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노사정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노동법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지방대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실용댄스학부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 국민은행
    2025-12-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58
  • [시론] 꼬인 노사정 갈등 푸는 해법은?/박소영 변호사·균형발전위원

    [시론] 꼬인 노사정 갈등 푸는 해법은?/박소영 변호사·균형발전위원

    객관식 시험에서 정답을 잘 모를 때 주로 쓰는 꿀팁이 있다. 바로 “긴 것이 답이다”라는 것이다. “다음 중 틀린 것을 고르시오”라는 문제에서 놀랄 만한 효력을 발휘하곤 한다. 틀린 것을 틀리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하려면 여러 내용을 추가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문장이 길어지게 된다.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많은 사회적 논의가 촉발됐다. 저소득층의 안정적 소득 보장을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다양한 노동계 이슈가 활발하게 논의 중이다. 하지만 우리 임금 관련 법 조항은 지나치게 길고 복잡해 전문가조차 이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국민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제대로 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얼마 전 신입사원 연봉이 5700만원인 대기업이 올해 최저임금 기준을 준수하지 못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올해 최저시급은 8350원이지만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사실상 1만 200원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일반인들이 볼 때 선뜻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다. 상여금과 성과급, 수당의 차이를 정확히 아는 이도 많지 않다. 수당 하나만 봐도 식대와 통신비, 유류지원비, 영업활동비, 자격수당 등이 있는데 어느 회사는 수당이 연봉에 포함되고 어느 회사는 그렇지 않다. 보통 사람이 볼 때 너무 헛갈린다.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이지만 부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말을 들어 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이라 해도 어떨 때는 최저임금에 삽입되고, 어떨 때는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는가. 포괄임금제는 무엇이고 연봉제와 월급의 차이는 뭘까.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도, 임금을 받는 노동자도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임금 관련 법이 이렇게 복잡한 것은 국회가 법을 만든 뒤 기업이 법망을 피하고, 그러면 국회가 이를 다시 법안에 집어넣고, 그러면 기업이 또다시 법망을 피하는 역사적 과정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주휴수당은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에게 법정공휴일 하루치 임금을 더 주는 제도다. 1953년만 해도 노동자 대다수는 저임금 때문에 날마다 쉬지 않고 일했다. 이들을 위해 임금 걱정 없이 일주일에 최소 하루를 쉬라고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 제도가 요즘 논란이다. 주 5일 근무 때 하루 3시간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은 주휴수당을 받지만 2시간 30분만 일하면 못 받는다. 하루 30분 더 일하는지 여부에 따라 한 달 4~5일치 임금을 더 받는지가 정해진다. 일부 업체가 주휴수당을 아끼려고 ‘쪼개기 알바’를 만들어 낸다. 애초 최저임금·근로시간 제한 등으로 노동자를 보호했다면 일이 쉬웠을 텐데 주휴수당이 생겨나 상황이 복잡해졌다. 상여금은 기업이 월급과 별도로 지급하는 임금이다. 회사 입장에서 상여금을 기본급과 분리한다고 해서 급여 액수를 줄일 수는 없다. 그럼에도 기업이 굳이 상여금을 따로 주는 것은 법정수당을 아끼기 위해서다. 법정수당 계산 시 상여금은 기준에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통상임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법원에서 정기적으로 꾸준히 지급되는 상여금은 임금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자 법정수당을 줄이려고 상여금 지급을 부정기적으로 바꾸고 그 액수도 매번 다르게 주는 회사가 생겨났다. 연간 상여금 400만원을 분기당 한 번씩 100만원으로 나눠주면 이 금액은 법정수당 산정에 포함되지만, 부정기적으로 400만원을 아무렇게나 쪼개 나눠주면 산정이 안 된다. 같은 액수의 돈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법정수당 기준이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한다. 이건 분명 모순이고 문제다. 이런 식으로 우리 임금 제도에 뭔가를 덧붙이고 떼어내기를 반복해 이제는 원래 취지가 무엇인지조차 모를 만큼 법이 누더기가 됐다. 애플의 스마트폰이 ‘혁신의 아이콘’이 된 가장 큰 이유는 과거 전화기에 있던 십수개의 버튼을 한꺼번에 없애 버렸기 때문이다. 구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소박한 검색창 하나가 전부지만, 쉽고 간단한 사용법 덕분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검색엔진으로 자리잡았다. 우리 사회의 해묵은 갈등 요인인 노동 관련 현안을 해결하려면 지금처럼 개별 사안 하나하나를 보완·개선하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법제도부터 직관적으로 바꿔야 한다. 복잡한 요소를 모두 없애고 소득 총액을 중심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임금제도로 개편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와 20대 국회가 우리 사회의 애플과 구글이 돼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옥상옥’ 구간설정위…전문가로 채워도 정부 입김 무시 못 해

    ‘옥상옥’ 구간설정위…전문가로 채워도 정부 입김 무시 못 해

    노사정이 공동 추천해 9명으로 구성 고용·성장률 등 반영해 인상 구간 제시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방안은 현행 최저임금위원회에 노사정 추천으로 구성되는 ‘구간설정위원회’를 신설해 의사 결정 구조를 이원화하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 경제 상황 등을 반영할 수 있어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정부가 구간설정위라는 불필요한 조직을 만들어 ‘옥상옥’이 됐다는 비판도 있다.구간설정위는 노사정이 추천하는 전문가 9인으로 꾸려진다. 구체적인 구성 방법은 두 가지가 제시됐다. 하나는 노사정이 3명씩 추천해 9명을 맞추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노사정이 5명씩을 추천한 뒤 노사가 3명씩 순차적으로 배제해 9명만 남기는 방법이다. 구간설정위는 다음해 최저임금 인상률의 상·하한선을 정한다. 이들은 최저임금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노동자의 기본 생계비와 고용 수준, 기업의 지불 능력, 경제성장률 등을 바탕으로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제시한다. 그러나 구간설정위 위원 선정 방식이 지금의 최임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조직만 늘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최임위도 노동자(9명)와 사용자(9명) 위원뿐 아니라 중립적 입장의 공익위원(9명)이 있다. 최저임금은 노사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이슈여서 양측 간 합의가 원만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사실상 공익위원이 ‘캐스팅보트’를 쥔다. 그동안 공익위원들은 ‘공익’이 아닌 ‘정권 성향’에 따라 어느 한쪽만 대변해 문제가 됐다. 최임위의 편향성 논란을 극복하고자 구간설정위를 설치했지만 여전히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거리가 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구간 설정 과정에서도 노사 간 입장 차가 클 수밖에 없어 결국 정부 추천 위원들이 상·하한선을 설정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사정이 추천하는 방식으로 구간설정위를 구성하면 편향성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면서 “구간설정위가 정부의 목적대로 전문성을 확보하려면 학회 추천 인물로 위원회를 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간설정위가 제시한 인상 구간을 토대로 결정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결정위는 지금 방식대로 노동자, 사용자, 공익위원으로 구성되지만 위원수가 줄어든다. 현재 27명이지만 노사공 7명씩 21명 또는 5명씩 15명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고용부는 결정위원회의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해 온 공익위원 선정 방식도 개편한다. 공익위원을 7명으로 가정할 때 국회가 3명을 추천하고 나머지를 정부가 추천하는 안과 노사정이 5명씩 추천하고 노사가 4명씩 순차적으로 배제하는 방안 등 두 가지가 제시됐다. 사회적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처럼 청년·여성·비정규직·중소기업·소상공인대표도 결정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률에 명문화할 방침이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노동계를 배제하겠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30일까지 이뤄질 공론화 과정에서 오해를 해소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열린세상] 3·1운동, 임시정부, ILO 100주년과 노사정 대화의 의미/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장

    [열린세상] 3·1운동, 임시정부, ILO 100주년과 노사정 대화의 의미/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장

    2019년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자 국제노동기구(ILO)가 창립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3·1운동은 1987년 6월 민주항쟁과 2016년 촛불집회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평화적이고 대중적인 국민의 의사 표시이자 주권행사 의지였다. 2019년은 3·1운동을 이은 국민주권과 민주주의, 적폐청산이라는 촛불정신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3년차로서 노동과 경제정책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 줘야 하는 절박한 해다.올해 정부의 노동정책 방향은 2018년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발표된 2019년 ‘경제정책방향’과 고용노동부의 2019년 ‘정부업무보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소득주도성장’보다는 ‘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둔 경제정책 방향 아래 올해 노동정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일자리’다. “포용적 노동시장, 사람 중심 일자리”가 새로운 노동정책의 슬로건임이 이를 말해 준다. 현 정부의 2018년까지 노동정책이 양질의 일자리 확대, 노동존중, 차별적인 노동시장의 개선과 시정이라면 2019년의 노동정책은 노ㆍ사 경제주체에 대한 포용정책과 일자리 창출이 핵심 정책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 변경은 경제 상황의 어려움에 기인한다. 우리나라 경제의 어려움은 경제발전의 기관차였던 조선업과 철강업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자동차산업마저 어려워진 상황에서 그나마 경쟁력을 가진 반도체와 휴대폰 등 전자산업마저 중국의 부상으로 앞길이 불투명해졌다는 데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존중 정책에 의해 자영업자와 중소영세 사업주의 불안감과 위기의식이 고용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일부에서 주장하듯 현 경제의 어려움이 단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있다거나 소득주도성장 정책 때문이라는 단편적 지적엔 동의하기 어렵다. 현 경제의 어려움은 집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과 경제정책에 있기보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 정규직과 비정규직, 남성과 여성 등 노동시장 이중 구조화에 따른 차별 심화 등 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사회경제적 문제에 원인이 있다. 근본 원인의 치료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다만 현 정부의 잘못은 어려운 노동 문제,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집행에서 속도와 온도 조절 등의 정교함과 중앙부처 간 통일적인 응집력이 부족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더불어 노ㆍ사 각 경제주체의 개혁 의지와 동참을 끌어내는 리더십이 발휘되지 못함으로써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점이 아쉽다. 언제나 그랬지만 2019년 노사관계는 수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안착과 성공적 운영, ILO 기본협약의 비준과 전교조 합법화의 문제, 최저임금 산정범위 및 인상폭과 관련한 문제,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와 근로시간 위반 사업주에 대한 처벌 유예 문제, 직무급제 도입을 둘러싼 공공부문 노사관계의 불안정성 등 모두가 해결이 쉽지 않은 난제이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다. 정부는 노사관계의 대부분 쟁점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다루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입장이지만 올바른 방향이다. 다만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대표로 하는 사회적 대화가 성공하려면 정책 결정의 조급함은 버려야 한다. 결정 시한을 잡아 놓고 하는 대화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하는 주체들을 들러리 세우는 것으로 결국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 현안이 되는 노동 문제를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하나도 없다. 그러나 노사정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지혜를 모으고 힘을 모으면 해결되지 않을 문제 또한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노동계와 사용자에게 대화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과 신뢰를 보내 줄 수 있어야 한다. 민주노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교조 합법화에 대한 긍정적 신호 등 제반 여건을 조성해 줄 필요도 있다. 2019년은 노동계와 사용자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우리 사회 현안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희망의 원년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것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ILO 창립 100주년을 의미 있게 기념하는 자세일 것이다.
  • 한은 “줄어드는 노동시장 이동성, 성장 잠재력 갉아먹어”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갈수록 심화되는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가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박광용 부연구위원과 황인도 전 연구위원, 전병유 한신대 교수는 10일 BOK 경제연구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와 정책 대응’ 보고서에서 “종업원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와 그 이하 사업체의 임금 격차는 1980년 1.1배에서 2014년 1.7배로 커졌다”고 밝혔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옮기는 것도 더욱 어려워지는 추세다. 중소기업 근로자가 1년 후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2004∼2005년 3.6%에서 2015∼2016년 2.0%로 축소됐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이동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15.6%에서 4.9%로 하락했다. 임금 격차는 커진 반면 노동 이동성은 줄어 이중 구조가 심화했다는 의미다. 이는 주요국과 비교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임금 격차를 보여 주는 상·하위 10%의 근로소득 배율은 2016년 기준 4.50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41배)을 훨씬 웃돈다. 임시직의 3년 후 상용직 전환율은 22%로, 네덜란드(70%)나 스페인(46%) 등에 큰 차이로 뒤진다. 보고서는 스웨덴과 네덜란드 등 이중 구조를 개선한 정책 사례를 분석한 뒤 “노동시장 이중 구조 문제는 한국 경제의 지속적·안정적 성장을 위해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과제”라면서 “노사정 등 사회의 모든 당사자가 참여해 이중 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문대통령 “조금씩 양보해 노사정 협력해야… 수출 1조 불·무역 2조 불 꿈 아냐”

    문대통령 “조금씩 양보해 노사정 협력해야… 수출 1조 불·무역 2조 불 꿈 아냐”

    문재인 대통령이 “성급하게 자기 것만을 요구하는 것보다 조금씩 양보하면서 함께 가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시민사회와 노동자, 기업, 정부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5회 무역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를 만들어낸다면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고 전 세계에 새로운 희망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우리는 사상 최초로 수출 6000억 불을 달성할 전망으로, 수출 규모 세계 10위 권 안에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로서는 우리가 유일하다”며 “전체 무역액도 역대 최단 기간에 1조 불을 달성했고, 연말까지는 사상 최대 규모인 1조 1000억 불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수출 품목과 시장이 다양해진 것도 중요한 성과며, 지역별로도 중동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수출이 고르게 늘었다”며 “특히 신북방·신남방 정책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러시아 등 신북방국가에 대한 수출이 올해 10% 이상 늘었다. 아세안은 우리의 제2위 교역대상이고 그 중 베트남은 우리에게 제3위 수출국이자 제2위의 해외건설 시장이 됐다”고 했다. 아울러 “올해 우리는 경제 분야에서 또 하나의 역사적 업적을 이루는데, 사상 최초로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여는 것”이라며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우리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2000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 강국을 의미하는 소득 3만 불, 인구 5000만 명의 ‘30·50클럽’에 세계에서 7번째로 가입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이 녹록지 않고, 주요국의 보호무역과 통상 분쟁으로 세계 자유무역 기조가 위협받고 있다”며 “내년 세계 경제 전망도 국제무역에 우호적이지 않고, 우리 수출이 여전히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중소·중견기업 참여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품목의 시장변화나 특정 지역의 경제 상황에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국가 간 서로 도움되는 수출·투자 분야를 개척해 포용적 무역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 수출 1조 불 시대를 위해 다시 뛰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산업별 수출역량을 강화하고 수출 품목·지역·기업을 더욱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수출 품목 다양화는 많은 중소·중견기업 참여로 시작되는데, 이들이 수출에 더 많이 나서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단계별로 필요한 금융·인력·컨설팅 서비스를 확대하고, 수출바우처로 수출 지원기관과 서비스를 직접 선택해 지원받을 수 있게 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는 무료 단체보험을 지원해 수출에 따른 위험을 줄여 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무역 안정성과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며 “정부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이 내년까지 타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한·인도 경제동반자 협정 개선과 남미공동시장 메르코수르와의 무역협정 협상도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자랑스러운 수출 성과를 함께 잘사는 포용적 성장으로 이어가야 한다”며 “수출확대가 좋은 일자리 확대로 이어져야 하며 국민 삶이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낙수 효과는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 수출과 기업 수익이 늘어도 고용이 늘지 않고 있다”며 “고용 없는 성장이 일반화되고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해 오히려 성장을 저해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과거 경제정책 기조로는 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포용적 성장과 포용국가 비전은 세계가 함께 모색하는 새로운 해법으로, 우리가 함께 잘살아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며 “공정경제를 기반으로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을 이뤄야 수출·성장 혜택이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용안정대책 같은 사회안전망도 특별히 필요하다”며 “격차를 줄이고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사회로 나아갈 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정부는 올 한해 근로자 가구의 소득과 삶을 향상시켰지만 고용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문제를 직시하고 있다”며 “그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했고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 최저임금의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문 대통령은 “2005년에 우리는 10년 이내 수출 5000억 불, 무역 1조 불 비전을 제시했고 그 목표를 4년 앞당겨 2011년에 달성했다”며 “수출 1조 불, 무역 2조 불 시대도 결코 꿈만은 아니다. 무역인 여러분의 성공 DNA와 국민의 성원이 함께한다면 반드시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역이 그동안 한국경제를 이끌어 온 것처럼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도 무역이 이뤄낼 것이라 믿는다”며 “수출의 증가와 국민소득의 증가가 국민의 삶 향상으로 체감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주시기 바란다”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결사의 자유 관련 협약 OECD 중 韓·美만 비준 안 해

    결사의 자유 관련 협약 OECD 중 韓·美만 비준 안 해

    결사의 자유 등 4개 분야 8개 협약 노사문제 자율 해결 ‘선진국 인증마크’ 韓 아동노동금지·균등대우 분야만 비준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이 최근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에 대한 자체안을 제시했다. 경사노위는 내년 1월 말까지 이를 토대로 노사 합의를 이끌어낼 방침이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문 대통령이 내년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ILO 100주년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할 것이라는 얘기가 노동계 일각에서 나온다. 경영계는 또 하나의 악재가 나왔다고 답답해한다. 29일 ILO 협약과 관련된 궁금증을 짚어 봤다. ●해고자의 ‘퇴직 전 기업 노조 가입’ 새 내용 Q.ILO 핵심협약이란 게 뭔가. A.노동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유엔 산하 ILO가 제시하는 4개 분야 8개의 협약을 뜻한다. 분야로는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 금지, 균등대우, 아동노동 금지가 있다. 분야별로 각각 2개의 협약 내용이 담겨 있다. 한국은 균등대우, 아동노동 금지와 관련해 총 4개의 협약을 비준했다. 하지만 나머지 2개 분야에선 비준이 이뤄지지 않았다. 공익위원안은 이 가운데 결사의 자유와 관련한 협약 2개를 비준하자는 것이다. 강제노동 금지는 아직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봤다. Q.왜 비준해야 하나. A. 노동자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노동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국내법이 있다면 개정해 국제적인 기준에 맞추자는 것이다. 이런 당위적인 논리뿐 아니라 실리를 얻을 수 있는 부분도 있다. ILO 핵심협약은 쉽게 말해 ‘노동 선진국의 인증마크’다. 모두 비준한 국가는 노사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역량을 가진 선진국이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선전할 수 있다. 국가 신뢰도와도 직결된다. 게다가 ILO 협약은 한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15개 중 7개 부문에서 노동 기준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협약만 잘 지켜도 FTA 기준을 위반하지 않을 수 있다. 강제노동 금지는 아직 비준하지 않은 나라가 꽤 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결사의 자유와 관련된 협약 2개를 모두 비준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과 미국뿐이다. Q.노사 이견을 좁힐 방안은. A.공익위원안은 가이드라인에 불과하다. 경사노위에서 노사 합의가 이뤄져야 비로소 법안으로 만들어진다. 경영계는 “노동계의 요구사항만 담겼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해고자·실업자도 노조 활동을 보장하는 부분이 쟁점이다. 노조의 정치 투쟁이 심해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기존에도 산업·직종·지역별 노조엔 해고자도 가입할 수 있었다. 해고자가 ‘퇴직 전 기업’ 노조에도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새로운 내용이다. 다만 공익위원안엔 해고자의 노조 활동이 기업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해고자가 노조 간부를 맡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日, 결사의 자유·단결권 보호 비준 5년 걸려 Q.앞으로 전망은. A.ILO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 노사정 협의와 더불어 이해 당사자들의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회 합의만으로 해당 사안을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한국과 법 체계가 비슷한 일본은 결사의 자유와 단결권 보호를 비준하는 데 5년이 걸렸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사설] 경사노위, 균형 갖춘 사회적 대화 기구 역할해야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어제 공식 출범했다. 경사노위에는 기존 노사정위원회에 참가한 주요 노사 대표뿐 아니라 청년과 여성, 비정규직,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대표 등이 포함됐다. 탄력근로제 확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국민연금 개혁 등 앞으로 경사노위가 사회적 대타협을 모색해야 할 현안은 하나같이 민감하고 폭발력이 강하다. 다양한 목소리가 참여할수록 시행착오를 줄이고, 합의 이행에 추동력이 생기는 만큼 폭넓은 위원회 구성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런 맥락에서 경사노위의 한 축인 민주노총이 끝내 출범식에 불참한 것은 매우 안타깝다. 대결보다 협력을 요구하는 시대적 소명을 외면하지 말고, 하루빨리 대화에 나서길 바란다. 한국 경제와 사회의 핵심적인 현안들을 다루는 유일무이한 사회적 대화 기구로서 경사노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책임에 걸맞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일이 관건이다. 노동계에 치우치거나 사용자 편을 들거나 정부 눈치를 봐서도 안 된다. 그랬다간 갈등의 조정이나 타협은 고사하고, 오히려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 민주노총 총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경사노위는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와 관련해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동조합 가입과 활동을 인정해야 한다는 권고를 담은 공익위원 안을 내놨다. 민주노총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노동계 입장을 대폭 반영한 공익위원 안을 발표한 게 과연 온당했는지 의문이다. 경사노위 문성현 위원장이 민주노총 총파업에 대해 “잘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것도 적절치 않았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은 출범식에서 “과거 정부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노사정위원회를 활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경사노위는 의제 선정, 논의 방식, 결론 도출 모든 과정에서 노동계·경영계의 자율적인 대화·타협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마땅히 그래야 할 일이다. 경사노위가 오로지 각 주체 간 대화와 설득, 양보의 미덕을 통해 대타협을 도출하는 균형 있는 사회적 대화 기구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 [경사노위 출범] 민주 “노사합의 땐 2월 국회 처리 바람직” 한국 “文, 민노총 빚독촉에 굴복하는 꼴”

    文대통령 “국회도 논의결과 기다려줄 것” 청와대에서 22일 열린 첫 번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화두는 민주노총의 빈자리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면 제도의 틀 안에서 대화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오늘 민주노총의 빈자리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노사정대표자 회의 논의 과정에서 사회적 대화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 줬다”며 “빠른 시일 내 참여해 주길 희망하며 민주노총의 참여야말로 노동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이 전날 총파업을 했던 가장 큰 이유인 여야정의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합의와 관련, 문 대통령은 “경사노위에서 탄력근로제를 논의하면 국회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고) 그 결과를 기다려 줄 것이다. 대통령도 국회에 시간을 더 달라고 부탁하겠다”고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평생 노동현장에 몸담았던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회의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문 위원장은 “법 개정이 되고 반년이나 지나 출범하는 것은 그래도 민주노총과 함께하고자 하는 이해와 애정 때문이었다”며 울컥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문 위원장은 또한 “민주노총이 참여해야 하는 건 시대적 의무라고 생각하며 지금 김명환 집행부는 확실한 의지와 책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탄력근로제 관련 발언에 대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경제계와 노동계의 합의가 이뤄져 입법화하는 과정을 거치면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을테니 찬성한다”며 “노사가 합의한다면 2월 국회에서 처리하는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반면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민주노총의 빚독촉에 굴복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늦어도 연내에는 처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경사노위 출범] 정부 못 믿는 민노총, 20년 가까이 대화 거부

    강경파 “정부 사탕발림에 지도부 속아” 민주노총은 1999년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20년 가까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사회적 합의로 정리해고를 받아들여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 등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자리잡은 탓이라고 분석한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기간이던 1998년 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전신인 노사정위에 참여했다. 여기서 민주노총은 공무원노조 결성 권리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합법화 등을 인정받고 정리해고제와 근로자 파견제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정부는 당초 약속과 달리 국가 위기의 원인이 된 재벌들의 전횡을 막기 위한 조치에는 소극적이었다. 결국 재벌 개혁은 이뤄지지 않은 채 노동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근로자들의 노동 여건만 나빠졌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판단이다. 이때부터 이들에게는 ‘(진보·보수에 관계없이) 정부는 우리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주노총은 IMF 사태 이후 정부로부터 여러 차례 큰 상처를 입었다. 이런 내막을 이해하지 않은 채 이들에게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라고만 말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내부의 복잡한 계파 갈등도 사회적 대화 참여를 막는 걸림돌로 지적된다. 과거부터 지도부가 유화적 태도를 보이면 소수 강경파가 물리력으로 맞서 투쟁을 압박하는 일이 되풀이됐다. 2005년 2월 민주노총 지도부는 사회적 대화에 복귀해 노동 현안을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안건을 대의원 대회에 상정했다. 그러자 일부 조합원들이 단상을 점거하고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소동을 벌였다. 결국 대의원 대회는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지금도 강경파들은 “현 지도부가 정부의 사탕발림에 속아 끌려다니고 있다”고 비판한다. 전임 민주노총 집행부 관계자는 “현 지도부가 대화와 교섭에 무게를 뒀지만 지금까지 얻은 게 뭐가 있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법안 통과에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광주형 일자리’ 도입 등 노동자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내용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경사노위 출범] 탄력근로-ILO ‘맞불’… 文 “역지사지 대화로 절충안 끌어내야”

    [경사노위 출범] 탄력근로-ILO ‘맞불’… 文 “역지사지 대화로 절충안 끌어내야”

    노사정위보다 위원구성 확대… 18명 체제 청년·비정규직·여성·소상공인까지 참여 첫 회의 “민노총 조속 합류” 권고문 의결 노동시간개선委 발족… 노동계 원성 커 재계도 “10 받고 100을 내준 느낌” 불만22일 우여곡절 끝에 닻을 올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1998년 출범한 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를 대체하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다. 노사정위보다 위원 구성을 크게 늘려 비정규직과 청년, 여성, 소상공인도 테이블에 앉는다. 그러나 노동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은 데다 일부 안건에서 경영계의 불만이 적지 않아 합의에 이르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경사노위가 노사정위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위원 규모다. 모두 18명의 위원이 경사노위를 이끈다. 참여 결정을 미룬 민주노총을 제외하고 17명의 위원이 이끈다. 근로자대표 4명, 사용자대표 5명, 공익위원 4명, 경사노위 2명, 정부대표 2명으로 꾸려졌다. 노사정위(위원 10명)가 말 그대로 노사정만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체였다면 경사노위엔 근로자대표로 청년과 비정규직, 여성이 추가됐고 사용자대표에 중소·중견기업·소상공인 위원도 들어왔다. 기존 노사정 틀만으로는 담지 못했던 사회 양극화 문제부터 청년실업, 비정규직 처우개선, 여성의 유리천장까지 우리 사회의 시급한 현안들을 논의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 셈이다. 경사노위 하부 조직으로 의제·업종별·특별위원회가 설치됐거나 발족을 기다리고 있다. 의제별 위원회에서 가장 대표적인 게 지난 7월 꾸려진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다. 최근 고용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사회보험 등의 사각지대가 늘고 있는데, 이에 대비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사회보장 시스템을 논의하고자 조직됐다. 업종별 위원회로는 지난 20일 만들어진 ‘금융산업위원회’가 대표적이다. 금융업 종사자들의 고용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는데 이에 대비 방안을 논의하는 곳이다. ‘해운산업위원회’가 23일 발족하며 보건의료산업위원회와 공공기관위원회는 출범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구성된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 특별위원회’에선 국민연금 개혁의 방향성을 놓고 각 주체 간 합의점을 찾는다.이처럼 경사노위의 목표와 포부는 거창하지만 순탄치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 특히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경사노위는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1차 본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노총의 조속한 합류를 바라는 권고문을 의결했다. 경사노위는 “민주노총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내년 1월(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 이전이라도 각급 위원회 논의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경사노위는 노동계가 강력 반대하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논의할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를 꾸리기로 결정했다. 경영계는 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이 지난 20일 내놓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안에 대해 불만이 가득하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노동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사안이다.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가입 등을 비롯해 노동계의 요구 사항을 상당 부분 담아 경영계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10(탄력근로제 확대)을 받고 100(ILO 핵심협약 비준)을 내준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경사노위는 ILO 비준 관련 법안을 늦어도 내년 1월까지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로 역지사지 입장에서 대화를 통해 절충안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민노총 빠진 경사노위 출범… 탄력근로제 논의 기구 설치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22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 1월 문성현(경사노위 위원장) 당시 노사정위원장이 사회적 대화 복원을 제안한 지 10개월여 만이다. 최근 노정 갈등 원인이 된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 확대 여부도 별도의 위원회를 꾸려 다시 한번 논의하기로 했다. 경사노위는 이날 청와대에서 출범식과 1차 본위원회를 가졌다. 기존 양대노총 위원장과 정부, 경영계에 이어 청년과 여성, 비정규직,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대표 등을 더해 18명의 위원으로 꾸려졌다. 다만 경사노위 참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민주노총은 참석하지 않았다. 전체회의에서는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특별위원회’ 등 이미 발족해 운영 중인 6개 의제를 포괄 승계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이 조속한 시일 안에 경사노위에 공식 참여할 것을 희망하는 권고문도 채택했다. 여야가 연내 합의 처리하기로 한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안건은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문 위원장은 “노동시간개선위원회를 빠른 시일 안에 가동시켜 국회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사노위 첫 회의에서 “경사노위가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을 의제로 논의한다면 장시간 노동 등 부작용을 없애는 장치와 임금을 보전하는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사노위 합의를 반영해 노동계 우려를 완화할 보완책을 마련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자기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 양보와 고통 분담을 통해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는 사회를 이끄는 책임 있는 경제주체로서 나눠 가져야 할 시대적 소명”이라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씨줄날줄] ILO 핵심협약/이두걸 논설위원

    [씨줄날줄] ILO 핵심협약/이두걸 논설위원

    ‘유엔 산하의 대표적인 국제기구는?’ 국제노동기구(ILO)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 중 상위에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ILO는 노동문제를 다루는 유엔의 전문기구로 1919년 창설됐다. 현재 187개국이 회원국이다. 유구한 역사와 인지도만큼이나 국제기구 중에서의 위상도 높다. 우리나라가 1991년 유엔에 가입한 직후 ILO 정식 회원국이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ILO는 결사의 자유와 강제노동 금지, 아동노동 금지, 고용차별 금지 등의 분야에서 8개 협약을 핵심협약으로 분류하고 회원국을 상대로 이를 수용할 것을 권고한다. 회원국 중 76%가 8개 협약을 모두 비준했다. 그러나 한국은 결사의 자유와 강제노동 금지 관련 분야 협약은 비준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와 더불어 중국, 마셜제도, 팔라우, 통가, 투발루 등 6개국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국은 36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가장 적은 핵심협약을 비준한 국가이기도 하다. 우리가 ‘노동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나머지 핵심협약을 2019년까지 비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는 어제 공무원·교사의 노조 결성과 가입, 해고자의 노조 가입 등을 허용하는 내용의 공익위원 안을 공개했다. 경사노위는 내년 1월 말까지 노동계와 경영계의 합의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여전히 난관은 많다. 중요 멤버인 민주노총은 아직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았다. 재계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해고자가 노조에 가입하면 외부 정치 문제를 노조에 끌어들이는 경향이 강화되고, 노조 전임자가 유급화되면 매년 정치파업이 일상화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러나 ‘결사의 자유’는 2000만명의 임금노동자들이 차별받지 않고 정당하게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게 ‘글로벌 스탠더드’이다. 우리 정부가 1996년 OECD 가입 당시나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때 결사의 자유 등 핵심협약 비준을 약속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노동 존중은 우리가 끝까지 지켜야 할 헌법적 가치에 해당한다. 내년 6월에는 ILO 출범 100주년 기념식이 열린다. 국회 연구 단체인 ‘노동존중 헌법가치 실현을 위해 활동하는 국회 헌법33조 위원회’는 지난 14일 ILO 핵심협약 비준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며 “ILO 100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박수를 받으며 기조연설하는 장면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노사정이 양보와 타협을 통해 바람직한 대안을 도출해 이러한 모습이 현실화되기를 바란다. douziri@seoul.co.kr
  • 기업 3.4%만 활용하는 탄력근로제…“노동계, 정부와 힘겨루기용 아이템”

    기업 3.4%만 활용하는 탄력근로제…“노동계, 정부와 힘겨루기용 아이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가 노사정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경영계의 어려움이 이어지자 정부와 여야가 대안으로 내놨지만 양대 노총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선 “노동정책 전반을 두고 노동계가 정부와 힘겨루기 전선을 형성하기 위한 하나의 이벤트”라는 해석도 나온다.탄력근로제를 둘러싼 논란이 연일 매스컴을 타자 노동계 일각에선 “(탄력근로제 확대가) 이렇게 큰 이슈로 번질지 꿈에도 몰랐다”는 반응도 나온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인 이상 사업장 기준 탄력근로제를 시행하는 기업 비율은 3.4%에 불과하다. 탄력근로제는 정해진 단위기간 내 평균 근로시간을 법에서 정한 근로시간 이내로 맞추는 것이다. 현행법에선 최대 3개월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고 노동계에 무조건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3개월까지 늘리려면 사용자와 근로자대표가 반드시 서면으로 합의해야 한다. 법에서 정한 단위기간이 6개월 또는 1년으로 확대된다고 해서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근로자 과반 이상의 선출을 받은 근로자대표가 사용자의 요구를 반대하면 단위기간을 늘릴 수 없다. 조선업을 비롯해 탄력근로제가 반드시 필요한 특수 업종이 아니라면 단위기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얘기다. 노동계가 탄력근로제에 목매는 이유와 관련해 일각에선 ‘앞으로 펼쳐질 노정 힘겨루기를 위한 아이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영계가 반대하는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 협약 비준, 최근 고용세습 논란으로 빛이 바랜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등에 대해 노동계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한 전초전이라는 것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계와 정부가 앞으로 전방위적인 힘겨루기를 해야 하는데 노동계로선 당장 전선을 형성할 것이 없다”면서 “오히려 최근 고용세습 논란 등으로 노조가 지탄의 대상이 되면서 이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탄력근로제 확대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가 강력 반발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임금 삭감이다. 한국노총은 “탄력근로제 확대 시행으로 약 7%의 임금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추정치는 극단적인 상황을 감안해 만든 것이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고용부는 “소정근로시간, 연장근로시간에 따라 임금이 변하기 때문에 단위기간 전체로 보면 일률적인 임금 감소가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경사노위 “해고·실업자도 노조 가입 허용”…불만 역력한 재계

    경사노위 “해고·실업자도 노조 가입 허용”…불만 역력한 재계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최근 노동계가 요구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과 관련해 ‘해고자와 실업자도 노동조합 가입·활동을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익위원 안을 20일 내놓았다. 노동계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한 것이어서 합의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경사노위는 늦어도 내년 1월 말까지 노동계와 경영계의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공익위원 안을 공개했다. 공익위원들은 해고자와 실업자도 노조 가입이나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선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활동은 불가능하다. 이런 조항은 ILO 제87조와 상충한다. 따라서 관련법 개정을 통해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활동을 제한하지 않는 내용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이 노조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효율적인 운영을 저해하지 않는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무원노조 가입 범위에서 직급 제한을 삭제하는 내용도 공익위원 안에 담겼다. 현재는 6급 이하 공무원만 노조 설립과 활동이 가능하지만 공익위원 안대로 법이 개정되면 고위 공무원도 공무원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 퇴직 공무원도 노조의 결정에 따라 조합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현행법에선 초·중등교육법상 교원만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지만 공익위원들은 고등교육법에서 규정하는 교원도 노조 설립과 가입이 가능하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수근 개선위원장은 “노동자 단결권 부분은 노동계가 주장해 온 사항이 많고 경영계가 주장해 온 사항은 많지 않기 때문에 경영계가 불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경제단체들은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경사노위에 직접적인 당사자로 참여하는 데다 아직 원론적인 초안이라 입장을 밝히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계는 불만이 역력한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공익위원 안의 주요 내용은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가입과 노조전임자의 급여 자율화, 복수노조 기업 내 자율교섭 등인데, 이 경우 기존 노동법이나 노조법과 상충되는 문제가 있고 특히 개별 사업장뿐 아니라 노사관계 전반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면서 “노사정이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기업들의 방어권으로 파업 때 대체근로 허용,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사업장 내 쟁의행위 금지와 같은 균형적인 입법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해고자·실업자도 노조 가입 허용을”…경사노위 공익위원 권고

    “해고자·실업자도 노조 가입 허용을”…경사노위 공익위원 권고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20일 해고자와 실업자 등의 노동조합 가입과 활동을 허용해야 한다는 권고를 포함한 공익위원 안(案)을 내놨다. 해고자와 실업자 등의 노조 가입이 허용될 경우 강경한 투쟁에 나설 것으로 경영계는 우려한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문제를 논의하는 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는 이날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공익위원 안을 공개했다. 공익위원 안은 해고자와 실업자 등의 노조 가입 자격을 제한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하 노조법) 조항이 ILO 핵심협약 제87호와 상충할 여지가 있다며 “해고자 및 실업자 등 근로자의 노조 가입이나 활동을 제한하지 않는 내용으로 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제 노동 기준에 따라 비(非)종업원인 조합원의 기업 내 조합 활동이 기업의 효율적인 운영을 저해하지 않는 방안 등이 모색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공익위원 안은 공무원의 노조 가입을 직급·직무 등에 따라 제한하고 있는 공무원노조법 조항도 ILO 핵심협약 제87호와 상충할 여지가 있다며 “(노조 가입을 위한) 일반직·별정직 공무원에 대한 직급 제한을 삭제할 것”을 권고했다. 현행 공무원노조법은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공무원을 6급 이하 일반직 공무원과 일부 특정직 공무원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공익위원 안은 노조 가입이 가능한 특정직 공무원에 소방공무원도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노조 가입이 가능한 공무원의 구체적인 범위는 일부 공무원이 경찰과 유사한 업무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직무별로 결정해야 한다고 봤다. 교원의 노조 가입에 대해서는 노조 가입을 초·중등교육법상 교원에 한정한 현행법이 ILO 핵심협약 제87호에 위배될 수 있다고 보고 “고등교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원도 노조 설립·가입이 가능하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무원과 교원 퇴직자의 조합원 자격은 노조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공익위원 안은 권고했다.또 노조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과 이를 요구하는 쟁의를 금지한 노조법 조항에 대해서도 ILO 핵심협약과 상충할 수 있다며 관련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 보험설계사 등 이른바 특고(특수고용직) 노동자에 대해서는 “노동권을 결사의 자유 원칙에 부합하도록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권고 사항은 제시하지 않았다.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는 지난 7월 출범해 12차례 전체회의를 열어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를 논의했다. 공익위원들은 합의 도출을 위한 초안을 3차례 전체회의에 제출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공익위원 안에 포함된 권고 사항은 대부분 경영계가 반대하는 내용이다. 특히 해고자와 실업자 등의 노조 가입이 허용될 경우 노조가 정치적 이슈를 끌어들여 강경한 투쟁에 나설 것으로 경영계는 우려한다. 노동계도 일부 공익위원 안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특고 노동자의 노조 가입 문제에서 진전이 없다는 게 노동계의 입장이다. 위원회는 “경영계는 단결권뿐 아니라 단체교섭 및 쟁의행위 사항까지 논의할 것을 주장했고, 노동계는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된 단결권 사항으로 논의를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평행선을 달렸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노동자 단결권에 관한 논의는 일단 마무리하고 경영계가 요구하는 단체협약 유효기간 확대, 직장 점거 파업 금지, 대체근로 허용 등의 문제를 논의해 늦어도 내년 1월 말까지는 합의를 도출할 계획이다. 노·사 합의가 나오지 않으면 공익위원 안을 국회와 정부 등에 제출하게 된다. 박수근 위원장은 “공익위원 합의안 도출과 노사정 주체 간 이뤄진 진지한 사회적 대화가 향후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입법 논의와 대국민 공론화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비정규직 규제, 고용규모 줄었다”

    정부가 기업의 무분별한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는 비정규직법(기간제법·파견법)을 시행한 뒤 정규직은 늘었지만 전체 일자리는 줄었고, 법의 보호를 못 받는 사각지대 비정규직은 오히려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회사 입장에서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해고가 어렵고 월급도 더 많이 줘야해서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 부문 중심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어려운 ‘쉬운 해고’보다는 호봉제 등 임금 체계나 주 52시간 근무제 등 근로시간을 유연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박우람·박윤수 연구위원은 19일 ‘비정규직 사용 규제가 기업의 고용 결정에 미친 영향’이라는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2007년 7월 비정규직법을 시행했다. 기업이 2년 이상 일한 기간제 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파견근로자는 직접 고용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KDI 연구 결과 이 법은 기업의 정규직 비중을 높였지만 전체 고용 규모는 감소시켰고, 사용기간 제한 대상이 아닌 용역·도급 등 기타 비정규직은 늘렸다. 박우람 연구위원은 “보호받는 기간제와 파견 비정규직은 줄고 보호받지 못하는 기타 비정규직은 늘어난 풍선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런 풍선효과는 노조가 있는 기업에서 두드러졌다. 박윤수 연구위원은 “조사 결과 임금 등 근로조건의 경직성이 기업에서 정규직 전환을 꺼리는 큰 요인이었다”면서 “시간이 가면 연봉이 오르는 호봉제 대신 철저한 직무 평가를 기반으로 맡은 업무에 따라 연봉을 달리 주는 직무급제를 도입하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근로시간도 사업주가 바쁠 때 당겨 썼다가 한가할 때 덜 쓰는 탄력근로제 등을 노사정이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일문일답]탄력근로제 ‘운명의 한 주’…쟁점과 전망은?

    [일문일답]탄력근로제 ‘운명의 한 주’…쟁점과 전망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둘러싼 여야정과 노동계의 갈등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노총이 17일 ‘탄력근로제 확대 규탄 전국노동자대회’를 여는데 이어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민주노총도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를 첫 번째 의제로 올렸다. 여야 합의로 관련법을 연말까지 처리하기로 했지만 노동계는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노동계 반발을 의식한 국회는 오는 22일 출범하는 사회적 대화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최근 탄력근로제 확대 관련 논의를 서둘러 진행하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탄력근로제를 둘러싼 노사정의 속내는 무엇일까. 쟁점과 전망을 짚어봤다. Q.경영계는 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주장하고 있으며 여야정이 이를 수용한 배경은 무엇인지. A.주52시간 근무제가 지난 7월부터 시행 중이다. ‘과로사회’에서 탈출하겠단 취지지만 경영계는 반발했다. 업종에 따라 단축된 법정 근로시간을 도저히 지킬 수 없는 곳도 있다는 것이다. 탄력근로제는 이를 보완할 수단으로 여겨졌다. 현행법에서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은 2주고 노사가 합의하면 최대 3개월까지 늘릴 수 있다. 경영계는 이 단위기간을 늘려 최대 6개월에서 1년까지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이 가운데 국내 고용지표가 연일 나빠지고 청년 구직난이 심화되는 등 ‘고용 참사’가 벌어지면서 정부·여당도 경영계의 목소리를 듣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결국 여야는 연말까지 탄력근로제 확대를 처리하기로 합의했다.Q.얼마나 늘어날까. A.처음엔 ‘6개월안’과 ‘1년안’이 맞붙었지만 현재는 6개월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탄력근로제 확대는 6개월 수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경영계는 단위기간을 1년까지 늘려야 한다고 맞섰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도 경영계 주장에 따라 단위기간을 최대 1년으로 정하고 있다. 최대 지지층인 노동계의 강한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여당이 6개월로 방침을 정했고 이 정도 수준에서 합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Q.노동계의 입장은 무엇인지. A.단위기간을 막론하고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대노총은 한 목소리로 “노동법 개악”이라고 맞서고 있다. 최근 경사노위 합류를 두고 갈등을 빚었던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 사안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노총은 “압축노동, 장시간노동을 유지하는 체계”라고 비판했고 민주노총은 “추가 인력 창출 없이 사용자에게 인건비 이득만 쥐어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Q.노동계가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A.첫 번째는 초과근로수당의 감소다. 한국노총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탄력근로제를 도입하면 임금의 약 7%가 줄어든다. 단위기간이 늘어날수록 임금손실액은 커진다. 두 번째는 장시간 노동으로 근로자의 건강권이 위협받기 때문이다. 단위기간이 늘면 자연히 장시간 노동이 허용된다. 한국은 근로자의 연간 평균 근로시간이 2100시간을 넘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766시간)보다 월등히 높은 ‘과로사회’다. 이런 가운데 단위기간을 늘리는 것은 과로사회에서 벗어나려는 근로시간 단축의 원래 취지와는 정반대로 배치된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런 문제에는 공감하고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도 탄력근로제 확대 논의와 아울러 근로자의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노동계 관계자들도 탄력근로제 확대 시행과 더불어 임금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Q.탄력근로제 확대는 모든 사업장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것인가. A.현행법에서 단위기간을 최대 3개월로 지정한 것은 노사가 서로 합의했을 때다.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이를 확대한다고 해서 모든 사업장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노사가 합의하지 않으면 사업주 멋대로 단위기간을 늘릴 수 없다. 그럼에도 노동계가 우려하는 이유는 있다. 현행법에서 ‘근로자 대표’와 합의하라고 돼 있는데 근로자 대표의 정의 규정은 뚜렷하게 법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는 판례나 행정해석상으로 근로자의 과반수 투표를 얻어서 선출된 자로 본다. 하지만 사업장마다 노동조합이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이때는 근로자 대표를 다시 뽑아야 하는데 이때 사용자 측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결국 노조가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사업주 마음대로 흘러갈 여지가 있는 것이다. Q.여야가 연내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경사노위에도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다고 하는데. A.경사노위는 오는 22일 공식 출범한다. 이때 개최될 첫 번째 전체회의에서 탄력근로제 개선 방안 논의를 위한 의제별 위원회 발족 안건도 같이 심의한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최근 (탄력근로제) 관련 논의를 진행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노동계가 강력하게 반대하는 가운데 사회적 대화 기구를 통한 노사정 합의로 반발을 무마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를 두고 “날치기라는 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면피 수단”이라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는 민주노총도 의제별 위원회엔 들어갈 수 있지만 여야가 다음 달 중 관련법 통과를 공언한 가운데 이때까지 노사정 합의가 나오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경사노위는 정치권에 얽매이지 않고 차근히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종합·전문건설 ‘40년 칸막이’ 사라진다

    종합·전문건설 ‘40년 칸막이’ 사라진다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가 상호 시장에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도록 건설업계의 ‘40년 묵은 칸막이’가 사라진다.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노총 건설산업노동조합, 민주노총 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등은 7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 노사정 선언식을 열었다. 이들은 40년 이상 된 건설산업 생산 구조를 전면 개편하는 ‘혁신 로드맵’에 합의했다. 우선 종합건설사와 전문건설사의 시공 자격을 엄격히 제한한 업역 규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예를 들어 지금은 학교 교문 공사를 종합업체만 맡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철근콘크리트, 석공 등 세부 업종을 등록한 전문업체도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업역 규제 폐지는 2021년 공공 공사에 적용하고 2022년에는 민간 공사로 확대한다. 또 건설업계의 복잡한 업종 체계를 개편하고 자본금 등 건설사 등록 기준도 대폭 완화한다. 이에 따라 실내건축과 토공, 석공 등 29개로 세분화돼 있는 전문 업종이 2020년까지 통합된다. 정부는 건설사 등록 자본금 요건을 단계적으로 낮춰 2020년에는 현재의 5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6개월 vs 12개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셈법 다른 노사정

    6개월 vs 12개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셈법 다른 노사정

    한국당 “고숙련 기술자 연속 작업 감안” 노동계 의식 여당은 ‘6개월’ 입장 고수 노동계 “고용 증대보다 인건비↓” 반발최근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에서 합의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놓고 노사정의 셈법이 제각각이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극과 극이며 여야 간에도 기간 범위를 두고 이견이 있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정부가 어떤 카드로 노동계를 설득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놓고 최대 ‘6개월안’과 ‘12개월안’이 맞붙고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선 단위기간을 취업규칙에 따라 최소 2주에서 노사 간 합의를 전제로 최대 3개월까지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영계와 자유한국당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기 어려워진 만큼 최대 12개월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숙련 기술자의 연속 작업이 필요한 조선·해양플랜트 산업, 근로시간 단축으로 제작비 부담이 커진 드라마·콘텐츠 업계 등이 대표적이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도 최대 1년까지 운용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된 법안 중 한국당 의원들이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대다수도 단위기간을 최대 1년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가 ‘노동법 개악’이라고 맞선다. 단위기간이 늘어나면 근로자의 초과근무수당이 줄고 근로시간 단축의 본래 목적인 고용 확대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7일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개혁 입법을 해야 할 시기에 자꾸 ‘개악’ 강행 목소리만 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성명에서 “정부와 여당이 또다시 노동자들을 배신했다”면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는) 노동 공약의 폐기를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계를 의식한 여당은 당론을 6개월로 정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탄력근로제 확대는 6개월 정도 늘리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노사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정부 역시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단위기간 확대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도 “아직 살펴보고 있다”면서 “노동자의 건강권 등 보호장치와 맞물려 검토할 사안”이라고 했다. 고용부 고위 관계자도 “아직 구체적인 기간까지 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까지 단위기간 확대를 밝힌 만큼 노동계의 반발을 무마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경영계와 야당의 방침인 12개월로 추진하면서 노동계를 달랠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였지만 최근 연내 도입이 무산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노동계 관계자는 “대다수 법안처럼 실질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보완하려면 단위기간이 12개월은 돼야 한다”면서 “임금 감축을 최소화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타협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野 ‘자기 정치’ 임종석 십자포화… 任 “자리 무거움 되새길 것”

    野 ‘자기 정치’ 임종석 십자포화… 任 “자리 무거움 되새길 것”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비무장지대(DMZ) 지뢰 제거 작업 현장을 선글라스를 끼고 방문해 야당의 집중포화를 받으며 ‘자기 정치’ 논란에 휩싸였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여야 국회의원들 앞에 섰다.임 실장은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청와대 국정감사에 출석해 화살머리고지 선글라스 논란에 대해 “억울해하기보다 이 자리의 무거움을 되새기고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또 임 실장은 자신이 해설을 맡아 청와대서 제작한 영상에서 통문번호가 유출돼 ‘안보 불감증’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 “저희들의 불찰이 분명히 있었다”고 사과했다. 다만 임 실장은 “국방부로부터 군사기밀에 속하는 사안은 아니나 군사훈련상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임 실장에 대한 공격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김성태 의원이 앞장섰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을 펼쳐들며 “대통령 부재중에는 비서실장이 청와대를 지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것은 문 대통령 자서전에 나오는 구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귀국 이후에 장·차관, 국정원장 데려가 폼을 잡더라도 잡아야지 말이야”라고 힐난했다. 같은 당 김승희 의원은 “눈이 부셔서 선글라스를 꼈다”는 임 실장의 답변에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서 노력했던 86세대, 전대협 출신이 선글라스를 끼고 시찰하는 모습에서 국민들은 권좌에 있는 사람, 권위주의의 상징적 사람들을 떠올렸을 것”이라고 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공격도 나왔다. 김성태 의원은 조 수석이 국감에 불출석한 사유로 ‘신속한 국정 대응’이라고 제출한 데 대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사람이 본인이 자기 정치를 위한 SNS 활동은 시간적 여유가 있느냐”고 비꼬았다. 이어 임 실장에게 “조 수석이 문 대통령하고 동급으로 노는 사람이냐. 왜 안 나오느냐”고 불만을 표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 도중 마이크가 잠시 작동하지 않자 “또 야당 탄압을 한다”고도 했다. 임 실장, 조 수석에 이어 주영훈 대통령 경호처장의 ‘자기 정치’ 지적도 나왔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은 주 처장을 대신해 출석한 신용욱 차장에게 “경호처장이 매번 대통령 옆에서 사진이 찍히는 게 올바른 경호가 맞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 “경호처장은 ‘페북스타’냐”며 경호처의 SNS 활동을 비판했다. 노동 현안 관련 질의에서 임 실장은 “민주노총과 전교조를 더 이상 사회적 약자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고,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굉장히 문제가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임 실장은 “민주노총은 상당한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하는 힘있는 조직”이라며 “정부 출범 후 노사정 대화 모델로 여러 문제를 극복하고자 하는데 여전히 힘에 부친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가급적 올해 안에 종전선언이 가능하도록 관련국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또 실무급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해서 “형식에 대해서도 상당히 열려 있고 여러 가지 방안이 가능할 것 같다”고 시인했다. 교체설이 나오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장석춘 한국당 의원은 “나가시려면 빨리 나가라.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말하던데 함께 다 죽는 나라가 되겠다”고 공격했다. 장 실장은 “코스피 급락, 각종 경제지표 악화 등을 볼 때 경제위기라고 인식할 만한 근거가 많다”는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의에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졌다는 표현은 경제적 해석으로만 할 때 굉장히 과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장 실장은 또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사회수석실에서) 경제수석실로 이관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장 실장의 발언은 9·13 부동산 대책 마련 시 대출 등 금융 분야 대책에 대해 경제수석실이 함께 참여하는 등 경제 정책적 고려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며 “이관 여부를 뜻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야 의원과 청와대 참모진이 정회 중 국회 앞 식당에서 평양냉면으로 저녁식사를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애초 김성태 의원은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냉면 목구멍’ 발언을 직접 선보이겠다며 국회를 나섰지만, 참석자들에 따르면 직접 발언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