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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중국 국강필패론과 사마소의 심보/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중국 국강필패론과 사마소의 심보/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국강필패’(國强必覇)라는 사자성어를 자주 입에 올린다. 국가가 강해지면 반드시 패권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이 말은 2009년 영국을 방문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케임브리지대에서 한 연설에서 “국강필패, 중국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국강필패론)고 언급하면서 처음 선보였다. 이후 중국 외교 관리들이 이를 간혹 거론했을 뿐 국제사회에서 언급된 일은 별로 없었다. 그러던 중 2014년 시 주석이 독일에서 열린 공개 강연에서 중국 국방예산 두 자릿수 증가에 대해 “중국같이 큰 대국의 국방 건설에 필요하다”며 “중국은 절대로 국강필패의 길을 걸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답하며 국제 무대에 본격 등장했다. 리커창 총리를 비롯해 왕이 부장 등 외교부 관리들도 가세해 앞다퉈 전파한 덕분에 ‘국가논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시 주석은 올 들어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국강필패론을 언급하는 경우가 부쩍 잦아졌다. 그는 지난달 28일 우즈베키스탄 총리를 만나서도 “중국은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가 추구했던 ‘국강필패’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겉으로는 국강필패론을 내세우면서도 남중국해의 90%에 해당하는 지역에 구단선(해상경계선)을 그어 영유권을 주장하고 일대일로(육상·해상 신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한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신개발은행(NDB) 설립을 주도하는 등 대외 확장정책 추진에 골몰한다. 더군다나 한국과의 마늘 분쟁과 사드 배치에 대한 전방위 경제보복, 노르웨이의 노벨평화상에 대한 연어 수입 금지, 동중국해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가쿠열도) 분쟁에 대한 희토류 수출 금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맞붙은 필리핀에 바나나 수입 금지, 베트남에 자국 내 입찰 및 관광 제한, 달라이 라마 방문을 허용한 몽골에 차량 통관세 신설을 했으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부회장 체포를 도와준 캐나다에 인적·경제 보복을 하며 무릎을 꿇렸다. 중국이 급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대외적으로는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걸핏하면 주변국에 힘자랑을 하는 까닭에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강필패론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그다지 곱지 않는 이유다. 중국에는 ‘사마소의 심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이는 “사마소의 마음은 길 가는 사람들도 다 안다”(司馬昭之心 路人皆知)에서 나왔다. 사마소(司馬昭)는 위·촉·오 삼국시대(220~280) 촉나라 제갈량(諸葛亮)과 쌍벽을 이룬 위나라의 군사전략가 사마의(司馬懿)의 둘째 아들이다. 당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사마소가 황제 조모(曹髦)의 황위를 노리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는 뜻이다. 권력을 찬탈하려는 야심이 빤히 보이는 것을 비유할 때 쓰인다. 중국이 국강필패론을 내걸고 “중화민족의 부흥은 중국 인민의 행복을 도모하고 세계 평화와 인류의 진보에 더 큰 공헌을 할 것”이라고 외치더라도 국제사회에는 한낱 구두선(口頭禪)으로만 들릴 뿐이다. 국강필패론이 ‘사마소의 심보’로 치부되지 않고 보다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책임과 행동을 보여 주는 게 가장 빠른 첩경일 것이다. khkim@seoul.co.kr
  • 한반도 ‘치유의 길’… 세계인 평화 트레킹, 비무장 지대 속으로

    한반도 ‘치유의 길’… 세계인 평화 트레킹, 비무장 지대 속으로

    남북 냉전 분수령 된 평창 성공 밑거름 ‘평화포럼’으로 화해 무드 계속 이어가 2032년 서울·평양 하계 올림픽 ‘도전’ 평화본부 설치… 남북교류 ‘첨병‘ 역할‘한반도 평화시대는 강원도가 열어 간다.’ 강원도가 남북한 평화시대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북한과 마주하며 유일하게 남북으로 분단된 강원도의 숙명처럼 평화시대를 여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남북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강원도의 역할이 커졌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두세 차례씩 이어지면서 평화의 씨앗을 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강원도가 주목받고 있다. 내친김에 정부에서는 2032 서울·평양 하계올림픽까지 유치하겠다고 선언했다. 강원도가 유소년축구대회 등 북한과 스포츠 교류 등을 이어 오고, 올림픽 이후 노벨상 수상자들을 초청해 국제평화포럼 등을 열며 세계인들에게 한반도 평화시대를 호소하는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남북한 냉전의 분수령이 됐던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은 기적 같았다. 개막 직전까지 한반도의 분위기는 엄중했다. 북한은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북미 간 정상 간에는 험한 말들이 쏟아져 나오며 곧 한반도에 큰 위기가 닥칠 것만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세계 곳곳에서 올림픽 불참 소식까지 들려왔다. 세계인의 축제인 동계올림픽이 반쪽 올림픽으로 치러질까 노심초사했다. 하지만 북한 측이 올림픽 참가를 알려 오고, 미국이 응답하면서 평창올림픽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축제로 성공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이 이어지며 한반도에 평화분위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강원도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평화 전도사’를 자처하는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남다른 노력과 성공 올림픽을 꼭 이루겠다는 강원도의 열정이 한반도 화해 무드에 크게 일조한 것이다. 8년 전 최 지사가 취임한 이후 줄곧 “분단된 강원도의 희망은 남북한 교류에서 찾아야 한다”며 북한과 끈을 이어 온 게 결실을 봤다는 평이다. 올림픽 개막을 한 달 남짓 앞두고 냉랭하던 한반도 분위기 속에서도 중국 쿤밍에서 북한 측과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성사시킨 게 화해 분위기를 이끄는 도화선이 됐다. 당시 최 지사는 “축구 교류가 분단된 조국을 넘어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큰 공을 굴리는 작은 공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북한의 참여는 곧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북한 측 문웅 여명유소년축구단장을 설득했다. 성공 올림픽을 위한 강원도의 노력은 계속됐다. 개막을 앞두고 국제 분위기 전환을 위해 노벨평화상 수상단체들을 초청해 ‘평창 평화선언문’을 이끌어 냈다. 노벨상 수상단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과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IPPNW)는 선언문에서 “평화를 위해 남북한을 비롯한 미국, 일본, 러시아 지도자가 지속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면서 “남과 북이 함께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여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평화로운 지구촌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남북 화해를 응원했다.이는 올림픽 이후 ‘평창 평화포럼’으로 승화돼 해마다 열리는 비중 있는 국제행사로 자리잡았다. 평창올림픽의 평화정신을 잇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겠다는 강원도의 의지를 담아내는 행사가 됐다. 최삼경 홍보기획 주무관은 “스포츠를 통해 평화 구현을 실천하고 평창올림픽 유산을 이어 가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올 2월에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전 폴란드 대통령 레흐 바웬사를 비롯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세계적인 평화운동 단체, 시민들이 한데 모여 ‘평창에서 시작하는 세계평화’라는 주제로 열렸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국제포럼은 한반도 평화시대를 여는 데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평화의 씨앗은 벌써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 등에서는 2032 하계올림픽을 서울과 평양에서 공동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6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한반도 평화의 출발점이었다면 2032 서울·평양 하계올림픽은 평화의 종착점이 될 것”이라고 유치 의지를 보였다. 체육인들도 “2032년 올림픽은 감히 통일올림픽이라 주장하고 싶다”, “서울·평양 올림픽이 올림픽 르네상스의 전기가 될 수 있다. 분단국가에서 공동 개최하는 최초의 올림픽이라는 상징성은 다른 어떤 도시와도 비교가 안 된다”며 유치를 갈망하고 있다. 70년 이상 팽팽하게 대치해 오던 비무장지대(DMZ)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한이 DMZ 내 초소(GP) 일부를 철수한 데 이어 DMZ에 트레킹코스까지 만들어져 고성과 철원, 경기 파주 구간 3곳이 올 4월부터 순차적으로 일반인들에게 개방됐다. 치열했던 6·25전쟁 격전지 화살머리고지에서는 유해 발굴작업이 이뤄지는 등 숨가쁘게 남북이 해빙시대를 맞고 있다. 걷거나 차량으로 이동하며 휴전선 철책을 돌아볼 수 있는 ‘DMZ 평화의길’은 지난 4월 27일 고성 구간이 처음 개방했다. 통일전망대~금강통문~금강산전망대~통일전망대를 잇는 7.9㎞를 도보와 차량으로 번갈아 이동하는 A코스, 통일전망대~금강산전망대 7㎞를 차량으로 이동하는 B코스로 나뉜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개방돼 하루 200명씩 일반인들을 맞고 있다. 철원 구간은 지난 6월에 개방됐다. 화살머리고지~백마고지를 도보와 차량으로 15㎞를 이동하는 코스로 화·목요일을 제외한 주 5일간 개방된다. 하루 두 차례씩 40명의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다. 파주 구간도 지난달 10일부터 개방에 들어갔다. 도라전망대~일반전초(GOP) 통문~516 철거 GP 등 민통선 이북지역과 철거 GP를 넘나드는 20.6㎞ 길이를 둘러볼 수 있게 됐다. 남북분단의 상징이었던 DMZ를 평화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국민들의 발길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이처럼 평창동계올림픽이 남긴 평화 유산의 진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올림픽 이후 남북과 북미 정상 간의 만남이 이어지고 한반도 내 대결 국면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는 국제 비정부기관(NGO)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올림픽이 열리기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정세변화가 진행되면서 세계를 놀라게 한다”며 “강원도와 평창의 평화올림픽 성공 개최를 다시 조명하는 만큼 평화무드가 발전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평화시대를 바라는 강원도는 도청 조직에 ‘평화지역본부’를 새로 만들어 가동 중이다. 남북교류를 앞장서 준비하고 추진하겠다는 의지에서다. 성공 올림픽 개최 경험을 살려 수십년간 소외되고, 낙후된 강원 평화지역을 평화와 번영의 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뜻도 실렸다. 평화지역본부는 남북 공동영농사업, 송어양식장건립사업, 국제유소년축구대회 등 남북 강원도 교류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며 확대하고, DMZ 가치를 높여 관광명소화 추진과 군사시설 보호구역 축소 등의 업무도 추진한다. 김태훈 대변인은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올림픽을 계기로 강원도가 열었듯이 앞으로 평화시대도 분단된 강원도가 열어 가는 게 순리이다”며 “서둘지도 말고 그렇다고 끈을 놓지도 말고 일희일비하지 않는 자세로 진정한 남북 평화의 시대가 오는 그날까지 꿈을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태양광 요트타고 뉴욕 온 스웨덴 10대 “트럼프, 기후변화 문제에 귀 기울여야”

    태양광 요트타고 뉴욕 온 스웨덴 10대 “트럼프, 기후변화 문제에 귀 기울여야”

    “더이상 기다려선 안 됩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합니다.”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가 탄소 배출 없는 태양광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넜다고 CNN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에 도착한 툰베리는 몇 시간 전부터 부두에서 그를 기다린 수백명의 지지자들을 향해 환경보호를 위한 행동을 촉구했다. 툰베리는 다음달 23일 뉴욕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5일간 대서양을 횡단했다. 비행기를 타고 올 수도 있었지만 탄소 배출로 인한 환경 영향을 줄이고자 탄소 배출 없는 요트를 택했다. 지난 14일 영국에서부터 타고 온 경주용 보트 ‘말리지아 2호’는 태양광 패널과 수중 터빈을 이용해 움직인다. 이날 툰베리는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을 부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과학에 귀를 기울여라’고 말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그러나 그는 분명 듣지 않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그에게 기후변화 문제와 그 시급성을 확신시킬 수 없다면 나라고 그럴 수 있겠는가”라며 회의감을 내비쳤다.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툰베리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청소년 환경 운동의 상징이다. 지난해 8월 일주일간 학교를 결석하고 스웨덴 국회 앞에서 지구온난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고 이는 곧 매주 금요일마다 전 세계 100개 이상 도시에서 학생들의 ‘파업’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기후변화 알리려 학교 안 가는 툰베리, 요트로 대서양 건너 뉴욕에

    기후변화 알리려 학교 안 가는 툰베리, 요트로 대서양 건너 뉴욕에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스웨덴)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대서양을 건너는 보름의 여정을 끝내고 미국 뉴욕 맨해튼에 발을 내디뎠다. 태양광 패널과 수중 터빈을 이용해 탄소를 전혀 내뿜지 않는 길이 18m의 고속 요트 말리지아 2호를 타고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플리머스를 떠난 툰베리는 28일 뉴욕의 코니 아일랜드를 거쳐 맨해튼 섬에 안착했다고 영국 BBC 등이 전했다. 많은 이들이 마중을 나와 “그레타”를 연호했다. 당초 전날 뉴욕에 도착할 계획이었지만 캐나다 노바스코샤 앞에서 거친 파도를 만나는 바람에 늦어졌다. 그녀는 4800㎞ 여정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소셜미디어에 알리며 항해해 왔다. 요트에는 아버지, 선장 보리스 헤르만, 모나코 왕가에 속한 피에르 카시라기와 스웨덴 다큐멘터리 감독인 나탄 그로스만이 함께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요트에는 화장실이나 샤워 시설도 없고, 승선한 이들은 냉동건조식품만 먹었다. 툰베리는 취재진에게 아마존 열대우림 대화재와 관련, “너무 파괴적이고 끔찍하다. 상상하기도 어렵다”면서 “우리가 자연을 파괴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기후변화 과학을 부정하면서 반(反)환경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비판했다. 툰베리는 “어느 누구도 그에게 기후변화, 그 시급성을 확신시킬 수 없었다”면서 “난 그런 (환경) 의식을 확산시키는데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과학에 귀 기울이라는 게 그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녀는 출발 전 BBC 인터뷰를 통해 이번 항해가 “기후변화 위기가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얘기에 귀 기울이게 만들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간단히 “아니”라고 답한 뒤 “난 특별하지 않다. 또 모두를 확신하게 만들 수도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 가장 임팩트 있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 툰베리는 다음달 23일 유엔 기후 정상회의에 연사로 참석한 뒤 캐나다와 멕시코를 여행하고 오는 12월 칠레에서 열리는 COP25 기후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녀는 금요일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정부나 당국의 빠른 대처를 촉구하기 위해 학교에 가지 않고 시위와 집회를 여는 운동을 시작한 10대로 유명하다. 지난해 8월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를 위한 파업”을 처음 벌여 눈길을 끌었다. 연초에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된 그녀는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데 이 때문에 “상자 바깥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면서 “다른 모두와 똑같이 바라본다면 난 학교 파업과 같은 일을 시작하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북한과 문화교류 10년 지속 비결요?… 정직함이죠”

    “북한과 문화교류 10년 지속 비결요?… 정직함이죠”

    “주체사상 추종 않고 공산주의 반대 안 해” 솔직히 접근 라이바흐 밴드 北 공연 성사 文대통령은 北 사고방식 잘 이해하는 듯 핵 포기 강요는 실수… 北 응하지 않을 것“북한과의 관계를 ‘정직’이라는 단어로 요약하겠습니다. 주체사상을 추종하지도 않지만 공산주의에 반대하지도 않는다는 걸 강조하면서 솔직하게 다가갔습니다. 노벨평화상을 타려고 남북의 통일을 추구하는 서양인이 아니라고요.” ●여성 보컬 미나, 노래로 北주장 순수성에 질문 노르웨이 출신 다큐멘터리 감독 모르텐 트라비크(48)는 완고한 북한의 문을 연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25일 막을 내린 제16회 EBS국제다큐영화제(EIDF 2019) 심사위원으로 한국을 찾은 그를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서 만났다. 이날 그는 북한 체제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듯, 김일성 북한 국방위원장 스타일의 정장을 입고 나타났다. 그가 EIDF에 선보인 영화 ‘어느 록밴드의 평양 방문’은 가장 폐쇄적인 국가인 북한에 논쟁적인 밴드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슬로베니아 밴드 라이바흐의 공연을 성사시킨 과정을 그렸다. 라이바흐는 1980년 유고슬라비아 시절에 네오나치즘을 도발적으로 패러디하면서 등장했다. 이들의 음악과 퍼포먼스는 전체주의, 군국주의 등을 교묘하게 풍자한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평양 봉화예술극장 공연에서도 여성 보컬 미나가 “무엇도 내 세상을 바꿀 수 없어”(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라고 외치는 비틀스의 ‘어크로스 디 유니버스’를 부르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순수성’에 질문을 던졌다. ●北유화전략 개미 땅굴 파듯 조금씩 침투해야 트라비크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와 뿔이 달린” 이 밴드의 공연이 어떻게 북한에서 열릴 수 있었을까. “세계 미디어의 관심이 쏠리고, 공연이 성공하면 북한과의 문화 교류가 늘어날 거라고 했습니다. 병원에서 주사를 맞듯 처음엔 알레르기 반응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로울 것이라고 설득했죠.” 북한 공연의 의미를 묻자 “새로운 것을 보여 줬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공연을 본 사람,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된 사람이라면 죽을 때까지 이 공연을 잊지 못할 거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10여년간 진행한 북한 문화교류 사업은,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을 쐈던 2017년 위기를 맞았다. 당시 그의 북한 방문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사고방식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는 그는 다만 “유엔과 미국이 북한에 핵무기 포기를 강요하는 것은 큰 실수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트라비크 감독은 다음달 20일 개막하는 제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신작 ‘평양, 예술의 기술’을 처음 공개한다. 북한에 간 외국의 현대예술가들이 문화교류를 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북유럽에서 온 이 ‘북한 공인 문화사절’은 북한 유화전략을 이렇게 귀띔했다. “저는 북한 정부나 체제를 공격하지 않습니다. 인권유린을 비판하는 노래를 부른다면 북한 관객들은 박수를 치지도 않고 못 들은 척할 거예요. 마치 흰개미가 땅굴을 파나가는 것처럼 조금씩 침투해야 합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英런던대 골드스미스, 교내서 소고기 ‘퇴출’

    런던의 한 대학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영국 고등교육기관 중 처음으로 교내에서 소고기를 퇴출하기로 했다. BBC는 런던대 골드스미스 칼리지가 9월부터 소고기가 든 햄버거 등을 판매하지 않고, 생수와 일회용 플라스틱컵에 소액의 부담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온실가스 배출 주범으로 축산업이 지목되는 만큼 소고기 판매를 중단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게 이 대학이 소고기를 퇴출한 이유다. 프렌시스 코너 골드스미스 칼리지 학장은 “우리 직원과 학생들은 환경의 미래에 대해 열정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세계 역사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직면하고 있는 이때에 다른 기관들도 골드스미스와 함께 탄소 사용을 줄이기 위한 긴급한 조치를 취할 뜻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골드스미스 칼리지가 배출하는 탄소량은 한해 3700만㎏으로 추정되는데, 이 학교는 오는 2025년까지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은 학교의 이같은 결정을 환영했다. 골드스미스 칼리지 학생회 조 림 회장은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16살 스웨덴 여학생 그레타 툰베리의 발언 등을 인용하며 “코너 학장과 대학 경영진이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영국 그린피스 로지 로저스도 “골드스미스 같은 교육기관이 기후변화를 위한 노력을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화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日 위안부 피해자들, 성폭력 문제 국제 공론화 기여”

    “日 위안부 피해자들, 성폭력 문제 국제 공론화 기여”

    “생존자 중심 접근, 피해자 침묵 깨뜨려”콩고 내전 중 성폭행을 당한 여성을 위해 의술을 펼친 공로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드니 무퀘게(64) 박사는 2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성폭력 문제를 국제적으로 공론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무퀘게 박사는 이날 외교부 주최로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차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 국제회의 기조연설에서 “다른 피해자에게 영감의 원천을 제공해 주는 이분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여성들은 종종 낙인이 두려워 자신이 당한 범죄를 숨겨야 했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도 이런 경우였다”며 “오늘날 이분들이 사회에서 존중받고 지지받는 것은 전 세계 모든 나라와 공동체를 위한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무퀘게 박사는 또 ‘생존자 중심 접근’의 중요성과 관련해 “생존자 중심 접근은 피해자에게 침묵을 깰 수 있는 힘을 준다”며 “우리는 생존자가 원할 때 침묵을 깨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증언 과정에서 이들을 돕고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쟁 상황에서 자행된 강간을 증명하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면 국제기구와 유엔 안보리가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해도 국가는 국민의 존엄성 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시론] 꼰대정치를 끝장내자/이원재 LAB2050 대표

    [시론] 꼰대정치를 끝장내자/이원재 LAB2050 대표

    “지긋지긋한 꼰대정치를 끝장내자.” 6월 29일 청년정치를 주제로 열린 ‘2030 한국사회 전환의 전략 공론장’에서 윤형중 LAB2050 연구원이 했던 발표 제목이었다. 이철승 서강대 교수의 논문을 보자. 국회의원의 83%가 50~60대다. 대기업 임원의 86%가 50~60대다. 정치는 늙어 가고 있고, 사회 전체는 정치와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연령을 맞춰 가고 있다. 학계도, 시민단체도, 언론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됐다. 기회를 갖지 못한 다음 세대는 좌절하며 이탈한다. 혼인과 출산으로부터 이탈하고, 노동시장 참여로부터 이탈하고, 무엇보다 정치로부터 이탈한다. 정치 무관심은 실은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기회를 얻지 못할 것 같아 포기한 것이다. 물론 기존 정치권에서 청년을 불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방식이 틀렸다.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청년 의원을 비례대표로 뽑아 놓았는데 청년과 소통하지 않고 본인이 관심 있는 일을 주로 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청와대에서 새로 뽑은 청년비서관의 직함은 청년소통정책관이다. 이 두 에피소드는 기성세대가 청년 정치인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려 준다. 젊은 정치인은 젊은 사람들과 잘 소통해 지지율을 높여 달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젊은 정치인이 중요한 경제정책, 사회정책을 결정하게 하며 국정을 같이 운영하는 모습은 떠올리지 못하는 것 같다. 이런 관점 아래서 자연스럽게 청년정치는 마이너리그가 된다. 의자 뺏기 놀이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어르신들 보기 좋은 쇼가 된다. 서른 살의 미국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전혀 다른 정치를 하고 있다. 본인이 청년이라는 얘기도, 청년과 소통을 잘하겠다는 얘기도 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보통 사람의 대표, 일하는 사람의 대표를 자처한다. 그리고 ‘그린뉴딜’이라는 미국 전체를 뒤바꿀 결의안을 제출하며 미국에 ‘민주적 사회주의’ 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8세의 조슈아 웡은 2014년 홍콩의 우산혁명을 이끈 리더 중 한 명이었다. 그는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키자는 연설을 하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 다음 세대에게 이 문제를 넘겨줄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해결해야 합니다.” 그는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 인물이 됐고, 노벨평화상 수상자 후보가 됐다. 우리는 세대 간 차이가 세상을 보는 관점의 차이였던 순간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논쟁 때 그랬다. 평창올림픽 때 남북한 단일팀 구성을 놓고 일어난 갈등에서도 그랬다. 법정 정년 연장을 보는 눈에서도 그렇다. 기업 규제에서도, 일자리 정책에서도 그렇다. 기술을 보는 눈, 공정성에 대한 감각, 일과 노후에 대한 생각이 적지 않게 달랐다. 지금은 산업화, 민주화 이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져야 하는 시기다. 산업화의 잣대나 민주화의 감각으로는 지금의 시대정신을 읽고 행동하기 어렵다. 그 시대정신이 무엇인지는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새로운 세대에게 묻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정치에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면 그것은 시대교체가 필요해서다. 불쌍한 청년들을 더 돕고 참여하지 않는 청년들과 대화하기 위한 이른바 ‘청년정치’는 장식물에 불과하다. 경제학자 앨버트 허슈먼의 저서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는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어떤 조직이 퇴보할 때 조직원들은 이탈, 항의, 충성 중 하나의 태도를 선택한다. 만일 문제에 가장 예민한 조직원들이 항의하지 않고 떠나 버리고, 둔감한 조직원들이 충성을 맹세하면 조직의 몰락은 빨라진다. 하지만 건강한 항의가 남아 있다면 그 조직은 최소한의 회복력을 갖게 된다. ‘헬조선’과 ‘탈조선’을 말하던 청년들은 이탈을 선택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아직 항의를 선택하려는 이들이 남아 있다. 29일 공론장에 모인 정치인들도, 정치에 관심 있는 직장인들도, 활동가들도, 그저 ‘청년정치’라는 제목에 이끌려 주말 오후를 뜨겁게 밝혔다. 그들이 직접 국회의원이 되고 장관이 되고, 그들이 주어가 돼 다른 이야기를 귀담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세대가 권력을 획득해야 새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새로운 의사결정이 이어져야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는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다. 항의가 남아 있을 때, 아직은 기회가 있다. 이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 이대, ‘노벨상’ 무퀘게에 명예 박사 수여

    이대, ‘노벨상’ 무퀘게에 명예 박사 수여

    전시 성폭행 피해자 수만명을 도와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의사 겸 사회운동가 드니 무퀘게(64·콩고민주공화국) 박사가 이화여대에서 명예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화여대는 1일 서울 강서구 이화여대 서울병원에서 학위 수여식을 열었다. 아프리카 부룬디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무퀘게 박사는 제2차 콩고 내전(1998~2003) 중에는 하루에 18시간씩 10회 수술을 진행하며 수천명의 성폭행 피해자들을 치료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퀘게 박사, 이화여대 명예 의학박사 수여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퀘게 박사, 이화여대 명예 의학박사 수여

    콩고민주공화국 내전에서 성폭행 피해를 당한 여성들을 도운 공로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드니 무퀘게 박사가 1일 이화여대 명예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산부인과 의사인 무퀘게 박사는 1일 서울 강서구 이화여대 서울병원에서 열린 학위 수락 연설에서 “강간이 더는 전쟁 무기가 될 수 없도록 남성과 여성이 함께 행동하자”고 말했다. 무퀘게 박사는 “여성들은 이미 권리와 자율권을 위해 한 세기가 넘도록 투쟁했다. 이제 남성이 참여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체로 전쟁은 남성의 결정으로 벌어지지만 피해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에게 돌아간다”며 “남성은 가부장적 태도와 ‘유해한’ 남성성에서 벗어나 상호 존중하는 정신으로 여성들의 편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무퀘게 박사는 과거 20년 동안 콩고 내전 과정에서 반군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 수천 명을 치료하고 재활하는 일에 힘을 쏟았다. 이화여대는 “무퀘게 박사의 업적이 여성 인권을 지키는 데 기여했다”며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소록도 간호사 마리안느·마가렛 노벨평화상 추천 서명 100만명 육박

    전남 고흥군 소록도 간호사 마리안느·마가렛의 노벨평화상 추천 서명이 6월 현재 91만5000여명으로 목표인 100만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1일 고흥군에 따르면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위해 40여년을 봉사한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사랑과 봉사, 나눔 정신을 세계의 표상으로 삼기 위해 노벨평화상 추천을 추진해 왔다. 정계,재계,학계 위원들로 구성된 범국민 추천위원회(위원장 김황식)는 지난 2017년 11월부터 전국적 서명운동을 했으며 6월 현재 91만5000명이 서명했다. 추천위원회는 6월 말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국제간호협의회 학술대회에 참석해 마리안느와 마가렛 두 분의 숭고한 삶과 희생정신을 알리고 전 세계적으로 공감을 형성해 나갈 계획이다. 고흥군은 선양조례를 제정하고 한명 당 매월 ‘1004달러’를 지원하고 있으며, 마리안느와 마가렛 법인과 더불어 공익광고 방송, 영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진전 개최와 중앙단위 기관 방문 등 노벨평화상 추천을 위한 서명운동을 지원해 왔다. 한편 노벨평화상 추천은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이 되는 2020년에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추천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간호학교를 졸업하고 1962년과 1966년 소록도에 찾아왔다. 이후 한센병 환자와 그 자녀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삶을 실천했다. 그들은 나이가 드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줄 것을 우려해 지난 2005년 11월 22일 아무도 모르게 편지 한 장만 남기고 오스트리아로 돌아가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뉴스분석]文 “평화를 지켜주는건 핵무기 아닌 대화”

    [뉴스분석]文 “평화를 지켜주는건 핵무기 아닌 대화”

    ‘체재보장’ 카드로 완전한 핵폐기 의지 입증 촉구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은 핵무기가 아닌 대화”라며 “완전한 핵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북한이 진정으로 노력하면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이며 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북한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서로의 체제는 존중되어야 하고 보장받아야 한다. 그것이 평화를 위한 첫 번째이며 변할 수 없는 전제”라고 천명했다. 지난 2월 ‘하노이 핵담판’ 결렬 이후 대화테이블에서 물러선 북한에 대해 제재 해제보다 근본적인 체제 보장을 내걸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에서 내놓은 카드보다 진전된 비핵화 조치로 ‘신뢰’를 구축할 것을 요구한 셈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고, 문 대통령이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 4차 남북 정상회담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시점에서 북한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스웨덴을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신뢰’라는 제목의 의회 연설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북한과 국제사회가 신뢰라는 ‘프로토콜’을 쌓아가는 과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우발적인 충돌과 핵무장에 대한 세계인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풀기 위해서는 이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양자 대화와 다자대화를 가리지 않고 국제사회와 대화를 계속해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이 합의한 교류협력 사업 이행을 통해 안으로부터의 평화를 만들어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신뢰와 더불어 ▲대화에 대한 신뢰 ▲남과 북 국민 간의 신뢰 또한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화에 대한 신뢰’에 대해 문 대통령은 “평화는 평화로운 방법으로 실현될 수 있으며 그것이 대화”라며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도 핵무기가 아닌 대화”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으로서도 마찬가지”라면서 “남북 간의 평화를 궁극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군사력이 아닌 대화”라고 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비판적인 냉전적 사고에 매몰된 정치권을 비롯한 보수진영 일각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신뢰는 상호적이어야 하며 그것이 대화의 전제”라면서 “한국 국민들도 북한과의 대화를 신뢰해야 하고, 대화를 불신하는 사람들이 평화를 더디게 만든다”는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남북 국민 간의 신뢰’와 관련, 문 대통령은 “대화의 창을 항상 열어두고 소통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오해는 줄이고 이해는 넓힐 수 있다”면서 “평범한 평화가 지속적으로 쌓이면 적대는 사라지고 남과 북 국민들 모두 평화를 지지하게 될 것이며 그것이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 1~3차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군사분계선에서 적대행위 중단, 남북 도로·철도 연결, 서해 어민들의 안전한 어로작업을 예로 들었다. 지난 12일 ‘국민을 위한 평화’를 주제로 한 노르웨이 오슬로 포럼에서 국민 개개인의 일상을 바꾸는 평화로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의 연장선이다. 문 대통령은 이처럼 남북 간 3가지 신뢰를 제안하면서 스웨덴의 비핵화 경험을 거론했다. 2차 대전 이후 1960년대 구소련이 유럽에서 세력을 팽창하면서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절박한 필요성이 있었던 스웨덴은 과학기술 선도국으로서 핵보유국의 기로에 섰다. 찬반양론 속에 여성 외교관 알바 뮈르달(1902~1986) 여사는 핵보유가 득보다 실이 크다는 논리로 조야를 설득했고, 결국 스웨덴은 핵보유를 포기하고 평화국가로 남기로 했다. 문 대통령도 “스웨덴이 어느 국가보다 먼저 핵을 포기할 수 있었던 데는 인류가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신뢰를 가졌기 때문”이라며 “세계가 궁극적으로 평화를 통한 번영을 선택할 것이라는 신뢰였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정확하게 북한을 향해 핵보다는 신뢰를 갖는 게 훨씬 더 평화와 체제 보장에 도움이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한 곳은 옛 하원의사당으로 노벨평화상(1982년)을 받은 뮈르달 여사가 처음으로 전 세계 군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한 역사적인 장소다. 고 김대중 대통령도 지난 2000년 12월 노벨평화상 수상 직후 이곳에서 한반도 평화 비전을 천명하는 연설을 했다. 이날 연설에는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 스웨덴 의회 의원 및 정부 주요인사, 스톡홀름 주재 외교단 등이 참석했다. 스톡홀름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전문]文 “스웨덴과 가장 큰 공통점 평화의지”

    [전문]文 “스웨덴과 가장 큰 공통점 평화의지”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남북 간, 북한과 국제사회 간 ‘신뢰’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스웨덴을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은 핵무기가 아닌 대화”라며 “완전한 핵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북한이 진정으로 노력하면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이며 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북한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로의 체제는 존중되어야 하고 보장받아야 한다. 그것이 평화를 위한 첫 번째이며 변할 수 없는 전제”라고 천명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왕님, 안드레아스 노를리엔 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구 모론! (안녕하십니까) 노벨평화상 수상자 알바 뮈르달 여사는 바로 이 자리에서 전 세계 군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처음으로 선언했습니다.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도 노벨평화상 수상 직후 바로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 비전을 재차 천명했습니다. 그로부터 19년이 흘렀는데, 한반도 평화에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유서 깊은 스웨덴 의사당에서 연설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따뜻하게 반겨주시고 연설의 기회를 주신 스웨덴 국민과 국왕 내외분, 의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스웨덴은 대한민국의 오랜 친구입니다. 한국전쟁 때 야전병원단을 파견해서 2만 5000명의 UN군과 포로를 치료하고, 한국의 국립중앙의료원 설립을 도왔습니다. 민간 의료진들은 전쟁 후에도 부산에 남아 수교도 맺지 않은 나라의 국민을 치료하고 위로했습니다. 스웨덴은 한국인에게 오랫동안 이상적인 나라였습니다. 1968년, 한국이 전쟁의 상처 속에서 민주주의를 꿈꾸던 시절 한국의 시인 신동엽은 스웨덴을 묘사한 시를 썼습니다. 그 시의 일부를 읽어보겠습니다.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탄광 퇴근하는 광부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 묻은 책 하이데거, 럿셀, 헤밍웨이, 장자, 휴가 여행 떠나는 총리는 기차역 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있을 때, 그걸 본 역장은 기쁘겠소라는 인사 한마디만을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 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그 중립국에서는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 이름, 꽃 이름, 지휘자 이름, 극작가 이름은 훤하더란다. 자기네 포도밭은 사람 상처 내는 미사일 기지도 탱크 기지도 들어올 수 없는 나라, 황톳빛 노을 물든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 병을 싣고 삼십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가더란다.” 한국인들은 이 시를 읽으며 수준 높은 민주주의와 평화, 복지를 상상했습니다. 지금도 스웨덴은 한국인이 매우 사랑하는 나라입니다. 한국인들은 한반도 평화를 돕는 스웨덴의 역할을 매우 고맙게 여기고 신뢰합니다. 스웨덴은 서울과 평양, 판문점 총 3개의 공식 대표부를 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입니다. 북한 역시 스웨덴의 중립성과 공정함에 신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지난 70년 동안, 한반도 평화를 위해 변함없는 성의를 보내준 스웨덴 국민과 지도자들께 경의를 표하며, 한국 국민의 뜨거운 우정의 인사를 전합니다. 의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스웨덴과 대한민국은 유라시아 대륙의 반대편에 위치한, 지리적으로 아주 먼 나라이지만 서로 닮은 점이 많습니다.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반도에 위치하여 역사적으로 많은 전쟁을 치렀고, 주권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했습니다. 스웨덴은 18세기부터 100년간 대기근으로, 한국은 20세기 식민지와 전쟁을 거치며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시기도 있었습니다.그러나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다는 점이 특히 닮았습니다. 근면과 불굴의 의지를 가진 양국 국민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가난한 나라를 잘 사는 나라로 일으켰습니다. 잘 교육받은 청년들은 혁신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양국 정부는 이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창업과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문화를 사랑하는 양국 국민이 이룬 예술적 성취 역시 놀랍습니다. 양국의 문화예술은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세계인은 아바(ABBA)와 방탄소년단(BTS)의 음악을 좋아하고, 스웨덴 작가 린드그렌의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과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한국 작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습니다. 무엇보다 두 나라의 가장 큰 공통점은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입니다. 스웨덴 국민의 훌륭함은 단지 자국의 평화를 지키는데 그치지 않고, 다른 나라의 평화에도 관심을 가졌다는 점입니다. 스웨덴은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국제사회의 평화 수호자가 되었습니다. 고통받는 인류를 향해 기꺼이 손을 내밀어 온 스웨덴의 역사는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를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스웨덴의 여름만큼 아름답고 화창한 봄날의 판문점을 세계인들이 주시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남북의 정상은 10년 만에 다시 얼굴을 마주했습니다. ‘다시는 전쟁으로 인한 불행을 겪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간절한 열망이 분단의 상징 판문점을 일순간에 평화의 산실로 되돌렸습니다. 어렵사리 만난 남과 북은 진심을 다해 대화했고, 평화와 번영, 공존의 새로운 길을 열기로 약속했습니다. 남북군사합의서를 체결하여 적대행위 중지, 비행금지구역 설정, DMZ 내 감시초소 철수와 공동 유해 발굴 등에 합의했습니다. 그날의 만남으로 드디어 남북 사이에 오솔길이 열렸습니다. 정전협정 후 65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던 비무장지대의 숲에 11개의 오솔길이 생겼습니다. 이제 곧 남북 국민들이 오가는 수많은 길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올해는 DMZ ‘평화의 길’이 열려 군인이 아니면 갈 수 없었던 비무장지대를 일반인들도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이런 변화가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의 지지와 성원, 국제적 연대 덕분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 평화를 만들 당사국들이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 스웨덴의 역할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스웨덴 국민의 응원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희망을 더욱 크게 키울 수 있었습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부터 역사적인 1·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스웨덴이 했던 큰 역할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스웨덴의 오늘을 만든 힘은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스웨덴 국민은 서로를 신뢰하고 정부와 기업을 신뢰합니다. 1938년 역사적인 쌀트쉐바덴 협약과 같이 노사가 합의를 거쳐 결정을 도출하고, 결정이 내려지면 모두가 받아들이고 실행하는 지혜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스웨덴의 쉰들러라고 불리는 라울 발렌베리와 ‘하얀 버스’로 2차 세계대전 전쟁포로를 구출한 폴케 베나도트의 활약은 개인이 어려움을 겪을 때, 누군가가 나서서 도울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왔습니다. 스웨덴의 국민은 ‘좋은 사회가 되려면 구성원 모두가 기여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구촌의 평화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서도 모든 나라의 기여가 필요합니다. 스웨덴은 개발 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핵무기 보유를 포기했습니다. 새로운 전쟁의 위협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핵으로 무장하기보다 평화적인 군축을 제시하고 실천한 것은 스웨덴다운 선택이었습니다. 스웨덴이 어느 국가보다 먼저 핵을 포기할 수 있었던 데는 인류가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신뢰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세계가 궁극적으로 ‘평화를 통한 번영’을 선택할 것이라는 신뢰였습니다. 핵확산방지 활동, 최고 수준의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통해 스웨덴은 자신의 신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는 스웨덴을 따라 서로에 대한 신뢰를 키우고 있습니다. 인류애와 평화에 앞장서고 있는 스웨덴 국민께 경의를 표합니다. 의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저는 스웨덴의 길을 믿습니다. 한반도 역시 신뢰를 통해 평화를 만들고 평화를 통해 신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남과 북 간에 세 가지 신뢰를 제안합니다. 첫째, 남과 북 국민 간의 신뢰입니다. 평화롭게 잘 살고자 하는 것은 남북이 똑같습니다. 헤어져서 대립했던 70년의 세월을 하루아침에 이어붙일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차이가 크게 느껴질 때도 있고, 답답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남북은 단일 민족 국가로서 반만년에 이르는 공통의 역사가 있습니다. 대화의 창을 항상 열어두고, 소통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오해는 줄이고, 이해는 넓힐 수 있습니다.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대화는 이미 여러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가 중단되었습니다. 남북의 도로와 철도가 연결되고 있습니다. 접경지역의 등대에 다시 불을 밝혀, 어민들이 안전하게 고기잡이에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 작지만 구체적인 평화, 평범한 평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런 평범한 평화가 지속적으로 쌓이면 적대는 사라지고 남과 북의 국민들 모두 평화를 지지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둘째, 대화에 대한 신뢰입니다. 세계는 남과 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기를 원합니다. 어떤 나라도 남북 간의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한반도의 평화가 무너지면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이 무너지고 전 세계에 엄청난 재앙이 될 것입니다. 어떤 전쟁도 평화보다는 비싼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것이 역사를 통해 인류가 터득한 지혜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지지하는 것은 남북은 물론 세계 전체의 이익이 되는 길입니다. 평화는 평화로운 방법으로만 실현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대화입니다.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도 핵무기가 아닌 대화입니다. 이는 한국으로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북 간의 평화를 궁극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입니다. 서로의 체제는 존중되어야 하고 보장받아야 합니다. 그것이 평화를 위한 첫 번째이며 변할 수 없는 전제입니다. 북한이 대화의 길을 걸어간다면, 전 세계 어느 누구도 북한의 체제와 안전을 위협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신뢰하고, 대화 상대방을 신뢰해야 합니다. 신뢰는 상호적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대화의 전제입니다. 한국 국민들도 북한과의 대화를 신뢰해야 합니다. 대화를 불신하는 사람들이 평화를 더디게 만듭니다. 대화만이 평화에 이르는 길임을 남북한 모두 신뢰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국제사회의 신뢰입니다. 반만년 역사에서 남북은 그 어떤 나라도 침략한 적이 없습니다.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눈 슬픈 역사를 가졌을 뿐입니다. 그러나 우발적인 충돌과 핵무장에 대한 세계인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풀기 위해서는 이 우려를 불식시켜야 합니다. 북한은 완전한 핵 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양자 대화와 다자대화를 가리지 않고 국제사회와 대화를 계속해야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이 합의한 교류협력 사업의 이행을 통해 안으로부터의 평화를 만들어 증명해야 합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진정으로 노력하면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입니다. 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북한의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입니다.한국은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북한과 함께 변함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남북 간의 합의를 통해 한국이 한 약속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더욱 굳건하게 할 것입니다. 남북이 함께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면 더 많은 가능성이 눈앞의 현실이 될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제재에서 벗어나 남북이 경제공동체로 거듭나면 한반도는 동북아 평화를 촉진하고, 아시아가 가진 잠재력을 실현하는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남북은 공동으로 번영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는 세계 핵확산방지와 군축의 굳건한 토대가 되고, 국제적·군사적 분쟁을 해결하는 모범사례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남과 북은 한반도의 평화를 넘어서서 세계 평화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왕님, 안드레아스 노를리엔 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냉전시대의 첫 열전’이었던 한국전쟁으로 남북뿐만 아니라 참전국의 장병들까지 수많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쟁 개시 3년 만에 정전이 성립되었지만, 비극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종전이 아닌 정전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북은 냉전에 갇혀 70여 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평화와 공존을 위한 노력은 냉전질서에 압도돼 번번이 좌절되었고 한반도의 겨울은 끝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평화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의 지독한 추위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는 시작되었고 한반도의 봄은 다가오고 있습니다. 스웨덴 국민시인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트란스트뢰메르의 시는 오늘의 우리를 격려하는 듯합니다. “겨울은 힘들었지만 이제 여름이 오고, 땅은 우리가 똑바로 걷기를 원한다“ 트란스트뢰메르가 노래한 것처럼 한반도에 따뜻한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언제나 똑바로 한반도 평화를 향해 걸어갈 것입니다. 지난 70년간 함께 해주신 것처럼 스웨덴 국민께서 함께 걸어주실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탁 소 뮈케(감사합니다.) 스톡홀름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이총리 “이희호 여사 꿈꾼 평화통일·국민통합 향해 전진”

    이총리 “이희호 여사 꿈꾼 평화통일·국민통합 향해 전진”

    이낙연 국무총리는 14일 “우리는 이희호 여사님이 꿈꾼 국민의 행복, 평화통일을 향해 쉬지 않고 전진하겠다”며 “영호남 상생을 포함해 국민의 통합을 위해서도 꾸준히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여사의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은이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신촌 창천교회에 거행된 고(故) 이희호 여사의 장례예배와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엄수된 추모식에서 두 차례의 조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여사의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은이 총리는 이날 오전 신촌 창천교회에서 거행된 장례예배에서 조사를 통해 “이제 우리는 한 시대와 이별하고 있다”며 “한국 현대사의 격랑 한복판에서 가장 강인하게 헤쳐온 여사님을 보내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여사님은 유복한 가정에서 나고 자랐지만, 보통의 행복에 안주하지 않았다”며 “대학 시절 여성 인권에 눈을 떴고 유학을 마치자마자 여성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고 고인의 생을 기억했다. 이어 “여사님은 아이 둘 가진 홀아버지(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와 결혼했고 결혼 열흘 만에 남편은 정보부에 끌려갔다”며 “남편은 바다에 수장될 위험과 사형 선고 등 5차례나 죽음의 고비를 겪었다”고 덧붙였다.이 총리는 “그러나 여사님은 흔들리지 않고 남편이 감옥에 있거나 망명할 때에도 남편에게 편안함을 권하지 않고,오히려 하나님의 뜻에 맞게 투쟁하라 독려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최초의 정권교체를 이뤘고 분단 사상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실현했고, 우리 국민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며 “어떤 외신은 노벨평화상 절반은 부인의 몫이라 논평했다. 정권교체의 절반도 여사님 몫이었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은 여성평등기본법 제정, 여성부 신설 등 여성과 약자를 위해서도 획기적 업적을 만들었다”며 “여사님의 오랜 꿈은 그렇게 남편을 통해 구현됐다”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이총리 “한 시대와 이별…정권교체 절반은 이희호 여사의 몫”

    이낙연 국무총리는 14일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고(故) 이희호 여사의 장례예배에서 “고난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신 여사님의 생애를 기억하며 남은 우리는 평화통일을 기원한 여사님의 유언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여사의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은이 총리는 이날 오전 신촌 창천교회에서 거행된 장례예배에서 조사를 통해 “이제 우리는 한 시대와 이별하고 있다”며 “한국 현대사의 격랑 한복판에서 가장 강인하게 헤쳐온 여사님을 보내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여사님은 유복한 가정에서 나고 자랐지만, 보통의 행복에 안주하지 않았다”며 “대학 시절 여성 인권에 눈을 떴고 유학을 마치자마자 여성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고 고인의 생을 기억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최초의 정권교체를 이뤘고 분단 사상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실현했고, 우리 국민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며 “어떤 외신은 노벨평화상 절반은 부인의 몫이라 논평했다. 정권교체의 절반도 여사님 몫이었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은 여성평등기본법 제정, 여성부 신설 등 여성과 약자를 위해서도 획기적 업적을 만들었다”며 “여사님의 오랜 꿈은 그렇게 남편을 통해 구현됐다”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DJ·YS 사저 ‘역사속으로’

    지난 10일 별세한 김대중(DJ)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기념관으로 만들어달라는 유언을 남김에 따라 동교동 사저에는 이제 사람이 살지 않게 됐다. 동교동과 함께 쌍벽을 이뤘던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 사저는 앞서 압류 등 우여곡절을 겪은 뒤 지금은 YS의 손자가 재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한국 현대 정치사의 영욕을 품은 동교동 사저와 상도동 사저는 사실상 정치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셈이다. 1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여사는 2010년 DJ로부터 동교동 사저를 상속받았다. 588.4㎡(178평) 규모인 동교동 사저는 2층짜리 단독주택으로 1층 195㎡(59평), 2층 208.2㎡(63평) 규모다. 방 8개와 욕실 7개, 거실 3개에 엘리베이터를 갖췄다. 이 여사 유언에 따라 노벨평화상 상금 11억원 중 DJ가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 기부한 3억원을 제외하고 이 여사가 상속받은 8억원은 대통령 기념사업 기금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YS의 상도동 사저는 2017년 2월 김 전 대통령의 장남 은철씨의 맏아들인 성민씨가 대출까지 받아 소유권을 이전했다. 대지 333.8㎡(101평)에 1층 152㎡(46평), 2층 109㎡(33평), 옥탑 16.5㎡(5평)짜리 주택인 상도동 사저는 YS가 서거하면서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하면서 사단법인 김영삼민주센터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그러나 2016년 12월 김영삼민주센터가 기념도서관 건립 과정에서 부채를 떠안아 사저에 압류조치가 내려졌다. 이에 YS 가족이 사저를 지키고자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모으고 손자가 7억원을 대출받아 11억원에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文의 한반도구상 패러다임 전환…왜 ‘국민을 위한 평화’인가

    文의 한반도구상 패러다임 전환…왜 ‘국민을 위한 평화’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비전이나 선언이 아니다”라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깊이 하는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대화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남북한 주민들이 분단으로 인해 겪는 구조적 폭력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민을 위한 평화’란 개념을 구체화했다.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6·12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인 이날 오슬로 대학에서 가진 ‘국민을 위한 평화(Peace for people)’란 제목의 오슬로포럼 기조연설에서 거창한 ‘로드맵’, ‘선언’보다 국민 개개인의 일상을 바꾸는 평화로의 발상 전환이 한반도의 불가역적이고, 항구적 평화를 위해 본질적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침 오늘은 ‘제1차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맞는 날”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담대한 의지와 지도력이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1년 전 오늘, 역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손을 맞잡았고 두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 한반도 평화체제의 큰 원칙에 합의으며 지금 그 합의는 진행 중”이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화가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그것은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며 지난 70년 적대해왔던 마음을 녹여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노르웨이 국제평화연구소 창설자로 평화라는 화두에 천착해온 정치학자 요한 갈퉁의 저서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를 인용해 폭력이나 분쟁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소극적 평화’가 아닌 구조적 폭력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적극적 평화’가 절실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서로 등 돌리며 살아도 평화로울 수 있지만, 진정한 평화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평화이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익이 되고 좋은 것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화가 내 삶을 나아지게 하는 좋은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모일 때 국민들 사이에 이념과 사상으로 나뉜 마음의 분단도 치유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이 참여하지 않는 정치권 만의 통일 논의로는 색깔론이나 남남갈등을 넘어설 수 없다. 우리 사이의 갈등을 더 키울 것”이라면서 “평화를 통해 국민 개개인의 삶이 어떻게 좋아지고, 달라지는지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분단이란 구조적 제약으로 국민들이 겪는 피해부터 해결하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은 국경을 맞대고 있을 뿐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생명공동체’이며 함께 한 역사는 5000년이고 헤어진 역사는 70년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접경지역에서의 산불이나 병충해, 가축전염병, 바다에서 어민들의 조업권을 남북한 국민이 분단에 따른 구조적 폭력의 예로 들었다. 1970년대 동서독이 ‘접경위원회’를 설치해 화재, 홍수, 산사태, 전염병, 병충해, 수자원 오염에 공동대처했던 사례를 거론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지난 2017년 4월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제시한 한반도 평화구상의 ‘민생 통일’ 개념과도 맥을 같이한다.문 대통령은 아울러 이웃국가의 분쟁과 갈등 해결에 기여하는 평화가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항구적 한반도 평화정착은 동북아에 마지막 남은 냉전구도의 완전한 해체를 의미하며 역사와 이념으로 오랜 갈등을 겪어온 동북아 국가들에게 미래지향적 협력으로 나아갈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의 여정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만년설이 녹아 대양으로 흘러가듯 서로를 이해하며 반목의 마음을 녹일때 한반도의 평화도 대양에 다다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르웨이 외교부와 스위스 제네바 소재 비정부기구(NGO) ‘인도주의 대화를 위한 센터’가 2003년부터 해마다 공동주최해온 오슬로 포럼은 국제분쟁 중재와 평화정착 문제를 다루며 안토니우 구테레쉬 UN 사무총장과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이 연사로 초대된 바 있다. 이날 연설에는 하랄 5세 노르웨이 국왕을 비롯해 이네 에릭센 써라이데 외교장관 등 주요인사들과 600여명의 청중이 함께했다. 연설 장소인 오슬로 대학은 1947~1989년까지 노벨 평화상이 시상된 유서깊은 곳이기도 하다. 오슬로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마지막 꿈도 평화통일이었다

    마지막 꿈도 평화통일이었다

    DJ 유지 이어 남북 화해에 노년 바쳐 北 조문단 파견으로 교착 풀릴지 주목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눈을 감는 순간까지 평화와 통일을 향한 꿈을 놓지 않았다. 지난 10일 97세로 별세한 이 여사는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 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유언을 남겼다고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가 11일 밝혔다. 인권운동과 민주화투쟁에 평생 헌신한 이 여사는 노년을 남편 김 전 대통령이 못다 이룬 남북 화해 협력에 바쳤지만, 생전에 평화 통일은 보지 못하고 떠났다. 이에 따라 평화 통일을 향한 이 여사의 유지는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인 지금 남은 자들에게 무거운 숙제로 남게 됐다. 이 여사는 2000년 6월 사상 첫 남북 정상회담에 현직 대통령의 부인으로 동행해 교류협력의 기반을 다지는 데 일조했다. 이 여사는 여성분야 간담회에 남측 대표로 참석해 여원구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등 북한 여성계 대표들과 여성단체 간 교류협력 강화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공동 대처 등을 논의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 서거 후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하에서도 교류협력의 명맥을 유지하려 애썼다. 남북 관계가 악화일로일 때 두 차례 방북해 사실상 메신저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정부는 당국 차원의 조문단을 파견하는 대신 이 여사의 조문을 허용했고, 이 여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조의를 표했다. 이 여사는 2015년 8월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93세의 노구를 이끌고 다시 방북해 자신이 설립한 인도 단체 ‘사랑의 친구들’ 회원들과 함께 짠 어린이용 털모자와 의약품 등을 전달했다. 다만 남북 관계가 경색된 국면이라 김 위원장과의 면담은 불발됐다. 이 여사는 지난해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10여년 만에 본격적인 교류협력이 재개되자 문재인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 타시라”는 축전을 보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으로 남북 모두로부터 예우를 받았던 이 여사가 영면함에 따라 북한이 조문단을 파견할지, 파견할 경우 교착된 대화 국면에 생기를 불어넣는 요인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통일부는 11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이 여사의 부음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보수 정부 때 남북 관계가 교착되면 이 여사가 연결고리로서 관계 복원에 역할을 할 정도로 북한은 이 여사를 신뢰했다”며 “북한이 조문단을 파견한다면 이를 계기로 당국 간 직간접적 대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희호, 文엔 “노벨상”, 朴엔 “여성 대통령”, 안철수는…

    이희호, 文엔 “노벨상”, 朴엔 “여성 대통령”, 안철수는…

    10일 별세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우리 정치계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던 인물이었다. 유력 정치인은 중요한 시기마다 이휘호 여사를 예방했다. 특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각 당 후보들은 저마다 이 여사를 찾아가 덕담과 지원을 바랐고,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에도 이 여사를 청와대로 초청하는 등 예우했다. 이 여사는 정치인들을 만날 때마다 현 시국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바람을 전달했고 따뜻한 위로와 격려도 잊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 대표로 2번의 대선을 치르면서 이 여사를 예방했다. 이 여사는 2012년 9월 24일, 자신의 아흔 번째 생일을 맞아 찾아온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에게 “꼭 당선되야 한다. 당선될 것 같다. 정권교체가 정말 중요하다. 민주주의를 잘해내고 서민경제를 이뤄서 많은 사람들이 다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이 여사는 지난해 4월 27일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에는 “수고했다. 큰 일을 해내셨다. 노벨평화상을 받으시라”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노벨 평화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받으면 되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2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 자격으로 이 여사를 만났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맞은 이 여사는 “우리나라는 여성 대통령이 없었지 않느냐. 여성 지위가 법적으로 많이 향상됐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으니 만일 당선된다면 그런 세세한 것까지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비공개 대화에서 이 여사는 박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이 되신다면 여성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처음이고 우리나라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덕담한 것으로 전해졌다.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 여사 예방 문제로 곤란한 처지에 놓인 적이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1월 새해를 맞아 이 여사를 20분간 만났다. 안 전 대표는 당시 신당(국민의당) 창당을 추진하는 국회의원 신분이었다. 한 언론사는 안 전 대표 측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이 여사가 “꼭 주축이 돼 정권교체를 하시라. 지난 2012년 대선 때 내가 좋아했는데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마지막에 후보를 내려 놓게 돼 안타까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여사의 아들 김홍걸씨는 보도자료를 내고 “어머님은 안철수 의원 말씀을 듣기만 하고 다른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 보도내용에 어이없어 하신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안 전 대표 측에서 비공개 면담 녹취록을 이 여사 측 동의 없이 한 월간지에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공개된 녹취에서 이 여사는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안 전 대표 발언에 “꼭 그렇게 하세요”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국민의당 측은 “이 여사에게 큰 결례를 범했다며 공개 사과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동교동 사저, 대통령 기념관으로” 이희호 여사의 유언은

    “동교동 사저, 대통령 기념관으로” 이희호 여사의 유언은

    고(故) 이희호 여사가 지난 10일 별세하기 전에 남긴 유언에서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생전에 변호사가 입회한 가운데 세 아들의 동의를 받아 이러한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11일 김대중평화센터 김성재 상임이사가 발표문을 통해 공개했다. 이 여사는 또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가칭)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노벨평화상 상금은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라”고 유언했다. 이 여사는 “우리 국민들께서 남편 김대중 대통령과 저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면서 “우리 국민들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 여사는 유언의 집행에 대한 책임을 김성재 상임이사에게 부여하면서 “김대중 대통령 기념사업과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위한 김대중평화센터 사업을 잘 이어가달라”고 당부했다. 장례집행위원장을 맡은 김 상임이사는 빈소가 마련된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낭독한 발표문에서 “이 여사님의 장례는 유족, 관련단체들과 의논해 김대중평화센터 주관으로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 여사 사회장’으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족들이 모두 임종을 지키면서 성경을 읽어드리고 기도하고 찬송을 부를 때 여사님도 함께 찬송을 부르시며 편히 소천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이 여사님께서는 평생 어려운 사람들,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늘 함께 하시고,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서 남과 북의 평화를 위한 일을 계속 하시다가 소천하셨다”고 강조했다.이 여사는 지난 3월 20일 입원해 83일간 병원에 있었다고 김 상임이사는 전했다. 그는 “노환을 조금 회복해 사저로 돌아갈 것을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노환이 아닌 다른 질병 때문에 돌아가신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북한 측의 조문단 파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연락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여사의 장례를 주관할 장례위원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자유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5당 대표가 고문으로 참여한다. 김 상임이사는 “5당 대표가 모두 장례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으로 확정됐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통령비서실장이었던 박지원 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9주년 좌담회’에서 “제가 어제 5당 사무총장들에게 연락을 드려서 5당 대표들은 장례위원회 고문으로, 의원들은 장례위원으로 모시겠다고 했고 각 당에서도 응해왔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황교안 대표는 ‘담당할 일이 무엇인가.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면서 “민주당, 평화당, 정의당은 대표와 의원이 전부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참여 여부는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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