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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댈 건 투자밖에 없는데… 돈보따리 풀 법안 뭉갠 ‘딴나라 국회’

    기댈 건 투자밖에 없는데… 돈보따리 풀 법안 뭉갠 ‘딴나라 국회’

    “우리 경제는 지금껏 수출로 먹고살았다. 그런데 올해는 수출이 죽쒔다. 다행히 그 자리를 내수가 채워 줬다. 내년에도 수출이 나아질 기미가 없어 소비에 기대야 하는데 소비 카드는 사실상 올해 전부 ‘가불’해 쓴 형국이다. 쳐다볼 데라고는 투자밖에 없는데 (기업들더러 돈 보따리 풀라고 할 만한) 법안들이 줄줄이 국회에 묶여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얼마 전 사석에서 한 장탄식이다. 겉으로는 “경제는 심리”라며 내년 3%대 성장이 가능하다고 큰소리쳤지만 속으로는 ‘고심’이 적지 않음을 솔직하게 드러낸 것이다. 최 부총리는 25일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나 경제활성화법, 청년의 미래가 걸린 5대 노동개혁법, 내년 예산안 처리가 시급하다”면서 “그런데 경제활성화법은 몇 년째 낮잠 자고 있으며 노동개혁법은 아예 협상 대상도 아니라고 (야당이) 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라고 하소연했다. 한·중 FTA 비준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연간 1조 5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게 정부 추산이다. 야당은 FTA에 따른 기업 이득을 서로 나누는 ‘무역이득 공유제’와 정책자금 금리 인하, FTA 피해보전 직불제 기준 완화와 같은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맞선다. 누리과정(영유아 무상보육) 예산도 FTA 비준안과 연계할 방침이다. 이에 맞서 여당은 FTA 비준안을 야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내년 예산안을 정부원안으로 통과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올 들어 수출이 10개월째 뒷걸음질쳤고, 4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도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딴 나라 국회’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경제활력법안(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원격의료법)과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 등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질타’가 아니더라도 국회 통과가 정말 시급하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올해 미리 ‘가불’을 해서 소비 활성화가 이뤄진 만큼 내년엔 투자 카드가 한국 경제를 이끌 성장 엔진이라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통과되면 최대 69만개 일자리, 관광진흥법은 1만 9000개, 국제의료사업지원법 5만 5000개, 원격진료법은 연간 3만 9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야당은 ‘일자리 창출 수치가 뻥튀기 됐다고 폄하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기업 투자가 대거 이뤄진다는 점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제의료사업지원법과 원샷법, 관광진흥법의 경우 타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총선이 다가오면 정치 논리가 모든 것을 압도하기 때문에 일단 급한 것부터 빨리 통과되도록 여야와 정부가 협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사정 대타협에도 불구하고 노동법 5개 법안(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기간제근로자법, 파견근로자법)도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공허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간제근로자법과 파견근로자법은 노동자의 고용 불안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야당과 노동계가 반대하고 있다”면서 “(협상에)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융도 사정이 다급하기는 마찬가지다. 좀비기업을 가려내야 하는 기업 구조조정이 ‘근거법 실종’으로 멈춰 설 위기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처리가 무산되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제도의 근거가 사라져 구조조정 수단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나 법정관리만 남게 된다. 다음달 예비인가를 앞두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확대를 위한 은행법 논의도 갈 길이 멀다. 내년에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해도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는 의결권 제약을 받아 제대로 된 경영이 불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인터넷은행 활성화를 통한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당국의 ‘구상’이 토대부터 틀어지게 된다. 금융권이 원하는 비대면 실명 인증 및 소비자 피해 분담 규정 등을 담은 전자금융거래법도 심의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서비스 혁신을 하려고 해도 개인정보 보호 등으로 인한 각종 규제 때문에 할 수가 없다”고 읍소한다. 대부업법 개정안의 경우 금융 당국과 여당은 현행 이자 상한선 34.9%를 29.9%로 낮추겠다며 법안 개정을 발의했지만 야당은 대부업체와 여신금융업체의 이자율 상한을 차등해야 한다며 반대한다. 대부업법상 금리 상한 규제도 올해가 일몰이어서 법 개정이 불발되면 대부업체의 금리 상한 규제가 사라지게 된다.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당정 “노동개혁 5法 국회 패키지 처리”… 한노총 “강행 땐 투쟁”

    정부와 새누리당은 20일 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기간제근로자법·파견근로자법 등 ‘노동개혁 5대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 내 일괄 처리하는데 뜻을 모았다. 노동개혁 5법 가운데 근로기준법은 이날 처음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됐지만 결국 파행했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이날 노동개혁 당정협의 직후 “5대 입법은 분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만큼 반드시 함께 통과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어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에 기간제법을 만들 때도 노사정 합의는 안됐지만 노사정위원회가 제출한 공익 의견을 받아들여서 입법한 전례가 있다”면서 “이번에도 노사정위가 공익 의견을 제출한 안을 중심으로 입법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간제법과 파견법에 대해 새누리당은 근로기간을 잘게 나눠 고용하는 ‘쪼개기 계약’을 제한하거나 35세 이상 근로자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2년 더 연장해 정규직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야당은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날 환노위 법안심사소위에는 근로기준법이 상정됐지만, 제대로 논의도 못한 채 회의가 중단됐다. 새누리당에서 여야 각 8명씩 동수인 환노위의 정원을 1명 더 늘려 ‘여대야소’ 상황을 만들려고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여당 간사인 권 의원은 브리핑에서 “환노위 정수 변경에 대해 야당이 문제 삼는다면 국회에 접수하지 않고 철회하겠다고 분명히 전달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야당 간사인 이인영 의원은 “평화협정 체결하고 뒤에서 전쟁 치르는 것”이라며 “정상적인 의사진행이 어렵다”고 반발했다. 한편 노동계는 당정의 법안 처리 강행 방침에 반발하면서 노사정위 탈퇴, 낙선운동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노사정 대타협 당시 합의되지 않은 기간제법·파견법 등이 담긴 법안은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여당이 독선의 길을 고집한다면 노사정위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조직 내부 논의를 거쳐 내년 총선에서 낙선운동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최경환 “서울시 청년수당은 포퓰리즘”

    최경환 “서울시 청년수당은 포퓰리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청년활동 지원(청년수당) 사업’에 대해 “명백한 포퓰리즘적 복지사업”이라고 비판했다. 박 시장이 제의한 ‘끝장 토론’에 대해서는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정부와 서울시 간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지자체에서 청년수당을 명목으로 새로운 복지프로그램을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포퓰리즘적 복지사업”이라며 “무분별한 재정지원의 난립을 막기 위해 사회보장제도 사전협의제에 따른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내년부터 정기 소득이 없는 미취업자나 졸업예정(유예)자 가운데 중위소득 60% 이하인 청년에게 최장 6개월간 월평균 50만원을 청년활동 지원비로 주기로 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서울시의 청년활동 지원사업이 정부와 협의가 필요한 사회보장제도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는 “(사회보장제도가 아닌 만큼) 정부와 협의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최 부총리는 “박 시장이 청년고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수당이 필요하다며 저와 끝장 토론을 제안했다는 얘기를 보도를 통해 들었다”면서 “박 시장이 정말 청년 고통을 덜어주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노동개혁을 반대하는 야당 대표를 먼저 만나 끝장 토론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주려면 포퓰리즘이 아니라 9·15 노사정 대타협의 실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파리 테러’에 따른 경제적 충격과 관련해 “과거 사례나 현재까지 금융 시장을 볼 때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앞으로 사태 전개에 따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정부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경로별·부문별로 면밀히 점검해 부정적 영향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소걸음할 때 아니다

    19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종료일(12월 9일)을 20일 남짓 남겨 놓고 있다. 여야는 어제 원내대표단과 정책위의장들이 참석하는 ‘3+3 회동’을 갖고 처리해야 할 주요 안건을 협상했다. 그러나 회동에서는 최대 현안 중 하나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 문제를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양국 정상이 협정 타결을 선언한 지 1년이 넘도록 샅바싸움만 하고 있는 셈이다. 한마디로 예산 국회가 갈 길은 먼데 당략에 막혀 소걸음하는 형국이다. 가뜩이나 민생 법안 처리 차원에서 생산성이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19대 국회다. 하지만 갈수록 태산이다. 법을 만드는 입법부가 얼마 전 다음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의 법정 시한을 어기고도 태연하다. 그러면서도 굳이 안 해도 될 일에는 열심이다. 최근 6개월 사이 의원 발의 법안에 들어 있는 규제 조항이 2배로 증가했다는 통계는 뭘 말하나.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법안들을 무더기로 쏟아 냈다는 얘기다. 더군다나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정부 제출 경제활성화 법안들은 제대로 심의조차 하지 않으면서 여야가 총선 표를 의식해 예결위에서 끼워 넣은 지역예산이 모두 6조 6378억원에 이른다니 말문이 막힌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고용 불안과 내수 부진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우리 경제의 출로였던 수출마저 중국의 성장 부진으로 하향세에 접어든 상황이다. 한·중 FTA 비준안을 늦어도 오는 26일 본회의에서는 처리해야 1차 관세인하 효과와 함께 대중 수출 감소세의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제 와서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이 농어민 보호 대책을 요구하니 국정 발목 잡기로 비치는 것이다. 비준안이 제출된 지 5개월이 넘은 시점에서 말이다. 여야는 다시 비관론이 제기되는 아베노믹스와 이를 견제하지 못한 일본 의회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듯싶다. 지난 3, 4분기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마이너스 0.8%로 집계됐다. 일본 경제가 두 분기 연속으로 뒷걸음친 것이다. 일본 산업계가 양적완화와 재정 확대 등 캠플 주사에만 의존하면서 구조개혁이 지지부진해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얼어붙은 탓으로 분석된다. 구조개혁의 지체는 아베 정부와 일본 의회의 공동 책임일 게다. 공공·금융·교육·노동 등 4대 구조개혁이 비틀거리고 있는 우리가 유의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지난 9월의 노사정 대타협이 법제화의 벽에 부딪혀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노사정은 당시 경제 활력 제고와 청년실업 완화, 비정규직 등 취약층 보호를 위해 경직된 노동시장을 유연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노사정위는 그제까지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을 못 구하고 국회로 공을 넘겼다. 물론 여야가 이번 회기 내에 이를 절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까닭에 새삼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만들자며 시간을 끌 때는 아니다. 여야는 한·중 FTA 회기 내 비준이나 노동개혁 5개 법안의 연내 입법이 역대 최악이라는 19대 국회가 명예 회복할 절호의 기회임을 유념하기 바란다.
  • [이경형 칼럼] 폭력시위 문화와 대의정치의 실패

    [이경형 칼럼] 폭력시위 문화와 대의정치의 실패

    지난 주말 광화문 일대는 시위대의 쇠 파이프와 밧줄과 횃불이 경찰의 방패와 물대포와 뒤섞여 아수라장이 됐다. 이 같은 과격 폭력 시위는 왜 평화적 시위로 진화하지 못할까. 경찰 차벽이 먼저냐, 쇠 파이프와 밧줄이 먼저냐 하는 ‘닭과 달걀’ 논쟁은 소모적인 입씨름에 불과하다. 폭력 시위의 핵심 원인은 시위를 주도한 지휘부의 낡은 투쟁 의식에서 기인한다. 지난 14일 민주노총 등 53개 진보 성향의 강경 단체들이 주도한 ‘민중총궐기대회’는 매우 치밀한 계획에 의해 진행됐다. 이날 오후 2시를 전후해 서울시청광장, 서울역, 대학로에 모여 사전 집회를 벌인 뒤 오후 4~5시에 광화문을 향해 일제히 행진했다. 대형 깃발과 스피커 차량을 앞세우고 전 차도를 휩쓸며 행진했다. 마치 혁명 전야를 방불케 했다. 시위대가 합류하기로 한 광화문광장은 경찰이 사전에 허가한 집회 지역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지휘부가 이곳에서 집회를 강행하기로 한 것은 차벽을 설치한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유도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정당한 의사 표시가 막혀 있던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는 일부 물리력을 갖춘 시위가 불가피한 때도 있었다. 1980년대 민중의 혁명적 봉기를 목표로 시위를 했던 사람들 가운데는 이 같은 ‘과거 시계’에 멈춰 있는 사람들이 없지 않다.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청와대로 진격하자’는 구호를 달고 있는 사람에게서 평화적인 선진 시위문화를 기대하기는 처음부터 어려운 일이다. 폭력 시위를 주도한 지휘부에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이유다. 폭력 시위는 집회·결사 등 표현의 자유와 국가안전 보장, 안녕질서 유지 등 헌법적 가치의 상호 충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전투적 시위집회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방적으로 판단해 목적이 옳다 싶으면 수단이야 어떻든 개의치 않는다는 잘못된 법질서 의식이 폭력 시위자들에게 팽배해 있는 게 문제다. 여기에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미비한 탓도 있다. 미국, 영국 등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시위는 많지만, 미리 허가된 지역을 벗어나거나 폴리스 라인을 이탈하는 경우 기마 경찰이 경찰봉으로 사정없이 밀어붙이거나 현장에서 수갑까지 채운다. 독일의 집시법은 시위 허가 전제조건으로 무기 소지 금지는 물론 복면 및 유사군복 착용 금지 등을 세세하게 의무화하고 있다. 우리 집시법은 흉기소지금지 등 일반적인 준수사항은 있지만 복면금지 등 구체적인 규정은 미흡하다. 상습적인 폭력 시위 전과가 있는 사람이나 단체에 대해서는 일정 범위에서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도 필요하다. 경찰이 평화적 시위를 보장하는 것은 좋지만, 10차선 대로를 전부 막아 차량 통행을 완전히 차단하는 방식도 재검토할 대목이다. 폭력을 수반하든 안 하든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는 본원적인 원인은 대의정치의 실패에서 찾을 수 있다.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기제인 대의정치의 한국 총본산은 여의도 국회다. 국회는 어제 비로소 근로기준법, 파견근로자보호법 등 노동개혁 5개 법안을 상정해 심의에 착수했다. 노사정 대타협 정신을 구체적으로 입법화하는 것은 국회의 몫이다. 시위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노동 악법 철폐’ 등도 국회가 수렴해야 한다. 야당 지도부는 폭력 시위 다음날 ‘정부의 살인적 행위’ ‘경찰의 폭력적 진압’만을 비난했다. 진영 논리에만 매몰했지 차기 정권을 맡을 수 있는 수권 정당으로서 믿음직한 면모를 국민들에게 보여 주지 못했다. 여의도 정치가 소통과 타협의 정치가 안 되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불통 정치의 원인을 청와대 등 바깥에서 찾고 싶겠지만, 해법은 결국 국회에서 나와야 한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각 정파가 지지층을 염두에 두고 강경 대치만 한다면, 19대 현 의원들은 유권자들이 내미는 낙선의 쓴잔을 마실 수밖에 없다. 이번 정기국회는 19대 국회 임기의 마지막 입법 활동 기회다. 여야가 타협을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 스스로 사는 길이기도 하다. 주필
  • [뉴스 플러스-정책] 노사정委 ‘청년고용협의회’ 출범

    노사정위원회는 지난 9월 대타협의 후속조치로 청년고용협의회를 출범했다고 6일 밝혔다. 협의회 위원장은 정병석 한양대 석좌교수가 맡고, 노사정 각 2명과 청년위원 3명 등 모두 15명이 참여한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은 “청년고용 논의를 정리해 정책 제안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협의회는 청년 일자리 창출 및 고용의 질 개선 방안, 청년 인력 수급 불균형 해결 등 다양한 의제를 논의하게 된다.
  • 참여정부 출신 고위직 인사, 잇따라 여권으로 가는 까닭

    참여정부 출신 고위직 인사, 잇따라 여권으로 가는 까닭

    김만복(왼쪽) 전 국정원장이 새누리당에 입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참여정부 고위직 인사들의 잦은 여당행이 주목받고 있다. 김대중 정부 인사들과 비교해 참여정부 인사들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공직을 차지하거나 선거에 출마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회고록 출간으로 국가 기밀 누설 논란을 빚었던 김 전 국정원장은 지난 8월 말 서울 광진을 새누리당 당원운영협의회에 팩스를 통해 입당 원서를 낸 사실이 5일 알려졌다. 김 전 원장의 입당을 뒤늦게 인지한 새누리당은 “여당을 신뢰할 수 있는 정당으로 본 것 아니냐”며 김 전 원장의 ‘전향’이 내심 싫지는 않은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내년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현역 의원 가운데 대표적인 참여정부 출신 인사는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박명재(가운데) 의원이다. 2013년 10·30 재·보선 포항남·울릉 지역에서 당선된 그는 새누리당 예비후보였던 같은 해 10월 초 당시 대통령 기록물 유출 논란과 관련, “대통령기록물의 봉하마을 유출을 반대했지만 당시 청와대 측이 강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정부의 노동개혁과 관련 야당의 타깃이 된 김대환(오른쪽) 노사정위원장은 참여정부 노동부 장관 출신이기도 하다. 지난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그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대 실패작”이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이들의 ‘여권행(行)’에 대해 일각에서는 참여정부 출범의 성격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중진 의원은 “재야활동을 하면서 동지 의식이 있었던 김대중 정부 인사들과 달리 참여정부 고위직 인사들은 당시 새롭게 발탁된 측면이 있다”면서 “이들은 ‘내가 뛰어났기 때문에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했다’는 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동질감이 덜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 당직자는 “야당보다 여당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것이 금융개혁이다] 수요자 중심 사고 탑재하라

    [이것이 금융개혁이다] 수요자 중심 사고 탑재하라

    ‘금융개혁’이 화두다. 과거 고도 성장을 이끌어 온 ‘수출 엔진’인 제조업이 식어 가면서 금융·의료·문화 등 서비스산업이 성장 동력이 돼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서비스산업에서도 제조업의 ‘핏줄’인 금융산업의 발전이 더욱 필요하지만 국내 금융의 현주소는 이와 거리가 멀다. 최근 서울신문이 실시한 ‘금융개혁 긴급 설문’<서울신문 10월 20일자 1·2·3면>에 이어 금융사·정부·소비자의 문제점을 3회에 걸쳐 짚어 본다. “‘달’(소비자 중심 서비스)을 가리켰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은행 영업점 4시 폐점)만 놓고 왈가왈부하는 격이죠.” 최근 금융권에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은행 영업점 시간 발언을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은행 업무는 오후 4시 셔터를 내리고 난 이후부터”라는 은행원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그런데 이 논쟁이 본질을 한참 벗어났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외국계 금융사 고위 관계자는 25일 “한국 금융사의 영업시간은 대표적인 ‘갑(甲)질’”이라고 지적했다. 서비스산업인 은행 영업시간이 고객의 수요 대신 노조의 ‘입맛’에 따라 결정되는 실태를 꼬집은 것이다. 우리 금융산업은 소비자의 수요에 맞추기보다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를 오랫동안 제공해 왔고, 또 이를 당연시 여겨 왔다. 애초 국내 은행 영업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였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2007년 폐점 시간을 3시 30분으로 한 시간 앞당기려고 시도했다. 당시 금융노조의 논리는 “은행원들의 저녁 시간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였다. “은행 영업점에 방문하려면 직장인은 연차나 반차를 써야 한다”는 고객들의 불만은 고려되지 않았다. 결국 진통 끝에 2009년 4월 노사 합의로 개점 시간과 폐점 시간을 각각 30분씩 앞당겼다. 그런데 2012년에 금융노조는 영업시간을 ‘원상복귀’하는 안을 단체협약의 핵심 요구 사항에 포함시켰다. 이때 방점은 ‘출근 시간’에 찍혀 있었다. 금융노조는 “영업시간을 30분씩 앞당겼더니 출근 시간만 30분 빨라지고 퇴근 시간은 그대로라 원위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안은 정부와 사측이 “고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반대해 무산됐다. 은행 영업시간을 둘러싼 노사 양측의 ‘밀당’에서 고객에 대한 배려는 뒷전이다. 시중은행의 한 부행장은 “탄력 점포를 늘리려면 늘어난 근무시간만큼 시간외 근로수당을 줘야 하는데 그러면 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노조와의 협의도 필요하다”고 난색을 표했다. 최근 공식 석상에서 “탄력점포 확대를 검토해 보겠다”(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고 언급한 하나은행이나 국민은행조차도 뒤로는 “산별노조 동의가 필요하고 개별 은행 단독으로 (변형근로시간제 전면 확산을)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들이 대형 마트나 외국인이 밀집된 공단(환전센터)에 탄력 점포를 일부 운영하고는 있다. 문제는 돈이다. 일반 영업점 지점장 연봉은 대략 1억 1000만원 내외인데 탄력 점포 지점장은 시간외 수당을 포함해 연봉 1억 6000만원가량이 지급된다. 경영진 입장에선 ‘탄력점포=고비용’이다. 미국에선 BOA나 와코비아 등 대형 은행들이 1980년대부터 할인마트에 미니 점포를 내왔던 것과 크게 차이가 있다. “외국 은행들은 수요가 많은 곳을 찾아가 특화 점포를 운영하는 게 일상화”(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돼 있는 반면 국내 금융사 경영진들은 ‘노조와 비용’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다. 비용이 많이 드는 적자 점포도 노조가 반발할 ‘인력 구조조정’ 문제와 맞물려 있어 쉽사리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 점포 숫자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6월 말 기준 1147개 점포 중 162곳(14.1%)이 적자 점포다. 은행 영업점 평균 근무 인력은 10명 안팎. 단순 계산해도 약 1620명의 인력을 재배치하거나 조정해야 한다. 영업점 운영 비용도 적지 않다. 서울 광화문 등 도심권의 영업점 보증금(반전세)은 20억~30억원에 월세 3억~4억원가량이다. 신도시는 보증금 20억~30억원에 월세 2000만원, 2층 점포인 경우 월세가 1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비대면채널(인터넷·모바일 뱅킹) 이용 고객 비중이 90%까지 늘어난 만큼 은행들도 고비용의 영업점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며 “적자 점포는 과감하게 통폐합하고 비용이 절감된 부분을 특화 점포 운영, 서비스 개발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사 노사 모두 기득권은 내려놓지 않으니 고비용 구조는 고착화되고 비용 절감이나 체질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곧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과 담보 대출에만 의존하는 ‘안일한’ 영업방식과 ‘붕어빵 찍어 내듯’ 똑같은 서비스로 이어졌다. 심지홍 단국대 명예교수는 “현재 금융산업은 금융사 노사의 ‘쌍방독점 구조’이고 소비자만 최대 피해자”라며 “금융사 직원에게 높은 연봉을 제공하는 건 그만큼 도덕적 해이를 줄여 금융사고를 막겠다는 것인데 금융사들은 높은 인건비 부담에 신규 투자를 과감히 할 수 없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 ‘오버 뱅킹’(수요에 비해 은행 점포 수가 더 많은 상황) 문제가 불거졌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비용 절감 노력으로 세계 진출을 위한 체력 보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금융사의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

    올 3월 원윤희(58) 서울시립대 총장이 취임 인사차 서울시교육청을 찾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대화를 하는 동안 원 총장은 “제가 많이 부족하지만…”이란 표현을 지나치다 싶을 만큼 반복했다. 당시 동석했던 교육청 고위 관계자는 “겸손이 몸에 밴 전형적인 학자의 모습이었는데, ‘비즈니스 총장’이 일반적인 요즘 같은 때 이런 분이 총장 역할을 잘 해내실까 걱정이 들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취임 8개월째를 맞은 현재 그를 만나려면 길게는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 그 정도로 원 총장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요즘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개교 100주년(2018년)을 맞아 내년에 착공할 시민문화교육관이다. 동문이나 기업들의 기부를 유치하기 위해 밤낮없이 뛰는 가장 큰 이유다. 지난 23일 서울 동대문구 시립대 총장실에서 만난 그는 “서울시립대야말로 최저의 비용으로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학”이라며 “이는 한 대학평가에서 서울대·카이스트에 이어 국공립 대학 3위에 올랐다는 사실에서 여실히 입증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를 말할 때 아무래도 ‘반값등록금’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표현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 반값이 아니다. 반의반값이다(웃음). 반값등록금 시행으로 우리 인문계열 학과의 경우 한 학기 등록금이 기존 220만~230만원에서 102만원으로 내려갔다. 다른 대학과 비교해 4분의1이다.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할 이유가 줄었다. 그래서 졸업 요건에 ‘사회봉사 30시간’을 새로 넣었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여분의 시간을 주었으니 그걸로 시민들에게 기여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반값등록금이 대학 재정의 건전성에 지장을 주는 건 사실이다. 반값등록금 때문에 줄어든 학교 자체 수입이 180억원 정도다. 이 부분을 서울시가 지원해 주다 보니 의존율도 70%를 넘고 있다. 예산 총액에는 문제가 없지만, 자체 수입이 줄고 의존 수입이 늘었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반값등록금 때문에 학교 이미지가 좋아진 것 실감하나. -당연하다. 이미지 홍보 효과가 컸다. 학부모와 학생 인지도에서 3~4등까지 올라갔다. 발전 가능성이 큰 대학이라는 이미지도 강해졌다. 하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부정적인 부분은 ‘싸다’는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카이스트나 포스텍 같은 곳은 ‘싸고도 좋은 대학’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반면에 우리는 그냥 등록금은 싸지만 교육의 질은 그저그런 대학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도 현실이다. 그래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정부의 ACE(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 등 쓸 수 있는 모든 예산을 학생 지원을 위해 사용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대학평가에서도 순위가 많이 올라갔나. -꾸준히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은 교육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내 언론의 평가에서는 꾸준히 10~15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영국 평가기관에서는 국내 9위, 올해는 7위에 올랐다. 국공립으로는 서울대, 카이스트 다음이다. 평가 지표가 다양한데, 특히 우리 교수진의 연구논문 등의 국제 인용지수가 높다. 다만 세계화 부분에서 다소 점수가 낮다. →그렇다면 세계화가 학교 발전의 화두일 텐데. -우리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대학이 전 세계에 230개 정도 된다. 대표적으로 뉴욕시립대, 수도대학도쿄, 베를린자유대학 등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3개 대학 중 수도대학도쿄와 많은 교류를 하면서 노하우를 주고받고 있다. 베를린자유대학과도 학생 인적 교류 등 접촉면을 넓혀 가고 있다. 뉴욕과 앙카라 등 서울시의 자매도시도 많다. 서울시를 통해 인턴십으로 학생들을 자매도시들로 보내고 있다. 또 학교와 직접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상호 호혜적으로 학생을 교류하는 것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반값등록금 고민과 비슷한 건데 ‘가난하지만 똑똑한 학생’이 모인 곳이라는 시립대의 전통적 이미지가 세계화에 부담이 되는 측면도 있다. 실제 돈이 없으면 해외 체류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 않은가. →해외에서 온 유학생들이 주로 선호하는 전공은 무엇인가. -대부분 골고루 오지만, 주로 우리의 전공 분야인 도시공학과 대도시 문제, 교통, 환경, 에너지, 도시계획, 복지, 인문, 도시인문연구소 등 곳곳에 외국인 학생들이 있다. 물론 외국인 학생들은 영어 수업 개설 여부를 따지는 경향이 강해 국제관계학과나 경영학부 등에 몰리는 편이다. →대학의 특성상 다양한 사회 환원 프로그램이 필요할 것 같다. -시립대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전국 유일의 공립 4년제 대학이다.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의식을 많이 갖고 있다. 시립대의 자랑인 도시과학은 대도시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하는 학문 분야로 서울시의 정책 입안과 결정 과정에 공헌하고 있다. 대학·서울시·서울연구원 등으로 ‘시정연구협의회’를 구성해 공동 연구는 물론 기관 간 교환근무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1월부터는 은퇴한 분들은 물론 학교 졸업 후에도 나날이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해 나가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교육기관인 ‘서울시립대 평생교육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평생교육원은 연말에 폐지하는 시민대학을 대체하는 것인가. -그렇다. 기존 시민대학을 확대해 평생대학의 영역을 넓히려는 것이다. 시민대학에서는 컴퓨터, 서울의 문화, 서울학, 지방자치 등 교양교육에 초점을 맞췄지만, 평생교육원에서는 더 다양하고 폭넓은 영역의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대학 입장에서 평생교육은 수입을 얻는 수단만이어서는 안 된다. 특히 시립대의 책무는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것이고, 또한 서울시민의 자랑이 돼야 하기에 평생교육원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학교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글로벌 석학’을 초빙할 여유는 없나. -우리는 외국인 교수를 마음대로 초빙할 수 있는 별도의 제도가 없다. 그래서 서울시에 외국인 교수 모집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꾸준히 요청해 왔다. 각 35개 학부과가 외국인 교수를 채용한다고 하면 우선적으로 배정을 하려고 한다. 외국인 교원들이 급여 문제를 제일 많이 따질 것 같지만 실제 어려움을 겪는 것은 기숙사 등 주거 문제인 경우가 많다. 주거에 배려를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혜택을 주면 더 많은 이들을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고려대가 성적장학금을 없애겠다고 했다. 시립대는 어떤가. -사실 성적장학금을 줄이는 것의 원조는 우리다(웃음). 발전계획 등을 통해 우리가 먼저 제시했던 것이다. 총장 선거 당시 내 공약이기도 했다. 현재 장학금의 배분이 성적우수, 가계곤란, 경력개발 각각 3분의1 정도씩인데,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 성적우수를 줄이고 경력 개발을 늘리는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공부해 좋은 학점 받고, 시험에 합격해 사회에 진출하는 학생도 중요하지만 폭넓은 사회 참여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한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더 공헌할 수 있는 인재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18년 개교 100주년을 맞아 동문과 기업의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고 들었다. -총장이 나서서 기부를 받기 위해 뛰어야 한다. 기부문화연구소장도 해 봤지만 기부가 활성화되려면 세액공제보다는 소득공제가 좋다. 현행 세액공제 시스템에서는 기부금에 대한 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부 유도 대상은 첫째가 동문이고 그다음이 기업인데, 개교 100주년이기 때문에 동문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 줬으면 한다. 사실 동문 가운데 기업인은 적고 공무원 등 월급생활자들이 대다수다. 동문 수도 5만명이 안 된다. 기업들의 기부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에 집중되는 것이 현실이다. 기부금은 장기적 안목으로 추진하고 있다. →총장 취임 6개월 동안 제일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대학에는 교수, 직원, 학생 등 여러 그룹이 있는데, 모두 이해관계가 다르다. 내부 관리 측면에서 이슈가 상당히 많다. 또 총장의 임무는 대외적으로 자원을 획득하고, 이미지도 높이는 일이다. 학생 개개인의 이슈부터 대학 재정과 관련된 정책 이슈, 학내 노사관계 문제까지 모두 총장에게 올라온다. 물론 담당 처장들이 있지만 우리 학교는 부총장이 없다 보니 안팎의 모든 일을 최종 결정해야 하는 것이 어렵다. →임기 중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나. -내년부터 전공 장벽이 없는 자유융합대학 신입생을 모집한다. 대학이 새로운 학문을 학과나 학부 단위로만 받아들이면 복잡한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국사학과 졸업생이 유물 발굴, 유적 탐사 등의 업무에 들어가면 국사도 중요하지만 지리정보시스템(GIS)이나 측량 등 지식도 알아야 한다. 국사학과는 전통적인 인문학인데, GIS는 첨단공학이다. 두 개가 연계돼야 한다. 자유융합대학은 이런 실무적 필요를 충족시켜 주자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역사·GIS, 국제관계·빅데이터, 도시공학·부동산기획, 도시사회·국제도시개발 등이다. →자유융합대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융합을 통해 이뤄지는 대표적인 작업이 창업이다. 우리 학교에 모두 35개 학부, 학과가 있는데.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곳곳에 있을 것이다. 학부 정원 50명 중 한 명만 창업에 관심이 있으면 이 학생은 외톨이다. 하지만 이런 친구 20명이 모이면 달라질 것이다. 전공이 모두 다르지만 창업과 관련한 실무적인 것들을 공통으로 배우고, 실습지도도 받고, 자기들끼리 아이디어도 교류하게 할 것이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아이템 중 괜찮은 것을 선택하고, 산학협력단을 통해 지원하게 될 것이다. 김태균 사회부장 windsea@seoul.co.kr 정리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원윤희 총장은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서울시립대 교수로 부임한 뒤 정경대학장, 세무대학원장, 기획발전처장, 산학협력단장 등을 지냈다. 한국조세연구원장, 한국재정학회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계개편위원회 위원, 국세청 지하경제양성화추진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재정 및 세무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장을 맡기도 했다.
  • [이슈&이슈] 대구지하철공사 3호선 개통 이후 자구책 마련 나서

    [이슈&이슈] 대구지하철공사 3호선 개통 이후 자구책 마련 나서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이 지난 23일로 개통 6개월을 맞았다. 대구는 3호선 개통으로 전 지역 1시간 생활권이 되는 등 대중교통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통 151일째인 지난 9월 20일 이용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대구시민 1인당 평균 4회를 이용한 셈이다. 개통 초기 하루 평균 8만명에서 7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영향으로 6만명으로 줄었다가 최근에는 7만명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3호선 환승객은 하루 평균 4700여명이며 개통 초기보다 17%가량 늘었다. 개통 초기 일부 부품 고장에 따른 지연 운행으로 안전 우려가 제기되고 승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발 빠른 시설 개선 및 보완으로 지난 7월 8일 이후 단 한 건의 운행 장애도 발생하지 않았다. 도시철도 3호선은 경제효과도 다양하게 내고 있다. 구도심 낙후 지역인 칠곡, 범물은 3호선 개통 이후 개발에 속도가 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3호선 역과 가까운 서문시장과 대구백화점은 대구 전 지역의 신규 고객이 꾸준히 늘면서 매출이 10~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27일 광주시의원과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직원들이 대구를 방문하는 등 타 지자체들의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에 대한 벤치마킹도 잇따르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모노레일이 지상 14m 높이에서 운행해 환승 불편을 우려한 시민들이 이용을 기피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며 “그러나 승객이 꾸준히 늘면서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3호선 개통이 긍정적인 효과만 주는 것은 아니다. 연간 150억원 적자라는 골칫덩어리가 상존하고 있다. 승객 수가 2011년 한국교통연구원이 예상한 하루 15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다. 도시철도 1·2호선의 경우도 인구 감소, 노령인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적자가 가중돼 대구도시철도 전체 적자는 연간 1000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적자를 줄이기 위해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했다. 먼저 인력 운용을 효율화하기로 했다. 도시철도 1호선 서편 연장과 2017년까지 설치 완료되는 승강장 스크린도어 유지·관리에 193명의 인력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더이상 충원하지 않고 오히려 기존 인력에서 109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노조도 이 같은 계획에 동의했다. 신규 채용도 84명으로 최소화하기로 했다. 부족한 일손은 10년 이상 숙련된 인력을 재배치함으로써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 자구책은 부대수익 창출 및 경상경비 절감이다. 이는 신규 수요 창출을 통해 수익을 증대하고 부대사업 수익을 다각화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마무리된 1역 1특성화 사업을 통해 시민은 물론이고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을 도시철도로 끌어당긴다는 것이다. 또 내년에 신설되는 야구장(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역세권 개발과 연계한 광고 유치 및 임대 사업 확충을 통해 6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기로 했다. 열차 대여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1개 편성(3량)을 ‘통째로’ 빌려주거나 어린이 승객을 위해 만화 주인공으로 꾸민 차량을 운행한다. 남녀 미팅과 문화탐방, 프러포즈 등의 이벤트 열차 운영도 추진한다. 여기에 업무추진비, 사무관리비 등 경상경비를 10~20% 절감하고 연차휴가 사용 확대 추진, 불요불급한 행사 지양, 역사 조명설비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교체 등으로 연간 6억원 정도를 절감하기로 했다. 무임승차분의 손실을 해소해 적자를 축소하는 방안을 또 하나의 자구책으로 강구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의 무료 이용이 적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도시철도의 경우 무료 이용승객이 일일 8만 5000명, 연간 3100만명으로 이로 인한 손실액은 한 해 342억원에 이른다. 연간 수송수입 913억원의 37%에 해당하는 수치다. 따라서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무임승차 손실분 지원 법제화를 정부에 건의하고 국회 등에도 지원 방안 검토를 요청하기로 했다. 지원이 이뤄질 경우 연간 340억원 정도의 적자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요금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는 2011년 이후 운임을 동결했다. 이로 인해 1인당 운송원가가 2153원이지만 수송 인원 대비 1인당 운임수입은 31.7%인 682원에 그치고 있다. 수도권은 지난 6월 1250원(거리비례제 적용), 부산은 2013년 1200원(이동구간제 적용), 대전은 7월 1250원(이동구간제 적용) 등으로 운임을 인상했다고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설명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운임을 100원 올리면 운수수입이 100억원 늘어 전체 운영 적자의 10%를 보전할 수 있다”며 대구시·시의회와 협의를 거쳐 운임 인상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했다. 또 균일제인 현재 운임제도를 이동구간제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 최초로 지난 9월 21일 임금단체협상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복수노조인데도 불구하고 임금피크제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세대 간 상생고용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또 역무 분야 근무 형태 개선과 인력 채용 문제 등 굵직한 현안들도 노사가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 공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홍승활 사장은 “승객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고강도 자구책으로 적자 축소에도 나서고 있다. 요금 인상은 타 시·도와의 형평성과 공공요금의 현실화를 위해 검토하는 만큼 시민들의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3일 개통한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전국 최초로 지상 평균 11m 높이에 건설한 모노레일이다. 대구 북구 동호동∼대구 수성구 범물동 구간 23.95㎞를 49분에 주파한다. 2006년에 착공해 9년여 동안 1조 4913억원이 투입됐다. 정거장 30곳과 차량기지 2곳이 있으며 교각은 692개가 세워져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정부, 고용위기업종 지정 실업 급여 60일 더 준다

    정부가 국내외 경제 상황 변동 등으로 고용 불안을 겪는 업종을 ‘고용위기업종’으로 지정하고 해당 업종 사업주와 근로자를 지원한다. 정부는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73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고용위기업종 근로자 지원대책을 확정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폐업, 도산, 경영 위기 등에 따른 실직자는 2011년 50만 3000명에서 지난해 55만 2000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고용위기업종 대응체계 구축, 지역별 특화 지원, 개별 사업장 고용 위기 신속 대응 등 크게 세 가지 대책을 수립해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경기실사지수(BSI), 주요 기업의 대량 고용변동계획, 기업의 이자보상비율과 신용위험등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용위기업종을 지정한다. 위기업종으로 지정된 기업이 인력 구조조정 대신 근로시간 단축, 휴업, 인력 재배치 등을 시행하면 고용유지지원금 형태로 임금과 수당을 지원한다. 업종별 지원 수준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 고용위기업종으로 지정된 기간에 실업급여 수급이 종료된 근로자는 60일 범위에서 특별연장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근로자의 이직·전직·재취업 지원을 위해 훈련·취업 지원 요건이 완화되고 지원 규모도 확대된다. 이 밖에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이 협업해 지역 일자리 사업을 개편하고 지역별 집중 업종에 대해 전직·재교육 등을 지원하는 지역별 특화 지원방안도 대책에 포함됐다. 아울러 대량 해고 등이 발생했거나 해고 우려가 있는 사업장에 대해 고용조정 관련 노사협의, 근로자의 고용 유지, 재취업·전직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개별 사업장 고용 위기 대응방침도 마련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수원시, 국민안전 지키는 CCTV 전문관리 위한 보안네트워크 전문가 양성

    수원시, 국민안전 지키는 CCTV 전문관리 위한 보안네트워크 전문가 양성

    통계청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설치한 국내 CCTV의 개수는 약 65만 5천 대로 우리 사회 곳곳에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CCTV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안전 인프라 강화를 위해 2015년까지 1만1천여 개소에 CCTV를 설치한다는 정부의 계획이 발표됐고, CCTV 설치 후 2년 만에 5대 강력범죄가 27% 감소했다는 의미 있는 결과도 나타나 앞으로도 그 대수가 끊임없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유아보육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의해 어린이집에서도 CCTV 설치가 의무화됐으며 가정에서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가정용 CCTV를 설치하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개발 인력과 유지관리 인력 등 전문인력이 부족해 설치만 되어 있을 뿐 제대로 된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문제점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수원시는 지난 2010년부터 수원HRD센터, 수원시 노사민정협의회, 수원상공회의소 등과 컨소시엄을 맺어 ‘보안 네트워크산업 전문엔지니어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정규과정을 통해 500여 명의 교육생을 배출했으며 연 평균 80%의 취업률을 달성해 CCTV산업의 성장은 물론 일자리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교육과정 초기인 2010년에 ‘아날로그 CCTV카메라 공법’을 시작으로 현재 CCTV, 통합관제, 출입통제, 네트워크 운용까지 응용원리가 확장된 교육과정은 청년들의 취업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을 위한 취업과 창업에도 일조하고 있다. 수원 HRD센터 관계자는 “보안 네트워크산업 전문엔지니어 양성과정은 높은 취업률을 달성하여 2012년부터 3년 연속 고용노동부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며 “전문 분야의 기술인력으로 성장하고 싶은 이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교육에는 보안산업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구직자와 연 매출 1억 5천만 원 미만 자영업자 등이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교육일정 및 과정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수원HRD센터 홈페이지(www.suwonhrd.com) 또는 전화(031-269-5998)를 통해 문의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사정 대타협 이행 ‘속도전’ 매달려선 안돼,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후속논의 힘 쏟아야”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이 있다. 큰 틀에서 노사정 합의가 이뤄졌지만 구체적인 부분에 대한 후속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노사정 대타협 정신이 훼손될 수 있다.”(배규식 노사정위 수석전문위원) 7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가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노사정위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9·15 사회적 대타협의 평가와 과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속도전보다는 노사정 합의문 이행 절차 준수와 후속 논의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토론회 주제 발표자로 나선 배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노사정 대타협으로 노동개혁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 이제 첫발을 뗀 것”이라고 전제하고 “노사정이 합의한 절차를 지키지 않고 정부·여당이 이행속도만 높이면 대타협 정신이 위태로워진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이 지난달 발의한 노동개혁 5대 입법안에 대해서도 “노사정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 입법안에 포함되는 등 정부의 대타협 준수 의지에 대해 노동계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추가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법안이 제출되는 경우 향후 노사정이 여야와 함께 다시 협상을 하게 되는 과정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도 “노동개혁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새누리당 입법안 가운데 노사정 합의 사항이 아닌 부분은 폐기되거나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정 대타협이 제대로 이행되기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전병유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에 불리한 과제는 강제성을 부여하지 않고, 유리한 과제는 강제성을 부여하는 등 한쪽으로 기울어진 노사정 합의”라고 평가했다. 전 교수는 후속 논의 과정에서 이러한 방안을 해소하기 위해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도 “청년고용 확대 노력에 대한 내용 등 일부 과제는 누가 이행해야 하는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가 불명확한 부분이 있다”며 “후속 논의 과정에서 이를 명확히 하고, 합의문 이행을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속 논의에서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는 비정규직 과제에 대해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최저임금과 사회안전망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조준모(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장)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도 “새누리당 입법안이 노사정 합의를 훼손해서는 안 되고, 기간제·파견은 노사정에 논의할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면서 “여당이 발의한 5개 법안도 일괄 타결보다는 10월 내 통상임금, 근로시간, 고용보험, 산재보험 관련 입법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열린세상] 임금피크제, 야무지게 해야 헛수고 안 돼/강태혁 한경대 교수

    [열린세상] 임금피크제, 야무지게 해야 헛수고 안 돼/강태혁 한경대 교수

    정부는 임금피크제를 몰아치듯 밀어붙이고 있다. 동력을 잃어 가는 한국 경제가 기사회생하고 일자리가 잭팟 터지듯 창출되는 마법의 호리병이라도 될 것 같은 환상에 빠져들게 한다. 그러나 쓰나미에 떠밀리듯 허둥대는 공공기관들의 임금피크제 실상을 보면 적잖은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일자리를 애타게 갈구하는 국민들의 기대가 실망과 분노의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거나, 공공기관의 비대화·비효율만 초래했다는 지탄을 받지 않으려면 새로운 제도가 정교하게 설계되고 빈틈없이 시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름만 새로운 제도는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발등의 불은 일자리다. 일자리를 얼마나 만들어 낼 것이냐 하는 것은 새 제도의 성패를 가르는 잣대가 될 것이다. 그런데 공공기관의 일자리란 것이 어차피 정부의 정원 통제로 결정되는 것 아닌가. 형식적으로 본다면 공공기관의 일자리 창출은 기관별 정원을 늘려 주면 되고, 늘어난 정원을 채용하는 데 필요한 예산이 있으면 된다.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지 않는다고 정원을 늘려 줄 수 없는 것이 아니고, 임금피크제를 시행한다고 곧바로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한 기관의 사례를 보자. 정년을 3년 앞둔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 위해 ‘전문직’이라는 명칭으로 구분해 ‘별도정원’으로 관리하고, 정년까지 연차적으로 인건비를 10%, 15%, 25%씩 축소한다고 한다. 절약된 인건비 재원을 활용하면 ‘별도정원 전문직’에 해당하는 인원만큼의 신규 인력 채용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건비 재원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까. 제도를 시행해 3년이 지나면 ‘전문직’에 편입된 직원 연봉의 50%에 해당하는 재원이 절약된다. 평균적으로 보면 연봉의 16.7%[(10+15+25)/3] 수준이다. 임금피크제에 편입된 직원의 연봉이 1억원 수준이라면 한 사람당 연간 1670만원 정도 절약된다. 임금피크제 편입 인원의 평균 잔여 정년 연한에 따라 그 비율은 다소간 달라질 수 있지만,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몇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을까. 계산상으로 본다면 초임 연봉이 2000만원 수준이라면 임금피크제에 편입된 ‘전문직’ 3명마다 추가로 2.5명의 신규 채용이 가능해진다. 초임 연봉이 2500만원 수준이라면 2명을 추가로 채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왜 반갑지 않겠나. 흡족하지는 않더라도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데 마다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현행 공공기관의 총인건비 통제 방식은 임금피크제로 발생하는 여유 재원이 신규 인력을 추가 채용하기 위해 썼는지, 기존 인력의 처우 개선에 충당했는지 알 길이 없다. 기득권층이 잠재적 동료의 일자리를 위해 임금 인상을 선뜻 포기할까. 임금 협상이 전투화돼 있는 우리의 노사협의 풍토 아래서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임금피크제도는 시행만 하면 일자리가 당장 쏟아지는 마법의 호리병이 결코 아니라는 이야기다. 뒤집어 보면 임금피크제는 공공부문의 비대화와 비효율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업 일선에서 근무하던 일반직을 전문직으로 전환하면 그 전문직이 자칫 군식구로 전락할 개연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에 특별히 새로운 업무가 생긴 것이 아니다. 그러니 전문직에게 줄 업무가 따로 있지 않다. 맡긴 일이 없으니 성과를 낼 수 없다. 또 우리 조직문화상 고참 선배인 전문직에게 이래라저래라 업무 지시나 통제는 기대할 수도 없다. 그러니 임금피크제는 자칫 공공기관의 조직 비대화와 생산성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기왕에 야무지게 해야 한다. 모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단박에 시행한다는 실력 과시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도, 목표를 달성할 수도 없다. 각각의 공공기관들이 시행한다고 하는 제도의 구석구석을 살펴야 한다.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는지 확인하고 점검해 나가야 한다. 전문직으로 전환되는 인력도 진정 그들의 전문성이 사장되지 않고 자긍심을 가진 생산적 인적 자원으로 활동하게 하는 방안도 꼼꼼하게 마련돼야 한다. 제도는 다만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일 뿐 목표 달성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한광옥 국민대통합 위원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한광옥 국민대통합 위원장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에겐 잊지 못할 날짜 두 개가 있다. 1982년 10월 7일과 2012년 10월 5일이다. 33년 전 10월 7일은 그가 11대 국회 초선의원으로 첫 국회 대정부질문을 한 날이다. 안기부 눈을 피해 일주일간 잠적했다가 전격적으로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선 그는 ‘광주사태’ 진상조사와 김대중 선생 석방,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 7개항을 정부에 촉구했다. 서울의 봄을 다시 얼어붙게 한 전두환 신군부세력의 엄혹했던 정치상황을 감안하면 누구도 꺼내기 어려운 발언이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2012년 10월 5일은 그가 18대 대선을 코앞에 두고 박근혜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새누리당에 입당한 날이다. ‘김대중의 비서’가 ‘박정희의 딸’ 곁에 선 날이고, 호남의 원로정치인이 영남의 미래권력과 손을 잡은 날이다. 1982년 10월 7일이 그의 40년 정치인생의 좌표를 설정한 날이라면 30년 뒤인 2012년 10월 5일은 그 좌표를 향해 헤쳐온 40년 정치항로에서 가장 큰 획을 그은 날인 셈이다. 평생을 ‘김대중 사람’으로 살다 정치적 월경(越境)을 단행한 그의 지난 2년은 어떠했을까. 그의 소망대로 역사는, 그리고 우리는 지금 화해와 통합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현 정부가 그에게 부여한 국민 대통합의 소명은 지금 어떻게, 얼마나 구현되고 있는 것일까.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수장에 오른 지 두 해를 조금 넘긴(그는 2013년 7월 통합위원장에 임명됐다) 그를 지난 15일 만났다. 인터뷰는 통합위가 입주한 서울 신문로 S타워 19층의 위원장실에서 1시간 30분 남짓 이뤄졌다. →국민대통합위원장직을 맡으신 지 2년을 넘겼습니다. 소회부터 여쭙겠습니다. -온돌을 예로 들고 싶어요. 온돌은 불을 땐다고 금세 덥혀지는 게 아니잖아요. 천천히, 그렇지만 한번 덥혀지면 오래가죠. 국민 통합이라는 게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돌아보면 지난 2년은 국민통합이라는 온돌을 덮이는 시기였고, 이제 그 온기를 구석구석까지 확산시키는 시기를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통합위 차원에서 2018년까지 추진할 국민대통합 종합계획안을 만들어 놓고 있어요. ‘작은 실천 큰 보람’ 운동이나 국민대토론회 같은 크고 작은 실천과제들을 차근차근 추진해 나갈 생각입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국민들은 아직도 ‘통합위가 뭐 하는 데냐’고 묻습니다. 그만큼 통합위의 활동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얘기인데, 위원장으로서 뭐라 항변하시겠습니까. -통합이라는 게 마치 공기와 같아서 아주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체감하는 것도 쉽지가 않은 듯해요. 통합이 잘됐다 못됐다 이렇게 평가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구요. 광복 이후 지난 70년 우리 사회가 고도성장을 해오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쌓여온 압축갈등을 하루아침에 해소하고 통합을 이룬다는 건 불가능한 얘기입니다. 통합위가 2년 활동해서 없앨 수 있는 갈등이라면 압축갈등이라 할 수도 없는 거지요. 현 단계에서 통합위를 평가하는 건 성급하다고 봅니다. 통합은 비록 더디더라도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인 만큼 인내심을 갖고 한 발씩 나아가는 게 중요합니다. →지역·이념·계층·세대 갈등 가운데 어떤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보시는지요. -계층갈등이에요. 한때 정치적 목적에 의해 지역갈등이 부각되기도 했는데, 최근 조사에 따르면 계층갈등이 가장 심각합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힘 있는 자와 없는 자 간의 갈등이 가장 심하고 그 파장 또한 대단히 큰 상황입니다. 경제적 격차가 교육 격차, 문화 격차, 복지 격차 등을 낳고 있는 거죠. 우리가 어렸을 때만 해도 개천에서 용 났다고 했지만 지금은 이게 어렵습니다. 신분 상승의 사다리가 사라지면서 사회 전체가 동맥경화에 걸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 모두가 계층 갈등에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됩니다. →새누리당 정부가 8년째 집권 중인데 계층갈등이 심각하다면 지금의 여당정권이 그만큼 이 문제에 소홀했다는 얘기가 아닐까요. -그런 지적은 온당치 않다고 봐요. 70년 동안 쌓인 압축갈등을 어떻게 이제 막 임기 절반을 넘어선 박근혜 정부가 다 해결할 수 있겠어요. 그건 너무나 성급한 기대죠. 그나마 지금 노동 개혁과 공무원연금 개혁, 교육 개혁 등을 통해 갈등을 해소해 나갈 주춧돌을 쌓아 나가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라고 봅니다. 혁명보다 어려운 게 개혁 아닙니까. 대통령의 원칙과 소신이 없으면 해내기 어려운 일들이라고 봅니다. 제가 1기 노사정위원장을 맡았던 1998년에도 김대중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정리해고처럼 당시로서는 참으로 어려운 노사 간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과제가 많지만 이번 노사정 대타협은 정부의 설득과 한국노총의 결단이 어우러진 결실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큰 의미를 지닌다고 봅니다. 이렇게 큰 사회협약을 불과 1년 만에 타결지은 건 대단히 평가할 일입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와 올해 메르스 사태 등을 겪으면서 박근혜 정부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박 대통령의 소통, 어떻게 보십니까. -이게 소통이라는 게요 여러 형태가 있습니다. 나도 대통령 비서실장 해봤지만 대통령들마다 다 자기의 소통 스타일이 있어요. 그저 한 측면만 보고 소통이 된다 안 된다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많은 분들과 대화하지 않을 수 없는 자리입니다. 듣기 싫어도 소통하게 돼 있습니다. 단지 대화를 어떤 형태로 하느냐에 있어서 대통령마다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난 박 대통령도 나름의 다양한 경로와 형태로 조용히 소통을 하고 계신 걸로 압니다. →많은 얘기를 듣는다면 위원장께서는 대통령과 어느 정도로 대화하고 소통하십니까. -(허허허) 청와대 정무수석이 통합위원회 당연직 간사입니다. 통합위가 대통령 자문기구이니만큼 구두든 뭐든 형식 따질 것 없이 소통하게 돼 있습니다. →정무수석을 통해 대화한다는 말씀인가요? -아니 그건 당연한 거고…. →대면소통이 중요하지 않나요. -꼭 얼굴을 보고 독대를 해야만 소통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도 두 분의 정치적 뿌리가 다른 만큼 이심전심을 말하기는 어려운 사이 아닌가요. -아이고 자꾸 날카롭게 파고드는데, 그건 그렇게 볼 일이 아니에요. 생각해봐요. 대통령 선거 때 이심전심이 아니었으면 내가 도울 수 있었겠어요. 난 1982년 10월 7일 초선의원으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광주사태 진상 조사하자고 했고, 김대중 선생 석방하라 했고, 대통령 직선제 하자 했고, 전두환씨 민정당 총재직 내려놓으라 했고, 언론 자유 보장하라고 했고, 지방자치 실시하자고 했어요. 하나같이 당시로서는 하기 어려운 말을 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당시 나를 다 ‘한투사’라고들 했어요. 그 일이 있고 나서 딱 30년 만에, 그러니까 2012년 10월 5일에 내가 박근혜 지지를 선언한 겁니다. 나중에 보니 그게 딱 30년 만이더라고요. 그럼 새천년민주당 대표까지 한 내가 왜 그런 결단을 내렸느냐. 난 김대중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허락할 때 김 대통령 비서실장을 한 사람입니다. 또 박 대통령이 2004년 6월엔가 김 대통령, 당시엔 대통령에서 물러나셨을 때인데 아무튼 찾아오셔서 ‘아버지 때 고통받으신 것 딸로서 사과드린다’고 했어요. 정말 감동적인 장면이었어요. 김 대통령도 박 대표가 가고 나서 그러더라고요. 돌아가신 분에게 사과를 받은 느낌이라고…. 김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하지 못해 한스러움을 갖고 있는 게 있다. 동서화합이다. 그런데 이걸 할 수 있는 적합자가 박 대표다’라고 하셨단 말이에요. 내가 그런 여러 가지 상황이나 역사적인 화해를 생각하면서 대통령 후보 세 분을 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적임자는 박 후보더라고…. 그분의 진지함이나 확고한 신념, 원칙 이런 걸 볼 때 가장 믿음직했던 거죠. 그래서 박 후보 지지라는 결단을 내린 겁니다. (그런 관계이니만큼 박 대통령과의) 소통은 여러 형태가 있는 겁니다. →화제를 바꿔보죠. 최근 야당의 내부갈등이 심각합니다. 한데 이 내분도 큰 틀에서 보면 영남권 친노 진영과 호남권 비노 진영으로 나뉘는 듯한데 제 스스로 동서갈등을 극복하지 못하는 정치권이 지역갈등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사실 국민대통합이 중요한 이유는 민족 과제인 남북통일의 가장 핵심적인 인프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남남갈등으로 분열된 상황에서 어떻게 남북통일을 이룰 수 있겠습니까. 통합위원장이 되고 포항 땅끝마을에서부터 해남 땅끝마을까지 동서 가릴 것 없이 전국 곳곳을 다녔는데 일반 국민들 사이에선 지역감정이 많이 옅어졌다는 사실을 체감합니다. 문제는 바로 정치권이 선거 때마다 지역감정을 이용한다는 점이에요. 후배 정치인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국민의 뜻이 뭔지를 깨닫고 국민들이 원하는 걸로 싸우라는 겁니다. 노동 개혁만 해도 국회가 법을 바꾸지 않으면 어떻게 실천하고 경제난을 타개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다시 돌아올 환경을 만들어 주고 노동자들이 근로의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기업도 보다 투명하게 운영하는 풍토를 만들어야죠. 여야가 이런 문제를 놓고 국회에서 밤을 새워야 합니다. 강한 야당에 강한 여당이 있는 겁니다. 나라가 있고, 자기 집단이 있고, 내가 있는 겁니다. 나보다는 당, 당보다는 국가 차원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야권에서 여권으로 활동영역 옮기셨으니 양쪽 분위기를 다 접하신 셈인데, 지금의 여야 어떤 색깔 차이가 있습니까. -이 당이 어떻고 저 당이 어떻고 하기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주인 의식보다 공동체 의식이라고 봅니다. 1968년 개럿 하딘 교수가 설파한 ‘공유지의 비극’이 우리의 나아갈 방향을 말해줍니다. 주인 없는 목초지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소를 키우도록 했더니 결과가 어떻게 됐습니까. 서로 더 많은 소를 풀어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다 결국 목초지는 풀 한 포기 찾아볼 수 없는 황무지가 됐고, 그 많던 소는 다 사라졌습니다. 저마다 눈앞의 자기 이익만 좇다 전체를 잃고 말게 된 겁니다. 통합위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상생이고, 그다음이 공정, 그다음이 신뢰였습니다. 상생과 공정, 신뢰가 통합의 기초인 것입니다.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고 자기가 먼저 실천하는 공동체 의식이 절실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정치권 등 사회지도층부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합니다. →선배 정치인으로서 볼 때 지금 정치권이 주인 의식만 있고 공동체 의식은 부족하다고 정리할 수 있겠군요.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해불양수(海不讓水)라는 게 있습니다. 바다는 어떤 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장 낮은 곳에 있죠. 정치는 그래야 한다고 봅니다. 겸손하게 낮추면서 모든 것을 포용하되 짠물 같은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뒤 권노갑 새정치연합 고문 등 30년 정치역정을 함께 해 온 동교동계 인사들과 연락하고 지내는지를 물었다. 쓸쓸한 미소가 입가를 스쳤다. “권 고문 요새 활동하고 계신가?” “전화한 지 오래돼…. 그분 연세가 많잖아. 김대중 대통령을 끝까지 곁에서 모신 분이야. 인간적으로 좋아하지….” 입은 열려 있었지만 말은 더이상 나오지 않았다. 나온 말보다 맴도는 말이 몇 곱은 더 돼 보였다. 국민 통합의 현주소와 통합으로 가야 할 이유가 어쩌면 그의 끊긴 말에 담겨 있는 듯도 싶다. 진경호 부국장 jade@seoul.co.kr ■한광옥 대통합 위원장은 숱한 직함 가운데 ‘김대중 비서실장’이 가장 잘 어울리는 정치인이다. 한·일 수교 반대 학생운동을 주도한 6·3세대의 핵심으로 신도환 신민당 최고위원 밑에서 정치를 시작, 1982년 11대 국회 민한당 국회의원(서울 관악구)으로 등원한 뒤로 30년 가까이 ‘김대중 사람’의 한길을 걸었다. 13대와 14대, 15대(보궐선거) 국회까지 4선 의원을 지내면서 김 대통령 비서실장, 새천년민주당 대표 등을 역임했다. 권노갑·김옥두 전 의원처럼 1960년대부터 김 전 대통령을 따른 동교동계 1세대와 달리 1980년대 중반 김 전 대통령 진영에 합류해 범동교동계로 분류되지만 권 전 의원 다음으로 늘 그의 이름이 불릴 정도로 동교동계의 둘째 형 역할을 맡아왔다. 생불(生佛)이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화해‘나 ’협상‘ 같은 단어를 곁에 두고 살아온 정치인이기도 하다. 국회노동위원장, 범야권 대통령후보 단일화(DJP) 추진위원장, 제1기 노사정위원장,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초대 상임의장 등을 맡으면서 여야 모두로부터 ‘대화할 수 있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2012년 초 민주통합당 공천 과정에서 탈당한 뒤 정통민주당을 창당했다가 18대 대선을 두 달여 앞둔 10월 박근혜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 “이제부터가 진짜다” 노사정 협상 2라운드 본격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가 다음달 1일 간사회의를 시작으로 지난 15일 노사정 대타협에 따른 후속논의를 본격화한다. 비정규직 사용기한, 파견 업무 등 노·사·정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과제를 비롯해 취업규칙 변경, 일반해고 가이드라인 제정 등을 논의할 2라운드 협상은 지난 대타협보다 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노사정위는 간사회의를 열어 대타협에서 추후 논의과제로 미뤘던 사항들에 대한 대화 시한 및 논의 방법, 대화 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노사정 합의문은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사회안전망 확대 등은 비교적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하지만 핵심 쟁점인 취업규칙 변경, 일반해고, 비정규직 대책 등은 큰 틀에서 노사가 협력하되 구체적인 방안은 후속논의를 통해 확정키로 했다. 추후 과제로 미뤄진 주요 의제는 ▲비정규직 법제도 개선 ▲최저임금제도 개선 ▲근로시간 특례업종 및 적용제외 제도 개선 ▲근로계약 해지 제도 개선 및 가이드라인 ▲임금체계 개편 관련 취업규칙 변경 지침 등이다. 우선 비정규직 대책과 관련해 추가로 논의할 과제는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기간 및 갱신횟수, 파견근로 대상 업무, 생명·안전 분야 핵심업무에 대한 비정규직 사용제한, 노동조합의 차별신청대리권, 파견과 도급 구분기준의 명확화 방안, 근로소득 상위 10% 근로자에 대한 파견규제 미적용, 기간제 근로자의 퇴직급여 적용문제 등이다. 노사정은 공동실태조사와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집중적으로 진행해 대안을 마련하고, 합의사항은 정기국회 법안의결 때 반영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와 여당은 35세 이상 근로자 가운데 희망자는 사용기한을 4년까지 늘리고, 고령자와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파견을 허용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입법안을 제출했다. 노동계는 정부 방안에 대해 절대 수용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한 연장은 비정규직 일자리만 양산하게 된다”며 “기간연장으로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대한 정규직 전환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타협 과정에서 최대 쟁점이었던 취업규칙 변경과 일반해고는 후속논의에서도 절충안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노사정은 일반해고에 대해서는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되 이전까지는 노사 협의하에 가이드라인을 제정키로 했다. 정부는 저성과자와 업무 부적응자에 대한 해고 기준을 만들겠다고 하지만, 노동계는 근로기준법상 명시된 정리해고와 징계해고 외에 또 다른 해고제도를 도입해 노동자를 쉽게 해고하겠다는 것이라고 맞선다. 때문에 후속 논의에서는 가이드라인 내용은 물론 시행 시기, 향후 법제화 방향 및 시기 등을 놓고 노사정이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취업규칙 변경에 대해서도 정부는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경우 노조 동의 없이도 취업규칙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노조와 노동자들의 동의요건을 무력화해 사용자에 의한 자의적인 근로조건 변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한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두 사안에 대한 일방 추진은 막아낼 것”이라면서 “후속논의를 통해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쉬운 해고로 연결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노총이 지난 23일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위와의 간담회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내 소위원회 구성을 주장하면서 노사정위를 벗어나 국회 차원에서 후속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전문]박근혜 대통령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문..키워드 ‘평화’

    [전문]박근혜 대통령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문..키워드 ‘평화’

    박근혜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통일, 동북아 평화·번영 등을 위한 우리의 정책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당부했다. 다음은 기조연설 전문. 리케토프트 총회의장님과 반기문 사무총장님,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먼저, 유엔 창설 7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리케토프트 덴마크 전(前) 국회의장님의 제70차 유엔총회 의장직 수임도 축하드립니다. 70년 전 전쟁의 참화를 딛고 탄생한 유엔은 전 세계 인류에게 희망의 등불이었습니다. 이는 무엇보다 현실정치의 제약 속에서도 사람을 중심에 두겠다는 유엔의 정신에 대한 신뢰와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많은 도전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인류를 위한 공공선 증진에 크나큰 기여를 해왔습니다. 평화의 상징인 ‘블루헬멧(blue helmet)’의 유엔 PKO는 이 순간에도 국제평화와 안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1948년 세계인권선언(UDHR) 채택은 인권신장의 획기적인 계기가 됐고, 인권이사회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설립은 인권보호 제도화의 괄목한 만한 진전이었습니다. 2000년에 시작된 새천년개발목표(MDGs)는 수억 명의 인구를 절대 빈곤에서 탈출시킨 유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빈곤퇴치 캠페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유엔의 노력이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올해는 대한민국에게 있어서도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을 맞는 기쁨과 번뇌가 교차하는 해입니다. 지난 70년 동안 한국은 분단과 전쟁의 시련을 딛고 일어나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냈으며, 정부수립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유엔은 늘 우리와 함께 했습니다. 국제평화와 인권증진, 공동번영이라는 유엔의 가치와 이상은 바로 우리의 비전이었고, 대한민국이 나아가고자 하는 미래 또한 유엔이 꿈꾸는 미래와 같이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이룩한 도전과 성취의 역사야말로, 보다 나은 세상을 추구하는 유엔의 목표가 성공적으로 반영되어 온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의장님, 그러나 유엔과 국제사회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 인류는 세계 도처에서 동시다발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아직도 크고 작은 분쟁과 극심한 내전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ISIL로 대표되는 극단주의 세력의 발호는 해결이 시급한 국제사회의 현안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불안정은 최근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 한 장이 보여주듯이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난민 발생이라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범지구적인 기후변화는 우리 후손들의 삶까지 위협하고 있고, 에볼라를 비롯한 감염병은 수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으며 보건안보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이제 지구촌 어느 누구도 범세계적, 초국경적 위협과 도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저는 국제질서가 커다란 전환기를 맞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국제평화와 안보, 인권증진, 공동번영을 위해 유엔이라는 희망의 등불이 전 세계에 빛을 발해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국제사회가 유엔을 중심으로 단합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믿음’이라는 유엔 헌장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강한 유엔을 만들어, 새로운 다자주의(renewed multilateralism)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자유와 인권, 정의, 법의 지배에 기초한 인간 존중의 가치를 실현시켜 나가야 합니다. 지구촌의 평화와 행복을 우리 외교의 핵심 가치로 추구하는 한국은 인류애의 이상과 이를 위한 실천을 강조하면서 유엔이 국제사회가 직면한 도전들을 대응해 나가는데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의장님, 유엔이 주도하는 Post-2015의 새로운 개발의제 도출을 위한 노력도 바로 이러한 사람 중심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흘 전, 개발정상회의에서 채택된 ‘2030 지속가능개발의제’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불과 반세기 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개발협력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2030 지속가능개발의제’가 지구촌 곳곳에서 제2, 제3의 기적을 일으키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개발의제 이행에 핵심역할을 담당할 유엔경제사회이사회의 의장국으로서 한국은 개발목표 달성을 위해 적극 기여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은 우리의 개발경험과 노하우를 국제사회와 적극 공유해갈 것입니다. 그 동안 한국은 비약적인 발전의 발판이 된 새마을운동 경험을 개도국들과 나눠왔습니다. 새마을운동은 경쟁과 인센티브를 통해 자신감과 주인의식을 일깨우고, 주민의 참여 속에 지역사회의 자립기반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개도국 개발협력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틀 전 우리는 UNDP, OECD와 함께 새마을운동 특별행사를 열고, 개도국 빈곤퇴치와 혁신적 지역공동체 건설에 협력해 가기로 했습니다. 새마을운동이 개도국의 ‘새로운 농촌개발 패러다임’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이러한 노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 경제 발전의 또 하나의 중요한 원동력은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육성한 우수한 인재들이었습니다. 교육은 개인의 성장과 국가발전을 이루는 지속가능개발의 핵심과제입니다. 한국은 글로벌교육우선구상(GEFI) 지원국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 5월 UNESCO와 함께 세계교육포럼(WEF)을 열어 2030년까지의 세계 교육목표를 설정하는 ‘인천선언’ 채택을 주도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도 교육 분야에서의 이러한 노력을 지속해 갈 것입니다. 특히, 한국은 UNESCO와 함께 세계시민교육 확산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한국은 글로벌 보건안보를 강화하는 데도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은 작년 말 에볼라 대응 긴급구호대를 시에라리온에 파견한 데 이어, 3주전 서울에서 개최된 제2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회의에서 개도국 역량 강화를 돕기 위해 향후 5년간 총 1억불을 제공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또한, ‘소녀를 위한 보다 나은 삶’이라는 이름으로 향후 5년간 2억불 규모의 개도국 지원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대표단 여러분,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를 이뤄냈지만,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매년 4월 5일을 식목일로 지정하고 산림녹화에 노력한 결과, 1ha당 나무 총량이 50년 동안 20배가 늘었고, 1972년부터는 도시 외곽에 개발을 제한하는 그린벨트를 지정해서 환경과 발전의 조화를 이뤄왔습니다. 이제는 환경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참여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이며, 국제사회가 금년 12월로 예정된 기후변화총회에서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기후변화 대응이 부담이 아니라, 기술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인식 아래 대한민국은 지난 6월 말에 능동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를 제출하였고, 기후변화 협상에 적극 참여해 가면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녹색기후기금(GCF)과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의 유치국으로서 에너지신산업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서 개도국에 전수하면서,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대표단 여러분, 최근 유엔이 변화하는 안보환경에 맞춰 평화활동, 평화구축 및 여성·평화·안보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참혹한 전쟁 경험과 남북 분단의 상처를 안고 있는 한국은 평화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으며, 유엔의 평화 수호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은 18개 임무단에 약 1만3천500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했고, 한국의 평화유지군은 모범적이고 주민 친화적인 평화유지와 재건활동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조만간 유엔과의 협의를 거쳐 PKO를 추가 파견할 계획이며, 아프리카연합과의 실질적인 파트너십도 강화할 것입니다. 중동의 불안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 등을 위해서도 관련국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한국은 역내 국가들 간에 긴장과 대립이 지속되고 있는 동북아의 평화기반 구축을 위해서도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동북아 지역은 역내 국가들간 높은 경제적 상호의존성에도 불구하고 정치 안보분야 협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동북아 안보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움직임들도 나타나고 있어 역내 국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번에 통과된 일본의 방위안보법률은 역내국가 간 선린우호 관계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투명성 있게 이행되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반기문 사무총장께서는 긴장과 대립이 지속되는 동북아를 가리켜, 지역협력 메카니즘이 없는 ‘중요한 고리를 잃어버린 곳’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동북아평화협력구상(NAPCI)’을 추진하는 이유도 잃어버린 고리를 다시 연결해서 동북아에 신뢰 구축과 협력 증진의 선순환을 만들려는 것입니다. 현재 역내 국가들 사이에 원자력 안전, 재난관리, 보건을 비롯한 다양한 협력 분야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경험의 축적은 세계 평화와 협력 증진에도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우리의 노력은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 핵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북한 핵은 국제 핵비확산 체제의 보존과 인류가 바라는 핵무기 없는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지난 7월 이란 핵협상이 최종 타결되었는데, 이제 마지막 남은 비확산 과제인 북한 핵문제 해결에 국제사회의 노력을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최근에도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추가적인 도발을 공언한 바 있습니다. 이는 어렵게 형성된 남북대화 분위기를 해칠 뿐 아니라 6자회담 당사국들의 비핵화 대화 재개 노력을 크게 훼손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추가도발보다는 개혁과 개방으로 주민들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핵개발을 비롯한 도발을 강행하는 것은 세계와 유엔이 추구하는 인류평화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북한이 과감하게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북한이 경제를 개발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대표단 여러분, 지난 10년 동안 유엔은 특히 인권보호와 자유신장을 위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2005년 유엔 세계정상회의에서는 ‘보호책임(R2P)’ 개념을 채택했고, 르완다 및 구 유고 전범재판소와 국제형사재판소(ICC) 설립으로 제노사이드 관련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확립하였습니다. 저는 오늘날 인류가 처한 인도적 위기 상황의 악화를 막기 위해, 이러한 보호책임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작년 이 자리에서,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어느 시대, 어떤 지역을 막론하고 분명히 인권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금년은 특히 ‘여성, 평화와 안보를 위한 안보리 결의 1325호’가 채택된 지 15년을 맞는 해로서, 국제사회가 분쟁 속의 여성 성폭력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2차 대전 당시 혹독한 여성폭력을 경험한 피해자들이 이제 몇 분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분들이 살아계실 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해결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 문제에 관한 유엔 인권최고대표들과 특별보고관들의 노력이 헛되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과거를 인지하지 못하고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이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유엔에 담긴 인류애를 향한 영원한 동반자 정신이 널리 퍼지길 바랍니다. 지난 1년간 인권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큰 이목을 끈 사안의 하나는 바로 북한 인권문제입니다. 작년에 발표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는 북한 인권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어 유엔 인권이사회와 총회의 결의채택뿐만 아니라 안보리에서도 논의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하였습니다. 북한이 이러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귀를 기울여서 인권 개선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대표단 여러분, 저는 작년 유엔 총회에서 한반도 단절의 상징인 DMZ에 평화의 꿈을 만들어 나가는 공간인 세계생태평화공원을 건설할 것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DMZ 지뢰도발 사건이 보여준 것처럼, 한반도의 평화가 한 순간에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은 우리가 직면한 엄연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남북한은 고위급 접촉을 통해 8.25 합의를 이루어냈고, 이제 신뢰와 협력이라는 선순환으로 가는 분기점에 서게 됐습니다. 그 새로운 선순환의 동력은 남북한이 8.25 합의를 잘 이행해 나가면서 화해와 협력을 위한 구체적 조치들을 실천해 나가는데 있습니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가 정치·군사적 이유로 더 이상 외면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8.25 합의에 따라 당국간 대화와 다양한 교류를 통해 민족 동질성 회복의 길로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의장님과 사무총장님,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며칠 후인 10월 3일은 독일 국민들이 통일을 맞이한 지 2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저는 유엔이 1948년 대한민국의 탄생을 축복해 주었던 것처럼, 통일된 한반도를 전 세계가 축하해 주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간절히 꿈꾸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냉전의 잔재인 한반도 분단 70년의 역사를 끝내는 것은 곧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얼마 전 대한민국에서는 기차로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유라시아 친선특급이란 철도여행이 있었습니다. 참여한 사람들은 큰 감동과 감격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철로는 굳게 닫혀 있어 통과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그 길을 활짝 열어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 수 있도록 유엔의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평화통일을 이룬 한반도는 핵무기가 없고 인권이 보장되는 번영된 민주국가가 될 것입니다. 또한, 통일 한반도는 지구촌 평화의 상징이자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동북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70년 전 유엔 창설자들이 꿈꾸었던 평화와 인간 존엄의 이상이 한반도에서 통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유엔과 모든 평화 애호국들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희망합니다. 대한민국은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위대한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기고] 노사정 대타협과 능력 중심 노동시장/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

    [기고] 노사정 대타협과 능력 중심 노동시장/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

    1년 넘게 끌어오던 노사정 대타협이 지난 15일 마침내 합의에 이르렀다. 그동안 노동시장 개혁의 핵심 쟁점이었던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과 ‘일반해고 요건 명확화’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의견을 모았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 노동시장 개혁의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베이비 부머의 은퇴 시기 도래 및 베이비 부머의 자식 세대인 ‘에코 세대’의 노동시장 입직기가 맞물리고 있다. 이 때문에 중고령 인력의 고용 안정성 확보와 청년고용 활성화라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주요 과제를 더이상 뒤로 미루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과거 고성장 경제체제 및 고출산 인구구조를 가지고 있었을 때는 기업의 입장에서도 연공성을 가진 임금제도와 집단 중심의 조직 관리를 통해 경영을 하는 데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저성장 기조 경제체제로 들어섰고,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해 개인 중심의 인사 관리가 필요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노동시장 환경의 변화로 인해 임금 유연성 및 고용 유연성의 확보가 과거보다 훨씬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노사정 대타협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 특히 이번 노사정 대타협에서 ‘일반해고’ 관련 논의는 의미가 크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력 관리를 직무·역량·성과 중심으로 하기 위해 노동시장 입직을 능력에 기초해 선발하는 것처럼 노동시장에서의 퇴직 관리도 능력 중심으로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서구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저성과자 혹은 직무 적합도가 떨어지는 근로자들의 퇴직 관리를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회적 기제가 작동하고 있다. 최근 유럽 좌파 정권에서도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볼 때 노동시장 개혁 특히 업무 성과가 떨어지는 근로자의 일반해고 가능성을 통한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등은 현재의 경제 및 노동시장 상황에서는 피하기 어려운 개혁 과제다. 이제는 근로자들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의 마련과 효율성 있는 이직 및 전직 관리 절차 마련이 필요한 시기다.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통한 임금 유연성 확보, 일반해고 요건 명확화를 통한 고용 유연성 확보를 통해 우리나라 노동시장 개혁의 기반이 조성됐다. 하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일본은 인구 노령화와 임금의 연공성 문제를 1990년대 초반 정년 연장 및 직능급 임금제도 도입을 통해 극복하고자 노력했다. 우리나라도 기업들의 인력 및 임금 관리 제도를 노동시장의 현실에 맞게 개혁해 나가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지속적이고 꾸준한 노력 없이는 세계 경제체제에서 ‘재빠른 추적자’에서 ‘시장 선도자’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는 경제체제가 탄력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1년이 넘는 우여곡절 끝에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밥상이 준비됐으니 이제는 노사정 각 사회 주체가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채워 나가길 기대해 본다.
  • 이인제 “일반해고 절차·기준 엄격히 할 것” 추미애 “사용자 맘대로 언제든 해고할 것”

    이인제 “일반해고 절차·기준 엄격히 할 것” 추미애 “사용자 맘대로 언제든 해고할 것”

    여야 노동 개혁 기구의 수장들이 23일 정치·사회 현안으로 떠오른 노동 개혁 문제를 놓고 서울 광화문에서 한판 ‘일기토’를 벌였다. 새누리당에서는 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인제 최고위원이,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당 경제정의노동민주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추미애 최고위원이 각각 출격했다.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두 사람의 맞짱 토론은 TV로 생중계됐다. 노동 개혁의 전반적인 방향성부터 두 사람의 입장이 엇갈렸다. 이 최고위원은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선결 과제가 바로 노동 개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추 최고위원은 “재벌 개혁 없는 노동 개혁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 경제에서는 재벌 개혁과 노동 개혁이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의 대타협안 결과에 대한 평가도 극명하게 갈렸다. 이 최고위원은 “타결된 합의문은 역사적인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당면한 사회·경제적 위기를 선제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중대한 의미가 있는 합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추 최고위원은 “합의문 어디에도 재벌과 대기업이 분담한다는 내용은 없고 임직원의 임금동결과 임금피크제 도입만 있다”며 “한국노동조합총연맹만 불러서 한 게 어떻게 대타협이냐. 소타협도 안 된다”고 깎아내렸다. 노사정 합의의 핵심으로 꼽히는 저성과자 등의 일반해고에 대한 입장도 첨예하게 달랐다. 이 최고위원은 “쉬운 해고라고들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아주 신중하고 엄격하게 해고 절차와 기준을 마련해 사용자가 임의로 부당하게 해고하지 못하도록 하는 절차를 만드는 것이며 그 요건과 절차는 앞으로 노사정위에서 충분한 협의를 해 마련하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추 최고위원은 “새로운 해고제도는 마음대로 해고제도다. 사용자가 언제나 마음대로 해고를 하겠다는 신(新)해고제도”라며 “우리나라에는 직무분석제도나 근무 성과를 알 수 있는 지표가 없기 때문에 이 제도(일반해고)가 도입되면 윗사람의 비위를 못 맞추는 사람, 애를 낳고 업무에 복귀하거나 시부모가 아파 병가를 내는 여성 근로자 등은 불안하다”고 반박했다. 기간제 근로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데 대해서도 이 최고위원은 “정규직을 찾기 어렵고 고용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는데 기간제 일자리에 숙달되고 신뢰가 쌓이면 정규직으로 전환될 기회가 확대되지 않겠느냐”고 평가했다. 하지만 추 최고위원은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게 아니라 비정규직화하는 것이다. 비정규직이 600만~1200만명으로 늘어나 우리나라는 비정규직 공화국이 된다”면서 “35세는 애 낳고 살아가기 벅찬 나이인데 이때 비정규직 4년을 월급 135만원으로 어떻게 감당하느냐. 35세 이상이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인생 끝내라고 하는 것이냐.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고 따졌다. 두 사람은 새누리당이 당론 발의한 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기간제근로자법·파견근로자법 개정안 등 ‘노동 개혁 5대 법안’을 놓고도 대립각을 세웠다. 이 최고위원은 “노동 개혁의 마지막 물꼬는 국회에서 터야 한다”며 “정기국회 회기 내에 법안이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추 최고위원은 “사내유보금이 설비투자 등 생산적 투자로 이어지는 개혁이 진짜 개혁”이라고 맞섰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희망펀드를 놓고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 최고위원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처럼 국민의 긍정 에너지를 모으는 계기”라고 주장했지만 추 최고위원은 “청년희망펀드로 대통령과 국무위원을 다 모으면 재직 기간을 모두 합쳐도 41억원인데 이것으로 청년 고용을 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청년의무고용할당제 도입과 관련해 이 최고위원은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추 최고위원은 “사내유보금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맞받았다. 대타협 기구 구성 문제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노동시장에는 이미 노사정위가 법으로 있기 때문에 별도 특별위원회나 대타협 기구는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한 반면 추 최고위원은 “노사가 모여 있다 해도 한국노총은 노동자의 5%도 대표하지 못하고 있고 그 안에서도 3분의1은 반대하고 있다”며 기구 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청년펀드, 온국민이 관심갖고 참여해야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목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작된 ‘청년희망펀드’에 대한 관심이 벌써 뜨겁다. 지난 21일부터 정부가 5개 시중 은행을 통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펀드 모금을 시작하면서 공직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은행을 통해 기부를 받아 공익신탁 형태의 ‘청년희망펀드’(가칭)를 설립하기로 하는 등의 큰 얼개를 만들어 놓았다.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공익성을 살리면서 공정·투명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공익신탁 형태로 운용하겠다고 한다. 기부자들에게 일반 펀드처럼 수익이 배분되진 않지만 기부자는 기부 금액의 15%, 3000만원 초과분에 대해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청년펀드는 청년구직자와 불완전취업 청년(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으로 1년 이상 취업), 학교 졸업 뒤 1년 이상 취업을 하고 있지 못한 청년들을 우선 지원할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이미 KEB하나은행을 통해 일시금 2000만원과 매월 월급의 20%인 340만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하면서 1호 가입자가 됐다. 뒤이어 황교안 국무총리도 일시금 1000만원과 월급의 10%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등 금융계 인사도 동참했다. 이어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등 종교인과 박세리 선수 및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등 체육인들도 가입 의사를 밝히면서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청년펀드에는 외환위기 이후 17년 만의 노사정 대타협의 불씨를 살려 청년 고용절벽 해소와 경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청년 고용 문제가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과 기업 등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라는 점도 일깨워 준다. 청년펀드가 성공하려면 먼저 사회지도층이 앞장서야 한다. 지도층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일반 국민들의 참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청년 일자리가 늘어나고 경제회복에도 도움을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일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관제펀드’니 또 하나의 ‘준조세’니 하는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러나 강제성이 없는 자발적인 참여라는 원칙을 지키면 문제가 안 된다. 외환위기 때의 금 모으기 운동은 국민 스스로 벌인 자발적 운동이어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박 대통령이 설립을 지시한 지 이제 일주일밖에 되지 않아 청년펀드는 과제가 많다. 모금한 돈을 어디에, 어떻게, 얼마를 쓰겠다는 구체적 계획은 물론 모금 목표액과 기간, 신탁운영 기간 등 기본적인 사항부터 정해야 한다. 청년실업 해소라는 취지에 걸맞은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운용계획도 필수적이다. 비슷한 캠페인이 겪은 시행착오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소상공인과 빈곤층의 자활을 목표로 출범한 미소금융의 잘한 점, 못한 점을 참고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시적인 캠페인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청년실업은 한두 해 안에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온 국민의 지속적인 참여와 관심이 청년펀드가 성공할 절대적인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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