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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 F 아직도 진행형”

    “I’m F 아직도 진행형”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결국 아버지 산소 앞에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수면제 300알을 먹었죠.” 1997년까지 인천에서 견실한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김학식(58)씨. 외환위기 사태가 터지며 사업은 힘들어졌고, 빚은 16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늘었다. 빚 독촉에 시달리던 김씨는 결국 자살을 결심했다. “동네 주민이 발견해 목숨은 건졌지만, 수면제 탓에 한동안 기억상실증에 걸렸습니다. 집도 찾을 수 없었죠. 우연히 회사 동료를 만나 집을 찾았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셨더군요. 천추의 한이 됩니다.” 우리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지 딱 10년이 된 21일. 시민단체 ‘금융채무자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연석회의’는 서울 명동 향린교회에서 구제금융의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 아픔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행사의 첫 순서인 ‘만민공동회’에서는 김씨를 비롯한 50여명의 금융피해자들이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를 드러냈다. 공인중개사로 성실히 살아왔던 이세원(68)씨는 2002년 신용불량자가 됐다. 외환위기 직후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생활비를 위해 신용카드 ‘돌려막기’를 시작했다. “2002년이 되자 이자만 2300만원이 되더군요. 가족 앞에 설 염두가 안 났죠. 결국 노숙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은행은 이씨를 대신해 아들에게 압류 통보를 계속해서 날렸다. 이씨는 그 때 받은 스트레스로 뇌혈관의 50%가 막혔지만 여전히 치료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IMF가 제 인생을 망쳐놨습니다. 지금은 사정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저처럼 충격에 벗어나지 못한 사람도 많습니다.” 김태희(58·여)씨도 여전히 하루하루가 생지옥이다. 외환위기 직후 남편의 일자리마저 불규칙해져 벌이가 좋지 않았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 결국 김씨도 서울역에 노숙을 시작했다. 지금은 기초생활보호 대상자로 지정돼 한 달에 8만∼10만원씩 지원받아 13.2㎡(4평) 크기 방에서 근근이 생활한다. ‘만민공동회’가 끝난 뒤 피해자들은 ‘고(故) 빈곤’,‘故 고금리’,‘故 금융채무’,‘故 불법추심’이라는 글귀가 적힌 4개의 만장(輓章)을 들고 은행회관까지 행진했다. 발길은 오후 늦게 여의도로 이어졌다. “정부는 2001년에 IMF 빚을 다 갚았다며 샴페인을 터트렸지만 오히려 빈곤문제는 더 심각해졌습니다. 누구를 위한 샴페인인지 모르겠습다. 가계빚 700조원, 신용불량자 700만명이 해결되지 않는 한 IMF 사태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연석회의의 이혜경 활동가의 목소리가 칼바람에 흩어졌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女談餘談] 회사앞 지하도를 안 건너는 이유/안미현 산업부 차장급

    심각한 ‘길치’임에도 운전을 결심한 것은 회사 앞 지하도 때문이었다.1990년대 말이었다. 시사주간지에 근무하던 무렵이라, 마감 때면 새벽 2∼3시에 귀가하곤 했다. 집 방향의 택시를 잡으려면 지하도를 건너야 했다. 서울 광화문에 횡단보도가 없던 시절이었다. 16차선 도로 밑으로 뚫린 지하도는 꽤 길다. 예나 지금이나 노숙자들의 단골 쉼터다. 눈이 작은 데도 겁이 많은지라, 지하도를 건널 때면 늘 가슴이 쿵쾅거렸다. 여주인공이 지하도를 건너다가 성폭행당하는 내용의 영화(Irreversible)를 보고난 뒤부터는 형체없는 공포감이 더욱 극대화됐다. 운전을 시작하면서 한밤중에 지하도를 건널 일이 줄어들었다. 신호등이 생긴 뒤에는 좀 돌더라도 일부러 횡단보도를 이용했다. 비단 무서움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지하도를 건너면 늘 머릿속이 복잡해져서였다. 그런데 며칠 전 늦은 밤, 무심코 그 지하도를 다시 건너게 됐다. 낯익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외풍이 덜한 한복판 기둥과 기둥 사이의 목좋은 곳에, 지붕(덮개)까지 완벽하게 ‘사각 골판지집’을 지은 이들이 있다. 터줏대감 노숙자들이다. 옷가지든 담요든 덮을 거리도 제법 두툼하다. 물론 간신히 몸만 누일 공간이기는 매한가지다. 덮개 없이 상자 몇 개를 헐어 벽이라도 확보한 이들은 그나마 양반이다. 벽조차 없이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신문지 몇 장 깔고 드러누운 이들도 적지 않다. 잔뜩 구부린 등이 내 등인 것 같아 마냥 한기가 밀려온다. 이곳에서마저 빈부가 갈리나 싶어 가슴이 아려온다. 동시에, 돌아가 몸을 뉠 따뜻한 방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낀다. 안도감도 잠시.‘돌아갈 집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 삶이 그들보다 낫다고 할 수 있나.’ 성찰인지, 냉소인지 모를 묘한 감정이 다시 도진다.‘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한다.’고 하지만 정부는 뭐하나 싶어 화까지 치민다. 머릿속이 또 복잡해진다. 안미현 산업부 차장급 hyun@seoul.co.kr
  • 노숙자 쉼터 재입소 제한 폐지

    노숙자 쉼터 재입소 제한 폐지

    ‘서울시가 거리의 노숙인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보낸다.’ 서울시는 오는 15일부터 내년 3월15일까지 겨울철 노숙인 보호대책을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노숙인의 자활을 돕기 위해 250명 수준인 특별자활사업 대상자를 800명으로 늘린다. 쉼터에 입소한 노숙인으로 제한한 자격대상도 완화한다. 거리노숙인도 상담보호센터 5곳을 통해 특별자활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겨울철 특별자활사업을 통해 공원이나 거리 환경정비, 노인·장애인 가사 도우미, 공공시설물 관리 보조 등을 하고 하루에 2만 1000원씩 받는다. 보름을 근무하면 월차수당을 포함해 월 39만 1000원을 받는 셈이다. 서울시는 또 쉼터(인원 2600명)나 상담보호센터(700명) 외에 추가로 남성 및 여성 전용 응급보호방을 운영하기로 했다. 남성 노숙인에게는 중간 쉼터인 보현의 집(100명)과 상담보호센터 옹달샘(30명)에 추가 공간을 마련했다. 여성 노숙인을 위해 거리노숙인이 밀집한 용산구와 영등포구에 5곳의 응급보호방을 운영한다. 아울러 거리노숙인이 건강 검진을 위해 거쳐야 하는 중간 쉼터의 재입소 기간 제한도 폐지했다. 중간 쉼터에 들어왔다가 퇴소하면 1∼3개월 동안 재입소가 불가능했지만 이런 제한을 없애고 곧장 쉼터에 입소하도록 바꿨다. 이밖에 거리노숙인에 대한 1대 1 밀착 상담을 위해 거리상담반 인력을 57명에서 90명으로 확대했다. 특히 쉼터의 전문상담원이 직접 거리상담에 나서 노숙인의 욕구에 맞는 쉼터와 일자리를 안내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문화마당] 민족문학 없이 글로벌문학 없다/전기철 시인·숭의여대 미디어창작학과 교수

    요즘 우리 문학의 흐름이 급속도로 보수화되어 가고 있다. 삶의 현장이나 역사적 상상력에서 문학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일부 단체나 평단에서는 ‘민족문학’이라는 개념 자체까지도 경원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다분히 글로벌 경제나 시장, 혹은 정치권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로, 새로운 시대의 가능성을 보려는 문학의 본래적 의의까지도 잃게 하고 있다. 이는 한·미FTA로 인한 시장의 확대나 현 정권의 철학 부재에서 비롯된 측면이 없지 않다.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문학의 보수화는 우리 문학의 장래에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우리 문학이란 어쩔 수 없이 민족문학일 수밖에 없다. 이때 민족문학이란 대립과 배척의 개념이 아니라 포용적이며 주체적인 개념이다. 이러한 민족문학은 자아의 주체적 논리를 갖고 세계문학과 대화하면서 스스로의 존립 기반을 넓혀가고 그 의의를 확대해 가는 자생적이며 진보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민족문학은 일부에서 생각하는 편협하고 폐쇄적인 의미가 아니다. 그럼에도 일부에서 최근의 글로벌한 정치·경제의 흐름에 따라 추수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민족문학의 존립 의의를 부정하고 있는 듯한 경향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러한 경향 때문에 최근 우리 문학은 우리시대의 삶의 현장이나 역사에서 그 소재를 취하지 못하고 극히 사적이며 몽환적인 데에서 취재하여 말초적인 감각에만 의존하고 있다. 소설은 판타지에 빠져 있거나 극히 사적인 연애의 기록이요, 시는 음악이나 그림의 컨텍스트에 몰입하고 있다. 그러므로 작가나 시인은 우리 시대 삶의 현장이라는 땅에 발을 딛고 있을 필요가 없으며 자신의 골방 전깃불 아래에서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음악이나 미술을 감상하며 몽환에 젖어 말초적인 감각의 신경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에게 문학의 국적이란 무의미하며 글로벌한 상상 속에서 새로운 감각의 유영을 적어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들은 악마적이며 때로는 퇴폐적이기까지 한 자유 상상을 통해 불안한 생의 신경증을 보여준다. 이러한 문학 속에서는 어떤 삶의 지평을 읽어낼 수 없다. 문학의 최대 목표는 유토피아이며 휴머니즘이다. 유토피아나 휴머니즘은 철저히 땅에 발을 딛고 거기에서 새로운 푯대를 모색하는 방향감각이다. 이는 우리 시대의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것이며, 우리 민족의 역사적 궤적을 읽어내는 것이며, 세계문학 속에서의 민족문학의 활로를 모색하는 일일 것이다. 문인은 우리 시대 갈등의 현장으로 가야 한다. 환각의 고공비행으로는 삶이 잡히지 않으며, 아카데믹한 논리적 지식으로는 문학의 생명력을 담보할 수 없다. 오늘날 문인들은 대학의 문예창작학과나 문화센터의 강당에 갇혀 있다. 그들은 문학 지배권을 희롱하면서 문학 권력에 탐닉하고 있다. 그러므로 노숙자들이나 이주 노동자들, 그리고 비정규직의 생활을 모른다. 그들에게 문학은 글로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족문학이 없는 한 글로벌 문학도 없다. 문학이란 때로는 시대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다가올 시대를 읽기도 한다. 오늘날처럼 다국적 기업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고, 상상의 글로벌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민족문학의 가치 또한 그만큼 중요하게 되며, 이때 민족문학이란 글로벌 문학과의 교류 속에서 자신의 본모습을 찾는 정신적이며 철학적인 개념일 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것이다. 이제 다자 간의 자유무역협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민족문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본격적인 자아 찾기가 필요하다. 전기철 시인·숭의여대 미디어창작학과 교수
  • 日유명 영어학원 파산…외국인 강사 ‘길바닥’

    日유명 영어학원 파산…외국인 강사 ‘길바닥’

    호황을 누리고 있는 한국과 달리 겨울을 앞둔 일본의 외국어학원가에는 매서운 칼바람이 불고있다. 일본의 한 유명 외국어학원이 파산위기에 몰려 4000여명의 외국인 강사가 길바닥에 내앉게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주요언론들은 30일 “일본 최대의 외국어학원 ‘노바’(NOVA)가 오래전부터 봉착한 경영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 26일 ‘회사갱생법’의 적용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노바는 전국적인 체인망과 특유의 마케팅으로 유명한 영어전문학원. 전세계 외국인들이 강사로 재직 중인 영어학원사업을 시작으로 출판·통신기기 판매 등에도 규모를 확장해 일본을 대표하는 유명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부채총액 439억엔(한화 약 3천 5백억원)과 계속되는 경영난으로 4000명에 달하는 외국인 강사들의 9월분 급료가 아직도 지불되지 않는 등 상황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다. 노바에서 강사로 재직 중인 보브 텐시 씨는 “지금까지 밀린 사택의 집세가 급료에서 공제돼 실수령액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일본어도 모르는데 다른 직업을 알아 볼 수도 없고 답답한 상황” 이라고 토로했다. 또 “이대로 가다가는 노숙자가 될 것”이라며 “급료를 못 받고 있어 귀국 비용은 물론 교통비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걱정했다. 아울러 “영어회화 강사로 있는 외국인은 음식점이나 다른 곳에서 일하게 되면 불법취업자가 된다.”며 “노바 강사의 대부분은 호주인으로 생활비가 비싼 일본에서 노숙자로 전락하면 국제문제로 번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후생노동성측은 이에 대해 “노바 강사 전용의 상담 창구를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에 개설하겠다.”고 밝히는 등 대책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노바 공식 홈페이지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 신청전 보험 명의 바꾸면?

    Q파산 신청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원래 맞벌이를 했지만 생활비에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적금에 보험료에 쓰다 보니 예산이 빠듯했고, 작년에 남편이 실직한 이후 단기 급전으로 수요를 충당하다 보니 감당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열심히 부은 보험이 있습니다. 해약환급금만 해도 300만원 이상이고 실제 낸 돈은 훨씬 많아 아깝습니다. 보험설계사는 이제 다시 들기 힘드니 다른 사람 명의로 계약자를 돌려 놓으라고 합니다. -최금순(가명·43세) A 파산제도를 게임에 비유한다면, 그 게임의 기본규칙은, 채무자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고 이것을 채권자들이 우선 순위와 채권액에 따라 나누어 가지는 것입니다. 이 규칙을 지키는 채무자에게는 면책을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출발을 하게 해주는 반면에 위반한 채무자에 대해서는 면책을 허가하지 않아서 게임의 규칙을 지키게 합니다. 물론 모든 재산을 채무자에게서 빼앗으면 노숙자가 되어 사회의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1600만원까지의 주택 보증금 또는 720만원까지의 생활비는 면제재산이라고 하여 채무자에게 남겨주지만 어디까지나 법원의 명시적·묵시적 승인 하에서 허용되는 것이고, 채무자로서는 위 범위 내의 재산이라고 하더라도 감추어서는 곤란합니다. 이 제재는 규칙을 신성한 것으로 지키기 위한 것이니만큼, 위반의 정도가 사소하고 그로 인하여 생긴 피해가 전혀 없다고 하더라도 면책을 허가하지 않는 것이 최근의 실무례입니다. 보험을 실제로 해약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는 것이라면 해약환급금에 해당하는 금액은 채무자의 재산을 구성합니다. 따라서 이것을 찾아서 채권자들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주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보험계약자를 변경하는 것은 채무자 명의로 있던 재산을 타인의 명의로 감추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면책을 허가하지 않을 사유에 해당합니다. 어떤 사람은 해약환급금이라고 해야 면제재산의 한도에 미치지 않는 것이니 상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파산법이 부여하는 혜택은 파산절차의 규칙을 지키는 것을 전제로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일단은 재산으로 공개를 하고 채권자와 파산법원의 처분을 받을 일이지 감추는 것은 규칙의 위반입니다. 위 금액 정도의 보험을 면제재산 범위 내로 본다면 굳이 해지를 하지 않아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재판부에 따라서는 미리 해지하지 않은 보험에 대하여는 해지를 하여 환급금을 채권자에게 넘기도록 명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파산신청을 대리하는 전문가들이 실무상으로는 웬만하면 보험은 해지하기를 권하는 편입니다. 파산비용으로도 쓰고 생활비로도 쓰는 것은 감추는 것에는 해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실 월 납입금이 만만찮은 보험을 계속 유지하겠다면 지급능력이 없다는 채무자의 선언이 진실하다는 점을 납득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다른 금융회사의 희생 하에 보험을 유지하는 이득을 본 것인데 이것을 장래에도 유지하겠다고 하면 모양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 [데스크시각] 담요를 뒤집어쓴 기자들/최광숙 정치부 차장급

    기자의 차 뒷자리에는 두툼한 파란색 요가 매트가 실려있다. 지난주 정부중앙청사 기자실이 폐쇄된 이후부터다. 청사 로비 바닥에 급하게 임시 기자실이 마련됐지만, 이마저 언제 철거될지 몰라 언제, 어디서든 기사를 쓸 수 있도록 준비 태세를 갖춘 것이다. 실제로 청사 로비 바닥에 설치한 임시 기자실의 소파 등 집기가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모두 사라졌고,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챙겨 놓은 것이 바로 이 요가 매트다. 올봄 TV에서 108배를 하면 건강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 마련한 매트가 ‘이동 기자실’로 탈바꿈하는 데 요긴한 물건이 됐다. 정부중앙청사 5층 기자실 폐쇄 후 통일부 등을 출입하는 기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이산가족’이 됐다. 통일부는 청사 앞쪽 휴게실에, 총리실은 청사 뒤쪽 휴게실 등에 각각 새둥지를 틀었다. 이들 휴게실은 원래 민원인들이 자판기에서 커피를 빼먹고 잠시 쉬어가는 곳이다. 이곳의 둥근 탁자와 간이 의자를 이용, 노트북을 설치하고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그래도 청사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노숙’에 나선 외교부 기자들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임시 기자실의 가장 큰 적은 추위다. 싸늘한 시멘트로 된 건물에다 햇볕도 안 드는 후미진 곳에 하루종일 있다 보니 추위가 살 속으로 파고든다. 바깥은 화사한 가을이지만 ‘겨울’이 따로 없다. 취재하고 기사 쓰는 것도 정신이 없는데 추위라는 복병을 만난 것이다. 한 남자 후배 기자는 추위를 견디다 못해 담요를 뒤집어쓰고 열심히 노트북을 두드렸다. 오갈 데 없는 노숙자의 모습 그대로다. 예쁜 치마 차림으로 한껏 멋을 냈던 여자 후배들은 이곳에서 하루를 지낸 뒤 다음 날,“어제 엄청 추웠다. 치마는 이젠 못 입겠다.”며 바지 차림으로 나타났다. 여기자들의 ‘패션’도 빼앗긴 셈이다. 양복 안에 겨울 스웨터를 껴입고 출근하는 남자 기자들도 하나둘 늘고 있다. 유난히 추위에 약한 기자도 평소보다 두 달 앞당겨 겨울 내복을 꺼내 입었다. 내복에다 스웨터를 껴입어도 하루종일 바깥에 있다 보면 저녁 무렵이면 어느새 동태처럼 몸이 꽁꽁 얼어붙어 온다. 온 몸에 스며든 한기 때문에 요즘 양말까지 신고서야 잠이 들곤 한다. 이런 어려움에도 기자들이 국정홍보처 관계자 말처럼 ‘럭셔리하게 꾸며 놓은’ 새 통합브리핑룸을 거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학 교과서 제1장에 나오는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다. 일부 공무원들은 “파이팅”하며 애써 격려하기도 하고, 간식거리를 보내주는 이들도 있다. 반면 “왜 불과 몇미터 거리인데, 새 집에 들어가지 않느냐.”고 정색하며 반문하는 공무원들도 있다. 새 브리핑룸으로 이전하는 문제는 공간적 개념의 문제가 아니다. 교묘하게 언론을 관리·통제하겠다는 정부의 무서운 의도가 사태의 본질이라는 것을 모르는 기자는 없다.‘가두리 양식장’처럼 기자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알맹이 없는 브리핑을 ‘받아쓰기’시키겠다는 정부의 얄팍한 계산을 이제 국민 모두가 안다. 최근 국정홍보처는 그동안 제공하던 ‘국무회의 자료’ 등 이메일 서비스도 중단했다. 국민이 낸 세금을 정부가 어떻게 집행했는가를 따지는 국정감사가 시작됐는데도 국감자료를 가져다 놓은 곳은 기자들의 발길이 끊긴 텅빈 새 통합 브리핑룸이다. 게다가 기자들이 정성들여 스크랩해 놓은 각종 자료들은 굳게 닫힌 기자실에 두고 왔으니 기사 쓰는 데 참고할 수도 없다. 자연히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사를 쓰려고 할 때 내용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정교하게 기자들의 취재 활동을 옥죄는 것을 보면서 “이런 열정과 집요함, 추진력으로 국정을 챙겼다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일도 아닐 텐데…”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기자실 파동’으로 마음 고생을 한 지난 일주일이 마치 7년 이상인 것처럼 느껴졌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취재, 글 이만근 기자 ’교통 혁명’이라 부를 만큼 프랑스 파리의 무인 자전거 대여 서비스(Velib)가 크게 성공하고 있다. 건강에 좋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는 데다 요금이 거의 공짜니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만하다. 우리도 뒤질세라 웰빙 문화의 보급으로 자전거 소비가 늘고 자전거 도시를 표방하는 지자체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늘어난 자전거 수만큼 버려지는 자전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너도나도 자전거를 권하는 이 시대, 달리지 못하는 자전거에 눈을 돌린 이들이 있다. “뱃살 빼려고 샀던 자전거도 작심삼일이면 오래도록 방치되기 십상이죠. 뱃살은 뱃살대로 다시 늘고 자전거는 꼼짝 못한 채 녹슬어 갑니다. 훌쩍 커버려 거들떠보지 않는 아이들의 세 발 자전거는 어떻고요. 이런저런 이유로 버려진 자전거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70여 단지 주변에 20만 대가 넘습니다.” 사단법인 ‘신명나는 한반도 자전거에 사랑을 싣고’(이하 ‘자전거 사랑’)의 김용석 사무국장(39세)은 쉽게 소비하고 자원을 아끼지 않는 사회 풍토를 꼬집으며 자전거 재활용의 당위성을 역설한다. 아직 자전거가 요긴한 운송 수단인 북한이나 저소득층 이웃에게 재활용 자전거를 보급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자전거 사랑’ 현장에서는 날마다 30여 대의 자전거가 새로 태어난다. 철도공사의 도움으로 고양시 수도권철도차량관리단 내 300평 부지에서 사무직 2명과 수리 인력 9명이 매일같이 1,500여 대의 폐자전거와 씨름하며 분주히 움직인다. 이들의 수고로 일 년 남짓한 기간 동안 총 1,000여 대의 재활용 자전거를 지역아동센터 등에 기증할 수 있었고 얼마 전에는 고양시에 사는 저소득층 아이들 250명을 초청해 자전거로 맘껏 달리게 했다. 북한과의 협약도 이미 체결되어 상황을 살피고 있는 중이고 요즘은 이번 달에 있을 용산구 지역 행사 때 주민들에게 나눠줄 자전거를 손보는 데 여념이 없다. “아파트 관리소장이나 입주자 대표 등을 찾아 버려진 자전거를 기증받으려 해도 처음에는 고철 팔아먹는 엿장수로 취급되어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어요. 물론 요즘은 활동 취지를 공감하는 고양시나 용산구 같이 지자체가 직접 나서 수거에 협조하고 재정적으로 도움을 주는 곳도 있지만요.” 물론 현재 활동하고 있는 40여 명의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으는 후원금도 큰 버팀목이다. 차츰 자리를 잡아 일감이 늘자 정부 지원으로 노숙자 등을 고용하며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김 국장은 덧붙인다. 추석이 코앞이다. “올 안에 장가가라”는 어머니의 성화가 귀에 쟁쟁할 텐데, 그러거나 말거나 김용석 국장은 제 앞가림을 뒤로하고 집안에서 녹슬고 있는 자전거를 찾아보라는 오지랖 넓은 충고를 한다. 막장갑을 끼고 바퀴를 굴리며 이리저리 부품을 손보고 있는 박상호 씨(48세)는 일을 시작한 지 5개월 남짓 되었는데 이젠 거리를 지나다 버려진 녹슨 자전거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사람도 무관심 속에 쓸쓸하게 버려져 외로움을 느낄 때부터 병이 나죠. 자전거도 마찬가지예요. 바퀴를 계속 굴려야 오래도록 제 역할을 해요. 왜 군대에서 매일 ‘닦고, 기름 치고, 조이자’를 외치잖아요.” 새것에 가까워 품이 들지 않는 자전거도 있지만 보통 서너 대 정도를 분해해야 쓸 만한 부품들이 모여 달릴 수 있는 한 대의 자전거가 탄생한다. “사람으로 치면 장기를 기증한 것과 같죠. 결국 고철 처리되지만 자원이 선순환 되는 거예요.” 불혹에 가까운 나이지만 아직 미혼인 김 국장은 결코 자신은 자전거와 결혼한 것은 아니라며 올 가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함께 자전거를 탈 처자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작은 혁명을 이끌면서 말이다. 2007년 10월
  • [일요영화] 귀향

    ●귀향(KBS1 명화극장 밤 12시50분) ‘귀향’이란 제목은 함축적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17번째 장편영화를 찍기 위해 자신의 고향 라 만차로 돌아왔다는 뜻이자, 한층 심도있는 인생의 성찰을 위해 생명의 근원인 모성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2006년작 ‘귀향’에서 억척스럽게 생을 꾸려가는 여성들의 삶을 특유의 코미디적 색깔을 버무려 펼쳐놓는다. 그 어떤 영화보다도 더 실감나게 여성들의 연대를 구현해내기 위해 그는 생과 죽음,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것을 마다않는다. 마드리드에서 살아가는 라이문다(페넬로페 크루즈). 젊고 매력적인 그녀의 삶은 질퍽하고 거칠기 짝이 없다. 놀고 있는 남편과 사춘기 딸을 먹여살리느라 그녀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라이문다는 남편이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딸 파울라를 성추행하려다 파울라가 휘두른 칼에 찔려 숨진 것이다. 이때 홀로 불법미용실을 운영하며 사는 여동생 솔레에게서 전화가 온다. 라만차에 살던 이모가 돌아가셨으니 함께 가자고 하지만, 라이문다는 핑계를 대며 남는다. 한편 라만차에 간 솔레는 죽은 어머니의 유령이 출몰한다는 소문을 전해듣는다. 그리고 장례를 마치고 돌아오던 길에 자동차 트렁크 안에 숨어있던 어머니와 조우하게 된다. 솔레는 어머니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라이문다에게는 숨긴 채, 함께 살아간다. 미용실 손님에게는 러시아 노숙자라고 소개한다. 어머니는 돌아온 현실 세계에 비교적 잘 적응하지만, 정작 가장 만나고 싶었던 라이문다 앞에는 나타나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기만 한다. 딸의 억울한 사연을 풀어주기 위해 세상으로 귀환한 유령 어머니, 그녀의 딸로서 역시 자신의 딸이 저지른 치명적 실수를 덮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 어머니…. 이처럼 3대에 걸친 평범하고도 강인한 여성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귀향’은 지구상의 모든 여성들에게 바치는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여우주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120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노숙자 결핵발생률 일반인 10배

    오지·벽지와 수용시설 등이 결핵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복심(대통합민주신당) 의원에 따르면 사회 취약 계층의 결핵 발생률이 일반 결핵 발생률의 4∼5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활 환경이 열악한 노숙자들은 결핵 발생률이 일반인의 10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장 의원에 따르면 오지·벽지 주민의 결핵 발생률은 10만명당 239명으로 일반인 발생률 62.8명의 3.8배나 됐다. 정신질환이나 장애인을 수용하고 있는 시설은 10만명 당 284.5명으로 일반인에 비해 4.5배 높은 발생률을 기록했다. 특히 노숙인은 10만명당 발생률이 645.2명으로 전체 국민 평균치의 10배가 넘었다. 정부의 결핵퇴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핵환자 발생은 수그러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2004년 발생한 결핵환자는 3만 1503명,2005년 3만 5269명,2006년 3만 50361명으로 증가했고 올들어 지난 7월까지 20801명이 발생했다. 특히 20∼30대의 발생률(34.5%)이 60대 이상 노인층(30.6%)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한편 부산시가 대한결핵협회부산지부 건강검진센터에 위탁해 지난 5∼9월 부산지역 새터민들을 상대로 19종의 검진을 실시한 결과 74명 중 61명(82.4%)이 결핵, 간장질환, 빈혈 등의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혈이 20.3%인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결핵 진단을 받은 사람은 8명으로 10.8%였다. 결핵 비율은 2001∼2006년 한국 인구 10만명당 결핵환자 발생수 64∼73명(0.064∼0.073%)과 비교하면 100배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유쾌한 하녀 마리사/천명관

    2004년 ‘고래’(문학동네)가 처음 문학의 바다에 출몰했을 때 독자들은 고래가 일으킨 이야기의 현란한 파고에 출렁대며 어지럼증을 느껴야 했다.‘고래’ 지느러미가 만든 이야기의 물길을 따라가다 보면 소설이 개연성과 리얼리티에 기반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어느새 놓여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천명관의 첫 장편소설 ‘고래’는 그렇게 폭발하는 이야기로 넘실댔다. 천명관이 이번엔 소설집을 냈다.2003년 그에게 소설가란 이름을 붙여준 ‘프랭크와 나’부터 이달 발표한 최근작 ‘숟가락아, 구부러져라’까지 11편의 중단편이 실렸다. 천명관의 단편들은 ‘좀더 그럴 법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소설 이전의 것들(온갖 기담과 민담, 풍문, 잡설)과 소설 이후의 것들(장르영화와 대중문화의 부스러기들)을 한 데 긁어모아 소설의 서사를 훌쩍 확장시켰던 ‘고래’의 ‘믿기지 않는 이야기들’에 비하면 그렇다. 하지만 역시 썩 현실적이지는 않다. 그럴 법하면서도 과연 그럴까 싶은 이야기들, 리얼리티를 갖춘 듯하면서도 리얼리티를 무시하는 듯한 구조로 가득하다. 분명한 건 여전히 이야기가 부글댄다는 점이다. 바람난 남편에게 유서를 남기고 독이 든 샴페인을 마신 주인공은 ‘유쾌한 하녀’ 마리사의 실수(?)로 멀쩡하게 살아남고, 정작 죽어나자빠지는 것은 바람난 남편이다(‘유쾌한 하녀 마리사’). 토머스 칼라일의 글솜씨에 질투심이 불타오른 존 스튜어트 밀은 하녀 위즐리 부인의 실수를 가장해 칼라일의 원고를 불쏘시개로 태워 버린다(‘프랑스혁명사-제인 웰시의 간절한 부탁’). 회사에서 잘리고 노숙자 신세가 된 ‘그’는 자신의 유일한 재능, 유리 겔라처럼 숟가락 구부리는 능력으로 동료 노숙자들의 환심을 사려다 노숙자들 속에 숨어 있는 진정한 ‘고수들´(눈짓 한 번에 숟가락을 구부리고,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식탁을 옮기는)의 능력을 목도하고 민망해한다. ‘고래’처럼 온 대양을 뒤엎을 듯한 근육질의 장대한 서사가 펄떡거리진 않으나, 그의 단편들엔 의표를 찌르는 설정들이 번뜩인다. 천명관 이야기의 무한증식성은 소설 배경의 무국적성과도 무관치 않다. 프랭크가 나오고, 마리사가 나오고, 토머스가 나오며, 폴이 나오고, 토머스 칼라일과 존 스튜어트 밀이 등장한다. 캐나다가 나오고, 프랑스가 나오며, 독일이 눈앞에 펼쳐진다. 천명관은 적극적으로 국경을 넘는 동시에, 의식적으로 국경을 설정하지 않는다. 천명관이 생소한 상황으로 이야기를 몰고 가면서도 일말의 보편성을 유지하는 방편이다. 저곳의 이야기인 듯하면서도 이곳의 이야기를 하고, 남의 이야기인 듯하면서도 나의 이야기를 하며, 천명관은 끊임없이 이야기 평원을 질주하고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매일 배갈 한병씩 15년간 마신 사내의 ‘종말’

    한 사람이 15년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배갈 750㎖짜리 한 병을 마시면 어떻게 될까. 중국 대륙에 한 50대 사내가 매일 쉬지 않고 배갈 한병씩을 마시다가 끝내 식물인간이 되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이 충격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에 사는 한 50대 남성은 지난 15년 이상을 육장 배갈 한병씩을 마셔오다가 끝내 식물인간이 된 사건에 발생하는 바람에 알콜 중독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고 신만보(新晩報)가 14일 보도했다. 신만보에 따르면 사건의 장본인은 올해 53살의 한수(韓樹)씨.주당 경력 30여년인 그는 거의 15년간을 50도가 넘는 배갈 750㎖를 마셔온 ‘주선(酒仙)’이다.하지만 한씨는 ‘주선’이라는 말은 듣고 있지만,술로 몸도 마음도 모두 망가져버린 탓에 그 생채기는 너무나 깊게 패여 있다. 그의 이력에 대해서는 알려진 사실이 거의 없다.거의 알콜 중독자에 가까운지라 일가붙이는 물론 가까운 친구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하지만 동네 주민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뜬벌이 생활을 하며 하루벌어 하루 먹는 그런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이 때문에 그에게는 변변한 집 한칸 없는 거의 노숙자 수준의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하얼빈시 하얼빈의대부속 제1의원 정신과 병동.한수씨라는 이름의 사내는 병색이 완연한 모습으로 힘없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벌름한 바지를 입은 그는 워낙 모주꾼인 탓에 알콜 중독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정신과 진찰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나이 50을 넘긴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한씨의 얼굴은 완전히 80대 할아버지를 연상케 할만큼 완전히 쭈글쭈글하고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특히 그는 담당 의사가 몇가지 문진을 해봐도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하는 등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보였다.그에 따르면 “술이 깨면 마시고,마시면 취하고;취하면 자고;깨면 또 마시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술이 한씨의 몸을 다 갉아먹은 것이다. 진단 결과 한씨는 여러해동안 많은 양의 독한 술을 마시는 바람에 대뇌가 급격히 위축됐는데,대뇌는 마치 80대 노인과 같은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이 때문에 그는 거의 식물인간이나 다름이 없었다. 정신과 주임 후젠(胡建)교수는 다시 정밀 검사를 실시해보니 한씨의 뇌는 이미 80세 노인이나 다름없는 등 질환을 전형적인 알콜 중독증으로 진단하고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Seoul In] 종묘 집회금지 등 성역화 작업

    종로구(구청장 김충용)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종묘 입구광장에 대한 성역화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 5월 주류판매 금지, 포장마차 철거, 윤락호객 행위 근절 등 기초질서 위반에 대한 단속을 했다. 성역화 1단계로 확성기 사용 집회 금지, 행상의 판매행위 금지, 소음·악취 등 혐오감을 주는 행위 금지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2단계로 소음공해의 원인인 팔각정을 철거하고 진·출입로 차단문을 설치, 노숙자 급식장소 이전을 시행하기로 했다. 공원녹지과 731-1452.
  • 백가흠 소설집 조대리의 트렁크

    백가흠(33)의 트렁크 속에는 비루한 인생들이 들어 있다. 그러나 그의 두번째 소설집 ‘조대리의 트렁크’(창비)는 전작 ‘귀뚜라미가 온다’의 위악적인 시선을 거둬들였다.“전작에서는 갈등에 대한 화해와 해소의 소통구를 막아놨지만 이번에는 화해의 제스처를 마련해뒀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광어’로 등단해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으로 인간 비극을 그려온 백가흠. 그의 이번 9편의 단편들은 충격적인 사건 기사를 떠올리게 한다. 웰컴 모텔에 기숙하는 어린 부부는 여관에 아이를 유기하고 달아난다.(‘웰컴, 베이비’) ‘웰컴, 마미’의 진숙씨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려고 인터넷에 광고를 낸다.‘백일 안 된 갓난아기 구함’. 미순은 어린 아이를 혼자 집에 방치하고 아이는 부패된 채 발견된다. 백가흠은 사회면 기사를 꼼꼼하게 읽는다. 그리고 사회문제에 바늘을 뚫어 개개인의 일상을 세심하게 꿰어낸다. 작가가 보는 사회는 이중적인 사회다. “제 소설은 위악적이지만 서정적인 부분을 고려합니다. 우리 사회는 도덕적·윤리적인 것을 앞에 내세우면서도 반이성적이고 반윤리적인 이면들이 많이 드러나 있어요. 그 병폐의 대표는 폭력이고 그 가해자와 피해자가 누구인가라는 게 저의 고민입니다.” 그래서 택한 게 노인과 아이다. 사회의 폭력에 노출되고 방임될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매일 기다려’는 노숙자 노인과 소녀의 동거를 그렸다. 노숙자 노인은 비행으로 치닫는 소녀에게 조건없이 베푼다. 기묘한 가족이지만 아이가 있어 삶이 평온해짐에 감사한다. ‘조대리의 트렁크’의 조대리는 노모와 단 둘이 살며 그의 대소변을 받아낸다. 어느날 대리운전을 하다 만난 고교동창 장영수는 트렁크에 짐을 넣고 저수지로 가달라고 한다. 장영수가 떠난 뒤 다시 저수지로 향한 조대리는 장영수의 병든 노모를 발견한다. 그는 그녀를 업고 집으로 뛴다. 이들은 백가흠의 소설이 패악의 끝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유다. 소설 속 인물들은 어찌 보면 명백한 가해자이고 피해자이지만 작가는 누구를 감싸거나 밀어내지 않는다. 피사체에서 멀어지면 인물뿐 아니라 상황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게 작가의 생각이다. 백가흠의 소설은 속을 불편하게 한다. 그러나 사건의 표피에만 잠시 분노하는 현대인의 얄팍함을 간파한 그는 고통의 심부를 고집스럽게 파고들며 묻는다. 너무 쉽게 잊고 사는 거 아니냐고.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英 노숙자 32억대 그림에 망치질

    英 노숙자 32억대 그림에 망치질

    영국의 박물관에 걸린 32억원짜리 18세기 그림이 느닷없이 박물관에 뛰어든 노숙자가 함부로 망치질을 하는 바람에 망가졌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은 10일 마크 패튼(44)이란 노숙자가 최근 영국 국립초상화박물관에 전시된 시가 170만파운드(약 32억원)짜리 유화를 망치로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패튼은 폐관시간 직전 박물관 보안요원들이 관람객을 퇴장시키기 위해 자리를 비운 상황을 틈타 가방에 망치를 숨기고 들어와 초상화를 여러 차례 내리쳤다. 망가진 그림은 영국 미술계의 거장인 조슈아 레이놀즈(1723∼1792)가 1775년 동시대 시인 겸 평론가인 새뮤얼 존슨을 그린 초상화다.‘눈을 가늘게 뜬 샘(새뮤얼의 애칭)’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림이 망치 세례를 받으면서 캔버스가 뚫리는 등 심각하게 훼손됐고, 현재 복원작업을 기다리고 있다는 게 박물관측의 설명이다. 패튼의 범행 동기와 존슨의 작품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초상화박물관은 런던 폭탄테러 미수사건 뒤 관람객의 소지품을 검사하는 등 안전조치를 시행하다가 최근 이를 중단해 사고를 예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품 훼손사건은 과거에도 종종 발생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지난달엔 프랑스에서 한 여성 관람객이 100만파운드(약 18억원)에 이르는 미국의 작가 사이 툼블리의 작품에 키스를 해 립스틱을 묻혀 훼손하기도 했다. 캄보디아 출신 예술가라는 이 여성은 키스 자국을 남긴 이유를 묻자 “예술에 대한 열정을 이기지 못해서”라며 “작가가 남겨놓은 하얀 캔버스에 찍힌 붉은 립스틱은 예술의 힘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무더운 여름 시원한 ‘웃음 충전’

    이 얼굴들, 그동안 포스터만 봐도 빙그레 미소가 지어졌다. 올 초 영화 ‘1번가의 기적’으로 한 차례 원없이 웃겨줬던 배우 임창정이 눈치코치 없는 시골 청년으로 또 한번 웃음 폭탄을 터뜨릴 태세다. 여기다 우리나라 안방도 접수했던 영국산 코미디 ‘미스터 빈’과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가족’도 한여름 무더위를 날려주겠다며 스크린으로 넘어왔다. 국내외 블록버스터와 공포 영화 일색의 극장가에서 이들의 출현은 두손 들고 반색할 일. 무더위로 인한 짜증을 이들이 선사하는 ‘무공해 웃음’으로 날려보시길. ● 韓 ‘역사의 비극’ 이번엔 코미디로 요즘 나오는 국산 코미디가 다 그렇지 뭐, 했던 관객이라면 이 영화 앞에서만은 편견을 한번쯤 접어둘 만하다. 임창정·박진희 주연의 ‘만남의 광장’은 기막힌 상황 설정과 주·조연들의 열연으로 자연스럽고 시원한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는 당초 ‘스파이더맨3’의 위세가 등등하던 5월 개봉 예정이었다. 당시 지연 이유에 대해 배급사측은 “영화가 생각보다 잘 나와서”라는 이유를 댔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괜한 말이 아니다. 강원도 인적 드문 곳에 위치한 평화로운 마을 청솔리. 이 마을은 6·25 전쟁 직후 어이없게 남과 북으로 갈라진 곳이다. 부모 형제로 함께 모여 살던 마을 사람들은 서로를 그리워한 나머지 당국 몰래 땅굴을 파놓고 알아서 가족상봉을 실천해 왔다. 어느날 삼청교육대 출신의 공영탄(임창정)이 마을에 우연히 오게 된다. 주민들은 “삼청교육대 출신”이라는 말만 듣고 그를 마을 분교에 부임할 예정인 선생님으로 착각한다. 얼떨결에 선생님이 된 영탄은 남의 일에 시시콜콜 간섭하고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집요한 성격. 우연히 마을 이장(임현식)과 그의 처제 선미(박진희)의 은밀한 현장을 목격한 뒤 두 사람의 관계를 파내려다 마을 사람들의 더 큰 비밀을 알게 되는데…. ‘위대한 유산’‘조폭마누라’ 등을 연출한 김종진 감독은 남북분단, 삼청교육대 등 역사적 비극을 유머러스하게 버무려 맛깔나게 내놓았다. 저질 말장난이나 욕설로 억지 웃음을 유발하지 않는다. 모처럼 이야기도 풍성하고 웃음도 가득한 유쾌한 영화다. 임창정, 박진희, 임현식, 이한위 등 코미디가 뭔지 아는 배우들 덕에 영화의 맛도 더욱 잘 살아났다. 그러나 ‘웃음의 고갱이’는 특별 출연한 류승범의 연기. 그는 길을 잃고 헤매다 지뢰를 밟게 된 진짜 선생님 장근으로 나와 ‘천의무봉’ 수준의 코믹 연기를 보여준다. 지뢰를 밟은 순간부터 노숙자로 점차 변해가는 그의 모습을 보노라면 배꼽을 잡지 않을 수가 없다.15일 개봉,12세 관람가. ● 英 미스터 빈, 파리에서 쇼를 하다 유행과 거리가 먼 구식 양복, 한번 보더라도 절대 잊지 못할 독톡한 얼굴, 덜 떨어진 말투와 몸짓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했던 미스터 빈(로완 애킨슨).1990년대 영국 TV시리즈로 처음 출발, 한동안 명절마다 한국 브라운관에도 나타나 지루한 낮시간을 책임졌던 그가 이번엔 런던을 떠나 파리로 가자며 관객들을 극장으로 유혹하고 있다.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는 미스터 빈이 교회의 추첨 행사에서 칸 여행권과 최고급 캠코더를 얻으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행운은 여기까지. 선물로 받은 캠코더를 너무 애용하다 일이 꼬이기 시작하고 당연하게도(?) 연거푸 사건이 벌어진다. 역에서 다른 일을 하다가 기차를 놓치기 일쑤고, 가방을 놓고 내리거나 여권과 지갑을 놓고 타기는 예사. 급기야 자신의 실수로 러시아에서 온 부자를 이산가족으로 만들고 자신은 빈털터리 신세에 유괴범으로까지 몰리게 된다. 하지만 소년을 아버지에게 데려다 주고 자신의 여행을 끝내기 위해 칸에 꼭 도착해야만 한다. 영화의 묘미는 여행지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평범한 일들을 비범한 웃음으로 승화시킨 데 있다. 그 웃음은 미스터 빈의 ‘몸짓 개그’로 극대화된다. 도저히 먹기 힘든 음식을 처리하는 그만의 비법, 돈이 궁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언어가 달라도 외국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지를 그는 온몸을 내던져 보여준다. 즐겁지만 실없이 웃기기만 했던 영화는 후반 들어 통렬한 현실 풍자까지 담아 낸다. 희생양은 미스터 빈과 한 차례 악연이 있었던 영화감독 카슨 클레이(윌리엄 데포). 그는 상업광고를 찍으면서도 예술영화 감독이라고 뻐기는 인물. 칸국제영화제 개막작인 클레이 영화의 시사회장에서 벌이는 미스터 빈의 소동은 ‘난해한 영화=예술영화’라는 천박한 등식을 향해 날리는 ‘거침없는 하이킥’이다.15일 개봉, 전체 관람가. ● 美 ‘엽기가족’ TV 넘어 스크린 접수 “왜 TV시리즈를 돈 내고 극장에서 보냐?” 호머 심슨의 시니컬한 자아 비판 유머로 시작하는 애니메이션 ‘심슨가족, 더 무비’. 결론부터 말하자면 극장에서 돈 주고 보기에 전혀 아깝지 않다.1987년 프로그램 중간에 삽입하는 24초짜리 만화로 별볼일 없게 시작한 ‘심슨가족’은 도발적인 유머로 금세 미국인은 물론 세계인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현재까지 18시즌,400회가 넘는 에피소드를 자랑하며 텔레비전 역사상 가장 오래 방영되고 있으니 이들의 스크린 데뷔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슈렉’‘라따뚜이’ 등 3D 애니메이션이 판치는 시대에 ‘2D’로 겁없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주특기인 ‘뻔뻔한’ 입담으로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을 듯하다. 영화는 패스트푸드의 유해성과 자연파괴가 불러올 환경재앙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이런 문제는 비단 미국만의 것은 아니어서 충분히 공감이 간다. 교훈적인 내용을 엽기가족의 소동을 통해 그려내니 거부감 없이 즐기기에 그만이다. 하지만 실컷 웃은 뒤 그 안에 들어있는 ‘뼈’를 발견하게 해주는 녹록지 않은 영화다. 트랜스 지방 덩어리인 도넛 하나 때문에 호머 심슨은 자신의 동네 스프링필드를 위기로 몰아넣는다. 정부는 마을을 없앨 궁리를 하고 이에 마을 사람들은 심슨가족을 위협한다. 가까스로 탈출해 알래스카에서 새 생활을 꿈꾸지만 이내 가족들은 그를 떠난다. 마침내 호머는 가족을 되찾고 마을을 구하기 위해 난생 처음 용감한 행동에 나선다. 영화는 미국의 정치·문화·사회 전반에 걸쳐 개인의 삶을 위협하는 현상에 대해 시종일관 조롱을 퍼붓는다. 유명인사들의 실명이 거론되고, 실제 벌어진 일들이 패러디돼 맥락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웃음의 강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23일 개봉,12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31일 TV 하이라이트]

    ●클래식 오디세이(KBS2 밤 12시45분) 다듬지 않은 아름다움, 아날로그. 클라리네티스트 계희정은 음악을 디지털 기술로 듣기 좋게 다듬으면 실제 연주와는 다른 음악으로 느껴진다고 한다. 그래서 좀 울퉁불퉁하더라도 느낌이 풍부한 아날로그 음악이 더 좋다는 그녀. 음악이 지닌 감성에 주목하는 클라리네티스트 계희정을 만나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는 10만명이 넘는 어린이 노숙자가 거리를 떠돌고 있다. 이들 가운데 1000명 안팎은 변압기를 설치하려고 파놓은 작은 구덩이에서 살고 있다. 아이들이 도시의 땅 속에 살게 된 이유는 가난, 부모의 사망이나 이혼, 일자리, 교육에 대한 열망 등 다양하다.   ●다큐 人(EBS 오후 9시20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기수 최범현의 출근 시간은 새벽 5시. 경주에 출전하는 날도 어김없이 새벽조교로 하루를 시작한다. 말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하는 새벽시간, 매일 하루에 여섯 마리 이상의 말과 함께 호흡하고 달리고 있다. 경마기수로 무한질주를 꿈꾸는 작은 거인, 최범현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50분) 말할 줄 아는 단어가 고작 열 개 안팎인 다섯 살 이종선. 가장 잘하는 말은 ‘아니야.’. 원하는 건 대충대충 손짓으로 하고, 손짓이 통하지 않으면 누구도 감당 못하는 떼가 시작된다. 불만이 쌓이면 거침없는 폭력도 불사하는 종선이. 과연 말이 늦은 아이 종선이를 위한 명쾌한 해법은 무엇일까?   ●커피프린스 1호점(MBC 오후 9시55분) 한결이 은찬에게 접근 금지에 말까지 시키지 못하게 하자 화가 난 은찬은 커피 배달을 다녀오던 차 안에서 한결의 화를 돋우는 행동만 한다. 한결은 버럭 소리지르며 은찬의 멱살을 잡아 끌어낸다. 은찬은 차 앞을 가로막고 의형제하자고 할 땐 언제고 왜 사람을 가지고 노느냐며 울부짖는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여성의 상징인 가슴이 위험하다. 유방암은 2002년 이후 우리나라 여성암 발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서구보다 발병 연령도 매우 낮아서, 국내 환자의 절반 이상이 40대 이전이다. 발생률은 높지만, 그만큼 완치율도 높은 유방암. 발병 원인과 예방법, 그리고 관리법을 알아본다.
  • 서울시, 노숙자 일자리 200개 추가 제공

    서울시는 16일 올 하반기 자치구 공원·녹지관리 분야 등 노숙인을 위한 일자리 200여개를 추가로 마련해 제공한다고 밝혔다. 56개 상담보호센터와 쉼터를 통해 일자리 희망자 신청을 받아 7월 중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참여자에게는 1일 4시간씩, 월 20일 근무를 채우면 50만원의 임금을 지급한다. 지금까지 시설에 입소한 노숙인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던 것에서 벗어나 상담보호센터를 통해 거리노숙인에게도 일자리 참여를 적극 권유할 방침이다. 시가 올 상반기 건설공사 현장 등에 마련한 670개 일자리에는 이달 현재 노숙자 420명이 참여해 일하고 있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약자를 향한 시어 더 선명

    시인 김선우(38)의 언어가 낮게 흐른다. 세 번째 시집 ‘내 몸 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문학과지성사 펴냄)에서 김선우의 시어는 이전보다 더욱 낮은 곳을 향해 흘러간다. 정확하게는, 이전부터 그랬다. 김선우의 시가 여성성과 생명, 관능적 이미지의 직조라 일컬어지던 때부터 시인의 언어는 약자들을 따뜻하게 토닥였다. 배척받고 감춰져온 여성성을 숨기지 않고 과감하게 드러내는 작업과 약자들에 대한 관심 자체가 동일한 문법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전작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에서 묘사한 탑골공원 할머니의 경쾌한 연애담이나 고바우집 연탄 불판에 생고기를 굽는 남루한 얼굴들 이야기에서만이 아니다. 쥐들에게 갉아먹힌 동대문운동장 쓰레기더미 속 노숙자의 주검 이야기(시집 ‘도화 아래 잠들다’ 중 ‘불경한 팬지’)는 김선우의 물기 많은 언어가 낮은 이들의 고통을 절절하게 포착해낸 전형이다. 사회적 연대를 읊은 시들이 ‘내 몸 속에 잠든 이…’에선 좀더 많이 등장한다. 총 32연의 ‘열네 살 舞子’는 이번 시집에서 가장 긴 시다.2005년 78세로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순애 할머니 이야기다. 열네 살 때 일본군에 잡혀가 남양군도 위안소에서 참담한 세월을 보낸 할머니의 구술을 시로 옮겼다. “참을 수 없이 지독한 걸 요구하는 군인에게 대들며 악 쓴 날엔 이가 부러지고 온몸이 멍들었네 멍든 자리마다 쇤 가시풀 독사처럼 똬리 틀어 몸속이 구만리 지옥이었네.” ‘제비꽃밥’에서 시인은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족을 잃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자살폭탄 테러를 긍정(“내가 그 땅의 딸이었다면, 전쟁과 폭격 속에 난민의 유배지를 떠돌아야 하는 그 땅의 아들이었다면, 나 역시 폭탄을 몸에 감고 검은 외투를 입었을지 모른다.”)하고, 혼혈인의 아픔을 쓰다듬은 ‘자운영 꽃밭에서 검은 염소와 놀다’는 근거없는 순혈주의에 일침(“이번엔 버리지 않을 게요…그런데 혼혈이 아닌 목숨도 있나요?”)을 놓는다. 시집 첫머리 ‘시인의 말’에서 김선우는 “시인으로 산 지 10년이 됐다.”면서 “시를 청탁받고 발표하는 관행으로부터 당분간 떠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적었다.10년이면 그럴 만도 한 세월,“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다(‘낙화, 첫사랑’).”는 시인에게 여행은 불가피한 통과의례일지 모르겠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일제시대 살인의 추억 ‘조선형사 홍윤식’

    일제시대 살인의 추억 ‘조선형사 홍윤식’

    ‘샤알록 홈즈’는 산 사람일까, 죽은 사람일까. 서대문경찰서 강력1반 사환 말희가 형사 홍윤식에게 묻는다. 홍윤식은 입술을 씰룩인다. “그래, 얘기 속에서만큼은 그럴 듯하게 살아 있으니까…그 얘기가 살아있는 한 쉽게 죽을 수가 없겠구나.” ‘조선형사 홍윤식’(9월 2일까지, 대학로문화공간 이다 2관)은 눈으로 확인한 것만 믿는다. 그게 그에겐 첨단과학이다.1933년 경성 죽청점(서울 충정로)에서 잘려나간 아기 머리통이 발견되자, 홍윤식이 제일 먼저 들여온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보여주는 현미경. 그러나 정작 사건은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이 해결해 준다. 순간, 홈즈의 실재를 부정하던 홍윤식은 말희의 말을 떠올렸을 게다.“그렇지만 도까비는 실제로 있었세요. 봤다는 사람도 있는 걸요.” 작품은 잔인한 소재로 먼저 ‘지르고’ 들어간다. 그러나 사근거리는 말희의 입말이 무거운 주제를 동동 띄운다.‘모단’에 눈떠가는 당시 일상의 세밀화도 볼거리다. 머릿수건 하나 집어던지며 아낙에서 여학생으로 변했다가, 가고시마산 고구마 소주를 훔쳐 달아나는 도깨비로 분하는 세 여배우의 넉살은 훈훈하다. 그대로 극장 밖으로 나가도 손색없을 노숙자 ‘뻐꾸기’의 과장되지 않은 웃음과 언어유희도 좋다. 이렇듯 ‘조선형사’의 외피는 모던보이의 유쾌한 걸음을 닮았다. 거기에 익숙해진 관객들은 돈 몇 푼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에도 별로 동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작품이 겨누고 있는 지점은 배꼽이 아니라 근대와 전근대, 일본과 한국, 빈부 사이의 모순이다. 새로 생겨난 도시의 흥성거림 속에서도 죽은 아이 묻을 돈이 없어 밤에 몰래 무덤을 파는 하층민이 있다. 본인도 ‘조선놈’이면서 “조선놈들은 닦달해야 말을 하는 습성이 있어.”라며 애먼 노숙자를 잡아패는 형사도 있다. 결말은 생경하지만,‘조선형사’는 장면장면에 깃든 이야기의 매력이 진하다. 홍윤식, 그도 얘기가 살아 있는 한 쉽게 죽을 순 없을 것 같다.‘샤알록 홈즈’가 그랬듯이….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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