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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T 학생들, 7년간 복권 사들여 540억원 ‘꿀꺽’

    행운으로 당첨되는 복권이 아닌 통계학적 계산으로 거액의 당첨금을 받을 수 있을까? 최근 MIT 학생들이 포함된 복권 구매 조직의 실체가 드러나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지난 7년간 4000만 달러(약 450억원) 어치의 복권을 구매해 적어도 4800만 달러(약 540억원)의 당첨금을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MIT 학생들의 표적이 된 복권은 ‘캐시 윈폴’(Cash WinFall)이란 복권. 과거 MIT학생들이 통계학 숙제로 복권의 당첨확률을 연구하다 이 복권이 가장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파악한 후 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복권은 최종 당첨자가 없으면 거액의 당첨금을 여러 명이 나눠갖는 특징이 있다. MIT의 통계학자 모한 스리바스타바은 “이 복권은 확률게임이 아니었다. 예를 들어 20만장의 티켓을 4주 동안 사면 비용을 제외하고 적어도 24만~140만까지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부터 보스턴 글로브 등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한 노부부가 우리돈 6억 5000만원이란 거금을 들여 이 복권을 사들였으며 부부는 통계학자, 컴퓨터공학자 등이 가담한 투기회사(GS Investment Strategies)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 최근 매사추세츠주 당국이 실시한 주 복권 위원회에 대한 감사 결과 이같은 의혹이 모두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 재무장관인 스티븐 그로스먼은 “언론의 보도내용이 모두 사실이며 복권 위원회 측도 MIT 학생들의 투자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 면서 “복권 판매가 늘자 담당자들은 알고도 모른 척 했다.”며 사과했다. 한편 문제가 된 이 복권은 지난 겨울 판매가 중단됐으며 복권에 투자해 돈을 번 학생들을 처벌할 법적 근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밀양 36.7도… 전국 열사병 주의보

    연일 30도가 넘는 불볕더위로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25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지난 24일까지 보고된 온열질환자 146명 가운데 3명이 사망했다. 24일에는 경북 칠곡의 한 농가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던 70대 노부부가 폭염으로 인한 급성 폐 손상으로 숨졌다. 사고 당일 칠곡은 낮 최고기온이 36.4도를 기록해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24일 하루 전국에서 응급실로 이송된 온열질환자는 21명에 달했다. 불볕더위의 기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뚜렷한 비 소식이 없다. 25일 낮 최고기온은 밀양 36.7도, 대구 35.3도, 강릉 34.6도, 서울 32.1도까지 올랐다. 민간 기상전문업체인 케이웨더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요 도시의 열사병 예방지수가 28도를 넘어 ‘위험’ 또는 ‘매우 위험’ 단계에 이르렀다. 열사병 예방지수란 기온, 습도, 복사열, 기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열에 의해 인간이 받는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수치다. 28도를 넘으면 마라톤 경기 등 실외에서 하는 격렬한 운동을, 31도 이상이면 모든 운동을 자제해야 한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에 지난 17일 많은 비가 내린 뒤 장마가 끝났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달 18일 시작된 올 장마는 제7호 태풍 카눈으로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밀려나면서 평년보다 일찍 사라졌다. 기상청은 “앞으로 대기 불안정이 원인인 국지성 집중호우 외에는 뚜렷한 비 소식이 없다.”고 예보했다. 무더위는 다음 달 초에 절정을 이룬 뒤 9월까지 이어지겠다. 특히 다음 달 초는 기온이 평년보다 높지만 중순과 하순은 평년과 비슷하겠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한반도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가운데 덥고 습한 남서풍이 불면서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대도시는 열섬효과 때문에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반복되겠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되도록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불가피한 경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씨줄날줄] 요리하는 할아버지/최광숙 논설위원

    요즘 세계적으로 ‘개스트로섹슈얼’(gastrosexual)이 뜨고 있다고 한다. 요리 솜씨로 여성을 매혹시키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요리를 해주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남성이 인기라는 것이다. 미식가를 뜻하는 ‘개스트로놈’(gastronome)과 성적 매력을 뜻하는 ‘섹슈얼’(sexual)의 합성어다. 세상 참 많이 변했다. 부엌 근처에는 얼씬도 말라는 엄명을 받았던 남성들이 이젠 앞치마를 두르고 프라이팬을 들고 요리를 한다. 혼자 사는 독신가정이 많아지고 사회인식도 변화하면서다. 여성들의 로망이 바뀐 것도 한몫한 것 같다. 예전에는 남성들의 인물과 능력을 봤지만 이제는 유머 있고 요리 잘하는 남성들이 대세란다. 그래서 그런지 냉장고 등과 같은 가전제품·주방용품의 모델도 이승기 등과 같은 남자 배우나 가수로 바뀐 지 오래다.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들의 직업도 요리사가 많다. 지휘자 정명훈의 요리 솜씨는 널리 알려져 있다. 가수 알렉스는 진정한 개스트로섹슈얼이다. 캐나다 밴쿠버 일식당에서 2년 일한 경력이 있는 요리사다. 탤런트 김호진은 조리사 자격증을 7개나 가진 실력파다. 가수 이현우, 탤런트 권오중도 한 방송에서 요리 대결을 펼칠 정도로 요리를 잘한다. 이제 남자들도 혼자 사는 ‘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은퇴에 대비해서도 그렇고, 고령화사회에 당당하고 건강하게 살려면 필수다. 시모다 가게키는 저서 ‘남성독신보감’에서 멋지게 혼자 살 수 있기를 원한다면 제일 먼저 요리하는 즐거움을 배우라고 충고했다. 가장 기본적인 먹거리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식사에서부터 청소, 세탁까지 생활의 모든 것을 아내에게 의존하던 한 남자가 부인이 갑자기 사라지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쩔쩔매다 2년쯤 후 세상을 떠났다는 얘기를 듣고서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할아버지를 상대로 요리교육을 실시했다. 각 지자체에서 간간이 할아버지를 위한 요리교실이 열린 적은 있지만 정부가 나서기는 처음인 것 같다. 혼자 사는 할아버지들은 할머니나 노부부 가족에 비해 요리를 하지 못하다 보니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할아버지들은 서툰 솜씨이긴 해도 연어스테이크를 난생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해마다 10만명씩 늘어나는 독거노인. 미리 홀로 서기 연습을 하면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 출발점이 바로 손수 음식을 끓여 먹을 줄 아는 ‘재능’이 아니겠는가.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7) 삼척 늑구리 은행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7) 삼척 늑구리 은행나무

    생명은 한순간도 정체되지 않고 성장과 소멸을 거듭한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식물이든 매한가지다. 한 부분이 수굿이 성장하여 죽음을 맞이하면, 그의 뿌리는 또 하나의 새 생명을 일으킨다. 새로 태어나는 세포와 죽어가는 세포가 하나의 몸에 공존한다. 삶과 죽음은 결코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삶은 죽음을, 죽음은 삶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게 생명의 원리다. 무릇 모든 생명은 살아 있으면서 동시에 죽어간다.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나무의 경우는 더 그렇다. 줄기가 부러진 뒤에도 나무는 새로 난 줄기로 그의 생명을 이끌어간다. 천년을 살아온 나무에서 태어나던 때의 세포를 찾는 건 그래서 불가능하다. 따라서 그의 나이를 측정하는 것도 언감생심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 강원도 삼척 늑구리 은행나무의 나이는 1500살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다. 그러나 비슷한 연륜의 다른 은행나무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 중심 줄기가 오래전에 썩어 문드러지고 죽은 줄기 곁에서 촘촘히 돋아난 여러 개의 맹아지(萌芽枝)가 수백 년을 자라서 새로운 모습으로 20m의 높이까지 솟구쳐 올랐다. 새로 태어난 삶이 죽음을 에워싸고 하늘을 우러러 큰 생명을 이룬 것이다. 맹아지는 줄기나 가지에서 불규칙하게 솟아나는 새 가지로 대부분의 나무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유독 은행나무의 맹아지는 기존의 줄기와 가지 못지않은 크기로 발달하는 특징을 가졌다. 1500년 전에 뿌리를 내린 늑구리 은행나무의 줄기는 죽어 없어졌고, 그 곁에서 새로 돋은 10여개의 크고 작은 맹아지가 우람하게 자랐다. 수백 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굵은 맹아지에서부터 고작해야 10여년쯤 돼 보이는 가늣한 맹아지까지 다양한 연륜과 크기의 맹아지가 서로 어울렸다. 이처럼 다양한 맹아지들이 하나의 뿌리에서 돋아났다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다. 새로 자란 맹아지들은 줄기가 있던 텅 빈 가운데 자리를 촘촘히 메웠다. 자연히 나무 전체의 생김새도 애당초 이 나무와는 전혀 다른 모양으로 여겨진다. 꽤 어지러워 보이는 나무의 생김새는 한 그루가 지어낸 결과가 아님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거대한 크기의 은행나무가 사람의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산 위에 외따로 서 있다는 것도 이 나무의 특이한 점이다. 은행나무는 저절로 번식하지 않고, 사람의 마을에서 사람의 손을 타고 자라는 나무라는 이유에서다. 나무 곁에서 오래된 사람살이의 자취는 찾을 수 없다. 고작해야 몇십년도 안 돼 보이는 낮은 지붕의 살림채가 하나 있을 뿐이다. ●절집 자리에서 스님들이 심어 키운 나무 “30년 전에 딸아이가 산 아래의 소달초등학교에 들어갔지. 읍내에 살았는데, 학교가 멀어서 아이가 힘들어했어. 그때 마침 이곳에 친척이 살다 떠나려던 집이 있어서, 맞춤하다 싶어 들어와 살게 됐지.” 나무 앞에서 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김명환(70) 노인은 이 외딴 집에서 나무를 바라보며 일곱 남매를 키웠다. 자식들을 모두 대처로 내보내고 지금은 노부부만 남았지만, 김 노인은 ‘신령스러운 나무가 지켜주는 든든한 집’이라며 자랑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은행나무가 있는 곳이어서 ‘은행정’이라고 부르는데, 예전에 이 마을을 ‘절골’이라고 불렀대. 나무에 스님들과 관계된 전설이 있다고도 하지만 연유는 몰라. 절골이라면 절이 있었다는 이야긴데, 그런 흔적이 없거든.” 절집의 흔적도 없는 자리에서 1500년을 자란 나무에 얽힌 오래된 전설을 톺아보면, 늑구리 은행나무는 절집 마당에서 스님들이 정성껏 심어 키우던 나무임을 알 수 있다. 예전에 한 동자승이 이 나무 줄기에 기어오르기를 좋아했다. 어린 동자승은 줄기에 기어오르다 떨어져 다치는 일이 잦았다. 동자승을 돌보던 큰스님은 동자승이 아예 나무에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나무줄기를 반들반들하게 깎아내려 했다. 스님이 나무의 몸집에 날카로운 칼을 밀어넣는 순간,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내리치고 줄기에서는 검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놀란 스님은 법당으로 뛰어들어가 부처님께 용서를 빌었다. 그때 불상에서 “나무의 피를 받아 마셔라.”라는 소리가 흘러나왔고, 스님은 뛰어나와 나무가 흘리는 피를 받아마셨다. 그러자 스님은 창졸간에 커다란 구렁이로 변해서 나무 줄기 가운데에 똬리를 틀고 나무를 지키는 지킴이가 됐다. ●죽음을 품고 살아가는 변증의 생명체 나무를 신성하게 잘 지키려는 의도에서 지어낸 이야기가 틀림없겠지만, 이야기에 굳이 스님과 동자승을 등장시킨 건 아무래도 이 나무가 절집과 관계 있는 나무임을 보여 주는 증거로 생각된다. 김 노인의 말처럼 절집의 흔적은 없지만 나무는 필경 절집의 나무였던 것이다. “예전에 개를 키웠던 적이 있어. 그런데 이 나무의 신령한 기운을 개도 알았는지 신통하게도 이 나무 아래에서는 절대로 똥을 싸지 않더군. 그뿐이 아냐. 이 산에 뱀이 많았지만 우리 은행나무 그늘에는 뱀이 다가오질 못 했어.” 가늠할 수 없이 긴 세월을 살아온 생명체 앞에서 과학의 잣대로 노인이 건네는 이야기의 진위를 따지는 건 애당초 옳지 않다. 나무 곁에서 30년 동안 나무를 바라보며 나무에 의지해 살아온 산골 농부의 나무 자랑이고 자연 사랑일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인 삼척 늑구리 은행나무는 그렇게 과학 그 너머의 세계에서 죽음을 품고 살아가는 변증의 생명체로서 오랜 세월을 살았다. 나무의 유장한 생명력에 가만히 고개 숙일 따름이다. 글 사진 삼척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강원 삼척시 도계읍 늑구리 210-2. 영동고속국도의 강릉교차로에서 동해고속국도로 갈아탄 뒤 동해고속국도의 개통구간 중 남단인 동해나들목으로 나간다. 국도 7호선을 타고 삼척 방면으로 4.4㎞ 가면 국도 38호선과 이어지는 단봉삼거리에 이른다. 여기에서 우회전하여 28㎞ 쯤 남하한다. 영동선 철도의 고사리역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오십천을 건너는늑구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 마을로 들어선 뒤, 고사리역 안으로 들어간다. 역 가장자리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1㎞ 쯤 가면 언덕 위에서 나무를 만날 수 있다.
  •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현실과 한계 (1)국내재단 실태…이사장 2인을 만나다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현실과 한계 (1)국내재단 실태…이사장 2인을 만나다

    국내 대표적 공익재단을 이끄는 송금조(89)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장과 이석준(58) 관정교육재단 이사장은 우리 재단 문화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다. 송 이사장은 미국의 앤드루 카네기처럼 피붙이 같은 사업체마저 정리해 재단에 사재를 쏟아부었고, 이 이사장은 아버지가 설립한 국내 최대 장학재단을 의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어떤 이들처럼 위법 행위 탓에 입방아에 오르자 과징금 내듯 재단을 설립한 것도 아니다. 국내의 공룡 재단을 이끄는 두 이사장을 만나 이들이 생각하는 자선관과 부자의 역할, 재단의 미래 등에 대해 물었다. ■송금조·진애언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장 부부 “기부금이 공돈 입니까… 정부 감독 아쉬워” 송금조(89)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은 구순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했다. 18년이나 입은 짙은 카키색 콤비 상의에 밝은 노란 줄무늬가 들어간 셔츠 차림으로 지난 11일 부산 서면 로터리의 재단 사무실에 들어선 송 이사장은 수천억원대의 자산가라기보다 검소함이 몸에 밴 인자한 교장 선생님 같았다. 부인 진애언(67) 재단 상임이사가 1시간 30분가량 진행한 인터뷰 내내 곁에서 질문을 다시 묻고 답을 ‘재촉’하며 ‘통역사’ 아닌 통역사 역할을 했다. 사실상 송 이사장 부부의 공동인터뷰가 됐다. 송 이사장 부부가 속을 끓이고 있는 부산대와의 ‘기부금 소송’부터 물었다. 평생 한푼도 허투루 써 본 적이 없는 ‘구두쇠’였기에 자신의 기부금 195억원을 애초 약속했던 양산 캠퍼스 부지대금이 아닌 다른 용도로 쓴 부산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올 초 새 총장이 취임하면서 부산대와 화해 가능성이 나오는데. -(진 이사가 대신 대답) 사실이 아닙니다. 회장님(송 이사장 지칭)은 지금도 하루에 한 번씩은 ‘이 일을 우짤꼬, 내 살아 생전에 끝나겠나’ 하십니다. (송 이사장)부산대 양산캠퍼스 부지대금으로 준 건데 거기 안 쓰고 딴 데 썼다는 것이 유감이었습니다. →남은 110억원은 대학 측이 사과하고,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면 기부하실 건가요. -(진)지금까지는 그럴 생각이었는데, 그건 앞으로 지켜봐야 알겠습니다. →부산대 소송을 계기로 기부금이 공돈이 아니라는 경종을 울린 것은 의미가 큰데. -그렇습니다. 이 소송은 김인세 전 총장과 부산대의 잘못을 밝히고 기부금이 당초 목적대로 사용되도록 하기 위해 내린 결단이었습니다. →앞으로 다른 대학에는 기부를 안 하실 건가요. -정부의 책임 있는 관리 감독이 없는 한 더 이상 대학에 대한 직접 기부는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재산을 물려줄 자녀가 없어 재단을 세웠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자식이 있었어도 달라진 건 없습니다. 재산을 자식한테 주면 게을러져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것은 자기가 해야죠. 공부는 시켜주고, 집 한 채는 사줘야죠(웃음). 자식이 돈 있다고 해서 더 행복한 건 아닙니다. →앞으로 재단 운영 계획은. -경암재단을 한국의 ‘노벨재단’으로 키워 나가는 게 마지막 희망입니다. 지금처럼 진심을 다해 운영한다면 50년, 100년 뒤에도 잘 유지될 것으로 봅니다. 수상자들, 젊은 사람들이 잘해 나가지 않겠나 싶고, 내가 세상 떠나기 전에 모든 힘을 다해 재정을 넉넉히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경암재단은 연간 부동산과 이자 수입 30억원으로 경암학술상 등을 시상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부자들이 왜 존경받지 못한다고 보십니까. -(돈)있는 사람들이 그동안 잘하지 못해서 그렇게 된 측면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부자가 존경받으려면 부를 축적하는 과정이 정직하고 생산적이어야 합니다. →재단을 만들고 운영하는 게 만만치 않은데 그래도 주위에 권하시겠습니까. -물론이죠. 나누면 행복해집니다. 공익재단이 늘어나고 발전하려면 정부가 기부를 독려하기 이전에 기부에 대한 인식이 변해야 합니다. 기부금이 공돈이라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하고요. 기부 관련 분쟁에 적용할 수 있는 법령을 정비하고 기부금 집행실태에 대한 철저한 감독이 뒤따라야 합니다. 돈을 버는 것 못지않게 잘 쓰는 것이 어렵다는 송 이사장은 50년 넘게 한 집에 살고 있고, 어지간한 옷은 20년이 다 됐다. 해외 여행이라고는 평생 사업상 다녀온 게 전부다. 여름에 여행이라도 다녀오자는 부인의 말에 “텔레비전으로 보면 안 되나, 이 사람아.”라고 응수할 정도로 근검과 절약이 몸에 배어 있다. 부산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기부왕 이종환의 장남’ 이석준 관정교육재단 이사장 “기부는 사업 자극제… 비움이 채움을 낳아” ‘기부왕’ 이종환(89) 삼영화학그룹 회장은 최근 10년간 국내 사회공헌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은 ‘스타’다. 2000년 이후 사재 8000억원을 출연해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을 일궜다. 전 재산의 95%다. 최근에는 “도서관 짓는데 쓰라.”며 서울대에 600억원을 쾌척했다. 기부왕의 아들이 누군지 궁금했다. 재력을 갖춘 원로들이 자선을 머뭇거리는 가장 큰 이유가 “자녀에 재산을 물려줘야 한다.”는 정서 때문이다. 이 회장은 자서전 ‘정도’에서 “(재산의 사회환원) 결단은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큰아들에 대해서는 “(재단 설립 문제로 아내와 갈등을 벌일 때) 장남 내외의 헌신적인 효심이 없었다면 노부부 갈등을 쉽게 녹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만 표현했다. 국내 최대 자선가의 장남 이석준(58·삼영화학그룹 부회장) 관정교육재단 이사장을 17일 서울 혜화동의 재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언론과 인터뷰는 처음이라고 했다. 원초적인, 그래서 가장 궁금한 속내부터 물었다. →아버지의 사재 출연이 서운하지 않았나요. -저도 인간인데 전혀 서운하지 않았다고 하면 위선이겠죠. 하지만(아버지의 사재 출연이) 오히려 자극제가 돼 후세가 사업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산이야 이미 다 (손에서) 떠난 것이잖아요. 번 돈을 모두 사회에 내놓았으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비워야 앞으로 나갈 공간도 생기고. →중견기업인 삼영화학그룹보다 큰 대기업 오너들도 이렇게 큰돈을 출연하지는 않는데. -천운이 있어 재벌이 됐다면 오히려 다른 생각이 들었을지 모르죠. 우리는 비록 이름도 없는 회사지만, 우리식 사재 출연을 보고 대기업들이 사회 환원에 더 큰 관심을 갖는다면 국가 발전에 공헌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이사장과 아내도 기업 지분을 팔아 재단에 내놓으셨지요. -아버지와 상의해서 내린 결정입니다. 지금은 재단을 좀 더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하는 시점이니까. 사업에 어려움이 있으면 여윳돈을 동원해 주식을 다시 살 수도 있겠죠. 이 이사장은 이미 ‘통달’한 듯 답변을 이어갔다. 구순을 앞둔 아버지 이 회장이야 ‘만수유 공수거’(滿手有 空手去·세상에 태어나 손을 가득 채운 뒤 빈손으로 떠난다.)를 설파할 수 있겠지만, 이 이사장은 사업가로 한창 욕심낼 시기 아닐까. 삐뚤어진 답변을 채근해 봤다. →‘정답’만 말씀하셔서 보통 사람들 마음에는 별로 와 닿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자식 입장에서 서운하지 않으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안분(安分·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킴)이라는 게 있잖습니까. 제 나이 쉰여덟인데 주어진 분야에서 하고 싶은 건 다 해봤어요. 34살에 캐파시터 필름(전자제품의 축전·절연에 필요한 소재) 생산에 도전, 성공했고 외환위기 때는 오히려 잘 나갔어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가 그 정도까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관정교육재단은 특색있는 장학 철학으로 유명하다. 엘리트 지원을 우선으로 한다. 가정 형편이 좋아도 공부 잘하고 품성만 훌륭하면 지원한다. 이 기준에 맞춰 10년간 4670명이 836억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장학 철학이 색다릅니다. -아버지는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 2명만 나와도 한국이 경제 대국이 될 수 있다.”고 늘 강조하셨습니다. 저희 재단은 1등 인재 육성을 목표합니다. →아버님 계획에 더해질 부회장님의 재단 운영 계획이 궁금합니다. -삼영화학 공장이 있는 중국의 학생들에도 지원할 겁니다. 중국의 명문대 5곳을 지원할 예정인데 3주 전 항저우 저장대와 장학금 협약을 맺었어요. 50명의 학생에게 2000달러씩 3년간 지원할 겁니다. 또, 가칭인데 ‘관정아시아상’을 만들어 노벨상 못지않게 키울 겁니다. 공학상과 이학상 외에 관정상을 더해 인류와 국가에 이바지한 사람들에 줄 예정입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5) 대전 괴곡동 느티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5) 대전 괴곡동 느티나무

    잘 자란 느티나무 한 그루에는 무려 500만 장의 잎사귀가 돋아난다. 느티나무 그늘은 그냥 시원한 게 아니다. 500만 장의 잎이 모였다 흩어지며 그늘을 지었다가 햇살을 담기를 되풀이한다. 그래서 느티나무 그늘은 살아 춤추는 생명의 보금자리다. 세상 일에 지친 누구라도 품어 안고 나무는 사람들을 평화의 길로, 혹은 안식의 길로 이끈다. 지친 몸뿐 아니라, 나무는 번잡한 마음까지 평안에 들게 한다. ‘힐링’ ‘치유’가 화두로 떠오르는 이즈음, 느티나무 그늘이야말로 원초적 생명을 회복시키는 생명의 치유자다. 우리 사는 세상에 느티나무 그늘이 절실한 이유다. 너른 벌판 가장자리에 홀로 우뚝 선 느티나무 그늘로 중년의 부부가 하이킹용 자전거를 세우고 들어선다. 널따란 평상 위에 도시락을 풀었다. 마치 안가의 대청마루처럼 몸도 마음도 편안해 보인다. 하이킹에 나선 부부가 더위에 지친 몸을 풀고, 모자란 기력을 보충할 요량이다. ●대전 최고령 거목… 키 26m·가지 26m 국내 최대 대전에서 가장 오래 된 나무로 알려진 괴곡동 느티나무다. 대전의 남쪽 외곽에 위치한 괴곡동은 도시 근교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오래된 농촌마을의 풍경을 가졌다. 마을 풍경의 중심에 느티나무가 있다. 나무는 너른 들이 내다보이는 새뜸마을 어귀에서 이곳을 지나는 누구라도 받아들일 만큼 너그러운 자태로 서 있다. “여기 시집와서 지금까지 이 집에서 살았죠. 나무의 나이를 우리가 어찌 알겠어요. 사람들이 우리 마을에 들어올 때부터 나무는 벌써 저만큼 큰 나무였다고 옛날 어른들이 이야기한 걸 생각하면, 1000년도 더 됐을 거예요” 멀리 펼친 나뭇가지 끝에 닿을 듯한 자리의 집 앞 텃밭에서 굽은 허리에 뙤약볕을 잔뜩 이고 마늘을 캐던 이경애(72) 할머니가 땀을 식히려 나무 그늘로 들어섰다. 정자로 쓰는 느티나무야 곳곳에 많이 있겠지만, 괴곡동 느티나무만큼 좋은 나무는 없을 것이라는 자랑이 이어진다. “점심 때가 지나면 마을 사람들이 마치 약속한 것처럼 나무 그늘로 모여요. 열 가구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을이어서 이 평상 두 개면 다 올라와 앉을 수 있지요. 잠깐만 밭에 나가면 힘들어 죽는다 하다가도 나무 그늘에만 들어오면 신기하게도 모두가 편안해져요. 원체 시원한 그늘이니까 그런가봐요. 누가 막걸리라도 가져오는 날이면 나무 그늘이 근사한 잔치판이 되지요.” 괴곡동 느티나무 주변은 비교적 세심하게 관리한 흔적이 두드러진다. 이태 전에는 나무 뿌리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단정한 울타리와 데크를 새로 설치하고, 평상도 다시 놓았다. 대전시를 대표할 만한 나무임은 분명하지만, 나무를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심지어 대전 시민들 가운데에도 이처럼 좋은 나무가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 부근을 지나는 사람들이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할 만큼 나무는 크고 아름답다. 나무는 키가 26m쯤 되고, 줄기 둘레는 9m에 가깝다. 게다가 나뭇가지도 그의 키와 같은 길이인 26m까지 사방으로 고르게 펼쳤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의 느티나무 가운데에서는 가장 큰 규모에 속한다. ●천연기념물 지정 청원… 해마다 칠석날 동제 올려 나이도 그렇다. 마을 사람들은 1000년 전에 마을 옆으로 흐르는 갑천이라는 이름의 개울로 떠내려오던 어린 느티나무가 이곳에 뿌리내렸다고 한다. 느티나무를 뜻하는 괴(槐)자를 마을 이름에 붙인 것도 ‘느티나무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에서다. 하지만 1982년에 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할 때의 조사에 따르면 나무의 나이는 650살로 추정했다. 지금으로 보면 680살이 된 셈이다. 대전문화연대와 대전충남생명의숲은 지난해 여름, 대전 지역의 노거수를 두루 조사하고, 여러 노거수 가운데 괴곡동 느티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달라고 청원했다고 한다. 대전시에 천연기념물이나 지방기념물, 즉 문화재급으로 지정된 나무가 한 그루도 없는 상황에서 대전을 대표할 만한 자연 문화재로 이 나무를 꼽은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칠월칠석에 괴곡동 느티나무에서 동제를 올린다. 이때에는 나무 바로 앞의 새뜸마을뿐 아니라, 주변 마을의 주민들도 찾아온다. 비교적 크게 벌이는 이 동제는 소원을 하늘에 올려 보내는 당산제와 달리 삼복의 무더위를 들녘에서 보내며 지친 농부들의 몸을 치유하는 대동굿 성격으로 진행된다. ●“그늘서 쉬면 찌뿌드드한 몸·마음 상쾌해져” 나무 그늘에 새 손님이 찾아왔다. 매우 다정해 보이는 노부부는 휴대용 라디오와 돗자리를 따로 준비했다. 지나다 들른 것이 아니라, 아예 작정하고 이 나무를 찾아온 것이다. “자동차로 10분 쯤 걸리는 구봉마을에서 왔어요. 집 근처에도 둥구나무가 있지만, 짬만 되면 일부러 여기 와서 쉽니다. 대전 시내에 이만큼 시원한 곳이 없어요. 두어 시간씩 쉬고 돌아가면 찌뿌드드했던 몸과 마음이 몰라보게 상쾌해져요.” 젊은 시절에 육군본부 소속의 사이클 선수 생활을 했다는 이무성(74) 노인이다. 건강에 자신이 있었던 그는 최근에 중풍이 찾아와, 말도 어눌해지고 행동도 불편해졌다고 한다. 지루하게 이어지는 환중에도 나무가 있어 유쾌하게 지낼 수 있다며 그는 나무 줄기를 그윽히 바라본다. 나무를 바라보고 평생을 살아온 마을 노인에서부터 스쳐 지나는 중년의 하이킹족 부부, 생로병사의 굴레를 벗지 못하는 병든 노인에 이르기까지 나무는 누구라도 품어 안는다. 무더운 여름 한낮, 대전 괴곡동 느티나무는 원초적 평안을 불러오는 치유의 생명체였다. 글 사진 대전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대전 서구 괴곡동 503번지. 호남고속국도의 지선에서 연결되는 대전남부순환고속국도의 서대전나들목을 이용하면 괴곡동에 빠르게 갈 수 있다. 나들목을 나가서 대전역 방면으로 1.6㎞ 가서 관저지하차도로 진입하여 다시 2㎞쯤 간다. 가수원네거리가 나오면 우회전하여 다시 1.8㎞ 간 뒤 오른쪽으로 난 마을길로 나가서 200m쯤 앞에서 좌회전한다. 철로 변을 따라 200m 남짓 가서 좌회전하여 철길 건너편으로 돌아들면 괴곡동이다. 나무는 마을 입구에 있다.
  • [주말 하이라이트]

    ●SBS 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 10분) 올해 80세의 김씨 할아버지는 오늘도 관광버스 운전대를 놓을 수가 없다. 그가 조수석에 병약한 부인을 태우고 전국을 떠도는 이유는 아들의 사업이 부도가 났기 때문이다. 이렇게 노부부는 끼니를 걸러 가며 버는 돈으로 아들 빚을 대신 갚아 나간다. 하지만 그들에게 더 안타까운 것은 하루 아침에 아들이 손가락질 받는 죄인이 된 것이다. ●피쉬와 칩스(KBS1 토요일 오후 2시 30분) 피쉬와 칩스는 뼈를 가지고 다투다 사고로 뼈가 하수구에 빠져 버리자 실의에 빠진다. 마침 그 뼈가 칼린네 수도꼭지를 통해 들어오지만, 칼린은 피쉬와 칩스가 뼈 없이 오히려 더 잘 지내는 모습을 보고 뼈를 찾은 사실을 숨긴다. 한편 너무 심하게 친해진 피쉬와 칩스는 세상을 놀라게 할 장난을 꾸민다. ●시추에이션 휴먼다큐 그날(MBC 토요일 오전 8시 45분) 성남수정경찰서 마약수사팀은 마약사범 검거율 1위로 대한민국 최고를 자랑한다.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 팀에 이제 갓 3년 차인 새내기 현승황 형사가 마약범 소탕작전에 첫 출사표를 던진다. 프로그램에서는 마약수사팀의 노고와 애환, 그리고 긴장감 넘치는 마약사범 검거의 순간을 함께한다. ●놀라운 대회 스타킹(SBS 토요일 오후 6시 30분) 황금의 손을 가진 다방면의 달인들이 총집합해 ‘손의 전쟁’을 벌인다. 달인으로 유명한 개그맨 김병만에게 도전장을 던지며, 기세등등하게 등장한 최인철씨. 알고 보니 김병만과 중학교 동창 사이였다. 그리고 그는 엉뚱하게도 김병만의 중학교 시절을 폭로하는데…. ●드라마 스페셜-내가 우스워 보여?(KBS2 일요일 밤 11시 45분) 학창시절 꼴통이었던 동규는 지금도 백전백패의 꼴통 검사다. 고등학교 동창회 날, 동규는 오직 학창시절 자신의 영웅이었던 창호를 만나기 위해 참석한다. 그러나 창호의 소식은 아무도 모르고, 또 다시 꼴통 취급만 받고 만다. 그러던 어느날 동규는 은행에서 은행 강도 습격을 목격한다. ●대장경 천년 특별기획 무신(MBC 일요일 밤 8시 40분) 김준으로부터 모든 사건의 실체를 보고받은 최우는 남편을 죽인 송이와 그 원인인 김준의 처분에 고심한다. 그리고 김준은 최양백에게 끌려와 최우 앞에서 죽음을 청한다. 한편 최우는 도방의 식구들을 이끌고 봉은사로 향하고, 불당에 접어든 이들은 신주에 적힌 이름을 확인하고는 모두 충격에 빠진다. ●차인태의 명불허전(OBS 일요일 밤 10시 25분) 대한민국 연극계의 대모 박정자는 50년의 세월동안 한국의 연극사와 맥을 함께했다. 목소리만으로 그 존재감을 발휘하며 무대를 장악하는 그녀는 과거 동아방송 성우 1기 시절, 목소리 때문에 줄곧 성우실만 지키며 눈물을 쏟은 사연을 털어 놓는다.
  • 통장엔 3000원… ‘생활고’ 노부부 동반자살

    생활고와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 60대 노부부가 ‘시신을 대학에 기증하겠다.’는 유서를 남긴 뒤 목을 매 숨졌다. 지난 25일 오후 10시 50분쯤 인천시 남구 숭의동 주택에서 여모(69)씨와 아내 김모(68)씨가 숨져 있는 것을 다른 세입자 김모(49)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여씨는 부엌에서 목을 맨 채, 김씨는 거실에 눕혀진 채 숨져 있었다. 김씨도 목을 맨 자국이 있었으며 이불이 덮인 상태였다. 경찰은 외부 침입의 흔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여씨는 김씨가 숨진 뒤 유서 2장과 시신기증 서약서 등을 남겼다. 유서에는 “우리가 그동안 무엇을 향해 악착같이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몇 년 전부터 동반자살을 준비해 왔다. 이제는 그만 죽고 싶다.”고 쓰여 있었다. 또 “아내가 먼저 목을 매 숨졌다. 내가 스카프로 아내의 목을 다시 졸랐다. 나도 같이 죽은 뒤 인하대에 시신을 기증하겠다. 부검을 하면 시신 기증이 안 된다고 하니 경찰은 부검을 하지 말아 달라.”고도 썼다. 이들 부부는 지난 5월 25일 인하대병원을 찾아 시신기부 서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측은 “집 보증금 300만원을 제외한 이들 부부의 통장 잔고는 3000원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월 30만원의 노인 수당으로 근근이 생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씨는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한 명 있지만 연락을 끊은 채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여씨가 김씨를 숨지게 한 흔적이 있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김씨의 부검을 의뢰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20일 TV 하이라이트]

    환경스페셜(KBS1 밤 10시) 사람에 의해 길들여지고, 사람에 의해 버려진 철거촌 길고양이들의 삶을 고양이의 눈을 통해 9개월 동안 밀착 취재했다. 이곳은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던 노부부가 마지막으로 이사를 간 후 그 흔한 쓰레기통 하나 없다. 그래서 굶주린 고양이들은 사람들이 다니는 사잇길로 나가 행인들에게 먹을 것을 구걸하는데…. 각시탈(KBS2 밤 9시 55분) 종로경찰서로 쳐들어와 겐지에게 쇠퉁소를 날리는 각시탈. 이에 슌지는 장검을 빼들고 각시탈에게 달려든다. 슌지의 추격을 피해 말을 타고 달아나던 각시탈은 슌지의 총에 정신을 잃고 절벽 아래 계곡으로 떨어지고 만다. 한편 각시탈의 죽음을 믿을 수 없는 목단은 각시탈이 떨어진 절벽 아래를 헤매다 계곡 물속에서 목단상감지칼을 발견한다. 일일연속극 그대 없인 못살아(MBC 밤 8시 15분) 민도(박유환)의 영화사 사무실을 찾은 상도는 민도의 결혼을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아침 일찍 민도를 찾아간 치도는 해장국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한편 미자는 지수 몰래 민도에게 연락을 한다. 그리고 카페에서 민도와 단둘이 만난 미자는 지수와 헤어져 달라는 말을 한다. 드라마 스페셜 유령(SBS 밤 9시 55분) 권혁주(곽도원)는 1년 전 남상원 대표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해명 리조트에 방문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려 한다. 한편 유강미(이연희)는 왕따를 당한 학생이 자살한 사건과 관련해 성연고등학교를 방문한다. 그리고 유강미는 그곳에서 고등학생 시절 죽은 자신의 친구를 떠올린다. 공부의 왕도(EBS 밤 12시 5분) ‘질문만 잘해도 절반이 성공’이란 말이 있듯 공부하는 학생에게 질문은 절대 빠지지 않는 요소다. 하지만 대부분 학생들은 무엇이 궁금한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모르는 문제만 풀어 달라고 질문하곤 한다. 질문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서용삼 학생이 있다. 그는 교무실을 제 집처럼 드나들며 일명 ‘질문왕’으로 통하는데. 미스터리 세계를 가다(OBS 밤 10시) 숲에 있어야 할 표범이 도시 한복판으로 내려와 사람들을 사냥하고 들개의 수가 급증하며 광견병이 급속히 퍼져 나간다. 원인을 찾던 전문가들은 설상가상으로 독수리가 멸종위기에까지 처했음을 알아낸다. 인도 생태계의 심각한 불균형 현상, 과연 인도 사회의 전통까지 위협하며 이상 현상을 일으킨 것은 무엇일까.
  • KBS 인간극장 ‘을수골에… ’

    강원도 오대산 해발 650m 깊은 산 속, 하도 절경이라 계곡물도 비틀비틀 흐른다는 을수골이 있다.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는 이 오지에 심마니 부부, 전광서(75) 할아버지와 이복순(70) 할머니가 산다. 계곡에서 물을 긷고 아궁이에 불을 때며 촛불로 밤을 밝힌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마을에 전기가 들어왔다. 무공해 청정지역에 전기 없이 살던 산골 노부부의 문명 적응기가 유쾌하게 펼쳐진다.
  • [미주통신]1억7000만원 상당 앵무새 도난, 노부부 실의

    [미주통신]1억7000만원 상당 앵무새 도난, 노부부 실의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한 노부부의 집에서 불과 하룻밤 사이에 한화 1억 7000만원에 해당하는 앵무새 300 마리가 사라져 이들 부부가 실의와 비탄에 빠졌다고 미 ABC방송이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샌드라 코츠(69세)와 그의 남편은 지난 11일 앵무새들에게 마지막으로 먹이를 주고 잠이 들었으나 그 다음 날 일어나 보니 새끼 앵무새 4마리밖에 남지 않고 모두가 깜쪽같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이것은 한 사람의 짓도 아니고 쥐나 동물의 짓도 아니다.”고 말하면서 300마리에 이르는 앵무새가 소리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은 전문 절도단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현지 경찰은 현재 조류 절도사건에 관한 단서가 거의 없어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남은 앵무새 새끼 4마리마저 어미가 없는 관계로 이틀 사이 차례로 한 마리씩 죽어가,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부부는 “금전적인 손실보다는, 소중히 다루어야 하는 앵무새들을 작은 공간으로 옮기면 다리와 날개가 금방 다친다.”며 “두 시간에 한 번씩은 먹이를 주어야 하는데 앵무새들의 건강이 걱정된다.”며 도난당한 앵무새들의 건강을 걱정했다. 프레드 스미스 미 연방 조류 감독관은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미국 경제 탓에 이런 조류 절도 사고가 드물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0만원 상당의 조류가 비밀리에 5분의 1 가격인 2백만 원에 거래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 도난당한 앵무새가 이들 부부에게는 은퇴 후 인생의 전부였으나 “이제는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고 말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잉카 문명의 흔적 간직한 페루 대탐험

    잉카 문명의 흔적 간직한 페루 대탐험

    불가사의한 매력이 가득한 나라를 꼽으라면 중남미 페루를 빼놓을 수 없다. 대자연의 보고 아마존, 그중에서도 최고로 뽑는 마누 정글과 만년설과 빙하가 녹은 물이 반짝이는 신비의 안데스 산이 눈앞에 보인다. 찬란한 고대 문명의 흔적이 남아 있고, 빠르게 발전하는 도시가 있다. EBS ‘세계테마기행’은 4일부터 7일까지 매일 오후 8시 50분에 끝없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페루 대탐험’을 방송한다. 4일 방영되는 1부 ‘살아있는 정글, 마누’에서는 태초의 에덴동산이라 불리는 마누 정글을 찾는다. 사람의 발길이 닿기 어렵기로 유명한 만큼 마누로 향하는 길은 험난하기 그지없다. 곳곳에 물웅덩이가 있고, 산자락을 따라 떨어지는 물줄기가 거세다. 가는 길이 힘겹기에 정글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채로 남아 있다. 정글 어귀에는 세자르의 집이 있다. 갈 곳 없는 동물들을 정성껏 돌보는 세자르와 그를 부모처럼 따르는 동물들의 아름다운 동거를 담았다. 정글을 가로지르는 강줄기를 따라 본격적으로 정글 탐험에 들어갔다. 희귀한 모습의 새들과 양털원숭이, 강가에서 뛰어노는 카피바라, 예민하기로 소문난 맥을 만난다. 1960년대 이후에야 서양문명을 조금씩 받아들인 마치겐가 부족. 부족의 노부부를 만나 짚으로 지은 움막집에서 손낚시로 메기를 잡는 삶을 따라간다. 마누 정글 탐험은 2부 ‘정글, 미지의 문명을 찾아서’(5일)로 이어진다. 정글에는 재규어와 카이만 악어, 자이언트 수달 등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동물들이 많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자이언트 수달을 만나고자 고군분투하는 흥미진진한 과정을 담았다. ‘구름 위의 전사’ 차차포야 사람들의 도시, 차차포야스에는 낙차가 770m에 이르는 명물, 곡타 폭포가 있다. 폭포의 시원한 물줄기를 지나면, 캐나다 탐험가 존 헤밍이 ’아메리카 대륙 최고의 요새’라고 부른 쿠엘랍에 도달한다. 폐허로 남았지만, 여전히 견고한 건축물에 서서 차차포야 사람들의 역사를 느끼고, 유해를 큰 장벽 내부에 안치하는 특이한 장례문화의 흔적도 엿본다. 이곳에서 발굴한 미라 200여구는 얼마나 정밀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보여준다. 이어 3부 ‘안데스의 품에 안기다, 와라즈’(6일)에서는 남미에서 가장 오르기 어렵다는 6768m 높이의 봉우리 와스카란, 설산의 도시 와라즈에서 매년 5월에 펼쳐지는 흥겨운 축제, 1970년 대지진의 상처를 간직한 융가이 등을 조명한다. 4부 ‘위대한 문명, 행복한 사람들’(7일)에서는 잉카의 비극을 안은 도시, 카하마르카를 찾는다. 잉카의 마지막 황제 아타우알파가 최후를 맞은 서글픈 패망의 역사를 따라간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금강 기운 머금은 옥천 민물고기 요리

    금강 기운 머금은 옥천 민물고기 요리

    ‘향수’ 정지용 시인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충북 옥천군. 예로부터 옥천은 한가운데에 흐르는 금강이 있어 민물고기를 잡아먹기도 하고 또한 그 강물 덕분에 토질이 비옥해 각종 농산물이 풍부한 고장이었다. 1980년 대청댐이 생기면서 물길도 변하고 옥천 사람들의 삶도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금강은 그들의 삶, 그 자체다. 31일 밤 7시 30분 KBS 1TV에서 방영되는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동자개(배가사리), 모래무지(마주), 붕어, 피라미 등의 민물고기로 만든 어죽, 생선국수, 도리뱅뱅이 등 비릿한 향기 물씬 풍기는 옥천의 민물고기 밥상을 소개한다. 군북면 환평리는 높은 산 중턱에 자리 잡아 대청댐이 생길 당시 수몰을 면할 수 있었던 마을이다. 그 덕분에 골목 어귀마다 쌓인 돌담길이며, 슬레이트 지붕 등 옛집의 풍광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6년 전 고향으로 돌아온 이준설(59)씨는 어머니를 위해 여름철 보양식으로 으뜸인 어죽을 끓인다. 마을 근처 냇가에서 직접 잡은 작은 민물고기와 산중턱 지천에 널린 오가피, 덧나무(접골목) 잎을 따서 함께 끓인 약초어죽. 다른 반찬 하나 없지만, 아들이 직접 끓여준 어죽 한 그릇이 어머니에게는 최고의 성찬이다. 30년 넘게 금강에서 민물고기 조업을 해온 전장식(62)씨. 여태 부인과 함께 고기를 잡다가 2년 전부터는 손승우(42)씨와 함께 매일 아침 배를 타고 금강으로 간다. 오늘도 그물 한가득 동자개와 모래무지, 잉어, 장어 등이 들어 있다. 대청댐으로 인해 옛날보다 잡히는 물고기의 종류도, 양도 많이 줄었지만, 그에게 있어 금강은 삶 자체이자 가족을 지켜준 은인이다. 그런 남편의 몸보신을 위해 부인이 끓여낸 배가사리매운탕과 마주조림 등으로 차린 특별한 밥상을 만나본다. 굽이굽이 경사진 길을 따라 차로 10 여분 가다 보면 옥천의 하늘 아래 첫 동네인 ‘높은벼루’라고 불리는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청성면 고당리다. 이 마을에서 60년 이상을 함께 산 진기석(84), 이소분(80) 부부는 이맘때에 참옻나무에서 새순을 따고 (참)가죽나무에서 잎을 따다 삶아서 무쳐먹기도 하고, 전을 부쳐 먹기도 한다. 평생을 함께 이곳에서 살았지만, 여전히 알콩달콩하면서도 티격태격하는 노부부의 모습이 정겹기 그지없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칠순 감독의 사랑, 칸 적시다

    칠순 감독의 사랑, 칸 적시다

    한국과 팔메도르(황금종려상)는 아직 인연이 아닌 모양이다. 제65회 칸 영화제의 최고영예인 황금종려상은 독일 출신 미하엘 하네케(70) 감독에게 돌아갔다. 하네케는 2009년 ‘하얀 리본’에 이어 3년 만에 팔메도르를 품에 안는 진기록을 세웠다. 황금종려상을 두 번 수상한 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1974년 ‘도청’, 79년 ‘지옥의 묵시록’)와 다르덴 형제(1999년 ‘로제타’, 2005년 ‘더 차일드’), 에밀 쿠스트리차(1985년 ‘아빠는 출장 중’, 95년 ‘언더그라운드’) 등에 이어 7번째다. 물론, 3년 만에 두 번째 수상은 역대 최단기간이다. 심사위원장 난니 모레티가 27일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경쟁부문 7개 상 중 마지막으로 하네케의 이름을 호명했을 때 진심 어린 박수가 쏟아졌다. 70세 노감독에 대한 예우 차원은 아니었다.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는 올 경쟁부문 22편 중 가장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프랑스 주요 매체의 비평을 취합하는 르 필름 프랑세에서는 15명 중 8명이 만점을 줬다. 전 세계 주요 매체의 평점을 모으는 스크린 인터내셔널에서도 크리스티안 문주의 ‘비욘드 더 힐스’와 더불어 가장 높은 3.3점(4점 만점)을 얻었다.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것”이라고 수상소감의 말문을 연 하네케 감독은 객석의 아내를 가리키며 “영화 속 노부부처럼 우리도 결코 헤어지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영화감독과 오스트리아 여배우를 부모로 둔 하네케는 독일 뮌헨에서 태어났지만, 오스트리아의 비너노이슈타트에서 자랐고, 빈대학을 졸업했다. 영화평론가, TV 편집자 등으로 활약하던 하네케가 늦깎이 입봉을 한 건 1987년작 ‘일곱 번째 대륙’을 통해서다. 정작 그의 이름을 알린 건 미디어의 폭력성을 꼬집은 1997년 작 ‘퍼니게임’이다. 이후 칸 영화제의 주요 부문 트로피를 차곡차곡 수집했다. 2002년 ‘피아니스트’로 심사위원대상과 남녀주연상을 휩쓸더니 2005년 ‘히든’으로 감독상을, 2009년에는 ‘하얀리본’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아무르’는 사랑의 본질을 묻는다. 은퇴한 음악교사 부부 조지와 앤은 80대에 들어섰지만, 신혼 못지않은 잉꼬부부다. 하지만 불행은 감기처럼 찾아온다. 부엌에서 밥을 먹던 앤의 동공이 풀리면서 어떤 외부자극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잠시 뒤 정신을 되찾지만 앤은 기억하지 못한다. 이내 앤의 다리가 마비되고 치매까지 온다. 아내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조지에게 이런 아내를 지켜보는 건 지옥이나 다름없다. 노년의 사랑과 치매 문제를 건드려 반향을 일으킨 추창민 감독의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여러모로(?) 떠오르게 한다. 논쟁적인 결말을 관객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건 장 루이 트린티냥(82·조지 역)과 에마뉘엘 리바(85·앤 역)의 절제된 연기에서 비롯된다. 심사위원 장 폴 고티에는 “믿을 수 없는 궁합”이라고 극찬했다. 특히 1960~70년대 유럽영화 팬이라면 ‘남과 여’(1966), ‘제트’(1969·제22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의 주인공 트린티냥을 다시 만나는 즐거움도 상당할 법하다.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은 이탈리아의 마테오 가로네 감독(‘리얼리티’), 감독상은 멕시코의 카를로스 레이디가스 감독(‘포스트 테네브라스 럭스’)이 차지했다. 영화제 내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작은 이변이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리얼리티’에 1.9점(4점 만점), ‘포스트 테네브라스 럭스’에는 2점을 줬을 뿐. 홍상수의 ‘다른 나라에서’는 2.1이었다. 칸이 발굴하고 키운 루마니아의 크리스티안 문주는 또 다른 승자다. 여우주연상(크리스티나 플러터·코스미나 스트라탄)과 각본상 모두 그의 ‘비욘드 더 힐스’에서 나왔다. 몰아주기를 꺼리는 칸의 속성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영국의 노장 켄 로치 감독은 ‘앤젤스 셰어’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토마스 빈테르베르 감독의 ‘헌트’에서 열연한 덴마크 배우 마스 미켈센의 몫이다. 한편, 단편 ‘써클라인’으로 비평가주간에 초청받은 신수원 감독은 카날플러스상을 받았다. 유럽 최대규모 케이블 방송 카날플러스가 선정하는 이 상은 6000유로(약 890만원) 상당의 차기작 장비 지원과 더불어 카날플러스 배급망을 통해 유럽에 공개된다. ‘써클라인’은 중년 가장이 실직한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지하철 순환선을 타고 하루를 소비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신 감독은 “수상 덕분에 조만간 한국에서도 정식으로 영화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격려를 얻고 차기작 ‘명왕성’에 힘을 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칸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칸 영화제 16일 개막… ‘황금종려상’ 누가 품을까

    칸 영화제 16일 개막… ‘황금종려상’ 누가 품을까

    프랑스 남부 항구도시 칸은 영화인에겐 로망이다. 부침을 겪은 경쟁자(베를린·베니스영화제)들과 달리 변함없는 권위를 뽐내는 칸 국제영화제가 1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22편의 경쟁 부문 초청작을 훑다 보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품은 감독만 해도 아바스 키아로스타미(1997년 ‘체리향기’)와 켄 로치(2006년 ‘보리밭에 부는 바람’), 미카엘 하네케(2009년 ‘하얀 리본’), 크리스티안 문주(2007년 ‘4개월, 3주, 그리고 2일’) 등 네 명이다. 게다가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도 경쟁 부문에 나서 충무로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쟁 부문 주요 작품을 살펴봤다. 현장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노장들의 새 작품이 우선 눈에 띈다. 2009년 칸영화제 평생공로상을 받은 프랑스의 알렝 레네(90)가 첫손에 꼽힌다. 1960년대 프랑스 영화의 부활을 알린 ‘누벨바그’의 상징 레네는 ‘당신은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로 3년 만에 경쟁 부문에 돌아왔다. 프랑스 희곡작가 장 아누이의 1941년 작 ‘에우리디케’가 원작이다. 평생 사회적 약자와 계급문제에 천착해 온 로치(76)는 ‘에인절스 셰어’를 내놓았다. 가정폭력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글래스고의 한 청소년 이야기를 달콤씁쓸한 코미디로 풀어낸다. 이란에서 영화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느껴 온 키아로스타미(72)는 일본에서 찍은 ‘사랑에 빠진 누군가처럼’을 들고 온다. 원로배우 오쿠노 다다시를 비롯해 다카나시 린, 가세 료가 출연했다. 도쿄에서 만난 늙은 남자와 젊은 여자의 기묘한 사랑을 그렸다. 관객의 관습적인 기대를 항상 배신하는 하네케(70)는 ‘아무르’로 경쟁 부문을 두드린다.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80대 노부부가 어느 날 외부의 위협에 의해 유대와 사랑을 위협받는 상황을 포착했다. 평단과 관객이 사랑하는 데이비드 크로넨버그(69·캐나다)의 ‘코스모폴리스’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천문학적인 돈을 주무르는 뉴욕의 젊은 자산관리사가 강박증에 빠져 보내는 24시간을 그린 영화로 주인공은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꽃미남 흡혈귀 로버트 패틴슨이다. 모처럼 칸 나들이에 나선 얼굴도 눈에 띈다. ‘퐁네프의 연인들’로 유명한 프랑스의 레오 카락스는 ‘폴라 X’(1999) 이후 13년 만에 ‘홀리 모터스’로 레드카펫을 밟는다. 오랜 친구이자 페르소나인 드니 라방과 함께한다. 1997년 ‘중앙역’으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브라질의 월터 살레스 감독은 ‘온 더 로드’로 황금종려상에 도전한다. ‘트와일라잇’의 헤로인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비롯해 에이미 애덤스, 커스틴 던스트, 비고 모르텐슨 등을 캐스팅한 화제작이다. ‘예언자’(2010)로 2009년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재와 뼈’, 칸이 발굴한 루마니아 영화의 자존심 문주 감독의 ‘비욘드 더 힐스’도 두고 볼 만하다.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2006)의 콤비 앤드루 도미닉 감독과 브래드 피트가 재결합한 ‘킬링 뎀 소프틀리’도 복병이다. 지난해 경쟁 부문에 한국영화가 한 편도 진출하지 못한 것과 달리 올해는 칸과 각별한 인연의 두 감독이 레드카펫을 밟는다. 칸에서 감독상(2002년 ‘취화선’ 임권택 감독), 심사위원대상(2004년 ‘올드보이’ 박찬욱 감독)과 여우주연상(2007년 ‘밀양’ 전도연), 심사위원상(2009년 ‘박쥐’ 박찬욱 감독), 각본상(2010년 ‘시’ 이창독 감독),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2010년 ‘하하하’ 홍상수 감독)에 이어 한국영화인이 대망의 황금종려상을 품을지 기대하는 까닭이다. 홍 감독이 칸에 초대된 건 ‘강원도의 힘’(1998), ‘오! 수정’(2000),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 ‘극장전’(2005),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9), ‘하하하’(2010), ‘북촌방향’(2011)에 이어 여덟 번째다. 그의 필모그래피가 13편이란 점을 감안하면 칸의 각별한 애정을 짐작할 만하다. 경쟁 부문 진출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에 이어 세 번째. 한국 감독으로는 최다이다. 2001년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자벨 위페르가 1인 3역을 맡은 것으로 화제를 모은 ‘다른 나라에서’는 한 해변마을에 여름휴가를 온 3명의 안느(위페르)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다. 임 감독도 칸이 낯설지 않다. 2005년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다룬 ‘그때 그 사람들’로 감독주간에 초청된 게 첫 인연. 2010년에는 김기영 감독의 고전을 재해석한 ‘하녀’로 경쟁 부문에 올랐다. ‘돈의 맛’은 여러모로 ‘하녀’를 떠오르게 한다. 재벌가의 딸 백금옥(윤여정)은 돈 때문에 자신과 결혼한 윤 회장(백윤식)이 필리핀 하녀와 바람난 것을 알게 된다. 백금옥은 집사 격인 주영작(김강우)과 뜨거운 관계를 맺고, 그의 딸 윤나미(김효진)도 주영작을 탐한다. 재벌가의 치정과 위선, 돈을 둘러싼 음모가 난무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열린세상] 5월에는 탱고를/김다은 소설가·추계예술대 교수

    [열린세상] 5월에는 탱고를/김다은 소설가·추계예술대 교수

    춤을 배우기 시작한 지 반년이 조금 더 지났다. 아파트에서 운영하는 헬스장을 관두고 춤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예전에는 조깅이나 헬스를 즐겼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운동하는 습관이 사라져 갔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설을 쓴답시고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허리라인도 무너지고 혈액순환도 원활하지 않았다. 어느 날 아파트 단지에 딸려 있는 상가건물에 탱고, 자이브, 왈츠를 가르쳐 준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학원은 수년 전부터 그곳에 있었다는데, 왜 그날에서야 눈에 띄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3개월 수강료를 지불했다. 퇴근 후 지친 몸으로 헬스장에 가기는 어려운데,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고 생각하면 발길이 저절로 옮겨졌다. 재미있는 사실은 춤을 배운 첫날부터 지금까지 필자가 맡은 역할은 남자였다. 퇴근시간대에 홍대 부근이다 보니 교습생은 대학생·근처 직장인·주부들이 대부분인데, 짝을 맞추다 보니 남자가 모자랐다. 필자가 남자 역을 맡게 된 것은 키가 크다는 이유였다. 남자는 여자를 리드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많은 편이다. 마음에 맞는 남자와 춤을 추지 않을 바에야, 목적이 운동이었던 만큼 불만은 별로 없다. 그동안 왈츠와 자이브를 배웠다. 여자들의 상대역을 해주니 여자 친구들을 사귀게 되어 일석이조였다. 그런데 여자 파트너들을 안고 춤을 추다 보니 춤을 배우는 여자들의 애환을 나름으로 들을 수 있었다. 프랑스에서 유학생활을 한 탓에 남녀가 춤을 추는 문화에 익숙한 편이어서 필자로서는 별로 염두에 두지 않고 있던 부분이었다. 즉, 춤을 배운다고 하면 ‘불륜’ 등의 이상한 상상을 할까봐 조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네의 가까운 춤 학원을 두고 아는 사람이 없는 먼 곳까지 오기도 하고, 혹여 남편이 싫어해서 말리면 춤을 더 배울 수 없기 때문에 남편이 퇴근하기 전에 가야 한다며 먼저 나서는 여성도 있었다. 필자처럼 춤 배운다고 주변에 떠들고 다닌 여자는 별로 없었다. 학원에서는 1년에 한번 댄스파티를 개최하는데, 작년 12월에는 연말 댄스파티가 열렸다. 아침 시간대나 낮 시간대에 춤을 배우는 사람들까지 여러 부류가 모였다. 교수·방송인·작가·주부·대학생 외에도, 까치처럼 머리가 하얀 70대의 노인도 관절염을 안고 즐겁게 춤을 추었다. 아파트 길 건너편 작고 허름한 세탁소에서 스팀 다림질에 얼굴을 항상 박고 있던 여주인이 영화배우처럼 아름답게 머리를 틀어 올리고 파티복을 입고 나타났을 때는 구차해 보였던 일상이 영화장면처럼 아름답게 변했다. 그 연말 댄스파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쌍은 은퇴한 노교수 부부였다. 그들은 은퇴 후에 한 가장 훌륭한 선택이 춤이라고 했다. 삶이 즐거워졌으며, 건강도 좋아졌고, 부부관계도 갈수록 낭만적이라 했다. 수년간 단련된 노부부의 춤은 플로어 위에서 물 찬 제비처럼 매끄럽고 아름답고 돌아갔다. 노부인은 남편과 똑같이 양복차림에 나비넥타이를 매고 있어 눈길을 더 끌었다. 그 복장으로 남편과 함께 춤을 출 때는 여자 역을 했고, 시간이 날 때마다 남아 있는 여자들의 남자 파트너가 되어 주었다. 그녀는 남녀 역할을 다 터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학원장의 수석 제자도 필자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부부이다. 이 부부는 더 이상 교습생이 아니라 스승과 교대로 우리를 가르치는 강사가 되었다. 학원장은 종종 듣기 좋은 농담을 하곤 한다. “이미 늙어버린 것은 책임지지 못하지만 앞으로 더 늙지 않게 해줄 수는 있다.” 공감이 되는 말이다. 한 차례 땀을 흘리고 나면 하루의 피로가 소나기처럼 씻겨 나간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젊어지는 듯하다. 학원에서는 곧 탱고를 새로 시작한다. 한국은 춤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몸에 밴 문화가 아니다. 그래서 혼자 춤을 배우는 데 따르는 주변 시선이나 심리적 부담감이 있는 듯하다. 그래서 말인데, 남편과 아내들이여! 5월에는 부부의 날도 있는데 아시는가. 어린이날이다 어버이날이다 남들 챙길 생각만 하지 마시고, 서로를 더 가깝게 느끼고 더 깊이 사랑하기 위해 같이 춤을 배우면 어떨까. 부부들이여, 5월에는 춤바람이 나시라.
  • 이민 갔던 노인 교포 ‘의료비 역이민’ 러시

    미 교포 노인 사회에서 한국으로의 역이민이 유행하고 있다. 고향에서 노년을 보내려는 이민 1세대도 있지만 미국의 비싼 의료비 부담을 피해 귀국하는 경우도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건강보험 재정의 악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2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이주 신고자는 753명으로, 해외 이주가 정점에 달했던 1976년 4만 6533명 대비 1.6%에 그쳤다. 1977년부터 해외 이주가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는 연간 1만명 이상이 해외로 이주했다. 2003년 9509명으로 1만명대가 깨지고 2010년 889명으로 다시 7년 만에 1000명대가 무너졌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에서 국내로 역이주한 교포는 2003년 2962명에서 2011년 4257명으로 43%나 급증했다. 지난해 역이민자를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2122명으로 제일 많다. 이어 캐나다 693명, 중남미 지역 국가 629명, 뉴질랜드 115명, 호주 67명, 기타 631명 등이다. 역이주 사유로는 현지 생활 부적응, 국내 취업, 노령, 이혼, 신병 치료, 국내 취학 등으로 조사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2005년 이후 역이민을 선택한 해외 한인은 매년 약 10%씩 꾸준히 늘고 있으며 세계적 금융 위기가 최정점에 달했던 2009년도부터 해마다 4000명을 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영주 귀국 신고를 하지 않고 재외동포비자 등을 통해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포까지 합치면 실제 역이민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정부로부터 주민등록증과 같은 ‘거소신고증’을 받으면 한국에서 운전면허증 취득, 은행 계좌 개설, 부동산 거래는 물론 의료보험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역이민으로 인한 부작용이다. 미국 내 극빈층 교포들은 수입이 없어도 매월 600~700달러의 생계 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의료비도 무료다. 그러나 재산과 소득이 있는 경우 의료보험료와 병의원 의료비가 한국보다 약 10배나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병·의원을 많이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교포 노인층이 한국으로 역이민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과거 좀 더 잘 살아보려고 이민을 갔던 동포들이 고국으로 돌아온다니 같은 동포로서 환영할 일이지만 상당수의 역이민자가 직장을 은퇴한 60대 이상의 노인들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귀국한 A 노부부는 “미국의 의료비와 약값을 감당할 수 없어 그 비용이 미국 대비 10% 정도에 불과한 한국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면서 “인터넷에는 역이민자들 간 정보를 교류하는 카페들도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B 노부부는 미국에 남아있는 자녀들에게 재산을 증여한 뒤 제주도에 정착했다. 소득과 재산이 거의 없어 15만원가량의 기초노령연금을 받으며 내는 의료보험료는 7만원 이하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웬만한 일로 병원을 갈 경우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병원비를 낼 수 밖에 없어 자칫 전 재산을 날릴 수도 있다.”고 귀국 사연을 말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노부부의 애잔한 사랑 이야기

    경기도 안산의 한 산책로. 이수길(73) 할아버지와 김영자(70) 할머니가 길을 걷고 있다. 할아버지는 살갑게 아내를 챙기지만, 할머니의 표정은 영 무뚝뚝하다. 할머니는 13년 전 ‘초로기 치매’ 판정을 받아 머릿속 기억이 하나씩 지워지는 상태. 지금은 세 살배기 어린아이나 다름없다. 아내의 여생을 지키기로 마음먹은 할아버지는 비록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지만, 아내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 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내보다 하루만 더 사는 게 소원인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애잔한 여행은, 30일~5월 4일 매일 아침 7시 50분에 방송되는 KBS 1TV ‘인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 청도에서 만난 세 가지 추억…산과 물, 인심 맑은 三淸의 땅

    청도에서 만난 세 가지 추억…산과 물, 인심 맑은 三淸의 땅

    파릇한 잎, 울긋불긋한 꽃. 산과 들이 색색으로 물듭니다. 그야말로 화양연화(花樣年華)입니다. 내 나라 안 구석구석이 가장 화사해지는 이때, 경북 청도를 찾아 나섰습니다. 산과 물, 그리고 인심이 맑아 ‘삼청(三淸)의 땅’이라고도 불리지요. 어디 맑기만 한가요. 산마루 곳곳에 살구꽃, 벚꽃이 흐드러지고, 마을 어귀의 연분홍 복사꽃은 한없이 객의 가슴을 설레게 했습니다. 혹시 가을철 ‘청도 반시’의 고장으로만 기억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당신은 청도의 절반밖에 보지 못한 것입니다. 시인의 연정, 그리고 편지 파란 하늘. 눈이 부시다. 시골마을 내호리를 찾아가는 길이다. 청마 유치환(1908~1967)에게서 5000여 통의 연서를 받았다던 여류 시인의 생가가 있는 마을이다. 어렵게 찾아간 이호우·이영도 시조시인 생가(등록문화재 제293호)의 대문은 그러나 굳게 잠겼다. 시인과 외사촌 사이라는 옆집 노부부의 양해를 얻어 2층 베란다에서 생가 안쪽을 살핀다. 천리향의 그윽한 향기가 코를 간질이고, 뜨락엔 키 작은 풀들이 뾰족뾰족 자라고 있다. ‘ㄱ’자 모양의 담벼락 옆엔 허우대만 컸지, 도무지 튼실해 뵈지 않는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필경 시인 오누이도 저 나무 아래서 술래잡기, 소꿉놀이를 하며 놀았을 게다. 정운 이영도(1916~1976)와 유치환, 두 시인의 사랑이야기는 애틋하기 짝이 없다. 이종기 청도군청 문화관광해설사 등에 따르면 경남 통영여자중학교 국어교사로 근무하던 청마는 같은 학교 가사교사 정운에게 마음을 빼앗겨 거의 매일같이 연서를 보내 구애했다. 1947년부터 1967년 청마가 사망할 때까지, 무려 20년 세월이다. 그동안 보낸 편지가 5000통을 넘는다. 청마가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임은 물같이 까딱않는데//날 어쩌란 말이냐”라고 절규하면 정운은 “오면 민망하고 아니 오면 서글프고/행여나 그 음성 귀 기우려 기다리며/때로는 종일을 두고 바라기도 하니라”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청마는 이미 결혼한 몸. 정운 또한 남편과 사별하고 외동딸을 키우는 형편이니 그 사랑이 온전하게 결실을 맺을 리 없다. 결국, 청마는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란 시를 남기고 부산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이영도 시인은 그에게 받은 편지 중 200여 통을 추려 서간집 ‘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네라’를 낸다. 시인의 생가 앞쪽 길은 꼭 영화 세트장 같다. 흙으로 쌓은 담과 여닫이 나무문이 달린 ‘영신정미소’,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듯한 ‘사료판매소’, LP판에서 오래된 노래가 흘러나올 듯한 ‘중앙소리사’ 등 낡은 풍경들이 이어져 있다. 시인의 집 바로 앞은 오래된 극장 건물이다. 영사기를 거꾸로 돌릴 수 있다면, 영화를 보려고 줄 섰던 사람들 틈에서 시인 남매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가에서 50m쯤 떨어진 강변에 오누이 공원이 조성돼 있다. 동창천과 청도천의 함수머리로, 강물은 이웃한 밀양시에 접어들면서 밀양강으로 이름이 바뀐다. 공원은 단출하다. 남매를 기리는 시비 두 개와 몇 그루의 벚나무, 정자 한 채가 고작이다. 도드라지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 정감이 간다.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 화양연화(花樣年華)라 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표현하는 말이다. 시인의 생가가 있는 청도의 끝자락에서 안쪽으로 되짚어 가는 길이 그렇다. 살구꽃, 자두꽃이 흐드러지고, 복사꽃도 연분홍으로 물들었다. 특히 청도는 복숭아 산지로 명성이 자자한 곳. 보이느니 복숭아밭이요, 즈려 밟고 가는 땅 위는 죄다 복사꽃잎이다. ‘새마을 운동 발상지’인 신도마을 앞 능수버들의 실핏줄 같은 가지엔 초록의 기운이 완연하다. 청도는 날개 펼친 나비를 닮았다. 도시가 옆으로 펼쳐진 형국이다. 이종기 해설사에 따르면 곰티재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산동, 왼쪽은 산서 지역으로 갈린다. 각 지역의 정서도 조금씩 다르단다. 평탄한 산서 쪽과 달리 산동 쪽은 상대적으로 험하다. 초야에 묻혀 살길 원했던 양반들의 고택이 즐비하고, 운문사 등 대가람도 산동 쪽에 몰려 있다. 매전면 동산리의 처진 소나무(천연기념물 295호)와 하평리 은행나무(도 기념물 109호) 등을 줄줄이 지나면 금곡리 삼거리다. 동창천 맑은 물이 흐르는 삼거리 가운데엔 삼족대(三足臺)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조선 중기의 문신인 김대유가 후학양성의 근거지로 삼았던 정자다. ‘요족하지 않아도 먹을 게 떨어지지 않고, 나이 60세 넘게 산 데다, 벼슬도 할 만큼 했으니 이만하면 족하지 않으냐.’고 길손에게 묻고 있는 듯하다. 갈래길 어느 쪽으로 가도 운문사에 가 닿지만, 다리 건너 오른쪽 길을 ‘강추’한다. 여든여덟 칸짜리 운강고택과 만화정 등 청도를 대표하는 고택과 정자가 죄다 이 길가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선암서원도 잊지 말고 돌아봐야 한다. 길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어 지나치기 십상이다. 삼족당 김대유와 소요당 박하담의 위패를 모신 서원으로 크고 화려하지는 않아도, 건물마다 세월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신지리와 이웃한 임당리 마을의 김씨 고택도 독특하다. 임진왜란 직전부터 16대에 걸쳐 내시(內侍)들이 살았던 고택이다. 성이 다른 내시를 양자로 들이다가 18대 이후부터 자식을 통해 대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세상 모든 존재에게 진리를 발걸음을 채근해 신라 고찰 운문사로 향한다. 국내의 대표적인 비구니 사찰이다. 가람 초입, 수백m 늘어선 솔숲이 객을 맞고 있다. 자태 단아하고 공기는 청량하다. 소나무 사이사이 진달래가 활짝 피어 화사함을 더하고 있다. 운문사에 들기 전, 꼭 찾아야 할 곳이 북대암이다. 솔숲 진입로를 지나면 왼편에 북대암 오르는 길이 나온다. 산자락 8부 능선까지 차로 오를 수 있으나, 그 뒤로도 가파른 산길이 이어진다. 북대암에 서면 운문사 대가람의 전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운문사는 비구니 사찰인 동시에 수백 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공부하는 4년제 승가대학이다. 여승들의 수도 도량답게 깔끔하면서도 화사하다. 하지만 객들이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은 여느 사찰에 견줘 매우 적다. 운문사에선 ‘사물’소리를 꼭 들어야 한다. 가죽 있는 축생에게 진리를 전한다는 ‘법고’, 물속의 중생을 제도한다는 ‘목어’, 하늘을 나는 새와 허공을 헤매는 영혼을 천도하는 쇠로 된 ‘운판’, 지옥의 중생까지 제도한다는 ‘범종’을 통틀어 ‘사물’이라고 부른다. 새벽예불 직전과 저녁 공양 이후(오후 5시 45분경) 사찰 입구의 2층 종각에서 울려 퍼지는 사물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운문사는 법보의 보고이기도 하다. 비로전(보물 제835호), 삼층석탑(678호) 등 보물이 7개다. 만세루 옆 처진 소나무는 천연기념물(180호)이다. 이 나무는 해마다 음력 삼월삼짇날 막걸리 12말을 받아먹고 기를 보충한다. 글 사진 청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중부내륙고속도로나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동대구JC에서 신대구~부산간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청도나들목으로 나온다. 조금 더 내려가 매화로 유명한 삼랑진 나들목에서 되짚어 올라오는 것도 좋다. ▶맛집:청도읍 한재미나리마을은 평일에도 식도락가들로 북적댄다. 방문객이 돼지, 오리고기를 사와 농가 미나리밭에서 구워 먹는다. 미나리 한 접시에 1만원 안팎이다. 마을 초입에 미나리와 고기 일체를 파는 일반 식당도 즐비하다. 청도역 앞은 추어탕 거리다. 원조 청도추어탕(371-5510) 등이 알려졌다. 금천면 동곡리의 강남반점(373-1569)은 ‘스님짜장·짬뽕’으로 입소문이 났다. ▶잘 곳:비슬리조트관광농원(372-0900)은 한국관광공사 지정 ‘굿스테이’ 업소다. 각북면에 있다. 선암서원(070-4150-8445)은 한옥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 [27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강원도 화천 산골짜기에 있는 율대분교. 폐교가 된 이 학교에 누군가 살고 있다. 웃는 얼굴이 쏙 빼닮은 이들은 예술가 가족이다. 아빠 이정인 교장선생님과 엄마 이재은 교감선생님, 그리고 이들 부부의 귀여운 두 아들 중규와 완규가 산다. 이렇게 네 식구는 폐교 뒷마당에 컨테이너를 개조하여 숲 속에 자신들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삼국지(KBS2 밤 12시 35분) 초선을 이용해 동탁과 여포 사이를 갈라놓는 데 성공한 왕윤. 조조를 등지고 돌아온 진궁과 함께 동탁 제거를 위한 모의를 한다. 왕윤은 동탁의 가짜 제위식에 맞춰 조정 백관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여포를 시켜 동탁을 죽인다. 한편 청주에서 세력을 넓히던 조조는 부친인 조숭이 서주자사 도겸의 수하에게 살해당했다는 소식에 분개한다. ●MBC 창사특별기획 빛과 그림자(MBC 밤 9시 55분) 불현듯 나타난 기태 덕에 경자와 식구들은 오랜만에 웃음꽃이 핀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 부장은 철환과 명국 때문에 재정이 어려워진 미진이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한편 수혁의 뒷조사를 부탁한 명희는 수혁이 정기적으로 정혜의 집에 찾아간다는 이야기를 듣게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28개월 다현이는 혼자 힘으로는 뜯기 힘든 과자 봉지부터 치즈 껍질 벗기기까지 직접 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또 엄마의 도움은 무조건 거부하고, 엄마가 손만 댔다하면 대성통곡한 뒤 범상치 않은 손놀림으로 엄마 뺨과 머리를 강타한다. 하지만 아빠와의 식사시간에는 180도 변신, 어리광쟁이로 돌변한다는데…. ●희망풍경(EBS 밤 12시 5분) 다섯 남자가 무대에 오른다. 최초의 시각장애인 록 밴드 ‘4번출구’다. 리더이자 어쿠스틱 기타를 맡고 있는 한찬수씨와 기타와 보컬을 맡은 고재혁씨를 원년 멤버로, 드럼에 홍득길씨, 베이스에 윤형진씨, 그리고 막내 배희관씨가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다. 캄캄한 어둠 속 세상, 그 속에 한 줄기 빛이 되어 희망을 노래하는 이들을 만나본다. ●가족(OBS 밤 11시 5분) 물 맑고 공기 좋은 지리산 단천마을. 13대째 한집에서 살고 있는 노부부가 있다. 바로 92세의 이종수 할아버지와 91세 김순규 할머니가 그 주인공이다. 100세가 다 되가는 연세에도 언제나 신혼처럼 서로를 아껴주며 74년째 생활하고 있다. 이렇게 세월은 흘러도 변하지 않는 지리산 백년해로 노부부의 행복한 생활 속을 엿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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