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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시대] 외교가 국력이다/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개발청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외교가 국력이다/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개발청 자문위원

    북핵 문제와 남북 관계, 상하이 스캔들, 한·미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독도 영토 분쟁…. 여러 다른 얼굴을 하고 있지만, 이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외교다. 그리고 하나같이 국가의 현안 및 장래와 직결되는 중차대한 문제들이다. 한반도 외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지도를 펼쳐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리라. 우선 반세기 이상 계속되고 있는 남북의 분단과 대치 현상이다. 주변국으로 눈을 돌려 보자. 이해관계가 다른 강대국들이 에워싸고 있다. 중국·러시아와는 직접 국경을 접하고 있고, 일본과는 동해란 작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을 뿐이다. 안보는 물론 경제 등에 지대한 영향을 행사하는 미국은 지리적으로야 태평양 저 너머 멀리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도처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의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 해도 우리는 이들 주변의 강대국에 비해 여전히 약소국이며, 특히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는 자주적 외교 노선을 펼친다는 것은 꿈같은 소리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에 이미 서독은 경제대국이었다. 하지만 서독의 외교적 입지는 그야말로 하잘것없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입지를 살펴보면 군사력의 강화만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남북 분단 상태에서 북의 예상치 못한 도발을 억제하고 대응할 적절한 군사력의 보유를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훌륭한 전문외교 인력을 하루속히 양성하는 것이 한반도의 현재와 장래를 위해 더 급한 일이고 바람직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우리의 지나친 교육열은 그것이 만들어 내는 부작용만큼이나 훌륭한 인재들을 여러 분야에서 배출했다. 지하자원이 별로 없는, 작고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에서 높은 교육을 받은 인적 자원은 유일한 자원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외교 분야의 인적 자원은 한반도가 처한 지정학적 상황의 중요성에 걸맞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다고 우리의 외교 수준이 갑자기 향상된 것은 아니다. 우수한 외교 인력을 외무고시란 한번의 시험을 통해 선발한다는 것은 매우 미흡하다고 판단된다. 훌륭한 외교관은 오랜 시간과 노력 끝에 만들어진다. 로스쿨과 같이 장기적이고도 전문적인 교육을 전담할 외교학교의 설립이 필요하다. 그리고 해외의 여러 공관이나 국제기구 등에서 체계적이며 오랜 실습도 겸해야 한다. 외교란 단순한 이론이 아니다. 외교 인력은 일찌감치 해외 실습 등을 통해 국제적 인맥 네트워크도 형성해야 한다. 한국인은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다. 종사하는 분야나 그 사회의 동화가 어느 정도이든 관련 국가에서 몸으로 체험하면서 획득한 현실 감각이 있다. 이는 전문 외교관들에게 부족한 점이다. 따라서 교포들을 특정 분야별로 주재 공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노력이 배가돼야 한다. 특정 사안이나 프로젝트별로 전문 해외 교포를 계약직으로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그들은 현지 물정에 밝고, 언어적으로 뛰어나며, 무엇보다도 자기 분야에서 현지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어느 하나 단순 방정식으로 풀어낼 수 있을 만큼 간단하지 않다. 그리고 우리는 남북 통일이라는 민족적 과제를 안고 있다. 세계가 자국의 이익은 물론 지역의 이익을 위해 블록화되고 있다. 동북아도 단순한 국가 간 협력의 차원을 뛰어넘는 공동체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볼 때 중국이나 일본이 전방에 나서면 주변 국가들의 견제나 위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역할은 바람직할 뿐만 아니라 반드시 필요하다. 이 모두가 상당 부분 우리의 외교력에 달렸다. 동북아 통합과 그 큰 틀에서 통일 문제의 해법을 찾으려는 새로운 비전으로 무장한 전문 외교 인력을 서둘러 키워야 하는 이유다.
  • [기로에 선 노동운동] “우리가 어용이라고? 민노총식 전투 이긴 적 있나”

    [기로에 선 노동운동] “우리가 어용이라고? 민노총식 전투 이긴 적 있나”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1일 근로자의 날 서울 시내에서 각각 대규모집회를 가진 가운데 ‘실리 위주’의 제3노총을 준비중인 서울지하철노조(지하철 1~4호선) 정연수(55)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체 근로자의 날 기념식을 봉사활동으로 마친 후 1일 본지와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지난달 29일 서울지하철노조는 조합원 선거를 통해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정 위원장은 제3노총을 오는 6월 안에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데올로기나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한 기존의 노동운동이 아닌 국민이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는 생활노동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민주노총을 탈퇴한 후 맞은 첫 근로자의 날을 어떻게 보냈는가. -지난달 30일 서울 상계동 노인복지관에서 노인 30명의 생일잔치를 열었다. 또 상계동의 64가구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소원상품 전달식도 했다. 전기밥솥, 텔레비전, 전자레인지 등 미리 노인들의 소원을 받아 물품(1500만원 상당)을 마련하고 조합원 150명이 이를 전달하면서 방 소독과 세척 등을 했다. 1일은 서울지하철노조 산악팀의 봉사활동이 있었다. 근로자의 날은 사회에서 혜택을 받은 대기업 노동자가 국민에게서 받은 혜택을 양극화 해소 노력을 통해 돌려주는 날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2009년에는 민노총 탈퇴에 실패했었다. 이번에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2009년은 민노총 탈퇴 여부만 투표했다. 이번에는 민노총에서 탈퇴하고 실리 노선의 제3노총을 설립하고 이에 가입하겠다고 밝혔다. 제3노총이 국민을 섬기는 운동을 하겠다니까 조합원들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마음을 놓은 것으로 생각한다. →제3노총이 6월에 출범한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참여 단체는 모이고 있나. -제3노총을 준비하는 새희망노동연대의 회의가 이달 초에 소집된다. 여기서 제3노총 준비위원회를 발족한 후 6월 설립이 목표다. 현재 35개 노조로 이루어진 전국공기업연맹이 참여하겠다고 결의한 상태다. 전국교육청노조나 광역자치단체노조와는 협의 중이다. 민간부문에서는 현대 계열사와 KT가 협의 중이다. 오는 7월1일 복수노조 이후 가입자가 늘면 2년 후엔 노동운동의 판세가 바뀔 것이다. 조합원에 대한 서비스나 전문성으로 승부해 새로운 노동운동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 내겠다. →현재 양대노총의 현안인 ‘노조법 재개정’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정부안인 현행대로 가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 복수노조를 안 하는 국가는 없다. 현재는 노조 선거에 당선되지 않은 노조는 정체성 유지도 힘들다. 노조 간에 또 노사 간에 소통 문화를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제도의 경우도 노동계가 사측의 돈을 안 받겠다고 하는 것이 원칙이다. 오히려 사측이 로비의 측면에서 전임노동자에 지원을 해주겠다고 하면 노동계가 반대하는 것이 맞다. 노동운동은 기득권보다 비정규직 운동, 양극화 해소 등에 힘써야 한다. →민주노총은 서울지하철노조의 탈퇴가 내부 규약대로 3분의2 찬성이 아닌 과반수 찬성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터무니없다. 내부 규약이 명백히 있다. 산별 구성이나 해산 등은 조합원 3분의2가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내부 규약에 ‘민주노총 산하 단체’라고 되어 있는 부분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과반수 찬성이면 족하다. →실리적 노조은 구체적 방안이 없어 어용노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일부에서 제3노총을 정권 노조나 어용 노조라고 비판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나도 87년부터 노조를 해 왔다. 그간 민노총식의 전투는 이긴 적이 없었다. 국민이 냉담하면 숨도 못 쉴 정도였다. 서울지하철노조의 해고자 17명은 노동조합에서 연차수당과 퇴직금 등을 보전해 주어야 한다. 민노총을 따르는 동안 내부 근로여건은 퇴보했다. 국민의 85%가 노동계에 부정적이다. 정부가 재채기만 해도 노동자가 몸살을 앓는 데 이는 정부의 힘 때문이 아니라 여론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서울지하철노조가 서울시의 구조조정에 맞서서 오히려 서울시와 상생협력선언을 하고 고용 보장 및 복지 증진을 약속받았다. 사회적 합의를 한 거다. 성숙한 사회적 협약을 노동계가 미리 끌고 가야 한다. →향후 제3노총의 청사진을 말해 달라. -섬김의 노동운동을 하겠다. 그간 상층지도부 중심의 노동운동은 공급자 중심이었다.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을 섬겨야지 주인인 조합원 위에 군림하는 것은 문제다. 노사문화가 잘못된 것은 정치권과 정부 탓만이 아니다. 노동계도 중대한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이데올로기나 귀족 노조 운동이 아닌 국민이 투명하게 감시하는 생활노동운동을 통해 조합원의 근로여건 향상과 더불어 양극화 등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는 데 힘을 쏟겠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북한산 둘레길 장애인도 즐겨요

    북한산 둘레길 장애인도 즐겨요

    은평구가 장애인이나 노약자도 접근할 수 있도록 북한산 둘레길을 개발한다. ‘북한산 큰 숲, 사람의 마을 은평’을 내세워 북한산을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만들고, 나아가 외국인 관광객도 쉽게 탐방할 수 있는 국제적인 코스로 만들기 위해서다. 북한산 둘레길은 총 63.2㎞로 은평구 구간은 옛 성길·구름정원길·마실길·내시묘역길 등 4개 구간 12.6㎞다. 이 중 진관생태다리 앞에서부터 북한산 매표소 입구까지의 마실길 구간과 내시묘역길 구간 일부 약 4㎞(1시간 30분 소요)는 약간의 정비를 거치면 휠체어나 유모차가 다니기에 충분한 길이다. 즉 진관사 입구의 노선를 변경하고, 다리를 확장하는 등 9가지를 바꾸면 된다. 김우영 구청장도 지난 20일 장애인의 날에 휠체어를 탄 이상호(민주당·비례대표) 시의원과 함께 직접 둘레길을 탐방하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확인했다. 김 구청장은 “휠체어와 함께 움직여보니 주민 70%가 반대하는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않아도 노인이나 어린이 등이 접근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조정미 홍보팀장과 불광1동 직원들은 휠체어를 체험하면서 은평구 둘레길의 이름을 ‘어울림’길이라고 바꾸었다.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들이 같이 어울려 다닌다는 의미다. 우선 구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국립공원사무소와의 협의를 거쳐 가능한 한 빨리 진행할 예정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끝까지 우리를 버리자”… 대권行 ‘희생 리더십’ 성공할까

    “끝까지 우리를 버리자”… 대권行 ‘희생 리더십’ 성공할까

    “끝까지 우리를 버린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8일 의원총회에서 밝힌 당선 소회다. 9년 만에, 그것도 한나라당 심장부인 분당에서 ‘배지’를 달게 된 소감치고는 비장한 편이다. 4·27 재·보선 출마를 놓고 벌어졌던 온갖 갑론을박과 선거운동 과정에서 손 대표가 간간이 내비쳤던 각오를 떠올리면 ‘의원 손학규’의 일성에 담긴 함의를 짐작할 수 있다. 당시 손 대표는 “왜 민주당에서 버리고 희생하는 정치가 필요한지 알게 됐다.”고 했고 “정치를 다시 배우고 있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의총 발언은 민주당 ‘국회의원 손학규’를 넘어서 ‘대권주자 손학규’의 마스터플랜을 뒷받침하는 설명으로 들린다. 당내 역학관계에선 ‘빅3(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구도가 무너졌다. 독주 체제를 굳혔다는 평가에 이견이 없을 정도다. 두 정 최고위원에 견줘 희생과 결단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는 ‘손학규식 리더십’을 발휘하는 명분이자 차별화의 동력이 된다. 한 중진 의원은 “아닌 말로 두 최고위원이 영남 등 불모지에 출마할 정도의 결기가 없다면 손 대표의 비교우위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손 대표가 횃불을 들고 있다면 두 최고위원은 손전등을 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다음 달 13일 원내대표 경선이 실시되지만 당 대표 후보군이 먼저 정해져야 차기 지도부 윤곽이 그려진다. 만에 하나 두 최고위원이 대권가도를 완주하지 않고 당권으로 방향을 튼다면 원내대표 후보군도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손 대표가 원내대표 선거에 ‘손심’(孫心)을 주지 않는 속내라는 의견도 있다. 물론 이번 승리의 가장 큰 소득은 ‘탈당·철새’ 정치인이라는 꼬리표를 떼낸 것이다. 한 핵심 측근이 “(민주당에서) 그냥 대선주자가 될 수는 없다.”고 한 말에서 감지할 수 있다. 다만 수도권·중산층을 새로운 기반으로 확대한 이상 기존 민주당 지지층과 관계 설정이 관건이다. 당의 좌표까지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아직 관망 기류가 강하다. 이날 당내 최대 조직인 진보개혁모임은 회동을 갖고 향후 역할을 논의했다. 노선 문제보다 야권연대 방향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3일 쇄신연대도 모여 조직운영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같은 날, 손 대표는 사실상 제2기 체제의 첫 행보를 호남으로 택해, 순천을 찾는다. 하지만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노선 투쟁은 불가피하다. 호남과 386 세력 중심의 진보·개혁 화두와 수도권과 중산층 중심의 중도적 화두가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분당의 승리가 정당 정체성에 혼선을 준다는 우려가 예사롭지 않다. 앞서 손 대표는 재·보선 직전 천정배 최고위원이 주도한 당 개혁특위안에 대해 “천천히 가자.”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손 대표가 강하게 개혁 드라이브를 걸지, 중용의 리더십을 구사할지 주목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美상무부 감사패 받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美상무부 감사패 받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미 상무부 장관 초청 간담회에서 양국 교류증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 상무부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행사에는 조 회장을 비롯 게리 로크 미 상무부 장관,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 대사 등이 참석했다.  미 상무부는 대한항공이 항공우주사업을 기반으로 미국 보잉사의 B787 차세대 항공기 제작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미 여객 노선으로 양국 간 여행∙관광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견인차 구실을 해온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부산 대저동 테크센터에서 1986년 미국 보잉사 B747 항공기 날개 구조물 부분품 제조사업을 시작한 이래 B717, B737, B747 등 미국산 항공기 동체 및 날개구조물 부분품을 제작하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파키스탄 “아프간, 美를 버려라”

    파키스탄 총리가 아프가니스탄에 미국과의 동맹을 포기하는 대신 파키스탄·중국과 손을 잡고 탈레반과 평화 협상을 타결하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아프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카에다를 척결한다며 아프간을 점령하고 파키스탄을 대테러 전쟁의 주요 동반자로 삼아 천문학적인 군사 지원을 쏟아붓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뺨을 맞은 격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아프간을 방문한 유수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미국이 탈레반과 협상하는 데도 실패했고 아프간 경제를 재건하는 데도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WSJ는 길라니 총리가 당시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아프간에 미군을 장기 주둔하도록 허용하는 문제는 잊어 버려야만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이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WSJ는 파키스탄은 2014년 미군 대부분이 아프간에서 철수한 뒤 입지를 강화하려고 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파키스탄뿐 아니라 이란과 인도, 러시아 등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은 역사적으로 아프간 내 탈레반을 지원한 전례 등으로 인해 아프간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파키스탄과 아프간 양국 정상은 최근 정상회담을 통해 탈레반과 평화 협상을 체결하기 위한 공동위원회를 창설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파키스탄과 아프간의 행보는 공교롭게도 양국 모두 최근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특히 파키스탄 정부는 공공연하게 역내 미군의 입지와 영향력을 부인하면서 독자 노선을 주창하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공무원 골프때 스마트폰 안 가져간다 왜?

    공무원 골프때 스마트폰 안 가져간다 왜?

    “난, 스마트폰 집에 두고 왔어.” 어느 주말, 골프장으로 가는 길에 카풀을 하려고 서울시내 모처에 모였을 때 어느 고위 공무원이 들려 준 말이다. 의아해하는 동반자 3명에게 이 공무원은 “스마트폰이 편리하긴 하지만 위치 추적을 당한다는 말이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을 가진 다른 공무원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모 정보기관은 직원들에게 ‘보안성’을 이유로 아예 스마트폰을 지급하지 않는다. 모바일시대를 맞아 통신기기에 의한 개인정보 누출이 국내외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국내의 한 광고대행사는 스마트폰 사용자 80여만명의 정보를 불법으로 확보, 영업에 활용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도 해킹당해 7700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국내 PSN 이용자 23만명이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가 하면 네덜란드에서는 일반화된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통해서도 차량 운행 정보가 줄줄 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위치 정보 2억 1000만여건을 무단으로 수집한 광고 대행업체 E사 등 3곳과 김모(39)씨 등 업체 대표 3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7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확보한 김씨 등을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이런 개인정보를 이용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6억 5000만원을 챙겼다. 김씨 등은 버스노선 안내서비스, 택시요금 사기 방지, 오목, 음악감상 등 스마트폰 앱 1451개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이런 앱을 T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 애플 앱스토어 등에서 내려받아 설치했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실행하면 사용자의 각종 개인정보가 자사의 서버에 자동으로 전송된다. 스마트폰을 꺼 놓아도 정보는 계속 전송된다. 이런 수법으로 스마트폰 사용자 80여만명에게서 수집한 위치정보는 2억 1000여만건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누출된 정보는 위성항법장치(GPS)와 휴대전화의 고유 식별번호(MAC)인 주소, 신호를 주고받는 와이파이(WiFi)와 기지국의 아이피(IP), 이동 경로 등이 망라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포털사이트 등의 지도서비스를 통하면 언제든 누가 어디에 있는지 1m 오차 범위 안에서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PSN과 큐리오시티 온라인 서비스의 고객정보 누출 가능성이 제기됐다. 소니 대변인 패트릭 세이볼드는 27일(현지시간) 회사 블로그를 통해 “외부 침입자가 고객의 이름과 주소, 국가, 이메일 주소, 생일, PSN·큐리오시티 비밀번호 등 정보를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PSN과 큐리오시티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원들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같은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다른 웹사이트에서도 비밀번호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北-中-러 무비자 여행 개시

    중국 지린성 훈춘(琿春)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한의 나선특별시를 둘러보는 북·중·러 무비자 단체 관광이 27일 중국에서 시작됐다. 중국 훈춘을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슬라뱐카, 하산을 둘러보고 두만강을 건너 북한 나선지구를 방문한 뒤 다시 훈춘으로 돌아오는 4일짜리 코스다. 훈춘시 관광국 리원제(李文杰) 부국장은 “첫 번째 관광단 21명이 오늘 훈춘을 출발해 4일간 3개국 5개 도시를 돌아보게 된다.”면서 “앞으로 매주 수요일 관광단이 출발한다.”고 말했다. 북·중·러 3국을 순회하는 무비자 관광은 지난해 3월 훈춘시가 제안하면서 본격화됐다. 같은 해 4월 훈춘의 싼장(三彊)국제여행사와 러시아의 극동운수공동체, 북한의 나선국제여행사가 관광 노선 시험 답사를 실시했고, 이어 3국 정부의 관광 기구가 무비자 관광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여행 허가 및 절차가 간소해지면서 3국 간 경제 협력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출발 이틀 전까지 여권과 신분증 사본을 여행사에 보내기만 하면 4일간 러시아와 북한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중국인이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북한도 적극적이다. 나선시 관광국 임강호 부국장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북한은 다국 간 여행의 순조로운 출발과 상설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환동해 관광 노선을 개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지린성 관계자는 “동북아 지역의 협력 분위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면서 “관광이 지역 내 협력을 선도하는 영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美외교협 “카터 방북, 성과 기대 어렵다”

    美외교협 “카터 방북, 성과 기대 어렵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수미 테리 연구원은 26일(현지시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전용수 목사의 석방 외에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2007~2009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동아시아 지역을 담당한 테리 연구원은 CFR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 형식의 글에서 “카터 전 대통령을 비롯한 디 엘더스 회원들이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겠지만 많은 결과가 도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해) 사과가 아닌 어떤 언급을 할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카터 방북은 한·미 정부와는 무관하게 이뤄졌으며, 카터는 미국 정부로부터 어떤 메시지도 전달받은 게 없는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테리 연구원은 “남한에서는 천안함 침몰에 대해 여전히 의심의 목소리가 있지만 연평도 포격은 모든 국민이 북한 소행으로 믿기 때문에 여론은 정부의 편에 있다.”면서 “남한 여론이 대북 강경노선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사과하지 않는 한 한국 정부로서도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했다. 테리 연구원은 북핵 6자회담에 대해 “북한과 중국 외에는 누구도 재개를 갈망하지 않고 있다.”면서 “한국은 직접적인 사과를 원하고 미국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의제로 올리길 원하지만 북한은 당장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북한은 올 여름쯤 3차 핵실험을 감행하거나 남한에 추가적 군사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야권 구도 변화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4·27 재·보선의 최대 승자가 되면서 야권에 메가톤급 지각 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반면, 야권은 정국 주도력과 장·단기 정치 일정 전반에 걸쳐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손대표 박근혜 맞설 주자 ‘급부상’ ‘분당발’ 승전보는 시사점이 크다. 수도권과 중산층의 표심이 움직였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의 승패에까지 원심력을 구사할 수 있는 요인이다. 김윤철 경희대 교수는 “여당의 심장부에서 민심 이반이 일어났다는 것은 여권에 대한 강력한 불신임 선고나 마찬가지다. 내년 격변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전문가들이 분당을 승부를 ‘미래 지향형’ 선거라고 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야권의 자축연이 성대할 수밖에 없다. 차기 대권 구도가 여야 양강 구도로 짜여졌다. 그동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독주체제에 맞서 잠재적 파트너로만 분류됐던 야권도 이제 명실상부한 주자를 갖게 됐다. 대권 경쟁에서 해볼 만하다는 결기가 모아지고 있다. 손 대표의 승리는 ‘개혁 대 보수’의 대결로 치닫던 정치권을 ‘이명박 대 반이명박’ 구도로 이끌면서 야권이 총결집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지 기반의 변화가 동력이 됐다. 민주당은 기존 호남권과 386 세력이 자산이었지만 손 대표의 승리로 중산층과 수도권 민심을 보태게 됐다. 손 대표 당선 직후 당내에서는 수도권 중산층이 보수 세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민주당의 변화 요구를 수용, 새 지지층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로 넘쳐났다. 손 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민주당이 분당에서 이긴다는 걸 예감하지 못했지만 다행히 분당 유권자들이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적극 지지해 줬다.”고 밝혔다. 반면 당내 노선싸움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기존 진보·개혁 기치와 중도 노선이 충돌하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당내 노선싸움 격화 전망도 손 대표의 당내 장악력이 굳건해질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당 리더라는 지위만 빼면 ‘불안정한’ 우월적 입지에 머물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승리로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 등 당내 예비주자들을 제압하면서 독주 체제를 형성하게 됐다. 한 재선 의원은 “대표 취임 6개월 동안 견제 속 착근 상태였지만 이번 승리로 확실한 구심이 됐다.”고 말했다. 5% 안팎에 머물렀던 지지율도 가파르게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세력의 연대는 통상 리더들의 정치적 결단을 통해 속도를 내게 마련이다. 김종욱 동국대 교수는 “손 대표가 야권 내 맏형으로서 통합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물리적 토대와 명분,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야권 차기 주자들의 명암도 엇갈린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추락으로 친노 대표주자를 놓고 경쟁했던 김두관 경남지사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몸집이 커졌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도 최문순 후보자의 당선과 함께 부활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달라이라마가 뿌린 민주 씨앗, 
티베트인 참여로 열매 맺을 것”

    “달라이라마가 뿌린 민주 씨앗, 티베트인 참여로 열매 맺을 것”

    27일 티베트에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한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교수로 있는 로브상 상계(43)로, 지난달 20일 치러진 티베트 망명정부 총선에서 새 총리로 선출된 인물이다. 잠정 집계결과 최다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당선 사실은 망명정부가 27일(현지시간) 공식발표할 예정이며 오는 8월 15일부터 활동에 나선다. 지난 50여년간 티베트의 망명정부를 이끈 정신적 지주 달라이라마가 은퇴를 선언한 상태에서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어나갈 정치 지도자로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를 떠돌고 있는 망명 티베트인은 모두 8만 3000여명. 13개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다. 중국 내 티베트인 600만명은 과연 그를 포스트 달라이라마의 지도자로 인정할 것인지, 중국 정부는 새로운 티베트 망명정부라는 도전에 어떻게 응전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로브상 상계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포스트 달라이라마의 티베트를 짚어본다. ●풀뿌리 캠페인으로 유권자와 직접소통 →당신은 왜 티베트 망명정부의 칼론 트리파(총리) 선거에 출마했나. -티베트의 자유를 되찾고 티베트인들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 총리가 되기로 결심했다. →왜 사람들이 당신을 총리로 뽑아 줬다고 보나. -사람들은 나를 ‘변화’를 대변하는 가장 적합한 후보자로 판단한 듯하다. 나는 선거 과정에서 세 가지 원칙을 공유했다. 단합과 혁신, 그리고 자립정신이다. 이 원칙이 유권자의 마음을 울린 것 같다. 또 한국과 미국, 인도의 선거는 어떻게 치러지는지 벤치마킹했다. 이를 바탕으로 풀뿌리 캠페인을 벌였고 유권자들을 한명 한명 만나 직접 소통했다. 티베트의 정치 지도자들은 전통적으로 지지를 얻으려고 유권자와 직접 만나 얘기하지는 않는다. 사실 망명한 티베트인들은 인도의 여러 지역은 물론 많은 국가에 퍼져 살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 직접 소통한다는 건 매우 도전적인 과제였다. →달라이라마 퇴임 이후 티베트 독립 문제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현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달라이라마가 “(정치 지도자 자리에서 물러나고) 정치적 권력을 선출된 지도자에게 넘기겠다.”고 결정한 것은 멀리 내다본 결정이었다.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피 흘리는 아랍권 여러 나라들의 현실과 매우 다르다. 달라이라마는 위에서부터 민주주의를 택했기 때문이다. 달라이라마는 우리 지도자이고 또 늘 영감을 주는 사람이다. 물론 달라이라마의 은퇴 결정 이후 많은 티베트인들이 불안해한다. 그가 오랫동안 티베트를 잘 이끌어 왔기 때문에 (그가 은퇴를 선언한) 지금은 매우 어려운 시기다. 그 누구도 티베트인들이 달라이라마와 나누는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대신해 줄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가 우리를 위해 여전히 조언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중요한 문제들에 관해 그에게 조언을 구할 것이다. 달라이라마가 없는 티베트의 미래에 대해서는 다음 달 특별회의에서 좀 더 많이 알게 될 것 같다. 각국에 퍼져 있는 티베트의 지도자급 인사들이 (망명 정부가 있는) 다람살라에 모여 달라이라마의 은퇴 결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 (달라이라마가 없는 티베트 망명정부 운영 계획 등을 담은) 티베트 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논의하게 된다. ●등록유권자 60% 선거 참여 →티베트 망명정부에서 자유 선거가 치러졌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자유 선거는 민주주의를 현실화하고 강화시킨다. 사실 티베트 사회는 전통적으로 보수적인데 이 같은 선거는 우리 사회의 문을 활짝 열게 한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총리 후보자들이 세계 곳곳을 돌며 대중들로부터 자유롭게 다양한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우리는 입장을 내놓았다. 티베트인들은 이 과정을 거쳐 자신의 지도자들을 민주적으로 직접 뽑을 수 있었다. 등록 유권자의 60%가 참여할 정도로 총선은 성공적이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민주주의 체계를 책임 있게 끌어안고 갈 수 있을지다. 이는 티베트인들에게 남겨진 몫이다. 반면 중국에 사는 티베트인들이 양심의 자유나 발언의 자유, 인권 등 민주적 가치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슬프다. 민주주의 뿌리를 공고히 내리도록 하려는 우리의 계획은 중국의 티베트인들이 민주주의의 혜택을 볼 수 있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달라이라마는 ‘중도’와 ‘비폭력’ 노선을 고수해 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무장투쟁을 벌이는 것이 독립을 얻는 데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주장이 나오는데. -티베트를 독립국가로 볼지와 유엔 결의안에 따라 자결권이 있는 국가로 볼지는 여전히 국제법상 논쟁의 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중도노선과 (중국 내에서) 티베트의 ‘진짜 자치권’ 전략은 티베트 망명 의회에 의해 통과된 공식 정책이다. 여기에는 달라이라마의 입장이 담겼다. 총리가 누가 되든 이 정책을 따라야 한다. 나 또한 그렇다. 나는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접근으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중국과 소통할 수 있고 티베트 문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철저하게 토론할 수 있다면 긍정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 ●中정부 가혹정책에 저항 계속 →중동에 ‘재스민혁명’이 진행 중이다. ‘아랍의 봄’을 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 배울 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아랍 곳곳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깊은 연대감을 표한다. 아랍권 시위 과정을 지켜보며 2008년 티베트에서 발생했던 대규모 봉기가 떠올랐다. 1959년 대규모 봉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시위였다. 티베트 승려 등은 중국 정부의 지배와 가혹한 정책에 대해 티베트 내에서 계속 저항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혁명하라.”며 복돋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국 정부의 잔혹한 탄압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우리는 중국 내 티베트인들이 평화롭고 비폭력적인 투쟁을 해 나가는 것을 지지한다. →한국은 달라이라마의 입국 비자를 발급해 주지 않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은 중국이 경제발전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티베트 이슈에 대해 더욱 엄격한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걱정한다. 변화하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 -우선 한국이 달라이라마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달라이라마는 평화와 연민의 메신저로 유명하고 한국인들 역시 그런 그를 초청할 수 있도록 허락돼야 한다. 그가 방한한다면 이는 한국이 자주적 민주 국가라는 증표가 될 것이다. 중국 경제는 발전하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존경은 돈으로 사거나 사람들에게 강요해 빼앗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존경은 얻는 것이다. 중국이 자국 시민과 티베트인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정체성을 인정한다면 국제 사회의 진심 어린 존경을 얻을 것이다. 달라이라마가 말했듯 중국이 슈퍼 파워가 되기 위해서는 ‘도덕적 권위’가 필요하다. 티베트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하는 것이 중국에 가장 큰 이익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지위와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나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티베트인과 중국 출신 학자들이 모이는 주요 학회를 일곱 차례 열었다. 달라이라마와 중국 학자가 함께 참여했던 2003년과 2009년 학회도 있었다. 이 같은 학술 교류가 티베트 문제의 즉각적 돌파구를 마련해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계 곳곳의 티베트인과 중국인이 서로 소통하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서로에 대해 더 이해하고 신뢰를 쌓았으면 한다. 간디와 넬슨 만델라, 마틴 루터 킹 등이 했던 일이다. 티베트도 위대한 지도자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야 한다. ●젊은 나이 총리직 수행에 지장없어 →당신이 너무 어리다거나 행정경험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러한 비판에도 유권자들은 나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이는 그들이 내가 직무를 잘 수행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미국과 영국, 러시아, 호주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40대 최고 지도자가 나왔고 이 때문에 나도 업무를 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선거는 티베트 정치 리더십의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티베트 원로들은 이번 권력이양을 지지함으로써 “새로운 세대가 기성세대가 50년간 희생하고 어려움을 겪어 왔다는 점만 마음속에 새긴다면 충분히 ‘조국 자유 운동’과 사회를 진보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신념을 보여 줬다. →한국인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나. -한국은 잠재적으로 우리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다. 한국과 티베트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 특히 (불교 국가인) 티베트처럼 한국에도 많은 불교 신자들이 있고 많은 한국인들이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를 찾아와 달라이라마와 티베트 종교 교사들이 여는 불교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나는 한국인들이 티베트 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다. 티베트은 현재 종교·문화적 박해를 받고 있다. 한국인들이 중국 내 티베트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상황을 좀 더 많이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달라이라마의 한국 방문을 허용하고 또 다른 티베트 종교지도자나 학자들을 초청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이 티베트인들이 투쟁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길 바란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염 시장이 업적 가로채” 박성효 前대전시장 측 비판

    ‘염수박선(廉隨朴線)’,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그어 놓은 도시철도 노선을 염홍철 현 시장이 따랐다는 뜻이다. 박 전 시장의 한나라당 대전시당이 염 시장을 비판하면서 ‘업적 가로채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박 전 시장은 한나라당 최고위원, 염 시장은 자유선진당 소속이다. 26일 한나라당 대전시당은 대전시의 도시철도 2호선 노선 변경과 관련, 최근 성명을 내고 “염 시장의 후안무치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갈등은 대전시가 최근 도시철도 2호선을 사실상 ‘순환선’으로 결정하면서 터져 나왔다. 염 시장은 공약으로 당초 1호선과 ‘X자형’(진잠~신탄진)에 지하철 등 중전철로 2호선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탄진을 지나는 정부의 충청철도망 구축사업이 확정되면서 ‘X자형’은 물 건너갔다. 한나라당 대전시당은 “염 시장이 박 전 시장 당시 확정한 노선으로 회귀하는 것을 은폐하기 위해 박 전 시장이 확정한 충청권 광역철도망도 자신이 만든 것처럼 허세를 부리며 남의 업적까지 가로채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철순 대전시 도시철도기획단장은 “도시철도 2호선은 X자형이 아니면 순환형밖에 나올 수 없다.”고 따라하기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김포~베이징 하늘길 다시 열린다

    김포~베이징 하늘길 다시 열린다

    오는 7월 김포~베이징 간 하늘길이 다시 열린다. 한·중 정부가 노선 개설에 합의하고도 27개월을 미뤄온 비즈니스 셔틀 노선이 자리를 잡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김포~베이징~도쿄(하네다) 라인을 완성, 동북아 3국 간 하루 생활권이 가능해졌다.”는 전망을 내놓지만 일부 항공사는 “인천공항 환승 수요 감소로 손해가 불가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26일 우리나라와 중국의 항공사 각각 2곳이 기존 인천~베이징 노선 일부를 김포~베이징으로 돌려 하루 4회씩 운항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2009년 1월 당국 간의 합의 뒤 27개월 만이다. 김포~베이징은 2003년 개설된 김포~하네다와 함께 비즈니스 셔틀 노선으로 불린다.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들이 하루 안에 업무를 마치고 돌아올 수 있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김포~베이징 이용 시 인천공항에 비해 도심에서 공항으로 접근하는 시간은 왕복 50~60분, 접근 비용도 5000~5만 6000원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객 편의가 개선되는 만큼 중국 관광객 유치에도 유리할 것이란 기대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 측은 그동안 베이징공항의 이·착륙 가능 시간대(슬롯)가 없다는 이유로 소극적 태도를 보여 왔으나 국토부가 인천~베이징에 운항 중인 항공사의 기존 슬롯을 김포로 돌리는 안을 제시해 타결됐다. 반발도 만만찮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베이징 노선 고객들의 편의 증가와 경제적 효과는 분명하다.”면서 “인천~베이징 노선 감소로 북미 노선의 경우 연 1만명 이상의 수요가 줄어 항공업체들은 108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 허브 공항으로서 인천공항의 입지가 약해진다는 것이다. 현재 인천~베이징 노선은 대한항공이 주 18회, 아시아나항공이 24회를 운항하고 있다. 이 노선들에서 주 14회를 김포~베이징으로 돌리고, 두 항공사가 주 7회씩 가져간다면 대한항공은 기존 인천~베이징 노선에선 하루 2회 운항이 불가능해진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잠룡들의 기지개… 한나라 1+5龍 시대 열리나

    잠룡들의 기지개… 한나라 1+5龍 시대 열리나

    한나라당의 잠재적 대권 후보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 남경필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설 뜻을 점차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4·27 재·보선 이후 ‘1(박근혜)+5’룡(龍) 체제가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는 박 전 대표는 변하지 않는 ‘상수’인 만큼 당장 스스로 나서서 국면 변화를 꾀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설정한 청와대와의 관계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다음 날인 오는 28일부터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럽 3개국을 방문해 선거 후폭풍에서도 한발 비켜설 수 있게 됐다. 박 전 대표의 태도와 가장 대비되는 이는 이재오 특임장관이다. 그는 요즘 ‘주류 역할론’을 외치고 있다. 지난 20일 친이계 의원들의 회합에서 이 장관은 “주류의 재·보선 작전 지침을 전달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선거 후에는 ‘플러스 알파’를 위한 모임도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 장관 주변에선 “대선 후보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미국을 방문해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오 시장은 케네디스쿨 특강에서 “정치라는 게 유동적이고 흘러 흘러 뜻한 바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으며, 김 지사는 뉴욕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나라를 구하는 일에 나서겠다.”고 했다. 자치단체장이 대선 분위기를 조기 가열시킨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속내를 숨기지 않은 것은 ‘잠재적 후보’라는 지위로 정치 지형을 넓히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정몽준 전 대표의 행보도 주목된다. 그는 최근 박 전 대표가 동남권 신공항 무산에 대해 유감을 표하자 “무책임하고 위선적”이라고 비판했다. 전술핵 재배치를 반대한 오 시장에게도 “북한의 김정일만 환영할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한 측근 의원은 “정 전 대표가 최근 전문가와 측근들을 불러 당의 변화 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토론했다.”면서 “대학 특강 등으로 대권 행보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4선이지만 여전히 소장파로 분류되는 남경필 의원도 대권 도전의 뜻을 숨기지 않는다. 과거 소장파 그룹을 형성했던 오세훈 시장, 원희룡 사무총장,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등이 이미 당내 주류에 편입돼 그의 희소가치가 높아졌다. 국회 외통위원장으로 자유무역협정(FTA) 강행처리 불가 방침을 천명하는 한편 당의 리더십과 보수의 위기를 설파하는 등 독자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바다의 KTX’ 위그선 취항 경쟁

    ‘바다의 KTX’ 위그선 취항 경쟁

    서해안을 끼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바다의 KTX로 불리는 ‘위그선’(수면비행선박) 취항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전북이 지난해 제조산업을 선점해 올 7월부터 첫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인천, 전남 등 다른 자치단체들도 잇따라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20일 전북도에 따르면 윙쉽중공업이 군장산업단지에서 세계 최초로 상업용 위그선 건조사업을 하고 있다. 윙쉽중공업은 2013년까지 위그선 부품 국산화를 위해 협력업체와 협동화 단지를 조성하고 중·대형 위그선 24척을 생산할 계획이다. 군장산단에는 현재 윙쉽테크놀러지, 윙쉽중공업, 디에스케이, 세진기술산업, 동강엠텍 등 5개 관련 기업이 협동화 협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운항업체인 ㈜오션익스프레스는 올 상반기 중 윙쉽중공업으로부터 50인승 위그선 2척을 인수해 군산~제주 간 운항에 들어간다. 이 선사는 군산항만청으로부터 조건부 해상여객운송사업(내항 정기)면허를 받급받아 실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터 평일과 성수기에 하루 4~6차례 운항할 계획이다. 또 국제 노선을 열기 위해 국제 기준이 조기에 마련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정부에 공식 건의할 방침이다. 도는 새만금을 중심으로 위그선이 운항될 경우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접 지역인 전남도 역시 위그선 운항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주)오션익스프레스는 군산~제주에 이어 여수~제주 간 위그선을 운항하기 위해 최근 정부에 운송사업면허를 신청했다. (주)한일고속도 75억원을 투자해 위그선을 건조, 내년 3월부터 완도~제주 간 항로를 운항할 계획이다. 인천시도 최근 위그선 운항을 서두르고 있다. 서해 5도 가운데 우선 백령도와 연평도에 위그선을 도입할 예정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제천~도담 복선전철 개통

    제천~도담 복선전철 개통

    제천~도담 복선전철이 착공 8년 6개월 만에 개통된다. 향후 원주~강릉 철도가 연결되면 제천 지역은 중앙선과 태백선을 연결하는 철도 중심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연장 15.9㎞의 제천~도담 중앙선 복선전철이 20일 운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총사업비 3207억원이 투입된 제천~도담 복선전철은 기존 단선전철에 비해 선로용량은 1일 41회에서 106회(편도)로 늘고, 운행시간(새마을 기준)은 15분에서 8분으로 크게 단축된다. 제천 지역은 청량리와 경주를 잇는 중앙선 한가운데 자리해 용문~원주 노선이 2012년 개통되고, 원주~제천 노선이 2017년 복선전철로 바뀌면 서울과 75분 생활권으로 연결된다. 한편 정종환 국토부 장관, 지역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등 정·관계 인사와 지역주민 500여명은 이날 제천역 광장에서 중앙선 제천~도담 복선전철 개통식을 갖는다. 권석창 국토부 간선철도과장은 “앞으로 도담~영천, 영천~신경주 구간 복선전철화 사업이 완공돼 중앙선 전체 노선이 복선전철화하고, 원주~강릉 철도까지 완공되면 제천 지역은 중앙선과 태백선을 연결하는 철도 중심지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인터넷으로 사무실 구하세요

    ‘강남에서 사무실을 구할 때 더 이상 발품을 팔지 마세요.’ 강남구는 지역 내 모든 오피스 빌딩의 임대와 공실 정보 등을 담은 ‘오피스 종합정보 사이트’를 구축해 19일부터 무료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오피스 종합 정보 사이트’(land.gangnam.go.kr)에 접속하면 업무용 건물의 임대 현황 및 공실 정보를 노선·면적·층별로 구분해 검색할 수 있게 됐다. 빌딩의 특징·입주기업 현황·현장위치정보·임대료 등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구는 지난해 11월부터 지역 내 오피스 건물 가운데 5층 이상, 연면적이 2000㎡ 이상인 빌딩 1488동의 정보를 일일이 조사해 기존에 구축된 ‘부동산종합정보’와 접목해 사이트를 구축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토지대장과 토지이용계획확인서, 건축물대장 등 부동산종합정보를 무료로 실시간 열람할 수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안현수 ‘아쉬운 고별무대’ 곽윤기·이정수 ‘어색한 만남’

    안현수 ‘아쉬운 고별무대’ 곽윤기·이정수 ‘어색한 만남’

    여러 가지 의미가 교차한 무대였다. 떠나는 자와 돌아온 자가 엇갈렸다. 돌아올 수 없는 이는 옆에서 이들을 지켜봤다. 인연은 얽히고설켰다. 17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쇼트트랙 전국종합선수권대회였다. 이 대회는 2011~12시즌 대표 선발전도 겸하고 있다. 떠나는 이는 안현수(글로벌엠에프지)다. 이날이 러시아로 떠나기 전 한국에서 마지막 무대였다. 경기 시작 전부터 표정이 눈에 띄게 굳어 있었다. 오래도록 천천히 몸을 풀었다. 세심하고도 정성스럽게 온몸 근육 하나하나를 점검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세계선수권대회 5연패를 이룩한 ‘쇼트트랙 황제’도 이날만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마지막으로 꼭 국가대표 자격을 얻고 싶었다. 명예 회복이 필요했다. 안현수는 경기 시작 직전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오늘 내 최고의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힘에 부쳤다. 전날 500m 1위에 오르면서 스피드는 회복됐다는 게 증명됐다. 문제는 체력이었다. 1000m와 1500m 모두 결승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 각 종목 포인트를 합산해 8위까지 경기를 펼치는 3000m 슈퍼파이널에선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종합점수에선 42점을 얻었다. 4위 이정수와 동률이었지만 슈퍼파이널 순위에서 밀려 전체 5위로 결정됐다. 4명까지 선발하는 대표팀 승선에 실패했다. 경기를 끝낸 황제는 천천히 링크를 돌며 고개를 떨궜다. 두손으로 얼굴을 쓰다듬었다. 모든 게 마무리됐다. 아쉬운 결말이었다. 곽윤기(연세대)와 이정수(단국대)는 돌아왔다. 둘 다 대표팀에 복귀했다. 곽윤기는 1000m 결승에서 1위를 차지했고 3000m 슈퍼파이널에서 3위를 기록했다. 종합 점수 68점, 1위였다. 이정수는 슈퍼파이널에서 1위를 차지해 42점을 얻었다. 대표 선발 마지노선인 4위에 올랐다. 둘은 지난해 승부 조작 파문 뒤 처음, 같은 링크에 섰다. 이정수는 이미 전국체전 등에 나섰었지만 곽윤기가 늦게 복귀했다. 4주 군사훈련을 마치고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논란 당시 치열한 진실 공방을 벌였던 둘이다.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특별한 모습은 연출되지 않았다. 둘 다 서로 말을 안 건넸다. 경기 직전이라 긴장하기도 했고 아직 서먹하기도 했다. 전날 1500m 준결승에서 곽윤기가 이정수에게 밀려 넘어졌지만 그 순간에도 별 말 없이 등을 돌렸다. 둘은 이틀 내내 가벼운 눈인사만 나눴다. 곽윤기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들을 지켜보는 사람이 또 있었다. 승부 조작 논란으로 영구 제명 조치를 받은 전재목 코치였다. 한국에선 코치 생활을 할 수 없다. 현재 영국 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다. 제자들이 뛰는 모습을 보기 위해 지난달 한국에 왔다. 전 코치는 “인연이 이리저리 얽히고설켰지만 언젠가 모두 웃을 날이 있을 거다. 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표정이 쓸쓸했다. 남자 대표로는 곽윤기, 이정수와 함께 신다운(서현고), 이호석(고양시청)이 뽑혔다. 세계선수권 우승자 노진규와 함께 대표팀을 구성한다. 여자부에선 기존 조해리(고양시청)에다 이은별·최정원(이상 고려대), 김담민(부흥고), 손수민(경희대)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외규장각도서귀환하던날] 1차 도착분 75권, 수장고에서 24시간 숙면 ‘시차적응’

    [외규장각도서귀환하던날] 1차 도착분 75권, 수장고에서 24시간 숙면 ‘시차적응’

    #114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외규장각 의궤는 귀환에 걸린 145년 세월만큼이나 뒷얘기도 많다. 귀환의 첫 단추를 꿴 이는 역설적이게도 친일 사학자로 분류되는 이병도(1896~1989) 전 서울대 교수다. #2이 전 교수는 1955년 프랑스로 유학 떠나는 제자 박병선에게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외규장각 도서를 비롯해 우리 문화재를 많이 약탈해 갔으니 그것을 찾는 것이 사학도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틈틈이 찾아볼 것을 강력히 당부했다. 20년 뒤 박병선은 프랑스 국립도서관 별관 창고에 처박혀 있던 도서를 마침내 ‘발견’하게 된다. #31차 도착분 75권은 ‘시차 적응’을 위해 상자 5개에 담긴 채로 24시간 동안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숙면에 들어갔다. 온도·습도 등 주변 환경이 갑자기 바뀌면 유물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15일 오후 박물관 관계자들과 에리세 박사가 공동으로 의궤 상태와 목록 등을 점검한다. ‘컨디션 체크’라고 부르는 절차다. #4의궤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두 번씩 번갈아 가며 운송한다. 흥미로운 점은 아시아나(1, 3차분 책임)는 여객기 화물칸, 대한항공(2, 4차분)은 화물기를 동원한다는 사실이다. 대한항공 측은 “국보급 문화재인데 (화물) 전용기로 모셔 와야 한다.”며 은근히 경쟁사를 깎아내렸고, 아시아나 측은 “지난해 ‘고려불화대전’ 때도 여객기 편으로 아무 탈 없이 실어 날랐다.”고 맞섰다. 하지만 실질적인 이유인즉 아시아나는 파리 노선에 화물기가 없고 대한항공은 화물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의궤가) 깨지기 쉬운 도자기류가 아닌 책들이라 충격을 방지하는 완충재 사용 등 포장만 잘하면 화물기냐, 화물칸이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판정’했다. 두 항공사는 의궤 귀환의 역사를 의미를 감안해 비행기 티켓을 공짜로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미 정부 예산에 운송료가 책정돼 있어 국립중앙박물관이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대한항공 화물기가 뜰 때는 ‘프랑스 경호원’(학예사)은 어디에 배치될까. 대한항공 측은 “화물기라 하더라도 (승무원 등을 위한) 좌석 8개가 있다.”면서 “프랑스 학예사는 이 좌석을 이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51993년 당시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김영삼 대통령에게 돌려준 ‘휘경원원소도감의궤’(徽慶園園所都鑑儀軌) 1권은 국립중앙도서관에 거처를 틀었으나 이번 프랑스와의 협상에서 “모든 외규장각 도서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한다.”고 합의함에 따라 중앙박물관으로 이사하게 된다. #6당초 정부는 145년 만의 귀환인 만큼 1차분 도착일에 환영행사를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프랑스가 자국 내 반감 등을 들어 난색을 표시했고 우리 정부도 세 차례 귀환 일정이 더 남아 있는 상태에서 프랑스의 심기를 자극해 좋을 게 없다는 판단에 따라 ‘없던 일’로 했다. 글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사진 안주영·정연호기자 jya@seoul.co.kr
  • [日 방사능 공포] 여진 남하… 도쿄가 떨고 있다

    지난달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달 사이 크고 작은 여진이 450여 차례 이어지면서 일본인들의 정신적 스트레스와 공포가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대지진 이후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으로 여진이 점차 남하하고 있는 양상을 보여 더욱 긴장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11·12일에도 여진 50차례 동일본 대진이 발생한 지 한달이 지난 12일에도 지진이 수십 차례 발생했다. 12일 오후 2시 7분쯤 후쿠시마현 하마도리에서 리히터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와 이바라키현 기타이바라키시 등에서 진도 6 이상의 강한 진동이 감지됐고, 200㎞ 떨어진 도쿄 시내에서도 진도 3의 진동이 감지됐다. 이 지역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곳이어서 이재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규모 9였던 대지진의 여진이지만 규모 6∼7급의 강진이어서 피해 지역의 복구작업을 지체시키는 한편 이미 약화된 지반을 흔들고 건물을 붕괴시켜 또 다른 대형 참사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폭발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근에서 지진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추가 피해 가능성도 우려된다. 대지진 피해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던 여진은 1200여만명이 살고 있는 도쿄가 있는 수도권 쪽으로 남하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대지진 발생 이후 이달 7일까지 미야기현 일대를 진원으로 했던 규모 5∼7의 강진은 후쿠시마현과 이바라키현을 거쳐 급기야 12일 오전 8시 8분쯤 수도권인 지바현으로 이어졌다. 규모 6.3의 강진으로, 지난달 대지진 이후 지바현에서 규모 6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지바는 도쿄 동쪽에 인접한 위성도시다. ●도쿄 시민들 대지진 공포 도쿄의 주요 시설물에도 비상이 걸렸다. 나리타 공항은 지진 발생 직후부터 13분 동안 2개의 활주로를 폐쇄하고 안전 점검을 벌였다. 도쿄 메트로 등 수도권 일부 지하철 노선이 2시간 이상 운전을 멈췄다. 일부에서는 앞으로 1~2주 안에 최대 규모 8에 이르는 대형 여진이 수도권에서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최대 여진은 원래 원인이 되는 지진보다 규모가 1 정도 작은 것이 일반적이어서 규모 9.0이었던 3·11 대지진의 최대 여진은 8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부분 여진이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어 예측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3월 11일 발생한 대지진은 판의 경계에서 일어난 데 비해 지난 7일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여진은 바다쪽 플레이트 내부에서, 11일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여진은 육지쪽 플레이트 내부에서 일어나는 등 형태가 다양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시마자키 구니히코 도쿄대 명예교수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에서는 별로 관측되지 않았던) 동서 방향으로 당겨지는 정단층형 여진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용규 기상청 지진감시과 사무관도 “현재 여진이 9.0 지진이 난 북미판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고 그곳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지진이 도쿄 쪽으로 남하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정서린기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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