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노사
    2026-07-06
    검색기록 지우기
  • 31일
    2026-07-06
    검색기록 지우기
  • 4위
    2026-07-06
    검색기록 지우기
  • 복도
    2026-07-06
    검색기록 지우기
  • 반복
    2026-07-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0,408
  • [지금 경기도에선] 외국기업 투자유치 세계로 뛴다

    [지금 경기도에선] 외국기업 투자유치 세계로 뛴다

    |도쿄 김병철 특파원|경기도의 산업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몇년새 외국의 첨단기업들이 줄줄이 들어오면서 반도체 및 LCD, 자동차 부품산업 클러스터로 변모하고 있다. 경기도는 10∼20년후 먹을거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로 그동안 98개의 첨단기업을 유치해 134억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같은 규모는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할 정도로 짭짤한 것이다. 특히 외국기업들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이어서, 국내 기술이전 및 고용파급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외 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경기도의 외국 첨단기업유치 성과와 노력을 알아본다. # 돈 되면 어디든 간다 지난 23일 오후 일본 도쿄 중심가에 위치한 오쿠라호텔 2층 연회장.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경기도투자유치단과 일본 첨단기업간의 투자협약 체결식이 열렸다. “경기도에 투자를 결정한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빠른 시일내에 경기도에 뿌리내려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손 지사는 파주 LG필립스 LCD산업단지 인근에 투자를 결정한 교에이프린트기연 고바야시 이사오 사장에게 이같이 약속했다. 손 지사는 그러면서 아주 특별한 손님이라며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이화수 의장을 소개했다.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노사문제인데, 산업평화와 노사안정에 협조하겠다는 뜻에서 이 의장과 함께 왔습니다.” 고바야시 사장과 임원들은 손 지사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고바야시 사장은 “경기도가 발벗고 도와준 덕분에 파주에 공장을 순조롭게 설립하게 됐다.”며 “앞으로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LCD관련 생산장비업체인 교에이프린트기연은 450만달러를 투자, 오는 6월 공장을 착공해 12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경기도 투자유치단은 이어 가시야마공업과 에스펙 등 LCD 생산장비업체와 잇따라 투자유치 협약식을 가졌다. 가시야마공업은 LCD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가스 등을 흡인, 저진공 상태로 만드는 ‘드라이 진공펌프’ 기술을 갖고 있다. 오는 11월 안성시에 650만달러를 들여 20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한다. 김명선 도 투자진흥관은 “진공펌프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국산 원자재 공급에 따른 안정적 수급과 물류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유치단은 다음날인 24일에도 반도체 및 액정장비 제조업체인 B회사와 2000만달러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손 지사는 이 회사 대표에게 “이날 협약은 경기도가 당신네 회사를 주인으로 모신다는 조약”이라며 “앞으로 ‘머슴’이 되겠다는 자세로 충실히 돕겠다.”고 말했다. 투자유치를 위해선 자존심도 필요 없었다. 한 일본 기업인은 손지사를 향해 “도지사가 아니라 영락없는 세일즈맨”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 4년간 100개 기업유치 눈앞 경기도 투자유치단은 일본 방문기간 동안 5개 첨단기업으로부터 모두 346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경기도는 지난 4년간 98개 업체를 국내에 유치,100개 업체 유치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들 업체 가운데 34개는 이미 공장을 설립해 가동중이다.11개 업체는 착공에 들어가고 또 다른 11개 업체는 임대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체 60%의 투자이행률을 보이고 있다. 100번째 기업은 다음달 9∼14일 유럽지역 투자유치 활동을 통해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 지사를 비롯한 투자유치단은 지난 3년 8개월간 19차례에 걸쳐 지구 6바퀴에 해당하는 23만 6660㎞를 달렸다. 해외출장 중에는 투자상담이 차질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다. 이번에 일본 투자유치 활동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한 직원은 비행기안에서 터진 코피가 멈추지 않아 큰 고생을 하기도 했다. 경기도가 그동안 중점유치한 업체는 해당국에서도 국외로 유출된 바 없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국내 기술이전 및 고용파급 효과가 매우 큰 알짜이다. # 세계적 기업의 파급효과 엄청 도는 이같은 외국기업 유치로 8만여개의 직·간접적인 일자리가 생겨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요 외국기업으로는 세계적인 초음파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미국 ‘지멘스 메디컬’,LCD분야의 세계 정상급인 네덜란드 ‘LG필립스 LCD’, 첨단 자동차 부품업체인 미국 ‘델파이’, 세계 굴지의 스테인리스 제조업체인 독일 ‘티센 메탈스’ 등이 있다. 또한 세계최대 TFT-LCD 액정제조사인 독일 ‘머크사’, 포토마스크 생산 세계 최대인 미국 ‘토판포토 마스크사’와 일본 호야사, 세계최고 고휘도 필름기술 보유 미국 ‘3M사’ 등도 주목을 받는 업체들이다. 업종별로는 LCD관련 35개사, 자동차부품 23개사,IT관련 17개사,BT관련 4개사,R&D관련 10개사, 기타 9개 기업이다. 투자국가별로는 일본이 38개, 미국이 37개, 유럽 29개, 기타 4개 기업 등이다. 손 지사는 올 하반기 40개사 15억달러를 추가로 유치해 1만 50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황성태 투자진흥관은 “한 예로 자동차부품의 경우 세계 1∼3위 업체가 모두 경기도에 입주해 있다.”며 “국내 자동차들이 해외에서 인정받는 이유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업들로부터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품질이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bchul@seoul.co.kr ■ 기업에 감동 주는 행정서비스 “투자 기업에 특혜를….” 경기도 투자진흥과 직원들은 지난해말 독일 지멘스 오토모티브측으로부터 ‘감사의 떡’을 받은 일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이천에 2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한 지멘스 오토모티브 직원들이 도청을 찾아와 “공장 진입로를 새로 만들어 주고 여러가지 투자 애로사항을 잘 해결해 줘 고맙다.”며 찹쌀떡 2말을 전달한 것이다. 지난 1978년 이천에 자동차 전기장치를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한 이 회사는 새로운 공장 신설을 위해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었다. 당시로선 중국 상하이가 유력했다. 도는 지난해 2월 이천공장의 진입로가 4m로 좁아 수출용 컨테이너가 출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20억원을 투입해 도로를 11m 폭으로 넓혔다. 급기야 이 회사는 이천공장 증설로 투자 방향을 바꾸었다. 경기도의 기업유치 전략은 한마디로 ‘감동’을 주는 행정서비스이다.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여건 만들기’사업의 일환으로 8개 기업의 진입로를 개설해 주었으며 12개 도로개설 사업을 추진중이다. 외국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을 위해서도 진입로를 건설했다. 이들 진입로는 인근 기업체들도 이용하게 돼 수혜기업은 129개에 달했다. 경부고속도로 기흥IC가 조기 이전되는 것도 경기도의 노력 때문이다. 20만명이 입주하는 동탄신도시로 인해 기흥IC를 이용하는 삼성반도체와 협력업체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판단되자 경기도는 한국도로공사를 설득해 당초 2010년 이전 계획인 IC를 3년 앞당겨 개통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이밖에도 평택 포승단지내 공장을 확장하려는 일본 스미토모사가 부지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자, 인근 농심의 부지를 맞교환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최근 경제인 초청 포럼에서 “나는 기업에 특혜를 주라고 공무원들에게 지시했다.”며 “이는 기업에 대해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며 나라를 살리자는 충정”이라며 기업에 대한 서비스정신을 강조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불댕긴 춘투… 총파업으로 가나

    화물연대 광주지부가 28일 전격적으로 파업에 돌입하는 등 노동계가 4월 춘투(春鬪)에 불을 댕기자, 관계 당국이 확산차단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날 노동부가 파악한 노사분규 현장은 화물연대 광주지부를 비롯, 모두 9개 사업장이다. 철도공사의 서울·수색·부산·청량리 차량지부도 작업을 거부해 일부 노선의 열차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다. 또한 KTX 승무원과 철도노조원 200여명이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국철도공사 서울사옥을 무단 침입,5시간 동안 불법 점거, 출동한 경찰병력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같은 날 코오롱 노조원 35명은 회장집에 진입,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는 등 곳곳에서 노사간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화물연대 분규의 원인은 비정규직법 등 노동계의 공통 현안보다는 운송료 인상, 철도공사노조는 직위해제 반발 등 단위 사업장별 자체 현안문제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노동 당국은 단위 사업장별 분규가 자칫 다음달로 예정된 노동계 총파업의 불씨로 확산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들 사업장들의 대부분이 민주노총을 상급단체로 두고 있어 민주노총 총파업의 시너지 효과로 작용될까 우려하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은 4월6일부터 비정규직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8일 오후 임시중앙위원회를 열어 총파업 기간을 종전 4월3∼14일에서 4월6∼14일로 변경키로 결정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4월 임시국회 일정과 투쟁력 강화 등을 고려해 총파업 기간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지난해 중도사퇴한 이수호 전 위원장을 지도위원으로 위촉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재의 분규는 정부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면서 “근로자의 정당한 요구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화와 교섭을 유도할 것이지만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지금 경기도에선] 외국기업 투자유치 세계로 뛴다

    [지금 경기도에선] 외국기업 투자유치 세계로 뛴다

    |도쿄 김병철 특파원|경기도의 산업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몇년새 외국의 첨단기업들이 줄줄이 들어오면서 반도체 및 LCD, 자동차 부품산업 클러스터로 변모하고 있다. 경기도는 10∼20년후 먹을거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로 그동안 98개의 첨단기업을 유치해 134억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같은 규모는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할 정도로 짭짤한 것이다. 특히 외국기업들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이어서, 국내 기술이전 및 고용파급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외 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경기도의 외국 첨단기업유치 성과와 노력을 알아본다. # 돈 되면 어디든 간다 지난 23일 오후 일본 도쿄 중심가에 위치한 오쿠라호텔 2층 연회장.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경기도투자유치단과 일본 첨단기업간의 투자협약 체결식이 열렸다. “경기도에 투자를 결정한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빠른 시일내에 경기도에 뿌리내려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손 지사는 파주 LG필립스 LCD산업단지 인근에 투자를 결정한 교에이프린트기연 고바야시 이사오 사장에게 이같이 약속했다. 손 지사는 그러면서 아주 특별한 손님이라며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이화수 의장을 소개했다.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노사문제인데, 산업평화와 노사안정에 협조하겠다는 뜻에서 이 의장과 함께 왔습니다.” 고바야시 사장과 임원들은 손 지사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고바야시 사장은 “경기도가 발벗고 도와준 덕분에 파주에 공장을 순조롭게 설립하게 됐다.”며 “앞으로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LCD관련 생산장비업체인 교에이프린트기연은 450만달러를 투자, 오는 6월 공장을 착공해 12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경기도 투자유치단은 이어 가시야마공업과 에스펙 등 LCD 생산장비업체와 잇따라 투자유치 협약식을 가졌다. 가시야마공업은 LCD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가스 등을 흡인, 저진공 상태로 만드는 ‘드라이 진공펌프’ 기술을 갖고 있다. 오는 11월 안성시에 650만달러를 들여 20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한다. 김명선 도 투자진흥관은 “진공펌프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국산 원자재 공급에 따른 안정적 수급과 물류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유치단은 다음날인 24일에도 반도체 및 액정장비 제조업체인 B회사와 2000만달러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손 지사는 이 회사 대표에게 “이날 협약은 경기도가 당신네 회사를 주인으로 모신다는 조약”이라며 “앞으로 ‘머슴’이 되겠다는 자세로 충실히 돕겠다.”고 말했다. 투자유치를 위해선 자존심도 필요 없었다. 한 일본 기업인은 손지사를 향해 “도지사가 아니라 영락없는 세일즈맨”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 4년간 100개 기업유치 눈앞 경기도 투자유치단은 일본 방문기간 동안 5개 첨단기업으로부터 모두 346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경기도는 지난 4년간 98개 업체를 국내에 유치,100개 업체 유치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들 업체 가운데 34개는 이미 공장을 설립해 가동중이다.11개 업체는 착공에 들어가고 또 다른 11개 업체는 임대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체 60%의 투자이행률을 보이고 있다. 100번째 기업은 다음달 9∼14일 유럽지역 투자유치 활동을 통해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 지사를 비롯한 투자유치단은 지난 3년 8개월간 19차례에 걸쳐 지구 6바퀴에 해당하는 23만 6660㎞를 달렸다. 해외출장 중에는 투자상담이 차질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다. 이번에 일본 투자유치 활동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한 직원은 비행기안에서 터진 코피가 멈추지 않아 큰 고생을 하기도 했다. 경기도가 그동안 중점유치한 업체는 해당국에서도 국외로 유출된 바 없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국내 기술이전 및 고용파급 효과가 매우 큰 알짜이다. # 세계적 기업의 파급효과 엄청 도는 이같은 외국기업 유치로 8만여개의 직·간접적인 일자리가 생겨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요 외국기업으로는 세계적인 초음파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미국 ‘지멘스 메디컬’,LCD분야의 세계 정상급인 네덜란드 ‘LG필립스 LCD’, 첨단 자동차 부품업체인 미국 ‘델파이’, 세계 굴지의 스테인리스 제조업체인 독일 ‘티센 메탈스’ 등이 있다. 또한 세계최대 TFT-LCD 액정제조사인 독일 ‘머크사’, 포토마스크 생산 세계 최대인 미국 ‘토판포토 마스크사’와 일본 호야사, 세계최고 고휘도 필름기술 보유 미국 ‘3M사’ 등도 주목을 받는 업체들이다. 업종별로는 LCD관련 35개사, 자동차부품 23개사,IT관련 17개사,BT관련 4개사,R&D관련 10개사, 기타 9개 기업이다. 투자국가별로는 일본이 38개, 미국이 37개, 유럽 29개, 기타 4개 기업 등이다. 손 지사는 올 하반기 40개사 15억달러를 추가로 유치해 1만 50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황성태 투자진흥관은 “한 예로 자동차부품의 경우 세계 1∼3위 업체가 모두 경기도에 입주해 있다.”며 “국내 자동차들이 해외에서 인정받는 이유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업들로부터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품질이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bchul@seoul.co.kr ■ 기업에 감동 주는 행정서비스 “투자 기업에 특혜를….” 경기도 투자진흥과 직원들은 지난해말 독일 지멘스 오토모티브측으로부터 ‘감사의 떡’을 받은 일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이천에 2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한 지멘스 오토모티브 직원들이 도청을 찾아와 “공장 진입로를 새로 만들어 주고 여러가지 투자 애로사항을 잘 해결해 줘 고맙다.”며 찹쌀떡 2말을 전달한 것이다. 지난 1978년 이천에 자동차 전기장치를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한 이 회사는 새로운 공장 신설을 위해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었다. 당시로선 중국 상하이가 유력했다. 도는 지난해 2월 이천공장의 진입로가 4m로 좁아 수출용 컨테이너가 출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20억원을 투입해 도로를 11m 폭으로 넓혔다. 급기야 이 회사는 이천공장 증설로 투자 방향을 바꾸었다. 경기도의 기업유치 전략은 한마디로 ‘감동’을 주는 행정서비스이다.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여건 만들기’사업의 일환으로 8개 기업의 진입로를 개설해 주었으며 12개 도로개설 사업을 추진중이다. 외국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을 위해서도 진입로를 건설했다. 이들 진입로는 인근 기업체들도 이용하게 돼 수혜기업은 129개에 달했다. 경부고속도로 기흥IC가 조기 이전되는 것도 경기도의 노력 때문이다. 20만명이 입주하는 동탄신도시로 인해 기흥IC를 이용하는 삼성반도체와 협력업체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판단되자 경기도는 한국도로공사를 설득해 당초 2010년 이전 계획인 IC를 3년 앞당겨 개통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이밖에도 평택 포승단지내 공장을 확장하려는 일본 스미토모사가 부지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자, 인근 농심의 부지를 맞교환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최근 경제인 초청 포럼에서 “나는 기업에 특혜를 주라고 공무원들에게 지시했다.”며 “이는 기업에 대해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며 나라를 살리자는 충정”이라며 기업에 대한 서비스정신을 강조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김재록 게이트] 발 묶인 현대차 ‘새사업 시계 제로’

    [김재록 게이트] 발 묶인 현대차 ‘새사업 시계 제로’

    현대차그룹이 ‘김재록 게이트’의 덫에 걸리면서 추진중인 역점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검찰이 이번 수사가 현대차의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확인했지만 ‘현재 진행형’인 정의선 사장의 지배력 확립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에 떨어진 ‘발등의 불’은 정몽구 회장 부자의 출국금지 여부. 만약 출금이 단행되면 오너가 직접 경영을 챙기는 현대차그룹 스타일상 직격탄을 맞게 된다. 현대차는 2008년 가동을 목표로 체코 노세비체에 8억∼10억유로를 투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오는 5월 공식 투자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다.27일 체코 현지에서 MOU 전단계인 ‘계약조건 체결’에 서명하고 공동 기자회견까지 했지만 국내에서는 검찰 수사 때문에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28일 “체코 공장 건설 사업은 검찰 수사와 관계없이 차질없이 수행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지만 정 회장의 발이 묶일 경우 어느 정도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달 중순 조인식을 가진 기아차의 미 조지아주 공장 건설도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기아차는 다음달중 현지에서 정의선 사장 등 고위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가질 예정이지만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계획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양재동 사옥 증축과 함께 현재 검찰 안팎에서 이번 로비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현대제철(옛 INI스틸)의 일관제철소 연내 착공도 수사결과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 현대가(家)의 숙원이었던 일관제철소는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 해양수산부 등 관련기관의 반대 때문에 수차례나 무산된 끝에 지난달 충남도의 승인을 받았다. 노조와의 관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차는 그동안 끌려 다니던 노사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사관계의 큰 틀을 수정중이었다. 굿모닝신한증권 용대인 애널리스트는 “최근 현대차그룹이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과장급 이상 임금 동결을 선언하면서 노조도 고통을 분담하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었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올해 노사협상이 순탄치 않거나 노조의 요구를 많이 들어줘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장 뼈아픈 부분은 정의선 사장의 경영권 확립. 정 사장은 본텍, 글로비스, 엠코 등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기반으로 기아차 주식을 매입하고 있었는데 핵심 ‘징검다리’ 역할을 하던 글로비스가 결정타를 맞으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이다. 정 사장은 2004년 11월 글로비스 지분 25%를 노르웨이 빌헬름센에 1억달러에 매각한 뒤 지난해 2월 기아차 지분 1.01%를 처음 매입했고 지난해 9월 본텍 지분 30%를 독일 지멘스에 매각하면서 마련한 570억원을 활용해 기아차 지분 0.98%를 추가로 사들였다. 정 사장의 남은 글로비스 지분은 31.88%로 한때 주식 평가액이 1조원에 달했었다. 현재 시가는 4500여억원으로 기아차 지분 8% 정도를 매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여서 기아차 지분만으로도 그룹 지배력을 확실히 다질 수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아쉬운 산재예방 대책

    [세이프 코리아] 아쉬운 산재예방 대책

    지난달 17일 서울 중랑구의 한 체육관 건립공사장에서 전기합선에 의한 화재가 발생, 근로자 3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공사장임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일어난 화재로 근로자들이 미처 피하지 못한 채 연기에 질식된 것이다. 같은 날 충북 진천의 한 도자기 공장에서는 10m 높이의 굴뚝 벽면에 부착된 작업발판을 제거하던 중 용접불똥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 근로자 2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산재 사망, 선진국보다 최고 40배 사업장에서의 이같은 화재사건으로 올들어만 벌써 11명이나 숨졌다. 특히 이 가운데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화재사고 사망자 수가 5명이나 됐다. 급기야 노동부는 화재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각종 전기기계·기구사용, 전선이나 용접·연마작업 때 화재예방을 철저히 하도록 지도·점검에 나섰다. 한국산업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산업현장에서 사망한 근로자가 모두 2만 6206명이나 됐다. 한 해 평균 2600여명, 하루 평균 7명 이상의 근로자가 산업현장에서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는 셈이다. 이에 비해 일본의 경우 근로자 1만명당 사망자 수는 0.31명, 미국은 0.4명, 독일 0.26명, 영국은 0.07명이다. 우리 근로자의 사망사고율이 이들보다 최소 7배에서 최고 40배에 이른다. ●1만명당 교통사고 사망보다 심각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한 해 6500여명(2004년 기준) 수준이다. 인구 수(4800만명)를 대상으로 1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계산하면 1.4명이다. 그러나 산업재해로 인한 1만명당 사망 근로자(전체 근로자 1047만명 대상)는 2.7명에 이른다. 결국 세계적으로 심각한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다는 얘기다. 더구나 재해 사망자 대부분은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가장들이라는 데서 사회적 심각성이 더하다. 각종 산업재해로 인한 직·간접적인 경제적 손실액은 한해 14조 3000억원(2004년 기준). 노사분규로 인한 생산차질액 2조 5000억원보다 5배나 많다. 이는 올해 정부예산 144조의 10% 규모로 인천국제공항(총 공사비 7조 8000억원)을 2개나 더 건설할 수 있는 금액이다. 한국산업안전공단 관계자는 “한 해 연봉 2000여만원 수준의 근로자 70만명을 신규 고용할 수 있는 금액이 산업재해로 사라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50인 미만 사업장 안전취약 2004년 사망자를 포함한 전체 산업재해자 수는 8만 8874명이었다. 재해율은 전체 근로자 1047만여명의 0.85%에 해당된다. 이 가운데 제조업 분야의 재해자 수는 3만 7579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1.28%를 차지한다. 하지만 50인 미만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132만여명 가운데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는 2만 4826명으로 재해율은 1.87%에 이른다. 또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재해자 수는 2만 4826명으로 제조업 사업장에서 발생한 재해자 수 6만 423명의 41%에 해당된다.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이 산업재해의 주요 발생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3D업종으로 유해·위험한 작업요인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는 기본적인 안전·보건시설 개선에 투자가 어려운 실정이다. ●영세 사업장에 1000억원 지원 이에 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공단은 50인 미만 사업장의 유해·위험요인을 제거하고, 열악한 작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자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 올해에만 영세·소규모 사업장 9000곳에 1000억원을 지원한다. 안전하고 쾌적한 사업장을 만들 의지가 있는 업체에는 3000만원까지 시설개선 자금을 무상지원하고 전문가의 안전보건 컨설팅을 거쳐 유해·위험 요인을 개선해 준다. 또 기업의 자율적인 안전보건체제 구축을 위해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제를 실시한다. 현재 289개 사업장이 이 제도를 통해 안전을 인증받고 있다. 제도의 조속한 정착을 위해 세계적인 안전경영 인증기관과 상호인증협정을 체결하고 각종 혜택도 부여한다. 노동부 관계자는 “50인 미만 제조업장은 잦은 산업재해 발생으로 인해 구인난까지 겪고 있다.”면서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정부는 클린사업장 만들기 등 작업환경 개선에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박길상 산업안전공단 이사장 “산업현장에서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합니다.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산업현장의 안전을 고민하는 박길상(54) 한국산업안전공단 이사장은 올해를 ‘산업안전 정착의 해’로 정하고 대국민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올해 초 ‘안전은 생명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 국민이 안전을 생활화하자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공단은 사업목표를 ‘최상의 종합안전보건 기술서비스 지원’으로 정하고 자금지원, 기술지원, 교육, 연구개발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유해·위험 화학물질에 대한 종합적 관리체계 구축을 통해 직업병 예방과 화재·폭발 등 중대산업사고 예방을 위해 공정안전보고서 심사 확인제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매달 4일에는 전국 주요도시에서 ‘안전점검의 날’ 행사를 개최해 홍보물과 차량용 스티커를 배포하기로 하는 등 안전문화 정착에 팔을 걷어붙였다. 박 이사장은 특히 “50인 미만 사업장은 안전보건에 필요한 시설 개선능력이 미흡한 데다 안전보건 전문가와 투자여력도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산업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50미만 영세 사업장에 대해 우선적으로 지원 및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업안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사의 안전의식”이라면서 경영자, 안전보건관리자, 근로자 등 올해 50여만명에 대한 맞춤식 안전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부산 등 6곳에 광역단위의 ‘교육정보센터’ 신설을 비롯, 전국 6곳에 ‘건설안전체험교육장’도 운영한다. 교육생들이 첨단 3차원 입체영상을 이용해 가상작업공간에서 위험요소를 인식하고 사고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가상안전체험관’도 만들 계획이다. 그는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경영인은 근로자가 다치거나 직업병에 걸리지 않도록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근로자는 안전수칙 준수 등 안전을 생활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씨줄날줄] 노동개혁/우득정 논설위원

    1996년 4월24일 김영삼 대통령은 노·사·정·공익대표 회의에서 대립과 갈등의 역사를 청산하고 참여와 협력의 노사관계를 구축하자는 내용의 신노사관계 구상을 발표했다. 그리고 공동선 극대화의 원칙, 참여와 협력의 원칙, 자율과 책임의 원칙, 교육·훈련중시와 인간존중의 원칙, 의식과 제도의 선진화 원칙 등 5대 원칙을 천명했다. 노동관계법이 도입된 지 40년만에 일대 수술을 단행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이었다. 당시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은 노사 모두로부터 불신을 사고 있었다. 광복 직후 급한 대로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가장 이상적인 법 체제를 원용했지만 현실적으로 지켜지지 않은 ‘사문화된 법’처럼 인식된 탓이다.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노동운동이 투쟁 일변도로 치달은 것도 이러한 법 체계와 무관하지 않다. 장식용이라는 전제 아래 그럴듯하게 포장했던 노동법이 노동자들의 권익 되찾기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드디어 살아 숨쉬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법을 지키라는 노동자와 ‘법이라니?’라는 기업의 충돌은 필연적인 수순이었다. 이렇게 10년에 걸쳐 죽기살기 식으로 멱살잡이한 끝에 나온 결론이 ‘현실에 맞게 노동법을 고치자.’는 것이다. 하지만 40년만의 노동법 개정은 그 해 말 ‘국회 날치기 통과’에 이어 ‘민주노총의 총파업’,‘날치기 통과안 재개정’ 등으로 엎치락뒤치락했다. 당시 김성중 노사관계개혁위 사무국장(현 노동부차관)은 노동법을 바꾸는 것은 헌법 개정보다 더 어렵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1997년 말 사상 초유의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노사정 대타협’의 산물로 그동안 판례에 맡겨졌던 정리해고가 근로기준법의 한 조문으로 자리매김했다. 고용 유연화의 법적 근거가 마침내 마련된 셈이다. 오늘날 논란이 되고 있는 기간제 근로자 등 비정규직 양산문제도 따지고 보면 정리해고의 법제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가 26세 미만의 노동자를 취업 후 2년 내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게 한 ‘최초고용계약(CPE)법’ 강행으로 정국 혼란 회오리에 휩싸여 있다. 정부는 고용 유연성이라는 동전의 앞면을, 노동시장 진입을 앞둔 학생과 노동계는 고용 불안이라는 동전의 뒷면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누가 최후의 승자일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LG카드 잡으면 ‘금융권 넘버2’

    LG카드 잡으면 ‘금융권 넘버2’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의 새 주인으로 사실상 결정되자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차지할 경우 박빙의 ‘4강 체제’가 고착화되는 데다 강력한 영업력을 자랑하는 하나측의 공격이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과 신한은행 신상훈 행장이 “세계적으로 내놓을 만한 덩치 큰 은행이 나와야 한다.”며 일찌감치 국민은행 편을 든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자산규모 300조원에 육박하는 대형은행 탄생을 목전에 둔 지금, 은행 CEO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의 관심은 온통 마지막 매물인 LG카드에 쏠려 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오는 27일 매각 공고를 내면 인수전은 본격화된다.2주 안에 비밀유지약정서(CA)와 인수의향서가 접수되고. 예비실사와 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진다. ●왜 LG카드인가 지난 2002년 한국 경제를 휘청거리게 했던 ‘카드 대란’의 중심에 있었던 LG카드는 그동안 부실을 털고 가장 매력적인 ‘캐시 카우’로 등장했다. 자산은 11조원으로 은행들에 비해 턱없이 작지만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1조 3631억원이나 돼 웬만한 은행보다 많은 돈을 벌었다. 유효 회원수는 984만명으로 단연 카드업계 최고다.4년전 30%대를 웃돌던 연체율도 지난 2월 현재 7.07%로 뚝 떨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은행이 은행권의 표면적인 구조를 바꾸는 매물이었다면 LG카드는 내부 구조를 바꾸는 매물”이라면서 “누가 LG카드를 가져가느냐에 따라 확실한 ‘2인자’가 결정되고, 은행 수익 구조도 크게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카드에 군침을 흘리는 곳은 한국에서 은행업을 하는 모든 금융회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우리금융, 신한금융, 씨티그룹의 3파전 양상이었지만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하나금융이 가세할 태세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은 24일 “대안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LG카드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음을 내비쳤다. 농협도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고,HSBC, 메릴린치, 테마섹 등 외국 자본도 LG카드에 발을 들여 놓으려 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LG카드 시가총액은 6조원 정도이고, 지분 51% 인수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할 때 인수가격은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들은 “이 가격으로는 살 수 없다.”고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외환은행 경우처럼 막상 인수전이 시작되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달려들 수도 있다. ●신한금융이 가장 유력 현재까지는 신한금융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우리금융은 스스로가 민영화 대상이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다.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의 몸집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 LG카드 인수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그룹도 최근 1년여를 끌었던 한국씨티은행의 노사 대립이 정리돼 한국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재개할 태세이나 LG카드 채권단은 외국계에 국내 최대 카드사를 넘기는 것을 꺼린다. 하나금융은 일단 LG카드에 관심을 두고 있으나 장기적인 포석은 우리금융 쪽으로 쏠려 있다. 외환은행 인수 실패로 물건너간 ‘왕위’를 우리금융을 통해 도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신한금융은 가격 문제를 빼면 특별히 걸리는 부분이 없다.LG카드 매각의 결정권자나 다름없는 정부와의 관계도 우호적이고, 조흥은행 카드부문을 흡수해 후발주자였던 신한카드를 순식간에 업계 4위로 올려 놓았다.LG카드를 손에 넣으면 완벽한 금융그룹 모델을 완성할 수 있다. 하나금융과 함께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했던 국민연금을 끌어들이는 데도 신한금융이 다소 유리하다는 전망이다. 국민연금 위탁운용사가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PE여서 국민연금이 이번에는 신한과 손잡고 LG카드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특히 최근 상환 여부를 발행자가 결정할 수 있는 선택적 상환우선주와 만기가 되면 의무적으로 갚아야 하는 의무적 상환우선주가 명백하게 구분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이로써 부채 성격의 상환우선주가 아닌 자본 성격의 선택적 상환우선주도 발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 인수·합병(M&A) 자금 조달을 쉽게 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광주 지역경제 노사갈등·화물연대 시위 기아차·삼성전자 ‘발목’

    광주 지역경제의 쌍두마차인 기아자동차와 삼성전자가 신차생산라인 가동차질과 물류운송 차주 시위 사태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기아차광주공장은 이달부터 신 차종인 ‘UN’(카렌스 후속 모델)에 대한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조립라인에 대한 투입인원을 놓고 노·사간 의견이 맞서,23일 현재까지 라인이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회사 측은 생산라인에 845명을 투입하려 했으나 노조는 ‘노동 강도 완화’를 요구하며,1115명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월 1400대 생산 목표 차질에 따른 280억원의 매출 손실이 빚어질 전망이다. 삼성광주전자도 화물운송 차주들이 운송료 현실화 등을 요구하며 지난 7일부터 정문앞 등지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운송중단 등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환율하락으로 1,2월 두달간 모두 600억원의 수출손실을 입은 상태여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또 다른 피해가 예상된다. 차주들은 자신들이 극동컨테이너㈜와 운송계약을 했지만 실제 화주인 삼성광주전자가 운송료 현실화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극동컨테이너는 삼성전자 물류관리 대행 기업인 삼성전자로지텍㈜으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운송업체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이번 사태는 전적으로 서로 운송계약을 맺은 차주와 극동컨테이너간의 문제”라며 “우리는 교섭 자격 자체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차주들이 전국 화물연대와 함께 오는 27일 광주에서 대규모 항의집회를 열기로 해 파문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시민들은 “노사 갈등으로 어려운 지역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가 발생하면 안 된다.”며 “노사와 행정기관 모두가 한발짝 양보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박광태 광주시장, 홍영기 전남지방경찰청장, 이기권 광주지방노동청장, 방철호 광주시민단체 총연합대표, 마형렬 광주상의회장, 염홍섭 경총 광주회장 등은 23일 광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공동 호소문을 발표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GM, 14만달러 지불 ‘명예퇴직’ 합의

    제너럴 모터스(GM) 노사가 1인당 최대 14만달러(1억 3500만원)의 퇴직금을 지불하는 명예퇴직안에 합의했다고 CNN 머니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 등은 GM이 전미자동차노조(UAW)와 명예퇴직안에 합의했다면서 11만 3000명의 근로자들이 근무 연한에 따라 3만 5000∼14만달러의 퇴직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GM은 이와 함께 분리 후 파산한 자동차 부품업체 델파이의 1만 3000명 근로자에게 1인당 최대 3만 5000달러의 명예퇴직금을 지불하는 한편 델파이 근로자 5000명의 GM 복귀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GM의 파산보호 신청 가능성을 고조시켰던 델파이 노조 파업을 모면할 수 있게 됐으며, 두 회사의 인건비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델파이 노사는 그러나 미국에 몇개의 공장을 남겨놓을 것인지, 또 직장에 남는 이들의 임금은 어떤 수준으로 지급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합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델파이 사측은 임금 삭감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는 31일 파산법원에 단체협약 무효 결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델파이 사측은 미국내 인력을 3만 3000명에서 1만명으로 감축하고, 임금은 시간당 27달러에서 12.5달러로 삭감하는 방안을 내놓은 상태다.뉴욕 연합뉴스
  • [사설] 철도公 적자보전 타령할 자격있나

    만성적자와 막대한 부채, 방만경영, 되풀이되는 노조 파업 등으로 일그러진 한국철도공사의 현실은 무경쟁 독점 공기업의 사회적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는 전시장과 다름없다. 특히 엊그제 발표된 감사원의 철도공사 자회사 특감 결과는 과연 철도공사가 정부와 국민에게 4조 5000억원의 빚을 떠맡아달라고 요구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 의심케 한다. 감사원 특감에 따르면 17개 자회사 가운데 10개사가 지난 2004년 60여억원의 적자를 냈다. 철도청을 공사로 전환하면서 자리를 늘릴 목적으로 자회사를 앞다퉈 세운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 회사 임원의 80%가 옛 철도청 출신인 것만 봐도 자회사 설립과 운영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가늠케 한다. 애당초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였던 것이다. 철도공사측은 “대부분 설립 초기여서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수긍할 측면도 있다. 그러나 8개 자회사의 매출액 중 97%가 수의계약으로 이뤄지고, 임원 인건비가 82%나 증액된 것 등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방만경영이라 하겠다. 철도공사는 “지난해부터 부실 자회사 통폐합과 전문경영인 영입 등 강도 높은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연 이런 노력들이 임금 삭감 등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민간기업에 견줘 얼마나 치열한 것인지 의문이다. 이달 초 닷새간의 불법파업으로 사측에 210억원의 수입결손 피해를 입힌 철도노조는 노조원 무더기 징계 철회 등을 요구하며 또다시 다음달 파업을 벌이겠다고 한다. 이러고도 어떻게 국민들에게 빚 타령을 할 수 있는가. 철도노사가 지금 할 일은 더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다. 부채 문제는 그 뒤에 논할 일이다.
  • “리더는 김우중처럼 카리스마 넘칠 필요없다”

    “리더는 김우중처럼 카리스마 넘칠 필요없다”

    “예전에 한국의 고위 관리가 선물을 주지 않으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나는 그의 요구를 거절했다. 윤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닉 라일리 GM대우차 사장은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주한캐나다상공회의소(CCCK) 리더십 세미나’에서 명절에 이해 당사자들에게 돈봉투 등을 돌리는 한국의 관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한국에서는 추석이나 기타 연휴에 이해 관계자들에게 돈봉투나 상품권이 전달되는 일이 흔히 벌어지는데 나는 이를 중단시킨다.”면서 “한국에서 이런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윤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고 현재 GM대우는 이 같은 분위기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라일리 사장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GM대우의 노사 관계에 대해 “노조와 회사 비전을 공감하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노조도 회사의 정보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정보 공유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일리 사장은 1년에 2차례씩 1만 6000여 직원들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해 직원들이 전사적 차원에서 GM대우의 비전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GM대우의 신차 발표회에도 노조위원장이 꼭 참석한다. 라일리 사장은 리더가 반드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처럼 카리스마가 넘치는 인물일 필요는 없다면서 “한국인 리더들에게 문제가 있으면 팀원들에게 털어놓고 함께 고민하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에 대해서는 “5∼7년전만해도 현대차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위치에 있었지만 우리는 지속적인 신차 개발을 통해 추격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라일리 사장은 GM대우의 장기 전략에 대해 “중국의 성장이 빠르고 GM 본사 사정도 만만치 않아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올해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마이너리티 리포트] (6)외국인 이주노동자

    [마이너리티 리포트] (6)외국인 이주노동자

    저는 올해 서른다섯살 된 이주노동자입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왔죠. 이름은…, 그냥 퐁(Pong)이라고만 할게요. 불법체류자여서 그런 거니까 이해해 주세요. 산업연수생으로 합법적으로 왔는데 3년이란 체류 허가기간이 지나 버렸어요. 불안한 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제 꿈을 위해 좀더 많은 돈을 여기에서 벌어야 해요. 오늘은 제 얘기보다는 동생들의 딱한 사정을 말해 볼까 해요. 아이들의 이름은 홍(24·Ha Van Hung)과 콩(21·Nguyen Thanh Cong). 친동생은 아니지만 같은 하노이 출신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려고 의형제를 맺었죠. 동생들은 저와 달리 산업연수생으로 들어온 지 얼마 안되는 합법 체류자입니다. 홍의 아버지는 택시운전사, 콩의 아버지는 의사예요. 베트남에 돌아가서도 한국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지닌 평범한 젊은이들입니다. 지난달 말이었습니다. 함께 플라스틱 사출성형업체에서 일하는 홍과 콩이 “큰일났다.”고 사색이 돼서 달려 왔습니다.“형, 우리 추방당하게 생겼어. 사장이 우릴 쫓아내서 불법체류자가 됐대.”그들의 인생이 걸린 문제였습니다. 빚을 내 인력송출회사에 500만원 이상 주고 한국에 온 것인데. 저 자신이 불법체류자라는 사실도 잊은 채 도움을 구하기 위해 무작정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로 달려 갔습니다. ●“저질 인간쓰레기야.” “홍과 콩은 인간쓰레기예요. 온갖 이유를 만들어 이 회사 저 회사 전전하면서 한국기업에 피해를 주는 악질 철새들이에요. 쓰레기들은 출국시켜야 한다니까요.” 고용안정센터의 외국인담당 공무원은 동생들의 사정을 설명하고 도와주러 찾아간 인권센터의 활동가 선생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게 외국인 노동자 담당 공무원이 할 소리입니까. 법규는 바뀌었지만 일선에 있는 공무원들은 철저히 사장님들의 대변인 노릇을 합니다. 실상은 이랬습니다. 동생들은 평일은 물론 토요일에도 규정된 시간을 넘겨 1시간 이상 잔업을 했습니다. 물론 초과근무 수당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합니까. 합법체류자라고 해도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죠. 문제는 토요일이었어요. 저녁 7시까지 일을 했는데 사장이 잔업을 더 하라고 시킨 모양입니다. 분노가 폭발한 베트남 노동자 6명이 전원 잔업을 거부했는데 이 일로 사장의 눈 밖에 났죠. 회사는 고용안정센터에 동생들이 지시를 어기고 멋대로 일하기를 거부했다며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강제출국 조치를 요청했습니다. 서류에는 ‘이유 없는 작업 거부자로 추방’이라고 기록돼 있었습니다. 회사가 ‘허위보고’를 했지만 고용안정센터에서는 사실 확인도 없이 일방적으로 일을 처리해 버린 겁니다. ●“법이 변했다고요. 현실은 변한 게 없어요.” 다행히 우리를 위해 애써줬던 그 인권센터 선생님 덕분에 동생들은 추방 대신 사업장 변경 조치를 받았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죠. 살인적인 야근에 잔업을 하다가도 사장에게 잘못 보여 출국당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거든요. 외국인도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법률책에만 나오는 얘기일 뿐이죠. 동남아시아 같은 데서 온 사람들은 주말이건 휴일이건 시키면 시키는 대로, 군말 없이 일만 해야 한다고 대부분 사장님들은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합법적인 신분인 제 동생들이 이럴진대 저 같은 불법 이주노동자들은 오죽할까요. 열심히 일해도 임금을 떼이기 일쑤고 추방을 각오하지 않는 한 두드려 맞아도 꾹 참는 수밖에 없습니다. 성폭력에 시달리는 여자 이주노동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한국 회사들이 우리를 쓰는 것은 당연히 임금이 싸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우리는 사람이지 기계나 노예는 아닙니다. 한국 사람들도 예전엔 우리처럼 외국에 나가서 일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한번만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해 보시면 어떨까요. ●만(萬)자 돌림 삼형제의 소망 얼마 전 저희 삼형제는 그 고마운 인권센터 선생님한테서 한국이름을 얻었어요. 저는 만수, 한자로는 ‘萬壽’로 쓰지요. 오래 살라고 지어 주셨어요. 홍은 ‘오랫동안 변치 말라.’고 만석(萬石), 콩은 ‘오랫동안 이곳에 터잡고 살라.’고 만기(萬基)예요. 늘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에는 좋은 분들도 많습니다. 동생들은 새로 들어간 공장에서 이름 덕을 많이 본다고 하네요. 같이 일하는 한국 아주머니들이 친근하게 “만석아.”“만기야.” 하고 불러 준다며 좋아하더군요. 저희 삼형제는 이제 함께 삽니다. 한달에 70만원이 조금 넘는 임금으로 주말에 외식 한 번, 영화 관람 한 번 할 수 없는 처지이지만 각자 꿈을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한국에서 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동생들과 함께 좋은 기억을 안고 한국을 떠나고 싶습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피해신고 꺼리다 불익만 키워” 이주노동자들과 관련 인권단체, 민주노동당 등의 ‘노동허가제’ 도입 등 주장에 정부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노동부 외국인력고용팀 이상근 사무관을 통해 정부의 입장을 들어봤다. 이 사무관은 “고용허가제는 불법과 합법 여부를 불문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면서 “현재 국내 노동시장을 고려할 때 민노당 등이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노동허가제’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합법적 신분으로 당당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한 덕에 실제로 외국인근로자 인권유린과 근로자들의 사업장 이탈 등 부작용이 뚜렷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잔업 강요와 수당 미지급 등에 대해서는 “고용안정센터나 노동부 근로감독관에 신고하는 것만으로 고용주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지만 실제 신고율은 적은 것으로 안다.”면서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 정부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이런 것들이 스스로 더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체불임금이나 노동착취 등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것은 이주노동자의 인권은 물론 국가신인도와 관련이 있는 만큼 문제가 많은 산업연수생제는 예정대로 2007년 폐지할 것”이라면서 “고용허가제로 제도가 일원화되면 부작용이 충분히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전문가에 듣는 ‘독소조항’ 국내 이주노동자들은 ‘산업연수생제’와 ‘고용허가제’ 등 두가지 제도를 통해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두 제도 모두 인권침해 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주노동자 인권단체와 민주노동당은 대대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1993년 11월 처음 시행돼 내년 1월 사라지는 산업연수생제는 출발부터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현지의 민간송출기관이 노동자들을 모아 한국에 보내다 보니 브로커를 통한 수백만원대의 돈거래가 기승을 부리는 등 온갖 비리가 만연했다. 또 이주노동자에 대한 교육을 명분으로 저임금과 인권유린이 심하게 일어나 상당수 노동자들이 사업장에서 이탈, 불법체류자가 됐다.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국내 고용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2004월 8월 시작된 고용허가제에도 개선해야 할 대목이 많다는 지적이다. 현재 고용허가제에서는 ▲회사가 망했을 때 ▲장기간 또는 극심하게 임금이 체불됐을 때 ▲심각한 인권유린과 고용계약 위반이 확인됐을 때에만 사업장을 바꿀 수 있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우삼열 사무국장은 “임금의 20% 이상이 지급되지 않아야 심각한 계약위반에 해당한다고 정해놓는 등 황당한 규정이 많다. 이는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이동을 실질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기본 계약기간 3년에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게 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박천응 목사는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야 되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사업주에게 아무런 항의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관련단체들과 민주노동당은 개선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인구의 1%를 넘어선 시점에서 이주노동자의 노동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취지다. 이들은 ‘노동허가제’ 실시를 한 목소리로 요구한다. 고용허가제와 노동허가제를 병행하는 싱가포르처럼 이주노동자들에게 노동허가증을 제공해 그들 스스로 일자리를 고를 수 있게 하라는 것이다.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최현모 사무국장은 “혈통주의에 따른 편협된 사고로 이주노동자들을 값싼 노동력으로만 취급하는 우리의 의식구조를 바꾸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은 오는 6월 ‘외국인근로자 고용 및 기본권 보장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노동허가제 시행이 핵심으로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일반 노동허가와 특별 고용허가 이원화 ▲10년 만기 노동비자 발급 등 내용을 담고 있다. 민노당 홍원표 연구원은 “사업주와 내국인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등 이해 당사자들이 노사정위원회 형식으로 참여하는 기구를 만들어 실질적인 이주노동권 개선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덴마크 실업률 5%이하 비결은 해고 쉽지만 재취업도 쉬워

    덴마크 실업률 5%이하 비결은 해고 쉽지만 재취업도 쉬워

    덴마크의 소도시 이외링의 도축장에서 10년간 일했던 수잔 올센은 지난해 5월 도살장이 문을 닫는 바람에 실직했다. 근로자 평균 임금이 시간당 32달러(약 2만 7000원)로 독일 업체의 16달러, 폴란드 노동자의 6달러와 도저히 경쟁할 수 없었던 탓이다. 현재 골프장 조경 일을 배우고 있는 올센은 당시 구직 걱정을 하지 않았다. 함께 해고된 500명 중 300명이 10개월도 안돼 새 직장을 구할 정도로 재취업이 쉽기 때문이다. 또 정부와 미래의 고용주가 분담한 덕에 4년 동안 재취업 훈련 비용을 걱정하지 않고 좋은 직장을 고를 수 있다. 시간당 임금이 30달러(약 2만 9000원)에서 20달러(약 1만 9000원)로 떨어졌지만 큰 불만은 없다. ●실업률 15년 만에 절반으로 대다수 유럽 국가들이 일자리 보호 제도를 유지하려는 노동계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면서 실직자에 대한 복지 혜택 축소를 추진하지만, 덴마크는 이 과정을 이미 끝낸 덕분에 1990년대 10%대 실업률을 5% 이하로 끌어내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렇다고 도축장 실직자들의 재취업이 저절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숙련된 기술이나 전문 자격을 갖춘 실직자는 드물었다. 도살장 경영진은 여성 실직자를 위해 1년에 9800달러(약 940만원) 드는 미용사 양성 과정을 만들었다. 이 도시에 미용사가 적다는 점을 겨냥했다. 정부는 ‘공공 채용 센터’를 통해 유전과 풍력 발전소 관리직원, 정원사, 경호요원, 컴퓨터 기술자 등으로 실직자를 취직시키려고 발벗고 나섰다. 돼지 염통을 도려내던 작업을 12년이나 했던 핀 라르센(46)은 현재 수학 교사가 되려고 이외링 사범대학에 다니고 있다. 정부는 그가 3년 뒤 교사로 취직하면 책값 등을 대학에 지불하기로 했다. 그가 가족을 부양하는 데 드는 매월 2400달러(약 220만원)의 생활비도 4년 동안 대준다. 현재 교사는 부족하지 않지만 3년 뒤 퇴직으로 인해 자리가 비는 것을 대비해 미리 양성하는 것이다. 재취업에 성공한 300명 외에 80명은 다른 공장에서 고기 포장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퇴직 연령인 60세에 가까워 은퇴한 경우를 제외하고 60명만이 여전히 실업 수당을 받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와 고용주 함께 새 직장 찾아 덴마크 정부는 미국보다 앞서 노사 대타협을 통해 채용도 해고도 유연하게 할 수 있도록 했지만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4.4%를 실직자 재훈련에 투자하고 있다. 시장원리에 충실하면서도 정부 개입을 혼용한 것이 성과를 봤다.5% 이하 실업률은 미국과 맞먹는 수준이다. 실업 수당은 전 직장에서 받던 임금의 90%에 이른다. 구직을 단념하는 폐단을 없애기 위해 1994년 실직 후 1년안에 직장을 얻지 못하면 경고한 뒤 수당을 삭감하는 개선안이 시행됐다. 그 결과 실직자 3명 중 2명이 1년안에 새 직장을 구했다. 지난해 경제는 3.4%의 성장세를 보였다. 덴마크는 유럽에서 가장 쉽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지만, 고용 불안을 느끼는 국민은 10% 미만인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결과 나타났다. 독일(40%), 스페인(60%)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유럽연합(EU) 정치인들은 코펜하겐에 앞다퉈 견학가고 있다. 시위가 한창인 프랑스의 새 노동법도 덴마크를 전형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덴마크의 성공을 모든 나라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비판한다. 인구 540만명 밖에 되지 않고 높은 세금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이 크지 않은 나라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덴마크 정부가 걷는 세금은 GDP의 절반이나 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서울메트로 적자 줄이기 눈길

    서울메트로(옛 서울지하철공사)는 지난해 적자 규모가 817억원으로 전년(1527억원)보다 46% 줄었다고 21일 밝혔다.2002년 이후 해마다 1000억원씩 감소하는 추세다. 이처럼 적자가 줄어든 것은 각종 제도를 개선한 덕분이다. 우선 지하철 광고입찰 방식을 바꿔 계약 단가가 높아졌다. 호선별로 다른 사업자가 참여하도록 유도, 경쟁을 강화한 것이다. 또 전동차내 동영상 광고 수입도 늘고 있다. 서울메트로 직원을 5% 줄여 인건비를 깎고, 노사합의를 통해 퇴직금 누진제를 단수제로 변경했다. 오래 근무하면 큰 폭으로 늘어나던 퇴직금을, 매년 1개월씩 일정하게 증가하도록 바꾼 것이다. 서울시가 건설부채를 일부 상환하고 도시철도 공채이자율을 4%에서 2.5%로 낮춘 것도 서울메트로의 적자 규모를 감소시켰다. 게다가 지난해 운수수입이 551억원 증가했다. 서울메트로 김희탁 회계과장은 “몇 년전부터 꾸준히 진행한 경영개선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면서 “올해는 흑자로 전환하기 위해 무임수송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도록 법제화하고, 승객도 늘릴 방침”이라고 설명했다.장애인·노인 등에게 지급되는 무임수송비는 연간 1000억원에 이른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노동행정도 北에 전수한다

    북한 근로자의 산재사고를 예방하고 기술수준을 높이기 위해 개성공단에 최첨단 직업훈련센터가 건립된다. 또 각종 기술자격시험 제도를 비롯해 노사관계, 임금체불방지, 근로기준, 산업안전 등 국내 노동행정도 북한에 전수한다. 노동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대북 노동정책을 마련, 오는 23일 개성공단에서 직업훈련센터 건립에 따른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게 된다고 20일 밝혔다. 직업훈련센터는 2007년까지 개성공단내 부지 7000여평에 연건평 3000여평에 3층 건물로 지어진다. 센터에는 국내 첨단 직업훈련시설과 동일한 수준으로 실습실, 공구실, 재료실, 강의실 등이 갖춰진다.직업훈련은 봉제·기계·전자·전기 등 13개 직종으로 개성공단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훈련기간은 3개월 단위로 연간 4000여명의 근로자가 교육받을 수 있다. 이에 필요한 예산 192억여원은 남북협력기금에서 충당된다. 그동안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북측 근로자들의 기술·기능 연마에 필요한 직업훈련센터 마련이 절실이 요구돼 왔다. 특히 개성공단 내에서 지금까지 24건의 각종 산재사고가 발생하는 등 근로자의 숙련도를 높여 안전을 강화하는 방안이 최우선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노동부는 직업훈련센터가 완공되는 2007년에는 개성공단의 1단계 부지 100만평의 개발이 완료돼 300여개 업체에서 9만여명의 북한 근로자를 채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개성공단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 우수 인력을 양성하고 안정된 일자리가 되도록 각종 운영 시스템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근로자 위협하는 화학물 직업병

    [세이프 코리아] 근로자 위협하는 화학물 직업병

    지난달 경기도 부천시 소재 조명기기 생산업체 K사에서 일하던 근로자(49)가 40여일 만에 피부홍반과 간기능 장애 등으로 갑자기 숨졌다. 앞서 1월14일에도 경기도 광주시의 휴대전화 부품생산업체 H사에서 똑같은 증세로 외국인 여성근로자(24)가 30여일 만에 숨졌다. 노동부가 원인조사를 해본 결과 이들은 트리클로로에틸린(TCE)에 의한 ‘스티븐스 존슨 증후군’으로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해화학물질 노출 무방비 문제의 트리클로로에틸린은 휘발성 액체로 다른 물질을 녹이는 유기용제 가운데 하나다. 산업현장에서는 생산품의 포장 전 세척·탈지제 등으로 많이 사용된다. 이 물질의 유해성은 자극, 두통, 현기증, 알레르기, 신장·간장 이상, 마비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특이체질을 가진 근로자가 고농도로 노출되면 짧은 기간(40일 이내) 내에 스티븐스 존슨 증후군이 발생,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화학물질에 의한 사고는 근로자와 사용자에게 1차적인 잘못이 있지만 위험한 화학물질에 대한 실태파악과 예방조치를 소홀히한 당국의 책임이 더 크다. 그 동안 정부가 실시하는 제조업체 작업환경실태조사 등 화학물질 관련 조사는 단순히 화학물질별 취급사업장 수, 근로자 수, 취급량 등 규모 파악에 그치고 있었다. 직업병 역학조사조차 국소적으로 이뤄져 화학물질에 대한 근로자의 노출정도, 사용공정과 작업방법 등 정확한 실태 파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산업현장에서 화학물질에 노출, 사망 또는 심한 장애를 겪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월 경기도 화성의 LCD 등 플라스틱 가공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외국인 여성 근로자 8명이 노말헥산에 노출돼 하반신이 마비되는 사건이 발생해 큰 문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직업병은 석탄광업과 중공업 발달 등으로 90년대까지 진폐증, 소음성 난청, 중금속 중독, 유기용제 중독 등이 주류를 이뤘다.2000년대는 근골격계질환 및 뇌심혈관질환 등 작업 관련성 질병이 다양하게 발생되고 있는 추세다.2004년도 직업병 및 작업 관련성 질환으로 인한 업무상 질병 요양자는 모두 7895명으로 전년도 7740명에 비해 155명(2.0%)이 증가했다. 직업병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2004년 1288명으로 전년도 1390명에 비해 102명(7.3%)이 감소했다. 하지만 산재 사망자의 45%가 직업병 등 업무상 질병으로 분석돼 철저한 예방과 관리가 요구된다. ●화학물질 정보카드 보급 정부는 올해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파악과 자료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직업병 발생의 최대 원인인 데다 후유증이 심각한 화학물질에 의한 근로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우선 직업병 발생 화학물질로 알려진 30종을 선정, 매년 5∼6종에 대한 유통 및 사용실태 등 구체적인 조사에 나선다. 올해는 전국 50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노말헥산, 트리클로로에틸렌, 브롬화메틸, 디메틸포름·아세트아미드, 이소시아네이트류, 결정형 유리규산 등 6종에 대한 사용실태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조사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한 화학물질정보카드(CIC)와 취급공정별 대책자료 등을 개발,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그 동안 사후관리에 의존해왔던 화학물질 관리의 틀을 바꿔 유해 화학물질의 유통, 사용 및 취급실태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실시해 예방체계의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작업환경 바꾸고 사내 보건센터 운영 지난 15일 한국델파이 대구공장의 보건센터.20여명의 근로자들은 특별히 초청된 연세대 권오윤(물리치료학과) 교수에게 불편한 자신의 몸 상태를 상담하며, 치료를 받고 있었다. 15년째 차량용 히터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조영국(38)씨는 “평소 작업자세가 좋지 않아 목 디스크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사내 보건센터에서 상담과 치료를 병행할 수 있으니 병원보다 편하고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무거운 재료를 반복적으로 다루는 작업이 많은 이 회사 2000여명의 근로자들은 언제든 전문의와 물리치료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회사가 근로자의 건강상태 개선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은 2004년. 회사는 먼저 노사가 참여하는 근골격계 질환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작업환경을 점검해 나갔다. 이후 8개월 동안 10억원을 투자해 불필요하게 근육을 사용하는 1000여곳의 작업공정을 개선했다. 더불어 물리치료사와 운동치료기 22종을 갖춘 보건센터와 50평 규모의 체력증진센터를 운영하고 통증관리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해 나갔다. 각종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해 1주일에 5차례씩 통증완화치료 및 관절보호기법 등을 체계적으로 교육해나가고 있다. 몸이 불편하면 업무시간에도 2시간 정도 상담과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노력이 이어지자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는 근로자가 처음에는 하루 40∼50명에서 2년이 지난 지금은 10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근로자의 건강이 좋아지며 경영도 좋아졌다.2004년 6204일이던 휴업일수가 지난해는 2049일로 줄었다. 이에 따른 비용손실도 3억 7000만원대에서 1억원대로 크게 낮아졌다. 그 결과 이 회사는 지난해 5억불 수출탑을 수상한 데 이어 한국산업안전공단으로부터 ‘근골격계질환 예방 최우수 사업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기철 사장은 “가정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작업공간은 안방처럼 편안해야 한다.”면서 “회사는 근로자의 고충을 최소화할 의무가 있고 근로자도 불편한 작업환경을 바꿔달라고 요구할 귄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화학물질 DB 구축 중독사고 예방 절실 그동안 화학물질에 의한 중독이 발생하면 해당 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을 일제점검했다. 예방적인 측면에서 보면 전혀 효과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제한된 화학물질에 대해 체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조사 결과를 분석하면 고위험근로자를 찾아낼 수 있으므로 효과적인 예방사업이 가능해진다. 화학물질에 의한 직업병은 최근 50인 이하, 심지어 5인 이하 사업장에서 자주 나타난다. 주로 유수한 대기업에 납품하는 업체들이다. 과거 대기업이 자체생산하던 것을 소기업이 하청받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소규모 기업은 근로자의 건강보다 생산단가를 낮추는 데만 관심을 가져 직업병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악순환을 몰고왔다. 하청업체 근로자의 건강을 고려하지 않는 대기업에는 해당제품의 불매운동 등 사회적 압력을 가하는 것도 직업병 예방을 위해서는 좋은 방법이다. 화학물질은 워낙 종류가 많은데다 사업주나 근로자들도 각 화학물질이 어떠한 독성이 있는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알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공공기관이 사업주나 근로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 사업주나 근로자가 사용하는 화학물질에 의문이 생기면 공공기관에 의뢰, 공공기관은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하면 현장조사로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지도를 해주는 제도가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건강유해도조사(HHE), 영국에서는 작업장보건연결(Workplace Hwalth Connet)이라는 제도로 이를 실천하고 있다. 강성규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보건국장
  • 범여권 위기돌파 자구책 ‘시동’

    이해찬 전 국무총리 골프 파문, 사할린 동포 당비 인출,, 낮은 지지율…. 범 여권의 위기 징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들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트리플 악재’라고 부르기도 한다.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 대선 후보 지지도가 총체적으로 저조한 상황이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19일 “여권의 상징 인물과 지역 등 핵심 기반이 붕괴됐고 이 과정에서 리더십 부재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범 여권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 감지되고 있다. 선두주자는 노사모다. 노사모는 이달부터 오는 5월까지 ‘다함께 풀어보는 더불어 잘사는 나라’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전·현직 청와대 비서관을 초청해 전국 강연회를 열 계획이다. 이미 정태인 전 동북아시대위원회 비서관이 ‘대통령의 동북아 구상’에 대해, 조재희 국정과제비서관이 ‘국가발전 전략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노혜경 대표는 “참여정부의 철학과 정책을 알아야 흔들림 없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취지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23일 노 대통령과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를 열어 대규모 소통 마당을 마련할 계획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주부터 지방 정책간담회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당 관계자는 “지금껏 양극화 해소를 큰 틀에서 제시했다면 이제 구체성을 가진 정책으로 승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내 친노그룹 중 하나인 ‘국민참여 1219’는 지난 11일 상임운영위를 열고 5·31지방선거에 적극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정청래 의원은 “전국에서 60여명의 회원이 출마하기로 했다. 자발적인 선거문화를 선도하며 최일선에서 민심과 결합하는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고 말했다. 김종배 정치평론가는 “국민의 정부 시절에는 각종 게이트로 지지도가 무너졌지만 남북정상회담과 경기부양책을 통해 일정 부분 분위기 반전효과가 있었지만 현 정권은 뾰족수 없이 가랑비에 옷 젖듯 민심 이반 정도가 굳히기 수준에 들어갔다.”고 진단한 뒤 “회생 여부는 정책 스텐스와 실천력에서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임금 양극화 현상 여전

    올해 임금이 타결된 업체들 가운데 대기업의 임금인상률이 평균보다 훨씬 높아 기업 규모별 임금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부는 100인 이상 6331개 기업 가운데 1∼2월 임금교섭을 마친 곳은 219개로 3.5%의 타결률을 보였다고 19일 밝혔다. 임금교섭이 끝난 기업의 평균 협약 임금인상률(임금총액기준)은 5.1%로 지난해 동기의 4.8%보다 0.3% 포인트 높았다. 규모별로는 299명 이하 사업장과 300∼500명 이하 사업장은 각각 4.8%,3.3%에 그쳐 전체 평균치를 밑돌았다. 그러나 ▲500∼999명 이하 8.3% ▲1000∼4999명 6.0% ▲5000명 이상 6.9%를 등으로 평균보다 높아 규모별 임금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부문별로는 민간부문 사업장(5.2%)이 공공부문(0.4%)보다 임금인상률이 훨씬 높았다. 업종별로는 ▲도매 및 소매업종 28.0% ▲전기·가스 및 수도사업 12.5% ▲ 건설업 7.1% 등의 순이었다. 한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올해 임금인상률로 각각 9.6%,9.1%를 제시하고 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사용자측에 2.6%를 제시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업체나 고임금의 대기업은 임금 동결을 권고, 노사가 올해도 임금협상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벽산그룹 김희철 회장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벽산그룹 김희철 회장家

    한때 18개 계열사를 거느리면서 30대 재벌그룹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외환위기(IMF)와 함께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벽산건설㈜,㈜벽산, 벽산페인트㈜,㈜인희, 동양물산 등 5개만 남은 미니그룹으로 축소된 게 오늘날의 벽산이다. 출자전환된 채권단의 주식을 되사들여 창업주 가문이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은 불행중 다행이다. 벽산의 주력사는 벽산건설이다. 전체 매출 가운데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때문에 벽산 사람들은 그룹이라는 표현 대신 건설 전문업체라는 표현을 쓴다.3세 경영체제로 넘어가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GS가문·박정희 대통령 등과 혼맥 형성 고 김인득 창업주의 3남 2녀중 장남 김희철(69) 벽산건설 회장은 경기고 3학년이던 16세 때 미 캘리포니아로 건너가 15년간 유학생활을 했다. 한 달에 2∼3통씩 집으로 편지를 썼는데 아버지인 고 김인득 창업주는 틀린 한자를 교정해 보내주는 등 자식 교육에 애착을 보였다. 김희철 회장도 기대에 부응해 미국 퍼듀대 기계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경영학 석사·MIT대와 퍼듀대에서 각각 원자력공학 석·박사학위를 땄다. 이어 미주리주 롤라대학에서 조교수를 역임하다 1969년 정부의 해외우수인재 유치 계획에 따라 과학기술처 1급 연구관으로 초빙돼 귀국했다. 김희철 회장은 1965년 김인득 창업주의 3남이자 김 회장의 동생인 김희근(60) 벽산엔지니어링 명예회장과 김 명예회장의 경기고 동창인 허광수(60)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제의로 삼양통상 고 허정구 회장의 장녀 허영자(66)씨를 만났다. 허광수씨의 누나인 영자씨는 이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미 노스웨스턴대 불문학과 석사 과정을 밟다 다음해 시카고에서 김 회장과 결혼했다. 김희철 회장은 1971년 건축자재 생산업체였던 ㈜벽산의 전신인 제일스레트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벽산 경영에 참여했고,1982년 그룹 부회장으로 오르면서 사실상 경영을 도맡았다. 하지만 김인득 창업주가 세상을 뜬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IMF 위기를 맞아 선친이 키운 기업을 구조조정해야 하는 불운을 맞기도 했다. 벽산은 3세 경영 체제에 안착했다. 김희철 회장의 장남인 김성식(39) ㈜벽산 대표이사 사장은 ㈜벽산페인트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오하이오주립대 마케팅 학사,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이후 보스턴 컨설팅에서 일하다 2001년 1월 ㈜벽산 전무로 입사했다. 지금은 부도로 쓰러졌지만 80년대 말 주택사업을 활발히 펼쳤던 ㈜동신 박승훈 회장의 장녀 박성희(36)씨를 학교 선배의 소개로 만나 결혼했다. 김희철 회장의 차남 김찬식(37)씨는 주력사인 ㈜벽산건설에서 경영수업을 받는 중이다. 경영지원실장(전무)으로 내부 살림을 챙기고 있다.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조지타운대에서 MBA를 땄다. 한 살 아래인 장현주(36)씨를 대학(이대 동양학과)시절 소개팅으로 만나 연애 결혼했다. 장씨의 아버지 장경환(74)씨는 포항제철 전무이사, 삼성중공업 사장 등을 거쳐 포항제철(현 포스코) 경영연구소 회장을 지냈다. 장녀 김은식(35)씨는 서울대 음대 기악과를 나온 바이올리니스트. 양해엽(77) 전 재불 한국문화원장의 차남인 첼리스트 양성원(39·연세대 기악과 조교수)씨와 결혼, 음악가 집안을 꾸렸다. 이들의 결혼은 양가 어머니들의 오랜 친분으로 맺어졌다. 김인득 창업주의 차남인 김희용(64) 동양물산 회장은 미 인디애나주립대 출신으로 1987년부터 그룹의 모태이자 농기계전문업체인 동양물산 사장으로 취임,2001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셋째 형인 고 박상희씨의 딸 설자(61)씨와 중매로 만나 결혼했다. 설자씨는 김종필 전 자유민주연합 총재의 처제이기도 하다. 이로써 벽산가 혼맥은 경제계 뿐 아니라 고위 정치권과 닿는 계기가 됐다. 장남 김희철 회장가와 차남 김희용 회장은 2004년 주식 교환을 통해 사실상 독립경영 체제를 갖췄다. 김희철 회장 집안이 벽산건설과 ㈜벽산 등을, 김희용 회장 집안이 동양물산 지분을 갖는 것으로 구도를 정리했다. 김희용 회장의 장남 김태식(33)씨는 동양물산 이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딸 김소원(28)씨도 동양물산에 몸을 담고 있다. 셋째 아들인 김희근(60) 회장은 지금은 정리된 벽산건설의 해외부문을 담당하는 등 줄곧 건설을 책임지며 벽산건설 부회장까지 역임했다. 미 마이애미대 출신으로 IMF 위기를 맞아 건설에서 손을 뗐고 지금은 계열분리된 벽산엔지니어링 명예회장 직함만 갖고 있다. 벽산건설 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 재무제표를 조작한 사기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기소된 상태다. 미 LA에 살고 있지만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귀국해 수사를 받고 있다. 김희근 명예회장측은 당시 대출은 만기연장이 대부분이어서 사기 혐의는 터무니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고 이윤우 전 그린파크 회장의 4녀인 이소형(58)씨와 결혼했다. 고 김인득 창업주의 장녀인 김숙희(66)씨는 피혁전문 무역업체인 천마를 운영하는 정영현(72) 회장과 중매로 만나 결혼했다. 막내 딸 김연숙(57)씨는 원영종(59) 화인계기주식회사 대표이사와 사이에 치성(28)·치열(26) 두 형제를 두고 있다. ●고 김인득 창업주…소문난 근검절약가 고 김인득 창업주는 경남 함안군 칠서면 무릉리라는 작은 마을에서 4남2녀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농사를 지었지만 계절에 따라 포목상 일을 겸해 형편은 어렵지 않았다. 고향에서 보통학교(칠서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3수 끝에 열 네살이 되던 해에 마산상고에 입학했다. 성적이 좋아 우등생으로 졸업했고, 농구·탁구·축구 선수로 활약하는 등 운동도 잘했다. 남선주산대회에서 1등을 했고 서화전시회에 출품하면 항상 상을 받는 모범생이었다. 첫 직장은 1934년 봄 입사한 마산금융조합. 예금 권유부터 연체 독촉까지 항상 1등이란 팻말이 따라다녔다.‘남과 같이해서는 남 이상 될 수 없다.’는 철학은 이때부터 생겼다. 당시 월급 28원을 받던 그는 10년동안 1만원(현재 1억원)을 벌겠다는 목표를 세워 9년간 8900원을 모았다. 이 돈을 모으기 위해 숙직을 자청, 숙직비를 모았고 출장 갈 때면 새벽에 일어나 목적지까지 걸어가면서 출장비를 아꼈다. 투철한 절약정신만큼 가족 사랑도 깊었다.“1932년 1월11일 양가 부모와 일가친척의 축복 속에서 17세 신랑과 18세 신부는 결혼을 했어요. 신랑이 장남이라 결혼시켜 어린 5남매와 큰 살림을 맡기실 작정을 하신 모양이었어요.17세 신랑은 키도 크고 헌칠했어요. 결혼후 남편은 3년을 학생 신랑으로 지내고 저는 신랑 없는 시집살이를 했어요.” 고 김인득 창업주의 부인 고 윤현의 여사는 김 창업주의 첫 인상을 ‘벽산 김인득 선생 회갑 기념-남보다 앞서는 사람이 되리라’란 책을 통해 이같이 회고했다. 고 김인득 창업주의 동생인 고 김재동씨도 같은 책에서 창업주를 두고 애처가 중의 애처가라고 평했다. 평상시에도 “부인이 무슨 낙이 있겠어. 내가 아내의 종이 돼야지…”라고 말하며 부인에 대한 사랑의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 김인득 창업주는 일제 치하였던 만큼 기술자나 사업가가 아니면 한국인은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1943년 진주상공회의소로 자리를 옮긴다.1949년 무역업을 하기 위해 상경했는데, 당시 외국 무역이나 한다는 사람들은 으레 호텔에 머물며 식사도 고급으로 하는 등 허세를 부리기 일쑤였지만 김인득 창업주는 삼류여관에 머물며 국밥 외엔 다른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다. 택시는 타지 않았고 걷거나 전차·버스를 이용했다. 모두가 멋쟁이 양복을 빼고 다녔지만 농구화나 군화를 신고 다녔으며 그나마 구두 뒷굽이 빨리 닳는다며 바닥에 말발굽 ‘징’을 박아 신고 다녔다. 호주머니에 쓸데없이 돈을 넣고 다니지 않았으며 필요한 돈만 명함꽂이에 넣어 다닐 만큼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 있었다. ●‘극장의 제왕’서 건자재·건설업으로 비약 부산 동아극장 지배인으로 일하다 6·25가 발발한 1950년 피란갔던 부산에서 오늘날 벽산의 효시인 동양흥산(현 동양물산주식회사)을 창업한다. 외국영화를 수입해 전국 영화관에 공급하는 일과 수입·무역업이 주종이다. 전쟁에 지친 사람들에게 당시 오락시설로는 극장이 전부인 시절이었고 동양물산은 외화의 60%를 수입했다. 중앙극장, 단성사 등 서울 주요 극장을 비롯해 부산 대전 대구 진주 등 전국에 100여개에 달하는 극장 체인을 형성, 극장 재벌로 부상하며 50년대 말 흥행업 왕좌에 올랐다. 산업의 본질은 생산업이라 여긴 김인득 창업주는 60년대 들어 ‘사업보국’을 내걸며 흥행업에서 점차 손을 떼고 제조업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단성사와 반도극장(현 피카디리) 등을 판 돈으로 1962년 9월 한국스레트공업주식회사(현재 ㈜벽산)를 인수한 것은 제2의 도약기를 맞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이 회사는 일제 당시 일본 아사노 스레트의 서울 공장으로 1929년 출범했지만 당시 부실화되어 개점 휴업상태인 회사였다. 인수 직전 9개월까지 실적이 3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주인이 바뀐 뒤 3개월간 6000만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어 60∼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시작된 전국적인 농어촌개량작업으로 슬레이트 사업은 번창일로를 맞는다. 이후 건자재 생산업체인 오늘날의 ㈜벽산으로 자라났다. 1964년 1월 한국스레트공업주식회사에 건설사업부를 발족하면서 건설업을 본격화했다.1968년 시공능력 33위에서 1971년에는 11위에 오를 정도로 덩치가 커지면서 같은 해 1월 한국건업주식회사로 떨어져 나와 지금의 벽산건설로 성장했다. 그룹의 모태인 동양물산은 고구마 절단기 등 농기계 생산업체인 ‘한국이기공업주식회사’(1964년)와 한국경금속(1968년)을 인수하면서 새 전기를 맞는다. 동양물산은 지금도 경운기 등 농기계와 스푼 등 양식기를 만들면서 과거 명맥을 잇고 있다. 1973년 스레트공업사 내 페인트공장을 신규 착공하면서 시작한 페인트 사업도 그대로 있다.1999년 구조조정과 함께 벽산화학㈜에 합병됐다 2001년 벽산페인트로 거듭났다. 이로써 벽산그룹은 벽산건설,㈜벽산, 벽산페인트, 동양물산,㈜인희 등 5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IMF때 대대적인 구조조정 그룹명 벽산은 고 김인득 창업주의 아호를 따서 지은 것이다.60년대말부터 회사를 끊임없이 인수·합병하는 등 사세를 키워카며 통일성을 위해 붙인 이름이다. 그러나 유통 금융 방송 지하자원개발 등 전체 18개에 달하던 계열사는 IMF이후 구조조정을 겪으며 현재 5개로 줄었다. 1976년 설립한 건축내외장제 제조사 벽산산업개발㈜은 1998년 그룹 경영합리화 계획에 따라 ㈜인희에 합병됐다.㈜인희는 영화산업에 애착을 가졌던 김인득 창업주가 1952년 중앙극장을 세우면서 설립했던 회사. 영상산업회사로 키우기 위해 비서실내에 신규 영상 사업팀까지 두고 챙겼었지만 지금은 발코니 확장과 일부 건자재만 만들며 ㈜벽산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1985년 벽산쇼핑㈜을 통해 유통업에 진출했지만 1999년 3월 구조조정계획에 따라 매각했고,1989년 인수한 정우개발㈜,㈜동부해양도시가스 등 정우 계열사들 역시 1999년 정리했다.1991년 유신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해 금융업도 본격화했지만 1998년 대출금 마련을 위해 팔았고,㈜한국케이블TV 전남동부방송을 설립해 종합유선방송(SO)사업도 손을 댔지만 1999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리했다. 대부분의 그룹 사옥도 처분했다. 그룹 40주년 출범과 함께 서울역 앞에 지었던 시가 1100억원 연건평 900평 규모의 그룹 사옥인 ‘벽산 125빌딩’을 포함해 퇴계로 ‘인희빌딩’ 등이 모두 넘어갔다. 벽산 125빌딩은 유명한 건축가 김수근씨의 마지막 작픔으로 유명하다. 전주 백화점, 안양 벽산쇼핑, 부산 남포동 복합상가빌딩 등 유통 사업 관련 부동산도 함께 정리했다. ●3대를 잇는 기독교 사랑 고 김인득 창업주의 3남2녀중 막내딸 가족을 제외하면 지금도 매주 일요일 오전 고 김인득 창업주 때부터 다니던 인사동 승동교회에 나가 예배를 들이며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다. 김인득 창업주가 6·25때부터 승동교회에 나갔고 장남 김희철 회장도 같은 교회 장로를 지낸 바 있다.3세인 김성식 ㈜벽산 대표이사 사장도 술·담배를 일절하지 않고, 매사 성경이 판단의 기준이 될 만큼 신앙이 깊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벽산의 기독교 사랑은 가족에서 끝나지 않는다. 시무식은 물론 창립기념식 등 모든 공식행사가 예배로 시작되는 ‘기독교문화’ 회사다. 국내 처음으로 직장예배를 도입한 기업으로 창립 초창기인 1956년 서울 종로 단성사에서 첫 직장예배 이후 매주 금요일 아침 8시30분(일부 계열사는 다름)부터 1시간은 본사와 각 공장, 지점, 현장별로 직장예배를 보고 있다. 기독교를 통해 임직원을 통합해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평이다. 벽산건설이 1998년 워크아웃에 들어갔을 때에도 노사가 무분규로 일관, 회사 살리기에 힘을 합했던 것도 기독교 문화가 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jhj@seoul.co.kr ■ 오뚝이 정신으로 일군 ‘벽산 56년’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한복음 16장33절) 고 김인득 창업주의 장손자인 김성식 사장이 맡고 있는 ㈜벽산은 최근 수년간 이 회사 주식을 사들이며 끊임없이 M&A 위협을 해온 창투사 아이베스트와 ‘적과의 동침’을 선언했다. 지난해 말 아이베스트가 구주 매출을 통해 벽산 주식 100만주를 주당 1만 5000원에에 팔고 나간 뒤 주가가 1만 1000원대까지 빠지면서 아이베스트는 시세 차익을 얻은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손해를 입어 벽산에 대한 개미들의 원성이 높았다. 특히 벽산은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아이베스트 보유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는 등 양측이 경영권을 둘러싸고 대립해왔다. 이처럼 수년간 벽산을 괴롭혀온 아이베스트가 최근 대주주의 우호 지분을 자청하면서 두 회사간 구원(仇怨)관계가 일단 봉합된 상태다. 벽산그룹은 56년을 헤쳐오면서 고난도 많았지만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내실을 다져온 기업이다. 1998년 구조조정에 들어갔을 때에도 노사간 분규없이 한마음으로 대처했던 혼연일체는 지금도 업계의 귀감으로 회자된다. 벽산건설의 경우 워크아웃 당시 채권단과 맺은 목표보다 50%가량 많은 244명이 명퇴했다. 자진해 나간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남은 직원들은 상여를 전액 반납해 떠나는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대주주도 4대1 감자를 단행하는 등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 덕택에 2000년 회사가 흑자로 전환됐고 2002년 말 워크아웃에서 졸업했다. 김희철 벽산건설 회장은 풋백옵션을 행사, 출자전환된 채권단 주식을 2004년 되사면서 회사를 되찾았다. 이에 앞선 지난 1992년 7월. 당시 재계 25위이던 벽산건설은 자사가 시공한 신행주대교가 준공 4개월을 앞두고 붕괴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부실공사가 원인으로 규명되면서 대대적인 이미지 실추와 함께 영업정지, 단자사 여신 동결 등 악재가 뒤따랐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인명 사고가 없어 복구공사비 200여억원 등을 전액 부담, 재공사를 맡아 결자해지로 매듭지었다. 여전히 우환은 끊이지 않는다. 벽산건설 임원 2명이 1999년부터 2005년까지 각각 회사돈 수십억원을 빼돌려 부동산 구입과 주식투자 등에 쓴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집안 단속 문제가 붉어져 조사 중이다. 벽산건설 관계자는 “주택 사업 이외에 토목공사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면서 “무엇보다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위축됐던 직원들의 사기와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게 가장 큰 과제다.”고 말했다. 벽산그룹 5개 계열사의 2005년 기준 총 매출은 1조 2500억원이며, 이중 벽산건설의 매출이 전체의 61%를 차지한다. jhj@seoul.co.kr ■ 벽산을 만든 전문 경영인들 벽산그룹은 올해로 56년을 헤쳐오면서 가장 훌륭한 전문경영인으로 이 회사 부회장을 지낸 정종득(65) 목포 시장을 꼽고 있다. 워크아웃 조기졸업의 일등 공신으로 지목되는 정 사장은 서울대, 산업은행, 쌍용을 거쳐 1983년 벽산건설에 이사로 입사 1994년 사장이 되면서 워크아웃의 시작과 끝을 지키는 등 벽산과 고락을 함께해온 인물. 특유의 인화력과 결단력으로 조직을 이끌며 대주주인 김희철 벽산건설 회장과 호흡을 맞췄다는 평이다.2005년 5월 시장 출마를 위해 부회장으로 위촉된 뒤 당선과 함께 회사를 떠나 지금은 공직자로 일하고 있다. 김재우(62) 아주그룹 부회장은 1997년 2월 워크아웃에 들어가기에 앞서 ㈜벽산 사장에 취임해 3년 만에 경영을 정상화시킨 능력을 인정받아 아주그룹에 스카웃된 인물. 삼성물산 출신으로 2005년까지 ㈜벽산 부회장 등을 지내며 ‘누가 우리회사 망한다고!!’‘거봐!안 망한다고 했지!!’ 등 벽산 구조조정 성공사례들을 책으로 발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광주고·건국대 출신의 신광웅(63) 신동아건설 사장도 벽산건설 출신이다. 한신공영을 거쳐 지난 1995년부터 2004년 6월까지 벽산에 적을 둔 바 있다. 벽산건설 부사장을 끝으로 회사를 떠났다. 한편 지난 2004년 뇌물수수죄 재판중 또다시 뇌물수수 의혹을 받아 감옥에서 자살했던 고 안상영 전 부산시장도 벽산건설에서 부회장직을 수행한 바 있다. jhj@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장관-간부 업무성과 계약

    장관-간부 업무성과 계약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업무를 두고 2급 이상 간부 19명과 ‘계약서’를 작성해 교환했다. 간부들은 올해의 성과목표와 역점과제에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담았고, 장관은 올초 국민들에게 제시했던 ‘노동시장 양극화 완화와 노사관계 합리화’의 성실한 이행을 약속했다. 이 장관과 간부들은 지난 17일 경기 광주시 한국노동교육원에서 ‘2006년도 혁신 워크숍’을 가진 자리에서 자신이 맡은 업무의 성과를 확약하는 ‘직무성과계약서’를 교환했다. 연두업무 계획에서 밝힌 일자리 창출, 직업능력개발, 선진·합리적인 노사관계 구축, 사회안전망을 통한 삶의 질 향상 등 6대 정책목표와 24개 이행과제를 구체적인 내용으로 한다. 계약의 이행 정도는 탁월, 우수, 보통, 미흡, 불량의 5개 등급으로 엄격히 평가된다. 평가 결과는 오는 연말 성과연봉 지급, 승진, 보직, 교육훈련 등을 판단하는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 보통 이하의 평가를 받은 간부는 인사상의 절대적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반대로 업무성과를 충실히 이행한 팀장 등 실무진은 승진, 보직이동 등에 인센티브가 따른다. 장의성 홍보관리관은 “계약은 약속을 꼭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국민을 대신해 장관에게 한 것”이라면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대국민 행정서비스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크숍에는 47개 지방노동청장 등 100여명의 팀장급 이상이 참여해 6시간에 걸친 주제별 분임토의로 노동행정의 혁신에 앞장설 것을 결의했다. 아울러 이 장관과 간부들은 고객감동의 품질높은 노동행정을 약속하는 ‘대국민 다짐 선언문’도 선포했다. 이상수 장관은 “책상머리가 아닌 현장과 가까워지는 행정이 필요하다.”면서 “높아가는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맞춘 행정 서비스”를 주문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