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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오롱 구미공장 직장폐쇄

    56일째 파업을 겪고 있는 코오롱 구미공장이 직장폐쇄라는 초강경 조치를 전격 단행,노사간 강경국면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은 17일 구미시와 경북노동위원회에 구미공장의 직장폐쇄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회사측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노조와 실무교섭을 진행해 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노조의 공장내 물류 방해,시설물 파괴 등 불법행위가 확산되고 있고 노조원들의 공장옥상 점거 등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어 직장을 폐쇄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매출 손실이 600억원에 달하며 더 이상의 피해를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장기간 설비 가동을 중단할 경우 재가동마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소한의 시설보호 요원을 제외한 구미공장 노조원들은 18일 오후 3시까지 공장에서 퇴거를 해야 하며 공장 출입이 금지된다. 코오롱 노조는 회사측의 구미공장내 노후한 폴리에스테르 설비 철거 방침에 반발,지난 6월23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회사측은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화학섬유 부문을 축소하고 전자소재 등 첨단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린다는 방침에 따라 구미공장내 하루 60t 생산 규모의 낡은 폴리에스테르 원사 생산라인의 철수를 추진해 왔으나,노조는 인력 재배치 문제를 우선 해결할 것을 요구하며 반발해 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국회 ‘신문법 제정’ 토론회

    국회 ‘신문법 제정’ 토론회

    정치권의 언론개혁 움직임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그동안 언론개혁을 주장해 온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물론,한나라당 일부 의원도 언론의 불공정거래행위 근절에는 입장을 함께 했다. 국회 정치커뮤니케이션연구회는 1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신문법 제정안의 쟁점’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토론회는 ‘언론개혁입법안 마련을 위한 5회 연속 국민 대토론회’의 세번째 순서로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한나라당 공성진 의원,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언론노조 신문개혁특위 이재국 위원장,한국언론재단 김영욱 선임연구원이 토론자로 나섰다. 광운대 주동황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재벌신문과 족벌신문의 폐단과 언론사주의 전횡을 고발하고,무가지 등 신문시장의 불공정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법제화를 통한 정책적 해결이 절대 필요하다.”면서 소유와 경영 분리,편집권의 자유와 독립 등을 주장했다. 그는 또 ▲일간신문은 개인(특수관계자 포함) 소유 지분 30% 이하로 유지 ▲신문과 통신,방송의 상호 겸영 금지 및 신문과 통신,방송의 중복 소유 한도 30% 제한 ▲재벌의 신문사 소유 금지 등을 주장했다. 이 연구회 회장인 열린우리당 김재홍 의원은 “신문시장의 왜곡현상은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심각하지만,그 심각성조차 몇몇 신문권력에 의해 왜곡 보도돼 국민의 알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신문시장의 자정기능 상실을 지적했다.특히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이 “언론개혁은 건전한 언론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언론의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무가지 배부,경품제공 등 언론시장의 불공정 거래나 부당행위를 근절하는 것이 목적이어야 한다.”고 말하며 원칙적 차원의 언론개혁에 동의를 표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공 의원은 여권 중심으로 진행되는 언론개혁 움직임에 대해서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그는 “일부 언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인위적으로 개편하기 위해 ‘언론개혁’이라는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정치적 목적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또한 “언론의 발전방향을 논의하기에 앞서 자유시장경제 체제의 시각에서 논의할 것인지,아니면 시장의 인위적 개편을 위해 이러한 원칙을 어느 정도 제한할 것인가의 방향설정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개인 소유지분 제한에 대한 반론을 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노동자 파업에 대한 신문의 보도태도를 지적하며 “중앙일간지만 11개에 이르지만 신문은 노동자 파업 때마다 노사간 교섭 쟁점 보도보다는 의도적인 오보를 통해 파업 노동자를 일방적으로 매도하기 바빴다.”면서 “유통되는 신문의 절대 다수가 보수를 지향하는 여론시장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커뮤니케이션연구회는 앞으로 언론개혁 관련 토론회를 두차례 더 가진 뒤 정기국회에서 언론개혁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근로감독행정발전위 구성 노·사·정 실무자급 12명

    노동부는 노·사·공익을 위해 ‘근로감독행정발전위원회’를 구성,17일 첫 회의를 연다.최근 급증하는 체불임금,파견근로 등 각종 노동관계법 위반을 예방하고 효율적인 정부의 권리구제 모델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근로감독위원회는 비정규직과 취약근로자 보호대책 등을 위한 근로감독 계획수립과 근로감독 개선방안 등을 집중 논의한다.근로감독관 증원과 직무역량 강화,근로감독조직체계 개편,파견업무의 근로감독관 관장 등 근로감독 전반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새로 만든다. 위원장인 엄현택 노동부 근로기준국장은 “그동안 산업현장에서 실제로 집행되고 있는 근로감독행정에 대해 노·사 단체와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할 수 있는 공식 창구가 미약했던 게 사실”이라며 “양대노총 및 경영계가 모두 참여하는 위원회 구성으로 근로감독행정이 한층 투명해지고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감독위는 노·사·정 실무자급 12명의 위원들로 구성됐다.▲근로자위원에 김명호 민주노총 정책기획국장,이민우 한국노총 정책국장 ▲사용자위원은 최재황 경총 정책본부장,한기윤 중기협 정책조사본부장 ▲공익위원은 문무기 노동연구위원,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류장수 부경대 부교수(경제학),최상림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부대표 ▲정부위원으로는 권영순 노동부 노사정책과장,이인규 근로기준과장,이완영 평등정책과장이 참여한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CEO 칼럼] 머슴형·치매형·횃불형 CEO/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CEO 칼럼] 머슴형·치매형·횃불형 CEO/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어제 광복절을 또 보냈다.1945년 해방의 함성이 퍼진 지 반세기가 훌쩍 흘렀다.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소용돌이치는 격변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그리고 또 쉴 새 없이 세계화 쇼크,정보화 쇼크,각계 각층의 욕구가 분출되는 민주화 쇼크,고령화 쇼크,중국쇼크,그리고 원자재 가격쇼크를 극복하면서 벅찬 미래를 헤쳐 나가야 한다.기업은 가치생산의 주체로서 나라 살림을 이끌어왔다. 한 때 60∼70년대는 불루칼라인 기능공의 생산성에 전적으로 의존해 가치를 창출했다.80년대는 화이트칼라인 관리직이 기여했다.이제 미래는 골드칼라(Gold Color)의 몫이다.미래 지력사회의 주인공인 골드칼라는 창조적 디자이너,기술개발의 역군인 엔지니어,그리고 전문경영인인 CEO 등이다.그런 점에서 한국적 CEO를 바로 보면서 격려하고 비판하는 작업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역사가 가르쳐주는 전문경영인에는 일곱가지 유형이 있다. 우선 ‘시키는 대로 하는’ 머슴형이 있다.오래 전 H그룹 C씨가 국회 청문회장에서 말해 드러난 유형이다.그렇다고 해서 머슴들도 쓸개까지 빠진 것은 아니다.그래서 오너와 머슴은 서로를 경멸하면서 엇박자로 살아간다. 둘째,‘알아서 기는’ 가신형이 있다.몇해 전 H그룹 분쟁 이후 드러난 유형이다.어르신대신 감옥에 들락거릴 용기와 고통감내도 필요하다.컴퓨터 같은 불도저라고 하여 ‘컴도저’라는 별명을 지녔더라도 가신은 가신일 뿐 참다운 CEO라 할 수 없다. 셋째,‘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속병앓이 형이 있다.S백화점 붕괴사고 직전 총수가 참석한 속칭 ‘어전회의’가 있었다.회장 아버지와 사장 아들 앞에서 CEO들은 꿀먹은 벙어리였다. 그러나 남모르게 속 끓는 절규를 하며 살아간다.총수 취향 때문에 진출한 자동차 사업에 목숨,아니 자리를 걸고 말린 CEO가 누가 있는가? 넷째,‘의중대로,대세대로’인 갈대원만형이 있다.원래 그깟 소신을 갖고 일해 봐야 손해라는 것을 일찍이 터득한 영리한 소시민형 전문경영인이다.갈대와 같아 유연성 치고는 최상급이다.따라서 회사내 출세운이 의외로 좋다.한국 대표적 기업의 간판 CEO였던 L회장이 스스로 실패한 경영자라는 뒤늦은 참회가 오히려 값지게 들린다. 다섯째는 ‘속과 겉이 다른’ 양두구육형이다.부패의 먹이사슬 속에서 기민한 수완을 발휘해 자기 몫을 챙기는 이들이다.서로 해먹다가 오너는 빌딩에서 투신하고,한 전문경영인은 감옥에서 푹 썩은 일화를 벌써 우리는 까맣게 망각하고 있다. 여섯째,‘오너가 된 줄 착각하는’ 치매형이 있다.K그룹의 A회장 같은 경우다.한때는 한국의 아이아코카로 불리면서 기대를 모았다.안타깝게도 재벌 총수 흉내를 내면서 전횡을 일삼고,자신도 부패먹이 사슬 속에 들어갔다.결과적으로 노사결탁,방만 경영으로 흘렀다.그 자신도 할 말이 많겠지만 너무 심한 치매에 걸린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그래도 희망을 심는’ 횃불형이 있다.한국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마치 어두운 밤에 횃불을 들고 달리는 용사처럼 소중한 CEO들이 도처에 있다.현대건설 전 이명박 회장은 개발신화를 이루었고 동부그룹의 한신혁 부회장은 소리없이 기업을 일궜다.투명경영의 상징 휠라코리아 윤윤수 회장은 고액연봉으로 샐러리맨들의 선망의 대상이 됐고,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은 4조2교대로 고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희망인 횃불형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이들이야 말로 사람밖에 없는 자원 빈국 한국의 보배들이 아닌가.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 한은총재 “기업·국민들 돈써야”

    한국은행 박승 총재가 13일 “기업과 개인이 돈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이헌재 부총리의 ‘부자소비론’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한은이 금리를 내렸으니,경제 주체들이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이 짙게 깔려 있다. 아니로니컬하게도 박 총재는 지난해 3월에는 “통화·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데에 한계를 느낀다.”면서 “국민들은 내핍하고,고소득층은 과소비를 자제해야 한다.”며 내핍(耐乏)론을 주장했었다. 박 총재는 이날 연세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주최 국제학술대회의 오찬강연에서 “우리 경제는 성장률(5%대),실업률(3%),물가(3% 내외) 등의 지표로 본다면 ‘A-’에서 ‘B+’ 정도로 거시적으로는 양호하다.”면서 “그러나 국민들은 경기가 안 좋다고 느끼고 있다.”고 운을 뗐다.이어 체감지표와 실물지표가 어긋나는 데에 대해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일해서 경제 성장률을 5%대로 만들어 놨지만,정작 본인들은 소비도 못하고 국부(國富)만 축적했기 때문”이라며 “저축이나 외환보유고를 줄이더라도 소비에 힘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총재는 “현재의 어려움은 유가상승·카드부채 등의 일시적인 요인보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한국 경제는 지난 40년동안 정부가 주도적으로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저임금을 바탕으로 만든 제품을 수출해서 연 평균 7.7%라는 성장률을 일궈냈지만,지금은 이런 성장 엔진이 대부분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이는 저성장 시대에서 고성장 시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고통”이라면서 “일본 역시 저성장 시대로 진입한 뒤 10년의 불황을 겪으면서 산업 구조를 합리화시키는 등 내부적인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 이제서야 새출발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민간 소비는 최근 들어 플러스로 돌아서 터널을 통과했고 내년까지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보지만,문제는 기업이 설비·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국가적인 힘을 기업의 설비·투자 증대에 쏟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장기적으로는 노사문제 해결,고비용구조 개선,집단이기주의 해소,남북경제협력 활성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MK “품질개선으로 세계시장 공략”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은 12일 종일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아낌없는 격려를 받은 덕분이다.노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국내 자동차 산업현장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노 대통령은 먼저 현대차의 수출 1000만대 달성과 미국시장에서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를 제치고 이룩한 최고 품질평가를 치하했다.이어 아반떼XD,투스카니,라비타 모델 등을 생산하는 울산 3공장 의장라인을 시찰,무더위 속에서 작업 중인 근로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이에 정 회장은 “대통령의 방문을 현대자동차 임직원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하며 자동차산업에 대한 애정과 관심에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또 “앞으로 지속적인 품질개선과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쟁력 제고는 물론 현대차 노사와 협력업체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수출 증대와 고용 안정을 도모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데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실 노 대통령과 현대차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중국 방문때 해외에 국내업체가 투자한 현지공장으로는 처음 ‘북경현대’ 생산현장을 직접 시찰했다.현대차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때 기아차를 인수,한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경제살리기 의지를 강조한 첫 행보로 이날 울산공장을 선택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며 “자동차가 그만큼 경제 성장의 기여도가 높고 전·후방 연관효과가 크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사설] 금리인하 경기회복으로 이어져야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13개월 만에 전격 인하한 것은 물가억제보다도 경기회복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대출금리 부담을 줄여 내수와 투자가 살아나게 한다는 강한 경기부양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우리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음을 방증한다.한은은 고유가 여파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건설경기마저 침체되면서 내년의 저(低)성장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는 것 같다. 한은은 금리인하 이후 1년간 기업은 1조 2000억원,가계는 1조 3000억원의 금융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회사채나 은행 대출금리가 콜금리 인하 폭과 같은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를 가정한 추산이다.시장에서도 경기회복에 대한 통화당국의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그러나 금리 인하만으로 경기를 떠받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여겨진다.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을 주겠지만,대기업들은 자금이 없어 투자를 하지 않는 상황이 아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금리 인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다른 정책들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대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가능한 범위 내에서 규제를 빨리 푸는 등 시장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노사문제 등에 대한 정책의 불확실성도 시급히 제거되어야 한다.정치권은 재정지출 확대나 감세정책 등의 효과에 대해 논쟁을 확대해서는 안 된다.대책의 장·단점을 냉철히 판단해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게 해야 한다. 한은이나 정부는 금리 인하가 물가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비해 금리인상을 제시하기도 했다.한국개발연구원(KDI)도 물가 부담이 따르는 대규모 부양책은 정당화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저금리 기조로 수백조원으로 추정되는 부동자금의 규모가 더욱 커지지 않을까 하는 점도 걱정된다.
  • “참여정부 좌파 덫” vs “성장-분배 동시에”

    “참여정부 좌파 덫” vs “성장-분배 동시에”

    경제학회 포럼… 안국신교수·이정우위원장 대격돌 ‘분배’와 ‘성장’이 경제정책의 지향점을 놓고 공개석상에서 불꽃튀는 맞대결을 펼쳤다.12일 연세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주최 학술대회(한국경제의 미래와 도전)에서 참여정부 경제이론의 핵심인물인 이정우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과 시장주의 학자의 대표격인 중앙대 안국신 교수가 한치의 양보 없는 공방전을 벌였다.대결은 발제자로 나선 안 교수가 “참여정부는 좌파정권”이라고 포문을 열면서 시작됐다. 안 교수는 “참여정부는 좌파정권이며 좌파적 가치의 덫에 걸려 있다.”고 규정하고 “좌파정권에서는 여론몰이와 대중영합적 정책이 출몰하고 경제는 뒷전인 채 정치 제일주의가 횡행하기 마련”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진보와 보수를 이분법적으로 가르면서 진보를 편들고 기득권층의 해체를 요구하는 등 1970∼80년대와 군사독재정권 시절 민주화 세력이 가졌던 이념적 틀로 현실을 재단하고 있다.”면서 “운동권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환골탈태(換骨奪胎)해야 한다.”고 말했다. ●“70~80년대 이념적 틀로 현실 재단” 안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 경제가 활력을 잃은 원인은 대통령과 측근 386세대 등 ‘핵심집권세력’의 정체성에 대한 불확실성”이라면서 “현 정부는 성장과 혁신,자율성을 강조하면서도 노사정책,재벌정책,신행정수도 건설,교육정책 등에서는 여전히 분배와 형평을 기저에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60년대 이후 수십년간 ‘선(先)성장-후(後)분배’의 사고방식이 우리 사회의 지배적 담론이 되면서 분배를 이야기하는 것은 마치 성장에 반대하고,곧 사회주의인 것처럼 보는 원색적인 사고가 판을 치고 있다.”면서 “사회주의 정책이라 이름표를 붙이고 막연한 불안을 부추기는 행태를 보면 어안이 벙벙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성장 vs 분배 이 위원장은 “대대적인 소득 재분배정책을 통해 실제로 기업에 지나친 부담을 준 게 있다면 어떤게 있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이어 “분배가 성장의 발목을 잡아서도 안 되지만 성장이 분배를 희생하거나 혁신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서는 곤란하다.”며 두 가지가 동시에 추구돼야 한다고 말했다.흔히들 분배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거나 먼저 성장을 이룬 뒤 분배를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불평등이 크면 오히려 성장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안 교수는 “국민소득 1만달러인 우리나라에서 3만달러 선진국 수준의 복지정책을 펴려하고 있다.”면서 “성장 제일주의에 매몰됐던 70∼80년대에는 분배와 형평을 내세우는 것이 시대정신이지만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5%대로 낮아지고 국경 없는 전방위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시대에는 효율을 앞세워야 한다.”고 반박했다.또한 “참여정부는 모든 것을 개혁하겠다는 과욕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건설하면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힘의 균형도 동시에 맞춰 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노사 대타협이냐,실용주의 노선이냐 안 교수는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도 친(親)노조정책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법과 원칙을 세웠지만 참여정부는 어렵게 자리잡은 법과 원칙을 원점으로 되돌렸다.”면서 정부의 노사정책에도 맹공을 가했다.그는 “참여정부의 노사정책은 노동계와 재계가 각기 독소조항이라 여기는 것들로 집대성돼 있다.”면서 “포괄적인 타결이 시간 걸리는 어려운 작업이라면 한 가지라도 확실히 고쳐야 한다.”며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주는 관행 등이라도 먼저 없애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저임금,저생산성,억압적 노사관계로 대표되는 이른바 낮은 길(low road)이 있고 그 반대인 높은 길(high road)도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낮은 길이 유일한 길인 줄 알아 왔지만 세계화 시대에 높은 길이 우월한 경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2월 이뤄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이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있지는 못하지만 노조가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경영자는 일자리를 보장해 주고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갖추는 체제가 자리잡으면 이로 인한 잠재적인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행정수도 이전에도 이견 두 사람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도 큰 시각차를 드러냈다.이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은 유례를 찾기 힘든 기형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그는 행정수도 이전을 균형발전,지방분권,동북아 경제중심 사업과 함께 국가경쟁력을 상승시킬 네 바퀴에 비유하면서 “이 가운데 하나만 빠져도 수레는 앞으로 굴러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 행정수도 이전을 적극 옹호했다.이어 “참여정부는 과거 정부에서 실패했던 지방분권·지방분산을 행정수도 이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효율과 형평을 동시에 높이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행정수도 이전에 정권의 명운을 건다는 식의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인들에게 물어보면 ‘부질없는 짓’이라는 의견이 나올 것”이라면서 “600년 역사의 브랜드를 가지는 수도를 이전하는 국가대사를 국민투표도 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독재정권도 엄두를 못낼 일”이라고 반박했다. ●“인위적 경기부양은 부작용” 공감 인위적 경기부양을 강하게 비판해 온 이 위원장은 최근의 경기부양책 논란과 관련해서도 “불황기에 경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무리한 경기부양은 효과가 오래 가지 않고 나중에 후회할 일이 반드시 생긴다.”면서 그 사례로 카드대란과 부동산대란을 꼽았다.이 위원장은 “40년간 고도성장에 익숙해져 짧은 기간의 불황과 실업도 참지 못하고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고 흔히 비판하는데 때로는 무책(無策)이 상책(上策)일 수 있다.”며 경기부양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이에 대해 안 교수는 “참여정부가 재계와 언론의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화끈한 경기부양책을 쓰는 것을 자제하는 것은 경제정책 중 드물게 잘하는 일”이라면서 “확대통화 정책과 확대재정 정책의 경기부양 효과는 미약하고 비용은 만만치 않다.”고 말해 유일하게 이 위원장과 같은 의견을 보였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노사관계와 사회적 대화’ 강연회

    김금수(金錦守) 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은 10일 오후 5시 대전 정부청사 대회의실에서 철도청 간부들을 대상으로 ‘노사관계 발전과 사회적 대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
  • 파업끝낸 LG정유노조 선별구제 방침에 ‘출근투쟁’

    전남 여수의 LG칼텍스 정유 사태는 회사측의 선별구제 방침에 노조측이 집단복귀를 요구하면서 제2라운드에 들어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LG정유노조는 9일 오전 여수공장 앞에서 사측에 집단복귀 수용을 촉구하면서 “우리의 복귀 결정은 백기투항이 아니라 ‘현장투쟁’에 나서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노조의 이런 움직임은 복귀 결정과 함께 준비한 시나리오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향후 노사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선별구제 원칙을 고수하는 사측 회사측은 “노조위원장의 직장복귀 선언 이후 지난 8일부터 노조원들로부터 개별복귀 신청서를 받고 있다.”면서 “팀장의 심사를 통해 선별구제하되 회사규정대로 이번 주말쯤 징계절차를 밟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사측은 지난 6일 노조에 집단복귀는 용납하지 않으며 개별신청을 받겠다고 통보했다. 사측은 “노조원들의 집단복귀를 허용할 경우 조기 복귀자와의 반목 등 노·노 갈등과 공장 조정실 재점거 등이 우려된다.”며 원칙을 강조했며 “노·노 갈등을 푸는 화합 프로그램과 근무지 재배치 등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이번 파업사태와 관련,노조위원장 등 노조원 65명을 고소·고발했으며,이 가운데 62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공장 내에 배치돼 있는 전경 8개 중대에 대해서도 1개월 가량 더 머물러 주도록 경찰에 요청했다. ●출근시위로 맞서는 노조 노조원들 가운데 200여명은 이날 오전 7시와 8시에 집단복귀하려다 사측이 정문 6개를 닫아걸자 공장 앞에서 “정상근무를 보장하라.”며 출근시위를 시작했다.조간·주간·석간 등 8시간 3교대 근무자들은 돌아가면서 출근 시각에 맞춰 공장 앞에서 출근투쟁을 계속했다.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고병용 전 수석부위원장)를 구성한 노조는 지난 7일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측이 요구한 개별복귀 신청서를 작성하지 말라는 행동지침을 내렸다.비대위는 “이미 복귀의사를 천명했기 때문에 사측이 출근을 저지할 만한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이어 “복귀 신청서 미제출을 이유로 징계 등 조치를 내릴 경우 부당노동행위로 간주해 사주를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장기파업을 우려하는 지역 여론 여수상공회의소 정병식(43) 조사부장은 “사측이 이번 기회에 무언가 매듭을 짓지 않으면 내년에 분규가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보고,파업 주동자에 대해 책임을 물으려는 것 같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19일 임금 10.5% 인상 등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에 들어갔고 회사의 복귀 마감시한인 지난 6일 무조건 복귀를 선언했다.현재 노조원(1095명) 중 파업 참가자는 650명이고,복귀자는 210명(32.3%)이다.이미 노조 정책기획국장(36)이 구속됐고,노조원 9명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출자제한 폐지’ 與·與 갈등

    재계 현안인 출자총액제한제도에 대해 열린우리당 일각에서 폐지 및 완화 가능성을 시사해 논란이 예상된다.이는 열린우리당의 당론 및 참여정부의 시장개혁 로드맵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추진과정에서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특보인 김혁규 국회 규제개혁특위 위원장 내정자는 9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살리기를 위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정책위원회,경제관련 3개 특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번엔 완성품에 가까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려고 작심하고 있다.”며 “모든 규제를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특히 출자총액제한제도에 대해 “규제개혁에 포함된다 안된다 하지 말고,완화돼야 할 규제라면 테이블에 올려놓고 토론·논의해야 한다.”며 원점 재검토 의사를 강력히 피력했다. 김 내정자는 “출자총액제는 규제에 속하는 문제이자,예민한 문제”라고 규정한 뒤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한 듯 “당 지도부,정부 등과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그는 그러나 참여정부의 시장개혁 로드맵과 관련해 “상황에 따라 변할 수도 있고 융통성과 유연성이 있어야만 한다.”면서 “환경이 바뀌었음에도 원칙만을 고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공을 폈다. 이는 홍재형 정책위의장이 “시장의 경쟁촉진과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시장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출자총액제,금융사 의결권 제한 등은 로드맵에 따라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당론’을 맞받아친 것이다. 규제개혁특위 열린우리당 간사인 김종률 의원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불합리한 규제 때문에 기업경영이나 투자에 애로가 된다면 특위 차원에서 규제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고 김 내정자를 편들었다. 김 내정자는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및 완화와 관련,청와대와의 ‘교감’도 시사했다. 그는 “올해 초 노 대통령을 만나 기업들이 노사문제와 각종 규제 때문에 기업하기 어렵다며 해외로 빠져 나간다.노사문제는 상대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진행하기 어렵지만,규제개혁은 정부·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공무원에게 맡기기보다 정치권에서 추진해야 체감적인 규제개혁을 해낼 수 있다.”고 말했고,노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잘해보라.”고 격려했다는 것이다. 규제개혁특위 위원들이 출자총액제한 완화를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자,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여전히 “출자총액제한제 유지가 당론”이라며 제동을 걸었다.천정배 원내대표는 “(출자총액제한제 유지는) 당과 참여정부의 주요 당론”이라며 “특위 활동 시작 전에 폐지,완화를 얘기하고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홍 정책위의장 역시 김 위원장의 원점 재검토 가능성 시사에 대해 “국회 규제개혁특위 위원장이니 야당과 협상을 고려해 입장을 열어놓은 것 아니냐.”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처럼 열린우리당 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석중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은 “최근 삼성 전계열사의 부채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지면서 출자총액제한에서 벗어나는 등 실효성이 떨어졌다.”면서 “이 제도가 재계로서는 투자기피의 좋은 핑계거리가 되는 만큼,차라리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자총액제한제 재벌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에 따른 계열사 연쇄부도를 막기 위해 회사 자금으로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한도를 순자산의 25% 미만으로 규정한 공정거래법의 규제사항.참여정부는 출자총액제한제 존속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반면에 재계는 기업경영권 방어 등을 이유로 출자총액제한제의 폐지 또는 출자총액 상한선의 40%로의 상향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문소영 박록삼기자 symun@seoul.co.kr
  • [오늘의 눈] ‘파업 20일’ 대구지하철 氣싸움 끝내라/황경근 사회교육부 기자

    대구지하철이 국내 지하철 파업의 최장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9일로 파업이 20일째 계속되자 가뜩이나 불볕더위에 지친 대구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하지만 노사 양측은 시민들의 불만은 아는지 모르는지 ‘갈데까지 가본다.’는 식으로 서로 백기를 먼저 들 것을 요구하며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맞서고 있다. 사측은 대체 기관사들의 피로 누적을 이유로 10일부터 지하철 운행간격을 10분에서 15분으로 연장하고,파업이 계속되면 운행중단과 직장폐쇄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자세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가면서도 파업중인 노조원들이 단체로 휴가를 다녀오는 등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대구지하철 파업은 겉으로는 2호선 개통에 따른 구조조정 등이 쟁점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노사가 서로 엉뚱한 기(氣)싸움을 벌이느라 협상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의 다른 노사협상에서도 번번이 노조측에 끌려다녔다고 판단한 사측은 이번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며 강경 자세를 고수하는 반면,노조측도 이번에 밀리면 앞으로 노조활동이 상당히 위축될 것이라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여기에다 중재에 나서야 할 대구시는 공기업의 ‘자율과 책임’을 내세우며 한발 비켜선 채 팔짱을 끼고 있다. 모두들 시민들의 불편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더욱이 파업이 계속되면서 각종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어느 누구 하나 안전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이러다간 지하철 방화 참사의 아픈 기억에 시달리는 시민들이 아예 지하철 이용을 외면하는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하루 1억여원의 운영적자를 시민들의 혈세로 메우는 대구지하철이 이처럼 막무가내식 파업을 계속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어쨌든 지하철의 파행 운행과 관련해 지금까지 강건너 불구경만 해온 대구시가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황경근 사회교육부 기자 kkhwang@seoul.co.kr
  • [사설] 명분없는 파업투쟁 성공할 수 없다

    LG칼텍스정유 노조가 9일부터 업무에 복귀하기로 한 데 이어 대한항공 노조도 파업안을 철회함에 따라 ‘하투’(夏鬪)가 사실상 마무리됐다.공권력과의 충돌이나 항공 대란을 피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두 회사의 노조원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명분없는 무리한 파업 투쟁은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중요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 경제는 고유가와 소비·투자 위축으로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질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그런데도 고액 연봉을 받는 두 회사의 노조원들은 나라 경제의 어려움이나 서민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제몫 챙기기에 급급했다.‘고액 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이 해도 너무 한다.’는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이유다.더욱이 억대의 연봉을 받은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임금인상 외에 이라크 파병군 수송 거부를 요구 사항으로 내걸었다.노사문제를 정치투쟁으로 확산시킨 것이다.LG정유 노조도 고(故) 김선일씨의 참수 장면을 패러디해 회사 사장을 처형하는 모습을 퍼포먼스했다가 비난이 일자 이라크 파병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LG정유 노조 등의 파업에 대한 외국투자자들의 반응은 ‘강성 노조로 가득한 나라에 왜 투자하느냐.’였다.노조가 더 이상 경기회복의 관건인 투자의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된다.생산성 향상 범위 내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고,비정규직 근로자들과 고통을 분담하는 등 노사문화 정착에 힘써야 한다.회사 측도 대화와 타협에 의한 노사 협상에 적극 나서되,불법 파업 주동자에 대한 책임은 철저히 물어 법과 원칙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 책무가 있다.
  • [열린세상] 분배주의 노동운동 뛰어넘기/김장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병원노조,지하철노조,한미은행,LG정유 등 일부 공공부문과 대기업부문 중심으로 이어진 올해의 춘하투(春夏鬪) 노동쟁의는 다행스럽게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되고 있다.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 올해 노동운동과 쟁의도 빛과 그림자가 교차한다.그러나 종합적인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는 어두운 면이 더 큰 것 같다. 올해 노동쟁의는 과거에 비해 연대투쟁이 강화된 점을 지적할 수 있다.이러한 양상은 적어도 노동운동 차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한국의 노동운동은 개별 사업장 중심으로 지나치게 분절화되어 있어 집중화가 어느 정도 필요하기 때문이다.또한 노사분쟁에 대한 정부의 직접 개입이 자제되고 직권중재도 최대한 억제됨으로써 노사자율 해결원칙이 강조되었다는 점도 노사관계정책측면에서 진일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올해 노동쟁의는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또한 시사하는 바가 크다.무엇보다 우선 우리 노동운동의 핵심 극복대상인 조직이기주의와 분배주의 행태가 강화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는 점이다.예년과 같이 올해의 노동쟁의도 고임금의 정규직이 주도하였다.대규모사업장의 정규직 중심의 조직특성을 고려할 때 이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노동시장의 내부자집단에 해당되는 이들 기득권 근로자들의 임금인상과 근로조건개선이 중심 요구사항인데 반해 비정규직의 생존권차원의 요구가 제대로 제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물론 올해 하투과정에서 기득권 노조에 의한 비정규직의 처우개선 요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그러나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존재하는 비합리적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해결프로그램이 충분히 제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현재와 같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고임금정규직의 실질적인 양보 없이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것은 자명하다. 또한 파업이라는 극단적 쟁의수단의 남용으로 노사관계가 여전히 생산적이지 못하고 소모적이라는 점도 중요한 문제점이다.파업을 통해서 얻은 것이 무엇이며,과연 파업을 통하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수준인가를 노동운동의 진정한 리더라면 냉엄하게 성찰하면서 노동운동을 이끌어야 한다.특히 우리 경제의 어려움과 국민정서를 고려할 때 대기업 내부자집단의 과다한 임금 및 근로조건 요구는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노동운동은 결코 생명력을 오래 유지할 수 없다. 이상에서 제시한 올해 노동투쟁의 손익계산서를 종합하면 우리나라 노동운동이 현실 경제사회의 여건을 정확하게 천착하면서 국민경제적이고 미래지향적 차원에서 적합한 운동과제와 노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추진전략도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의 노동시장에서는 고용형태의 다양화,내·외부자간의 격차의 확대,기능과 기술의 빠른 진부화와 새로운 근로능력의 요구,대규모의 고용기회 부족 등 과거 개발연대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과제가 대두하고 있다.지금의 분배주의 노동운동 노선은 이러한 새로운 사회경제여건에 부응할 수 없다.새로운 운동이념과 전략이 필요하다.그것은 참여와 협력의 파트너십 구축에서 찾아야 한다.그리하여 노사간의 핵심쟁점도 임금과 같은 현재의 파이 배분을 넘어서서,학습과 능력개발 등 미래지향적 파이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이러한 새로운 노사관계의 새싹이 우리의 산업 현장에서도 여러 곳에서 이미 돋아나고 있다.이러한 새싹이 잘 자라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용자,시민단체의 새로운 파트너십 역할도 중요하지만,내부자 중심의 핵심노동운동진영의 혁신적 변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장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 고성 공룡박물관 10일 개관

    1억년 전후의 공룡 세계를 망라한 경남 고성군 공룡박물관이 10일 개관된다. 고성군은 147억원을 들여 공룡발자국 화석지인 상족암 군립공원에 짓는 공룡박물관 공사가 거의 마무리돼 10일 임시 개관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그러나 ‘움직이는 로봇 공룡’전시공간의 공사가 아직 남아있어 정식 개관식은 오는 11월쯤 있을 예정이다. 공룡박물관은 지하 1층,지상 3층,연면적 3400여㎡ 규모로 고성의 공룡발자국,백악기 공원,디노랜드,과거의 흔적 등 테마별 전시실로 꾸며졌다. 또 ‘공룡과 함께’테마랜드,공룡·화석·지층 이야기방,뼈맞추기·크기 비교,겉과 속 보기,게임랜드 등 청소년들이 공룡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고,야외에는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공룡 모양의 놀이터,벤치,공룡발자국 체험공간이 설치됐다. 이들 시설에는 공룡이 번성했던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쥐라기,백악기 등 시대별로 구분돼 시조새·익룡·아파토사우루스·안킬로사우루스·티라노사우루스 등 공룡의 전신 또는 부분 골격,모형,화석 등 96점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앞에는 철재트러스·모자이크 타일로 만들어진 길이 34m,폭 8.7m,높이 24m의 거대한 공룡탑이 세워져 있는데 중생대 초식 공룡인 브라키오사우루스를 형상화한 것이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LG정유노조 ‘백기투항’

    LG정유노조 ‘백기투항’

    파업 중인 LG칼텍스정유 노조의 김정곤 위원장이 사측이 요구한 복귀 시한인 6일 오후 5시를 1시간여 앞두고 무조건 현장 복귀를 전격 선언,지난달 18일 이후 19일째 끌어온 파업사태가 일단락됐다.그러나 회사측이 노조원 징계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아 대량해고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랜 시간 고민하고 회의한 끝에 현장 복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노조측은 “무조건 복귀하는 것이며,선복귀·후대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현장복귀 결정은 여론의 외면과 파업 노조원의 이탈,노조 내부의 분열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노조원에 대한 징계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LG정유 인사담당 이용태 상무는 “노조에서는 일괄적으로 복귀하겠다고 했지만 형사처벌은 국가기관의 몫으로,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현재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노조원 65명에 대해 고소고발 조치를 취해 놨는데 이를 취하할 계획은 없다.”고 강경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또 단국대에서 배포한 ‘복귀확인신청서’에 서명하고 팩스로 보낸 노조원에 대해서만 복귀를 인정하겠다는 방침이다.LG정유는 다음주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당 노조원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또 이번 파업으로 인한 피해액을 집계,노조측에 민사상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크다.여수공장의 정상 가동은 최소 1주일은 지나야 가능하다.이 상무는 “신규채용은 복귀인원 선별 뒤 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해 최악의 경우 일부 노조원들은 해고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노조 집행부의 현장복귀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서울 한남동 단국대 운동장에서는 650여명의 노조원들이 농성을 벌였다.오후 1시30분부터 단국대 체육관에서 집행부와 노조원들이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노동부 박종선 노사조정과장은 “정부는 노사자율 해결 원칙을 지키겠지만 사측의 징계수위에 대해 최대한 조정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유진상 류길상 이재훈기자 jsr@seoul.co.kr
  • 李총리 ‘엇갈린 일정’

    이해찬 국무총리가 민주노동당에는 ‘고자세’를 보이면서 여당인 열린우리당 관계자들과는 정책간담회를 열며 ‘우호’를 과시해 “차별대우한다.” “정치총리냐.”는 소리를 듣는 등 구설수에 올랐다.민노당측은 이 총리가 5선 의원인 데다 강성 이미지를 갖고 있고,그래서인지 예전의 총리들이 국회의원을 대했던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며 불쾌해하는 분위기다. 민노당 천영세 의원단대표 등은 지난 3일 파병반대 광화문집회 때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다친 이영순 의원 건을 항의하려고 5일 오전 총리 면담을 요청했으나 이 총리는 단호하게 거절했다.천 대표 등은 면담을 거절당하고 30분 만에 돌아갔다.이 총리는 이기우 비서실장을 통해 “일방적인 방문은 받아들이기 어려우며 이번 사안은 경찰과 먼저 얘기하는 게 순서”라며 면담을 거부했다.이에 천 대표는 “앞으로 정부와 일절 상대하지 않겠다.”며 격앙된 표정으로 총리실을 나왔다.이 총리는 이날 낮 열린우리당 이부영·이미경·김혁규·한명숙 상임중앙위원과 6명의 시·도 당위원장을 공관으로 초청 오찬을 함께했다.정치적인 모임으로 오해받을 만하지만,이 자리에서는 물가안정과 노사문제 등 민생현안과 핵심국정과제인 신행정수도건설 등에 관한 얘기들이 오갔다는 게 한 참석자의 전언이다.이 총리는 특히 “긴밀한 당정협의를 위해 정기국회 전까지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모두 만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민노당의 방문은 사전에 정중히 거절했으나 갑자기 찾아와 이뤄지지 않은 것이며,당내인사 초청은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간담회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라면서 “두 사안은 별개의 문제로 정치적인 의도는 전혀 담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씨줄날줄] 외벌이/우득정 논설위원

    요즘 신세대 남성의 80% 이상이 결혼 조건으로 ‘맞벌이’를 내세운다.순위로 따진다면 정서적인 조건(사랑이나 성격 등)이 으뜸이지만 배우자의 학력이나 외모보다는 월등히 우위를 차지한다.홀로 벌어서는 서울에 집 한칸 마련하는 데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리는 형편이고 보면 이러한 계산법은 어찌 보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계산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보면 20대에는 60%선까지 치솟았다가 30대에는 10%포인트가량 떨어졌다가 40대에 다시 60%선을 회복한다.결혼 이후 육아 부담으로 30대 여성의 10%가 경제활동을 접는다는 얘기다.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통계조사에서는 항상 취업을 희망하는 40대 여성들의 숫자가 두드러진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일자리를 찾는 주부가 최근 2년 사이에 81% 늘었다고 한다.특히 40대 주부는 무려 212%나 늘었다는 것이다.남편의 빠듯한 월급 봉투만 쳐다보다가는 치솟는 물가와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주부들을 가정 울타리밖으로 내몰고 있다고 하겠다.게다가 유일한 수입원인 남편마저도 언제 ‘사오정(45세 정년)’이나 ‘오륙도(56세까지 직장생활하면 도둑)’가 될지 모를 세상이지 않은가. 경제 현상은 해석하기 나름이라지만 막바지 하투(夏鬪)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얼마 전 대한상공회의소는 기발한 보고서를 내놓았다.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선진국에 비해 평균 18.4%포인트나 떨어질 정도로 남성 가장의 수입에 의존하는 ‘외벌이’ 고용구조이다 보니 과격한 노사분규를 유발하고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내용이다.일견 그럴듯해 보인다.4인가족을 기준으로 할 경우 외벌이 가장은 연간 4만달러(약 5000만원)를 벌어야 본전치기다.맞벌이하는 옆집을 따라잡으려면 본업 외에도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직장에서 더 받아내야 한다. 그래서 대한상의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방편으로 보육시설 확충과 편견 시정,고용시장 유연성 등을 제시한다.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이다.하지만 지금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다는 사실은 간과한 것 같다.대한상의 보고서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한국경제 이것이 궁금하다] 내수회복 언제 될까

    [한국경제 이것이 궁금하다] 내수회복 언제 될까

    ■ 내수회복 언제 될까 “6월을 고비로 힘겹게 살아나고 있다.”(재정경제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며 내년에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민간경제연구소) 경제회복의 관건이 민간소비 회복이라는데 민(民)·관(官)은 이견이 없다.그러나 회복시기를 둘러싸고는 전망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정부는 지난 6월 도·소매 판매액이 지난해 6월에 비해 1.6% 증가한 것을 두고 “드디어 힘겨운 반등에 성공했다.”며 박수를 쳤다.그러나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비교대상인 지난해 6월 성적표(-0.2%)가 좋지 않은 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며 시큰둥해했다. 6월 지표에 대한 해석 차이는 소비회복 시기에 대한 시각차로 이어진다.정부는 6월을 고비로 미약하게나마 감지된 소비 회복세가 하반기로 갈수록 점점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상반기에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 0.1%였으나 하반기에 소폭이나마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정부가 이렇듯 희망섞인 관측을 내보이는 또하나의 근거는 소비침체의 무거운 족쇄였던 신용불량자의 감소세다.급증하던 신용불량자는 400만명 문턱에서 지난달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소비 하락세가 멈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당분간 지지부진하게 횡보하는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삼성경제연구소도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0.2%로 전망해 내년에도 본격적인 회복세를 점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스태그플레이션 올까 최근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침체속에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도저히 같이 올 수 없는 병이 한꺼번에 도진 합병증이다.그런 만큼 경제정책 입안자들이나 경제학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난치병’이기도 하다.과연 우리 경제는 이 난치병에 걸렸을까.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아직은 아니다.”라며 언론의 호들갑을 탓한다. 한국은행 임원을 지낸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우리 경제가 올해 5% 안팎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면 결코 나쁜 성적(경기침체)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설사 경기침체 국면이라고 하더라도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간주하려면 물가상승세가 상당기간 지속돼야 한다는 것. 과거 두차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떠올리면 이같은 지적에 좀 더 설득력이 실린다.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이 공통으로 경험한 스태그플레이션은 오일쇼크와 함께 찾아왔다.1·2차 오일쇼크때,우리나라 성장률은 반토막 또는 마이너스로 추락했고,물가상승률은 30%대에 육박했다. 당시는 고도 성장기-고금리 시대였던 만큼 단순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의 상황은 사뭇 낫다.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5%대 중반으로 지난해 성장률(3.1%)을 웃돈다.소비자물가도 올들어 7월까지 3.5% 올랐다.지난해 물가상승률은 3.6%였다.물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7∼8월 연속 4%를 넘을 것이 확실시돼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정부는 수확기가 시작되는 9∼10월부터 물가가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재정경제부 이승우 경제정책국장은 “지금이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결코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변수는 국제유가다.지금과 같은 유가의 고공행진이 지속된다면 물가도 동반 고공행진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수출전선 이상없나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2002년 하반기 이후 경기침체 속에 수출 혼자서 우리경제를 이끌어 온 터라 가능성의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들어 수출 성장세의 약화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된다.올들어 우리나라의 하루평균 수출액은 지난 4월 9억 4000만달러를 정점으로 5월 9억 3000만달러,6월 8억 7000만달러로 줄곧 하락해 왔다.7월에는 주5일근무제의 시행으로 계산법이 바뀌면서 8억 9000만달러로 다소 올랐으나 종전기준을 적용하면 8억 6000만달러로 떨어진다. 한국은행 조사에서도 향후 경기에 대한 수출기업의 전망이 내수기업보다 더 많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그동안 수출을 이끌어왔던 반도체,자동차,휴대폰 등 5대 수출품목(전체수출의 47% 차지)이 내년에는 공급과잉 또는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내년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반도체의 지난 6월 재고량은 9248억원어치로 2001년 4월 이후 가장 많다.유가폭등으로 원자재 가격도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월 210억달러 이상의 수출은 가능할 것”이라면서 “특별한 악재가 없는 한 우리 수출의 견조한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 조사본부장은 “수출경제의 활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신기술 개발과 시장개척,정부의 환율안정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기업 투자 왜 안하나 자금의 선순환 고리가 끊어지면서 기업 설비투자가 2년 가까이 바닥을 헤매고 있다.설비투자 부진은 지금 당장의 침체를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성장동력을 약화시키는 것이어서 치명적인 ‘경제질환’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설비투자는 2002년 4·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13.8% 증가한 것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올들어서도 1분기 -3.8%,2분기 2.6% 등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설비투자율(국내총생산에서 설비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1분기 8.9%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8.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때문에 기업들의 시설자금 대출이 극도로 부진한 가운데 회사채 발행도 크게 줄었다.지난달 회사채 발행은 2조 5641억원에 그쳐 전월의 6조 5021억원보다 60.6%나 줄어들었다. 이는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노사관계 불안,지정학적 위험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된 탓이다.기업들은 벌어들인 돈을 시설투자에 쓰지 않고 내부유보나 주식배당,자사주 매입 등에만 쏟아붓고 있다.주력 수출업종들이 국내투자를 촉진하는 업종이 아니란 것도 구조적인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휴대폰 등 IT(정보기술)업종은 생산설비의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아 자본재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개혁’과 ‘성장’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정부정책에도 불만을 쏟아낸다.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들이 국내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정부정책 어디로 가나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지도(확장),그렇다고 위축시키지도(긴축) 않겠다는 것이다.한마디로 ‘중립’이다.돈(재정)을 더 풀지는 않되,더딘 경기회복 속도를 감안해 앞당겨 푸는 쪽을 선택했다.정부가 이같은 선택을 한 데는 금리·환율 등 전통적인 거시정책 수단을 동원할 처지가 못되기 때문이다.금리를 올리자니 가뜩이나 얼어붙은 내수가 더 침체될 수 있고,내수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자니 부동산 투기가 불안하다.환율도 마찬가지다.끌어올리면 내수가,가만 놔두면 수출이 타격을 입는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이같은 옹색한 처지와,이에 토대한 정부의 정책기조에 일단 동조한다.과거와 달리 거시정책 수단을 쓸 여지가 별로 없어 정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같이 한숨짓기도 한다.그러나 일부 경제전문가와 야당은 ‘미세 처방’에서 정부와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바로 감세(減稅)정책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의 법인세와 개인의 소득세를 과감히 깎아줘 투자 및 소비할 여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오고 있다. 한나라당도 이에 적극 동조한다.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거시경제팀장도 “감세정책을 고려할 만하다.”고 제안했다.그러나 정부는 감세정책보다는 재정지출 확대 및 규제 완화가 더 효과적이라고 반박한다.재정경제부측은 “감세보다 재정지출 확대가 경기부양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은 경제학 원론에도 나와 있다.”며 “1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재정지출을 더 확대할 여력이 없는 만큼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덩어리 규제를 과감히 풀어 투자회복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측은 “경제학 원론의 주장은 효율성 있는 정부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면서 “현재 상태에서는 기업과 개인으로 하여금 돈을 쓰게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반박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열린세상]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려면/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올들어 수출은 7월까지 38% 증가하여 지난 80년대 이후 유례를 찾기 어려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우리나라의 수출호조는 중국이나 일본,대만 등 경쟁국과 견주어도 자랑할 만하다.중국의 수출증가율은 1999년 이후 매년 우리나라에 비해 높았지만 올 상반기에는 36%로 우리나라에 미치지 못했다.또한 일본은 22%,대만은 26% 증가하여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에 비해 크게 낮다. 그러나 정작 고무되어야 할 수출업계는 최근 한국은행의 수출 체감경기지수(BSI)의 급락에서 나타난 것처럼 반가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는 표정이다.고유가의 지속,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세계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수출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 탓이다.미 연방준비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성장률은 금년의 4.25%에서 내년에는 3.5%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밖에도 반도체,휴대전화,LCD 등 주요 IT 제품의 경쟁심화 및 단가하락,중국의 긴축정책 등 호조세 유지를 불안케 하는 요인들이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따라서 이러한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장기적인 수출 호조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다음의 다섯 가지 과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수출구조의 경기적 요소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우리나라의 수출구조는 5대품목의 비중이 45%를 차지하고,5대기업의 비중이 32%에 달하는 등 일부 품목의 경기 사이클에 의하여 전체 수출경기가 좌우되는 단점이 노출되고 있다.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유망 수출상품의 발굴과 함께 중소 부품기업의 육성이 시급한 실정이다.중소 부품기업의 육성은 수출로 번 돈이 국내 투자와 소비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회복시키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수출기업의 경쟁력 제고이다.우리 수출기업은 저비용의 중국과 고효율의 선진국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또한 그동안 우리나라가 우위에 있는 IT제품에서도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휴대전화는 2년,노트북 PC는 3년에 불과하며 그나마 점차 줄어드는 추세로 수출산업의 고도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시점이다.노사관계의 불안해소,획기적인 규제 완화와 경제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통해서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투자부진을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FTA의 체결확대를 통해 기존시장 확보에 노력하는 한편 BRICs에 대한 진출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일,한·싱가포르에 이어 한·미,한·아세안 사이의 FTA 추진으로 중국과의 경쟁에 대처하기 위한 기반마련에 힘써야 한다.또한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브라질,러시아,인도 등의 성장잠재력을 얼마나 활용하느냐가 향후 수출확대에 관건이 될 것이다.금년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이들 세 나라에 대한 수출도 40% 가까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 나라들과의 상호협력을 통해 시장진출의 기회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환율안정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최근 환율의 불안정으로 수출기업들이 저비용 경쟁국 기업에 비해 비용 측면에서 불리함이 없지 않다.무역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수출기업의 경쟁력 유지에 필요한 적정환율이 1180원내외로 현재 환율 1160원대에 비해서 오히려 높다.따라서 추가적 원화절상이 중소기업의 해외이전과 도산을 가속화시키지 않도록 환율의 안정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다섯째,복합무역의 지속적인 추진이다.운수,여행 등 서비스수지는 금년 상반기중 34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여 상품무역을 통해 애써 벌어들인 외화가 서비스무역을 통해 소리 없이 빠져나가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상품무역과 서비스 무역을 동시에 아우르는 ‘복합무역’전략을 통하여 물류,관광 등의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고 수출로 연결시켜야 한다. 한 나라의 경제를 이끄는 성장 동력은 내수와 수출이라고 할 수 있다.따라서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두 성장의 엔진이 원활히 작동해 나가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그러나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엔진이 거의 멎어 있는 반면에 수출에 의해서 그나마 성장을 의지하고 있는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현 상황에서는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지만,우선 수출엔진이라도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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