한 사례에서 알 수 있다. 즉 기존의 ‘이윤만 생각하는’ 기업의 성공 방정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 성장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방면에서 착한 기업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윤리적인 경영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착한 기업이 될 수 있을까.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는 모토로 유명한 ‘루비콘’의 창업자 릭 오브리 스탠퍼드 교수를 통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1986년부터 지난해까지 루비콘 대표를 맡아 노숙자와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연 1600만달러가 넘는 수익까지 올렸다. 그는 “착한 기업을 하려면 고객부터 생각해야 한다. 사람들은 좋은 일을 한다고 무조건 사주지 않는다. 누구나 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의 품질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품과 서비스는 뒷전이고 보여주기 식의 선심성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기업들에 ‘뜨끔할’ 만한 말이 아닐까 싶다. 진심으로 고객에게 ‘착한’ 일을 하려면 무엇보다 좋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제품의 질이 떨어지면 고객들은 지갑을 열지 않는다. 증시에서도 착한 기업과 나쁜 기업이 구분되는 걸 볼 수 있다. 자사주를 소각해 주식 가치를 높이면서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많이 주는 ‘착한’ 상장사들이 있는 반면, 문제가 있을 때마다 주주들에게 손만 벌리는 상장사들도 많다. ‘나쁜’ 상장사들의 주가가 낮은 건 자명한 일이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착함’의 마법은 통한다. 진심으로 직원들과 소통하고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는 ‘착한 기업’은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착한 기업은 성과 측면에서도 높은 실적을 보여준다. 미국 포천지에서 선정한 ‘베스트 100 GWP 기업’이 ‘S&P 500 기업’보다 50% 이상 평균 주가 상승률이 높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베스트 100 GWP 기업은 회사보다 사람을 중시하는 태도를 지니며 이직률이 낮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구글, 골드만삭스, 퀄컴 등이 이에 속한다. 이제 ‘착함’은 손해보는 것이 아닌 성공을 주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고객, 주주, 직원들을 위해 공헌하는 기업은 망할 수 없다. 이들이 가장 큰 조력자요, 후원자이기 때문에 기업을 망하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 서대문구 ‘빵만사’ 아시나요

    서대문구 ‘빵만사’ 아시나요

    TV에서 매주 수·목요일에 ‘제빵왕 김탁구’가 뜬다고? 서대문구는 매주 화·토요일마다 ‘사랑의 제빵왕’ 빵만사(빵 만드는 사람들)가 뜬다. 서대문구청 옆에 위치한 서대문구자원봉사센터 3층 ‘빵 만드는 사람들’ 공동체를 찾았다. 드라마에 나오는 ‘팔봉빵집’제빵실을 연상하면 오산. 갖춰 놓은 게 적어 조금은 썰렁하다. 김정순(52) ‘빵만사’대표와 15명의 주부들이 아침 8시부터 빵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반죽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제빵왕 김탁구’처럼 눈 감고도 반죽 성형하는 경지에 오른 건 아니지만 정성만큼은 ‘제빵왕’이다. 빵 만드는 기술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사랑을 반죽하는 마음이 한결같아서다. 어린시절 ‘김탁구’를 떠올리게 하는 꼬마 이승주(9)군도 엄마따라 나와 “재밌다.”며 일손을 돕고 있다. 이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150명분의 식빵과 100명분의 소보로빵을 만들기 위해 밀가루 20㎏짜리 3포대를 뜯는다. 서대문구에 사는 홀몸노인, 장애인, 노숙자, 공부방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린다는 생각에 손놀림이 저절로 빨라진다. 5년간 배달한 분량을 굳이 따지면 7만여명분, 1년에 밀가루 300포대를 넘게 쓴다. 발효에 들어간 뒤 김 대표는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70g의 식빵 하나일지는 모르지만 없이 살아가는 분들에게는 소중한 끼니가 될 수 있다.” 고 말한다. 4년간 제과점을 운영하다 파산했다는 김 대표는 비싼 빵제조기계를 기증할 곳을 못 찾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기로 하면서 이 일을 시작했다. 김대표는 물론 자원봉사자들도 전문제빵사가 아니다. 그저 봉사가 좋아 뭉쳤다. 생활에 활력이 생긴다는 남금매(65) 할머니도, 운전을 하다가도 배달을 하기 위해 만사 제쳐 두고 달려오는 푸른마음봉사대 택시기사(이봉수·김철수·노항구씨)들도 모두 “없는 사람끼리 돕는 게 행복해서”시작한 일이다. 자원봉사회원이 100명을 넘어서고 있다. 물론 꾸준히 봉사하는 사람은 50명 안팎이다. 서대문구는 2005년에 출범한 ‘빵만사’가 지하주차장을 빌려 빵을 만든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작년 10월 말 서대문구자원봉사센터 3층 공간을 제공했다. 정세영 자원봉사센터 주무관은 “청소년·직장인 등을 상대로 전문자원봉사자 양성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해 나눔 공동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대문구는 갓 구워낸 빵처럼 고소한 사랑을 전하기 위해 다음달 5일부터 12일까지 ‘부모와 함께하는 사랑의 빵 만들기’방학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월드이슈] 이상기후에 몸살난 지구촌… 식량시장 ‘재앙의 그늘’

    [월드이슈] 이상기후에 몸살난 지구촌… 식량시장 ‘재앙의 그늘’

    러시아는 더 이상 ‘얼어붙은 땅’이 아니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땅은 열을 뿜어내고 있다. ‘동토(凍土)’ 러시아가 ‘열토(熱土)’로 변하고 있는 동안 지구 반대편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수백마리의 펭귄떼가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얼어죽었다. 미국은 단비를 간절히 바라고 있건만, 바다 건너 경쟁국 중국은 하늘이 뚫린 듯 쏟아지는 폭우에 발을 구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이상기후에 시달리고 있는 2010년 7월 지구촌의 풍경이다. 문제는 식량이다. 기상이변은 그 자체로 재앙이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식량부족이라는 2차 재앙을 낳는다. 유례없는 가뭄과 홍수, 한파가 지금 세계 농산물 시장에 재앙의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 ●러 폭염 일주일새 300여명 사망 7월 들어 연일 낮 최고기온 40도에 육박하고 있는 러시아에서는 폭염에 따른 인명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러시아 비상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하루에만 71명이 불볕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지난 한 주 동안 3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러시아의 7~8월 평균기온은 20도 안팎에 불과하지만 올해는 이상고온이 맹위를 떨치면서 7월 현재까지 2500여명이 물에 빠져 죽었다. 러시아를 포함해 유럽 전역이 이 같은 살인적인 더위에 시달리고 있지만 헝가리, 슬로바키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등과 같은 동유럽 국가들은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만 해도 폭우의 공포에 휩싸였었다. 특히 루마니아와 슬로바키아에서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된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잇따르면서 각각 23명과 12명이 숨지고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中 물난리로 경제적 손실 25조원 하지만 유럽의 물난리는 중국에 비할 바가 안 된다. 10여년 만에 최악의 물난리를 겪으면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창강(長江)도 범람 위기에 놓였다. 중국 국가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중·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23일까지 700명 이상이 숨지고 350명 이상이 실종됐다. 이재민 수는 무려 1억 1300만명이 넘으며 경제적 손실은 1420억위안(약 25조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브라질·아르헨등 남반구 이상한파 지구 북반구가 폭염과 폭우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이 겨울을 나고 있는 아프리카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반구는 이상한파에 떨고 있다. 세계인의 시선이 월드컵이 열린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향했던 지난달, 남아공의 해안가에서는 500여마리의 새끼 아프리카 펭귄들이 강추위에 얼어죽었다. 지난 19일 남미의 아르헨티나에는 남극에서 날아온 찬 공기가 폭설을 뿌리면서 영하 14도까지 기온이 내려갔다. 이 때문에 노숙자 10명이 죽고, 브라질과 우루과이에서도 사망자가 속출했다. 이처럼 지구촌 곳곳을 괴롭히고 있는 이상기후는 국제 농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밀 선물가격 25%이상 올라 세계 3위의 밀 수출국인 러시아는 130년 만에 찾아 온 최악의 가뭄으로 밀을 포함한 각종 농작물 생산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가뭄이 극심해지자 83개 지역 가운데 23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러시아 농업부는 올해 곡물 생산량이 예상치보다 약 6% 준 8500만t, 수출 물량은 약 5%가 준 2000만t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중앙아시아 최대 농작물 수출국인 카자흐스탄과 주요 농작물 수출국인 미국도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캐나다에는 홍수가 발생해 농작물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들 국가의 밀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은 지난 6월 이후 25% 이상 오르며 부셸(27.216㎏)당 약 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폭우로 이미 대규모의 농작물 피해를 본 데다 농작물 가격 상승 조짐이 보이자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 5월 3.7위안에 거래되던 마늘 500g이 현재 배 이상 오른 약 8위안에 팔리고 있다. 한편 러시아 농업부는 치솟는 농작물 가격을 잡기 위해 시장 간섭에 나서기로 했다. 러시아 정부는 최소한 300만t의 곡물을 시장에 풀어 물가 안정화에 나설 예정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서울Focus] 9월까지 ‘119폭염 구급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여름철 무더위로 열손상 환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9월 말까지 ‘119 폭염 구급대’를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지난해 전국에서 폭염으로 발생한 환자는 126명이었고, 60대 이상 노년층이 47명(37.3%)을 차지했다. 구급대는 구급대원 876명, 구급차 114대로 구성된다. 얼음조끼, 얼음팩, 생리식염수, 정맥주사세트, 물 스프레이 등을 갖추고 폭염으로 인한 열손상 응급환자를 치료한다. 구급대는 폭염주의보 및 폭염경보가 발령되면 홀로노인 거주지, 노숙자 밀집 지역 등 취약지역을 찾아 시원하게 얼린 아리수와 정제소금 등을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시 소방재난본부는 “한 낮에는 천천히 걷고 격렬한 운동을 삼가야 하며, 특히 노약자는 충분한 영양 섭취와 함께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판로뚫은 노숙인 영농조합

    판로를 찾지 못해 애만 태웠던 노숙인 출신 기업인들이 자체 노력과 도움의 손길을 발판 삼아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서울신문 5월1일자 15면 참조>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참살이 영농조합’은 지난 1년간 공들여 키운 장수풍뎅이 8만마리 가운데 6만마리 정도를 판매했다. 이를 통해 판매대금으로만 3000만원 이상을 손에 쥐게 됐다. 영농조합은 지난해 5월 설립됐으며, 주인은 노숙인 출신 15명이다. 지난 2월에는 서울형 사회적 기업으로도 지정받아 어엿한 기업인으로 변신했다. 문제는 이들이 애벌레 700마리로 시작한 장수풍뎅이 수익사업이 판로·시설 부족 등으로 지지부진했다는 데 있다. 그야말로 탈노숙 자금이 날아갈 상황이었다. 영농조합 관계자는 “주변의 도움과 사방팔방으로 알아본 결과, 고정 거래처 등을 확보해 위기를 한 고비 넘겼다.”면서 “이번 일을 겪는 과정에서 노하우가 생기고, 시설투자를 위한 종잣돈을 어느 정도 확보한 만큼 내년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며 미소지었다. 이들에게 시련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내년에 농사 지을 땅을 임차해야 하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전국적으로 노숙인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가 있지만, 지속 가능한 일자리로 발전한 사례는 아직 전무하다.”면서 “참살이 영농조합이 주목받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새주인 찾은 ‘은평의 마을’

    존폐 기로에 놓였던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서울시내 유일 부랑인시설인 ‘은평의 마을’이 새 운영자를 만나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서울신문 6월10일자 29면 참조> 서울시는 14일 은평의 마을 등에 대한 수탁운영자를 모집한 결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와 다일복지재단 등 2곳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1961년 설립된 은평의 마을은 1981년부터 현재까지 30년 동안 마리아 수녀회가 시설 운영을 맡아왔다. 하지만 수녀회는 최근 비용·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운영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서울시가 운영경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운영기관 스스로도 연간 10억원가량을 분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부담이 적지 않아 새로운 운영기관이 없을 줄 알고 전전긍긍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여성부랑인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와 부랑인·노숙인 지원 경험이 풍부한 다일복지재단이 선뜻 나서줘 한시름 덜게 됐다.”고 반색했다. 이 관계자는 “오는 10월쯤 2곳 중 1곳을 최종 운영자로 선정한 뒤 내년부터 운영을 맡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새 운영기관은 은평의 마을을 비롯해 중증장애인시설인 ‘평화로운 집’과 정신요양시설인 ‘은혜로운 집’의 운영도 맡게 된다. 현재 은평의 마을에는 1269명, 평화로운 집 182명, 은혜로운 집 196명 등 모두 1647명이 입소해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美·中 폭염 대공습

    보스턴에서 뉴욕, 워싱턴,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롯까지 섭씨 38도를 넘는 불볕더위가 나흘째 미국 동부지역을 달궜다. 뉴욕과 워싱턴 등 도시 지역에서는 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났다. 체감온도가 40도를 넘기면서 노약자 등 사망자까지 나왔다. 7일 뉴욕의 낮 최고 기온은 39.4도로 지난 1999년 38.4도를 넘어섰다. 워싱턴 D.C. 38.9도, 필라델피아는 39.4도를 기록했다. 뉴저지 뉴워크의 경우 1993년 이후 처음으로 나흘째 37.8도를 넘었고,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는 낮 최고기온이 38.9도까지 올라 1977년 이후 가장 높았다. 미국 기상청은 이번 더위가 다음 주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노약자의 사망사고도 잇따랐다. 볼티모어에서는 92세 할머니가 자기 집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집안 실내 온도는 32도를 넘었다. 디트로이트시에서도 노숙 여성이 길거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메릴랜드의 프린스 조지 카운티에서는 지난 닷새동안 폭염과 관련해 28명이 입원치료를 받았다.뉴저지의 파크리지시와 매릴랜드 볼티모어시 경찰은 정전으로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는 양로원들에서 생활하던 노인 수백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도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은 지난 5일 낮 최고기온이 40.6도로 관측돼 1951년 이래 7월 초순 날씨로는 60년만에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앙기상대는 8일 또다시 고온 황색경보를 발령, 노약자 등의 외출을 삼가라고 당부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엔진과열로 인한 차량화재 등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일 오전 8시30분쯤 베이징에서 운행중인 버스가 엔진과열로 화염에 휩싸이는 등 중국 전역에서 차량들이 잇따라 자연발화로 전소됐다. 베이징시 도로의 지열은 한때 최고 68도까지 올라갔다. 톈진(天津) 등 중국 곳곳의 전기사용량이 매일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베이징시는 ‘폭염 근무 최저수당’을 실외노동은 일일 60위안에서 120위안으로, 실내노동은 45위안에서 90위안으로 각각 인상했다. 폭염수당은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돌 경우 지급하도록 돼있다. 워싱턴 김균미·베이징 박홍환특파원 kmkim@seoul.co.kr
  • 임영규, 견미리와 이혼 후 찜질방서 ‘장기노숙’

    임영규, 견미리와 이혼 후 찜질방서 ‘장기노숙’

    중견 탤런트 임영규(54)가 이혼 후 17년 만에 방송에 출연, 찜질방을 전전하고 있는 생활상을 공개했다. 임영규는 6일 오전 MBC ‘기분좋은 날’에 출연해 이혼과 사업실패로 노숙생활을 하는 모습을 공개, 방황했던 지난 시절에 대해 털어놨다. 임영규는 17년 전 이혼 후 미국에서 여러 사업에 손댔다 실패한 그는 사채에 손을 대 노숙을 해야하는 지경에 놓였다. 이어 “남한테 손 벌리기도 싫었고, 더 이상 도와줄 사람도 없었고.. 싸고 매일 씻을 수 있는 찜질방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영규는 “빚쟁이들한테 쫓기고 있던 시절 어머님이 돌아가셨는데 장례식장에까지 사채업자들이 와 있어서 임종을 지키지도 못했다. 평생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임영규는 “이혼 후 17년간 두 딸의 얼굴을 한차례도 보지 못한 것이 가장 가슴아프다.”며 “두 딸 아이를 위해서 다시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해 재기의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한편 임영규는 1980년 MBC 공채 탤런트 12기로 데뷔하여 ‘베스트극장’ ‘일출봉’ ‘설중매’ 등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당시 큰 인기를 끌은 바 있다. 사진 = ‘기분좋은 날’ 방송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이효정 인턴기자 hyojung@seoulntn.com
  • 노숙인 제작 잡지 창간

    서울시는 노숙인이 직접 제작하고 판매하는 잡지 ‘빅이슈 코리아’ 창간호를 5일 펴냈다. 빅이슈는 1991년 영국에서 창간한 대중문화 주간지로, 노숙자에게 잡지 판매를 맡겨 자활을 돕는다. 빅이슈 코리아 창간호는 3만부를 찍어 이날부터 노숙인 15명이 거리에서 잡지를 팔기 시작했다. 빅이슈 코리아는 노숙인 판매 사원을 5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잡지 판매를 희망하는 노숙인은 빅이슈 코리아 판매국(전화 2069-1135)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견미리 전남편’ 임영규, ‘치매+노숙’ 참담한 17년 고백

    ‘견미리 전남편’ 임영규, ‘치매+노숙’ 참담한 17년 고백

    배우 견미리의 전 남편이자 중년배우인 임영규가 이혼 후 참담했던 17년을 고백했다. 임영규는 6일 방송된 MBC ‘기분 좋은 날’에 출연해 이혼과 사업실패 등의 악재를 거쳐 ‘찜질방’ 생활을 하고 있는 현재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임영규는 “처음에는 전처(견미리)의 이혼요구를 거절했지만 내가 아이 엄마를 너무 힘들게 하는 것 같아 받아들였다.”며 “당시 두 딸의 나이가 6살, 4살이었는데 지금은 대학생, 고등학생으로 성장했다고 들었다.”고 이혼 당시부터 현재까지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자살하고 싶었지만 애들을 다시 보고 싶어서 죽지 못했다.”며 가슴 아픈 고백을 전했다. 임영규는 사업 실패 후 빚더미에 올라앉았던 과거를 회상하며 “어느 날은 김밥이 먹고 싶었는데 100원이 모자라 먹을 수가 없었다. 배를 채우기 위해 많은 양의 수돗물을 들이켰다가 응급실까지 실려갔다.”고 털어놨다. 또한 임영규는 “엄청난 빚 때문에 장례식장까지 찾아온 빚쟁이들을 피하려 어머니의 임종도 보지 못한 나는 세계에서 가장 불효자식”이라며 어머니에 대한 죄스러운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달 불구속 입건돼 물의를 일으켰던 음주 중 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임영규는 “자격지심으로 상대방에게 시비를 걸어서 폭행 물의를 일으켰다. 술 마시면서 그런 사건을 저질러 스스로 병원 정신과에도 찾아갔었다.”고 참회의 심정을 밝혔다. 현재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는 임영규는 ‘알콜성 치매’ 진단을 받고 주위의 도움을 받아 술을 끊으려 노력하며 치료 중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의 찜질방 생활에 대해 “남한테 손 벌리기도 싫었고, 더 이상 도와줄 사람도 없다.”며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에게 이름도 속여 봤지만 속일 수가 없었다. 솔직하게 고백하고 나니 사람들이 더 친절하게 대해준다.”고 털어놨다. 한편 임영규는 1980년 MBC 공채 탤런트 12기로 데뷔해 드라마 ‘베스트극장’, ‘일출봉’, ‘설중매’ 등의 출연하며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혼 후 잇따른 사업실패로 내리막길 인생을 걷게 됐다. 사진 = MBC ‘기분 좋은 날’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인턴기자 legend@seoulntn.com
  • [일자리 UP 희망 UP] 인천 계양재활용센터

    [일자리 UP 희망 UP] 인천 계양재활용센터

    “노숙자들이 자활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일터입니다.” 인천 서운동에 있는 계양재활용센터. 1일 이곳 2640여㎡(800평) 남짓한 공장에선 노숙인 13명(남성 12명, 여성 1명)이 수거한 가구들을 차에서 내리느라 구슬땀을 흘린다. 노숙인 쉼터인 ‘내일을 여는 집(계양구 계산2동)’에 거주하는 이들은 오전 8시30분이면 쉼터를 나와 재활용센터에서 일을 한다. ●가전·사무기기 기증받고 청소해줘 내일을 여는 집은 노숙인 자활프로그램 일환으로 문을 열었다. 노숙인 시설을 단지 ‘먹이고 재우는’ 데에 그쳐서는 자활 성공률이 희박하다는 판단 아래 해인교회가 일거리 창출 목적으로 세웠다. 첫 일감으로 재활용센터를 2003년 계양구로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재활용센터가 노숙인 자활의 교두보인 셈이다. 노숙인 쉼터 시설장인 김철희(51)목사는 “노숙자가 자활사업장에서 일하면 재활 성공률이 90%에 이르지만 방치하고 스스로 일어나기를 바라면 성공률이 10%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닫기때문에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으면 이들은 또다시 거리환경에 노출돼 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계양재활용센터는 노숙인 재활 기능을 인정받아 지난해 노동부로부터 ‘예비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받았다. 내년에는 정식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기 위해 절차를 진행 중이다. 노숙인들이 하는 일은 자원 재활용이라는 ‘시대적 화두’와도 맞아떨어진다. 이들은 중소 업체가 폐업하거나 사무실을 옮길 경우 달려가 사무기기나 가전제품 등을 기증받는다. 일반가정으로부터 생활용품과 의류, 가구 등을 기증받기도 한다. 대신 청소나 정리 등을 말끔히 해주기 때문에 업체 측에서도 환영하고 있다. ●정비된 물품 팔아 월90여만원 받아 이들이 수거한 물품은 재활용센터에서 다시 태어난다. 가전제품은 전문기사가 수리하지만 가구 등은 노숙인들이 직접 손을 본다. 초기에 솜씨가 뛰어난 노숙인이 있었는데 그가 쉼터를 퇴소한 이후에도 비법(?)이 노숙인들 사이에 계속 전수되고 있다. 정비된 중고 물품은 일반인들에게 팔려나간다. 물건 값이 일반 중고물품 매장에 비해 싼 편이어서 하루 30∼40명의 소비자가 재활용센터를 찾는다. 노숙인들이 일하는 대가로 받는 보수는 월 90여만원. 노동을 통해 자활의 기반을 마련한 노숙인들은 쉼터 인근에 있는 원룸 주택으로 옮겨져 사회 복귀를 준비하게 된다. 재활용센터에서 일하는 13명 가운데 3명은 원룸 거주자다. 고길연(48)씨는 “닭도매 사업을 하다 망해 노숙자가 됐는데 이곳에서 일하니 무엇보다 과거를 잊을 수 있어 좋다.”면서 “지금은 월급을 받으면 부모님을 찾아가 용돈을 드릴 정도로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당신도 트와일라잇 폐인?

    당신도 트와일라잇 폐인?

    국내 아이돌 그룹 팬들 사이에서는 ‘사생 뛴다’는 말이 있다. 좋아하는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기 위해 그들의 사생활을 쫓아다닌다는 의미다. 좀 더 과격해진 오빠부대인 ‘빠순(돌)이’도 이젠 낯설지 않은 표현이다. 언론에서는 이들의 과도한 집착을 사회문제로 거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닌 모양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24일(현지시간) 인기소설이자 영화인 트와일라잇(Twilight)에 집착하는 일부 팬들의 행동이 그들의 생활자체를 망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뱀파이어 에드워드와 인간소녀 벨라의 사랑을 그린 스테프니 메이어의 소설 트와일라잇은 뉴문, 이클립스, 브레이킹 던 등 속편으로 이어지며 1억권 이상 판매됐고, 국내에서도 시리즈 4권이 모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부터 할리우드에서 잇따라 영화화되며 주연배우 로버트 패틴슨과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었다. LAT는 과도한 집착이 팬들의 결혼생활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주부 크리스털 존슨은 남편보다 소설 속 금색눈의 뱀파이어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31살의 회사원 메사 아리스는 일과의 대부분을 영화 속 주인공들의 최신뉴스를 검색하며 보낸다. 영화 속 주인공들의 복장을 만들어 입거나, 트와일라잇 문구를 신발이나 옷에 새기는 사람들도 흔하게 찾을 수 있다. LAT는 “트와일라잇 팬들은 과거 밤샘 상영을 일삼았던 컬트 영화 ‘록키 호러 픽처쇼’ 사례나 팝스타에 대한 열광보다 훨씬 정도가 심하다.”고 평가했다. 낸시 바임 캔자스대 교수는 “트와일라잇 팬들은 비정상인 행동을 보이고 있으며, 오프라인에서의 대인관계까지 엉망이 되고 있다.”면서 “결혼 생활을 포기하고 새벽 4시부터 온라인 팬클럽을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영화 ‘이클립스’( Eclipse) 시사회가 열린 LA시내의 노키아극장 앞에서 밤을 새운 수백명의 팬들 중에는 30~60대 주부들이 많았다고 LAT는 전했다. LAT는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트와일라잇 팬들은 ‘우리가 트와일라잇을 사랑하는 것은 남자들이 미식축구를 사랑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경기 소외계층 쉼터 늘린다

    경기도는 일용 근로자와 노숙자, 가출 청소년 등을 위한 쉼터를 개선하거나 곳곳에 확대 설치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새벽 인력시장에서 대기하는 일용 근로자들이 추위와 비·바람 등을 피할 수 있는 쉼터도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도는 우선 성남시 수진동 인력시장에 버스정류장 형태의 쉼터를 만들 예정이다. 이어 나머지 도내 각 지역 인력시장에도 버스정류장 형태나 컨테이너박스 형태의 쉼터를 점차 확대 설치하기로 했다. 도내에는 현재 성남시와 안양시에 10개의 자생적 인력시장이 형성돼 있다. 도는 또 수원 5개, 성남 2개, 부천 1개, 안양 1개 등 9개에서 운영 중인 노숙인 쉼터도 무한돌봄센터와 광역자활센터, 전문 치료기관 등과 연계, 단순한 쉼터가 아닌 노숙인들의 실질적인 자활을 도울 수 있는 시설로 운영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도는 21곳에 개설 운영 중인 가출 청소년 등을 위한 청소년 쉼터도 인건비 증액 등 종사자들의 처우를 개선해 쉼터 입소 청소년들의 선도활동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거리 청소년들이 임시로 생활하며 스스로 삶의 의미를 깨닫고 사회생활에 대한 의지를 다질 수 있도록 하는 가칭 ‘묻지마! 청소년 쉼터’도 조만간 개설해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칸의 남자’ 노숙인 앞에 선다

    ‘칸의 남자’ 노숙인 앞에 선다

    지난달 영화 ‘시’로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칸의 남자’ 이창동(56) 감독이 노숙인 등 저소득 시민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를 한다. 서울시는 22일 오후 2시부터 성공회대 피츠버그홀에서 ‘이창동 감독과 함께 시를 읽다’를 제목으로 특강을 한다고 21일 밝혔다. 서울시는 교사와 소설가로 시작해 장관(2003~2004 문화관광부), 교수(현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다채로운 이력을 지닌 점에서 강연자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1997년 ‘초록물고기’를 시작으로 ‘박하사탕’(2000년), ‘오아시스’(2002년), ‘밀양’(2007년)에 이어 올해 ‘시’를 감독했으며, 주요 국내외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각본상 등을 휩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감독이다. 이 감독은 강의에서 영화 ‘시’를 만들게 된 계기와 제작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등을 소개한다. 2시간 예정인 강의에 참여하는 ‘희망의 인문학’ 수강생 200여명은 사회에 대한 고민과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영화 속에 담아 온 이 감독의 작품을 감상한 뒤 감상결과에 대한 글쓰기 실습도 할 계획이다. 청강생들은 노숙인보호시설에서 자립의지를 키우고 있는 노숙인과 지역자활센터에서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저소득 시민들로 구성돼 있다. 서울시 정운진 자활지원과장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좌에 역경을 딛고 성공한 사회 저명인사들을 자주 초청해 이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평범한 사람의 패션감각

    평범한 사람의 패션감각

    “누구나 스콧 슈만에게 사진 찍히길 원한다. 뉴욕이든 파리든 밀라노든, 만약 그가 사람들 사이에서 당신을 주목했다면 당신의 패션 감각이 입증되었음을 의미한다.”(캐시 호린-‘뉴욕타임스’ 패션 저널리스트) 애석하게도 스콧 슈만이 아직 우리나라의 길거리 패션을 자신의 블로그(thesartorialist.com)에 올린 적은 없다. 하지만 패션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세계 최고의 패션 블로그인 사토리얼리스트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블로그에 올랐던 사진이 같은 제목의 책(윌북 펴냄)으로도 출판됐다. 사토리얼리스트는 슈만에 따르면 ‘자기만의 개성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표현하는 신사’다. 슈만은 2005년 9월부터 미국 뉴욕의 골목을 누비며 길거리 패션을 촬영해 블로그에 올렸다. 당시 회사를 그만두고 이혼했던 슈만은 아이를 돌볼 시간이 필요했고, 딸아이를 데리고 다니며 패션 감각이 남다른 뉴욕시민들을 촬영했다. 그가 찍은 사진 가운데 화려한 패션쇼장을 갓 빠져나온 디자이너 조르조 아르마니나 배우 로렌 허턴, 캐머런 디아즈 등 유명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대머리에 뚱뚱한 늙은 신사, 깡마른 동양 여성, 노숙자처럼 보이는 랄프 로렌 직원, 거대한 몸집의 여성, 다리를 저는 장애인 등 슈퍼모델이 걷는 패션쇼 무대인 캣워크(catwalk)에 설 일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패션을 인식하고 생활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슈만은 책에서 “패션쇼에서 선보이는 패션과 실제 패션의 격차를 없애기 위해 소박하게 시작한 블로그가 어느덧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블로그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슈만은 책 표지를 그가 자주 촬영했던 여성인 줄리의 사진으로 골랐다. 사람들은 줄리를 보고 “현대판 오드리 헵번 같다.”고 말하지만 실상 줄리의 한쪽 다리는 다른 쪽보다 짧아 약간 절룩거리는 데다 팔은 지나칠 정도로 가늘다. 슈만은 “모델처럼 완벽하지 않은 몸이라도 그 안에 있는 아름다운 개성을 표현하길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내적인 강인함이야말로 가장 매력적이다. 이것이 줄리를 책의 표지로 쓴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독학으로 공부한 슈만의 사진은 이제 보그, GQ, 엘르 등 세계적인 패션잡지에 실리고 있다. 언젠가 슈만의 카메라가 서울의 개성 있는 길거리 패션도 포착하길 기대해 본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이 세상 다 읽고 간 사람… 그 이름 김현

    이 세상 다 읽고 간 사람… 그 이름 김현

    김현(1942.7.29~1990.6.27).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올해로 꼭 20년이다. 반복되는 노동과 휴식 등 일상의 삶에 치여 사는 이 땅의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이다. 그는 문학평론가다. 한자 또는 식민지 언어가 아닌, 모국어로 사유하고 그 감성으로 글을 쓴 첫 세대인 ‘4·19세대’의 선두주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그의 짧은 삶을 아쉬워하는 것은 단순히 한 세대의 빼어난 인물이어서가 아니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왕성한 독서욕과 성실한 읽기로 한국 평단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혹자는 그를 두고 “이 세상을 다 읽고 간 사람”이라고 했다. 아름다운 문체로 전개되는 그의 감수성 넘치는 비평은 훗날 수사학적 인상 비평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야기하기도 했지만, 비평을 독자적인 문학 장르로 끌어올린 첫걸음이었다는 데 이견을 다는 이는 없다. 지금도 그의 매혹적인 문장과 문체는 ‘김현체(體)’로 불리며 후학들의 전범으로 통한다. ●‘문학과 지성’ 창간… 48세 생애에 저서만 50권 순수·참여 문학 논쟁이 여전히 정리되지 않던 1970년 가을, 그는 문학평론가 김병익, 김치수, 김주연 -이들은 ‘4K’로 불렸다-과 함께 계간지 ‘문학과지성’을 만든다. 이른바 ‘문지’가 또 다른 대척점에 섰던 ‘창작과비평’(창비)과 함께 한국 문단의 묵직한 성처럼 우뚝 서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문학주의 이데올로그’인 그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1세기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비평가”(황지우 시인)라는 찬사에 걸맞게 그는 한국 문학사에 굵직한 획을 그었다. 김현은 담배만을 안주 삼아 거의 매일 문인들과 그리고 제자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대학 3학년 때 늦깎이로 배운 술이었지만 그는 1980년대 ‘불꽃의 말’이라는 에세이에서 “술자리의 분위기를 지워 버린 나의 삶을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했을 정도로 술을 예찬했다. 심지어 몸이 너무 아플 때조차 “나 대신 마시라.”며 주변에 술값을 건넬 정도였다. ●건강 나빠지자 술값 건네며 “대신 마셔 다오” 그럼에도 1990년 마흔여덟 나이에 간경화로 세상을 뜨기까지 23권의 책과 6권의 공저(共著), 7권의 편서(編書), 19권의 번역서를 남겼다. 어디 그뿐인가. 무수한 논문에 소설까지 몇 편 얹었다. 김현식 표현을 빌리자면 ‘아, 놀라워라.’다. 문청들의 가슴에 시(詩)의 지독한 우울함과 설렘, 외로움을 심어 놓고 떠난 시인 기형도(1960~1989)의 유고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을 만들고 해설한 이도 그다. 그러고는 이듬해 훌쩍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기형도처럼 숱한 문청들에게 좌절과 동경을 함께 안겨준 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이면 ‘김현 신화’는 얼추 완성된다. 김현은 전남 목포에서 약품공급업을 하는 부유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다. 덕분에 구김살 없이 특유의 다독(多讀) 습관을 익힐 수 있었지만, 이는 또한 쉼 없는 갈등의 배경이 됐다. 김현은 언젠가 사석에서 “판사나 검사를 하지 않고 문학 나부랭이를 했다고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나를 꾸짖었다.”고 술회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갈등이 없었다면 뒷날 그가 정립한 ‘무용한 문학의 유용성론(論)’이 탄생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김현은 “유용함은 인간을 억압한다. 문학은 쓸모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을 억압하지 않으며 억압이 인간에게 얼마나 부정적으로 작용하는지 보여 준다. 이것이 바로 쓸모없는 문학이 쓸모 있는 이유다.’라고 설파했다. 창조적인 문장과 수사적 표현은 평단(評團)을 넘어 작단(作團)까지 넘겨봤다.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1966년 발표한 단편소설 ‘노숙’ 등이 대표적이다. ●고향 목포에 문학관 건립… 김현문학상 제정 주장도 20주기를 맞아 추모 열기도 뜨겁다. 문학과지성사는 18일 서울 동교동 문지문화원 ‘사이’에서 ‘말들의 풍경과 비평의 심연’이라는 주제로 ‘김현 20주기 문학 심포지엄’을 열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성창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김현 비평은 인식론에서 논증의 구조, 그리고 문체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개성과 특이성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일종의 고유명사로 통용이 가능하다.”며 김현의 문학사적 좌표를 명확히 했다. 이어 “일방적인 찬사를 통해 옹호하는 일이나, 수사적 전략으로 폄하시키는 일 모두 그를 특정한 테두리 안에 가두는 일인 만큼 폭넓은 연구를 통해 세대론적 시각과는 구분되는 새로운 조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의 서울대 제자인 소설가 이인성은 스승에게서 받은 편지 한 통을 공개해 잔잔한 감동을 일으켰다. 1977년 9월8일 날짜가 적힌 편지에서 김현은 “바 선생(프랑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 지칭)의 ‘몽상의 시학’을 번역하고 있다.”고 근황을 밝힌 뒤 “가짜로 살고 가짜로 싸우지 않도록 조심하시오. 아플 때 아프다고 소리 지르지 마시오. 그 순간에 아픔은 말이 되어, 아픔을 잃어버리게 될지 모르오.”라고 적었다. 너무 심각했다 싶었는지 “이러니까 교과서를 쓰는 것 같소.”라며 “일요일쯤 심심하면 놀러 오시오. 소주나 한 컵 합시다.”라는 말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애주가의 면모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문학관 건립도 추진 중이다. 김현의 고향인 전남 목포시는 올 연말까지 ‘김현문학관’을 세워 주요 저서와 필기도구, 편지, 일기장, 그림, 병상일지, 영수증 등 수천점의 유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김현문학상’을 제정하자는 주장도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김현 ▲1942년 전남 진도군 진도읍 남동 출생(본명 김광남) ▲1957년 목포 문태고 입학한 뒤 서울 경복고로 전학 ▲1960년 서울대 문리대 불문학과 입학 ▲1962년 ‘자유문학’에 평론 ‘나르시스의 시론’으로 등단. 필명 ‘김현’ 처음 사용 ▲1968년 4·19세대 문인들이 대거 참여한 ‘68그룹’ 동인 결성 ▲1970년 김병익, 김치수, 김주연 등과 함께 ‘문학과지성’ 창간 ▲1974년 서울대 불문과 교수 임용 ▲1990년 간경화로 타계
  • FT아일랜드 이홍기 굴욕 사진 ‘노숙자’ 체험?

    FT아일랜드 이홍기 굴욕 사진 ‘노숙자’ 체험?

    그룹 FT아일랜드 멤버 이홍기가 노숙자로 전락(?)한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15일 이홍기는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노숙자를 연상케 하는 모습의 사진을 공개해 팬들 사이 눈길을 끌었다. 사진 속 이홍기는 츄리닝을 입은 채 바닥에서 ‘새우잠’을 자는 모습이다. 그의 주변에는 돈과 과자 등이 놓여있어 진짜 노숙자처럼 보이기 위해 연출한 모습이 눈에 띈다. 이홍기는 사진에 “일본회사에서 진짜 자고 있었는데..우리 매니저 형 이런 것도 찍고.. 돈까지 줬네^^”라는 설명을 덧붙여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진을 접한 팬들은 “하하 진짜 노숙자 같아요.”, “저도 돈 좀 쥐어주고 싶네요.”, “가식 없는 것 같고 웃기네요.”등 다양한 의견의 댓글을 달았다. 사진 = 이홍기 미니홈피 서울신문NTN 이효정 인턴기자 hyoj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노숙인 출신 작가 안승갑씨 노숙인들에게 ‘희망의 강의’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가족과 이웃도 사랑할 수 없습니다.” 11년간 서울에서 노숙인으로 살다 자활에 성공한 안승갑(51)씨가 노숙인들에게 희망의 강의를 하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안씨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여의고 첫돌이 되기 전 충북 보은의 친척집으로 입양됐다. 대학 재학 중 첫사랑과 결혼해 1남1녀를 낳고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듯했다. 그러나 도박과 술에 빠지면서 1995년 신용불량자가 됐고, 1999년 결국 거리로 나앉아야 했다. 서울에 있는 노숙인 쉼터를 11군데나 떠돌아다니며 살았다. 그러다 우연히 성동구에 있는 비전트레이닝센터를 찾은 게 그에겐 새로운 삶으로의 전환점이 됐다. 노숙인 자활을 위해 운영되는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그는 인생을 덧없이 살아왔음을 깨달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설을 방문했는데 희망의 삶을 다시 열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함께 나아가자고 하는데 생색내기가 아니었죠. 도박도, 술도 끊고 부끄러운 삶과도 작별을 했어요.” 2008년 서울시가 신용불량 파산면책을 위한 법정비용을 대주면서 인생의 낙오자란 불명예 딱지를 뗀 그는 서울시의 ‘희망의 인문학’ 과정을 밟았다. 철학, 역사, 문학 등을 배우면서 부정적이고 남 탓만 하던 가치관에도 변화가 왔다. 4년 동안 먹던 신경과 관련 약도 끊을 만큼 정신적인 건강도 회복한 안씨는 지금 환경미화원이 되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또 대기업에 다니는 아들의 그만두라는 성화에도 불구하고 노숙인 쉼터를 찾아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이란 주제로 강의를 한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주권 뒤집기… 소수자를 환대하라

    우리 동네 골목길에서 내 친구가 옆 동네 아이에게 맞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우선은 친구 편부터 들 것이고, 나아가 힘을 합쳐 이 ‘이방인’을 ‘우리 골목’에서 쫓아내려 할 것이다. 이 골목길을 국가로 확대해 보면, 이런 반응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행위다. 주권은 한 국가가 의사를 결정 할 때 누구에게도 침해받지 않을 자주성을 뜻한다. 특히 근대 국민국가가 형성된 20세기에서 주권은 반드시 보호해야 할 절대 가치로 여겨졌다. 그런데 반대로 불문곡직하고 쫓겨난 옆 동네 아이 입장은 어떨까. ‘우리 골목’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앞뒤 사정도 모르는 녀석들에게 몰매를 맞은 아이는 말할 수 없는 억울함을 느낄 것이다. 이런 예는 국가가 주권을 행사할 때도 종종 일어난다. 국가는 주권을 수호해 국민의 행복을 보장하려 하지만, 반대로 그 범주에 들지 않는 ‘손님’에게는 예와 같은 심각한 폭력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손님’은 ‘우리’와 다르기 때문이다. 우카이 사토시 일본 히토쓰바시대학원 교수는 신간 ‘주권의 너머에서’(신지영 옮김, 그린비 펴냄)에서 이런 주권의 폐해를 지적하며 새로운 공동체 논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세계 곳곳에서는 주권 폐해의 피해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점점 국민의 범주 바깥으로 내몰리고 있는 노숙자들이 그렇고, 국적을 박탈 당한 팔레스타인 난민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는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지만 늘 외인(外人)으로 분류되는 이주노동자가 그런 예다. 주권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결국 국가의 우경화나 패권주의를 낳으며, 비참한 전쟁으로 치닫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우카이 교수가 내놓은 공동체 논리는 소수자에 대한 ‘환대(歡待)의 사유’다. 환대는 단순히 보면 “손님을 반갑게 맞으라.”는 의미다. 하지만 누구든 고국이 아닌 곳에서 ‘손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인간 존재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사안이다. 환대의 사유가 퍼질 때, 소수자는 ‘이질성’이 아닌 ‘다양성’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우카이 교수는 말한다. 또 폭력적인 방법으로 다수가 제거하고 흡수해버린 다양한 역사가 복원되는 길도 열릴 것이라고 한다. 2만 2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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