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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계소식-게시판] 코마코, 일일무료배식 봉사활동

    [업계소식-게시판] 코마코, 일일무료배식 봉사활동

    광고대행사 코마코(대표 이태림)는 청량리에 위치한 ‘밥퍼나눔운동본부´를 찾아 무료배식성금을 전달하고 일일무료배식 봉사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밥퍼나눔운동본부´는 하루 800~1000명의 독거노인, 노숙자, 장애인 등의 점심식사를 무료로 배식하는 봉사활동단체다.
  • [열린세상] 커뮤니티 기업/하성규 중앙대 도시·지역계획학 교수

    2003년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경제 활성화와 도시 저소득층 커뮤니티 재개발을 위한 새로운 정책적 지원을 강조한 바 있다. 이름하여 ‘커뮤니티 기업(CIC)’이라는 것이다. “커뮤니티 기업은 최소의 비용과 투자로 질 높은 서비스와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민 중심 커뮤니티 발전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이 새로운 접근으로 경제와 커뮤니티가 동시에 발전하도록 정부는 전폭적으로 지원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블레어 총리는 천명한 바 있다. 커뮤니티 기업이란 무엇인가? 커뮤니티기업은 기업 소유자의 개인 영리 목적이나 특정 정치적 목적을 가진 집단을 위한 것이 아니고 커뮤니티를 위해 존재한다고 법에 명시되어 있다. 기업에서 생긴 이윤은 또 다른 커뮤니티 기업 설립이나 사회봉사(자선사업)등의 목적에만 국한되어 있다. 이는 일종의 사회기업이며, 사업 내용을 보면 유아원 경영, 재활용사업, 공공주택 관리, 노숙자 취업훈련 및 알선 등 매우 다양하다. 영국에서 커뮤니티 기업을 관장·지원하는 곳은 통상산업부이며 커뮤니티기업의 제도적 시행은 2005년 7월부터다.2004년 현재 약 18만 군데의 자선단체가 등록되어 있으며 일부 자선단체는 커뮤니티 기업의 형태로 활동하기도 한다. 커뮤니티 기업의 사례로서 첫째 공공주택단지의 청소, 빌딩 및 정원 관리업을 맡고 있는 레시코(RESICO)를 들 수 있다. 이 커뮤니티 기업은 2003년 런던의 이슬링턴 및 헤크니 공공주택단지 임차가구 주민들이 설립하고 운영하는 일종의 주민 중심 서비스 조직체이며 자기들이 거주하는 주거단지뿐 아니라 인근 아파트 단지 관리 업무까지 맡고 있다. 주민들의 평가는 점차 높아져 주변 단지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두번째 사례는 리버풀에 있는 불키봅스(Bulky Bob’s)이다. 이 기업은 매일 각 가정으로 전화를 걸어 사용하지 않는 가구 및 가전제품 등을 수집하거나 기증을 받는다. 이렇게 수집된 중고품을 수리하여 사용에 편리하도록 만들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아주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들이 취급하는 물건은 생활용품으로, 저소득층이 쉽게 구입하기 힘든 고가 제품들이 대부분이며 이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장기간 실업 상태에 있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일정기간 관련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교육훈련을 받고 고용된다. 영국에서 시행되는 커뮤니티 기업의 긍정적 평가로는 크게 세 가지로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업문제의 해결이다. 커뮤니티 기업을 통해 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일자리가 창출되고 취업을 통한 기술 습득이 가능해 진다. 두번째로는 커뮤니티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공공주택 단지는 이러한 커뮤니티 기업 활동으로 주민에게 경제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크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 주민들의 자발적 봉사정신과 기업적 접근을 접목함으로써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소홀히 다루는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도시재개발 사업에 커뮤니티 기업의 발상이 필요할지 모른다. 저소득층 주거지역에 현대식 아파트를 건립하는 것만으로 재개발 목적이 달성되는 것이 아니고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커뮤니티 기업적 접근은 단순히 경제적인 이윤창출뿐 아니라 주민스스로의 자활의지와 협동적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도시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은 전통적 기업 활동만으로 부족하다. 보다 살기 좋고 질 높은 도시지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국형 커뮤니티 기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 예를 들어 재개발대상 지역마다 적어도 하나의 커뮤니티 기업을 만들게 하는 운동을 펼치는 것은 어떤가? 하성규 중앙대 도시·지역계획학 교수
  • [도약 2006-우리는 이렇게 뛴다](13)한국도로공사 손학래 사장

    [도약 2006-우리는 이렇게 뛴다](13)한국도로공사 손학래 사장

    “도로공사는 고속도로라는 기간산업을 담당하는 기업입니다. 민간기업보다 더 높은 수준의 청렴도와 투명성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손학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창립 37주년을 하루앞둔 14일 도공이 존재하는 이유를 이렇게 강조했다. 도공을 ‘국민과 시민기업’으로 정의한 손 사장은 깨끗한 기업, 즉 ‘클린 컴퍼니’로 태어나지 못하면 도공이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손 사장은 윤리경영 외에도 ▲고객중심기업▲화합과 신뢰의 신기업문화 구축▲건강한 노사관계를 올해 도공이 추구해야 할 기업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지혁균형 발전과 교통수요에 대비한 국가 간선도로망 건설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남북 7개축, 동서 9개축 등 총 6160㎞의 고속도로를 건설할 계획”이라며 고속도로망을 대폭 확충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손 사장은 ‘7×9’로 불리는 이른바 ‘국가 간선도로망’이 건설되면 전국 어디에서나 30분 이내 고속도로에 접근 가능한 반일 생활권을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손 사장은 구체적으로 “올해는 남북 5개축이 완료된 점을 감안해 동서축 고속도로 건설에 중점투자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손 사장은 “고속도로는 건설하는데에만 의미를 둘 수 없다.”면서 “환경친화적이고 도로관리 체계를 과학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건설하는 것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친환경적인 도로건설로 ‘로드킬’을 예로 들었다. “도로를 횡단하는 동물들이 차에 치여 죽는 로드킬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도로공사는 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야생동물 생태통로 설치, 동물 유도펜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도로공사는 손 사장의 뜻에 따라 현재 고속도로에 설치된 생태통로 14개 외에 48개를 추가로 설치하고 있다. 손 사장은 고속도로 안전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최근 3년 동안 전국 고속도로에서 모두 918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4350명이 다치고 839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고속도로 본연의 기능인 빠른 이동을 확보하면서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사고 취약구간 및 선형불량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 사장은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2002년 이후 해마다 교통량은 늘어났지만 교통사고 건수는 10%가량, 사망자는 15%가량 줄어들었다.”면서 “앞으로도 매년 1700억원의 예산을 투자, 고속도로 사고취약지점을 개선하고 도로안전시설을 확충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창립 37주년을 맞아 국민과 더불어 사는 기업을 화두로 던졌다. 세부안으로는 ‘유비쿼터스 하이웨이(U-Highway)’,‘시민기업으로 재무장´,‘사회공헌´을 제시했다. 그는 “올해 설 연휴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전구간 교통량은 6.6% 늘었으나 소요시간은 단축됐다.”면서 “이는 도로공사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정보화 고속도로의 효과가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설연휴기간 동안 첨단교통체계(ITS)와 인터넷방송과의 접목을 통해 고속도로와 우회도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한 도공의 노력이 주효한 것이다. 손 사장은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2월부터 매주 두차례 서울역 노숙자 급식 지원사업을 해오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따뜻한 사회, 살맛나는 사회,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직원이 돌아가면서 한번씩 사회에 공헌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CEO칼럼] 건설경기 활성화로 일자리 부양을/노영인 동양시멘트 메이저 사장

    [CEO칼럼] 건설경기 활성화로 일자리 부양을/노영인 동양시멘트 메이저 사장

    서울신문 2월7일자에 ‘희망의 손놀림’이란 제목의 사진기사가 실렸다. 서울시가 ‘노숙자 일자리 갖기’의 하나로 공사 현장에 투입한 노숙자 600여명 가운데 일부가 강변북로 도로확장 공사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었다. 재활할 수 있는 일터를 마련해준 것이어서 인상 깊었다. 노숙자 문제는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매년 늘어나는 노숙자 문제의 본질은 사회 양극화와 실업, 고령화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도 더 이상 양극화, 실업, 고령화 문제를 방치할 수는 없게 됐다. 특히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 현상은 심각한 후유증을 낳고 있다. 정부도 올 들어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증세(增稅)를 검토했지만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논의 자체가 연기됐다. 사회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구성원들이 고통을 분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증세만으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 다각적이고 본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때마침 이뤄진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연설 내용은 시의적절했다. 대통령은 신년연설에서 양극화를 화두로 던지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일자리 창출을 제시했다. 사회복지는 다양한 사회 문제의 해소와 약자를 보호하는 안전망일 뿐 아니라 선진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그러나 근원적인 부분을 방치한 채 사회복지만을 강조한다면 ‘밑 빠진 독에 물만 붓는’ 격이 된다. 우리 사회가 하향 평준화로 낙후될 여지도 있다. 그런 면에서 노 대통령이 제시한 일자리 창출은 양극화 해소의 본질적인 해결책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35만∼40만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투자 활성화 및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서비스 산업의 성장동력화 등 민간부문 경제활동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정책을 마련해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산만 해도 1조 500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고 들었다. 다수의 일자리 창출 이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조업의 일자리는 부침이 심한 서비스업보다 임금이 높고 안정적이다. 제조업의 일자리는 공장 신·증설을 통해 늘어난다. 이를 위해선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즉 각종 규제가 개선돼야 한다. 공장 신설 절차를 간소화하고, 유연한 고용제를 도입하는 등 제조업 장려 정책이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정부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의 부단한 노력과 경기 회복에 힘입어 투자가 늘고 있다. 때문에 각 기업들은 예년보다 신규 인력을 더 많이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 관련 업종은 침체 일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든 지난해 12월에도 건설공사 계약액은 14조 7407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6.9%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국내 전체 취업자는 2269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0만 5000명(0.9%) 증가했으나 건설업 취업자는 176만 5000명으로 오히려 7만 8000명(-4.2%) 줄었다. 건설업은 국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을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고급 기술인력부터 단순 근로자까지 다양한 계층과 연령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업종은 8·31 대책 발표 이후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필자도 부동산 투기를 근절시켜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단지 건설 경기를 염두에 둔 합리적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절실하다. 노숙자에게 처음으로 제공된 일자리가 공사 현장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노영인 동양시멘트 메이저 사장
  • “노숙인 아닌 이름 석자로 불리고 싶다”

    “노숙인 아닌 이름 석자로 불리고 싶다”

    1일 오전 8시 용산구민회관. 서울시가 처음으로 추진하는 ‘노숙인 일자리갖기 프로젝트’에 참여할 노숙인 1000여명이 새벽부터 몰려들어 구민회관 앞 인도를 가득 메웠다. 오전 8시30분, 구민회관 입장이 시작됐다. 간단한 참가 신청 절차를 마친 노숙인들에게 옷 한벌과 점심 식권 한장이 주어졌다. 오리엔테이션 기간 동안 이들은 ‘하이서울’마크가 새겨진 푸른색 모자와 유니폼을 입는다. 시는 이들에게 소속감을 심어주려 유니폼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체면 버리고 재기 성공하라.” 오전 10시30분, 노숙인들과 똑같이 푸른 유니폼을 입은 이명박 서울시장이 첫 연사로 나섰다.“모자를 조금만 올려써봐요. 얼굴이 안 보여요.”라며 강연을 시작한 이 시장은 “모자를 눌러쓰고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 아직 정신을 덜 차렸습니다.”라는 직언을 쏟아냈다. 이 시장은 하루 한끼도 못 먹었던 10대 시절, 환경미화원으로 일했던 대학 시절 등 거지와 다를 바 없었던 젊은 시절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 시장은 “기업은 동정하는 마음으로 직원을 뽑는 곳이 아닙니다.”라면서 “교회나 복지회관에 다니며 밥을 얻어먹으려면 차라리 굶고, 일할 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또 “시는 여러분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자립하겠다는 약속을 해주길 당부했다. ●“아기 분유값이라도 벌고 싶다.” 이 시장의 강연을 경청하며 간간이 박수를 보냈던 박모(53)씨.20년 전 결혼에 실패하고 혼자 살아온 박씨는 IMF 외환위기 때, 기능공으로 일해왔던 공장에서 쫓겨났다. 쉼터 생활이 올해로 8년째인 박씨는 “나도 이명박 시장만큼 못살았다. 이번만큼은 꼭 내 일자리를 찾아 노숙인이 아닌 내 이름 석자로 불리고 싶다.”며 재기의 의지를 다졌다. 15개월 젖먹이 아이와 함께 공원 등지에서 6개월 가까이 노숙을 했던 김모(33·여)씨도 서울시의 첫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며 빚더미에 앉은 김씨는 “남편도 노숙인이 돼 거리를 떠돌고 있다.”면서 “아기 분유 값이라도 벌고 싶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기업들 “노숙인들 일하는 것 지켜봐요.” 기업 관계자 50여명도 참석했다. 이들은 노숙자들을 아직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지만 사회복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크기에 우선은 이들은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SH공사 이철수 사장은 “사회 복지 차원에서 노숙인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120명 정도를 우선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산산업개발 박현우 관리과장은 “일단 3명에게만 일자리를 주고 결과가 좋으면 협력업체에도 이 인력을 전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숙인들은 1∼4일 나흘 동안 용산과 중구 구민회관에서 특별정신교육, 안전교육, 건강관리, 참여기업 사업설명회 등 교육을 마치고 6일부터 은평뉴타운 건설 현장 등 147개 기업에 투입된다. 임금은 통상적인 공사장 일용인부 임금의 최저액인 5만원을 기준으로 해 시가 50%인 2만 5000원을, 건설회사가 나머지를 댄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포스코 15년째 ‘불우이웃의 벗’으로

    포스코 15년째 ‘불우이웃의 벗’으로

    포스코 임직원과 가족들이 새해 벽두부터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평일 퇴근후는 물론 토·일요일에도 소외계층과 자매마을 등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가 노력봉사와 생활보조금 지급 등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고 있다. 25일 포항시와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 직원 등 1800여명은 설을 앞둔 지난 주말 포항 인근의 자매마을과 복지시설 등을 찾아 도로포장과 마을청소를 말끔히 했다. 매월 셋째주 토요일을 ‘나눔의 토요일’로 지정,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의 올 첫 행사였다. 이날 200여명의 직원들은 지은지 오래돼 낡은 집들이 많은 송도동을 찾아 가정집 대문에 페인트 칠을 해줬다. 이건수 상무 등 60여명은 장애우들이 거주하는 경주 ‘예티쉼터’를 방문, 진입로 250m 구간을 슬래그로 포장하고 건물청소를 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나머지 직원들은 오천읍 문천리 등 68개 복지시설과 자매마을 노인정 등의 장판교체와 외벽 페인트칠 작업을 했다. 모두 설맞이 생활환경 개선활동을 벌인 것이다. 포스코는 또 지난 23일 포항시청에서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자 등 생활이 어려운 120세대와 자매결연, 후원을 약속했다. 포스코는 모두 4억 3000만원을 결연가정마다 매월 30만원씩 1년간 지원한다. 포스코의 이같은 봉사활동은 지난 1991년 10월부터 본격 시작됐다. 국내 처음 사내 239개 자원봉사그룹이 포항 및 광양지역 223개 마을·학교·단체 등과 자매결연을 맺어 협력관계를 다지면서부터다. 포스코는 그동안 자매마을 등을 대상으로 모내기, 벼베기, 간담회, 농산물 팔아주기, 어려운 이웃 생활보조금 및 학비보조, 백혈병 어린이 돕기, 의료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이같은 봉사활동에 참가한 연인원은 무려 78만여명에 달한다. 봉사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04년 3월부터는 매월 1회씩 ‘나눔의 토요일’을 지정, 매회 직원 등 4000여명씩이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포항, 서울, 광양 등 3개 지역 70여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이용자들의 목욕과 빨래를 해주고 다정한 말벗이 되고 있다. 역시 국내 처음으로 2004년 5월부터 포항과 광양 등 2곳의 결식 어르신 및 장애우들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19만 3000여명에게 따뜻한 점심식사를 대접했다. 전국적으로 혈액 수급난이 심각했던 2004∼2005년에는 직원 3900여명이 헌혈에 참가해 철인(鐵人)들의 따뜻한 가슴이 화제가 됐다. 포스코는 지역민들의 숙원사업 해결 등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앞장섰다. 지난 198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포항 환호해맞이 공원조성 등에 모두 1400억원을 지원했다. 최근 서울지역 노숙자 및 결식 어르신들을 위해 4억원을 들여 제작한 급식트럭과 식당버스 3대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하는 등 포스코의 봉사활동은 상시체제로 자리잡고 있다. 손기진 사회복지팀장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위해 지난 2004년 10월부터 직원 봉사활동 마일지리제를 운영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노숙자도 인종차별하나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의 한 자선단체가 무슬림 및 유대인이 율법 때문에 먹지 않는 돼지고기 수프를 노숙자에게 제공해 인종차별 논란을 빚고 있다. 연대란 뜻을 지니고 있는 ‘술리다리타’란 이름의 이 단체는 주요 도시에 식당차를 차려 놓고 돼지고기 수프를 노숙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이런 식의 자선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무슬림 및 유대인 노숙자에게 굶으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이에 대해 술리다리타는 “돼지고기 수프는 프랑스 전통 음식”이라며 “차별 의도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무슬림의 이주에 반대하는 우익 국민전선당과의 연계설도 부인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무슬림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수가 너무 많다.”고 말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반해 무슬림 자선단체 ‘이슬람 구호’는 북아프리카의 전통 요리 쿠스쿠스를 나눠주고 있다. 양고기에 후추와 월계수잎, 향신료를 넣고 초벌 쪄낸 뒤 밀과 홍당무, 콩 등을 곁들여 다시 익혀내는, 제법 손이 많이 가는 요리다.lotus@seoul.co.kr
  • “차라리 유치장 보내줘”

    “차라리 유치장 보내줘”

    모스크바 노숙자들에게 경찰서 유치장은 ‘시베리아 유형소’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끔찍스러운 곳이다. 고문에 가까운 ‘얼차려’가 기다리고 있어서다. 그런데도 단지 얼어 죽지 않으려고 유치장 행을 노려 범죄를 저지르는 노숙자들이 늘고 있다. 다음주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불어닥칠 영하 40도 안팎의 강추위 때문이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를 운행하는 버스에 극지방에서나 보던 특수 디젤유가 공급됐고, 교통 경찰들에겐 전통적인 가죽 부츠가 지급됐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 동물원에선 27년 만에 수만마리의 동물을 대형 천막 안으로 옮기는 비상조치가 취해졌다. 이날 새벽 영하 30도 밑으로 떨어진 모스크바에선 3명이 얼어죽고 14명이 저체온증으로 입원했다. 중부 볼고그라드에선 10명이 동사했다. 모스크바는 19∼20일 영하 37도까지 떨어진다고 예보돼 1979년 이후 가장 추울 전망이다. 러시아에선 지난해 10월부터 계속된 한파로 모스크바 시민 107명을 포함해 모두 189명이 숨졌다. 당국은 당분간 관공서나 철도역 등에서 노숙자를 내쫓지 말라고 긴급 지시를 내렸다. 모스크바주는 18일 오후 비상체제에 돌입, 전력을 많이 쓰는 공사와 상업활동은 중단시켰다. 전력 공급이 1만 5300㎿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발표 직후였다. 대부분의 학교들도 사실상 휴교에 들어갔다. 중동부까지 도달한 한파는 러시아의 낡은 에너지 공급 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냈다. 모스크바의 보트킨스카야 병원은 16일 전기 공급이 2시간 끊긴 데 이어 17일엔 사무 빌딩에 대한 전력 공급량이 90% 줄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선 발전기 고장으로 45개 구역에 전기·온수 공급이 끊겼다. 남서부 사마라에서는 온수관 파열로 1만가구에 난방과 온수 공급이 중단됐다. 유럽의 겨울을 책임진다는 ‘에너지 공장’ 러시아에서 한파 사고가 속출한 것은 낙후된 시스템 탓이다. 옛소련 시절 마련된 중앙집중식 에너지 공급 체계는 시설이 낡은 데다 용량도 한계치에 달했다는 평가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신촌 다주상가 자리에 공원

    신촌 다주상가 자리에 공원

    서울의 부도심인 신촌 발전에 걸림돌이 됐던 다주상가가 철거되고, 이 곳에 공원이 조성된다. 서울 마포구는 노고산동 57의 53 일대 2006평(6620㎡)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이같은 내용의 세부 개발 계획안을 18일 공개했다. 개발안에 따르면 신촌로터리 인근 다주상가 부지 955평(3152㎡) 가운데 600여평에 공원이 들어선다. 또 상가 후문에 있는 270여평의 어린이 공원 부지와 상가부지 일부를 합쳐 쇼핑몰을 짓는다. 이 쇼핑몰에는 다주상가 상인들을 우선 입주시켜 이들이 상업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구는 또한 상가 지하에 묻혀있는 하수도를 재정비한다. 구 관계자는 “하수도가 있는 지상부지에는 건물을 지을 수 없지만 다주상가 건축 당시에는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1971년 준공돼 70년대와 80년대 중반까지 신촌 지역의 대표 상가로 자리매김했던 다주상가는 상가 오른편에 그랜드마트가, 맞은편에는 현대백화점이 들어서면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상 3층 건물인 다주상가에는 현재 각종 수입상가와 의류매장, 재래시장과 체육시설 등이 자리하고 있으나 90년대 초반부터는 신촌의 애물단지로 취급받아 왔다. 직사각형 형태로 길게 늘어선 다주상가는 상가 오른편 일반상업지역과 왼편 준주거지역의 흐름을 막는 장벽 역할을 해 이 지역 발전 속도를 더디게 했다. 다주상가 후문쪽 어린이 놀이터에는 노숙자와 취객들이 전전하고 있다. 게다가 상가 왼편 준주거지역 안에는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이 여성들을 살해했던 집도 있다. 마포구는 다주상가가 철거되면 신촌에서 가장 낙후된 상가 북서쪽 준주거지역도 재정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는 지역주민과 상인조합의 의견을 수렴한 뒤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이르면 내년초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훈 마포구 도시관리국장은 “다주상가를 허물지 않고서는 신촌 지역의 종합적인 발전을 꾀할 수 없다.”면서 “인천공항철도와 경의선이 완공되면 신촌이 국제적인 도시로 탈바꿈하는데 지금부터 그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다리뻗고 누울 수도 없어요”

    “다리뻗고 누울 수도 없어요”

    “교도소 독방이 이보다 좁을까?” 18일 오후 옛 서울역 광장에 2층으로 된 쪽방이 들어섰다.‘빈곤해결을 위한 사회연대’ 회원들이 쪽방체험을 하기 위해 가건물을 만든 것이다. 실제 쪽방에서 생활하고 있는 10여명과 회원들이 나무판자에 못질을 하고 장판을 깔아 쪽방을 만들었다. 쪽방은 120㎝×240㎝의 크기로 냉장고,TV와 생활용품을 수납하기 위한 선반까지 들여놓아 몸을 옴짝달싹할 수 없을 만큼 좁다. 체험자들은 이날 마당극을 하고 직접 지은 쪽방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식사는 근처 노숙자 급식소에서 해결했다. 한국도시연구소에 따르면 서울에만 4000여개의 쪽방이 있고,5000여명이 쪽방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집을 빌릴 보증금이 없는 일용직 노동자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무보증금에 일세를 지불하는 형식으로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빈곤해결을 위한 사회연대 유의선(36) 사무국장은 “주거권은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할 기본권”이라면서 “정부는 다가구매입 정책을 확대하는 등 이들이 월 3만∼5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된 주거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서울 노숙인600여명 새달부터 일터로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서울시가 노숙인들의 일자리 찾아주기에 나섰다. 단순한 숙소제공 등의 지원으로는 이들의 ‘홀로서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인식에 따른 것이다. 시는 이들을 위해 임금의 절반가량을 지원할 계획이다. 일당은 5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시범적으로 600여명이 투입된다. 시에서 파악하고 있는 시내 노숙인은 1월 현재 64개 쉼터 등에 입소한 시설입소 노숙인 2653명과 서울역·영등포역 등의 거리 노숙인 475명 등 모두 3128명. 일자리 제공은 우선 생활기반이 안정된 쉼터나 상담보호센터 등 시설 입소 노숙인을 대상으로 하게 된다. 물론 거리 노숙인들도 시설에 입소할 경우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 시는 1단계로 다음달부터 4월까지 뉴타운 사업현장 120명과 시 건설안전본부 공사 현장 200명, 지하철 건설공사 현장 200명, 상수도사업본부 공사 현장 80명 등 하루 600개의 일자리를 마련한다. 이어 2단계로 연말까지는 1단계 성과를 토대로 하수도 준설사업 등 소규모 시 사업장, 자치구 사업장 등으로 대상을 확대, 하루 1200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임금은 통상적인 공사장 일용인부 임금의 최저액인 5만원을 기준으로 해 시가 50%인 2만 5000원을, 민간 건설회사가 나머지를 대기로 했다. 시는 이 사업에 연말까지 57억원을 투입한다. 건설사 부담분을 합치면 모두 114억원이 소요된다.시는 다음달 1일 용산구민회관에서 이 사업에 참여할 노숙자와 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설명회를 갖는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구청장 현장인터뷰] 김형수 영등포구청장

    [구청장 현장인터뷰] 김형수 영등포구청장

    지난 12일 서울의 어스름한 새벽 기운이 가시지 않은 오전 7시30분. 검은색 파카 차림의 김형수(58) 영등포구청장이 자택인 대림1동 3층짜리 상가 건물에서 나왔다. 이날은 ‘승용차 요일제’로 인해 관용차를 탈 수 없는 날. 그럴 때면 그는 어김없이 구청까지 걸어서 출근한다.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제대로 ‘순찰’를 돌아보자는 생각에서다. 새해 인사를 제대로 건네기도 전에 김 구청장은 부지런히 바로 옆동네인 신길동으로 향했다. 폭이 1m도 안 되는 좁은 골목 사이에 낡은 단층 주택들이 빽빽하게 몰려 있었다. ‘서울에도 이런 동네가 있나.’싶더니 골목 어귀에 ‘경축 신길동 뉴타운 지정’이라는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절반 정도는 빈 집인데, 대부분 두꺼운 비닐이나 넓은 판자로 입구를 막아놨습니다. 제대로 출입이 금지되고 있나 살펴보는 것도 순찰 대상이지요. 빈집을 그대로 놔두면 주민들이 퍽치기 등의 범죄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영하 3도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산동네를 오르내리다 보니 벌써 등에 땀이 배기 시작했다. 걷기가 아니라 차라리 경보라고 하는 게 더 나았다. “괜히 구두를 신고 왔다.”는 기자의 투정에 김 구청장은 골목 옆의 음식물 쓰레기통을 일일이 살펴보면서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할 필요없이 이렇게 걷는 것만으로도 체력관리가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해군회관이 있는 높은 언덕에 올라서자 날이 더욱 환해졌다. 지나가던 60대 할머니가 김 구청장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누구인지 물었다. “사실은 구청에 자주 오는 민원인이지요. 법규로는 안 되는 민원을 부탁해올 때가 가장 힘들지만,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모두 다 들어주는 것도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정서비스관이 엿보인다. 그는 예전에 주민 한명이 자신을 알아보고 ‘차 한잔이라도 마시고 가라.’면서 붙잡아두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30분정도 지각을 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영등포역 주변의 ‘영등포공원’에 다다랐다. 김 구청장은 벤치에 나뒹구는 빈 막걸리통을 주우며 말했다. “영등포역이 있어서인지 우리구는 ‘노숙자 특별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노숙자들이 많아요. 노숙자 중 질병이 있는 사람은 시립병원에 보내고, 나머지는 자활센터를 제대로 만들어서 자기 밥벌이는 스스로 해결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김 구청장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서울시 등 관계기관에 노숙자에 관한 특별보고서를 전달했다. 정부에는 노숙자 관련 특별교부금을 요청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영등포역을 빠져나와 해장국집으로 들어섰다. 그는 빨간 고춧가루가 풀어진 콩나물국을 5분만에 단숨에 비웠다. 발걸음만큼이나 빠른 속도였다. 집에서 구청까지 40분이면 주파하지만 일부러 꼬불꼬불 돈다는 게 그의 변이다. “걸음이 빨라서인지 어릴 적에 데이트를 해도 여자들이 싫어하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사람들 사이에 운명이란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사람을 5∼6년동안 5∼6번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했는데, 운명의 힘(?)이 아니면 불가능했던 일이지요.” 해장국집을 나서는 길. 구청을 향하는 그를 보면서 주민들은 그의 ‘알레그로(매우 빠르게 라는 음악용어)’식 발걸음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출생 1947년 경남 함양 ▲학력 중앙대 약학과 졸업, 의약식품대학원 졸업 ▲약력 영등포구 약사회장, 영등포구의회 의장, 서울시 구의회의장협의회 회장, 전국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 회장, 서울약사신용협동조합 이사장, 한나라당 영등포을 상임고문 ▲가족 신영순씨와 1남1녀 ▲종교 카톨릭 ▲기호음식 된장국, 상추쌈 ▲주량 소주 2잔 ▲좌우명 어려울수록 정면돌파, 최선을 다한다 ▲애창곡 애정이 꽃피던 시절
  • 꽃동네에 핀 ‘감동의 仁術’

    꽃동네에 핀 ‘감동의 仁術’

    인생은 60부터라고 했던가. 예순여섯 나이에 소외된 환자들을 찾아 인술(仁術)로 펼친 소박한 ‘인생 2막´. 최일영(한양대 명예교수) 박사의 실천하는 사랑이 주는 잔잔한 감동이다. ●간호사없이 환자 고름짜는 일까지 장애인, 노숙자, 독거노인, 버려진 아이 등 사회에서 소외된 2000여명이 함께 모여 사는 충북 음성군 맹동면 꽃동네. 최 박사는 지난해 9월5일 40년간의 한양대병원 생활(혈액종양내과)을 마감하고 이곳에 있는 인곡자애병원으로 내려왔다. 정년퇴임을 한 지 꼭 닷새 만에 짐을 쌌다. 오랫동안 꿈꿔 왔던 소외된 이들을 위한 무료진료. 친구들은 “늘그막에 무슨 고생을 하려느냐.”며 그를 만류했다. 하지만 최 박사에게 이런 말들은 무의미했다. 유명 대형병원의 스카우트 제의도 단 한마디로 거부한 그였다. 꽃동네 사람들은 고단했던 인생역정만큼이나 병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입원환자만 120여명. 병원은 늘 환자들로 북적인다.13일 오후 회진하는 그를 만나기 위해 기자는 신발을 벗어야 했다. 병상이 부족해 바닥까지 환자가 들어차 있어 신발을 신고 병실에 들어설 수 없었다. “처음 이곳에 와 한 환자를 입원시켰는데 정작 병실에 그 환자가 안 보이더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침대 사이 바닥에 누워 있더군요. 이곳 현실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지요.” ●60대 중반에 맞은 주말부부 생활 그의 숙소는 인근 마을에 마련된 20평 남짓한 허름한 아파트.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이어지는 진료. 주말에야 경기도 분당의 집으로 갈 수 있다. 유명 대학병원의 내과과장·주임교수라는 직함은 그저 과거 일이다. 회진 때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잡무를 챙기던 후배 의사들도, 하늘 같이 모시던 제자들도 없다. “의료환경이 대학병원과는 비교도 안됩니다. 일손이 달리다 보니 고름을 짜내고 환부에 찬 물을 빼내는 일, 거즈를 가는 일 등 수련의들이 해온 일까지 모두 제가 하지요.40년 전 초보 때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알코올 중독자부터 고혈압, 당뇨, 결핵까지 다양한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하얗게 먼지 않은 의학서적을 다시 뒤적거려야 한다. 혈액종양 분야의 권위자가 초보 레지던트 생활을 하는 셈이다. ●노트에 노인환자·장애인 애환 가득 “이곳 환자들은 불평이나 불만에 익숙해 있지 않습니다. 자기들이 무료로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미안함, 또 치료를 받는 것만으로도 호강하는 것이란 생각이 강하지요. 그게 저를 더 마음 아프게 합니다.” 하지만 자기표현이 부족한 환자는 의사를 힘들게 하는 법이다. 환자가 어디가 안 좋은지 아는 것이 진료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는 4개월간 이곳 생활을 하면서 병명과 진료기록은 물론 환자별 특징까지 노트에 빼곡하게 정리했다. 일기처럼 써내려가는 노트에는 환자들로부터 들은 절절한 사연들이 가득하다. 소외된 이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외환위기의 여파로 멀쩡한 가장들이 노숙자로 내몰리던 1999년. 그는 서울 문래동의 4층 건물을 임대해 노숙인이 살 수 있는 쉼터 ‘자유의 집’를 마련하고 밤마다 그들의 건강을 돌봤다. 그러기를 5년여. 늙은 스승의 왕진에 서서히 제자들이 동참했다. 비슷한 때 시작한 몽골 의료선교활동도 그가 매년 빼놓지 않는 여름휴가 일정이다. 최 박사의 아들도 내과 전문의다.“아들이 아비처럼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작은 희망입니다. 부모로서 묵묵하게 실천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언젠가는 스스로 느끼겠지요.” “사람들에게 뭔가 줄 수 있어 더없이 행복합니다.”그가 몸으로 느끼고 있는 60대의 인생예찬이다. 글 음성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마흔 넘어 세상을 산다는 건…

    ‘나이 마흔 넘어 세상을 산다는 건/석양빛 붉은 울음을 제 뼛속마다 고이/개켜 넣은 거라고 그 누가 말했던가./악머구리 끓듯 소란스럽지 않게/저만큼 서로 한 뼘씩 거리를 둔 채/사금파리처럼 반짝이는 상처의 불꽃들/밤새 안녕하였다는 눈인사를/저 스스로에게 묵묵히 건네며/나는 지금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미스터L의 회상’중) ‘58년 개띠생’인 시인 이승철(48)이 세번째 시집 ‘당산철교 위에서’(솔)를 발표했다.‘총알 택시안에서의 명상’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신작 시집의 주된 정서는 인용한 시구에서 드러나듯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40대 후반 중년 남성의 자화상이다. ‘스무살 적 광주, 나 역시 한때 노숙자로 떠돌던 때가 있었다. 얇은 비닐조각을 이불처럼 덮어쓰며 광주학생회관 계단 밑에서 별꽃을 헤아리다가 새벽이슬 속에 문득 잠 깨어나곤 했었다.’(‘종삼에서 운주사 와불을 보다’중) 호남대 행정학과에 다니던 평범한 ‘문청’의 인생 항로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항쟁과 더불어 급격한 굴절을 겪는다. 대학을 중퇴하고,1983년 시 전문 무크 ‘민의’로 문단에 데뷔한 이후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출판계에 입문했다.나남, 인동, 산하, 황토 등의 출판사에서 5월 시선집 ‘누가 그대 큰 이름 지우랴’‘광주민중항쟁증언록’, 김남주 시인의 옥중시집 ‘나의 칼 나의 피’등을 기획했다. 세월의 힘에 떠밀려 어느덧 세속적 삶에 물든 자신을 탓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엄중하다.표제작 ‘당산철교 위에서’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2만5천 볼트의 전류를 기운차게 뿜어내며/2호선 전동차가 바람을 헤치며 돌진한다./당산철교 밑으로 푸르딩딩한 강물이 떠가고’에서 기억과 현실의 첨예한 대비에 괴로워하던 시인은, 이내 ‘나는 지금 한 마리 낙타로/인생이라는 신기루를/무사히, 잘, 건너가고, 있는가?/옛사랑이 다만 흐릿하게라도 남아있는 한/세상을 사는 존재의 형식을 되묻지 말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추스른다. 시집에는 시인 자신의 삶의 변화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김남주, 채광석, 고정희, 기형도 등 요절한 문인들을 기리는 추억도 실려있다. 시인은 “자기를 적나라하게 까발린다는 것, 그럼으로써 자기 영혼에 메스를 가한다는 것, 그리하여 미욱한 이 세상을 향해 일갈하고 싶다는 것, 이것이 최근 나의 시작 태도”라며 “청춘의 한 시절이 허위단심 떠나갔고, 저만치서 불혹의 아침이더니 이제 나는 인생의 후반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시집 앞머리에 적었다. 시인은 현재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시 전문지 ‘시경’편집위원, 도서출판 화남의 편집주간으로 활동 중이다.65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노숙자들이 뉴타운 짓는다

    노숙자들이 앞으로 뉴타운 등 서울시 건설현장에 투입된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9일 간부회의에서 “강북 뉴타운 건설이 본격화되는 하반기부터 노숙자를 투입하고, 건설회사와 서울시가 2만원 정도씩 분담해,4만∼5만원을 준다고 하면 이들에게 굉장한 의욕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며 실무 검토를 지시했다. 이 시장은 “서울에서 일하는 건설회사들이 한 곳당 10명씩만 맡아줘도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며 “숙소로 들어가 출퇴근하도록 하면 근로의욕을 줘 생산적으로 복지문제를 해결하고 자립할 수 있는 계기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시내 노숙자는 거리노숙자 500여명, 낮에는 자유롭게 활동하다가 밤에만 시설에서 묵는 상담보호센터 노숙자 450명, 쉼터 소속 노숙자 3250명 등 모두 4200여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공사현장 투입대상은 쉼터소속 노숙자와 상담보호센터 노숙자 3700여명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예산확보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 시장은 송파신도시와 관련,“개발지구내에 시 소유 땅이 70만평이나 들어가기 때문에 서울시가 (정부에) 의견을 내는 일은 매우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면서 “시 의견을 듣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행정의 기본을 어기는 잘못이며 서울시 의견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지금부터라도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잘 검토해서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나가는 게 좋겠다.”면서 “중앙정부와 싸울 게 아니라 대화로 풀어가라.”고 강조했다.김성곤 이효연기자 sunggone@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당선작] 블랙홀/김미정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당선작] 블랙홀/김미정

    ●블랙홀/김미정 등장인물 광식 정애 남자 가인 등을 들고 있는 아이 인철 그 밖의 배우들 각 에피소드들의 시간적 배경은 같다. 에피소드 1 전체 무대는 1,2층의 구조로 되어 있다.2층은 오랜 병원생활을 했음을 짐작하게 해 주는 병실의 내부가 있다. 병실에는 환자용 침대와 보호자용 침대가 있고 침대를 바라보며 유리창이 있다. 유리창 밖으로는 도시의 풍경이 보인다. 양끝으로는 줄을 연결해서 빨래를 걸어 놓았다. 한쪽에는 1층으로 내려오는 계단이 있고 그것은 병원 비상계단의 모습이다. 침대 옆에는 인공호흡기와 심장모니터기가 놓여져 있다.1층은 어느 산동네를 연상케 하는 배경들이 있고 계단의 정반대쪽에는 지하철 입구의 표시가 그려져 있다. 계단의 앞쪽으로는 벤치가 있고 그 벤치 옆에는 어느 노숙자가 놓고 간 듯한 신문지들과 소주병들이 나뒹군다. 멀리서 들리는 소리, 얼핏 들으면 기차소리와도 같은 규칙적인 소리.2층의 무대가 조금 밝아지면서 기차소리는 심장 모니터기의 소리로 바뀐다.2층의 무대가 완전히 밝아지면 모니터의 소리는 잦아들고 보호자용 침대에 앉아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광식의 모습이 보인다. 유리창 밖에는 어깨에 끈을 매단 남자가 유리창을 닦는다. 유리창을 닦다가 소주를 꺼내어 마신다. 광식의 앞에는 먹던 중이었던 김치그릇과 밑반찬 그릇들 그리고 밥그릇이 있다. 나머지 두 침대는 비어있다. 광식:(입맛을 다시며)거 참 맛있겠네. 저 양반 저거 세상을 아는 양반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소주 한 병 사오는 건데.(혼잣말로)거 혼자만 잡숫지 말고 나눠 먹읍시다.(먹던 밥을 계속 먹는다.) 남자가 유리창을 두드리더니 소주병을 내민다. 광식:한 잔 주시게요?아이고 그럼 나야 고맙지요. 유리창 남자가 소주를 따르는 시늉을 한다. 광식이 술잔을 받는 시늉을 한다. 광식:(마시는 시늉)원샷! 캬! 안주는? 안주도 줘야지. 남자가 씩 웃는다. 광식:사람 참 싱겁소. 남자도 하!웃는 모양. 그러고는 유리창을 닦는다. 광식:하, 취한다.(침대의 이불을 젖히니 아이가 반듯이 누워 있다. 광식이 아이의 몸을 옆으로 돌려서 등을 문지른다)우리 딸입니다. 예쁘죠?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이 예수님 귀 빠진 날이래요. 뭐 대단한 양반인지는 몰라도 병원 전체가 들썩들썩 합니다. 우리 병실 환자들은 모두 외출을 나갑디다. 세상을 구원하신 독생자 그리스님인지 놈인지 덕분에 오랜만에 조용하고 좋수.(등을 문지르다가 손을 동그랗게 하고 두드린다.)하나요, 할머니가 지팡이 들고서 달달달, 둘이요, 두부장수 두부를 판다고 달달달, 셋이요, 새 각시가 빨래를 한다고 달달달. 광식이 부르는 노래의 반주와 함께 빨간 등을 든 여자아이가 등장해서 1층의 무대를 돌아다닌다. 아이가 작은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남자가 내려다보고 있다. 아이:(가만히 서서)아빠!일곱은 뭐라고 그랬죠? 남자가 뭔가를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들리지 않는다. 유리창을 두드린다. 광식이 쳐다본다. 남자가 손가락 일곱 개를 유리창에다 댄다. 광식:일곱이요. 일본 놈이 순찰을 돈다고 달달달! 아이:아!(아이가 다시 노래를 부르면서 무대를 돌아다니다가 퇴장한다.) 광식:(아이의 등에 베개를 대주고 이불을 덮어주면서 남자를 빤히 쳐다본다.)우리가 언제 한 번 본 적이 있죠?(유리창에 입김을 불어서 글씨를 쓴다.‘나 몰라요?’큰 소리로 입 모양이 보이게)초등학교 어디? 난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는 공주에서 살다가 중학교 올라가면서 서울로 이사 왔는데…. 고향이 공주?아닌가?아무튼 형씨 인상 한 번 좋수다. 어쩌다 이런 일…. 뭐 오해는 마슈. 위험하니까. 이런 일 하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잘 될 거요. 인상 보면 알지.(아이를 쳐다보며)우리 애는 십 년째 이러고 누워 있어요. 교통사고를 크게 당했거든.(사이)원무과에서는 석 달에 한 번씩 청구서가 나옵니다. 일년 만에 집 날리고 벌써 팔 년 짼데 뭐가 남았겠습니까?지금은 월세 낼 돈도 없어서 병원에서 살아요. 뭐 그런 얘기를 밥 먹으면서 하냐고 그러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이게 현실인걸. 만날 울고 짠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니까. 그냥 하루하루 간신히 넘기는 거죠. 하루의 끝은 웃으면서 보내려고 해요. 그게 살아남는 방법이죠.(한숨을 쉬며)그래도 하루에도 몇 번씩 울화가 치밀어요.(조금 작은 소리로)이건 형씨한테만 하는 말인데요. 처음에는 살아준 것만으로도 고맙더니 딱 일년이 지나니까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길어야 삼년이겠지. 웃기죠?딱 일년 만에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걸 우리 마누라가 알면 난리 날 겁니다. 긴병에 효자 없죠?맞습니다. 부모라면 벌써 포기했을 겁니다. 자식이니까 붙들고 있는 겁니다.(큰소리로)진짜 나 몰라요?(한참의 사이 후 고개를 숙인다. 어깨를 들썩인다. 다시 한참의 사이를 두고 고개를 든다.)제길, 소주 한잔에 취했네. 다 잘 될 거요.(사이)그거 하면 하루 얼마나 줍 니까? 남자가 유리창에다 손가락을 대고는 여섯, 다섯, 넷, 셋, 둘, 하나를 세더니 칼을 꺼내어서 줄을 끊는다. 순식간에 남자가 사라진다. 광식:어?(광식은 잠시 아무 움직임이 없다가 주머니에서 전화를 찾는다.)씨!지가 왜 죽어. 죽을 놈이 누군데.(한참 만에 전화를 찾는다. 떨리는 목소리로)저 여기 13층인데요.(사이)네?병원(사이)한영병원요. 사람이 떨어졌어요.(사이)아니 안이 아니고 밖인데요. 그러니까 그 사람이 누구냐면…유리창을 닦는 사람인데…. 인상이 좋고…. 어디서 많이 본 것도 같고…. 저 위 동네에 사는…. 헉!(갑자기 입을 막는다. 전화를 놓친다.) 광식이 정신없이 병실을 빠져나가 비상계단으로 내려간다. 머리를 벽에다 반복해서 박는다. 무언가 모를 괴로움에 몸부림을 친다. 그러다가 미친 듯이 웃는다. 한참 만에 다시 병실로 돌아온다. 아이를 바라보고 유리창 밖을 바라본다. 두 손바닥을 유리창에다 댄다. 이제부터는 모든 행동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아이의 호흡기 전원을 끈다. 호흡기 소리가 점점 잦아들다가 멈춘다. 침대 위 아이의 몸이 위로 한 번 뛰었다가 털썩 내려앉는다. 심장모니터의 박동소리가 완전히 멈춘다. 광식의 몸이 털썩 밑으로 내려간다. 무대가 서서히 어두워진다. 광식의 손바닥 자국이 드러난다. 소리:2005년 12월25일 서울의 모 병원에서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생명을 유지하던 15세 김모 양의 아버지가 아이의 인공호흡기를 떼어내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김모 씨는 병원 소각장에서 아이의 신발을 태우다가 붙들렸습니다. 김모 양은 지난 1998년 교통사고를 당해 그 이후로 계속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서 살아왔던 걸로 밝혀졌습니다.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아이의 목숨마저 끊어버리게 된 김모 씨는 현재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씨의 다른 가족으로는 아이의 어머니 최모 씨와 8세의 아들이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김씨는 아내 최모 씨에 의해 경찰에 신고 되었다고 합니다. 같은 날 김모 양의 병실 밖에서는 병원의 유리창을 닦는 강모 씨의 추락사가 있었습니다. 강모 씨의 주머니에는 마시다 만 소주병이 있었고 리프트의 한 쪽에는 분골함으로 보이는 상 자에 하얀 재가 반쯤 들어 있었습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아 한층 들뜬 분 위기의 한 쪽에는 이런 어두운…. 암전 에피소드 2 빗소리와 함께 무대가 밝아진다.2층 무대의 소품들은 여전하다. 정애가 지하철 입구를 통해 밀고 다니는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들고 등장하고는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더니 그냥 그 자리에 선다. 주머니에서 수건을 꺼내어서 닦는다. 남자가 벤치에 앉아 있다가 정애가 있는 곳으로 온다. 정애:(남자를 힐끗 보더니)크리스마스에 눈이 안 오고 비가 오네요. 남자가 쭈그리고 앉는다. 정애도 쭈그리고 앉는다. 정애:(남자를 바라보며)묘한 기분이 들어요. 남자:…. 정애:(천천히 고개를 돌리며)나 좀 봐 주책이야. 남자가 담배를 피운다. 정애:(가방에서 칫솔을 꺼낸다. 혼잣말로 연습한다.)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학교에서나 공부하시느라 살림하시느라 일하시느라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으십니까. 오늘 제가 가지고 나온 물건은 여러분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해소시킬 수 있는 건강 칫솔입니다. 이 건강 칫솔은 아이에스오 9002 인준을 받은 칫솔모를 사용한 칫솔로서 여러분의 이와 잇몸의 구석구석까지 들어가서 찌꺼기와 치석을 제거해 줄 것입니다. 몇 달이 지나도 칫솔모가 상하지 않아 칫솔을 자주 바꾸실 필요가 없습니다.(남자를 쳐다보며)한영병원 1002호에 입원해 있는 가인이를 아시죠? 제 딸이에요. 남자:(그제서야 고개를 돌려서 정애를 본다) 정애:그동안 잘 지냈어요? 남자:…. 정애:당신, 많이 늙었네요. 남자:…. 정애:먹고 살만 하시면 칫솔 두 개만 사주세요.5천원이에요. 이 칫솔은 아이에스오 9002를 인정받았어요. 그게 뭔지 아시죠? 남자가 주머니에서 5천원을 꺼내서 정애에게 준다. 정애가 남자에게 칫솔을 준다. 정애:우리 가인이는 저 혼자 이빨도 못 닦아요. 그래서 칫솔도 필요 없죠.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무대 가운데로 간다. 뒤돌아서 정애를 바라본다. 남자:봉천동 산27번지에 사는 소영이는 어제 바다에 뿌려졌습니다. 며칠 전에 돌에 깔려서 죽었거든요. 그 아이도 이제 칫솔은 필요없을 겁니다. 정애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남자:가인이는 오래오래 살길 바랍니다. 정애가 남자에게 달려들어 옷을 잡고 흔든다. 남자와 정애의 몸싸움. 슬프고도 정열적인 음악이 흐른다. 얼핏 보면 두 사람이 춤을 추는 것 같다.2층 병실로 검은 옷을 입은 조폭이 등장한다. 쇠방망이를 들었다. 조폭:으메 씨벌, 병실 한 번 좋구마잉, 으메 씨벌, 돈 빌려준 놈은 지 엄니 병원비도 없어서 집구석에서 다 돌아가시게 생겼는디 돈 빌려간 놈은 지 자식을 번듯하니 이런 큰 병원에다 모셔두고 있어 잉?니들이 사람이여?개, 돼지만도 못한 것들 아녀 이것!씨발!(방망이를 한 번 내리친다) 정애:병원비가 없어서 사채를 썼어. 갚은 이자만으로도 원금을 까고도 남는데 이 새끼들이 이자가 한달만 밀려도 병실로 찾아오네. 아이의 아빠가 작업복을 입고 1층으로 등장한다. 같은 복장의 배우들이 방망이를 들었다. 광식:이 집은 재개발 지역 내에 있습니다. 나 난 이, 이렇게까지 하긴 싫어요. 어서 어서들 나가세요. 안, 안 그러면 가만 두지 않겠어. 어, 어서 나가!셋을 셀 거야. 하나!둘!씨발 나가요!셋!(방망이를 치켜든다.) 배우들이 같이 치켜든다. 남자:봉천동 산 27번지 재개발 지역. 거기서 살고 있는 사람들. 조폭:울 엄니도 몇 년째 똥오줌 받아내고 있다니까. 니 자식만 자식이고 울 엄니는 늙었응께 고만 돌아가시라 이거여 뭐여!잔말 말고 돈 내놔!안 그러면 자식이고 뭐고 없응께. 인철이가 피에로 분장을 하고 등장한다. 남자와 정애는 본격적으로 춤을 춘다. 광식:인철아!이 자식 여기 있었구나. 나 좀 살려주라!이게 사람이 할 짓이 아니야. 난 못 하겠다. 내가 그 돈은 꼭 갚을게. 인철아. 나 좀 놔 주라. 내 이 손으로 우리 엄니같은 노인네 허리를 치고 머리를 잡고 집에다 불을 지르고 그랬다. 야!인철아!나 좀 ! 인철:아직 먹고 살 만한가 보구나, 니가. 알아서 해. 광식:야, 우리가 불알친구 아니냐. 이 자식아. 인철:어렵게 생각하지 마. 그냥 쉽게 생각해. 자식을 생각하라고. 광식:인철아. 나 이제 이 짓 못하겠다. 나 좀 봐주라. 인철:야 이 자식아. 일할 사람은 많아. 너 당장 돈 갚을 수 있어? 광식:내가 벌어서 갚을게. 인철:오다가 떨어져서 말이야. 니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나도 곤란해져. 이쪽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 지는 알지? 광식:그래도 난, 난 못해. 인철:이 자식아. 그럼 돈을 가져와. 광식:으으으으으! 인철:쉽게 생각해. 아이의 호흡기 소리가 거칠어진다. 음악이 고조되면서 2층 병실의 조폭과 1층의 광식과 다른 배우들이 방망이를 휘두르고 정애와 남자가 무대를 빙글빙글 돈다. 배우들의 모습은 마치 무협영화의 한 장면 같다. 정애:있는데 안 주는 것 아닌데. 조폭:그려? 갚을 능력이 없으면 몸으로라도 때워야지. 아줌니 아직 탱탱하구마잉. 남자:일곱 살 난 딸이 집 마당으로 뛰어들다가 돌에 깔려 죽었네. 정애:그럴게요, 그럴게요, 제가 가서 일해 드릴게요. 빚만큼 일해 드릴게요. 제발 가주세요. 조폭:오메, 이렇게 쉬운 길이 있었는데 괜히 힘써 부렀네. 현란한 조명이 무대 전체를 채우고 이어서 공사장의 먼지 같은 희뿌연 연기가 무대를 가득 메운다. 무대에 탬버린 소리가 울린다. 연기가 걷힌다. 화려한 옷을 입은 정애가 탬버린을 치고 있다. 정애는 노래를 부른다.2층의 유리창 밖으로 어깨에 끈을 매단 남자가 유골함에서 하얀 재를 허공에 뿌린다. 조명이 서서히 암전된다. 에피소드 3 웨딩마치 흐르면서 무대가 밝아지면 2층의 무대에는 하얀 천이 내려와져 있다. 무대의 곳곳에는 두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단들이 있고 단위에 사람들이 둘씩 앉아 있다. 그들은 모두 광식과 정애다. 첫번째 단 광식:오늘은 입질이 영 시원찮네. 정애:아이 재미없어. 광식:그러게 왜 따라왔어. 정애:집에 있어도 재미없어. 광식:그러셔?가인이는? 정애:아까부터 곯아 떨어졌어. 텐트 치고 잔다고 좋아하더니. 당신은 낚시가 그렇게 좋아? 광식:그러엄. 정애:우리보다도? 광식:그러엄. 정애:치, 그럼 왜 결혼했냐? 평생 혼자 낚시나 하고 살지. 광식:니가 결혼해 달라고 하도 쫓아 다녀서 할 수 없이 했다. 정애:뭐야?내가 언제? 광식:물고기 머리냐? 정애:하이구 그러셔?그래서, 그래서 후회해? 광식:글쎄에. 정애:이이가 정말.(광식을 꼬집는다.) 광식:아야!조용히해. 물고기들 다 도망간다. 정애:똑바로 말하란 말야.(또 꼬집는다.) 광식:아야. 왜 이래 마누라. 똑바로 말하면 잡아먹으려고? 정애:뭐야? 광식:하하하. 두번째 단 정애:방송국에서 우리 가인이를 찍어간대. 광식:그래?방송국에서 어떻게 알고? 정애:간호사들이 편지를 써 줬대. 광식:정말? 세번째 단의 배우들이 플래시를 터트린다. 정애:아이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요. 광식:가끔씩 눈을 맞추고 울기도 합니다. 정애:가인아. 어서 일어나서 엄마랑 밖에 나가 놀아야지. 광식:(얼굴을 찌그러트리고 입을 크게 벌려서 운다.) 정애:그럴 땐 우리말을 알아듣는 것 같아요. 그럼 가인이가 곧 일어날 것 같아요. 광식:(정애의 등을 두드린다.)두 시간에 한 번씩 체위를 바꿔주고 등을 이렇게 두드려 줘야 합니다. 정애:가래도 뽑아줘야 하고요. 낮에는 어머니가 와 계시고 밤에는 우리가 교대로 하죠. 낮에는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정애와 광식의 역할을 바꾸어 정애가 광식의 등을 두드린다. 광식:가장 필요한 거는 역시…. 정애:(얼른)아이의 병원비를 석 달에 한 번씩 계산해야 해요. 셋째 단의 배우들이 플래시를 터트린다. 세번째 단 정애:밑 빠진 독에 물붓기지. 벌써 통장이 바닥났어. 광식:인수가 걱정이야. 정애:왜? 광식:장모님이 병원으로 데리고 왔어. 정애:그래서? 광식:데리고 가서 자장면을 사줬는데, 아이가 이상했어. 정애:이상해? 광식:자장면을 먹다가도 눈을 깜빡하고 얘기도 잘 하지 않고 그저 눈만 깜빡거렸어. 정애:하도 오랜만에 보니까 낯설어서 그랬겠지. 광식:그게 아니야. 정애:그럼, 아이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야? 광식:장모님이 그러는데 신경증 증세가 있대. 정애:뭐? 광식:우리가 잘 돌봐주지 못해서 그래. 태어나고 얼마 있지 않아 가인이가 그렇게 되고…. 아무리 장모님이 신경 써 줘도. 정애:그래서 엄마가 잘 못 돌봐서 그런단 거야? 광식:이 사람이!누가 그렇대? 정애:그럼 뭐야, 그럼 뭐냐고. 광식:으이구, 왜 억질 부려. 내가 뭐라고 했다고. 정애:몰라. 정말 미치겠다. 다른 배우들이 세번째 단을 쳐다본다. 네번째 단 광식:당신 저녁마다 어디를 나가는 거야. 정애:내가 말했잖아. 친구 식당일 도와준다고. 광식:당신 정말! 정애:어서 밥이나 먹어. 광식:…. 정애:유리창 닦는 아저씨가 죽었어. 광식:뭐? 정애:집이 재개발돼서 다 부숴지고 식구들이 다 뿔뿔이 흩어지고 그랬대. 광식:그래서, 죽었어? 정애:줄을 끊었어. 광식:다, 당신이 봤어? 정애:아니, 들었어. 깡패들이 와서 집을 다 부쉈대. 참 기분이 묘해. 그 아저씬 우리 가인이가 바깥세상을 잘 볼 수 있게 유리창을 깨끗하게 잘 닦아줬는데. 광식:…. 정애:불쌍하다. 그치?그런 거 보면 우리만 힘든 것도 아냐. 가인이는 이렇게 살아 있잖아.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도……. 광식: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 그게 어울리는 말이니? 정애:왜 이래?오늘?짜증이 컨셉트야? 광식:힘들겠다. 자기는. 정애:새삼스럽게 왜 이래. 광식:밤마다 춤추고 노래하는 게 얼마나 힘들겠어? 정애:뭐? 광식:…. 정애:어, 어떻게 알았어? 광식:더럽다. 정애:누가? 광식:내가. 정애: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당신이 사채만 안 썼어도. 광식:당신이 다른 남자들 앞에서 웃고 있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쏠려. 정애:그럼 가서 일억만 벌어와. 광식:제길! 정애:당신이 신체 포기각서도 썼다며. 콩팥하나 떼어줬는데 이번에는 뭘 주려고?눈?간?심장?그럼 우리 가인이는?당신이 죽으면 가인이도 죽어. 광식:개새끼들한테 돈을 빌리는 게 아니었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정애:허풍 떨지 마. 광식:뭐? 정애:어렵지 않아. 그냥 노래만 불러. 광식:거기가 그런 데냐?노래만 부르는 데냐고. 정애:정 못 믿겠으면 따라와서 보면 되잖아. 광식:꿈에도 생각 못했어. 당신이…. 정애:아까 어머니가 호박죽 끓여 오셨던데 먹을래? 광식:…. 정애:총각김치도 있어. 광식:개새끼. 정애:애 듣는 데서 왜 자꾸 욕을 하고 그래. 광식:듣긴 누가 듣는다고 그래. 병신이! 정애:(광식의 뺨을 친다.) 광식:인생이 억울하다. 정애:…. 광식:…. 정애:가인이가 다 들어. 세 단의 배우들이 일어나서 계단으로 올라가서 하얀 천을 내린다. 침대위의 아이가 호흡기를 단 채 침대에 앉아있다. 빨래가 매달려 있는 줄 사이에는 등이 여러 개 걸려 있다. 등이 하나둘씩 켜지면서 정애의 얼굴 몽환적이 된다. 무대에는 등의 불빛만이 있다. 정애:이상하지. 유리창 아저씨가 우리 병실 앞에서 하얀 재를 뿌리는 꿈을 꿨어. 그게 우리 가인이가 죽어서 태운 재 같아서 가슴이 저려 죽는 줄 알았어.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당신 얼굴이랑 똑같이 생긴 거야. 광식:그 사람. 자기 아이가, 무너지는 집에 깔려서 죽었어. 정애:어떻게 알아? 광식:나도 꿈을 꿨어. 둘이서 장난삼아 주거니 받거니 소주 한 잔 하는데 그 사람 얼굴이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 거야. 초등학교 동창인가 중학교 동창인가 물어보려는 참에 줄을 끊더라. 그러고 나니까 생각이 나는 거야. 죽은 그 아이를 많이 닮았더라. 내가 그 사람을 닮고 죽은 아이가 가인이를 닮고 ……. 정애:꿈을 꾸는 것 같다가 일어나보면 꿈이랑 별 차이가 없는 현실이 돌아와. 광식:내가 거기 있었어. 아이가 죽을 때 내가 거기 있었어. 죄책감 때문에 미칠 것 같다. 배우들이 등 앞에 서있다. 하나의 등에 하나의 광식과 정애. 두 사람이 조금 더 몽환적인 상태가 된다. 정애:지금도 꿈을 꾸는 것 같아. 광식:꿈에서 보면 우리의 머리맡에 등이 하나씩 걸려 있어. 정애:예쁘다. 광식:등이 하나씩 꺼져. 정애:슬프다. 배우들이 등을 차례로 끈다. 광식:가인이 머리위의 등은 아직 켜져 있어. 정애:다행이다. 광식:(두 팔을 천천히 들어올린다)나는 꺼진 내 등을 부여잡고 울어. 당신 등을 부여잡고 울어.(울음을 터트린다.) 정애:부모란 게 그런 거야. 자식이란 게 그런 거야. 광식:저기 아직 꺼지지 않았지만 많이 희미해진 등들이 있네. 정애:그건 누구의 등일까? 광식:인수. 정애:저게 우리 인수 등이야?어머, 정말 빨갛고 작은 등이네. 광식:그 아이, 그 아이 아빠. 정애:어쩜, 저렇게 예쁜 등을 가진 아이였어. 광식:(손을 원을 그리며 돌린다.)나는 가인이의 등을 꺼. 정애:어?그럼 안돼. 광식:천천히, 조금씩 심지를 줄여. 미안해. 정말 미안해. 배우가 가인이의 등을 끈다. 앉아있던 아이의 눈이 무섭게 커진다. 호흡을 거칠게 쉰다. 그러다 점점 잦아든다. 앉은 채로 숨을 멈춘다. 정애가 광식의 목을 조른다. 남아 있는 등들이 무대를 비춘다. 숨을 멈춘 가인의 눈이 등불처럼 떠져 있다. 암전. 에피소드 4 1층 무대의 한곳에 햇빛처럼 조명이 드리우고 광식이 벤치에 쭈그리고 앉아있다. 광식의 그림자가 무대 전체에 비추어지면서 광식의 외로움이 극대화된다. 정애가 계단을 통해 내려와서 무대 가운데로 천천히 걸어간다. 소복을 입고 있다. 광식의 그림자에 정애의 모습이 겹친다. 정애:(허공에 손을 대본다.)크리스마스에 눈이 오면 뭐라고 그러지? 광식:메리 크리스마스. 정애:치, 화이트 크리스마스 아냐? 광식:알면서 왜 물어봐? 정애:어서 일어나서 이리로 와. 집에 가야지. 광식:왜 이래? 당신이 이쪽으로 와야 해. 병원으로 가는 길은 이쪽이야. 정애가 광식의 쪽으로 걸어오다가 멈춘다. 정애가 당황해하며 멈춰 서서 양쪽을 바라본다. 정애:어디로 가지?가인이가 죽었는데. 광식:(놀라며)무슨 소리야?가인이가 죽어? 정애:균에 감염이 돼서 열이 40도까지 올라갔어. 누가 때리지 않았어도 온몸에 멍이 들고 입과 항문으로 피가 줄줄 나왔어. 당신이 없는 동안에 가인이가 죽었어. 지금 가면 볼 수 있어. 광식:(가슴을 쥐어짜며)아! 정애:죽는 건 너무 순간이라 처음엔 나도 믿을 수가 없었어. 집으로 데려와서 씻기고 옷을 입히고 당신을 기다렸어. 오늘쯤 당신이 병원으로 올까봐 이리로 왔어. 광식:우리한테 집이 있었나? 정애:가인이를 보내려고 집을 구했어. 며칠동안만이라도 있을 수 있었어. 오늘 나가야 해. 주인이 죽은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는 걸 보고는 당장 나가라고 그러는데 며칠만 봐달라고 빌었어. 광식:난 꿈을 꾸는 것 같아. 정애:다른 병실 아이도 죽었어. 아이 아빠가 호흡기를 껐어. 뉴스에도 나왔어. 그 아이 아버지는 잡혀 갔어. 나도 꿈을 꾸는 것 같아. 아니 잘 모르겠어. 지난 8년이 꿈인지, 아니면 지금이 꿈인지. 광식이 운다. 그림자가 흐느낀다. 정애의 몸에 겹쳐져서 두 사람의 흐느낌이 된다. 광식:장례비는? 정애:아이 옷하고, 염할 것 하고, 화장터 가서 화장할 것 하고 집세 내고 그리고……. 시간이 흐른다. 무대 위를 비추는 조명이 시간이 흘러감을 알게 해준다. 그림자가 점점 작아진다. 광식:하나요, 할머니가 지팡이 들고서 달달달…. 정애:차내에 계시는 승객 여러분, 여기를 잠시 봐 주십시오. 우리가 흔히 쓰는 칫솔은 한달만 써도 칫솔모가 쉽게 닳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칫솔로는 치석까지 제거되지 않습니다. 광식:둘이요, 두부장수. 정애:여기 새로운 칫솔이 나왔습니다. 몇 달을 써도 칫솔모가 손상되지 않는 칫솔입니다. 이를 닦으면 부드러운 칫솔모가 이의 구석구석까지 파고 들어가 찌꺼기와 치석을 제거해 줍니다. 광식:낙원으로 갔니? 정애:이를 닦는 동안 여러분을 낙원으로 데리고 가줄 칫솔이 두개에 오천원입니다. 광식:정말 하루저녁이 꿈같다. 아이들이 죽고 어른들은 자살하고 마치 블랙홀에 빠진 것 같아. 정애:하얀 옷을 입어서 니 모습이 성모 마리아처럼 성스럽고 숨소리는 너무나 고요해서 세상의 모든 소음을 덮어주었어. 엄마는 꿈을 꾼다. 니가 등불을 들고 나타나 아빠를 위로해주고 엄마의 눈물을 닦아주고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선하게 해주는 꿈을……. 죽은 이들이 등불을 들고 등장한다. 자신의 영정사진을 들었다. 환하게 웃고 있다. 조명이 서서히 암전된다. ■ 당선소감 “수술후 벅찬 소식… ‘이런게 인생이구나’ 느껴” 갑자기 배에 기형종이 생겨 수술을 받게 되었고 수술 직후 당선 소식을 들었다. 통증과 전신마취 후의 몽롱함 속에서 들은 가슴 벅찬 소식이었다.‘이런 게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부터 나는 ‘대전여민회’라는 여성운동단체의 연극 소모임 ‘돼지꿈’에서 활동을 해 왔다. 다양한 계층의 수많은 여성 문제를 연극으로 만들어 공연을 하면서 ‘연극’이라는 것이 사람의 다친 마음을 치료해주고 닫힌 마음을 열어주는 최고의 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간호사로서 막연히 연극에 대한 동경만 가지고 있던 나를 연극판으로 이끌어주고 몇 년을 한결같이 믿어준 대전여민회의 언니와 동생들 그리고 진연 언니에게 가장 먼저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나와 같이 몇 년을 울고 웃으며 연극을 했던 모든 돼지꿈 단원들과도 술 한 잔 하면서 기쁨을 나누고 싶다. 정말 소중한 사람들이다. 단 몇 평의 무대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신 김상열 교수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부모님, 대전대의 모든 교수님들과, 같이 스터디했던 동료들, 그밖에 작품을 열심히 읽어주고 평을 해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아 주었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와 그의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과 함께 개인이나 가족의 병이 아닌 사회의 병으로 인식해 같이 치료할 날을 바라며 당선 소감을 마친다. 김미정 ●약력 1971년 대전 출생 충남대학교 간호학과 졸업, 대전대 문예창작대학원 수료 대전여민회 문회위원장(연극모임 ‘돼지꿈’ 연출 및 극작 활동) ■ 심사평 “꿈·현실 넘나들며 존재의 불가사의 부각 돋보여” 신춘문예에도 유행은 있는가 보다. 올해 응모작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심사를 하면서 그 작품이 그 작품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다른 말로 하면 개성 있는 작품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말이다. 자의식과 관념이 과잉되어 작가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작품들, 고통의 아우성만 보여주고 고통의 근원을 성찰하지 않으려는 엄살과 감상(感傷)덩어리의 작품들, 무뇌아적 형식실험에 진부한 소재를 안이하게 결합한 작품들, 존재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꺼내 보이려는 도살의 욕망은 보이나 존재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나 깨달음은 보이지 않는 작품들 등. 개성이나 독창성의 기준을 떠나 극작의 기본기를 중심으로 작품을 선별하려고도 해보았으나 단편희곡이 지녀야 할 덕목을 지닌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소한 소재를 의미심장하게 구성해내는 능력, 압축적이면서 오랜 울림을 줄 수 있는 내공, 존재의 심연을 깊고 섬세하게 응시하는 통찰력을 지닌 신인을 만날 수 없었다. 정말 심사를 하는 입장에서 독창성보다 기본기에 충실한 신인을 기대했다. 그 이유는 대개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들이 등단과 함께 사라져가는 경우가 너무나 허다하기 때문이다. 등단은 시작일 뿐이다. 그런데 시작과 동시에 끝을 내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미정의 작품과 박재원의 작품이 최종적으로 거론되었다. 박재원의 희곡은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서라운드(surround), 다시 말해 삶의 조건에 대한 성찰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그러나 형식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삶의 조건에 대한 중심인물의 대응이 자폐적이라는 지적 또한 면할 수 없었다. 김미정의 ‘블랙홀’은 공간, 인물, 사건의 혼재와 병치, 꿈과 현실의 넘나듦을 통해 존재의 불가사의한 면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연극 공간의 활용과 극적 이미지의 연결이 돋보였고 무거운 소재를 다루는 와중에도 코믹함을 잃지 않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철리 김태웅
  • 되돌아 본 ‘서울in’ 1년

    되돌아 본 ‘서울in’ 1년

    서울인이 또 한해를 접습니다. 비바람이 있어야 순풍의 소중함을 아는 법입니다. 우리네 세상살이처럼 기쁜 소식과 우울한 소식들이 서울인에도 함께 했습니다. 아쉬운 점들도 있지요. 잊지 못할 황당한 일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면 사정 탓에 기사로 작성하는 것은 무리였지요. 시민들과 부대끼며 서울인을 만든 기자들이 ‘못다한 이야기’들을 한 자리에서 풀어냈습니다. 김기용 한해 동안 서울인을 만들면서 느낀 점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제 격이다.’라는 것입니다. 신문지상에 얼굴을 낼 수 없을 것 같았던 평범한 시민들이 지면에 등장한 뒤의 반응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인간시대’에 실린 금천구립합창단 어머니들은 그전에는 큰 규모의 합창단을 부러워했지만 더 이상은 그렇지 않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예술사진을 방불케 하는 아름다운 사진과 자신들의 이야기가 넓은 지면에 실렸기 때문입니다. 금천구립합창단은 구 안에서는 유명하지만 소규모의 구립이라는 이유로 기성 언론의 외면을 받아왔습니다. 50대 이상의 아주머니들이 주축이 된 마포구 자전거연합회 기사도 많은 반향을 일으켰습니다.‘할머니’축에 든 분들이 거침없이 페달을 밟는 모습은 무기력에 빠져 있던 비슷한 연배의 어머니들에게 많은 자극을 준 듯합니다. 기사가 나간 뒤 회원가입을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 뿌듯하기만 했습니다. 송한수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와 수도권에 사는 국민들의 삶에 얽힌 이야기들은 사실 대한민국 절반의 이야기입니다. 때문에 ‘작은 이야기’라는 이유로 알려지지 않던 우리 이웃들의 사연은 훌륭한 기삿거리가 됩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서울인은 서울이야기를 많이 싣는다는 점에서 돋보이는 발상의 전환”이라고 격찬하기도 했습니다. 김성곤 의정뉴스가 서울인을 통해 꾸준히 소개되는 것도 하나의 성과입니다. 내년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인지 하반기 들어서는 지역정가도 후끈 달아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당연히 의정 뉴스에 대한 수요도 어느 때보다 높았습니다. 특히 자치구의회나 자치단체별로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도 돋보였고, 이들 내용은 서울인을 통해 비교적 상세히 전달됐다고 생각합니다. 의회 홈페이지 개편을 통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강화된 것도 서울인을 통해 지역 의회와 주민들의 간극이 좁아진 대표적인 예입니다. 고금석 올해 서울에서 일어난 가장 큰 사건은 청계천 복원일 것입니다. 서울인을 만드는 서울시청 출입 기자들 역시 올 초부터 청계천을 제집 드나들 듯이 뒤집고 다녔지요. 6월 시험통수를 앞두고 청계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던 지난 4월이었습니다. 김유영 기자와 청계천 전 구간을 직접 걸으며 취재했습니다.5.8㎞ 구간이 그렇게 길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것도 공사장 먼지를 다 마셔가면서 걷는 것은 여간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반나절 남짓 취재를 한 뒤 기자실로 돌아왔을 땐 이미 녹초가 된 상태였습니다. 특히 목구멍에 낀 먼지를 벗겨내느라고 3∼4일은 저녁 때마다 소주에 삼겹살을 먹어야 했죠. 서재희 서울인에 기사가 아닌 ‘얼굴’로 등장한 게 딱 한 번 있었습니다. 청계천 특집 때였습니다.‘청계천의 연인들’이 주제였지요. 그러나 하필 마감일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겁니다. 당연히 지나가는 연인은 없고, 편집기자는 독촉하고. 독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함께 기사를 쓴 기자와 연인의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얼굴이 찍히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노력했습니다. 편집기자에게 최대한 작게 내달라는 특별한 ‘부탁’도 잊지 않았죠. 그러나 신문이 나오자 어안이 벙벙해지더군요. 사진이 한 페이지를 꽉 채워서 나간 겁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한 책자 ‘청계천 풍경’에도 빠지지 않았습니다.‘새로 사귄 애인이냐.’‘이제 시집은 다 갔다.’는 등 기사보다 더 뜨거운 반응이 있었습니다. 당시엔 당황스러웠지만 모두 지면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을 하니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계천을 취재하기 위해 열번 넘게 전 구간을 오가며 빠진 살도 하나의 소득입니다. 김유영 ‘거리 탐방 서울연가’는 말 그대로 온갖 사람들을 만나며 서울의 골목길을 다닙니다. 그러다 보니 황당한 일도 많았습니다. 지난 10월에 서울 도심의 한 유명한 거리를 소개하는 기사가 나갔습니다.3주 뒤 카페 여주인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기사가 완전히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겁니다. 그러나 카페 여주인의 말처럼 ‘팩트’가 틀렸다면 카페의 이름도 바꿔야 했습니다. 그래서 반문했더니 말을 흐리는 겁니다. 너무 이상해서 ‘팩트’를 만든 작가에게 확인 전화를 했습니다. 머뭇거리다 “여주인이 옛 여자친구인데 헤어진 뒤 내가 잘 되는 꼴을 못 봐서 언론사마다 전화를 하고 있다.”고 털어놓는 겁니다. 어이 없는 일이었죠. 이두걸 신촌을 취재할 때 일입니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이대로 넘어가는 길 사이의 음식점과 카페를 다니는데 30대 후반의 건장한 남자가 뒤를 쫓아오는 겁니다. 차림새도 멀쩡했지요. 그래서 공손히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신경쓰지마!”라는 위협적인 말투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당연히 “당신 뭐야.”라고 받아쳤지요. 잠깐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이유 없이 나선 그쪽이 ‘말발’이 딸릴 수밖에요. 결국에는 “이런 가게들이 버젓이 영업하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라고 말꼬리를 내리면서 슬그머니 가는 겁니다. ‘신촌의 별볼일 없는 어깨인가 보다.’라고 생각하며 빙그레 웃었지요. 고금석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도 당연히 서울인의 취재 대상입니다. 최근에 서울의 달동네를 취재할 때입니다. 사회복지사들과 함께 상계동 노원마을을 찾았습니다.‘사랑의 김치 나누기’ 행사에서 만든 김치를 함께 배달했지요. 보일러 땔 기름이 없어 전기장판에 의지하고 담요를 둘둘 감은 채 누워있는 할머니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찡해졌습니다. 특히 할머니가 사회복지사들에게 “너희들이 추우면 안되는데….”라면서 연신 손을 잡고, 저를 보면서 “도련님, 김치 갖다줘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을 잊지 못하시더군요. 눈물을 참기 힘들었습니다. 그 동네는 철거예정 지역이라 도시가스를 시공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 분들이 오히려 난방비로 10만원 이상 쓰는 모순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서울인이 외면해서는 안 되는 우리 사회의 그림자입니다. 정은주 서울인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그래서 길거리에서도 취재거리를 만납니다. 어느날 지친 몸으로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그런데 버스 운전사가 “안녕하세요.”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더군요.‘절 아세요.’라는 눈빛을 보냈죠.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까지 두른 아저씨는 그저 미소만 보이셨어요. 뒤에 앉아 지켜봤더니 아저씨가 올라오는 모든 승객에게 다정하게 인사를 하시는 거예요. 일부 승객들은 낯익은 지 “네, 별일 없으시죠?”라고 되묻곤 했습니다. 참 재미있는 일이다 싶어서 버스 번호와 회사 연락처를 적어서 내렸지요.10월7일자 ‘대중교통 환골탈태’는 그렇게 작성됐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취재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왜 나를 취재하느냐.”라고 묻는 거예요.“나는 신문에 나올 만큼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하기를 거부하는 거죠. 취재하는 것보다, 왜 기삿거리가 되는지 설명하는 게 더 힘들 때가 많았습니다. 김기용 서울인의 커버 기사는 특히 각 자치구들의 경쟁을 유도하면서 결과적으로 주민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다룬 자치구의 인터넷 방송 실태는 아직 인터넷 방송을 개국하지 못한 자치구들에 좋은 자극을 줬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인터넷 방송을 운영해야 하는지와 필요한 예산 규모 등에 대한 기초 자료 제공, 인터넷 방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환기 등 긍정적인 기능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이동구 유통면과 의회면을 주로 담당해왔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한결 여유로왔던 느낌입니다. 예정된 기사나 지면은 어떤 일이 있어도 책임지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두 저마다의 맡은 바를 100% 이상 해준 덕분입니다.‘안되면 되게 하라’는 군대용어가 새삼 서울인 제작에 맞아떨어진 한해였습니다. 서재희 내년에 개선해야 할 점도 많은 듯합니다. 자신만의 비법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싣는 ‘성공시대’ 코너가 사라져 아쉽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물론 ‘인간시대’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신선함은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노력을 게을리한 것이 아닌지 반성하게 됩니다. 우리네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자는 서울인의 본래 취지를 되새겨야 할 것 같습니다. 송한수 만만찮은 작업이지만 어렵게 취재한 결과물들인데 꼼꼼하게 다시 살펴볼 시간이 없어 미흡한 점이 많았습니다. 부족한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금석 시민기자제가 취지를 잘 살리지 못하고 1년여만에 사실상 문을 닫은 것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일반 시민들과 기존 언론과의 괴리와 격차를 결국 좁히지 못한 듯합니다. 주민과 쌍방향 의사소통을 더욱 활발히 할 수 있는 서울인이 되기 위해서는 다시 시도해야 할 제도라고 봅니다. ●‘되돌아본 서울in´ 방담 참여자 김성곤차장·이동구·송한수·이두걸·김유영·정은주·김기용·고금석·서재희(이상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 “아침을 먹읍시다” 현대인의 건강 챙기기 “정말 당첨됐나요?” 서울신문과 CJ㈜가 펼치는 ‘아침을 먹자’ 건강캠페인을 진행하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입니다. 당첨자에게 전화를 걸어 주소를 확인할 때면 대부분 목소리가 한 옥타브 높아집니다. 누군가에게 깜짝 선물을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매주 경험하고 있습니다. 아침도시락을 배달하는 이벤트는 CJ 홍보팀 직원과 점심을 먹다가 갑작스레 기획됐습니다.CJ가 두부시장에 막 진입해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칠 때였지요. 오피스타운 주변에 아침먹을 곳을 소개하는 연재기사를 준비한다고 했더니, 아침도시락을 보내주는 이벤트를 함께 진행하자고 제안하더군요. 이후 햄스빌, 신선CM, 햇반 등이 추가로 참여했습니다. 아침을 먹자 게시판을 오픈하자마자 도시락을 보내달라는 사연이 쏟아졌습니다. 자신보단 남편과 가족을, 이웃을 걱정하며 아침도시락을 신청했습니다.‘임신으로 몸이 무거워져 아침을 차리지 못합니다.’‘아토피 피부염으로 밤새 뒤척이는 아이를 돌보다 남편을 그냥 보냅니다.’‘출퇴근 시간도 길고, 혼자 자취해 아침밥을 건너뛰기 일쑤예요.’ 객지에서 생활하는 딸, 아이들을 대신 돌보는 시어머니, 홀로 사는 친정어머니, 늦깎이 대학생인 올케 등 바쁘게 살아가는 가족이 아침밥을 챙겨먹기를 기원했습니다. 고맙고 안타까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도 전해졌습니다. 아이를 자식처럼 돌보는 어린이집 선생님을 위해, 고교입시를 준비하는 딸 친구를 위해, 나라를 지키는 총각 군인을 위해, 정신지체아동과 노숙자를 위해 캠페인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사연이 밀려드니 당첨자를 선정하는 일이 더욱 어려웠졌습니다. 사연을 하나하나 읽고, 여러 명이 의논하며 매주 당첨자를 뽑았지만, 늘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은 계속됐습니다. 아침도시락이 배달되는 날, 현장을 찾아가 취재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쑥스러워하면서도 사진기자가 요청하면 프로처럼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너무나 신기했어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경기도 구리시 한 고등학교를 방문했을 때입니다. 선생님이 준비한 깜짝 선물로 고3학생들은 어린아이 마냥 기뻐했습니다. 햄스빌 베이컨 도시락이라 더욱 인기가 많았죠. 그러나 도시락 수가 정해있다 보니 저와 사진기자는 남들 먹는 모습만 지켜보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배가 얼마나 고프던지…. 독자 여러분의 관심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외로워서 연쇄 방화

    30대 교도소 출소자가 사회적 소외로 인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연쇄방화를 저질렀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29일 노숙자 박모(34)씨에 대해 방화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11시쯤 서대문구 연희동 다세대 주택 주차장에 쌓여 있던 폐지 더미를 태우는 등 최근까지 10차례에 걸쳐 불을 질러 22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주변에서 노숙해온 박씨는 주로 폐지 등에 불을 붙인 뒤 곧바로 “불이야.”라고 소리쳐 주민들이 달려 나오면 함께 진화에 나서는 기행을 보이기도 했다. 박씨는 경찰에서 “올 10월 출소한 뒤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 불만이 많았다. 사람들과 함께 불을 끄면서 어울리는 게 좋았다.”며 소외감이 방화 배경임을 피력했다.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폭설에 발묶인 유럽

    |파리 함혜리특파원|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곳곳에 폭설과 한파가 몰려와 육상 및 항공교통이 지연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 서북부와 동북부에 큰 눈이 내리고 중부와 남동부 알프스 지역에서는 수은주가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는 등 28일 프랑스 대부분 지역에 영하의 추위가 이어졌다. 전날 밤 낭시 등 북동부 지역에서는 갑자기 내린 눈으로 대형트럭들이 고속도로를 가로막고 멈춰서는 바람에 5000명∼1만명이 도로에 발이 묶인 채 추위에 떨었다. 남부 내륙의 리옹에서는 40대의 노숙자가 차안에서 동사한 채 발견됐다. 프랑스 국철(SNCF)은 기온급강하에 따른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파리∼리옹∼마르세유의 TGV 운행속도를 낮춰 운행, 이 노선의 기차가 1∼2시간씩 지연됐다. 서부 및 중부 내륙의 고속도로는 대형 트럭의 통행이 금지됐다. 프랑스 기상청은 북서부 칼바도스, 중부내륙 알리에 등 9개 도(道)에 29일 오후 5시(현지시간)까지 오렌지 경보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잉글랜드 동부에서도 많은 눈이 내려 일부 열차 통행이 두절된 가운데 기상대는 동부 해안 지역과 스코틀랜드 일부 지역에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하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슈투트가르트 공항에서는 항공기 이착륙이 최고 30분씩 늦춰지며 눈 피해가 잇따랐고 포르투갈 공항으로 가는 일부 항공기가 회항하기도 했다. 체코에서도 수도 프라하와 제2도시 브르노를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한때 폐쇄됐었고 오스트리아 동부 지역에서는 트럭 충돌 사고가 이어졌다. 북부 이탈리아에서도 폭설로 프랑스 남동부로 연결된 고속도로 일부 구간의 통행이 막혔다. 터키 동부 산악 지역에서는 수은주가 영하 31도까지 곤두박질했고 마을 1000곳 이상이 폭설로 고립됐다.lotus@seoul.co.kr
  • 종교계 세밑 화합·나눔행사 풍성

    종교계 세밑 화합·나눔행사 풍성

    ‘화합과 나눔만이 살 길이다.’사립학교법 개정, 배아줄기세포 연구 등 사회적인 이슈를 둘러싸고 종교계가 이견을 보이는 등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종교간 화합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행사들이 눈길을 끈다.‘화해와 봉사’라는 종교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반영되고 있는 것. ●성탄 맞아 교류행사 풍성 기독교 최대 명절인 성탄절(25일)을 앞두고 종교간 교류가 활발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불교계의 성탄절 축하행사. 대구 봉덕동 은적사 주지 허운 스님과 신도들은 오는 24일 대구 시지동 고산성당(주임신부 정홍규)을 방문, 성탄일 축하 화환을 전달한다.28일에는 고산성당이 은적사 신도들을 초청,‘불교와 가톨릭간 종교교류’행사를 연다. 양측 신도 80명으로 이뤄진 ‘불교·가톨릭 연합 합창단’이 찬불가와 캐럴을 함께 부를 예정이다. 불교태고종 열린선원(원장 법현 태고종 사회부장)은 24일 예수도원 김진 목사를 초청,‘예수님 오심의 참 뜻’이라는 주제로 특별 설교를 듣는 등 성탄 축하 송년법회를 봉행한다. 불교조계종 총무원은 20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 앞에 ‘아기예수님 탄생을 축하합니다.’라는 내용의 성탄축하 플래카드를 걸었다. 조계사는 22일 사찰 내 크리스마스 트리를 점등할 예정이다. 서울 성북동 길상사(주지 덕조 스님)도 성탄 축하 플래카드를 내걸었으며, 인근 교회·성당 3곳에 성탄 축하 난을 보낼 계획이다. 대구 봉덕동 관음사는 21일 경내에서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트리 점등식을 가졌다. 원불교가 운영하는 라디오 원음방송은 24일 오전 10시 방송되는 종교화합 프로그램 ‘둥근 소리 둥근 이야기’를 ‘아기예수 탄생을 축하합니다.’라는 제목의 성탄 특집방송으로 꾸민다. 천주교 종교간대화위원장 김희중 주교와 백도웅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의 성탄축하 인터뷰, 자선냄비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는 구세군 이덕균 사관의 현장 인터뷰 등으로 진행된다. 진행자인 송지은 교무는 “‘북치는 소년’,‘창밖을 보라’ 등 캐럴도 들려줘 성탄 분위기를 띄울 것”이라고 말했다. ●봉사와 화합, 종교계 앞장 연말연시를 맞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활동에도 종교계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조계종 중앙신도회 등 10여개 단체가 구성한 ‘한국의 정 나누기 추진위원회’는 동지(冬至·22일)를 앞둔 21일 서울 인사동 남인사 문화광장과 용산역 등에서 ‘이웃과 함께하는 동지 절’행사를 열었다. 대형 솥에 팥죽을 만들어 일반인과 외국인, 청소년, 노숙자 등과 나누고 새해 달력도 나눠줬다. 서울 조계사도 22일 인사동에서 팥죽 나누기 행사를 갖는다. 동지를 한해를 시작하는 명절로 삼고 있는 민족종교 증산도는 21일에 이어 22일에도 동지를 기리는 행사를 갖는다. 앞서 17∼18일에는 대전 보문마을과 한촌노인정, 서울 난곡마을 등에서 독거노인과 생활보호대상자들을 위한 ‘동지팥죽과 상생의 쌀·연탄 나눔 행사’ 및 이·미용, 의료 봉사활동을 벌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는 지난달부터 ‘연탄 나누기 캠페인’을 진행, 전국 12개 지부를 통해 5500여 가구에 300장씩 연탄을 전달하고 있다. 서울 영락교회는 28일 청년대학부 80여명이 동두천에서 연탄 1만장을 나눠주는 자원봉사를 벌인다. 기독교감리회 웨슬리사회봉사단은 최근 저소득층 지역주민에게 ‘사랑의 도시락·연탄’을 전달했으며,26일에는 ‘성탄절 맞이 사랑의 간식’도 나눠줄 예정이다. 한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은 27일 일산 국제전시장(KINTEX)에서 재일 총련계와 민단계 동포 각 5000명 등 동포 5만여명이 참여해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행사를 갖는다. 관계자는 “영·호남 지도자 2만여명, 이북5도민 1만여명 등이 모여 민족화합과 통일을 기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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