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노벨 문학상
    2025-12-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42
  • 반갑다! 문학 거장의 기묘함

    반갑다! 문학 거장의 기묘함

    독특한 서술 방식을 구사하는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나란히 나왔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조제 사라마구(1922~2010)의 장편소설 ‘카인’(해냄)과 ‘작은 노벨상’으로 불리는 국제안데르센상 작가상을 받은 우에하시 나호코(54)의 장편소설 ‘사슴의 왕’(전 2권·문학사상)이다. ‘카인’은 우화적 수법과 환상적 요소 등으로 구약성서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2009년 포르투갈어로 출간된 이후 27개국에 번역 소개됐다. 인간의 죄와 회개를 촉구하는 데 거론되는 ‘죄지은 자’ 카인의 눈을 통해 신의 존재와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고 인간 세상을 되돌아본다. 카인은 구약성서 창세기 4장에 나온다. 동생 아벨을 죽인 죄로 하나님에 의해 이마에 낙인찍힌 뒤 놋 땅으로 쫓겨났다. 소설은 카인이 10여년 동안 떠돌면서 창세기 속 사건을 직접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카인에게 비치는 하나님의 형상은 결코 너그럽지도, 자애롭지도 않다. 아들을 희생양으로 바치라는 여호와의 명령을 따르는 아브라함의 모습, 하늘에 닿고자 거대한 탑을 쌓는 사람들을 향해 여호와가 허리케인으로 한 일, 아이들의 머리 위로 불과 유황을 내리는 광경, 시나이라고 불리는 산기슭에 모인 수많은 사람이 금송아지를 만들어 섬겼다가 그 죄로 죽임을 당하는 사건 등을 겪으면서 카인은 계속해서 하나님의 존재를 되묻는다. ‘사슴의 왕’은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원령공주’를 연상하게 하는 판타지 소설이다. 태어난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한정된 시간 속에서 우리가 타인과 어떻게 어우러져야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지를 파고들었다. 소설은 ‘반’과 ‘유나’, ‘사에’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반과 유나는 죽음의 시간을 함께 견디며 살아남은 동지 관계이고, 반과 사에는 쫓고 쫓기는 관계다. 작가는 소설 속 모든 장면이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도록 서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인물들의 행동이나 심리, 공간에 대한 묘사가 탁월하다. 작품 속 숲, 마을, 인물들, 사건 장면들이 이미지로 그려진다. 출판사 측은 “세밀한 묘사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구성, 적재적소에서 터지는 유머가 마지막 책장까지 확인하게 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카리브해 스페인 보물선 가치 최대 20조원…“사상 최대”

     콜롬비아 북부 카리브해에서 발견된 스페인 보물선에 실린 ‘금은보화’의 가치가 최대 2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CNN방송과 AFP통신 등은 6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정부와 미국 인양기업 ‘씨서치아르마다’(SSA), 고고학 전문가 등에 따르면 스페인 보물선에서 최대 170억달러(약 20조원)의 ‘금은보화’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북부 항구도시 카르타헤나 인근 해저에서 스페인 범선 ‘산호세’를 발견했다고 밝혔고 가치가 20억∼170억달러(약 2조3000억~19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708년 카르타헤나 인근에서 침몰한 산호세는 당시 군인과 선원 등 600명 외에 금화와 은화, 보석 등 신대륙에서 약탈한 보물을 가득 싣고 있었고 그 개수만 1100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SSA는 산호세에서 발견된 보물의 가치가 3∼4년 전까지 40억∼170억달러로 추산됐고 최근 국제 은값 하락을 고려해도 최소 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봤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산호세 발견 사실을 전한 데 이어 이날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상 최대의 발견”이라고 강조하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산호세가 이전까지의 수색에서 언급되지 않은 해역에서 지난달 27일 발견됐으며 무인 잠수함 촬영 영상 등을 통해 돌고래 모양 인장이 찍힌 대포 등 산호세임을 나타내는 증거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발견된 지점과 수색 방법은 국가 기밀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산토스 대통령은 “이번에 발견된 배는 의심할 여지 없이 307년 전에 침몰한 산호세가 맞다”면서 “산호세는 지금까지 발견된 침몰 유산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 중 하나로 인류 역사상 최대라고 할 만하다”고 말했다. 고고학자인 파비안 사나브리아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콜롬비아 인근 카리브해에 줄잡아 1000척의 배가 가라앉아 있으며 산호세는 이 가운데 가장 크고 가장 많은 이들이 찾아 헤맨 보물선”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국왕 펠리페 5세의 함대에 속했던 산호세는 1708년 6월8일 카르타헤나 인근에서 영국 함대와의 교전 중 침몰했다. 산호세는 안에 실린 막대한 보물 때문에 지난 300년간 숱한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콜롬비아 출신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대표작 ‘콜레라 시대의 사랑’에 산호세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1981년 산호세의 침몰 지점을 발견한 SSA와 산호세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으며 소송 끝에 2011년 미국 법원으로부터 소유권을 인정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번도 없다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번도 없다

    교보생명이 30일 서울 광화문 본사 외벽에 ‘광화문 글판’ 겨울편을 선보였다. 겨울편 문구는 199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폴란드 여류시인 비스와바 심보르스카의 시 ‘두 번은 없다’에서 발췌했다. 남상인 선임기자 sanginn@seoul.co.kr
  • 사라진 삼국유사 목판 500년 만에 다시 새긴다

    사라진 삼국유사 목판 500년 만에 다시 새긴다

    500여년 만에 삼국유사 목판 재탄생의 산실이 될 공방이 경북 군위에서 문을 열었다. 군위는 일연(1206~1289) 스님이 고려 충렬왕 10년부터 입적할 때까지 5년 동안 머물면서 삼국유사를 완성한 곳이다. 경북도는 27일 군위읍 서부리 조선시대 체험시설인 ‘사라온 이야기마을’에서 삼국유사 목판 복원작업을 위한 공방인 ‘도감소’ 개소식을 가졌다. 도감은 고려·조선시대에 나랏일이 있을 때 임시로 설치한 관아이다. 행사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나선화 문화재청장, 김영만 군위군수, 장대진 경북도의회 의장, 김윤진 군위군의회 의장, 지역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삼국유사 목판사업 특별자문위원으로 위촉된 프랑스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75)는 김 지사로부터 위촉패를 받은 뒤 특별강연했다. 르 클레지오는 “삼국유사는 문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인류문화사적 가치 또한 크다”면서 “삼국유사가 판각작업을 통한 예술성과 장인정신이 더해질 경우 미래에 더 큰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목판 복원을 위한 판각작업을 하는 각수들의 판각 및 인출 시연이 진행됐다. 목판을 복원하는 ‘판각소’와 전통방식으로 인쇄해 책으로 묶는 ‘간역소’ 등으로 이뤄진 도감소는 2013년 김 지사가 군위군을 방문, 사라진 삼국유사 목판 복각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설치가 추진됐다. 삼국유사는 목판으로 제작돼 다수 인쇄본이 발간됐지만 1512년 경주 부윤 이계복이 간행한 임신본을 마지막으로 목판이 자취를 감췄다. 도는 2017년까지 삼국유사 판본 중 ‘조선초기본’, ‘조선중기본’과 이를 교정·집대성한 ‘경상북도본’을 목판으로 복각해 책을 만들어 연구소·대학 등에 보급할 계획이다. 목판 복원과정을 공개해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가치 있는 민족문화유산 중 하나인 삼국유사 목판 복원사업은 자랑스러운 한민족의 목판인쇄 전통문화를 복원하는 것이다”면서 “이런 문화가 삼국유사 등 한국의 역사에 관심이 많은 르 클레지오를 통해 세계에 널리 알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이번 사업이 ‘삼국유사의 고장’인 군위에 의미 있고 특색 있는 새로운 문화관광자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삼국유사에는 삼국시대, 고조선, 고려의 역사가 폭넓게 소개돼 있을 뿐만 아니라 불교와 민속신앙 자료도 풍부하게 수록돼 있다. 글 사진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사회적 불평등·절망감… IS 젊은이들의 테러 이유부터 살펴야”

    “사회적 불평등·절망감… IS 젊은이들의 테러 이유부터 살펴야”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75)가 25~26일 이화여대에서 열리는 강연과 좌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25일 열린 제15회 김옥길 기념 강좌에서 르 클레지오는 ‘혼종과 풍요: 세계문학과 문화로 본 이주’를 주제로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난민과 이민자 문제를 짚었다. 이민자의 후손으로 프랑스와 모리셔스 이중국적을 지니고 있는 그는 내전과 테러를 피해 유럽으로 건너오는 이민자들은 위협적 요소가 아니라 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24일 오후 중국 난징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한 르 클레지오를 이화여대에서 만나 최근 벌어진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와 다문화사회의 위기 그리고 한국 문학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지난 9월부터 난징대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충격적인 연쇄 테러가 발생했다. 파리가 왜 이슬람국가(IS)의 테러 표적이 됐다고 생각하나. -왜 파리인가를 이야기하기 전에 희생자들에 대한 생각을 먼저 말하고 싶다. 많은 무고한 젊은이들이 희생된 건 충격적이다. 젊은이들은 아무 죄 없이 젊음을 만끽하다가 죽었다. 테러가 일어난 장소 근처에 사는 내 딸의 친구들도 죽었다. IS 젊은이들이 어떻게 폭력과 범죄, 테러에 가담하고 어떤 사상을 위해 자기 몸을 희생하는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일본 노벨문학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는 ‘17세’라는 소설에서 국가가 어떻게 젊은이들에게 테러를 세뇌시키고 일본의 군국주의, 민족주의를 고양해 사람을 죽이게 하고 희생시키는지를 반군국주의 입장에서 분석하고 있다. 왜 파리인가. 왜 프랑스인가. 선진국이기 때문이다. 테러가 일어났을 때 반향이 큰 나라들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다. 프랑스뿐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어느 나라에서든 일어날 수 있다. →9·11테러 이후 전 세계적으로 테러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나. -9·11테러는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전쟁은 어제오늘 시작된 새로운 상황이 아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도처에서 전쟁 상태가 계속됐다. 식민지 나라는 자유를 위해 싸웠고, 독립 이후에도 내전 같은 전쟁을 겪었다. 독립과 민주화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리카는 늘 전쟁 상태였다. 옛날 식민지 지배에 대한 증오감이 극단주의자를 키웠다. 거기에 종교 원리주의자들이 가세해 테러와 같은 극렬한 현상으로 나타났다. 나이지리아는 독립 이후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 간 내전을 겪었다. 전쟁이나 폭력적인 상태는 계속 있어 왔다. →유럽 극우세력은 이번 테러 사건을 난민과 이주자 수용 반대, 국경 폐쇄의 근거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파리 테러 이후 일주일 동안 영국에서 반이슬람 증오 범죄가 평소보다 3배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유럽을 대표하는 지성으로서 ‘테러 없는 세상’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원하는 것 중 하나가 그런 반작용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평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무력화하고 오로지 전쟁밖에 없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게 그들의 목적이다. 모든 정치인, 학자, 언론인이 움직여서 멈추게 해야 한다. 정부는 늘 옳게 행동하지 않는다. 일례로 프랑스 사회당이 모스크에서 아랍어로 설교를 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프랑스어로 설교를 하면 프랑스에 동화가 잘될 거라는 판단에서다. 부조리할뿐더러 말도 안 되는 행동이다. 사회당은 극우파에 비하면 이주자들에게 너그러운 입장인데 그들마저 그런 생각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이런 사고방식은 또 다른 극단주의를 키울 뿐이다. →이번 강연의 주제도 마침 이주에 관한 것이다. 이민자 후손이라는 개인사가 인생관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어릴 때 프랑스 문화권에서 자랐다. 영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1940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모리셔스 섬에서 태어났다. 모리셔스, 프랑스 이중국적을 갖고 있다. 프랑스에 살면서 프랑스 문화에 훨씬 더 가깝게 자랐다. 프랑스 교육은 큰 잘못을 범하고 있다. 출신 국가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교육을 시키고 있다. 모든 학생이 프랑스 부모를 가진 것처럼 교육을 시키는데 그것은 오류다.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든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단 하나의 문화만 인정할 경우 이주민들에게 한을 갖게 한다. 통합에도 나쁜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테러는 일종의 병이다. 범죄자들은 벌해야 한다. 그러나 근원을 찾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하다. 사회적 불평등, 젊은이들의 절망감 등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점을 찾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테러가 정치인들의 ‘프로파간다’로 이용돼선 안 된다. →이민자들로 인해 유럽이나 프랑스가 위협을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수혈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점에서 그런가. -프랑스는 원래 다문화국가다. 게르만 등 여러 문화가 늘 섞여 왔다. 다문화는 경제나 문화를 더 풍요롭게 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벽을 쌓고 그들을 막는다면 프랑스는 그들끼리만 사는 감옥에 불과하다. 프랑스뿐 아니라 모든 나라가 다 마찬가지다. 세계화 시대에 인간들은 서로 만나 관계를 맺어야 한다. 물은 장애물이 있어도 흘러 내려가듯 인간도 똑같다. 벽을 치고 막아도 새로운 땅으로 가려는 욕망이 있어 그 벽을 뚫고 가기 마련이다. 문학도 기술도 마찬가지다. 자기네 문학, 자기네 기술에만 갇혀 산다면 발전이 없다.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영국에서 공부하고 멕시코와 파나마, 미국 그리고 한국에서도 체류하는 등 끊임없이 전 세계를 돌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늘 세상을 돌아다녔고 지금도 그렇다. 아마도 가족의 유산일지 모르겠다. 아버지는 아프리카에서, 할아버지는 모리셔스 섬과 영국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늘 세계 도처로 돌아다녔다. 호기심 때문에 세계를 돌아다닌다. 문화는 보면 볼수록 매우 다르다는 걸 느낀다. 한국에 체류하면서 많은 것을 봤다. 프랑스에서 고사리나 묵을 먹는다는 건 상상도 못 했는데 한국에선 맛있게 먹었다. 새로운 발견이었다. 문화적인 면에서 샤머니즘과 불교, 기독교가 조화를 이루며 뒤섞여 있었다. 기독교 문화에서 자라 미신, 샤머니즘 하면 두려웠는데 한국에서 미신과 유일신이 잘 조화된 걸 봤다. 이것은 한국인 정신의 유연성을 보여준다. 다문화적인 문화다. 여행을 하면 열린 나라들, 탐구정신이 강한 나라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이런 경험이 내 작품 세계를 풍요롭게 한다. →2001년 처음 한국을 방문한 이래 2008년에는 이화여대에서 1년간 강의하는 등 한국과 유독 인연이 깊다. 예전 어느 인터뷰에서는 “한국과 내 작품에는 정신적 유사성이 있다. 나는 혈통상 아시아인일지도 모른다”고까지 했는데, 특히 어떤 부분에서 그런 점을 느끼나. -한국의 시나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다. 최근의 프랑스 문학은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작품들뿐이다. 타인과의 소통을 원하지 않는다. 한국 작품은 타인에게 말을 걸고 타인과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 그런 점에서 나와 가깝다고 생각한다.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애착도 닮았다. 문학은 타인에게 보내는 편지다. 내가 느끼는 감동, 희망, 절망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게 문학이다. →오랜 기간 한국과 인연을 이어 오고 있는데 한국 문학과 한국 사회의 어떤 점에 특히 끌렸나. -한강, 김애란 같은 작가는 남성 작가가 주를 이루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존재를 확인하는 작품을 많이 썼다. 페미니스트 같은 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여성이라는 존재의 연대감을 확인하는 거다. 프랑스에선 이런 여성 작가를 볼 수 없다. 예전에 이대에서 한강과 만났을 때 황석영, 이승우 등을 예로 들며 ‘한국에는 한(恨)의 작품이 많다’고 했더니 한강은 ‘나는 그런 한이 없다. 한국전쟁 이후 어려움을 겪는 이 사회에서 어떻게 문학적으로 표현하는지가 나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 말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극단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4·3사건, 6·25전쟁 등 어려운 시기를 많이 겪었는데 그 어려운 역사를 잘 극복한 게 굉장히 감동적이다. 지난 추석 때 TV 뉴스로 남북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장면을 봤다. 일흔 살 아들이 아흔 살 어머니 품에 안겨 우는 걸 보고 뭉클했다. 나도 전쟁으로 얼룩진 유년기를 보냈는데 어려운 시대를 겪었기에 희망을 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 문학이 지금보다 더 세계에 널리 알려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아직 배출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크다. -노벨문학상을 받으려면 먼저 영어나 스웨덴어로 작품이 번역돼야 한다. 내 작품도 마찬가지였다(웃음). 해외 학계에선 한국 젊은 작가들의 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세계에 한국 문학을 더 잘 알리기 위해선 작품 번역도 중요하지만 문학저널을 외국어로 발간해야 한다. 프랑스에는 ‘코리아나’라는 문학잡지가 있어 젊은 한국 작가들의 단편소설이 많이 실린다. 가능한 한 많은 외국어로 문학저널을 발간하는 게 중요하다. 인터뷰 이순녀 문화부장 coral@seoul.co.kr 정리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르 클레지오는 ▲1940년 프랑스 니스 출생 ▲1960년 영국 옥스퍼드대 유학, 이듬해 니스대 졸업 ▲1963년 첫 소설 ‘조서’로 프랑스 르노도상 수상 ▲1964년 앙리 미쇼 연구로 엑상프로방스대에서 박사학위 취득 ▲1980년 ‘사막’ 발표.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수여하는 폴 모랑상 수상 ▲1994년 ‘리르’지가 선정한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프랑스어권 작가’ ▲2001년 대산문화재단, 주한 프랑스대사관이 주최한 한불 작가 교류 행사로 첫 방한 ▲2007~2008년 이화여대 불문과, 통역대학원 석좌교수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 ▲2015년 9~12월 중국 난징대 초빙교수
  • ‘2008 노벨문학상’ 르 클레지오 내일 이대서 ‘이민자 문제’ 강연

    ‘2008 노벨문학상’ 르 클레지오 내일 이대서 ‘이민자 문제’ 강연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가 25∼26일 이화여대를 방문해 강좌와 좌담회에 참석한다. 르 클레지오는 25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열리는 ‘제15회 김옥길 기념 강좌’에서 ‘혼종(混種)과 풍요: 세계 문학과 문화로 본 이주’를 주제로 유럽 이민자 문제에 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이어 26일 오후 4시 인문관에서는 송기정 이화인문과학원 원장, 정명교 연세대 국문과 교수,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등과 함께 좌담회에 참석한다.
  • [동정] 박원순시장, 배우 장근석, 고선웅연출가, 임종룡위원장, 김주희박사, 장마리 클레지오 노벨상수상자

    [동정] 박원순시장, 배우 장근석, 고선웅연출가, 임종룡위원장, 김주희박사, 장마리 클레지오 노벨상수상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23일 오전 10시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리는 ‘연평도 포격도발 5주기’ 행사에 참석해 헌화·분향하고 전사한 장병들의 희생정신을 기린다. 박 시장은 오후 2시에는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희망2016 나눔캠페인 출범식’에서 축사하고,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에서 온도계 올리기 시연을 한다. ●배우 장근석이 모교인 한양대(총장 이영무) 후배들을 위해 강단에 선다. 지난달 한양대의 ‘나눔 교수’로 위촉된 배우 장근석이 오는 12월10일 ‘필란트로피(Philanthropy : 자선)의 이해와 실천’이란 교양 과목 강의를 진행하는 것이다. 한양대는 기부와 자선 문화의 확산을 위해 국내 최초로 이번 학기부터 이 강좌를 개설했다. 이 과목을 듣는 학생들의 요청에 따라 장근석이 강의에 나서게 됐다고 한양대는 밝혔다. 장근석은 약 1시간 동안 학생들과 진솔하게 소통하고 교감하면서 ‘나눔의 장’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근석은 지난달 20일 기부문화 확산에 공헌한 한양대 동문 5명과 함께 한양대 ‘나눔 교수’로 위촉된 바 있다. ●고선웅 연출가가 올해의 연출가상에 선정됐다. 고 연출가는 올해 ‘칼로 막베스’, ‘푸르른 날에’, ‘아리랑’, ‘변강쇠 점 찍고 옹녀’, ‘홍도’, 강철왕‘,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등에서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연출로 예술성과 대중성을 아울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부터 주어지는 올해의 연출가상은 그해 가장 활발하고 창의적인 연출 작업으로 연출가로서의 두각을 나타내고 대한민국 연극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연출가 1명으로 선정해 시상한다. 시상식은 오는 12월7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연습실 다목적 홀에서 열린다.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오는 25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구 교내 대우관에서 ’금융개혁 추진현황 및 주요과제‘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개최한다. 임 위원장은 연세대 경제학과 78학번이다. 이번 특강은 과거 연희전문학교 상과 교수로 대한민국 정부 초대 기획처장을 지낸 이순탁(1897∼1950) 교수를 기념하는 ’효정 이순탁 교수 기념강좌‘로 마련됐다. ●김주희 고려대 경영학과 박사(경영관리 전공, 지도교수=김동원)가 멕시코 몬테레이 공과대학교의 전임 외국인 교수로 임용됐다. 이로써 김주희 박사는 내년 1월부터 교단에 서게 되며, 김주희 박사는 경영관리 과목을 강의하게 된다. 김주희 박사가 임용된 몬테레이 공과대학교는 1943년 설립된 중남미 최대 규모의 종합대학이다. 학생수만 9만 명이 넘으며 특히 경영대학원(Business School)의 수준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경영관리 분야에서 국내에서 석·박사를 취득하고 해외 대학의 외국인 전임교수로 임용되는 것은 드문 사례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가 오는 25∼26일 이화여대를 방문해 강좌와 좌담회에 참석한다. 르 클레지오는 25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열리는 ’제15회 김옥길 기념 강좌‘에서 ’혼종(混種)과 풍요: 세계 문학과 문화로 본 이주'를 주제로 유럽 이민자 문제에 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오는 26일 오후 4시에는 인문관에서 송기정 이화인문과학원 원장, 정명교(정과리) 연세대 국문과 교수,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등과 함께 좌담회가 있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문화마당] 혼자 할까, 같이 할까/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혼자 할까, 같이 할까/김재원 KBS 아나운서

    내가 좋아하는 화가는 모지스 할머니다. 미국 버지니아 근교에서 작은 농장을 꾸리며 10남매를 키워 낸 할머니는 76세 때 첫 작품을 그렸다. 동네가게에서 팔다가 우연히 수집가의 눈에 들어 80세가 넘어 뉴욕에서 전시회를 하며 이름을 알렸다. 101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붓을 잡았던 할머니는 1500여점을 세상에 남겼단다. 원래 자수를 즐기다가 관절염이 심해지면서 그림을 시작했다는 할머니는 혼자 그리는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할머니의 작품 ‘바느질 모임’은 90세 때 그린 작품으로 생동감과 다정함이 넘친다. 마흔 명 가까운 사람들이 그림 속에서 분주하다. 한쪽에서는 퀼트를 하고 한쪽에서는 대형식탁에 음식을 준비한다. 창밖으로 신록의 정원이 보이는 큰 거실에서 사람들은 즐거워한다. 아마도 모지스 할머니는 바느질을 혼자서만 하지 않고, 가끔 이런 모임에 나가셨던 모양이다. 뉴질랜드 웰링턴의 주말 저녁, 카페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눈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아 책을 읽는다. 소리 없는 묵독클럽이다. 독후감도, 독서토론도 없다. 사람을 사귀려고도 하지 않는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작은 수첩에 인상적인 문장을 메모한다. 연필과 수첩을 들고 책에 집중하며 뇌 기능을 회복하려는 것이 묵독클럽의 목표다. 책을 읽은 그들은 눈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집으로 돌아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기가 읽은 책을 확인 차원에서 올려놓는다. 모임 장소에 못 나간 회원은 자기가 있는 곳에서 한 시간 동안 책을 읽고 인증을 올린다. 우리나라에는 통독클럽이 있다. 약속된 장소에, 사람들이 모여 같은 책을 꺼낸다. 누군가 소리 내어 읽기 시작한다. 나머지 사람들은 눈으로 따라 읽는다. 그 사람이 지쳤다 싶으면 다음 사람이 받아서 소리 내어 읽는다. 번갈아 빠른 속도로 읽다 보면 얇은 책은 두어 시간이면 다 읽는다. 가벼운 토론을 하고 헤어진다. 1년 넘게 계속하다 보니 속도도 빨라졌고, 말솜씨도 늘었단다. 읽어서 내면에 지식을 쌓고, 말로 표현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독서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최하위권이라는 얘기는 굳이 하지 않으련다. 1년에 성인 한 사람이 책을 몇 권 읽는지도 여기서는 필요 없다. 그 수치마저도 책을 무지 많이 읽는 사람들이 평균을 올린 것뿐이다. 노벨문학상 발표 때도 우리는 작가 탓이나 하지 좋은 작가가 나올 수 있는 토양을 만들지 못한 독자 탓은 잘 하지 않는다. TV는 손안에 놓고 보는 시대가 됐고, 라디오는 차에서만 듣고, 신문은 인터넷으로만 본다. 그래도 책만큼은 아직 종이가 대세다. 어쩌면 독서는 혼자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행위가 아닐까. 책은 바느질처럼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이다. 저자의 생각의 틀에 맞춰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나는 혼자 읽는 것이 좋다. 그 책을 쓴 작가도 혼자 썼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혼자 하는 것이 좋은 사람들은 혼자 하고, 같이 하는 것이 좋은 사람들은 같이 한들 어떠랴. 아무래도 요즘 우리나라 지도자들은 책을 많이 읽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는 나라를 흔들 만한 위대한 결정을 이렇게 팡팡 터뜨릴 수 없다. 역사 속에서 큰 교훈을 줬던 사건들을 복습까지 하는 걸 보면 책을 많이 읽었음에 틀림없다. 심지어 혼자 읽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같이 읽나 보다. 저렇게 생각도 행동도 일치하니 말이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보면 마음이 참 편안해진다. 육십 넘은 할머니 가운데 아직 재능을 찾지 못한 분이 있다면 얼른 용기를 내시길 바란다.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어르신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민중을 기록하다(박태순·황석영 외 20인 지음, 실천문학 펴냄) 스무 편의 르포와 한 편의 시로 엮은 한국 현대사다. 박태순, 황석영, 공지영, 윤정모, 오수연 등 한국 대표 작가들이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21개 사건들에 직접 뛰어들어 역사 한 줄 기록되지 않은 자들의 침묵을 깨뜨리고 우리가 외면한 진실이 무엇인지를 담았다. 아무도 모르는 청계피복공장 23살 청년 노동자의 죽음을 추적하고, 기사 한 줄로만 기록된 강원도 고한 탄광지대 산재 사건의 진실을 좇는다. 대검으로 무장한 공수부대에 맞선 5월 광주의 시민들과 함께하며 불법 이주로 내쫓기는 갈색 눈의 노동자들과 같이 분노하고, 미군기지 이전에 맞서 살붙이 같은 터전을 지키려는 황혼기 노인들의 손을 맞잡았다. 616쪽. 2만 8000원. 외교의 시대(윤영관 지음, 미지북스 펴냄) 한국의 국제정치적 상황과 나아가야 할 길을 밝힌 외교 전략서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격화되기 시작했고, 한반도가 위치한 동아시아는 두 대국의 첫 번째 격돌 장이 됐다.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자 국제정치학자인 윤영관 서울대 교수는 책에서 향후 국제 질서가 흔히 이야기하는 주요 2개국(G2, 미국·중국) 양극 체제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보다는 미국과 중국이 제1변수가 되고 일본, 러시아, 인도, 유럽 등 대국들이 제2변수가 되는 다극 체제가 될 것이라고 본다. 출판사 측은 “한국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질서가 양극화하는 것을 막고 통일을 이뤄야 한다”며 “이 책은 이를 위한 한국의 미래 전략을 제시한다”고 소개했다. 416쪽. 2만원. 베이징 800년을 걷다(조관희 글, 푸른역사 펴냄) 베이징은 원나라 이후 현재까지 800년 이상 한 나라의 수도로서 중국의 심장부 역할을 해 왔다. 단순히 하나의 도시가 아니라 중국의 역사와 문화가 집적돼 있는 공간이다.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선 베이징에 대한 이해가 앞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소설로 읽는 중국사’ ‘조관희 교수의 중국사 강의’ 등을 통해 중국 이해를 심화시키는 데 힘써 온 저자는 이번 책에서 중국의 속살을 날것 그대로 만날 수 있도록 베이징의 모든 것을 담았다. 2008년 펴낸 ‘세계의 수도 베이징’을 새롭게 다듬으면서 베이징의 역사, 문화, 풍습, 제도 등을 보다 알기 쉽도록 다시 썼다. 저자는 “베이징은 중국인들의 중화 관념에 따라 만들어진 계획도시”라고 설명했다. 368쪽. 1만 8000원. 이십원 쁘로젝뜨: 미친 방랑(문정수·김광섭 지음, 이정수 사진, 북하우스 펴냄) 세 명의 청춘이 모였다. 특별히 오랜 벗? 아니다. 문득 만나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말 그대로 20원-딱히 부여할 의미는 없지만 무가치함의 상징쯤 된다-만 들고 서울에서 부산을 향해 떠났다. 삼복더위에 갓 쓰고 저고리 입고 걸으니 신기하게 보는 사람들이 차를 태워 주거나 잠을 재워 주기도 해서 교통과 숙박의 걱정은 덜고, 권하는 술잔 넙죽넙죽 받아먹으며 요기하고, 흥이 나면 각설이 타령을 뿜어내거나 엉터리 사주관상쟁이 흉내를 내며 인생 상담한 대가로 돈을 벌었다. 대책 없이 영혼은 자유로운 이들은 좌충우돌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인생의 행복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한다. 기성세대의 어설픈 위로보다 훨씬 낫다. 348쪽. 1만 5000원. 존 프리먼의 소설가를 읽는 방법(존 프리먼 지음, 최민우·김사과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 저자는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계간지 ‘그랜타’의 편집장 출신이다. 당시 오에 겐자부로, 귄터 그라스, 무라카미 하루키, 존 업다이크, 조이스 캐럴 오츠, 모옌, 필립 로스 등 노벨문학상, 퓰리처상, 부커상 등을 받은 세계적 문학의 거장 70명과 직접 만나 그들의 삶과 문학을 자신의 언어와 사유로 유려하게 펼쳐냈다. 문학사의 교과서와 같은 얘기, 대표작의 서사가 만들어진 배경, 그 대표작의 그늘에 가려진 다른 작품이 담아낸 깊이 등을 따라가다 보면 진짜 작가가 갖춰야 할 자세, 정신 등이 죽비 소리처럼 다가온다. 580쪽. 1만 8000원.
  • “이스라엘에서 난 반역자, 그래도 이·팔은 공존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에서 난 반역자, 그래도 이·팔은 공존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작가 아모스 오즈(76)가 한국을 처음 찾았다. 24일 강원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열리는 제5회 박경리문학상 시상식 참석을 위해서다. 오즈는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너무 자랑스럽고 기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상을 받게 되면서 박경리 선생에 대해 알게 된 부분이 많다”며 박경리와 그의 문학 세계를 비교했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근대적인 산업국가 발전 등 ‘토지’에 묘사된 한국인의 삶이 참으로 인상 깊더군요. 제 책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 소개된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는 박경리 선생이 토지를 통해 구현한 세계와 유사합니다. 한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토지’는 한국의 근대국가 탄생을, 제 소설은 이스라엘 근대국가 탄생 과정을 조명했습니다.” 오즈는 히브리어로 작품을 쓴 1세대 작가다. 최근 10여년간 꾸준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 1978년 이스라엘 평화운동단체 ‘피스 나우’를 설립하는 등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위해 활동해 온 사회운동가이도 하다. “한국은 일제의 강제 점령, 6·25전쟁, 분단 등 비극을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한국의 역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역사와 비슷합니다. 분단, 억압, 정의가 살아나지 못한 역사를 많은 부분 공유하고 있습니다. 차이점은 한국은 단일민족이 분단돼 있는 반면 이스라엘은 두 민족이 분단돼 있다는 겁니다. 저는 줄곧 두 국가 두 민족이 공존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이스라엘인들이 저를 반역자라고 비난합니다. 어느 한쪽이 전적으로 옳거나 틀리다는 시각은 버려야 합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해선 두 체제를 인정해야 합니다.” 1965년 첫 단편집 ‘자칼의 울음소리’ 이후 지금까지 38권의 저서가 42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국내엔 ‘나의 미카엘’ ‘첫사랑의 이름’ ‘블랙박스’ ‘여자를 안다는 것’ ‘친구 사이’ 등이 소개돼 있다. “제 소설엔 여성이 화자인 작품이 많습니다. 남성으로서 여성 캐릭터를 묘사하는 건 커다란 모험입니다. 세계 각국에 수백만 명의 독자가 있는데 대부분 여성 독자입니다. 그들은 책을 읽고 제게 편지를 보내는데 어떻게 여성들에 대해 그렇게 많이 아느냐는 칭찬도 있지만 여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노벨상에 목마른 한국

    [최동호 새벽을 열며] 노벨상에 목마른 한국

    해마다 외신으로부터 노벨상 소식이 들려오지만 한국인들은 노벨상에 대한 목마름을 풀지 못하고 있다. 올해 중국과 일본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지만 한국은 한 명의 수상자도 내지 못했다는 것이 한국인들에게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노벨상이나 세계문학을 염두에 두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편협한 시각을 한 차원 높여 문학과 예술에 대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하나는 인류의 보편적인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인간의 본성 파괴나 환경문제를 심도 있게 형상화한 문학을 깊이 탐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종교적 영성의 문제와 인류 생존의 문제와 관련이 깊다.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벨라루스의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소설에 대해 노벨상 위원회가 ‘알렉시예비치의 문학은 인류의 사건사(史)가 아니라 인류의 감정의 역사이며 영혼의 역사’라고 요약한 것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인류 문화 발전에 기여’라는 노벨상의 기준을 가지고 문학과 예술에 접근해야 한다.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 사건을 다룬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에서도 알렉시예비치가 과거를 통해 미래를 조망하고 그것을 인류 보편적 차원에서의 영원한 가치 지향을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수많은 작품이 6·25전쟁을 소재로 창작되었지만 아직 세계인을 감동시킬 위대한 문학을 산출하지 못한 이유를 근원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다른 하나는 한국을 배경으로 세계사적으로 부각된 문학은 탈북문학이다. 한국의 많은 문인이 이상스럽게 침묵하고 있는 이 문제는 우리만의 중요 관심사가 아니라 세계사적 관심사이며 인간의 생존권 문제라는 점에서 보편적 의미를 지닌다. 북한의 핵은 남한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의 그리고 세계적인 정치적, 경제적 문제이다. 주민은 굶주림에 시달리는데 정치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경제력을 투입하여 핵을 개발하고 있는 북한의 현실을 보편적 시각에서 승화시킨 문학 작품이 발표된다면 이는 앞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을 것이다. 북한의 참혹한 현실을 조롱하거나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시와 소설을 생산해야 보편적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이는 분단이 아니라 통일 시대의 문학을 조망하는 일이 될 것이며 나아가 세계문학으로 도약해 인류사에 기여하는 문학적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한국이 이만큼 발전했는데 우리에게도 노벨문학상을 주어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소망은 외국의 문인이나 예술가들에게는 어쩌면 하나의 응석 어린 투정으로 들릴 가능성이 크다. 공식적으로 노벨상 위원회는 후보자 명단을 한 번도 발표한 적이 없다. 노벨상은 세간에서 인기몰이 하는 특정 후보를 선정하는 장기자랑의 무대가 아니다. 현 상황이라면 한국의 경우 문학이 아니라 자연과학 분야에서 먼저 노벨상을 수상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 노벨상이 내세운 일반적이며 보편적인 기준에 한국의 자연과학의 학문적 수준이 객관적으로 더 많이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자연과학 분야에서 두 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이 벌써 20개 이상의 노벨상을 수상했다고 해서 이를 부러워하거나 선망할 필요는 없다. 노벨상을 위해 문학이 존재하고 노벨상을 위해 학문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찾아야 한다. 올해 일본인 수상자들이 일본에서만 공부한 사람들이고 모두 지방대 출신이라는 사실과 중국의 노벨상 생리의학 분야 수상자가 16세기 중국의 전통의학에서 영감을 받아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퇴치 물질을 개발하여 전 세계에서 100만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했다는 사실은 그냥 지나쳐 갈 일이 아니다. 자기 분야를 끝까지 탐구한 사람들만이 노벨상을 받는다고 한다. 노벨상은 우리의 문학이나 학문이 객관적인 의미에서 세계 정상을 차지해 당연한 결과로 주어지는 상이 될 때 우리 자신도 당당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펼치는 삼국유사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펼치는 삼국유사

    200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75·프랑스)가 삼국유사 홍보에 나선다. 경북도는 다음달 27일 르 클레지오를 초청해 삼국유사 홍보대사로 위촉한다고 15일 밝혔다.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국제펜클럽의 ‘세계한글작가대회’에서 특별강연한 르 클레지오는 김관용 지사가 홍보대사를 제안하자 바로 수락했다. 르 클레지오는 군위군 군위읍에 마련된 삼국유사 목각판 제작 사업 현장을 찾아 각수들이 목판을 새기는 과정을 살펴보고 문학적 자문 등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쇄본만 전해지는 삼국유사 목각판 제작 사업은 현존 삼국유사 판본을 모델로 2017년까지 제작한다. 현재 판본은 조선 중기인 1512년 간행된 판본(국보 제306-2)과 조선 초기 판본(국보 제306호) 그리고 이를 합친 경북도 교정본 등 세 가지로 1세트씩 판각해 전통 방식으로 인쇄할 예정이다. 삼국유사 목판 제작은 500여년 만이다. 르 클레지오는 1980년대에 삼국유사를 읽었으며 이를 프랑스어로 번역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2012년엔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집필한 곳인 군위 인각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르 클레지오는 고조선부터 고려 시대까지 다룬 삼국유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특히 목각판 제작 사업에 큰 흥미를 나타냈다”며 “삼국유사의 문학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만 군위군수는 “르 클레지오가 홍보대사로 위촉되면 삼국유사는 물론 군위 홍보에 천군만마를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국유사 목각판 제작사업은 도와 군위군이 주최하고 한국국학진흥원이 주관한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펼치는 삼국유사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펼치는 삼국유사

    200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75·프랑스)가 삼국유사 홍보에 나선다. 경북도는 다음달 27일 르 클레지오를 초청해 삼국유사 홍보대사로 위촉한다고 15일 밝혔다.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국제펜클럽의 ‘세계한글작가대회’에서 특별강연한 르 클레지오는 김관용 지사가 홍보대사를 제안하자 바로 수락했다. 르 클레지오는 군위군 군위읍에 마련된 삼국유사 목각판 제작 사업 현장을 찾아 각수들이 목판을 새기는 과정을 살펴보고 문학적 자문 등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쇄본만 전해지는 삼국유사 목각판 제작 사업은 현존 삼국유사 판본을 모델로 2017년까지 제작한다. 현재 판본은 조선 중기인 1512년 간행된 판본(국보 제306-2)과 조선 초기 판본(국보 제306호) 그리고 이를 합친 경북도 교정본 등 세 가지로 1세트씩 판각해 전통 방식으로 인쇄할 예정이다. 삼국유사 목판 제작은 500여년 만이다. 르 클레지오는 1980년대에 삼국유사를 읽었으며 이를 프랑스어로 번역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2012년엔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집필한 곳인 군위 인각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르 클레지오는 고조선부터 고려 시대까지 다룬 삼국유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특히 목각판 제작 사업에 큰 흥미를 나타냈다”며 “삼국유사의 문학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만 군위군수는 “르 클레지오가 홍보대사로 위촉되면 삼국유사는 물론 군위 홍보에 천군만마를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국유사 목각판 제작사업은 도와 군위군이 주최하고 한국국학진흥원이 주관한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시론] 노벨문학상, 다시 문학의 본질을 물을 때/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시론] 노벨문학상, 다시 문학의 본질을 물을 때/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벨라루스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를 다룬 ‘체르노빌의 목소리’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탐사보도 전문기자다. 사람들이 ‘문학’의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시나 소설이나 희곡을 알렉시예비치는 거의 쓰지 않았다. 그의 주요 작품은 모두 분류상으로는 산문(논픽션)의 영역에 속한다. 알렉시예비치의 작품들은 전쟁이나 재난 같은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 낸 소용돌이 속에서 가장 깊은 고난을 당하면서도 쉽게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민중들의 목소리를 복원했다. 하나의 거대한 역사적 사건에 휩쓸렸던 시민 수천 명을 일일이 인터뷰한 기록을 바탕으로 그 사건의 실체를 보여 줌으로써 공식 기록만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인간적 진실을 폭로했다. 스웨덴 한림원이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보여 준 기념비”라고 선정 이유를 밝힌 것은 적확하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이 낮은 자들의 목소리를 발굴하고 복원하는 데 힘쓴 ‘산문작가’에게 수여됐다는 사실로부터 우리는 ‘무엇이 문학이고, 또 좋은 문학인가’라는, ‘문학의 본질’에 대한 힘찬 질문을 되던질 필요가 있다. 해마다 노벨문학상이 한국문학을 비껴가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발행 부수가 가장 많은 문예지(그래 봐야 1만부 내외에 불과하지만)를 운영하는 출판사가 ‘독창성 부재’를 충격적으로 해소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의도적 표절’이니 ‘결과적 표절’이니 하는 말놀음에 사로잡혀 독자들을 좌절시키고, 국내 최대의 문학 출판사가 일급 작가의 작품을 냄비와 라면을 동원하면서까지 팔아 치우려고 아등바등하는 타락적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그 길밖에 없어 보인다. 알렉시예비치는 좋은 문학의 두 가지 조건을 떠올리도록 만든다. 우선, 목소리가 없는 이들에게 목소리를 돌려주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다. 침묵을 강요하는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압력에 대한 저항 없이 문학은 전혀 훌륭할 수 없다. 시인 이성복의 표현을 빌리면 문학은 “입이 없는 것들”에게 입술을 대여함으로써 존재한다. 문학은 언어로 이룩한 또 다른 정부다. 이 정부는 가난한 자, 여성, 이방인, 장애인, 성적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한다. 그 과정을 통해 시민 가치의 영역을 확장한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침묵을 강요받은 수천 시민들의 목소리를 집적해 드러냄으로써 그 일을 멋지게 해냈다. 그러나 작품이 ‘표현’의 경지를 보여 주지 못한다면, 역사라면 몰라도 문학으로서는 아직 부족하다. 실제로 읽어 본 알렉시예비치의 작품은 상상의 산물인 허구보다 사실의 집적인 역사에 가깝다. 차라리 ‘문학-다큐멘터리’라고 부르는 편이 그 성격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어째서 스웨덴 한림원은 다큐멘터리에 ‘문학상’을 수여한 것일까. 사실 알렉시예비치는 ‘서사 코러스’라는 벨라루스 문학의 한 전통을 계승했다. ‘서사 코러스’는 일종의 ‘대화소설’ 비슷한 장르로, 어떤 사건을 등장인물 자신의 목소리로 기록하는 데 쓰인다. 그는 이 전통을 수용하고 더욱 발전시켜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수천 가지 개별적 목소리들의 점묘화로 그려 내는 데 성공했다. ‘소비에트 당의 집단적 목소리’가 아니라 ‘개인들의 집체적 목소리’를 담으면서, ‘사실의 역사’가 아니라 ‘감정의 역사’를 기록하는 데까지 끌어올렸다. 이로써 그는 서사시도, 소설도, 다큐멘터리도 아닌 ‘언어의 새로운 배치도’를 세계에 제안했다. 알렉시예비치의 작품들은 권력의 횡포에 맞서 인간됨의 가치를 수호하고 확장하려는 결연한 의식과 부단한 노력을 통해서 자국의 문학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정립하려는 치열한 자기성찰이 하나로 합쳐져 만들어진 아름다운 건축물 같다. ‘서사 코러스’를 받아들여 한층 세련되게 손질한 ‘목소리 소설’을 생각하니, 문득 ‘열하일기’와 같은 우리 산문의 유산이 떠오른다. 조선시대까지 우리는 ‘문’(文)을 통해 세상을 기술하면서 동시에 감동을 거기에 결부해 왔다. ‘문’(文)에서 ‘문학’(文學)으로 넘어오면서 우리 안에서 그 거대한 세계가 사라져 버렸다. 한국문학이 세계로 다시 나아가고자 할 때, 주요한 체크 포인트가 하나 생긴 느낌이다.
  • ‘유럽의 독재자’ 벨라루스 대통령 21년… 5년 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1) 벨라루스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임기를 5년 더 연장했다. 5선 연임으로 1994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루카셴코 대통령은 2020년까지 무려 26년간 통치하는 기록을 세웠다. 선거 부정, 야권 및 언론 탄압, 인권 침해 등을 일삼아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는 혹평을 받는다. 벨라루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83.49%의 득표율로, 민주화 운동가로 야권 대선 후보인 타티야나 코로트케비치(4.42%)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투표율은 86.75%에 달했다. 1993년 벨라루스 의회의 반부패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루카셴코 대통령은 현직 의회 의장, 총리 등 70여명의 고위 공무원을 부패 혐의로 기소하면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부패 척결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이듬해 벨라루스가 소련에서 독립한 후 처음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1996년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늘리고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헌법 개정을 단행했고 2004년에 다시 헌법을 고쳐 초대 대통령의 연임 제한을 철폐하면서 장기 집권의 길을 닦았다. 권위주의적인 통치에도 루카셴코 대통령이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이유는 ‘성공적인 경제 관리’에 있다는 분석이다. 소련에서 독립한 다른 동유럽 국가는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급격하게 체제 전환을 꾀하면서 마이너스성장과 높은 실업률을 보였다. 반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국영기업을 존속하는 등 소련 연방 시절의 정책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경제를 관리했다. 벨라루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루카셴코 대통령 임기 2년째인 1995년 332달러에서 2014년 8041달러로 약 24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2.8%에서 0.5%로 떨어졌다. 최근 루카셴코 대통령은 복역 중인 정치범을 석방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 협상을 주최하면서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혼외 자식이자 막내아들인 니콜라이 루카셴코(11)를 정상외교 무대에 데리고 다니는 등 후계자로 준비시키며 북한식의 권력 세습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벨라루스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수상 소감을 통해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유럽의 독재자’ 벨라루스 대통령 21년… 5년 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1) 벨라루스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임기를 5년 더 연장했다. 5선 연임으로 1994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루카셴코 대통령은 2020년까지 무려 26년간 통치하는 기록을 세웠다. 선거 부정, 야권 및 언론 탄압, 인권 침해 등을 일삼아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는 혹평을 받는다.  벨라루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83.49%의 득표율로, 민주화 운동가로 야권 대선 후보인 타티야나 코로트케비치(4.42%)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투표율은 86.75%에 달했다.  1993년 벨라루스 의회의 반부패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루카셴코 대통령은 현직 의회 의장, 총리 등 70여명의 고위 공무원을 부패 혐의로 기소하면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부패 척결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이듬해 벨라루스가 소련에서 독립한 후 처음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1996년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늘리고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헌법 개정을 단행했고 2004년에 다시 헌법을 고쳐 초대 대통령의 연임 제한을 철폐하면서 장기 집권의 길을 닦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루카셴코 대통령의 선거 부정, 정적 및 언론인 탄압을 비난하며 2011년 벨라루스에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권위주의적인 통치에도 루카셴코 대통령이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이유는 ‘성공적인 경제 관리’에 있다는 분석이다. 소련에서 독립한 다른 동유럽 국가는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급격하게 체제 전환을 꾀하면서 마이너스성장과 높은 실업률을 보였다. 반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국영기업을 존속하는 등 소련 연방 시절의 정책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경제를 관리했다. 벨라루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루카셴코 대통령 임기 2년째인 1995년 332달러에서 2014년 8041달러로 약 24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2.8%에서 0.5%로 떨어졌다.  최근 루카셴코 대통령은 복역 중인 정치범을 석방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 협상을 주최하면서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혼외 자식이자 막내아들인 니콜라이 루카셴코(11)를 정상외교 무대에 데리고 다니는 등 후계자로 준비시키며 북한식의 권력 세습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벨라루스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수상 소감을 통해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체르노빌 사고 이후 100명의 고통 다룬 ‘… 목소리’ 참전 女군인의 증언 ‘전쟁은’ 자국서 200만부 팔려

    체르노빌 사고 이후 100명의 고통 다룬 ‘… 목소리’ 참전 女군인의 증언 ‘전쟁은’ 자국서 200만부 팔려

    국내에서 출간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작품은 두 개다. 이 중 먼저 소개된 것은 2011년에 나온 ‘체르노빌의 목소리’(잎새)다. 벨라루스와 러시아에서는 1997년 출간됐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참사 이후 10년에 걸쳐 100여 명의 평범한 사람들, 농부, 사냥꾼, 교사, 간호사 등을 만나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계속되는 피해와 고통의 목소리를 담았다. 단순한 사고의 재구성 혹은 참사와 관련된 기억의 소환이 아니었다. 부제 ‘미래의 연대기’가 말해주듯 참사 이후의 세계에 대한 것이다. 알렉시예비치는 당시 “체르노빌은 그 자체가 시간의 재앙이었다. 땅에 흩어진 방사성 핵종은 5만년, 10만년, 20만년 아니 그보다 더 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인간 삶의 관점으로 보면 영원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인간은 무엇을 이해할 수 있는가? 여전히 낯설기만 한 그 악몽의 의미를 이해하고 연구할 능력이 우리에게 있는가?”라고 통렬하게 물었다. 이 작품이 국내에 소개된 것은 후쿠시마 원전 참사 직후여서 반향이 더욱 컸다. 최근 출간된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문학동네 펴냄)는 1983년 쓰여진 그의 첫 작품이자 대표작이다. 소련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이면에 참전 여성군인들의 고통과 참혹함이 있음을 200여 여성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증언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영웅적 소비에트 여성들을 찬양하는 대신 아픔에 주목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퍼부었고, 책은 2년간 출간되지 못했다. 1985년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집권하고 개혁·개방 흐름이 시작되면서 겨우 빛을 볼 수 있었다. 전쟁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벨라루스와 러시아에서 200만부 이상이 판매됐다. 연극으로 제작돼 무대에 올려졌으며, 영화 시리즈로도 나와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아직 국내에 번역 출간되지 않은 그의 다른 작품들 ‘아연 소녀들’, ‘죽음에 매료되다’ 등도 출간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재 한창 집필 중인 것으로 전해진 ‘영원한 사냥의 훌륭한 사슴’이라는 작품 역시 국내 독자들에게 곧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세대에 걸친 남자와 여자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체르노빌·2차대전 증언 ‘목소리 소설’로 알린 女저널리스트

    체르노빌·2차대전 증언 ‘목소리 소설’로 알린 女저널리스트

    올해 노벨문학상의 영예는 벨라루스의 기자 출신 여성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7)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8일 알렉시예비치를 수상자로 발표하며 “다성 음악과도 같은 그의 저술들은 우리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기록한 기념비들”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신임 사무총장은 “알렉시예비치는 저널리즘의 형식을 초월해 새로운 문학 장르를 개척했다”며 “그것이 진정한 성취”라고 평했다. 알렉시예비치는 노벨문학상 14번째 여성 수상자다. 2013년 수상자인 캐나다 소설가 앨리스 먼로에 이어 2년 만이다. 러시아어로 작품 활동을 한 작가 중에는 6번째 수상자다. 알렉시예비치는 1948년 5월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이바노-프란코프스크에서 군인 집안의 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벨라루스인, 어머니는 우크라이나인이다. 우크라이나에서 파견 근무 중이던 아버지의 군 복무 기간이 끝난 뒤 벨라루스로 돌아갔다. 벨라루스국립대 언론학과 졸업 후 지방과 중앙 신문사, 잡지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창작 활동은 신문사 기자로 근무하던 1975년부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 소련-아프간 전쟁, 체르노빌 사고 등 극적인 사건을 겪은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글로 옮겼다. 소련 시절부터 반(反)체제 성향의 작품을 썼다. 소련 붕괴 이후 독립한 조국 벨라루스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 통치를 비판하다 탄압을 받아 2000년대 초반부터 10여년간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에서 망명 생활을 했다. 2012년 다시 벨라루스로 귀국해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알렉시예비치는 소설가도, 시인도 아니다. 언론인 출신으로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해 모은 이야기를 논픽션 형식으로 쓰는 ‘다큐멘터리 산문’ 작가다. 정통 소설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자기만의 독특한 문학 장르를 개척했다. 일명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이다. 작가는 ‘소설-코러스’라고 부른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리얼리티는 언제나 자석처럼 나를 매료시켰고, 나를 고문했고 내게 최면을 걸었다. 그래서 실제 인간의 목소리와 고백, 증언 증거와 문서를 사용하는 장르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알렉시예비치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문학 지평이 더욱 넓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작가가 순수하게 자신의 세계를 자신의 글로 만들어낸 것뿐 아니라 타인의 육성을 토대로 한 것일지라도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유익한 길로 이끈다면 그 또한 문학의 범주에 포함됨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의 처녀작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의 번역가 박은정은 “알렉시예비치는 자신의 소설을 쓴 게 아니다. 구성이나 생각의 흐름은 오롯이 작가 개인의 것이지만 여러 인물들을 인터뷰하며 녹취한 내용을 정리해서 썼다”고 전했다. 알렉시예비치는 벨라루스의 유명 작가 아다모비치가 롤 모델이었다. 그의 책 ‘나는 불 같은 마을에서 왔다’와 ‘포위의 책’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이들 저서는 벨라루스 문학과 러시아 문학, 둘 모두에 없었던 새로운 장르의 책이었다. 알렉시예비치는 발표 직후 스웨덴 SVT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복잡한 기분이다. (노벨문학상 수상한 러시아 작가인) 부닌, 파스테르나크 등 위대한 이름들이 떠오른다. 환상적인 기분인 동시에 살짝 불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200만부 이상 팔린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와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의 후유증을 기록한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국내에도 번역 소개돼 있다. 이 밖에 ‘마지막 증인들’, ‘아연 소년들’, ‘세컨드 핸드타임’ ‘죽음에 매료되다’ 등이 있다. 노벨상 상금은 800만 크로나(약 11억 2000만원)이며, 시상식은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알렉시예비치 “집에서 다림질하다 수상 소식 들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알렉시예비치 “집에서 다림질하다 수상 소식 들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알렉시예비치 “다림질하다 수상 소식 들었다” 노벨 문학상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벨라루스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7)가 선정됐다. 8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은 “우리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작품을 써왔다”면서 알렉시예비치를 수상자로 발표했다. 알렉시예비치는 1948년 5월 우크라이나 스타니슬라브에서 벨라루스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벨라루스국립대 언론학과를 졸업한 뒤 여러 신문사와 잡지 기자로 일하며 2차 세계대전, 소련-아프간 전쟁, 체르노빌 사고 등 극적인 사건을 겪은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소설로 풀어냈다.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신임 사무총장은 “알렉시예비치는 저널리즘 형식을 초월해 새로운 문학 장르를 개척했다“면서 ”그것이 진정한 성취“라고 평가했다.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의 후유증을 다룬 다큐멘터리 산문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우리나라에도 번역 출간된 바 있다. 이밖에 ‘전쟁은 여자의 얼굴이 아니다’, ‘마지막 증인, 어린이를 위한 솔로’, ‘아연 소년들’, ‘죽음에 매료되다’ 등의 작품이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접한 알렉시예비치는 이날 스웨덴 SVT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한편으론 환상적인 기분이지만, 한편으론 심란하기도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수상 소식을 전하는 한림원의 전화가 왔을 때 “집에서 다림질을 하고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800만 크로나(한화 약 11억 2000만원)에 달하는 상금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책 한 권 쓰는데 5~10년씩 걸린다”면서 “오직 한 가지, 나 자신을 위해 자유를 살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알렉시예비치 “다림질하다 수상 소식 들었다” 누구?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알렉시예비치 “다림질하다 수상 소식 들었다” 누구?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알렉시예비치 “다림질하다 수상 소식 들었다” 노벨 문학상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벨라루스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7)가 선정됐다. 8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은 “우리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작품을 써왔다”면서 알렉시예비치를 수상자로 발표했다. 알렉시예비치는 1948년 5월 우크라이나 스타니슬라브에서 벨라루스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벨라루스국립대 언론학과를 졸업한 뒤 여러 신문사와 잡지 기자로 일하며 2차 세계대전, 소련-아프간 전쟁, 체르노빌 사고 등 극적인 사건을 겪은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소설로 풀어냈다.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신임 사무총장은 “알렉시예비치는 저널리즘 형식을 초월해 새로운 문학 장르를 개척했다“면서 ”그것이 진정한 성취“라고 평가했다.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의 후유증을 다룬 다큐멘터리 산문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우리나라에도 번역 출간된 바 있다. 이밖에 ‘전쟁은 여자의 얼굴이 아니다’, ‘마지막 증인, 어린이를 위한 솔로’, ‘아연 소년들’, ‘죽음에 매료되다’ 등의 작품이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접한 알렉시예비치는 이날 스웨덴 SVT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한편으론 환상적인 기분이지만, 한편으론 심란하기도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수상 소식을 전하는 한림원의 전화가 왔을 때 “집에서 다림질을 하고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800만 크로나(한화 약 11억 2000만원)에 달하는 상금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책 한 권 쓰는데 5~10년씩 걸린다”면서 “오직 한 가지, 나 자신을 위해 자유를 살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