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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 쪽으로, 꽃핀 쪽으로… 한강, 흐르다

    생명 쪽으로, 꽃핀 쪽으로… 한강, 흐르다

    노벨상 후 첫 책… 시·산문 등 12편‘북향 정원’에 봄 되면 뭘 심을까?아주 나직한 목소리에 담긴 희망‘작별하지 않는다’ 출간 뒤 소회도 마침내 다다른 것일까. 작가가 그토록 염원했던 곳. 생명 쪽으로, 꽃 핀 쪽으로. 소설가 한강(55)의 언어가 우리에게 왔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품에 안은 뒤 처음으로 내보이는 신작 산문집이다. 시, 산문, 일기까지 총 12편의 글이 실렸다. 여기에는 지난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낭독했던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문도 포함됐다. “희망이 있느냐고//나는 너에게 묻는다//살아 있는 한 어쩔 수 없이 희망을 상상하는 일//그런 것을 희망이라고 불러도 된다면 희망은 있어//우리는 우리 키와 체중에 갇혀 있지 않으니까”(시 ‘소리(들)’ 부분·75~76쪽) 신작에 묶인 시편들은 한강이 소설가이기 전에 시인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환기한다. 그런데 한강의 시를 읽다 보면 조금 특이한 구석이 있다. 시와 소설은 분명히 장르가 다르지 않은가. 하지만 한강의 문학에선 시로 적힌 문장이나, 소설로 적힌 문장이나 왜인지 같은 목소리로 읽힌다. 고통으로 가득한 세계 속 우뚝하고도 외롭게 서 있는 어떤 이가 희망과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아주 나직한 목소리로.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기며 이렇게 말했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한강의 문장은 그것이 소설이든 시든 산문이든 기본적으로 시적(詩的)이다. 그는 지난해 스톡홀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적인 것이 무엇인지’ 묻는 말에 “시와 소설을 갈라서 생각하기보다는, 시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 않아도 ‘시적인 상태’가 소설을 쓸 때도 찾아온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적 있다. “봄이 되면 뭘 심을까? 궁리하며 그해 겨울을 보내는 동안 가장 자주 떠오른 것은 라일락 향기였다. 대학 시절 학교 서문 근처 골목을 걷다가 어느 집 담장 안에서 흘러나온 라일락 향기에 놀라 멈춰 섰던 기억이 나서였다. … 과실나무를 꼭 한 그루 심을 수 있다면 뭐가 좋을까, 나는 상상했다. 살구? 자두? 모과? 넝쿨을 끝없이 뻗어가는 포도는 어떨까? 과실이 열리진 않지만 장미와 능소화는?”(산문 ‘북향 정원’ 부분·88~89쪽) ‘북향 정원’은 한강이 스스로 밝히기를 “마흔여덟 살에, 내 명의로 온전히 갖게 된 최초의 집”이다. “열다섯 평 대지에 딸린 열 평 집”이라고 하는데, 그는 이곳에서 글도 쓰고 꽃도 가꾸며 살고 있는 듯하다. 정원에 무엇을 심을지, 마치 어린아이처럼 고민하는 듯한 모습은 찌르듯 아픈 그의 소설을 생각하면 퍽 낯설다. 하지만 친근하다. 한강이 작은 꽃과 생명과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바로 옆에 있는 사람처럼 느껴져서다. 이번 책에는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뒤의 소회를 적은 산문 ‘출간 후에’가 실렸다. “울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눈물로 세수하지 않아도 된다”고 담담히 말하는 이 글에서 한강은 “글쓰기가 나를 생명 쪽으로 밀고 갔을 뿐”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말하니 자연스레 소설 ‘소년이 온다’의 마지막 문장도 떠오른다. “엄마아, 저기 밝은 데는 꽃도 많이 폈네. 왜 캄캄한 데로 가아, 저쪽으로 가, 꽃 핀 쪽으로.” 이는 자연스레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 ‘빛과 실’로 연결된다. 30년 넘게 작가의 정체성을 지켜온 한강은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라는 “두 질문 사이의 긴장과 내적 투쟁”을 글쓰기의 동력으로 삼았다고 밝힌다. 물론 당시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을 듣지 않았던 독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잘 편집된 책으로 읽으니, 느낌이 새롭다. “필멸하는 존재로서 따뜻한 피가 흐르는 몸을 가진 내가 느끼는 그 생생한 감각들을 전류처럼 문장들에 불어넣으려 하고, 그 전류가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느낄 때면 놀라고 감동한다.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에.”(‘빛과 실’·29쪽)
  • [포토] ‘광주 찾은’ 이재명 후보

    [포토] ‘광주 찾은’ 이재명 후보

    24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 245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고(故)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씨와 포옹하고 있다. 문재학 열사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소설의 주인공이다.
  • ‘아 오월, 다시 만난 오월’… 제45주년 5·18 전야제 준비 돌입

    ‘아 오월, 다시 만난 오월’… 제45주년 5·18 전야제 준비 돌입

    올해로 45돌을 맞은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민간 단체 주도의 행사가 준비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올해는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전야제가 11년만에 주말인 토요일에 열리는 데다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기간과도 맞물리면서 대규모 인파가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펼쳐질 예정이다. 제45주년 5·18 민중항쟁행사위원회(이하 행사위)는 17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 245에서 5·18 전야제와 부대행사 개요를 설명하는 언론간담회를 열었다. 행사위에 따르면, 전야제는 다음 달 17일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아 오월, 다시 만난 오월’이라는 주제로 3부에 걸쳐 진행된다 45년 전 시민군이 항쟁을 벌였던 금남로·중앙로 곳곳을 풍물패가 누비며 오월길맞이굿으로 행사를 시작, 80년 가두행진을 재현하는 민주평화대행진으로 이어진다. 그동안 전야제는 대행진이 끝난 뒤 집결했던 5·18 민주광장 인근 전일빌딩 245 앞 금남로 1~2가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금남로공원 앞 금남로4가역 교차로 일대로 주무대를 변경했다. 5·18을 배경으로 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5·18정신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를 막아낸 주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데 따른 것이다. 행사위는 또, 지난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전야제가 주말인 토요일에 열릴 예정이어서 전국 각지에서 온 행사 참여자들을 위한 텐트 500동을 중앙초등학교 운동장에 설치하기로 했다. 전야제에는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12·29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도 참여해 오월 어머니들과 함께 가족을 잃은 아픔을 달랠 예정이다. 5·18 단체들도 행사위 공식 참가 단체로 활동하지는 않지만 전야제에는 참여, 민주 열사들을 기리기로 했다. 오병윤 행사위원장은 “다가오는 45주년 5·18 민중항쟁기념행사에 오월 정신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5·18 단체가 다시 참가 단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속해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 “매 순간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노벨상 이후 첫 산문집 펴낸 한강

    “매 순간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노벨상 이후 첫 산문집 펴낸 한강

    “이 일이 나의 형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을 지난 삼 년 동안 서서히 감각해왔다. 이 작은 장소의 온화함이 침묵하며 나를 안아주는 동안. 매일, 매 순간, 매 계절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북향 정원’ 부분) 지난해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5)의 신작 산문집이 오는 24일 출간되는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노벨상 수상 이후 첫 작품으로, 제목은 ‘빛과 실’이다. 문학과지성사(문지)의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 아홉 번째 책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과 함께 미발표 시, 산문, 일기 등이 수록된다. 앞서 일부 인용한 ‘북향 정원’도 이번 산문집에 실리는 글이다. 문학·출판계에 따르면 한강은 지난해 노벨상 수상 이후 두문불출하며 신작 집필에 매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눈에 띄는 행적으로는 지난 2월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영국판 출간을 계기로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한 것과 지난달 26일 동료 문인 414명과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낸 것 정도다. 이번 산문집 다음으로는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신작 소설 출간이 예정됐다. 정확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2015년 황순원문학상을 받았던 단편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과 2018년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한 단편 ‘작별’에 이어지는 작품이다. ‘빛과 실’은 한강이 지난해 12월 8일(현지시간) 노벨상 수상자 강연에서 낭독한 연설문 제목이기도 하다. 폭력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세계의 역설, 그리고 그것을 문학과 사랑의 힘으로 꿰뚫으려는 문인의 의지가 잘 드러난 산문이다. 연설문 원문은 지금도 노벨상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지는 한강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출판사다. 한강은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서 등단하기 직전인 1993년 문지에서 나오는 문예지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등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데뷔했다. 한강은 노벨상을 받기 직전에 나온 문학과사회 가을호에도 시 ‘고통에 대한 명상’과 ‘북향 방’ 두 편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당대 문단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이질적인 감각으로 세계의 고통을 환기했다고 평가되는 한강의 초기작 ‘여수의 사랑’(1995)을 비롯해 장편 ‘그대의 차가운 손’(2002), ‘바람이 분다, 가라’(2010), 중단편집 ‘노랑무늬 영원’(2012) 등도 문지에서 나왔다. 한강의 첫 번째이자 현재까지는 유일한 시집인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2013)도 문지시인선 438호로 출간된 바 있다. 한강의 신작은 교보문고를 비롯한 대형서점에서는 24일부터, 일반 서점에서는 25일부터 구매할 수 있다.
  • 제주4·3특별전에 ‘순이삼촌’ 오페라까지… 프랑스를 흔드는 4·3의 바람

    제주4·3특별전에 ‘순이삼촌’ 오페라까지… 프랑스를 흔드는 4·3의 바람

    제주4·3의 바람이 프랑스인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제주4·3기록물이 프랑스에 본부를 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데 이어 ‘제주4·3 국제 특별전: 진실과 화해에 관한 기록’이 파리 현지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더욱이 제주4·3평화재단이 제작한 4·3창작오페라 ‘순이삼촌’ 영상도 상영돼 관심이다. #4·3특별전 프랑스 파리에 깊은 울림… “보복없이 화해·상생 정신으로 4·3 해결 깊은 인상”제주도는 프랑스 파리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 9일부터 15일까지 ‘제주4·3 국제 특별전: 진실과 화해에 관한 기록’ 특별전을 유네스코 등재를 앞두고 마련했다. 11일 등재가 최종 확정되면서 같은 날 개최된 개막식에는 주프랑스한국대사관과 주프랑스한국문화원, 파리한글학교 관계자 및 교민사회, 현지 외국인 등이 참석해 제주4·3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오페라 ‘순이삼촌’에서 예술총감독과 주역을 맡았던 소프라노 강혜명씨의 아리아 공연은 참석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진실과 화해에 관한 기록’을 주제로 열린 이번 특별전에서는 2023년 11월 유네스코에 제출된 1만 4673건의 기록물 중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핵심 사료들을 선보였다. 특히 생존자 증언자료, 군법회의 관련 기록, 정부 공식 문서 등 4·3의 실상을 증언하는 주요 기록물의 복제본이 전시돼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13일 기준 400여 명이 전시장을 찾아 제주4·3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한 프랑스인은 “한국 현대사의 잘 알려지지 않은 비극을 알게 됐고, 피해에 대한 보복없이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4·3을 해결해나가는 제주도민의 노력이 인상깊다”며 공감했다. 프랑스 한인회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우리 가족이 4·3유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런 특별한 시기에 알게 된 사실이라 더욱 의미가 깊고, 4·3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가 모두에게 중요한 경종이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전했다. #현기영 작가 “망각을 강요당한 30년 세월을 끝내는 계기가 된 작품 결실 맺어 기뻐”특별전 일정을 함께한 ‘순이삼촌’의 현기영 작가는 “제주4·3의 기억과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의미는 인류가 제주4·3을 통해 전쟁과 국가 폭력의 잔혹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등재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제주출신 현 작가는 1978년 발표한 ‘순이삼촌’ 소설이 제주4·3기록물 가운데 유일한 문학작품으로 등재목록에 올려 감회가 새롭다. 4·3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전환시킨 소설 ‘순이삼촌’은 1949년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너븐숭이에서 400여명의 양민 집단학살을 다룬 작품이다. 현 작가는 1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망각을 강요당한 30년 세월(그는 ‘망각의 정치’라고 표현했다)을 끝내는 계기가 된 내 작품이 불어로 번역되고 초판본과 영문번역이 전시되고 4·3기록물로 등재되면서 내 4·3문학의 결실을 보는 것 같아 기쁘다”면서 “인류가 제주4·3을 통해 전쟁과 국가 폭력의 잔혹함을 되새기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2년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제주도민들이 앓고 있는 트라우마가 내게도 있었다”며 “3만 4·3영령들이 글을 쓰라고 한 듯 진실을 썼다”고 회상한 뒤 “4·3사건을 최초로 알린 용기의 대가로 군 정부 기관 연행돼 끌려가 3일간 모진 고초를 당했다. 지금도 그 후유증으로 몸이 시원찮다”고 고백한 바 있다. ‘순이삼촌’’에서 그는 ‘누가 뭐래도 그건 명백한 죄악이었다. 그런데도 그 죄악은 삼십년동안 여태 단 한번도 고발되어본 적이 없었다. 도대체가 그건 엄두도 안 나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당시의 군 지휘관이나 경찰 간부가 아직도 권력 주변에 머문 채 떨어져나가지 않았으리라고 섬사람들은 믿고 있기 때문이었다. 섣불리 들고나왔다간 빨갱이로 몰릴 것이 두려웠다. 고발할 용기는커녕 합동위령제 한번 떳떳이 지낼 뱃심조차 없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결코 고발이나 보복이 아니었다. 다만 합동위령제를 한번 떳떳하게 올리고 위령비를 세워 억울한 죽음들을 진혼하자는 것이었다. 그들은 가해자가 쉬쉬해서 삼십년 동안 각자의 어두운 가슴속에서만 갇힌 채 한번도 떳떳하게 햇빛을 못 본 원혼들이 해코지할까봐 두려웠다’면서 그 망각의 세월, 4·3의 비극을 명징했다. # 4·3창작오페라 ‘‘순이삼촌’ 영상도 무료 상영… 현기영 작가와 한강 작가 현수막도 등장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4·3창작오페라 ‘순이삼촌’ 영상도 15일(현지시간) 프랑스 마르망드시 영화관(Cinéma Le Plaza)에서 무료로 상영된다. 프랑스 마르망드시 측은 “제주도에서 일어난 역사적인 사건을 조명하고, 프랑스 대중에게 알려줄 것이다”고 말했다. 영화관에서는 4·3홍보부스도 운영된다. 현 작가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소개 현수막을 게시하고, ‘한눈에 보는 4·3(불어)’과 동백 배지를 나눠준다. 현수막에는 최근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소식도 담았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프랑스 마르망드 시민 및 수준급 성악가들이 모이는 행사에서 4·3창작오페라 영상을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며 “4·3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의 역사지만, 그것을 극복해낸 제주4·3은 평화와 인권의 정신으로 승화된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역설했다.
  • ‘노벨문학상 작가’ 페루 바르가스 요사 별세

    ‘노벨문학상 작가’ 페루 바르가스 요사 별세

    페루 출신 라틴아메리카 문학계 거장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가 13일(현지시간) 리마에서 별세했다고 페루 안디나통신이 보도했다. 89세. 고인의 아들인 알바로 바르가스 요사는 이날 엑스(X)에 “저명한 소설가인 제 부친이 사랑하는 사람들 앞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적었다. 1936년 페루 아레키파에서 태어난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20세기 중남미 문학계에선 손꼽히는 소설가이자 수필가로 잘 알려져 있다. ‘도시와 개들’, ‘염소의 축제’, ‘녹색 집’ 등의 저서로 명성을 얻었다.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명성을 쌓은 바르가스 요사는 1995년 스페인어권 최고 영예로 꼽히는 세르반테스 문학상을 받았고 2010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거머쥐었다. 정치 참여도 활발했다. 그는 1980년대 중반 페루 군사정권으로부터 총리직을 제의받았으나 거절했고, 1990년에는 페루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알베르토 후지모리 후보와 맞붙었다가 낙선했다. 이후로도 후지모리 정권을 비판하는 데 앞장섰다. 젊은 시절 쿠바 공산 혁명을 지지했던 것과 달리 만년에는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옹호했다.
  • [정은귀의 시선] 다시 찾은 평화

    [정은귀의 시선] 다시 찾은 평화

    날마다 찾아드는 황혼에 평화 있으라다리 위에 평화 있으라술에 평화 있으라내가 사용하는 언어에 평화 있으라(중략)나는 바라지 않는다. 다시 빵에 피가 묻는 것을강낭콩에 피가 빨갛게 물들고음악이 피를 쏟아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나의 소망은고아도 과부도 처녀도변호사도 어부도인형 만드는 사람도모두 나와 함께 가는 것이다.우리들은 모두 영화관으로 들어갈 것이다.그리고 영화가 끝나면붉은 포도주를 마시지 않으려는가.―파블로 네루다 ‘평화 있으라’ 평화 있으라, 평화 있으라, 평화 있으라. 자꾸 되뇐다. 출퇴근길에 지나다니는 광화문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땀 흘려 몰두하는 작업장을 생각하며, 학생들이 재잘대는 교실 앞에서, 봄꽃 피어난 거리의 연인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곤한 잠을 자고 있는 어른의 침상을 떠올리며 말한다. 평화 있으라. 1971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칠레의 시인 네루다는 시인 이전에 정치가였고 혁명가였다. 칠레는 반복적인 쿠데타로 부침이 심한 국가였다. 1970년에 네루다와 연합전선을 꾸린 아옌데 정권이 들어섰지만 희망의 빛도 잠깐, 1973년에 다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다. 네루다는 병상에서 이를 격렬하게 항의하는 시를 쓰다 세상을 떠났다.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에 쓴 이 시에서 시인은 여전히 평화를 그린다. 덤덤한 언어지만 간절한 마음이다. 평생 파시즘과 싸운 시인은 죽음 직전까지 자신을 낳은 나라, 사람들, 땅과 물에 대한 사랑을 말한다. 시인의 바람은 절절한데, 그는 그 춥고 조그마한 나라를 ‘뿌리까지’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천 번을 죽는다면 그때마다 자기 나라에서 죽고 싶다고, 천 번을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자기 나라에서 다시 태어나고 싶다 한다. ‘시는 평화의 행위’라고 말한 시인은 빵을 만드는 데 밀가루가 들어가듯 시인을 만드는 데 평화가 깃든다고 하니, 시의 언어를 만드는 시인의 마음 자락에 큰 평화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내가 아는 어느 시인도 평화의 시인이다. 그는 자주 투사로 불린다. 노동하는 인간의 숭고함을 알기에 힘든 노동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싸워야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기 때문이다.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송경동 시인. 투사인 그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순한 시인이다. 올 3월, 사람들이 거리에서 큰 물결 이루어 대통령의 파면을 외칠 때 시인은 보름간 단식을 했다. 단식은 무언가를 위해 자기 목숨을 거는 일이다. 나날이 검게 야위어 가는 시인을 지켜보는 마음은 너나 할 것 없이 아슬아슬했다. 파면 선고가 늦어지면서 시인은 보름이나 곡기를 끊은 후 병원에 실려 갔다. 시인이 떠난 자리에서 다른 이들이 단식을 이어 갔다. 보식 기간이 끝난 후 다시 광장으로 돌아온 시인의 얼굴은 여전히 검고 해쓱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헌정 질서를 어긴 대통령에게 엄정하게 파면을 선고하는 목소리가 나온 후 그는 밝게 웃었다. 곡기를 끊는 시인의 마음은 어디서 나오나. 시인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그에 깃든 사람들을 너무 사랑하나 보다. 순한 시인을 단식이라는 결기로 몰고 가는 그 엄중한 시간이 다시는 오지 않기를 바란다. 이 아름다운 봄날의 일상 속에 시인이 깃들어 이야기할 때 저 햇살과 햇살 아래 걸어가는 사람들의 삶은 다시 평화다. 시인의 언어는 분노나 절규의 형식으로 드러날 때도 사랑을 말한다. 하여 피로한 날에 우리 기운을 다시 지피고 세속에 둔탁하게 흐려진 시선을 맑게 한다. 혼란 속에 길 잃은 마음을 다독여 명징한 눈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시선이다. 시인은 법관과도 같지만 햇살이 무력한 것들에 내려오듯이 심판하는 자라고 말한 이 또한 시인이다. 빛처럼 단단한 시의 언어로 말한다. 평화 있으라. 이 땅에.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사랑하는 것은 원하는 대로 존재하지 않더라

    사랑하는 것은 원하는 대로 존재하지 않더라

    쾌락·고통 모순적인 사랑의 본질 모든 인간은 역설 통해 균형 유지 시인의 손끝에서 학위논문이 아름다운 에세이로 되살아난다. 흔히 ‘사랑’으로 번역되는 그리스어 ‘에로스’는 어째서 늘 ‘달콤함’과 ‘씁쓸함’ 사이를 오가는가. 쾌락과 고통의 이율배반으로서 사랑의 본질을 시(詩)적으로 탐구한다.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캐나다의 시인 앤 카슨(75)의 에세이 ‘에로스, 달콤씁쓸한’(난다)이 최근 한국어로 옮겨졌다. 카슨은 고대 그리스를 비롯한 서양고전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학자이기도 한데, 이 책은 그의 박사 학위논문 ‘나는 증오하고 사랑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개작한 것이다. 원래 논문이어서 그런지 치밀하고 논리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아름답다. “모든 인간적 욕망은 역설을 축으로 삼아 균형을 잡고 있다. 그것의 양극은 부재와 현존이고, 그것의 원동력은 사랑과 증오다.”(28쪽) 카슨은 에로스의 어원을 탐구하며 논리를 전개하기 시작한다. 그리스어 에로스는 ‘필요’, ‘결핍’ 그리고 ‘없어진 것에 대한 욕망’을 의미한다고 한다. 욕망은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것을 향한다. 만약 소유됐다면 그것은 더는 욕망의 대상이 아니다. 카슨은 달콤함과 씁쓸함을 오가는 사랑의 역설이 여기서 시작된다고 본다. 카슨은 고대 그리스의 서정시인 아나크레온의 시를 인용한다. “나는 사랑에 빠졌다! 나는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나는 미쳤다! 나는 미치지 않았다!” 때때로 사랑은 모순이 아니면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다. “우리가 읽는 말과 우리가 쓰는 글은 우리가 의미하는 바를 절대로 정확히 말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우리가 욕망하는 모습 그대로의 그들이 아니다. … 에로스는 사이에 존재한다.”(187쪽) 욕망의 모순성을 간파한 시인은 그것에 쓰기와 읽기, 즉 문학이라는 행위의 비밀이 있음을 알아챈다. 말과 글은 의미와 의도를 담아내고자 애쓴다. 하지만 언제나 실패하고 미끄러진다. 작가가 완성한 글은 독자에게로 가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다. 그 생명력은 작가의 의도와는 무관하다. 문학은 어느 한 의미에 고착되지 않는다. ‘사이에 존재하는’ 에로스처럼 끊임없이 운동한다. 독창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세계문학을 발굴해 소개하겠다는 포부로 지난해 시작한 난다의 세계문학 브랜드 ‘모호’의 책이다. 시인 황유원이 한국어로 옮겼다. 모순은 위험하고 때에 따라서는 불온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우리는 기어코 무언가를 욕망한다. 카슨은 욕망을 긍정하며 책을 이렇게 끝맺는다.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 사이의 차이를 향해 손을 뻗는 것은 큰 위험을 동반하는 일이다. 그(소크라테스)는 그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겼는데, 그 자신이 구애 자체와 사랑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나?”(287~288쪽)
  • ‘오빠가 돌아왔다’…김영하 신간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1위 차지

    ‘오빠가 돌아왔다’…김영하 신간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1위 차지

    ‘오빠가 돌아왔다.’ 국내는 물론 미국, 독일,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는 김영하 작가가 6년 만에 낸 신작 산문집 ‘단 한 번의 삶’이 출간과 함께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올랐다. 10일 교보문고의 최신 주간 베스트셀러 집계(4월 2~8일)에 따르면, 에세이 김영하의 ‘단 한 번의 삶’이 1위를 기록했다. 김영하가 6년 만에 산문집을 낸다는 소식에 예약판매부터 독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단 한 번의 삶은’ 60만 명이 넘는 독자의 사랑을 받은 ‘여행의 이유’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산문집으로 유료 이메일 구독 서비스 ‘영하의 날씨’에 지난해 연재됐던 글을 다듬어 묶었다. 2위는 이선 몰릭의 ‘듀얼 브레인’, 3위는 양귀자의 ‘모순’ 순이었다. 와야마 야마의 ‘여학교의 별 4’은 종합 4위에 진입해 마니아 독자층이 두터운 만화 팬덤이 두드러졌다. 5위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올랐다. 또한 제주 4.3 사건 추념일을 맞아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도 8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한강의 책은 10위권 내 2권을 진입시키며 식지 않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저력을 보여줬다. ‘제16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출간과 함께 종합 6위에 올랐다. 국내 문학상 중에서 좋은 단편에 상을 수여하고 수상작품집을 엮어 마니아 독자층을 두텁게 형성했다. 책의 정가는 1만 5000원이지만, 젊은 작가들을 널리 알리자는 상의 취지에 따라 출간 후 1년 동안은 특별 보급가인 77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신간 ‘결국 국민이 합니다’는 10일 교보문고와 예스24 베스트셀러 온라인 실시간 집계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책은 15일 출간되며 현재는 예약판매만 진행 중이다.
  • [자치광장] 돌봄을 담는 도시, 은평

    [자치광장] 돌봄을 담는 도시, 은평

    “우리는 누군가의 보살핌으로 이 세상에 나왔고, 또 누군가를 돌보며 살아간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토니 모리슨의 이 말은 내가 돌봄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 남는 문구다. 삶의 시작과 끝, 그 모든 순간에 돌봄은 함께하고 있다. 누구나 아플 수 있고, 누구나 외로울 수 있다. 돌봄은 특정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골목 어귀에서 반찬을 들고 이웃을 찾는 자원봉사자와 병원 진료에 동행하는 동행 도우미의 발걸음 속에 돌봄은 숨 쉬고 있다. 그래서 돌봄은 일상이 돼야 한다. 당연한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처럼 우리 곁에 있어야 한다. 은평구는 오래전부터 이 당연한 가치를 지켜 왔다. 누군가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조차 꺼내기 어려울 때 먼저 다가가 “괜찮으신가요”라고 묻는 마음. 그것이 은평 돌봄의 시작이었다. 복지와 건강, 주거와 생활 그 모든 부분에서 작은 연결을 놓치지 않기 위해 촘촘한 안전망을 만들었고 위기에 닿기 전 도움의 손이 먼저 닿도록 정책의 방향을 사람 중심으로 바꿔 왔다. 그 흐름 위에서 은평구는 서울시 최초로 ‘돌봄복지국’을 신설했다. 기존의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아동, 청장년 등 다양한 대상에게 맞춤형 지원을 하기 위해서다. 그중 복지, 보건, 건강, 주거를 아우르는 ‘통합돌봄과’를 신설해 흩어져 있던 복지 서비스를 하나로 모아 통합돌봄을 실현하고 있다. ‘은돌담’(은평, 돌봄을 담다)이라는 슬로건 아래 긴급 지원, 주거환경 개선, 병원 동행, 식사 지원 등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특히 ‘돌봄SOS’ 사업은 긴급하고 일시적인 돌봄이 필요할 때 서비스를 연계해 주는 시스템으로, 2021년 시작된 이후 예산 규모와 서비스 연계 건수에서 서울시 자치구 1위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2년 도입한 찾아가는 건강상담 서비스는 이듬해에 서울시 모든 자치구로 확대됐다. 기술도 사람을 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 돌봄도 확대하고 있다. 움직임 센서, 화재감지기, 스마트 플러그 등을 통해 고독사나 위급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기반 돌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기술이 차가운 감시가 아니라 따뜻한 연결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결과다. 결국 이 모든 정책에는 위기 이후가 아닌 위기 전에 먼저 도와야 한다는 신념이 담겨 있다. 그러나 아무리 체계가 잘 짜여 있어도 결국 돌봄은 사람이 만드는 일이다. 구청과 동주민센터 공무원, 방문간호사에서부터 사회복지관 직원과 자원봉사자 등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없었다면 어떤 제도도, 어떤 시스템도 제 역할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 돌봄은 사람을 향한 마음에서 출발하고 사람의 손으로 완성된다. 돌봄은 누군가를 책임지는 일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다. 아플 때 곁에 있어 주는 사람, 외로운 날 안부를 묻는 목소리, 어려운 순간 기꺼이 손을 내미는 이웃. 그런 관계들이 이 도시의 평범한 풍경이 된다면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하고 따뜻한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돌봄은 결국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일이다. 은평구는 그런 일상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오늘도 이웃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 금천구, 다문화 전용서고 ‘다독다독’ 확대

    금천구, 다문화 전용서고 ‘다독다독’ 확대

    서울 금천구는 구립가산도서관, 구립독산도서관, 구립금나래도서관 등 도서관 3곳에서 운영 중인 다문화전용서고 ‘다독다독’을 금천가족센터, 금천글로벌빌리지센터 2개소에서 확대운영한다고 밝혔다. 금천구 관계자는 “총 인구 대비 외국인 주민 수는 12.7%(2만 1320명)로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높다”며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다문화 전용 서고 상호 소통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접근성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다문화가정 및 외국인 주민이 자주 찾는 금천가족센터, 금천글로벌빌리지센터 두 기관에 추가로 설치한다. 각 서고에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 번역 도서 ▲한국문학을 다국어(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로 번역한 도서 ▲한국어와 베트남어, 태국어 등 두 나라의 언어가 병기된 이중언어 도서(동화)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는 도서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다문화 인식개선 도서 등 각 서고당 약 200여권의 도서가 비치돼 있다. 특히,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흰’ 등 다양한 언어의 번역 도서가 서고 당 약 20여 권이 비치돼,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에서도 작가의 저서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또한, 아동들이 자연스럽게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다문화의상 휴대폰거치대 만들기’ 체험활동이 운영된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책을 매개로 지역주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다문화 접근성을 높이고, 사회통합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 강기정 시장 “제주, 광주와 함께 더 단단한 민주주의로”

    강기정 시장 “제주, 광주와 함께 더 단단한 민주주의로”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이어준 5·18과 4·3이 ‘평화 연대’의 길을 함께 걷는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4·3의 숨결은 역사로, 평화의 물결은 세계로’를 주제로 열린 제77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 희생자 유족 등을 위로하고 헌화·분향했다. 강 시장은 추념식에서 “광주와 제주는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아픔의 역사가 있고, 한강 작가는 5·18과 4·3을 다시 한번 이어줬다”며 “4·3의 이름을 찾는 정명(正名)과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더 단단한 민주주의,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함께 나아가자”고 밝혔다. 강 시장은 “5·18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이들이 손을 잡아준 덕분에 인권평화의 상징으로 보편성을 갖게 됐다”며 “많은 이들이 평화연대를 통해 광주를 민주주의 도시로 꽃피워준 만큼, 이제 광주가 그 고마움을 되돌려드려야 할 때이고, 이는 4·3과의 평화연대로 구체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이어 “참혹한 아픔인 4·3을 딛고 제주공동체를 이뤄낸 유족들의 노력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며 “77년이 흘렀음에도, 4·3은 여전히 이름이 없고 생존희생자 등의 아픔은 계속되고 있다. 진상규명,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같은 활동을 통해 4·3에 이름 붙이는 정명(正名)이 반드시 필요하고 광주는 이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추념식에 앞서 4·3희생자인 고 양천종 씨의 딸 양두영 어르신 등 생존 희생자들을 만나 깊은 위로의 뜻을 전했다. 고 양천종 씨는 광주형무소 옛터에서 75년여만에 유해가 발굴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광주와 제주는 지난해부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과 4·3희생자 추념식에 시장 등 대표단이 교차 참석하며, 평화 연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강 시장은 오영훈 제주지사와 인권·평화와 번영을 위한 ‘상생발전 업무협약’을 체결, ▲제주4·3-광주5·18 평화·인권 교류 ▲국립트라우마센터 운영 내실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틀 일정으로 제주를 방문한 강 시장은 첫날인 2일 제주4·3평화기념관 유족회 사무실에서 ‘한강이 이어준 4·3과 5·18 광주↔제주 동행 간담회’를 열어 ‘평화연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평화·인권 교류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 연대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 시장을 비롯해 4·3희생자유족회 김창범 회장과 양성주 상임부회장·양성홍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장,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 차호준 센터장과 오수경 제주센터장, 5·18기념재단 박강배 상임이사, 4·3기념사업위원회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한강 작가 소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의 배경 사적지 상호 교류 홍보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 전액 국비 운영 등 국가폭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 및 책임 강화를 위한 공동 대응 ▲5·18과 4·3 왜곡·폄훼 공동 대응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초청 등 교류 활성화 방안이 논의됐다. 김창범 4·3희생자유족회장은 “유족들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많은 력을 하고 있는데, 그 롤모델이 5·18이다. 5·18이 있었기에 4·3은 외롭지 않았고, 역사는 진전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5·18과 4·3이 서로 상생의 길을 걸으며, 대한민국이 진정 평화인권을 누릴 수 있는 민주국가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오월광주는 5·18의 손을 잡아준 이들에게, 아픔과 상처가 있는 그늘진 곳에, 먼저 손을 내미는 도시여야 한다”며 “5·18 45주년은 대한민국이 더 단단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광주는 제주와 평화연대 기반을 공고히 구축해 4·3과 함께 뚜벅뚜벅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5·18을, ‘작별하지 않는다’는 4·3을 전 세계에 알린 작품이다.
  • ‘목소리 소설’로 전쟁·폭력 고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제주4·3평화상 수상

    ‘목소리 소설’로 전쟁·폭력 고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제주4·3평화상 수상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의 벨라루스 출신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77)가 제6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제주4·3평화재단의 제주4․3평화상위원회는 31일 제6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알렉시예비치는 우크라이나에서 탄생해 벨라루스에서 성장한 기자 출신 작가로서 제2차 세계대전,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체르노빌 원전 사고, 소련의 붕괴 등 역사적 사건에서 취약하고 상처 입기 쉬운 개인, 특히 여성·아동의 고통과 생존 서사에 귀 기울이고 이를 기록·보존하는 작업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대표작 중 하나인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남성 중심의 전쟁 서사에서 목소리를 갖지 못했던 여성들의 고통과 생존의 증언을 상세히 담아냈다. 또 여성들의 고유한 목소리를 통해 명예를 회복하고 전쟁이 남성만의 경험으로 인식되던 관점을 바꾸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새로운 문학적 글쓰기 형식인 ‘목소리 소설’을 통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주변화된 이들의 서사에 귀 기울이고 전쟁과 폭력의 실상을 고발해 왔다. 또 전쟁이 개개인의 삶에 남긴 상흔을 르포적이고도 문학적인 글쓰기를 통해 드러내 보임으로써 평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데 기여했다. 그는 구술 채록작업과 기록문학을 통해 냉전 및 소련 해체 이후 시대 전쟁과 민간인학살의 기억을 포착하고 침묵을 강요당한 자들의 목소리를 수집했다. 그의 집필활동은 인터뷰의 기록이 어떤 함의를 갖는지 구체적으로 증명하고 널리 알려왔다는 점에서 구술채록을 통한 4·3진상규명에 상징적으로 연대해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묘사한 ‘마지막 증인들’,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의 폭력적인 실상을 고발한 ‘아연 소년들’, 사회주의 몰락 이후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죽음의 매료되다’,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의 후유증을 다룬 다큐멘터리 산문 ‘체르노빌의 목소리’ 등 국가적 이념과 당위에 기만당한 이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해냈다. 소련 붕괴 후 정치사회적 격변이 개인의 삶에 미친 영향을 탐구한 ‘세컨드핸드 타임’은 체제 변화 과정에서 부서지고 균열을 일으키는 인간 존엄성에 대해 다뤘다. 이는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삶을 다루는 후속세대의 구술사 작업과 문학적 글쓰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알렉시예비치는 ‘우리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다성적(多聲的)인 작품을 써왔다’는 평가를 받아 2015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특히 2020년 벨라루스에서 발생한 민주화 시위 등에서 보듯 노벨문학상 기수상자로 기득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조건 아래에서도 고령의 몸으로 독재에 맞서 저항을 실천했다. 제주4·3평화상위원회는 “제주4·3이 추구해온 평화, 인권, 민주 등의 가치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며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전쟁과 분쟁 속에서 그녀가 수행한 저술 작업들이 전하는 메시지가 시의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제주4·3평화재단은 오는 4월 29일 오후 5시 매종글래드 제주 컨벤션홀에서 제6회 제주4·3평화상 시상식 및 합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상금은 5만 달러(한화 약 7300만원)이다.
  • 4월 5일 하루, 광주시청서 ‘도서관 문화마당’ 열린다

    4월 5일 하루, 광주시청서 ‘도서관 문화마당’ 열린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광주 대표하는 도서관 축제 ‘도서관 문화마당’이 완연한 봄과 함께 찾아온다. 광주광역시립도서관(무등·사직·산수)과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오는 4월 5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청에서 ‘제13회 도서관 문화마당’을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지역 공공도서관, 작은도서관, 대학도서관, 점자도서관, 독서단체, 지역서점 및 출판사 등 56개 기관이 함께 참여한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문학이 온다’로 정해졌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고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기는 축제의 한마당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베스트셀러 작가의 강연부터 마술 공연, 한강 작가의 저서 등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읽을 수 있는 독서쉼터, 도서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북마켓, 책갈피 만들기 등 독서문화 체험 등 다채로운 콘텐츠로 꾸려진다. 시청 1층 시민홀에서는 광주시민 518명이 참여한 ‘한강 작품 필사 전시’와 함께 유명 작가들의 강연이 열린다. 필사 전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인근에는 AI로봇이 사진을 찍어주는 ‘문학이 온다’ 포토존이 마련된다. 오후 2시부터 3시30분까지 개그맨 출신이자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등 베스트셀러를 집필한 고명환 작가의 초청 강연이 진행된다. 고 작가는 자기주도적 삶을 위한 독서법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고 작가의 강연에 이어 어린이 독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이지은 그림책 작가의 강연이 열린다. 이 작가는 ‘츠츠츠츠’, ‘친구의 전설’ 등 다양한 그림책을 출간해 아동도서 분야에서 권위 있는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했다. 이 작가는 작품 탄생 과정과 등장인물 세계관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눌 예정이다. 시청 야외광장에서는 즐길거리부터 놀거리, 쉴거리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콘텐츠들이 펼쳐진다.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배트맨의 마술·버블쇼’ 공연이 오전 11시부터 12시,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두 차례 열린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과 함께하는 독서공간이 운영된다. 한강 작가의 저서는 물론 다양한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만나볼 수 있으며, 인디언 텐트와 빈백 등이 마련돼 편하게 독서하고 쉴 수 있다. 오후 1시부터 2시까지는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에 대한 토론과 소감을 나누는 독서토론 시간도 진행된다. 다양한 전통놀이부터 야외놀이까지 즐길 수 있는 독서놀이터도 마련된다.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투호, 고리던지기, 제기차기와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전래놀이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이밖에도 스포츠 스태킹, 미니 트램폴린 등 다채로운 체험놀이로 어린이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오후 12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도서, 독서 관련 상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북마켓이 운영된다. 독립서점 8곳과 출판사 3곳이 참여해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독립출판물도 만나볼 수 있다. 시민홀과 야외광장에서 동시에 열리는 체험부스도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지역 공공도서관과 점자도서관, 학교도서관, 대학도서관, 작은도서관, 민간독서단체, 서부소방서 등 45개 기관이 참여한다. 오색영롱한 자개 키링 만들기, 하바리움 볼펜 만들기, 책 향기 가득한 석고방향제 만들기, 수박 팔찌 만들기, 청동거울 만들기, 책 표지 드로잉 체험, 광목책 만들기, 나만의 압화 그립톡 만들기 등 여러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서부소방서 부스에서는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송경희 광주시립도서관장은 “도서관 문화마당 행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책을 읽는 즐거움을 전하고, 도서관이 시민 곁으로 한 발 더 다가가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많은 시민이 시청을 찾아 책과 함께 즐거움과 여유가 있는 하루를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 기후 위기의 ‘창백한 푸른 점’… 문학, 생태학적 상상력 꿈꾸다

    기후 위기의 ‘창백한 푸른 점’… 문학, 생태학적 상상력 꿈꾸다

    화마가 금수강산을 집어삼켰다. 실화(失火)로 추정되는 직접적인 계기 너머에 있는 거대한 원인을 성찰해야 한다.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고, 세계가 더는 이렇게 지속될 수 없으리란 경고가 빗발친다. 그러나 인간은 무심하다. “기후 위기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돌아왔다. “드릴, 베이비, 드릴”을 외치는 트럼프와 함께 화석연료는 이전보다 더 ‘화끈하게’ 태워질 것이다. 검은 연기가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잠시나마 가졌던 우리의 경각심 역시 그것과 함께 사라진다. 절망이 몸으로 육박한다. 문학이 할 일은 없을까. 문학평론가 우찬제(63) 서강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생태학적 상상력과 녹색 수사학’(사진·서강대학교출판부)은 그 고민의 결과다. 이청준, 조세희, 정현종, 김지하 그리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까지. 한국문학의 계보를 생태적 관점에서 새로이 상상한다. 연구년을 맞아 강원 횡성에서 지내는 우 교수를 30일 화상회의 플랫폼으로 만났다. 그는 “세계가 공멸할 위기인데도 모두 각자의 성공과 승리만을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고 일갈했다. “‘지금은 아니겠지’ 혹은 ‘내가 있는 곳은 괜찮겠지’. 인간 대부분이 이렇게 생각하며 안도한다. 기후 위기가 멀리 있는 일이라고 느끼는 거다. 그런 편의주의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자는 게 바로 ‘대전환’이다.” 헝가리 출신 경제철학자 칼 폴라니의 명저 ‘거대한 전환’에서 유래한 ‘문화적 밈’인 대전환은 1990년대 전후로 생태학적 맥락에서 쓰인다. 지구가 앞으로도 ‘생명의 보고’이기 위해서는 인간이 지금껏 살아왔던 방식을 ‘혁명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우 교수는 이를 위해 ‘제4부의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안병진 경희대 교수가 쓴 동명의 책(문학과지성사)을 인용하며 입법·사법·행정의 3부를 넘어 비(非)인간 존재도 정치적 주체로 끌어안는 ‘생태공화주의’를 제안한다. “최근 개헌 담론에서 이 논의는 빠져 있다.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나 당장 대통령의 권한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것만큼이나 미래 세대가 생존할 터전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고 시급하다.”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에서는 “동물성의 현실에 대한 식물성의 저항”을 읽어 낸다. 정현종의 시를 읽고는 그를 “나무의 언어로 숨 쉬는 우주의 아이”라고 평한다. 소설가 이청준의 여러 작품을 가로지르는 글에서 우 교수는 ‘생태학적 무의식’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인간의 의식 아래에 있는, 생태와 생명을 향한 강력한 마음. 그는 “생태학적 무의식은 우리가 공유하는 집단 무의식”이라고 강조했다. “모두가 앞만 보고 달려가는 ‘터보자본주의’ 시대다. ‘급발진’을 계속하면 결국 ‘폭삭’ 망할 수 있다. 여섯 번째 대멸종 담론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우 교수에게는 딸이 하나 있다. 과거 어느 강연에서 그는 ‘아이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가 한 청중에게 호된 질책을 당했다. 그는 “이토록 환경이 나빠지고 있는데 어쩌자고 무책임하게 아이를 낳았느냐”며 강연자를 몰아세웠다. 우 교수가 ‘생태문학’에 천착한 건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절망만이 익숙한 지금, 희망을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기후 위기 앞에서 문학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우 교수는 “문학은 원래 불가능한 일을 꿈꾸는 것”이라며 말을 이어 갔다. “칼 세이건이 환기했던 ‘창백한 푸른 점’인 지구는 점점 더 창백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푸른 꽃을 상상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 인간이 중심이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반성하는 생태 윤리. 그런 마음이 하나둘씩 모이는 게 중요하다.”
  • 국가유산 방문자센터 ‘쉼팡’ 문 열어… 1일부터 시즌 1 스탬프 투어 출발~

    국가유산 방문자센터 ‘쉼팡’ 문 열어… 1일부터 시즌 1 스탬프 투어 출발~

    제주 국가유산 방문자센터 ‘쉼팡’이 문을 열었다. 제주도는 지난 28일 제주시 삼도2동 소재 향사당에서 제주 국가유산을 만나고 경험한 이들이 교류하며 감동을 나누는 문화허브공간인 제주 국가유산 방문자센터 ‘쉼팡’을 개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쉼팡’은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프로그램 안내 및 소통 거점으로, 팝업 전시와 공연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된다. 유산 코스 완료자를 위한 명예의 전당과 특별 혜택도 마련했다. 인근 상권과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시행된 ‘국가유산기본법’은 문화유산의 가치를 보존 대상에서 국민 모두의 미래자산으로 확장했다. 이에 따른 시범사업으로 제주는 대한민국 최초로 ‘국가유산 방문의 해’ 지역으로 선정됐다. 2025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는 사계절 네 시즌에 걸쳐 총 100개의 국가유산을 순차 공개한다. 각 시즌마다 차별화된 테마로 엄선된 25개 유산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명사와 함께하는 유산 투어, 공연, 아트쇼, 기획전시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유기적으로 펼쳐진다. 개소식에서 첫 선을 보이는 ‘시즌 1’의 25개 스팟에는 4·3유적지와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 같은 역사적 저항과 도전 정신이 담긴 ‘제주의 고난과 꿈’ 테마의 문화유산들이 포함된다. 또한 계절적 특성을 살린 월령리 선인장 군락지 등 봄철 제주의 자연생태를 조망할 수 있는 자연유산과 제주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담은 칠머리당영등굿 전수관 등 무형유산도 균형있게 선정됐다. 특히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촬영지로 주목받는 제주목 관아와 김녕불턱, 금능포구,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의 배경이 된 가시리 4·3유적지 등 현대적 문화 콘텐츠와 연계된 유산들도 포함돼 다양한 세대와 취향을 아우른다. 시즌 1 기획 프로그램으로는 제주목관아‘폭싹 속았수다 재현 행사’ ‘명사와 함께하는 시즌1 유산 투어’가 진행 되며, 무형유산 대전, 목관아 야간개장, 지질트레일 및 플로깅 등과 연계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고신관 향사마을회장을 비롯한 지역주민, 세계자연유산 어린이 해설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개소식에서는 국악인 김용우와 무형유산 고분양태 양윤정 전승자의 무형유산 토크가 펼쳐졌다. 이어 최태성 한국사 강사의 ‘제주 국가유산 그 특별함을 말하다’, 다큐멘터리 ‘이타미 준의 바다’ 감독 김종신·정다운 부부, 싱어송라이터 하림이 함께한 ‘제주와 만난 오늘의 예술인’ 등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오 지사는 “쉼팡은 국가유산 투어 정보를 제공하는 안내센터이자, 제주 문화유산 경험자들이 휴식하고 소통하며 함께 감동을 나누는 문화허브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제주의 국가유산 가치를 전 세계에 널리 알려 글로벌 문화 관광지로서의 위상을 더욱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4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즌 1 스탬프 투어가 시작된다. 시즌1 스탬프 투어 유산 25개 정보, 프로그램 세부 일정과 참여방법은 방문자센터 ‘쉼팡’ 현장이나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홈페이지(http://jejuheritag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폭싹 속았수다’ 인기에… 이번엔 가시리·씨에스호텔 초가집에 ‘폭싹 빠졌수다’

    ‘폭싹 속았수다’ 인기에… 이번엔 가시리·씨에스호텔 초가집에 ‘폭싹 빠졌수다’

    #‘폭싹 속았수다’ 인기에 국가유산방문의 해 맞아 제주의 역사·문화적 가치 경험 여행 모델 제시 제주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뜨거운 인기를 얻는 가운데 역사적·문화적·자연적 가치를 더욱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여행 모델을 제시해 관심이다. 제주도는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시즌 1을 맞아 28일 제주시 삼도1동 조선시대 향청 기능을 했던 향사당에서 제주 국가유산 방문자센터 ‘쉼팡’ 개소식을 연다고 밝혔다. 4월 1일부터 25개 유산을 중심으로 한 여행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그 가운데 제주목관아에서 ‘폭싹 속았수다 재현 행사’를 오는 5월 열 예정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목관아 배경의 한라춘사제 재현행사로 실제 학생들이 백일장을 개최하는 것. 제주목 관아는 제주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중심지로 탐라국 이래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제주 행정의 중추 역할을 해왔던 곳으로 외국인관광객들의 필수 관광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 성읍민속마을, 가시리마을 제주옛 정취 물씬·초가지붕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씨에스호텔 재조명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뜨거운 인기를 얻으면서 제주 전통문화의 숨결이 깃든 초가집도 재조명되고 있다. 1950년대 전통적인 초가집과 제주 돌담길이 그대로 남아 있는 제주도 가시리 마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의 초가집하면 대표적인 표선면 성읍리에 위치한 성읍민속마을과도 코 닿을데에 있어 함께 여행하기 제격이다. 이곳은 조선 태종 16년 성산읍 고성리에 설치된 정의현청이 세종 5년 이곳으로 옮겨진 후, 500여년간 현청 소재지였던 유서 깊은 마을이다. 정의현성 안에는 110가구에 달하는 가옥이 있고 성 밖으로도 많은 가옥들이 존재한다. 오메기술, 고소리술 등의 도 무형문화재와 국가 무형문화재인 제주 민요도 만나볼 수 있다. 제주4·3을 배경으로 오는 4월 3일 크랭크인 할 예정인 정지영 감독의 ‘내이름은’의 대표 촬영지가 될 예정이어서 다시한번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다. 초가집의 전통미를 살린 호텔도 국내외 여행객들 사이에서 다시한번 조명받고 있다. 제주 중문관광단지내 씨에스 호텔 앤 리조트(이하 씨에스호텔)가 주인공. 드라마 ‘시크릿 가든’, ‘궁’, ‘꽃보다 남자’,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 다수의 인기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았으며 한국 드라마를 사랑하는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꾸준한 관심을 받는 곳이다. 김세웅 씨에스호텔 총지배인은 “제주의 전통적인 어촌 마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5성급 전통호텔로, 황모 지붕의 초가 숙소와 돌담길, 그리고 제주 바다의 아름다운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독특한 공간을 제공한다”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호텔의 전통 건축 양식은 제주 고유의 감성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사랑받고 있다”고 전했다. #4·3유적지 등 제주고난과 꿈테마 문화유산 25개 스팟 첫 선2025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는 사계절 네 번의 시즌을 통해 총 100개의 국가유산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각 시즌별로 차별화된 테마로 엄선된 25개 유산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명사와 함께하는 유산투어, 공연, 아트쇼, 기획전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유기적으로 결합된다. 이번 방문자센터 개소식에서 첫 선을 보이는 ‘시즌 1’의 25개 스팟에는 4·3유적지와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 같은 역사적 저항과 도전 정신이 담긴 ‘제주의 고난과 꿈’ 테마의 문화유산들이 포함된다. 특히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촬영지로 주목받는 제주목 관아와 김녕불턱, 금능포구,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의 배경이 된 가시리 4·3유적지 등 현대적 문화 콘텐츠와 연계된 유산들도 포함돼 다양한 세대와 취향을 아우른다. 이번 프로그램의 특징인 유산 스탬프 투어는 방문객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유산 탐방을 인증할 수 있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각 유산 현장에 설치된 전통적인 스탬프 찍기, 사진 촬영을 통한 디지털 인증, 블랙야크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모바일 인증 등 여러 방법 중에 선택해 자신의 유산 탐방을 기록할 수 있다. #25개 유산 인증땐 명예의 전당에 이름… 100개 유산 모두 인증땐 4명 추첨 100만원 여행상품권도25개 유산을 모두 인증한 이들에게는 방문자센터 ‘쉼팡’ 명예의 전당에 기록이 남게 되며, 개인별 여정이 담긴 맞춤형 포토앨범과 함께 다양한 추가 혜택이 제공된다. 시즌 4까지 총 100개 유산을 모두 인증한 이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4명에게 100만원 상당의 제주 여행상품권을 증정할 계획이다. 고종석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제주의 다층적 가치를 발견하는 여정”이라며 “방문객들이 오랜 시간 축적된 섬의 역사·문화·자연을 깊이 이해하고 그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제주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에 폭싹 빠졌수다 환영행사… 제주공항에 촬영지 재현 유채꽃 포토존도 세워져이날 제주국제공항 1층에선 제주 봄 관광 시즌의 개막을 알리는 ‘제주에 폭싹 빠졌수다’ 환영행사가 펼쳐졌다. 특히 포토존에는 세계적인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촬영지를 재현한 유채꽃 포토월이 세워져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또한 제주의 선물박스를 개봉하는 리본풀기 퍼포먼스, ‘제주와의 약속’ 서약 행사, 경품 추첨 등 제주만의 감성을 담은 따뜻한 환영행사가 마련됐다. 이와 함께 제주에 도착하는 관광객들에게 제주 삼다수와 제주감귤을 나눠주는 정겨운 환대행사도 이어졌다. 오영훈 지사는 “3월 30일부터 시작되는 하계 항공 스케줄에 제주노선이 동절기 대비 11% 이상 증편 운항되기로 결정됐다”며 “더 많은 항공편 확보를 위해 항공사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도는 공정한 가격과 친환경 상품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할 모든 준비를 마쳤다”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폭싹 속았수다’ 촬영지와 함께 이번 주말 열리는 벚꽃·유채꽃 축제와 관광지에도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
  • 오세훈 저서 베스트셀러 올라…1위는 AI 전문가가 쓴 ‘듀얼브레인’

    오세훈 저서 베스트셀러 올라…1위는 AI 전문가가 쓴 ‘듀얼브레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저서 ‘다시 성장이다’가 베스트셀러 상위 10위 목록에 올랐다. 오 시장은 앞서 책 출간을 두고 “솔직히 말씀드려서 조기 대선 행보”라고 밝힌 바 있다. 교보문고가 28일 발표한 3월 넷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오 시장의 저서를 비롯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이자 AI 전문가인 이선 몰릭이 쓴 ‘듀얼 브레인’, 양귀자 작가의 ‘모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등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1위는 인공지능(AI)을 다룬 도서 ‘듀얼 브레인이’이다. 이 책은 AI를 둘러싼 장밋빛 미래와 종말론의 소음을 뚫고, AI라는 동료와 함께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려 주는 실용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리고 AI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전문적인 시각에서 분석한다. 특히 AI 혁명과 친숙하지 않은 40∼50대의 구매가 적극적이었다고 교보문고 측은 설명했다. 40대의 구매율은 30.4%로 가장 높았고, 50대(27.5%), 30대(22.0%), 60대 이상(14.4%), 20대(5.6%)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 구매 비중이 65.8%를 차지해 여성(34.2%)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우리나라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영향으로 소설 강세도 이어졌다. 양귀자의 ‘모순’이 2위였고 이 외에도 ‘소년이 온다’(3위), ‘스토너’(4위), ‘급류’(6위), ‘채식주의자’(7위)가 10위 안에 들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하이퍼큐비클(백가경 지음, 문학과지성사) “광대는 회전하며 떨어지는 돈을 본다//후드득/내가 자빠지는 것보다 재미있어?/광대는 떨어지는 돈을 흉내 내며/자빠진다//오줌이 찔끔” 2022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 백가경의 첫 번째 시집이다. 잘 짜인 형식과 구조 위에 지극히 현실적인 현상을 자유롭게 구축하며 새로운 차원의 문을 열어 보인다. 시집의 제목은 정사각형의 모든 변을 시공간을 초월해 확장한 ‘하이퍼큐브’와 사무실 등 공간에 구역을 구분 짓고자 설치한 칸막이를 이르는 ‘큐비클’을 합성한 것이다. 현실의 벽과 인간을 가두고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출구 없음’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226쪽, 1만 2000원. 천 장의 블라우스를 만들기 위해(세레나 발리스타 지음, 소니아 마리아루체 포센티니 그림, 김지우 옮김, 이온서가) “두 로즈는 서로에게 ‘노동자 자매’가 됐습니다. 언니 로즈는 그렇게 부르길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결코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너무도 많은 산업 재해를 고발하는 일을.” 그림책에 주어지는 세계적 권위의 상인 2025 볼로냐 라가치상에서 논픽션 부문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여성으로서 꾸준히 목소리를 냈던 이탈리아의 세레나 발리스타가 글을 썼고,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소니아 마리아루체 포센티니가 그림을 그렸다. 한 편의 시와 같은 아름다운 문장과 장엄하고도 풍부한 표현력의 흑백 이미지가 어우러진다. 48쪽, 1만 8000원. 현대문학 비평(이명제·정정호·오창은 지음, 걷는사람) “인간은 삶 속에서 야성을 실천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시는 가장 야성적인 예술형식이 된다. 시는 야생동물이 된다. 좋은 시란 조련사에 의해 훈련받은 야성성을 잃은 서커스의 동물이 아니라 야생지에서 포효하는 자연 그대로의 야생동물이 돼야 한다.” 현장과 강단을 오가며 문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현대문학의 주요 논쟁과 쟁점을 정리한 책이다. 지난해 한국 역사상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문학이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짚어 볼 수 있는 지침서가 될 수 있겠다. 특히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흰’ 등 한강의 주요 작품에 대한 평가도 담겼다. 548쪽, 2만 6000원.
  • 한강 “尹 파면은 보편적 가치 지키는 일”

    한강 “尹 파면은 보편적 가치 지키는 일”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을 비롯한 국내 문인 414명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25일 발표했다. 한강 외에도 시인 김혜순 등 국내외 문단 안팎에서 두루 존경받는 문인들이 성명에 참여했다. 이번 성명은 414명의 작가가 각자의 목소리로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강은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는다.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강은 지난해 12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기자간담회에서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이병률·나희덕·김민정·황인찬(이상 시), 김애란·김이설·장강명·김연수(이상 소설), 백희나(그림책), 신형철(문학평론)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한 줄 성명’에 동참했다. 한편 한국작가회의는 이날 광화문 농성촌 앞에서 전국 문학인 2487명 명의로 긴급 시국선언을 했다. 작가회의는 시국선언문에서 “지금은 속도가 정의와 직결된다”며 “더이상의 탄핵 선고 지연은 헌법 가치의 실현을 중지시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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