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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증하는 노숙자]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

    2005년 1월 경찰은 지하철 7호선 방화사건의 혐의자로 노숙자 A씨를 체포해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사건발생 45일 만에 노숙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방화범으로 잡혔다. 누명을 쓰고 구금당했던 A씨는 노숙인 보호센터로 돌아왔지만 아직까지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월 숭례문 방화사건 당시 경찰은 목격자들이 “노숙자 차림의 사람이 숭례문에 올라갔다.”는 증언을 근거로 서울역 인근 노숙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실제 숭례문에 불을 지른 사람은 채모(70)씨였다. 노숙자를 범죄자로 보는 편견은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노숙자가 범죄를 당하는 경우가 더 많으며, 범죄자로 낙인찍힌 노숙자들은 재사회화에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서울 중구 B오피스텔 주민 700여명은 근처 공원에 상주하는 노숙자 때문에 범죄발생 우려가 있다며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노숙자들은 “원래대로 공원에 있을 뿐인데 우리를 내몬다. 그냥 앉아만 있는다.”고 말했다. 노숙인 다시 서기 지원센터 임영인 소장은 “노숙인을 ‘위험한 사람’ 혹은 ‘범죄자’로 보는 시각은 편견이며, 이런 편견이 노숙인들의 재사회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국가인권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노숙자들은 오히려 카드ㆍ대출사기, 장기매매, 인신매매, 폭행, 성폭력 등의 피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노숙자 범죄가 일반인의 범죄비율보다 절대 높지 않다.”면서 “오히려 지저분하다는 이유만으로 신고를 당하고, 여러 범죄에 악용되는 등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청춘 노숙’ 늘고 있다

    ‘청춘 노숙’ 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줄어들던 노숙자 수가 최근들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26일 조사됐다. 특히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20∼30대 ‘젊은 노숙자’들이 급증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서울신문이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전국 12개 노숙인 봉사단체와 공동으로 노숙자를을 조사한 결과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신규 노숙자가 증가했다. 서울 영등포역 주변의 노숙자는 지난해 5월 600여명에서 올해 5월 1050여명으로 늘었다. 서울역·용산역에서 무료급식을 받는 노숙자는 각각 1000여명·300여명으로, 지난해 5월과 비슷했다. 봉사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서울역·용산역 거리급식을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한 이후 많은 노숙자들이 영등포역 주변으로 이동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 서울·용산역으로 나온 노숙자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노숙자가 없던 경기 군포시에는 1년새 20여명의 노숙자가 나왔다. 지난해 5월 60여명이던 성남역 노숙자는 올해 100명을 넘어섰다. 수원역은 150여명에서 170여명으로, 안양역은 50여명에서 70여명으로 늘었다. 여름에는 노숙자가 서울·경기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여왔지만 최근에는 남부지역에서도 노숙자가 증가하고 있다. 대전역 노숙인 상담센터는 지난해 5월 하루 평균 0.8명을 상담했지만 올해는 1.5명을 상담해 2배가량 늘었다. 부산역 노숙자는 지난해 300여명에서 올해 380여명으로 늘었다. 자원봉사단체들은 “최근 고물가로 인한 생계곤란과 비정규직 문제로 인한 일자리 감소 때문에 노숙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10년 전 노숙자가 된 아버지의 대를 이은 ‘세습형 노숙자’나 부모의 이혼이나 가정 폭력을 통한 ‘가족해체형 노숙자’, 그리고 삶의 목표가 없는 ‘무기력 노숙자’ 등도 속출하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의 ‘실직형 노숙자’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정원오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많은 노숙자 정책을 펼쳤지만 세습된 노숙자까지 발견된 것은 정책이 실패했음을 보여준다.”면서 “장기적이고 전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 [급증하는 노숙자] “환란때 아버지처럼 거리생활”

    [급증하는 노숙자] “환란때 아버지처럼 거리생활”

    “노숙마저 세습되는 서글픈 현상이 우리 주위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25일 밤 노숙자 상담을 위해 서울역·용산역을 찾은 노숙인 다시 서기 지원센터 이형운(43) 팀장은 “젊은 노숙자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20∼30대 젊은이들이 노숙자였던 아버지의 길을 걷고 있거나 삶의 목표를 잃고 거리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인생 망쳤다” 원망 용산역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노숙 생활을 하는 ‘부자 노숙자’를 만났다. 역사 뒤편 계단에 멍하니 앉아 있는 아들 서모(26)씨는 아버지(54)씨를 원망했다. 그는 “아버지는 맨 정신에서도 어린 나를 때렸다. 아버지가 나를 망쳤다.”고 힘없이 말했다. 노숙 생활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게 나왔다.”고 했다.“이젠 아버지를 만나도 아무렇지도 않다.”며 갑자기 소리치면서 몸을 떨었다. 용산전자상가 골목에서 만난 아버지 서씨는 치아가 다 빠져 있었고, 축 늘어져 묻는 말에 대답조차 못했다. 이 팀장은 “아버지 서씨의 치아는 전기감전 때문에 빠졌고, 지난 4월 쇠파이프에 머리를 맞아 꿰매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버지는 1999년부터 노숙을 시작했고 아들은 지난해 말에 거리로 나섰다. 서울역 광장에서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노숙자 50여명을 만났다. 이 팀장은 “술을 먹으면 간이 안 좋아져 사망에 이르고, 마시지 않으면 정신적인 고통을 못 이겨 정신질환이 온다.”면서 “그래도 술을 끊고 재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활도 근로경험이나 근로의욕이 있어야 가능하지만 젊은 노숙자들은 취업조차 못하고 거리로 내몰린 경우가 많다. 서울역에서 만난 김모(28)씨에게서는 꿈을 찾아볼 수 없었다. 강원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와 편의점·대형마트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지 못했다. 그는 “그냥 거리로 나왔다.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IMF형 노숙자들은 공공근로를 통한 재활이 가능했지만 젊은 노숙자들은 어떤 제안도 거절한다.”면서 “삶의 가치를 찾도록 상담하는 게 고작”이라고 말했다. 서울역에 있는 노숙인 다시 서기 지원센터에서 만난 김모(45)씨는 젊은 노숙자들을 걱정했다. 그는 “1997년부터 서울역에서 지냈는데 요즘처럼 갑자기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것은 처음 본다.”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내가 10명 정도를 거느렸는데 요즘은 30여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가정 불화로 노숙자가 된 사람도 있었다. 서울역 광장에서 만난 최모(48)씨는 “술 때문에 10년이나 함께 살던 아내와 헤어지고 나서 거리로 나왔다.”면서 “거리 생활을 하다가 절도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지만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남동공단에서 일하다 올해 거리로 나선 한 노숙자는 “이게 다 외국인들이 우리 일자리를 빼앗아서 생긴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복지부 노숙자 담당직원 단 한명 이 팀장은 “거리에 있는 사람들만이 노숙자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언제라도 일용직 일자리가 끊기면 거리로 나올 ‘잠재적 노숙자’가 수없이 많다는 얘기다. 이들은 고물가로 생활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최근 하루 7000원 쪽방값을 대지 못하고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간헐적으로 눈에 띄는 노숙자까지 합치면 서울역 부근에만 1만 5000명의 노숙자가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잠재적 노숙자’를 포함한 노숙자 전체 규모를 파악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노숙자수 측정방법도 거리에 나온 이들을 세는 ‘아웃 리치’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노숙자·부랑자 담당 직원은 단 1명이다. 이경주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 ‘인터넷뱅크’ 설립땐 실명제 폐기?

    ‘인터넷뱅크’ 설립땐 실명제 폐기?

    정부가 인터넷 은행 설립과 관련한 법을 빠르면 올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킬 방침을 세움에 따라 1993년 8월 대통령긴급명령으로 실시된 금융실명제의 폐기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인터넷 뱅크란 오프라인 지점이 없이 온라인으로 영업활동이 가능한 은행을 말하는 것으로, 민영화 절차를 밟고 있는 국책은행 산업은행을 비롯해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일부 시중은행에서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인터넷 뱅크 설립의 가장 큰 걸림돌은 ‘금융실명제법’ 3조. 모든 금융거래는 실명으로 하고, 실명 확인의 방법을 금융기관과 거래자가 직접 오프라인에서 대면확인을 원칙으로 해놓은 조항이다. 인터넷 뱅크 설립에 관심있는 업계에서는 ‘공인인증서’로 대면확인의 원칙을 대체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럴 경우 금융실명법을 개정하거나, 은행법을 개정해야 한다. 금융실명제를 사실상 폐기하거나 무용지물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인터넷뱅크 설립 어디까지 왔나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규제완화와 금융발전을 위해 인터넷은행 설립을 허용하기로 하고,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TF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 금융연구원,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모여서 5월 한달 동안 외국의 사례를 연구하는 등 회의를 했으나 금융실명제법에서 꽉 막혔다.”고 말했다. 그는 “금감원과 금융업계에서는 대면확인을 못박은 금융실명법이나 은행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인터넷 은행 설립을 허용한다고 해도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인터넷으로 은행계좌를 열고 직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 실명을 확인하는 ‘다이렉트 뱅킹’을 하고 있는 홍콩계 영국은행 HSBC의 고위 관계자는 “실명확인이 온라인에서 해결되는 나라에서는 다이렉트 뱅킹의 확산이 훨씬 빠르다.”며 금융실명제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업은행 민영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수신기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공인인증서’에 의한 본인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완만 실명확인 문제로 곤란을 겪는다고도 했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금융실명제·은행법 개정과 관련해 검토 중”이라면서 “7월 공청회를 통해 공론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명제가 무용지물이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금융실명제법의 대표적인 조항인 대면확인 조항을 폐기할 경우 대포통장(제3자 명의통장:주로 노숙자 등의 명의를 빌려 통장을 개설한 뒤 사기 범죄 등에 악용되는 통장)이 범람하거나,‘공인인증서’가 불법 거래되는 등 막대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재벌기업들의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차명개좌가 활성화될 가능성도 높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실명제는 실명거래를 통해 탈세나 돈세탁을 방지하자는 경제 정의 실현이 목적이었다.”면서 “최근 삼성그룹의 차명계좌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현재 국내 금융이 충분히 투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명확인을 공인인증서로 대체하는 것은 사실상 실명제를 폐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 교수는 “또한 실명확인을 공인인증서로 바꿀 경우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사의 펀드나 자산관리계좌(CMA)가입, 카드사의 신규카드 발급 등에 모두 적용될 수 있어 금융산업에 미치는 파장은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한 공무원은 “금융실명제의 본인 확인이 한국·타이완에만 있는 낙후된 법이라는 주장이 일각에서 있지만, 미국은 9·11테러 이후 ‘애국법’에 의해 ‘KYC제도(Know Your Customer)’를 도입해 실명확인은 물론 실소유자가 누구인가를 파악하는 등 실명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소통의 언어로 ‘주체적 철학’ 정립해야”

    “소통의 언어로 ‘주체적 철학’ 정립해야”

    한국 학계에서 선배 학자 비판은 금기다. 대학 내 권력 관계가 우선 장벽이고, 얽히고설킨 학맥도 부담스럽다. 서구 철학자와 수입 철학에만 권위를 부여해온 학문적 관행도 ‘드문 비판´에 일조해왔다. 선후배의 연구를 발전적으로 비판하는 ‘대화적 글쓰기’ 대신 서구 이론 주석 달기에 바빴다. 자생담론 부재를 한탄하면서도 자생담론 탄생의 필수작업인 ‘국내 철학 되돌아보기’엔 소홀했다. 철학자와 권력의 관계, 철학의 현실 개입 메커니즘 연구도 아울러 미개척지로 남았다. ●실존철학 거두 박종홍씨 공개 비판 김석수 경북대 교수(철학과)가 나섰다. 처음 입을 뗀 건 2001년 출간한 ‘현실 속의 철학, 철학 속의 현실’에서였다. 건드려도 박종홍을 건드렸다. 국내 실존철학의 거두였던 박종홍(전 서울대 철학과 교수,1976년 작고)은 국민교육헌장을 기초하며 유신정권의 철학적 기초를 다진 인물이다. 김 교수는 가난 극복에 대한 열망으로 ‘힘의 철학’을 추구한 박종홍의 오류와 한계를 지적했다. 입에 올리기 껄끄러웠던 학문의 대선배가 비판의 공론장에 등장하는 순간이었다.‘왜 박종홍을 비판하느냐.’는 의견과 ‘왜 더 세게 비판하지 못했느냐.’는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철학과 철학자의 시대적 역할에 부단한 질문을 던져온 그가 최근 전작의 문제의식을 확장한 책 ‘한국 현대 실천철학’(돌베개)을 냈다. 탐구 범위도 지난 100여년간 국내 철학계의 사상 궤적 전반으로 보폭을 넓혔다.“언제까지 자생담론이 없음을 안타까워하고 있을 수만 없다. 정말 자생담론을 갖기 원한다면 우리 철학사를 반성적으로 정리하는 작업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게 그의 문제의식이다. 김 교수가 지난 100여년을 꿰어내는 공통의 맥락은 ‘실천철학’이란 관점이다. 그가 정의하는 실천철학은 ‘이론철학’의 반대말이 아니다. 어떤 입론을 가진 철학이냐와는 무관하게 학문과 현실의 만남을 고민하는 철학은 모두 실천철학이다. 그가 철학 이론이 수용됐던 시대상황과 철학자의 수용태도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권력의 옷 입은 무주체적 한국 철학 한국 철학사를 돌이켜 볼 때 이론과 실천의 내용이 늘 일치했던 것은 아니다. 실천은 시대에 따라 다양한 색깔의 옷을 입었다. 때론 저항이, 때론 권력에의 복무가 실천이란 이름으로 행해졌다. 김 교수가 보기에 국내 철학의 무주체성은 과거 한국의 시대상황과 무관치 않다. 그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대가 빈곤하면 학문은 현실혁명적이거나 현실영합적이 되고 만다.”고 말했다. 엄혹한 현실은 저항하는 쪽이건 권력에 영합하는 쪽이건 학자들이 주체적 철학 정립을 위한 깊이 있는 성찰을 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얘기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일제 식민지 시기 안호상(1대 문교부장관)과 박종홍은 독일 이상주의와 실존주의를 민족주의 틀 속에서 재해석하며 현실을 극복하려 발버둥쳤다. 그러나 해방 이후 안호상은 이승만의 ‘일민주의’를, 박종홍은 박정희의 개발독재를 합리화하는 이론적 토대를 놓았다. 전두환 정권에서 문교부장관을 지낸 이규호도 대학에 국민윤리과를 신설해 윤리교육을 이데올로기 비판 교육으로 전락시켰다고 김 교수는 지적한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우리 지식인들 중엔 자신의 학문을 권력 기반을 쌓기 위한 무기로 삼으며 ‘우리의 현실’에 맞는 옷이 아니라 ‘그들의 현실’에 맞는 옷을 입도록 요구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저항적 실천에도 한계는 있었다. 마르크스주의와 네오마르크스주의, 프랑크푸르트학파 이론과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이론 등도 일본 제국주의와 군사독재 혹은 동구 사회주의권 몰락 후의 이론적 방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수입·활용돼 왔다.‘우리 철학’으로서의 자기 정립 성격보다는 수단으로서의 학문 성격이 강했던 게 사실이다. ●철학의 위기 끊임없이 자문해야 김 교수는 ‘전국철학앙가주망네트워크’의 일원이다. 지난해 11월 삼성 비자금 비리 특검수사를 촉구하는 철학자들의 서명에, 올 4월엔 중국의 티베트 탄압을 비판하는 서명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철학의 무주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위기는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자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재 이명박 정부가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사회 구성원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철학자들은 각기 다른 목소리들이 충돌하는 이유를 치열하게 탐구해 소통의 언어를 생산해 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학이 현실을 떠나 존재할 수 없다고 믿는 그는 향후 노숙자를 위한 철학, 빈곤여성을 위한 철학, 이주노동자를 위한 철학 등으로 자신의 ‘실천철학’을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건국 60주년] 갈 곳 없는 도시빈민의 역사

    도시빈민들은 지난 60년 동안 정부의 도시정책, 경제상황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다양한 주거형태로 존재해 왔다. 하지만 어디로 옮겨가든 생활환경이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인간답게 살아갈 공간에 대한 권리, 즉 주거권이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면 빈곤의 악순환은 언제 끊어질지 알 수 없다. 일제시대부터 한국전쟁 전까지 우리 사회의 도시빈민들은 신석기시대 움집과 유사한 형태의 ‘토막집’에서 생계를 유지했다. 땅을 파고 들어가 위에 지붕만 얹은 ‘비만 피하는’ 형태의 집이었다. 1950년 전쟁이 발발하고 피란민들이 부산에 몰려들면서 가파른 산자락으로 판자촌이 형성됐다. 북한 정부수립 직후 월남민들이 서울 변두리에 얼기설기 판자집을 지어 올렸다. 일제의 징용에 끌려갔다 돌아온 사람들이 궁여지책으로 판자집을 지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1960년대 박정희 시대 개발제한구역이 지정되고, 도심지역에 대한 정비를 시작하면서 판자촌 빈민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들어가 일종의 위장주거 형태인 비닐하우스를 지어 살기 시작했다. 방치상태에 놓여 있던 도시빈민에 대한 정부의 강제 수용 정책이 시작됐고, 이 과정에서 그 유명한 1971년 경기도 광주 대단지 사건이 발생했다. 분양지 무상불하 및 각종 세금감면을 주장했던 빈민들은 광주단지 사무소와 성남파출소를 불태우고 서울시청으로 향하다 경찰기동대에 해산됐다. 1980년대 88올림픽을 앞두고 서울의 ‘달동네’에 대한 대대적인 재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도시빈민들은 다른 지역의 빈민촌으로 옮겨가거나 다세대 주택의 지하나 반지하, 옥탑방 등으로 옮겼다. 당시 상황을 반영해 도시 서민의 애환을 그린 ‘서울의 달’과 같은 드라마들도 유행했다. 1997년 외환위기는 수많은 노숙자를 양산했다. 그해 겨울 수십명의 노숙자들이 길거리에서 동사했고, 이를 위한 대책으로 정부와 민간단체들은 쉼터를 열고 식사지원 등의 생계지원에 나섰다. 2000년대 서울의 도시빈민들은 서울역·용산역·영등포역·청량리역 등 인구 이동이 많은 역사 주변의 쪽방, 혹은 벌집이라고 불리는 단칸방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2008년 현재 서울에 있는 노숙자의 수만 3500여명이라고 정부는 공식 통계에서 밝히고 있다. 쪽방·고시원·사우나·만화방·PC방·기도원 등을 전전하며 불안정한 주거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노숙자는 최소 2만에서 최대 4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은 여전히 국가의 의료·복지체계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국민훈장 동백장 추서

    지난 4월 타계한 ‘쪽방촌 슈바이처’ 선우경식 요셉의원 원장에게 국민훈장 동백장이 추서됐다. 보건복지가족부는 12일 고 선우 원장이 봉사활동과 사회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해 유족에게 훈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선우 원장은 1987년 서울 영등포 역사 뒤편에 요셉의원을 개원한 뒤 평생 무료로 영세민, 노숙자, 외국인 노동자 등 40여만명을 치료해 주변의 칭송을 받았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촛불광고’ 팬클럽 “김구라는 모르는 일”

    ‘촛불광고’ 팬클럽 “김구라는 모르는 일”

    지난 10일 김구라, 황봉알, 노숙자가 함께 한 인터넷 방송 ‘시사대담’의 팬클럽인 ‘구봉숙의 도시탈출’ 회원들이 자체 모금을 통해 경향신문 1면에 촛불문화제를 홍보하는 시민광고를 게재했다. 이들은 “하나의 손가락 대신 촛불을 들었습니다.”라는 헤드라인으로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 편히 웃는 세상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내 조국이 자랑스러웠으면 좋겠습니다. 그 소박한 국민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갑니다.”라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대해 이번 광고 게재에 앞장 선 ‘구봉숙의 도시탈출’ 팬클럽의 김해곤(46)씨는 11일 오전 서울신문 NTN과의 인터뷰에서 “나도 서울대에 다니고 있는 자식을 둔 대한민국의 아버지다. 얼마전 있었던 전경의 서울대 학생 폭행사건을 딸과 함께 지켜봤다.”며 “그걸 보는 순간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아 참여하게 됐다.”고 광고 게재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광고가 이렇게 큰 파장을 갖고 올지 몰랐다.”며 “김구라, 황봉알, 노숙자 세 분에게 상의하지 않고 한 일인데 혹여 세 분께 피해가 갈까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또한 “특히 언론에서 김구라의 개인 팬클럽이라고 알려지면서 요즘 한창 활동 중인 김구라에게 피해가 있을까 걱정된다.”며 “우리는 김구라 뿐 아니라 황봉알, 노숙자가 진행한 ‘시사대담’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해곤씨는 “1만 2천 여명의 회원들이 자발적인 참여로 ‘6.10 항쟁’의 기념적인 날에 광고를 게재할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사진 = 10일자 광고 서울신문 NTN 서미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쇠파이프’ 시위자는 저소득 서민·노숙자

    ●검찰, 과격 촛불시위자 3명 첫 영장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9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에서 쇠파이프를 휘두른 이모(44)씨 등 3명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촛불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처음이다. 이씨는 전날 새벽 세종로에서 쇠파이프로 경찰 2명에게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힌 혐의를, 윤모(51)씨와 전모(44)씨는 전경 버스 위에 올라가 방패벽을 부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일용직 근로자, 윤씨는 노숙자, 전씨는 저소득 자영업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은 10일 오후 3시 이씨 등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펴기로 했다.●“14살 아들, 전경 방패에 머리 찍혀” 가족 주장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에 참가했던 최모(14)군이 경찰의 방패에 머리를 맞아 머리가 찢어졌다고 가족들이 주장했다. 9일 서울 은평구 C병원에 입원 중인 최군의 가족에 따르면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최군은 지난 8일 오전 5시쯤 광화문 교보빌딩 근처 인도에서 시위대를 진압하던 전경의 방패에 왼쪽 뒷머리 부분을 찍혀 쓰러졌다.최군은 어머니 김모(40)씨와 남동생(11), 친구 등과 함께 전날 오후 10시쯤부터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을 찾았다가 교보빌딩 앞에서 일행과 함께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중이었다, 어머니 김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이들과 함께 집회현장을 찾아 안전한 인도에 계속 앉아 있었는데 새벽 5시쯤 경찰이 진압작전을 시작하면서 도로에 있던 사람들을 인도 쪽으로 몰았고 인도에 있던 우리 가족도 같이 몰렸다.”면서 “그 과정에서 또래 아이들보다 체격이 작은 아들은 전경들이 휘두른 방패에 맞아 머리 뒷부분이 5㎝가량 찢어진 채 쓰러졌고, 잠깐 의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의료봉사단이 응급처치를 한 뒤 응급차가 아니면 경찰차라도 불러달라고 했지만 (경찰은) 응하지 않았고 30분 만에 겨우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말했다.최군이 처음 후송됐던 신촌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최군은 왼쪽 뒷머리가 찢어졌고, 많이 놀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방패에 맞았는지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며, 스스로 넘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국방부, 시위때 예비군복 자제 요청한편 국방부는 이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에 일부 시위자들이 예비군복을 입고 참여하는 행동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은 “예비군복을 입고 시위에 가담하는 행위는 국민을 불안케 할 뿐만 아니라 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국내외적으로 군의 명예와 자긍심을 훼손시키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자제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김상연 유지혜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미국이 아름답다지만 그 뒷면엔?

    미국이 아름답다지만 그 뒷면엔?

    “대학은 일종의 회사로 변모하였다.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사람에게 비정상적으로 높은 봉급을 지급하고, 교육을 상품화하고, 학생을 소비자로 모시고,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위한 기금을 축소하고…. 기업적인 가치가 대학을 잠식할수록 학급 규모가 커졌고, 더 많은 시간강사들이 고용되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대학 존스타운캠퍼스의 경제학 교수였던 마이클 예이츠는 이렇듯 우리 대학이 가고 있는 상황과 너무나도 닮은 모습에 질려 2001년 1월 55세의 ‘젊은’ 나이에 명예퇴직을 신청한다. 마이클과 부인 카렌 코레노스키는 이해 4월 옷가지와 노트북 컴퓨터, 낡은 차를 제외한 나머지 물건을 아이들과 친구들, 비영리 자선단체에 보내고 떠난다. ‘싸구려 모텔에서 미국을 만나다’(원제 Cheap motels and hot plates, 마이클 예이츠 지음, 추선영 옮김, 이후 펴냄)는 2005년 여름까지 4년 넘게 두 사람이 미국 방방곡곡을 떠돌아 다닌 기록이다. 제목처럼 이들은 주로 모텔에서 묵으며 휴대용 전기 취사도구로 밥을 지어 먹었는데, 여행지에서 발견한 것은 미국 사회의 불평등과 노동의 괴로움, 그리고 환경파괴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4년 넘게 방방곡곡 떠돌아다닌 기록 32년 동안 노동문제를 연구하고 강의한 예이츠가 여행에서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경제학자로 노동을 분석하는 것과 실제로 노동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었다. 예이츠와 카렌은 얼마간의 낭만을 그리며 옐로스톤 국립공원으로 찾아가 공원 호텔의 프런트와 식당의 호스트로 취직했다. 하지만 국립공원은 지독한 작업 조건과 불쾌한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는 위탁운영사의 거대한 작업장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사표를 던진 예이츠는 ‘돈을 가진 남성과 돈을 가진 소수의 여성이 도시를 통제하는 뉴욕의 맨해튼에서 발간되는 좌파 잡지 ‘먼슬리 리뷰’의 협동 편집자로 간다. 뉴욕은 가난한 예술가가 모일 수 있도록 주택의 임대료를 통제하는데, 연간소득이 25만달러(약 2억 5000만원)가 넘어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람조차 방 8개짜리 호화 아파트에 시세의 5분의 1로 입주하고자 뇌물을 쓰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의 불평등·환경파괴에 대한 두려움 뉴욕을 떠난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하는데,‘부자들의 놀이터’인 플로리다의 마이애미비치에서는 곳곳에 경호원이 배치되어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한 파티장에 미식가들이 술과 음식을 즐기는 동안 곁에서는 여성 노숙자가 바닷물에 들어가 비누로 목욕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고급차를 탄 여성이 가난한 이웃집 아이를 치고는 창밖으로 50달러짜리 지폐만 던지고 그대로 가버리는 일도 일어난다. 게다가 항구의 유람선은 라이베리아 같은 나라에 선적을 등록하기 때문에 미국 노동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것도 문제다. 궂은 일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가난한 나라 출신의 다양한 유색인종으로 비인간적인 착취에 시달린다. 좌파 경제학자인 예이츠가 가장 분개한 도시는 뉴올리언스이다. 재즈의 고향으로 신화로 가득한 도시라지만,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몰아닥쳤을 때는 피난 계획조차 마련하지 않았던 무방비 도시였다는 것이다. 주민의 3분의 2가 흑인으로, 네 사람 중 한 사람 이상이 빈곤선 이하의 생활을 하던 이 도시에 허리케인이 몰아쳐 가난한 흑인 수십만명이 미국 전역으로 흩어졌을 때 ‘뉴올리언스를 미시시피의 라스베이거스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던 공화당 정권 사람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그는 “정부는 가난한 흑인들이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는 만큼 그들에게 복귀 지원금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고, 수십억 달러의 재건 비용은 연줄이 있는 도급 업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장담했다. 예이츠는 “이 책은 그저 평범한 여행기가 아니라 내가 이해한 미국에 대한 기록”이라면서 “미국이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방문한 지역이 경제적·정치적·환경적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파악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충고가 아닐 수 없다.1만 6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20일 TV 하이라이트]

    ●YTN 스페셜(YTN 오전 10시40분) 식당서 일하던 20대 초반의 젊은이가 롤러스케이트를 타며 춤추기를 좋아하는 LA 로버트슨 거리의 괴짜 노숙자 ‘웨슬리 저메인’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내놓은 티셔츠가 눈길을 끈다.`No money,no problem(돈이 없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가 인기를 끄는 이유를 알아본다.   ●리얼실험프로젝트 X(EBS 오후 7시55분) 누구나 한번쯤 꿈꿨을 법한 무전여행. 험한 세상에 두려움이 앞서지만, 용기백배하고 나선 7인의 도전자가 있다. 서로 낯선 얼굴들이지만, 태백에서 한라까지 7박8일 동안 함께 먼길을 떠난다. 땡전 한 푼 없는 극한 상황에서 어떤 우여곡절을 겪으며 목적지인 한라산에 도착하는지 함께 지켜본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30분) 눈 뜨자마자 고함을 지르는 데다 아침부터 엄마에게 거친 말들을 쏟아붓는 아이. 다각적인 검사를 통해 밝혀진 아이의 속마음이 충격적이다. 엄마에게만 유독 심한 반응을 보이는 아이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횡포에 가까운 집착으로 타인에게 매달리고, 이상한 행동까지 보이기 시작한 이유를 찾아본다.   ●춘자네 경사났네(MBC 오후 8시20분) 욕지도 보건소장 주영을 찾아간 춘자는 보톡스를 맞아야겠다며 아는 사람을 통해 약을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분홍은 창피하다며 춘자의 손목을 잡아 억지로 끌고 나간다. 한편 분희는 목욕탕 탈의실에서 고스톱을 치던 시어머니 복심과 시누이 삼숙에게 손님들 보기에 안 좋다며 쓴소리를 한다.   ●클래식 오디세이(KBS2 밤 12시45분) 헝가리 부다페스트 출신으로, 최근 고양 아람누리 개관 1주년 기념 예술제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친 소프라노 안드레아 로스트. 오는 8월 세이지 오자와와 함께하는 슈트라우스의 ‘박쥐’ 공연, 앙드레 프레빈과의 미국 탱글우드 페스티벌 협연 등이 예정돼 있는 그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1970년 원양어선 수리공으로 아메리칸 사모아를 찾은 이대종씨. 외로운 타향살이를 하던 그때 운명의 여인이 눈앞에 나타났다. 사모아의 여인 로사에게 첫눈에 반해 버려 백년가약을 맺었다. 먼나라 아메리칸 사모아에서 2남2녀의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워내고 있는 이민 1세대 이대종씨 부부를 만나본다.
  • 김은국 소설 ‘순교자’ 연극으로

    김은국 소설 ‘순교자’ 연극으로

    ‘무거운 연극의 부재.’ 공연계의 현재를 걱정하는 목소리에 섞여 나오는 오래된 주제 가운데 하나다. 한국 신극 100주년 및 세종문화회관 30주년 기념작인 서울시극단의 ‘순교자’(6월1일까지세종M시어터)는 바로 그 틈새를 의식적으로 파고든 작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역설적이게도 ‘형식에 대한 고민 없는 주제의 진중함’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스스로 묻게 만든다. 촛대가 드리워진 평양 중앙교회.6·25 전후의 쇠락함과 비참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이 공간엔 헐벗은 노숙자만 군데군데 앉아 있다. 여기에 육군본부 정보국장 장 대령과 육군특무대로 평양에 파견된 이 대위가 등장한다. 대령은 대위에게 한국전쟁 당시 공산당에 감금된 14명의 목사를 조사하라고 지시한다.12명은 처형당했고 2명은 살아남았다. 죽은 자는 어떻게 죽어 갔으며 산 자는 어떻게 살아났는지 밝히라는 것. 당시 이들을 처형한 공산당의 정 소좌는 목사들이 “개처럼 죽어 갔다.”고 진술한다. 죽음 앞에서 신앙을 부정한 변절자였다고. 살아남은 신 목사는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순교자였다고 거짓 고백한다. ‘순교자’는 1969년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김은국의 동명소설을 무대로 옮긴 것. 극은 이 대위의 ‘1인칭 전지적 시점’으로 전개된다. 대사로 이미 다 표현한 상황을 주인공의 독백으로 다시 설명하는 식이다. 장면당 10분 이상 끌고 가는, 영화로 말하면 ‘롱테이크’가 많아 집중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뮤지컬과 개그쇼에 익숙한 관객들은 적응이 어려울 수도 있다.‘목사들의 죽음의 진상’ 장면이 그리 큰 파문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도 아쉽다. 무거운 연극이 자립하는 길은 표현 방식에 대한 고민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난 4월 선보인 미국 연출가 리 바우어의 ‘인형의 집’이나 16∼18일 개막하는 아이슬란드 연출가 기슬리 외른 가다슨의 ‘변신’은 각각 고전에 뿌리를 댔다. 이 작품들은 진지한 주제에 혁신적인 실험을 가미해 관객의 공감을 얻어낸 사례로 꼽힌다. 그런 의미에서 ‘순교자´는 소설이라는 텍스트를 왜 입체적인 무대로 옮기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할 듯하다.(02)399-1114∼6.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中 쓰촨성 대지진] 지진고아 누가 돌볼까 고심

    지난 12일 발생한 쓰촨(四川) 대지진과 그 여진 때에 목숨을 건졌지만 하루 아침에 집을 잃은 사람들이 힘겨운 봄날을 보내고 있다. 15일 AP통신과 CNN통계에 따르면 무너지거나 파손된 가옥만 430만채로 나타났다. 길거리로 나앉은 사람은 청두(成都)에만 400여만명이다. 두장옌(都江堰) 교외에서 살다가 노숙자로 지내는 창 밍푸(44)는 15일 “도로 옆으로 난 자투리 땅에 나무와 플라스틱을 주워다 짚을 깔고 겨우 새우잠을 청한다.”면서 “그래도 산 속으로 들어가 둥지를 튼 다른 친척들에 비해서는 형편이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자신 가까이에는 30여 가족이 지낸다고 덧붙였다. 지진으로 아파트 벽에 금이 가 두장옌 공원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탕 이렌(66)도 “이대로는 채 한 달을 버티기 힘들 듯하다.”며 하루빨리 도움을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곳에서는 100가구의 주민들이 천막을 쳐놓고 난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곳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두장옌 공원에 노숙하는 이들은 크래커·라면 등의 구호 식량에 의지하는 신세다. AP통신은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이재민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확산되지 않도록 다독이는 어려운 과제를 중국 정부가 안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들을 돌보는 문제로 중국 단체들이 무척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한 가정 한 자녀 정책 탓에 부모 외에 기댈 만한 친척도 적기 때문이다. 중화전국부녀연합회는 ‘지진 고아’들이 피해 현장에서 일단 생존하고 앞으로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아 생계와 교육이 보장되도록 ‘원촨(汶川) 대지진 고아구조전용기금’을 설립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부녀연합회 모원수(莫文秀) 부주석은 피해지역 마을 단위의 부녀회 조직을 통해 현황을 파악해 이들을 돌볼 것이라며 전국의 부녀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호소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구로역 사거리 보행자 중심으로

    “와∼ 여기가 구로사거리야. 너무나 멋지게 변했네.” 6일 구로구에 따르면 보행자 위주의 환경 조성을 위한 구로역사거리 구조개선 공사가 마무리됐다. 구로역 일대의 지하보도를 폐쇄하고 교차로 전 방향에 횡단보도와 교통섬을 설치했다. 그동안 구로역사거리에서 영등포와 고척동 방향으로 가려면 지하보도를 거쳐야 했다. 지하보도는 통행이 별로 없어 밤에는 노숙자가 모이고 방범시설도 없는 등 우범지대로 변했다. 장애인과 노약자들의 편의시설도 없었다. 또한 구로역에서 구로공구상가로 건너가는 횡단보도도 폭이 좁고 신호가 짧아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예산 10억원을 들여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여간 지하보도를 폐쇄하고 횡단보도로 모든 방향을 건널 수 있게 했으며 횡단보도의 폭도 넓혔다. 교통사고가 빈발하던 곳에 교통섬을 설치하는 등 보행환경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조정호 도로건설과장은 “이번 사업으로 그동안 ‘어둡고 복잡한 곳’이라는 오명을 벗고 한층 산뜻하게 거듭났다.”면서 “지난해 완공된 교통광장과 함께 구로역 일대가 새로운 지역 명소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수원은 ‘자원 봉사자 세상’

    수원은 ‘자원 봉사자 세상’

    수원시는 자원봉사자들의 천국이다. 시민 10명 중 1명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연인원 63만여명의 시민과 공직자들이 각종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소외계층에서부터 기름 피해를 입은 충남 태안과 가난한 캄보디아 오지 마을에 이르기까지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자치단체로는 드물게 ‘자원봉사 활성화’를 특수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2006년 지자체 평가서 봉사 대상 수상 지난해 ‘1인 1자원봉사’등록제를 도입한 이후 110만 전체 시민 가운데 10%인 11만 4000명이 등록했다. 또 557개 단체가 자원봉사단체로 등록했으며 이들의 도움을 받는 기관도 541곳에 이른다. ‘자원봉사 비전 2012계획’을 수립, 자원봉사 인프라 구축과 인력 양성 및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행정자치부 주관 전국 자치단체 평가에서 자원봉사 대상을 수상했다. 30일 수원시에 따르면 공무원-기업체-시설로 이어지는 ‘사랑의 삼각끈’ 운동에 모두 3000여명의 공직자가 참여하고 있다.2004년 처음 시작된 이후 노인, 장애인, 아동, 노숙자 쉼터 등 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561명의 공직자로 구성된 ‘해피봉사단’은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장애인과 독거노인 등 339가구에 행복한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실적을 올렸다. ●태안 복구 위해 예산 1억 책정 남다른 ‘태안사랑’이 태안주민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기름유출 사고 직후인 지난해 12월 12일부터 매일 100∼200명이 피해 현장에서 복구 등 봉사활동을 벌였다. 지금까지 연인원 2만여명이 태안에 다녀왔다. 복구작업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현장에 상황실을 설치한 후 굴착기 2대를 배치하고 방제복, 장화, 마스크, 흡착포, 장갑 등 장비와 도구를 자체조달했다. 이를 위해 예비비 1억원을 복구예산으로 책정했다. 이 밖에 지난 한해 동안 각종 재해·재난 봉사활동에 수원시민 5만명이 참여했으며 여성과 노인대상 봉사활동에 12만여명이 참여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캄보디아 시엠레압주의 프놈크롬 마을까지 나눔 실천이 이어졌다. 이곳을 ‘수원마을’로 지정해 4년간 생활환경개선과 의료보건 및 교육지원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용서 시장은 “자원봉사는 행복의 국제적 언어표현”이라며 “봉사활동을 통해 남이 없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베푸는 것 이라는 사실은 체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퇴직금 사기당한 전직 초등교사 국민훈장→노숙자→범법자 운명

    ‘국민훈장 수훈자에서 노숙자로, 다시 범법자로.’ 국민훈장을 받으며 퇴임했던 전직 교사가 형편이 어려워 승용차를 집 삼아 노숙을 해 오다 못 쓰게 된 차를 길에 버린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으나 딱한 사정이 감안돼 선처됐다. 28일 서울서부지법에 따르면 A(68)씨는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다 1999년 퇴직했다. 일선 교육현장에서 평생을 바친 공로로 퇴임 때 국민훈장 동백장까지 받았지만 퇴직금 1억 5000만원을 “높은 이자를 주겠다.”는 친구에게 사기당하고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자살까지 시도했던 A씨는 가족과 불화가 깊어지면서 2000년 초 집을 나와 낡은 쏘나타 승용차에서 3년여간 노숙생활을 했다. 2004년 아파트 경비원으로 취직하면서 노숙 신세에서 벗어나 단칸방으로 옮겼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2년 만에 해고된 뒤 폐지를 주워 생계를 잇는 처지가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신의 승용차를 길에 버린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1심에서 벌금 50만원이 선고됐다. 벌금 낼 돈조차 없던 A씨는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원심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차를 관리하지 못한 점은 인정되지만 오랜 기간 교직에 몸바쳤고 전과도 없을 뿐 아니라 퇴직금을 사기당해 근근이 생활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원심 형량은 너무 무겁다.”고 설명했다.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20~30대 성인도 성장통 겪는다

    20~30대 성인도 성장통 겪는다

    성장통은 10대만 겪는다? 천만의 말씀이다. 최근 취업사이트 ‘사람인’의 조사결과에 따르면,20∼30대 성인들의 79.5%가 ‘어른 성장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성장통은 나이와 무관하게 겪을 수 있는 고통.10∼20대에는 주로 입시, 친구, 탈선 등으로 아픔을 겪는다면, 중장년기 때는 이혼, 실업, 질병 등으로 좌절을 겪게 된다. EBS 다큐프라임 ‘성장통’(28∼30일 오후 11시10분)은 이같은 성장통에 대한 경험담을 인터뷰로 엮은 3부작 다큐멘터리다. 촬영분량만 30분짜리 테이프 600여개, 일반인 90여명과의 인터뷰. 총 제작기간이 8개월이나 소요된 땀의 결실이다. 1부 ‘만남’편에서는 결혼을 둘러싼 이야기를 들어본다. 경제적인 이유로 이혼을 당한 정모(47)씨는 노숙자가 되어 거리를 떠돈다. 무능력한 남편을 미워했던 아내는 지금 파킨슨병에 걸렸다. 현재 정씨의 소망은 “이혼한 아내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주는 것”이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큰 좌절을 겪은 임모(50)씨는 간병일을 한다. 그녀는 “다음 생에서는 결혼을 안하고 싶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 가는 것”이라고 담담히 말한다. 2부 ‘나이’편에서는 자식의 독립과 직장 은퇴로 ‘중심에서 밀려난’ 노인들의 생활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은 이미 인생의 모든 것이 완성됐을 법한 시기에 새로운 시련과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2년 전 아내와 사별한 이모(61)씨는 “속죄하듯 매일같이 빨래를 해보지만, 아내의 빈자리가 쉽게 잊혀지질 않는다.”고 말한다. 3부 ‘꿈’편에서는 10대 아이들의 꿈과 아픔에 귀기울여 본다. 일반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 대안학교를 오게 된 아이, 음악이 좋아 밴드 활동에 빠져 사는 경기여고 학생, 어머니의 죽음으로 가출까지 하게 된 공고 재학생 등이 소개된다. 연출을 맡은 김현우 PD는 “나 자신이 30대 중반이 되도록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며 “성장통을 앓는 시청자들이 개인의 아픔을 사회적인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성장통’의 영상은 내레이션 없이 인터뷰로만 구성됐다. 흑백 스틸 사진으로 출연자들의 일상을 소개하고 애니메이션으로 스토리를 연결하는 전개방식이 인상적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부고] ‘노숙인들의 슈바이처’ 선우경식 요셉의원장 별세

    [부고] ‘노숙인들의 슈바이처’ 선우경식 요셉의원장 별세

    ‘노숙인들의 슈바이처’로 불려온 선우경식 요셉의원 원장이 오랜 항암 투병 끝에 18일 오전 4시 별세했다.63세. 선우 원장은 2005년 위암 판정을 받은 뒤 3년여에 걸쳐 항암 치료를 받았으며 최근 병세가 악화하면서 뇌사상태에 빠져 서울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1969년 가톨릭 의대를 졸업한 선우 원장은 1973년 미국으로 건너가 킹스브룩 주이스 메디컬센터에서 공부했다. 당시 미국의 저명한 병원들로부터 좋은 일자리들을 제안받았지만 모두 뿌리치고 귀국을 결심했다. 고국에 돌아온 뒤 한림대병원 의과대 교수로 잠시 근무했던 그는 1983년 당시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였던 관악구 신림동에서 무료 의술 봉사를 시작했다. 특히 1987년 8월 서울 영등포 역사 뒤편 ‘쪽방촌’에 요셉의원을 개원한 뒤에는 평생 영세민, 노숙자, 외국인 노동자 등을 치료하며 이들에게 ‘슈바이처’로 불렸다. 현재까지 요셉의원을 거쳐간 이들은 약 42만여명에 이른다. 선우 원장은 요셉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창간됐던 월간 ‘착한 이웃’ 창간호(2003년 5월)에 기고한 글에서 “이 환자들은 내게는 선물이나 다름없다. 의사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는 환자야말로 진정 의사가 필요한 환자 아닌가. 이렇게 귀한 일은 아무나 할 수가 없는 것이기에 나는 감사하고 이런 선물을 받았으니 보답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생 가톨릭 신자로 살아온 고인의 장례는 사회복지법인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장으로 치러진다.21일 오전 9시 천주교 서울대교구 명동 주교좌 성당에서 장례미사가 열린다. 빈소는 강남성모병원 영안실에 마련됐다. 장지는 경기도 양주 천주교 길음동성당 내 묘원이다.(02)590-2352.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노숙자 ‘마음치료’ 강좌 연다

    서울시가 새로운 인생설계를 준비하는 노숙인 등을 대상으로 철학과 역사 등 인문학 강의를 하는 등 실험적인 복지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서울시는 14일 노숙인과 저소득 소외계층이 자립의지를 키워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15일부터 ‘휴먼 서울시민, 인문학 강좌’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강좌는 6개월 과정으로 철학, 문학, 글쓰기, 역사, 예술 등 5과목으로 구성된다. 전체 프로그램 운영은 경희대에서 맡는다. 경희대 측은 “교육대상자들이 자신이 겪은 세상살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 교양과목 수준의 인문학 등을 이해하면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삶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올해까지 3회에 걸쳐 100명씩 300명을 교육한다는 계획이다. 한 기수(100여명)는 4개 반으로 구성되며 매주 두 차례씩 하루 2시간의 수업을 받는다.1개 반은 노숙인(25명)으로, 나머지 3개 반은 각 지역 저소득 중 신청을 통해 선발되며 매주 두 차례씩 하루 2시간의 수업을 받게 된다. 이 강좌는 미국 등에서 1990년대 중반부터 연 이른바 ‘클레멘트(Clemente)코스’다. 클레멘트 코스란 미국의 얼 쇼리스가 지난 95년에 소외계층을 위해 개설한 정규대학 수준의 인문학 강좌로 ‘노숙인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물질적 지원보다 스스로 아픔을 딛고 일어날 수 있도록 마음으로부터의 지원’이라는 것이 취지다. 조인원 경희대 총장, 이언오 삼성경제연구소 전무,‘즐거운 나의 집’의 소설가 공지영씨와 ‘접시꽃 당신’의 시인 도종환,‘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의 시인 정호승, 영화배우 정준호, 김선아씨 등도 강사로 나설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자치단체에서 노숙인과 저소득층을 위한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가난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불과 빵 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선택 4·9총선-마지막 유세전] 서청원 “오만한 권력 심판하자”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는 8일 “오만한 권력은 쉽게 무릎 꿇지도, 쉽게 변하지도 않는다.”면서 “심판의 날이 다가왔다.”고 호소했다. 대구 서구에 출마한 홍사덕 선대위원장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한 서 대표는 “박 전 대표를 도왔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불명예를 뒤집어 쓴 채 한나라당에서 쫓겨났다.”면서 “지난 10년간 야당생활을 하면서 고난과 역경을 견뎌 왔지만, 지금의 이 고통은 감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또 “자기 사람만 심는 ‘고소영 라인 인사’나 ‘강부자 내각’을 보면서 무엇을 생각하셨느냐.”고 되묻고는 “기호 6번을 지지하면 이명박 정부에 대한 경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서 대표는 영남 일대를 돌며 지원유세를 한 뒤 서울 영등포역 광장에서 전체후보 지원유세를 했다. 박근혜 전 대표 팬클럽인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이 낙선운동 대상으로 정한 전여옥 의원의 ‘영등포역 노숙자 정리’ 발언을 연상시키며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송영선 대변인은 “친박연대 후보 사퇴 뒤에 한나라당의 회유와 압박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마지막까지 한나라당에 날을 세웠다. 한편 친박 무소속 연대는 이날 부산 수영 유재중 후보 사무실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뒤 조건없이 한나라당에 복당하겠다.”고 선언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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