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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편 모음집 ‘덜레스 공항을 떠나며’ 펴낸 한말숙

    단편 모음집 ‘덜레스 공항을 떠나며’ 펴낸 한말숙

    “소설은 쓰고 싶을 때 즐겁게 쓰고 잔인하고 괴기스러운, 즉 남을 해치는 작품은 쓰지 않는다는 게 지론입니다. 문학하는 이유가 나와 독자가 모두 행복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죠.” ‘한국 전후문학의 대표 작가’ 한말숙(77)씨.1957년 ‘신화의 단애(斷崖)’로 등단해 지천명의 세월을 넘긴 그는 여전히 활달하고 유쾌했다.20대를 무색케 하는 낭랑한 목소리로 말한다.“문학에 목숨을 걸지는 않지만 앞으로 좋은 소재가 있으면 계속 써야죠.” 작가는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11편의 단편을 모은 6번째 소설집 ‘덜레스 공항을 떠나며’(창비 펴냄)를 펴냈다. ‘신화의 단애’‘장마’ 등 50년대 3편,60년대 ‘행복’ 등 4편,70년대 ‘여수´ 등 1편, 80년대 ‘초콜릿 친구’ 등 1편,2000년대 표제작 ‘덜레스 공항을 떠나며’ 등 2편이다. 이 중 10편은 올해말 나오는 그의 영어 단편선집에 실릴 예정이다. ●“남을 해치는 소설 쓰지 않는게 나의 지론” “작품 하나하나가 제 자식처럼 애정이 가요. 굳이 꼽는다면 ‘신화의 단애’‘장마’‘행복’ 등의 순이라고 할까요. 표제작 ‘덜레스 공항을 떠나며’도 기분이 좋고 희망을 주는 소설이라 애착이 갑니다.” 데뷔를 비교적 쉽게 한 터라 글 쓰는 게 힘든 줄 모른다는 그는 “문학은 인간에게 사랑과 행복을 주는 테마여야 하는 만큼 해악을 끼치는 글을 쓰는 작가들은 이해가 안 된다.”고 강조한다. 수록작 ‘신화의 단애’는 몸파는 이야기를 정면으로 다뤄 지금도 세련된 퇴폐감이 느껴진다. 유교 정신이 온존하던 당시 상황에서 충격 그 자체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탓인지 소설가 김동리와 평론가 이어령 간에 실존주의 논쟁을 불러 일으키며 세간의 화제가 됐다.“윤리 도덕을 무너뜨린다는 비난 전화가 빗발쳤죠. 내가 주인공 ‘진영’과 같을 거라 짐작한 몇몇 남성팬들은 집을 찾아와 부유하게 사는 제 모습을 보고는 긴가민가 하는 표정이었죠.” 자연주의 색채가 물씬 풍기는 ‘장마’는 단벌 옷과 수저 두벌로 시작한 신접살림을 삼키려는 폭우와 맨몸으로 맞서는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내 미국 의 밴텀북스가 발간한 ‘세계단편명작선’에 수록됐을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유부남을 정부(情夫)로 둔 화가가 주인공인 ‘여수’는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실존적 고민이 해변 호텔의 서정적 풍경과 어우러져 이색정취를 느끼게 한다. 자전적 소설에 해당하는 ‘신과의 약속’은 식중독으로 입원한 어린 딸의 위급한 병세를 안절부절 못하고 지켜 보는 어머니를 실감나게 묘사했다.‘노파와 고양이’는 소외된 노파의 신경증을,‘행복’은 대가족 집안의 조부상에 대한 전통과 현대의 시각차와 세대차를 섬세하게 담아 냈다. ●참된 삶 지향하는 새로운 인간상 창조 미국을 방문한 노부부와 자식들의 일상을 진솔하게 그린 ‘덜레스 공항을 떠나며’는 9·11테러 직후 미국 방문 여부를 놓고 남편 가야금 명인 황병기(72)씨와 고민했던 일이 모티프가 됐다. 소설가 구인환씨는 “한말숙씨의 소설은 짙은 삶의 현장을 따스한 정감으로 감싸 사람다운 참된 삶을 지향하는 새로운 인간상을 창조함으로써 문단에 한 봉우리를 이루고 있다.”고 평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8년 동안 창작은 안 했지만 기존 작품을 해외에 번역 출간하는 등 늘상 문학과 함께 했죠.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4월말 출간 예정으로 수필집 ‘사랑할 때와 헤어질 때’(가제)를 준비하고 있다는 작가는 “교육과 일상생활에 관한 나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귀띔한다.98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29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중국 어학연수시절에 만나 3년여의 열애 끝에 부부의 인연을 맺은 헬렌-호원부부. 취업 프로그램 수업과 함께 유치원 교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며 아직 낯선 한국생활에 적응해 가는 행복한 새내기 신부 헬렌은 남편의 잦은 출장으로 가끔 외롭다.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한 결혼 1주년 깜짝 파티를 준비한다.   ●다큐-여자(EBS 오후 7시45분) 오랜만에 일찍 집에 온 향숙씨,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회포를 풀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다. 하지만 모처럼의 자리는 바쁜 아내의 일로 불만이 쌓였던 남편과의 다툼으로 끝나고 만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온 새댁들의 적응을 돕고, 중매 선 베트남 신부의 결혼식 참석까지 해결사 향숙씨는 우울할 틈도 없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0분) 노점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잘 꾸며진 한식집은 아니지만, 동포 노점상은 불고기와 비빔밥을 현지 사정에 맞게 변화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불고기와 비빔밥은 한국의 대표적인 인기 메뉴다. 이런 가운데 한 동포 노점상이 우리 음식의 세계 진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도 좋아(MBC 오전 7시50분) 명지는 석빈에게 효은이 가정부의 딸이라고 말한다. 석경은 준배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서회장은 효은을 찾아와 정희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며 돈을 건네지만 효은은 단호하게 거절한다. 서회장은 권여사가 다녔던 산부인과의 원장이었던 최교수와 대화를 나누던 중에 명지가 자신의 친딸인지 의심을 품는다.   ●로비스트(SBS 오후 9시55분) 국방장관과의 스캔들 사건 때문에 미국으로 들어 가려던 마리아는 공항을 빠져나와 제임스를 만난다. 제임스는 마리아의 승부근성을 믿는다며 대통령의 아들을 만나보라고 한다. 마리아를 만난 해리는 국방장관을 망가뜨린 장본인이 이번엔 대통령아들에게 접근하느냐고 비난한다.   ●낭독의 발견(KBS2 밤 12시45분) 가수 서유석이 가장 먼저 선택한 시는 박두진의 ‘하늘’이다. 어지러운 70년대, 그 시절. 자의반 타의반 서울을 떠나야만 했고, 유성의 잔디밭에 누워 올려봤던 하늘을 추억한다. 통기타 위에, 세월의 깊이가 더해진 그는 자신의 형수를 위해 만들었다는 ‘아름다운 사람’과 ‘어느 노부부의 이야기’ 등을 부른다.
  • [씨줄날줄] 여왕의 남편/함혜리 논설위원

    여왕의 남편을 뜻하는 국서(國壻)라는 단어가 국어사전에 있다. 하지만 생소하다. 신라시대 선덕·진덕·진성여왕 이후 여왕이 전무한 탓에 별로 쓸 일이 없어서일 것이다. 영어로 여왕의 남편은 프린스 콘서트(Prince Consort)라 하는데 여왕을 배석하는 왕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원래 빅토리아(재위 1837∼1901)여왕의 부군이었던 앨버트공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여왕의 남편은 공식적으로 여왕에 이은 왕실 서열 2위로 대단한 지위를 누리고 수많은 공적 역할도 주어진다. 하지만 결국은 여왕의 신하 신세다. 남자라면 여왕의 남편으로 지내면서 열등감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도덕 군자로 소문난 앨버트 공도 이는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전해 오는 일화가 이를 뒷받침한다.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한 뒤 앨버트공이 화를 이기지 못하고 자기 거실로 들어갔다. 여왕이 사과하기 위해 서재 문을 두드렸다.“누구요?”라는 퉁명스러운 질문에 “영국 여왕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다시 문을 두드리는 여왕. 여왕이 아니라 아내로부터 사과를 받고 싶었던 앨버트공은 “당신의 아내입니다.”라는 답을 듣고서야 문을 열어주었다고 한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과 남편 필립공이 19일 60년전 결혼식을 올린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다이아몬드혼식을 치렀다.1947년 11월20일 결혼한 이들은 백발의 노인이 되어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나란히 들어섰다. 지난 60년 동안 함께 살면서 겪은 일들이 노부부의 기억 속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을 것이다. 즐겁고 행복한 기억도 많지만 왕실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온갖 고통과 스캔들도 겪었다. 하지만 함께 극복했다. 이들의 삶 이면에는 물론 남편과 아내라는 사적인 역할이 있다. 이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 여왕이라는 지위의 부인을 가진 남편의 역할이다. 필립공은 사적인 자리에서는 가장과 남편으로서 권위를 지켰지만 공적인 자리에서는 철저하게 한발 뒤로 물러서 여왕을 보필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영국 역사상 다이아몬드혼식을 갖는 첫번째 군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던 훌륭한 남편 덕분이 아니었을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30·끝)경북 봉화군 명호면 북곡리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30·끝)경북 봉화군 명호면 북곡리

    산 아래로 낙동강이 흐르고 산세가 수려하여 예로부터 소금강이라 불렸다. 일찍이 퇴계선생이 노래한 36개 봉우리 외에 각종 기암괴석과 수십개에 이르는 동굴로도 유명한 산.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청량산이다. 봉화군 명호면 북곡리는 청량산이 보이는 데서 오른쪽으로 낙동강을 가로질러 북쪽으로 경계를 이룬 곳이다. 산 뒤 북쪽에 마을이 있어 북곡리라 불렀다. 서너 아름의 한그루 고목이 북곡리의 오랜 역사를 넌지시 알려준다. 마을입구에서 바라본 청량산은 황홀하다. 해마다 수많은 산꾼들이 다투어 찾아간다는 청량산. 그 빼어난 산세가 손에 닿을 듯 눈앞에 펼쳐진다. “금강산의 일부를 떼어다 청량산 한 줄기를 만들어 놓았다.”는 전설에 걸맞을 만큼 조각한 듯한 수려한 산세에 흠뻑 취해 정신을 놓고 있을 즈음…. 마치 병풍속에서 사람들이 걸어나오듯 단풍계곡사이에서 지게를 짊어진 노부부가 나타났다. 땔감을 진 부부는 70줄의 나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젊은이 못지않은 혈색이다. 마을까지 길안내를 자청하는 권혁재(70)씨를 따라 낙엽의 융단을 밟으며 20여분을 걸었다. 큰 재를 넘어가는 골이라 하여 ‘한티마을’로도 불리는 곳.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항상 촛불과 호롱불이 준비되어 있는 아담한 집 한 채. 내부는 주인을 닮아 정갈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멧돼지 가족들이 한꺼번에 무리지어 앞마당에 왔다 갈 때가 종종 있심다.” 새벽에 소피를 보러 나왔다가 감나무밑에서 조그만 플래시 불빛 같은 멧돼지 눈과 두눈이 마주친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다.“손전등으로 두어번 껐다 켰다 했더이만 고개를 돌리고 슬며시 도망가삐대.” 20여년전까지만 해도 7가구가 모여 살았던 이곳엔 현재 집터와 논밭은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고 권씨 부부가 사는 집이 유일하다. 집 앞에는 한티약수라 부르는 샘물이 있다. “옛날에 문둥병이가 이 물을 먹고 나았다지요.” 옻독이나 어지간한 피부병, 웬만한 속앓이에 특효란다.‘만병통치약’이다.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권씨도 한때는 도회지 생활을 했단다. 건강이 안 좋아져서 다시 고향으로 왔다.“약수만 마시고서 속병을 고쳤심다.” 모시고 사는 노모(97)가 아직도 설거지를 손수 할 정도로 근력이 좋은 것은 모두 ‘물’ 때문이라며 약수자랑이 끝이 없다. 물 한잔을 얻어 마신 후 1년의 반을 얼어있다는 ‘얼음달폭포’로 향했다. 산이 깊어서 응달이 많은 탓이다. 이곳을 가자면 본 마을인 ‘윗뒤실’을 거쳐야 한다. 마을에 북두칠성의 형상을 한 ‘칠성바위’와 ‘말 바위’가 있어 ‘두실’이라 하다가 훗날 ‘뒤실’로 바뀌었단다. 마을길 외딴 농가 뒤로 수렛길이 이어진다. 포장길과 비포장길이 번갈아 이어지는 산길에는 계절에 걸맞지 않은 야생화가 빼곡하게 피어있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뒤돌아보는 남쪽에는 청량산의 멋진 산세가 늦가을 빛에 눈부시다. 알 수 없는 그리움이 가슴속에서 뭉게뭉게 일어난다. 윗뒤실 마을에서 12대째 살고 있는 박주원(68)씨.“밀양박씨 청재공(淸齊公)파 후손이 400여년전 사육신과 함께 단종 복위를 도모하다 실패하자 의주에서 자결을 했지요.” 그 후손들이 몸을 피해 이곳 봉화땅으로 와서 첫 입주자가 되었단다. “겨울에는 눈길에 막혀 한달 내내 옴싹을 몬해요.” 산골마을의 겨우살이 준비에 벌써부터 마음이 바쁜 듯했다. 고랭지의 청정지역. 특히 밤낮의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하여 과수에는 천혜의 조건이다.6·25전쟁이 나기 전만 해도 대추농사가 잘돼서 부자동네 소릴 들으며 80가구나 살았던 곳이다. “청량산전투에서 국군과 공비들이 사흘 낮밤으로 전투를 벌여 마을을 불바다로 만들었다 아잉교.” 그후 하나둘 고향을 떠나서 현재는 20명의 주민만이 마을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김진태(81)씨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당뇨에 좋다는 야콘 농사를 하고 있다.“이제는 마… 나이를 묵어서 팔러가는기 더 힘든기라.” 그래도 이방인에게 대접할 것이 없다며 미안해한다.“우리 야콘 좀 잡숴봐요.” 부인인 김점례(78)할머니가 건네주는 야콘조각을 한입 베어 물었다. 상큼한 ‘봉화인심’이 묻어 나오는 듯하다. 자연의 넉넉한 인심이다. 마음이 절로 구부러져서 무욕(無慾)이 되는 곳. 그리움, 정다움, 순박함을 간직한 산골마을. 보듬고 껴안고 어루만지며 지켜야 할 우리네 ‘삶의 원형´을 만날 수가 있었다. 사진·글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대선 3수 이회창 ‘서민 속으로’

    대선 3수 이회창 ‘서민 속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저소득층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소년소녀가장을 제일 먼저 만났다. 예전에 피란 시절에 아버지가 구속돼 저도 졸지에 소년가장 노릇을 한 적이 있다.” 무소속 이회창 대선 후보는 8일 서울 노원구 소년소녀가장 가정과 60대 중증 장애인 노부부 가정을 잇따라 방문했다. 전날 출마 선언을 한 뒤 대선후보로서의 첫 공식 일정이다. 지난 두 차례 선거에서 자신의 ‘귀족 이미지’에서 오는 이질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던 이 후보가 다시 한번 이미지 변신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5년 전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됐을 때에도 이 후보는 당 출입기자들을 초대해 삼겹살을 대접하고, 재래시장에서 흙 묻은 오이를 베어 먹으며 서민 이미지 구축을 시도했다. 하지만 여고생들 앞에서 ‘빠순이’란 용어를 쓰거나 ‘옥탑방’의 뜻을 몰라 ‘위장서민’이라는 비난을 들었다. 이번 대권 도전에서 이 후보는 무소속이라는 점을 서민 이미지와 결합시켜 친화력을 높이려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내 자신의 사무실을 찾을 때부터 소년소녀가장 가정을 방문할 때까지 이 후보는 소수의 측근만 대동한 채 ‘혈혈단신’으로 움직였다. 한결 가벼워진 운신을 보인 셈이다. 장애인 노부부를 만난 자리에서 이 후보는 자신의 약점도 스스럼없이 털어놨다. 그는 노부부에게 “나랏일이 걱정돼 정치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욕도 많이 먹었다.”면서 “그것을 딛고 나왔고 그래서 제일 힘든 분을 찾아뵈려고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나라를 구하기 위한 혈혈단신’ 이미지는 이 후보의 선대위 구성방식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정당처럼 사람과 기구를 두고 만들 생각이 없다. 뜻을 함께할 몇몇이 함께 만들겠다.”고 했다. 이 후보측은 규모를 포기한 대신 “빠르게 일을 진행시키겠다.”며 속도를 강조했다. 5년 전과 달라진 모습과 행보 때문일까. 이 후보의 출마 효과는 박근혜 정서가 강한 대구·경북(TK) 지역에서 바람을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일보가 7일 이 후보 대선출마 기자회견 직후 아이너스리서치를 통해 대구시민 604명을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이회창 후보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이회창 후보가 37.4%, 이명박 후보가 32.6%를 차지했다. 영남일보 조사를 비롯한 대부분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 후보 지지율이 20%대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이 후보측은 안정감을 찾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저로서야 듣기 좋은 소식이죠. 하지만 저는 여론조사 결과를 갖고 일희일비하는 선거운동은 안 한다.”며 웃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이 후보를 ‘이회창씨’라고 칭한 데 대해서는 “강 대표가 험한 말을 했는데, 본인도 괴로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 구동회기자 saloo@seoul.co.kr
  • 노부부가 10달러로 팬트하우스에 묵은 사연

    노부부가 10달러로 팬트하우스에 묵은 사연

    시카고의 유서 깊은 파머 하우스 호텔 펜트하우스 객실에 단돈 10달러에 하룻밤을 묵은 부부가 있어 화제다. 이 최고급 스위트룸에 하룻밤 묵는 원래 가격은 자그만치 1,600달러(한화 약 140만원). 밀워키에 사는 81세 동갑의 이 부부가 10달러로 묵을수 있었던 것은 호텔 측이 이벤트로 마련한 50년 전에 투숙한 영수증을 가져오는 사람은 그 당시 가격에 묵을 수 있다는 조건에 해당되었기 때문. 1947년 신혼의 래리와 마리앰 오렌스타인 부부는 시카고로 신혼여행을 왔고 파머 하우스 호텔에서 10달러에 묵었다. 이들 부부는 그들의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오랫동안 보관한 물품들 중에는 이 호텔 영수증도 포함되어 있었다. 26일 밤 호텔에 투숙한 래리 오렌스타인씨에게 현지언론이 소감을 묻자 “어린애처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136년 전통의 이 호텔은 1925년 이래 고객들에게 이런 특별 대우를 해왔는데 25년 이상 지속된 행사지만 해당된 경우는 채 10번이 되지 않았다. 오렌스타인 부부는 호텔을 체크아웃 하면서 10달러 마저도 지불할 필요가 없었다. 12살 손자가 선물로 대신 10달러를 먼저 지불했기 때문. 사진=시카고 선타임스. 1947년 영수증을 보여주고 있는 오렌스타인 부부 서울신문 나우뉴스 명 리 미주 통신원 myungwlee@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女談餘談] 디스플레이용 부부와 황혼이혼/윤창수 문화부 기자

    연예인들의 이혼 소식은 그들이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이자 대중에게 영향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나쁜’ 뉴스라고 생각한다. 사랑했던 배우들이 어느날 배우자와 헤어졌다며 눈물짓는 모습은 가슴을 아프게 할 뿐 아니라,‘나도 까짓거’하는 마음까지 먹게 만든다. 물론 대중에게 보여주기 위한 ‘디스플레이용´ 부부로 살아가느니 솔직하고 편하게 따로 사는 게 연예인은 물론 평범한 사람에게도 훨씬 나은 인생 길인지 모른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베스트셀러 ‘내니 다이어리’에는 월스트리트 부자와 미녀의 결혼생활이 묘사돼 있다. 결혼과 이혼을 명품사듯 반복하는 금융 부자는 위자료를 주지 않으려고 재산을 회사명의로 돌려놓고, 호시탐탐 더 젊고 아름다운 여성을 찾는다. 아내는 텅빈 결혼생활을 사치와 향락으로 메우고, 아이는 기숙학교와 내니(유모)가 기른다. 아직은 결혼생활 초보지만 둘이 사는 행복이 거창한 데 있는 것 같진 않다. 같이 밥먹고, 잠자고, 걸으면서 시덥잖은 농담에 낄낄대고 서로의 체온에 마음을 녹이며 일상의 순간순간 행복을 맛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아름다운 모습 가운데는 머리가 하얀 노부부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걷는 뒷모습이나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풍경이 있다. 기자도 그런 노부부의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도 저렇게 아름답게 늙어가자고 남편과 이야기하곤 한다. 물론 평생 내 편이 될 것이라고 믿었던 반쪽이 어느날 배신을 하거나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 모습은 참기 힘들 것이다. 황혼이혼은 아직 가부장적 사고가 지배적인 남편이 있는 지금의 노부부에게나 있는 일이라고 믿고 싶다. 결혼을 하기 전에는 한국 남성들은 모두 가부장 제국의 제왕으로 군림할 것이라 생각했다. 때문에 한때는 집안일에 솔선수범한다는 중국 남성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직접 결혼을 하고, 또 주변 친구들을 보니 가족과 아내를 아끼는 한국 남성들이 대부분이었다. 황혼이혼이나 중년이혼을 결심하기보다는 오래도록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가 더 많았으면 한다. 윤창수 문화부 기자 geo@seoul.co.kr
  • [서울광장] 북유럽의 행복한 나라 만들기/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북유럽의 행복한 나라 만들기/함혜리 논설위원

    최근 북유럽 출장을 다녀왔다. 스웨덴과 덴마크의 신재생에너지 개발 현황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스웨덴과 덴마크는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복지수준이 높고 부유한 나라들이다.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평화롭고 풍요로운 복지국가를 그들이 어떻게 일구어 가는지가 개인적으로 무척 궁금했다. 이들 국가가 ‘행복한 나라’가 된 이유는 한두가지가 아닐 테지만 가장 기본적인 조건으로 경제력을 꼽을 수 있다. 경제 수준이 높을수록 국민의 교육과 건강, 의료, 복지 등을 보살필 여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2006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이 덴마크는 4만 8000달러, 스웨덴은 3만 9600달러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은 것만 가지고는 이 나라 국민들이 행복한 이유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경제력 다음으로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꼽을 수 있다. 북유럽 국가의 청정한 환경은 익히 알려진 것이지만 실제로 눈으로 보니 부러운 마음이 절로 솟았다. 푸른 빛이 감돌 정도로 투명한 공기는 코끝이 아리고 눈이 부실 정도였다. 그런 환경 속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바닷가에 산책 나온 가족, 유모차를 끌고 산보하는 젊은 엄마들, 다정하게 손잡고 공원을 거니는 노부부의 모습은 한폭의 그림처럼 평온했다. 맑고 깨끗한 환경은 환경보존과 경제성장의 조화를 고려한 정책과 국민 스스로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스웨덴과 덴마크는 기후변화 문제를 어느 나라보다 앞서서 고민하기 시작한 국가들이다.10년전부터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시스템 구축을 추진, 스웨덴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29%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덴마크의 경우 북해 유전에 많은 석유를 보유하고 있지만 풍력 자원 이용률이 전체 전기 생산 가운데 20%가 넘는다. 스웨덴이든, 덴마크든 길거리에는 자동차보다 자전거 숫자가 더 많다. 자동차 유지비가 비싼 탓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은 환경오염을 걱정해서라고 한다. 경제력과 환경, 그 다음으로 찾아낸 것은 ‘신뢰’였다. 신뢰가 행복지수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물을지 모르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모습에서 행복한 선진국 국민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에 대한 믿음뿐 아니라 국가, 사회, 시스템에 대해서도 순진할 정도로 굳은 믿음을 갖고 있었다. 국가가 국민에게 “믿고 따르라”고 할 때 국민들이 실제로 국가를 믿고 따르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국민들이 국가의 정책 목표를 따를 수 있는 것은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국민들을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봉사한다는 믿음을 심어줬기에 가능한 일이다. 높은 세금에 대해서도 그만큼 국가로부터 혜택으로 돌려받는다는 믿음이 있으니 불만이 없다. 경제학자들은 신뢰를 ‘사회적 자본’이라고 해서 선진국의 척도로 삼는다. 믿음이 있는 인간관계는 경제적 성과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일상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근대화 과정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이 눈부신 성취를 보였지만 행복지수는 여전히 낮은 편이다. 경제와 환경의 조화를 찾으면서 경제개발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도 정부가 정책과 행정의 투명성을 높여 국민들이 믿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북유럽 국가들을 돌아보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해외네티즌 “유튜브가 한국인 놀이터냐” 비판

    해외네티즌 “유튜브가 한국인 놀이터냐” 비판

    “유튜브가 한국인들 놀이터가 됐다.” vs “인터넷에 국적 제한이 있나?” 세계 최대의 UCC 사이트 유튜브(YouTube.com)에 한국 네티즌들이 올린 동영상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한국인만 알아들을 수 있는 동영상’이 많아졌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논란은 지난 주말 국내 한 이동통신사 광고가 ‘많이 본 동영상’(Most viewed)에 등록되면서 더욱 불거졌다. 화제의 광고는 시골의 노부부가 아들에게 영상통화를 통해 고장난 가전제품을 보여주는 내용과 아픈 딸과의 영상통화를 회사 상사에게 보여주고 일찍 퇴근하는 내용 등을 편집한 것. 광고 내용에 공감하며 즐거워하는 네티즌들도 많았지만 해외 네티즌들은 “한국인들만의 유머”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 ‘stayfly123’은 “정말 재미있는 거야? 어디가?”라며 의문을 표했고 ‘sontung007’은 “그럭저럭. 어디서 웃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댓글을 적었다. 또 ‘5c4v3ng3r’은 “재미있기는 하지만 한국이 익숙하지 않다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국 네티즌들은 “인터넷에 올리는 동영상도 국적 따라 눈치 봐야 하느냐?”며 맞섰다. 해외네티즌들의 이같은 비판은 이번 광고 동영상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유튜브에는 한국 드라마나 연예 프로그램이 여과 없이 등록돼 ‘검색만 방해하는 의미없는 동영상’이라는 비난이 이어져 왔다. 해당 방송을 좋아하는 일부 한국인들만을 위한 동영상이라는 지적. 또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가 있던 지난 8월에는 피랍 관련 동영상마다 한글로 된 욕설과 악성 댓글들이 이어져 해외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시에도 해외 네티즌들은 “유튜브는 한국인들 싸움터가 아니다.”라며 불만을 드러냈었다. 한편 일본 네티즌들 역시 자국 방송을 그대로 올리거나 선정적인 동영상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해외 네티즌들은 부적절한 일본 동영상에 대해 ‘jap Tube’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결혼한지 무려 80년” 기네스북 등재

    미국 알라바마주 스콧보로에 사는 한 노부부가 최근 80회 결혼기념일을 맞아 ‘세계에서 가장 긴 결혼 생활’로 2007년 기네스북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97세의 애론조와 94세의 뷰라 심스 부부는 지난달 30일 요양원에서 결혼기념일 축하 파티를 가졌다. 부부는 가족의 허락 없이 1927년 10대의 나이에 결혼했으며 남편 애로조는 당시 농장에서 노새를 끌며 면화 수확을 해 일당 50센트를 받으며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노부부는 줄곧 농장에서 열심히 일하며 자녀 6명을 양육했다. 건강 비결을 묻자 부부는 “평생 농장에서 일하며 야채를 많이 먹은 덕분인 것 같다.”고 밝혔다. 특이한 것은 부부는 80년 동안의 기나긴 결혼 생활을 하면서 그리 싸운 일도 없다고. 애론조는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나는 아직도 아내와 사는 게 즐겁다.”고 밝히며 웃었다 . 나우뉴스 명 리 미주 통신원 myungwlee@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결혼30주년 기념일에 1천2백만불 ‘잭팟’

    미국 뉴저지에 사는 한 노부부가 결혼 30주년을 맞아 1천 2백만달러(한화 약 110억원) ’잭팟’에 당첨되는 큰 행운을 안았다. 이들 부부는 현금 옵션을 선택해 당장 받게되는 돈은 약 7백만 달러다. 뉴저지 북부에 사는 존과 린디 피네이 부부는 최근 30주년 결혼기념일 기념으로 아주 근사한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이들의 결혼 30주년 기념 선물이 거액의 잭팟 당첨이었으니 얼마나 즐거운 저녁이였는지 상상이 갈 것이다. 피네이 부부는 당첨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는 질문에 “중요한 결정을 이미 끝냈다. 오늘부터 성대한 결혼 30주년 기념 행사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29년 동안 해군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존 피네이씨는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내도 함께 일하며 카운터를 맡고 있다. 이번 당첨 잭팟은 뉴저지뿐만 아닌 캘리포니아, 뉴욕등 주변 여러 주에서 팔린 거금의 메가 밀리온 잭팟으로 당첨금이 무척 높다. 나우뉴스 명 리 미주통신원 myungwlee@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광장] 청와대의 생로병사/진경호 정치부 차장

    [서울광장] 청와대의 생로병사/진경호 정치부 차장

    회백색 담 탓일까. 출퇴근길 지나는 청와대는 늘 스산하다. 비라도 오면 내려앉을 듯 무겁고 적막하다.‘권부(權府)’임을 잊는다면, 서울 한복판 7만여평의 넓은 그 곳은 그저 도심 속 섬에 불과하다.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은 그제 일요일, 노무현 대통령이 그곳에서 예순한번째 생일을 맞았다. 진갑상에 미역국이 올랐는지는 모르지만 국무위원 등 부르려던 하객(賀客)은 모두 물렸다고 한다. 부인 권양숙 여사와 가까운 친지만이 그와 생일상을 마주했다. 그가 ‘본받을 공직자’라고 한 유능한 참모 변양균씨의 신정아 스캔들로 ‘할 말이 없게’된 지 일주일 뒤 일이다. 임기 마지막 해 대통령 부부만의 생일상은 처음이 아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도 퇴임을 한 달여 앞둔 2003년 1월 78회 생일을 부인과 둘이 보냈다. 작은 선물이라도 들고 왔어야 할 홍걸, 홍업 두 아들은 차가운 구치소에 갇혀 있었고, 다음 대통령이 드리운 권력 무상의 짙은 그늘에 노부부는 더 없는 한기(寒氣)를 느껴야 했다. 우울한 청와대는 낯설지 않다. 대통령이 있고부터 죽 있어 왔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까지 임기말 청와대는 우울하거나 불행했다. 한껏 어깨 펴고 들어섰다가도 모두 고개를 숙이고 나왔다. 임기말 증후군의 대표적 증세다. ‘거세된 대통령’(노 대통령의 표현이다)이 우울한 생일상을 받던 그제, 청와대 밖에서는 한때 그의 정치적 동지이자 자산이었던 옛 열린우리당 주역들이 ‘노무현 이후’를 놓고 또 한차례 일합을 겨뤘다.5년 전 종로 유세에서 노무현 후보가 “내 옆에 있다.”고 한 정동영은 ‘낫(not) 노’, 비노(非盧)를 외치며 선두를 달린다. 한나라당 이적생 손학규는 ‘노(no) 노’, 반노(反盧)로 살 길을 찾는다. 유일한 친노주자인 이해찬도 “대통령이 (특정후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거리를 둔다. 장외시장의 문국현은 아예 자신을 후보 단일화 무대에 올려 놓고는 노무현 정치와는 전혀 다른 프레임의 정치를 외친다. 노 대통령의 우군인 몇몇 인터넷 매체와 386세대들은 친노주자 대신 문국현 띄우기에 여념이 없다. 임기 마지막까지 할 일은 하고 가겠다는 노 대통령이다. 선거법이 대통령의 입을 틀어막는다며 헌법소원을 내고, 야당 대선후보를 거침없이 고소한 그가 이런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직 내 무대인데, 불러야 할 노래가 많은데 정작 관객들은 고개를 돌리고 다음 가수가 마이크를 넘겨 받으려 드는 이 당혹스러운 현실을 승복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그러나 유령선거인단을 동원한 ‘날림 경선’을 불사하며 노무현 이후를 향해 눈에 불은 켠 그들이다. 대통령이 자신도 모르게 선거인단에 포함된 것은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이 얼마나 날림이냐의 문제를 넘는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려는 야만적 무원칙과 빈곤한 정치신념, 누구든 가로막으면 부수고 가겠다는 전의가 담겨 있다. 그들에게 지지율 20%의 대통령은 더 이상 기댈 언덕이 아니다. 이명박이 끌어안지 못한 50%의 국민들 마음만 살 수 있다면 ‘노무현 밟고 가기’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권력의 생로병사다. 균형발전정책과 기자실 문에다 대못을 쾅쾅 박을지언정 ‘노무현 이후’에 대해서만은 한 발 물러서는 자세가 노 대통령에게 필요하다. 눈발 날리기 시작한 청와대의 겨울을 오롯이 관조했으면 싶다. 누구도 아닌 자신을 위해. 진경호 정치부 차장 jade@seoul.co.kr
  • “날 떠나지마오”

    “두 분은 서로의 눈과 손발이 돼 주셨어요. 죽는 순간까지 두 분이 함께 하셨으면 좋을 텐데….” 서로의 눈과 다리가 되어 알콩달콩 살아온 장애인 노부부가 병환으로 생이별을 하게 돼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27일 경기 하남시 종합사회복지관에 따르면 지난 20여년간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사랑을 키워온 시각장애인 최채선(65·하남시) 할머니가 지난 10일 폐암 선고를 받은 데 이어 지난 20일 이동기(77) 할아버지가 그 충격으로 쓰러졌다. 결국 할아버지는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할머니는 정밀 검사를 위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 ●시각장애 할머니·지체장애 할아버지 ‘동화같은 사랑´ 최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만나기 전까지 그의 삶은 암흑과도 같았다. 술만 마시면 구타를 일삼던 전 남편에게 머리를 잘못 맞아 서른네 살 때 두 눈을 잃어버렸고, 급기야 빈 손으로 집에서 쫓겨났다. 깜깜한 세상에서 근근이 살아가던 할머니에게 실낱 같은 희망의 빛줄기가 드리워진 것은 23년 전.1984년 건설 현장을 돌아다니며 홀로 살아가던 할아버지를 이웃의 소개로 만나게 됐다. 앞을 보지 못하지만 쾌활한 할머니에게 할아버지는 한눈에 반했고, 할머니가 42세가 되던 해에 결혼했다. 그러나 잉꼬부부로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던 이들에게 시련이 닥쳐왔다.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줄 감을 따러 감나무에 올라갔다가 떨어져 허리와 다리를 다치게 된 것. 할아버지는 지팡이 없이 걸을 수 없는 처지가 됐지만, 불의의 사고도 이들의 사랑을 갈라놓지는 못했다. 사고 이후로 부부는 서로의 눈과 다리가 되어 더 큰 사랑을 키워갔다. 동화 같은 행복을 꿈꾸기엔 현실이 너무 각박했던 것일까. 지난해부터 할머니는 기침을 자주 하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목감기가 낫지 않나 보다.’며 감기약을 먹었지만 기침이 가시기는커녕 더 심해졌다. 검사 결과 “폐에 작은 혹이 있어 수술하지 않아도 항생제를 사용하면 나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기침은 걷잡을 수 없이 심해졌고, 목에서 피가 나온 뒤에야 대학병원에 검사를 받으러 갔다. 할머니에게 폐암 선고가 내려진 지난 10일 부부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큰 충격을 받은 할아버지는 열흘 뒤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할머니도 다른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떨어져 있으니 정말 눈앞이 깜깜” 최 할머니는 “주위에서 몸이 불편하니 각각 양로원에 들어가라고 했지만 절대로 보낼 수 없다고 했는데 이렇게 떨어져 있으니 정말로 눈앞이 깜깜하다.”면서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겠다던 약속 꼭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하남시 종합사회복지관 임지은 간호사는 “노부부는 정부 보조금으로 한 달에 60만원을 받고 이 가운데 매월 20만원을 집세로 내고 있어 생활하기도 빠듯한 실정”이라면서 “쓰러진 남편을 생각하며 치료비 걱정에 잠을 못 이루는 할머니를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후원 계좌는 농협 560-17-002021, 예금주 하남시 사회복지관.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한국 승용차 추락 인명구조, 日TV 방영 화제

    한국 승용차 추락 인명구조, 日TV 방영 화제

    지난 15일 전남 강진에서 차량과 함께 바다에 빠진 노부부를 일반인들이 구출하는 화면이 일본에서도 보도돼 화제가 되고 있다. 후지TV는 18일 일반인 5명이 바다에 뛰어들어 차량에서 극적으로 노부부를 구출하는 장면을 생생히 보도했다. 후지 TV뉴스 앵커는 “한국의 강진군에서 승용차 안에 타고 있던 노부부가 차량과 함께 바다에 추락했으나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며 당시 촬영된 영상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앵커는 “주변에 있던 5명의 남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에 뛰어들었다.”고 말한 뒤 “한 남자가 망치로 유리를 깨뜨려 노부부를 구조해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지난 15일 전남 강진군 미양방파제에서 발생한 것으로 며느리가 운전석을 비운 사이 주차되어 있던 차량의 사이드브레이크가 풀리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후지TV 뉴스 캡쳐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50명 인적 도용 2억대 부당이득

    의원·약국 등 일부 의료기관의 건강보험료 허위청구 기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9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3월부터 올 4월까지 250여명의 인적사항을 도용해 2억원대의 진료비 부당이득을 챙긴 수도권 지역 11곳의 의원과 약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기 수원의 E의원 대표 허모(43)씨의 주도 아래 이 기간 6690건의 진료비를 조직적으로 허위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씨는 수원, 안산, 평택, 인천 등 4곳에 의사를 고용해 의원을 개설한 뒤 친·인척과 선후배 의료인 등 250여명의 인적사항을 이용해 진료기록을 위조했다. 이들은 비급여 환자에게 진료비를 받고 ▲건강보험으로 다시 청구하기 ▲환자 내원 일수 늘리기 ▲대리진찰을 본인 진찰로 위장하기 ▲교통사고 환자에게 원외처방전 발행 뒤 건강보험으로 청구하기 등의 수법을 썼다. 허씨는 특히 병원을 매입한 뒤 5∼6개월간 허위청구를 이용해 집중적으로 실적을 쌓아 메디컬빌딩으로 건물가치를 올린 다음 프리미엄을 붙여 건물을 매도하는 ‘수완’도 발휘했다. 개설한 병원 건물에 입주한 3개 약국과도 담합해 허위처방전으로 약제비를 청구하기도 했다.허씨는 지난 2월 진료내역통보서에 연고도 없는 경기도 수원, 인천 등지에서 주기적으로 진료받은 것으로 돼 있다는 경남 진해에 사는 노부부의 신고로 붙잡혔다. 건보공단 급여관리실 김홍찬 팀장은 “허위청구 수법이 워낙 교묘해 신고나 내부제보 없이는 적발이 힘들다.”면서 “올해 3월 진료분부터는 허위청구 병·의원들의 명단을 외부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오상도 이경주기자 sdoh@seoul.co.kr
  • 하반기 부터 달라지는 것들

    앞으로 대형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선 실명 확인을 거쳐야만 게시판에 댓글을 달 수 있다. 투표로 지방자치단체장 등을 해직시킬 수 있는 주민소환제가 실시되고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이 금지된다. 피부 미용사가 전문직으로 생기고 무인도를 체계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영화관람요금에 3%의 부과금이 징수되며 아이스크림에 제조 연월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또한 각종 포상금제도가 신설된다. ●“통신 결합판매 허용… 통신요금 가격파괴 기대” 7월27일부터 하루 이용자가 30만명 이상인 포털서비스와 UCC,20만명 이상인 인터넷 언론의 게시판에 글을 올리려면 실명 확인을 거치는 ‘제한적 본인 확인제’가 도입된다. 물론 반드시 실명으로 글을 올릴 필요는 없다. 앞서 7월1일부터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KT와 SKT에 시내전화·휴대전화·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휴대인터넷·화상전화 등을 묶어서 파는 ‘결합판매’가 허용된다. 통신요금의 가격파괴가 기대된다.8월부터 온라인 쇼핑몰의 초기화면에는 반드시 결제대금 예치제 등 ‘구매안전서비스’의 가입 여부가 떠야 한다. ●“주민투표로 선출직 공직자 집으로” 7월1일부터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를 주민투표로 해직시킬 수 있는 ‘주민소환제’가 실시된다. 전체 투표권자 3분의1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 과반의 찬성으로 확정한다. 또한 국가 유공자의 채용시험에서 본인과 유족에게는 지금처럼 10% 가점을 주지만 유공자 생존시 자녀 등의 가족에게는 가점이 10%에서 5%로 준다.10월부터 공익근무요원이 본인의 질병 치료나 가족 간병 등으로 군복무가 어려울 때에는 6개월 이내에서 분할해 복무할 수 있다. ●“비정규직 차별대우땐 1억원이하 과태료” 7월1일부터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가 금지된다. 어기면 1억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기간제 근로자’의 채용이 2년으로 제한돼,2년을 넘으면 정규직이 된다.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의 사업장에서만 적용하던 주 40시간 법정근무가 50인 이상의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노사와 직접적 관련없는 시민단체나 정당 등 제3자도 단체교섭과 쟁의행위를 합법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9월1일부터는 기업의 문화접대비가 접대 한도액의 10% 범위에서 손금 처리된다. ●“불법직업소개·구인광고 신고 땐 20만~50만원 포상” 7월1일부터 현금영수증 발급과 현금영수증 가맹점 가입이 의무화된다. 옥션 등 인터넷 중개시장에서 물건을 사도 현금영수증을 받을 수 있다. 현금영수증 발급을 거부하는 사업자를 신고하면 건당 5만원, 연간 200만원까지 준다.7월20일부터 불법적인 직업소개나 허위 구인광고를 신고해도 20만∼50만원,7월27일부터는 산지를 불법 전용한 자를 신고해도 30만∼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20만원이던 부정·불량식품 신고 포상금이 7월부터 30만원으로 오른다. ●아이스크림 제조일 표시 의무화 지금까지 제조업체 자율적으로 운용하던 아이스크림의 제조 ‘연월’ 표시가 7월1일부터는 의무화된다. 최소 단위의 용기와 포장에 표시해야 한다.7월7일부터는 어린이가 생활화학제품을 마시거나 흡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린이 보호포장 신고가 의무화된다.12월1일부터는 식품에 트랜스지방, 당류,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등의 성분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앞서 7월1일부터 영화발전기금의 재원 조성을 위해 극장 입장요금의 3%를 부과금으로 징수한다.9월28일부터 운전면허증에 장기기증자 여부도 표시된다. ●“민간개발수요 충족… 피부 전문미용사도 등장” 그동안 방치돼 온 무인도 보전과 개발이 본궤도에 오른다. 정부는 연말까지 전국 3000여개 무인도를 실태조사, 절대보전·준보전·이용가능·개발가능으로 분류, 민간의 개발수요가 있을 때 이를 뒷받침한다. 하반기 중 숙박시설과 골프장을 하나로 묶어 분양할 수 있게 되며 관광호텔의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부가세 영세율이 적용된다. 지금까지 구분이 없던 미용사 자격이 8월11일부터는 일반 미용사와 피부 미용사로 나뉜다. ●“1주택 65세 이상 노부부 평생연금 준다” 7월1일부터 부부 65세 이상인 1주택자에게 주택을 담보로 달마다 일정한 생활비를 주는 ‘역모기지(주택담보노후연금)’가 시행된다. 그동안 진료비를 한푼도 내지 않았던 의료급여 1종 수급권자도 진료시 의원 1000원, 병원 1500원, 대학병원 2000원을 내야 한다. 약값은 500원,MRI·CT 촬영은 비용의 5%를 부담해야 한다. 대신 이들에게 생활유지비로 월 6000원을 지원한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지급하던 장제급여(장례비) 25만원도 차상위 계층으로 확대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먹을거리 산책] 복분자

    [먹을거리 산책] 복분자

    ‘자녀가 없던 노부부에게 아이를 갖게 해 주고, 소변을 볼 때 항아리가 엎어질 정도의 정력을 선사했다.’는 복분자(覆盆子). 수확은 6월 중순부터 7월 초순까지 짧은 기간에 이루어진다. 모양이 비슷해 흔히 산딸기와 혼동하기도 한다. 같은 산딸기과이지만 복분자는 새까맣고 시큼한 맛과 향이 특징인 반면, 산딸기는 빨갛고 단 맛이 강하다. 산딸기는 주로 생식용으로 이용되고 충북 옥천, 경남 진주 등 영남권에서 재배된다. 상당수가 가공용으로 쓰이는 복분자는 전북 고창·정읍 등 호남권에서 많이 난다. 동의보감에 보면 복분자는 남자에게는 정력에, 여자에겐 불임증 치료에 좋다는 기록이 있다. 검은색 색소 성분인 안토시아닌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술로 가공되는 비율이 가장 컸지만, 최근에는 복분자 원액을 활용한 음료, 아이스크림, 떡 등 용도가 다양하다.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복분자는 1㎏에 9000원∼1만원 정도, 산딸기는 4㎏에 3만 5000원∼4만원 정도이다. 복분자와 산딸기는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과일이다. 갈아먹을 때에는 기호에 따라 설탕이나 요구르트를 첨가하면 더욱 맛있다. 우리나라 복분자 생산량의 5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고창에서 17일까지 ‘복분자 축제’가 열린다. 서울시 농수산물공사 조사분석팀 이민중 대리
  • ‘유해 야생동물’ 낙인 찍힌 멧돼지

    멧돼지가 난데없이 수난시대를 맞았다.KBS 1TV 환경스페셜은 13일 오후 10시부터 ‘쫓기는 야생 강자, 멧돼지’를 방송한다. 유해조수로 낙인 찍혀 생존의 기로에 놓인 멧돼지의 평탄치 않은 일상을 들여다본다. 경기 남양주시에 자리한 천마산. 멧돼지를 쫓는 수렵단이 주변 피해 농가의 신고로 멧돼지를 사냥하고 있다. 인간을 위협하던 용맹함은 어디 가고 멧돼지들은 먹이를 찾아 헤매다 곳곳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간다. 멧돼지는 예민하고 치밀한 성격의 야행성 동물이다. 오랜 추적 끝에 포착한 광릉수목원 인근의 야생 멧돼지 가족을 만나본다. 이들은 기생충을 털어내고 몸의 열을 식히고자 진흙 목욕을 한다. 침입자가 잠자리를 찾을 수 없도록 교란 작업도 한다. 암컷 멧돼지는 출산할 때가 되면 홀로 무리를 이탈해 돔 모양의 집을 짓고 10마리 이상의 새끼를 낳는다. 멧돼지의 탄생과 성장 과정이 화면에 생생히 담겼다. 개발이란 명목 아래 멧돼지가 살아갈 터전은 갈수록 파괴돼 간다. 밀렵꾼이 놓은 올무에 걸려 다리를 잃기 일쑤다. 환경스페셜은 멧돼지에게 먹이를 나눠주며 살아가는 산골 노부부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멧돼지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황무지를 꽃길로

    황무지를 꽃길로

    서울 강북구 우이천 산책로 옆 꽃밭에서 나뭇잎이 그려진 하늘색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김의원(65) 할아버지가 활짝 핀 꽃을 매만지고 있었다. 팔엔 토시를 끼고, 머리엔 노란색 밀집 모자를 쓴 모습이 영락없는 농군이다. 그는 꽃봉오리를 활짝 터뜨린 나무쑥갓(마가렛)을 살포시 건드리며 “신통하지 않으냐.”고 물었다. 김 할아버지는 지난해 쓰레기로 뒤덮였던 이곳 황무지를 아름다운 정원으로 일구었다. 돈 한 푼 받지 않는 자원봉사였다. 부산의 한 병원에서 33년간 직원으로 일하다 은퇴한 그는 2005년 딸 가족이 살고 있는 강북구 수유3동으로 이사왔다. 직장에 다니는 딸이 손자를 돌봐달라고 부탁해 노부부가 함께 올라온 것이다. 적적하던 참에 동네 가까이에 있는 우이천을 자주 찾았다. 산책로가 번듯하고 냇물 흘러가는 소리가 듣기 좋았다. 그러나 문제는 하천변이었다. 산책로에서 도로까지 바위가 쌓여 있는데 그 사이사이에 쓰레기가 수북했다. 지난해 2월 수유3동 동사무소는 이곳을 정비하기로 하고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그는 가장 먼저 지원했다. 부산 병원에서 정원을 돌보았던 터라 자신이 있었다. “삭막한 도시에 오아시스 같은 하천이 있는데 쓰레기로 망가지는 것이 속상하더라고….” 개간이 시작됐다. 폭 6m, 길이 120m 하천변에 쌓여 있던 쓰레기와 돌을 트럭 2대에 나눠 버렸다. 그리고 흙을 가져다 붓고 연탄재와 낙엽을 거름으로 활용해 땅을 일구었다. 밭이 비옥해지자 꽃씨를 뿌리고, 바위 사이에 야생화를 심었다. 가족들은 쉬엄쉬엄하라고 당부했지만 김 할아버지는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강행군을 했다. 덕분에 나무쑥갓, 베고니아, 팬지, 제비꽃 등이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다. 황무지가 아름다운 정원으로 바뀌어 갔다. 에 서울시가 지난 5일 환경도시 서울을 만드는 데 헌신했다며 그에게 환경상을 줬다. “하천변에 야생화를 가득 심으려고 해. 그리운 고향의 향기를 서울에서 느끼면 동네 주민들이 얼마나 행복하겠어.” 김 할아버지의 정원 가꾸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21) 경북 영양군 수하리 오무마을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21) 경북 영양군 수하리 오무마을

    오무마을은 골이 깊고 우묵한 산골짝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오지인 ‘깊고 깊은 경상도 영양 골짜기’에서도 한참을 더 들어간다. 행정 구역으로는 경북 영양군 수비면 수하리. 예부터 나라에 큰 난리가 날 때마다 사람들이 숨어 들었다는 이 마을에 다다르는 길은 오늘날도 여전히 고단하다. 영양 군청에서 100리 가량 떨어진 오무마을. 수비면에서 하루 세 번 다니는 시내버스를 타고 송방마을까지 간다. 다시 계곡을 따라 비포장길을 지프차로 20여분을 가야만 마을 어귀에 다다를 수 있다. 대중 교통편이 없는 비포장 길은 4륜 구동형 지프형 자동차를 이용한다. 그래야 얕은 하천을 건너며 이동할 수 있다. 물이 불어나는 여름철에는 그나마도 고립되기 일쑤다. 그러나 여기서도 끝은 아니다. 다시 마을 어귀에서 절경의 수하계곡 구절양장을 몇 굽이 돌아야 비로소 주민의 인기척을 느낄 수 있다. 오무 마을에는 여섯 가구가 살고 있다. 그 중 다섯 집이 배씨이고, 한 집은 박씨다. 배상복(76)씨는 약 300여 년 전 난리를 피해 들어온 조상의 30대 후손이라고 전한다. 손자 손녀, 아들 내외 3대가 함께 살고 있는 박용덕(73)씨 부부도 외갓집이 이곳에 있어 오게 되었다니 외지인으로 볼 수 없다. 주민은 노인 13명에 청년 3명, 아기 3명이다. 수십 년 전만 해도 참나무 껍질을 벗겨 지붕을 얹은 굴피집이 40여호 정도 있었으나 70년대 새마을운동 때 함석지붕과 슬레이트로 교체되었다. 지금은 굴피집이 한 채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 한 채인 ‘굴피 헛간채’도 지은 지 35년이 넘어 몇 해 전에 허물어져 내렸다. 경북 울진 평해면 온정리에서 150리 길을 걸어와 혼례를 올렸다는 손분금(76) 할머니. 시집 와서 장날이면 울진까지 100리길을 가기 위해 새벽 닭이 울기 전에 일어나야만 했다고 한다. 감이라도 내다 팔아야 식량과 바꿔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머리에 잔뜩 이고 가서 사라는 말도 못하고 기다리다가 밤 9시가 넘어 돌아오곤 했다고 회상한다. “고생스러워도 도망갈 데도 없었다니깐. 도망갈 수가 있나? 고랑이 콱 막혀서. 어찌 살았나 몰라….” 오무 마을로 가는 도중에 있는 수하리 비지미골도 옛 모습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맑기가 거울 같은 계곡물을 쳐다 보고 있노라면 기울어진 초가집 한 채가 그림을 드리운다. 뒷산에는 방목한 건강한 흑염소들이 풀을 뜯고 있고 금실 좋은 동갑내기 노부부는 저녁을 짓기 위해 불을 지피고 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배경의 이 초가집은 200여년이 넘었음직하다. 오무는 산골마을이지만 젊은이들이 별로 남아 있지 않은 다른 농촌에 비해 활력이 넘친다. 인근 송방마을 젊은이들과 5년 전 작목반을 만든 덕분이다. 달팽이 무공해 농법으로 쌀농사를 짓고 산채와 더덕을 재배해 적잖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박성철(40)씨는 앞으로 오염되지 않은 천혜의 관광자원으로 마을 발전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최근 청정수역에서만 볼 수 있는 천연기념물 수달이나 반딧불이를 보기 위해 오지 탐험을 즐기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자주 찾는 반딧불이천문대와 청소년수련관은 가족 단위로 찾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물 흐르는 소리 외엔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적막한 새벽. 구름인지 안개인지 모를 운무(雲霧)가 서서히 걷히자 계곡 마을의 비경이 드러난다. 눈 앞에 펼쳐지는 무채색의 산수화…. 고요함과 청량함에 마음과 몸이 깨끗해진다. 오무마을에서 아침을 맞는 사람의 행복이자 특권이다. 사진 글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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