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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공사직원 봉사팀 운영 서울역 노숙자 크게 줄여

    “억지로 내보내도 늘어나기만 하던 노숙인들이 말 상대도 돼 주고, 치료도 받게 해주니 오히려 줄어드네요.” 한국철도공사 직원들의 ‘발상의 전환’이 서울역의 ‘골칫거리’인 노숙인들을 줄이는 효과를 낳았다. 서울지역 철도공사 직원들은 지난해 11월 ‘아웃리치(Out-reach)’라는 봉사팀을 만들었다.2003년 달려오는 기차로부터 어린이를 구하고 자신은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아름다운 철도인’ 김행균(45·서울지역본부 화물사령)씨 등 6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하루 2명씩 일과를 마친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서울역 주변의 노숙인들로부터 애로를 듣고, 아픈 사람은 병원에 데려가는 활동을 펼쳤다. 서울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불편케 했던 노숙인을 ‘단속 대상’에서 노숙인을 도움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로 인식을 바꾼 것이다.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skpark@seoul.co.kr
  • 일자리 갖기 참여 노숙인 140명 ‘자활의 첫발’ 성큼

    서울시는 3일 ‘노숙인 일자리 갖기사업’에 참여한 노숙자 1100명 가운데 140명(13%)이 보수를 더 많이 받는 일자리를 구해 자활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밝혔다. 운영하던 공장이 부도나 노숙생활을 하다 지난 2월초 서울시의 1차 사업에 참여한 김모(40)씨는 공사현장에서 100% 가까운 출석률을 보이는 등 성실성을 인정받아 시공업체인 ㈜유진컨스트텍에 월급 160만원을 받는 정규직원으로 채용됐다.외환위기 당시 주식투자에 실패, 이혼까지 한 다른 김모씨도 1차 사업을 통해 일하다 최근 만수건설 정규직으로 채용돼 월수입이 10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뛰고 고시원에 거처도 마련했다. 취업형태를 보면 단순일용직이 51명(36.4%)으로 가장 많고 건설기능직 30명(21.4%), 귀농 12명(8.6%), 요식업 10명(7.1%), 자영업 3명(2.1%), 기타 34명 등이다. 이중 8명은 정규직이 됐다. 근로능력과 자활의지가 약하거나, 개인사정이 있어 중도 포기한 사람은 105명이었다.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김민기의 ‘지하철’ 15번 봤다”

    “3000회 공연에 맞춰 가족을 다시 찾아 온 것 같습니다. 마치 집에 온 것처럼 말이죠.”(폴커 루트비히) “(한국에)와 준 것 만으로도 고맙습니다. 항상 마음 속에 빚을 지고 있습니다.”(김민기) 극단 학전의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 3000회 공연이 열린 29일, 독일 원작자인 그립스 극장의 폴커 루트비히 대표와 극단 학전의 김민기 대표가 만났다. 루트비히 대표는 2000년 ‘지하철 1호선’ 1000회 공연 때 저작권료 전액 면제 인증서를 선물로 줬고,2003년 2000회 공연 때는 단원들과 함께 김 대표가 작곡한 ‘아침이슬’을 노래해 객석을 감동시켰다. “김 대표의 ‘지하철 1호선’을 15번이나 봤습니다. 원작을 바탕으로 했지만 문학적 가치가 있는 고유의 작품이므로 저작권료를 받는다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지요. 저작권료 면제를 후회하고 있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겁니다.” 원작자의 관점에서 본 두 작품의 공통점은 멋진 사랑 이야기가 아닌 대도시의 현실을 다뤘다는 것. 그는 옌볜 처녀 ‘선녀’의 눈을 통해 실직가장, 가출소녀, 잡상인, 노숙인 등 1990년대 한국의 밑바닥 자화상을 무겁게만 표현하지 않고 관객의 웃음을 유발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보여줬다는 점을 ‘지하철 1호선’의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진보적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68세대’ 출신인 루트비히 대표는 1972년부터 그립스 극장 대표와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그립스 극장은 동화 속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라 환경, 노인, 장애인, 교육문제 등 사회현실을 냉정하게 보여 주는 소재들로 작품을 만들어 아동극과 청소년극, 사회성 짙은 연극으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루트비히 대표는 이날 오후 7시 학전그린 소극장에서 열린 3000회 기념식에서 한국과 독일의 문화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문화관광부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서울시 ‘노숙인 일자리 교육’ 현장의 목소리

    “일보다 일터에서의 편견이 더 견디기 힘들어요.” 6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민회관. 서울시의 ‘노숙인 일자리 갖기 프로젝트’ 2차 교육에 참가한 노숙인들은 지난달 6일부터 공사현장에 1차로 투입된 동료 노숙인들의 말을 빌려 이같이 우려했다. 이날 500명의 노숙인을 대상으로 이명박 서울시장의 특강이 끝나자 한 노숙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노숙인들이 건설 현장에서 냉대를 받고 있다.”며 해결책을 요구했다. 비슷한 건의가 여러 곳에서 쏟아져 한때 장내가 술렁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다양한 사람들이 건설현장에 근무하다 보면 처음에는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지만 며칠이 지나면 함께 잘 어울린다.”면서 “현장에서 누가 뭐라 해도 굳은 의지를 가지고 참고, 듣기 싫은 소리를 약으로 삼아 빨리 노숙인의 신분을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했다. 교육에 참가한 노숙인 김모(45)씨도 “쉼터에서 함께 생활하는 동료들이 일터에서 돌아와 작업장에서 인간적인 모멸감과 홀대를 겪었던 일들을 자주 이야기한다.”면서 “솔직히 일보다는 앞으로 겪어야 할 곱지 않은 시선이 더 두렵다.”고 털어놨다. 시 관계자는 “건설현장에 이들을 ‘센터인’ 또는 ‘쉼터 근로자’ 등으로 불러줄 것을 요구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비숙련공인 노숙인들을 건설 현장에 투입하다 보니 주변 교통정리나 자재관리 등 쉬운 작업을 맡겨 일부 근로자들 눈에는 놀고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이는 일부 현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뿐 대부분 공사현장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노숙인들이 건설현장에서 견디기 힘들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1차 사업에는 투입된 노숙인 600명 중 하루 평균 493명이 참여해 82.2%의 참여율을 보였다. 시는 다른 직장에 취업하거나 질병 등의 이유로 불참한 90여명을 다른 노숙인으로 대체할 방침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서울시 임대주택 소외계층에 공급

    서울시는 보유 임대주택 일부를 저소득층, 노숙인, 노인, 미혼모,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저렴하게 공급할 방침이라고 27일 밝혔다. 대상이 되는 임대주택은 시 산하 SH공사(옛 도시개발공사)가 관리하는 다가구 임대주택으로, 임대 기간 만료로 올해 안에 최대 390가구, 내년까지 620가구가 확보될 전망이다. 임대료는 월 10만원(300만∼500만원 보증금 별도) 수준이다.
  • [서울이야기] (39) 임대주택

    [서울이야기] (39) 임대주택

    외환위기 이후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한 서민 주거비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에서는 공공임대주택 100만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1988년의 영구임대주택 정책 이래 가장 획기적인 조치이며 만약 계획대로 전국적으로 100만호, 서울시에 10만호의 임대주택 공급이 완료될 경우 저소득층과 서민층을 위한 주거복지 정책기반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공공임대주택은 주로 법정영세민을 위한 영구임대주택과 저소득가구를 위한 50년 공공임대주택 및 국민임대주택으로 구분된다.50년 공공임대주택은 재정지원방식과 공급방식에 따라 50년 공공임대주택, 재개발임대주택, 주거환경임대주택 등 다양한 명칭으로 구분되지만, 저소득가구를 위한 임대주택이라는 점에서 공공임대주택으로 통칭할 수 있다. ●임대주택, 재고현황 2004년 12월 현재 서울시의 공공임대주택 재고량은 총 11만 5000호로 전체 주택재고량의 5% 정도이다.2006년까지 계획대로 10만호 공급이 완료될 경우 8∼9%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로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시행되었던 노원구, 양천구, 강서구와 재개발사업이 활발했던 성동구·동대문구 등 강북지역과 관악구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 참고로 많은 선진국들의 경우 공공임대주택이 전체 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은데, 국가에 따라서는 20%를 넘는 경우도 있다. ●임대주택, 수요? 공공임대주택 프로그램에서는 소득 4분위 이하 차가 가구를 정책대상가구로 규정하고 있다.4분위(도시근로자 소득 80%이하) 이하 가구 가운데 차가가구는 대략 66만 3000가구로 이 가운데 자산규모가 기초생활법상 최고 재산액을 초과하는 가구를 제외하면 최종적으로 50만가구 정도를 지원이 필요한 가구로 볼 수 있다. 이 중 절반정도를 공공임대주택 수요로 간주할 경우 대략 25만호 정도의 공공임대주택 수요가 있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2004년 서울·수도권 주민주거실태 및 정책수요조사 결과 공공임대주택 입주의사가 있는 가구는 소득 3∼4분위(도시근로자 소득 40∼80%)의 가구원수 4인이상, 현재 방 2개 12평 이하 거주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주택, 공급계획 현재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데 가장 큰 장애 요인은 택지부족 문제이다. 정부에서는 특별법 제정과 대규모 신도시개발을 통하여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필요한 택지를 상당부분 확보할 계획이다. 서울시에서도 그린벨트지역에서 택지 확보와 소규모 택지개발에 우선을 두고 있으나 가용택지부족으로 앞으로 임대주택 공급은 주로 재개발, 재건축, 뉴타운사업 등 기존주택 재정비사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택지지구의 경우 대부분 저소득층의 생활근거지와 상당히 괴리되어 있다. 또한 대규모 택지지역을 중심으로 한 집단적인 건설은 저소득층의 편중과 이로 인한 지역사회 및 기초자치단체 등의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기존주택지 재정비사업을 통한 임대주택공급은 보다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다가구 임대주택 2005년부터 정부는 최저소득계층이 현 생활권에서 보다 적은 주거비 부담으로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기존 다가구주택을 매입하여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입주대상자는 기초생활수급자,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20% 미만인 차상위계층, 모·부자가정 장애인가구 등이다. 이밖에 자활의지가 있는 노숙인, 쪽방거주자 등 단신계층을 위해서 단신자용 다가구주택도 운영할 계획이다. 그리고 다양한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그룹홈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활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그룹홈에 대한 공공주택서비스 지원은 사회복지네트워크와 연계를 통해 장애인, 보호아동, 노인, 미혼모, 성폭력 가정폭력피해자, 탈성매매여성, 가출청소년, 갱생보호가정 등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거복지정책과 사회복지정책의 연계에 관한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이밖에 전세를 통해 다가구주택을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중에 있다. 전세주택에는 기존의 입주대상자 이외에 소득이 전년도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의 50%인 부도임대주택 퇴거자나 신용불량자 가구까지 입주할 수 있다. 매입임대나 전세임대 모두 임대료는 영구임대주택의 임대료 수준으로 임대기간 2년에 2회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비영리단체의 경우 입주자임대료는 무료를 원칙으로 하고,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경비만 징수할 수 있다. ●임대주택 면적 현재 서울시 소재 임대주택은 12평 이하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4인 가구 최저주거기준인 12평 초과 주택은 9.7%밖에 되지 않아 주택면적의 확대가 시급한 형편이다. 좁은 주택면적은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가장 큰 불만사항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2004 서울·수도권 주민주거실태 및 정책수요조사’결과 적은 방수와 좁은 면적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장기적으로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해소가 주택정책의 주요 목표라고 볼 때 최소한 공공임대주택에서는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최저기준 충족을 위해서는 공공임대주택 면적을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전용면적 12평이하 주택을 30%로 축소하는 대신 그 이상 주택 비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임대주택, 입주자격 공공임대주택의 입주대상 자격기준은 영구임대주택의 경우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법정영세민을 주 대상자로 하고 있다.50년 공공임대주택은 당해 주택건설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세입자로서 청약저축가입자, 국민임대주택은 주택면적에 따라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50% 이하,70% 이하,100% 이하까지 다양하다. 따라서 영구임대주택에는 법정영세민이 주로 많이 거주하며, 공공 및 재개발임대주택에는 철거세입자와 청약저축가입자가 많이 거주하고 있다. ●임대주택, 임대료 2005년 현재 임대료는 영구임대주택의 경우 보증금 141만원∼268만원과 월임대료 3만 3000원∼5만 8000원 수준이며, 재개발·주거환경임대를 포함한 50년 공공임대주택 및 국민임대주택의 경우 보증금 471만∼1536만원에 월임대료 6만 5000원∼21만 7000원 정도이다.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료를 시장임대료와 비교하면 영구임대주택의 경우 평균 11∼13% 정도이고,50년 공공임대 및 국민임대주택은 약 33∼44% 수준으로 상당히 저렴하다. 이와 같이 시장가격에 비해 월등히 낮은 현행 임대료체계 때문에 일단 입주하면 다른 주택으로의 이주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가 하면, 반대로 부담이 매우 커서 체납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임대보증금 융자 현재 모든 유형의 공공임대주택은 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호 전환이 가능한데, 임대보증금의 부족으로 입주가 어려운 가구를 위해 서울시에서는 2002년부터 자체적으로 임대보증금 융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임대보증금 융자는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로 처음 선정된 가구와 기존 입주가구 중에서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50% 이하인 가구, 저소득 국가유공자 및 모자·부자가구, 재해로 인해 철거되는 주택의 세입자 등이 대상이다. 융자기준 및 금액은 임대보증금 900만원 미만은 300만원, 임대보증금 900만∼1100만원 미만은 400만원, 임대보증금 1100만원 이상은 500만원이다.2002년∼2005년 3월까지 약 1800가구가 평균 428만 5000원 정도의 융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주택, 통합운영해야 현재 공공임대주택은 영구임대, 공공임대, 재개발임대, 주거환경임대, 국민임대로 구분되어 있어서 공공임대주택의 통합 운영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영구임대주택에는 긴 대기자 명부가 있는 반면, 일부 재개발임대주택은 빈집이 다수 존재하는 상황이 바로 분리운영으로 인한 문제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또한 영구임대주택의 부족으로 인해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영구임대주택의 임대료보다 3배 이상 비싼 공공임대주택 임대료를 부담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최근 소득수준에 따라 임대료를 차등적으로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이렇게 될 경우 임대주택의 통합운영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전망이다. 장영희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서울이야기] (38)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서울이야기] (38)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얼마전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양극화 문제를 제기하면서 양극화, 특히 소득 양극화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실제로 한 일간지에서는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1994년 조사에서 70%이던 것이 작년 말 조사에서 56%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줄어든 중산층은 상류층으로 진급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빈곤층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과연 누가 빈곤층일까. 그 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빈곤층’의 정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중산층이 붕괴되었다거나 양극화가 심해져 빈곤층이 늘어났다고 말할 때의 빈곤은 상대적 빈곤의 개념이다. 이는 다른 사람에 비해 적게 가지는 것, 즉 상대적 박탈이나 불평등을 중시하는 개념이다. 반면에 가장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빈곤의 척도는 절대적 빈곤 개념이다. 절대적 빈곤이란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생활수준(이를 빈곤선(貧困線)이라고 한다.)조차 충족시킬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기초적인 생계조차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그 사회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바로 절대적 빈곤층이다. 절대적 빈곤은 생존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대부분 사회에서 복지사업의 일차적 대상은 이들 절대빈곤층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가장 가난한 절대빈곤층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이하 수급자)’들이다. 흔히 생활보호대상자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기존의 생활보호법이 1999년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으로 바뀌면서 보호대상자를 지칭하는 용어도 생활보호대상자에서 기초생활수급자로 바뀌었다. 부양해 줄 가족이 없고 소득수준이 정부가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수급자가 될 수 있다. 수급자가 되려면 동사무소에 신청하여 본인 및 부양가족의 소득과 재산에 대한 조사를 받아야 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중앙정부가 실시하는 사업이지만, 필요한 예산을 지방자치단체에서 분담할 뿐 아니라 수급자 신청접수에서 자격 심사, 급여 지급 등 거의 모든 업무가 자치구 및 동사무소를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가장 중요한 복지사업이기도 하다. 실제 동사무소 사회복지전문요원 업무의 대부분이 수급자 선정 및 관리라 할 수 있다. ●가장 가난한 계층 기초생활 수급자 기초생활수급자를 공식적으로 가장 가난한 절대빈곤층이라고 할 때, 서울에는 가장 가난한 사람이 2005년 말 기준으로 18만 6181명이 있다. 이는 서울시 전체인구의 약 1.8%에 해당하며, 전국의 수급자 비율 3.2%에 비해서는 60% 수준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서울에 기초생활수급자가 적은 것은 서울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라는 이유가 크다. 산술적으로 보면 ‘가난한 사람’도 그만큼 적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정부는 매년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저생활에 필요한 경비, 즉 최저생계비를 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수급자를 선정한다.2006년 정부가 발표한 최저생계비는 1인 가구가 월 41만 8309원,4인 가족은 월 117만 422원이다. 소득수준이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할 때,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최저생계비가 전국 공통이라는 점이다. 다시말해 2006년 기준으로 4인 가족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최저생계비는 서울에서 살건 산골에서 살건 상관없이 월 117만원이다. 서울은 다른 지방보다 일거리를 얻을 기회도 많고 일당도 더 높게 받기 때문에 최저생계비 기준인 월117만원 이상을 버는 사람이 더 많은 게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서울은 다른 지역에 비해 수급자 수가 적다. 그러나 서울에서 117만원으로 생활하는 사람과 시골에서 117만원으로 생활하는 사람 중 누가 더 어려운 생활을 할까. 시골에서는 월 117만원으로 4인 가족이 최저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주택가격을 비롯하여 서울의 높은 물가를 고려하면 서울에서는 최저생계비 기준보다 높은 120만원,130만원을 번다하더라도 최저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수급자로 지정되지도 못한다. 소득이 정부가 정한 최저생계비 수준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 서울에 실제 가난한 사람이 적어서라기보다는 수급자 여부를 결정하는 최저생계비 기준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제도상의 문제 때문에 수급자 비율이 낮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생계비 지원도 전국동일 수급자로 지정되면 일차적으로 생계비 보조를 받는다. 보조받는 금액은 본인의 수입과 가족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006년 기준 1인 가구에 월 32만 4909원,4인 가족에게는 월 95만 9424원이 지급된다. 수급자 자격을 결정하는 기준인 최저생계비가 전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계비 지원액도 전국이 동일하다. 즉, 서울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은 수급자로 지정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을 뿐 아니라 지원받는 생계비 액수도 서울의 높은 물가를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는 타지역에 비해 훨씬 적게 받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간 편차 때문에 전국 공통인 생계비 보조 이외에 지방자치단체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 서울시에서는 저소득 시민을 대상으로 명절이나 월동기 등 추가 지출요인이 많은 시기에 현금 또는 현물지원을 하고 있다.2005년 기준으로 서울시는 연 2회 추석과 설날에 가구당 3만원씩 명절위문품을 전달하였으며, 월동대책비(연료비 및 양곡구입비) 명목으로 가구당 5만원을 지원하였고, 자녀교육 경비로 중고생은 연 27만 6000원, 초등학생은 연 2만 5000원을 지원했다. 또한 긴급구호비로 1인당 1회에 한해 7만 4000원, 그리고 결식학생 급식비로 한 끼당 2500원을 지원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지원액수도 적을 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일회성 지원이기 때문에 부족한 생계비 지원액을 보충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지역별 분포 전통적으로 서울에서 저소득층 지역이라고 하면 봉천동, 신림동 같은 달동네를 떠올렸지만, 이제 봉천동, 신림동은 더 이상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동네가 아니다. 재개발로 고층아파트들이 들어서고 많은 주민들이 중산층으로 바뀌어 버렸다. 대신에 대규모 영구임대아파트 단지가 새로운 저소득층 밀집지역이 되고 있다. 수급자들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혜택 가운데 하나가 영구임대아파트 입주자격이다. 서울에서 영구임대아파트가 가장 많은 곳은 노원구와 강서구이다. 정부가 강서구와 노원구에 아파트 단지를 건립하면서 영구임대아파트도 대단위로 함께 지어 이 지역에 기초생활수급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 서울의 전체 수급자 18만 6000명 가운데 11.5%에 해당하는 2만 1000여명이 노원구에 거주하여 노원구는 수급자가 가장 많은 자치구가 되었다. 그 다음으로는 10.5%에 해당하는 1만 9000여명이 강서구에 살고 있다. 수급자들은 여러 가지 복지사업의 우선 서비스 대상이기 때문에 수급자들이 많이 사는 노원구와 강서구에는 자연스럽게 사회복지관이나 노인복지시설과 같은 각종 복지시설도 가장 많이 들어서 있다. 반면에 서초구는 수급자가 2900여명으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수급자가 가장 적은 자치구다. 부자들이 많이 산다는 강남구에도 8000여명의 수급자가 있는데 이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7번째로 많은 것이다. 강남구에 수급자가 많은 것은 수서지구에 대단위 영구임대아파트 단지가 있기 때문이다. ●수급자 개인특성 최근 서울복지재단의 의뢰로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서울시 저소득층 복지수요를 조사해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수급자 가구의 가구주 가운데 55.5%가 여성이고,52.4%는 60세 이상 고령자이며,33.4%는 장애를,45.8%는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종학력이 초등학교 졸업 이하인 가구주가 58.3%이고,79.9%는 현재 미취업 상태이다. 한 가구의 경제수준은 가구주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이러한 조사결과는 절대빈곤층 가운데 상당수가 고령자나 장애인으로 근로능력이 없을 뿐 아니라, 학력과 건강상태도 좋지 않아 취업도 어려운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 ‘여성, 고령, 장애인 등에 대한 차별 때문에’(37.1%),‘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23.5%)를 들어 경제활동 참여가 어렵다는 것을 호소하고 있다. 향후 3년간 경제상태가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도 4.2%에 불과하여 이들이 빈곤상태에서 벗어날 가능성 또한 높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 정부 이후 복지정책에 있어 생산적 복지를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생계비를 지원하기보다는 이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궁극적으로 정부의 복지사업 대상에서 벗어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일하는 복지를 지향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위의 조사결과에서 나타나듯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는 경제활동에 참여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일자리 창출, 직업훈련, 자활지원사업 등 일하도록 만드는 복지정책도 필요하지만 기초생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생계비를 지원하는 것도 여전히 필요한 복지정책이다. 사회 일부에서 가난한 사람에게 생계비를 보조하고 무료식사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일방적인 지원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렇지만 국민에게 최소한의 기초생활을 보장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라면, 비록 밑 빠진 독이라도 계속 물을 부어 주어야 한다. 이 독이 깨지도록 방치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생산적 복지도 병행해야 한다. 최근 서울시에서 노숙인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준 것은 생산적 복지의 의미있는 진전이라 할 수 있다. 김경혜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사회부 선임연구원
  • 뉴욕서 9년째 길거리 사물공연 박봉구씨

    뉴욕서 9년째 길거리 사물공연 박봉구씨

    |뉴욕 김유영특파원|“두둥∼두둥∼두두둥∼” 지난해 12월말 뉴욕 맨해튼 42번가-타임스퀘어 지하철역 부근. 뉴요커들의 분주한 발걸음 소리가 숨가쁜 장구 장단에 묻혀버렸다. 외국인일까, 한국인일까…. 겹겹이 싸인 구경꾼들의 어깨 너머로 들여다봤다. 상모 위로 경쾌하게 돌아가는 흰색 끈이 간신히 보였다. 신명나는 사물놀이에 흑인들도 덩달아 춤을 춘다. 여기저기서 ‘브라보’ ‘쿨’ 등의 감탄사가 쏟아졌다. 어느새 장구통에는 1달러짜리 지폐가 수북하게 쌓였다. 주인공은 뉴욕에서 9년째 길거리 공연을 벌이는 박봉구(37·Vongku Pak)씨. 박씨는 뉴욕 지하철 공연가들의 연합체인 ‘뮤직 언더 뉴욕(MUNY)’에 소속된 최초의 한국인이다. 공교롭게도 연극 ‘이발사 박봉구’의 주인공 이름과 같다. 주인공이 진정한 이발사가 되겠다면서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로 온 것처럼, 그도 1998년 큰 뜻을 갖고 뉴욕에 왔다. 그것도 한국에서 중앙국악관현악단의 상임단원 자리를 박차고서. ●팔도 누비며 사물놀이 배워 1987년 대학에 입학한 박씨가 사물놀이를 시작한 것은 대학교에 들어가면부터. 당시 민중가요와 풍물놀이에 익숙했던 일반 대학생처럼 박씨도 탈춤반에 들었다. 이후 점점 소리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전국 방방곡곡의 풍물놀이 대가들에게 악기를 배웠다. 호남우도굿 대가인 김영순 선생에게 장구를, 안성남사당 풍물불놀이 보전회 상쇠였던 김기복 선생에게 꽹과리를, 경기도립국악단 지도위원인 조갑용 선생에게 사물놀이 전반을 배웠다. 하지만 수업을 소홀히 한 탓에 학교를 그만두게 됐다. 이후 민요연구회, 연희굿패 광대, 안성남사당 등을 거쳤다. 그러나 뭔가 허전한 공백을 메우지 못한 그는 더 큰 세계로 가고 싶어 유학길(뉴욕시립대에서 연극 전공)에 올랐다.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거리에서 북치고 장구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문제는 한국에서 벌어둔 돈도 없고 맨땅에 헤딩하듯 ‘빈 손으로’ 뉴욕에 왔다는 사실이었다. 닥치는 대로 건설현장의 막일과 식당 웨이터, 바텐더 등의 일을 했지만 시간당 6∼10달러의 수입으로는 어림없었다. 뉴욕 물가가 워낙 비싸서 학비·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무리였다. 결국 ‘생존’을 위해 거리공연에 나서게 된 셈이다. 물론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를 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경험을 쌓으려는 목적도 있었다. ●“거리공연은 민주적이다” 그는 연극과 뮤지컬의 중심지인 브로드웨이에서 거리공연을 시작했다. 거리는 그야말로 ‘새로운 학교’였다. 공연을 하면서 만난 사람을 따라가 나이트클럽이나 게이바에서 장구를 연주해보기도 했다. 거리 공연자들은 브로드웨이의 A급 배우부터 노숙인 수준의 연주자까지 다양했다. 길에서 갈고닦은 경력으로 토니상을 수상한 배우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거리공연이 녹록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경찰이 오면 쫓겨나고, 옆 골목으로 가서 하면 다른 공연자가 텃세를 부렸다. 뉴욕에서 공공장소 공연을 하려면 허가증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초기에 공연을 그만하라는 경찰의 말을 못알아 들어서 벌금을 물기도 했다. 그래서 지하철에서 공식적으로 연주를 할 수 있는 ‘뮤직 언더 뉴욕’이라는 프로그램에 응시해 오디션을 봤다.2년에 걸쳐 두번이나 고배를 마신 끝에 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나서 합격하기에 이르렀다. 박씨는 “거리공연이야말로 가장 민주적인 공연 방법”이라고 말한다. 형식과 제약, 비용이 없이도 원하는 모든 것을 시도할 수 있는 데다 관객의 숨결을 코앞에서 느끼면서 관객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거리공연은 미리 돈을 내고 공연을 보는 게 아닙니다. 공연자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여야 관객이 감동의 크기만큼 돈을 냅니다. 그런 면에서 뉴요커들이 제게 건넨 1달러들은 예술성에 대한 투자로 생각합니다. 거리공연자로 살아남기 위해서 실력도 검증되어야 하니까요.” ●“최다 관객 동원 한국인” 박씨는 농담삼아 ‘뉴욕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한국인’이라고 말한다.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큰 극장이 꽉 차봤자 2000석 정도지만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공연하면 수만명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지난해 여름 학교를 졸업하면서 ‘유럽 17개국 순방공연’을 떠났다. 물론 초대해 준 사람이 없는 ‘거리공연’이었다. 여행비용의 80%를 현지 공연 수입금으로 충당했다. 올 봄에는 컬럼비아 대학의 음악회, 뉴욕주립대학 행사 등에 참가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자신이 연출한 연극을 오프브로드웨이에 올릴 계획도 잡고 있다. “뉴욕이 예술도시라고 해도 우리 소리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편입니다. 무림강호의 고수를 찾아다니면서 공력을 평가받는 무예인처럼 저는 뉴욕의 언더그라운드 ‘예술강호’들을 찾아 한수 가르침을 청할 겁니다. 우리네 남사당패가 거리를 떠돌면서 배웠으니까요.” 박씨는 ‘길 떠나는 자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남기고 뉴욕의 한복판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carilips@seoul.co.kr ■ 박봉구씨는 ▲1998년 뉴욕 유학 ▲2000년‘링컨 센터 아웃오브도어 페스티벌’(에버리피셔홀, 링컨센터)출연 ▲2001년 뉴욕 길거리 공연예술과 연합단체인 ‘뮤직 언더 뉴욕’ 회원가입 ▲2003년 단편영화 ‘아나그노리시스’ 감독 ▲2004년‘할렘 서머 재즈 페스티벌’ 2004 참여 ▲2005년 뉴욕시립대학 브루클린 컬리지(연극전공) 졸업 ▲2005년‘뉴저지 필하모닉 갈라 콘서트’(카네기홀) 참여 ▲2005년 독립영화‘회상’(뉴욕)출연 ▲2005년 유럽 단독 공연투어
  • [구청장 현장인터뷰] 유영 강서구청장

    [구청장 현장인터뷰] 유영 강서구청장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서울시 자원봉사센터를 찾았는데 강서구 자원봉사센터를 적극 추천했어요.” 양천구 목동에 사는 이계향(45)씨는 거주지가 아닌데도 강서구 자원봉사센터에서 일한다. 이처럼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자원봉사자 관리와 운영에서 강서구가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강서구는 서울시 자원봉사인센티브 평가에서 5개구에 주는 우수상을 3년 연속 받았다. 현재 강서구민 10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자원봉사원으로 등록, 활동하고 있을 정도다. 강서구 자원봉사센터는 1995년 유영 현 강서구청장이 민선 1기 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 만들어졌다. 유 구청장은 “미국에서 자주 드나들었던 도서관에 직원이 200∼300명이나 되는데 이 가운데 2∼3명만 도서관 정식 직원이고 나머지는 모두 자원봉사자라는 사실을 알고 놀란 적이 있다.”면서 “미국인의 절반이상이 자원봉사자로 활동, 사회에 기여하면서 내 고장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고, 미국의 힘은 여기서 나온다.”고 자원봉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어 “유학생 때 알게 됐던 선진국의 자원봉사를 우리나라에서도 이뤄보고 싶어 자원봉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강서구는 서울에서 저소득계층이 두 번째로 많은 자치구여서 시범실시를 하기에도 적합했다.”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바쁜 일정에도 구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자원봉사센터를 자주 들른다. 지난 3일에도 유 구청장은 자원봉사센터를 찾았다. 단위봉사대인 실타래와 염창동 자원봉사부녀회의 간담회가 이뤄지고 있었다. 이날 간담회는 자원봉사를 통해 느낀 소감 등을 함께 나누는 시간. 이들은 주로 영등포역 주변에서 노숙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거나 미인가시설에서 노인을 돕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의 대화 내용은 다소 예상밖이었다. 봉사활동과 가정의 화목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고등학생인 재훈이가 봉사활동을 한 뒤 남편과 내 말을 잘 따라요. 거리에 내몰린 사람들을 만나면 부모님의 고마움을 느낀대요.”“남편도 봉사활동하겠답니다. 엄마랑 애들이 봉사활동에 대한 대화를 많이 하니까 끼지 못 해 속상하답니다.” 실제 처음엔 자원봉사자 가운데 내신성적에 반영되는 봉사활동점수를 얻기 위해 자녀와 함께 참여한 학부모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여기서 얻는 가장 큰 기쁨은 점수가 아닌 가족간의 공통 관심사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유 구청장은 “요즘 학생들은 공부도 해야 하고 봉사도 해야 하고 고생이 많다.”면서 “그러나 학생들의 인성교육에는 자원봉사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거들었다. 11년 전 자원봉사센터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센터에 가입한 10개 종합복지관에 속한 봉사원 수는 모두 800여명. 현재는 5만 5000여명이 활동중이다. 강서구민이 55만 20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10명중 1명은 자원봉사자인 셈이다. 유 구청장은 자원봉사자 수가 급증한 배경에 대해 자원봉사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와 구민간의 입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센터에는 늘 자원봉사의 손을 필요로 하는 복지관과 시설, 종교단체 등 모두 46곳과 자원봉사를 원하지만 찾아갈 곳을 잘 모르는 중산층의 가족 등 봉사자들이 등록돼 있다.”면서 “월 한차례 발행되는 구정소식지 까치뉴스와 입소문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유 구청장은 “전국 30여개 자치단체가 이 네트워크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정부 예산만으로는 영세민을 돕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내 고장은 내 손으로 일군다.’는 자원봉사자의 활동이 잘 이뤄질 때 주민들의 내 고장 사랑이 생겨 선진국처럼 풀뿌리 민주주의가 잘 이뤄진다.”며 행정 철학의 일단을 내비쳤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출생 1948년 전남 여수 ▲학력 서울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졸업,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외교학 석사,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 석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국제정치경제학 박사 ▲약력 서울대 총학생회장, 펜실베이니아대 외교연구원,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연구조정실장, 재무부 관세심의위원, 경제기획원 경제개발계획 자문위원, 민선1기 강서구청장, 펜실베이니아대 동아시아학과 초빙교수, 민선3기 강서구청장 ▲가족 황남채씨와 1남 1녀 ▲취미 등산 ▲기호음식 김치찌개 ▲주량 소주 한 병 ▲애창곡 애모
  • “노숙인 아닌 이름 석자로 불리고 싶다”

    “노숙인 아닌 이름 석자로 불리고 싶다”

    1일 오전 8시 용산구민회관. 서울시가 처음으로 추진하는 ‘노숙인 일자리갖기 프로젝트’에 참여할 노숙인 1000여명이 새벽부터 몰려들어 구민회관 앞 인도를 가득 메웠다. 오전 8시30분, 구민회관 입장이 시작됐다. 간단한 참가 신청 절차를 마친 노숙인들에게 옷 한벌과 점심 식권 한장이 주어졌다. 오리엔테이션 기간 동안 이들은 ‘하이서울’마크가 새겨진 푸른색 모자와 유니폼을 입는다. 시는 이들에게 소속감을 심어주려 유니폼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체면 버리고 재기 성공하라.” 오전 10시30분, 노숙인들과 똑같이 푸른 유니폼을 입은 이명박 서울시장이 첫 연사로 나섰다.“모자를 조금만 올려써봐요. 얼굴이 안 보여요.”라며 강연을 시작한 이 시장은 “모자를 눌러쓰고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 아직 정신을 덜 차렸습니다.”라는 직언을 쏟아냈다. 이 시장은 하루 한끼도 못 먹었던 10대 시절, 환경미화원으로 일했던 대학 시절 등 거지와 다를 바 없었던 젊은 시절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 시장은 “기업은 동정하는 마음으로 직원을 뽑는 곳이 아닙니다.”라면서 “교회나 복지회관에 다니며 밥을 얻어먹으려면 차라리 굶고, 일할 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또 “시는 여러분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자립하겠다는 약속을 해주길 당부했다. ●“아기 분유값이라도 벌고 싶다.” 이 시장의 강연을 경청하며 간간이 박수를 보냈던 박모(53)씨.20년 전 결혼에 실패하고 혼자 살아온 박씨는 IMF 외환위기 때, 기능공으로 일해왔던 공장에서 쫓겨났다. 쉼터 생활이 올해로 8년째인 박씨는 “나도 이명박 시장만큼 못살았다. 이번만큼은 꼭 내 일자리를 찾아 노숙인이 아닌 내 이름 석자로 불리고 싶다.”며 재기의 의지를 다졌다. 15개월 젖먹이 아이와 함께 공원 등지에서 6개월 가까이 노숙을 했던 김모(33·여)씨도 서울시의 첫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며 빚더미에 앉은 김씨는 “남편도 노숙인이 돼 거리를 떠돌고 있다.”면서 “아기 분유 값이라도 벌고 싶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기업들 “노숙인들 일하는 것 지켜봐요.” 기업 관계자 50여명도 참석했다. 이들은 노숙자들을 아직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지만 사회복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크기에 우선은 이들은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SH공사 이철수 사장은 “사회 복지 차원에서 노숙인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120명 정도를 우선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산산업개발 박현우 관리과장은 “일단 3명에게만 일자리를 주고 결과가 좋으면 협력업체에도 이 인력을 전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숙인들은 1∼4일 나흘 동안 용산과 중구 구민회관에서 특별정신교육, 안전교육, 건강관리, 참여기업 사업설명회 등 교육을 마치고 6일부터 은평뉴타운 건설 현장 등 147개 기업에 투입된다. 임금은 통상적인 공사장 일용인부 임금의 최저액인 5만원을 기준으로 해 시가 50%인 2만 5000원을, 건설회사가 나머지를 댄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서울 노숙인600여명 새달부터 일터로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서울시가 노숙인들의 일자리 찾아주기에 나섰다. 단순한 숙소제공 등의 지원으로는 이들의 ‘홀로서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인식에 따른 것이다. 시는 이들을 위해 임금의 절반가량을 지원할 계획이다. 일당은 5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시범적으로 600여명이 투입된다. 시에서 파악하고 있는 시내 노숙인은 1월 현재 64개 쉼터 등에 입소한 시설입소 노숙인 2653명과 서울역·영등포역 등의 거리 노숙인 475명 등 모두 3128명. 일자리 제공은 우선 생활기반이 안정된 쉼터나 상담보호센터 등 시설 입소 노숙인을 대상으로 하게 된다. 물론 거리 노숙인들도 시설에 입소할 경우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 시는 1단계로 다음달부터 4월까지 뉴타운 사업현장 120명과 시 건설안전본부 공사 현장 200명, 지하철 건설공사 현장 200명, 상수도사업본부 공사 현장 80명 등 하루 600개의 일자리를 마련한다. 이어 2단계로 연말까지는 1단계 성과를 토대로 하수도 준설사업 등 소규모 시 사업장, 자치구 사업장 등으로 대상을 확대, 하루 1200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임금은 통상적인 공사장 일용인부 임금의 최저액인 5만원을 기준으로 해 시가 50%인 2만 5000원을, 민간 건설회사가 나머지를 대기로 했다. 시는 이 사업에 연말까지 57억원을 투입한다. 건설사 부담분을 합치면 모두 114억원이 소요된다.시는 다음달 1일 용산구민회관에서 이 사업에 참여할 노숙자와 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설명회를 갖는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꽃동네에 핀 ‘감동의 仁術’

    꽃동네에 핀 ‘감동의 仁術’

    인생은 60부터라고 했던가. 예순여섯 나이에 소외된 환자들을 찾아 인술(仁術)로 펼친 소박한 ‘인생 2막´. 최일영(한양대 명예교수) 박사의 실천하는 사랑이 주는 잔잔한 감동이다. ●간호사없이 환자 고름짜는 일까지 장애인, 노숙자, 독거노인, 버려진 아이 등 사회에서 소외된 2000여명이 함께 모여 사는 충북 음성군 맹동면 꽃동네. 최 박사는 지난해 9월5일 40년간의 한양대병원 생활(혈액종양내과)을 마감하고 이곳에 있는 인곡자애병원으로 내려왔다. 정년퇴임을 한 지 꼭 닷새 만에 짐을 쌌다. 오랫동안 꿈꿔 왔던 소외된 이들을 위한 무료진료. 친구들은 “늘그막에 무슨 고생을 하려느냐.”며 그를 만류했다. 하지만 최 박사에게 이런 말들은 무의미했다. 유명 대형병원의 스카우트 제의도 단 한마디로 거부한 그였다. 꽃동네 사람들은 고단했던 인생역정만큼이나 병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입원환자만 120여명. 병원은 늘 환자들로 북적인다.13일 오후 회진하는 그를 만나기 위해 기자는 신발을 벗어야 했다. 병상이 부족해 바닥까지 환자가 들어차 있어 신발을 신고 병실에 들어설 수 없었다. “처음 이곳에 와 한 환자를 입원시켰는데 정작 병실에 그 환자가 안 보이더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침대 사이 바닥에 누워 있더군요. 이곳 현실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지요.” ●60대 중반에 맞은 주말부부 생활 그의 숙소는 인근 마을에 마련된 20평 남짓한 허름한 아파트.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이어지는 진료. 주말에야 경기도 분당의 집으로 갈 수 있다. 유명 대학병원의 내과과장·주임교수라는 직함은 그저 과거 일이다. 회진 때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잡무를 챙기던 후배 의사들도, 하늘 같이 모시던 제자들도 없다. “의료환경이 대학병원과는 비교도 안됩니다. 일손이 달리다 보니 고름을 짜내고 환부에 찬 물을 빼내는 일, 거즈를 가는 일 등 수련의들이 해온 일까지 모두 제가 하지요.40년 전 초보 때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알코올 중독자부터 고혈압, 당뇨, 결핵까지 다양한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하얗게 먼지 않은 의학서적을 다시 뒤적거려야 한다. 혈액종양 분야의 권위자가 초보 레지던트 생활을 하는 셈이다. ●노트에 노인환자·장애인 애환 가득 “이곳 환자들은 불평이나 불만에 익숙해 있지 않습니다. 자기들이 무료로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미안함, 또 치료를 받는 것만으로도 호강하는 것이란 생각이 강하지요. 그게 저를 더 마음 아프게 합니다.” 하지만 자기표현이 부족한 환자는 의사를 힘들게 하는 법이다. 환자가 어디가 안 좋은지 아는 것이 진료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는 4개월간 이곳 생활을 하면서 병명과 진료기록은 물론 환자별 특징까지 노트에 빼곡하게 정리했다. 일기처럼 써내려가는 노트에는 환자들로부터 들은 절절한 사연들이 가득하다. 소외된 이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외환위기의 여파로 멀쩡한 가장들이 노숙자로 내몰리던 1999년. 그는 서울 문래동의 4층 건물을 임대해 노숙인이 살 수 있는 쉼터 ‘자유의 집’를 마련하고 밤마다 그들의 건강을 돌봤다. 그러기를 5년여. 늙은 스승의 왕진에 서서히 제자들이 동참했다. 비슷한 때 시작한 몽골 의료선교활동도 그가 매년 빼놓지 않는 여름휴가 일정이다. 최 박사의 아들도 내과 전문의다.“아들이 아비처럼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작은 희망입니다. 부모로서 묵묵하게 실천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언젠가는 스스로 느끼겠지요.” “사람들에게 뭔가 줄 수 있어 더없이 행복합니다.”그가 몸으로 느끼고 있는 60대의 인생예찬이다. 글 음성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춤으로 마음치료 ‘춤세라피’

    춤으로 마음치료 ‘춤세라피’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춤, 춤세라피를 추세요. 춤을 추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마음의 상처도 치료할 수 있답니다. 여기에 푹 빠진 마니아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실직과 이혼 등 누구나 살면서 겪게 되는 아픔과 기억을 춤으로 치료했다고 합니다. 마니아들은 한번만이라도 정신과 몸에 집중하고 자연의 리듬에 맞춰 흔들어보라고 권합니다. 춤 추는 방법이 특별한 것도 아닙니다. 그냥 마음가는 대로 흔들어보세요. 그럼 준비됐습니까.‘셸 위 댄스….’ 글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둥두둥∼딱딱딱 둥두둥∼딱딱딱”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화이트댄스 센터. 경쾌한 북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10명의 춤꾼들이 유별나게 춤을 추고 있었다. 신경랑(36·교사)씨는 여기저기 주먹을 날렸다. 박재나(35·댄스강사)씨는 손날로 칼질을 하는 춤을 췄다. 갑자기 털썩 눕더니 “엉엉∼앙앙∼” 울기 시작했다. 강모(48·주부)씨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는 아픈 듯 “윽윽∼”신음소리를 냈다. 모두들 특이한 동작들을 이어갔다. 하지만 주변 사람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완전히 몰입된 상태였다. 이들은 춤세라피 마니아들이다. 춤세라피는 춤과 ‘치료’를 뜻하는 세라피(therapy)의 합성어로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춤이다. 이들은 매주 한 차례, 한 달에 한 차례 합숙까지 하며 춤을 춘다. 심리 상담치료 워크숍 등을 통해 춤세라피를 알게 된 이들은 춤세라피를 한 뒤 아픈 상처가 잊혀졌고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바닥에 누워서 몸을 떠는 춤을 추던 양모(34·상담원)씨. 그는 지난해 이혼한 뒤 생긴 우울증을 춤으로 극복했다.“8년 동안 남편은 심한 간섭을 했어요. 매일 만난 사람을 캐묻고 주말에 외출도 못하게 했죠. 지난해 이혼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게 어려웠는데 이 곳에서 춤을 추고 안정을 되찾고 성격이 밝아졌어요.” 김모(48·주부)씨는 실직 때문에 폐쇄적인 성격이 됐지만 최근 밝아졌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듣는다고 했다.“10년간 다녔던 회사를 반강제적으로 그만두고 회사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 때문에 예민해지고 때론 우울하기도 했는데 춤세라피 덕분에 긍정적으로 변했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춤세라피는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무용심리치료를 변형시킨 심리치료 프로그램이다. 무용심리치료와 달리 안내자가 언어로 유도하지 않고 혼자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 과거 기억속으로 빠져든다. 박선영 화이트댄스 센터장은 “누구나 마음의 상처가 있습니다. 환자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의 마음도 춤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생각에 춤세라피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춤세라피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무용심리치료는 안 좋은 일이 생겼던 당시의 기억속으로 유도, 잠재의식 속에 억눌려 있던 말과 행동을 하게 합니다. 성폭행을 당했던 환자는 그때의 기억에 몰입되면서 갑자기 때리고 욕을 하죠. 그러나 춤세라피는 땅과 물, 불, 바람 등 자연 특성이 담긴 리듬에 맞춰 춤을 추면서 무의식에 빠져 과거를 떠올립니다. 그러면 그때 못했던 말과 행동을 하면서 안 좋은 감정이 해소됩니다. 자신을 괴롭혔던 상사한테 큰소리를 지르는 식으로….” 그는 1995년 영국에서 무용심리치료를 전공하던 중 마음의 병이 심각한 일반인도 적지 않다고 생각해 춤세라피를 만들었다고 한다.“무대에서 춤 추면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는데 신경을 써 몸 속으로 빠지지 못 합니다. 하지만 몸에만 집중하고 추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자기 안에 빠집니다. 이런 춤의 성질과 무용심리치료를 응용했습니다.” 이 곳 춤세라피 마니아들은 마음의 상처만 치료하는 데 힘쓰는 건 아니다. 이 가운데는 상대적으로 마음의 병이 더 깊은 소외된 자들을 위해 각자 춤세라피 워크숍을 하는 이도 적지 않다. 장동현(39·상업)씨는 일주일에 한 차례 서울 송파구의 한 장애인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들에게 춤세라피를 가르친다. 장씨는 “한 장애인 친구로부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경우 마음 속에 억눌린 감정이 많다는 걸 알았다.”면서 “장애인들이 춤세라피를 하면 가슴이 후련해진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강순옥(47·주부)씨는 “노숙인 쉼터에서 가끔 워크숍을 갖는데 남편의 폭력을 못 견뎌 집을 나온 여성 노숙인이 춤세라피를 하자 그의 아들이 ‘우리 엄마가 행복한 표정을 짓는 걸 아주 오랜만에 봤다.’고 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수녀인 노은주(40)씨는 성매매 여성들을 위한 춤세라피 워크숍에 함께 참여하기도 하는 등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춤을 통해 치료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그곳에선 이름대신 별명으로 통한다 춤세라피 마니아들의 점심시간.“바람님은 뭐 좋아하세요.”“김치찌개”, “사랑님은요”“저도 같은 것”,“붕붕님은”“나는 보쌈”,“박 기자님은요.”“…” 서로의 호칭을 ‘바람님’‘붕붕님’ 등으로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소외감을 느겼다. 춤세라피 마니아들은 서로를 별칭으로 부른다. 별칭은 서로 친숙함의 표현이라고 한다.‘햇빛’‘바람’‘감동’ 등 별칭도 다양하다. 그럼, 별칭은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별칭은 스스로 소망 혹은 이상 등을 담는다고 한다. 또 쉽게 부를 수 있고, 빨리 친해질 수 있는 이름도 사용한다. 휴일인 8일 점심으로 삼계탕을 함께 먹은 남숙영(25)씨 별칭은 ‘맑음’이다. 남씨는 ‘맑음’이라고 한 이유에 대해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맑음’이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돈돈돈 하는 게 싫더라고요.”라며 웃었다. 주로 청소년 대상의 춤세라피 워크숍을 하는 ‘붕붕’의 원래 이름은 신차선(34). 신씨는 ‘차선’이라는 이름 때문에 학생들에게 놀림을 자주 받았다. 가령 “선생님은 차선을 잘 지키세요?”“1차선 좋아해요, 아니면 2차선 좋아해요.”라는 식이다. 한 학생한테 “선생님 아침에 버스가 차선을 안 지키고 붕붕붕 가버렸어요.”라고 들은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때 학생들은 배꼽을 잡았고, 그 뒤 신씨는 학생들이 좋아할 수 있는 ‘붕붕’을 별칭으로 삼았다고 했다. ‘수녀님’ 노은주(40)씨는 ‘보름달’. 그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보름달을 별칭으로 삼았다. 먼저 “얼굴과 눈, 코가 보름달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주변에서 이름을 까먹지 않도록 지었다.”고 말했다. 다른 이유에 대해선 “한가위나 대보름날, 여성들이 강강술래를 하며 갈등을 풀었는데 사람들이 갈등을 해소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보름달로 했다.”고 말했다. 어느 덧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면서 박선영 센터장은 “박 기자님도 이름 하나 지으라.”고 농을 건넸다.“저는 바다요. 그런데 같은 이름이 많지 않을까요.”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박 센터장은 “그럼 푸른 바다나 넓은 바다처럼 앞에 수식어를 붙이면 된다.”고 해 “나는 제주도를 좋아하니까 ‘제주바다’로 하겠다.”고 했다. 별칭이 생기면서 동질감이 느껴졌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프로그램이 궁금하다 춤세라피는 ‘춤과 마음’‘춤과 셀프(self)’‘춤과 에고(ego)’등 모두 3단계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2단계까지 배우면 혼자 집에서도 할 수 있다. 1단계는 춤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다. 춤에 어색한 사람이 적지 않다. 동작이 생각처럼 안 되고, 주변 사람이 신경 쓰인다. 먼저 작은 동작부터 한다. 손가락으로 허공에 여러가지 사물을 그림으로 그려본다. 다시 팔로, 어깨로, 머리로 그린다. 또 바닥 위에 큰 전화번호판을 상상한 뒤 집 번호나 친구 번호를 발로 번호판을 누른다. 이 방법 등을 포함해 20여가지 방식으로 춤을 추는 법을 배운다. 2단계는 몸 속에 의식을 빠지게 하는 훈련이다. 몰입이 잘 되면 잠재의식에 있는 과거 기억과 일찍 만난다. 이 단계에서 춤 출 때 음악이 필요하다. 물(水), 땅(地), 불(火), 바람(風)의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든다. 물 리듬은 흘러가는 리듬이고, 땅 리듬은 끊기는 리듬. 불 리듬은 폭발하는 리듬. 바람 리듬은 고요한 리듬이다. 각 리듬은 순서대로 일정시간 들린다. 춤을 출 때 몸에 집중, 전념하면 마음이 평온해진다.3단계는 메시지가 나온다.“유아기로 돌아가라.”혹은 “청년기로 돌아가라.”는 등의 메시지에 의해 특정 시간대로 돌아가는 적극적 명상이다. 명상을 통해 과거를 떠올린다. 1∼2단계를 배운 뒤 물, 땅, 불, 바람리듬을 틀어놓고 혼자서도 춤세라피를 할 수 있지만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전문가의 지도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자료 참고 한국화이트댄스 홈페이지(www.whitedance.net)
  • “나와의 싸움 이기니 사장님 됐죠”

    “아무리 열악한 상황이라도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3일 경기도 화성 청려수련원에서 영등포역·서울역 노숙인 130명을 대상으로 ‘아주 특별한 강의’가 열린다. 두부제조업체 짜로사랑의 대표 김동남(45)씨가 ‘후배 노숙인’의 자활을 돕기 위해 서울복지재단이 주최한 노숙인 캠프에 나선 것이다. 김씨는 3년 동안의 노숙인 생활을 청산하고 직원 9명을 거느리면서 짜로사랑을 월매출 2500만∼3000만원의 회사로 일궈냈다. 짜로사랑은 ‘진짜로 우리 농산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국산콩으로만 두부를 만든다. 중졸 학력이 전부인 김씨는 20대에 알코올 중독에 빠져 변변한 직업도 없었다. 하지만 30대에 접어들면서 검정고시로 고졸 자격증을 딴 뒤 방송통신대도 1년동안 다니고, 결혼도 했다. 이후 아파트 관리사무소, 어린이집 등에서 일했으나 외환위기 때 일자리를 잃으면서 다시 술독에 빠졌다. 자연스레 가정불화도 생기고 이혼까지 하면서 집을 나와 노숙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김씨는 2002년초 수원의 노숙인 쉼터인 ‘해뜨는 집’에 들어가 자활 후견기관의 도움을 얻어 일해보기로 했다.10평도 안 되는 공장에 중고 두부 기계를 한 대 들여놓고 동료 노숙자 2명과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굳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시간때우기’식으로 일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결국 동료 노숙인은 모두 그만뒀다. 김씨는 다시 술을 찾았다. 하지만 ‘자기와의 싸움’에 매번 지는 자신이 한심했다. 결국 시장 아주머니와 시골 할머니들에게 부탁해 두부 만드는 기술을 새롭게 배웠다. 노숙인 쉼터는 ‘젊은 사람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좋다.’면서 두부업체를 김씨에게 맡겼다. 이 때 짜로사랑이라는 브랜드도 고안하게 됐다. “일이 힘들다는 이유로 일주일도 못 버티고 그만두는 직원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한 열심히 하면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밑천이 되는 회사로 꾸릴 겁니다.”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철도公 노숙자 지원 봉사팀 발족

    [지금 대전청사에선…] 철도公 노숙자 지원 봉사팀 발족

    ●“고생한 보람 있었으면…”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저지를 위해 11월 한달간 전국 산림공무원들이 총출동된 소나무류 이동 단속이 지난 29일 마감.‘당연하고 필요한 조치였다.’는 수긍론과 함께 현장단속에서 겪은 갖가지 에피소드가 화제. 단속에는 여성 공무원을 포함,6만 3000명이 투입됐고 24시간 풀가동되다 보니 야간 근무자는 귀 덮는 모자에 두꺼운 파카나 담요는 필수품. 음주단속인 줄 알고 차를 세웠다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가 하면 의심차량 운전자의 강력한 항의도 잇따라 진땀을 흘렸다고. 대전시 서구 기성동초소에서 단속요원으로 나섰던 조연환 산림청장 역시 추위와 과속 차량에 놀라 등줄기에 식은땀까지 났다는 후문. 한 관계자는 30일 “4400여건에 달하는 단속·계도 실적보다 국민적 관심을 유도한 게 큰 성과였다.”고 평가. ●윤리경영, 가까운 곳부터 실천 한국철도공사가 사회공헌파트너십 협약 체결 및 자체 빈민구호봉사팀을 발족하는 등 본격적인 윤리경영에 시동. 30일 대한적십자사와 체결된 사회공헌 협약에는 사회의 약자지원과 국가적 재난구호, 헌혈 등 기타 사업협력 등이 포함됐다고. 또한 연장선에서 이날 서울역에서는 노숙자 지원을 위한 봉사팀이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 봉사팀은 동절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매일 2인 1조로 2개 팀이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서울역 주변에서 노숙자 상담과 쉼터입소 유도, 사고예방 및 질서계도 등에 대한 활동에 나서게 된다고. 노숙인 문제를 단속 중심에서 상담 및 구호활동으로 전환하고 인권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주목. ●통계청, 지방수장 전원 공모 내년부터 지방조직이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되는 통계청이 1일부터 지역수장 12명(5개 지방청장,7개 지역사무소장)을 공모할 계획이어서 술렁. 충남통계사무소 한 곳일 때는 내부 발탁됐지만 내년부터는 지방간 경쟁체제가 될 수밖에 없어 유능한 간부 선발에 심혈을 기울일 방침. 더욱이 실적에 따른 성과금과 계약 연장 등 인센티브도 주어지기 때문에 내부에서도 지원자가 잇따를 전망.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저소득층 단전·단수 안한다

    저소득층이 전기료와 수도료, 가스료 등을 체납하더라도 내년 3월까지는 공급을 끊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사회문화정책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겨울철 서민생활 안정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르면 최저생계비의 120% 이내 소득자인 차상위 계층에 대해선 정부 양곡을 절반 할인해 제공하는 한편 건강보험 소액 납부자와 차상위 계층 등 빈곤층 가운데 생활이 극도로 어려운 가구를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적극 편입시키기로 했다. 또 본격적인 겨울이 닥치기 전에 65세 이상 노인과 빈곤층 등 300만명을 대상으로 전국 보건소에서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밖에 거리 노숙인 밀착 상담, 쉼터·쪽방 거주자에 대한 건강검진 및 결핵검진,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이웃사랑 나눔운동, 저소득 아동 중 희망자 전원에게 급식비 지원 등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동절기 사회안전망 점검대책반을 가동, 사회복지시설 등 복지현장에 대한 상시 점검체계를 구축키로 했다.”고 밝혔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초대석] 고재득 성동구청장

    [초대석] 고재득 성동구청장

    ‘구정도 수필처럼 부드럽게’ 현역 구청장이 세계문인협회가 수여하는 대상을 받았다. 주인공은 고재득 성동구청장. 고 구청장은 지난 19일 성동구청 대강당에서 세계문인협회가 수여하는 ‘제2회 세계문인협회 대상’을 받았다. 고 구청장은 행정가이면서 수필가다. 바쁜 와중에도 짬짬이 수필을 써 두권의 수필집을 냈다. 고 청장의 첫 수필집은 ‘시작의 두려움을 넘어서’이고, 두번째 수필집은 ‘도시도, 그리워할 수 있는 고향이기에’이다. 세계문인협회상은 지난 1990년 제정된 후 2000년에 첫 수상자를 냈다. 당시 세계적인 계관시인인 일본의 이케다 다이사쿠씨가 받았다. 이어 고 구청장이 5년 만에 이 상을 두번째로 받은 것이다. 협회가 창립된 지 15년여가 됐지만 수상자가 많지 않은 것은 작품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위해 상을 남발하지 않는다는 협회의 원칙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로 문인협회는 수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2000∼2005년까지 각 잡지 및 언론매체에 발표된 작품 가운데 820편을 추린후 이를 심사해 23편을 엄선한 후 여기서 고 구청장의 작품을 뽑았다. ‘작가의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주제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다. 나무보다는 숲을 봐야 하고, 소수의 목소리보다는 대세를 따라야 하는 것이 작가의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 흐르는 작은 물줄기 하나, 어두운 그늘 속에서 손짓하는 소외된 이웃들의 목소리 하나하나에도 그토록 많은 관심과 사랑을 쏟아붓는 작가의 작품들은 읽는 이의 가슴을 아릿하게 만들었다.’ 고 구청장의 수필에 대한 심사평이다. 대상을 받은 고 구청장은 “수필처럼 부드럽고, 아름답게 구정을 펼치고 싶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은 것이 또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수필가 구청장이 펼치는 성동구의 행정에서는 부드러움과 사람의 냄새가 깔려 있다. 다른 구에 비해 대형 도서관이 많다. 또 구청의 한층을 아예 구민에게 내놓기도 했다. 관내에 노숙인 쉼터가 두 곳이나 있지만 아직까지 주변 주민과의 불협화음은 들리지 않는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노숙인 자활대학 61명 졸업 앞두고 45㎞ 도보행군

    경기도가 노숙인들의 사회복귀를 위해 운영중인 ‘노숙인 자활대학’ 소속 노숙인 61명이 졸업을 앞두고 45㎞ 도보행군에 나섰다. 극기 훈련의 일환이다. ‘제2기 노숙인 자활대학’에 참여중인 이들은 10일 오전 교육장인 화성시 팔탄면 사마리아 연수원을 출발, 수원 팔달산을 오른 뒤 수원시 외곽을 돌아 다시 연수원으로 돌아왔다. 7개 조로 나눠 조별로 ‘승리, 희망, 해바라기, 무지개’ 등 자활의 희망을 다짐하는 내용의 문구가 적힌 깃발을 흔들며 도로변을 따라 걸었다. 이들은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어쩔 수 없이 노숙자가 되었지만 다시 사회에 복귀하고픈 마음에 노숙인 자활대학에 자진해서 들어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자활교육을 받았다. 지난달 25일 교육을 시작해 12일 학사모를 쓰고 졸업하는 이들 61명중 37명은 버티컬제작 용역 청소대행 영농기술 등을 익히는 자활근로사업에 참여했다. 나머지 24명은 시화공단 등 3개 회사에서 6개월간 인턴근무를 하게 된다. 이들이 마지막 교육과정인 극기훈련으로 도보행군을 택한 것은 졸업을 앞두고 다시 한번 자활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도전정신을 심고 싶었기 때문이다. 당초 판문점에서 수원까지 행군하려 했지만 안전문제 등의 이유로 수원을 갔다오는 코스로 변경했다. 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행복한 집 쉼터 대표 최병일(46·목사)씨는 “그동안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은 노숙인들이 자발적으로 도보행군을 통해 자신감을 갖자고 제의했다.”며 “이들이 현재의 고통에서 회복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월8일부터 9월2일까지 운영된 ‘제1기 자활대학’을 졸업한 노숙인 29명은 현재 자활근로사업에 종사하며 사회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지금 그곳은] 서울역 무료진료소

    [지금 그곳은] 서울역 무료진료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난 10일 오후 8시 ‘서울역 노숙인 무료 진료소’를 찾았다. 네 평 남짓한 공간에서 의사와 약대생·간호대생 등이 하루 평균 80∼100명의 노숙인을 돌본다. 2002년부터 ‘노숙인다시서기 지원센터’가 서울시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곳으로 시내에서 노숙인 무료진료를 해주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야간진료가 시작된 지 30분이나 지났는데도 이곳을 찾아오는 노숙인은 줄어들지 않고 점점 많아졌다. 환절기라 감기·몸살 환자가 대부분이었지만 싸움 등으로 크게 다치거나 오랫동안 지병을 앓는 환자들도 간간이 찾아왔다. 다리를 절면서 찾아온 김모(65)씨가 힘들게 의자에 앉아 엉덩이를 보여주자 의사 이규훈(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씨는 “휴∼”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욕창이 난 것이다. 곪은 지는 한달 정도 됐다고 했다. 이씨는 김씨에게 간단한 소독을 해주고 반창고를 붙여주며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와서 치료를 받으라.”고 신신당부했다. 이씨는 “고령의 노숙인은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데다 활동이 적어 욕창이 악순환되기 십상”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마에 상처를 입은 노숙인 황모(42)씨에게 의사 이씨는 “갈비뼈가 부러진 것 같은데다 이마도 빨리 꿰매야 한다.”면서 서울의료원 응급실로 치료를 받기 위한 진료의뢰서를 써줬다. 이곳에서 가능한 치료는 기본적인 것으로 추가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진료소와 협약을 맺은 서울의료원, 시립동부병원, 국립의료원 등 2·3차 의료기관에서 이뤄지게 된다. 보험적용이 되는 진료과목은 무료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비용주체가 불분명해지기 때문에 치료를 못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호사 최안숙씨는 “노숙인이 협약 의료기관이 아닌 곳을 찾아갈 경우 대부분의 병원이 노숙인을 무시하면서 진료를 안 해준다.”면서 “머리를 크게 다쳐 치료를 시급히 해야 했던 한 노숙인이 사립병원에 갔다가 치료를 받지 못하고 돌아와 얼마나 속상했는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노숙인은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귀찮은 존재로 여긴다는 뜻이다. 술냄새를 풍기면서 들어온 최모(39)씨는 다짜고짜 의사 이씨에게 영양제를 달라고 했다. 이씨는 “술을 먹으면서 영양제도 먹으면 말짱 도루묵”이라면서 “차라리 술을 안 먹는 게 낫다.”고 말했지만, 최씨는 “술을 먹어야 정신이 말짱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대답했다. 의사는 약을 처방해주면서 “알코올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전체 거리 노숙인의 60%나 된다.”면서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밖에서 30여분 동안 소란을 피우는 노숙인도 있었다. 진료소 맞은편에 서울역파출소가 있지만 자원봉사자들은 경찰을 부르지는 않았다. 간호사 최씨는 “대화상대가 없는 노숙인의 특성상 평소 하고 싶은 말들을 진료소에 쏟아낼 때가 많다.”면서 “난감할 때도 있지만 경찰을 부르면 노숙인들이 이 곳(진료소)을 자주 찾지 않게 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타일러서 보낸다.”고 말했다. 야간 진료는 9시30분쯤 끝났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뤄지는 주간 진료를 받은 환자까지 합하면 93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주간 진료는 공중보건의가 맡아서 하고 야간 진료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선재마을의료회, 한대병원, 고대병원 등 20여개의 단체·기관 소속 의료인의 도움을 받아 이뤄진다. 다시서기상담보호센터의 활동가 이수범씨는 “그나마 전국에서 형편이 나은 편인 서울역무료진료소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면서 “노숙인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공간·인력·예산확충 등 노숙인을 위한 정책적인 추가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글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생각나눔] 병든 노숙인 돕진 못할망정…

    [생각나눔] 병든 노숙인 돕진 못할망정…

    지난 11일 오후 4시. 서울역 광장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노숙인 100여명이 모여 가건물(컨테이너 박스)입구에 세워진 1t짜리 트럭을 끙끙거리며 밀고 있었다. 이날 새벽 ‘노숙인 다시서기 지원센터’가 노숙인진료소로 쓸 가건물을 이곳에 설치하자 한국철도공사 서울역측이 트럭으로 입구를 막은 것이다. 서울시에서 유일한 노숙인 무료진료소가 ‘찬밥 취급’을 당하고 있다. 기존 공간이 턱없이 비좁아 관계기관에 대체부지·건물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이번에는 고육지책으로 서울역 광장 모퉁이에 가건물을 설치했지만 한국철도공사가 철거방침을 통보해왔다. 전문가들은 노숙인 의료가 사각지대에 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진료소 이용 노숙인 급증 12일 노숙인 다시서기 지원센터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월까지 진료소를 다녀간 노숙인은 2만 7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4178명)에 비해 무려 41.6% 늘었다. 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서울역 부근의 진료소는 고작 4평. 비좁은 공간에서 접수·대기·진료·투약이 한꺼번에 이뤄져 실질적인 진료가 힘든 상황이다. 지원센터 장수미 의료팀장은 “노숙인 절반 이상이 주민등록이 말소되거나 의료보험가입이 되어 있지 않아 이곳을 많이 찾을 수밖에 없다.”면서 “진료소 앞에 노숙인들이 10m이상 줄서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신상효 진료소 공중보건의(내과전문의)는 “현재 여건에서는 노숙인이 걸리기 쉬운 간염, 빈혈, 췌낭염, 알코올성 간질환 등을 측정해서 예방할 수 있는 혈액검사도 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역 “여기가 노숙인 천국이냐?” 지원센터는 올해 초부터 한국철도공사에 옛 주한미군장병 관광안내센터나 서울역 주차장 부지를 진료소로 쓰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추후개발계획이 있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이번주 안으로 남대문경찰서에 지원센터에 대해 시설물 손괴 및 업무방해죄로 형사고발을 하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박선규 서울역장은 “서울역을 이용하는 하루 20만명의 시민들이 노숙인들로 인해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진료소가 확충되면 서울역에 노숙인들이 많이 몰릴 수밖에 없는 만큼 불법 가건물 설치를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진료소에 예산지원을 해주는 서울시마저도 “가건물은 불법이기 때문에 딱히 해결방법이 없다.”면서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숙인 20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역 역사에서 ‘서울역 광장에의 진료소 설치를 허용하라.’며 기습시위를 벌였으며 매일 오전 이같은 시위를 벌이기로 해 추이가 주목된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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