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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차 노사 임금협상안 잠정합의

    기아차 노사는 24일 기본급 7만 5000원 인상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올해 임금협상안에 잠정합의했다. 노사 양측은 기본급 7만 5000원(기본급 대비 5.2%) 인상, 생계비 부족분 명목으로 통상임금의 150% 지급, 품질목표 달성 격려금 100만원 지급 등에 합의했다. 또 선진노사문화 정착,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위한 노사 합심 노력 등도 합의 내용에 포함시켰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흔들리는 ‘비정규직 보호법’…정착 어떻게

    비정규직보호법이 위기에 처해 있다. 사회 약자인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들을 해고하는 원인이 된다는 비판이 거세다. 실제로 이랜드에서처럼 비정규직보호법을 회피하려는 목적의 계약 해지와 외주화 등이 건설 현장을 비롯한 산업 전 분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비정규직보호법을 둘러싼 노사간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방지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비정규직보호법에 따라 상시적이고 연속적인 업무에 2년 이상 고용된 기간제 근로자는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지만 사업주가 이를 회피하려고 해도 별 제재 수단이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법 취지에 따라 노사에 사회적 책임과 양보만을 계속 호소할 수도 없는 일이다. 출발부터 이해 당사자간의 극심한 갈등으로 개정 및 보완 압박을 받고 있는 비정규직보호법의 문제점과 대책을 짚어본다. ●왜 흔들리나 비정규직보호법의 문제점으로 노동계에서는 ▲사용기간 2년 ▲불확실한 차별근거 ▲파견허용 범위 확대 등을 꼽고 있다. 이 가운데 기간제근로자의 사용 기한을 2년으로 규정한 것에 대한 지적이 비교적 많다. 민주노총은 “한번 비정규직은 영원한 비정규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사용 기간이 너무 짧아 외주화 등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상수 노동부장관은 최근 “사용기간이 3년 정도쯤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노사 양측에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파견허용 범위 확대 또한 논란의 대상이다. 법을 시행하면서 파견 허용 업종을 138개에서 197개로 확대했다. 비정규직근로자를 더욱 확대시킬 우려가 높다는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비정규직보호법이 규정한 차별의 불확실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은 “비교 대상의 핵심인 임금 부분도 직무급 등 임금체계 변경을 통해 차별 시정을 회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점들은 학계에서도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노동계는 일련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용 사유제한’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1년 정도 시행해 보고 법 개정 검토” 정부도 노동계나 학계가 지적하는 문제점을 인정한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문제점들은 법 시행 이전 5년여 동안 노사정간에 격론을 벌였던 사안이다. 하지만 어떤 사안이든 노사 한쪽의 희생이 뒤따라야 한다는 데 선택의 어려움이 있다. 고용안정과 비정규직근로자 보호라는 법 취지의 양면성 때문이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비정규직근로자를 보다 싼 인건비로 일정기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노동자는 고용안정과 차별없는 처우를 추구한다. 노사 양측 모두 만족시키기가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고 당장 법 개정 작업을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노사정간에 어렵게 합의, 도출된 법을 제대로 시행도 해보지 않고 바꾼다는 것은 더 큰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은 “현 상황에서 법을 개정하자는 것은 비정규직보호법을 없애자는 것과 같은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분별한 용역 전환 방지를 위한 간접고용 규제, 정규직 전환 기업에 인센티브제 등 보완책 마련에는 동의하고 있다. 정부는 현장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지켜보면서 보완점을 찾아 나간다는 방침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법이 정착되는데 필요한 기간을 잘 지켜본 뒤 1년 후쯤에나 개정 사항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문제점 해결을 위해 비정규직근로자의 고용개선 문제를 좀더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도 다음달부터 비정규직 실태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비정규직후속대책위원회 구미현 간사는 “실태조사를 통해 노사간 공통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내겠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열린세상] 바람직한 공무원노조의 발전 방향/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바람직한 공무원노조의 발전 방향/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합법화의 길을 선택하였다. 이는 우리나라 공무원 노동운동에서 매우 바람직한 상황으로 판단된다.2006년 1월부터 공무원 노동운동이 허용되었으나, 합법화를 거부하는 일부 단체 때문에 공무원 노사간의 공식적인 관계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따라서 전공노의 합법화 선택은, 이미 합법화를 선언하고 노사교섭에 임하는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등 대부분의 공무원노조가 이제 합법적인 틀 속에서 노사교섭을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므로 이제는 공무원 노사관계에 대한 국민 이해를 증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무원의 실질적인 사용자는 정부가 아니라 국민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공무원은 정부와 특수한 신분적 관계로 맺어져,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에 봉사하는 것을 의무로 한다고 여겨져 왔다. 과거에는 공무원이 이러한 의무를 저버리고 자기 권익을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활동하는 것은 인정될 수 없었다. 즉 엄격한 행동규율이 요구되었고 공익을 위해서는 기본적 권리조차 제한받아 왔다. 대신에 공무원은 특수한 신분을 보장받고, 공직에 종사한다는 자부심과 함께 어느 정도 권력 행사가 가능하였다. 그러나 민간부문 산업발전의 결과로 일반 근로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게 되고, 또 각종 연금제도 채택, 의료보험·휴가 등의 복지 혜택과 아울러 안정된 신분도 보장받게 된 데 비하여 공무원의 위상과 권위는 점차 낮아지고, 특권은 없어지며, 근무조건이 민간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변화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공무원들로 하여금, 민간부문 노조활동이 노동자 권익을 보장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에 관심을 갖게 하였고, 결과적으로 공무원노조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세계적으로도 국가별로 역사적 특수성을 고려하여 공무원노조가 허용되기 시작하였다. 공무원노조의 등장은 근로조건 개선의 기회가 더욱 많이 제공되어 하위직 공무원의 삶의 질 향상과 사기진작을 통한 행정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 정책결정 과정에서 노조와의 수평적 협의 과정이 보완됨에 따라 행정내부의 민주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 등 여러 장점이 있다. 반면에 단점도 예상할 수 있는데, 공무원노조가 집단적 이익추구에 몰입할 경우 정책결정과 집행이 지연되고 혼선이 발생할 소지가 있으며, 관리층 권한 약화를 초래하여 지휘체계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또 공무원의 집단적 행동이 발생하면 행정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생겨 국민 불편을 초래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 혼란과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얼마전 공무원노조의 교섭 요구사항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특히 보수인상과 출산휴가 확대, 수당 인상 및 신설, 정년연장 등의 요구 내용을 민간 입장에서 보면 공무원노조 측이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것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결과적으로 국민이 공무원노조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국민 여론이 악화되면, 공무원노조의 활동은 크게 영향 받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 노사관계에서 궁극적인 사용자는 정부 당국이 아니라 국민이며, 공무원의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은 대부분이 법령에 규정된 사항이므로 국민 의사를 대변하는 국회에 의하여 정해지기 때문이다. 즉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면 여론의 지지에 힘입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무원노조는 무엇보다 국민 지지와 신뢰를 구축하는 데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노동현장의 문제점들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 합법화의 길을 선택한 공무원노조가 발전하는 길은 바로 이 점에 있음을 제대로 이해하여야 한다.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 산은 비정규직 131명 정규직 전환

    산업은행은 23일 공공기관·국책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비정규직 직원 131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노사는 지난 20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합의했다. 현재 산업은행의 비정규직(변호사 등 전문직 제외) 인원은 지난 6월 말 현재 179명. 주로 창구 텔러와 결제 업무 등을 맡아 왔다.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인원들은 지난 1일을 기준으로 근속기간 2년 이상인 직원들. 휴가와 휴직, 다른 복리후생에서 기존 정규직 직원들과 똑같은 혜택을 받게 된다. 다만 임금체계는 직무급 형태로 적용된다. 산업은행은 이번 전환에서 제외된 근속기간 2년 미만의 직원 48명에 대해서도 앞으로 근속기간 등 정규직 전환 기준을 충족할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이랜드 ‘사탄 이메일’ 공방

    비정규직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는 이랜드 노사가 이번에는 ‘사탄 이메일’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23일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이랜드 월드의 김영수 사장 명의를 누군가 도용해 ‘불법 파업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고 노동조합원들이 회개하고 현장으로 복귀하여 다시는 사탄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도문을 수백명의 사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이에 따라 서울 마포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랜드 사측은 이어 “발신자는 노조로 추측되는 음해 세력으로 보여진다.”면서 “과거에도 이메일뿐만 아니라 회장이나 경영자를 자칭해 보낸 괴문자 사례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직원들에게 확인해 본 결과 노조측에서는 이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적이 없다.”고 밝혔다.이랜드 사측은 “이메일 내용에는 ‘점포를 점거하는 노조간부들이 체포되는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날 수 있도록’이라는 말과 ‘자신의 달란트(임금)에 불만을 갖지 않은 성실한 종의 소임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고 덧붙였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전공노 합법화 이후의 과제

    공무원 노동단체 중 유일하게 법외에 머물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지난 주말 합법노조 전환을 의결했다. 때늦은 감이 있으나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본다. 오는 9월 새 지도부를 뽑고 10월쯤 합법노조로 출범한다는데, 새 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제도권내 노조로 들어온 만큼 노조활동의 합법성과 민주적 조직운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전공노의 합법화 선택은 공무원 노조의 법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직접 교섭에 나섬으로써 얻는 실익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궤도를 이탈한 전공노 활동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과 다수 노조원들의 불만을 더는 외면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전공노의 변신을 반기면서 한편으로는 걱정되는 점도 적지 않다. 합법노조가 되면 우선 현행법에서 금지한 단체행동권의 요구를 접어야 할 것이다. 순수 노조활동과 무관한 을지훈련 폐지 주장이나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 선거에서 특정후보 지지선언 등의 이념·정치적 활동도 지양해야 한다. 더구나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어 어느 때보다 민감하고 공무원의 정치중립이 요구되는 시기다. 법의 테두리에서 근로조건 개선과 복리 증진 등 노조활동을 하되,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잊지 말아 달라는 뜻이다. 정부는 전공노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해 주길 바란다. 노조활동 과정에서 해직된 공무원에 대해서는 불법투쟁으로 인해 복직이 어렵다면 다른 방법으로 배려하는 등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공무원 노조의 가입자격을 제한한 시행령에 과도한 부분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공무원노조는 단체 다원화에 따른 노사협상의 혼선과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대(對)정부 창구 일원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 ‘항만인력 상용화 7개월’ 부산항은 지금

    ‘항만인력 상용화 7개월’ 부산항은 지금

    지난 4월6일 오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이날 입항한 ‘팬스타서니호(2만 6000t급)’선원들은 생각지도 않은 환영행사를 받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부산항운 노조 1부두 소속 조합원들이 일렬로 도열, 꽃다발을 전하며 입항을 축하해 줬기 때문이다. 부두상용화 여파로 공용부두인 1부두에 들어오는 화물선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이같은 이벤트를 열게 된 것. 전국 항만으로는 처음으로 올 1월부터 ‘항만인력의 상용화(하역회사별 상시고용)’를 시행하고 있는 부산항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직은 미완성인 항만인력 상용화 지난 16일 찾은 부산항 부두. 하루에도 수십척의 화물선이 드나드는 부두 각 선석에는 항만 근로자들의 손짓에 따라 대형 크레인들이 컨테이너 선적과 하역작업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짐을 실어 나르는 지게차와 컨테이너 차량들의 소음이 어우러져 부산항의 독특한 열기를 내뿜었다. 이곳에서 만난 현장 근로자와 운영선사 관계자들은 항만인력 상용화 도입에 대해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였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크레인기사에게 컨테이너 하역 위치를 알리던 4부두 노조원 윤종원(36)씨는 “상용화가 되면서 월급제, 정년 보장, 고용 보험 대상, 후생복지 분야 개선 등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그러나 인력감축과 취급화물 증가 등으로 도급제 때보다 노동강도가 더욱 높아졌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조합원들도 눈에 띄었다. 항운노조 3부두지부 임종훈 사무장은 “현재 상용화제도는 마치 어린이가 어른 옷을 입고 있는 모습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3부두의 경우 수출입 물량의 증가 등으로 인해 상용화 전보다 물동량이 20% 이상 늘어났으나 인력은 360명에서 281명으로 크게 줄어들어 노동강도가 적어도 40% 이상 세졌다.”며 운영 방법 개선을 요구했다. 부산북항에서 가장 많은 물동량(일일평균 270여개)을 처리하는 4부두 등 다른 부두들도 상황은 비슷한 실정이다. 부산항 4부두 박우영(56) 지부장도“상용화 전보다 인원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는데 물량은 20∼30% 정도 늘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고용보험료 등으로 인해 임금은 오히려 줄어들어 일부 조합원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운영선사인 사측 역시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노조원들을 흡수(채용)하면서 희망 퇴직자들의 퇴직금 지급에 막대한 돈이 지출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도 조합원들은 아직 회사의 구성원이라는 인식조차 없다는 것이다.3부두 운영선사인 ㈜한진 김정식 이사는 “노동강도가 세졌다고 하지만 회사도 고용보험료 보조, 자녀 학자금 지원 등 지출이 늘어나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목소리만 높이는 노조원들도 한번쯤 사측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상용화의 효과 현재 상용화가 시행되고 있는 부두는 ▲중앙부두(운영선사 세방·동국)▲3부두(” 한진·대한통운)▲4부두(” 국제·동방)▲7-1부두(” 상주·동국)▲감천중앙부두(” 동진) 등 모두 5곳. 운영선사가 따로 없는 공용부두인 북항1,2부두와 감천 3,4부두는 아직 도급제로 운영되고 있다.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상용화의 효과에 대해 분석을 내놓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해양수산부는 상용화 시행 전 분석한 자료에서 부산항과 인천, 평택, 당진항 등이 상용화되면 연간 약 386억원의 물류비용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 인력관리 등 부두운영에 대한 자율성이 확대돼 물류비가 줄고 장비 현대화를 통해 항만의 생산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해운항만청 박상섭 사무관은 “상용화가 시작되면서 항만 하역에 투입되는 인력이 종전보다 30∼40% 줄어드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적어도 2∼3년이 지나야 데이터가 축척돼 효율측면의 비교 분석이 가능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김 이사 역시 “시행 6개월 만에 어떤 결론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산재보험 신청이 절반 정도 줄어들고 처리물량도 늘어나는 등 서서히 상용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을 거들었다. 부산항 노·사는 이르면 이달말쯤 첫 임금교섭 및 단체협상을 갖는다. 상용화의 빠른 정착을 위해 이번 임단협이 매우 중요한 만큼 노사 양측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상생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시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강무현 해양부 장관 “노사정 합의 열매 ‘큰 의미’” “100년 항만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것입니다. 노·사·정이 상생의 정신으로 대타협을 이뤄내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은 22일 항만인력 공급체제 개편의 의미를 이렇게 밝혔다. 강 장관은 “항만노조의 인력공급 독점체제가 깨지면서 근로자들은 완전 고용과 정년 등의 근로조건을 보장받게 됐다.”면서 “기업들도 인력 운영의 자율성 확보로 비용 절감과 생산성 증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노·사·정 대타협에 보다 큰 의미를 부여했다. 강 장관은 “한국의 항만노조 인력 상용화는 우리만의 특색이 있습니다. 영국은 항만인력 상용화에 맞서 노조가 파업으로 치달을 때 당시 대처 정부가 정치생명을 걸고 돌파했고, 호주는 군대까지 동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노·사·정 합의하에 큰 충돌 없이 대타협을 이뤄냈습니다.”며 뿌듯해했다. 강 장관은 이어 “항만인력 상용화 합의가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는 국민이 많은 것 같다.”면서 “몇 년전 물류파업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는데 항만 파업은 그야말로 나라를 ‘올 스톱’시키는 치명타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상용화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그는 “우선 부산과 평택에서 인력이 30% 정도 (자동화 때문에)자연적으로 정리가 됐다.”면서 “아직 기간이 짧지만 생산성이 15% 정도 나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의 경우 30% 정도 생산성이 향상된 만큼 우리도 향후에는 30∼40% 오를 것”이라면서 “특히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해외 선사 유치에 장애 요인을 제거한 것도 만만치 않은 효과”라고 했다. “국내 항만노조의 50% 정도가 상용화에 이르렀다.”는 강 장관은 2∼3년 내에 모두 동참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광양항은 (노조가)지금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고용 안정 등 인력 상용화에 따른 부산과 인천의 효과를 보면 다 따라올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첫 단추를 잘 꿴 만큼 실질적인 인력 상용화로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장관은 “하역 회사들이 인력의 인사와 지휘권 등을 갖고 노조와 상생을 이룬다면 동북아 물류 허브를 조성하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인천항도 “10월 노무 상용화” 인천항도 노무공급 체계 상용화 일정이 착착 진행 중이다. 오는 10월부터 인천항의 노무공급권이 인천항운노조에서 각 하역회사로 이전된다. 인천항운노조, 인천항만물류협회,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등 인천항 노·사·정은 지난 18일 인천해양청에서 열린 ‘인천항 인력공급체제 개편협상 최종타결 조인식’에서 이같은 내용에 합의하고 세부일정을 협의 중이다. 2006년 9월부터 8차례 개편위원회와 31차례의 개편협의회를 거쳐 확정된 최종 개편안은 개편대상 인력, 고용주체, 근로조건 보장, 임금복지, 작업범위 및 형태 등 9장 47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인천항 노사정은 최종 협상 타결에 따라 오는 25일 희망퇴직자 신청 공고를 낸 뒤 8월 중순 퇴직자 규모를 확정할 방침이다. 전체 조합원 1700여명 중 20%가량이 희망퇴직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희망퇴직자는 퇴직금과는 별도로 정부 예산으로 생계안정지원금을 지급받게 된다. 희망퇴직자 규모가 확정되면 나머지 조합원들은 인천항 하역사 17곳, 해사업체 9곳 등 26개사에 분산, 고용된다. 하역사와 조합원간 고용계약이 9월 체결되면 10월부터는 각 하역사들이 자사 정규직 신분을 지닌 조합원들을 작업현장에 배치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1945년 10월 출범한 인천항운노조는 직업안정법에 따라 60여년간 독점적으로 보유해 왔던 노무공급권을 각 하역사들에 넘기게 된다. 조합원들이 각 하역회사에 분산 고용돼도 인천항운노조는 계속 존재하며, 각 하역사에는 기존 노조와는 별도로 항운노조 지부가 설립돼 복수 노조로 운영될 예정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이랜드 공권력 투입 유감이다

    비정규직 문제로 촉발된 이랜드 노조원들의 매장 점거농성사태가 끝내 공권력 투입으로 귀결됐다. 정부는 어제 장기간 점거농성을 벌여온 서울 뉴코아 강남점과 홈에버 월드컵몰점에 경찰력을 투입해 노조원들을 강제 연행했다. 우리는 노사가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요구만 고집하다가 공권력 투입을 초래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년간의 노동운동사가 증명하듯 공권력에 의존하는 노사 갈등 해결이야말로 하책(下策) 중 하책이다. 그동안 숱한 희생과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며 쌓아온 노사간의 상생·협력 분위기를 대립과 갈등으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 사태는 승자는 없고, 노와 사, 비정규직 보호법을 주도한 정부 모두 패자로 일단락됐다. 사측은 정규직 전환과 차별시정 부담을 피하려고 외주용역화를 서두르다가 노동계로부터 집중포화를 받았다. 상생보다 비용절감을 택하려다 기업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은 것이다. 노조는 민주노총 등 외부의 세력을 불러들여 사태 해결을 어렵게 만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부는 비정규직 보호법의 정착에만 집착한 나머지 갈등을 조종하기는커녕 도리어 키웠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비정규직 보호는 포기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그러자면 비정규직 보호법의 모든 문제가 축약된 이랜드 사태를 통해 소중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이번 사태에서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도급과 외주용역화의 남발을 막을 장치부터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일부 은행권과 병원노조가 해법을 제시했듯이 정규직은 비정규직의 차별 해소를 위해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 노동계는 비정규직을 투사의 대열로 내몰기에 앞서 노사 자율타결의 기회를 주기 바란다.
  • 연세의료원 노사분규 사후 조정

    11일째 파업 중인 연세의료원 노사는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사 쟁점에 대한 사후조정을 받았다. 사후 조정에는 박창일 신촌 세브란스 병원장과 허원봉 수석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노조는 1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와 간호등급 상향조정, 다인병실 확대 등 3대 선결조건을 내걸고 있지만 사측은 임금과 복지 문제만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조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노위 관계자는 “교섭에 진전이 없거나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할 우려가 발생한다면 직권중재 회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중노위가 직권중재 회부를 결정하면 법적으로 모든 파업 행위가 중지되고, 노사는 강제 중재안을 수용한다. 앞서 노사는 지난 10일 파업이 시작된 이후 수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절충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 19일 중노위의 사후조정 권고를 받아들였다. 한편 의료원 산하 신촌·영동·용인 세브란스 병원 등은 파업 여파로 응급실 등이 필수업무만 유지돼 암환자 등이 불편을 겪고 있고 신규 환자를 받지 못해 병동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비정규직 ‘보호법’이 ‘해고법’으로

    비정규직 ‘보호법’이 ‘해고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량 해고에 항의해 매장 점거 농성을 벌이던 이랜드 노조 파업이 공권력 투입으로 막을 내렸다. 경찰이 강제 해산시켰지만 노동계가 이랜드 제품 불매 운동에 나서고 이랜드 노조가 앞으로 수도권 매장과 계열사 기습 점거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비정규직 보호법안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우려된다. ●경찰, 연행 노조원 167명 유치장 입감 서울경찰청은 20일 오전 9시40분쯤 서울 서초구 뉴코아 강남점과 마포구 홈에버 월드컵몰점에 71개 중대 7000여명을 투입해 농성중이던 박양수 뉴코아 노조위원장과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조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와 노조원 167명을 연행했다. 이 가운데 국회의원 보좌관 1명은 농성과 무관한 것으로 드러나 귀가조치했고 나머지 167명은 서울과 안양 등지의 경찰서 유치장에 수용했다. 경찰이 진입하자 뉴코아 강남점 1층 매장에서 농성 중이던 조합원 108명(여성 80명, 남성 28명)과 홈에버 월드컵몰점 1층 계산대 앞에서 농성을 벌이던 조합원 60명(여성 44명, 남성 16명)은 팔짱을 끼고 바닥에 드러누워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과 경찰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여성 노조원은 바닥에 누워 완강하게 버텼지만 1명당 여경 5명이 달라붙어 들려나갔다. 경찰은 2곳 모두 1시간여 만에 진압했다. ●이랜드 노조,“매장 기습 점거 나설 것”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조위원장은 “생존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거된 것이니 남은 노조원들이 또다시 기습 점거를 할 것”이라며 호송버스에 올랐다. 이남신 이랜드 일반노조부위원장도 “21일 2차 대규모 투쟁은 5000명 이상이 참가해 이랜드 60개 유통지점뿐 아니라 계열 호텔, 본사까지도 기습할 예정이다. 추후 중국매장까지도 급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3개월 이상 고용안정제를 철회, 양보하고 회사에 18개월 미만 고용보장안을 내라고 했지만 회사가 협상을 종결했다.”면서 “공권력 투입의 명분이 없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계 강력 반발 홈에버 월드컵몰점에서 전날 밤부터 밤샘 문화제를 열며 농성장 주변을 지키던 200여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농성자 가족들이 경찰 투입에 격렬하게 항의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노회찬·심상정·천영세 의원이 농성장에 들어가 경찰 진압에 맞섰다. 뉴코아 강남점에는 민노당 단병호·이영순 의원이 200여명의 조합원들과 함께했다. 단병호 의원은 “정부가 비정규직법의 최초 갈등 사례인 이랜드 사태를 물리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지금의 비정규직법이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악법인 만큼 비정규직법 재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 노사 양측은 지난 10일 첫 대표급 협상을 진행한 이후 19일 새벽까지 협상을 벌여 왔지만 조합원 고소고발 취하와 해고직원 복귀, 단계적 외주화 철회 등의 문제에서 의견이 엇갈리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노조를 지지하는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21일부터 ‘이랜드 제품 불매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랜드 사태가 남긴 것 비정규직보호법의 문제점으로 비화된 이랜드 사태는 노사 모두에 큰 상처만 남겼다. 사측은 기업 이미지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지난 5월부터 불거진 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대량 계약해지와 관련 분야의 외주화 작업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약한 근로자를 해고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사태를 통해 이랜드는 노사 관계의 허술함을 드러냈다. 노동부 관계자는 “오랫동안 분규가 있었던 사업장의 노사대표가 상대방이 누군지를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노조 역시 많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경찰에 연행된 168명 가운데 체포영장이 발부된 9명이 포함돼 있는 등 불법 점거를 주도했던 노조원들의 사법처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보호법의 문제점이 노출된 만큼 법 개정을 비롯한 보완책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보호법이 지난 1일 시행되기 전부터 전문가들은 대량 해고와 외주화 등 문제점을 우려해 왔다. 반면 경영계는 노동시장에 대한 지나친 규제로 일자리가 감소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이해 관계에 따라 시각이 엇갈리고 있어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신은종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비정규직보호법이 규정한 차별의 근거를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외주화 등 간접고용을 현재보다 더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 임일영 류지영 이경주기자 argus@seoul.co.kr
  • 이랜드 농성 강제해산 초읽기

    이랜드 농성 강제해산 초읽기

    비정규직 문제로 매장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랜드 노사 분쟁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19일 새벽까지 진행된 이랜드 노사의 협상이 결렬되고 노동부가 더 이상 노사 양측에 재교섭을 중재할 계획이 없다고 밝힘에 따라 점거 농성장에 공권력 투입 가능성이 높아졌다. 19일 이랜드 노사에 따르면 뉴코아 노사와 홈에버 노사가 지난 18일 오후 8시부터 19일 오전 6시30분까지 14시간 동안 경인지방노동청 안양지청에서 각각 밤샘 협상을 벌였으나 타협안을 찾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홈에버·뉴코아 노사가 법인별로 분리 교섭을 벌였지만 비정규직 직원 고용보장과 조합원에 대한 고소·고발 및 손해배상 청구 등 핵심 쟁점을 놓고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았다.20일째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몰점 매장을 점거 농성 중인 홈에버 노조가 먼저 결렬을 선언했다. 곧이어 뉴코아 노사도 입장 차만 확인한 채 서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결렬 원인은 상호 신뢰 부재 가장 큰 이슈였던 ‘매장 점거 해제’의 경우 사측은 먼저 매장 점거를 풀라고 주장했다. 사측은 노조가 농성 점거로 협상을 장기간 끌어가 사측에 경제적 타격을 가해 초조하게 만들어 협상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요구 조건들을 모두 다 받아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조는 사측에서 노조가 가진 유일한 무기인 ‘매장점거’라는 수단을 무력화시킨 뒤 협상에서 자신들의 일방적인 안을 관철시키고 결국 뉴코아의 외주화와 홈에버 직원 해고 등을 쉽사리 일궈내려는 음모라고 주장해왔다. 이랜드 노조는 비정규직 법안 시행을 앞두고 우리은행과 신세계 등이 비정규직을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했지만 이랜드 사측이 비정규직을 대량 해고하면서 지난달 30일 파업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매장 점거 농성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고, 민주노총 등이 비정규직 법안에 대한 시범 케이스로 삼아 적극 개입하면서 사태가 더욱 확산됐다. 동부는 이랜드 사태가 불거지면서 이달 초 시행한 비정규직 법안의 허점이 드러나자 조급한 중재에 나섰다. 이랜드 사태는 점거 농성 전에 이미 예견됐음에도 미적거리다 이랜드 사태가 비정규직 법안과 맞물려 돌아가면서 제2, 제3의 이랜드 사태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적극 나선 것이다. 특히 세밀하지 못한 대처와 은연중에 사측을 편드는 듯한 노동부의 편향적 자세가 노조를 자극했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노사 양측의 의견을 들어 중재안을 만들었다.”며 노조 측과 협의되지 않은 말들을 협상에 앞서 언론에 흘려 노조를 자극해왔다. 이때마다 김경욱 위원장은 “제발 사측하고만 이야기하지 말고 우리하고도 좀 사전에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이장관을 비난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어청수 서울경찰청장 주재로 이랜드 파업 관련 경비 대책회의를 열고, 홈에버 월드컵몰점과 뉴코아 강남점 등 농성장 2곳에 공권력을 투입해 강제 해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연세의료원 노사, 중노위 조정받기로 연세의료원 노사가 19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 조정을 받기로 합의해 열흘째 계속되고 있는 파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미 지난주에 사후조정을 받기로 했던 사측 역시 “중노위에서 내일 사후조정을 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기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성실하게 응하겠다.”고 말했다. 신촌 세브란스의 경우 어린이병원 소아과 및 소아외과 제47병동, 재활병원 제61병동, 신경과 제111병동, 소화기 제182병동이 18일 폐쇄된 데 이어 19일은 내분비 류머티즘 내과 제23병동이 폐쇄되어 총 184개 병상이 빈 상태다. 병원측은 환자가 2명뿐인 외과 132병도 폐쇄할 예정이다. 이동구 류지영 이경주기자 superryu@seoul.co.kr
  • [무한경쟁 시험대 오른 현대·기아차] (하) 발목잡는 노사분규

    [무한경쟁 시험대 오른 현대·기아차] (하) 발목잡는 노사분규

    이룰 수 있다면 ‘목표’지만 그게 안 되면 ‘꿈’이다. 현대·기아차에서 ‘무분규 원년’이 그렇다.“올해야말로 파업 없이 1년 365일을 옹골차게 정상조업으로 채워 보겠다.”고 다짐하지만 성공한 적이 없다. 오죽하면 ‘현대·기아차의 달력에는 11개월밖에 없다.’는 말이 나왔을까. 올해도 사정은 비슷하다. ●기아차 이미 2800억원 매출 손실 현재 기아차의 사정은 어렵다. 판매부진 등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2·4분기 151억원,3분기 874억원,4분기 550억원, 올 1분기 737억원 등 4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냈다. 총 적자규모는 2312억원이다. 그러나 노조는 지난달 28,2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파업을 벌인 데 이어 이달 3일부터 18일까지는 임금협상안 관철을 위해 9차례 부분파업을 했다. 회사 추산에 따르면 그동안 차 1만 8909대를 만들지 못해 2774억원의 매출손실이 났다. 예고된 대로 20일까지 파업이 이어지면 생산차질 규모는 2만 2909대, 매출손실은 3357억원으로 불어난다. 이에 따라 올 2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는 기본급 12만 8805원(기본급의 8.9%) 인상, 생계비 부족분으로 통상임금의 200% 지급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2차 협상밖에 끝내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파업에 들어가는 초강수를 뒀다. ●현대차도 불안 올해 임협·단협을 함께 진행해야 하는 현대차도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교섭에 들어가지만 전망이 어둡다. 기아차와 같은 기본급 대비 8.9%의 인상안을 제시해 사측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단협에서도 전체 134개 조항 중 28개에 대해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정년 58→60세 연장, 차종투입·생산물량 노사합의, 상여금 700→800% 인상, 퇴직금 누진제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어 사측과 접점을 찾기 어려운 형국이다. 사측도 임금피크제 도입, 유급휴일 축소, 인력 전환배치 등 과거보다 강경한 요구안을 노조에 제시한 상태다. 기아차 파업으로 부품 협력업체들도 큰 피해를 보고 있다.18일까지 1차 협력업체(370여개)와 2,3차 협력업체(6000여개)의 매출 차질액은 2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차에 납품하는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은 현대차와도 거래하고 있어 앞으로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기아차에 내장부품을 납품하는 업체 관계자는 18일 “평소에는 잔업에 특근까지 해도 물량 맞추기가 힘들었지만 기아차 파업 이후 평일에도 가동을 중단하기 일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대·기아차의 높은 노동계 위상 과거 노사분규가 심했던 중공업·조선·정유 등 파업이 거의 사라지면서 현대·기아차 노조의 노동계 내 위상이 크게 높아진 것도 원만한 노사관계를 가로막는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파업으로 인한 전체 생산 차질액 3조 324억원(산업연구원 집계) 중 현대·기아차 파업으로 인한 생산 손실이 2조 4046억원으로 79.3%를 차지했다. 지난해 기준 기아차의 가동률은 89%로 일본 도요타의 98%에 크게 처진다. 생산라인 편성효율도 도요타 93%의 3분의2인 59%에 불과하다. 기아차 관계자는 “노사간 협의사항이 너무 많아 생산지연과 장시간 라인중단 등이 잦다.”면서 “노사가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면 연간 97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가 처한 국내외 경영환경은 비생산적인 노사관계로는 도저히 배겨낼 수 없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면서 “인력과 라인의 탄력적 운용 등 구조개선을 빨리 이뤄내지 못하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강주리기자 windsea@seoul.co.kr
  • 금속노조 또 파업… 연세의료원 협상 결렬

    기아자동차 등 금속노조 소속 44개 사업장 3만 9000여명의 노조원들이 18일부터 완성차 4사의 산별교섭을 위한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에서 2만여명의 노조원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6시간 동안,GM대우는 9000여명이 4시간 동안 각각 부분파업을 벌였다. 금속노조는 19일 사용자협의회측과 산별중앙교섭을 가질 예정이지만 완성차 4사 등 대기업들은 교섭 불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완성차 4사측은 “산별교섭으로 인해 이중교섭과 이중파업이 되고 있다.”는 이유로 산별중앙교섭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완성차 4사측이 중앙교섭 참여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8월에도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의료원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첫 대표자회의를 열었으나 성과 없이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사측은 “임금협상을 먼저 하려고 하고 있으나 노측이 에이전시숍, 간호사 등급 등 문제에 대해 예·아니오로 답하라고 해서 결렬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노조측은 “회사가 먼저 안을 만들어와야 협상이 되는데 아무런 안도 만들지 않으니 협상 자체가 어렵다.”고 반박했다. 병원 측은 이날 입원율은 평소의 35.6%, 외래 진료율은 60.8%이며, 수술은 64건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동구 이경주기자 yidonggu@seoul.co.kr
  • 이랜드 협상 난항… 공권력 투입 임박

    이랜드 협상 난항… 공권력 투입 임박

    비정규직 처리 문제를 둘러싼 이랜드 노사의 벼랑끝 협상은 마지노선으로 정한 18일 자정을 넘기면서도 끝내 타결을 보지 못한 채 난항이 계속됐다. 이에 따라 이랜드 사태의 파국을 막기 위한 정부의 공권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19일 새벽 공권력이 투입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노조측은 이날 밤 11시부터 이랜드 계열사인 홈에버와 뉴코아는 각각 분리교섭에 들어가고, 사측도 협상 데드라인 시한인 자정을 넘기면서 협상에 임했으나 외주화 중단과 비정규직 계산원의 정규직 전환 등 핵심 쟁점에는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짓밟는 행위” 노사협상에 앞서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후 과천정부청사에서 “이랜드 노사의 교섭을 끝까지 지켜보겠지만 언제까지나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사실상 최후 통첩을 했다. 이 장관은 “교섭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권력 투입 등) 적절한 방법을 통해 매장 점거 상황을 해소하려 한다.”면서 “공권력 투입 시점은 법무부와 경찰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공권력 투입 준비를 하고 있으며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 투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공권력이라는 폭력으로 비정규노동자들의 절규를 짓밟는다면 전조직 차원에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전국 37개 인권단체들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이날 이랜드 노조가 농성 중인 뉴코아 강남점에 대한 인권실태 조사 보고서를 내고 정부의 공권력 투입 방침을 비난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랜드 사측이 농성장 방화 셔터를 내린 뒤 용접 봉쇄한 것은 신체의 안전에 대한 직접적이고 중대한 인권침해”라며 감독기관인 서울시 소방방재본부장 등에게 긴급 소방점검을 통한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고 법령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이 장관 왜 서두르나 노사 분쟁에 대화와 타협을 강조해 왔던 이 장관이 이랜드 사태에 강경한 대응을 천명하고 나선 데 대해 노동계는 2가지의 이유를 꼽는다. 무엇보다 소외계층을 돕겠다는 비정규직보호법이 이랜드 사태로 인해 출발과 동시에 큰 문제점을 노출한 데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하고 싶은 이 장관으로서는 이랜드 사태가 현 정부의 마지막 남은 지지층에 등을 돌리게 하는 불씨로 작용할까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이다. 비정규직보호법에 대한 애착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비정규직보호법은 6년 이상을 끌어오다 이 장관이 취임한 이후 급물살을 탔고, 결국 입법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학계 등에서는 법 자체가 보완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노동계 관계자는 “장관과 현 정부의 치적이 될 만한 비정규직보호법이 이랜드 사태로 시행 초기부터 비판받고 있는 데 대해 몹시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랜드 노사, 벼랑끝 협상 앞서 이랜드 노사는 오후 7시 서울지방노동청 관악지청에서 이랜드 노사와 뉴코아 노사 등 법인별로 각각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에는 법인별로 홈에버 측은 홈에버 오상흔 사장과 이랜드 김경욱 일반노조 위원장이, 뉴코아 측은 뉴코아 최종양 사장과 뉴코아 박양수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사측은 ▲18개월 이상 근무자 정규직화 ▲외주용역 1년후 폐지 ▲해고자 복직 등과 함께 임금동결 등 고통 분담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3개월 이상 근무자 무조건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노조측은 “외주화 방안이 구체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점거 농성을 풀 수는 없으며 임금 동결 등 고통 분담 관련 내용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동구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10년뒤 한국’ 이것이 고민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10년뒤 한국’ 이것이 고민

    지난 10년간 세상은 급변했지만 앞으로 10년동안 세상은 더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10년 뒤 우리나라는 무슨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지, 그런 고민을 하지 않거나 줄이기 위해서는 미리 어떤 것을 대비해야 할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 환경·문명 충돌 심화… 삶의 질 더 나빠져 10년 뒤 한국사회는 경제와 환경, 문명과 생태계, 인간과 자연의 충돌로 환경적·사회적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크게 쇠락할 것이다. 이로 인해 삶의 질이 지금보다 더 나빠지고 경제사회 발전의 지속성마저 멈춰버릴지 모른다. 현재 국민소득이나 교역규모가 세계 10위권에 있다고 해서 그것이 삶의 질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먹는 음식 등 우리가 매일 접하는 땅과 물과 환경이 심하게 오염돼 아토피, 비염, 비만, 당뇨병, 심장질환, 뇌졸중 등 각종 환경성 질환이 만연하고 있다. 서울은 4년 연속 세계 최고의 대기오염 도시로 국제적으로 공인되어 있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이 해마다 발표하는 삶의 질 측정수단인 ‘지속가능성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42개 국가 중 최하위권인 122∼136위 사이를 오르내린다. 앞으로는 경제 지상주의나 개발 일변도의 정책이 크게 도전받게 될 것이다. 난개발, 부실공사가 사회적 악으로 지탄받고 그것을 주도한 정치인이나 관료 및 기업들은 사회적 죄인으로 지목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주자들은 앞다퉈 그린벨트 해제, 산림과 농지 전용, 막개발과 난개발 등 개발시대의 패러다임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토지·건설과 연관되는 이른바 ‘토건국가’의 폐해가 노골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사회 지속가능성의 악화도 우려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 및 이혼 증가율, 교통사고 사망률, 청소년 범죄율, 음주 사망률, 저출산 고령화 현상, 노사간 극한대립 등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환경의 지속가능성이 나빠지면 삶의 질 하락과 사회 양극화 및 대립을 더욱 부추겨 사회의 지속가능성마저 악화시키는 동반 상승현상이 나타난다. 정치·경제 지도자들은 10년 뒤에는 스스로 역사적 죄인으로 지목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환경친화형 발전, 녹색주의 개발, 삶의 질을 중심에 두는 경제정책 등 한마디로 경제와 환경을 제도적으로 조화시키는 정책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김성훈 상지대 총장(전 농림부장관) ■ 경제 성장능력 저하… 재정부담 급증 최근 재정적자가 지속되고 국가부채가 증가하는데 이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므로 사전 예방대책이 필요하다. 첫째, 급속한 노령화와 경쟁력 둔화 등으로 성장능력이 떨어져 세입이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부분 연구기관의 미래 잠재 성장률은 4% 수준이다. 둘째, 노령화로 각종 연금과 의료보험의 재정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노령화는 세계에서 유례없이 빨라 2000년 65세 이상 인구비중이 7%였는데,2019년에는 14%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보험에서 노인의료비 비중이 1985년 4.7%에서 2006년 22.8%로 늘어났고,2010년에는 28% 수준으로 전망된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 대한 재정지원도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도입된 기초노령연금도 막대한 재정부담을 초래할 것 같다. 셋째, 재정지출 구조면에서 공무원 인건비,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등 지출을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복지비 지출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비전 2030 희망 한국’에 따르면 2006∼2030년 복지지출 증가율이 연 9.8%로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넷째, 통일시 북한 재건을 위한 막대한 비용이 예상된다. 그 비용조달을 위해서는 증세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막대한 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미 국가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통일 비용 조달을 위한 부채까지 늘어난다면 국가부채는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다. 독일의 경우 통일되던 1991년 부채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40.4%에서 2004에는 67.0%로 크게 늘어났다. 최종찬 롯데그룹 고문(전 건교부장관) ■ 다인종·다문화 가속화… 민족 정체성 혼란 10년 뒤에는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는 선진국이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환율변동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성장속도를 유지해 나간다면 8년 후인 2015년쯤에는 국민소득 3만달러가 달성될 것이라고 본다. 다만, 그때쯤이면 고령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의 발굴 등 우리경제의 지속성장에 대한 고민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방화도 질적, 양적으로 한층 진전되어 있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가 늘어나면서 교역량도 크게 늘게 될 것이다. 또한 국제간 교류협력관계가 확대되면서 해외 인력과 문화의 국내유입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다인종·다문화사회에 접어들 것이며, 민족주의적 배타성보다는 어떻게 하면 세계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다할 것인가를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본다. 산업구조도 지금과는 달라져 있을 것이다. 정부가 계획하는 지능형 로봇, 미래형자동차, 지능형홈네트워크 등 10대 차세대 성장산업이 모습을 나타내면서 제조업이 재편되고 서비스업의 비중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또한 신기술이 개발되고, 기존 기술이 다른 기술과 융합되면서 새로운 사업모델도 계속 생겨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상품과 서비스는 물론 자본, 기술,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이 크게 확대되면서 국가간, 기업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만큼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 경우 경쟁대열에서의 탈락도 그만큼 빨라지고 기업의 수명도 단축될 것이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 고령인구 14%… ‘누워 지내는 노인’ 일반화 10년 뒤 대한민국은 성장하는 중국과 회복하는 일본 사이에서 여전히 성장 동력의 모색과 창출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글로벌 생산체제가 급속히 변화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는 제조업에서 지식서비스 중심으로 전환을 꾀하고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FTA)과 남북 및 주변 열강들과의 역학 관계는 대한민국의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교육과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파생되는 문제가 고민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국내 정치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가운데 북한 체제의 전환과 주변 열강들의 각축은 심화하면서 우리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져줄 수 있다. 예컨대 탈북자 문제는 더욱 심각해져 남북간 정치문제뿐 아니라 남한내 사회적 갈등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외국인 노동자와 농촌에서의 국제결혼 및 혼혈아동의 문제는 구체적인 사회 이슈로 다가올 것이다. 이는 우리 국민의 정체성과도 결부돼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 분야는 지금과 다른 형태의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외국으로 진출,‘기러기 아빠’를 양산했으나 10년 뒤에는 ‘가족의 해체’라는 극단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외국 대학이 국내로 진출하면서 국내 대학들은 입시제도보다 국내·외 우수 인력의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고령화가 진전되어 출산 장려와 보육, 노인복지 문제도 크게 부각될 것이다.10년 뒤 우리 사회는 고령 인구가 전체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현재 일본사회를 특징짓는 ‘네타키리(寢たきり, 즉 누운 채)’라는 단어가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 뇌졸중ㆍ중풍 등으로 누워 지내는 노인들이 일반화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간병의 장기화와 의료비 증가, 연금재정 고갈 등이 발생하는 고령사회의 심각한 고민이 시작되는 것이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장 ■ 나노기술 이용 테러 위험… 北체제 큰 변수 10년 뒤 한국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우리는 현재 급격한 인구 구조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저출산 및 고령화의 추세이며 특히 한국은 그 정도가 심하다.10년 뒤 인구증가율은 마이너스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고령화 인구 비율도 13.8%로 증가하고 2030년에는 무려 24% 이상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잠재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고, 우리는 이민정책을 포함한 노동인구 활용을 고민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정보기술(IT) 혁명은 18세기의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대 변혁의 시작이었다. 전문가들은 생명공학, 나노기술,IT기술의 융합이 차세대 기술 혁명이 될 것이라는 예측에 동감한다. 생명공학은 인류복지 증진을 위한 질병, 웰빙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지만 생명 복제와 같은 도덕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나노기술은 아직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이며 이 역시 우리의 생활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혁명이고 동시에 테러와 같은 나쁜 용도로 사용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10년 뒤 이러한 차세대 과학 기술 분야에서 선진국과의 수준 격차를 고민할 가능성이 많다. 우리들은 남북 통일이라는 시기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아주 중요한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10년내에 북한체제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난다면 한국에는 무엇보다도 큰 과제가 아닐 수 없으며 우리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할 문제다. 앞으로의 10년은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임상규 삼성경제硏 연구전문위원
  • 이랜드 “뉴코아 비정규직 외주 철회 용의”

    이랜드 노사는 16일 밤샘 협상에 이어 17일 협상을 재개했으나 쟁점 현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테이블을 접는 등 진통을 거듭했다. 국내 최대 산별노조인 전국금속노동조합이 18일부터 산별교섭 쟁취를 위한 파업에 돌입, 노동계 하투(夏鬪)가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이랜드 노사협상 결렬… 오늘 재교섭 이랜드 노사는 이날 오후 1시30분, 홈에버 노사는 오후 2시부터 서울노동청 관악지청에서 각각 협상에 들어갔으나 외주화 중단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사안에서 의견이 엇갈려 정회를 거듭한 끝에 7시간여 만인 오후 9시쯤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사는 그러나 18일 다시 법인별 대표자급 노사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으며,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는 추후 논의를 거쳐 정하기로 했다. 이남신 이랜드 수석부위원장은 “사측이 비정규직의 외주화에 대해 철회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사측에서 고통분담의 조건으로 임금 2∼3% 삭감을 요구해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금속노조,18일 2∼4시간 부분파업 금속노조에 따르면 사용자협의회와의 산별 중앙교섭이 진전을 보이지 않음에 따라 18∼20일 17개 지부 185개 지회(조합원 7만 7000여명)에서 파업에 들어간다. 금속노조는 중앙교섭에 참여한 사업장에서는 2시간, 교섭 불참 사업장은 4시간, 기아차지부 등 노조 지도부를 고소·고발한 사업장에서는 6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일 방침이다.금속노조는 19일 사용자협의회와 교섭을 가질 예정이며 추가 교섭에서도 절충점이 도출되지 않으면 23일부터는 찬반투표에 참여한 모든 사업장에서 6시간씩 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 최대 단위노조인 현대차 지부가 파업에 참여하지 않아 파업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연세의료원 입원율 30%대로 떨어져 8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연세의료원은 17일 오후 노사 협상을 재개했으나 노조는 기본급 4% 인상과 각종 수당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기본급만 2% 인상을 고수했다.또 노조는 1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간호등급 상향 조정, 보직수당 10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맞섰다. 병원 측은 입원 환자들에게 다른 병원으로 옮겨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이날 입원율은 평소의 30%대까지 떨어졌다. 병원 관계자는 “응급실에서도 간단한 봉합 수술 외에 큰 규모의 수술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응급환자도 다른 병원으로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이동구 류지영 이경주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공병호가 본 ‘10년뒤 한국’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공병호가 본 ‘10년뒤 한국’

    2017년의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지난 10년, 그러니까 외환위기를 맞았던 1997년 이후 10여년 동안 우리 자신과 사회가 어떤 변화를 경험해왔는가를 살펴봄으로써 전체적인 모습을 그릴 수 있다. 급속한 변화 혹은 급변하는 환경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무성하지만 현재와 단절된 모습의 엄청나게 변화된 미래보다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점진적으로 변화된 미래상이 더 올바를 것이다. 어느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내다볼 수 없지만, 이 글에서는 현재를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미래를 특징지을 수 있는 중요한 트렌드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첫째, 인구 구성비 변화가 한국 경제의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또렷해질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잠재성장률의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한국 경제는 서서히 역동성을 상실해 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노령인구의 증가와 생산 가능인구의 감소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006년 말 한국개발연구원은 ‘인구 구조 고령화의 경제 사회적 파급 효과와 대응 과제’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03년부터 2050년까지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2020년대에는 연 2.91%,2030년대는 연 1.60%,2040년대는 연 0.74%로 계속적으로 저성장 국가로 한국이 탈바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0년대의 잠재성장률이 4%인 점을 고려하면 30년동안 거의 제로 퍼센트에 가까운 성장률로 떨어질 전망이다. 물론 이민의 증가 추세, 한반도의 통일, 제도개혁의 향방 등에 따라서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10년동안 잠재성장률은 점점 떨어지는 추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에서 1955년부터 1963년까지 1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수는 무려 500만명이나 된다. 이들의 은퇴가 기정 사실로 자리를 잡게 되는 2015년과 2020년에 65세 이상의 인구 비중은 각각 12.9%와 15.6%로 높아지게 된다. 반면 14세 이상의 인구 수는 각각 13.7%와 12.4%로 떨어지게 된다. 지난해의 65세 이상 인구와 14세 이하의 인구 비중이 각각 9.5%와 18.6%를 차지하였음을 고려하면 인구 구성비의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추세가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가시화되는 현상을 목격하는 10년이 될 것이다. 둘째, 중국 경제력의 급속한 성장은 한국 사회의 곳곳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미래는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 제조업이 당면하게 될 10년은 최근 중국 자동차 업계의 근황을 전하는 한 베이징 주재 특파원의 다음과 같은 기사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대당 600만원대의 초저가 중국산 소형차가 2008년부터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미국 기술로 만들어져 기존 중국산 차보다 품질은 월등히 좋지만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저렴한 차종이어서 ‘한국차 킬러’가 될 가능성이 많다. 미국 3위 자동차회사인 크라이슬러의 톰 라소다 사장은 7월4일 베이징에서 중국 1위 토종 자동차 회사인 치루이(Cherry)의 인퉁야오 회장과 소형차 공동개발에 관한 협정문에 서명했다. 치루이자동차는 이날 유럽시장과도 수출 계약을 했다.” 어중간한 가격에 어중간한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많은 제조업들이 어려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며, 구조조정의 와중에 휩쓸려 들어가게 될 것이다. 생존을 위한 제조 기업들의 중국, 인도 그 밖의 제3국으로의 이동과 같은 현지화 전략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특별한 상황이 전개되지 않는 한 한국 사회에서 성장률을 높이고 실업률을 크게 낮추는 일이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특별한 스킬(기술)이나 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해외 시장에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젊은이들의 일자리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 자체가 저성장과 고실업 현상의 심화에 힘을 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은 한국 제조업의 상징적인 분야이다. 자동차 산업은 한국의 제조업이 당면하게 될 미래의 모습을 시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노사관계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면, 상황은 반전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는 한 한국 제조업의 샌드위치 상황과 위기론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 산업의 최대 수혜자는 한국의 소비자가 될 것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저렴한 중국산 상품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앞으로 10년은 위기감의 증대와 혁신에 대한 각성을 사회 전체가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읽고 추진력을 가진 지도자의 선택에 한국이 성공한다면, 한국은 기대 밖의 변화 혁신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다. 이는 한국의 상황을 크게 호전시킬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위기 상황은 늘 부정적인 면만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어중간한 상품 생산이 가져다주는 어려움은 반대로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 사회 전체에 혁신 필요성을 크게 부각시킬 것이다. 이에 따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산성 향상과 창의적인 발상을 위한 제도개혁과 분위기 일신과 같은 혁신 능력 강화를 가져올 것이다. 특히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제도의 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될 것이다.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게 될 변수는 초·중·고 학생뿐만 아니라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계속 증가 추세에 있는 해외 유학생들이다. 이들은 한국의 교육 제도 개혁에 일조를 하게 될 것이다. 교육 수요자들의 발로 뛰는 투표가 변화와 혁신에 대한 움직임을 가져오고 이런 요구를 정치인들이 수용하는 방식으로 한국 교육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창의적 인재의 양성을 가능하게 하는 교육제도의 개혁이 성공하고 사회 전반에 걸친 혁신 운동이 성과를 거둔다면 잠재성장률의 하락을 상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역시 제도개혁의 방향이 한국의 앞으로 10년 모습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되는데, 이는 정치 지도자의 선택이 결정적이라 할 수 있다. 미래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지도자의 선택에서 한국인들이 보여주는 지혜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다. 넷째,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더욱 힘을 받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서 걸출한 성과를 거두는 기업들이 상당 수 등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해외 시장 개척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에까지 확산될 것이다. 업종도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까지 내수 시장에서 실력을 점검 받은 기업들 가운데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공하는 기업들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의 그 어떤 분야보다도 한국 기업의 생존과 성장 능력에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다섯째, 금융업의 눈부신 성장은 앞으로 10년을 특징짓는 또 하나의 트렌드가 될 것이다. 그동안 제조업의 보조자 역할을 맡아왔던 한국 금융업은 외환위기의 쓰라린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자본통합법 등과 같은 제도 개혁에 힘입어서 큰 성장을 거두게 될 것이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에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의 성장은 금융업 자체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음을 뜻한다. 특히 자산 운용 분야에서 걸출한 성과를 거두는 금융업의 등장은 투자자들의 부가가치 창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자율이 주어졌을 때 한국인들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어들일 수 있는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앞으로 한국의 금융업이 될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외에 앞으로 유럽, 아세안, 일본, 중국 등과의 협정이 부분적으로 성사됨으로써 한국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는 크게 확장될 것이다. 자율, 창의, 개방, 도전 등과 같은 시대정신이 다시 한번 한국 사회의 중심을 차지할 수 있다면, 한국인들은 과거의 부진을 씻고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공병호는 대표적 자유주의자다.1990년대 말 한국경제연구원 산하 자유기업센터 소장으로 있으면서 경쟁에 기반한 시장 논리를 거침없이 설파, 이름을 알렸다. 경남 통영이 고향이다.“멸치잡이를 하던 아버지 덕분에 일찍이 자본주의의 치열함을 깨달았다.”는 게 본인의 고백이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라이스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2000년 3월 인티즌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했다. 코아정보시스템 사장을 잠깐 맡기도 했다.2001년 10월 개인 이름을 브랜드로 내건 지금의 경영연구소(공병호 경영연구소)를 세웠다. 외부 강연과 경영 컨설팅, 책 등을 쓰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 [본지-KSDC 공동여론조사] 가장 중시해야 할 정책

    [본지-KSDC 공동여론조사] 가장 중시해야 할 정책

    “이번 대선에서 후보들이 가장 중요시해야 할 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설문에 응답자의 55.6%가 ‘경제’를,7.5%가 ‘정치·외교’를,5.0%가 ‘사회’분야 정책을 꼽았다.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먹고 사는 문제를 가장 중요한 후보 선택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민심은 후보 지지도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한 응답자만을 대상으로 지지도를 분석한 결과, 이명박 전 시장(41.9%)이 박근혜 전 대표(24.5%)를 압도했다. 이번 선거에서 특히 경제의 중요성이 두드러지는 이유에 대해 KSDC 김욱(배재대 교수) 이사는 “직접적으로는 지금 우리 경제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며, 근본적으로는 민주주의가 성숙 단계로 들어섰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민주주의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서구에서는, 중대한 정치적 스캔들이나 전쟁 같은 특수상황이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국내경제 문제가 선거에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것이다. ●“대선후보 선택기준은 경제” 55.6%로 압도적 경제 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높은 관심은 성별, 연령별, 학력별, 소득별, 지역별로 커다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예상과 달리 보수층보다 진보층에서 경제를 중요시하는 비율이 높은 점이 인상적이다.‘진보’로 자처한 응답자의 59.6%가 경제를 중요하다고 한 반면, 보수는 55.3%가 경제를 꼽았고, 중도는 56.9%였다. 부(富)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사회적 약자가 더 큰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경제 정책 중 후보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공약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응답자의 43.8%가 ‘실업문제 해결’을,23.6%가 ‘부동산문제 해결’을 들었다. 서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된 사안들이다. 반면 감세(9.1%), 노사문제 해결(7.6%), 기업규제 완화(6.5%), 외자 유치(2.0%) 등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사회정책 중 관심 공약은 “양극화 해결” 28.4% 서민들의 경제적 고통은 “사회 정책 중 후보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공약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란 설문에서도 확인됐다. 사회 양극화 해결(28.4%)과 비정규직문제 해결(17.0%) 등 서민 경제와 직결된 사안들을 우선적으로 꼽은 것이다. 이어 고령화사회 대책(14.5%), 사회복지 강화(14.4%), 공교육문제 해결(9.3%), 대학입시자율화(3.8%), 이념갈등 해소(3.1%), 양성평등 실현(1.7%) 등의 순서로 응답했다. 정치분야 공약 중에서 유권자의 관심을 끈 것은 부패정치 청산(41.8%)과 지역갈등 해소(20.5%)였다.“아직도 상당수 유권자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음을 반영하는 결과”라는 게 KSDC의 설명이다. 반면 국가권력기관의 중립(9.1%), 정부규모 축소(8.8%), 공기업 민영화(8.3%), 개헌(2.6%) 등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외교 정책 중에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29.7%)과 북핵 문제 해결(27.4%)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다.‘북풍’(北風)이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음으로 한·미동맹 강화(15.5%), 대중국 외교 강화(9.1%), 전시작전권 환수(4.3%) 등의 순서였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정치 살생부/이목희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 정가에 살생부가 나돌아 장안에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을 특1등과 1∼3등의 공신,‘역적’‘역적 중의 역적’등으로 분류한 것이었다. 노사모를 자처하는 네티즌이 유포한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러나 2002년 대선 과정에서 노 후보를 괴롭힌 인사들이 역적으로 분류됨으로써 누가 봐도 그럴듯했다. 실제로 역적으로 지목된 이들은 2003년 말 친노 의원들이 열린우리당을 만들 때 대부분 민주당에 잔류했다. 대표적인 이가 박상천 중도통합민주당 공동대표. 그는 살생부에서 ‘역적 중의 역적’으로 이름이 올랐다. 그때를 앙갚음이라도 하려는 걸까. 박 대표는 범여권 통합에서 친노 핵심과 함께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2002년의 특1등 공신을 역적으로 만들고 말겠다는 박 대표의 집념이 쉽게 꺾이지 않을 분위기다. 살생부 논란은 한나라당에서도 심각하다. 이명박 캠프의 정두언 의원이 지난달 이혜훈·곽성문 의원에게 “다음 총선 출마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공천 살생부’ 파문이 일었다. 정 의원은 “공천이 아니라 피선거권 박탈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처분을 받았다. 며칠 전에는 박근혜 캠프의 김무성 의원이 살생부 논란을 불렀다.“박 후보가 이길 경우 이 후보 캠프의 이재오·정두언·진수희·전여옥 의원은 배제할 것”이라고 말해 역시 윤리위 징계가 거론된다. 살생부 정치는 우리 선거판의 후진성과 불가측성을 심화한다. 정책과 이념은 뒷전이다. 개인적인 감정에 의해 언제라도 붙고, 깨질 여지가 있다. 특히 같은 편이었다가 갈라져 나오면 더욱 원수가 된다. 올 대선에서는 범여권과 한나라당의 살생부가 뒤엉켜 있는 것도 큰 문제다. 한나라당 경선이 끝난 뒤 승자 쪽 살생부가 가동하면 상대 캠프 소속원들이 뛰쳐나올 수 있다. 앞서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이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반대로 범여권에서 살생부가 기승을 부리면 올 대선은 다자구도로 가면서 한나라당의 승산이 높아진다. 살생부를 거론하며 살얼음판을 걷는 정치로 언제까지 국민을 불안하게 할 건지….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무한경쟁 시험대 오른 현대·기아차] (상) 英·美 ‘타산지석’ 삼아라

    [무한경쟁 시험대 오른 현대·기아차] (상) 英·美 ‘타산지석’ 삼아라

    현대·기아차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국내외 종업원 11만명에 공장 27개를 포함, 전 세계 900개의 사업장이 있다.190개국에서 차가 팔린다. 하지만 미래는 불투명하다.‘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 비상과 낙오의 갈림길에서 현대·기아차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MG로버 파산으로 英 토종업계 ‘멸종´ 영국과 미국은 현대·기아차에 살아있는 교훈이다. 영국은 195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2위의 자동차 생산국이었다. 수출 규모는 세계 최고였다. 특히 롤스로이스·벤틀리·재규어·랜드로버 등 명차의 본산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해외업체들의 생산기지로 전락해 있다. 쟁쟁한 업체들이 차례로 BMW, 포드, 폴크스바겐 등 외국회사에 넘어갔다.2005년 4월 MG로버의 파산으로 영국 토종 자동차 기업은 ‘멸종’했다.60년대 이후 노사분규, 노·노 갈등, 신차개발 지연 등이 원인이었다. 밝은 얘기보다는 주로 구조조정·매각 등으로 뉴스를 타는 미국 자동차 회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제너럴모터스(GM)는 혹독한 구조조정 끝에 가까스로 정상화의 가닥을 찾았지만 그 사이 일본 도요타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부실기업 크라이슬러를 인수했던 독일 다임러-벤츠는 끝내 경영 정상화에 실패하고 지난 5월 크라이슬러를 재매각했다. 포드도 최근 대주주의 지분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일본·유럽의 우수한 차들이 안방에 침투하는 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무능력과 함께 ‘전미자동차노조’(UAW)에 끌려다니며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엮어가지 못한 데 주된 원인이 있다. 영국과 미국의 사례는 국내 최대이자 유일의 토종 자동차 회사 현대·기아차의 현주소와 미래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타산지석’이다. 현재 놓여있는 상황 자체도 결코 녹록지 않다. 치열해지는 미래 신차개발 등 기술경쟁, 갈수록 불리해지는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 턱밑에 다다른 신흥 자동차 생산국의 추격, 여전히 비생산적인 노사관계 등 숱한 난제에 직면해 있다. 현대·기아차는 내수기반이 전 세계 어떤 회사보다도 탄탄하다. 지난해 두 회사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현대·기아·GM대우·르노삼성·쌍용 5개사 기준으로 무려 74%(현대 51%, 기아 23%)에 달했다. 해외에서의 평가도 급상승하고 있다.JD파워·스트래티직 비전·컨슈머 리포트 등의 찬사가 이어지자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는 불가능한 일이 일어났다는 뜻에서 ‘사람이 개를 물었다.’고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中 저가공세 등 영향 해외 판매 부진 하지만 다른 여건들은 어둡다. 해외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다. 미국·유럽 시장 자체가 위축된 데 더해 원화 강세로 가격 경쟁력이 약해졌고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중·소형차 시장에 선진업체들이 대거 진입해 경쟁이 심해졌다. 중국업체들은 저가 물량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그나마 현대차가 연초의 부진을 떨쳐내고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동기 대비 11% 증가한 5만대가량을 팔았다는 게 위안거리다.86년 미국시장 진출 이후 최대의 월간 실적이다. 그러나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지난달 판매는 경쟁업체들의 가격인하 경쟁으로 전년동기보다 무려 22%나 줄었다. 전월 대비로도 18%가 감소했다. 기아차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지난달 중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전년동기보다 4.2%가 줄었다. ●“프리미엄급 시장 개척해야” 많은 전문가들은 영국과 미국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노사관계 선진화 외에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과 차종의 고급화·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가톨릭대 경영학부 김기찬 교수는 “현대차의 생산성은 일본기업의 60% 정도밖에 안 된다.”면서 “오랜 ‘저비용·저품질’에서 벗어나 ‘저비용·고품질’을 달성해 급성장했지만 생산성이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지금은 ‘고비용·고품질’이란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애널리스트는 “이제는 3만∼4만달러짜리 고가모델을 세계시장에 내놓아야 할 때”라면서 “높은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프리미엄급 시장을 개척해야 지금의 한계를 탈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 강주리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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