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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레일 ‘기관사 휴먼에러 연구委’ 첫 설립

    코레일이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기관사 휴먼에러(인적오류) 연구위원회’를 설립했다. 기관사의 건강 증진과 업무 집중력을 향상시켜 열차 안전 운행 및 신뢰를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마련한 대책이다. 철도 113년 역사에서 기관사 인적오류 관련 위원회가 별도로 구성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위원회 설립은 최근 KTX와 누리호 등 잇따른 정차역 통과 장애로 고객 불편 및 불안감이 증폭된 것이 계기가 됐다. 정창영 코레일 사장이 동대구역을 통과한 기장을 면담하고, KTX 기장실에 탑승하면서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신택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인간공학과 정신건강의학전문의 등 15명으로 구성됐다. 또 위원회 활동 지원을 위해 나민찬 코레일 안전실장을 단장으로 노사 대표와 교통경영 박사, 심리전문가 등이 참여한 지원단도 꾸렸다. 위원회는 오는 9월까지 6개월간 기관의 휴먼에러를 다각적 시각에서 분석한 뒤 치유방안을 마련하고 업무에 접목하는 맞춤형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기장이나 기관사의 심리상태가 불안정할 경우 대체승무를 시행하고는 있으나, 안전운행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 사장은 “정차역 무단 통과나 후진 등의 사고를 막연히 기강해이로 치부해 처벌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면서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만큼 인적 오류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靑 대포폰에 박영준 착·발신 기록 있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에 사용한 ‘청와대 대포폰’의 착·발신기록에 정권 실세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이름이 들어 있다고 민주통합당이 9일 주장했다. 이 대포폰은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이 2010년 7월 증거인멸에 사용하라며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 ‘MB·새누리 심판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통화기록은 2010년 7월 불법사찰 증거인멸에 대한 재판 때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수사자료로, 민주당은 검찰이 당시 통화기록을 갖고 있었는데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편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은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주무관에게 건넨 관봉 형태의 뭉칫돈 5000만원을 마련해 준 ‘지인’ 등에 대해 “검찰에서 모두 밝히겠다.”고 했다가 검찰조사에서 완강히 입을 닫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은 전날 조사에서 류 전 관리관이 의혹 규명의 핵심 진술을 거부함에 따라 곧 다시 소환, 조사키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류 전 관리관은 검찰 출두에 앞서 제출한 소명서에서 “입막음용이 아니라 어려운 처지에 놓인 장 전 주무관을 순수한 차원에서 돕기 위해 십시일반의 취지로 돈을 전달했다.”고 해명했고, 검찰에서도 이 같은 입장만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러나 류 전 관리관의 해명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보고 5000만원을 마련해 건넸다는 ‘지인’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돈의 출처에 대해 입을 여는 순간 관련된 사람 모두가 다치기 때문에 입을 다물기로 결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나를 보호해 달라.”며 ‘지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은 류 전 관리관이 건넨 5000만원을 포함해 장 전 주무관에게 건너간 1억 1000만~1억 2000만원의 출처를 밝히는 것이 민간인 사찰 및 증거인멸 ‘비선 라인’ 규명의 핵심이라고 판단, 돈 전달에 관여한 참고인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날도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의 지시로 장 전 주무관에게 2000만원을 건넨 이우헌 코레일유통 유통사업본부장을 재차 소환, 조사했다. 이씨는 앞선 검찰 조사에서는 “이 전 비서관이 준 종이봉투를 건넸을 뿐 돈이 들어 있는지도 몰랐다.”고 진술했었다. 이현정·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인사]

    ■고용노동부 ◇승진 <고용정책실>△노동시장정책과 하창용△직업능력정책과 최영범<노동정책실>△근로개선정책과 금정수△근로복지과 황병길△고용차별개선과 김윤혜△산재보상정책과 유재식△제조산재예방과 오만석△노사관계법제과 서명석△노사관계지원과 이태훈<기획조정실>△기획재정담당관실 강인석△행정관리담당관실 양현수<운영지원과>△이병재 ■기상청 ◇승진 △광주지방기상청장 양일규 ■중소기업진흥공단 △홍보실장 김대규
  • 진경락 또 소환불응 강제구인 조사키로

    진경락 또 소환불응 강제구인 조사키로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의 핵심 인물인 진경락(45)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이 검찰의 3번째 소환에도 뚜렷한 이유 없이 불응한 뒤 대신 진술서를 보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검찰은 향후 수사일정을 고려, 진술서를 검토한 뒤 다시 소환을 통보하거나 아예 강제구인해 조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은 6일 “오전 10시 검찰청사로 나와 조사받으라고 통보했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불응한 뒤, 오후 자신과 관련된 사안에 대한 입장을 담은 진술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진 전 과장은 진술서에서 “나는 억울하다.”면서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진 전 과장이 사찰 업무를 가장 많이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라며 ‘윗선’ 규명을 위해서는 반드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참고인인 진 전 과장의 신분이 피내사자나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진 전 과장은 지원관실 점검1~7팀 소속 조사관들의 사찰 내용을 종합해 상부에 보고하고, 청와대 등의 ‘하명사건’을 포함한 이첩 사건들을 각 팀에 배당하는 역할을 맡았었다. 검찰이 진 전 과장을 이영호(48·구속)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최종석(42·구속) 전 청와대 행정관과 함께 핵심 수사대상으로 지목한 것도 이 같은 역할과 무관치 않다. 진 전 과장은 또 2010년 7월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사찰자료가 담긴 지원관실의 노트북PC를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진 전 과장의 은신처 등 2곳을 압수수색했지만 노트북PC 등은 찾아내지 못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최 전 행정관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압수수색해 개인 메모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2010년 9월 이동걸 고용노동부장관 정책보좌관이 4000만원을 장진수 전 총리실 주무관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최 전 행정관이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 돈의 출처 파악에 나섰다. 또 장 전 주무관에게 5000만원을 건넨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을 조만간 소환조사하기에 앞서 한국은행과 금융정보분석원(FIU) 등을 통해 돈의 출처와 흐름을 쫓고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씨줄날줄] 하명/주병철 논설위원

    문민정부 시절 공기업 사장인 A씨는 어느 날 수사기관의 전화를 받는다. 잠깐 보자는 얘기였다. 약속된 장소로 나간 A씨는 10시간 남짓 조사를 받은 뒤 A4 용지 두 장 분량의 진술서를 쓰고 귀가했다. 강압적인 위세에 눌려 조사관이 물려 준 담배 한 대를 피운 뒤 쓰라는 대로 진술서를 쓴 뒤 나왔다. 다음 날 곧장 병원으로 달려가 입원했고,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냈다. 사표는 이내 수리됐다. 이른바 ‘사직동팀’의 은밀한 공작 사례다. 사직동팀은 1999년 ‘옷로비 사건 내사’ 등으로 존폐 여부가 쟁점화되다가 2000년 10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로 폐지되기 전까지 고위 공직자와 대통령 친·인척 관리 및 세간의 첩보 수집을 담당해 온 청와대 직속 수사기관이었다. 공식 명칭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이지만 서울 종로구 사직동 안가에서 은밀히 작업을 했다고 해서 사직동팀으로 불렸다.1972년 6월 당시 김현옥 내무장관의 지시로 미국의 FBI 조직을 본떠 설립한 치안본부 특별수사대가 원조다. 당시 특별수사대는 청와대 특명 사건을 맡는 특수1대와 치안본부 자체 기획수사를 담당하는 특수2대로 조직을 분리했다. 이후 특수1대가 사직동팀으로, 특수2대가 경찰청 특수수사과로 역할을 분리해 담당했다. 사직동팀의 해체로 그 공백을 메운 게 국무총리실 조사심의관실이다. 이곳은 이명박 정부 들어 공직윤리지원관실로, 지금은 공직복무관리관실로 명칭을 바꾼 상태다. 하지만 역할은 옛 청와대 사직동팀이 하던 일을 대행하는 것이고 총괄은 민정수석실이 한다. 민정수석실은 여러 통로를 거쳐 접수된 정보나 제보 등을 면밀히 분석한 뒤 경찰청 특수수사과 또는 대검 중수부 기획수사관실로 관련 자료를 넘긴다. 이른바 ‘BH(청와대)하명’이란 것이다. 수사권한이 없는 총리실은 경찰 정보나 수사기관의 제보 등을 토대로 고위 공직자를 특정한 뒤 열흘 이상 잠복 근무하거나 뒷조사해 물증을 확보해 청와대 등에 보고한다. 민간인들의 움직임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들어 민간인 불법 사찰이 불거지면서 ‘BH 하명’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검찰이 사즉생(死?生)의 각오로 진상을 밝히겠단다. 그제는 스스로 몸통이라고 자처한 이영호 청와대 전 고용노사비서관을 구속했다. 근데 ‘BH 하명’에서 자유롭지 못한 검찰이 목숨을 걸고 ‘BH 하명’의 실체를 조사하겠다고 하니 격세지감이 든다. ‘BH 하명’이라고 속인 실체를 찾는다면 몰라도. 언제쯤 ‘BH 하명’이라는 말이 사라질까.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열린세상] MBC는 어떤 아티스트인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MBC는 어떤 아티스트인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최근에 ‘아티스트’라는 영화를 보았다. 2012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5개 부문에서 수상을 한 이 영화는 무성영화가 유성영화로 넘어가던 시기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무성영화 시대의 최고 흥행 배우였던 조지는 유성영화를 예술로 인정하지 못해 무성영화에 집착하다가 몰락하게 된다. 반면에 우연히 조지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영화에 입문한 신인 여배우 페피는 유성영화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인기스타로 급부상한다. 최근에 미디어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아티스트의 주인공 조지와 같이 시대에 뒤처져 밀려나는 미디어 기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페피와 같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신생 미디어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대표적인 신문사이지만 신문 판매와 광고 수익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1년 3월에 온라인 뉴스를 유료화한 페이월 서비스를 선보였으나 가입자는 40만명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런데 2005년에 설립한 블로그 기반의 뉴스 웹사이트인 허핑턴포스트는 시민 저널리즘을 표방하면서 월 방문자 수 3550만명을 기록해 뉴욕타임스의 홈페이지 방문자 수를 추월했다. 허핑턴포스트는 2011년 2월에 아메리칸온라인(AOL)에 3억 5500만 달러에 인수됐고 6세 꼬마가 100세 노익장을 꺾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반스앤드노블은 1300개의 점포를 가진 미국 제1위의 서점 체인이었으나 전자책 시장의 점유율이 2위에 그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결국 리버티 미디어의 투자를 받아 회생하게 됐다. 반면에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에서 온라인 장터로 그리고 다시 온라인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면서 1800만개에 달하는 영화, TV쇼, 음악, 잡지, 전자책 등의 콘텐츠를 보유한 미디어 생태계의 리더가 됐다. 블록버스터는 20여년간 미국에서 DVD 대여 시장의 1위였으나 2010년 9월에 파산 신청을 했고 최근에는 6500개의 점포 중 1500개를 폐쇄했지만 결국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에 인수됐다. 한편 네트플릭스는 온라인 주문과 우편배달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연체료를 없애며 DVD 대여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로 사업방식을 다시 바꾸고 있다. 10주차 계속되는 노조의 파업과 이에 대응한 사측의 해고와 징계조치로 진통을 겪고 있는 MBC의 상황을 보면 공영방송의 가치를 수호하고자 하는 노조의 입장이나 정당한 경영권 행사를 주장하는 사장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또 다른 이유에서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된다. MBC는 공영방송이지만 전체 수익의 70% 이상을 광고에 의존하는 상황 때문에 사실상 상업방송과 차별화하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채널 경쟁력의 하락을 경험해 왔다. 미디어 신뢰도 조사에서도 MBC는 30대 시청자에게서는 가장 높은 신뢰도를 확보했으나 40대 이상은 KBS에, 특히 20대 이하는 NHN에 1위를 내주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다양한 방송 플랫폼이 공존하는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에서 지상파 방송의 직접 수신율이 8.9%(수도권 지역의 직접 수신율은 5% 전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미 방송 플랫폼으로서의 지상파 방송의 역할이 상당히 축소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뉴욕타임스, 반스앤드노블, 블록버스터의 위기를 초래한 미디어 환경변화가 이미 MBC를 강타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회사의 생존을 고민하기보다는 구태의연한 분쟁을 계속하고 있는 MBC 노사는 무성영화에 집착하다가 몰락한 아티스트 조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아티스트’는 성공한 페피가 조지에게 손을 내밀고 조지는 페피의 지원 속에 무성영화의 몸짓과 탭댄스 소리를 결합하는 아이디어로 유성영화에서 재기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MBC가 조지와 같이 극적으로 재기하려면 노사는 공히 아직은 남아 있는 시청자의 애정을 바탕으로 안팎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물론 정체성, 소유구조 등 MBC의 문제는 MBC 혼자만의 힘으로는 풀기 어렵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고 변신은 MBC의 몫이다.
  • 깃털 뽑은 檢 “사찰수사 이제부터다”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 재수사를 지휘하는 송찬엽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4일 “사실상 수사는 오늘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재수사 착수 20일 만에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 등 핵심 피의자 두 명을 동시에 구속하는 성과를 낸 검찰이 사실상 본격적으로 ‘윗선’ 규명에 나섰다. 날이 밝자마자 이 전 비서관과 최 전 행정관을 구치소에서 소환해 조사를 시작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사팀에 주어진 시한은 사실상 이들의 구속만기 때까지 20일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심적 부담감이 적지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는 수사팀의 능력이라기보다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폭로에 ‘무임승차’한 성격이 없지 않다. 게다가 이 전 비서관은 증거인멸 지시를 공개적으로 자인하기도 했다. 결국 검찰의 명예회복은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을 지휘한 ‘윗선’을 어디까지 밝혀낼 수 있느냐에 달린 셈이다. 이 전 비서관이 ‘몸통’을 자처했지만 이는 ‘윗선’을 보호하려는 자충수였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수사의 난관은 적지 않다.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과정에 모두 관여한 진경락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이 소환을 거부하고 있는 데다 혐의를 밝혀줄 자료들이 1차 수사 직전 증거인멸로 상당 부분 사라지고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이른바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비선 의혹이 제기된 ‘영포라인’을 비롯한 핵심 실세들의 역할을 규명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나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권재진 법무장관 등이 의혹의 중심에 있다. 폭로 당사자인 장 전 주무관에게 건네진 8500만원의 출처를 규명하는 것도 과제다. 이 전 비서관이 이우헌씨를 통해 선의로 건넸다는 2000만원, 변호사 비용 조로 이동걸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이 건넨 1500만원, 장석명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을 통해 건넨 것으로 알려진 5000만원 등으로 아직까지 정확한 출처는 드러나지 않았다. 수사팀이 20일 안에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을 밝혀내지 못한다면 이번에도 ‘부실·축소 수사’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수사팀의 발걸음이 바쁜 이유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몸길이 9m’ 깃털있는 티라노사우루스 발견

    몸길이 9m로 추정되는 깃털 달린 신종 티라노 사우루스 화석이 발견돼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깃털 달린 육식공룡 화석 중 가장 큰 크기라 관심을 끌고 있는 것. 중국과학원과 캐나다 앨버타대학 등의 합동조사단은 중국 랴오닝성 익시안 지층에서 ‘티라노 사우루스상과’인 신종 공룡 화석을 발견했다고 5일자 영국 과학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발견된 화석은 모두 3마리로, 머리부터 꼬리에 걸쳐 있는 각각의 뼈 외에도 목과 팔은 물론 꼬리 주위에 길이 15~20cm의 섬유질 깃털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가장 큰 개체는 몸길이 9m, 무게 1.4톤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돼 다 자란 성체로 추정되며 나머지 2마리는 성장 중이었던 젊은 개체로 확인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공룡은 ‘깃털 달린 폭군’이란 뜻의 라틴어 유티라누스(Yutyrannus)와 ‘화려하다’란 뜻의 표준 중국어인 후아리(huali)를 합쳐 ‘유티라누스 후아리’로 명명됐다고 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들 화석은 지화학 분석을 통해 백악기 초기인 약 1억 2500만년전 형성됐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신종 공룡은 백악기 기간 중 가장 추웠던 초기 기온 10℃에 서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를 이끈 중국의 슈싱 박사는 “이들 공룡은 체온 유지를 위해 길고 뻣뻣한 많은 깃털을 갖고 있었으며 그 형태는 구조상 오늘날 병아리 깃털과 비슷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깃털 공룡은 모두 2.5m 이하로 작았다. 하지만 이번 깃털 달린 대형 육식 공룡의 발견으로 이들의 깃털은 체온 유지나 이성을 끌어당기는 장식 역할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연구진은 현재 유티라누스 후아리의 깃털 색상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이영호·최종석 구속… ‘몸통’수사 급물살

    이영호·최종석 구속… ‘몸통’수사 급물살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은 공직윤리지원관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이영호(48)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최종석(42) 전 청와대 행정관을 증거인멸 교사 및 공용물손상 교사 혐의로 3일 구속 수감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 두 사람이 동시에 구속됨에 따라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의 ‘윗선’과 ‘비선 라인’을 규명하려는 검찰의 재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위현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범죄 혐의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은 지난 2010년 7월 7일 검찰의 공직윤리지원관실 압수수색 직전 최 전 행정관을 통해 점검1팀과 진경락(45) 전 기획총괄과장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도록 장진수(39) 전 주무관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비서관과 최 전 행정관은 구속수감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앞서 이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10시 10분쯤 서울중앙지법에 도착, “‘윗선’은 누구냐. 대통령에게 직보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10분 뒤 나타난 최 전 행정관도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다물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불법사찰은 없었고, 자료삭제는 지시했지만 정상적인 업무였다.”면서 “방어권 보장을 위해 구속영장을 기각해 달라.”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공식보고라인이 아닌 이 전 비서관이 사찰문건을 파기시킬 이유가 없다.”면서 “증거인멸을 부인하고 말을 맞춘 의혹이 있어 구속이 필요하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이들에게 불법사찰을 지시한 ‘윗선’과 사찰 내용을 보고받은 ‘비선 라인’의 유무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장 전 주무관이 지난해 류충렬(56)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에게서 건네받은 5000만원이 시중에서 거의 유통되지 않는 ‘관봉’(官封·신권 100장 다발을 압축포장한 것) 형태였다는 진술을 확보, 해당 지폐의 일련번호를 추적해 돈을 찾아간 사람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백수 김충곤 취업시킨 ‘윗선’ 의도 뭔가

    김충곤(56)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장은 검찰이 민간인 불법 사찰의 ‘윗선’을 밝히는 데 있어서 핵심인물로 꼽힌다. 이영호(48)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포항 구룡포 동향으로 이 전 비서관과 긴밀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한직을 전전하던 경찰 중간간부였던 그가 명예퇴직 직후 지원관실에 ‘입성’하게 된 것도 이 전 비서관 등의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증언도 나온다. 장진수(39) 전 지원관실 주무관도 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전 팀장이 이 전 비서관 추천으로 지원관실에 들어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 등이 김 전 팀장을 통해 지원관실 사찰을 컨트롤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비선 규명에 나선 검찰 역시 굳게 닫힌 김 전 팀장의 ‘입’을 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전 팀장은 대표적인 민간인 사찰 사례였던 김종익(58) 전 KB한마음 대표 사찰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관실은 2008년 7월 21일 정식 출범했지만 김 전 팀장은 이보다 열흘 일찍 활동을 시작했고, 첫번째 ‘작품’으로 김 전 대표 사찰을 시작했다. 김 전 팀장은 2010년 검찰수사 등에서 “2008년 7월 25일쯤 ‘익명의 인물’이 휴대전화 또는 사무실 전화로 김 전 대표의 VIP 비방 동영상 인터넷 게재 제보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경찰 등 정부부처나 공기업에 근무하는 선후배들에게 지원관실 근무 사실을 알리며 명함을 돌렸고, 이들 가운데 한 명이 제보한 것 같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전 비서관 등 ‘구룡포 라인’이 영향력을 발휘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동향이면서 경찰 출신인 김 전 팀장을 지원관실로 보내 이명박 정부 반대세력에 대한 사찰을 주도하게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전 팀장은 “재경구룡포향우회 선배들에게 (취직을) 도와달라고 했고, 고향 선배들이 여기저기 추천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경구룡포향우회에는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실세들이 포진해 있다. 김 전 팀장이 두달간 사실상 민간인 신분으로 사찰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의문이다. 김 전 팀장이 별정직 감사담당(4급)으로 정식임용된 것은 2008년 9월 11일이다. 지원관실 근무를 시작한 지 두 달이나 지난 시점이다. 김 전 팀장도 “두 달간 법적 근거 없이 업무를 수행했다.”고 인정했다. 김 전 팀장이 민간인 신분으로 사찰을 할 수 있었던 것이 그를 지원관실에 들여보낸 ‘배후’의 힘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2010년 수사팀 관계자는 “김 전 팀장은 김 전 대표 제보자를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번번이 핵심을 비켜가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김 전 팀장은 재수사팀 조사에서도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팀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도 “이 전 비서관은 구룡포향우회에서 한두 번 만났을 뿐 우리(지원관실)와는 아무 관계도 없다. ”며 이 전 비서관을 비롯한 ‘윗선’ 존재를 부인했다. 김승훈·홍인기기자 hunnam@seoul.co.kr
  • 몸통 자처 이영호 윗선 개입 부인… 檢, 사전영장 청구

    몸통 자처 이영호 윗선 개입 부인… 檢, 사전영장 청구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은 1일 2010년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 수사 당시 공직윤리지원관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도록 지시한 이영호(48)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 대해 공용물건 손상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의 부하 직원이었던 최종석(42)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 이번 재수사 시작 이후 구속영장이 청구된 청와대 인사는 2명으로 늘었다. 이 전 비서관은 총리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인 2010년 7월 7일 최 전 행정관을 통해 장진수(39) 전 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점검1팀과 진경락(45)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이 장 전 주무관에게 2000만원을 건넨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증거인멸 입막음용’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번 영장 청구 사유에서는 이 부분이 제외됐다. 검찰 관계자는 “최 전 행정관과 이 전 비서관은 장 전 주무관에 대한 증거인멸 교사 공범”이라면서 “추가 수사를 통해 법리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지난달 31일 오전 9시 50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해 16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1일 새벽 조사실을 나온 이 전 비서관은 ‘증거인멸 혐의를 인정했느냐.’, ‘청와대 윗선 개입은 부인했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성실하게 (조사)받았다.”고만 대답한 뒤 서둘러 청사를 떠났다. 이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대외비인 사찰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했지만 사전에 내부 문건 작성을 지휘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없으며 불법 사찰과 증거인멸 배후에 ‘윗선’은 없다.”고 혐의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국정원·방통위도 사찰 지시”… 박영준·최시중 등 배후 거론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을 막후에서 움직인 건 ‘BH’(청와대)만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과 방송통신위원회 등으로부터도 사찰 지시가 내려왔다는 관련자 진술까지 나왔다. 핵심 실세였던 박영준 전 총리실 국무차장,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등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지원관실이 연예인 등 민간인들을 포함해 정·재계, 시민단체, 노동조합, 언론, 작가협회, 참여정부 고위 공직자 등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무차별적인 사찰을 진행한 것이 이런 ‘비선 실세’들의 지시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은 2010년 검찰 조사에서 “BH, 총리실, 국정원 등에서 하명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도 국정원 등에서 내려온 구체적인 지시 내용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지원관실에 힘을 쓴 실세들로는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 최 전 방통위원장 등이 떠오르고 있다. 이 의원에 대해서는 ‘영포라인’이 대부분인 지원관실의 막후 실세라는 의혹이 줄기차게 제기돼 왔던 터이다. 지원관실 사찰 대상이었던 남경필·정태근·정두언 의원 등 당시 한나라당 소장파 3인방은 모두 이 의원과 대립각을 세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의원 측근인 박 전 국무차장의 개입 정황도 이미 드러났다. 이 전 지원관의 비서였던 A씨는 검찰에서 “이 전 지원관이 국무차장에게도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국무차장은 공식 보고라인이 아니어서 지원관실 활동에 관여해선 안 되지만 이 전 지원관이 이를 무시하고 박 전 국무차장에게도 사찰 내용을 보고했다는 것이다. 박 전 국무차장이 지원관실에 사찰 지시를 내리고 보고를 받았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 전 방통위원장의 개입 의혹과 관련, 사정 당국 관계자는 1일 “지원관실이 2009년 초·중반 KT, LG CNS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을 대상으로 제2전자정부사업 관련 비리를 캤다.”면서 “‘기업 손보기’를 벼르고 있던 최 전 방통위원장 측으로부터 지시가 내려온 하명 사찰이었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2전자정부 사업은 주무부처가 행정안전부이며 방통위와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도 지원관실의 사찰 활동에 관여한 사실은 관련자들의 진술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 전 지원관과 김충곤 전 점검1팀장은 검찰 조사 때 “이 전 비서관의 지시를 받고 당시 점검1팀 사찰 대상자였던 권오남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과의 만남을 주선해줬다.”고 밝혔다. 최근 공개된 2619건의 사찰 문건에는 지원관실 인력만으로 사찰 활동에 나서기 힘든 사례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관련 정보를 접한 실세들의 하명이 지원관실에 집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지원관실은 특히 현 정부 정책과 어긋난 발언과 행동을 한 공직자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뒤를 캤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박 전 국무차장, 이 전 비서관의 지시만으로는 정·재계 등의 인사들을 전방위적으로 사찰할 수 없다.”면서 “현 정부 실세들이 막후에서 지원관실을 움직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민간사찰 파장] 靑 발끈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공세 책임져야”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 야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下野)까지 거론하고 나서자 그간 ‘모르쇠’로 일관했던 청와대가 결국 발끈하고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0일 “이러면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어느 쪽이든 진실보다 과장을 했거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공세를 하는 쪽은 감당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며, 이렇게 정부를 한심하게 만들고 책임 없는 이야기를 한다면 참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 밝혀진 서류를 다시 찾아내 선거 때 대통령까지 거론하며 정쟁으로 삼는 것은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이것은 국민들이 상상하기도 싫은 옛날 시대의 정치”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야당 의원들 비리를 한마디라도 언급하지 않는다.”면서 “(야당) 스스로 부끄럽게 여기고 합리적·객관적으로 절차를 밟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대응을 할 계획은 없으며, 검찰이나 총리실이 의혹을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참여정부 때 있었던 총리실 조사심의관실과 같은 정도의 역할을 한 정도인지 엄밀하게 따져 봐야 하며, 총리실은 통상의 업무를 벗어난 게 있다면 그 부분은 해명해야 한다.”면서 “검찰도 왜 2000건이 넘는 내용을 알면서 단 2건밖에 조사를 안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권재진 전 민정수석, 박영준 전 기획조정 비서관,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 최종석 전 고용노사 비서관실 행정관을 비롯해 이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청와대 인사들이 모두 청와대를 떠났기 때문에 관련된 큰 그림을 현재 청와대 차원에서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임태희 전 실장도 필요하면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밝힌 만큼 의혹은 검찰 재조사를 통해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향후 민간인 불법 사찰과 관련한 이 대통령의 입장 표명 가능성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씨줄날줄] 전경련/곽태헌 논설위원

    보통 경제 4단체로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대한상공회의소(상의), 한국무역협회(무협), 중소기업중앙회가 꼽힌다. 여기다 노사문제를 전담하는 사용자들의 대표적인 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를 포함하면 경제 5단체다. 전경련은 5·16 직후인 1961년 8월 16일 설립됐다. 역사로만 보면 상의, 무협보다 짧지만 그동안 ‘재계의 본산’ ‘재계의 맏형’ 격으로 여겨져 왔다. 민간경제단체인 전경련에는 한국 경제를 주도하는 대기업들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어제 현재 전경련의 대기업 회원사(일반회원)는 432개.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초대 회장을 맡는 등 2000년 전까지는 주로 5대그룹 회장이 돌아가면서 전경련 회장을 지냈다. 전경련 회장을 지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등이 정부에 할 말도 한 게 전경련의 위상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전경련은 외자 유치와 기간산업 건설, 중화학공업 육성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한국의 경제 개발 역사와 같이 성장해 왔다. 한국이 무역규모로만 볼 때 세계 10위권 정도로 성장한 데에는 전경련, 대기업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도 있는 법. 전경련은 정경유착의 상징처럼 돼 왔고, 선거 때면 정치자금을 걷어 정치권에 건네 왔다. 국민의 눈에 곱게 비칠 리 없다. 권위주의 정부가 사라지고, 또 세상이 깨끗해지고 투명해지면서 이런 일은 없어졌지만 과거 전경련의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았다. 민간부문이 커지면서, 재계가 정부의 눈치를 보거나 정부와의 뒷거래를 통해 무엇을 챙길 수 있는 것도 점차 사라져 가면서 전경련의 역할, 전경련 회장의 매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어찌 보면 아이러니다. 2000년 이후에는 5대그룹 회장 출신의 전경련 회장은 한명도 없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그제 “대기업이 경제정의와 법을 무시하고 기업철학마저 휴지통에 버리길 서슴지 않았다.”면서 “전경련은 다시 태어나거나 발전적 해체의 수순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동반성장이 전경련의 비협조로 제대로 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일 수도 있고 대통령선거를 노린 정치적 멘트일 수도 있지만 정 위원장의 말에 공감하는 국민은 많을 터. 전경련이 중소기업과 약자의 아픔을 계속 외면한다면 전경련을 해체하라는 목소리가 더 거세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전경련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愚)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사설]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이 정도였다니…

    도대체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끝은 어디인가. 벗겨도 벗겨도 연일 불법과 탈법이 새롭게 드러난다. 장진수 총리실 전 주무관의 잇단 폭로로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에 청와대의 연루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그제 파업 중인 KBS 새 노조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3년간 공직,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사찰한 2600여건의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은 확인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그동안의 전례로 볼 때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이래저래 사건의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2008년 7월부터 3년간 벌인 총리실 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은 여당 의원의 지인은 물론 시민단체, 문화계, 재벌과 금융계 인사 등 사회 각계를 망라하고 있다. 사찰의 목적도 단순한 사회동향 파악보다는 탄압, 보복 등 정치적 이유에 맞춰져 있다.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에게 반기를 든 정태근 전 한나라당 의원을 만난 개인사업가가 사찰 대상에 오른 것이 대표적이다. 현 정부에 비판적 성향인 서울대병원 노조는 물론 우호적인 선진화시민행동 대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설립한 장학재단도 사찰 대상이 됐다. 총리실 불법사찰 사건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난 일이다. 아무리 의욕이 넘치는 정권 초기라 하더라도 민간인 사찰이 가능하다고 여긴 정권 핵심인사들의 안이한 인식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이렇게 그릇된 인식을 갖게 된 것은 포항을 중심으로 한 지역인사들이 총리실과 청와대에 포진해 있었기 때문이다. 엊그제 소환된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 자칭 몸통이라는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등이 모두 동향이다. 지연이 있으면 결속력은 강해지지만 폐쇄성으로 인해 비리에 대해서는 둔감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은 지연을 기반으로 권력기관을 폐쇄적·독선적으로 운영하면 정권에 독이 된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 뒷감당도 못하면서 민간부문까지 사찰한 무모함과 저돌성, 관리 부재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동안 수차례 지적한 것처럼 검찰은 성역 없는 수사로 이번 사건의 전모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 엄정한 수사를 통해 청와대도 초법적 기관이 아니라는 인식을 국민과 공직자들에게 확실히 심어줘야 한다.
  • [민간사찰 파장] ‘증거인멸’ 최종석 前행정관 사전영장

    [민간사찰 파장] ‘증거인멸’ 최종석 前행정관 사전영장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은 30일 증거인멸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인 최종석(42)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현 주미 한국대사관 주재관)에 대해 증거인멸 교사 및 공용물건손상 교사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16일 재수사 착수 이후 구속영장이 청구되기는 처음이다. 스스로 증거인멸의 ‘몸통’임을 내세운 이영호(48)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은 31일 오전 10시 검찰에 출석하기로 했다. 이 전 비서관은 이날 출석에 불응했다. 사건이 4·11 총선과 맞물려 파장이 한층 커짐에 따라 검찰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형국이다. 최 전 행정관은 지난 2010년 7월 7일 이 전 비서관의 지시를 받고 장진수(39)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대포폰을 지급하며 “민정수석실 및 검찰과 다 조율됐으니 점검1팀원들과 진경락 기획총괄과장의 컴퓨터를 물리적으로 파기하라.”고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0년 9월 이동걸(51)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이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한 변호사 비용 4000만원 등에도 연루돼 있다. 그러나 최 전 행정관은 29일 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검찰 측은 “최 전 행정관은 장 전 주무관을 설득하기 위해 자기가 민정수석실을 팔았다고 하는 등 대체적으로 관련 혐의를 다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민간인 불법 사찰을 주도한 김충곤(56) 전 지원관실 점검1팀장도 이날 오전 10시 소환, 불법 사찰과 함께 증거인멸의 ‘윗선’ 등을 추궁했다. 검찰 측은 “김 전 팀장이 진술을 거의 하지 않아 오후 3시쯤 귀가시켰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의 입을 여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은 ▲사찰 배후 ▲ 증거인멸 지시 ▲매달 200만원씩의 지원관실 특수활동비 상납 ▲2011년 8월 이우헌(48) 코레일유통 유통사업본부장을 통해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된 2000만원 등 의혹의 한가운데 있다. 사안별 폭발력도 엄청나다. 검찰 측은 이 전 비서관의 출석을 놓고 실랑이를 벌였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과 통화가 안 돼 부인에게 30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고 전하자 이 전 비서관의 변호인은 29일 밤 출석하지 못하겠다며 알려왔다. 게다가 이 전 비서관은 다음 달 2일 출석할 뜻을 전했다. 검찰은 31일 출석하라고 재통보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전 비서관이 29일 불법 사찰 명단이 공개된 것과 관련,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출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민간사찰 파장] ‘BH 하명’ 아래 무차별 사찰… 누가 ‘빅브러더’ 지휘했나

    [민간사찰 파장] ‘BH 하명’ 아래 무차별 사찰… 누가 ‘빅브러더’ 지휘했나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전방위적인 사찰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파문이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지원관실은 청와대 하명을 받아 ‘빅브러더’처럼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를 뒷조사한 것이다. 특히 사건의 관련자들이 노골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가운데 검찰의 수사는 부실로 이어졌다. 또 재판 과정에서의 당사자 회유와 진실 은폐 정황까지도 확인됐다. 때문에 거대 권력을 가진 ‘윗선’과 연계, 일사불란한 사건 처리 ‘시나리오’에 대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검찰은 30일 파업중인 KBS 기자들이 제작하는 ‘리셋 KBS뉴스9’을 통해 29일 공개한 2600여건의 사찰 문건과 관련, “2010년 당시 수사에서 범죄혐의가 있는 부분은 기소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내사 종결했다.”고 밝힌 뒤 “보도된 내용을 포함, 사찰과 관련해 새로운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공개된 사찰 문건은 1차 수사 때 지원관실 점검 1팀 직원에게서 압수한 USB에 들어 있던 내용”이라면 “검찰이 증거로 법원에 제출, 이미 공개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총리실 전방위 사찰…청와대 개입 청와대 하명을 받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사찰 활동에 나선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관가의 저승사자’로 불린 만큼 사찰 대상을 일일이 등급을 매겨 ‘운명’을 결정지었다. 2008년 7월 신설 이후 검찰 수사로 문을 닫은 2010년 7월까지 2년여간 공식 보고 라인과는 별도의 ‘비선 보고’가 횡행했다는 게 전직 총리실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리셋 KBS뉴스9’이 전날 내놓은 사찰 문건에서 보듯 KBS, YTN, MBC 관련 동향 등의 많은 항목에 기재된 ‘청와대 하명’ 표시는 청와대가 전면에서 지원실의 대규모 사찰을 지휘했다는 방증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리셋 KBS뉴스9’이 이날 추가 공개한 ‘2009년 BH(청와대) 하명 사건 처리부’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공직자, 야당의원, 공공기관, 언론사, 군 고위 간부, 시민사회에 대한 18개의 내사 사건 기록을 담고 있다. 진보 환경단체의 보조금 중단 공문, 군 고위 관계자의 부정 진급 내사 내용, 방송사 임원진 교체 방향 보고 등이 들어 있다. ●증거인멸과 ‘짬짜미 수사’ 의혹 2010년 6월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의 폭로와 언론 보도로 검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총리실 직원들은 과감하게 증거를 없앴다.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은 장진수 총리실 전 주무관에게 “검찰에서 문제 삼지 않기로 민정수석실과 얘기가 됐다.”고 청와대와 검찰의 ‘묵인’을 시사하며 증거인멸을 지시했다. 결국 검찰은 뒤늦은 압수수색에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고, 민간인 사찰과 증거인멸의 ‘윗선’을 밝혀내지 못한 채 총리실 직원 7명을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축소 은폐와 회유 최 전 행정관은 1심 재판 이후 억울해하던 장 전 주무관에게 “평생 먹여 살려 주겠다.”며 회유했다. 이동걸 고용노동부 정책비서관을 통해 변호사 비용 1500만원도 전달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장석명 공직기강비서관은 류충렬 총리실 국장을 통해 5000만원을 건넸고,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도 2000만원을 줬다. 관련자들의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바른의 강훈 변호사가 재판 진행 중 대책회의에서 “사건은 축소하면 할수록 좋다.”라면서 검찰 수사 수위 조율, 사건축소 은폐 정황 등을 전하는 녹취록도 공개됐다. ●1차 수사팀 부실수사 배경도 관심 2010년 1차 수사 당시 검찰의 부실수사 의혹을 밝히는 것도 검찰의 과제다. 당시 수사 라인은 노환균(현 법무연수원장) 서울중앙지검장, 신경식(현 대전고검 차장) 1차장검사, 오정돈(현 서울북부지검 차장) 형사1부장검사였다. 당시 특별수사팀은 헌정 사상 최초로 총리실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수사에 강한 의욕을 보였지만 최근의 잇따른 폭로는 부실 수사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 당시 윗선 규명에 실패하면서 지원관실 관계자들만 기소한 것에 대해 ‘봐주기 수사’ 논란이 제기됐고, 청와대와 증거인멸 및 수사 축소를 공모한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고 있다. 이민영·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출판계 10人 “올 키워드는 정치 귀환”… 99% 정치에 눈뜨다

    출판계 10人 “올 키워드는 정치 귀환”… 99% 정치에 눈뜨다

    압도적인 키워드는 ‘정치의 귀환’이었다. 2012년 총·대선의 해를 맞아 인문사회출판 관계자 10명에게 앞으로 주목해볼 만한 출판계 키워드를 뽑아달라고 했다. 응답자들은 청년, 불안, 민주주의, 신자유주의, 소통, 정치, 정치철학 같은 단어들을 골랐다. 한걸음 더 나아가 ‘투표’와 ‘심판’을 내건 이도 있었다.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었던 1992년은 물론 이후 대선이 있었던 1997년, 2002년, 2007년에도 없었던 현상이다. 이 키워드를 뒷받침해주는 이들은 ‘20대’와 ‘여성’이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역대 베스트셀러 목록 보니 총선과 대선이 눈앞에 닥쳐왔다고는 하지만 정치에 대한 관심은 출판계에서도 이상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가령 지난 3차례의 대선이 있었던 시기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살펴보면 이는 더 명확해진다. 수평적 정권 교체가 있었다지만 1997년 종합 베스트셀러 목록(이하 교보문고 집계)을 보면 정권 교체보다 외환 위기가 더 부각됐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잭 캔필드 외 지음, 이레 펴냄), ‘아버지’(김정현 지음, 문이당 펴냄)처럼 마음을 다독여주는 책들이 1·2위를 차지했다. 2002년 대선 때도 마찬가지였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열풍이 뜨거웠다지만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더 뜨거웠던 것은 MBC ‘느낌표’의 코너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의 바람이었다. 이 프로그램에 소개된 ‘아홉살 인생’(위기철 지음, 청년사 펴냄), ‘봉순이 언니’(공지영 지음, 푸른 숲 펴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박완서 지음, 웅진닷컴 펴냄)는 출간된 지 제법 오래된 책이었음에도 1·2·3위를 휩쓸었다. 2007년 대선 때는 아예 자기 계발서인 ‘시크릿’(론다 번 지음, 살림비즈 펴냄)이 부동의 1위를 차지했고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정철진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같은 책이 3위를 차지했다. 특히 1%의 사람들이 누리는 부와 권력의 비밀을 담았다는 ‘시크릿’은 2007~2008년 2년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 이후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꼽힌다. 자기 계발과 성공, 그리고 부에 다가가기 위한 욕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반면 올해 주목할 만한 키워드에는 정치, 복지, 신자유주의처럼 1%가 아닌 99%를 지향하는 딱딱한 어휘들이 전면에 나왔다. 이는 최근 경험도 뒷받침됐다. 2010년 출간돼 1위에 오른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지음, 김영사 펴냄)는 2011년에도 2위를 차지했고 지금도 꾸준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내린다. 2010년 ‘삼성을 생각한다’(김용철 지음, 사회평론 펴냄)는 언론의 외면 속에서도 종합 순위 20위에 올랐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장하준 지음, 부키 펴냄) 같은 경제서적도 2010년 26위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닥치고 정치’(김어준 지음, 푸른숲 펴냄)가 8위, ‘문재인의 운명’(문재인 지음, 가교 펴냄)이 18위에 랭크됐다. 올해엔 ‘문제는 경제다’(선대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같은 책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보인다. 한기호 출판평론가는 “단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라기보다는 미국의 아큐파이 운동, 유럽의 재정 위기, 중국의 권력 투쟁 조짐 등에서 보듯 전 세계적인 흐름 자체가 변화와 생성을 얘기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김미정 책세상 편집장은 ‘신자유주의의 극복’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김 편집장은 “자본주의의 전도장이랄 수 있는 다보스포럼에서도 자본주의 위기를 공식화할 정도로 신자유주의 질서는 근본적인 도전을 받고 있다.”면서 “선거 이전에는 물론 선거 이후에도 이 이슈는 지속적으로 관찰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욱 도서출판 문주 대표도 ‘불안’과 ‘사회’를 골랐다. 이 대표는 “오랫동안 개인의 문제로 여겨지던 수많은 것들이 어느 순간 사회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사람들은 이를 극복되어야 할 것으로, 또 그렇게 요구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믿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는 노동에 대한 강한 불만과 연결돼 있다. 이승우 도서출판 길 기획실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리 문제 자체는 남 얘기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정규직도 언제 비정규직이 될지 모르는 암울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면서 “이는 이제까지 비교적 무시당했던 노동 관련 이슈가 전면에 부각되는 계기”라고 말했다. 정성원 다산초당 편집장이 ‘반성’을, 김백일 역사비평사 대표가 ‘공생’과 ‘공영’을, 장은수 민음사 대표가 ‘공생’과 ‘청년’을 키워드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는 결국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박지은 옥당 편집장은 ‘계층 투표 현상’을 키워드로 답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젊은 층과 자산을 축적한 중장년층 간 대립이라는 구도가 어떤 정치적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주승일 그린비 편집팀장도 ‘정치철학’ ‘민주주의’를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최근 흐름은 민주주의나 자유주의처럼 명확하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개념들을 새롭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염종선 창작과 비평 인문사회출판부장은 “이전까지 개인이 각개약진해서 열심히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고 믿었던 막연한 희망이 깨졌다.”면서 “최근 20~30대 독자들의 정치에 대한 각성은 실로 놀라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여경·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정치서적 열풍 들여다보니 정치에 대한 열광은 어떻게 드러날까. 보통 인문사회 서적은 주 타깃층을 30~40대 남성으로 설정한다. 특히 40대 남성은 정치적으로 가장 뜨거웠던 ‘386세대’가 기성세대에 도달한 것이어서 이런 책에 가장 강한 반응을 보이는 계층으로 꼽힌다. 그런데 최근 정치 관련 서적의 돌풍은 ‘20대’와 ‘여성’에게서 도드라진다. 최근 가장 히트작이랄 수 있는 ‘정의란 무엇인가’ ‘닥치고 정치’의 구매층 연령대 분석에서 이는 보다 잘 드러난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경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들은 20.3%를 기록한 20대 여성이다. 30대 남성(14.3%), 20대 남성(13.7%)이 그 뒤를 잇는다. ‘닥치고 정치’의 경우는 이런 차이가 더 도드라진다. 20대 여성이 22%로 제일 비중이 컸고 30대 여성(17.8%)과 30대 남성(17%)이 그 뒤를 이었다. 해서 전체 성별 비율을 봐도 ‘정의란 무엇인가’는 남자 50.8%, 여자 49.2%로 거의 차이가 없다. ‘닥치고 정치’는 여성이 52.7%, 남성이 47.3%로 오히려 역전됐다. 보통 ‘30대 남자’에게서 반응이 오기 시작한 뒤 ‘20대 남자’와 ‘30대 여자’들이 따라붙는 모델이 흥행 공식이었는데 이들 책의 경우 ‘20대 여자’에게서 먼저 반응이 오고 ‘30대 남자’와 ‘30대 여자’가 따라붙는 양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김현정 교보문고 홍보팀 직원은 “누적치 통계이다 보니 그 양상이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데 출간 초반 입소문 때는 ‘20대’와 ‘여성’이 줄곧 주도하는 양상이 또렷이 드러나서 우리로서도 신기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정치, 경제 관련 서적이 자기 홍보나 자기 계발 아니면 묵직한 연구 주제를 달고 나왔는데 요즘 책들은 딱히 정치, 경제 서적이라기보다 사회비평서의 성격이 짙다.”면서 “젊은 층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도 한 가지 흥행 요인”이라고 말했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는 이를 두고 ‘당사자 담론의 표출’이라 해석했다. 그는 “소위 ‘386(486)세대’라 불리는 이들은 대학생 때부터 기성세대에 이르는 기간 내내 한국 사회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해 온 데 반해 지금의 20대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배들로부터는 ‘스펙’에 매몰된 채 영어나 잘할 뿐 사회의식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이들로 치부되다가 반값 등록금이나 청년 실업 같은 실제적 문제에 부딪히면서 정치사회적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장 평론가는 “이런 다급한 상황에 몰려서 뭔가를 찾아나섰기 때문에 이들을 정치적 진보나 보수라는 기존의 이분법적 구도로 보긴 어렵다.”면서 “그보다는 새로운 지적 욕구와 정보에 목말라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총선 이후 대선 때까지 이런 경향은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Weekend inside] 은행 영업 마감시간은 ‘고무줄’

    [Weekend inside] 은행 영업 마감시간은 ‘고무줄’

    “9시에 뵙겠습니다. 더 가까이에서 더 빠르게, 고객님의 하루를 함께 시작합니다.” 2009년 4월 1일 전국의 은행 영업점이 일제히 내걸었던 안내 문구다. 오전 9시 30분에 문을 열고 오후 4시 30분에 문을 닫았던 은행들은 이날부터 영업시간을 변경해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4시에 업무를 마쳤다. 당시 은행 노사는 고객들의 거센 반대에도 근무시간을 정상화한다는 이유로 영업시간 변경을 강행했다. 은행 문을 일찍 닫으면 야근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는 논리였다. 그로부터 정확히 3년 만에 영업시간을 예전으로 되돌리자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다음 달 3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단체협약의 핵심 안건으로 은행 영업시간의 원상복귀(오전 9시 30분~오후 4시 30분)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제는 ‘고객과 30분 더 늦게 만나겠다.’는 것이다. 금융노조가 영업시간 재변경을 요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은행 문을 일찍 닫으면 집에 빨리 보내줄 줄 알았는데, 퇴근시간은 그대로고 출근시간만 30분 앞당겨져 업무량이 늘어 은행원들이 더 피곤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은행 경영진들과 금융당국은 “영업시간 원상복귀는 어림없는 소리”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런 논란 속에 고객은 뒷전이 되고 있다. 공무원 김모(34)씨는 “은행들은 3년 전 개·폐점 시간을 30분씩 당길 때에도 고객들의 불편은 생각지도 않았다.”면서 “이번에도 고객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은행원의 편의 때문에 영업시간을 원위치한다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영업시간 변경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문제다. 은행들은 영업시간을 30분 앞당길 당시에 전산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 개편작업이 늦어지면서 영업시간 변경시점을 애초 계획했던 2월에 맞추지 못하고 두 달 연기했다. 주요 은행들은 자동화기기(CD·ATM)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는 시간도 오전 9시~오후 6시에서 오전 8시 30분~오후 6시로 변경해야 했다. 타행 자기앞수표 입금 마감시간과 기업들의 전자어음 만기일 입금시간 등이 30분씩 단축돼 개인 및 기업 고객들의 불편이 컸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현 SC은행)과 HSBC은행 한국지점은 기존의 영업시간을 고수해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웠다. 은행과 밀접한 관계인 저축은행과 일부 증권사도 영업시간을 변경하거나 지원업무 시간을 조정하는 비용을 감수했다. 만약 금융노조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진다면 금융권과 고객들은 다시 한바탕 난리를 겪어야 한다. 은행 경영진은 영업시간 원상복귀는 원칙적으로 수용 불가라는 입장이다. 시중은행의 한 행장은 “신뢰가 생명인 은행이 3년 만에 영업시간을 바꾼다는 것은 고객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양대 수장인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은행들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지 자신의 편의만 살펴선 안 된다.”며 영업시간 변경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치화 금융노조 홍보선전부장은 “오후 늦게 은행 업무를 보려는 고객이 많기 때문에 영업시간을 30분씩 늦추면 고객 편의도 좋아질 것”이라면서 “다만 영업시간 재조정은 사측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므로 신중하게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민간사찰 담당 변호사 “사건 축소하면 할수록 좋다”

    민간사찰 담당 변호사 “사건 축소하면 할수록 좋다”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은 29일 증거인멸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최종석(42)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과 민간인 불법 사찰을 총괄한 이인규(56)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또 자신이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며 ‘몸통’을 자처한 이영호(48)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을 30일 오전 10시에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장진수(39)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이날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에서 민간인 사찰 관련자들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바른의 강훈(58) 대표변호사가 “사건은 축소하면 할수록 좋다.”며 청와대 개입을 은폐하는 대책회의를 주도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강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 초대 청와대 법무비서관이다. 최 전 행정관은 장 전 주무관이 증거인멸 과정 등에서의 청와대 개입 의혹을 폭로해 재수사가 시작된 이후 청와대 출신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검찰에 불려 나왔다. 이 전 비서관, 진경락(45)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과 함께 핵심 수사 대상 3인방으로 꼽힌다. 최 전 행정관은 특히 2010년 검찰 수사 때 장 전 주무관에게 지원관실 컴퓨터 파괴 등을 지시하면서 민정수석실과 검찰의 조율 정황 등을 설명했는가 하면 재판 과정에서는 청와대 등의 분위기를 전하며 적극적으로 장 전 주무관을 회유한 사실이 장 전 주무관의 폭로를 통해 드러났다. 실제 장 전 주무관이 폭로한 녹취록 등에는 최 전 행정관이 청와대와 총리실, 고용노동부 등의 중간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여 온 흔적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최 전 행정관은 우선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인 2010년 7월 7일 오전 장 전 주무관에게 지원관실 점검1팀과 진 전 과장이 사용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 전 비서관의 대포폰을 지급했다. 장 전 주무관에게 “민정과 검찰도 (증거인멸 내용을) 알고 있다.”며 민정수석실과 검찰의 조율 정황도 시사했다. 청와대 ‘윗선’의 존재를 알린 것이다. 증거인멸 혐의로 장 전 주무관 등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2010년 8월에는 이동걸 고용부 장관 정책보좌관이 장 전 주무관에게 변호사 비용 4000만원을 건네는 과정에 개입했다. 출처가 밝혀지는 대로 또 다른 ‘윗선’이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털남’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강 변호사는 2010년 10월 15일 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사건을 축소하면 할수록 좋은 거다. 사건이 부풀려져서 우리한테 좋을 게 없다. 증거인멸이라 하는데, 뭘 인멸했냐는 건 아무도 모른다. 검찰도 모르고, 그 입장에서는 ‘국가기밀이기 때문에 무조건 지우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지웠다’라고 추상적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 좋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9월 29일 녹음된 대화에서 최 전 행정관은 “강훈 변호사가 (사건 관련자들 변호를) 직접 총괄 지휘하고 있다. 비용도 강훈 변호사가 댄다.”며 강 변호사가 재판대응 전반과 비용 문제를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 변호사는 청와대 비서관을 그만 둔 뒤 바른 대표변호사를 맡았고, 이후 바른은 BBK 사건, 도곡동 땅 사건 등 이명박 대통령 관련 사건을 도맡았다. 김승훈·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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