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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 거북시장 ‘느림보타운’ 조성

    수원 거북시장 ‘느림보타운’ 조성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이 신도시 개발과 대형할인점 등에 밀려 쇠락을 거듭한 거북시장 새단장에 나선다. 염 시장은 18일 “침체된 화성 장안문(북문) 인근 영화동 거북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장 일대를 ‘느림보타운’으로 새단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느림보타운은 건강, 장수, 행복의 이미지를 가진 거북과 천천히 먹고 즐기고, 구경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자는 차원에서 붙여졌다. 염 시장은 서민경제 터전인 전통시장을 살려 소상공인이 행복한 ‘수원르네상스’의 초석을 만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거북시장은 정조시대 화성 축성 당시 조성된 유서깊은 전통시장으로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수원의 대표적 먹거리 장터였다. 현재 식당 등 250여개 점포가 남아 있다. 거북시장은 시가 국토해양부 도시활력증진 시범사업에 응모, 2010년 선정됐다. 염 시장은 “거북시장과 주변 주거지역 등 13만 1000여㎡에 2016년까지 모두 126억원을 들여 느림보타운을 조성해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염 시장은 대부분 개발사업이 관주도로 이뤄진 것과 달리 상인과 주민들이 주축이 돼 사업계획을 수립토록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염 시장이 거북시장 상인들의 자구노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세계문화유산 화성과 연계한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전통시장을 만들기로 결의하고 수원시, 전문가 등과 함께 ‘느림보타운 활성화사업’ 추진협약을 맺었다. ‘거북시장 느림보타운 이야기’라는 소식지를 창간하기도 했다. 주요 사업을 보면 올해부터 화성과 연계 도로 2개 노선을 정비하고 조선시대 역참(驛站)인 옛 영화역으로 가던 길(길이 199m, 폭 1.5~2m)을 복원하기로 했다. 또 근세 들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영화역 52칸을 전북 전주 객사처럼 복원해 조선시대 주요 교통, 통신기관으로 활용되던 역참을 새롭게 조명하기로 했다. 시는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2016년까지 대형버스를 비롯해 300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시장 곳곳에 만들고 공중화장실, 시장정보문화센터 등 각종 편의시설도 설치하기로 했다. 상가나 거리 등도 화성과 연계해 다양한 경관개선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사업은 1단계(2014년 12월)와 2단계(2016년 12월)로 나눠 추진된다. 시는 조만간 설계심의를 거쳐 시공업체 선정에 나설 예정이며 1단계 도시활력증진사업은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면 5월부터 본격 추진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코너 몰린’ 北의 투트랙… 美에 도발 엄포 속 ‘통 큰 거래’ 메시지

    북한이 연일 군사도발 위협 수위를 높이면서도 미국에 대화를 통한 ‘빅딜’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보내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1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가 경제적 혜택과 바꿔먹기 위한 흥정물로 핵을 보유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허황하기 그지없는 오산”이라며 “미국이 대(對)조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미국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보유 노선을 수정하면 손을 내밀 수 있다’는 취지의 톰 도닐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미국을 거칠게 비난하고는 있지만 미국 측이 큰 거래를 제시하면 협상에 응할 수 있다는 다목적 포석의 대화 메시지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돈을 몇 푼 쥐여 주는 식의 경제지원만으로 흥정을 벌일 수 없다는 말은 곧 북한을 먹여 살릴 만큼의 통 큰 지원을 원한다는 것”이라며 “핵무기 만큼이나 강력한 체제보장책인 평화협정 체결, 북·미 관계 정상화, 대북제재 해소, 실질적 금융 지원 등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화국면이 펼쳐질 때를 대비해 판돈을 최대한 올려 미국의 의중을 떠보기 위한 탐색전의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지난 13일 현재의 긴장 국면과 1993년 1차 핵위기 상황을 비교하며 “당시의 일촉즉발 위기는 대화국면으로 전환돼 6월 13일 조·미(북·미) 공동성명이 발표됐다”고 상기시켰다. 북·미 공동성명은 북한의 핵개발 의욕을 꺾는 대신 내정 불간섭과 자주권 존중 등으로 북한 체제를 포괄적으로 담보해준 합의였다. 당시처럼 미국이 먼저 평화회담에 나서 주기를 바란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지난 5일에는 “공은 미국에 가 있다”며 “미국이 옳은 길을 택한다면 조선도 호응할 것”이라고 보다 직접적으로 대화를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실명으로는 비난하지 않은 배경에도 역시 관계개선 여지를 열어놓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정홍원 국무총리,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를 실명 거론하며 ‘첫 벌초대상’이란 극단적 표현을 사용해 위협을 가했다. 총리를 비난한 것은 박 대통령을 다음 표적으로 삼겠다는 것으로,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려는 전술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핵실험 이후 갈등설이 불거진 중국과는 다시 관계회복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 14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의 새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낸 데 이어 최영림 내각 총리도 16일 국무원 총리로 선출된 리커창(李克强)에게 축전을 전달했다. 북한 지도부가 중국 측에 축전을 보낸 것은 지난해 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북·중 간 불협화음이 감지된 이후 처음이다. 중국이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에 동참하기는 했지만, 앞으로 추진할 ‘핵협상’ 등에 대비해 관계를 개선하려는 준비작업으로 풀이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향토기업 특선] (9) 경남 마산 향토 주류 기업 ㈜무학

    [향토기업 특선] (9) 경남 마산 향토 주류 기업 ㈜무학

    ‘소주 알코올 도수=25도’ 소주업계의 오래된 이 고정관념을 최초로 깬 주류 회사가 경남 마산의 향토 주류 기업 ㈜무학이다. 1995년, 무학은 알코올 도수 25도에서 2도를 낮춘 파격적인 23도의 순한소주 ‘화이트’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를 계기로 소주업계에 순한소주 개발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경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술 소주는 곡물을 발효시켜 만든 알코올 95도의 주정에 물을 섞어 제조하는 희석식 소주다. 2006년 11월 무학은 또 한번 소주시장에 변혁을 몰고 왔다. 소주 알코올 도수의 마지노선으로 여기던 17도 선마저 허물고 16.9도의 초 저도 소주인 ‘좋은데이’를 내놓았다. 소주 소비층이 젊은층과 여성층으로 옮겨가면서 음주문화가 편하고 즐기는 형태로 바뀌는 추세에 맞춰 개발한 부드럽고 마시기 편한 순한 소주다. 좋은데이는 업계의 비관적인 전망을 뒤엎고 현재 경남과 울산의 소주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다른 소주 생산회사가 있는 부산에서도 점유율 70%를 차지할 정도로 대성공을 거두며 무학의 효자가 됐다. 이에 힘입어 무학은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 3위로 급성장했다. 이제 2위까지 넘보며 수도권 소주시장에서 일전을 겨룰 준비를 하고 있다. 무학은 1929년 마산지역에 설립된 증류식 소주회사인 소화주류공업사가 전신이다. 1965년 당시 곡물장사를 하던 최위승 무학 명예회장이 소화주류공업사를 인수한 뒤 회사이름을 무학양조장으로 바꾸고 소주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무학이라는 이름은 마산을 상징하는 무학산에서 딴 것이다. 무학은 1973년 정부의 양조장 통폐합 조치에 따라 경남지역 36개에 이르던 소규모 소주제조 회사를 통폐합했다. 안정적인 시장 확보를 통한 성장의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무학은 최 명예회장의 아들 최재호 회장이 1987년 경영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성장가도에 올랐다. 1994년 30대 중반에 무학 대표이사가 된 최 회장은 아버지와는 달리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종합주류 회사의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며 매실주와 10여종의 리큐르를 잇달아 내놓았다. 화이트와 좋은데이도 최 회장의 작품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는 무학에 위기이자 기회가 됐다. 계열사의 부도에 따른 보증채무 상환압박이 커지면서 무학은 1998년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위기상황을 맞았다. 부동산 매각과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시도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이 위기에서 결정적인 힘이 된 것이 1995년 최 회장이 사운을 걸고 개발한 순한소주 화이트였다. 무학은 첨가물을 차별화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성공적인 소주의 차별화를 이루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6개월여에 걸쳐 소비자가 원하는 소주에 대한 마케팅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소주는 깨끗한 맛과 마시고 난 뒤 숙취가 없어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이에 따라 무학은 소주는 25도라는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획기적인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1년의 시간을 갖고 신제품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무학은 숙취에 쌀뜨물이 좋다는 사실에 착안해 국내 최초로 백미 100%로 제조된 주정과 지하 암반수 200m에서 뽑아 올린 청정수를 원료로 국내 최초로 23도 순한소주를 개발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화이트다. 소주업계 저도주 시대를 연 것이다. 화이트는 소주병도 기존의 투명한 병 대신 청정한 느낌을 주는 녹색 병을 채택했다. 무학은 화이트를 ‘소주의 대혁명’이라는 문구를 앞세워 대대적인 광고와 판촉으로 집중 홍보했다. 이 회장을 비롯한 회사 직원들은 경남과 부산, 울산 지역 업소와 소매점을 매일 오후 5시부터 밤 11시까지 돌며 고객들의 구두닦이를 하며 홍보에 전력을 쏟았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홍보·판촉활동은 폭발적인 판매증가로 이어져 1996년 무학은 경남에서 소주 점유율 95%로 올라섰다. 화이트 판매 급증 덕분에 무학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첫해인 1999년 매출액이 전년보다 197억이 늘어난 970억원을 기록했다. 화이트가 워크아웃 조기 졸업의 핵심 동력이 된 것이다. 무학은 2000년 8월 채무와 보증채무 406억원을 상환하고 워크아웃을 조기졸업했다. 무학은 현재 ㈜지리산산청샘물, ㈜무학주류상사, ㈜무학위드, ㈜화이트플러스, 월드프라자, ㈜인팩, ㈜좋은데이디엔에프, 재단법인 좋은데이사회공헌재단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좋은데이사회공헌재단은 경남·부산·울산지역에서 형편이 어려운 경남지역 어린이들을 선발해 이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까지 장학금을 주고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꾸준하게 벌이고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동에 월 4000만병 생산규모의 소주 전문 생산공장인 창원 제1공장이 있다. 마산 합포구 중리에는 소주와 과실주 월 6000만병을 생산할 수 있는 제2공장이 곧 완공된다. 울산 울주군 삼남면에 울산공장(월 800만병 소주 생산규모), 경기 용인시에 용인공장(스파클링 와인, 탁·약주 전문생산)이 있다. 부산 사상구 학장동과 경남 진주 상평동에 물류센터가 있다. 경남 산청군 지리산 자락에 있는 지리산산청샘물공장은 지하암반 314m에서 지하수를 뽑아 올려 화이트 샘물을 생산하고 좋은데이 소주에도 사용한다. 무학은 지난해 2112억원의 매출을 올려 영업이익 482억원, 당기순이익 369억원의 실적을 냈다. 지난해 4억 2768만 3000병의 소주를 판매해 전국 소주시장 14%를 차지했다. 하이트진로(14억 9314만병) 48.8%, 롯데(4억 6209만 5000병) 15.1%에 이어 3위다. 글 사진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英 IISS “北, 연내 한국 공격 가능성 높다” 경고

    북한이 올해 안에 대남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14일(현지시간) ‘군사 균형 2013’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 하에서도 여전히 ‘선군 정치’ 노선을 강력히 유지하고 있다”며 연내 도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IISS 비확산·군축 담당 국장은 AFP통신에 “북한이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핵무기는 보유하고 있다”면서 “평양발 미사일이 한국과 일본을 직접 타격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강대국들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현재 한·미 합동으로 ‘키 리졸브’ 연습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북한이 수 주 안에 도발을 감행하기는 어렵겠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연내에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런 긴장감은 한국이 신뢰할 만한 억지력을 구축할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에 심각하다”며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면 한국도 맞대응할 게 확실하며, 그럴 경우 상황이 어떻게 진전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다만 북한은 한·미동맹이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에 있는 만큼 체제 붕괴로 이어질 것이 분명한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며 “중국도 그런 상황으로 발전되는 것을 막으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ISS는 북한이 현재 핵무기 4~12개를 제조할 만한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고, 연간 1~2개의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분열 물질을 만들 수 있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등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중부 내륙 관광열차 개통

    중부 내륙 관광열차 개통

    백두대간의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중부내륙권 관광 전용열차가 첫선을 보였다. ‘O트레인’(순환열차)과 ‘V트레인’(협곡열차)이라는 이름이 붙은 관광 전용열차는 각각 서울역~중앙~태백~영동 순환선, 경북 분천~양원~승북~철암 등 오지 노선으로 운행된다. 15일 서울역에서 관계자들이 관광 전용열차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특파원 칼럼] “개성공단을 뿌리세요”/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개성공단을 뿌리세요”/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북한 상공에 초코파이를 뿌리세요.” 지난달 14일 북한의 3차 핵실험 관련 인터뷰를 위해 만난 제프리 D 고든(46) 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의 입에서 생뚱맞게도 ‘간식’ 이름이 튀어나왔을 때, 속으로 ‘오늘 인터뷰가 예사롭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든은 해군 중령 출신으로 1990년대 태평양사령부(PACOM)와 7함대 대변인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그는 2005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부 대변인에 발탁됐고 지난해 대선 때는 허먼 케인 공화당 경선주자의 외교·안보 참모로 활동한 ‘공화당 사람’이다. 만약 대선에서 대북 강경 노선을 선호하는 공화당의 후보가 당선됐다면, 그는 국방부 요직에 임명됐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의 북핵 문제 해법은 당연히 ‘응징’, ‘압박’, ‘선제타격’과 같은 험악한 옷을 입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인터뷰에서 그는 이런 식으로 말했다. “얼마 전 한 탈북 대학생의 인터뷰를 봤습니다. 그는 북한에서 초코파이가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 화폐처럼 거래된다고 했어요. 그 말을 듣고 퍼뜩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한 상공에 초코파이를 뿌리면 어떨까 하는….” ‘안 그래도 대북 인권단체에서 초코파이를 풍선에 실어 북한으로 날려보내고 있다’고 했더니 그는 “초코파이뿐 아니라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같은 것들을 북한 주민들에게 전파하세요. 북한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은 바로 그런 것들입니다”라고 했다. 그에게 ‘당신은 햇볕정책 지지자 같다’고 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맞습니다. 나는 햇볕정책을 지지합니다. 단, 북한 정권에 돈을 퍼주는 식은 아닙니다. 나는 개성공단 같은 것을 지지합니다.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고든의 주장은 옳고 그름을 떠나 현재 미국이 처한 북핵 딜레마를 드러낸다. 공화당 사람의 입에서 “햇볕정책 지지”라는 돌연변이적 언급이 나올 정도로 미국은 지금 혼돈(패닉) 상태다. 지난 20여년간 제재도 해보고 대화도 해봤지만 끝내 ‘실패’로 귀결됐음이 3차 핵실험을 통해 확인된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별 뾰족한 수가 없다는 회의론과 도무지 타개되지 않는 악순환에 대한 피로감, 혹시 북한에 얻어맞을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우려가 반죽된 어수선한 풍경이다. 패닉은 전방위적이다. 지난해 말 장거리 로켓 발사 때만 하더라도 미국에서 북한 뉴스는 시리아 사태 등 중동 뉴스에 밀렸다. 하지만 3차 핵실험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현실’로 다가오자 북한 이슈는 삽시간에 주요 뉴스를 장악했다. 정부 브리핑에서도 ‘북핵’이 ‘이란핵’을 밀어냈다. 의회는 하루가 멀다하고 ‘북한’을 주제로 법석을 떨고 있다. 이 아수라장 속에서 분명히 드러나는 게 있다. 3차 핵실험 이전과 이후의 북핵 위기 지수는 천양지차라고 하는데, 저마다의 대응논리는 저마다의 틀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경론자들은 더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대화론자들은 이럴 때일수록 더 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쯤 되면 누군가는 나서서 ‘사실은 그때 내 판단이 틀렸다’고 고백할 법도 한데 말이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정치적 노선을 탈피한 해법을 제시한 고든의 모습은 용감해 보이기까지 하다. carlos@seoul.co.kr
  • [커버스토리] 세종시 공무원 24시 그리고 애환

    [커버스토리] 세종시 공무원 24시 그리고 애환

    정부세종청사로 이전한 부처 공무원들은 세종시에서 많게는 6개월, 짧게는 2개월 반을 생활했다. 대다수 공무원들은 겉으론 입주 초기보다 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불편한 것에 익숙해졌을 뿐 입주 초기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들 한다. 주거형태도 가족까지 몽땅 세종시로 이주한 공무원은 3분의1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매일 장거리 출퇴근을 하거나, 원룸이나 아파트를 얻어 생활한다. 출퇴근자와 나홀로 둥지족들이 많다 보니 근무 형태나 여가문화 트렌드는 많이 달라졌다. 세종청사 출범 6개월, 이주 공무원들의 달라진 생활문화와 그들만의 애환을 소개한다. 세종청사 입주로 겪은 가장 큰 변화라면 이동거리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청사주변에 먹거리나 편의시설이 없다 보니 인근 도시로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해졌다. 점심을 먹기 위해 조치원이나 공주, 유성까지 가고오는 데만 40분~1시간이 걸린다. 장거리 출퇴근 공무원들은 ‘원정 점심’까지 감안 하면 하루 대여섯 시간을 차 안에서 보내는 셈이다. 원거리 출퇴근이나 원룸생활 등 생활 패턴이 달라지면서 회식이나 근무 형태도 크게 달라졌다. 서울·과천·인천·안양 등 장거리 출퇴근자들은 셔틀버스를 놓치면 하루가 완전히 꼬인다. 출근 셔틀버스는 지역에 따라 출발 시간이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서울 신도림이나 인천 등 수도권 한복판에서는 일찍 출발하기 때문에 새벽부터 서둘러야 한다. 서울 목동에서 매일 출퇴근 한다는 한 사무관은 “셔틀버스 출발지인 신도림까지 나오는 데 30분이 걸린다”며 “하루 평균 5시간 넘게 버스에서 갇혀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은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면 10~20분 전부터 하던 일을 접는다. 오후 6시 30분 셔틀버스가 출발하지만 마음에 드는 자리를 차지하려면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 양재와 과천시 인덕원 등 일부 노선은 오후 8시와 9시에도 출발하는 차량이 있지만, 나머지 구간은 한번 떠나면 끝이다.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은 목 베개도 필수품이다. 버스에 오르자마자 목 베개를 꺼내 두르는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됐다. 현재 서울에서만 매일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은 KTX나 승용차 이용자를 제외하고 3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장거리 출퇴근자들에게는 ‘야근’이나 ‘연장근무’란 말은 다른 나라 얘기가 됐다. 어쩔 수 없이 야근을 해야 할 때는 그냥 남녀 휴게실에서 잔다. 휴게실은 부처별로 마련돼 있는데 이층침대 형태로 24명(남녀 각 12명)까지 잘 수 있다. 하지만 장거리 이용자에게 야근을 강요할 수 없어 휴게실을 이용하는 빈도는 사실상 매우 낮다. 나홀로 둥지족들도 많다. 가족이 내려오지 않은 공무원은 원룸이나 아파트를 얻어 2~3명씩 공동생활을 한다. 이런 공무원들을 지칭해 ‘세종총각’ ‘세종댁’이란 신조어도 생겼다. 장거리 출퇴근자들 때문에 부서별 회식도 주로 점심으로 돌린다. 저녁에 일정을 잡았다가는 뭇매(?)를 맞게 되는 분위기다. 저녁 회식이 줄어들면서 대신 여가 활동에는 여유가 생겼다. 특히 나홀로 둥지족들은 썰렁한 집에 일찍들어가기보다 처지가 같은 동료들과 함께 운동을 즐긴다. 헬스나 자전거 타기 등으로 건강을 다지는 사람들이 많아 이른 아침과 퇴근 후 청사 체력단련실은 운동 마니아들로 항상 북적인다. 세종청사 공무원들이 가장 번거롭고 심란해 하는 게 국회 출장이다. 그런데도 부처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국회의원이나 보좌관들을 직접 만나 설명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행을 하게 하는 분위기다. 정책이나 법안을 충분히 이해시켜 각 부처가 유리한 쪽으로 결론을 얻어내기 위해서다. “번거로운데 자료만 보내달라”는 국회의원들도 있지만 어지간하면 직접 올라가는 것이 원칙처럼 굳어지고 있다. 15일 출근길에 만난 경제부처의 한 과장은 “국회에 가서 협의할 일이 있어서 서울에 가는 중”이라며 “10분 설명하기 위해 오가며 하루 일과를 다 허비하게 생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회부처의 한 과장은 이틀 전 10명의 본부 과장이 줄줄이 국회에 올라가 설명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경제부처의 한 국장은 “요즘 ‘취미’가 서울과 오송을 오가는 ‘KTX 예약하기’”라며 웃었다. 그는 세종시에 숙소도 마련했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서울에서 회의가 있다 보니 서울 명동 은행회관이나 정부서울청사로 더 자주 ‘출근’한다. 그렇다고 세종청사에 들르지 않을 수도 없다. 하루만 빠져도 결재할 서류가 산더미가 된다. 얼마 전에는 세종청사로 출근했다가 오후에 서울로 올라가 회의를 하고 저녁 때 약속 때문에 세종시로 내려왔다가 다시 막차를 타고 서울 집으로 돌아간 적도 있다. 다음 날 새벽에 서울에서 있는 조찬회의에 늦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는 “세종시에 내려온 지 이제 넉 달인데 오르락내리락하는 생활에 벌써 지쳐간다”면서 “국감 시즌이면 아예 세종청사에서 업무를 보는 것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출장 비용도 만만치 않다. 출장비를 담당하는 사회부처의 한 주무관은 “서울 출장이 너무 잦다 보니 연말까지 사용해야 할 출장비가 다음 달이면 바닥날 것 같다”며 “어떻게 예산을 전용해야 모자란 출장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세종시에 내려온 공무원들은 국회뿐만 아니라 행안부와 조직·인원 협의나 청와대 보고, 타 부처와의 회의 등으로 일주일에 몇 번씩 서울을 오르내리는 ‘셔틀근무’가 피곤하다고들 하소연한다. 특히 조직·인사와 공무원들의 처우관리를 하는 행안부가 내려오지 않고 서울에서 ‘이래라저래라’한다며 속을 끓이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국회 출장에 따른 행정 낭비를 없애기 위해 세종청사 내에 국회 분원을 설치해 스스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은 “분원이나 서울출장소를 마련하고 화상회의 등 물리적인 공간과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식이 변해야 한다”면서 “의원이나 보좌관들이 부처 공무원들을 국회로 불러들여야 위엄이 선다는 잘못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사를 벗어나면 세종시는 대도시로서의 기본조건조차 갖춰져 있지 않다. 그 중 가장 시급한 것이 의료시설이다. 세종청사 주변에서 의료시설이라야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첫마을에 소아과와 내과 딱 두 곳뿐이다. 종합병원은 언감생심이다. 다른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대전이나 조치원 등 인근 도시로 나가야 한다. 한 공무원은 “얼마 전 주말을 이용해 서울에서 치과 치료를 받은 뒤 월요일에 통증이 심해 병원에 전화했더니 세종시에는 치과가 드물다고 하더라”면서 “이곳에서는 아프면 생고생”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세종시 첫마을에 입주한 또 다른 여성 사무관은 최근 한밤중에 일어났던 일화를 소개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한밤중 배를 잡고 고통을 호소해 난감했다”면서 “인근에 병원이 없어 아이를 싣고 무작정 대전시내 큰 병원 응급실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진찰 결과 급성 장염이어서 병원에 입원시키고 여러 날 오가느라 고생했다고 덧붙였다. 청사에서는 이런 불편해소를 위해 청사 내 간이 진료실을 마련했다. 또 종합병원 등과 연계해 순회 진료도 정례화하는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불만을 해소할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세종청사 부처 노조위원장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초 ‘세종시 이전계획 원안 고수’를 고집했는데 요즘은 잊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불편한 점이 부각될 때마다 ‘문제 없다’고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세종시와 행안부 말만 믿고 언제까지 인내하며 생활해야 할지 의문이 든다”고 쓴소리를 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한·미 FTA 1년] 글로벌 불황 속 對美수출 2.6%↑… 車·부품 ‘호조’ 해운은 ‘미미’

    [한·미 FTA 1년] 글로벌 불황 속 對美수출 2.6%↑… 車·부품 ‘호조’ 해운은 ‘미미’

    산업계는 대체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 재정 위기 등으로 유럽연합(EU)과 인도, 브라질 등 우리의 주요 교역국에 대한 수출은 2011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미 FTA의 효과로 대미 수출만 전년 대비 4%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실제 업계에서 느끼는 체감 효과는 업종별로 엇갈렸다. 특히 자동차와 부품 등은 FTA 발효 이후 눈에 띄게 수출이 늘었지만 전자와 해운, 항공 등의 업종은 아직 뚜렷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한·미 FTA는 분명히 우리 산업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이 FTA 효과를 상쇄해 체감도가 낮은 측면이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서면 FTA 효과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1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미 FTA가 발효된 지난해 3월부터 올 1월까지 우리의 대미 수출액은 538억 달러(약 58조 6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했고 무역 흑자 규모도 같은 기간 102억 달러에서 147억 달러로 44%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체 수출은 5060억 달러로 1.5% 감소했다. 세계 경기 둔화로 전체 수출이 감소했지만 대미 수출은 FTA 효과가 한몫하면서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중국을 제외한 EU(-11.3%)와 일본(-2.3%), 인도(-6.3%) 등 주요 교역국의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을 본다면 한·미 FTA가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업종별로는 관세가 즉시 철폐된 자동차 부품과 기계류, 고무 제품 등의 수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3월∼올 1월 대미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52억 2738만 달러로 전년 동기 46억 4296만 달러보다 12.6% 늘었다. 특히 올 1월 대미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4억 9600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2.6% 늘어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등 국산 자동차 수출액도 같은 기간 102억 1565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1.2% 증가했다. 자동차 외에 휘발유, 경유 등의 석유 제품은 19.2%, 기계류는 16.6%, 고무 제품은 7.3% 대미 수출이 늘었다. 권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한·미 간 무역 규모 확대 효과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대미 수출 증가 등 FTA의 효과가 뚜렷이 입증됐다”면서 “앞으로 관세 철폐 폭이 더욱 커지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대미 수출이 더욱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공·해운 분야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FTA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미 노선의 항공화물 물동량은 9만 9102t으로 2011년 11만 7873t보다 16%나 줄었다. 또 지난해 북미 지역의 해운 화물 수출입 물동량은 1억 1014만여t으로 전년(1억 910만여t)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전기·전자업종은 FTA 발효 전부터 무관세가 적용됐기 때문에 효과가 크지 않았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마포구 버스에 ‘미스터리 쇼퍼’가?

    서울 마포구가 대중교통 안전과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지역 내 모든 버스에 고객을 가장해 서비스를 평가하는 ‘미스터리 쇼퍼’를 투입한다. 구는 주민들이 버스를 이용하며 겪는 불편사항이나 버스 시설물 상태를 주민 입장에서 점검하는 ‘버스 구민평가단’을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구민평가단은 1명당 각 1개 버스노선을 지정받아 승객 입장에서 버스 서비스 및 관리 상태 등을 점검한다. 무작위로 매월 5회 이상 승차한 뒤 이 중 4회분을 ‘버스운행 점검 평가표’ 서식에 따라 작성해 구 교통지도과로 제출하는 방식이다. 점검표는 의자 및 시트 커버 상태, 천장·바닥·손잡이 상태, 명찰 패용 및 근무복 착용 상태, 운전 집중도 및 친절도 등 버스 운행 전반을 평가할 수 있도록 10개 지표로 구성돼 있다. 구민평가 대상 버스는 마포구에 업체를 두고 운행 중인 시내버스 161대, 마을버스 88대 등이다. 구는 노선별·업체별 평가 결과를 비교해 각 업체에 통보하고, 위반 사항이 발견될 때는 행정 처분, 시정 조치 등을 취하게 된다. 구는 2010년부터 버스 구민평가단을 운영해 왔다. 버스 이용도가 높은 주민을 대상으로 매년 공모를 거쳐 평가요원을 위촉한다. 평가요원들에게는 버스 승차를 위한 교통비 10만 5000원이 지급된다. 올해도 20~60대 주민 20명을 최종 선발했으며, 요원들은 오는 9월까지 활동하게 된다. 임길태 교통지도과장은 “구민평가는 업체 간 긍정적 경쟁을 유도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운전자들도 보다 친절하고 안전하게 버스를 운행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시진핑 14일 대관식… 개혁안 하반기에 나올 듯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가 14일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에 선출된다. 이미 공산당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서 군통수권을 쥐고 있는 시 총서기는 이날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도 선임될 예정이다. 공산당 최고지도자이자 군통수권자, 그리고 국가수반으로서 명실상부하게 10년간의 ‘시진핑 시대’를 여는 것이다. 전인대가 국가주석 및 부주석,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 등 국가직 최고지도자 선출을 위한 공식 절차에 착수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앞서 전인대 주석단은 전날 회의를 통해 국가주석과 부주석, 국가중앙군사위 주석 후보와 전인대 상무위원회 상무위원장 및 부위원장 등의 후보 명단을 확정, 전인대 전체회의에 넘겼다. 후보 명단은 이미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정치국에서 확정한 것으로 전인대 투표는 이를 공식화하는 통과의례이다. 전인대는 14일 국가주석 등을 선출하고, 총리와 최고인민법원장, 최고인민검찰장 등은 15일, 부총리와 국무위원, 각 부처 부장(장관) 등은 16일 결정한다. ‘시리(시진핑 주석-리커창(李克强) 총리)체제’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이와 관련, 시 총서기가 국가주석 취임 이후 당장 급진적인 개혁에 나서기보다는 당분간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중국 새 정부의 개혁 청사진이 하반기 열릴 공산당 18기 3중전회(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나올 것이라고 공산당 중앙정책연구실 스즈훙(施芝鴻) 부주임이 소개했다고 홍콩 문회보가 보도했다. 스 부주임은 “고위층이 이미 많은 개혁 문제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관례에 따라 전반적인 개혁 로드맵 등은 하반기 18기 3중전회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내치가 우선인 만큼 외교정책도 당분간 기존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이번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인대)에서 외교 문제가 부각되지 않은 것은 관련 발언을 자제하라는 상부의 ‘지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이 충분한 준비 없이 세계 강국으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의 외교 정책은 급하게 성과를 내기보다 당분간 기존 노선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쪽으로 정해졌다”고 설명했다. 양회에서 내정 문제에 집중하되 외교 문제는 부각시키지 말라는 지침이 나온 것도 이 같은 대원칙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오바마 ‘식사 정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상·하원 의원들과 잇따라 밥을 함께 먹으며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재정적자 감축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려는 ‘식사 정치’를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선명성을 과시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과의 ‘접촉’을 꺼리던 공화당 의원들도 선뜻 식사 초청에 응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섰던 ‘저격수’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 등 양당 하원 예산위 지도부와 백악관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라이언 의원은 오찬 참석 전 성명을 통해 “당면 현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에는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존 매케인 등 공화당 상원의원 10여명과 2시간 넘게 만찬 회동을 했다.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이튿날 “엊저녁 대화는 생산적이고 실질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 주에는 의회 의사당을 직접 찾아 상원 양당 의원들을 만날 예정이다. 지난 연말 ‘재정 절벽’ 협상 때까지만 해도 벼랑 끝 대결을 불사하며 으르렁거렸던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이처럼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하는 것은 강경 대치가 정치권 전반의 지지도를 떨어뜨린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 끝났고 중간선거도 당장 임박하지 않아 정치적으로 강경 지지층 눈치를 볼 필요성이 약해진 측면도 있다. 이 같은 기류는 지난달 말 연방정부 예산 자동 삭감(시퀘스터) 협상에서 예상외로 양측이 별다른 충돌 없이 약속이나 한 듯 시퀘스터를 용인한 데서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달 27일이 협상 시한인 올해 정부 예산안 심의와 오는 5월이 시한인 채무 상한 인상 협상에서도 ‘휴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식사 정치’에 대해 “어쨌거나 오바마 대통령 1기 임기 때 보지 못했던 희망적인 신호”라면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무안공항, 中 3개 도시 전세기 취항

    다음 달 20일부터 6개월간 열리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두고 전남 무안공항과 중국의 주요 도시 간 ‘하늘길’이 잇따라 열린다. 8일 전남도에 따르면 대규모 국제행사와 관광시즌을 맞아 중국 톈진, 선양, 하얼빈 등 3개 도시를 잇는 정기성 전세기 유치에 나섰다. 도는 이를 위해 이들 지역의 현지 여행사와 계약을 완료했거나 협의 중이다. 이달부터 취항할 톈진은 1년 장기 노선이며 다음 달부터 운항될 선양과 하얼빈 노선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중국 관광객을 흡수하기 위해 6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톈진은 주 7편, 선양·하얼빈은 주 2~3편 운항할 계획이다. 도는 정부로부터 톈진 정기노선 허가를 위해 양양, 청주, 대구 등과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3개의 정기 노선 운영에 그치면서 침체에 빠진 무안국제공항의 활성화도 기대된다. 국내선은 현재 무안~제주 주 2편(금·일), 국제선은 중국 베이징(주 2편)과 상하이(주 4편)를 각각 운항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등 국제 행사를 계기로 중국, 일본, 동남아 등지의 항공노선을 개설하고 이를 토대로 섬 등 지역 관광활성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철도, 복수 공기업 체제로 가나

    철도 운영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독점에서 공기업 간의 경쟁 체제로 이원화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민간 철도 운영 경쟁 체제 도입과 관련해 “다른 방안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철도산업 발전과 코레일의 경영 혁신을 유도하기 위해 경쟁 체제 도입에는 동의하지만 경쟁 상대를 민간 기업이 아닌 제2공기업으로 한다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철도 민간 경영 체제 도입에 대해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며 지난 연말로 예정됐던 사업자 선정에 반대했고 서 후보자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을 지냈다는 점에서 이원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철도산업 구조개혁 정책에 따라 2015년 개통 예정인 수서발 수도권고속철도(KTX)부터 민간 경쟁 체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지난해 말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코레일 등의 반대로 선정하지 못했다. 반면 코레일과는 별도의 공기업을 설립하는 방안은 철도 운영에서의 경쟁 체제 확보라는 틀은 유지하면서도 민간에 운영권을 내주지 않기 때문에 ‘민영화’ 논란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다. 하지만 이는 민간 경쟁 체제와 비교해 공기업적 한계라는 측면에서 요금 인하 등 국민 편익을 위한 경쟁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철도 관련 분야의 교수, 연구기관 종사자, 언론인, 시민단체 대표 등 26명으로 구성된 ‘철도산업발전포럼’은 지난 1월 민간 경쟁 체제 도입이 바람직하나 민간 운영이 어려우면 대안으로 제2의 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제2공기업 운영 체제는 코레일처럼 재정 지원이 필요하고 코레일의 경영 개선 자극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내놓았다. 수익성이 높은 신규 노선 확보 등 노선 갈등과 철도 운영에 대한 재정 지원 감축 효과가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말레이시아의 앨리스

    말레이시아의 앨리스

    말레이시아의 앨리스 영하 10℃를 밑도는 서울의 한파를 등지고 도착한 말레이시아는 그 온도차만큼이나 다른 세계였다. 어떤 끌림이 있었는지, 회중시계를 손에 든 흰 토끼를 따라 알지도 못하는 굴 속으로 졸래졸래 따라간 앨리스처럼, 낯선 듯 평화롭고, 평범한 듯 해맑은 ‘말레이시아’를 만났다. 겨울날에 도착한 여름나라 앞으로 여섯 시간 후 나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발을 내딛는다. 여느 때와 달리 떠오르는 혹은 기대하게 되는 그림이 불분명했다.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속으로 옹알옹알. 입에 익긴 한데 막상 고개가 갸웃한다. 출근길에 바쁜 사람들을 지나쳐 공항으로 향하는 동안 본능적으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겨울날의 여행. 머릿속은 온통 어떻게 하면 영하 10℃를 밑도는 겨울날과 영상 30℃를 웃도는 여름나라를 동시에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해가 떴는데도 바닥이 젖어 있다. 이 나라에서는 매일 오후 네다섯 시 즈음엔 어김없이 비가 쏟아진다고 했다. 오늘도 방금 전까지 비가 내렸다고. 공항을 나서니 바깥 공기가 그리 습하지 않았고,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까지 가는 차 안에서도 에어컨 바람이 시원했기에 아직 서울에서의 차림 그대로다. 하나둘 옷을 허물처럼 벗어낸 것은 공항과 쿠알라룸푸르 중간 즈음에 위치한 신행정도시 푸트르자야Putrajaya의 풍경이 차창에 가까워졌을 때였다. 레고 블록으로 만든 모형처럼 군더더기 없는 도시를 울울창창한 야자수 정글이 포위하고 있었다. 서울과 쿠알라룸푸르 사이 한 시간의 시차를 거슬러 오른 나는 그제야 여름나라에 들어온 것을 실감했다. 호텔방에 대충 짐을 밀어 넣고 낯선 거리로 나섰다. 하늘은 어둑하게 물들어 가지만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번화한, 서울로 치면 명동에 비견되는 부킷빈탕Bukit Bintang 거리와 그 지척에 노천 음식점이 즐비한 잘란알로Jalan Alor는 낮보다 더 환하고, 더더욱 북적였다. 여행 첫날의 긴장과 피로는 서울과 다르지 않은 도심풍경 때문에 잔잔해졌지만 그 속에 빠져드는 것이 아직 부담스러운 이방인은 두 거리 사이, 트렌디한 펍과 레스토랑이 늘어선 잘란창캇Jalan Changkat으로 살짝 발을 들여 놓았다. 거리가 한 눈에 들어오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펍 2층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뜨거운 공기, 낯선 도시, 차가운 맥주, 관망적 자세. 취取하거나 취醉하거나. ▶travie info 잘란알로alan Alor와 잘란창캇Jalan Changkat | 잘란알로에서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대중적인 요리 사테Satay를 추천. 얇게 썬 고기를 양념해 대나무 꼬챙이에 꽂아 구운 꼬치요리이다. 달큼하고 고소한 땅콩소스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잘란창캇에서는 부러 핫한 곳을 찾기보다는 거리가 훤히 내다보이는 2층 테라스가 있는 공간에 자리를 잡는 것이 더욱 매력적이다. 위치 부킷빈탕 거리에서 모노레일이 가로지르는 대로 변 오른쪽 방향(도보 5~10분). 영업시간 늦은 오후부터 새벽녘 국립 모스크National Mosque, Masjid Negara┃주소 Jalan Perdana, 50480 Kuala Lumpur 방문객 입장시간 오전 9시~정오, 오후 3시~4시, 오후 5시30분~6시30분(단, 금요일은 오전 입장 불가) 입장료 무료 센트럴 마켓Central Market┃주소 Jalan Hang Kasturi, 50050 Kuala Lumpur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30분(건물 밖 노점은 오전 11시~밤 11시) 홈페이지 www.centralmarket.com.my 차이나타운China Town┃위치 Jalan Petaling, Kuala Lumpur 영업시간 오전에 문을 여는 곳도 있지만 대체로 점심 무렵부터 밤 10시까지 One for All, All for One 아무리 피곤해도 늦잠은 아까운 여행자의 아침, 좀 걷자. 걷다 멈춘 곳이 목적지가 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여름의 날씨인지라 자연스럽게 차도르Chador를 두른 여인들에게 눈길이 간다. 말레이시아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슬람을 국교로 삼고 있는 나라다. 무슬림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겐 당연한 것이겠지만 “안 덥나?” 결국 입 밖으로 뱉고 만다. 모스크에 가봐야겠다. 무슬림들의 기도 시간을 피해 택시를 탔다. 국립 모스크National Mosque, Masjid Negara에 가자고 했다. 안내에 따라 신발을 벗고 보라색 가운과 히잡Hijab을 둘렀다. 아무도 없는 기도실 앞에 서자 안내원인 듯한 할아버지 한 분이 어디서 왔는지 물었다. 대답을 듣자 지긋한 눈빛으로 <본성(피뜨라)과의 만남>이라는 한국어 책자를 건네 준다. 천장까지 닿은, 수십 개의 흰색 기둥으로 빼곡한 기도실 앞 대리석 바닥에 앉아 책자를 폈다. 맨 첫 장과 마지막 장은 같은 문구로 시작해 같은 문구로 맺어지고 있었다.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기를 바랄 수 있을 것인가?” 따라 읽는 사이 작지만 야무진 아이 모모가 떠올랐다. 누군가의 시간을 훔쳐야만 살아갈 수 있는 회색 신사들에게 홀려 잿빛이 된 모습으로 내 말만 하는 어른이 돼 버린 내 앞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빛을 보기 위해 눈이 있고, 소리를 듣기 위해 귀가 있듯이,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은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장님에게 무지개의 고운 빛깔이 보이지 않고, 귀머거리에게 아름다운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과 같지. 허나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멀고 귀 먹은 가슴들이 수두룩하단다. (중략) 화도 내지 않고, 뜨겁게 열광하는 법도 없어. 기뻐하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아. 웃음과 눈물을 잊는 게야. 그러면 그 사람은 차디차게 변해서, 그 어떤 것도, 그 어떤 사람도 사랑할 수 없게 된단다. 그 지경까지 이르면 그 병은 고칠 수가 없어. 회복할 길이 없는 게야. 그 사람은 공허한 잿빛 얼굴을 하고 바삐 돌아다니게 되지. 회색 신사와 똑같아진단다. 그래, 그들 중의 하나가 되지. -미하엘 엔더의 <모모> 中 지난밤 잘란창캇의 펍에서 마셔 버린 시큰둥했던 첫날밤이 뜨끔했다. 그럼에도 선뜻 털고 일어나 기도실을 나서지 않고 조금 더 게으름을 피우다 못 이기는 척 다시 길을 나섰다. 그러다 뒤를 돌아봤다.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 맑고 파란 하늘과 그 아래 새하얀 모스크. 종교와 교리를 떠나 그곳에 잿빛을 걷어낸 나의 뽀얀 마음 한 조각을 묻어두었다. 그리곤 천천히 초록 잔디가 카펫처럼 펼쳐진 메르데카 광장Merdeka Square까지 걸었다. 딱히 구경거리가 없는 고가도로변인데도 길이 참 싱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르데카는 말레이어로 독립이라는 뜻이다. 말레이시아는 1957년 8월31일 이 광장 국기게양대에 걸려 있던 영국 국기를 걷어내고 말레이시아 국기를 내걸면서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포했다. 광장 너머로 우뚝 솟아오른 초고층 빌딩과 함께 광장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영국 식민지 시절의 고건축물들이 독특한 도시경관을 그려낸다. 식민지 역사의 흔적을 상당수 지워낸 우리와 달리 쿠알라룸푸르는 도심 가운데 이를 그대로 남겨두고 오늘날까지 이용하고 있다. 광장 북측, 1894년에 지은 세인트메리 성당을 시작으로 유럽과 이슬람식 건축양식이 조화를 이룬 구 시청사, 술탄압둘사마드 빌딩, 구 중앙우체국, 국립섬유박물관, 구 차터드은행 등이 시계방향으로 광장을 둘러싸고 있다. 사람들이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오랜 세월 다양한 인종이 각기 다른 언어와 신을 믿는 가운데 함께 어울려 살아왔기에 관용의 미덕이 배어 있다고. 다름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존중하는 문화. ‘1 Malaysia, truly Asia’라는 말레이시아의 캐치프레이즈를 형상화한 조형물 앞에 서 있자니 이번엔 달타냥과 삼총사가 떠올라 그들의 구호를 외친다. “One for All, All for One” 메르데카 광장에서 켈랑강Kelang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면 센트럴 마켓Central Market과 차이나타운China Town까지 다다르는데, 이곳에서 ‘1 Malaysia, truly Asia’가 허언이 아님을 체감했다. 역시나 건물 자체가 100여 년이 넘은 마켓 안에는 말레이, 차이니즈, 인디아 구역이 사이좋게 이웃하고 있었고, 역사문화도시 말라카와 페낭을 모티브로 한 거리까지, 말레이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오밀조밀하다. 아시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마켓 2층의 푸드코트와 마켓 바깥 골목에 위치한 예술가의 거리도 시장구경의 재미를 더해 준다. 중국계가 중심이 되어 상점가를 형성하고 있는 차이나타운China Town 언저리에서도 불교 사찰과 식민지 건축물, 힌두교 사원이 자연스레 한 컷에 담긴다. 순간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나도 모르게 사진기를 들었다놨다 한다. 여행의 순간은 눈에만 담아두기 참 아쉬울 때가 많다. 찍고 싶은데 면박을 당하지 않을까 겁이 나기도 하고, 그렇다고 몰래 찍는 것도 내키지 않는. 옆에서 누군가 이야기한다. “그냥 사진 좀 찍어도 되냐고 하면 완전 좋아하면서 반가워할 거예요.” 새삼 놀라운 ‘참말’이다. 무표정하게 있다가도 사진기를 보이며 눈인사를 할 때마다 꽃보다 환하게 피어나는 그들의 얼굴빛. 차도르를 두른 여인들마저 꽃 같은 포즈를 취해 주는데 그 덕에 내 잿빛 마음이 부끄럼을 타며 조금씩 희석된다. 1 메르데카 광장에서 센트럴 마켓으로 가는 길에 만난 동화 같은 거리. 초고층 빌딩숲 아래 파스텔톤의 유럽식 건축물이 독특한 도심경관을 만든다 2 쿠알라룸푸르에 대한 모든 것을 미리보기 할 수 있는 곳, 쿠알라룸푸르 시티갤러리에 가면 말레이시아 여행이 더욱 촘촘해진다 3 강요하는 사람 없지만 열대 기후에서도 히잡을 벗지 않는 여인들. 그러나 색색 고운 히잡을 보며 여인의 마음을 짐작한다 빨간 구두 신고 램프의 요정을 따라서 쿠알라룸푸르가 다민족이 내뿜는 전통적인 색채로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질릴 틈 없이 신상품으로 넘쳐나는 도심의 빼곡한 쇼핑몰이야말로 쿠알라룸푸르의 현재다. 마음이 풀어지고 나니 알라딘의 요술램프가 마술을 부린 듯 새롭고 반짝이는 것들에 현혹되기 시작했다. 쿠알라룸푸르 쇼핑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부킷빈탕 거리의 파빌리온에서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와 수리아 쇼핑몰이 위치한 KLCC까지 구름다리 형식의 통로KLCC-Bukit Bintang Pedestrian Wailkway가 연결되어 있어 주요 쇼핑 스폿을 쾌적하고도 수월하게 오갈 수 있다. 정유회사 페트로나스의 사옥이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88층의 쌍둥이 빌딩인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Petronas Twin Tower에 올랐다. 쌍둥이 빌딩 한쪽 타워에서 보이는 맞은편 타워는 ‘천공의 성 라퓨타’처럼 솟아 있었다. 멀고도 높다. 물리적인 거리와 높이만큼 일상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돌아갈 수 있을까. 우선 내려가자. 호텔 방에 들어와 가방에서 가장 예쁜 옷을 꺼내 갈아입고 스타힐 갤러리Starhill Gallery와 파빌리온Pavilion의 명품 매장 사이를 모델처럼 걷기 시작했다. 명품 매장에서 나오는 차도르 두른 여인들에게 익숙해지기까지 촌스럽게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말레이시아와 우리나라의 쇼퍼들은 선호하는 디자인과 색감이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아이템을 찾아 최근 말레이시아를 찾는 쇼퍼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주머니 가벼운 까막눈도 마냥 즐거운 윈도우 쇼핑. 걷다가 힘이 들면 쇼핑몰 곳곳의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식도락을 즐기기도 하고, 쇼핑몰 안팎에서 진행되는 버스킹 공연에 시선을 돌리기도 한다. 안데르센의 동화 <빨간 구두>에 나오는 아가씨처럼 춤추듯 걷자니 지치기는 했지만 시간은 지겨울 틈 없이 흘러갔다. 램프의 요정을 따라 말레이시아의 머리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레이반도 최남단으로, 싱가포르와 맞닿은 도시 조호바루Johor Baharu에 도착했다. 말레이어로 조호바루는 ‘새로운 보석’이라는 뜻. 그곳에 앨리스도 혹할 만한 새로운 보석이 있었다. 정말이지 비현실적인 동화풍 색채의 레고 랜드LEGO LAND에 제대로 빨려 들어갔다. 오전 10시, 오픈시간이 가까워지면 레고 랜드 사람들이 나와 오매불망 가지런히 줄서 있는 아이들과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친다. “10, 9, 8……3, 2, 1” 문이 열림과 동시에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레고 랜드 안으로 돌진. 레고 랜드를 둘러싼 자연과 그 속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레고 블록이 빚어낸 세상이다. 아이들의 쨍한 웃음이 화수분처럼 솟아난다. 아이들을 핑계 삼아 어른들 역시 수북 쌓인 레고 블록 조립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간이 모자랐다. 조호바루에도 쿠알라룸푸르 못지않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아웃렛과 쇼핑몰이 즐비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여행자의 시간은 좀더 색다르고도 익숙한 풍경을 더듬는다. KSL 리조트 앞으로 펼쳐진 난전은 우리나라의 오일장을 떠올리게 했다. 땅의 기운을 머금고 고운 색을 발하는 식재료와 튀기거나 굽거나 볶아낸 군침 도는 먹을거리에 자꾸만 손이 간다. 여기저기 “한국에서 왔어요?” 말하며 아는 체하는 현지인들이 우리네 시장 사람들의 인심과 다르지 않았다. 싱싱하고 건강한 어투. 그들 손으로 기르고 거둔 곡물로 만든 주전부리를 오물거리며 시장 한 바퀴를 어슬렁댄다. 부디 12시를 알리는 신데렐라의 종이 울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런 걸까. 천천히 빨간 구두를 벗고, 램프의 요정과도 안녕을 고했다. 한 시간만 뒤로 돌리면 말레이시아의 앨리스는 사라지고 나는 다시 영하를 밑도는 나의 현실세계, 서울 땅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나의 말레이시아는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이것은 나만의 이야기일 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반대편 타워와 함께 쿠알라룸푸르 도심 전경을 360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다 2 쿠알라룸푸르 도심의 주요 쇼핑 스폿 간의 이동을 더욱 편리하게 해주는 페데스트리안 워크웨이 3 레고 왕국에 들어서자 순식간 동화 속 인물이 되고 만다 4 최고급 명품은 물론 독특한 디자인과 색감을 내세운 쇼룸에 이르기까지 쇼윈도 하나하나가 발걸음을 늦춘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말레이시아 관광청 www.mtpb.co.kr ▶travie info 말레이시아 항공 하늘 위에서부터 말레이시아의 환대Malaysian Hospitality를 경험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의 국적기 말레이시아 항공을 이용하면 매일매일 인천과 쿠알라룸푸르 사이를 쾌적하게 오갈 수 있다. 특히, 오전 11시 출발이라는 스케줄은 출발과 도착에 있어 허둥대거나 허비할 수 있는 있는 여행 시작 당일의 일정을 여유롭게 해준다. 여행 후 도착 시간 역시 오전 7시 전으로 도착한 당일 바로 일상에 복귀할 수 있는 최상의 스케줄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012년 7월 30일부터 에어버스사의 신규 A333 항공기가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에 도입되어 여유 있는 좌석 공간과 전원 공급 장치, 개인 스마트 스크린, 한국 영화와 음악을 포함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등 한국 여행객들에게 보다 개선된 기내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대한항공을 비롯한 타 항공사와 코드쉐어를 통해 다양한 노선에 공동 운항을 하고 있어 다양한 국가로 보다 편리한 여행이 가능하다. 2013년 2월부터는 One World Alliance 회원국의 일원으로 등록되어 보다 다양한 항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더욱 스마트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02-777-7761 www.malaysiaairlines.com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Petronas Twin Tower 스카이 브릿지 투어┃위치 Jalan Ampang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7시(화~일, 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RM80, 어린이 RM30 홈페이지 www.petronas.com.my 파빌리온Pavilion┃위치 168 Jalan Bukit Bintang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파빌리온 옆 카페거리는 새벽까지 운영) 홈페이지 www.pavilion-kl.com 스타힐 갤러리Starhill Gallery ┃위치 Jalan Bukit Bintang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 홈페이지 www.starhillgallery.com 레고 랜드LEGO LAND┃위치 Gelang Patah, Johor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주말과 국경일은 밤 20시까지) 입장료 성인 RM140, 3~11세 어린이와 60세 이상 RM110 홈페이지 www.legoland.com.my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서승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 폐지돼야”

    서승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 폐지돼야”

    6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국토해양위의 인사청문회는 국토부의 현안, 후보자의 부동산 정책관 등에 대해 집중 검증이 이뤄졌다. 서 후보자는 국토부 현안과 관련, “수서발 수도권고속철도 운영권의 민간 이양은 현 체제도 문제가 있고 민간에 맡기는 것도 문제여서 제3의 대안이 있는지 중점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15년 개통 예정인 수서발 KTX 노선의 운영권을 민간 사업자에게 맡겨 공기업인 코레일과의 경쟁체제를 구축하겠다는 현 정부 계획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보의 안전성과 환경영향평가 등을 포함해 전반적인 사업을 점검할 것”이라며 “진행 절차와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4대강 사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재검증을 약속, 본격적인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도위기에 몰린 용산개발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가 직접 개입해야 하는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며 정부 개입에 대해 신중론을 견지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주택 경기가 거래량으로 볼 때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정상이 아니다”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를 폐지하고 정상 세율로의 환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득세 감면조치도 1년 정도 연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하우스푸어 대책은 채무재조정 프리워크아웃을 우선 추진하고 이를 전제로 대출채권 또는 지분매각제도를 선택 적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도덕성과 관련 검증도 이뤄졌다. 야당 의원들은 서 후보자 부인의 ‘고액 사교육 조장글’ 논란, 후보자의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이 도마에 올랐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달리는 ‘독도 갤러리’

    달리는 ‘독도 갤러리’

    “버스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시민 생활에 아주 중요한 공간입니다. 버스 안 미술관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활용 및 개발을 통해 내외부 공간을 시민의 삶을 보다 여유롭고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가꿀 참입니다.” 신종우(45) 서울시 버스정책과장은 6일 버스에 대한 애착을 잘 보여 주는 작품을 내놓았다. 3·1절이 끼어 ‘애국의 달’인 이달 31일까지 시내버스 213대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섬’을 주제로 한 독도사진전을 개최한다. ‘버스 시리즈’ 첫 작품인 셈이다. 이용객이 많고 운행구간이 긴 9개 노선을 골랐다. 101번, 151번, 152번, 153번, 410번, 1115번, 1165번, 8111번, 8153번이다. 강북구 우이동 도선사 입구~도봉구민회관~수유역~동대문(흥인지문)~종로2가~서대문경찰서~종로3가~동묘 앞~숭례초등학교~성북시장~쌍문동을 오가는 101번 버스 한 대엔 사진 20점이 내걸린다. 나머지 212대엔 한 점씩 차례로 돌아가며 전시된다. 신 과장은 “저작권을 흔쾌히 허가한 작가 덕분에 돈을 거의 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버스 안팎엔 독도 우편번호를 가리키는 ‘799-805’도 부착되니 주목해 달라”고도 했다. 동경 132도, 북위 37도라는 독도 위치는 흔히들 알고 있지만 주소 옮기기 운동 등을 외치면서도 정작 우편번호는 거의 모른다는 데 착안했다. 독도를 관할하는 경북도 자치행정과 소속 울릉군 주재원으로 일하며 1999년 12월부터 울릉도와 독도 사진만 1만장 넘게 찍어 ‘공무원 작가’로 잘 알려진 김철환(47)씨가 작품을 내놓았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피자배달원이 ‘마을 파수꾼’으로

    피자배달원이 ‘마을 파수꾼’으로

    서울 시내에서 골목 곳곳을 누비는 배달원이 여성들의 안전을 돕는 ‘마을 파수관’으로 뛰게 된다. 시는 올해 피자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배달원들은 본연의 업무도 하면서 위급상황을 발견했을 때 바로 경찰에 신고해 긴급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시는 세계여성의 날(8일)을 앞두고 5개 분야 16개 정책의 ‘여성안전 대책’을 6일 발표했다. 여기에는 공공근로자가 5월부터 오후 10시~다음 날 오전 1시 사이에 ‘안심귀가 스카우트’를 운영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여성이 집 인근 지하철역 도착 10분 전에 미리 안심귀가 지원을 신청하면 2인 1조로 구성된 스카우트가 역부터 집 앞까지 차량이나 도보로 데려다 주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다음 달 말 스카우트 500명을 선발하고 5월부터 10개 구에서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또 여성이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자 보안경비업체인 ADT캡스와 함께 독신 여성 가구를 대상으로 월 6만 4000원인 최신 홈 방범서비스를 월 9900원에 제공한다. 전세금 7000만원 이하 집에 사는 저소득층 위주로 올해 3000가구를 선발하고, 2015년까지 1만 가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는 아울러 올해부터 시 건축위원회 심의 기준에 범죄예방설계(CPTED·셉티드) 조항을 신설, 대형 신축 건물에 적용하기로 했다. 서초구 양재 시민의 숲 등 공원 5곳을 셉티드 시범공원으로 조성하고 노후 주거단지 등 재생사업지, 마곡·신내지구 등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올해 안전취약지역의 어두운 골목등 4000개도 2배 이상 밝은 발광다이오드(LED) 보안등으로 바꾼다.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운행하는 심야전용버스는 예정보다 한 달 앞당겨 다음 달부터 강서~중랑, 구파발~송파 2개 노선에 운행하고, 7월 8개 노선으로 확대한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북핵·정전협정 파기 대책은” 질문에 “장관되면 말하겠다”

    “북핵·정전협정 파기 대책은” 질문에 “장관되면 말하겠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6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한 해법과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한반도 프로세스 정책’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특히 북한이 전날 정전협정 파기를 선언하고 최근 3차 핵실험을 한 상황에서 류 후보자의 대북정책에 대한 입장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류 후보자는 소신 없고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일관해 질타를 받았다. 그는 ‘후보자’라는 신분을 들어 “장관이 돼서 말하겠다”며 대다수 질문에 즉답을 피해 여야 의원들로부터 공분을 샀다.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를 발표한 상황에서 대북 정책의 첫 단추를 어떻게 꿸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류 후보자는 “안보를 튼튼히 다져야 한다. 통일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류 후보자는 민주통합당 박병석 의원의 “이산가족상봉이 계속돼야 하나”, “북한과 대화 창구를 마련할 것인가”라는 등의 질문에 연이어 “원칙적으로 그렇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그러자 안홍준 위원장이 나서서 “‘원칙적으로’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물었고 류 후보자는 “장관이 아닌 장관 후보자로 왔기 때문에 정책 노선을 말씀드리는 차원이다.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이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라고 표현했다”고 답했다. 다만 북한의 영유아, 임산부 등 취약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서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추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영유아 취약계층 등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우선한다는 대전제를 갖고 있다. 그런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핵 해법에 대해 밝혀 달라”는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의 질문에는 “장관 후보자로서 북핵 해법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원 의원이 재차 “그러면 어떻게 지혜롭게 풀어갈지에 대해 답변해 달라”고 묻자 류 후보자는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에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청문회 단골질문이 된 5·16에 대한 입장은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고 답했다가 야당 의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군사정변이라는) 교과서의 표현은 인정한다”고 정정했다. 학술지 논문 중복게재 의혹에 대해서는 “학자 시절에 그런 관행이 있었다. 그렇게 이해해 달라”며 시인했다. 한편 류 후보자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가 채택돼 이날까지 장관 후보자 17명 가운데 9명이 청문 절차를 통과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뉴스 분석] 中 전인대 개막… 올 국방비 10.7% 증액

    [뉴스 분석] 中 전인대 개막… 올 국방비 10.7% 증액

    ‘시진핑(習近平) 시대’ 원년인 올해 중국의 국방 및 외교 청사진이 공개됐다.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해서다. 중국은 강력한 군대 건설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올해 국방 예산을 지난해 실제 집행한 국방비 대비 10% 이상 늘렸다. 영토분쟁으로 주변국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강력한 군사력을 기반으로 거침없는 패권 외교를 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재정부가 이날 전인대에 보고한 올해 국방 예산은 7406억 2200만 위안(약 130조원). 지난해 실제 집행된 국방비 6691억 2800만 위안보다 10.7% 증가한 것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정부 업무보고에서 “국방을 공고하게 다지고, 강력한 군대를 건설함으로써 국가주권, 안보, 영토를 단호히 수호해야 한다”며 ‘강력한 군대 건설’을 강조했다. 마지막 업무보고에 나선 원 총리의 ‘입’을 빌려 새로운 군 통수권자인 시진핑 총서기가 자신의 구상을 밝힌 것이다. 중국은 2011년을 제외하고는 수십년째 국방예산을 두 자릿수 비율로 늘려왔다. 이에 따라 예산 압박으로 국방비를 감축하고 있는 미국과의 격차는 5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11월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에서 “국제적 지위에 걸맞고, 국가 안보와 발전 이익에 부응하는 강한 군대를 건설하는 것이 전략적 임무”라며 군사력 확충에 매진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2020년까지 군 현대화·정보화 등을 마무리한다는 내용의 구체적인 일정표도 제시했다. 이날 보고에서도 국방예산 증액 이유를 “장병들의 업무와 생활 여건을 개선하고 군의 기계화와 정보화 건설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분야인 ‘국가주권’ 개념을 군사 분야에 적용, 주변국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은 과거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등 자국 영토에 한해 ‘주권’ 개념을 사용했으나 지금은 남중국해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영토분쟁 지역까지 이를 확대·적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 총서기가 탄탄한 군부 배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의 군사력 강화 노선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적으로 민족주의 정서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도 시진핑 시대의 중국이 군사력을 기반으로 패권 외교를 행사할 것이란 우려를 낳는다. 일각에선 미국 등의 견제로 인해 강경 일변도로 흐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중국은 이날 국제사회의 ‘중국 위협론’을 의식한 듯 중국 외교의 기본인 ‘평화 발전’ 원칙도 거듭 강조했다. 원 총리는 “중국은 계속 평화, 발전, 협력, 상생의 기치를 높이 들고 확고부동하게 평화적 발전의 길로 나아가며 독립자주의 평화적 외교정책을 견지하여 세계의 항구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국립공원 지정 무등산 덕 보자”

    무등산을 둘러싼 광주 동구·북구와 전남 화순·담양 등 기초자치단체들이 국립공원에 투입될 예산을 지역 숙원사업비로 지원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최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무등산 주변에 탐방로를 조성하는 등 편의 시설 확충을 위해 올 한 해 100여억원을 투입하기 때문이다. 4일 이들 지자체에 따르면 광주 북구는 원효사 주변 식당 정비 사업 등을 추진키로 했다. 동구는 무등산 주요 진입로인 학동삼거리의 유흥업소 정비 계획을 추진 중이다. 동구는 유흥업소 11곳과 주변의 일방도로를 없애고 백범김구기념관이나 무등산탐방센터 등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동구는 이를 위해 광주시와 공단에 예산 지원을 요구했다. 전남 화순군에는 진입 도로 2곳, 탐방로 16곳, 주차장 4곳, 탐방지원센터 5곳, 청소년 수련 시설 3곳, 야영장 1곳, 휴게소 3곳, 박물관 1곳, 마을지구 1곳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무등산국립공원 동부사무소도 이곳에 들어서고 50여명의 공단 직원이 상주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화순군은 등산로 정비, 특산품과 연계한 체험 관광 발굴, 광주와 화순을 연결하는 순환버스 노선 개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화순군 관계자는 “무등산국립공원 전체 면적 75.425㎢ 중 20% 이상이 우리 군에 속해 있는 만큼 등산로 등 관련 시설을 확충하는 데 국비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담양군은 남면 인근에 2만㎡ 규모의 야영장과 탐방로 5곳, 탐방지원센터 7곳, 주차장 3곳, 진입로 1곳을 조성해 줄 것을 요청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무등산국립공원 지정 이후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등의 시민사회단체, 해당 지자체 등이 각각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국립공원관리공단 측과 각종 시설물 종류와 배치 장소 등을 협의해 적절한 예산 배분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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