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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만명 민주노총 ‘제1노총’ 등극… “노정 새판 짠다”

    100만명 민주노총 ‘제1노총’ 등극… “노정 새판 짠다”

    2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노총 추월 민주노총 빠진 경사노위 대표성 논란 정부위원회 위원 수 배분 변화 불가피 양대 노총 세 확대 경쟁 치열해질 듯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995년 출범 이후 23년 만에 제1노총이 됐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1946년 설립 72년 만에 최대 노총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 고용노동부가 25일 발표한 ‘2018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을 보면 민주노총 조합원 수는 96만 8000명으로 한국노총(93만 3000명)보다 3만 5000명이 많다. 전체 조합원의 41.5%가 민주노총 소속이고, 한국노총 소속은 40.0%다. 각각 법외노조라는 이유와 노조설립증이 교부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번 통계에서 제외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화물연대 등 특수고용노동자들까지 포함하면 민주노총 규모는 사실상 100만명을 넘어선다. 민주노총 조합원 수는 2016년까지만 해도 70만명 미만이었지만 2017년 71만 1000명으로 뛴 데 이어 1년 만에 36.1% 급증했다. 법외 노조로 있던 9만 6000명 규모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작년 3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개정하면서 노동조합법에 따른 노조로 인정된 게 민주노총 조합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넥슨이나 네이버 등 정보기술(IT) 분야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한 영향도 컸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는 특히 비정규직들 역시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대거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민주노총의 제1노총 등극은 노정 대화 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특히 노사정 대화기구인 대통령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대표성 논란이 일 수 있다. 한국노총은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지만 민주노총은 복귀를 거부해 빠져 있다. 민주노총 없이 경사노위에서 내리는 결정에 무게가 실리지 않을 수 있다.당장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에서 “제1노총이 된 민주노총과 양극화 불평등 해소를 위한 노사 노정관계의 새로운 틀 마련, 현안 해결을 위한 노정협의 등에 적극 응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에 ‘새판 짜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제1노총으로서 노동계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조직이 돼 사회적 책임이 커졌으니 내년에는 사회적 대화에 참여했으면 한다”면서도 “장외에서도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노동계가 참여하는 각종 정부위원회 위원 배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노총 측은 “제2노총이라는 이유로 각종 정부위원회 위원 배정에 있어 상대적으로 민주노총이 적었는데, 이번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숫자 조정 등이 신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현재 고용부 최저임금위원회에는 민주노총 4명, 한국노총 5명이, 보건복지부 재정운영위원회에는 민주노총 2명, 한국노총 3명이 참여하고 있다. 노동계의 추천을 받아 선임하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비상임이사 구도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 양대 노총을 포함한 전체 조합원 수는 지난해 기준 233만 1000명으로, 한 해 전보다 24만 3000명 늘었다. 노조 조직률은 11.8%로 2017년보다 1.1% 포인트 증가했으며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노동계 관계자는 “2017년 대규모 촛불시위 이후 과로사회, 열악한 노동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맞물리면서 신규 노조 가입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 조직률이 공공부문(68.4%)과 대기업(50.6%) 위주로 높고, 민간부문(9.7%)과 100~299인 사업장(10.8%)은 낮은 불균형 문제는 여전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금융노조 위원장에 박홍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

    금융노조 위원장에 박홍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

    19년 만의 KB국민은행 총파업 주도한 박 위원장새 집행부 첫 행보는 기업은행 낙하산 행장 저지10만여명 조합원을 이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에 박홍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이 당선됐다. 금융노조는 제26대 임원선거에서 박 위원장 후보조가 4만 7511표(득표율 63.7%)를 얻어 당선됐다고 24일 밝혔다. 박 위원장은 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을 지내며 올해 초 19년 만에 벌어진 국민은행 총파업을 주도했다. 수석 부위원장에는 김동수 SC제일은행지부 위원장이, 사무총장에는 박한진 기업은행지부 부위원장이 선임됐다. 새 집행부는 내년 1월 열리는 정기 대의원대회를 거쳐 공식 출범한다. 임기는 3년이다. 금융노조는 우선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기업은행장 낙하산 인사를 저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37개 지부 10만 금융노동자들이 단결하는 강한 금융노조를 만들겠다”며 “기업은행장 낙하산 문제와 1월 초 총파업이 예정된 코스콤 문제 해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직무성과급제 도입 저지, 핵심성과지표(KPI) 개선을 통한 과당경쟁 중단, 여성·저임금 직군 임금차별 해소 및 처우개선, 남성 육아휴직 1년 의무화, 정부·여당·금융노조 정책협의회를 통한 국책금융기관 경영자율성 확보, 노사정협의체 신설을 통한 지역은행 발전방안 마련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산재 타려고 나왔냐?” 눈치에… 아픈 ‘김용균들’ 퇴사합니다

    “산재 타려고 나왔냐?” 눈치에… 아픈 ‘김용균들’ 퇴사합니다

    지난해 산재 사망자 2년 만에 9.5% 증가 회사가 산재 신청 방해… 불이익 주기도 조선업 등 도급 금지 대상 포함되지 않아 “최고경영자까지 엄벌할 법부터 만들어야”한 제약회사의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A씨. 제약회사 청정실(클린룸) 소독이 그의 업무다. 출근 이후엔 독한 소독약에 항상 노출된 상태로 일을 해야 한다. 한번은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만큼 구역질 증상이 심하게 났다. 몸이 무거워 휴게실에서 잠시 쉬고 있을 무렵 팀장이 말을 건넨다. “이러면 서로 민폐인 거 알지. 너 혹시 산재(산업재해 급여) 타려고 그러냐?” A씨는 결국 건강 악화로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사내 하청 노동자였던 고 김용균(당시 24세)씨가 입사 3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작업 중 사망한 뒤로 “안전한 일터에서 일하고 싶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1월 신년사에서 2022년까지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는 2142명으로 2017년(1957명)보다 9.5% 증가했다. 다친 노동자의 안전을 외면하고, 원청회사가 위험한 일을 하청회사에 위탁(도급)하는 현상이 계속되는 한 노동자의 생명은 계속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 119’는 지난 7월 이후 접수한 제보 중 ‘직장에서 신체적·정신적 질병을 얻어 치료를 받았다’는 내용의 제보가 98건으로, 이 중 24건(24.5%)이 ‘회사가 산재 급여 신청을 방해하거나, 산재 급여 신청 후 불이익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고 9일 밝혔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해당 사실을 은폐해서는 안 된다. 또 산재 급여를 신청한다는 이유로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불이익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법과 현실은 다르다. 중소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B씨는 올해 발목을 다쳐 4주간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입원은 할 수 없었다. 회사는 산재 처리 대신 통근 치료를 강요했다. B씨는 작업 중 다시 오른쪽 새끼손가락을 추가로 다쳤지만 회사는 공상 처리(산재보험에 따른 보상 대신 사용자가 직접 노동자의 병원비를 부담하는 것)를 해 버렸다. B씨는 “저는 모든 업무에서 배제됐고 ‘왕따’ 취급을 받고 있다”며 괴로워했다. ‘위험의 외주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사내 하청 비율이 70% 정도(2017년 68.6%)로 높은 조선업이 산업재해 고위험 대표 업종으로 꼽히는 것이 방증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최근 6년 동안(2014년~올해 5월) 사고로 사망한 조선업 노동자 116명 중 98명(84.5%)이 모두 하청 노동자다. 2017년 5월 1일 삼성중공업 크레인 전복 사고(사망 6명, 부상 25명)와 같은 해 8월 20일 STX조선해양 폭발 사고(사망 4명)를 계기로 정부가 문제 해결에 나서는 듯했다. 노사정 추천 조사위원들로 꾸려진 조사위원회는 “조선업에서 중대 재해가 만연한 이유는 ‘다단계 하청’(재하도급)에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위는 ▲재하도급 원칙적 금지 ▲조선업 안전관리 법·제도 개선 등을 정부에 제안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산안법의 도급 금지 범위에 조선업 다단계 하청 금지 내용은 포함하지 않았다. 2016년 5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승강장 안전문)를 고치다가 열차에 치여 사망한 김모(당시 19세)군도 하청업체(은성PSD) 노동자였다. 김군 사망 후 서울시는 스크린도어 외주 정비원 전원을 모두 직영화했다. 하지만 김군이 하던 일(스크린도어 점검·수리·보수)도 산안법 도급 금지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직장갑질 119’의 오진호 운영위원은 “김용균씨가 떠난 지 1년이 지났지만 한국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산재 사망률 1위”라면서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회사에 무거운 책임을 묻고 원인을 제공한 최고경영자에게도 법적 책임을 묻는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목희 “도로공사 낮은 노사관계 인식 탓… 요금소 수납원 해결 과정서 문제 있었다”

    이목희 “도로공사 낮은 노사관계 인식 탓… 요금소 수납원 해결 과정서 문제 있었다”

    “한국도로공사가 톨게이트 수납원 논란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소 문제가 있었다. 그것의 바탕에는 (기관의) 노사관계에 대한 낮은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28일 언론 간담회에서 이렇게 쓴소리를 했다.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이라는 결론이 났음에도 도로공사가 톨게이트 수납원 논란을 ‘노사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그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과정에서 ‘모든 기관이 직접고용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노동계에 대해서도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를 본사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면서 “정부나 공공기관이 이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중장기적 계획을 갖고 개선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부위원장은 최근 주 52시간제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근로시간 단축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고 슬기롭게 가야 하지만 여러 문제가 생겼다. (정부도)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서 “다만 계도기간 부여는 선례도 있고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에 경영상 사유를 추가하는 것은 남용될 소지를 줄이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탄력근로제 확대에 자유한국당이 선택근로제 확대도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노사정 합의는 법률 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일단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안부터 입법화하는 것이 순서”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는 “후임 부위원장으로 오시는 분이 결정되면 국회로 가볼까 한다”면서 “이전투구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간다고 한다면 무리 없이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이 부위원장은 서울 금천구에서 17대(열린우리당)와 19대(민주통합당)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돼 활동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與 선택근로 3개월 연장 합의땐 탄력근로 6개월로”

    “與 선택근로 3개월 연장 합의땐 탄력근로 6개월로”

    한국당 기존 입장 한발 물러서… 與 반대 노사정 합의 사안 아니라 노동계는 반발김학용(자유한국당)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논의 중인 탄력근로제 확대와 관련해 “여당이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을 3개월로 연장하는 데에 합의하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위원장 직권으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택근로제 확대는 노사정 합의 사안이 아니라서 막판까지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탄력근로제 보완입법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시급한 현안이지만 야당만 동분서주하고 있다”면서 “정부·여당은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커녕 무기력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입장문은 정기국회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정부·여당에 보내는 ‘최후통첩’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경영계 입장을 대변해 온 한국당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1년까지 확대하는 것과 함께 또 다른 유연근로제인 선택근로제의 정산 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3개월로 늘릴 것을 주장했다. 야당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6개월안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 것은 기존 입장에서 일부 물러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선택근로제 확대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정부·여당과 여전한 온도 차를 드러냈다.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앞서 주 52시간제 보완을 위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것에 합의했다. 다만 선택근로제 확대는 노사정 합의를 거치지 않았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실 관계자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을 위한 노동조합법과 국민취업지원제 등 쟁점 법안을 일괄 타결한다면 야당 요구를 일부 수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야당에 알렸지만 그쪽에서 응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전제 없이 선택근로제 3개월 연장에 합의하면 위원장 직권으로 넘긴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동계 반발도 커질 전망이다. 경사노위에 참여하면서 탄력근로제 확대에 동의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관계자는 “선택근로제 확대는 탄력근로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핵폭탄급’ 장시간 노동 장치”라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야간근무와 연장노동을 초래하고 노동자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서울광장] 제대로 일하는 국회는 꿈인가/전경하 논설위원

    [서울광장] 제대로 일하는 국회는 꿈인가/전경하 논설위원

    올해 아들이 대학에 들어간 A씨는 편의점에서 두 달 정도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지난 9월 집 근처에 자신의 편의점을 열었다. 심야영업을 안 해 본인이 주로 근무하고 아들이 저녁과 주말 중간중간 아르바이트를 한다. 얼마 전 아들이 주휴수당을 달라길래 주당 근무시간을 따져 봤다. 오기로 한 시간에 이런저런 이유로 늦은 20∼30분까지 다 빼니 일주일에 15시간이 안 됐다. 그래서 아들에게 근무시간을 보여 주고 주휴수당을 안 줬다. 내년이면 최저임금이 시간당 8590원으로 주당 15시간 근무하면 주휴수당이 2만 5770원(15시간/40시간×8시간×시급)이다. 내년에도 가급적 아들을 15시간 미만으로 일하게 할 참이다. 회사 허락을 받고 동네서점을 운영하는 B씨는 회사 근무시간에 딸이 서점을 지킨다. 딸에게 최저임금을 계산해 월급으로 주는데 고용신고는 안 했다. 고용신고를 하면 월급에 연동해 국민연금과 건강·고용보험료를 딸은 물론 고용주인 본인도 내야 한다. 서점 운영이 적자라 본인 월급을 넣고 있는데 그 돈마저 내기는 영 부담스럽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초창기 진보 진영의 한 인사가 사석에서 “지금 정권은 적폐청산만 하다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까닭을 물으니 “지금 청와대 인사 중 직장에 다니면서 돈을 벌어봤거나 남에게 월급을 줘 본 사람이 적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근로시간과 최저임금이 얽혀 있는 임금 방정식이 노동자는 물론 고용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모른다는 평가다. 당시는 참 야박한 전망이라고 생각했는데 노동 관련 정책과 그 이후 벌어진 현상들을 보면 그 말이 맞는 거 같다. 청와대가 몰랐다면 국회의원이라도 알았으면 싶은데 그들은 과거를 잊었는지 아니면 아예 겪어 보지 않았는지 더 모른다. 국회의원 본인은 물론 9명이나 되는 보좌진 월급은 일을 하건 안 하건 그냥 세금에서 또박또박 나온다. 최근 세비 삭감 법안을 발의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올해 국회의원 연간 총세비는 1억 5176만원, 월급으로는 1265만원이라고 밝혔다. 최저임금의 7.25배인데 여기에 사무실 운영비, 차량 유지비, 사무용품 등도 지원되니 일을 진짜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런데 국회의원 개개인은 뛰어난지 모르겠는데 전체로 모이면 일보다는 헛발질을 잘한다. 300인 이상 기업에 주52시간 근무를 적용하는 법이 국회를 통과(2018년 2월 28일)한 지 4개월 만에 현장에 적용되면서 계도기간이 9개월 적용됐다. 근무시간을 줄일 때는 근무시간의 유연성을 높이는 방안이 함께 가야 하는데 근무시간만 달랑 줄여 놔 현장에서는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그런 문제들에 대한 개선책을 경영계 입장에서는 미흡하게, 노동계 입장에서는 과도하게 보완한 노사정 합의안이 지난 3월 국회에 제출됐지만 상임위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주52시간 근무가 50인 이상 기업에도 적용되기까지 37일이 남았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거 같아 정부는 궁여지책으로 보완책을 만들었고, 행여 법안을 통과시켜야 할 국회의원 심기를 건드릴까 속시원하게 정책을 발표하지 못하는 ‘웃픈’ 상황이다. 법을 제때 통과시키지 못해도, 어떤 고려도 없이 통과시켜도 독박은 늘 정부와 국민이 진다. 2011년 12월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2012년 0~2세 보육료 예산 3697억원이 증액됐다. 정부안은 2011년과 같이 부모 소득 하위 70%까지 지원하는 안이었는데 해당 상임위에서는 논의가 없다가 예산 결정 막바지 단계에서 소득수준과 관계없는 지원으로 바뀌었다. 정부는 이듬해 3월 시행을 위해 두 달 동안 난리를 치렀고 0~2세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안 보냈던 엄마들도 ‘무상’이라 아이를 보육시설에 보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영·유아 양육지원 정책분석’(2017년) 보고서에서 영·유아 연령이나 가구소득 등에 관계없이 모든 영·유아에게 시설보육을 지원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지적한 정책은 이렇게 시작됐다. 월 2회 법안소위원회 개최 등 ‘일하는 국회법’이 지난 7월부터 시행됐지만 이를 지키는 상임위는 없다. 지금은 이유 없이 회의 불참 시 벌칙 부여, 의사일정 자동화 등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통과는 물론 지킬 가능성도 낮은데 어떻게 제대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할까. 보좌진 월급을 회의 불참 시 벌칙 부여 등에 연동시키면? 의원평가를 발의법안의 정책과 실현과정에 연계시키거나 성과급을 도입하면? 다양한 강제 이유가 나오기 전에 국회가 알아서 일했으면 좋겠다. lark3@seoul.co.kr
  • 5일 만에 끝난 철도노조 파업… 민심도 내부 지지도 잃었다

    5일 만에 끝난 철도노조 파업… 민심도 내부 지지도 잃었다

    임금 1.8% 인상 外 협의·건의 조건 합의 정치권 무관심·정부 강경 방침도 부담 파업 찬성률 54% 불과 자체 동력 한계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닷새 만에 파업을 접고 현장 복귀를 선언했다. 지난 23일부터 마라톤 회의를 진행한 끝에 25일 오전 협상을 타결했다. 26일부터 노조원들은 업무에 복귀하지만 KTX 등 열차 운행이 완전 정상화되기까지는 1~2일 걸릴 전망이다. 이날 노사는 ▲임금 1.8% 인상 ▲4조 2교대 근무체계 개편에 따른 인력 충원 문제 노사 및 국토교통부 협의 ▲KTX·SRT 고속철도 통합 정부 건의 ▲저임금 자회사 임금수준 개선 건의 등 4가지에 합의했다. 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협상 타결 후 “안전하게 열차 운행을 정상화하겠다. 노사가 힘을 모아 신뢰받는 철도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당초 파업은 장기화가 우려됐으나 이날부터 27일까지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라는 국제 행사로 노조 지도부가 부담을 가진 데다, 국토부가 ‘KTX·SRT 통합’ 관련 용역 재개를 위한 회의를 한 것으로도 알려져 파업 조기 종료의 실마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4조 2교대 근무제 도입을 위한 4000여명 인력 충원과 총인건비 정상화, 자회사 처우개선,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SR과 연내 통합 등 4가지 조건을 내세우며 지난 20일 오전 9시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조기 종료로 교통 대란은 피했지만 철도 노사 간 불신과 노조의 무리한 투쟁으로 국민 불편만 가중시켰다는 비난이 떨어졌다. 특히 이번 합의안 내용은 굳이 노조가 파업까지 가지 않더라도 대화로 얻어낼 수 있는 수준이라는 지적도 있다. 근무체계 개편을 제외하고 인건비나 SR 통합 등은 정부 정책과 연계돼 노사 교섭 대상이 아니었지만 파업을 강행했다. 코레일은 노조 일정에 속수무책이었다. 더욱이 노조는 파업에 들어가면서 노정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주장하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했으나 정부의 반발과 정치권의 무관심에 ‘역풍’만 맞았다. 정부는 파업 첫날 핵심 쟁점인 인력 충원과 관련해 “노조 요구뿐 아니라 사측 의견도 근거가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이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공기관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끌려다닐 수 없다는 강경 방침을 분명히 했다. 노조의 파업 동력도 약했다. 파업 찬성률이 54%에 불과해 유보론이 제기됐고 현장 참여율도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가 떠안을 수밖에 없는 영업손실액이 하루 20억원에 달한 점도 부담이 됐다. 노조 관계자는 “당초 얻을 게 없는 싸움인 데다 대내외적으로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에 부담이 컸다”면서 “‘현안에 대해 노사 및 노사정 간 협의한다’는 합의를 내세워 현실적인 출구전략을 선택했지만 이런 정도를 기대하고 파업을 이끌었냐는 반발이 거세다”고 전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與 “패키지 처리” 野 “확대 수용”… 탄력근로제 막판 신경전

    與 “패키지 처리” 野 “확대 수용”… 탄력근로제 막판 신경전

    민주 “노사정서 합의한 6개월까지 확대 ILO 핵심협약 비준 등 일괄 타결 필요” 한국 “탄력근로제 기간 1년까지 늘려야” 노동계 “노동기본권 무력화 시도” 반발탄력근로제 확대를 둘러싸고 여야의 막바지 신경전이 치열하다.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세부적인 쟁점에서 입장 차가 여전하다. 야당이 탄력근로제 외에도 선택근로제 등 다른 유연근로제 확대를 제안하자 여당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등 아예 다른 쟁점 법안까지 ‘패키지’로 처리하는 것을 역제안했다. 노동계는 “노동기본권을 무력화하는 시도”라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4일 여야 간사 회의를 열고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회의를 종료했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으로 여당은 노사정이 합의한 6개월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1년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머지는 탄력근로제 외에도 다른 유연근무제인 선택근로제·특별연장근로제를 확대하는 내용이다. 경영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야당은 이를 강력하게 주장하지만 여당은 노사정이 합의한 사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은 만약 여당이 선택근로제와 특별연장근로제 확대를 수용한다면 탄력근로제 6개월 연장안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이날 밝혔다. 환노위 한국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은 탄력근로제 1년 확대를 주장했지만 선택근로제 확대안을 받아 주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의견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기본적으로 경사노위 합의안을 존중해야 한다는 방침이지만 다른 노동 쟁점 법안을 일괄적으로 처리한다면 한국당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다시 제안했다.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야당이 선택근로제와 특별연장근로 확대까지 제안했는데 그것은 우리가 생각한 내용이 아니다”라면서도 “ILO 핵심협약을 위한 노동조합법, 저소득 구직자 취업을 촉진하기 위한 구직자취업촉진법 같은 쟁점 법안을 일괄 타결한다면 적극적으로 논의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을 제안한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는 못한 채 이날 회의는 종료됐다. 정부는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여야가 합의해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해야 내년부터 주 52시간제를 적용받는 50~299인 중소기업들이 차질 없이 업무를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입법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 고용노동부는 최근 주 52시간제 보완책으로 검토할 수 있는 사안들을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것과 함께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 확대, 재량근로제 대상 업무 확대 등이 현행 근로기준법상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다. 이날 회의 결과에 대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년 내내 진흙탕 싸움으로 국회를 공전시킨 끝에 개악하겠다는 심산”이라면서 “노동 개악 시도가 계속된다면 정부와 국회에 대한 즉각적인 총파업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정부 공들였던 ‘ILO협약 비준·국민취업지원제’ 물건너가나

    정부 공들였던 ‘ILO협약 비준·국민취업지원제’ 물건너가나

    여야 이해관계 일치 탄력근로제가 유일 ‘6개월 연장 개정안’ 청와대도 긍정 입장 ILO 협약, 노사 첨예 대립에 관심 ‘시들’ 구직자 취업 돕는 실업부조도 합의 난망 정기국회 한 달 채 안 남고 총선 정국 변수정기국회에서 여러 고용노동 현안들이 요동치고 있다. 이견이 첨예한 만큼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을 전망이다. 그나마 여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노동 현안은 탄력근로제 확대가 유일하다. 노동존중사회를 표방한 정부가 공을 들였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저소득층 구직자를 지원하는 국민취업지원제는 ‘물건너갔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1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된 중요 노동 현안으로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근로기준법), 국민취업지원제 도입(구직자취업촉진법), ILO 핵심협약 비준(노동조합법 등)이다. 환노위는 지난 7일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집중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는 다음달 10일로 종료된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셈이다. 탄력근로제 확대는 기본적으로 경영계의 민원 사항이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충격을 완화하는 입법으로 기업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특히 내년부터 50~299인 중소기업까지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면서 기업인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지난 3월 발의된 뒤 8개월간 계류 중이다. 여기에 청와대도 거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여야 5당 대표를 불러 모은 자리에서 “탄력근로제 6개월 연장은 노동계에서도 수용을 해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력근로제 확대가 ‘노동개악’이라고 맞서는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겨냥한 발언이다. 탄력근로제 확대는 그나마 여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지점이다. 단위기간 등 세부적인 이견은 있지만 큰 틀에서는 여야가 합의를 전제로 논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나머지 현안들이다. 국정과제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던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 개정안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차갑게 식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실업자와 해고자도 기업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단체협약 유효기간 확대, 사업장 점거 파업 금지 등 개정안에 담긴 내용을 두고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는 만큼 국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의원들이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계 관계자는 “정부의 노동존중에 대한 의지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떨어지는 것이 느껴진다”면서 “더이상 노동 관련 입법을 기대하지도 않고 그럴 역량도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저소득 구직자의 취업을 지원하고자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생계비를 지급하는 한국형 실업부조 ‘국민취업지원제도’도 상황은 비슷하다. 탄력근로제와 마찬가지로 경사노위에서 노사정 합의를 이룬 사안임에도 야당의 반대로 합의가 난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도 의원안으로 한국형 실업부조 제정안(임이자 의원)을 발의하는 등 의지를 보이기도 했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론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쉬쉬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경제 블로그] 靑 수석·장관 ‘타다 기소 비판’ 탄원서 제출 땐 진정성 믿을까

    “승차·숙박 공유, 원격의료 등 신산업들이 기득권 규제에 가로막히거나 사회적 합의 지체로 싹을 틔우기 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한다.” 4일에도 혁신벤처단체협의회에서 나왔습니다. 지난달 28일 검찰의 ‘타다’ 기소 결정에 대한 우려 표명이 잇따릅니다. 기소 바로 다음날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정부, 국회, 검찰이 스타트업을 사지로 내몬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틀째인 30일엔 총리, 주무 부처 장관, 청와대 수석이 돌연 기소를 비판하며 검찰과 다른 선에 섰습니다. 공개 비판이 속출해서인지 성인 500명 대상 리얼미터 조사에서 ‘타다는 혁신적 신산업’(49.1%)이란 인식이 ‘공정 경쟁 해치는 불법 서비스’(25.7%)란 인식보다 많습니다. 타다는 ‘편법’임을 내걸고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콜버스, 카풀 등이 여객운수법 처벌 조항 때문에 핵심 사업을 접은 뒤 ‘11인승 승합차에 한해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에 기댔습니다. 한 명이 타는데도, 쾌적한 서비스를 하겠다면서도 11인승 승합차만 온 이유입니다. ‘편법’이란 말속에 어찌 됐든 ‘불법이 아니란’ 강조를 담았습니다. ●관료, 기소 후 스타트업 두둔 진정성 안 느껴져 그런데 지금 검찰에 ‘편법’은 괜히 봐줬다가는 조직을 위태롭게 할 용어입니다. “비난받을 일이지만 죄는 아니다”라던 정재계 유력자들의 ‘편법’ 주장을 수용해 불기소했던 게 ‘봐주기 수사’입니다. 봐주기가 쌓여 검찰개혁 필요가 커진 지금, 편법적 일은 일단 기소하는 게 검찰의 안전한 선택이었을까요. 행정부에 ‘편법’은 허가 여부를 지체시킬 빌미였습니다. 행정이 지체되면 당사자가 나가떨어질 법도 한데, 신산업 업계는 잠재적인 시장 기회에 정신이 팔려서인지 포기 없이 두드린 게 특이점입니다. 행정부의 결론 전 검찰이 처벌 조치를 내린 다음에서야 스타트업을 두둔하는 관료들에게 진정성이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각종 협회와 청와대 수석, 장관들의 기소 비판 발언들이 탄원서 형태로 곧 시작될 형사 법정에 제출되면 진정성을 믿게 될까요. 여객운수법 위반은 유죄 판결이 내려져도 징역 2년, 벌금 2000만원의 선고 상한선이 있고 판사 1명으로 구성되는 형사단독 재판부가 맡는 사건입니다. 이런 재판에 실세들의 탄원서가 제출된다면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스타트업 역사에 획기적인 장면 연출이라도 되겠습니다. ●대타협 운운 정부 ‘매몰’ 비용이라도 줄여야 아, 기소 없이 시간이 더 있었다면 대타협 가능성이 있다 행세하는 정부 인식엔 사실 의구심이 듭니다. 4차 산업혁명 이전 각각 조직화된 노사정이 만나서도 못했던 대타협을, 전통 산업은 쇠퇴하고 다른 신산업은 이제 막 모이는 변화기에 쉽게 이룰 수 있을까요. 차라리 빠른 가부 결정으로 스타트업의 매몰 비용이라도 줄이는 행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경사노위 보건의료위 발족… 간호사 ‘태움’ 해법 마련 나섰다

    근무방식 개선·표준임금제 도입 등 논의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병원 내 강압적 조직문화의 대명사가 된 ‘태움’(간호사 간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한 해법 마련에 나섰다. 경사노위는 31일 보건의료위원회를 발족하고 2기 활동에 나섰다. 경사노위는 “보건의료 인력이 부족해 노동환경의 질이 나빠지고 이는 다시 보건의료 서비스 전반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보건의료위를 발족했다”고 설명했다. 태움의 근본 원인에 인력 부족과 노동환경 문제가 있다고 판단, 일하기 좋은 노동환경 조성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정부가 태움 관행 개선 대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간호사들의 노동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44개 병원을 대상으로 신규 간호사 교육제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신규 간호사들은 충분히 교육을 받기도 전에 현장에 투입되고, 교육 담당 간호사는 환자까지 담당하는 등 업무 과중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간호사를 3개월 이상 교육하는 곳은 44개 병원 중 10곳에 불과했다. 간호사 이직률은 연간 15.5%에 이르고, 경력 간호사가 줄어 환자 안전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10명 중 4명은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그동안 노사정 논의가 제대로 이뤄진 적은 없었다. 보건의료위에는 공공의료기관, 대학병원, 민간 중소병원 소속 노사 관계자와 정부 대표 등 노사정 위원과 전문가 공익위원 16명이 참여한다. 김윤(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위원장은 발족식에서 “보건의료계가 첫발을 떼지 않으면 10년 후에도 똑같은 얘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 번에 큰 변화를 이룰 순 없겠지만 노사정 간 합의를 이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향후 논의할 주요 의제는 보건의료 분야 노동환경 개선과 임금 실태 및 임금체계 개선, 업무 조정과 협업체계 구축 등이다. 노동시간 단축과 교대제 등 근무 방식 개선, 적정 인력 확보, 직장 내 괴롭힘 근절 방안 등을 비롯해 지역·규모·직종별 임금 실태 조사를 토대로 ‘표준임금제’ 도입 방안도 논의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노 “직접고용 통해 노동자 보호” 사 “안전은 도급 아닌 시스템 문제”

    노 “직접고용 통해 노동자 보호” 사 “안전은 도급 아닌 시스템 문제”

    “2022년까지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겠다.”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다. 노동자들은 열광했다. 더는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누릴 거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안전한 일터는 아직도 요원하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과 위험의 외주화라는 구조에서 노동자들은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이달 초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 긴급진단을 시작해 국내외 산업현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28일 기획보도의 마지막으로 노사정과 학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산업안전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제언이 쏟아졌다. 고재철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 안홍섭(한국건설안전학회장) 군산대 건축공학과 교수,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백대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조직처장 등이 참석했다. 오일만 서울신문 편집부국장이 사회를 맡았다.-우리나라 산업안전의 현주소는. 백대진 후진국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경영계는 겉으로만 안전을 강조한다. 여전히 안전보다는 성과와 실적을 우선시한다. 2017년 산업재해현황 분석에 따르면 전체 산재에서 요양기간이 30일 이상인 중상해 사고 비율이 85%가 넘는다. 가벼운 사고는 산재 처리를 하지 않고 은폐된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의 산업안전 인식의 현주소다. 류기정 과거보다 재해율이나 사망자수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산재가 주로 중소 영세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기업의 사망사고는 언론에서 크게 주목하지만 실제로는 50인 미만 기업에서 산재 사고의 80%가 발생하고 있다. 행정 서비스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산재 사망사고의 원인을 위험한 업무를 하청업체로 넘기는 위험의 외주화에서 찾는다. 백대진 김용균씨 사망사고로 사회적 문제가 됐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위험한 업무를 비정규직을 통해 처리하는 것은 안전보건 관리의 근간을 흔드는 불합리한 제도다. 이를 금지하는 꼼꼼한 규제가 필요하다.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원·하청 구조를 깨뜨리고 직접고용을 확대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류기정 위험의 외주화는 노동계가 설정한 프레임이다. 사고들을 보면 반드시 2인 1조로 해야 할 작업을 1명이 맡는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발생한 것이 많다. 공정의 분업화와 전문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모든 도급을 금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안전관리는 도급의 여부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다. 원청의 책임을 강화한다면서 관리·감독할 권한은 주지 않는다. 원청에서 하청업체의 안전을 관리하다가 자칫 ‘불법파견’으로 판정이 나면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 원·하청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홍섭 도급 자체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안전한 작업환경을 갖췄는지 확인을 깐깐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건설현장에서 비계(작업대) 설치는 안전을 담보하는 기본이기에 매우 위험한 작업이다. 이런 어려운 작업일수록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업체가 그 일을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원청이 도급을 줄 때 하청업체에 가격을 ‘후려치지’ 않고 제값을 지불했는지, 작업을 안전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줬는지 등을 잘 살펴야 한다. -이른바 ‘김용균법’이라고도 불리는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이 내년 시행된다. 백대진 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취지가 퇴색했다.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한다고 했지만 ‘경제 사정’을 고려한다면서 알맹이는 쏙 뺐다. 하위법령 개정안에서도 도급 금지 작업이 오히려 상위법보다 후퇴했다. 원청의 책임을 강화한다면서 건설기계 분야를 제외한 것도 반드시 되짚어 봐야 할 부분이다. 고재철 법 개정 절차가 김용균씨 사망사고로 급물살을 탔다. 산안법은 원칙적으로 사고의 책임을 사업주가 지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사고 자체를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역할을 분담하는 게 중요하다. 산업안전은 단순히 노동법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우리 사회 모든 주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더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류기정 과연 사업주만 처벌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시대가 변화하는 만큼 전반적인 법의 틀을 재구조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 과정이 없이 너무 급속하게 통과된 측면이 있다. 안홍섭 영국은 건설안전법을 따로 둔다. 그런데 한국의 산안법은 제조업과 건설업 등 모든 업종을 묶어서 관리한다. 제조공장과 건설현장은 속성이 전혀 다르다. 제조공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산안법을 아무리 뜯어고쳐도 건설업에서는 실효성이 없는 이유다. 앞으로는 건설업의 속성을 담을 수 있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의 사업주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기업살인법 제정은 어떻게 보나. 백대진 영국에서 시행하고 있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뒀다. 우리나라에서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에 가깝다. 기업이 안전에 신경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노동자를 소모품으로 취급하게 된다. 기업살인법을 도입해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이것이 예방으로 선순환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류기정 또 다른 사회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다. 산안법은 이미 사업주를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제다. 정부에서 특별감독을 나오면 수천 건의 지적사항이 나오고 수억원의 과태료를 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사업주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법원이 사업주에게 낮은 형량을 내리는 이유는 사업주가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게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고는 재래형 사고를 포함해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위험한 행동)에서 발생한다. 고재철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은 사고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자신이 죽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위험한 행동을 하는 노동자는 없다.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을 줄이려면 그 행동이 왜 위험한지 이해를 시키는 것이 먼저다. 규칙을 만들고 반복적으로 지키도록 해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불안전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기업에서도 일정한 비용을 들여야 한다. 산안법 규정에서 정한 2시간짜리 교육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 기업살인법은 법이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다. 안전은 생명이고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기업살인법의 메시지는 근로자를 고용해서 죽거나 다치게 하려면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산재 사망자수를 실질적으로 줄이려면. 류기정 안전에 대한 경영자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에는 공감한다.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소중히 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양적인 수치에만 골몰하면 질적인 측면에서 개선을 이룰 수 있는 문제를 놓칠 수 있다. 산업안전 분야에서 대기업은 이미 선진국 수준으로 진입했다. 문제는 중소 영세사업장이다. 이들이 따라올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적절한 지원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산업안전은 노사가 대결하는 게 아니라 협력해야 하는 문제다. 안홍섭 이번 정부에서는 엄청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확실하게 안전에 대한 문제를 각인시킨 것은 중요하다. 과거에는 각 부처에서 나눠서 했다면 이제는 관계부처가 협업하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건설현장을 단순하게 점검해서 바꾸는 방법은 비효율적이다. 다수의 이해당사자가 개입하는 산업현장의 실태를 정확히 반영하는 제도와 절차가 필요하다. 정리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서울 지하철 노사 협상 극적 타결… 임금 1.8% 인상 등 합의

    지하철 1~8호선을 담당하는 서울도시교통공사의 노사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16일 오전 예정됐던 총파업이 취소되면서 우려했던 ‘교통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교통공사와 노동조합은 실무협상 결과 총파업 개시가 예고됐던 이날 오전 9시를 앞둔 8시 53분쯤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임금 1.8% 인상, 5호선 하남선 연장 개통과 6호선 신내역 신설에 따른 안전인력 242명 증원을 노사 공동으로 서울시에 건의할 것, 임금피크제 문제 해결을 위해 노사 공동으로 관계기관에 건의할 것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기관사 인력 증원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를 통합하면서 1029명을 감축하기로 한 노사정 합의 사항은 차질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노조는 임금피크제 폐지, 안전인력 충원, 4조 2교대제 확정 등의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으면 16∼18일 3일 동안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파업 하루 전인 지난 15일 제4차 본교섭이 난항을 겪었지만 이날 오전 3시 실무협상이 재개돼 밤샘 논의 끝에 합의점을 찾았다. 김태호 사장은 “시민 불편은 없어야 한다는 노사의 공감대하에 노조와 합의를 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조 측에서도 “시민 불편에 대한 염려와 시민안전을 위해 합의 타결을 결단했다”면서 “임금피크제 정부 지침의 벽을 넘지 못한 한계를 하반기 주요 투쟁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날 교섭 현장을 방문해 노사 양측을 격려했다. 박 시장은 “밤샘 협상으로 노사가 뜻을 모아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면서 “시민의 발인 지하철이 보다 안전하게 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이런 황당한 일이~” 시장도 모르게 과장이 김포도시철도 이면합의서 전결처리

    “이런 황당한 일이~” 시장도 모르게 과장이 김포도시철도 이면합의서 전결처리

    경기 김포도시철도 개통과 관련해 박헌규 전 김포시 철도과장이 시장에게 보고절차도 없이 골드라인 운영사와 이면합의서를 전결 처리한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인력 및 제반비용은 모두 수십억원대인 것으로 추산된다. 김포시가 부담한다는 김포도시철도는 두 차례 연기됐다가 지난 9월 28일 개통됐다. 2일 김포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열린 김포시의회 도시철도개통지연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오강현·김인수 위원 등이 이면합의서 실체여부를 묻는 과정에서 권형택 골드라인 대표로부터 이면합의서 실체를 확인했다. 더군다나 이면합의서가 김포시장 결재 없이 박헌규 전 철도과장이 전결로 처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법적효력이 있는지도 논란거리다. 지난 6월 30일 작성된 ‘차량떨림 현상 해소를 위한 합의서’에는 추가삭정을 비롯해 점검주기 단축과 대수선 주기단축, 인력 및 제반비용을 김포시가 부담한다는 5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오강현 위원은 특위 질의에서 “도시철도 운영과 관련해 추가 비용 지급에 대해 김포시와 운영사 간 합의서가 있느냐”고 묻자 권 대표이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오 위원은 합의서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오후에 속개한 행정사무조사에서 오 위원은 합의서를 들어보이며 “합의서 제출을 왜 안하려 했나. 시장도 모르는 내용을, 대표성이 없는 과장이 합의서에 서명을 했는데, 예산은 시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합의서 내용이 과장 전결이냐. 합의서 작성이 투명하지 않고 비공개적으로 이뤄진 것에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집중 추궁했다. 이에 박 전 과장은 “운영사 노조가 파업을 선언한 이후 지난 6월 3일 노사정 합의에서도 언급된 부분이 있다. 운영사에서 내용을 확인해 달라고 해서 6월 30일 저와 대표가 회의한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고 서명을 했다”고 답했다. 또 권 대표는 “김포시와 합의서를 공개할지 여부를 협의할 필요가 있어 제출을 미룬 것”이라고 답했다. 위원들은 정하영 시장과 전종익 국장에게 사전에 이면합의서 작성 내용을 보고받았는지 강도높게 질타했다. 이에 정 시장은 내용을 전혀 보고 받지 못했다고 답변했고 전 국장은 한 달쯤 뒤 사후에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조사특위는 도시철도 개통지연 이 후 석달 가까운 활동을 마치고 7일 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김종혁 특위위원장은 “그동안 특위 위원들이 소문으로 떠돌던 이면합의서 작성 및 처리 책임소재를 규명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합의서는 박 전 과장이 전결로 처리한 뒤 전 교통국장에게는 한 달이 지난 보고했고 정 시장에게는 아예 보고조차 안 한 것으로 드러나 책임 소재와 함께 법적 효력 논란을 불러올 전망이다. 이날 특위의 김인수·배강민·홍원길·박우식·김계순 위원 등은 잇따라 소문으로 떠돌던 이면합의서 실체에 대해 강도높게 따져 물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노조는 존재 조건상 ‘친기업’… 양극화된 노동운동 통합 필요”

    “노조는 존재 조건상 ‘친기업’… 양극화된 노동운동 통합 필요”

    한국의 노사문화는 전투적이고 대립적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도 그럴까. 이정식(58)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노사문화를 피상적으로 바라본 접근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산별노조 체제가 자리잡은 유럽 등과 달리 한국은 기업별 노조 중심으로 노사관계가 형성돼 있다. 기업이 망하면 노동자도 일자리를 잃는다는 점에서 노조는 태생적으로 기업에 협조적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0% 언저리다. 노조가 기업보다 힘의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노동자의 단결권을 강화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이 ‘강성노조에 날개를 단다’는 주장을 수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 총장의 논리는 오랜 노동운동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 수십년간 몸담은 그는 정책본부장, 사무처장 등을 거치면서 한국노총의 ‘브레인’으로 활약했다. 2017년 4월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노사발전재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음은 일문일답.-노동운동에 뛰어든 계기와 재단을 이끌어본 소감은. “시골 농사꾼의 아들로 자랐다. 재수해서 81학번으로 대학에 들어갔다. 부모님 등골이 많이 휘었을 테다. 아들이 판검사가 되어 그동안의 온갖 설움을 날려달라는 부모님의 바람도 있었겠다. 하지만 서울에 와보니 느낀 점이 많았다. 내가 특별한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인 거라. 받은 것을 돌려주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자연스레 학생운동도 한 것이다. 누군가는 죽었고 누군가는 끌려갔으며 누군가는 분신투쟁하던 시절이었다. 살아 있으면 공장으로 많이 갔다. 농민운동도 고민했다. 앞으로 산업사회에서 노동이 중요하다고 봤다. 노동운동이 건강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아울러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등을 거치면서 한국의 노동운동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 과정을 몸소 거치면서 갖게 된 신념은 ‘상생과 협력’이다. 내 메일 아이디가 ‘윈윈메이커’(winwinmaker)다. 노총에 있을 때도, 정부부처 정책보좌관을 할 때도, 잠시 대학 강단에 설 때도 신념대로 움직였다. 그동안은 주로 조언하는 역할이었다. 직접 기관을 이끌어보니 생각이 달라지더라. 직원들의 고용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으로서 사명감을 갖게 된다. 재단으로 넘어오는 위탁사업은 많은데 예산과 정원은 정해져 있다 보니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임기 중 이뤄 낸 성과는. “사회적 대화가 잘 안 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노동계의 한 축인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 문제가 크다. 재단은 노사정이 합의해서 노사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현안을 풀어가라고 만들어졌다. 지역마다 노사미래포럼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 민주노총 산 하 전국보건의료노조를 초청해 2013년부터 사회적 대화를 이어왔다. 보건의료의 핵심 쟁점은 교대제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이다. 인력 충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노조는 산별이지만 사용자인 병원은 대학병원, 대형병원, 의료원 등 다양하다. 병원급마다 노사 대표를 주기적으로 모이도록 해서 쟁점에 대한 공감대를 끌어냈다. 그 결과를 가지고 각 정당을 찾아서 60만명의 인력을 충원하는 것에 대한 답변을 얻어냈다. 사회적 대화로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또 4년마다 열리는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 세미나도 지난해 서울에서 개최했다. 노동분야 학술올림픽대회라고 할 정도로 석학들이 모인다. 한국노동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주최했다. 우리나라 노사문화의 실상을 알리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한국의 노사문화를 평가한다면. 전투적이고 대립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나치게 왜곡돼 있다. 기업별 노조다. 노사관계가 기본적으로 협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업이 망하면 노동자도 망한다. 우리나라에서 노조를 얘기할 때에는 어느 회사에 취직했으며, 그 회사가 얼마만큼 괜찮은 회사인지 등도 함께 보게 된다. 그런데 기업이 망하면 노조도 없다. 힘의 우위는 사측이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노조는 존재 조건상 협조적일 수밖에 없다. 일부 대기업에서 전투적인 모습도 보인다. 이는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에 있으면서 가격을 하청업체나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갈등과 대립으로 가도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이를 제외한 대부분 노사문화는 협조적이다” -문제나 개선점은. “기업별 노조 중심의 노사관계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이중구조다. 노조와 노사관계가 개별화, 양극화돼 있다. 잘나가는 대기업 노조와 그렇지 못한 많은 기업의 노조는 분명 다르다. 이는 굉장히 불행한 일이다. 평등과 통합, 연대를 지향해야 하는 노동운동이 저마다 고립된 것이다. 이를 완화해야 한다. 한국 사회 전반에 퍼진 낮은 신뢰와 높은 불신을 해결하는 열쇠다”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가 노동계의 뜨거운 이슈다. “노사가 합의하지 못해서 고육지책으로 나온 것이 공익위원안이지만 그래도 근사하게 만들었다. 국회에서는 이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노사는 물론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느 한쪽이 완승, 완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노조는 전략전술을 잘 짜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도 7~8년 전에 나온 얘기다.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려다 보니 합의가 안 되고 자꾸 늦어진 것이다. 이번이 가장 좋은 기회다. ILO 회원국으로서 국제적인 책임도 있다. 서로 만족스럽지 못해도 노사관계의 위험요소는 제거하고 가야하는 것이 맞다. 다만 국회가 불안하다. 이것을 차분하게 다뤄서 처리할 것 같지 않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면 강성노조에 날개를 단다’는 주장도 있다. “ILO 핵심협약을 비준한 다른 나라들을 보라. 경찰도 노조를 만들고, 외교대사도 조합원인 세상이다. 그 나라들이 과연 망했나? 그렇지 않다. 국제기구의 회원조직이 된다는 것은 그 규범을 따르겠다는 뜻이다. 당장 망할 것 같아도 적응해가는 과정이다. 기업별 노조에서 칼자루는 사측이 가지고 있다. 일부 노조에서 실력을 자꾸 과시하는 이유도 달리 보면 힘이 없다는 방증일 수 있다. 노조를 너무 극단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의 노사문화를 믿고 서로 상생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재단 운영 계획은. “재단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노사가 협력하는 사업장을 선정해 지원하는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전임 정권에서 친기업, 친시장 논리로 가면서 재단의 설립 취지와 맞지 않게 방치된 측면이 있다. 다른 회사나 조직이 본받을 만한 모범 사례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 곳곳에서 성장 동력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노사의 상생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으려면 노사가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고 서로 협력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노사발전재단은 협력적 노사관계 발전 등 고용문제 전문서비스 제공 노사발전재단은 기업의 협력적인 노사관계 발전과 자율적인 일터 혁신 기반 조성, 중장년 경력 개발 및 전직 지원 등 다양한 고용노동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2006년 노사공동의 정책사업 추진을 위한 재단 설립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고용노동부, 노사정위원회가 합의했다. 기업에는 스마트 공장을 비롯한 일터혁신컨설팅, 노동자에게는 근로단계별 경력 개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고용노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우리나라 노사관계를 홍보하고 해외 투자기업이나 외국인 투자기업을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 “文대통령 직접 해결하라” 수납원 공동대책위 출범

    “文대통령 직접 해결하라” 수납원 공동대책위 출범

    5일 ‘희망버스’ 타고 도공 본사로 집결 여당 측 중재에도 노사 고소·고발 계속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톨게이트 해고 노동자들의 점거 농성 이슈를 풀기 위해 진보 시민단체가 뭉쳐 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여당 측도 중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사측과 노조는 고소·고발을 이어 가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등 135개 시민단체는 30일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 직접고용과 자회사 정책 폐기를 위한 시민사회공동대책위원회 출범을 선언했다. 박석운 민중공동행동 대표는 “과연 촛불 정부가 대법원 판결을 적법하게 집행하고 있느냐”면서 “꼼수를 중단하고, 문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10월 5일 ‘희망버스’를 타고 경북 김천시 한국도로공사로 집결해 농성 중인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같은 달 19일 서울 도심에서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촛불을 들 예정이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농성이 길어지면서 사회 쟁점화되자 정치권도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최근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는 “시간을 끈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어서 중재안을 최대한 빨리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속한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관계자는 “10월 1일 을지로위원회와 서울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우리는 중재를 원하는 게 아니라 노사정 교섭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정부를 대신하는 을지로위원회와 한국도로공사, 노조가 교섭 테이블에 앉아 해결책을 찾자는 취지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과는 별개로 고소·고발전은 끊이지 않고 있다. 대책위는 이날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을 파견근로자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 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노총 간부 5명과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조원 1명은 10월 4일 경찰서에 나오라는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앞서 사측은 건조물 침입, 폭행, 재물손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민주노총 관계자들을 고소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민생실천위원회, 「공무직 채용 및 복무 등에 관한 조례」 제정 관련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책 간담회 개최

    민생실천위원회, 「공무직 채용 및 복무 등에 관한 조례」 제정 관련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책 간담회 개최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민생실천위원회(위원장 봉양순·노원3)는 21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무직지부 주관으로 정책 간담회를 진행했다. 지난 6일 제289회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제정된 「서울특별시 공무직 채용 및 복무 등에 관한 조례」(이하 「공무직 조례」)와 관련해서 이인영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에서는 ‘경제’의 어려움이 ‘노동’쪽으로 전가되는 일이 왕왕 있어왔다. 공무직 조례는 비단 서울시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에서도 매우 뜻깊은 조례이다.”라며 “조례 제정과정에서 수많은 갈등과 반목, 특히 노노갈등을 소통과 대화로 풀어 낸 서울시의회 민생실천위원회의 성과를 배우는 자세로 이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말로 정책간담회를 시작했다. 정책간담회에 함께 한 김용석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이 정책 간담회는 공무직 여러분의 99일간의 강력한 투쟁이 있었기에 마련될 수 있었다. 조례의 제정으로 전국 확산과 함께 국회에서도 법제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다.”라며 “또한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에 족쇄가 되고 있는 1949년에 재정된 지방자치법이 개정될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공무직 조례」와 같은 좋은 조례가 더 많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심과 성원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의정활동에 힘을 모아 달라”라고 당부했다. 봉양순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민생실천위원회 위원장은 “시행 세칙 등 여러 준비를 거쳐 2020년 3월 6일부터 효력을 발생하는 「공무직 조례」는 제정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공무직 조례」 제정 취지를 현실화 할 수 있도록 민생위에서 마련한 5가지 대안을 중심으로 공무직의 처우개선을 공무직과 함께 실현해 가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현재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과 처우개선에 대해서는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소방공무직에 대한 논의는 여기서 완전하게 배제되어 있다는 내용부터, 서울시의 계속되는 안전 불감증과 위험한 근무환경, 임의대로 운영하고 있는 시간외 근무 명령 등 공무직 노동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청취됐고 논의됐다. 민생위 추승우 의원은 답변을 통해 노조의 파업으로 얻어낸 137억원을 신규일자리에 사용해달라고 역제안하여 화제가 된 부산교통공사의 사례를 들며 앞으로도 조례제정과정에서 불거진 노노간의 갈등에 대해 공무원 노조와 함께 풀어나가야 함을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노사정과의 소통, 사회적 합의 등 산적한 과제 해결을 고민하고 걱정하다가 대화와 양보를 통해 어려운 난제였던 공무직 조례 제정을 풀어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찾아뵙고 이야기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정책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고용에서의 불안정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계속해서 요구되는 처우개선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공무원과 공무직 사례에서 보았듯이 우리 안에 내재된 차별 문제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의 단초를 만들어준 서울시의회 민생실천위원회에 감사하며, 국회의원으로서,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로서 이 성과를 국회에서 받아 안아 풀어가겠다.”라는 말로 정책간담회를 마무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회적 대화 무용론을 넘어서…경사노위 2기에 거는 기대

    사회적 대화 무용론을 넘어서…경사노위 2기에 거는 기대

    경사노위 2기 문성현 연임, 안경덕 상임위원큰 기대 안고 출범한 1기 한국형 실업부조 합의탄력근로제 둘러싼 갈등에 발목 잡혀 식물 상태민주노총 없이 가도 운영의 묘 발휘할 수 있을까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비로소 2기 진용을 갖췄다. 문성현 위원장은 연임했고 차관급 상임위원에는 안경덕 고용노동부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다. 사회적 대화가 진통을 거듭하며 안갯속을 지나는 가운데 새로운 인물들을 중심으로 경사노위의 분위기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경사노위는 본위원회 위원 11명의 위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위원장(문성현)·상임위원(안경덕) 외에 근로자위원으로는 문유진 복지국가 청년네트워크 대표(청년), 문현군 전국노동평등조합위원장(비정규직)이 위촉됐다. 근로자위원 중 여성대표는 당분간 공석으로 유지하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여성노동계의 추천을 받아 즉시 위촉하기로 했다. 사용자위원에는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재위촉됐다. 공익위원은 김윤자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명예교수, 김선현 오토인더스트리 대표이사, 황세원 LAB2050 연구실장, 이철수 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는다. ●여러 성과에도 ‘사회적 대화 무용론’ 나온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사회적 대화에 거는 기대는 컸다. 노사정 갈등 속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여러 의제를 해결해줄 유일한 수단으로 떠올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기다리며 출범을 미뤘지만 결국 ‘개문발차’(문을 열어놓고 출발)했다. 지난해 11월 청와대에서 공식 출범한 경사노위의 슬로건은 ‘함께 더 멀리’다. 나름대로 성과는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형 실업부조 조기 도입 합의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 구직자의 취업을 지원하는 제도에 노사정은 이견을 달지 않았다. ‘국민취업지원제도’라는 이름으로 구체화된 한국형 실업부조는 정기국회를 통과하고 내년 7월 시행을 기다리고 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는 성과라고 보기에는 난감한 측면이 있다. 노사정은 머리를 맞대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기 어려운 사업장에서 활용하도록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최대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데 합의했다. 당시 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철수 교수는 “이번 합의는 제 방식으로 표현하면 ‘희망과 연대의 신호탄’이다”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는 경사노위의 발목을 잡았다. 노동계 계층별대표 3인이 탄력근로제 합의에 반발하면서 본위원회가 지속적으로 무산된 것이다. 경사노위는 식물 상태를 면치 못했다. 결국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는 노사정 합의를 이루고도 의결이 되지 않아 공식적인 의견으로 국회에 전달되지 못했다. 끝내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석하지 않은 것도 사회적 대화가 무용하다는 주장이 나온 중요한 요인이다. 민주노총에서도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는 김명환 위원장 체제에서 민주노총은 그동안 사회적 대화에 대한 불신을 접고 경사노위에 합류해 여러 의제를 함께 논의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결국 민주노총은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민주노총을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었던 경사노위는 언제든 합류해달라고 문을 열어둔 채로 출범했다. 민주노총은 경사노위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사회적 대화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탄력근로제 합의에 노동계 계층별대표가 반발한 것이 민주노총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사회적 대화 정상화될까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민주노총은 최근 대정부투쟁 강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톨게이트 노동자 집단해고 사태와 관련 민주노총은 오는 23일 임시대의원대회 장소를 서울 88체육관에서 김천으로 변경했다. 한국도로공사 점거 투쟁을 벌이는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서다. 임시대대 안건에서 경사노위 참여와 관련된 안건이 발의될 수도 있지만 현재 민주노총 분위기에서 그럴 가능성은 지극히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사노위 2기를 기점으로 사회적 대화는 다시 궤도 위에 오를 수 있을까. 경사노위는 조만간 본위원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연임하는 문성현 위원장의 역할 외에도 새롭게 임명된 안경덕 상임위원에 거는 기대가 크다. 안 상임위원은 고용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과 중앙노동위원회 사무처장, 고용부 노동정책실장 등을 두루 거치면서 풍부한 경험과 노동 현안에 대한 이해가 높은 관료로 평가된다. 경사노위와 정부뿐만 아니라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속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양보와 타협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은 이렇게 논평했다. “사회적 대화만이 지속가능한 발전과 사회통합, 노동존중사회의 실현을 앞당길 수 있다. 지난 1기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 무용론까지 나올 정도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정부 출범 19개월 만에 시작된 사회적 대화는 일부 참여주체들의 소극성과 책임감 결여 등으로 그 힘이 약화됐다. 2기 경사노위는 양극화 해소와 좋은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 노동자대표제도 개선, 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논의하고 단계적으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성남에 전국 최대 택시 쉼터 생긴다

    성남에 전국 최대 택시 쉼터 생긴다

    경기도 성남시는 전국 최대 규모의 택시 쉼터를 내년 10월까지 건립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이날 전국택시노조연맹 경기동부지부, 성남시법인택시노조, 성남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성남시법인택시협의회 등과 ‘택시 산업발전과 서비스 개선을 위한 노사정 상생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택시 운수종사자는 승차 거부 없고 친절한 운송 서비스를, 사업자는 질 높은 서비스를 위해 택시 내·외부의 청결 유지, 교통약자 우선 배려 실천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는 34억5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시청사 인근인 중원구 여수동의 1668㎡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에 연면적 1190㎡ 규모의 택시 쉼터를 내년 10월까지 짓는다. 쉼터에는 휴게실, 체력단련실, 회의실 등이 들어서고 콜센터도 입주할 예정이다. 쉼터 주변에는 80면 규모의 택시 공영차고지도 조성한다. 택시업계 노사는 교통약자 우선 배려와 승차 거부 없는 친절한 운송서비스 실천에 나서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여수동에 들어서는 택시 쉼터는 단일 규모로는 전국 최대”라며 “택시 운전기사들에 일하기 편한 환경을 제공해 친절 마인드를 높이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성남지역의 개인택시 운전기사는 2510명, 법인택시 운전기사는 1508명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10개월 몸살 앓은 ‘ILO 협약’… 정부 처방전 국회 문턱 넘을까

    10개월 몸살 앓은 ‘ILO 협약’… 정부 처방전 국회 문턱 넘을까

    노사정 대화 접점 못 찾은 채 ‘허송세월’ 정부안으로 입법예고… 여야 합의 주목 노사, 핵심요구 빠진 ‘정부입법안’ 불만 정기국회를 앞두고 노동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노동계를 뜨겁게 달군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논의가 국회에서 이뤄질 예정이라서다. 정부의 입법예고는 지난 9일로 마무리됐다. 노동계는 절실하지만, 비준이 달갑지 않은 야당이 쉽사리 통과시켜 주지 않을 모양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국제 기준보다 뒤떨어진 국내 노동자의 단결권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ILO 협약을 비준하면 강성노조가 판친다’는 프레임을 씌웠다. 노사는 접점을 찾는 데 실패했고, 정부가 공익위원안으로 입법안을 만들었지만 불만만 가득하다. 집권 3년차 반환점을 도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이 갈림길에 섰다. 지금 비준하지 못하면 앞으로 더는 기회가 없을 거란 전망이다. 꺼져 가는 불씨를 살리려면 무엇보다 청와대의 강력한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적 대화 작년 7월~올해 4월 ‘헛바퀴’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이었던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3개 법률 개정안(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에 총 7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비로소 정기국회로 넘어간다. ‘노동존중사회’를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은 ILO 핵심협약 비준 카드를 수시로 꺼내 들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합법화 등 보수정권이 외면한 문제들이 거론되자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노동계는 들떴지만 경영계는 그 반대였다. 평행선을 달리는 노사 대립에서 정부가 찾은 방법은 사회적 대화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로 새롭게 출발한 사회적 대화기구는 기대와 책임을 동시에 떠안았다. 그러나 타협은 쉽지 않았다. 경사노위 의제별 위원회인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에 노사정이 모여 머리를 맞댔지만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 4월까지 10개월간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투입됐지만 헛바퀴만 돈 셈이다. 결국 정부는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들이 내놓은 ‘공익위원안’으로 정부입법안을 만들어 지난 7월 입법예고했다. ●노사 모두 반발하는 정부입법안 노동계가 보기에는 부족하고 경영계가 보기에는 과했다. 각자 보기에 꼭 들어가야 하는 조항도 빠졌다. ILO가 제시하는 핵심협약은 총 8개로 이 중에서 한국이 비준하지 않은 것은 ‘결사의 자유’(제87·98호)와 ‘강제노동 금지’(제29·105호) 등 총 4개다. 정부는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105호 협약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 협약 비준 절차에 착수했다. 정부입법안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노동자의 단결권 강화’다. 실업자·해고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과 노조 전임자 급여금지 규정 삭제, 사용자가 개별교섭을 동의할 때 노조 차별 금지의무 부여 등은 모두 이에 따르는 조치들이다. 경영계의 입장도 어느 정도 담겼다. 해고자·실업자도 기업별 노조에 가입시키되, 반드시 노조 임원은 재직자만 가입할 수 있다. 노조 전임자의 급여는 반드시 근로시간 면제한도 내에서만 지급한다. 노사가 맺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했다. 사용자 측 요구안 가운데 가장 논쟁이 되는 지점은 ‘사업장 점거 금지’다. 노조가 사업장 안에서 생산 시설이나 주요 업무 시설을 전부 또는 일부를 점거하는 형태로 파업하는 것은 앞으로 금지한다는 조항이다. 경영계는 당연한 조치라고 보지만 노동계는 ILO 핵심협약과 전혀 관련이 없고 오히려 파업 행위 자체를 무력화하는 내용이라고 맞서고 있다. 공직사회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내용도 포함됐다. 공무원노조법과 교원노조법에서 퇴직 공무원·교원도 앞으로는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받아 ‘법외노조’ 처분을 받은 전교조를 합법화하는 조치다. 법 개정과 ILO 핵심협약 비준이 이뤄진 뒤 전교조가 새로이 등록 절차를 밟으면 비로소 합법적인 노조로 거듭난다. 이 외에도 소방공무원과 대학교원, 5급 이상 공무원에게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使 “노조 쏠림 심화” vs 勞 “구시대적 주장” 경영계는 최근 성명에서 정부입법안에 반대하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산별노조 체제인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기업별 노조 중심 체제라는 노사관계 특수성이 존재한다”면서 “오랜 기간 산업현장에서 대립·갈등 구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입법안대로 노조법을 개정하면) 지금도 힘의 우위를 가진 노조 쪽으로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영계는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과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폐지’, ‘노조의 부당노동행위 규정 신설’ 등 자신들이 주장했던 내용이 법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계는 정부의 비준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현재 전교조에 내려진 법외노조 처분을 정부의 직권으로 취소하고 특수고용노조의 설립 신고를 수리하는 등 정부가 국회의 입법 없이도 바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장 점거 금지 조항 외에도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등 ILO 핵심협약 비준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내용도 끼워 넣으면서 노조법을 ‘개악’하고 있다고 날을 세운다. 특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에서 전체 표결로 통과된 ‘특수고용노동자 규제법안’(AB5)을 거론하기도 했다. 노무를 제공하는 모든 사람을 노동자로 간주하는 내용이다. 법에 따라 개인사업자(프리랜서)로 분류하던 각종 배달기사, 우버 등 플랫폼 노동자, 화물기사 등은 앞으로 유급휴직, 최저임금 등 노동법의 보호를 받는 노동자가 된다. 사업주가 이들을 개인사업자로 두려면 법에서 정한 까다로운 판단 기준을 증명해야만 가능하다. 민주노총은 “노동후진국인 미국에서조차 플랫폼 경제 체제에서 비롯되는 심각한 노동 문제에 대해 의회 등이 올바른 판단을 내린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는 ILO 핵심협약을 비준한다면서 특고 노동자의 기본권을 장기 과제로 미뤘다. 사용자단체의 구시대적인 주장에 귀 기울일 게 아니라 ILO 핵심협약 비준안을 어떻게 통과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면피용 비준 아닌 대통령 의지 보여야” 노사의 반발에도 정부가 비준을 서두르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국제사회의 압박 때문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章)’에서 규정한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 의무를 한국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분쟁 해결 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전문가 패널 소집’에 들어갔다. 전문가 패널에서 권고한 내용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직접적인 경제 보복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통관 절차 강화 등 ‘보이지 않는 제재’는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우려다. ILO 차원의 제재도 가능하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ILO 역사상 실제로 제재를 받은 국가는 미얀마가 유일하다. 과거 미얀마 정부는 강제노동 철폐를 요구한 ILO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ILO는 2000년 회원국에 “미얀마와의 관계를 재검토해 달라”고 압박했다.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회의에서도 미얀마의 강제노동 문제를 특별 의제로 채택하도록 했다. 이런 ILO의 다각적 외교 공세에 버티지 못한 미얀마는 권고사항을 이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비준 절차 강행의 배경에는 미중 무역전쟁이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또 다른 부담까지 정부가 짊어질 수는 없다는 판단이 짙게 깔려 있다.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하지만 정부의 역할이 끝난 것은 아니다. 정부입법안과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야당을 얼마나 잘 설득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노동계가 야당보다 정부의 행보에 더욱 예의 주시하는 이유다. 자칫 이번 기회를 놓치면 ILO 핵심협약은 이대로 영영 표류해 버릴 거라는 우려가 크다. 정부가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 가기 위한 ‘면피용’ 비준 노력이 아닌 더욱 강력한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와 노동계의 관계가 집권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멀어지고 있다”면서 “이를 만회하고 국정 기조였던 노동존중사회를 실현하려면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반드시 비준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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